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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나의' 올해의 책 | 책읽기 정리 2017-12-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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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이 저물고 있다.

참 긴 한 해였다.

 

올해 읽은 책에 대해 정리해 본다.

2017년 올 한 해 모두 210권 읽었다.

예년보다 많이 읽었다.

많이 읽은 게 좋은 것인지, 또 그걸 자랑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성실히 읽었다.

 

월별로는,

1 17

218

3 19

4 16

5 16

617

7 19

824

9 15

10 18

11 11

1220

 

이전에는 각 달 별로 책을 꼽아봤는데, 올해는 통째로 몇 권의 책을 골라본다. 말하자면, ‘내가 읽은 2017년 올해의 책이다. 꼭 올해에 출판된 책만이 아닌 올해 내가 읽은 책이 기준이다.

 

이안 브루마의 0년』

조너선 와이너의 『핀치의 부리』

싯다르타 무케르지의 『유전자의 내밀한 역사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

줄리언 반스의 『시대의 소음』

야마모토 요시타카의 『과학의 탄생』

에드 용의 『내 속에 미생물이 너무 많아』

온다 리쿠의 『꿀벌과 천둥』

데이비드 콰먼의 『인수공통-모든 전염병의 역사』

박지리의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내 독서 성향상 당연한 것이지만, 과학 관련 책이 절반을 차지한다. 내년에 좋은 교양과학서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이 중 나의올해의 책을 한 권만 고르라면

박지리의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꼽겠다.

비록 작년에 출판되었지만, 내겐 올해의 발견이었다.



0년

이안 부루마 저/신보영 역
글항아리 | 2016년 02월

 

핀치의 부리

조너선 와이너 저/양병찬 역
동아시아 | 2017년 03월

 


 

유전자의 내밀한 역사

싯다르타 무케르지 저/이한음 역
까치(까치글방) | 2017년 03월

 

호모 데우스

유발 하라리 저/김명주 역
김영사 | 2017년 05월

 

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저/송은주 역
다산책방 | 2017년 05월

 

과학의 탄생

야마모토 요시타카 저/이영기 역
동아시아 | 2005년 04월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에드 용 저/양병찬 역
어크로스 | 2017년 08월

 

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저/김선영 역
현대문학 | 2017년 07월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데이비드 콰먼 저/강병철 역
꿈꿀자유 | 2017년 10월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박지리 저
사계절 | 201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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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를 | 추천 6        
『남아 있는 나날』, 아직 생은 남아 있다 | 책을 읽다 2017-12-3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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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남아있는 나날

가즈오 이시구로 저/송은경 역
민음사 | 2010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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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나서야 이 소설의 가치를 알 수 있다. 시종 담담하게 전개된다. 특별한 반전도 없으며, 어쩌면 기승전결도 별로 느낄 수 없는 소설이다. 하지만 그렇게 잔잔한 회상으로 여일한 소설은 결국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 소설은 충분히 주목 받을 만한 가치가 있으며, 부커상이 주어진 이유도 알 수 있다. 그리고 결국엔 노벨문학상이 왜 가즈오 이시구로에게 주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납득할 수 있다(솔직히 지금까지 내가 읽어본 작품들(순서대로 『파묻힌 거인』, 『창백한 언덕 풍경』,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로는 그에게 노벨문학상이 수여될 필연성을 느끼지 못했었다).

 

달링턴 홀이라는 영국의 대저택에서 평생을 집사로 일한 스티븐스는 그곳의 새 주인인 패러데이씨의 호의로 6일간의 휴가를 받는다. 스티븐스는 마침 전에 달링털 홀에서 총부로 일했던 켄턴 양의 편지를 받았던 터라 그곳까지 자동차로 여행을 하기로 한다. 그는 결혼으로 달링턴 홀을 떠난 켄턴 양이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고, 잘만하면 그녀를 달링턴 홀로 불러들일 생각을 하고 떠난다. 그 엿새 간의 여행이 이 소설의 현실적 시간이다. 그 여행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 여행 중에 떠오르는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이 소설은 공간적으로, 시간적으로 확장된다.

