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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는 이렇게 읽었습니다 | 책읽기 정리 2013-03-3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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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10권,

2월에 11권에 이어서

3월에도 모두 11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어디에다 쓰거나 하진 않았지만

2013년을 시작하면서 나름 책읽기 목표 같은 것을 가졌었는데,

그게 한 100권쯤 읽고,

그 중 한 달에 1권 쯤은 과거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추세로라면 100권을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너무 과한 것은 아닌가 생각도 합니다.

내 전공 공부는 조금 소홀해지는 것은 아닌지 점검을 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달에 두권(<나의 서양미술 순례>, <본성과 양육>)을 비롯해서

모두 세 권이 예전에 읽은 책입니다.

계획과 얼추 비슷합니다.

 

대부분 내 삶에 영향을 주는 책이 되겠지만

아래의 3월에 읽은 책 중에게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책을 굳이 고르라면,

서경식의 <나의 서양미술 순례>와 베터니 휴즈의 <아테네이 변명>인 것 같습니다.

전창림의 <미술관에 간 화학자>도 훌륭했구요.

 

 

 

나의 서양미술 순례

서경식 저
창비 | 1992년 04월

 

레오나르도가 조개화석을 주운 날

스티븐 제이 굴드 저/손향구 역/김동광 역
세종서적 | 2008년 10월

 

 

인간과 우주에 대해 아주 조금밖에 모르는 것들

정재승 저/강신주 저
낮은산 | 2012년 07월

 

미술관에 간 화학자

전창림 저
어바웃어북 | 2013년 02월

 

본성과 양육

매트 리들리 저
김영사 | 2004년 09월

 

아테네의 변명

베터니 휴즈 저/강경이 역
옥당 | 2012년 11월

 

마이크로코즘

칼 짐머 저
21세기북스 | 2010년 10월

 

이중톈, 사람을 말하다

이중톈 저/심규호 역
중앙북스(books) | 2013년 01월

 

욕망하는 식물

마이클 폴란 저/이경식 역
황소자리 | 2007년 06월

 

철학자가 사랑한 그림

조광제,전호근 등저
알렙 | 2013년 03월

 

바이러스 행성

칼 짐머 저/이한음 역
위즈덤하우스 | 2013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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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013년 2분기 바조 리뷰어 발표합니다! | 이벤트 관련 2013-03-3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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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에 관한 책 두 권 | 책을 읽으며 2013-03-28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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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의 일이었다.

과학 잡지의 기자가 전화가 와서 당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었던 바이러스성 폐렴에 대해서 문의를 했다(얼마 후 그 원인은 가습기 소독제로 밝혀졌다).

그 얼마전 폐렴구균에 관한 논문으로 통화를 하고 인터넷 기사에 도움을 준 일이 있었는데,

그 때를 기억하고 전화를 한 것이었다.

난 세균 전공이지 바이러스는 잘 모른다고 했는데,

그 기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나 비슷한 거 아니냐고 하길래

좀 길게 설명을 한 적이 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일반인이 그런다면야 그럴 수 있다고 여겼겠지만,

그래도 과학 기자인데 그런 설명을 하고 있는 내가 한심스럽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바이러스와 세균은 분명히 다른 존재다. 

하나는 세포로 되어 있고(세균), 다른 하나는 유전물질을 갖는 단백질 결정(바이러스)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고, 또 그게 어찌 보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사실 그 구분은 중요한데, 

감염되었을 때 그 감염원이 세균이냐, 바이러스냐에 따라서 치료법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주 간단히 얘기를 하면, 세균 감염인 경우에는 항생제를 쓰지만 바이러스에는 항생제가 듣지 않는다. 

그래서 감기에는 합병증의 위험이 없는 경우에는 항생제를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세균이 전공인 내가 바이러스에 관한 책 두 권을 앞에 두고 있다. 

칼 짐머의 <바이러스 행성>과 네이선 울프의 <바이러스 폭풍>이 그것이다.

일반인들을 위한 교양 서적이지만, 어차피 내 수준이 여기를 크게 벗어나 있다는 자신은 별로 없다. 

모두 영문으로도 2011년에 출판된 것으로 되어 있다.

2000년대 초반 사스의 위협도 있었고,

얼마전에는 신종플루(H1N1) 소동도 있었다.

인류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것도 바로 조류독감의 인체 감염이다.

모두 바이러스다.

 

 

바이러스 행성

칼 짐머 저/이한음 역
위즈덤하우스 | 2013년 02월

 

 

바이러스 폭풍

네이선 울프 저/강주헌 역
김영사 | 2013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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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알고 있던 그림,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 책을 읽으며 2013-03-26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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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 혹은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라는 그림이다.

