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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책읽기 정리 | 책읽기 정리 2018-05-3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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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책읽기 정리

 

5월 한 달 간 모두 20권의 책을 읽었다.

많이 읽었다. 특별히 많이 읽고자 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그렇게 되었다.

 

제목

저자

출판사

소수는 어떻게 사람을 매혹하는가?

다케우치 가오루

사람과나무사이

호모 사피엔스와 과학적 사고의 역사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까치

예일대 지성사 강의

프랭크 터너

책세상

자화상의 비밀

로라 커밍

아트북스

험담꾼의 죽음

M. C. 비턴

현대문학

무뢰한의 죽음

M. C. 비턴

현대문학

시간은 흘러가는가

앨런 버딕

엑스오북스

시간의 탄생

알렉산더 데만트

북라이프

엠마뉘엘 카레르

열린책들

자두 치킨

마르잔 사트라피

휴머니스트

지식의 착각

스티븐 슬로먼, 필립 페른백

세종서적

던바의

로빈 던바

아르테

당신이 찾는 서체가 없네요

사이먼 가필드

안그라픽스

컴패니언 사이언스

강석기

MID

초상화, 그려진 선비정신

이성낙

눌와

살아 있는 도서관

김이경

서해문집

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는가

애덤 윌킨스

을유문화사

우연은 얼마나 삶을 지배하는가

플로리안 아이그너

동양북스

자연의 비밀 네트워크

페터 볼레벤

더숲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다시 하지 않을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바다출판사

 

소설은 M.C. 비턴의 <험담꾼의 죽음>, <무뢰한의 죽음>, 엠마뉘엘 카레르의 <>, 김이경의 <살아 있는 도서관>을 읽었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도 소설은 아니지만 에세이니 문학 관련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인상 깊은 책은 엠마뉘엘 카레르의 <>과 데이비드 포스터의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이다.

 

과학 관련 책은 다케우치 가오루의 <소수는 어떻게 사람을 매혹하는가?>,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의 <호모 사피엔스와 과학적 사고의 역사>, 앨런 버딕의 <시간은 왜 흘러가는가>, 로빈 던바의 <던바의 수>, 강석기의 <컴패니언 사이언스>, 애덤 윌킨스의 <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느가>, 플로리안 아이그너의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 페터 볼레벤의 <자연의 비밀 네트워크>. 이 중에서는 레오나르드의 <호모 사피엔스와 과학적 사고의 역사>와 앨런 버딕의 <시간은 왜 흘러가는가>가 인상 깊었다.

 

그 밖에 인문 교양 쪽으로는 프랭크 터너의 <예일대 지성사 강의>, 알렉산더 데만트의 <시간의 탄생>, 스티븐 슬로먼, 필립 페른백의 <지식의 착각> 정도다. 로라 커밍의 <자화상의 비밀>과 이성낙의 <초상화, 그려진 선비정신>은 모두 그림, 그것도 초상화에 관한 책들이었다. 이 중에는 이성낙의 <초상화, 그려진 선비정신>이 기억난다.

 

특이한 책으로는 마르잔 사트라피의 <>인데, 이 책은 만화책이고, 사이먼 가필드의 <당신이 찾는 서체가 없네요>는 서체(typeface, font)에 관한 책이다. 사이먼 가필드의 <당신이 찾는 서체가 없네요>를 읽고, 그의 책들을 더 주문했다.

 

다시 평점을 매겨보았다.

 

제목

저자

평점

소수는 어떻게 사람을 매혹하는가?