 

스티븐스는 집사로서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살아 왔다. 위대한 집사로서의 품위를 갖추어야 하며, 그것을 위해서 아버지의 임종도 마다했으며, 마음에 두고 있던 켄턴 양도 떠나 보냈다. 그의 직업적 자부심으로 자신이 아주 훌륭한 삶을 살아왔다고 스스로 강변하게 만든다. 읽고 있는 우리도 그렇게 여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과거에 대한 회상이 이어질수록 그런 판단이 얼마나 허약한 것이며, 자기기만적인 것인지를 알 수 있다.

 

그는 집사로서 자신의 주인인 달링턴 경의 모든 것을 지지하고 뒷받침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이자 기쁨이라고 여기지만, 그게 결국은 나치, 히틀러에게 이용당하는 것이란 걸 깨닫는다. 스스로는 중요한 외교의 현장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고 자부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역할이 귀족이나 정부 인사와 거의 비슷한 것이란 걸 부정하지 않지만, 그것은 사실 껍데기였을 뿐이다. 유태인을 내쫓으면서도 아무런 감정적 동요도 없이 직업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음을 항변하지만(항변?), 그게 얼마나 자기기만적이고 자기합리화인지를 스스로 깨닫지도 못한다. 켄텐 양이 결혼 생활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한 것도, 그래서 다시 달링턴 홀로 불러들일 수 있다고 여긴 것도 그런 자기 중심적인 합리화에 따른 착각이었다. 켄턴 양은 문제가 있었지만 정상적인 삶을 살아왔고, 평범한 삶의 보람도 느끼고 있었다. 그는 그의 자부심과는 달리 그저 일괄 처리되는 존재였을 뿐이고, 부정한 일에 의식도 없이 복종하고 만 실패자였던 것이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그 희망은 마지막 장면, 자신보다 훨씬 낮은 격의 저택에서 집사(집사라고도 부를 수 없는 직책이지만) 일을 했던 이와 대화에서 찾을 수 있다.

만날 그렇게 뒤만 돌아보아선 안 됩니다.”

저녁은 하루 중에 가장 좋은 때요. 당신은 하루의 일을 끝냈어요. 이제는 다리를 쭉 뻗고 즐길 수 있어요. 내 생각은 그래요. 아니, 누구를 잡고 물어봐도 그렇게 말할 거요. 하루 중 가장 좋은 때는 저녁이라고.”

 

아직도 날은 남아 있는 것이다. 그 남아 있는 나날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는 선택에 달려 있다. 소설은 답을 주지 않는다. 질문만 할 뿐이지만, 사실 질문이 모든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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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선정 2017 올해의 책들 | 책을 읽으며 2017-12-2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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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선정 2017 올해의 책들

- 제가 정리한 것은 아니고, <slow news>에서 허광준씨가 정리한 것입니다. 

http://slownews.kr/67457



언론사들은 해마다 연말이면 그해 나온 책 중에서 특히 중요하거나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책을 뽑아 ‘올해의 책’ 목록을 만든다. 2017년 올해의 책으로 뽑힌 작품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본다.

여섯 개 언론이 뽑은 책은 모두 41종이다. 이들을 많이 추천받은 순서로 열거하면 아래 표와 같다. 다만 여러 언론사에서 뽑혔다고 해서 다른 책보다 더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더 많은 표를 받은 책이 아닐 수도 있다. 올해의 책 선정에 참여하는 사람들 다수가 여러 언론사에서 중복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출판사 관계자들 위주로 비슷비슷한 사람들에게 추천 의뢰를 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다. 예컨대 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박상준 민음사 대표,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 등은 동아일보, 문화일보, 조선일보의 선정에 모두 참여했다. 더 다양한 책이 평가받을 수 있도록, 언론사 출판담당 기자들과 추천자들이 같이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선정을 발표하며 순위를 매긴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무순이다. 여기 실은 언론사별 목록은 해당 언론사가 게재한 순서 그대로다. 각각의 책은 [제목 / 저자(와 번역자) / 출판사 / 쪽수와 값] 순서로 되어 있다. 책의 링크는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해당 페이지이며, 새 창으로 뜬다. 언론 기사의 게재일은 인터넷판 기준.

