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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과학계 할리우드 영화 소재 같은 사건 많았다” | Science 2013-12-3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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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사이언스에서 "올해 과학계 할리우드 영화 소재 같은 사건 많았다"라는 제목을 보고 뭘 쓴 거지, 하고 들어가봤더니 제가 이전에 아주 무미건조하게 올린 Nature에서 선정한 2013년의 과학계 주요 이슈에 관한 기사입니다. (http://blog.yes24.com/document/7520638)


기자니까 이걸 이렇게 제목을 달고 쓸 수 있나 봅니다. 

물론 Nature 기사에 이미 '할리우드 재난 영화' 얘기가 나오지만 말입니다. 




“올해 과학계 할리우드 영화 소재 같은 사건 많았다”

  • 네이처 올해의 이슈 선정… 셧다운 사건, 바이러스 만연 등
  • 동아사이언스


미국정부 셧다운 사건, 치명적인 바이러스 만연, 지구온난화, 암흑물질 탐구의 시작, 우주탐험기술의 진보, 뇌연구 투자 성과, 황우석 방식의 배아 줄기세포 복제 성공…….

 

과학 저널 ‘네이처’가 2013년 한 해를 마무리 하며, 열한가지 과학이슈를 정리해 발표했다. 특히  "올해의 과학소식은 다양한 재난 재해를 포함하고 있어 할리우드 재난 영화 주제와 비슷하다"며 "그러나 다양한 과학적 진보가 한 줄기 희망을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선 ‘우주의 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홈스테이크 폐광산에 마련된 물리학 연구시설인 ‘LUX(럭스)’를 비롯해, 다양한 암흑물질 연구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고 암흑물질 연구 현황을 소개했다.

 

또 미국정부 셧다운 사태도 과학계에 영향을 미친 중요한 사건으로 꼽았다. 셧다운 사태가 과학적 연구개발 쇠퇴를 초래했으며, 불과 16일 간의 셧다운으로 2010년 이후 시작된 대부분의 연구과제가 16.3%의 효율 저하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정부의 뇌 연구 지원프로그램인 ‘10년간의 두뇌(Decade of the brain)’도 주요 이슈로 꼽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연합과 공동으로 슈퍼컴퓨터로 두뇌를 가상 시뮬레이션 하는 기술, 인간 두뇌에 대한 해부학적 연구, 기억의 조작 같은 연구성과가 다수 발표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이와 함께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바이러스 질환과 우주탐사에 대한 이슈를 꼽았다. 특히 ‘최후의 개척지(The final frontier)’라는 제목으로 36년 간 190억 km를 여행한 보이저 1호의 일정, 중국의 우주정거장 건설 노력 등을 주목할 만한 사건으로 선정했다.

 

네이처는 유전자의 법적인 권한 문제도 중요 뉴스로 지목했다. 올해 6월 미국 대법원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인간의 유전자를 특허로 독점할 수 없다고 판결한 사건으로, 이 소송에서 ‘유전자는 특허로 점유 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많은 기업들이 유전자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네이처는 △배아 줄기세포 복제 성공 △지구온난화 문제 △과학적인 연구성과와 데이터를 공개를 위한 법과 제도적 개선 △DNA 분석 기법 등도 주목할 과학적 흐름으로 꼽았다.

동아사이언스 전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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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과 활자 | 책을 읽으며 2013-12-3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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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의 가장 오래된 두 가지 용도는 인간의 창조성과 파괴성이라는 양 극단을 얼마나 완벽하게 포용하는지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휴 앨더시 윌리엄스, <원소의 세계사>)


인간의 창조성과 파괴성을 나타내는 납의 용도란 무엇일가?

바로 총알과 활자다. 

언뜻 읽으면 (그리고 저자의 의도도 그렇겠지만) '총알'은 '파괴성'을, '활자'는 '창조성'을, 당연히 의미한다. 

그런데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활자가 항상 선(善)인지, 총알이 항상 악(惡)인지는 불분명할 때가 있는 것 같다. 

하나의 물질이, 혹은 현상이 양면을 모두 나타내는 경우도 흔하지만, 그 선과 악이라는 것이 항상 고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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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뽑은, 올해의 책 | 책읽기 정리 2013-12-3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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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 내가 읽은 책 가운데 ‘올해의 책’을 꼽아본다.

올해에 읽은 130권이 아무런 가치가 없는 책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없겠지만, 그래도 모두가 똑같은 의미는 아니었다. 그래서 이렇게 각 달에 가장 의미 있었던 책을 꼽는 나만의 행사도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 각 달에 의미 있었던 책을 꼽는 것은, 책을 당시에 느낌과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읽을 당시에는 상당히 좋게 생각되었던 책이 지금에 와서는 무슨 내용이었는지 가물가물해진 경우도 있고, 읽을 때는 별 의미를 두지 못하다가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다시 꺼내들고 싶은 책도 있다.

어쨌든 1월부터 12월까지 각 달의 책을 한 권씩 꼽아보고, 그 중에서도 가장 의미있는 2013년 나의 ‘올해의 책’도 꼽아본다.


1월.

마틴 노왁, 로저 하이필드의 <초협력자>

- 죄수의 딜레마에서 시작해서 진화에서 협력을 강조한 책이다. 이처럼 진화에서 협력을 강조한 책이 처음은 아니지만, 마틴 노왁 자신의 연구와 관련된 내용으로 채워넣으면서 가장 학문적이면서도 가장 설득력이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2월.

박경철의 <문명의 배꼽, 그리스>

- 서양 문명의 발상지 그리스에 대한 여행기이지만, 정작은 우리 삶에 대한 반성이었다.



3월.

전창림의 <미술관에 간 화학자>

- 읽을 때의 임팩트보다 나중에 읽은 다른 미술서적에 대해 비교했을 때 그 임팩트가 커보이는 책이다. 다른 미술 관련 서적과는 달리 화학자의 관점에서 보았기 때문에 특이하면서도 내게는 친근했던 것 같다.



4월.

다이로 마에스트리피에리의 <영장류 게임>

- 사실 주경철의 <대항해 시대>를 이 4월에 읽었고, 그것을 꼽아야할 것이지만 두 번째 읽었기 때문에 제외하다보니 이 책을 꼽게 된다.


5월.

- 웬일인지 그렇게 인상깊었던 책이 없다. 굳이 꼽으라면 필립 볼의 <브라이트 어스>.



6월.

- 한병철의 <피로 사회>

비록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출판되었고, 2012년의 책으로 여러 매체에서 선정했지만, 그 때 밑줄 그어놓고 해를 넘겨 6월에야 읽었다. 단숨에 읽었다. 그럴 수 있는 분량이지만, 읽고 나서 한참을 생각했다. 이 사회와 나에 대해.


7월.

슈테판 츠바이크의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 칼뱅의 극단적 신학주의에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에 대해 목숨을 걸었던 신학자의 이야기. 슈테판 츠바이크가 읽히고, 우리 사회가 읽혔다. 정말 우리는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를 누리고 있는가.



8월.

어 핸슨의 <깃털>

- 깃털 하나를 가지고 이처럼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경이다. 사실은 ‘깃털’ 자체가 경이이지만.



9월.

김형오의 <술탄과 황제>

- 5월과는 달리 9월에 읽은 책 가운데는 정말 꼽고 싶은 인상 깊은 책이 많다. 샤론 버치 맥그레인의 <불멸의 이론>, 얀 칩체이스와 사이먼 슈터인하트의 <관찰의 힘>도 그렇고, 정재승 등의 <백인천 프로젝트>도 그렇다.



10월.

스티븐 호킹의 <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

- 스티븐 호킹을 편견 없이 볼 수 있게 되었다.




11월.

장하석의 <온도계의 철학>

- 오래 기다렸고, 기다린 만큼 열심히 읽었고, 또 많은 것을 배웠다. 그 배운 것 중에 가장 큰 것은 뭐니뭐니해도 과학하는 자세다.


12월.

에드워드 윌슨의 <지구의 정복자>

- 대가의 책 답게 스케일이 크지만, 대가의 책 답지 않게 자신의 이론적 전향을 솔직하게, 그리고 꼼꼼하게 드러내고 있다. 생각할수록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중에 다시 올해의 책을 꼽자면...

바로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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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사라진 과학계의 별들, 세번째 | Science 2013-12-3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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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기 씨가 정리한 올해에 타계한 위대한 과학자들 세번째 편이자 마지막 편이다. 

꼼꼼히 읽어볼 수록 이 과학자들이 대단하다 여겨진다. 


과학은 길고 인생은 짧다 (3)

  • [강석기의 과학카페 158] 2013년 사라진 과학계 별들

나이든 사람들이 자신들은 결코 그 그늘 아래 쉬지 못할 걸 알면서도 나무를 심을 때, 그 사회는 위대해진다.
- 그리스 경구


15. 프레드 셔먼 (1932. 5.21 ~ 2013. 9.16) 과학을 즐긴, 가슴이 따뜻한 유전학자


연구능력이 뛰어난 과학자이지만 선생으로는 자질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연구에 헌신하겠다는 꿈을 안고 교수의 명성을 찾아 온 신입생이 만일 성격이 소심하다면 실험실 미팅에서 이런 교수한테 몇 번 당한 뒤 결국 실험실을 떠나기도 한다. 말도 다르고 인종도 다른 외국으로 유학가서 지도교수에게 적응하지 못 해 학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물론 지난 9월 16일 타계한 유전학자 프레드 셔먼(Fred Sherman)처럼 실험실에서 겉도는 학생들까지 챙겨주는 ‘스승’도 있다.

1932년 미국 미니아폴리스에서 태어난 셔먼은 1953년 미네소타대 화학과를 차석으로 졸업하고 1958년 버클리대에서 유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여기서 그는 발효에 널리 쓰이는 단세포 진핵생물인은 효모를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 1961년 로체스터대에 자리를 잡은 뒤에도 효모를 갖고 연구를 계속하며, 대장균이 원핵생물 연구의 모델인 것처럼 효모가 진핵생물 연구의 모델로 자리잡게 하는데 힘을 쏟았다.

셔먼은 진핵생물에서 전령RNA(mRNA)의 염기서열 AUG(아데닌 우라실 구아닌)가 유일한 번역 개시 코돈이라는 걸 입증했고, UAA, UAG, UGA가 번역 종결 코돈임을 밝혔다. 또 게놈에서 운반RNA(tRNA)의 유전자를 찾아내기도 했다. 다들 생명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근본적인 발견이다.

셔먼은 연구자로서 뿐 아니라 교육자로서도 탁월했고 대인관계도 좋았다. 일리노이대 수전 리브만과 브랜다이스대 제임스 하버는 ‘사이언스’에 실은 부고에서 “다른 많은 저명한 과학자들과는 달리 프레드는 전화를 직접 받았고 동료들이 도움을 청하는 모든 과학 문제에 대해 몇 시간씩 답을 주곤 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거의 매일 실험실 학생들, 박사후 연구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또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실없는 농담을 던지며 긴장을 풀어주기도 했다. 그는 과학자를 직업으로 삼은 걸 너무 행복해하며 주위사람들에게 종종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이런 걸 하는 나한테 학교가 봉급을 주다니 믿을 수가 없군!”


