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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읽은 책들 | 책읽기 정리 2017-08-3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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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한 달 간 24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특수한 상황이었습니다. 두 주간 거의 책 읽는 것 밖에 할 게 없었고, 그래서 열심히 읽었습니다.

 

다음은 읽은 책의 목록입니다.

제목

저자

출판사

미야지마 히로시, 나의 한국사 공부

미야지마 히로시

너머북스

불완전성

레베카 골드스타인

승산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 입문

빈스 에버트

지식너머

부스러기들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황소자리

고흐의

버나뎃 머피

오픈하우스

나는 빈센트를 잊고 있었다

프레데릭 파작

미래인

플랑드르 화가들

금정숙

뮤진트리

의학의 법칙들

싯다르타 무케르지

문학동네

오사카 소년 탐정단

히가시노 게이고

재인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무라카미 하루키

민음사

인간의 섹스는 펭귄을 가장 닮았을까

다그마 데어 노이트

정한책방

이토록 아름다운 약자들

이나가키 히데히로

이마

종교 이야기

홍익희

행성B잎새

과학은 예술이다

보리스 카스텔, 세르지오 시스몬도

아카넷

화가의 숨은 그림 읽기

전준엽

중앙북스

침묵의 거리에서 1

오쿠다 히데오

민음사

침묵의 거리에서 2

오쿠다 히데오

민음사

지도 위의 인문학

사이먼 가필드

다산초당

조선 사람의 세계 기행

규장각한국연구원

글항아리

영국 남자의 문제

하워드 제이콥슨

은행나무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토드 부크홀츠

21세기북스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에드

어크로스

고흐의 태양, 해바라기

마틴 베일리

아트북스

인생 최고의

후드

책세상

 

분류를 해보면,

소설이 모두 7권입니다(<부스러기들>, <오사카 소년 탐정단>, <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 <침묵의 거리에서 1>, <침묵의 거리에서 2>, <영국 남자의 문제>, < 인생 최고의 >). 중에서는 후드의 < 인생 최고의 > 가장 기억에 남네요( 가장 최근에 읽어서는 아닙니다).

 

미술, 특히 고흐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 고흐의 >, <나는 빈센트를 잊고 있었다>, <플랑드르 화가들>, <화가의 숨은 그림 읽기>, < 고흐의 태양, 해바라기>.

특별한 계기는 없었고, 그냥 읽고 싶어졌고, 읽다보니 읽게 되었습니다.

 

과학 관련한 책은 모두 6 읽었습니다.

<불완전성>, <의학의 법칙들>, <인간의 섹스는 펭귄을 가장 닮았을까>, <이토록 아름다운 약자들>, <과학은 예술이다>, <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중에도 가장 나중에 읽은 <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가장 기억에 남네요. 역시 나중에 읽어서는 아닌 같습니다.

 

이른바 인문학으로 분류되는 책으로는,

<미야지마 히로시, 나의 한국사 공부>, <지도 위의 인문학>, <조선 사람의 세계 기행>,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 입문> 어떻게 분류해야 할지 모르겠네요(원래는 과학 쪽에 가깝지 않을까 해서 읽긴 했는데...)

 

책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다시 평점을 매겨 보면 이렇습니다.

