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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읽은 책들 | 책읽기 정리 2014-08-3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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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는 모두 9권의 책을 읽었다.

올해 처음으로 10권 미만의 책을 읽었다.

기록을 보니까 작년에도 8월에 9권의 책을 읽었고, 그 나머지 달에는 모두 10권의 책을 읽었었다.

그렇다고 휴가 등의 이유로 책을 적게 읽은 것은 아니고, 비록 밝힐 수는 없지만 다른 이유가 있다.

 

책읽기를 게을리한 것은 아니고, 물리적인 조건이 아주 약간의 책읽기 시간이 줄었을 뿐이다. 하기야 10권의 책과 9권의 책이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또 매달 꼭 10권 이상의 책을 읽겠다는 다짐을 해본 적도 없거니와 그런 강박도 없다.

그랬을 뿐이다.

 

올해 8월에 읽은 책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종속국가 일본

개번 매코맥

창비

재평가

토니 주트

열린책들

명화로 보는 32가지 물리 이야기

레오나르도 콜레티

작은 씨앗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강석기

MID

여름, 1927, 미국

빌 브라이슨

까치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

슈테판 츠바이크

청미래

군주론 이펙트

필립 보빗

세종서적

뇌의 배신

앤드류 스마트

미디어윌

착한 인류

프란스 드 발

미지북스

 

아주 인상깊은 책은 별로 없지만, 별점을 준 기억을 되짚어보면, 『명화로 보는 32가지 물리 이야기』, 『군주론 이펙트』나 『뇌의 배신』를 제외하고는 모두 별을 4개에서 5개를 준 것 같다.

 

그래도 한두 권을 꼽으라면, 『여름, 1927, 미국』이 기억에 남고(그래도 빌 브라이슨이니까), 강석기의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는 가끔 뒤적여 볼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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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죽게 만드는 논문 | Science 2014-08-2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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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의 논문 출판 소식을 좇아 Cell지 사이트에 들어갔다 나와 관계 있는 분야의 논문을 발견했다. (무련 Cell지다!)

그 아는 분의 논문 출판 소식은 부럽지만 축하하는 마음이 큰데, 
이 다른 논문은 기가 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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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쾌락의 정원" | 책을 읽으며 2014-08-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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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스 드 발이 『착한 인류』에서 틈만 나면 설명을 하고 의미 부여를 하는 그림이 하나 있다.

바로 히에로니무스 보스(스페인 이름으로는 엘 보스코)<정원>(혹은 <쾌락의 정원>)이 그것이다.

부분부분의 충격적인(!) 그림을 소개하고 있어, 과연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져 보았다.

바로 이런 그림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이 그림은 세 폭의 제단화라고 한다.

그러나 한번도 제단화로는 쓰이지 않은, 아니 쓰일 수가 없는 제단화이다.

또한 제목도 보스가 직접 지은 것도 아니란다.

이렇게 전체를 보면 화려함만 눈에 들어오는데, 부분을 뜯어보면 사실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모습들이 가득하다.

1400년대 말에 그려진 것으로 알려진 이 그림은 20세기 들어 초현실주의라는 현대에서도 전위적인 유파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 그만큼 어마어마한 의식의 확장력을 보여주고 있고, 뛰어난 상상력을 표현하고 있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많은 내러티브들에 드 발은 원초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굳이 이 그림을 통하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말은 다 할 수 있음에도 거의 모든 장(chapter)에 이 그림을 등장시키는 것을 보면, 그가 프라도 미술관에서 받은 충격이 얼마나 강렬했던 것인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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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홉스봄을 읽게 된 이유 | 책을 읽으며 2014-08-2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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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했던 에릭 홉스봄의 자서전 『미완의 시대』가 도착했다.

에릭 홉스봄의 책으로 읽은 것은 대학 시절의 아마 한두 권에 불과할 터이지만, 그의 이름이 등장할 때마다 묵직한 느낌으로 다가왔었다.

언젠가는 그의 책을 읽을 때가 오겠지 하는 예상만 하고 있었는데, 그의 자서전부터 읽게 되었다.

홉스봄을 다시 떠올리게 된 건 토니 주트의 『재평가』 때문인데, 토니 주트는 『재평가』에서 에릭 홉스봄을 여러 차례 등장시키고 있다. 특히 7(에릭 홉스봄과 공산주의의 낭만)은 홉스봄의 책(바로 『마완의 시대』)에 대한 서평이다.