16. 데이비드 허블 (1926. 2.27 ~ 2013. 9.22) 본다는 것의 의미를 탐구한 신경과학자


지난 가을 필자는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생을 하다가 어느 순간 문득 냄새를 전혀 맡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동네 개울가를 산책할 때면 고여 있는 물에서 나는 비린내가 ‘옥의 티’였는데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예전에 감각을 다룬 책에서는 후각상실을 끔찍한 체험으로 묘사했는데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다는 게 오히려 무척 상쾌해서 내심 놀랐다. 물론 계속 그렇다면 상한 음식 냄새를 못 맡는 것 같은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겠지만. 병원에 가보니 비염이 축농증으로 발전해 농이 비강 벽의 후각상피를 다 덮어버려 후각이 마비된 것이었다. 그런데 만일 눈에 이상이 생겨 설사 일시적일지라도 시각을 잃었다면 이렇게 여유를 부릴 수 있었을까.


오감 가운데 시각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라는 말도 있지만 실제로 사람 뇌의 대뇌피질 가운데 절반 정도가 시각 정보를 분석하는데 관여한다고 한다. 눈동자를 통해 들어온, 사물에 반사된(촛불 같은 경우는 스스로 복사하는) 전자기파 가운데 극히 일부분(파장 400~700나노미터)이 망막의 광수용세포를 자극해 전기신호로 바뀌어 뇌로 전달돼 사물의 영상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은 생각할수록 미스터리다. 지난 9월 22일 타계한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허블(David Hubel)은 동료 토르스튼 위젤과 함께 1960년대와 70년대 집중적인 연구를 통해 시각정보가 뇌에서 어떻게 처리되는가에 대해 많은 걸 알아냈다.


1926년 캐나다 윈저에서 태어난 허블은 맥길대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뒤 의학대학원에 들어가 1951년 의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신경학과 수련의로 있다가 군복무를 마치고(부모가 미국인이어서 이때 국적을 바꿨다) 1958년 저명한 신경학자인 스티븐 쿠플러 교수의 실험실에 들어갔다. 여기서 평생 학문의 동지가 된 위젤을 만났다. 이듬해 쿠플러 교수가 하버드대로 옮기자 허블과 위젤도 따라갔고 둘 다 교수가 됐다.


쿠플러 교수는 1950년대 빛의 정보를 처리하는 각막의 뉴런을 연구했다. 허블과 위젤은 그 다음 단계, 즉 시각뉴런 정보의 종착역인 뇌 후두부의 시각피질에 대한 연구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고양이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개별 시각피질 뉴런에 전극을 꽂고 다양한 시각자극에 대한 반응을 기록해 시각정보가 뇌에서 처리되는 과정을 재구성했다. 그 결과 영역에 따라 대상이 특정한 방위각도일 때만 반응하는 뉴런과 대상이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만 반응하는 뉴런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편 한쪽 눈을 실명시킨 동물실험을 통해 원래 실명된 눈의 정보를 처리해야 할 영역이 놀게 될 경우 반대쪽 눈의 정보를 처리하는 회로가 침범해 영역을 확장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는 경험이 뇌회로를 변경시킬 수 있다는 걸 최초로 보인 결과다. 허블과 위젤은 1980년대 중반까지 25년 동안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끈끈한 공동연구를 진행해 허블과 위젤을 한 사람의 이름인 Hubel N. Wiesel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1981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허블은 예술적 감수성도 뛰어나 1970년대 그의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스탠퍼드대 카를라 샷츠 교수는 ‘네이처’에 실은 부고에서 “밤에 실험실에 있을 때면 종종 복도에서 허블이 연주하는 플루트 소리가 들려오곤 했다”고 회상했다. 허블은 실험실 규모가 커지는 현상을 우려했는데, 교수들이 경영자처럼 돼 프로젝트 연구비를 따내고 업체를 자문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학생들도 회사직원처럼 대하기 때문이다. 허블은 실험실은 닫은 뒤에도 학부생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어 신경과학의 기초와 실험의 기본기술을 알려줬다고 한다. 그는 학생들에게 과학은 예술이 될 수 있고 예술은 과학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17. 해럴드 애그뉴 (1921. 3.28 ~ 2013. 9.29) 원폭 투하 장면을 직접 본 핵물리학자


요즘 일본 아베 총리가 보여주는 행태는 가관이지만 돌이켜보면 원래 일본은 그런 경향이 있었다. 자기들도 아시아에 있으면서 늘 서구를 동경하며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무시해왔다. 특히 미국에는 저자세가 심한데, 자기 나라에 원자폭탄을 두발이나 투하한 나라한테 그러고 싶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을 투하할 때 비행기에서 이를 지켜본 과학자 세 사람 가운데 마지막 생존자인 해럴드 애그뉴(Harold Agnew)가 지난 9월 29일 92세로 세상을 떠났다. 1921년 미국 덴버에서 태어난 애그뉴는 덴버대에서 화학을 공부한 뒤 1942년 시카고대 야금학실험실의 연구보조원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세계 최초로 핵반응기를 만들고 있었고 그해 12월 2일 애그뉴는 최초의 통제된 핵반응을 목격했다.


이듬해 그는 입자가속기를 해체하는 팀에 합류했는데, 맨해튼프로젝트의 본산인 로스알라모스로 운반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이렇게 해서 애그뉴는 원자폭탄 개발에 참여한 유일한 학부 학위 소지자가 됐다. 1944년 물리학자 루이 앨버레즈는 폭탄을 투하할 때 동행할 연구원을 모집했고 애그뉴는 바로 지원했다.


1945년 8월 6일 오전 2시 45분, 원자폭탄을 실은 B-29 폭격기 ‘에놀라 게이(Enola Gay)’가 북마리아나제도의 티니안 활주로에서 이륙했다. 2분 뒤 앨버레즈와 로렌스 존슨, 애그뉴를 포함한 승무원 열 명이 탑승한 두 번째 B-29가 뒤를 따랐다. 과학자 세 사람의 임무는 소형 낙하산에 실려 투하되는 풍압계로 폭발의 충격파를 측정하는 것. 오전 8시 15분 풍압계 3대가 투하됐는데 앨버레즈는 측정에 실패하고 두 사람은 성공했다. 뒤이어 애그뉴는 챙겨온 16밀리 카메라로 버섯구름이 올라오는 장면을 촬영했다. 히로시마 원폭 폭발 장면을 찍은 유일한 동영상이다. 애그뉴는 3일 뒤 나가사키 원폭투하에도 참여했다.


종전 뒤 시카고대의 핵물리학자 앤리코 페르미를 지도교수로 1949년 박사학위를 받은 애그뉴는 로스알라모스로 돌아가 수소폭탄 개발에 참여했고 1970년에는 연구소의 3대 소장이 됐다. 맨해튼프로젝트를 이끈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내 손에 무고한 희생자들의 피가 묻어있다”며 죄책감에 시달린 반면, ‘냉전주의 과학자’인 애그뉴는 “히로시마와 일본인에 대한 내 감정은, 피에 굶주린 그들이 그런 일을 당해도 싸다는 것”이라고 말하며 후회의 감정은 조금도 없다고 피력하곤 했다.  


18. 조지 허빅 (1920. 1. 2 ~ 2013.10.12) 별의 탄생 비밀을 밝힌 천문학자


1920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휠링에서 태어난 허빅은 어린 시절 캘리포니아 LA로 이사를 하면서 천문학에 푹 빠지게 된다.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인 지름 2.5미터 반사망원경이 있는 윌슨산천문대가 가까웠기 때문이다. 허빅은 10대 때 망원경을 직접 만들기도 했고 LA천문학회에도 가입해 윌슨산에서 관측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그는 20살 때 별의 지름을 다룬 첫 논문을 발표했다.


허빅은 버클리대에서 박사학위를 했는데, 지도교수인 앨프레드 조이는 1930년대 말에서 40년대 초 황소자리(Taurus)에서 일련의 변광성을 발견해 티타우리별(T Tauri stars)이라고 명명했다. 티타우리별의 실체를 규명하는 게 허빅의 박사논문 주제였다. 허빅은 티타우리별의 별빛이 핵융합 반응이 아니라 아주 어린 별이 중력수축할 때 방출되는 에너지라고 해석했다. 1962년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학술지 ‘천문학 천체물리학 진보’에 발표한 논문은 초기 별 연구의 바이블로 여겨지고 있다.


한편 허빅은 오리온자리에서 특이한 스펙트럼을 보이는 작은 성운 같은 천체를 관측했는데, 한 학회에서 만난 멕시코 천문학자 길레르모 아로도 비슷한 발견을 했다는 걸 알게 됐다. 훗날 구소련의 천문학자 빅토르 암마르추미안은 이런 특성을 지닌 천체를 ‘허빅-아로 천체(Herbig-Haro objects, 줄여서 HH천체)라고 명명했다. 허빅과 동료들은 HH천체가 어린 별에서 초음속으로 방출되는 물질이 성간물질과 충돌해 나오는 가시광선임을 밝혔다.


한편 허빅은 질량이 작은 티타우리별에 상응하는 질량이 큰 어린 별도 있을 거라고 상정하고 열심히 밤하늘을 뒤져 마침내 그런 별들을 찾아냈는데, 오늘날 허빅Ae와 허빅Be로 불리는 그룹이다. 이 별들은 태양질량의 2~8배로 주변 원반에서 행성도 형성될 수 있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허빅은 최근까지도 관측을 계속하며 연구를 했는데, 7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는 보통 혼자서 관측하고 데이터 분석도 혼자 하는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19. 마이클 노이버거 (1953.11. 2 ~ 2013.10.26) 항체 다양성의 메커니즘을 밝힌 면역학자


올해 타계한 과학자 23명 가운데 가장 짧은 생을 산 사람이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 분자생물학연구소(LMB)의 마이클 노이버거 부소장이다. 노이버거는 지난 10월 26일 만 60세 생일(환갑)을 일주일 앞두고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런던에서 저명한 생화학자 알버트 노이버거의 아들로 태어난 마이클은 케임브리지대에서 자연과학을 공부한 뒤 1974년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브리언 하틀리 교수 실험실에서 박테리아 유전자 증폭을 주제로 대학원생활을 시작했다. 어느 날 노이버거는 박테리아 균주를 얻기 위해 분자생물학연구소의 노벨상 수상자 시드니 브레너의 실험실을 방문했다. 마침 브레너는 옆방에서 역시 노벨상 수상자인 프랜시스 크릭과 떠들썩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노이버거는 방해가 될 것 같아 조용히 시료를 갖고 가려고 찾고 있는데 뒤를 돌아보니 브레너가 서 있었다.