경향신문 (12월 22일, )

동아일보 (12월 16일, 링크

문화일보 (12월 15일, 링크

조선일보 (12월 8일, 링크)

중앙일보 (12월 23일, 링크)

한겨레 ‘국내서’ (12월 21일, 링크)

한겨레 ‘번역서’ (12월 21일,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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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인기 과학논문 베스트 10 | Science 2017-12-2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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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인기 과학논문 베스트 10은?

영국 과학논문 조사기관 '알트메트릭' 선정

- 강석기 과학에세이

영국의 과학논문 조사기관인 알트메트릭(Altmetric)은 연말에 ‘올해의 인기논문 베스트 100’을 선정한다. 이 경우 학술적인 평가뿐 아니라 언론이나 일반대중의 반응까지 포함해 논문지수를 산정한다. 즉 뉴스 이야기, 블로그 포스트, 트위트, 페이스북 포스트, 구글플러스 포스트, 비디오, 위키피디아 참고문헌 등의 인용횟수를 수치화한다. 따라서 알트메트릭 논문지수가 높을 경우 그만큼 화제가 됐다는 뜻이다.

얼마 전 공개된 2017년 인기논문 베스트 100가운데 베스트 10을 보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의학 관련 논문이 다수임을 알 수 있다. 건강이 사람들의 주된 관심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나머지 11위에서 100위까지 논문이 궁금한 독자는 다음 사이트(www.altmetric.com/top100/2017)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1위(논문지수 5876): 고지방보다 고탄수화물이 건강에 더 해롭다 (‘랜싯)’ 2017년 11월 4일자)

고지방 식단이 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키고 사망률을 높인다는 의학상식이 틀렸다는 대규모 역학 조사 결과가 가장 주목을 받았다. 캐나다 맥마스터대를 주축으로 하는 다국적 공동연구자들은 18개국 13만5335명을 대상으로 평균 7.4년에 걸쳐 식단과 질병, 사망률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

즉 식단에서 지방 비율이 상위 20%는 하위 20%에 비해 사망률이 23% 낮은 반면 식단에서 탄수화물 비율이 상위 20%는 하위 20%에 비해 사망률이 28% 더 높았다. 즉 고지방 식단보다 고탄수화물 식단이 건강에 더 해롭다는 말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나쁜 지방’으로 알려진 포화지방 비율이 상위 20%인 경우가 하위 20%에 비해 뇌졸중 위험성이 오히려 21% 더 낮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기존 의학상식이 영양 과잉인 선진국의 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조사대상 18개국 가운데 선진국은 세 나라, 중진국은 11개 나라, 후진국은 네 나라다.

2위(논문지수 5060): 박사과정학생 세 명에 한 명은 정신건강 위기 (‘연구정책’ 2016년 5월호)

박사졸업장이 말을 하던 시대는 예전에 지나갔다는 게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닌 것 같다. 벨기에 겐트대를 비롯한 다국적 연구자들은 박사과정 학생의 32%가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힘든 학위과정을 마쳐도 앞날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OECD 나라들의 신규 박사수는 2000년 15만8000명에서 2012년 247000명으로 56%나 늘어난 반면 이에 걸맞는 일자리수의 증가폭은 미미했다.

한편 많은 박사과정학생들이 정신적인 위기를 겪으면서도 이를 공개해 도움을 받기를 꺼리는데 혹시라도 기록이 남아 훗날 불이익을 받게 될까 걱정해서라고 한다. 이러다보니 박사과정 도중하차하는 비율이 30~50%에 이르고 있다. 연구자들은 수요와 공급을 고려한 정원조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3위(논문지수 4715): 여의사가 담당하면 사망률과 재입원률 낮다 (‘JAMA내과학’ 2017년 2월호)

환자가 남자의사와 여자의사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면 여의사를 택하는 게 낫다는 연구결과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의 공동연구자들은 중병으로 입원한 65세 이상 환자들의 경과를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 즉 담당의가 여성인 경우 사망률은 11.07%로 남성인 경우의 11. 49%보다 낮았다. 재입원률 역시 담당의가 여성인 경우 15.02%로 남성인 경우의 15.57%보다 낮았다.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연구자들은 여의사들이 진료가이드라인을 잘 따르고 검사결과에 바탕을 둔 치료를 하는 경향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의사들은 자신의 경험과 감을 너무 믿다가 환자를 더 힘들게 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겠다.