거기서 토니 주트는 에릭 홉스봄에 대해 이렇게 쓰고 있다.

 

홉스봄의 회고록은 뉴델리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남아메리카 여러 곳, 특히 브라질에서 홉스봄은 문화적인 민중 영웅이다. (중략) 홉스봄을 가르쳤던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지도교수는 언젠가 필자에게 에릭 홉스봄이 자신이 가르쳤던 대학생 중 가장 똑똑했다고 말하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물론 내가 홉스봄을 가르쳤다고는 말할 수 없지. 홉스봄은 배울 것이 없었네. 에릭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재평가』, 175)

 

등장부터 대단한 역사가에 대해 토니 주트는 이렇게 덧붙이고 있다.

홉스봄은 단지 다른 역사가들보다 더 많이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홉스봄은 글도 더 잘 썼다. (중략) 홉스봄의 문체는 명료함 그 자체다. (중략) 홉스봄은 영어 산문의 대가다. 홉스봄은 교양 있는 자들을 대상으로 이해하기 쉽게 역사를 쓴다.” (176)

 

이렇게 거창한 칭찬으로 시작했지만 결론적으로는 홉스봄에 대한 비판인 이 글을 읽고 홉스봄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미완의 시대

에릭 홉스봄 저/이희재 역
민음사 | 2007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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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될까? | 책을 읽으며 2014-08-2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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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과학자들은 과학자로서의 경력이 시작되는 초기에 인상적인 발견을 하고, 그 다음부터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기여를 존경하고 어떤 이견도 꺼내지 못하게 만드느라 평생을 보낸다.” (150)

 

이 냉소적인 글은 프란스 드 발의 『착한 인류』에서 가져왔다.

한 물리학자가 한 과학의 진보는 장례식장에서 이뤄진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말이다(누군지, 정확한 말이 어떤 것이 머리 속에서 맴돌 뿐이다. 내 기억력의 한계다).

 

과학이 항상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는 건 신화에 불과한 것인지 모른다.

나라고 다를 순 없겠지만, 애써 위로해보는 건 나는 아직 과학자로서 인상적인 발견을 하지 못했기에 아직 방어해야 할 무엇인가가 없다는 것이다.

근데, 그게 위로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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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아니, '군주국에 대하여'! | 책을 읽으며 2014-08-2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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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보빗의 『군주론 이펙트』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거나, 또는 의식하지 못했던 걸 의식하게 된 내용:

 

첫 번째. 군주론』이 마키아벨리가 죽고 나서도 5년이나 지난 1532년에 출판되었다는 사실.

더 중요한 건 마키아벨리가 자신이 쓴 책(혹은 논문)을 『군주론(또는 『군주)라 부르지 않았다는 것 같다. 마키아벨리가 공직에서 쫓겨난 후 친구에게 보낸 편지(책읽기에 관한 감동적인 표현이 들어 있는 바로 그 편지)에서 그는 분명 『군주국에 대하여(De Principatibus)』라고 했다. 마키아벨리가 죽은 후 출판업자가 principatibus라는 라틴어를 principe라는 이탈리아어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필립 보빗은 그 상황을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그 출판업자는 군주와 군주국을 구분한 마키아벨리의 획기적 사고 방식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러한 구분은 그의 윤리 의식과 공화주의에 심오한 결과를 가져왔고, 새롭게 등장하는 정체적 질서에 대한 획기적인 통찰을 보여주는 것이다." (202)

 

두 번째는 그냥 인용한다.

"봉건제의 사망을 예고한 3권의 위대한 저서-모어의 『유토피아(Utopia), 루터의 『95개조(Ninety-Five Theses),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가 모두 1513년에 집필되었다." (218)

- 시대가 그렇게 넘어가고 있었다는 얘기고, 천재들은 그 '징후'(황지우의 용어였던가?)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세 권의 저서들이 현대까지 적지 않은('결정적'이라 해야 더 옳을 듯)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그 무게를 더 느낄 수 있다



군주론 이펙트

필립 보빗 저/이종인 역
세종서적 | 2014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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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현된 마키아벨리의 꿈 | 책을 읽으며 2014-08-2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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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보빗은 『군주론 이펙트』에서 마키아벨리의 정치 철학 등을 분석하고 해명하면서 마키아벨리의 꿈이 현대에 실현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로서는 다른 데서는 접하지 못했던 주장인데(정말로!), 필립 보빗에 의하면 이미 여러 학자와 정치인들이 가지고 있는 의견이라고 한다.