다케우치 가오루

★★★★

호모 사피엔스와 과학적 사고의 역사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

예일대 지성사 강의

프랭크 터너

★★★★

자화상의 비밀

로라 커밍

★★★★

험담꾼의 죽음

M. C. 비턴

★★★☆

무뢰한의 죽음

M. C. 비턴

★★★☆

시간은 흘러가는가

앨런 버딕

★★★★☆

시간의 탄생

알렉산더 데만트

★★★★

엠마뉘엘 카레르

★★★★☆

자두 치킨

마르잔 사트라피

★★★★

지식의 착각

스티븐 슬로먼, 필립 페른백

★★★★

던바의

로빈 던바

★★★★

당신이 찾는 서체가 없네요

사이먼 가필드

★★★★☆

컴패니언 사이언스

강석기

★★★★

초상화, 그려진 선비정신

이성낙

★★★★☆

살아 있는 도서관

김이경

★★★★

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는가

애덤 윌킨스

★★★★☆

우연은 얼마나 삶을 지배하는가

플로리안 아이그너

★★★★

자연의 비밀 네트워크

페터 볼레벤

★★★★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다시 하지 않을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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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를 | 추천 5        
집요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 책을 읽다 2018-05-3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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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저/김명남 편역
바다출판사 | 2018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이 책이 어떤 책인지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나중에 봤더니 『모든 것은 빛난다』에서 극찬했던 작가였지만 기억할 리가 만무했고책의 장르에 대해서도 별 생각을 하지 못했다막연히 재미있는 책이려니 여겼다어쩌면 빌 브라이슨 류의 글을 기대했는지 모르겠다(그런데 빌 브라이슨 류는 아니었지만묘하게 빌 브라이슨이 생각났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우리나라에는 소개되지 않은 2.5편의 장편소설과 3권의 소설집, 3권의 에세이집을 남기고 마흔 여섯의 나이에 목을 매고 죽었다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온 책은 그의 대학 졸업식 축사인 『이것은 물이다』뿐이었다번역가 김명남 씨는 3권의 에세이집에서 아홉 편의 글을 골라 번역하고 엮었다내가 기억하기로 주로 과학교양서적을 번역해 온 김명남 씨가 왜 이런 책에 꽂혔는지 궁금했고그럴 만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건 집요함이 아닌가 싶다크루즈 여행이나랍스터 축제나영어 어법테니스 선수 페더러에 대해서 쓴 글들을 보면 정말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물고 늘어진다는 게 부정적인 표현이라면붙잡고 궁리하고해체하고다시 분석하고조립한다특이한 것은 거의 강박적이다 싶을 정도로 관찰하면서도 그 대상에 이입되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위치에서 끝까지 자신의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다사실 솔직히 질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경이롭다는 생각도 든다거기에 정확한 어법을 쓰려는 강박 관념까지(영어 어법에 대해 쓴 글까지 있으니 오죽하랴).

 

개인적으로 가장 집중해서 읽은 글은 영어 어법에 관한 글인 <권위와 미국 영어 어법>이다글쓰기에 대한 뚜렷한 원칙을 지닌 작가가 영어의 어법에 관해 집요하게 성찰하면서 쓴 글이다물론 우리말글과는 조금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글쓰기혹은 언어의 사용에 관한 글로도 읽을 수 있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글은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에 관한 <페더러육체적이면서도 그것만은 아닌>이다. 2000년대 중반그때 이미 세계 정상이었던 로저 페더러였다그의 아름다운 테니스 경기에 대해 쓸 글이다우리가 지난 겨울 호주 오픈에서 정현 선수와 맞붙었던 로저 페터러를 기억한다면여전히 아름다운그리고 더욱 원숙해진 그를 알 수 있다. 10년이 지났더라도 비슷한 느낌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경이롭다고 할 수 있다(이 경이는 로저 페더러를 향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날카롭게질리도록 분석한 월리스 역시 경이롭다.

 

가장 날카롭게 읽은 글을 9.11 이후 미국 중부도시의 풍경을 그린 <톰프슨 아주머니의 집 풍경>이다. 9.11 직후의 광적인 애국주의에 휩싸이지 않고냉정하게 미국 사회를 관찰했다뭐랄까지성적인 언어는 하나도 쓰지 않았지만너무 지성적이라 차가울 정도다.