제목

저자

평점

미야지마 히로시, 나의 한국사 공부

미야지마 히로시

★★★★

불완전성

레베카 골드스타인

★★★★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 입문

빈스 에버트

★★★

부스러기들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

고흐의

버나뎃 머피

★★★★☆

나는 빈센트를 잊고 있었다

프레데릭 파작

★★★★

플랑드르 화가들

금정숙

★★★★☆

의학의 법칙들

싯다르타 무케르지

★★★★

오사카 소년 탐정단

히가시노 게이고

★★★★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무라카미 하루키

★★★★

인간의 섹스는 펭귄을 가장 닮았을까

다그마 데어 노이트

★★★★☆

이토록 아름다운 약자들

이나가키 히데히로

★★★★

종교 이야기

홍익희

★★★★☆

과학은 예술이다

보리스 카스텔, 세르지오 시스몬도

★★★★

화가의 숨은 그림 읽기

전준엽

★★★★☆

침묵의 거리에서 1

오쿠다 히데오

★★★★

침묵의 거리에서 2

오쿠다 히데오

★★★★

지도 위의 인문학

사이먼 가필드

★★★★☆

조선 사람의 세계 기행

규장각한국연구원

★★★★

영국 남자의 문제

하워드 제이콥슨

★★★★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토드 부크홀츠

★★★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에드

★★★★★

고흐의 태양, 해바라기

마틴 베일리

★★★★☆

인생 최고의

후드

★★★★★

 

제게 8월의 책은, 에드 용의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내 인생 최고의 책>이었습니다.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에드 용 저/양병찬 역
어크로스 | 2017년 08월

 

내 인생 최고의 책

앤 후드 저/권가비 역
책세상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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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치유하는 책읽기, 그리고 그 너머 | 책을 읽다 2017-08-3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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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인생 최고의 책

앤 후드 저/권가비 역
책세상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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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이들이 책읽기를 통해 치유되는 과정을 다룬 소설.

- 이 소설을 요약하자면 이게 거의 맞는 얘기자만, 이렇게 이 소설을 말해버리고 나면 이 소설에 대해 너무 표면적으로만 얘기한 게 되어 버린다. 모든 요약이 그런 면이 있지만, 이 경우는 좀더 심하다.

 

갑자기 남편에게 버림받은, 대학에서 불어를 가르치는 중년의 여성 에이바, 파리에서 마약과 섹스에 찌들어 살아가는 그녀의 딸 매기, 젊은 시절에 불륜의 상대였던 에이바의 엄마를 잊지 못하는 전직 형사 행크, 사별한 아내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존이라는 남자 등등. 이들은 모두 상처를 입고 살아간다(누군들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 않는 사람은 없다).

 

에이바가 남편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피하고자(극복이 아닌) 선택한 방법은 친구가 주도하는 북클럽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북클럽의 멤버들은 매달 한 권씩의 책을 읽고 토론하는데, 이 해의 주제는 인생에서 최고의 책을 하나씩 골라 읽는 것이었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 년 동안의 고독』,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베티 스미스의 『브루클린에는 나무가 자란다』,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커트 보니것의 『제5도살장』, 그리고 로절린드 아든의 『클레어에서 여기까지』.

- 대부분 읽지는 않았으나 들어본 책들이다. 이른바 고전이다(마크 트웨인이 그랬나? 고전이란 모두가 알지만, 모두가 읽지는 않는 책이라고. 개인적으로는 몇 권은 읽었고, 또 몇 권은 들어보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 책들의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다. 물론 책 내용에 대한 북클럽 멤버 사이의 토론도 오가지만, 그 토론의 내용도 이 소설에서, 그리고 이 소설에서 인물들이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큰 의미를 갖는 건 아니다. 책을 읽고 토론을 한다는 것. 책이 삶에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생각하던 존은 아내와의 인연을 갖고 있는 책을 추천하고, 읽으면서 점차 아내를 마음에서 보낼 수 있게 된다. 에이바 역시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바람난 전 남편에 대한 집착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된다. 어떤 책을 읽느냐가 아니라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남의 생각을 듣고 얘기를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자신을 객체화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의 주관을 세우게 되어 가는 것이다. 바로 그게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되는 셈이다. 매기도 그 모진 방황에서 정착하는 곳은 파리 어떤 골목의 작은 서점이다. 그녀도 서점 자체가 중요한 것이었지, 그 서점이 어떤책이 중요한 건 아니었다.

 

사실 난 로절린드 아든의 『클레어에서 여기까지』를 인터넷으로 검색해봤다. 짐작은 했지만 혹시나 했다. 물론 역시나,였다.

당연히 이 책은 에이바와 매기, 그리고 그녀의 엄마, 또 행크까지 잇는 연결고리였다. 피하고만 싶었던 과거를 마주하고, 수십 년이 지났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와 힘을 마련해 준 책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그 책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 책을 잊지 않은 것. 그 책을 읽은 것. 그리고 그 책을 통해 과거에 마주하려는 용기를 갖게 된 것. 그게 바로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낸 것이다.