4위(논문지수 4510): 인간배아에서 질병 유전자 돌연변이 교정 성공 (‘네이처’ 2017년 8월24일자)

3세대 유전자가위인 크리스퍼/캐스9 기술을 이용해 인간배아에서 비대성심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변이 유전자를 교정하는데 성공한 연구결과가 인기 논문 4위에 올랐다. 10위까지 논문들 가운데 유일하게 국내 연구진(기초과학연구연 김진수 교수팀 등)이 참여했다. 자세한 내용은 ‘유전자편집, 임상시대 오나?’(2017 과학뉴스(7) 유전자편집) 참조.

5위(논문지수 4410): 여섯 살만 돼도 여자는 수학물리 못 한다는 편견 가져 (‘사이언스’ 2017년 1월 27일자)

남자는 수학과 물리학을 잘하고 여자는 생물학이 어울린다는 편견이 여전한가 보다. 실제로 물리과학 분야의 여성 비율은 생물과학 분야의 여성 비율 보다 훨씬 낮다. 뉴욕대 등 미국 공동연구자들 5, 6, 7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성이 똑똑한가를 물은 결과 6세와 7세 여아의 경우 여자가 남자에 비해 똑똑하지 못하다고 답했다고 보고했다.

또 머리를 쓰는 놀이일 경우 6세와 7세 여아들은 관심도가 낮았다. 반면 힘든 놀이에서는 관심도의 차이가 없었다. 즉 머리를 많이 쓰는 게임은 자신들과 맞지 않는 놀이라고 판단한다는 말이다. 이런 편견이 공부로도 이어져 수학과 물리를 기피하게 된다는 것. 이처럼 어린 나이에 남녀의 지적능력에 대한 편견을 갖게 되는 건 주변 환경, 특히 부모와 교사의 태도 때문이라고 저자들은 지적했다.

6위(논문지수 4281): 27년 사이 날벌레 76%나 줄었다 (‘플로스 원’ 2017년 10월 18일자)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를 비롯한 유럽의 공동연구자들은 지난 27년 사이 독일의 자연보호구역의 날벌레 생물량(biomass) 변이를 조사한 결과 무려 76%가 줄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저자들은 그동안 종의 변화에만 관심을 집중했지 생물량 변화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했지만 실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후자가 오히려 더 크다고 주장했다. 설사 멸종된 종이 없더라도 개체수가 급감하면 생태계가 크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곤충은 야생 식물 수분의 80%를 차지하고 새 먹이의 60%를 차지한다. 곤충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미국에서만 연간 570억 달러(약 61조 원)에 이른다. 연구자들은 기후변화나 토지용도변경 등의 요인으로는 이런 날벌레 생물량 급감을 설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7위_2016년 지구촌 소년의 체질량지수 분포. 우리나라도 꽤 높은 편에 속함을 알 수 있다. ⓒ 랜싯

7위(논문지수 4016): 지구촌 아이들도 뚱뚱해지고 있다 (‘랜싯’ 2016년 12월 16일자)

1975년에서 2016년까지 40여년에 걸쳐 지구촌 아동과 청소년의 체질량지수(BMI) 변화 추이를 분석한 논문이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저체중은 줄고 과체중과 비만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저체중인 아이들이 비만인 아이들보다 많은 것으로 나왔다.

국제연구기관인 NCD위험요소협력(NCD-RisC)는 5세에서 19세인 아이 3150만 명을 대상으로 체질량지수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2016년 현재 여아 7500만 명과 남아 1억1700만 명이 저체중인 반면 여아 5000만 명과 남아 7400만 명이 비만이라고 추정했다. 즉 남아시아(인도)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는 여전히 영양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한편 최근 들어 서구 아이들의 체질량지수 변화는 정체를 보였지만 동아시아와 남아시아의 아이들과 동남아시아의 소년들에서는 체질량지수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보고했다. 최근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만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결과다. 어린 시절 저체중은 감염질환과 성장부진의 위험 요인이고 비만은 대사질환의 위험 요인이므로 양 극단을 줄이는데 세계 어른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때다.

