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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연구단 '예산 몰아주기' | Science 2013-10-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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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연구단 '예산 몰아주기'…국가과학자 사업 역차별

[국감]최재천 의원, 개인 기초연구과제 선정 축소 우려 제기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에 예산 몰아주기로 개인 기초연구자들이 역차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재천 (민주당)의원은 31일 국정감사 정책 자료집을 통해 "IBS의 연구비 지원 시스템으로 국가과학자 사업이 와해될 위기에 처했다"며 "개인 기초연구자들의 연구예산 따기가 IBS 때문에 더욱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IBS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과학기술 분야 핵심공약인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의 중심축을 이룬다. 연간 100억원씩, 10년간 세계적인 연구업적을 쌓은 과학자 50명에게 연구비를 지원한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국가과학자 사업은 구 교육과학기술부가 총 10명의 과학자에게 연간 15억원의 연구비를 지급해 세계 최고의 연구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최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IBS가 출범하면서 국가과학자 중 5명이 IBS 연구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이 지원받은 금액은 총 257억8000만원에 달한다. 


가장 많은 연구비를 지원 받은 신희섭 박사의 경우 7년간 83억8000만원을 지원받았지만 지난해 IBS로 이적했다. 유룡 교수는 5년간 68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았지만 그 역시 IBS로 이적한 상태다. 

남홍길 교수(42억4000만원), 노태원 교수(33억9000만원), 김빛내리 교수(29억7000만원)도 수 십억원대 연구비를 챙겼지만 현재는 모두 IBS로 이적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IBS 사업이 과학자 그룹화와 연간 100억원의 연구비 지원을 통한 집약적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연간 1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국가과학자 사업보다 비교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연구 과제를 중단한 국가과학자들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점도 이들이 부담 없이 옮길 수 있었던 요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개인 기초연구지원 예산의 증가율은 점차 둔화되는 추세다. 순 증액비율로만 보면 2011년 15.4%, 2012년 6.7%, 2013년 1.6%였다. 

개인 기초연구지원 사업의 신규 지원 신청과제 수에 비해 선정과제 수 비율도 떨어지고 있다.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선정율은 2011년 18.4%에서 올 상반기 8.1%까지 하락했고, 리더연구자 지원(창의적 연구) 사업 선정율은 2011년 34.2%에서 올 상반기 2%대로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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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매우 진지하고 즐거웠던 과학을 꿈꾼다 | 책을 읽으며 2013-10-29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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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와 19세기에 유럽의 '신사계층(gentleman)'이 매우 진지하고 즐겁게 행했던 그런 종류의 '자연철학(natural philosophy)'" (<온도계의 철학>, 30쪽)

 

장하석 <온도계의 철학>의 서문에서 이 대목을 읽으며 지난 겨울 대학 동기생들끼리 오래간만에 만나 내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 때, 난 친구들에게 취미 같은 과학을 하고 싶다고 했다.

술이 적당히 들어갔었고, 그래서 과시욕도 조금은 들어가 있었지만 그런 마음은 평소의 것임에는 분명했다.

 

과학을 직업으로 하고 있고, 그래서 전문가여야만 하는 내게 '비전문가를 위한 비전문가의 과학'을 추구하면서, 엄청나게 직업화, 전문화된 현대의 과학에서는 그게 '역사적이고 철학적'이어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장하석의 말이 나의 의도와 꼭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학을 심각하게 하기보다는 보다 즐겁게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비록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연구비가 필요하고(사실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 그런 취미 같은 과학에 그런 연구비가 지원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어떻게 비벼볼 언덕이라도 있으면 그렇게 하고 싶단 얘기다.

그건 이제 의무를 다한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얘기이기는 했지만, 사실 내가 책임을 져야하는(그 책임의 범위는 생각하기에 그 스펙트럼이 매우 넓지만) 대학원생들을 생각하면 그저 나 좋은 연구만 할 수도 없다.

사실 그래서 더 18세기, 19세기의 과학하던 신사들이 부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장하석 또한 이렇게도 쓰고 있다.

"과학을 한다는 것은 당신이 자신의 물음을 던지는 것, 자신의 탐구를 행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근거로 자신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되어야 한다." (30쪽)

역시 현대 과학의 입장에서 아마추어에 촛점을 맞운 말이지만, 직업적 과학자에게는 더욱 절실한 말이다.