 

책을 읽는 행위는 나약하다. 현실적으로 아무런 힘도 가질 수 없는 행위일 때가 많다. 그러나 그 나약하고 무위한 행위가 가지는 힘은, 바로 누구도 바로 인식할 수 없기에 막강하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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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까요? | 책을 읽으며 2017-08-3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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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는 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런데 솔직히, 오늘 밤 독서 모임 때문에 이 책을 다시 읽는데 시간 여행이니 뭐니를 생각하니까 기분이 한결 나아지더라고요. 저도 이제 뭔가를 좀 이해했나보죠?"

- 앤 후드, <내 인생 최고의 책> 중 (4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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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파워문화블로그 미션 정리 | 책읽기 정리 2017-08-3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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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파워문화블로그 미션 정리

 

한국사를 넘어 동아시아사로 (미야지마 히로시의 한국사 공부)

http://blog.yes24.com/document/9781279

 

괴델의 기이한 삶과 기이한 정리

http://blog.yes24.com/document/9783436

 

우연의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자세

http://blog.yes24.com/document/9787407

 

탐욕의 끝은 파국 (『부스러기들』)

http://blog.yes24.com/document/9790536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잘랐을까?

http://blog.yes24.com/document/9794890

 

빈센트 고흐를 찾아서

http://blog.yes24.com/document/9796636

 

플랑드르의 화가들, 화가들의 도시

http://blog.yes24.com/document/9798860

 

의학, 가장 젊고,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세한 과학이어야

http://blog.yes24.com/document/9799808

 

시노부 선생의 신나는 활약

http://blog.yes24.com/document/9824258

 

누구나 순례를 떠나야 한다

http://blog.yes24.com/document/9824259

 

섹스에 관한 전혀 야하지 않은 이야기

http://blog.yes24.com/document/9825003

 

약자들은 어떻게 살아남는가

http://blog.yes24.com/document/9825005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그들의 역사

http://blog.yes24.com/document/9825007

 

과학과 과학자에 대한 오해 걷어내기

http://blog.yes24.com/document/9825351

 

그림을 읽는다

http://blog.yes24.com/document/9825356

 

침묵하는 중학생들, 어떻게 일일까?

http://blog.yes24.com/document/9825756

 

모두가 침묵하면 진실은 밝혀지지 않는다

http://blog.yes24.com/document/9825759

 

지도에 대해, 지도 위에서

http://blog.yes24.com/document/9825764

 

세계로 나가지 못했던 조선 사람의 세계 여행

http://blog.yes24.com/document/9826619

 

영국 남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http://blog.yes24.com/document/9826620

 

번영의 댓가, 그리고 공동체성의 회복이라는 보수적 처방

http://blog.yes24.com/document/9826622

 

미생물과의 관계 재정립: 나쁜 적도, 좋은 친구도 아닌 미생물

http://blog.yes24.com/document/9826624

 

고흐의 해바라기, 우리 모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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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의 해바라기, 우리 모두의 것 | 책을 읽다 2017-08-2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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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반 고흐의 태양, 해바라기

마틴 베일리 저/박찬원 역
아트북스 | 2016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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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반 고흐의 그림들 중 어떤 것에 더 집중해서 보게 되는 듯 하다. 어떤 이는 그의 자화상과 초상화들에 많은 애정을 보이고, 또 어떤 이들은 풍경을 그린 그림에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마틴 베일리는 바로 해바라기 그림에 집중하고 있다.

 

반 고흐는 해바라기를 자신 그림의 모티브로 발견했다. 독창적으로 그렸고, 그는 해바라기의 화가가 되었다. 마틴 베일리는 『반 고흐의 태양, 해바라기』에서 어떻게 반 고흐가 해바라기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즉 살아 있을 때의 반 고흐에 대해서(Part 1), 그리고 그가 죽은 후 그 해바라기 그림들의 운명에 대해서(Part 2) 쓰고 있다.