 

표제작인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을 읽으면서는 나라면 한번은 해보고 싶은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그러나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었을 때의 갑갑함을 생각하면서왠지 모를 동정심이 들었다거기에 덧붙여 이 모든 글들에서 그의 강박증을 느끼지만우울함은 느끼지 못한 것이 기묘했다대학 이후 평생을 그 때문에 약을 복용하고 전기충격요법까지 받았으며결국은 목을 매게 한 그 병 말이다결국은 극복하지 못했지만그것을 글을 통해서는 절대 남들에게는 인상도 주기 싫었던 한 작가의 분투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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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 한줄평 2018-05-3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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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영어라는 언어적 암” | 책을 읽으며 2018-05-3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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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권위와 미국 영어 어법>(『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중)에서:

 

이번엔 학술 영어에 대한 얘기다.

내가 더 관심이 가는 이유는 내가 가장 잘 아는(아니, 거의 유일하게 친숙한) 영어가 바로 학술 영어이기 때문이다. 논문에 쓰는 영어가 바로 학술 용어니까 말이다. 물론 월리스 여기서 다루는 학술 용어는 자연과학/의학 쪽의 학술 용어에 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고 보지 않았을 뿐, 어쩌면 비슷한 느낌을 갖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든 그가 학술 용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면,

 

학술 영어라는 언어적 암” (262)

학술 영어가 그저 하나의 방언이 아니라 표준 문어체 영어가 그로테스크하게 타락한 형태가 아닐까” (263)

나는 이 언어를 과장되고 부조리한 대통령 영어나(“이것은 이라크의 대량 살상 무기 개조를 밝혀내고, 파괴하고, 예방할 최선이자 유일한 방법입니다”) 우스꽝스러운 경건함을 띤 비즈니스 언어보다(“우리의 사명: 귀하의 성장하는 사업에 필요한 최적의 네트워크 기술과 자원을 선제적으로 탐색하여 제공하는 것”) 더 혐오한다.”

학자가 허영/불안 때문에 주로 지식인으로서 자신의 지위를 소통하고 강화할 목적으로 글을 쓸 때, 바로 그때 그의 언어가 췌언과 허식적 용어 선택과 모호한 추상성으로 일그러진다.” (264)

혹 학술 영어의 진짜 목적은 은폐이고 진짜 동기는 두려움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265)

 

마지막 말. 연구 논문의 영어가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없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저/김명남 편역
바다출판사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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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기 파워문화블로거 5월 미션 정리 | 책읽기 정리 2018-05-3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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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기 파워문화블로거 5월 미션 정리

 

질문을 던지면 답을 찾을 있다

http://blog.yes24.com/document/10341727

 

그래도 소수는 어렵지만...

http://blog.yes24.com/document/10341840

 

과학적 사고의 장대한 역사

http://blog.yes24.com/document/10347952

 

지성사 강의에서 과학의 역할을 생각하다

http://blog.yes24.com/document/10355503

 

자화상, 세상을 향한 얼굴

http://blog.yes24.com/document/10362319

 

험담꾼은 누가 죽였나

http://blog.yes24.com/document/10363507

 

해미시 순경, 번째 살인 사건을 해결하다

http://blog.yes24.com/document/10366166

 

시간은 누구에게는 빨리 지나가는가

http://blog.yes24.com/document/10371422

 

모든 것에 시간이 있다

http://blog.yes24.com/document/10371422

 

거짓으로 일관한 삶을 살아간 범죄자와 그의 이야기를 소설가

http://blog.yes24.com/document/10383848

 

그가 자살을 결심한 까닭

http://blog.yes24.com/document/10383897

 

안다는 것에 대한 착각

http://blog.yes24.com/document/10386106

 

발칙한 진화론, 혹은 던바의

http://blog.yes24.com/document/10386106

 

내게 맞는 서체를 찾아서

http://blog.yes24.com/document/10392030

 

더불어 과학

http://blog.yes24.com/document/10394411

 

하나까지도 그대로 그려낸 조선의 초상화

http://blog.yes24.com/document/10395175

 

오직 책!

http://blog.yes24.com/document/10398874

 

얼굴에 담긴 놀라운 진화의

http://blog.yes24.com/document/10403473

 

우연은 세계의 본성

http://blog.yes24.com/document/10405167

 

숲에서 일어나는 일들

http://blog.yes24.com/document/10408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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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으로 올바른' 언어에 대해 | 책을 읽으며 2018-05-3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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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에서 <권위와 미국 영어 어법>이 무척 흥미롭다. 비록 영어에 대한 얘기지만, 언어에 대한 일반적인 얘기로도 읽을 수 있다. 이런 부분 때문이다.