이 말이 절실한 것은, 그렇지 못한 과학, 과학자가 많다는 것이고, 나 역시 그다지 자신이 있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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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어디로부터 오는가? | Science 2013-10-2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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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길을 연 기초과학

  • 기회는 어디로부터 오는가?

KOITA


인류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은 준 과학은 무엇일까? 사실 하나만 콕 집어 이야기하기 어려운 질문이기는 하다. 그야말로 과학계 버전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수준의 질문. 실제로 과학자나 이공계 전공자들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면 당장 온갖 철학과 역사와 이성에 대한 토론회가 열려버린다. 과학적 방법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아리스토텔레스나 뉴턴을 언급할 것이고 20세기의 위대한 성취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아인슈타인이나 다윈을 꼽을 것이며 세계관을 바꾸었다는 점에서는 코페르니쿠스를 이야기할 수도 있다. 조금 마이너하게는 현대적인 ‘거대과학’의 체계를 마련한 버니바 부쉬나 컴퓨터의 구조를 창시한 폰 노이만, 수학의 대전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든 쿠르트 괴델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정답이 없는 질문처럼 느껴진다면 범위를 조금만 좁혀보자. 지식과 정보의 양은 17세기를 기점으로 완만한 일차함수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지수함수 그래프로 변모했다. 가장 중요한 변곡점은 단연 인류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세기, 20세기다. 이 기간의 주요한 변화를 이끌었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전기다. 전기의 성질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면 일상생활부터 통신망, 일기예보까지 지금 당연하게 생각하는 문명의 혜택은 누릴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사무실에서 수정도 힘든 타자기를 두들겨대고, 멀리 떨어진 동료와 의견을 교환하느라 우표에 열심히 풀칠하고, 산더미 같은 서류들을 만들고 분류하고 열람하느라 업무시간 대부분을 빼앗겼을 것이다.


이쯤 되면 질문에서 의도한 답이 ‘전자기학’임을 눈치챘을 것이다. 전기와 자기에 대한 지식은 제어하기 어려운 자연의 힘이던 전기를 대량으로 만들어내고 이용할 길을 열어 수많은 응용분야와 산업을 창출해냈다. 19세기 말 물리학의 한쪽에서 일어난 이 작은 변화는 지금까지도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현대 문명의 최첨단으로 꼽히곤 하는 전자공학의 기반 이론은 100여 년이 지나도록 거의 변한 것이 없을 정도다. 전기공학이나 전자공학과에서 가장 먼저 필히 마스터해야 하는 내용이 맥스웰의 방정식과 그 응용임을 생각해보자. 오죽하면 칼텍의 대학원생들을 묘사한 미국의 코미디 드라마, 빅뱅이론에서 생물학자 한 명이 전자기학의 창시자격인 맥스웰을 비판하자 주인공인 물리학자 4인방이 이성을 잃을 정도로 분노하는 장면이 나왔을까.

  



전자기학의 시작은 외르스테드(Hans Christian Ørsted)였다. 전기와 자기는 이전에도 독립적인 분야로 어느 정도 확립된 채 연구되고 있었지만 외르스테드가 1820년, 전류의 개폐에 의해 주위의 나침반이 움직이는 현상을 발견함으로써 과학자들은 ‘전기와 자기 사이에 무언가 관계가 있지 않을까?’하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다만 어디까지나 흥미로운 가능성의 영역이었을 뿐, 깊은 고민이 이어졌던 것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의 전기는 다루기도 어렵고 안정적으로 얻기도 힘든, ‘지적인 사치품’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전기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려면 전자를 공급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한데,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도구라고는 정전기를 모은 라이덴병 여러 개를 연결한 것 정도였고 잘해야 지속시간이 길지도 않고 전압도 들쭉날쭉한 볼타 전지가 고작이었다. 이래서는 소소한 실험에 필요한 전기를 얻기에는 충분할지 몰라도 본격적인 응용을 생각해보기에는 영 안정성이 없었다.