 

알게 된 것들은 이런 것들이다.

1. 해바라기를 주요 모티브로 한 그림이 모두 7점이라는 것. 원본이 있고, 카피본이 있는데, 대부분은 반 고흐의 서명이 있지만, 하나는 없다. 세계 곳곳으로 흩어진 해바라기 그림은 나름의 운명을 지닌 채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지만, 개인 소장자에게 들어간 그림 하나는 숨어 있고, 일본으로 흘러 들어간 그림 하나는 2차 세계대전 중 소실되었다. 그래도 반 고흐가 좋아했고, 그래서인지 반 고흐라면 사족을 못쓰는 일본에는 그 해바라기 그림이 한 점 남아 있다.

 

2. 주요 모티브가 아니더라도 반 고흐는 해바라기 그림을 참 많이 그렸다. 그의 그림 여기저기에 해바라기가 등장한다. 이전에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던 사실이다. 반 고흐가 해바라기 정물 그림 때문에 해바라기의 화가가 아니라 해바라기를 그토록 좋아했고, 많이 그렸기 때문에 해바라기의 화가라고 해야 옳을 것 같다.

 

3. 몇 권 읽은 반 고흐에 관한 책에서보다 반 고흐가 생전에 상당히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것을 이 책은 알려준다. 만약 몇 년만이라도 더 살았더라면 반 고흐는 훨씬 많은 그림을 팔 수 있었을 것이며, 살아서의 명성도 어느 정도 가졌을 것이다. 물론 그의 비극적인 삶과 죽음이 그의 명성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된 것은 사실이고, 한정된 그의 그림 개수가 그의 그림의 가치와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4. 고갱은 비겁했다. 마틴 베일리는 그렇게 고갱을 보고 있다.

 

5. 그림들의 운명. 많은 이름들과 갤러리. 그리고 점점 올라가는 그림의 가격. 세간의 관심은 그런 데 더 있을지 모르지만, 세간의 사람들은 그것을 따라가기 버겁다.

 

6. 해바라기 그림을 보면서. 시든 해바라기조차 생명력에 활활 타오른다. 임파스토 같은 기법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더라도 느끼는 것이다. 해바라기 그림에 왜 관심을 갖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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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과의 관계 재정립: 나쁜 적도, 좋은 친구도 아닌 미생물 | 책을 읽다 2017-08-2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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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에드 용 저/양병찬 역
어크로스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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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안토니 판 레이우엔훅의 미생물 관찰에 이은 19세기 말 파스퇴르와 코흐에 의해 정립된 배종설, 혹은 세균설은 의학에 일대 전기를 가져왔다. 질병의 원인에 대해 과학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것을 제어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많은 세균이 질병의 원인이라는 게 밝혀졌고, 더 중요하게는 그걸 연구하는 원리가 정립되었다. 그리고 1920년대의 플레밍의 연구와 193,40년대의 플로리와 케인 등의 연구에 의해 페니실린이 발견되고, 정제되면서 이른바 항생제의 시대가 도래했고, 바야흐로 질병 정복의 꿈이 무르익었다(물론 여기서 질병들이란 감염질환, 특히 세균질환을 의미한다. 지금은 비감염성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과거에는 질병이라고 하면 거의 감염성 질환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리고 항생제 사용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항생제 내성의 문제가 생겼고, 인류는 다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항생제 내성의 문제에 비껴서더라도 세균, 혹은 미생물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이미 20세기 초반부터 미생물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걸 인식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있었다(우리에게 이름이 익숙한 메치니코프 같은 이들). 하지만 여전히 인체나 환경의 미생물들은 박멸해야 하는 대상으로 여겨졌고, 과학자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그런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렇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미생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바야흐로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의 시대가 왔다. 좋은 미생물, 나쁜 미생물의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나 미생물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서 건강을 이해하고, 생태계를 이해하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증거가 수도 없이 쌓이고 있다. 미생물이 비만도 일으키고, 장질환도 일으키고, 자폐증과도 관계 있고이런 보도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온다. 미생물, 즉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이 없는 질병(기존에 비감염성 질병이라고 알려졌던 것들까지 포함해서)이 없는 듯 하다. 물론 그런 과학 보도가 대체로 과장된 면이 없지 않지만, 그런 보도의 재료가 되는 과학자들의 논문이 그만큼 나오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이제 주류가 되었다.