8위(논문지수 3985): 호박에 갇힌 깃털 난 공룡 꼬리 (‘커런트 바이올로지’ 2016년 12월 19일자)

미얀마에서 발견된 9900만 년 전 호박 속에 깃털로 덮인 공룡의 꼬리가 들어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중국지질대학을 비롯한 국제 공동연구자들은 송진이 굳어 만들어진 광물인 호박(琥珀) 속에 들어있는 길이 3.7cm인 노끈처럼 생긴 불순물이 9900만 년 전 살았던 공룡의 꼬리로 그 주인공은 수각류인 코엘루로사우르 새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꼬리의 깃털을 자세히 살펴본 결과 깃대에 깃가지가 엇갈리게 붙어있고 깃가지에는 작은 깃가지가 촘촘히 붙어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새끼 공룡은 참새 정도 크기로 추정되는데 다 자라면 타조만한 크기로 날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깃털의 형태가 완벽하게 진화돼 있어서 깃털의 초기 역할이 비행보다는 보온이라는 가설을 지지하는 결과다.

8위_9900만 년 전 호박에 갇힌 공룡의 꼬리는 깃털로 덮여있는데, 깃털의 구조가 이미 완벽하게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 ⓒ 커런트 바이올로지

9위(논문지수 3920):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임상 성공 (‘랜싯’ 2017년 2월 4일자)

지난 2013~2016년 대유행으로 서아프리카에서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 바이러스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세계보건기구(WHO) 주도의 다국적 연구자들은 에볼라 백신 rVSV-ZEBOV의 임상이 성공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표면의 당단백질 유전자를 수포성구내염 바이러스 게놈에 넣어 만든 이 백신을 에볼라 발생 지역 사람들 5837명에게 주사한 결과 10일 이후 에볼라에 걸린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한편 백신을 맞은 사람 가운데 53.9%나 되는 3149명이 부작용을 보고했지만 대부분 두통과 피로 등 가벼운 일시적 증상이었고 두 명만이 알레르기 발작 등 심한 상태였으나 회복됐다.

1976년 첫 보고된 에볼라는 간헐적으로 발생하면서 수십 명, 때로는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아프리카 풍토병으로 여겨져 백신개발이 지지부진했다. 지난 대유행으로 큰 피해를 입은 뒤에야 백신이 개발돼 보급되기 직전 단계에 온 게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

10위(논문지수 3837): 인공자궁으로 가는 첫 삽 떴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2017년 6월 10일자)

임신연령이 높아지면서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하는 미숙아 출산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아동병원연구소의 연구자들은 인공양수가 채워진 인공자궁인 ‘바이오백(Biobag)’을 만들어 인큐베이터로는 살리기 힘든 극단적인 미숙아도 살릴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임신 107일차인 양 태아를 어미 자궁에서 꺼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인공자궁에 넣어 키우는 데 성공했다. 이 시스템을 사람에게 적용할 경우 미숙아의 생존 가능 시기를 4주 앞당길 수 있다. 앞으로 인공자궁 연구가 계속될 경우 언젠가는 수정란을 인공자궁에 착상시키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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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읽은 책들 | 책읽기 정리 2017-12-2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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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읽은 책들

 

2017년이 다 간다.

올해 읽은 책들을 정리하기 전에, 12월에 읽은 책부터 정리해본다.

앞으로 2, 3일이 남았지만 그 사이 정리할 시간이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12월 한 달 동안 20권의 책을 읽었다.

(사실 마지막 한 권은 거의 다 읽었기 때문에 포함시킨다. 아마 한 권 정도 더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제외)

20권이라는 숫자는 좀 많아 보이긴 한데, 다른 달에 비해 소설을 많이 읽었다. 그래서 권수가 늘었다.


제목

저자

출판사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스티그 라르손

문학동네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스티그 라르손

문학동네

벌집을 발로 소녀

스티그 라르손

문학동네

문학 속의 철학

이현우

책세상

거미줄에 걸린 소녀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문학동네

경제의 특이점이 온다

케일럼 체이스

비즈페이퍼

시월의 1

콜린 매컬로

교유서가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 1

가즈오 이시구로

민음사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 2

가즈오 이시구로

민음사

의학의 위대한 발견

콘래드 키팅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기억의 비밀

에릭 캔델, 래리 스콰이어

해나무

불안

조지프 르두

인벤션

그대 눈동자에 건배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합★체

박지리

사계절

맨홀

박지리

사계절

양춘단 대학탐방기

박지리

사계절

게임의 이름은 유괴

히가시노 게이고

알에이치코리아

생명, 경계에 서다

알칼릴리, 존조 맥패든

글항아리

3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 관하여

박지리

사계절

남아 있는 나날

가즈오 이시구로

민음사


소설은,

스티그 라르손의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벌집을 발로 찬 소녀>로 이어진 밀레니엄 시리즈와 그의 사후에 다비드 라게르크란츠가 이은 <거미줄에 걸린 소녀>,