이 그림을 볼 때마다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끼는 것은 아마도 '혁명'이라는, 그것도 '프랑스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가슴 뜨거움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일 것이다. 민중 앞에서 자유를 향해 앞장선 한 여인을 보며 혁명이란 과연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고 생각했다. 여인은 자세히 보면 관능적이지만, 혁명 앞에서 그 관능마저도 외설스럽지 않고, 숭고하게 느끼진다고 여겼다.

그런데 <철학자가 사랑한 그림>의 조은평이 쓴 글 "서로 다른 두 혁명"에서 이 그림의 실체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들라크루아는 혁명적 자각을 가진 화가가 아니었다. 낭만주의 화가였던 그는 단지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에서 감동받고 그 느낌을 상상력을 동원해 그렸을 분이었다. 더군다나 이 그림의 배경은 1791년의 프랑스 대혁명도, 1848년의 혁명도, 1871년의 파리꼬뮌도 아니다. 부제가 '1830년 7월 28일'인 이 그림은 그 해의 7월 혁명을 그린 것이란다. 프랑스 혁명의 기나긴 혁명과 반동의 반복 속에서 가장 조용했던 혁명(?)이 바로 그 혁명이었다. 어찌보면 그렇게 극적이지도 않은 그 혁명 속에서 탄생한 이 그림이 프랑스 혁명을 가장 잘 대표하는 그림이 되었단 얘기다.

 

조은평은 '체 게바라'까지 포함시키며 이렇게 쓰고 있다.

"우리는 낭만을 통해 혁명을 소비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어, '체 게바라'의 이미지를 상품화하거나 <민중을 이끄는 자유>라는 그림을 상품화하고 국가적인 상징물로 상징화하는 것처럼 말이다." (1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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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수백 년이 걸리는 연구 | Science 2013-03-2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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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Nature지에는 재미있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제목은 "Slow Science"입니다. 

"느린 과학". 




무슨 뜻일까요?

오랫동안 실험하고 있는 연구를 그렇게 표현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기사는 오랫동안 실험을 하고 있는 연구들을 소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선은 400년에 걸친 연구입니다. 

태양의 흑점을 세는 연구입니다. 

갈릴레오로부터 비롯된 연구라고 할 수 있는데, 1700년 무렵부터 500명이 넘는 관찰자들이 그것을 기록해왔다고 하네요. 



두번째는 170년입니다. 

제목는 "Monitoring an irritable giant"라고 되어 있는데, 

화산의 움직임에 대한 연구입니다. 

베수비오스 화산에 대한 연구인데, 1841년에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다음도 170년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연구입니다. 

미네랄과 유기물이 농작물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보는 연구인데 1843년에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연구가 시작되어 20, 30년 만에 많은 기본적인 해답은 얻었지만, 

아직도 밝혀야 할 것들이 많은 중요한 연구라고 하네요. 




그 다음은 1921년 스탠포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Lewis Terman이 시작한 연구인데, 

천재성이 어떻게 나타나는가에 대한 연구입니다. 

1500명이 넘는 영재아들들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계속해서 영재로 판정된 이들을 지켜보면서 하는 연구이니 오래 걸릴 수 밖에 없고, 

Terman 이후에도 이것을 이어 받은 연구자들이 계속해서 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은 제목이나 그림부터 재미있습니다. 

"Waiting for the drop"

Thomas Parnell이 시작한 'pitch-drop experiment'인데, 

콜타르가 떨어지는 것을 관찰하는 실험입니다. 

이게 1927년 이후 여덟 번 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이 실험은 2005년 노벨상을 패러디한 '이그 노벨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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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잭과 콩나무』는 도둑질과 살인한 이야기 - ‘껌정드레스’ 박신영 | 책을 읽으며 2013-03-2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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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h.yes24.com/article/view/21648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클릭할까 말까, 고민하게 만드는 인터넷 ‘낚시 기사’ 만큼이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이다. 애들 동화책도 아니고, 말랑한 에세이도 아니고, 하품 나오는 전문 역사서도 아닌 이 책은 ‘책꽂이에 벤츠 한 대 값에 버금가는 책들을 꽂아놓고’ 무식하게(?) 읽고 쓰는 일을 하고 있는 역사 에세이 작가 박신영이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은 야심작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로 우리가 잘 모르고 있거나 오해하고 있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피리 부는 사나이』가 어린이 십자군 동원설과 연결되고, ‘해리포터’ 시리즈가 연금술 이야기로 이어지는 것을 눈으로 좇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아하, 그렇구나!’를 외치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비어 있었던 상식의 창고에 정보들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동화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역사 상식’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의 중요한 키워드 중의 하나는 의문, 맥락, 입장이다. 당연시 되는 세상에 대해 의문을 품을 것, 하나의 현상을 전체적인 맥락과 연결해 입체적으로 이해할 것, 그리고 이 이야기가 누구의 시각으로 기술되고 해석된 것인지를 질문할 것. 왕자와 공주, 악마와 마녀, 영웅과 괴물이 종횡무진 활약하는 동화가 전면에 등장하는 책이지만 동화가 말해주는 것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익숙하지만 이야기들에 낯선 질문을 던지는 즐거운 탐험’을 계속하고 있는 박신영의 첫 번째 책은 맛도 좋고 영양가도 만점인 밥상 앞에 앉은 기분이 들게 한다. 마음껏 먹고 즐기고 나름대로 소화시키는 일은 이제 독자들의 몫이다.