 

에드 용의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는 바로 그 마이크로바이옴의 시대에 개론서 같은 책이다. 마이크로바이옴에 관한 책이 이미 여러 권 번역되어 나온 바가 있다. 생각나는 것만 해도 이 책에도 적지 않게 인용되고 있는 마틴 블레이저의 『인간은 왜 세균과 공존해야 하는가』, 앨러나 콜렌의 『10% 인간』 같은 책들이 있다. 언뜻 비슷한 책이지만 마틴 블레이저의 책이 특히 자신의 연구와 관련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집중하면서 논의를 넓히고 있고, 엘러나 콜렌의 책은 인간과 관련한 미생물의 역할에 대해 쓰고 있다면 에드 용의 이 책은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 식물, 그리고 환경에까지 그 시야를 넓히고 있다. 그래서 마틴 블레이저나 엘러나 콜렌의 책보다 더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한다(물론 블레이저나 콜렌의 책은 특정한 분야, 즉 인간과 관련해서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에드 용의 시각은 이런 것이다. 좋은 미생물, 나쁜 미생물이란 없다는 것이다. 미생물은 나름대로 자신의 일을 하면서 수십 억년 진화를 거듭하거나 자신의 모습을 지켜왔고, 또 다른 생물은 그것들과 융화하거나 대립하면서 역시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여기 있는데, 이 사실을 잘 깨닫고 잘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하게 박멸해야 하는 대상으로 여겨 마구 항생제를 처방해서도 안되고, 지나치게 미생물의 효용성을 강조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항생제를 써서 죽은 사람은 없지만, 항생제를 쓰지 않아 죽은 사람은 많다”). 또한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고, 많은 통찰력을 주는 연구들이 행해져 왔지만, 여전히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도 에드 용은 여러 차례 지적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해서 치료에 활용하거나, 혹은 생태계를 복원하거나 하는 문제가 굉장히 case by case이고, 그 성공 사례가 한정적이어서 아직까지도 염려스러운 부분이 많고, 과연 이걸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분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생물에 대한 시각이 고정적인 데서 벗어나 좀더 유연하게 바뀌면서 생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내용은 모기를 이용해서 뎅기열을 박멸하기 위한 운동을 벌이는 스콧 오닐의 사례다. 모기가 뎅기열바이러스를 옮기는데 오히려 모기를 더 많이 풀어놓다. 그 모기는 바로 볼바키아(Wolbacia)라는 생태계 어디서나 존재하는 (일단은 인간에겐 무해한) 세균을 가지고 있고, 이 세균이 들어있는 모기가 뎅기열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를 압도하면 뎅기열은 자연스레 퇴장할 것이라는 아이디어다. 몇 년 되지 않은 이 시도는 아직까지 성공적이라고 한다.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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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 한줄평 2017-08-2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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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시대의 훌륭한 개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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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영의 댓가, 그리고 공동체성의 회복이라는 보수적 처방 | 책을 읽다 2017-08-2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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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토드 부크홀츠 저/박세연 역
21세기북스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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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과 100% 일치하는 책, 혹은 아무 것도 비슷하지 않은 책을 만나는 것은 굉장히 드물다(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대체로 70% 정도 나의 생각과 일치한다면, 상당히 나의 생각과 비슷한 책이라 여기고, 30% 정도 일치한다면 나의 생각과는 아주 다른 책이라 여긴다. 많은 경우 내 생각과, 혹은 내 성향과 비슷한 책을 읽게 된다. 선택에서부터 그런 편향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가끔은 나의 생각과 30% 정도만 일치하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한다(그래서 북클럽 같은 데서 강제적으로 읽어야만 하는 책을 소개받는 게 도움이 된다). 내 생각의 허점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고(내 생각이 완전무결할 수는 도저히 없으므로), 나와 다른 생각은 어떤 논리로 현상에 접근하고 있으며, 어떤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지를 고민할 수 있다. 또 나의 비판 논리를 벼릴 수 있는 계기도 된다. 그게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나와 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책을 만나는 것은 어쩌면 행운일지도 모른다. 비록 그런 책을 읽으면서는, 상황에 따라서는 얼굴을 붉힐 때도 있지만.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라는 베스트셀러의 작가이자 경제학자인 토크 부크홀의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가 바로 그런, 즉 내가 기존에 많이 읽던 책과는 생각이 좀 달라서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는 아버지 부시 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정책 비서관을 지냈다. 그래서 그는 레이건을 칭송하고, 아버지 부시 시절의 정책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한다(아니 그러겠는가). 또한 오바마의 정책(단 하나만을 다루지만)을 비판한다. 물론 그게 이 책의 주제는 아니다.