자초지종을 들은 브레너는 노이버거를 앉혀놓고 그의 박사과정 주제에 대해 두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노벨상 수상자가 생면부지인 대학원생에게 토요일 오후 두 시간을 할애해준 그날의 사건을 노이버거는 평생 잊지 못했다고 한다. 학위를 마친 노이버거는 LMB의 또 다른 노벨상 수상자인 체자르 밀스테인의 실험실에서 항체을 연구했고, 브레너와 밀스테인의 권고를 따라 독일 쾰른대의 면역학자 클라우스 라제브스키 교수팀에서 테크닉을 배우고 1980년 LMB로 돌아왔다.


노이버거는 항체유전자를 백혈구에 넣어 발현시키는 방법을 개발했고 키메라 항체(chimeric antibodies)를 처음 만들었다. 키메라 항체란 항체분자의 일부는 쥐의 유전자에서, 일부는 사람의 유전자에서 비롯된 것으로 치료용 항체를 만들 때 중요한 기술이다. 훗날 노이버거는 쥐에서 완전히 인간화된 항체를 만드는 기술도 개발해 MRC에 막대한 로열티를 안겨줬다.  


한편 그는 항체 구조의 다양성을 밝히는 연구도 진행했다. 몸에 들어오는 항원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항체 역시 수많은 종류가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제한된 게놈에서 다양한 구조의 항체를 만들기 위해 여러 메커니즘이 진화됐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체세포 과돌연변이(somatic hypermutation)이다. 노이버거 박사팀은 일본 교토대의 혼조 타수쿠 교수팀이 발견한 AID라는 효소가 DNA의 시토신을 우라실로 바꿔 돌연변이를 가속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AID는 많은 암에서 보이는 높은 돌연변이 수치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면역학, 그 가운데서도 항체를 연구한 노이버거는 항체를 생산하는 B세포의 암인 골수종에 걸려 사망했다. 그가 진단을 받고 쓴 메모에서 삶과 죽음의 페이소스가 느껴진다.


“35년 동안 실험실에서 항체를 괴롭혔더니, 이제 이 녀석들이 병원에서 나한테 복수를 하려고 하는군.”


20. 레오나드 헤르첸버그 (1931.11. 5 ~ 2013.10.27) 세포 분류 기술을 개척한 면역학자


생의학계에서 가장 뜨거운 분야인 줄기세포 연구에서 특성에 따라 세포를 분류하는 과정은 필수적인 코스다. 줄기세포가 제대로 분화했는지, 암세포는 들어있지 않은지 알아봐야 하기 때문이다. 세포 표면의 형광표지를 이용해 세포를 분류하는 장치인 유세포분석기(flow cytometry)를 개발한 면역학자 레오나드 헤르첸버그(Leonard Herzenberg)가 지난 10월 27일 타계했다.


193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헤르첸버그는 1952년 브루클린대를 졸업하고 칼텍에서 유전학으로 대학원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정치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이곳에서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라이너스 폴링과 함께 반메카시즘 운동에 뛰어들었다. 참고로 폴링은 반핵 운동으로 1962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학위를 받은 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에 가서도 노벨상수상자인 자크 모노와 함께 점심을 하며 박테리아 유전학과 프랑스 레지스탕스를 화제로 삼았다고 한다.


1960년대 스탠퍼드대에 자리를 잡은 헤르첸버그는 세포를 분류하는 자동화된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직접 만들기로 했다. 그는 엔지니어와 생물학자로 된 팀을 꾸려 세포를 분리해 하나하나 숫자를 세고 레이저를 쏴 세포표면의 형광표지(세포 유형마다 다름)에 따라 분류하는 유세포분석기인 형광활성세포분류기(fluorescence-activated cell sorter, FACS)를 개발했다.


1976년 안식년을 맞아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생화학자 체자르 밀스테인의 실험실(앞의 마이클 노이버거도 잠시 머물던)에서 체류하며 세포융합 기법을 이용해 세포표면의 특정 표지에 달라붙는 주문형 항체를 생산하는 세포주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헤르첸버그는 항체를 만드는 백혈구와 불멸의 암세포를 조합해 만든, 단일클론항체를 무한히 만들 수 있는 세포에 ‘하이브리도마(hybridoma)’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헤르첸버그는 특허로 큰돈을 벌 수 있었음에도 모든 권리를 스탠퍼드대로 넘겼다. 과학의 진보는 연구비를 대준 대중의 몫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 시료와 세포주, 실험데이터 등 모든 결과물을 공유한다는 철학을 행동으로 실천했다. 그에게 중요했던 건 자신이 업적을 내는 게 아니라 과학이 좀 더 빨리 진보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21. 애드리엔 애쉬 (1946. 9.17 ~ 2013.11.19) 장애인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애쓴 생명윤리학자


194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애드리엔 애쉬(Adrienne Asch)는 미숙아여서 인큐베이터로 옮겨졌는데 산소 수치가 너무 높아 망막변증(retinopathy)에 걸렸고 결국 시력을 잃었다. 그럼에도 애쉬는 꿋꿋하게 일반 학교에 다녔고 1969년 스워스모어칼리지 철학과를 졸업했다. 명문대를 나왔음에도 취직이 되지 않자 처음으로 장애인 권리 문제에 대해 ‘눈’을 떴다.


1973년 컬럼비아대에서 사회복지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1981년 현대심리치료연구소에서 가족치료사 자격증을 얻어 심리치료클리닉을 열었다. 치료사 일과 함께 애쉬는 장애인 고용차별 문제를 연구했는데 어느 날 한 생명윤리 회의를 참관하게 된다. 당시 토론 주제는 척추갈림증이나 다운신드롬을 지니고 태어난 아기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치료를 해야 하는가 여부였다. 그런데 애쉬가 끼어들어 토론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 장애인이 한 명도 없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이를 계기로 애쉬는 생명윤리 분야에 뛰어들게 된다.


컬럼비아대 사회심리학과에서 뒤늦게 박사과정을 시작한 애쉬는 1988년 미셸 파인과 함께 ‘장애를 지닌 여성들: 심리학과 문화, 정치학 에세이’라는 책을 공동편집하면서 페미니즘과 장애인 권리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1994년 웨슬리컬리지 교수가 됐고 2005년 예시바대로 자리를 옮겨 학교 부설 윤리학센터 소장을 겸임했다.


애쉬는 사회에 만연돼 있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고 여성의 낙태 권리를 주장하기도 했다. 애쉬는 생명과학의 눈부신 발달로 태아기 검사와 선택 중절로 장애가 예상되는 아기를 없애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원하는 특징을 지닌 아기를 골라 낳는 시대가 오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해왔다.


‘네이처’에 부고를 쓴 펜실베이니아대 도로시 로버츠 교수는 애쉬가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과 다른 장애인들을 특별하지 않게 대해주기를 부탁했다며, 2006년 그녀가 인터뷰에서 한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마쳤다.


“제 삶은 불행하지도 않지만 내세울 것도 없어요. 전 그저 저니까요.”


동아사이언스 강석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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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내가 읽은 책 (130권) | 책읽기 정리 2013-12-3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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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처럼 올해 읽은 책을 정리해봅니다. 

모두 130권의 책을 읽었네요. 

예년보다 많이 읽은 셈입니다. 

이런 것도 관성 같은 것이 있는지, 

책을 읽는 속도가 빨라지든지, 읽는 시간이 많아지든지 한 것 같습니다. 

사실은 좀 속도 조절을 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책을 <과학>, <역사>, <중국 고전>, <문학>, <인문/사회>, <예술>. 이렇게 나누긴 했지만, 

이렇게 나누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도 모르겠고, 

어느쪽으로 넣어야할지 헷갈리는 책들도 많습니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구분했을 뿐입니다. 

당연히 '과학'쪽으로 분류한 책들이 많은데,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과학>

H2O 지구를 색칠하는 투명한 액체 / 필립 볼 / 살림

초협력자 / 마틴 노왁, 로저 하이필드 / 사이언스북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애덤 블라이 기획 / 동아시아

왜 인간인가? / 마이클 가자니가 / 추수밭

미래의 물리학/ 미치오 카쿠 / 김영사

경도 이야기 / 데이바 소벨 / 웅진 지식하우스

갈릴레오의 딸 / 데이바 소벨 / 웅진 지식하우스

코페르니쿠스의 연구실 / 데이바 소벨 / 웅진 지식하우스

우리, 그리고 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것들 / 베르너 지퍼 / 소담출판사

위대한 생존자들 / 리처드 포티 / 까치

목소리를 보았네 / 올리버 색스 / 알마

마음의 눈 / 올리버 색스 / 알마

환각 / 올리버 색스 / 알마

레오나르도가 조개화석을 주은 날 / 스티븐 제이 굴드 / 세종서적

인간과 우주에 대해 아주 조금밖에 모르는 것들 / 강봉균 등 / 낮은산

본성과 양육 / 매트 리들리 / 김영사

마이크로코즘 / 칼 짐머 / 21세기북스

욕망하는 식물 / 마이클 폴란 / 황소자리

바이러스 행성 / 칼 짐머 / 위즈덤하우스

바이러스 폭풍 / 네이선 울프 / 김영사

우리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 존 브록만 엮음 / 책읽는수요일

다윈, 에드워드 윌슨과 사회생물학의 승리 / 존 올콕 / 동아시아

영장류 게임 / 다이로 마에스트리피에리 / 책읽는수요일

과학의 언어 / 캐럴 리브스 / 궁리

컬쳐 쇼크 / 존 브록만 엮음 / 와이즈베리

경제학은 어떻게 과학을 움직이는가/ 풀로 스테판 / 글항아리

브라이트 어스 / 필립 볼 / 살림

사이언스 소믈리에 / 강석기 / MID

음식중독 / 케이 쉐퍼드 / 사오몬북스

인간은 왜 위험한 자극에 끌리는가 / 디어드리 배릿 / 이순

빅 데이터가 만드는 세상 / 빅토르 마이어 쇤버거, 케네스 쿠키어 / 21세기북스

설계된 망각 / 탈리 샤롯 / 리더스북

과학과 계몽주의 / 토머스 핸킨스 / 글항아리

경이의 시대 / 리처드 홈스 / 문학동네

깃털 / 소어 핸슨 / 에이도스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 로브터 트리버스 / 살림