흥미로운 콘셉트의 책인데요, 이 책이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예스24 블로그(blog.yes24.com/mkkorean)에 ‘껌정드레스’라는 닉네임으로 글을 쓰고 있었어요. 주로 역사 관련 책과 영화를 보고 리뷰를 올렸는데, 페이퍼로드라는 출판사에서 제 글을 보고 연락을 하셨더군요. 출판사가 책 읽기에 관한 입문서를 기획하면서 국내 필자를 찾고 있었는데, 제 글이 그분들 눈에 들어 온 것이죠. 그래서 읽었던 역사서 목록을 좀 뽑아 갔는데, 결국 아예 처음부터 새롭게 기획을 해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그래서 내가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고 구성안을 잡아보았지요.

이 책을 읽으면 ‘동화’라는 텍스트가 가진 잠재력이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 ‘동화’로부터 출발하셨습니까?

사실 이 책은 동화보다 ‘역사’에 더 초점을 맞춘 책입니다. 역사 에세이를 쓰고 싶었는데, 뜬금없이 어렵고 딱딱한 주제를 택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모두 아는 그런 이야기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사실 어렸을 때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처음 접하게 되는 책이 세계 명작 동화 전집 같은 것이잖아요. 어렸을 때 동화를 읽으면서도 항상 이야기보다 이야기의 배경이 훨씬 더 궁금했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으면서 도대체 이 두 가문은 왜들 이렇게 싸울까 궁금했고, 커서 『제인 에어』같은 소설을 읽을 때도 멋있는 로체스터보다 ‘광인’으로 알려진 로체스터의 전처가 서인도 출신인데 서인도는 어디일까, 인도 여자인가, 그런 게 더 궁금했습니다. 궁금하니까 찾아보게 되고, 더 많이 알고 싶으니까 관련 책을 찾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역사 공부가 깊어진 것이죠.

저자 서문에 보면 ‘나는 황인종 한국 여자의 입장에서 책을 읽고 세상을 보고 있지 않았다’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문제의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아이들은 미성숙한 상태로 동화를 읽게 됩니다. 세상의 중심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동화의 주인공과 자신을 쉽게 동일시하지요. 우리가 어렸을 때 많이 읽는 세계 명작 동화들은 대부분 19~20세기의 것들이라 제국주의적 세계관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웅들의 모험담은 알고 보면 남의 나라 쳐들어가서 약탈하고 정복한 이야기들이죠.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그런 행위를 ‘선’이자 훌륭한 것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서구, 남성, 기독교 중심적인 사고를 알게 모르게 세뇌 당하게 되는 것이죠. 사실 역사도 해석입니다. 고정 불변의 과거사는 없습니다. 그래서 해석하는 사람의 현재 자세가 중요하죠.

명확한 역사적 배경이 없어 이번 책에는 들어가지 않았는데 『잭과 콩나무』이야기를 생각해보세요.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재크가 거인이 사는 하늘나라에 가서 몰래 보물을 훔쳐서 도망 나오고, 콩나무를 베어 거인을 죽이는 이야기입니다. 심지어 거인의 부인은 재크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었는데도 배신을 당하죠. 알고 보면 남의 집에 쳐들어가 주인의 호의를 무시하고 도둑질에 살인까지 한 이야기인 셈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에 아시아나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유럽인들의 심리가 담겨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나 아프리카를 ‘덩치는 큰데 무식한’ 거인처럼 본 것이죠. 이런 동화는 그 나라에 침략해서 재산을 빼앗고 노동을 착취했던 유럽인들의 행위를 ‘모험 정신’으로 미화시키고 합리화 시키는 데 일조할 수 있습니다. 사실 무굴 제국, 청 제국, 오스만 투르크 제국 등 그들이 미개하다고 무시했던 지역은 모두 찬란한 문명이 꽃피었던 곳이었습니다. 벌거벗고 ‘우가우가’하는 곳이 아니었거든요.

동화 선정을 할 때 이런 관점에서 할 이야기가 많은 것, 확실한 역사적 배경이 있는 것을 골랐습니다. 처음에 뽑았던 목록은 엄청 많았는데 많이 알려지고 유명한 것 위주로 선정했죠. 예를 들면 ‘산사나무 그늘 아래’라는 이야기는 아일랜드 감자 기근과 관련된 이야기로 풀 수 있는 좋은 텍스트였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르는 이야기라 제외했고요. 최근 영화로도 나온 ‘재크와 콩나무’도 할 말은 엄청 많은데 확실한 역사적 배경이 없어서 뺐습니다.