마스터스 오브 로마시르즈인 콜린 매컬로의 <시월의 말 1>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의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 1, 2>, <남아 있는 나날>

히가시노 게이고의 <그대 눈동자의 건배><게임의 이름은 유괴>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통해 알게 된 박지리의 <합★체>, <맨홀>, <양춘단 대학 탐방기>,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이렇게 모두 14권이다.

이현우의 <문학 속의 철학>도 문학 쪽의 책이다.

 

그 밖에는 케일럼 체이스의 <경제의 특이점이 온다>를 제외하고는 모두 과학 관련한 책이다.

같은 과 교수님이 번역하신 콘래드 키팅의 <의학의 위대한 발견>

노벨 생리학상 수상자인 에릭 캔델과 래리 스콰이어의 <기억의 비밀>

신경생물학자인 조지프 르두의 <불안>,

그리고 양자생물학에 관한 책인 짐 알칼릴리와 존조 맥패든의 <생명, 경계에 서다>

 

12월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책이라기 보다는 작가다.

스티그 라르손과 박지리.

(가즈오 이시구로도 제치고!)

 

과학책으로는 <생명, 경계에 서다><기억의 비밀>은 다시 읽을 것 같다.

 

다시 개인적 평점을 매겨보면 다음과 같다.

제목

저자

평점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스티그 라르손

★★★★☆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스티그 라르손

★★★★☆

벌집을 발로 소녀

스티그 라르손

★★★★☆

문학 속의 철학

이현우

★★★★

거미줄에 걸린 소녀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

경제의 특이점이 온다

케일럼 체이스

★★★★

시월의 1

콜린 매컬로

★★★★☆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 1

가즈오 이시구로

★★★★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 2

가즈오 이시구로

★★★★

의학의 위대한 발견

콘래드 키팅

★★★

기억의 비밀

에릭 캔델, 래리 스콰이어

★★★★★

불안

조지프 르두

★★★★

그대 눈동자에 건배

히가시노 게이고

★★★★

합★체

박지리

★★★★

맨홀

박지리

★★★★★

양춘단 대학탐방기

박지리

★★★★★

게임의 이름은 유괴

히가시노 게이고

★★★★☆

생명, 경계에 서다

알칼릴리, 존조 맥패든

★★★★☆

3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 관하여

박지리

★★★★★

남아 있는 나날

가즈오 이시구로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스티그 라르손 저/임호경 역
문학동네 | 2017년 09월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스티그 라르손 저/임호경 역
문학동네 | 2017년 09월

 

벌집을 발로 찬 소녀

스티그 라르손 저/임호경 역
문학동네 | 2017년 09월

 

거미줄에 걸린 소녀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저/임호경 역
문학동네 | 2017년 09월

 

문학 속의 철학

이현우 저
책세상 | 2017년 12월

 

경제의 특이점이 온다

케일럼 체이스 저/신동숙 역
비즈페이퍼 | 2017년 11월

 

시월의 말 1

콜린 매컬로 저/강선재,신봉아,이은주,홍정인 공역
교유서가 | 2017년 12월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 1

가즈오 이시구로 저/김석희 역
민음사 | 2011년 12월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 2

가즈오 이시구로 저/김석희 역
민음사 | 2011년 12월

 

남아있는 나날

가즈오 이시구로 저/송은경 역
민음사 | 2010년 09월

 

의학의 위대한 발견

콘래드 키팅 저/한태희 역
성균관대학교출판부(SKKUP) | 2017년 11월

 

기억의 비밀

에릭 캔델,래리 스콰이어 공저/전대호 역
해나무 | 2016년 04월

 

불안

조지프 르두 글그림
인벤션 | 2017년 09월

 

그대 눈동자에 건배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현대문학 | 2017년 11월

 