음식 그 두려움의 역사 / 하비 리벤스테인 / 지식트리

백인천 프로젝트 / 정재승 외 / 사이언스 북스

신 없는 우주 / 빅터 스텐저 / 바다출판사

불멸의 이론 / 샤론 버치 맥그레인 / 휴먼사이언스

승자의 뇌 / 이안 로버트슨 / 알에이치코리아

식물은 똑똑하다 / 풀커 아르츠트 / 들녘

너무 많이 알았던 사람 / 데이비드 리비트 / 승산

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 / 스티븐 호킹/ 까치

마음의 진화 / 대니얼 데닛 / 사이언스 북스

자유는 진화한다 / 대니얼 데닛 / 동녘사이언스

주문을 깨다 / 대니얼 데닛 / 동녘사이언스

오일 풀링 / 브루스 피페 / 새로운현대

온도계의 철학 / 장하석 / 동아시아

펭귄과 리바이어던 / 요차이 벤클러 / 반비

우리는 왜 먹고, 사랑하고, 가족을 이루는가? / 미셸 레이몽 / 계단

위대한 수학문제들 / 이언 스튜어트 / 반니

아름다움은 왜 진리인가 / 이언 스튜어트 / 승산

소수 공상 / 김민형/ 반니

청결의 역습 / 유진규 / 김영사

소리로 읽는 세상 / 배명진, 김명숙/ 김영사

지구의 정복자 / 에드워드 윌슨 / 사이언스 북스

개미언덕 / 에드워드 윌슨 / 사이언스 북스

과학자의 관찰 노트 / 마이클 R. 캔필드 엮음 / 휴먼사이언스


<역사>

비운의 조선 프린스 / 이준호 / 역사의 아침

대항해 시대 / 주경철

문명과 바다 / 주경철

조선 노비들: 천하지만 특별한 / 김종성 / 역사의아침

서양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 노명환 등 / 푸른역사

제국의 탄생 / 로버트 J. C. 영 / 현암사

왕과 나 / 이덕일 / 역사의 아침

잊혀진 근대, 다시 읽는 해방 전사 / 이덕일

술탄과 황제 / 김형오 / 21세기북스

암살이라는 스캔들 / 나이토 치즈코 / 역사비평사

퇴계와 율곡, 생각을 다투다 / 이광호 / 홍익출판사

G2 시대, 리더십으로 본 조선왕 성적표 / 신동준 / 인간사랑


<중국 고전>

전쟁은 속임수다 / 리링 / 글항아리

논어, 세 번 찢다 / 리링 / 글항아리

이중톈, 사람을 말하다 / 이중톈 / 중앙북스

이중톈, 정치를 말하다 / 이중톈 / 중앙북스

쟁경 / 자오촨둥 / 민음사

정관정요, 부족함을 안다는 것 / 신동준 / 위즈덤하우스


<문학>

프라하의 묘지 1 / 움베르토 에코 / 열린책들

프라하의 묘지 2 / 움베르토 에코 / 열린책들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 박신영 / 페이퍼로드

아주 사적인 독서 / 이현우 / 웅진 지식하우스

연금술사 / 파울로 코엘료 / 문학동네

기적의 튜즈데이 / 루이스 카를로스 몬탈반 / 쌤앤파커스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차키스 / 느낌이있는책

무게 / 리즈 무어 / 문예출판사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 / 앨런 베넷 / 문학동네


<인문/사회>

보수주의자들은 왜? / 코리 로빈/ 모요사

속물 교양의 탄생 / 박숙자 / 푸른 역사

문명의 배꼽 / 박경철 / 리더스북

아테네의 변명 / 베터니 휴즈 / 옥당

빌 브라이슨의 유쾌한 영어 수다 / 빌 브라이슨 / 휴머니스트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 시오노 나나미 / 한길사

마키아벨리 / 김상근 / 21세기북스

평온한 죽음 / 나가오 카즈히로 / 한문화

성, 전쟁, 그리고 핵폭탄 / 유르겐 브라우어, 후버트 판 투일

사물의 역습 / 에드워드 테너 / 오늘의책

피로 사회 / 한병철 / 문학과지성사

도시의 쓰레기 탐색자 / 제프 페럴 / 시대의창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 슈테판 츠바이크 / 바오

위로하는 정신 / 슈테판 츠바이크 / 유유

에라스무스 평전 / 슈테판 츠바이크 / 아롬미디어

메리 스튜어트 / 슈테판 츠바이크 / 이마고

광기와 우연의 역사 / 슈테판 츠바이크 / 자작나무

모든 것은 빛난다 / 휴버트 드레이퍼스, 숀 켈리 / 사월의책

상처받지 않을 권리 / 강신주 / 프로네시스

철학의 시대 / 강신주 / 사계절

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 샘 피지개티 / 알키

신의 흔적을 찾아서 / 바바라 해커티 / 김영사

포기하는 용기 / 이승욱 / 쌤앤파커스

관찰의 힘 / 얀 칩체이스, 사이먼 슈터인하트 / 위너스북

인간은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 / 존 카이오포, 윌리엄 패트릭 / 민음사

생각의 지도 / 리처드 니스벳 / 김영사

인텔리전스 / 리처드 니스벳 / 김영사

지식의 반전, 호기심의 승리 / 존 로이드, 존 미친슨 / 해나무

위험한 충성 / 에릭 펠턴 / 문학동네

금서의 역사 / 베러너 풀트 / 시공사

데카르트의 사라진 유골 / 러셀 쇼토 / 옥당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 / 마크 팬더그라스트 / 을유문화사


<예술>

나의 서양미술 순례 / 서경식 / 창작과비평사

미술관에 간 화학자 / 전창림 / 어바웃어북

철학자가 사랑한 그림 / 김범수 외 / 알렙

예술감상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67가지 / 김소영 / 소울메이트

그림, 눈물을 닦다 / 조이한 / 추수밭

괴물이 된 그림 / 이연식 / 은행나무

미술관 옆 인문학 2 / 박홍순 / 서해문집

오래된 디자인 / 박현택 / 컬처그라퍼

예술 사회 / 김윤환 / 책으로여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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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율표에 관한 책들 | 책을 읽으며 2013-12-2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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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윌슨은 생물의 제1 법칙으로, 

모든 생명과 생명 현상은 물리화학적 법칙을 따른다,를 꼽았고, 

제2 법칙으로는 모든 생명은 진화한다,를 꼽았다. 

이와 같은 것은 근대 이후의 놀라운 과학 발전에 힘입은 바이고, 

또, 생각해보면, 생물학이란 물리학, 화학의 발달이 뒤이을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비록 생물학을 전공으로 하지만, 

물리나, 화학 쪽도 관심을 두어야 마땅할 것 같다. 

그렇지만, 정작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과학 교양서도 편중되게 읽고 있다고 자인할 수 밖에 없다. 

물리 쪽은 더욱 그렇고, 

최근 들어서야 몇 가지의 '쉬운' 화학 배경의 과학 교양서에 손이 같다. 

지금 읽고 있는 <원소의 세계사> 같은 책이 그런 류의 책인데, 

이와 비슷한 책으로는 샘 킨의 <사라진 스푼>이 인상 깊었다. 

모두 '주기율표와 관련한 세계사'(<원소의 세계사>는 원제 자체가 '주기율표'다.)

그에 반해서 <세상의 모든 원소 118>은 책장에 두고 심심할 때 들춰서 보기 좋은, 

그야말로 백과사전류의 책이다. 


원소를 찾고, 그것들을 응용하는 화학자들의 뜨거운 열정을 <사라진 스푼>에서 읽었었고, 

화학 원소와 용어의 변경에 대한 번역자의 불만이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 

<원소의 세계사>에서도 화학 원소를 어떻게 번역했는지부터 찾아보게 된다.  

 


원소의 세계사

휴 앨더시 윌리엄스 저/김정혜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사라진 스푼

이충호 역/샘 킨 저
해나무 | 2011년 10월


 

세상의 모든 원소 118

시어도어 그레이 저/꿈꾸는 과학 역/닉 만 사진
영림카디널 | 201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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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나의 논문들 | Science 2013-12-2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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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나의 한 해를 정리해본다.

매년 하듯이 가장 우선은 논문부터 정리하게 된다. 

내 직업으로는 가장 중요한 일이니 당연하다. 

올해에 내가 낸 논문의 갯수는 재작년, 작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 

따지고 보면 재작년, 작년에 낸 논문이 비정상적(?)으로 많았다. 

Tenure(정년보장)도 받았으니 좀 게을러진 것은 아니지만,

속도 조절을 생각하는 것은 맞다. 

무조건 단시간에 많이 나올 수 있는 일보다는

논문 쓰는 것을 참자는 생각이 점점 늘어간다. 

물론 간단한 논문이 절대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기에 

그런 것도 쓰지만, 그래도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핑계처럼 보일 것 같아 염려스럽다.)


2013년 현재 나온 논문은 내가 주저자(제1저자+교신저자)로 되어 있는 것은 모두 8편이다. 

그러나 그 중 2편은 엄밀하게 말해서는 2013년 1월호에 나온 논문이다. 

이걸 어떻게 칠 것인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여기서는 그래도 이미 출판이 되었으니 올해의 논문으로 쳐본다. 


Kim SY, Rhee JY, Shin SY, Ko KS*. Characteristics of community-onset NDM-1-producing Klebsiella pneumoniae isolates in Korea. Journal of Medical Microbiology 63(1):86-89, 2014 (January)

(Corresponding author)

 

Choi MJ, Ko KS*. Mutant prevention concentration of colistin in Acinetobacter baumannii, Pseudomonas aeruginosa, and Klebsiella pneumoniae clinical isolates. Journal of Antimicrobial Chemotherapy 69(1):275-277, 2014 (January)

 

Choi JY, Ko G, Jheong W, Huys G, Seifert H, Dijkshoorn, Ko KS*. Acinetobacter kookii sp. nov., isolated from soil. 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and Evolutionary Microbiology 63(12):4402-4406, 2013 (December)

 

Kim DH, Choi JY, Kim HW, Kim SH, Chung DR, Peck KR, Thamlikitkul V, So TM, Yasin RMD, Hsueh PR, Carlos CC, Hus CC, Hsu LY, Buntaran L, Lalitha MK, Song JH, Ko KS*. Spread of carbapenem-resistant Acinetobacter baumannii global clone 2 in Asia and AbaR-type resistance islands. Antimicrobial Agents and Chemotherapy 57(11):5239-5246, 2013 (October).

 

Kim SY, Shin J, Shin SY, Ko KS*. Characteristics of 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isolates from Korea. Diagnostic Microbiology and Infectious Disease 76(4):486-490, 2013 (August).

 

Ko KS*, Baek JY, Song JH. Capsular gene sequences and genotypes of ‘serotype 6E’ Streptococcus pneumoniae isolates. Journal of Clinical Microbiology 51(10):3395-3399, 2013 (October)

 

Lee JY, Peck KR, Ko KS*. Selective advantages of two major clones of carbapenem-resistant Pseudomonas aeruginosa isolates (CC235 and CC641) from Korea: antimicrobial resistance, virulence, and biofilm-forming activity. Journal of Medical Microbiology 62(6):1015-1024, 2013 (June)


Rhee JY, Choi JY, Choi MJ, Song JH, Peck KR, Ko KS*. Distinct groups and antimicrobial resistance of clinical Stenotrophomonas maltophilia complex isolates from Korea. Journal of Medical Microbiology 62(5):748-753, 2013 (May)


  

그리고, 내가 공동저자로 해서 나온 논문은 모두 4편이다. 