영국의 화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전자기 이론에 흥미를 지니던 당시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19세기 초반의 화학자와 물리학자들은 전기와 자기의 성질에 큰 매력을 느꼈다. 울러스턴(William Hyde Wollaston)이나 베버(Wilhelm Eduard Weber), 데이비(Sir Humphry Davy) 등 당대 주요 과학자들은 전기와 자기가 주고받는 힘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학술적인 관점에서였을 뿐, 대중의 관심을 끌기는 어려웠다. 1831년, 패러데이가 빅토리아 여왕을 알현했을 때 여왕의 질문도 “당신의 전기장치들은 대체 왜 필요한 것입니까?”였다. 물론 전자기유도 현상을 이용하여 초보적인 전신기가 발명되고 독자적인 산업군으로 발전할 조짐을 보이지만 ‘전기를 흘려보내면 코일이 금속을 끌어당긴다’는 관찰결과만을 경험적으로 응용한 데 불과했다.


그러나 초기 전자기 연구자들은 자신들의 연구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어떤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다. 패러데이는 여왕의 질문에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언젠가는 그것들에 세금을 물릴 수 있겠지요”라고 답했다. 현재로서는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장래 엄청난 활용가치가 있으리라는 사실을 예견한, 재치있는 답변이었다.



실험의 천재인 패러데이가 확인한 ‘전기와 자기는 짝을 이룬다’는 아이디어는 이론의 천재인 맥스웰(James Clerk Maxwell)이 깔끔하게 네 개의 수식으로 정리하여 완벽에 가까운 체계를 정립함으로써 전자기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로 탄생했다. 이론이 정립되어 정확한 예측과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전자기학은 급속히 발전하고 그 응용분야도 속속 발견되기 시작했다. 전류를 흘려보낸 코일이 자성체를 잡아당긴다는 관찰결과만으로도 초보적인 전신기는 만들어낼 수 있었지만 전자기학의 이론적인 발전이 없었다면 무선전신이나 라디오 방송, 전구와 발전기 같은 세기의 발명품들은 아주 오랜 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을 것이다.


 

전자기학은 당시에는 실생활과 별 연관이 없어 보이는 기초과학이 공학과 산업분야의 새 장을 연 대표적인 사례다. 전자기학의 성립에 힘입어 ‘전기의 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20세기의 문명은 전력시스템을 기반으로 완전히 재구성된다. 물론 전기, 전자 분야의 굵직한 발명품들에 늘 물리학자들이 개입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발명품들의 주역은 마르코니나 에디슨, 폰 노이만처럼 사업감각을 갖춘 엔지니어, 또는 발명가이거나 정부와 함께 국가정책 수준의 문제를 다루는 엘리트 학자들이었다. 기초과학은 개개의 발명품에 기여했다기보다 해당 분야가 자체적인 동력을 지니고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뒤집어 말하면 기초과학에서의 이론적 발전이 없었다면 현대의 여러 공학들이 애초에 별개의 분야로 등장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기초과학이 선구적인 기술을 낳아 새로운 공학과 산업분야를 형성한 사례는 현재진행형이다. 얼핏 보기에 발견할 것은 다 발견해서 전공자가 아니면 대체 무슨 내용인지도 모를 연구만 하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도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산업분야들이 기초과학으로부터 탄생하거나 중요한 아이디어를 빌려오고 있다. 연구 목적 외에 실용성이라고는 없을 것만 같은 수학의 수론(數論), 특히 소수의 수학적인 성질도 RSA 등의 암호화 방식의 기초 원리로 활용된다. 당연히 새로운 암호방식 설계와 취약점 개선할 때에는 수학자의 두뇌가 반드시 필요하다.



수학자인 가우스(Johann Carl Friedrich Gauß)가 생전에 수론을 두고 ‘실용적으로 사용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수학의 여왕이다’라고 평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한 일이다.

최신 과학이자 비전공자가 알아먹기 힘든 학문의 대표주자, 양자역학도 실용적인 응용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반도체. 반도체의 성능은 제한된 면적의 기판에 얼마나 많은 회로가 집적되었는지로 결정된다. 자연히 반도체 제조사들은 회로를 최대한 작고 세밀하게 만들어서 집적도를 높이려고 노력하는데, 이 미세함이 10여나노 정도 수준으로 작아지자 이전에는 나타나지 않던 문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회로의 세밀함이 원자와 견줄 수준에 이르면서 미시세계에서나 나타나는 양자적 특성들이 실제 회로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던 것이다.


