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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혼양재(和魂洋材), 중체서용(中體西用), 동도서기(東道西器) | 책을 읽으며 2017-07-3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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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지마 히로시의 『미야지마 히로시, 나의 한국사 공부』에는 한국, 중국, 일본의 역사뿐만 아니라 생각의 차이도 자주 언급한다.

그 중 흥미로운 것 중 하나가 19세기 말 한, , 일이 서양 문명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대한 용어를 비교한 것이다. 서양 문명을 받아들이는 자세 자체가 아니라 그 자세를 가리키는 용어란 점이 흥미로운 것인데, 결국은 자세와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 중국, 한국은 그들이 서양 문명과 조우했을 때 기본 입장을 다음과 같이 나타냈다.

화혼양재(和魂洋材), 중체서용(中體西用), 그리고 동도서기(東道西器)

 

모두 뜻은 비슷한 이 말들은 미묘하게 그들이 처해 있던 상황과 서양 문명, 그리고 다른 동아시아 국가를 바라보는 관점을 나타내준다는 게 미야지마 히로시의 생각이다.

 

화혼양재에서 ()’란 일본을 의미한다. 처음에는 동양 도덕, 서양 예술이라는 말을 쓰다가 화혼양재라는 말로 대치가 되었다는데, 일본은 동양과 다른 고유성 속에서 정체성을 찾아야 할 필요성에 동양이라는 말을 버리고 를 택했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정체성에 대한 강조는 역으로 정체성을 잘 찾기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상황이 그러했던 것이다.

화혼양재라는 구호는 일본의 일국적 정체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그 근거를 애매모호한 데에 두게 된 결과였다. 정체성의 내실이 그렇게 애매한 것이었기 때문에 일본은 중국보다도 훨씬 쉽게 서양문명을 받아들일 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315)

 

다음은 중체서용인데, 여기서 ()은 당연히 중국을 의미한다. 그들은 중국과 서양을 직접적으로 대비해서 파악했다. , 그들에게는 동양, 혹은 동아시아라는 인식 자체가 없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대국인 중국에게 아시아나 동아시아의 일원으로서 정체성을 찾으려고 하는 자세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 (316)

 

그렇다면 한국의 동도서기는 어떨까?

()’이 아니라 ()’이다. 미야지마 히로시도 왜 “19세기 후반의 한국에서 이나 가 아니라 을 내세우면서 자기 정체성을 찾으려고 했는가하고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는 한국이 ()’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한국의 고유한 것이 아니라 동양에 공통된 것이라 파악했다는 인식이라고 정리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점이 바로 19세기 후반의 세계 질서는 일국(一國)의 정체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져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도서기라는 표어는 국민국가 건설을 위한 것으로는 약한 것일 수 밖에 없었는데” (317)

 

, 동양, 혹은 동아시아라는 너른 범위에 대한 인식이 있었고, 그것은 어느 시기에는 더욱 중요한 인식이었다는 것은 분명한데, 그 시기에는 그게 약점이었다는 얘기다.



미야지마 히로시 나의 한국사 공부

미야지마 히로시 저
너머북스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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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나는 이렇게 읽었다 | 책읽기 정리 2017-07-3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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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한 달 간 모두 19권의 책을 읽었다.

『과학의 탄생』이라는 대작이 포함되어 있으면서도(실제로 오랫동안 읽었다), 19권이나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목록에 소설이 10권이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목

저자

출판사

7년의

정유정

은행나무

28

정유정

은행나무

아름다운 흉기

히가시노 게이고

RHK

가네코 후미코

야마다 쇼지

산처럼

멋진 신세계

임춘성

쌤앤파커스

위험한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개미와 공작

헬레나 크로닌

사이언스북스

여행이 나에게 가르쳐 것들

추스잉

책세상

카이사르 2

콜린 매컬로

교유서가

카이사르 3

콜린 매컬로

교유서가

걷는 고래

한스 테비슨

뿌리와이파리

박테리아

베른하르트 케겔

다른세상

가장 완벽한 시작

버케드

MID

기사단장 죽이기 1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기사단장 죽이기 2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나를 모르는 나에게

하유진

책세상

과학의 탄생

야마모토 요시타카

동아시아

좀비 연대기

로버트 어빈 하워드

책세상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다산책방

 

소설의 목록을 보면,

정유정의 『7년의 밤』와, 28 (7년의 밤』은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류승룡과 장동건이 주연이라고 하는데, 읽을 당시에는 몰랐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아름다운 흉기』와 『위험한 비너스』

콜린 매컬로의 『카이사르 2』와 『카이사르 3

로버터 어빈 하워드 등의 『좀비 연대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 1』와 『기사단장 죽이기 2

그리고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나중까지 기억에 남을 소설이 참 많다. 정유정의 소설도 그렇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도 그렇다.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더더욱 그렇다. 히가시노 게이고나 콜린 매컬로의 소설은 이제 거의 관성이 되어 가고 있고.

