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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사냥꾼, 스탠리 팔코(1934-2018) | Science 2018-06-2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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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RIP) 스탠리 팔코(1934-2018)

- 변역: 양병찬


스탠리 팔코는 세균이 질병을 일으키는 메커니즘 규명했다. '미생물 사냥꾼'으로 유명했지만, 정작 자신은 스스로를 '미생물의 편'이라고 불렀다.


스탠리 팔코는 '세균이 질병을 초래하는 분자 메커니즘'과 '세균을 무장해제 시키는 방법'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는 늘 자신을 '미생물의 편'이라고 기술했다.


지난 5월 5일 세상을 떠난 팔코는 1950년대 후반 미생물학자의 길에 들어섰다. 그 당시에는 DNA가 처음으로 '생명의 근원'으로 인식되었고, 세균은 DNA 연구에 알맞은 모델 시스템으로 간주되었다. 그는 1960년대에 염색체외 DNA(extrachromosomal DNA)를 분리하여(오늘날 우리는 그것을 플라스미드라고 부른다), 그것이 세균들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플라스미드 발견을 계기로, 세균이 새로운 식량원으로 연명(延命)하거나 항생제 저항성을 획득하는 메커니즘이 규명되었다.

팔코는 '심지어 무해한 세균이라도 병원균에게 저항성유전자(resistance gene)를 공급하는 원천이 될 수 있다'는 불길한 사실을 관찰했다. 그는 이 사실의 공중보건학적 중요성을 이해하고, 다제내성균(multidrug-resistant bacteria)의 등장을 예측하며, 항생제 남용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 그는 2008년 항생제내성의 분자 메커니즘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래스커-코실랜드 의과학 특별공로상(Lasker–Koshland Special Achievement Award in Medical Science)을 수상했다.


팔코의 경력을 규정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의문이었다: "병원균이란 무엇인가? 특히, 어떤 미생물은 질병의 대리인인 반면, 어떤 미생물은 무해하거나 심지어 유익한가?" 그는 이러한 가설을 세웠다: "세균은 전문화된 독성인자(virulence factor: 이전 가능한 발톱·송곳니·독소·털·위장수단의 분자적 등가물)를 코딩하는 유전자를 갖고 있는데, 이것이 병원성 세균에게 극한환경에서 공격·은폐·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그는 이 같은 능력들의 배후에 있는 유전자와 분자들을 찾아내는 데 평생을 바쳤다. 예컨대, 그는 일부 세균들이 자신의 표면을 '숙주세포에 달라붙도록 설계된 분자'로 장식하며, 심지어 숙주를 기만함으로써 세균의 침입을 허용하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어떤 세균들은 분자침(molecular needle)을 보유하고 있어서, 그것을 이용하여 특정 단백질(세포를 멈추게 하거나, 경보를 울리지 못하게 하는 단백질)을 백혈구에게 주입함으로써 백혈구를 무장해제 시킨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 팔코는 대공황이 정점에 달했던 1934년 1월 24일, 뉴욕의 알바니에서 유대인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특히 수학과 과학에 뛰어난 수재였지만 독서를 좋아했다. 열한 살 때는 동네 도서관에서 폴 드 크루이프의 『미생물 사냥꾼』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그 책은 1926년 여성 독자들을 위해 저술된 것으로, 미생물학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들의 성격과 모험을 서술한 책이었다. 팔코는 그 책을 탐독하고, 나중에 커서 미생물 사냥꾼이 되겠노라고 결심했다. 그의 인생은 그 책에서 만난 영웅들과의 대화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생물 사냥꾼』은 안토니 판 레이우엔훅에 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1670년대에 활약했던 네덜란드인으로, 매우 강력한 유리렌즈를 최초로 만들어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생물들을 가시화할 수 있었다. 팔코는 그 부분을 읽고 현미경을 당장 구입하고 싶었다. 동네 장난감 가게의 선반에서 길버트 과학교구사의 현미경을 발견했지만, 돈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굴렀다(그러나 결국에는 그의 열정에 감동한 가게 주인이 현미경을 선물로 주었다). 팔코는 그 현미경을 이용하여, 침대 밑에서 부패한 우유 속에서 성장하는 세균들을 관찰했다.


팔코는 1961년 로드아일랜드 프로비던스에 있는 브라운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면서부터 미생물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는데, 그의 현미경 사랑은 그때까지도 계속되었다. 1970년대에는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의대에서 전자현미경을 배워, 플라스미드를 통해 전달되는 저항성유전자를 관찰했다. 1980년대에는 몬태나에 있는 로키산연구소와 캘리포니아에 있는 스탠퍼드 의대(미생물학 및 면역학 과장)에서 연구하며, 장(腸)을 침범하는 여시니아와 살모넬라 균을 관찰하고 촬영했다.