대표적인 문제가 양자터널링 현상이다. 거시 세계에서는 실체가 분명한 입자처럼 행동하는 전자가 확률분포의 효과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미시세계의 영역에서는 위치가 요동친다. 흔히 하는 비유로, 컵 안의 구슬이 중간에 어떤 과정도 없이, 갑자기 컵 밖에 나타나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이를 ‘벽에 터널이라도 뚫어 놓은 것처럼’ 입자가 장벽을 뚫고 옮겨다닌다 하여 양자터널링 효과라고 부른다. 정확히 말하자면 실제로 옮겨다니기보다 입자가 주어진 장소에 존재할 확률에 따라 위치가 달리 결정되는 것이지만, 너무 복잡해지니 이렇게만 알아두기로 하자.


전자의 흐름으로 정보를 표현하는 현재의 실리콘 기반 반도체는 양자터널링 현상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실제로 공정이 양자적 수준으로 미세해짐에 따라 반도체의 발전 속도도 이전보다는 다소 완만해졌다. 더 큰 문제는 실리콘 결정의 격자 크기인 약 0.54nm 이하의 미세공정은 아예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공학이 현재의 발전속도를 유지한다면 대략 20년 이내에 이 정도 수준의 미세함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그렇다면 길어봐야 20년이면 더 이상의 빠른 처리속도를 지닌 반도체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말인가?


이에 대한 대안 중 최근 관심을 받는 분야가 ‘스핀트로닉스’다. 이름 그대로 ‘회전’을 다루는 공학으로, 전자의 회전이 이 분야의 핵심이다. 현재 전기를 사용하는 거의 모든 일상용품들은 전자의 성질 중 전하를 이용한다. 그러나 전자는 전하 외에도 소립자로서 ‘스핀’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스핀은 회전하는 입자가 갖는 각운동량에 의해 나타나는 물리량으로 1/2, 또는 –1/2라는 불연속적인 두 가지 값만 존재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성공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면 스핀은 디지털 신호를 표현하고 처리하는 데 최적의 물리량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전자공학이 스핀의 특징을 이용하지 않았던 까닭은 전자기 이론이 확고하게 체계가 잡혀 예측과 제어가 용이한 데 비해 전자의 스핀을 정확하게 제어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노 수준의 다층박막, 초전도체와 강자성체 등 스핀 제어에 필요한 기술들이 고도화되면서 스핀트로닉스도 실용화가 가능한 단계까지 발전했다. 현재 사용중인 고밀도 하드디스크도 스핀트로닉스가 적용된 제품이다. 스핀트로닉스를 응용한 논리 트랜지스터는 전하를 이용한 방법과 달리 나노 단위의 크기에서도 신뢰성 높은 작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보다 집적도가 훨씬 높은 회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은 산업 뿐 아니라 국가정책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곤 한다. 대표적인 분야가 해양지질학이다. 지질학은 대표적인 고전과학으로 인력 수요가 많지 않은 편이라 ‘비인기 학과’로 꼽히곤 한다. 그래서인지 지질학에 실용적인 가치가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기껏해야 몇몇 사람들이 지하자원이나 광물자원 개발에 필요하다는 사실을 아는 정도다.
그러나 해양지질학은 영토분쟁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다시 논쟁이 점화된 한일 공동개발지역(JDZ)의 영토권 분쟁에서도 지질학적 정보가 주역이었다. JDZ는 제주도 남쪽, 오키나와 해구 인근의 해역으로 한중일 3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곳이다. JDZ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한국 정부에서 영토로 선포한 바 있었다. 국제법상 대륙붕은 육지 지각의 연장이므로 대륙붕이 이어진 곳까지를 영해로 인정한다는 점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입장은 JDZ가 일본에 훨씬 가까운 해역이니 공유 대륙붕이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해안선으로부터 200해리라는 기준으로 보면 JDZ는 절반 이상이 한일 양국의 공유지역이다. 결국 당시에는 차관의 문제도 있고 국력 차이도 커서 이 지역을 공동개발구역으로 묶는 조약을 맺고 마무리했지만 조약 만료가 다가옴에 따라 최근 영해권 분쟁 장소로 급부상했다.


