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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바이러스와 소두증 | Science 2016-01-2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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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9959


[강석기의 과학카페 258] 정확한 전염 경로도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지카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지난주 기록적인 한파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북반구가 생리적으로 덜덜 떨고 있을 때 적도 부근이라 여전히 따뜻한 브라질에서 심리적으로 덜덜 떨릴 뉴스가 들려왔다. 바로 소두증이라는, 뇌가 비정상적으로 작은 기형아들이 줄줄이 태어나고 있는데, 놀랍게도 산모가 임신초기 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일 그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다.



이 바이러스의 이름은 지카바이러스(Zika virus)로, 아마 독자 대다수는 지난 주 외신을 통해 처음 이름을 들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지난 연말 학술지 ‘사이언스’(11월 27일자)에 난 뉴스에서 처음 지카바이러스라는 게 있다는 걸 알았다. 그런데 당시 뉴스는 지카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가 전세계로 퍼지고 있다는 내용이었고 소두증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만큼 지금 사태가 급박히 돌아가고 있고 지카바이러스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을 바탕으로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궁금증을 Q&A의 형식으로 정리한다.

 

Q1. 지카바이러스는 어떤 바이러스인가?


바이러스는 세포가 아닌 입자로 세포 생명체에 기생해 살아가는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적인 존재다. 그럼에도 자체 게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 염기서열을 바탕으로 세포 생물체처럼 분류를 할 수 있다. 지카바이러스의 게놈은 2007년 해독됐는데, 이에 따르면 가장 가까운 바이러스는 뎅기열바이러스이고 황열바이러스와 일본뇌염바이러스도 가까운 친척이다. 즉 이들은 모두 플라비바이러스(flavivirus)속(屬)에 속하고 모기가 감염 매개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도 영향권에 있는 바이러스는 귀에 익숙한 ‘일본뇌염바이러스’다. 매개체인 빨간집모기(쿨렉스(Culex)속)가 한반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황열과 뎅기열, 지카열(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을 바탕으로 병명을 이렇게 부른다)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들은 에데스(Aedes)속 모기들이 옮긴다. 아직까지 한반도에는 모기가 이들 바이러스를 옮긴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가능성은 있다. 한반도에도 살고 있는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가 지카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플라비바이러스는 양성가닥RNA를 게놈으로 지닌, 즉 게놈 자체가 숙주 세포 내에서 전령RNA로 작용하는 바이러스다. 지카바이러스의 경우 1만 794 염기에 유전자를 10개 지니고 있다. 게놈 크기로 보면 인플루엔자바이러스(음성가닥RNA 게놈 1만 3500여 염기)나 지난해 메르스를 일으킨 코로나바이러스(양성가닥RNA 게놈 3만여 염기)보다 작다.





Q2. 언제 어디서 처음 발견했나?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첫 논문은 1952년 발표됐다. 저자들은 1947년 우간다 숲에 사는 붉은털원숭이의 역학조사에서 황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붉은털원숭이의 혈액 시료를 채취했는데, 나중에 분석을 해보니 황열바이러스와 꽤 비슷하지만 다른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연구자들은 당시 혈액을 채취한 지카숲에서 이 바이러스에 지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지카는 루간다(우간다의 주요 언어) 말로 ‘울창하다’는 뜻이다.

 

연구자들은 1948년 지카숲에서 채집한 아프리카흰줄숲모기(Aedes africanus)의 혈액에서도 지카바이러스를 확인했다. 즉 이 모기가 지카바이러스의 매개체이고 붉은털원숭이가 숙주라는 말이다. 그리고 원숭이에서 황열 같은 증상을 일으킨다.

 

한편 1954년 나이지리아인의 혈액에서 지카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즉 사람도 감염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2007년까지 무려 60년 동안 사람에서 지카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는 14건에 불과했고 증상도 발열, 두통, 피부발진 등이 며칠 지속되는 정도로 가벼웠다. 따라서 사망자는 물론 병원에 입원한 경우도 없었다. 결국 지카바이러스는 원숭이를 숙주로 한 바이러스로, 어쩌다 아프리카흰줄숲모기 같은 에데스속 모기에 물린 사람에게 드물게 ‘지카열’을 일으키지만 의학계에서 신경을 쓸 대상은 아니었다.

 

Q3. 어떻게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로 건너왔나?


이처럼 아프리카의 ‘조용한’ 풍토병이었던 지카열이 어쩌다 지금 지구 반대편인 브라질에서 팬데믹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일까. 사실 1969년 말레이시아의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에서 지카바이러스가 검출됐고 1977년 인도네시아에서도 발견됐다. 그럼에도 역시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기 때문에 전공자들의 논문에만 보고되는 정도였다.