게임의 이름은 유괴

히가시노 게이고 저/권일영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합★체

박지리 저
사계절 | 2010년 08월

 

맨홀

박지리 저
사계절 | 2017년 07월

 

양춘단 대학 탐방기

박지리 저
사계절 | 2014년 02월

 

 

생명, 경계에 서다

짐 알칼릴리,존조 맥패든 저/김정은 역
글항아리 사이언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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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파워문화블로거 미션 정리 | 책읽기 정리 2017-12-2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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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파워문화블로거 미션 정리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문학은 가공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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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리스베트

http://blog.yes24.com/document/10023697

기자 정신으로 쓴 소설

http://blog.yes24.com/document/10029605

문학은 철학을 어떻게 담고 있나

http://blog.yes24.com/document/10031290

거미줄에 걸린 소녀, 밀레니엄 시리즈의 부활

http://blog.yes24.com/document/10034382

경제의 특이점이 오고 있다. 무엇이 바뀔 것인가

http://blog.yes24.com/document/10036474

카이사르, 클레오파트라와 연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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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이지 않은 도시, 구체적이지 않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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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한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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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가 기여한 의학 분야의 위대한 발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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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관해, 정신에서 분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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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자는 불안과 공포를 어떻게 설명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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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눈동자에 건배, 아홉 편의 잔잔한 감동을 주는 소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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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체』, 박지리 소설에서 진화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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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그 어두운 기억 속으로

http://blog.yes24.com/document/10059027

양춘단 대학 탐방기, 가벼운 걸음인듯 무거운 짐을 지고 산을 오르는

http://blog.yes24.com/document/10060413

게임의 이름은 유괴, 사람들은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http://blog.yes24.com/document/10062589

양자생물학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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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리, 질문을 던지고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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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리, 질문을 던지고 떠나다 | 책을 읽다 2017-12-2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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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박지리 저
사계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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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리는 이 묘한 제목의 소설을 남겼다. 역시나 박지리는 이전의 작품들과 완전히 다른 소재로, 완전히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형식도 다르다. 여기서는 연극의 대본 형식이 등장한다. 연극의 대본이니 그렇다면 희곡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지만, 그렇다고 희곡은 아니다. 그냥 그런 느낌을 줄 뿐이다. 느낌! 그게 중요하다. 이 소설은 연극에 관한 이야기다. 취업 전쟁은 그 연극을 위한 소재다. 그 전쟁을 뚫기 위해, 나아가 인생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연극을 하고 있다. 또는 연극을 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표정과 생각을 적당히 감추고, 적당히 표출하는 연극.

 

희곡의 형식은 소설의 앞과 뒤에서만 취하고 있고, 중간은 거의 M의 연수원 일지 형식이다. 그런데 그것 역시 연극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일지를 쓰는 것도 연극의 일부이며, 일지 속의 M이 보이는 행동도 연극의 일부다. 그 일지는 마치 주인공의 독백처럼 연극의 일부로 공연되고 있다.

 

마흔 여덟번째의 면접에서 겨우 통과한 M3차 면접인 연수 합숙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한 소설이지만, 어떤 일이 벌어졌느냐보다 그 사건들 속에서 M의 의식이 중심이다. M의 피해의식이 이 모든 일들의 원인이라고 하면 너무 피상적인 것일 것이다. M의 피해의식을 조종하는 사회가 버티고 서 있다는 것을 많은 젊은이들은 알고 있다. 시대의 불안감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의 초조함이 이 소설 속 연극의 주제인 셈이다. “부모 세대가 증명해 줄 수 있는 것이 애매한 과거라면, 자식 세대가 증명할 수 있는 것은 더 애매한 미래라는 말이 깊게 박힌다.

 

질문의 형식을 띠고 있지는 않지만, 이건 명백히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다.

박지리는 이 무겁고도 날카로운 질문을 남겼다. 누구도 대답하기 쉽지 않은.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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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생물학으로의 초대 | 책을 읽다 2017-12-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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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생명, 경계에 서다

짐 알칼릴리,존조 맥패든 저/김정은 역
글항아리사이언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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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에 대해 독후감을 쓸 때가 좀 난감하다. 여기서 이런이란 내가 이 책의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거기에 다른 이들보다는 조금 더 알아야 할 것 같은 상황이 보태지면 더욱 그렇다.