사실 이런 논문이 많이 줄었다. 

과거에 맺었던 관계가, 시간이 지나면서 흐려지는 탓이라 생각한다. 

그건 내 자리가 더 확실하게 정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니 부정적인 것도 아니고, 긍정적인 것도 아니라 생각한다. 


Kang CI, Cha MK, Kim SH, Ko KS, Wi YM, Chung DR, Peck KR, Lee NY, Song JH. Clinical and molecular epidemiology of community-onset bacteremia caused by extended-spectrum β-lactamase-producing Escherichia coli over a 6-year period.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28(7):998-1004, 2013 (July)


Park KH, Shin JH, Lee SY, Kim SH, Jang MO, Kang SJ, Jung SI, Chung EK, Ko KS, Jang HC. The clinical characteristics, carbapenem resistance, and outcome of Acinetobacter bacteremia according to genospecies. PLoS ONE 8(6): e65026, 2013 (June)

  

Kang CI, Wi YM, Ko KS, Chung DR, Peck KR, Lee NY, Song JH. Outcomes and risk factors for mortality in community-onset bacteremia caused by extended-spectrum-β-lactamase-producing Escherichia coli, with a special emphasis on antimicrobial therapy. Scandinavian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45(70):519-525, 2013 (July).


Cheong HS, Ko KS, Kang CI, Chung DR, Peck KR, Song JH. Clinical significance of infections caused by plasmid-mediated AmpC β-lactamases and extended-spectrum β-lactamase-producing Escherichia coli. Infection 41(1):709-712, 2013 (Febr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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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사라진 과학계의 별들, 두번째 | Science 2013-12-2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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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기씨의 "2013년 사라진 과학계의 별들" 두번째 글이다. 

http://blog.yes24.com/document/7526117

강석기 씨는 과학자의 평균 수명을 얘기하고 있는데, 나름 반가운(?) 통계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과학자가 정말 유명한 과학자라는 사실이다. 

하긴 유명하지 않은 과학자들의 평균 수명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과학은 길고 인생은 짧다 (2)

  • [강석기의 과학카페 158] 2013년 사라진 과학계 별들


오래 살고 싶으면 정말 과학자를 직업으로 택해야 하는 걸까. 지난해에 타계한 28명의 평균수명이 83.5세였는데 올해 세상을 떠난 23명의 평균 수명도 82.6세다. 이 가운데 남자 21명의 평균 수명은 83세로 미국인 남성 평균인 74세보다 7년을 더 살았다. 여성은 78.5세로 평균인 82세보다 3, 4년 짧았지만 두 명뿐이라 통계적으로 의미는 없다. 가장 장수한 사람은 1991년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로널드 코스로 1910년 생이다.


한편 23명 가운데 뉴질랜드 사람인 인류학자 마이클 모우드를 제외한 22명이 유럽이나 북미 출신이었다. 이들이 활약한 한 세대 전 과학계는 흔히 ‘백인’이라고 부르는 서구인들의 세상이었음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과학의 관점에서 진리의 발견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발견자의 국적이나 피부색은 의미가 없겠지만.



8. 제롬 칼 (1918. 6.18 ~ 2013. 6. 6) 영재 동창끼리 일낸 결정학자


정규교육 과정으로는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지적으로 조숙한 아이들이 커서는 빛을 발하지 못하는 걸 보면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과 창조하는 능력은 다른 영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쿼크를 생각해낸 이론물리학자 머리 겔만처럼 영재 출신 위대한 과학자가 없는 건 아니다. 지난 6월 6일 타계한 이론화학자 제롬 칼(Jerome Karle)도 그런 경우로 또 다른 영재 출신 수학자 허버트 하우프트먼과 함께 X선 결정학을 한 단계 끌어올린 방법론인 ‘직접법(direct methods)’를 고안했고 그 업적으로 두 사람은 1985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1918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칼은 15살에 뉴욕의 시티칼리지에 입학했고 19살에 졸업했다. 당시 졸업 동기가 한 살 연상인 하우프트먼이다. 칼은 하버드에서 생물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미시건대 화학과에서 기체에 전자를 쏘았을 때 나오는 회절패턴을 연구했다. 이때 동료 대학원생인 이사벨라 루고스키를 만났고 둘은 1942년 결혼했다.


1943년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 해군의 프로젝트인 탄화수소 윤활제의 구조 연구를 하다가 1946년 아내와 함께 미 해군연구소(NRL)에 자리를 잡았다. 둘은 2009년 은퇴할 때까지 무려 63년 동안 근무했다. 한편 하우프트먼은 컬럼비아대 수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마친 뒤 이차세계대전이 끝난 뒤 해군연구소에 들어와 친구 칼과 함께 결정학 연구를 시작했다.


X선을 결정에 쪼였을 때 회절하는 빛의 패턴을 분석해 결정의 구조를 밝히는 X선결정학은 1910년대 영국의 물리학자 로렌스 브래그가 개척했지만(과학카페 103 참조), 그 방법이 불완전해 실제 구조를 밝히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했다. 칼과 하우프트먼은 1952년 결정학자 데이비드 세이어가 유도한 ‘세이어 방정식’을 이용해 혁신적인 회절 데이터를 해석 방법을 개발했다. ‘직접법’이라고 불리는 이 방법은 X선 회절 데이터로 분자 구조를 밝히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대폭 줄여 오늘날 화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 업적으로 칼과 하우프트먼은 1985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는데 정작 세이어는 수상하지 못해 당시 논란이 되기도 했다(과학카페 107(1) 참조). 칼은 해군연구소의 물질구조실험실을 이끌며 결정학 외에도 양자화학, 유리질과 비결정물질 등 여러 분야에 손을 댔다. ‘네이처’에 부고를 쓴 웨인 헨드릭슨 컬럼비아대 교수는 1969년부터 1984년까지 물질구조실험실에서 일했는데, 글 말미에 쓴 걸 보면 칼은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었던 것 같다.


“이런 다양한 활동은 여러 연구그룹 사람들이 필요하고 대규모 실험도 수반되지만, 내가 아는 한 제리(Jerry, 제롬의 애칭)는 고독한 이론가였다. 그는 많은 논문을 단독 저자로 게재했고, 주로 상대하는 사람은 그의 이론을 (시뮬레이션으로) 테스트할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이었다.”


9. 케네스 윌슨 (1936. 6. 8 ~ 2013. 6.15) 6년간 논문 한 편 안 낸 이론물리학자


연말이면 대학 때 친했던 친구 네다섯 명이 만나 저녁을 하는데, 올해는 한 명이 미국에 있어 넷이 봤다. 필자를 뺀 세 명은 교수로 한창 연구에 물이 올랐을 때다. 예전에는 실없는 여자 얘기도 했지만 이제는 모든 관심이 연구로 쏠려있다. 가끔 필자를 의식해 자기들 얘기만해서 미안하다며 화제를 돌리다가도, 대화는 다시 연구로 돌아가 유명저널에 논문 내는 얘기, 연구비 따내는 얘기, 실험실 학생 문제, 신규 교수 채용 갈등 등 이야기가 끝이 없다. 2차도 모자라 카페로 3차를 가자는데(술도 제쳤다!), 필자는 편하게들 얘기하게 원고 마감이 있다는 핑계로 자리를 피해줬다.


우리나라 연구 환경에서 아직 정년보장을 받지 않은 교수가 일 년에 논문 한편 내지 않는다면 다들 ‘저 친구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하며 의아해할 것이다. 하물며 조교수로 갓 부임한 젊은 학자가 무려 6년 동안이나 논문을 안 쓰고 버틴다는 건 상상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1936년 미국 월섬에서 태어난 케네스 윌슨(Kenneth Wilson)은 MIT에서 공학을 가르친 할아버지와 하버드대 교수로 이론화학자인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았다.


리처드 파인만도 쩔쩔맨 칼텍의 천재 이론물리학자 머리 겔만을 지도교수로 박사과정을 마친 윌슨은 1963년 불과 27세에 명문 코넬대에 조교수로 스카웃됐다. 그러나 6년이 지나도록 논문 한 편 안 써 학과 교수들을 크게 실망시키더니 마침내 1969년부터 결과물을 내놓기 시작했고 깜짝 놀란 대학은 1971년 윌슨의 정년을 보장해줬다.  


윌슨이 오랫동안 홀로 고민한 것은 물리학의 근본적인 문제로 측정 장비의 한계로 아주 작은 크기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 그 결과 계산에서 무한값이 종종 나오는데 ‘재규격화(renormalization)’라는 방법으로 무한값을 없애는 기법이 개발돼 있었으나 너무 작위적이어서 다들 불만스러워했다. 윌슨은 상전이현상을 설명하는 새로운 재규격화 기법을 개발했고 이를 입자물리학에 적용해 쿼크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격자게이지이론을 내놓았다. 그는 이 업적으로 1982년 노벨물리학상을 단독 수상했다.


10. 휴 헉슬리 (1924. 2.25 ~ 2013. 7.25) 근육수축 메커니즘을 밝힌 생물리학자


노인사회가 되면서 단순히 오래 사는 게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한다는 말이 공감을 받고 있다.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비결이 많겠지만 근육을 유지하는 게 특히 중요하다는 주장이 많이 들린다. 최근 ‘평생 살찌지 않는 몸으로 건강하게 사는 근육 만들기’라는, 일본 근육생리학자 이시이 나오카타 도쿄대 교수의 책이 번역돼 나오기도 했다.


1924년 영국 체셔에서 태어난 휴 헉슬리(Hugh Huxley)는 근육 작동을 이해하는데 평생을 헌신한 과학자다. 케임브리지대에서 물리학을 공부한 헉슬리는 졸업 뒤 공군에 4년 동안 복무하면서 레이더를 맡았는데 이때 전기와 기계 장비에 대해 많은 걸 터득했다. 제대 후 의학연구위원회(MRC)의 생물계분자구조팀에 들어가 존 켄드루의 지도아래 X선결정학으로 근육 구조를 밝히는 연구를 박사학위 주제로 삼았다. 켄드루는 근육단백질 미오글로빈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해 1962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당시 근육 구조에 대해 알려진 건 광학현미경으로 봤을 때 밝은 띠와 어두운 띠가 교대로 나타나고 액틴과 미오신이라는 단백질이 실 같은 구조를 만든다는 정도였다. 헉슬리는 X선 패턴을 분석해 근육이 수축할 때 액틴과 미오신이 서로 연결된 채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1952년 미국 MIT로 건너간 헉슬리는 전자현미경 데이터를 분석해 액틴과 미오신이 서로 미끌어지며 근육수축이 일어난다는 연구결과를 1953년 ‘네이처’에 발표했지만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흥미롭게도 근육을 연구하는 또 다른 영국인 헉슬리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작년에 타계한 앤드루 헉슬리(Andrew Huxley, 과학카페 107(3) 참조)다. 둘은 성이 같지만 친척은 아니다. 앤드루는 간섭현미경 관찰로 비슷한 결론을 얻었기 때문에 휴의 논문을 지지했고 둘은 이듬해 ‘네이처’에 각각 좀 더 진전된 연구결과를 나란히 발표했다.