 

그런데 2007년 지카바이러스의 동진(東進)이 처음 의학계의 주목을 받는 사건이 일어났다. 즉 뉴기니섬 북쪽의 섬나라 미크로네시아의 얍(Yap)섬에서 지카열 ‘팬데믹’이 일어난 것. 증상이 나타난 확진 환자는 49명에 불과했지만(역시 죽거나 입원한 사람은 없었다), 그 뒤 3세 이상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혈청검사를 한 결과 무려 73%가 감염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이 시점을 전환점으로 해서 지카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사람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2013년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폴리네시아(타히티섬)에 상륙한 지카바이러스는 이듬해까지 인구의 10%인 3만여 명을 감염시켰고 마침내 입원 환자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는 말초신경이 손상돼 나타나는 ‘갈랑바레증후군’으로 진단받은 사람이 73명이나 나왔다. 급성염증성 신경질환인 갈랑바레증후군은 운동신경계 이상, 즉 마비를 수반하고 때로는 감각계 이상을 동반하는데 정확한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다. 지카바이러스가 뎅기열의 아주 약한 버전인 ‘지카열’ 이외에 심각한 신경질환도 일으킬 수 있음을 보인 사례다.

 

지난해 3월 지카바이러스가 브라질에서도 확인됐다. 그리고 방향을 틀어 북진을 시작해 10월에는 콜롬비아, 11월에는 수리남에서도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이런 추세라면 멕시코를 거쳐 미국에 도달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사람과 물건의 이동이 갈수록 빈번해지기 때문에 인플루엔자바이러스도 그렇지만 지카바이러스 역시 이렇게 짧은 기간 내에 퍼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이동해 현지의 에데스속 모기에 물린 경우일수도 있고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는 모기가 비행기나 배에 실려 이동했을 수도 있다. 또 사람에 대한 감염력이 높게 변이가 일어났을 수도 있다.



Q4. 지카바이러스는 정말 소두증을 일으키나?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브라질 바이아연방대의 산부인과 의사 마뇨엘 사르노는 2주 동안 신생아 가운데 네 명을 소두증으로 진단했다. 소두증은 태아시기에 머리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생긴 기형으로, 사르노 교수는 1년에 대여섯 건을 보는 정도였다. 소두증인 아기는 발작과 발달지체, 학습장애, 운동장애 등을 보이고 심할 경우 사망한다. 놀랍게도 이런 현상이 브라질 곳곳에서 일어나 2015년 10월에서 2016년 1월 동안 3500여 건이 보고됐고 이는 평소의 20배가 넘는 숫자다.

 

사르노 교수를 비롯한 몇몇 의사들은 소두증 급증의 원인을 찾다가 연초 지카바이러스가 상륙했다는 사실을 알고 바이러스가 원인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카바이러스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일부 신경질환을 일으켰지만 감염된 사람 80%가 무증상인 온순한 바이러스라고 여겨졌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은 무시됐다. 

 

그러나 소두증 아이를 낳은 엄마 대다수가 임신초기 발열과 발진을 겪었다고 보고했고 양수검사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된 태아 가운데 둘이 초음파검사 결과 소두증으로 나타났다. 또 태어나자마자 죽은 소두증 아기의 신체조직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기도 했다. 한편 브라질 사태를 전해들은 타히티의 보건당국자들이 조사를 한 결과 2013~14년 팬데믹 때 태어난 아기 가운데 수십 명에서 신경계 장애가 있음을 확인했다. 즉 지카바이러스는 말초신경계뿐 아니라 중추신경계의 신경세포(뉴런)도 파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지카바이러스의 가까운 친척인 일본뇌염바이러스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알려져 있다. 즉 일본뇌염바이러스는 사람과 함께 돼지도 숙주로 삼는데, 돼지에서는 거의 증상이 없다. 그런데 임신한 암퇘지가 감염될 경우 유산을 하거나 문제가 있는 새끼가 태어난다는 보고가 있다. 일본뇌염바이러스는 드물게(약 0.4%) 감염된 사람에서 뇌염을 일으키는데, 신경세포의 사멸을 유도하고 염증을 유발한 결과다. 따라서 이런 작용이 태아 돼지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지카바이러스가 소두증의 원인이라고 100% 확신할 단계는 아니다. 소두증 아이와 이들의 엄마 대다수에서 지카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의 검출법으로는 감염 초기의 지카바이러스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지카바이러스 외에 이렇다 할 원인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브라질 보건당국은 임신초기 산모들에게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도록 당부하고 있고 일부 의사들은 확실한 원인이 파악되고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임신을 피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러나 올 가을부터 두 번째 소두증 비극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2월부터 브라질은 우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모기가 극성을 부릴 것이고 따라서 연초에 임신하는 여성들 가운데 모기에 물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례가 꽤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6월에는 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에 자칫 연말에 세계 곳곳에서 소두증 아기가 태어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Q5. 사람 사이 감염 가능한가?


모기가 매개하는 많은 전염병이 있지만 지금까지 사람 사이에 감염이 일어난 예는 없다. 즉 모기에 물리지 않는 한 일상적인 활동으로는 감염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물론 환자의 피를 수혈하면 감염된다). 그런데 2011년 학술지 ‘신종감염질환’에 모기 매개 질환의 사람 간 감염의 첫 사례를 보고한 논문이 실렸다. 바로 지카바이러스다.