 

과학과 관련된 책도 꽤 읽었다.

임춘성의 『멋진 신세계』

헬레나 크로닌의 『개미와 공작』

한스 테비슨의 『걷는 고래』

베른하르트 케겔의 『박테리아』

팀 버케드의 『가장 완벽한 시작』

야마모토 요시타카의 『과학의 탄생』

- 『걷는 고래』도 『가장 완벽한 시작』도 좋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과학의 탄생』을 읽은 것은 7월 소득이다.

 

그 밖의 책으로는,

야마도 쇼지의 『가네코 후미코』

추스잉의 『여행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하유진의 『나를 모르는 나에게』가 있는데,

『가네코 후미코』는 영화 <박열>을 보고 읽었는데, 직접 박열에 대한 책을 읽은 것보다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느낌에 기초해서 7월에 읽은 이 19권의 책에 대해 평점을 다시 매겨본다.

 

제목

저자

평점

7년의

정유정

★★★★★

28

정유정

★★★★☆

아름다운 흉기

히가시노 게이고

★★★☆

가네코 후미코

야마다 쇼지

★★★★☆

멋진 신세계

임춘성

★★★★

위험한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

개미와 공작

헬레나 크로닌

★★★★

여행이 나에게 가르쳐 것들

추스잉

★★★★

카이사르 2

콜린 매컬로

★★★★☆

카이사르 3

콜린 매컬로

★★★★☆

걷는 고래

한스 테비슨

★★★★☆

박테리아

베른하르트 케겔

★★★☆

가장 완벽한 시작

버케드

★★★★☆

기사단장 죽이기 1

무라카미 하루키

★★★★★

기사단장 죽이기 2

무라카미 하루키

★★★★★

나를 모르는 나에게

하유진

★★★★

과학의 탄생

야마모토 요시타카

★★★★★

좀비 연대기

로버트 어빈 하워드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

 

이번 달에 읽은 책 중 최고의 책을 꼽으라면... 정말 쉽지 않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빼놓을 수 없는데...

그래도 야마모토 요시타카의 『과학의 탄생』의 인상이 너무 크다



7년의 밤

정유정 저
은행나무 | 2011년 03월

 

28

정유정 저
은행나무 | 2013년 06월

 

아름다운 흉기

히가시노 게이고 저/민경욱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08월

 

가네코 후미코

야마다 쇼지 저/정선태 역
산처럼 | 2003년 03월

 

멋진 신세계

임춘성 저
쌤앤파커스 | 2017년 06월

 

위험한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현대문학 | 2017년 06월

 

개미와 공작

헬레나 크로닌 저/홍승효 역
사이언스북스 | 2016년 12월

 

여행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추스잉 저/김락준 역
책세상 | 2017년 07월

 

카이사르 2

콜린 매컬로 저/강선재,신봉아,이은주,홍정인 공역
교유서가 | 2017년 06월

 

카이사르 3

콜린 매컬로 저/강선재,신봉아,이은주,홍정인 공역
교유서가 | 2017년 06월

 

걷는 고래

J. G. M. ‘한스’ 테비슨 저/김미선 역
뿌리와이파리 | 2016년 07월

 

박테리아

베른하르트 케겔 저/권상희 역
다른세상 | 2016년 12월

 

가장 완벽한 시작

팀 버케드 저/소슬기 역
MID 엠아이디 | 2017년 05월

 

기사단장 죽이기 1

무라카미 하루키 저/홍은주 역
문학동네 | 2017년 07월

 

기사단장 죽이기 2

무라카미 하루키 저/홍은주 역
문학동네 | 2017년 07월

 

나를 모르는 나에게

하유진 저
책세상 | 2017년 07월

 

과학의 탄생

야마모토 요시타카 저/이영기 역
동아시아 | 2005년 04월

 

좀비연대기

로버트 어빈 하워드 등ㅈ저/정진영 편역
책세상 | 2017년 07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리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저/최세희 역
다산책방 | 201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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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신분제 연구가 활발한 이유 | 책을 읽으며 2017-07-3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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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명예교수로 있는 미야지마 히로시의 『미야지마 히로시, 나의 한국사 공부』에서 한 대목이다. 그는 중국과 일본에 비해 왜 특히 한국에서 신분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지에 대한 자신의 가설을 제시한다(사실은 그의 가장 대표적인 저서도 바로 조선시대 신분에 관한 것이다. 『양반』).