여러 유명한 동화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책에 실린 글 중에 특히 애착이 가는 글이 있거나 쓰기 어려웠다거나 하는 글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정말 쉽고 빨리 쓴 글이 있어요.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을 가지고 쓴 ‘비둘기는 프랑스어로 울지 않는다’라는 글인데요. 제 책의 대표 원고라고 생각하는 글 중에 하나입니다. 『마지막 수업』처럼 조선의 한 소학교에서 일본인 선생이 마지막 수업을 한다고 상상하면서 글을 재미있게 시작했어요. 『마지막 수업』은 우리가 정말 많이 오해하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글을 통해 그런 오해를 풀어주면서 프랑스와 독일 사이의 분쟁의 역사를 알기 쉽게 개괄하고 싶었습니다. 권력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이야기인 『반지의 제왕』처럼 애썼지만 결국 못 실은 글도 있어요. 이야기의 모티프가 된 바그너의 오페라 ‘리벨룽겐의 반지’부터 히틀러와 2차대전까지 연결시키려고 했는데, 범위도 너무 넓고 제 공부가 얕아서 한두 문단 빈 곳을 결국 채우지 못했습니다. 파묻어 두었는데 언젠가는 다시 꺼내야죠.

책을 쓰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무엇입니까?

기본적으로 공부할 게 많아요. 게다가 역사적 사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고증해야 합니다. 이 사실이 맞는지, 연도를 제대로 썼는지, 굉장히 검토를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역사 에세이가 아니라 판타지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중세사를 읽어보면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대륙의 마녀와 영국의 마녀가 빗자루를 타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나요? 영국 마녀는 막대기 쪽이 아니라 반대쪽을 앞으로 해서 타거든요. ‘해리포터’ 시리즈는 사실 고증을 제대로 안한 것입니다. 판타지 소설을 쓰려고 해도 제대로 알아보고 써야 하니, 역사를 다루는 일은 참 쉽지가 않습니다.


이 책을 더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기 위한 팁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가벼운 서양 유럽사 통사를 읽고 맥을 잡은 후에 다시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저는 독학으로 공부를 한 사람인데, 참고문헌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관심 분야가 있으면 관련 책을 찾아 읽고 그 책 뒤에 정리된 참고 문헌 리스트를 보고 또 읽을 책을 찾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책 뒤에 자세하게 참고문헌을 정리해서 넣었지요. 중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 이후로 역사를 거의 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에릭 홉스봄이나 하워드 진의 책을 추천하고 싶고요, 중세 유럽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아베 긴야의 책도 참 재미있습니다. 약자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박노자와 이성형 선생님 책을 추천하고 싶네요. 시야를 넓혀줄 수 있는 그런 책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신데렐라를 읽을 권리’라는 글로 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사람, 소비하는 사람 모두 ‘다른 신데렐라’를 만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 글은 샤를 페로와 그림 형제의 다른 신데렐라 이야기를 통해 서구, 남성, 백인의 입장으로 정리된 동화를 읽으며 세뇌당하고 오염되고 편협해진 시각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의도로 썼습니다. 다른 신데렐라를 만나려면 우선 다양한 이야기들을 많이 읽고 많이 접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이건 좋은 이야기, 저건 나쁜 이야기, 정해서 아이들에게 읽히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모든 좋은 이야기의 주제는 인간 성장에 관한 것입니다. 어떤 이야기가 좋고 나쁜지, 자신이 직접 찾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죠. 자기만의 시각을 갖는다는 것은 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야 합니다. 세상이 내가 알았던 것과는 다르구나, 이건 내가 몰랐던 것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 때 자연스럽게 그것에 대한 내용을 파헤치며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이거든요. 내 것이 아닌 다른 이의 시선을 학습해서 평생 문제의식 없이 써먹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무식해서 죄를 짓는’ 상황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평소 독서량이 엄청날 것 같습니다. 요즘 관심을 갖고 읽고 계신 책은 무엇입니까?

사실 제 별명이 ‘책 읽는 변태’입니다. 집에서 책 읽고 글 쓰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책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하루 이틀에 한 권씩 읽는 것 같아요. 흥미 있는 주제와 관련된 책들을 연이어 읽다 보면 아는 내용이 반복되기 때문에 독서 속도가 빨라집니다.