그 현대에 실현된 마키아벨리의 꿈은 바로 '미국'이다.

 

"... 마키아벨리가 미국 정체의 '정신적 아버지'라는 점... . 자유롭고 힘 있는 공화국, 민간 신앙(미국인들이 그들의 헌법에 대해 갖고 있는 경외심), 로마 공화정을 연상시키는 창업자(킨키나투스를 연상시키는 조지 워싱턴이라는 인물), 국가를 재창건한 구원자(전면적인 지지자인 에이브러험 링컨) 등은 모두 마키아벨리가 말한 정체의 필수적 요소들이었다." (191)

 

그러니까 필립 보빗은 마키아벨리에 대한 긍정적 시선과 동시에 미국의 정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그게 그냥 해석인지, 정치적 견해인지는 불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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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군집 연구에 관한 다른 생각 | Science 2014-08-2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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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회의론이 필요한 미생물군집 연구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9847&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8-26



과도한 관심에 대한 견제를 위해서 신체의 미생물군집에 대한 해석연구는 적어도 다섯 가지의 문제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인간의 신체에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군집에 대한 탐구가 건강한 사람이나 질병에 대한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추상적인 수준에서 모든 사람들의 관심영역으로 바뀌었다. 지난 5년 동안 미생물군집은 자폐증과 암 그리고 당뇨병과 연관되었다. 이러한 흥분감은 대중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뉴욕 타임즈>지는 한 헤드라인에서 “우리는 바로 박테리아다”라는 자극적인 주장을 펼쳤다. 일부 과학자들은 항생제는 이 미생물군의 엄청난 멸종을 일으키며 인간의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Blaser, M. J. Missing Microbes: How the Overuse of Antibiotics is Fueling our Modern Plagues (Henry Holt and Co., 2014). 기업들은 배설물 샘플의 미생물 내용물을 개인적으로 분석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동일한 사람으로부터 얻은 샘플에 대한 다른 분석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배설물 이식도 제안되고 있다. 당뇨병에서 알츠하이머 질환까지 다양한 질환에 대해서 배설물 이식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어떻게 이식이 가능한지에 대한 내용이 온라인을 통해 퍼져가고 있으며 환자들은 이 위험한 방법을 시도하려고 하고 있다. 

미생물군집 위험은 과도한 관심에 목소리를 잃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데이비스의 미생물학자이면서 블로거인 조나단 아이젠 (Jonathan Eisen)은 “미생물군집의 과대포장”이라는 상을 수여했다. 이전에도 ‘어떤 학문분야 (omics)’는 수상쩍은 연구로 인한 더딘 발달로 인해서 사라져버린 경우가 있다 (Wilkins, M. R. et al. Proteomics 6, 4–8 (2006). 연구자들은 단백질과 대사물질, 유전자 변이와 유전자 활동에 대한 카탈로그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기술적 발달은 분자상태와 건강조건 사이의 관련성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연구는 초기의 흥분감을 떨어뜨리곤 한다. 대부분 초기의 연관성은 거짓으로 밝혀지거나 원래 믿음보다는 좀 더 복잡한 것으로 드러나게 된다. 