2008년 의학곤충학자인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브라이언 포이 교수와 대학원생 케빈 코빌린스키는 말라리아 현지연구를 위해 세네갈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귀국 뒤 피부발진과 피로감, 두통, 관절통을 앓았고 뎅기열을 의심해 검사를 했지만 음성으로 나왔다. 그런데 얼마 뒤 포이 교수의 아내도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 이들은 여러 병원체에 대한 검사를 했지만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아무튼 세 사람 다 며칠 앓고 난 뒤 완쾌돼 이 일은 기억에서 점차 잊혔다.

 

이듬해 코빌린스키는 다시 아프리카 출장을 갔는데 우연히 텍사스대의 의학곤충학자 앤드류 해도우 교수를 만나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다 미지의 감염에 대해 얘기했다. 그런데 해도우 교수의 할아버지가 바로 1947년 우간다에서 지카바이러스를 발견해 보고한 세 사람 가운데 한 명이었다. 증상을 들은 해도우 교수는 지카열일지 모른다고 얘기했고 코빌린스키는 귀국해 포이 교수에게 그 얘기를 들려줬다.

 

콜로라도주에는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에데스속 모기가 없는데 아내가 지카열에 걸렸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 포이 교수는 세 사람의 혈액을 지카바이러스 항체를 검출할 수 있는 기관에 보냈고 셋 다 양성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 가운데 사람 사이에 감염이 된 최초의 사례다(아내는 모기에 노출된 적이 없으므로).

 

그렇다면 어떻게 지카바이러스는 모기 없이도 다른 숙주에게 갈 수 있었을까. 당시 포이 교수는 전립선염이 있었는데 아내와 성관계를 할 때 사정한 정액에 피가 섞여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정액으로 흘러들어가 아내를 감염시켰을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라면 지카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위험한 신종 바이러스인 셈이다.

 

지카바이러스의 존재가 알려진 지는 70년이 다 돼 가지만 그동안 거의 연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알려진 사실이 별로 없다. 상용화된 진단시약조차 없다. 물론 백신과 치료제도 없다. 여러 정황상 지카바이러스 팬데믹이 불가피한 현상으로 보이기 때문에(매개체인 모기를 통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방향의 연구가 시급하고 우리나라도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 필자소개
강석기. 서울대 화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LG생활건강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동아사이언스에서 기자로 일했다. 2012년 9월부터 프리랜서 작가로 지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강석기의 과학카페』(1~4권, 2012~2015),『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2014)가 있고, 옮긴 책으로 『반물질』(2013), 『가슴이야기』(2014)가 있다.

강석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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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성은 인간의 본성인가? | Science 2016-01-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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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네이처] 英 케임브리지大 “학살 추정 유골 27구 발굴”

1만 년 전에도 대규모 학살 있었다




20일 자 ‘네이처’ 표지에는 선사시대 한 남성의 두개골 화석이 담겼다. 표지 속 두개골은 둔탁한 물체에 부딪혀 파손된 것처럼 보인다. 의도적인 폭력인 걸까.

 

아프리카 케냐의 나타루크 지역에서 발견된 이 유골은 ‘인류 최초의 전쟁’이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래 전이었음을 암시해 주고 있다. 

 

로버트 폴리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팀은 케냐 투르카나 호수 인근 나타루크 지역에서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약 1만 년 전 수렵-채집인 유골 27구를 발견했다고 이번 주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중 유골 중 12구를 발굴해 분석한 결과, 10구에서 폭력으로 인한 사망임을 알 수 있는 증거를 발견했다. 두개골이 둔기에 맞아 부서지거나, 갈비뼈가 나무막대와 같은 딱딱한 물체에 맞은 것처럼 골절돼 있었다. 칼이나 화살 등이 목이나 머리에 박힌 유골도 있었다.

 

나머지 2구에서는 사망 시점 근처에 가해진 것으로 보이는 외상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들 역시 사망 당시 팔과 손의 위치를 고려하면 죽기 직전까지 손이 묶여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유골은 인류의 폭력 행위를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유적으로 연구팀은 9500~1만500년 전 학살이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시기는 이 지역이 풍부한 물과 농작물 등으로 비옥했던 때다.

 

폴리 교수는 “유골 발굴지가 투르카나 호수 인근이라는 점에서 풍족한 땅을 장악하기 위해 경쟁하던 중 학살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다른 집단에 속해 있었다는 증거로 화살촉에 주목했다. 화살촉을 만드는 데 쓰인 흑요석이 나타루크 지역에서는 드문 암석이었기 때문이다. 부족 생활을 하던 선사시대 수렵-채집인들의 경우 한 집단 내에서 폭력이 일어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피해자들은 매장되지 않았고, 인근 호수에 버려지거나 폭행된 지점에서 죽도록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의도적인 살인임을 엿볼 수 있는 증거다. 연구팀은 유골 근처에서 작은 돌칼 1개와 부싯돌 2개도 발견했다.

