기떡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분위기가 괴기하고 피폐해서 기떡인 줄 모르고 읽었다.
귀족의 딸 안나는 누구에게나 친절하자는 모토를 가슴에 새기고 갓생을 사는 사랑스럽고 착한 소녀임. 그녀는 거리에서 부딪친 소년에게 자선을 베푸는데 이게 훗날의 남주인지 아닌지 애매하다. 남주가 아니라기엔 꽤 의미심장한 에피소드이고 남주라기엔...? 남주가 연하? 딱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그런 느낌이 읎는뎅... 암튼 안나는 세바스티안이라는 청년과 사랑에 빠지고 그와의 장밋빛 미래를 꿈꾸지만 난데없이 나타난 구국의 영웅 커너라는 자가 구혼을 해오자 부모님은 그에게 흠뻑 빠져 날름 청혼을 수락하고 만다. 패닉에 빠진 안나는 그를 모질게 거부하지만 바위에 계란치기... 혼사는 척척 진행되어가고.
근데 부모님이 여주를 너무 아껴서 적령기가 꽉 차도록 시집을 보내지 않았다는데 커너가 청혼하자 결혼식은 여주가 성년이 되는 3년 후로 결정...? 이 세계의 성년은 몇 살이기에...
뭐 그런 의문이 들었지만 건 중요하지 않고, 암튼 두 사람은 결국 결혼하여 밤의 증인의 입회 하에 초야를 치르게 되는데...
그 뒤로는 떡씬의 연속이지만 제목부터가 밤의 증인이다 보니 사실상 필요한 부분이다. 안나는 무식한 커너와는 달리 자상하고 현란한 스킬을 가진 밤의 증인 에디지오가 실은 세바스티안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와 내연관계가 된다. 그러다 끝내는 아버지가 누군지 모를 아기를 임신.... 상당히 배덕한 흐름인데 곧이어 이걸 보고 배덕함을 느낀 독자가 쭈그러지게 만드는 충격적인 전개... 막 꿀잼은 아니지만 읽는 시종 기괴의 핵펀치로 후두려처맞는 기분이라 지루하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