최근에는 ‘신밧드의 모험’에 관련된 원고를 쓸 일이 있어서 이슬람 세계의 해양 팽창, 이슬람의 해상 교역, 중국 정화 함대 원정과 관련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중앙일보>가 리뉴얼 하면서 새로 섹션을 만들었는데 거기에 2주에 한 번씩 칼럼을 쓸 예정이거든요. 기록에 남아 있는 활동 시기는 다르지만 신밧드가 중국인 정화라는 설이 있습니다. 정설은 아닌데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잖아요? 명나라 영락제 시절에 대함대를 이끌고 아프리카까지 다녀온 사람 정화도 신밧드처럼 7번 항해했고, 실론 섬에서 루비를 가져다 황제에게 진상하기도 했죠. 정화라는 이름의 유래를 파헤쳐보아도 정화가 신밧드일 수도 있다는 설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서양 사람들은 자기들이 바다를 선점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알고 보면 그 이 전에 아라비아 해상 세력이 있었고, 정화의 원정도 있었습니다. 이미 인도양 태평양 쪽은 아시아의 바다였다는 의미입니다. 어떻게 보면 신밧드가 정화인지 아닌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쓰고 있는 칼럼도 결론은 이 책과 비슷해요.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사가 고정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역사 에세이 작가로 첫 발을 내딛으셨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사실 저는 전문 연구자가 아닙니다. 블로거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독학으로 공부한 사람이지요. 강단에 서는 사학자들은 전문 분야에 대해 깊고 정확하게 글을 쓰지만, 저 같은 사람들은 대중들이 친숙하게 역사를 접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는 글을 씁니다. 특히 여러 분야를 넘나들면서 관련된 지식을 서로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이 저 같은 필자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학과 역사가 다 되는 필자다, 글이 딱딱하지 않고 유머러스하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참 기쁩니다. 첫 번째 책이 어느 정도 그런 면에서 성과를 거두었다는 생각도 들고요. 앞으로 이 책과 비슷한 콘셉트로 아시아 편, 한국 편 이렇게 시리즈로 내보고도 싶고요, 영화나 뮤지컬로 보는 세계사, 우리가 잘 모르고 오해하고 있는 역사 상식에 대해 정리한 책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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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박신영 저 | 페이퍼로드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독이 든 사과를 먹은 백설 공주를 비롯한 동화 속 모든 공주님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우연히 근처를 지나던’ 왕자의 구애를 받고 결혼한다는 점이다. 도대체 그 많은 왕자들은 어디에서 왔으며, 왜 그렇게 남의 나라 영토를 싸돌아다니고 있었을까?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는 이런 도발적인 질문들에 대한 흥미로운 역사적 배경을 파헤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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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톈과 리링 | 책을 읽으며 2013-03-20 11:39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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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톈의 <이중톈, 사람을 말하다>를 읽기 시작한다는 글을 쓰면서 

<전쟁은 속임수다>, <논어, 세 번 찢다>, <집 잃은 개>의 리링과 잠깐 비교를 했었다. 

그런데, <이중톈, 사람을 말하다>에서 리링과 거의 유사한 문제의식을 발견한다. 

즉, 공자의 신성화에 대한 경계와 반대가 그것이다. 


"공자는 신성화되고 중용은 요괴화된다. 공자가 '유일한 성인'으로 높이 추켜 올라갈 때 그가 가장 중시했던 '중용의 도'는 완전히 맛이 변히 원칙도 없고 기준도 없이 물에 술탄 듯 술에 물탄 듯 바람부는 대로 휘청거리는 기이한 것이 되고 만다는 뜻이다.

...

우선 공자를 신단(神壇)에서 끌어내려야 한다. 공자의 신성화를 제거해야만 중용의 요괴화를 막을 수 있다."

(<이중톈, 사람을 말하다> 100~101쪽)


그리고, 직접 리링을 인용하기도 한다. 

바로 손자 연구의 권위자로 말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쓰고 있다. 

"리링 선생과 나는 비록 각도가 다르지만 말하고자 하는 뜻은 같다." (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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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혜, 우리의 지혜 | 책을 읽으며 2013-03-19 18:33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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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톈의 <이중톈, 사람을 말하다>를 읽고 있다.

이주톈의 책은 <삼국지 강의>, <백가쟁명>에 이어 세 권째다.

최근 리링의 책도 읽어봤지만,

리링이 상당히 시류에 대해 비판적이면서 분석적이라면,

이중톈은 유려하다.

그래서 좀더 읽기 편하다.

비록의 이 책이 '중국의 지혜'를 이루는 여섯 권의 경서에 대한 책이지만,

그 중국의 지혜를 담고 있다는 책이 모두 과거에는 우리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던 책들이다.

당연히 그 영향은 지금도 이어져 온다.

그리고 지혜라는 것이 한 나라에만 국한되어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이 나라의 지혜가 다른 지역에서는 전혀 아무것도 아닐 수는 없을 것이다.