 

논문의 제1 저자인 마르타 미라존 라흐르 영국 케임브리지대 인류진화연구센터장은 “매장된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볼 때 영토를 확장하거나 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폭력을 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유골 중에는 최소 8명 이상의 여성과 어린이 6명도 포함돼 있었다. 그 중 임신한 여성을 포함한 4명은 살해되기 전 손과 발이 서로 묶여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여성은 왼쪽 발과 무릎이 골절돼 있었다. 연구팀은 유골 27구가 한 가족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폴리 교수는 “나타루크 유골은 선사시대 유목민들도 오랜 기간 전쟁을 벌여왔다는 증거”라며 “인류가 아주 오래 전부터 잔인한 폭력과 전쟁을 감행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연구 결과는 사랑과 마찬가지로 폭력성 역시 인간의 생물학적인 본성임을 보여 준다”고 덧붙였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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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하여 책을 읽는가 2 | 책을 읽다 2016-01-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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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책벌레와 메모광

정민 저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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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교수는 제목대로 책벌레이면서 메모광이다.

그리고 그는 접하는 역사 속의 많은 사람들이 책벌레이기도 하고 메모광이기도 하다.

책벌레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책을 사랑하고, 책읽기를 숨쉬듯이 하는 사람이다.

메모광이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공부가 몸에 사람이다.

그의 『책벌레와 메모광』은 그런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의 사연을 엮어 놓았다.

 

그런데 책은 애매하다.

역사 속의 책벌레와 메모광들에 대한 얘기이기도 하고, 책벌레이기도 하면서 메모광이기도 자신의 얘기이기도 하다.

혹은 책벌레와 메모광에 관한 글이기도 하면서, 어떤 글들은 전혀 책벌레와 메모광에 관한 글이 아닌 경우도 있다. 그래도 책이 매개이기는 하다.

세계 동양학 연구의 본산이라고 있는 하버드 옌칭 도서관에서의 연구년 경험을 글이기도 하고, 앞뒤의 소회를 글이기도 하다.

 

분명하게 선을 그을 없는 책의 성격답게 책이 얘기하고자 하는 주제도 그리 선명하지 않아 보인다.

그저 책과 책을 사랑한 사람들, 공부를 사랑한 사람들, 그들이 책을 읽고, 공부한 방식들에 대한 소개인 것인지, 그렇게 책을 읽고 공부하자는 것인지 수가 없다.

그런 분명히 선을 그을 만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떤 흐름은 있어야 좋을 같은데 그게 없이 왔다 갔다 하니 어떤 마음가짐으로 책을 읽어야 헷갈린다.

그리고, 그저 읽고 공부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다 보니, 어떤 책인지, 어떤 공부인지가 별로 상관없어 보인다. 실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 테지만, 어쨌든 책에서는 그렇다. 자신을 위한 공부인지, 남을 위한 공부인지, 파당(派黨) 위한 공부인지, 세상을 위한 공부인지 구분 없이 공부만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읽힌다.

모든 것에 날을 세우고 비판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은 피곤한 일이지만, 그런 것이 전혀 없다면 사실 읽는 무슨 의미가 있으랴 싶다. 물론 그저 읽는 책이 없는 경우도 없지 않고, 모든 것에 의미를 두는 것도 아니지만, 역사 속에서 우리가 발견해야 하는 것이 그런 것은 아니지 않겠냐 싶다.

 

강명관의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와 많이 비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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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하여 책을 읽는가? | 책을 읽다 2016-01-2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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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강명관 저
푸른역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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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펜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말이 있다. 요즘도 많이 쓰는 말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말이 역설적으로 펜이 결코 칼을 이길 없다는 알면서 펜을 가진 사람이 스스로 위로하는 말이라는 해석에 크게 공감한다. 힘센 자는 굳이 그런 말을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말이 맞기를 크게 기대한다. 나는 그래도 몸보다는 머리를 쓰는 직업을 택했으며, 보통 사람보다는 책읽기를 즐기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조선은 () 나라였다. 좁게는 성리학, 주자학의 나라였다. 그런 나라에서 책을 읽은 사람, 책을 읽는 사람이 존중받는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고, 어떤 책들을 읽었을까? 강명관의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에서 하는 이야기다. 그의 『조선 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가 시대의 책과 책에 관련된 지식의 생산과 유통에 관해서 쓰고 있다면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는 책을 소비한 사람들, 바로 책벌레들에 대한 이야기다(물론 저작 순으로는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이 앞이다).

 

강명관이 조선 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는 자못 비판적이다.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 기술을 자랑하지만, 금속 활자는 지식의 대량 유통에 기여하지 못했다(“우리가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금속활자와 세종조의 인쇄기술은 민중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양반-남성의 영원한 제국을 위한 것이었다.”, 16). 그들의 책과 지식은 백성의 것이 아니었고, 되지 않는 지배 세력의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유통시켰던 지식은 지배 논리를 공고화하는 데에 이바지하는 것들이었고, 그들의 외의 것은 억압했다. 성리학, 주자학만을 파고 들었으며, 밖의 것을 다룬 책들은 배척하고, 탄압했다. 물론 그런 책들을 읽은 사람들까지. 실용적이고, 혁명적인 저작들은 저자 생전에 출판되지 못했으며, 따라서 그런 생각이 전파되기도 힘들었던 시대였다.