JDZ의 문제는 한일 양국이 ‘영해’에 대한 해석을 서로 다르게 하고 있다는 데 기인한다. 또 한편으로는 대륙붕과 대륙사면의 명확한 경계를 정하고, 어느 육지로부터 연결된 대륙붕인지 지질학적인 근거를 확보하는 것 역시 중요한 논점이다. 최근에는 중국까지 가세해서 지질학적인 정보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JDZ가 동중국해에 있고 중국과도 연결되어 있어 중국이 한국과 동일한 논리로 영해권을 주장하면 반박이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JDZ의 지질학적 특성이 한반도와 중국 대륙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도 중요한 관심사다. 현재 한중일 3국이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에 소명자료를 제출하여 다투고는 있는 상황이지만 대륙붕한계위원회는 권고만 할 뿐, 강제력을 행사하지는 않으므로 결국 3국의 협상으로 해결할 문제다. 다만 과학적인 근거를 많이 갖추어 두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선진국의 상당수가 해양 연구에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최근 주목받는 사례가 북극해다. 온난화로 영구빙산의 영역이 줄어들고 북극해 주변 항해가 가능해지면서 이 지역의 통행권과 개발권을 두고 러시아, 캐나다, 미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기 시작한 것이다. 근래 들어 북극해에서의 탐사활동이 눈에 띄게 늘어난 까닭도, 빙산이 줄어든 상황에서 북극해의 활용가능성을 찾아보려는 목적도 있지만 영해권 확보를 위한 물밑작업으로 해양학적, 지질학적 근거를 확보하려는 의도도 크다.

 

‘기초과학을 왜 지원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흔히들 ‘기초과학은 다른 과학의 근간이 된다’는 말로 답하곤 한다. 이를 그저 실용성 없는 학문 전공자들이 하는, 궁색하고 추상적인 변명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구체적으로 기여하는 곳은 없으니 막연하게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라는 정도의 주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기초과학이 다른 분야의 근간이 된다는 말은 가벼운 의미가 아니다. 모든 기술은 ‘생애’를 지닌다. 미약하게 시작했던 기술이라도 점차 발전하여 한 시대를 주도하기에 이르기도 하고, 몇 세대를 풍미하다가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대에 뒤처져 쇠락하기도 한다. 이를 기술주기라고 하는데, 기초과학은 바로 이 기술주기의 시작점 역할을 한다. 선도형, 창조형 연구가 강조되면서 기초과학 육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착각하면 안 될 것이 있다. 공학이 과학을 위해 존재하지 않듯, 과학도 공학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과학 지식은 그 자체로 사물에 대한 이해라는 측면에서 가치를 지닌다. 과학은 인류가 만들어 낸 지식체계 중 가장 객관적이고 정교한 지식일 뿐 아니라, 주장의 근거로 강력한 힘을 지니기 때문이다. 기초과학 산업적, 공학적으로 커다란 기회를 만들어내기는 하지만 꼭 그런 효용성이 아니더라도, 기초과학은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




김택원 tw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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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을 만나다! | 책읽기 정리 2013-10-2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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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 주중에 자리를 비웠다가 월요일이 되어 출근해보니 책들이 도착해있다. 

도착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만나니' 참 반갑다. 

언제 이걸 다 읽을 것이지? 하는 염려가 살짝 들지만 마음은 무척 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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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균으로 차를 움직인다 | Science 2013-10-2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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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Nature의 표지는 대장균이다. 


대장균에서 휘발유를 뽑아내는 기술에 관한 논문을 표지 논문으로 삼았는데, 이 논문은 바로 우리나라 KAIST의 이상엽 교수팀의 논문이다. 




다음은 <동아사이언스>의 해설기사다. 



녹색의 세균 몸속에서 석유시추기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주 '네이처' 표지는 대장균의 유전자를 조작해 가솔린을 만드는 데 성공한 KAIST 생명화학공학부 이상엽 교수팀의 연구성과가 장식했다. 이 교수팀의 연구는 올해 9월 30일 네이처 온라인판으로 먼저 공개돼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 교수팀은 박테리아로부터 가솔린을 얻기 위해 유전자 조작으로 원하는 화학물질을 얻어내는 대사공학 기술을 활용했다.