 

 

 

 

이중톈, 사람을 말하다

이중톈 저/심규호 역
중앙북스(books) | 2013년 01월

 

삼국지 강의

이중톈 저/김성배 역/양휘웅 역
김영사 | 2007년 05월

 

백가쟁명

이중톈 저/심규호 역
에버리치홀딩스 | 201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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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 조선의 못난 개항 | 이벤트 관련 2013-03-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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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즈덤하우스

 

 

 

    1. 이벤트 기간: 3월 19일~3월 25일 / 당첨자 발표 : 3월 26일
    2. 모집인원: 10명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필수)
         -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yes24'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쇄신과 망국의 기로에 선 개항기 조선의 맨얼굴을 보다!

지도력의 차이가 개항기 조선과 일본의 명암을 가르다

1876년 개항 이후 조선은 1882년 임오군란, 1884년 갑신정변, 1894년 동학혁명과 청일전쟁, 갑오개혁 등 대내외적 혼란과 무질서 속에 좌충우돌했다. 조선이란 기차를 자국에 유리하게 몰고 가기 위해 일본과 청나라가 전쟁으로 충돌했다.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임오군란 이후 조선에 군대를 상주시키고 간섭의 수위를 높여가던 종주국 청나라를 몰아냈는데도 러시아․프랑스ㆍ독일의 삼국간섭으로 조선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자 1895년 경복궁에 난입하여 명성황후를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1853년 개항한 일본은 1867년에 도쿠가와 막부가 천황에게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한 대정봉환을 시작으로 판적봉환, 폐번치현, 폐도령과 질록처분 등의 봉건질서 해체 과정을 거쳐 기득권층인 무사들의 몰락, 1885년 내각제로 전환, 1889년 메이지 헌법 공포와 시행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 개항 37년 만에 국체를 완전히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누군가의 기득권을 빼앗아오는 일은 쉽지 않아, 일본도 개항 이후 40년은 극심한 내부 혼란을 겪었다. 막부파와 존왕양이파의 갈등이 심해 암살이 빈번했고, 메이지 천황의 왕정복고가 선언된 직후 메이지 정권과 막부 사이의 보신전쟁, 무사들의 칼 착용을 금지하는 폐도령에 반발한 게이신토의 난, 개화론자들 간의 갈등으로 인한 세이난 전쟁 등의 내란 발생으로 극심한 사회적 혼란을 겪는다.


개항기에 극심한 내부적 혼란과 사회적 동요를 겪은 것은 같지만 개항의 결과는 식민지로 전락한 조선과 동북아의 강국 부상한 일본으로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일본은 어떻게 내부의 갈등과 혼란을 뚫고 개혁성과를 내게 된 것일까? 저자는 그 이유를 어떻게 국민의 역량을 통합해서 거대하고 도도한 흐름을 만들어내느냐의 문제, 즉 ‘지도력의 차이’에서 찾는다.


이 책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일본은 대체 어떤 지도력을 갖고 있었던 것일까? 또 지도력을 가진 인재는 어떻게 성장할 수 있었으며, 그런 인재들은 조선의 인재와 어떤 차별성이 있었을까? 그리고 수백 년 동안 누적된 사회·경제·문화적인 기반과 환경은 어떻게 인재를 성장시키고 지도력의 차이를 가져왔을까?’ 등의 질문과 그 답을 찾는 과정은 곧 개항기 조선과 일본의 명암을 가른 이유를 규명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개화기 조선에는 일본 하급무사처럼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개화파가 없었다

일본의 개화에는 하급무사 출신들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구체제 해체의 주체로 지식인과 결합하여 무혈혁명으로 메이지 유신에 성공하여 메이지 신정부를 40여 년간 운영한 하급무사들은 정치참여를 금지한 막부의 오랜 관행을 깨고 나왔고, 서양 오랑캐를 물리쳐야 한다는 양이론의 세계관도 깨고 나왔다. 그리고 역시 하급무사 출신인 후쿠자와 유키치 같은 지식인들이 내놓은 개화사상과 만나 중세적 질서의 일본을 근대적 국가로 변화시켰다. 끊임없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해 자신의 한계를 깨고 나온 것이다. ‘메이지 유신’의 설계자라 불리는 사카모토 료마도, 안중근의 손에 죽은 이토 히로부미도 하급무사 출신이다.


고종은 1863년에 즉위해 1907년 헤이그 밀사 파견이 빌미가 돼 퇴위하기 전까지 43년이나 조선을 통치했다. 똑똑한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회수한 스물한 살의 고종이 과연 국정을 잘 운영했는가? 친정체제로 돌아선 고종이 한 일은 아버지 흥선대원군이 펼친 국내 개혁정책을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하는 것으로, 과장하면 개혁의 전면 부인이었다. 고종은 시기에 따라 친일파, 때론 친청파, 때론 친미파, 때론 친러파 대신들과 함께 행보했다. 개화적인 군주였다가 보수적 군주였고, 다시 개화적으로 변신했다가 또 다시 보수화됐다. 정책적 방향을 바꿀 때마다 그전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을 인재들의 씨를 말리곤 했다. 갑신정변이 실패로 끝나자 박영효의 형인 박영교와 홍영식은 바로 살해됐고, 고종은 일본에 망명한 김옥균・박영효・서광범 등에게는 대역부도죄인으로 능지처사를 선고했다. 갑신정변의 실패로 당시 한성에서 개화에 관심이 있었던 주요 인물들은 모두 사라진 셈이다.