과학사는 의학분야에서 노다지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흥분감이 회의론과 몇 년에 걸친 오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밝혀지는 사례가 풍부하다. 이처럼 엄격한 미생물군집학의 기준은 모든 연구자들에게 필요하다. 미생물군집학에 대한 흥분감은 학계를 넘어서 여과되어야 하는 것처럼 잠재적인 문제가 오해를 일으키는 저널리스트들이나 연구비 지원기관 그리고 대중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과도한 흥분으로부터 벗어나 이 연구를 평가하고 수행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실험은 큰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는가? 미생물군집의 프로파일을 알아내는 것은 분류상의 카탈로그를 만들어낼 수 있다. 거의 변이가 적고 박테리아의 세계에서 발견되는 고대의 유전자인 165개의 rRNA에 대한 분석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거친 분석일 뿐이다. 예를 들어 비만과 연관되는 미생물군집은 다른 박테리아 분류의 비율에 의해서 구분될 수 있다. 만일 동물군의 특징을 알아내기 위한 기준을 사용한다면 100가지 조류와 25개의 달팽이는 8개의 어류와 2종의 오징어와 동일하게 나타날 것이다. 심지어 단일 생물종 안에서도 변이의 차이는 유전자에서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현대 기술을 통해서 좀 더 세밀한 구분이 이루어질 수 있다: 우리는 한 가지 샘플에서도 좀 더 많은 유전자를 연구할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은 미생물군집이 일으킬 수 있는 생화학적 반응인 ‘신진대사 네트워크’를 해독해낼 수 있다. 이러한 종류의 분석은 유전자 결합을 찾아내고 잠재적으로 미생물군집에서의 다중 생물종으로부터 유전자 결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특정 미생물군을 찾아내는 것은 이 네트워크가 이미 잘 이해되지 않았다면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단일 박테리아종의 간단한 사례로부터 우리는 백신은 우리에게 알려진 폐렴구균의 30%를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백신이 표적으로 삼는 유전자를 미리 알고 있기 때문이다 (Croucher, N. J. et al. Nature Genet. 45, 656–663 (2013). 긴밀하게 연관된 유전자에서의 기능적 차이를 찾아내는 우리의 능력은 처음부터 우리가 무엇을 찾고 있는가를 모르는 상태에서는 중요한 유전자나 네트워크를 찾아낼 수 있을 만큼 복잡하지 않다. 또한 유전체는 진실과 거짓 모두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가설적인 단백질’이나 우리가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유전자 같은 것이다. 우리는 염기서열 분석자체로부터 긴밀하게 연관된 유전자의 기능적 차이를 알아낼 수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때까지 우리는 유사성은 중요한 차이를 가리게 된다. 

이러한 연구는 인과관계 또는 상호연관성을 보여주는가? 구분될 수 있는 미생물군집이 발견될 때 그리고 질병이나 다른 질환과 연관된다는 사실이 밝혀질 때 한 가지 문제가 제기된다. 바로 인과관계와 상호연관성의 문제이다. 때론 특정한 미생물군집은 질병과 연관되지만 단순히 행인일 경우가 있다 (Shanahan, F. Nutr. Rev. 70 (suppl. 1), S31–S37 (2012). 요양원에 살고 있는 노인들의 대장에 존재하는 미생물군집과 동네에 살고 있는 노인의 미생물군집을 비교한 2012년 논문은 다양한 측면에서 노쇠함과의 상호연관성을 발견했다 (Claesson, M. J. et al. Nature 488, 178–184 (2012). 일부 자재적인 교란변수를 고려한 후에 저자들은 인과관계를 제기했다: 즉, 식습관은 미생물군집을 변화시키고, 건강에 변화를 가져온다. 이러한 설명은 데이터에 정확하게 맞는다. 하지만 역인과관계 – 즉 나쁜 건강의 잠재성은 대장 미생물군집을 변화시킨다 – 는 조사되지 않았다. 노쇠한 사람들은 아마도 덜 활성화된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을 것이며 소화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미생물군집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 연구는 이러한 혼란의 유일한 사례가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메커니즘인가? 모든 과학자들은 상호연관성은 인과성이 아니라고 교리문답적으로 배운다. 하지만 상호연관성은 거의 상항 인과관계를 함의한다. 우리는 무엇인지 모를 뿐이다. 우리는 조심스럽게 실험을 수행해야 한다. 지난 3년 또는 5년 동안 기능적인 요소와 개별 분류 또는 특정한 성격을 찾아내기 위해서 주로 배양되지 않는 미생물의 다양한 군집을 알아내는 발전을 이룩했다. 현재 우리는 미생물군집의 요소를 정의할 수 있는 실험을 디자인할 수 있다 (Goodman, A. L. et al. Proc. Natl Acad. Sci. USA 108, 6252–6257 (2011). 예를 들어 특정한 생물분류군을 제외하거나 ‘칩위의 조직 (organ on a chip)’을 통해 실험 미생물군집의 생화학적 활동을 측정하여 미생물군을 재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Huh, D. et al. Nature Protocols 8, 2135–2157 (2013). 환원론적인 입장으로 돌아오는 것은 미생물군집이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어떤 일을 하는가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얼마나 실험이 현실을 반영하는가? 비록 미생물군집이 실험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환자들에게 증상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은 아닐 것이다. 비만에서 대장의 생물군집의 역할을 조사한 많은 연구가 존재하며 몇몇 연구는 대장 미생물군집과 체중증가의 연관성을 찾아냈다 (Ley, R. E. Curr. Opin. Gastroenterol. 26, 5–11 (2010). 이러한 연관성이 인과성인지 상호연관성인지를 평가하기 위해서 연구자들은 대장 미생물군집 샘플을 쌍둥이로부터 얻어내어 실험쥐의 미생물군에 주입했다. 실험쥐는 이전에 ‘비만’ 미생물군집으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날씬한 미생물군집’을 주입하면서 체중이 감소되었다. 하지만 정상적이거나 저지방먹이를 제공하는 경우에만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 . 식습관 자체는 영향이 거의 없다 (Ridaura, V. K. et al. Science 341, 1241214 (2013). 비록 이러한 고상하게 통제된 실험은 미생물군집과 연관되는 치료법의 엄청난 잠재성을 보여주었지만 미생물군집의 한계도 보여주었다: 즉, 영향은 다른 요소들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식습관이었다. 