 

어법은 늘 정치적이다. 하지만 복잡하게 정치적이다. 가령 정치적 변화에 관해서라면, 어법 관습은 두 방식으로 기능할 수 있다. 어법 관습이 한편으로는 정치적 변화의 반영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적 변화의 도구일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두 기능이 다르다는 것, 우리가 제대로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256)

 

이 부분을 읽으면서 월리스가 매우 정교한 사고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냥 언어(혹은 어법)는 정치적이라고 하는 것은 아주 흔하디 흔한 수사다. 이걸 정치적 변화의 반영정치적 변화의 도구로 나누어 생각하고, 이걸 잘 구별해야 한다는 걸 강조하면서 이 둘을 구별하지 않았을 때의 문제를 짚고 있다는 것은 이 문제를 관습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이 둘을 구별하지 않았을 때의 문제는 이런 것이다.

 

미국이 이제 역사적으로 엘리트주의나 불공평과 연관되었을 어휘들을 쓰지 않게 되었으니까 미국에서는 이제 엘리트주의나 불공평이 사라졌다는 괴상한 확신이 들게 된다.”

 

표현 방식을 바꾸었다고 사고 방식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란 얘기다(월리스는 정중함은 공정함과 같지 않다고 힘주어 쓰고 있다). 주로 진보주의자들이 쓰고 있는 정치적으로 올바른’(politically correct) 언어가 가지고 있는 아이러니인 셈이다. 월리스는 나아가 이렇게 얘기한다.

 

정치적으로 올바른 영어가 스스로는 진보적 개혁의 방언이 되고자 하지만 현실에서는 실제적인 사회적 평등을 사회적 평등에 대한 완곡어법으로 대체하는 오웰적 행위를 통해서 – … 보수주의자들과 기성 체제에 기여하고 있다.” (257)

정치적으로 올바른 영어는 일종의 검열로 기능하고, 검열은 늘 기성 체제에 이바지한다.” (258)

 

말하자면, 올바른 진보주의자라면 가난한 사람 대신 저소득시민, 또는 경제적으로 불리한시민, ‘아직 부유하지 않은 시민중 어느 것으로 부를 것인지 갑론을박하면서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보다 법령과 제도를 바꾸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저/김명남 편역
바다출판사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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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의 카나리아, 또는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 책을 읽으며 2018-05-2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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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을 읽기 위해 책을 펴들었다. 나는 이 작가에 대해서 모른다(고 생각했다). 앞날개에 적혀 있는 이 작가의 약력을 읽고도 그랬다. 심지어 이 책이 어떤 장르인지도 모르고 읽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뒷표지에 적힌 신형철(문학평론가)의 글에서 『모든 것이 빛난다』가 언급되어 있다. 이 책에 이 작가에 대해 언급했다는 것이다(깊은 존경을 표했다고 했다). 『모든 것이 빛난다』는 내가 읽은 책이다.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야 거의 당연한 일이긴 하다. 별로 시간을 들이지 않고 『모든 것이 빛난다』를 찾아 냈다(아마 어느 귀퉁이, 손길이 잘 닿지 않는 곳에 있을 거란 예상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이제 문제는 어디서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란 이름을 찾느냐는 것이다. 소제목에는 그런 이름이나 책 제목이 나오질 않는다. 찾아보기도 없다. 그런데 ()’에 그 이름이 보인다. ‘월러스란 이름으로. 역시 쉽게 찾았다. 다시 안 읽어 볼 수가 없다(사실 앞부분만 읽고 이 글을 쓴다).