다산은 자신이 당면한 사회현실을 절절히 발언했으되, 발언은 저작의 형태로 유포될 없었던 것이다. 나아가 조선왕조가 끝나기 다산의 전집은 공식적으로 발간된 적이 없다. (중략) 박제가의 『북학의』가 그랬고, 박지원의 『열하일기』 역시 그랬다.” (300)

 

강명관은 조선 시대를 만들어낸 책벌레들을 거의 연대순으로 정리하고 있다. 그들이 조선이라는 나라를 만들었으므로 조선의 정치와 정신의 변천이 그대로 따라오고 있다. 조선의 기틀을 기획했던 정도전과 그의 아이디어(금속활자) 활용한 태종에서 시작해서(“혁명은 무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도전이 생각했던 금속활자로 완성되었던 것이다.”, 39), 타고난 독서가이면서 학문의 경계가 없었던 세종의 시대가 펼쳐진다.

후엔 학문의 협소화가 생겼다. 조광조나 퇴계 이황, 율곡 이이의 독서는 주자학이라는 틀에서만 이뤄졌던 것이다. 조선에서의 생각의 폭은 이렇게 좁혀지고 만 것이었다. 그 다음은 새로운 지식의 흡수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지식들은 모두 중국()을 통한 것이었다. 홍대용도 그랬으며, 박지원도 그랬다. 간서치(看書癡) 이덕무의 책도 대부분은 중국을 통해 들어온 책들이었다. 문체반정으로 책을 탄압했던 호학(好學) 군주 정조의 태도도 중국을 통한 학문의 수입과 관련이 있다: 문체반정에 반성문을 제출한 사람들은 예정된 출셋길을 달려 영의정이 되고 국구(國舅) 되었다. 하지만 반성문을 쓰지 않고 회개하지 않았던 박지원과 이옥은 그런 혁혁한 벼슬은 없었지만 자신의 소신대로 작품을 썼다. 그리고 작품들은 비록 화려한 문집이 아닌 필사본으로 남았지만, 문학사에 이름을 남기고 21세기에도 읽히고 있다.” (297)

 

이 책에서는 그저 저자와 제목만을 연결시키기에 급급했던 이수광의 『지봉유설』, 성호 이익의 『성호사설』, 서유구의 『임원경제지』 등이 어떤 책이며,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도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성리학이 성과 , 기와 같은 고도로 추상화된 언어를 도구로 삼아 오직 관념의 조작에 몰두한다면, 『지봉유설』은 지시 대상이 분명한 현실의 구체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중략) 『지봉유설』의 세계는 성리학과는 대척적 공간에 놓인 지식의 세계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141~142)

(『성호사설』)에는 사회 들어 있었다. 체계가 없는 보이는 글쓰기 속에 그는 자기 시대의 심각한 문제, 정치와 사회, 경제의 모순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려 것이다.” (198)

없는 세상에 인용으로 이루어진 『임원경제지』가 폄하되어야 이유는 아무 데도 없다.” (331)

 

밖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까지 책벌레로서 세상 밖으로 건져내고 있다.

미암 유희춘은 이쪽 사람들에게는 알려져 있겠지만, 대중들에게는 낯선 이름이고(교과서에 없으니), 이의현이라는 사람도, 유만주라는 사람도 그렇다. 강명관이 쓰고 있는 허균의 이미지도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많이 다르다(아마 허균에 씌워진 조숙한 근대인이라는 이미지는 조선 후기 사회에서 서구 근대의 모습을 찾으려는 한국인들의 욕망이 만들어낸 허구일 것이다.”, 146).

 

조선 시대의 책벌레들을 명씩 명씩 다루면서 결국에는 책에 관해서, 조선이라는 시대에 관해서, 책을 읽는 사람에 관해서, 책을 읽는 행위에 관해서 총체적인 이야기가 되었다. 그것은 단순히 책을 많이 읽자는 얘기도 아니고, 시대에 대한 아련한 회고(回顧) 아니다. 지식의 생산과 유통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통해 과연 어떤 공부여야 하는지에 대한 반성이다. 그렇지 않다면 책도 별로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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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과학계 핫 이슈 | Science 2016-01-2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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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퍼 가위…인류 첫 목성 탐사…中 최대 전파망원경

올해 세계를 놀라게 할 과학계 핫 이슈는?


유전자 가위로 혈우병 환자를 치료한다. ‘지구의 이웃’인 화성에 새로운 탐사선을 보내고, ‘태양계 맏형’인 목성에서도 본격적인 탐사가 시작된다. 중국은 9월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을 가동한다.
 

‘사이언스’ ‘네이처’ 등 과학 학술지와 영국 BBC,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올해 세계 과학계를 놀라게 할 빅이슈로 ‘크리스퍼 가위’ ‘화성과 목성’ ‘중국’을 꼽았다.

 

● 혈우병 환자에 유전자 치료 첫 시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원하는 부위의 DNA를 정교하게 잘라내는 유전자 교정 기술이다. ‘사이언스’는 지난해 12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2015년 ‘최고 혁신기술(Breakthrough of the Year)’로 꼽았다. ‘네이처’도 2015년 10대 인물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연구자를 포함시켰다. 학술정보 서비스 기업인 톰슨로이터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한 제니퍼 다우드나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스웨덴 우메오대 교수 등 2명을 지난해 유력한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지목한 바 있다.