미생물군집 연구는 무균상태의 실험쥐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다. 이들 실험동물은 실험용 미생물군을 주입하여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동물의 자연적인 상태나 미생물군집이 부족하여 건강하지 않은 상태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연구결과는 미생물군집이 풍부한 동물에서의 반응을 예측하지 못한다. 실험쥐와 미생물군집은 또한 인간과는 다른 틈새에 적응하고 있다. 그래서 연구결과는 일반화하기 어렵다. 

다른 요소들이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가? 박테리아가 숙주로서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훌륭한 이유가 존재한다. 하지만 많은 다른 영향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위의 사례에서 나타난 식습관의 문제와 같은 것이다. 한 연구가 미생물군집과 질병이 연관된다고 할 때 현명한 비판자들은 다른 요인들을 고려했는지를 물어야 한다. 미생물군집을 둘러싼 과도한 흥분감은 위험하다. 잘못된 정보로 인해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며 가설을 일반화하거나 결론을 평가하기 위한 좀 더 나은 실험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는 과학자들에게도 위험하다. 연구비 지원기관은 이러한 과도한 흥분감으로 인해서 우선성이 왜곡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데이터를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홍보담당도 연구결과를 과장해서는 안 되며 저널리스트들은 과도한 일반화를 경계해야 한다.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났던 과학이전시대에 사람들은 영혼을 비난했다. 우리는 미생물군을 현대의 유령으로 만드는 일에 저항해야 한다. 

출처: <네이처> 2014년 8월 21일 (Nature 512, 247–248 (21 August 2014) doi:10.1038/512247a) 


원문참조: 
Blaser, M. J. Missing Microbes: How the Overuse of Antibiotics is Fueling our Modern Plagues (Henry Holt and Co., 2014). 
Wilkins, M. R. et al. Proteomics 6, 4–8 (2006). 
Croucher, N. J. et al. Nature Genet. 45, 656–663 (2013). 
Shanahan, F. Nutr. Rev. 70 (suppl. 1), S31–S37 (2012). 
Claesson, M. J. et al. Nature 488, 178–184 (2012). 
Goodman, A. L. et al. Proc. Natl Acad. Sci. USA 108, 6252–6257 (2011). 
Huh, D. et al. Nature Protocols 8, 2135–2157 (2013). 
Ley, R. E. Curr. Opin. Gastroenterol. 26, 5–11 (2010). 
Ridaura, V. K. et al. Science 341, 12412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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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와 목걸이 사건 | 책을 읽으며 2014-08-2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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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민이 자신들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완전히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진 목걸이 사건에 관해서 슈테판 츠바이크는 아주 자세하게 그 전말과 영향에 대해 쓰고 있다(솔직한 얘기를 하자면, ‘목걸이 사건에 관해서는 들어본 바가 있고그것이 마리 앙투아네트에 관한 굉장히 안좋은 소문의 진원이 되었다는 것 정도까지는 알고 있었으나 그게 어찌 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건이었다).


결론은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 사건과는 원래 아무런 혐의가 없다는 것이다. 라 모트 부인에 의해 대부분의 사건이 이루어진 이 사건에서 로앙 추기경은 피해자이며, 엄밀하게 봐서는 앙투아네트도 피해자인 셈이었다. 그런데, 그 사건은 프랑스 국민들에게는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자신들의 왕비가 그 사건에 깊숙히 관련이 있으며, 주범 격이라고 생각했다. 그 사건으로 앙투아네트 왕비는 츠바이크의 표현대로 프랑스에서 가장 음탕하고, 가장 비열하고, 가장 음흉하고, 가장 압제적인 여자라는 악평을 뒤집어쓰게 되었다.