 

<탄광의 카나리아>라는 제목의 절에서 그를 다룬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러스(David Foster Wallace)는 우리 세대의 가장 위대한 작가였고, 아마도 가장 위대한 정신일 것이다. 그는 장대하고 야심찬 소설들과 단편들, 에세이들을 썼는데, 이 작품들은 독자들에게 의미 있게 사는 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데 바친 것들이었다.” (51)

 

이런 찬사가 따로 없다. 그러나

 

데이비드 포스터 월러스는 2008912일 목을 매 죽었다. 그의 나이 46세였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에 소개된 약력에서나 이 책을 엮고 옮긴 김명남씨의 해설에서나 그가 그 해에 죽었다는 것은 쓰고 있지만 어떻게 죽었는지는 쓰고 있지 않았다.

 

『모든 것이 빛난다』의 저자들은 그의 죽음은 이를 테면 현대의 실존에 대한 탄광의 카나리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말하자면 시대에 너무나도 민감하게 반응했던 한 작가의 어쩔 수 없는 죽음이라는 얘기다.

 

이런 작가의 책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을 꽁트집 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겠다고 집어 들었다. 좀 다른 마음가짐으로 읽어야 할 것 같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저/김명남 편역
바다출판사 | 2018년 04월

 

모든 것은 빛난다

휴버트 드레이퍼스,숀 켈리 공저/김동규 역
사월의책 | 2013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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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일어나는 일들 | 책을 읽다 2018-05-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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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연의 비밀 네트워크

페터 볼레벤 저/강영옥 역
더숲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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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감독관으로 일하며 숲을 지켜온 페터 볼레벤은 숲을 이론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자신이 보아온 바로 그 숲을 이야기한다나무들이 자라고동물들이 살아가고나무좀이 나무를 쓰러뜨리고곰팡이가 분해시켜가는 바로 그 숲이다그렇다고 그가 얘기하는 숲이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다자신의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진화의 현장삶의 현장이 바로 페터 볼레벤이 이야기하는 숲이다.

 

하지만 페터 볼레벤은 숲나아가 자연을 잘 안다고잘 알 수 있다고 자신하지 않는다잘 알고 있지 않으므로결코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으므로 겸손하고 있는 그대로 두자고 한다인간이 자연을 이용하는 것을 완전히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그는 결코 원시시대로 돌아가자고 하지 않는다), 마구잡이로 파헤치고 개발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한다더불어 자연을 보존한답시고 섣불리 개입하는 데 대해서도 반대한다벌목된 숲에 특정한 나무 종을 심는 것숲의 동물들을 살린다고 인위적으로 먹이를 살포하는 것 등에 대해서 그것은 숲의 자연적 조건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반대한다잘 알지도 못하면서 개입하느니 그대로 두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어쩌면 무책임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수많은 개입의 사례들이 (일부 성공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도 없지는 않지만대부분 실패로 귀결된 것을 보면 이해가 가는 얘기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어느 한 시점에서만 보는 게 아니란 점이다늑대를 얘기하고연어와 노루를 얘기한다모닝커피 잔으로 흘러 들어오는 갑각류를 얘기하고개미를 얘기한다나무좀과 곰팡이를 얘기한다숲을 이루는보이고보이지 않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그것들의 역할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래도 가장 논란이 되는 지점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냐아니냐는 것이다자연의 회복을 위해서 인간이 개입하는 것이 옳으냐아니냐 하는 것이다페터 볼레벤은 인간이 정착하여 농경 생활을 하게 되면서부터 자연의 일부가 아닌좀 다른 존재가 되었다는 입장이고그리고 자연이 그 자체로서 모든 것을 조절할 줄 안다는 입장에서 인간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쪽이지만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듯 싶다.