 

조선시대의 신분, 신분제는 단순히 과거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조선시대의 신분에 관한 지식이 지금도 살아 있으며, 어느 집안이 어떠한 신분이었는지는 현재에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신분제 연구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129)

 

딱히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미야지마 히로시 나의 한국사 공부

미야지마 히로시 저
너머북스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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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비극성, 혹은 희화성 (줄리언 반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책을 읽다 2017-07-3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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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저/최세희 역
다산책방 | 201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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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내 삶에 대한 기억은 얼마나 정확한가?

나의 삶에서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얼마나 되는가?

남의 삶에서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과연 얼마나 되는가?

 

, 토니 웹스터는 아주 평탄하고 평범했다고 여겨지던 생의 막바지에 자신의 삶을 회상한다. 그래서 1부는 매우 조용하다. 고등학교 시절의 에피소드들, 대학시절의 연애담, 결혼 생활, 그리고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은 이혼 등. 이게 과연 소설이 될까 싶은 평범한 이야기다. 그는 바로 그런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역사는 승자들의 거짓말도 아니고, 단지 살아남은 자, 대부분 승자도 패자도 아닌 이들의 회고담에 더 가깝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그 생의 막바지에, 토니 웹스터는 그런 자신의 삶에 대한 기억이 굉장히 왜곡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또한 그 왜곡된, 혹은 자신의 기억에서조차 삭제해버린 작은 행동으로 타인의 삶의 행로를 완전히 바꾸어버렸음을 알게 된다. 사실은 그것도 쉽게 깨닫지 못하다 결말에 가서야 드러난다.

 

결말은 충격적이다. 결말이 설명적이 아니라 조금 생각을 가다듬어야 하고, 또 어쩌면 줄리언 반스가 얘기했던 것처럼 한번 더 읽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말은 분명하다.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 나의 삶은 다른 이의 삶의 경로를 완벽히 바꾸어 놓았던 것이다. 그리고 더욱 충격적인 것은 (사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그 인생을 누구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만회가 되지 않는다. 어쩌면 삶에 비극성이란 요소가 있다면 그런 것이 아닐까?

 

그러나 또한 만약 우리가 미친 모든 영향을 우리가 모두 기억한다면 그것은 더한 비극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토니 웹스터를 옹호하고 싶어진다. 아직 생의 막바지에 이른 것 같지는 않지만, 나도 그처럼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혹은 정반대로 기억하는, 그런 행위로 적지 않은 사람의 삶에 개입했을 것이며, 그게 긍정적인 것이었다고 자신하지 못한다(어떤 것인지도 모르는데,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논하는 것도 부질없다).

 

또한 나는 토니를, 베로니카를, 에이드리언을, 포드 부인을 비난하고 싶다. 어떤 이는 자신의 행위의 중요성을 너무 하찮게 생각했으며(또한 그것을 잊어버렸으며), 어떤 이는 그것을 깨닫게 하지 않았으며, 또 어떤 이는 너무나도 나약했으며, 또 어떤 이는 부정했다. 그러나 다시 드는 생각은, 사실은 그들도 그들의 삶이 그렇게 전개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으리라는 것이다. 그것만으로 모든 삶의 잘못과 부정을 옹호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해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 읽고, 책을 덮고도 나는 여전히 내 기억을 헤집어 보고 있다. 물론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다시 기억할 수는 없다.

 

결국 기억하게 되는 것은, 실제로 본 것과 언제나 똑같지는 않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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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는 인간 욕망의 산물 | 책을 읽다 2017-07-2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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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좀비연대기

로버트 어빈 하워드 등저/정진영 편역
책세상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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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의 좀비(zombie)는 무서운 존재이기만 하다. 살아 있는 것도 아니고, 죽어 있는 것도 아닌 그들에게 당하면 그 사람도 좀비가 되어 버린다. 좀비는 그렇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온 도시를 덮어 버린다. 좀비라는 존재 자체도 두렵지만, 사실 더 두려운 것은 내가 바로 그런 존재가 되어버린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좀비가 도대체 어디서 온 얘기일까? 냉정한 시각으로 봤을 때 좀비를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어쩌면 어떤 바람이나, 하소연 같은 것들이 투영된 존재일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의 귀신 같이 말이다. 이승에서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죽음과 삶 사이를 배회하는 존재 말이다.

 

하지만 좀비는 그런 게 아닌 모양이다. 20세기 초반의 소설가들의 좀비에 관한 소설들을 모아 놓은 『좀비 연대기』는 좀비가 당연히 기괴하며, 두려운 존재임에는 분명하지만, 더욱 분명한 것은 그들이 매우 불쌍한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은 그들의 의지에 의하거나 혹은 그들의 사연에 의해서 죽음과 삶 사이를 배회하고 있지 않다. 살아 있는 누군가에 의해서 죽음으로부터 소환되어 강제로 노동해야만 하는 존재였다.