 

  대장균이 지방산을 합성하도록 촉진한 뒤 효소로 지방산을 조각내는 방법으로 사슬 길이가 짧은 탄화수소 지방산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 이 지방산이 바로 가솔린의 주요 성분으로 ㅜ가 공정만 거치면 바로 상용화도 가능하다고 한다.

 

  2010년 미국 바이오연료회사 LS9 연구팀이 미생물을 이용해 디젤의 원료가 되는 긴 탄화수소 사슬의 지방산을 만드는 데 성공했었지만, 가솔린의 원료인 짧은 탄화수소 사슬의 지방산을 만든 건 이 교수팀이 최초다.

 

  연구팀은 개발한 대장균을 배양해 배양액 1L당 580.8mg의 가솔린을 생산했다. 대장균이 포도당을 먹고 자라는 만큼, 석유를 증류해서가 아니라 당분으로도 휘발유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이 교수는 “아직 생산효율은 낮지만 이번 결과가 지속가능한 바이오에너지 연구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가솔린의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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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학술지는 어떻게 탄생했나 ② 네이처 | Science 2013-10-2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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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지에 이어 <Nature>지에 대한 '동아사이언스'의 소개다.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2784)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ninguem&artseqno=7431804



가만 보면 Nature지는 Science와 다른 느낌이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Science가 경쾌한 느낌이 든다면, Nature는 묵직한 느낌이다. 

또 Nature는 어떤 왕국 같은 느낌이다. 

둘다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두번째 왕국 같은 느낌은 Nature가 거느리고 있는 엄청난 규모의 자매지 때문이다. 

Nature 자매지는 다른 저널들이 구축하고 있던 명성과 위상을 다 흡수해버리고 있는 상황이다. 

어떤 분야에 새로운 자매지가 생기면 그 자매지가 그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를 점해버리는 상황이 부지기수다.

(동아사이언스에는 "방대한 자매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의 접근성을 높인다'고 평가하고 있다.)

  • 좋은 상황인지, 아닌지 판단은 잘 서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학술지는 어떻게 탄생했나 ② 네이처

  • 방대한 자매지 네트워크 바탕으로 과학자 접근성 높여
  • 동아사이언스

  지문·X선·동위원소·중성자·DNA….




 ‘이것’은 이렇듯 굵직굵직한 19·20세기 과학 이슈의 시작을 이끌어냈다. 또 ‘이것’은 전 세계 구독자 400만 명, 홈페이지 월평균 방문자 700만 명을 자랑한다. 바로 ‘네이처’다.

 

  사이언스와 함께 과학저널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네이처는 2012년 영향력지수(IF) 38.597을 기록하며 다분야 과학 학술지 중 1위를 차지했다.


  과학의 전 분야를 다루는 주간 잡지인 네이처는 1869년 태양 코로나에서 헬륨을 발견한 영국의 물리학자 노먼 로키어가 출판인 알렉산더 맥밀런에게 새로운 과학 잡지를 제안하면서 창간됐다. 그리고 25년 만에 네이처는 과학자들이 가장 논문을 게재하고 싶어 하는 학술지로 성장했다.


  1953년에는 게재될 논문에 대해 편집장이 영국 왕립학회의 과학자들에게 직접 질의하는 전통을 만들어 동료평가인 ‘피어리뷰’의 기초를 닦고, 1986년부터 지금과 같은 형식의 편집구성을 갖추게 됐다. 또 1999년에는 맥밀런 출판사에서 ‘네이처출판그룹’으로 분리된 후에도 성장을 거듭해 현재 세계 최고의 학술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네다 아프사마네시 네이처 언론수석은 “매년 5억 건의 인용이 발생하고 5000명의 권위자가 피어리뷰에 동의하고 있다”라며 “과학자들은 자신의 최고 성과를 네이처에 싣기를 희망하고, 이는 전 세계 과학 보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네이처의 성공 요인은 뭘까.

 

  전문가들은 ‘자매지 네트워크’를 꼽는다. 1990년대부터 ‘네이처유전학’, ‘네이처구조생물학’ 등을 만들고, 이후 세계적 과학 학회의 학술지를 네이처출판그룹에서 대행 발행하는 형태로 자매지 수를 늘렸다.