페터 볼레벤이 이야기하는 자연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것을 이해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 그래서 페터 볼레벤은 자연을 느끼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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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세계의 본성 | 책을 읽다 2018-05-2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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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

플로리안 아이그너 저/서유리 역
동양북스(동양books)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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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성공을 자신의 노력과 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그래서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나오고또 나오고또또 나온다. “나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으니당신들도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거의 비슷한 스펙에비슷한 능력에그보다 더 노력한 사람들이 실패를 겪는다그들의 실패 사례담은 잘 보이지 않는다그렇다면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요인을 무엇일까?

 

플로리안 아이그너는 그걸 우연이라고 답한다.

원래 양자물리학자라는 자신의 전공답게 그 이유를 양자물리학과 통계열역학 등에서 찾고 있다. 17세기 과학 혁명 이후 세계가 시계처럼 정확하게 돌아가고우리가 모든 세부 요소만 알게 된다면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하지만 오히려 19세기, 20세기 들면서 그런 기대혹은 자신감은 천만의 말씀이 되고 말았다세계는 결정되지 않은 우연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연과 필연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기도 하다주사위를 던졌을 때 6이라는 눈이 나오는 것은 거의 우연에 의한 것이다(물론 특정 조건에서는 반드시 나올 수 밖에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그걸 계산해 낼 수 있는 사람내지는 컴퓨터는 없다원리적으로도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그 6이라는 눈이 나올 확률은 (주사위가 정상이라면) 1/6이다이건 필연적이다우연은 필연성 속의 상황인 셈이다.

 

또 다른 예를 들더라도 그렇다우리가 지금 이 시점에 이 세상에 있는 것은 분명 수많은(셀 수도 없는우연이 겹쳐진 결과다우주가 생성되면서부터 어느 조건도 수백 억 년 동안의 것과 조금이라도 달랐다면 우리는 지금 이 시점에 여기에 있지 않을 것이다그 조건들은 분명 우연이었다하지만 그 조건이 형성된 이후에 다음 상황은 필연일 수 밖에 없다거기에 우연이 더해지고그 우연에 의해 필연적 사건이 생기고… 우연과 필연은 반복되거나 서로 다른 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플로리안 아이그너는 우연을 필연으로 우기거나 필연적인 상황을 우연적인 것으로 폄하하는 것을 경계한다우연과 필연을 나누는 지점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분명하게 지적한다.

우연은 우리가 더 이상 캐묻고 싶지 않거나 설명하기 힘든 것들의 이름이다뭔가를 우연이라고 부를 때우리는 더 이상 그 원인을 파헤치려고 하지 않는다어쩌면 근본적인 자연의 법칙들은 우리가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조차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 이유를 알아낼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을 우연이라고 부른다.” (267~268)

 

우리는 결국 이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다그것은 우리의 능력 부족이 아니라 세계의 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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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닥치고 그냥 계산하라!" | 책을 읽으며 2018-05-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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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에서 플로리안 아이그너는 양자물리학에 대해 잔뜩 설명하다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한다.

 

많은 자연과학자들이 양자물리학의 근본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연구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고 여기지 않고 오히려 노화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131)

 

원문이 애매한지, 번역이 애매한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뜻인지 잘 읽히지는 않는다(그럼에도 왜 이 부분에 집중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우연히?). 이어서 쓰는 부분을 보면 좀 이해가 된다.

 

젊고 활동적인 사람은 물리학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방정식을 풀 수 있을 만큼 머리가 더 이상 빠르게 돌아가지 않는 사람은 양자물리학의 철학적 해석에 대해 기술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물리학자 데이비드 머민(David Mermin)입 닥치고 그냥 계산하라!”고 했는데, 연구자라면 젊은 시절에는 대가인 양 그 분야에 대한 철학적 해석을 하기보다는 바닥에서 계산을 하고 실험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학문적인 성공을 거두고자 하는 사람은 숫자를 계산해야지 인식론에 관한 논문을 쓰고 있으면 안 된다.”

 

동의한다.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

플로리안 아이그너 저/서유리 역
동양북스(동양books)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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