 

이 책의 주제는 애국주의. 당연히 미국에 대한 애국주의다. 그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계속 번영해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을 제시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그 필요한 것이란, 최종적으로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존중, 공동체 의식 같은 것들이다. 그런 결론에 이르기 위해서 우선 그는 번영의 대가에 대해 쓴다. 어떤 조건을 가진 나라와 사회가 번영의 길로 들어섰는지가 아니라 번영한 나라와 사회가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그래서 하락의 길로 접어드는지에 대해 쓰고 있는 것이다. 그의 문제의식은 미국이 앞으로 어떻게 될 건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그에게 미국은 이미 번영을 구가하고 있는 나라로 주어여 있다.

 

토드 부크홀츠가 제시하고 있는 번영의 대가, 혹은 부자 나라의 위험은, 다섯 가지다: 출산율의 하락, 국제무역의 활성화(, 세계화), 부채의 증가, 근로의식의 쇠퇴, 다문화 사회의 공동체성 소멸. 어떤 느낌이 드는가? 거의 우리나라에 대한 분석이라고 해도 별 다를 바 없는, 바로 그런 것이다. 말하자면 번영과 그 번영을 가져온 여러 요인에 의한 대가가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물론 그 번영의 규모와 문제의 질이 같을 순 없겠지만). 바로 그런 이유로, 전적으로 미국과 미국 사회를 염두에 두고 쓴 이 책이 대한민국에서도 읽을 가치가 있는 셈이다.

 

미국을 비롯하여 역사 속의 여러 국가를 예로 들면서 위의 번영의 대가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다. 그 국가들이란, 1600년대의 중국 명나라, 1700년대의 베네치아, 1800년대의 합스부르크 가문, 일본의 에도 막부, 20세기 초반의 오스만 제국 등이다. 그래서 번영의 대가라고는 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역사 속의 번성했던 국가의 쇠망사인 셈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앞의 번영의 대가라고 했던 것이 되돌이킬 수가 없는 것 같아 보인다는 점이다. 번영의 대가라는 말 자체가 번영하면 거의 당연히 뒤따르는 것이란 의미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제안 이전에 역사 속의 리더들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2부 리더의 자격).

 