즉위 직후부터 1873년까지 대원군 집권 시절을 빼도 33년의 길고 긴 세월 동안 집권한 고종이 그 시기를 현명하게 통치하고, 부국강병을 위해 온 힘을 쏟았더라면 상황은 다소 달라졌을 수도 있다. 일제 식민지 기간이 짧아질 가능성도 있었다. 식민지 시절이 짧았더라면 조선의 지식인들이 훼절하고 부역하는 일도 적었을지 모른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 세월 동안 대체 고종은 무엇을 한 것일까 하는 의문, 그리고 그를 둘러싼 조선의 인재들은 무엇을 했던 것일까 하는 안타까움을 담았다.

▶ 본문 중에서

당대 지식인들의 고종에 대한 혹독한 평가와 달리, 1919년 고종이 승하하자 덕수궁 앞에 수천 명의 백성들이 몰려와 곡을 했다. 고종이 독살당했다는 소문이 돌아서 더 격분한 이 백성들은 일제에게 나라를 넘겨주고도 9년이나 더 살았던 군왕의 부재가 그렇게 슬프고 안타까웠던 모양이다. 왕은 ‘백성의 아버지’라는 유교적 관념의 영향으로 무능한 왕이더라도 살아서 여전히 백성의 곁에 있어주는 것이 든든하고 믿음직했던 것인지 당최 알 수가 없다. 고종이 죽자 못난 왕의 죽음을 슬퍼하는 백성들은 1919년 3월 1일 기미년 만세운동으로 결집했다. 고종은 죽음으로써 오히려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역설을 남긴 것이 아닐까. _ 20쪽, <흥선군은 왜 스스로 왕이 되지 않았나> 중에서

결국 제1차 아편전쟁에서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 조선은 2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 필요성이 라는 것이 급박한 위기라기보다는 반석처럼 딛고 서 있던 중화주의적 세계가 흔들리고 있다고 감지하는 정도가 아니었을까 한다. 조선 대외정책의 진정한 변화는 제2차 아편전쟁이 끝나고, 다시 20년이 흐른 1882년 《조선책략》의 도입으로부터 시작되니 말이다. _ 63쪽, <1차 아편전쟁에 위기를 감지한 일본, 허송세월한 조선> 중에서

우리에게는 독자적으로 ‘조선의 길’을 제시해줄 만한 조선의 사상가가 부재했다. 개화의 필요성을 지식층인 양반과 선비들이 받아들이고, 선비와 양반들의 각성이 백성들에게 스며들어가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흥선대원군이 만약 후쿠자와 유키치처럼 유럽과 미국을 주유했더라면, 최소한 1847년에 예정대로 중국에 사신으로 라도 다녀왔더라면, 그의 대외정책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밑도 끝도 없는 상상을 하며 아쉬움을 달랠 뿐이다. _ 113쪽, <조선과 일본의 젊은 지식인들, 세계를 보다> 중에서

개항기인 19세기 중엽부터 따져볼 때 조선 식민지화에 누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는지 물어보면 책임자로 고종을 지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고종을 그 나름대로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 야욕에 맞서 독립운동을 벌이고, 스위스와 같은 중립국이 되기 위해 외교적인 수완을 발휘한 훌륭한 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적지 않다. 고종에게 감히 ‘식민의 책임’을 어떻게 지우냐는 생각도 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국왕으로서 권리를 누리던 사람이 망국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 맞는 거 아닐까? 그런데 왜 한국인들은 고종에게 책임을 묻는 데 주저하는 것일까. _ 120쪽, <1910년 한일 강제병합은 누구의 책임일까> 중에서

막부와 존왕양이파의 충돌이 격화되는 시기에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세계를 돌아다니며 세계의 정치 지형을 이해하기 시작한 하급무사들이 나타났다. 하급무사들 사이에서 ‘서양 따라잡기’ 식의 인식의 전환이 일어난 것은 후쿠자와 유키치처럼 1860년부터 외국을 돌아본 인재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중략)이들의 눈으로 목격한 서양의 발전상은 놀라운 것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쇄국을 강조한 존왕양이론에서 개화론・개국론으로 사고를 전환했다. _ 171~73쪽, <일본의 하급무사와 조선의 유림> 중에서