 

그런 좀비 전설을 배태하고 있는 아이티에는 좀비를 소환하는 행위가 살인 행위에 준한다는 형법(249)가 있다고 한다. 정말 그런 형법이 아직도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 속의 서로 다른 소설가가 각각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지금도 존재하고 있을지도, 적어도 그랬을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아이티라는 나라는 좀비를 그저 전설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실제로 존재하며, 그 존재에 신경을 써 왔던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그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특수한 종교(이를 테면 부두교)의 영향으로 그런 전설을 사실처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싶다.

 

그러고 보면, 좀비는 스스로 그렇게 되고자 한 이들이 아니었다. , 조금이라도 더 살아야겠다는 욕망의 현현이 아닌 셈이다. 타자에 의해서 강제로 이 세상으로 돌아와 불쌍하게 존재하는, 그런 현상인 셈이다. 따라서 악명은 좀비가 얻었지만, 실제로 그들을 이승으로 불러낸 인간의 사악함이야말로 유죄인 것이다. 그런 이야기는 이 소설집의 마지막 소설, 엘피어스 하이엇 베릴의 <좀비 감염 지대>에서 더욱 뚜렷하고, 현대적으로, 혹은 기괴하게 드러난다. 이 소설에서는 그저 전설적인, 고대의 종교적 의식이 아닌 현대적인 생물학 지식이 만들어낸 좀비가 등장한다. 실제로 가능할지는 모르겠다는 의심을 할 지 모르지만, 현대의 생물학자 중에는 소설 속의 고든 파넘 박사와 같은 꿈을 가지고 연구를 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소설에서와 같은 좀비라는 존재를 만들어내고 싶지는 않겠지만, 소설에서도 그런 존재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다. 좀비는 어쩌면 인간의 욕망의 산물인 셈이다.

 

의외로 빠져들게 되는 소설들이었다.

어린 시절의 <전설의 고향>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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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지 않음'이라는 동일한 카테고리로 통합 | 책을 읽으며 2017-07-2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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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그렇게도 결정적이고 그렇게도 역겹던 몇 살 되지도 않은 나이차가 점차 풍화되어간다. 결국 우리는 모두 '젊지 않음'이라는 동일한 카테고리로 일괄 통합된다." 

- 줄리언 반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107쪽)


이 문장이 공감이 되는 나이가 되어 가고 있다. 아니 이미 '풍화(風化)'는 이미 진행되어 가고 있는 중이 거의 확실하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리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저/최세희 역
다산책방 | 201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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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산다고 해서 죽음의 공포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 책을 읽으며 2017-07-2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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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영원히 산다고 해서 죽음의 공포가 사라지는 건 아닌가 보다."


영생불멸은 영원한 꿈이어야만 한다. 




좀비연대기

로버트 어빈 하워드 등ㅈ저/정진영 편역
책세상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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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형법 249조 | 책을 읽으며 2017-07-29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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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에는 '좀비화'를 살인 행위로 간주하는 형법 249조가 있다고 한다(정말 있을까?)

<좀비 연대기>에서 서로 다른 작가의 단편에 이 조항이 반복적으로 인용된다. 

아이티에서는 좀비가 단순한 전설이 아니란 얘기다.




좀비연대기

로버트 어빈 하워드 등ㅈ저/정진영 편역
책세상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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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란 불쌍한 존재 | 책을 읽으며 2017-07-2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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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들은 밭에서 강제로 일하는 불쌍한 장애인이거나 백치일 뿐이라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내 마음을 파고들었다." 


좀비(Zombie)가 무섭다고? 존재의 이유는 그렇다 할 수 있지만, 그들은 가여운 존재다. 

영화에서 그리는 좀비는 좀비 전설도 왜곡한 것으로 보인다. 



좀비연대기

로버트 어빈 하워드 등ㅈ저/정진영 편역
책세상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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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파워문화블로거 미션 | 책읽기 정리 2017-07-2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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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파워문화블로거 미션 


7년 동안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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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은 타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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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흉기, 히가시노 게이고 답지 않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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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열의 그녀? 가네코 후미코, 그녀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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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산업혁명의 기본 재료 여덟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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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비너스, 위험하지만 감미로운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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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와 공작, 그리고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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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여행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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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 베르킹게토릭스를 굴복시키고 폼페이우스와의 대결을 앞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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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를 높이 던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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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 로마의 일인자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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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고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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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균과 함께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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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알, 가장 완벽한 것의 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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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하루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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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단장 죽이기, 상처의 치유 방법으로서 환상, 혹은 관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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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모르는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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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된 근대 과학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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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9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