  그 결과 현재 네이처출판그룹은 네이처 이름을 단 34개의 자매지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여러 언어버전, 다양한 학회지를 포함해 총 100개의 학술지를 발행하고 있다.

 

  이런 네이처 자매지의 영향력지수도 상위권이다. ‘네이처기후변화’, ‘네이처지오사이언스’ 등 해당 분야 1위인 것만 15개에 달한다.

 

  네이처는 자매지와 긴밀하면서도 독립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 ‘네이처커뮤니케이션’에 논문을 게재한 한중탁 한국전기연구원 나노융합기술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피어리뷰 결과, 본지 게재는 거절됐지만 자매지로 바로 연결되는 안내메일이 왔다”며 “하지만 각 자매지 편집장도 네이처와의 차별화를 위해 이런 자동 재투고 방식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네이처커뮤니케이션에는 새로 게재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자매지 논문 게재도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네이처가 다양한 자매지를 갖고 있어서 과학자들이 논문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편집위원인 원병묵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및 나노과학기술대학원 교수는 “국가의 과학기술 정책이 네이처 게재 내용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며 “네이처의 자매지 시스템은 과학 출판사의 성공적인 사업 모델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동아사이언스 최새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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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계의 철학]에 관한 중앙일보 서평 | 끄적이다 2013-10-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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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중앙일보>를 보니 장하석 교수의 <온도계의 철학>에 대한 서평이 실려 있다. 

주문했던 책은 아마 내가 자리를 비웠던 사이 내 사무실에 배달이 되어 있을 것이다. 

바삐 읽고 싶은 책인데... 당장 펼칠 수도 없고, 또 나름 계획한 순서도 있으니 좀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서평부터 읽는다. 


[책과 지식] 온도계의 눈금 하나, 그 안의 과학 대장정


뜨거워, 따듯해, 더워, 찌는데, 후끈해…. 이처럼 더위를 표현하는 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세상의 다른 언어에서도 마찬가지다. 미묘한 느낌의 차이를 표현하는 말이 다양한 것은 좋지만 누구나 합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차이를 서로 비교한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서구의 근대과학은 감각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몰두해 왔다. 로크나 갈릴레오, 뉴턴 같은 서구의 과학자나 철학자는 길이나 부피처럼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사물의 성질을 1차 성질이라고 했고, 맛이나 냄새 같이 수로 표현할 수 없는 감각의 속성을 사물의 2차 성질이라고 했다. 감각에 의존된 2차 성질을 계량화된 1차 성질로 바꾸는 일이 온통 근대과학의 과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의 과학도 마찬가지다. 특히 뜨겁고 차가운 감각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은 근대인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온도계가 만들어졌겠지만.




겉보기에 사소한 듯하지만 온도계 하나와 관련한 지식의 깊이를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온도계가 만들어지는 유럽 18세기 역사적 상황을 통해 과학의 진보가 무엇인지, 믿음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진리가 과연 진리였는지, 그리고 안다는 것이 과연 아는 것인지 등의 문제를 다룬 장하석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의 『온도계의 철학』 덕분이다.

 이 책은 2004년 출간돼 국제 과학철학계 최고의 저술상까지 받았는데, 늦게나마 이번에 한국어로 번역됐다. 장 교수는 이 책에서 철학 및 역사가 어떻게 과학과 상보적인지를 기술한다. 그가 인용한 많은 기초자료는 수장고에 묻혀진 1차 원전이었기에 더더욱 학술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된다.

 온도계를 만들려면 온도가 무엇인지를 잘 알아야 한다. 온도를 잘 알려면 먼저 온도계가 필요하거늘 온도계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바로 이런 근본적인 질문은 장 교수가 어릴 때부터 품었던 의문이었다고 쓰고 있다.

 어릴 적 아이들은 엄마에게 엄마의 엄마, 그 엄마의 엄마, 엄마의 끝은 누구인지를 묻곤 한다. 엄마들은 이런 질문에 당황한다. 당황할 필요 없다. 하나의 정답을 만들려는 진땀 나는 시도를 하려 말고 그냥 아이에게 지치지 말고 이것저것 응대만 해주면 되니까.