그는 최초로 비디오 현미경을 이용하여 동영상을 만들었는데, 그 내용은 살모넬라가 세포 표면의 세포골격과 막(膜)을 문자 그대로 휘저음으로써 장상피세포(gut epithelial cell)에 침범하는 과정을 포착한 것이었다. 그는 다양한 염색 및 태그 방법을 변형하여 세균과 숙주세포 내부의 분자들을 조작함으로써, 감염이 일어나는 동안 그들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추적했다. 심지어 세포 안에 있을 때만 스위치가 켜지는 세균의 유전자를 발견했다.


팔코에게 큰 영향을 미친 또 한 명의 영웅은 로버트 코흐였다. 그는 1880년대에 일련의 지침들(코흐의 원칙)을 확립함으로써 '미생물이 감염에 관여하는 시점을 언제로 봐야 하는지'를 규정한 인물이었다. 팔코는 1980년대에 코흐의 아이디어를 확장하여 코흐의 분자원칙(molecular Koch’s postulates)을 개발했다. 그가 새로 개발한 원칙은 '병독성을 분자수준에서 규정하는 방법', 예컨대 특정한 유전자를 불활성화함으로서 미생물을 무해하게 만든다든지, 부착(adhesion) 또는 침범(invasion)용 유전자를 무해한 세균에게 이식함으로써 숙주세포와의 상호작용 능력을 향상시킨다든지 하는 방법들을 기술한 것이었다. 그의 연구실에서는 많은 세균(심지어 효모)의 질병초래 메커니즘을 규명했는데, 그중에는 살모넬라나 병원성 대장균과 같은 주요 위장관 병원균도 있고, 피부감염, 요로감염, 성병, 백일해, 폐렴, 패혈증, 심지어 위암을 초래하는 세균도 포함되어 있다.


▶ 팔코는 병원균의 생활방식(pathogenic lifestyle)이 '질병을 초래한다'기보다는 '숙주를 교묘하게 다룬다'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미생물 사냥꾼이었던 그는 자신의 사냥감과 좋은 친구가 되었다. 그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인체에 서식하는 세균의 유익한 잠재적 속성들을 많이 언급하며,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예견했다.

뛰어난 명성에도 불구하고, 팔코는 '학생들이 없었더라면 위대한 업적들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의 가장 중요한 재능 중 하나는, 제자들에게 자신과 똑같은 경외감을 전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 처음 현미경을 들여다봤을 때 물 밀듯 밀려온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감동! 지금까지 팔코의 연구실에서 훈련받은 과학자들은 모두 120여 명이며, 그중에는 오늘날 가장 뛰어난 활약상을 보이는 미생물학자들도 여러 명 포함되어 있다.


미생물 세계를 정복하는 도구에 관심이 있는 실용주의자들에게, 팔코의 비전은 - 백신의 잠재적 표적을 규정한다든지, 분자역학(molecular epidemiology)을 통해 병원균의 진화를 확인·탐지·추적하는 - 기술적 틀(technical framework)을 제공했다. 순수 생물학자들에게도, 그의 비전은 병원균과 상리공생(mutualistic)균의 자연사를 이해하는 토대를 제공했다. 그는 관대한 과학자와 멘토로서, 그를 알게 된 행운을 누린 모든 이에게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스토리와 모범사례를 남겼다.


※ 출처: Nature 558, 190 (2018)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53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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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환자 H.M. | 한줄평 2018-06-2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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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억상실증 환자 H.M.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 흥미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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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 잡는 바이러스'로 항생제내성 세균을 무찌른다 | Science 2018-06-26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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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세균 잡는 바이러스'로 항생제내성 세균을 무찌른다
- 번역: 양병찬


희소식 하나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항생제내성 감염과의 싸움에서 수십 년간 거론되어 왔던 파지 기반 접근방법(phage-based approach)은 기술적 장애 때문에 회피되고, 규제기관의 혼선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제약사들에 의해 무시되어 왔다. 그러나 2년 전 UCSD의 연구자들은 파지를 이용하여, 한 사람의 동료를 거의 죽음으로 몰고 갔던 감염을 치료했다. 그 성공과 몇 가지 성공에 고무되어, UCSD의 연구팀은 드디어 임상센터를 오픈했다. 이는 파지 치료법이 세련화되어 시장에 출시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아메리카에 처음 설립된 임상센터는 일단 16명의 UCSD 연구자와 의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동유럽 일부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지만 엄밀한 임상시험의 뒷받침이 부족한 치료법에 근거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임상시험들이 실패하거나 처음부터 난항을 겪었다. 영향력 있는 미국의 의료기관이 파지 이론(phage theory)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면, 최소한 미국에서만이라도 그 분야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스탠퍼드 의대 메디컬센터에서 파지를 연구하는 폴 볼리키(미생물학, 내과의사)는 말했다.