 

올해도 유전자 가위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유전자치료제 임상시험 기업인 샌가모 바이오사이언스(Sangamo BioScience)는 혈우병 환자 80명 이상을 대상으로 혈우병 유전자를 교정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임상시험이 성공할 경우 크리스퍼 등 유전자 가위 기술의 상용화에 날개가 달릴 것으로 보인다.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서울대 화학부 교수)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신개념 치료제가 개발되고, 고부가가치 농작물과 가축이 등장하며, 모기 등 해충 박멸 기술이 나올 것”이라며 “유전자 가위는 향후 10년 이상 전 세계 생명과학계의 핫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화성 목성, 태양계 탐사 가속
 

올해는 태양계 탐사에 속도가 붙는다. 유럽우주국(ESA)은 3월 무인 화성탐사선 ‘엑소마스(ExoMars)’를 발사한다. 엑소마스는 7개월간 우주 공간을 가로질러 10월 화성 근처에 도착한 뒤 화성 궤도를 돌며 메탄가스를 찾는 등 생명체 활동의 증거를 수집한다. 엑소마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호르헤 바고 연구원은 두 달 전 BBC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메탄을 발견한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화성이 더욱 살아 있는 곳이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2011년 발사한 목성탐사선 ‘주노(Juno)’는 7월 목성 궤도에 진입한다. 주노는 목성의 대기 성분을 분석해 목성 형성 과정을 밝혀내는 임무를 맡았다. NASA는 홈페이지를 통해 “주노는 목성의 자기장과 중력장을 정확히 밝혀내 거대한 행성의 진화와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중국, 지상 최대 전파망원경 가동
 

전통 과학 강국을 무섭게 추격 중인 중국은 올해도 추격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착공한 지상 최대 규모의 단일 안테나 전파망원경 ‘패스트(FAST·Five hundred meter Aperture Spherical Telescope)’가 9월경 완공돼 가동을 시작한다. 패스트는 전파를 수집하는 반사경의 지름이 500m로 축구장 30개 면적과 맞먹는다.
 

현재 이런 형태의 전파망원경으로는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지름 305m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이 세계에서 가장 크다. 하지만 패스트가 완공되면 53년간 지켜온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타이틀을 중국에 넘겨줘야 한다.

 

6월에는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시험 위성을 발사해 베이징과 상하이 관공서 사이의 통신을 전담시킨다.

 

김강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연구원은 “올해는 중국의 ‘13차 5개년 규획’이 시작되는 해이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사물인터넷(IoT)을 집중 육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도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해결하려는 계획도 이번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신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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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국민 독서실태 조사 | 끄적이다 2016-01-2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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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 올리버 색스 | 책을 읽다 2016-01-2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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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온 더 무브

올리버 색스 저/이민아 역
알마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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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와 정신적 활동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올리버 색스가 <뉴욕 타임즈>지에 생의 마지막 즈음에 감동적인 편지를 기고하고 세상을 떠난 2015. 작년이었다. 그의 죽음과 함께 이제 이상 그의 새로운 책을 없겠다는 생각에 많이 아쉽고, 조금은 착잡했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 작업으로 자신의 자서전을 남겼다. 바로 『온 무브 On the Move.

 

올리버 색스는 이미 자서전 격의 책을 있다. 『엉클 텅스텐』(국내에는 제목으로출판되었다가 최근에 『이상하거나 멍청하거나 천재이거나』라는 요상한 제목으로 다시 출판되었다). 하지만 『엉클 텅스텐』이 자신의 화학적 유년기를 다루고 있다면, 『온 무브』는 자신의 생애를 다루고 있으며, 특히 그의 글쓰기에 대해 자세히 쓰고 있다.

 

그의 책을 모두 읽은 독자에게 자서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궁금했다. 십여 권에 이르는 그의 책들을 모두 연결해보면 그의 일생이 대충 드러날 텐데 자서전이 얘기를 반복하거나 그저 연결하는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닐까 조금은 걱정이 만도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책들은 자신에 관한 얘기가 중심인 것도 있고(『나는 침대에서 다리를 주웠다』, 『마음의 눈』 같은 책들), 주로 병례를 다루고 있는 책들(『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화성의 인류학자』, 『깨어남』 같은 책들) 자신이 깊이 드러나 보이기 마련이었으니 말이다. 『오악사카 저널』이나 『색맹의 섬』은 기본적으로 그의 여행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를 개인적으로 모르는 이들도, 그의 독자라면 그의 삶에 대해서는 대충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하지만 자서전은 그런 생각이 정말로 섣부른 생각이었음을 보여준다. 의외이거나 혹은 놀랄만한 내용들이 여럿 있다.