다 부질없는 짓이지만, 고종이 청나라에 군대를 요청하지 말고, 동학농민운동의 교조신원운동을 받아준다든지, 탐관오리의 학정을 척결하고 내정개혁에 매진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상상해본다. 500년 동안 가장 많은 수탈을 받아왔던 농민들이 주체가 돼서 조선의 개화가 진행되지 않았을까? 고종이 이들이 주장했던 ‘폐정개혁’에 손을 들어줬다면 동학농민군은 고종과 조선을 지키는 튼튼한 세력으로 남았을 수도 있다. 여기에 김옥균이나 유길준, 윤치호, 서재필, 이승만 등 일본과 서양의 개화문명을 경험하고 학식이 있는 인재들의 방향성이 결합됐더라면 새로운 세계의 출구가 열렸을 텐데 말이다. _ 209쪽, <비주류가 주류를 전복한 일본 VS. 무능한 주류가 존속한 조선> 중에서

왕을 중심에 놓고 개혁을 추진하려는 김옥균의 노력은 실패했다. 김옥균의 실패는 고종만 바라보고, 고종의 결단으로 대부분이 결정되는 왕조국가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고종이 변심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계산에 넣지 못했고, 힘으로 밀어붙일 만한 독자적인 군사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개혁당이라고는 하나 김옥균과 그를 따르는 세력은 권력 내부의 소수에 불과했다. 개화를 믿고 실행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부재했던 것은 시대적인 한계였다. _ 231쪽, <김옥균은 왜 사카모토 료마가 되지 못했나> 중에서

▶ 지은이소개_ 문소영

여름 방학이면 자전거로 국경을 넘어 여행하는 유럽의 대학생을 부러워하던 20대에는 젊음을 희생하고 맹렬하게 살면 20년 뒤쯤엔 세상이 바뀔 줄 알았다. 세상은 바뀌지 않았고, 건강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어야겠다는 나의 생각도 변하지 않았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으로 조선사와 근현대사를 공부하고 있다.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신문에서 22년째 기자로 일한다. 국회 여당반장과 청와대 출입기자, 금융팀장으로 일했고 현재 문화부 학술·문화재 담당이다. 2005년 미국 듀크대학 아시아안보연구프로그램(PASS) 객원연구원을 지냈다. 2010년 조선과 일본의 16~18세기를 비교한 대중역사서 《못난 조선》을 저술했다.

▶ 주요 목차 소개

들어가는 글
흥선군은 왜 스스로 왕이 되지 않았나
최익현의 상소와 무위로 돌아간 흥선대원군의 개혁들
1차 아편전쟁에 위기를 감지한 일본, 허송세월한 조선
요시다 쇼인과 문하생들 VS. 박규수와 사랑방 손님들
조선과 일본의 젊은 지식인들, 세계를 보다
1910년 한일 강제병합은 누구의 책임일까
외세를 등에 업은 고종과 고메이 천황의 저항
일본의 하급무사와 조선의 유림
비주류가 주류를 전복한 일본 VS. 무능한 주류가 존속한 조선
김옥균은 왜 사카모토 료마가 되지 못했나
이완용은 왜 이토 히로부미가 되지 못했나
일본과 조선 개혁의 문화적·경제적 차이
글을 마치며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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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따뜻한 봄날, 가방에 간직하고 싶은 책은? (선착순 천명, 포인트 천원 지급!) | 이벤트 관련 2013-03-1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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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블로그 이야기

안녕하세요. 

YES블로그입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기습적으로 진행했던 <주말 문화생활 계획 올리기> 이벤트가 이틀만에 선착순 1,000명이 순식간에 넘었습니다. 정말 엄청난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 
 
이런 폭발적인 분위기 그대로 이어가고자 이번주 금요일까지 딱! 5일만 진행하는 '두번째 깜짝 이벤트'를 시작 합니다~!!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봄기운을 느끼며 책장을 펴보는 건 어떨까요?

 

 

 

응모방법 : 요즘 가방에 항상 간직하고 싶은 책과 그 이유를 YES블로그 포스트로 작성하신 후 댓글에 글 주소를 남겨주세요. 

※ 해당 도서를 상품 검색으로 포스트 본문 안에 넣어주세요. 

응모기간 : 2013년 3월 18일 ~ 2013년 3월 22일 오후 5시까지 단 5일간! 
당첨자 발표 : 2013년 3월 22일 오후 6시, YES공식블로그 공지사항



 

※ 주제와 관련없는 응모글, 과거에 작성된 글 등은 선착순 인원에 포함되더라도 당첨에서 제외됩니다.

※ 본인의 YES블로그 주소가 아닌 타 블로거 글이거나 주소 없이 댓글로만 작성하시면 당첨에서 제외됩니다




주변 이웃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널리널리 소문 내는 방법 3가지~!!

 

 

1) 이벤트 포스트를 스크랩!

2) 아래 Daum View 손가락 버튼 클릭!

3) 아래 페이스북 '좋아요' 버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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