1962년 MRC로 돌아온 휴 헉슬리는 그 뒤 50년 동안 분자생물학실험실을 이끌며 미오신의 운동메커니즘을 좀 더 자세히 연구했다. 1988년 미국 브랜다이스대로 자리를 옮긴 헉슬리는 고감도 장비를 써 밀리초 간격으로 근육수축 데이터를 얻는데 성공했다. 2004년 헉슬리는 ‘유럽생화학저널’에  50년 전 내놓은 자신의 가설을 확증한 연구결과를 실었다.


11. 토니 파우슨 (1952.10.18 ~ 2013. 8. 7) 세포 신호 전달의 비밀을 밝힌 생화학자


1952년 영국 켄트에서 태어난 토니 파우슨(Tony Pawson)은 케임브리지대에서 생화학을 공부한 뒤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버클리대로 건너가 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후지나미육종바이러스(FSV)의 v-Fps라는 단백질을 연구하다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단백질 중간에 다른 단백질의 인산화된 타이로신(아미노산의 하나)에 달라붙는 특정한 아미노산 서열이 있었던 것. 파우슨은 이 영역을 SH2라고 불렀다.


파우슨은 SH2와 인산화된 타이로신을 통한 단백질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외부 신호가 세포 안으로 전달된다고 추측했다. 그리고 실험을 통해 다른 여러 단백질에도 SH2 영역이 존재해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걸 밝혔다. 1981년 캐나다로 건너가 브리티시컬럼비아대를 거쳐 1985년 토론토대와 시나이산병원에 자리를 잡은 파우슨은 세포내 단백질 신호 네트워크를 규명하는 프로테오믹스(proteomics, 단백질체학) 연구를 이끌었다.


오늘날 단백질체학은 질병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약물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방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파우슨은 만년 노벨상 후보였지만 결국 수상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61세에 자택에서 갑자기 사망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12. 피터 후튼로처 (1931. 2.23 ~ 2013. 8.15) 시냅스 가지치기를 발견한 신경학자


사람은 가까운 친척인 침팬지에 비해 뇌용적이 세 배나 된다. 그래서인지 신생아는 뇌가 미성숙한 상태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뇌가 성숙할 때를 기다렸다가는 출산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아기의 뇌는 출생 직후 큰 변화를 겪는데, 생후 한 달 사이에 신경세포(뉴런) 사이를 연결하는 시냅스가 급증한다(어느 정도 예상한 일). 그런데 놀랍게도 돌이 지나 아기가 걷고 말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기껏 만들어놓은 시냅스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없앨 거면 애초에 만들지를 말지 왜 우리 신경계는 이런 비효율적인 과정을 겪는 것일까.


사실 한 세대 전만해도 사람들은 아기의 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도 몰랐다. 1970년대 위의 사실을 처음 밝혀낸 신경학자 피터 후튼로처(Peter Hudttenlocher)가 지난 8월 15일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1931년 독일에서 태어난 후튼로처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오페라가수였던 어머니가 나치를 피해 1937년 혼자 미국으로 도망쳤기 때문이다. 화학자인 아버지가 돌봐주기는 했지만 후튼로처와 형은 어린 시절 나치의 만행과 전쟁의 참화를 온몸으로 겪었다. 1949년 어머니를 만나러 형과 미국에 온 후튼로처는 미국에 눌러앉기로 하고 뉴욕의 버팔로대에 들어갔다. 1953년 철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후튼로처는 하버드대의대에 입학해 차석으로 졸업했다.


후튼로처는 예일대의대 소아과와 신경학과 교수를 거쳐 1974년에 시카고대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이런저런 이유로 죽은 아이들의 뇌 안을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봤다. 정상아와 정신지체아의 차이를 뉴런 차원에서 규명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는 정상아의 뇌에서 예상치 못한 패턴을 발견했다. 즉 태어나서 돌이 될 때까지 시냅스 숫자가 10배 이상 급증했고 그 이후에는 다시 줄어들다가 사춘기에 들어가면서 안정화됐던 것. 당시 신경과학자들은 그의 발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20여년이 지나 뇌의 가소성이 인식되면서 시냅스 가지치기(pruning)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즉 태어나서 일 년 사이에 만들어진, 거의 무작위로 뉴런 사이를 연결하는 시냅스 가운데 아기가 걷고 말하며 사용하는 것들은 강화되고 사용하지 않는 것들은 퇴화해 없어진다는 것. 바꿔 말하면 어린 시절 올바른 경험을 하지 못하면 뇌의 회로가 그만큼 부실해진다는 말이다. 또 유전적 영향으로 시냅스 가지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기도 한다. 자폐성 질환이나 정신지체도 시냅스 가지치기에 문제가 있거나 시냅스 형태가 비정상적인 결과라고 한다.


후튼로처는 뇌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치료하고 돌보는데 헌신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역시 말년엔 신경질환인 파킨슨병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다 죽음을 맞았다. 


13. 데이비드 바커 (1938. 6.29 ~ 2013. 8.27) 태교의 중요성을 알았던 영국인 의사


세상은 돌고 도는 것인가. 한국전쟁 때 미군들은 김치나 된장을 미개한 식품이라며 코를 막고 얼굴을 찡그렸는데 지금은 ‘세계 10대 건강식품’에 김치와 (청국장 친척인) 나또가 선정되니 말이다. 태교도 마찬가지다. 다 쓸데없는 미신이라며 정작 우리는 전통을 무시하는 사이 서구에서는 과학이라는 겉옷을 입고 임신했을 때 산모의 몸가짐이 태어날 아기의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는 가설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지난 8월 27일 75세에 갑작스런 뇌출혈로 사망한 영국의 역학자(epidemiologist) 데이비드 바커(David Barker)가 바로 서구의 원조 태교애찬론자다. 오늘날 ‘바커 가설(Barker hypothesis)’로 불리는 그의 이론은 태아 환경과 신생아일 때 건강이 몸의 대사와 성장을 영구적으로 프로그래밍해 노년의 질병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 이는 유전적 요인이나 성인의 잘못된 생활습관이 당뇨와 심혈관질환 같은 만성질환의 원인이라는 ‘상식’을 깨는 도발적인 주장이다. 따라서 바커가 처음 이런 주장을 내놓았을 때 의학계의 반응은 싸늘했다.


런던의 가이병원에서 의학도의 길을 가던 바커는 일 년 동안 의학 공부를 중단하고 신체인류학, 비교해부학, 발생학, 포유류생물학 등 주변 학문에 탐닉하기도 했다. 그의 박사논문 주제는 출산 전 영향과 정신지체로 훗날 연구방향을 암시하고 있다. 바커는 아프리카 우간다에 파견돼 풍토병인 부룰리궤양을 조사하다가 정치 혼란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가족들을 데리고 케냐로 야반도주하기도 했다.


1972년 사우샘프턴대에 자리를 잡은 바커는 역학(疫學) 강의로 명성을 얻었고 1984년 사우샘프턴에 있는 의학연구위원회(MRC) 실험역학단위 책임자가 됐다. 그는 잉글랜드와 웨일즈의 역학조사를 통해 1910년 영아 사망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이 1970년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한 사람 비율도 가장 높다는 걸 발견했다. 이런 현장조사 자료들을 토대로 태아 환경이나 영아 때 환경이 나쁘면 인생 후반기에 만성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가설을 세웠다. 바커는 그 뒤 30년 동안 여러 사람들과 협력하면서 다양한 조사와 실험을 통해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 그는 저소득층 산모의 식단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14. 로널드 코스 (1910.12.29 ~ 2013. 9. 2) 시장의 숨겨진 진실을 드러낸 법경제학자


나이 사십이 넘도록 자산관리라고는 이자가 물가상승률 수준인 정기예금에 돈을 넣어두는 게 사실상 전부인 필자는 가끔 자신이 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20여 년 전 평촌 신도시가 막 문을 열었을 때 평당 100만원하던 아파트 한 채만 사놨어도 지금쯤 재산이 두 배는 됐을 것이다. 지금까지 과학책에 쏟아 부은 시간의 1%만 경제서적에 할애했어도 재산이 네 배는 되지 않았을까.


올해 부고가 실린 23명 가운데 자연과학자(의학자 포함)가 아닌 사람이 둘인데, 그 가운데 한 명이 199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널드 코스(Ronald Coase)다. 물론 코스가 돈 잘 버는 비법을 개발해 상을 받은 건 아니고 기존 경제학자들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시장의 진실을 드러내 오늘날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던졌기 때문이다.


1910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코스는 원래 역사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필수 과목인 라틴어를 이수하지 못해 포기했고 차선으로 생각한 화학도 수학이 싫어 접었다. 결국 런던경제대(LSE)에서 상학을 공부했는데 특이한 건 이 기간 동안 경제학 과목을 하나도 듣지 않았다는 것. 1931년 졸업시험을 통과한 뒤 이듬해 학위를 받을 때까지 산업법을 공부하며 변호사를 준비하다, 1년간 미국의 산업구조를 시찰하는 여행장학금을 받는 행운이 찾아왔다.


이때의 현장경험은 코스에게 ‘기업은 왜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했고 그는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에서 답을 찾았다. 즉 모든 거래를 개인 당사자들이 진행할 경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기업이 등장해 이를 대신한다는 것. 그리고 기업이 커질수록 내부의 거래비용도 커지기 때문에 업종에 따라 기업의 규모가 정해진다는 통찰이다. 이 아이디어를 가다듬어 1937년 학술지 ‘에코노미카’에 실은 논문 ‘기업의 본질’은 고전으로 남아있다.


던디경제상업대를 거쳐 리버풀대, 런던경제대에서 강의하던 코스는 1951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사회주의 영국에 대한 염증과 자유분방한 미국에 대한 동경’을 실행에 옮겼다. 버펄로대를 거쳐 1959년 버지니아대에서 미국통신위원회에 대해 연구하면서 코스는 방송주파수 배분에 경매방식을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1960년 ‘법경제학저널’에 발표한 논문 ‘사회 비용의 문제’는 이 연구를 발전시킨 내용이다. 