가장 우선은 그가 동성애자였다는 것이다. 그가 다른 책에서 그런 사실은 내비친 적이 있었던가? 기억엔 없다. 그러나 생애 막바지에 자서전에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성적 취향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있다. 처음엔 다소 당황스럽기까지 그의 고백은 결코 고백이 아니라 그냥 그런 사람이었음을, 그렇게 살아왔음을 담담히 쓰고 있는 것뿐이었다. (점점 그런 그의 동성애에 대한 얘기가 드물어지고 있을 즈음 마지막 부분의 얘기는 누워 읽던 나를 벌떡 일으켜 세웠다. 빌리. 그냥 빌리인가 보다 하고 있다가 그의 제목이 나오는 아닌가. 『해부학자』. 바로 헤이스. 『해부학자』말고 『불면증과의 동침』, 5리터』의 저자. 그는 그의 책에서 항상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있었다. 그가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애인이었다니.) (그리고, 하나. ‘암페타민 중독으로 인한 조증 상태에서 극도로 예민한 후각을 갖게 의대생 이야기’.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에 실은 의대생 스티븐 D. 바로 자신이란다.)

 

또한 그는 마약중독자였다. 존경받는 작가이자 신경과 의사인 그가 마약중독자였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그렇게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다. 그는 그것을 결연한 의지로 이겨냈다거나 혹은 그런 젊은 시절을 반성하고 있다고 쓰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재미있었던 청춘의 추억처럼 쓰고 있지도 않다. 역시 그런 일이 있었음을. 그게 자신이었음을. 그게 자신의 삶에서 결코 버릴 수는 없는 부분이었음을 자서전 통해서 밝히고 있을 뿐이다.

그가 대단한 역도 선수였다는 것도, 모터사이클 광이었다는 것도 의외다. (그의 열정적인 삶을 얘기하는 또 다른 예일까?)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새롭고도 놀라운 사실은, 그의 책과 글쓰기에 관한 내용들이다. 나는 그의 책들이 일필휘지(一筆揮之)처럼 쓰여진 것으로 여겼었다. 병례라 하더라도 진료 기록과 그의 메모를 바탕으로 쓰기 시작하면 쉽게 써지지 않을까? 노르웨이에서 등산 도중 다리가 부러져 고생한 이야기를 『나는 침대에서 다리를 주웠다』나 멕시코의 오악사카로 양치식물 탐방을 다녀온 이야기를 『오악사카 저널』 같은 것은 얼마 쉽게 권을 냈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재미있게 있다니, 하고 놀랐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의 책들은 정말로 고투(苦鬪) 산물이었다. 그의 번째 책인『편두통』이나 나중에 연극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진 『깨어남』 같은 책들은 물론이고, 그렇게 쉽게 권을 썼다고 생각했던 『나는 침대에서 다리를 주웠다』는 무려 10 가까이 쓰고, 쓰고, 새로 쓰고 해서 나온 책이었다니. 그의 책이 유머가 담기고, 읽힌다는 것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니요 묻는 지식 시험에는 형편없었지만 에세이라면 만난 고기 정도로 글쓰기에 탁월함을 보였던 그였지만, 남에게 내보이는 , 문단을 쓰기 위해 얼마나 고심하고 쓰고, 다시 썼는지를 생각하면서 그의 책들이 다시 보였다. 그리고 『온 무브』는 얼마만한 고심과 땀이 배긴 책일까 싶어 괜히 덮었다 다시 펴곤 했다.

 

또한 그가 신경과 의사로서의 경력도 사실은 의외다. 그의 책들을 읽으면서, 비록 그가 병원을 옮겨 다녔지만 순조로운 의사 생활을 했다고 여겼다. 부드러운 성격을 지녀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존경 받는 의사. 하지만 그는 그렇지가 않았다. 물론 그는 실력 있는 의사였고, 헌신적인 의사였지만, 그러한 이유로, 혹은 다른 이유로 병원에서 쫓겨나기도 했던 의사였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환자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놓지 못하고, 글쓰기에 대한 집착 때문에 버틸 있었던 아닐까 싶다.

 

인간에 대한 애정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의사.

장애를 가진 이를 그저 환자로 보는 아니라 사람의 인간으로, 그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 살펴보고자 했던 화성의 인류학자’(당연히 색스에게도 표현이 적합하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이렇게 얘기한다.

나는 이야기꾼이다.”

 

그렇다. 그는 이야기꾼이다.

 

* 번역된 그의 책들은 읽었다. 『온 무브』를 읽으면서 책들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것도 그가 순으로(번역된 순이 아니라). 『편두통』, 『깨어남』, 『나는 침대에서 다리를 주웠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화성의 인류학자』그리고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도 제대로 책을 구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내가 처음 읽은 올리버 색스의 책이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였는데, 그게 제대로 책이 아니라 문고판이었다. 엄밀하게 말해 그의 대표작만 제대로 읽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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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 지적질 | 책을 읽으며 2016-01-2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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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의 『온 무브』에서 찾은 오자들이다. 


올리버 색스의 『온 무브』에 대한 리뷰와 함께 올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그 리뷰에 적은 내 감동과 이 지적질이 너무 상충될 것 같아 따로 올린다. 


* 오자가 있다. 아주 어이없는 오자들이 있는데, 군데만 지적질을 하면 이렇다.