 

양자역학을 연구하는 짐 알킬릴리와 분자유전학자인 존조 맥패든이 함께 쓴 『생명, 경계에 서다』는 양자생물학(quantum biology)’에 관한 최초의 교양과학서이다(적어도 내가 아는 한). ‘양자생물학이란 양자역학을 통해서 생물학적 현상을 이해하려는 시도다(미국의 Glen Rein이 처음 양자생물학이라는 학문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좀 넓게 봐서는 생물물리학(biological physics)의 한 분과라고 할 수 있다. 생명 현상을 양자 수준에서 이해하는 것이니, 20세기 중반 이후 생물학의 대세였던 분자생물학(molecular biology)보다 한 단계, 혹은 몇 단계를 내려가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분자생물학이 고전역학의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인데 반해서, 양자생물학은 고전역학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인 양자역학에 근거를 두기 때문에 하위 분야라고 할 수 없고, 상당히 다른 접근 방식을 갖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저자들이 책의 제목을 쓴 경계’(원저의 제목도 “Life On the Edge”)는 바로 고전역학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세계와 양자역학으로 봐야 이해가 되는 세계의 경계를 의미한다. 바로 이제 생명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양자역학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인 셈이다.

 

그래서 양자생물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양자역학을 이해해야만 한다. 여기서 큰 장애물이 생긴다. 양자역학은 탄생한 지가 1세기가 다 되었지만 쉽게 이해될 수 있는 분야가 아닌 것이다. 저자들의 지적대로 현대 세계가 양자역학에 의존하고 있는 바가 엄청나지만(“선진국에서는 국내총생산의 3분의 1 이상을 양자세계의 역학에 대한 이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응용 기술에 의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론을 일반인들이 이해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다. 그러니 이 이론에 바탕으로 둬서 다시 생물학을 이해하는 것은 더욱 쉬운 일이 아닌 셈이다(그런데 생각해보면, 내가 이 책에서만큼 양자역학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해간다고 여기게 하는 책이 드물다. 생물학을 기본으로 양자역학을 설명해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누구나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중심으로 뭔가를 이해해야 쉬운 법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래도 양자생물학이라는 분야를 새로이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양자역학의 지식을 책에서 소개된 대로 키워드만 제시해보면, ‘파동-입자 이동성양자 터널링(quantum tunnelling)’, ‘중첩(superposition)’ 같은 것이다. 양자 얽힘, 결어긋남 같은 용어들도 있다. 이런 양자역학으로 무엇을 설명하고 있냐면, 바로 생명 현상에서 고전적 설명으로 잘 안되는 것들이다. 설명하고는 있지만 뭔가 미진한 부분이 있는 것들, 설명이 힘들다고 하는 것들. 그런 것들이다. 이를테면, 자기장을 이용한 새들의 이동, 세포 내에서 효소의 작용 방식,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나는 호흡에서 전자 전달이 일어나는 이유, 광합성이 일어날 때 에너지가 전달되는 방식, 후각과 시각이 전달되는 방식, 그리고 의식의 본질에 대해서까지. 그리고 저자들은 생명이 기원까지 다가가려고 애쓴다. 사실 양자생물학을 통해서 설명하는 것들이 어느 정도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은 제시하고 있는 것들의 순서와 거의 일치한다. 새나 나비의 이동, 효소의 작용, 호흡과 광합성을 양자역학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는 상당히 많은 진전이 있는 것 같지만(그래도 전부를 이해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의식이라든가 생명의 기원 같은 것은 몇 가지 가설과 증거들을 내놓고는 있지만 거의 추측에 가깝다는 것을 저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양자생물학은 아직은 태동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들이 펼쳐 보이고 있는 양자생물학이 정립되었을 때의 신세계에 대해서는 아주 먼 얘기처럼 여겨진다. 이게 과연 생물학의 미래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새로운 분야에 대한 탐구는 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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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 한줄평 2017-12-2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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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역시 박지리! 그녀의 작품을 더 볼 수 없다니... 그래서 더 꼭꼭 눌러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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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생명, 경계에 서다 | 한줄평 2017-12-2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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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양자생물학의 새로운 세계. 가능성은 풍부하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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