논문에서 코스는 정부의 지나친 간섭과 규제보다는 당사자들 사이의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1990년 미국 정부는 업체에 이산화황 1킬로그램당 1달러의 세금을 물리는 기존 정책대신 배출권거래제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기업에 동기부여가 돼 실질적으로 이산화황 배출량이 수백 만 톤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코스는 기존 경제학을 ‘칠판 경제학’이라고 비난하면서 경제학자들은 그래프만 갖고 놀 게 아니라 실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하다고 강조했다. 즉 인간의 본성은 경제학이 가정하는 것처럼 합리적인 것도 아니고 시장과 기업, 법률 같은 제도가 미치는 영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 의사결정은 가격 메커니즘에 따라 이뤄지는 게 아니라 윗사람의 결정에 따른다는 것.


코스는 사실상 위의 두 논문, 즉 1937년과 1960년 발표한 연구업적으로 199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주류 경제학이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은 과정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코스는 1964년부터 1981년 은퇴할 때까지 시카고대에 적을 뒀는데, 경제학과가 아니라 법대 교수였다. 

동아사이언스 강석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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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의 자연에서의 역할 | 책을 읽으며 2013-12-24 21:38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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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관한 책인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마크 펜더그라스트) 같은 책을 읽으면서도 다음과 같은 부분에 더 신경을 쓰며 읽게 된다.  

혹은, 커피에 관한 책에 이런 진화학적 마인드를 쉽게 적용시킬 수 있는 저자의 안목, 또는 그런 안목을 적절하게 인용할 줄 아는 안목에 눈길이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카페인이나 코카인 같은 향정신성 알칼로이드 함유 식물들은 거의 전부가 열대지방에서 자란다. 

실제로, 열대 우림에서 독특한 마약 성분 함유 식물이 그렇게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생존을 위한 투쟁에서 휴식 기간을 제공해 줄 겨울이 없는 탓에 생존 경쟁이 아주 치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식물들이 보호 매커니즘으로서 그런 마약 성분을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커피의 카페인 함유도 해충을 막기 위한 천연 살충제로서 진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 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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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의 과학을 정리하는 또 하나의 방법, 사라진 별들 | Science 2013-12-2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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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을 정리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입니다. 

과학칼럼리스트 강석기 씨는 예년처럼 Nature와 Science지에 난 부고 기사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2013년에 사라진 과학계의 별들을 살펴보는 것이지요. 

조금 당혹스러운 것은, 이들의 과학적 업적은 알고 있는 것이지만, 이들 과학자의 이름은 몰랐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작업이 더 의미있어 보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과학자 자신의 이름보다 그의 과학적 업적이 더 남는 것이 더 중요하단 생각도 드네요.

(과학적 업적은 사라지고, 과학자의 이름만 남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강석기씨가 제목을 "과학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고 정한 것도 비슷한 의미라 생각합니다. 



과학은 길고 인생은 짧다 (1)

  • [강석기의 과학카페 158] 2013년 사라진 과학계 별들


 자유로운 사람은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지혜는 죽음이 아니라 삶의 숙고에 있다.
- 바뤼흐 스피노자, ‘에티카’

 

  지난해 마지막 과학카페에서 필자는 ‘과학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는 제목으로 2012년 타계한 과학자들의 삶과 업적을 뒤돌아봤다. 시간은 강물처럼 흘러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2013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올 한 해 동안에도 많은 저명한 과학자들은 유명을 달리했다. 이번에도 마지막 과학카페에서 이들을 기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과학저널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부고가 실린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네이처’에는 ‘부고(obituary)’, ‘사이언스’에는 ‘회고(retrospective)’라는 제목의 란에 주로 동료나 제자들이 글을 기고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했다.

 

  올해 ‘네이처’에는 24건, ‘사이언스’에는 7건이 실렸다. 그런데 연초에는 지난해 말 타계한 과학자들을 소개한 글이어서 올해 사망한 과학자만 치면 ‘네이처’가 21건, ‘사이언스’가 6건이다. 두 저널에서 함께 소개한 사람은 4명이다. 결국 두 곳을 합치면 모두 23명이 된다. (특이하게도 올해 ‘사이언스’의 부고 건수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확 줄어들었는데, 웬만하면 다루지 않기로 편집방향이 바뀐 건지는 잘 모르겠다.)

 

  이미 과학카페에서 다룬, 4월 20일 93세로 타계한 분자생물학의 개척자 프랑수아 자콥(125회)과 7월 23일 63세로 세상을 떠난 인류학자 마이클 모우드(142회)를 뺀 21명을 사망한 순서에 따라 3회에 걸쳐 소개한다.


1. 브리지트 아스코나스 (1923. 4. 1 ~ 2013. 1. 9) 교과서에 실린 연구를 한 면역학의 대모



1923년 빈에서 태어난 브리지트 아스코나스(Brigitte Askonas)는 1938년 나치를 피해 가족과 함께 오스트리아를 떠났고 1940년 캐나다에 정착했다. 맥길대에서 생화학을 공부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케임브리지대에서 역시 생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52년 평생직장이 될 영국 국립의학연구소(NIMR)에 들어가 처음에는 우유단백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연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스코나스는 항원이 혈액의 항체를 침전시키는 현상에 대한 면역학자 존 험프리의 세미나를 듣고 면역계로 관심을 돌렸다. 때마침 1957년 연구소가 험프리의 제안에 따라 면역학 분과를 열면서 아스코나스는 창설 멤버로 참여했다. 아스코나스는 백혈구 가운데 항체를 만드는 B세포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그 결과 특정 B세포 클론이 특정 항체를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뒤이어 또 다른 백혈구인 대식세포가 항원을 잡아먹고 분해해 일부를 세포 표면에 내놓아(항원 제시) B세포가 항체를 만들게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들 면역학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근본적인 발견이다. 1976년 면역학 분과 책임자가 된 아스코나스는 동료들을 이끌며 세포독성T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죽인다는 사실 등 중요한 결과를 잇달아 내놓았다.

 

  아스코나스가 과학자의 삶을 시작할 무렵만 해도 여성 과학자는 드물었다. 아스코나스는 케임브리지대 생화학과에서 박사과정을 할 때 영국왕립학회 최초의 여성 회원이었던 마가렛 스테펜슨과 도로시 니담을 롤 모델로 삼았는데, 훗날 그녀 자신도 많은 여성 과학자들의 롤 모델이 됐고 실제로 뛰어난 면역학자들을 여럿 길러냈다. 아스코나스는 1973년 50세에 영국왕립학회 회원으로 선출됐다.

 

 

2. 로버트 리처드슨 (1937. 6.26 ~ 2013. 2.19) 색맹이 전화위복이 된 실험물리학자


학창시절 과학을 좋아했는데 색맹 때문에 이과 대신 문과를 택했다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물론 화학이나 생물학을 전공할 경우는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수학이나 물리학(많은 부분)은 총천연색을 제대로 못 보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태어난 리처드슨은 1954년 버지니아공대에서 화학을 전공했으나 색맹이 문제가 될 것 같아 물리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물리학과 졸업 뒤 석사과정으로 경영학을 공부할까 시도했지만 영 흥미를 못 느끼고 다시 물리학으로 돌아와 듀크대 박사과정을 들어갔고 여기서 아내가 될 매카시를 만났다. 그는 극저온에서 원자 무리가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연구했다. 1966년 학위를 마친 뒤 코넬대의 저명한 저온물리학자 데이비드 리 교수의 실험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있다가 1968년 교수가 됐다.

 

  1970년대 초 리 교수와 리처드슨, 그리고 리 교수 실험실의 대학원생  더글러스 오셔러프는 헬륨의 동위원소인 헬륨-3이 초저온일 때 보이는 행동을 연구하다가 절대온도 0.002도에서 헬륨-3이 초유체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헬륨-4가 절대온도 2.2도에서 초유체가 된다는 사실은 이미 1937년에 발견됐지만, 헬륨-3도 초유체가 될 수 있다는 건 놀라운 발견이었다.

 

  헬륨-3과 헬륨-4는 원자핵에서 중성자 하나 차이일 뿐인 것 같지만 둘은 양자역학의 관점에서는 근본적으로 다른 입자다. 즉 헬륨-4가 원자핵 스핀이 정수인 보손인 반면 헬륨-3은 반(半)정수인 페르미온이기 때문이다. 보손의 행동은 보스-아인슈타인 통계를 따르고 페르미온은 페르미-디락 통계를 따르는데, 둘 사이의 큰 차이는 여러 입자가 동일한 양자상태를 가질 수 있느냐 여부다. 헬륨-4가 저온에서 초유체가 되는 건 입자가 모두 바닥상태로 응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헬륨-3이 극저온에서 초유체가 되는 현상은 페르미온인 헬륨-3 원자 두 개가 쌍을 이뤄 보손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이 업적으로 세 사람은 1996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네이처’에 리처드슨 부고를 쓴 사람이 오셔러프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다. 오셔러프는 부고 말미에 리처드슨의 슬픈 가족사를 언급했는데 1998년 그의 둘째 딸 파밀라가 28살에 심장질환으로 세상을 뜬 사건이다. 이 슬픔을 잊기 위해 리처드슨 부부는 코넬대의 동료 앨런 지암바티스타와 함께 물리학 교재 ‘College Physics’를 집필했다고 한다.

 

 

3. 도널드 글레이저 (1926. 9.21 ~ 2013. 2.28) 맥주거품에서 노벨상을 발견한 물리학자


어떤 종류의 일을 하던 간에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업무가 끝나면 술집에 들러 한 잔 걸쳐야 하루가 마무리된 것 같다고 한다. 지난 2월 28일 세상을 떠난 도널드 글레이저(Donald Glaser)도 그런 사람이었을까.

 

  1926년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태어난 글레이저는 케이스응용과학대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했다. 그는 음악에도 소질이 있어 대학시절 클리블랜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비올라 연주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1946년 졸업 뒤 명문 칼텍의 물리학과에서 박사과정을 했는데 그의 지도교수는 1932년 우주선(cosmic rays)에서 반물질인 양전자를 발견해 1936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칼 앤더슨이었다. 글레이저는 지도 교수가 역사적인 발견을 한 장비인 안개상자를 여전히 이용했지만, 이 과정에서 실험장비를 디자인하고 만드는 노하우를 쌓았다.