128~129. ‘이른바 계곡열이라고 바이러스 질환’ – 계곡열은 Coccidioides라고 하는 곰팡이에 의한 병이다. 그러니 바이러스 질환 아닌 셈이다. 올리버 색스가 그렇게 적었을까?


282 각주. 『모자를 아내로 착각한 남자』라니(김흥국의 친구 <거미라도 그랬어>급이다). 근데, 어이없는 것은 바로 아랫줄에는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로 바로 적혀 있다.


398. ‘감상선기능저하증’ -> ‘갑상선기능저하증


414~415. ‘월러스’, ‘월리스’, ‘윌리스’. 문단에 사람 이름이 이렇게 가지로 적혀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는 오자다. 다윈과 자연선택설을 공동 발견한 Wallace라면, 중간의 월리스 맞다.



온 더 무브

올리버 색스 저/이민아 역
알마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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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온 더 무브 | 한줄평 2016-01-2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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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이야기꾼 올리버 색스. 그의 삶에는 뭔가 뭉클한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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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학의 성장, 미국과학과 어깨 나란히 | Science 2016-01-2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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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학의 성장, 미국과학과 어깨 나란히 -지표 비교

오철우


2013년 과학·공학 논문 편수, 미국 수준과 엇비슷

인도 성장도 두드러져…국제 ‘공동연구’ 경향 뚜렷

한국도 연구개발비 5위, 논문 수 9위로 ‘외형성장

미국과학재단 ‘과학/공학 지표 2016’ 보고서 



국이 과학/공학 연구에서 외형적인 성장 지표로 볼 때에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로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학재단(NSF)의 국가과학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과학/공학 지표 2016(Science & Engineering Indicators 2016)> 보고서 자료를 보면, 2013년 논문 출판 건수 비교에서 중국은 “40만 1435편”을 기록해 미국의 “41만 2542편”과 거의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이른 수치는 같은 해에 세계 1만 7000종(엘서비어의 데이터베이스 Scopus 기준)의 학술저널에 실린 논문 219만 9704편 가운데 각각 미국 18.8%, 중국 18.2%의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2013-2013년 기간의 연평균 논문 건수 증가율에서 중국이 18.9%를 차지하고 미국이 3.2%를 차지한 점에 비추어볼 때에, 2016년 현재에는 총 논문 건수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했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어, 지구촌 과학/공학 분야에서 중국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2013년 논문 건수로는 미국, 중국에 이어 일본 “10만 3377건”, 독일 “10만 1074건”, 영국 “9만 7332건”, 인도 “9만 3349건”, 프랑스 “7만 2555건”, 이탈리아 “6만 6310건”이 3-8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은 9위인 “5만 8844건”을 기록했다. 캐나다(5만 7797건), 스페인(5만 3342건), 브라질(4만 8622건), 오스트레일리아(4만 7806건)가 뒤를 이었다.



또한 ‘연구개발비의 국내 총지출액’(GERD) 기준으로 비교하더라도, 중국은 2013년에 “3365억 9540만 달러”를 기록해 미국의 “4569억 7710만 달러”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총지출액의 비율은 미국 2.73%, 중국 2.08%였다.


한국은 연구개발비 총지출액에서 세계 5위로 조사됐다. 세계 3-5위는 일본 “1602억 4680만 달러”, 독일 “1009억 9140만 달러”, 한국 “689억 3700만 달러”였다. 이어 영국 “552억 1820만 달러”, 러시아연방 “409억 9450만 달러”, 인도 “361억 9550만 달러”, 대만 “305억 1120만 달러”, 아르헨티나 “274억 3000만 달러”, 캐나다 “245억 654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의 비중은 한국이 4.15%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논문 출판 건수와 연구개발비의 수치만으로 보면, 전반적으로는 과학기술 연구에 투자 비중을 늘리는 한국, 중국, 인도 등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참조: 2010년 유네스코 과학 보고서 관련 자료). 이번에 발표된 <과학/공학 지표 2016>에 실린 지구촌의 권역별로 보면(아래 그림), 세계 과학/공학이 현재 지구촌의 어느 지역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지를 한 눈에 보여준다. 중국, 일본, 한국 등이 속한 ‘동아시아, 남동아시아 권역’은 세계 과학/공학 연구개발비의 36.8%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북아메리카 권역이 29.4%, 유럽 권역이 21.9%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번 조사에서 연구개발비 총액 기준으로는 세계 5위, 국내총생산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으로는 세계 1위를 차지하고, 논문 건수에서는 세계 9위를 차지했다. 외형적인 성장 지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이런 지표에 걸맞게 양보다 질을 높이는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한국의 과학기술은 연구인력의 수요/공급 균형,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 확대, 현장 연구원의 처우 개선, 연구기관 조직 문화 개선 등을 포함해 풀어야 할 여러 과제들을 여전히 안고 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국제 공동연구의 경향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는 보도했다. 2000년과 2013년을 비교할 때 여러 나라 국적의 연구자들이 공동 저술한 논문의 비율은 13.2%에서 19.2%로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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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중독의 증상이 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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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9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