그 리더들이란, 다른 책에서 흔하게 소개하고 있는 그런 이들이 아니란 점이 특이하다. 물론 이들이 아주 생소한 인물들은 아니지만, 아주 대표적으로 인용되고 있는 인물들은 아니다. 그들을 고른 이유는 당연히 자신의 애국주의, 내지는 공동체성(공동체가 아님에 유의!) 복원에 의미를 줄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알렉산드로스 대왕, 터키공화국의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메이지 유신을 성공시킨 일본의 료마 등의 청년들, 코스타리카의 돈 페페, 이스라엘 건국의 주요 인물 골다 메이어. 아주 익숙한 인물(알렉산드로스 대왕), 이름은 들어봤지만 그 생애와 업적에 대해서는 별로 익숙하지 않은 인물(아타튀르크), 거의 들어보지 못한 인물(돈 페페, 골다 메이어), 그리고 의도적으로 관심을 끊는 인물(메이지 유신의 주역들) 들이다. 토드 부크홀츠는 그들이 국가를 굉장히 중요시하고, 여러 이질적인 세력들을 하나로 통합했으며, 근대화를 추구했다는 점을 공통적인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실 논란이 있다. 그들이 그런 업적의 과정에서 벌어진 적지 않은 ()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돈 페페의 게릴라 경력이라든가, 시오니스트들의 이스라엘 건국에 따른 국수주의와 팔레이스타인들과의 관계 등의 그렇다. 그런데 토드 부크홀츠는 피 묻은 손 자체를 평가해서는 안 되고, 그 피 묻은 손으로 무엇을 이룩했는지를 가지고 평가해야 한다고 간단히 넘어가버린다. 혹은 이 책에서는 그 복잡한 주제와 내용은 논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런 부분에서 토드 부크홀츠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왜 다를 수 있는지가 드러난다고 본다. 과연 그렇게 무시할 수 있는 것인지.

 

공동체성의 회복이라는 것은, 그 말 자체는 굉장히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미국의 이민자(그는 이민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는다. 출산율 저하를 막을 수 없다면 그 방법 밖에 없는 셈이다)들에 그 잣대를 적용하면서, 그들에게 의무적인 병역이나, 미국 역사의 주요 시설에 대한 의무적인 견학 등을 이야기한다. 적어도 이민자들이 강한 자신감으로 조지 워싱턴을 자신의 선조라고 부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한국계 미국 이민자들이 조지 워싱턴을 자신의 선조라고 여기고 있을까?). 이게 이 책의 목적이다. 명료한 분석과 역사적인 세계 지도자에 대한 지난한 추적이 이렇게 결말을 맺었다는 게 유감이다. 그러나 이 논리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내가이 책을 읽을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오타가 많다. 내가 기록해 둔 것만 이렇다(최소한 이 책에 대한 반감만으로 오타를 찾아낸 것은 아니다).

35. “미국의 장남감 회사 마텔“… 장난감…”

77. “마르셀 프루스트 Marcel Prous“… Proust”

120. “모지기모기지

299. “아타튀르크에 대한 광범위한 이야기 다룬“… 이야기를 다룬

415. “이스라엘의 반석 The Rock of Israe“… Israel”

444. “1898 차우셰스쿠 부부가 처형을 당한 후“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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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남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 책을 읽다 2017-08-2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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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국 남자의 문제

하워드 제이콥슨 저/윤정숙 역
은행나무 | 201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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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하다.

스토리가 소설을 이끄는 게 아니라 세 남자의 심리가 서로 엮여가면서 소설이 전개된다. 그런데 그 심리가 일목요연한 게 아니라 매우 복잡하게 엉켜 있다. 그 심리를 정밀하게 따라가는 것은 그냥 간단히 소설을 읽는 수준을 넘어선다.

문장도 결코 쉽지 않다. 대화가 누구의 것인지 다시 돌아가 읽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과정을 통해서 소설을 더 면밀하게 읽을 수 있다. 또 그게 등장인물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나의 능력 부족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쉽지 않다는 판단이 삭제되지는 않는다.

 

세 영국 남자가 주인공이다. 가장 중심인물이랄 수 있는 트레스러브는 마흔아홉 살의 중년이다. 변변찮은 직업을 전전하고, 여자도 전전한다. 결혼은 한번도 하지 않았지만, 아들은 둘이다. 그 두 아들은 거의 나이가 엇비슷하지만 엄마가 다르다(상황을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핑클러는 트레스러브의 학교시절부터의 친구다. 미디어의 철학자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유대인이지만 유대인이라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리보르는 트레스러브와 핑클러의 학교 시절 선생이었고, 지금은 친구다. 체코에서 망명한 유대인이고 할리우드 스타를 비롯해 유명인들을 많이 알고 지냈다.