 그런 질문은 과학에서 더 중요하다. 저자는 그런 질문의 시작점을 ‘고정점’으로, 그런 지지치 않는 응대를 다양성의 ‘반복’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고정점을 찾아가는 질문에 답하기 위하여 실체론이나 본질론 같은 형이상학적 마술을 동원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의 문장 하나를 인용한다.

 “토대의 토대는 무엇일까 하는 물음은 잘못된 물음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토대라고 알고 있는 우리 집의 지반도 알고 보면 편평한 땅이 아니라 불안정한 지구의 둥근 땅이다. 우리가 믿고 있는 토대는 그냥 우리의 믿음일 뿐이며 실제로 집을 지을 수 있는 이유는 “그저 우리가 지구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429~430쪽)

 장 교수의 지식론은 비판을 더러 받았지만 지난 25년여 동안 국제 과학철학계에서 충분히 검증됐다. 너무나 유명하여 일반 독자들도 익히 알고 있는 과학철학자 토마스 쿤과 칼 포퍼는 20세기 대표적인 과학철학자이지만 두 사람 의견은 꽤나 상반적이다.

 반면 두 사람의 상반된 주장을 섬세하게 엮어내는 장 교수의 해석을 나는 그의 글 행간에서 읽을 수 있었다. 18세기 온도계의 매질로서 사용되었던 수은·에테르·알코올·공기·황산·아마씨기름·소금물·올리브기름·석유·점토 등에 얽힌 이야기를 읽으면서 당대 과학자의 노력이 지나간 오류의 역사가 아니라 존중돼야 할 지식의 구조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의문을 갖고, 비판하고, 잊혀진 물음을 되살려서 그 답을 모색하는” 철학과 역사의 시도는 과학의 진보를 생성하기도 하지만 우리 삶의 내적 토대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더 읽을 만하다.


부분적으로 어렵게 느낄 수도 있지만 한국어 번역이 정확하고 동시에 내용을 숙지한 상태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긴 호흡을 갖고 따라 읽어낼 수 있다. 저자는 모든 문제에 유일하고 절대적인 해답이 있을 것이라는 강박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내내 강조한다. 상대의 이야기가 무조건 틀리다고 말하기 전에 상대를 다르다고 봐줄 수 있음을 저자는 ‘존중의 원리’라고 했다. ‘존중의 원리’가 과학에서만이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구현돼야 한다는 것을 이 책에서 공감했다.

최종덕 상지대 교수


온도계의 철학

장하석 저/오철우 역/이상욱 감수
동아시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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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평창 알펜시아 | 끄적이다 2013-10-2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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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 안가? - 가을 여행 사진 올리고 다시 떠나자 참여

평창 알펜시아를 다녀왔습니다. 

몇 년 간 가을에는 제가 집을 비워야했기에 가족들과의 가을 여행은 이뤄질 수가 없었습니다. 여름이라고 별 다를 바는 없었지만 말이죠. 

그런데, 올해는 가을에 어딜 가지 않았고(갈 수가 없었고), 그래서 가족과 함께 가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주중이라 사람도 별로 없었고, 아이들도 제 앞가림을 하는 나이가 되어 여유로웠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스티점프 경기장이 있는 전망대에서 찍었습니다. 

스키 점프대에 올라가보니 장난이 아니더군요. 서 있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후들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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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 | 책을 읽으며 2013-10-2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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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이 애국심을 비난한 진짜 이유는 그것이 국가에 대한 헌신을 요구한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사기꾼, 협잡꾼, 위선자, 3류 쓰레기들이 그것으로 사람들을 이용해먹는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에릭 펠턴의 <위험한 충성>, 255쪽)


요즘 뉴스를 보고 들으면서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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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란... | 책을 읽으며 2013-10-2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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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는 어른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가르쳐주기 위해 우리를 두들겨 패고 주먹으로 연달아 내리치는 고통스러운 고문과 같다." (173쪽)
 

에릭 펠턴의 <위험한 충성>에서 '충성'과는 별로 관련이 없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팍 와 꽂힌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그 사춘기의 한복판에 있어서 그런가 보다. 

어른이 되기 위한 고통스러운 관문이라는 표현에 좀 안심이 되면서, 미안하고, 또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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