 

  1949년 불과 23살에 미시건대 교수가 된 글레이저는 1952년 어느 날 술집에서 맥주잔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거품이 생기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거품상자(bubble chamber)를 발명했다. 우주선 입자가 지나갈 때 안개상자에서는 기체 안에 액체 방울이 만들어지지만(제트기가 지나간 자리에 생기는 구름처럼), 거품상자에서는 액체 안에 기포가 만들어진다. 거품상자는 안개상자에 비해 감도가 훨씬 뛰어났고 이를 이용해 수많은 입자들의 존재가 밝혀졌다. 글레이저는 거품상자를 발견한 공로로 1960년 불과 34살의 나이에 단독으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한편 1959년 버클리대로 자리를 옮긴 글레이저는 입자물리학에 싫증을 느끼고 다른 많은 뛰어난 물리학자들이 그랬듯이 분자생물학을 기웃거리기 시작했고 1964년 아예 분자생물학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여러 실험장비를 고안했고 1971년에는 미국 최초의 생명공학회사인 세투스(Cetus)를 설립했다. 1980년대 이 회사를 다니던 괴짜 화학자 캐리 멀리스는 생명과학 분야의 가장 혁신적인 기술의 하나인 PCR(중합효소연쇄반응)을 발명했고 1993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분자생물학도 시들해진 글레이저는 1980년대 초 안식년을 맞아 롤랜드연구소의 에드윈 랜드 박사 실험실에 머물며 우리 눈이 색채를 지각하는 메커니즘에 관심을 보였다. 그 뒤 그는 지각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시각 심리물리학과 시각계의 계산모형을 연구했다. ‘네이처’에 부고를 쓴 토마소 포기오가 MIT의 뇌․인지과학과 교수인 이유다. 글 말미에서 포기오는 글레이저의 천재성을 부러운 듯이 이렇게 묘사했다.

 

  “그에게 세계는 신기한 게 가득한 정원이었다. 글레이저는 분명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 놀랍도록 반직관적인 관찰을 해내곤 했다.”

 

 

4. 로버트 에드워즈 (1925. 9.27 ~ 2013. 4.10) 오백만 시험관아기들의 대부 잠들다


결혼이 갈수록 늦어지면서 알게 모르게 시험관아기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적정 임신 시기를 놓쳐 자연임신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만일 이 기술이 없었다면 예전만큼은 아니겠지만 자식을 보기 위해 두 집 살림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4월 10일 시험관아기 기술을 개발한 로버트 에드워즈(Robert Edwards) 교수가 88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1925년 영국 배틀리에서 태어난 에드워즈는 웨일즈대에서 농학과 동물학을 공부한 뒤 4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에든버러대에서 동물유전학으로 박사과정을 하면서 쥐의 배란을 조작하는 기법을 익혔다. 브리지트 아스코나스보다 몇 년 늦게 국립의학연구소(NIMR)에 취직한 에드워즈는 여성용 피임약으로 쓸 백신을 개발하는 업무를 하면서 틈틈이 난자를 연구했다.

 

  그런데 1960년대 초 신임 소장이 부임하면서 인간 시험관아기에 대한 연구를 금지시켰다. 이에 실망한 에드워즈는 케임브리지대로 자리를 옮긴 앨런 파케스를 따라갔고 거기에 눌러앉았다. 에드워즈는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시험관아기의 기초연구를 진행했고 사람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연구를 하고 싶은 열망이 갈수록 커졌지만 난자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그의 과격한 연구 주제 때문에 의사들이 그를 기피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학회에서 부인학 전문의 패트릭 스텝토 박사를 만났다. 복강경 기술의 개척자인 스텝토 박사 역시 주위 의사들로부터 기피대상이었는데, 에드워즈는 복강경이 난자 채취에 이상적인 기구임을 알아차렸고 둘은 의기투합했다. 에드워즈는 간호사 진 퍼디를 훈련시켜 실험을 맡겼다. 이들은 인공수정을 한 뒤 자궁에 착상시키는 시도를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고민하던 에드워즈는 자연 월경 주기 동안 성숙한 난자를 채취해야 함을 깨달았고 1978년 7월 26일 마침내 첫 번째 시험관아기 루이즈 브라운(Louise Brown)이 태어났다.

 

  첫 시험관아기가 태어난 뒤에도 그 전처럼 언론과 학계는 여전히 에드워즈를 맹비난했고, 에드워즈는 여덟 차례나 명예훼손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시험관아기는 어딘가 비정상일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자연임신으로 태어난 아이들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게 확인되면서 시술은 점차 확대됐고 전 세계로 퍼져 지금까지 500만 명이 넘는 시험관아이가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 노벨위원회는 30여 년 전 시험관아기 기술을 개발한 공로로 에드워즈를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는데, 두 가지 측면에서 이왕 줄 거였으면 좀 더 빨리 줄 것이지 하는 아쉬움이 든다. 먼저 공동 개발자였던 패트릭 스텝토 박사가 1988년 타계한 것. 그가 살아 있었다면 당연히 공동수상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슬픈 건 2010년 수상자 발표 때 에드워즈는 이미 치매가 중증이어서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상을 받았는지도 몰랐을 거라는 점이다. ‘인공’ 수정으로 수많은 불임부부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다준 과학자에게 ‘자연’은 왜 이토록 잔인했던 것일까.

 

 

5. 크리스티앙 드 뒤브 (1917.10. 2 ~ 2013. 5. 4) 리소좀을 발견한 생화학자


 1917년 런던 근교에서 태어난 크리스티앙 드 뒤브(Christian de Duve)는 이름에서 짐작하듯이 영국인은 아니다. 그의 부모는 1차 세계대전을 피해 영국으로 건너온 벨기에사람으로 전쟁이 끝나자 다시 벨기에로 돌아갔다. 1934년 루뱅카톨릭대에서 의학공부를 시작한 드 뒤브는 인체가 연료인 포도당을 대사할 때 췌장 호르몬인 인슐린과 글루카곤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했다. 그는 다소 역마살이 있었는지 스웨덴과 미국의 실험실을 전전하다가 1947년 마침내 루뱅으로 돌아와 의대 교수가 됐다.

 

  그런데 귀국길에 록펠러대에 잠깐 들렀는데 여기서 벨기에인 과학자 알베르 클로드를 만났다. 클로드는 당시 막 개발된 실험장비인 전자현미경과 고속원심분리기로 세포 내부의 구조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1945년 세포핵 주변의 주름 같은 구조인 소포체를 발견해 유명해진 인물이다. 드 뒤브는 루뱅에서 인슐린과 글루카곤 연구를 계속하면서 클로드의 방법론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포도당-6-인산가수분해효소가 소포체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슐린에서 세포 구조로 관심이 옮겨간 드 뒤브는 1950년대 중반 세포내소기관인 리소좀(lysosome)을 발견한다. 수많은 가수분해효소가 들어있는 리소좀은 침입한 세균이나 손상된 세포내소기관 등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드 뒤브 교수팀은 뒤이어 산화와 관련된 효소를 지니고 있는 세포내소기관인 퍼옥시좀(peroxisome)을 발견했다. 1974년 드 뒤브는 클로드, 조지 펄레이드와 함께 세포내 구조와 기능을 규명한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드 뒤브는 루뱅의 실험실과 함께 1962년부터 1987년까지 미국 록펠러대에도 실험실을 운영하며 대서양을 오갔다. 또 여성과학자를 대상으로 하는 로레알-유네스코상 제정에도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참고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명희 박사(1998년)과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빛내리 교수(2008년)가 이 상을 수상했다.

 

 

6. 조 파먼 (1930. 8. 7 ~ 2013. 5.11) 남극 오존층 구멍을 발견한 지구물리학자


1970년대 대기화학자 셔우드 롤런드와 마리오 몰리나는 프레온이 성층권 상부의 오존층을 파괴해 지표가 자외선에 노출될 위험성을 경고하는 논문을 발표했지만 격한 반발에 부딪쳐 고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1985년 남극 오존층에 구멍이 뚫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전세는 일시에 역전이 됐고 1987년 프레온 사용을 규제하는 국제환경협약인 몬트리올 의정서가 만들어졌다. 남극 오존층 구멍을 발견한 과학자 조 파먼(Joe Farman)이 지난 5월 11일 83세로 타계했다.

 

  영국 노퍽에서 태어난 파먼은 케임브리지대에서 자연과학을 공부한 뒤 군수업체에서 유도미사일을 연구하다 1956년 포클랜드제도보호령조사단(훗날 영국남극조사단(BAS)으로 개명)에 들어가 1990년 은퇴할 때까지 근무했다. 그는 오존수치와 복사수치 등 기본 지구물리 데이터를 측정하는 임무를 수행했는데, 1980년대 초 남극 핼리만(Halley bay) 상공 성층권에서 측정한 오존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다는 걸 발견했다. 파먼과 동료들은 측정오차를 비롯한 모든 가능성을 조사하며 반복해서 데이터를 얻었지만 결과는 같았다. 결국 파먼은 프레온의 분해산물이 오존층을 파괴했다는 주장을 담은 논문을 1985년 ‘네이처’에 발표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파먼은 굉장히 깐깐한 사람으로 데이터의 디테일에 집착했다고 한다. 반면 컴퓨터시뮬레이션은 신뢰하지 않아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오류를 찾을 때마다 무척 통쾌해했다. 파먼은 1990년 은퇴한 뒤에도 유럽오존연구조정단위와 영국남극조사단 등 여러 기관에서 무보수로 자원봉사하며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나눠줬다. 또 당시 마거릿 대처 행정부가 세계 기후 협약을 주도할 수 있게 자문을 하기도 했다.

 

 

7. 하인리히 로러 (1933. 6. 6 ~ 2013. 5.16) 주사터널링현미경을 발명한 고체물리학자


 1933년 스위스 부크스에서 이란성쌍둥이로 태어난 로러는 아인슈타인이 다녔던 스위스연방공대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다. 그의 전공은 초전도체였는데, 1963년 스위스 뤼슐리콘에 있는 IBM연구소에 들어가서는 반강자성체를 연구했다. 반강자성은 자성체가 특정 온도 밑에서 이웃한 원자의 자기모멘트가 서로 상쇄돼 전체적으로 자성이 없는 상태가 되는 성질이다.

 

  1970년대 들어 로러는 물질의 표면구조로 관심을 옮겼는데, 막상 연구를 하려하자 마땅한 실험도구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장비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뛰어난 젊은 독일 물리학자 게르트 비니히를 고용해 함께 연구에 착수했고 1981년 마침내 주사터널링현미경(STM)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STM은 통상적인 현미경과는 달리 렌즈가 없고 대신 탐침을 물체 표면에 가까이 댄 뒤 전자를 쏘아 보내 전자가 투과하는(터널링) 패턴을 스캔해 표면의 구조를 원자 차원에서 해석하는 장비다.

 

  STM과 함께 원자힘현미경(AFM) 등 탐침을 이용해 표면의 구조를 밝히는 장비가 개발되면서 나노분야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로러와 비니히는 STM을 개발한 공로로 주사전자현미경을 발명한 에른스트 루스카와 함께 1986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네이처’에 부고를 기고한 IBM연구소의 크리스토프 거버 박사는 글 말미에 로러의 한국 대중 강연 장면을 회상하고 있다(정확이 언제 어디서 한 건지는 모르겠음). 고등학생과 대학생 4000여 명은 STM개발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한 로러의 강연에 매료됐고, 훗날 거버는 한 한국 학생으로부터 “당시 로러의 강연에 감명을 받아 물리학과 나노과학을 연구하게 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동아사이언스 강석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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