 

그렇다면 앙투아네트는 완전히 그런 악평에 아무런 책임이 없으며, 완전히 억울하기만 한 것일까?

츠바이크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쓰고 있다. 그 목걸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할 부분은 이 부분인데, 누가 그 짓을 저질렀고, 누가 죄를 선고받고, 누가 무죄 방면되었으며, 누가 억울하고, 누가 악다구니를 썼는지가 아니라 국민들이 그 사건을 어떻게 봤으며, 왜 그렇게 볼 수 있었는지 그게 오히려 핵심이라는 얘기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왕비의 악평이 사기꾼들에게 용기를 주었고, 왕비가 만사를 쉽게 믿을 정도로 경박하지 않았더라면 사기에 걸린 사람들도 처음부터 믿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기 때문에 이 따위 사기 사건은 일어날 수 없었다.” (228)

- , 마리 앙투아네트의 소문난 악평이 그 사기 사건을 일으킬 빌미를 주었다는 것이며, 그 악평 때문에 마리 앙투아네트는 국민들에게 유죄로 판결을 받았다는 얘기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목걸이 사건의 간계와는 전혀 무관했지만 이러한 사기가 그녀의 이름으로 벌어지고 사람들이 그 사기를 믿은 것은 그녀의 역사적 죄과였으며, 또 역사적 죄과로 언제까지나 남을 것이다.” (229)

피고석에 앉아 있지 않았으나 한 여인도 추기경의 무죄 선고에 의해서 종신형을 받게 되었다. 그 여인은 마리 앙투아네트였다. 이후 그녀는 계속 적의 중상과 끊임없는 증오의 대상이 되었다.” (237)

 

그녀가 앉아있던 자리는 그저 즐길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던 셈이다. 그녀가 그렇게 생각한 것이 잘못된 것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저 자신이 잘못하지 않았다는 항변과 사실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책임을 져야 할 자리에서 준비도 없이 올랐던 것도 그렇고, 그 후에도 전혀 깨닫지 못했던 그녀의 미숙함이 그녀를 그렇게 (자신으로서는) 부당한 평가를 내려질 수 밖에 없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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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아네트 비극의 시작 | 책을 읽으며 2014-08-2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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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는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샤유의 장미』에서 앙투아네트의 비극(프랑스 혁명이 한 왕비의 어리석은 행동에서 촉발되었다는 것은 너무 자극적인 것 같지만, 어쨌든 그게 앙투아네트의 비극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몇 가지 각도에서 살피고 있다. 오스트리아 황녀에서 프랑스 왕세자비가 될 수 밖에 없었던 당시 국제적인 정세와 앙투아네트의 천성(생각이 그리 깊지 못한)에 대해서도 얘기하지만, 츠바이크가 책의 초반에서 깊게 얘기하는 것은 바로 나중 루이 16세가 되는 왕세자의 성적인 문제이다. 누구든 가질만한 관심이지만, 대중의 말초적 관심에서가 아니라 진지한 관심이라는 점에서 더 흥미롭다.

 

츠바이크는 이렇게 쓰고 있다.

왕세자의 타고난 괴로운 장애. … 결혼은 그 참된 의미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날도, 그 다음 날도, 그 몇 년 뒤에도.” (35)

당당하게 그녀의 생활에 간섭하거나 그녀의 공공연한 어리석은 행동을 저지할 의지력이 그에게는 없었다. 의지력이란 결국 육체적 활력의 정신적 표현에 불과하다. 이 비극적인 무능으로 인해서 모든 권력이 어떻게 부박스러운 한 젊은 여인의 손으로 들어가 경박하게 흩뿌려지는가” (41)

이 부부에게는 단순한 결혼 생활의 고통이 사생활에서 그치지 않고 훨씬 멀리까지 파급되었다. 남편과 아내가 왕과 왕비였기 때문이다.” (44)

결혼 생활의 장애에서 비롯된 결과는 당사자의 운명이나 불운, 불행을 넘어서서 세계 역사에까지 힘을 미쳤다. 국왕의 권위가 붕괴되기 시작한 것은 바스티유에서가 아니라 베르샤유에서부터였다.”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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