 

“여자들이 떠나버리자 그들은 다시 젊은 남자들이 되었다. (38)

핑클러와 리보르는 상처(喪妻)하고, 트레스러브는 늘 여자가 떠나가는 형편이었다. 그런 상실감이 소설 전편에 바탕에 깔린다. 그런 배경에 소설 전편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유대인과 시오니즘, 이스라엘에 관한 것이다(홍익희의 『세 종교 이야기』를 읽은 게 무척 도움이 된다). 유대인인 핑클러는 부끄러워하는 유대인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유대인이 아닌 트레스러브는 유대인이고자 한다(“세상은 유대인을 죽이고 싶어하는 살마과 유대인이 되고 싶은 사람으로 나뉘었다.”, 331). 이 기묘한 엇갈림이 서로 충돌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양산한다.

 

피해자인 유대인이 가해가가 되어 있는 상황이 이 기묘한 엇갈림 속 충돌을 만든다. 개인적 상실감과 역사적 이질감이 서로 엉켜 이 세 등장인물은 흔들린다. 그 흔들림을 끝까지 붙잡고 다루고 있다는 점이, 아마도 이 소설에 부커상이라는 영예가 주어진 게 아닌가 싶다. 또한 유대인에 관한 문제만도 아니라 더 확장되어 인류 보편적인 문제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당연히 영국 남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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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나가지 못했던 조선 사람의 세계 여행 | 책을 읽다 2017-08-2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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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선 사람의 세계여행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저
글항아리 | 201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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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유럽의 ‘대항해 시대’나 ‘그랜드 투어’까지는 생각지 못했지만, 이렇게 자료가 없을 줄이야. 조선 초기의 <혼리강역대지도>나 ‘공녀’, ‘간도’ 개척에 관한 얘기는 엄밀하게 여행도 아니다. 그리고 그 나머지를 보더라도 이제는 더 이상 조선이라고 부를 수 없없던, 일제 강점기의 얘기다(이순탁 교수나, 나혜석, 여운형의 여행이 그렇다). 그렇게 보자면, 최부의 표류 이야기나 조선 통신사, 홍대용의 북경, 민영환의 러시아 대관식 참석을 위한 여행 정도가 ‘조선 사람’의 ‘세계 여행’에 해당한다는 얘기다. 사실 조금 허무한 얘기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폐쇄적이었는지를 이렇게 알 수 있는 것인가?

 

그만큼 수동적이었다. 세계에 대한 이해가 좁았고, 어느 범위를 넘어서면 별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홍대용을 제외하고는). 그래서 밖으로 나가는 것을 억제했고, 또한 나가려 하는 이도 드물었다. 그래서 기록을 통해 조선이 외국과 교류한 역사를 찾아 그 의의를 찾아보려는 이런 시도가 조금 무색하다. 접촉은 언제나 단발적이었으며, 전혀 연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언제나 새로이 배워야 했으며, 외국에 대한 지식은 축적되지 않았다. 그 결과는 본격적인 침탈의 시대에 그들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이 그들을 알아내야 했다. 당연히 그것은 뒤쳐질 수 밖에 없었고, 최종 결과는 모두가 아는 바이다.

 

무언가 부족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으로서의 가치. 바로 그 정도의 가치만을 지닌 책일까? 물론 그렇지는 않다. 각 장(chapter)의 저자가 모두 다른 만큼 글들의 형식도 다르고, 접근하는 방식도 다르고, 당연히 수준도 차이가 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일관성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인데, 그 일관성이란 한계에 대한 인식으로 파악한다. 수동적이며, 제한된 기회 속에서 외국과 접촉했던 기록을 분석하면서 한계를 느끼는 것은,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한 계기로서 필요 조건이다. 그저 흥미로운 소재로서, 읽을 거리로서가 아니가(사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이 책은 무척 모자라다) 극복을 위한 자료로서의 가치가 되어야 한다. 읽는 이도 마찬가지다. 그때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치 외국으로의 여행이 자유로워진 지금에도(그냥 자유로워졌다고 표현하는 것도 이상하다), 아니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여행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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