토양과 물과 하수(sewage)에서 발견되는 파지를 치료에 사용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수백만 주(strain)의 파지는 각각 하나의 특정한 세균을 겨냥하기 때문에, 그들을 활용하려면 '당면한 위협을 해결할 수 있는 특정한 파지를 발견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가하고, 조지아(그루지야)와 폴란드의 임상센터에서는 파지와 관련된 고무적인 결과를 오랫동안 꾸준히 발표해 왔다. 그리고 항생제내성 감염이 미국의 몇몇 업체와 연구소들로 하여금 그 접근방법에 다시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UCSD의 연구팀이 의기투합하게 된 사연은 이렇다. 2015년, UCSD의 심리학자 톰 패터슨이 이집트에서 휴가를 보내고 귀국하던 중, 항생제내성 아시네토 바우마니(Acinetobacter baumannii)가 그의 췌장에 침입했다. 사용 가능한 항생제가 모두 실패하여 패터슨이 혼수상태에 빠지자, 그의 아내인 UCSD의 역학자 스테파니 스트라스리가 전면에 나서 남편을 살릴 수 있는 파지를 찾는 다국적 노력을 시작했다. 바이오업체 앰플리파이 바이오사이언시즈(AmpliPhi Biosciences), 텍사스 A&M, 미 공군에서 기증받은 다양한 파지로 치료한 결과, 패터슨은 마침내 극적으로 회복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 사례에 주목했다. 패터슨은 단지 생존한 게 아니라, 기적적으로 회복되었기 때문이다"라고 볼리키는 말했다. 패터슨은 몇 가지 파지로 구성된 칵테일을 정맥에 주입받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접근방법으로 간주되었다. 왜냐하면 파지를 배양하기 위해 사용된 세균의 독소가 혼합물 속에 잔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회복은 안전성에 관한 우려를 불식하는 데 기여했고, 스트라스디를 자칭 '파지 해결사'로 만들었다. 그녀는 다른 환자들에게 맞는 파지 칵테일을 조제하는 데 기여했다. 그녀의 남편이 회복된 후, UCSD의 의료진은 다섯 명의 환자들을 파지 칵테일로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몇 가지 일화만 갖고서는 핵심적인 과학적 의문을 해결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파지를 투여하는 방법은 뭘까? 파지는 감염 부위를 얼마나 잘 겨냥할 수 있을까? 세균은 얼마나 빨리 저항성을 획득할 수 있을까? "그런 의문들은 체계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라고 UCSD의 내과의사 겸 감염병 연구자로서 패터슨을 치료하고 다른 사례들을 감독한 로버트 스쿨리는 말했다.


그래서 스쿨리와 스트라스디는 IPATH(Center for Innovative Phage Applications and Therapeutics)라는 이름의 새로운 임상센터를 제안했고, 이를 받아들인 UCSD로부터 12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3년간 운영하게 되었다. IPATH는 파지 치료제를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바이오 업체 및 외부 연구자들과 손을 잡고 다기관 임상시험(multicenter clinical trial)을 수행할 예정이다. IPATH는 1차적으로 장기이식, 이식장치(예: 심박조율기, 관절대치), 낭성섬유증과 관련된 만성 세균내성감염에 집중할 계획이다. 스쿨리는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의 연구팀, 바이오업체 2개사(UCSD의 환자들에게 파지를 제공한 '앰플리파이'와 '어댑피브 파지 세라퓨틱스')와 가능한 임상시험을 협의 중이다.


과거에는 파지를 이용하여 현대적인 임상시험을 수행하기가 어려웠다. 예컨대 EU의 지원을 받은 PhagoBurn이라는 임상시험은 일련의 차질 때문에 궤도에서 벗어났다(참고 2). "그것은 이상적인 임상시험이 아니었다"라고 PhagoBurn의 파트너 중 한 명인 벨기에 퀸 아스트리드 육군병원의 장-폴 피르네(생명공학)은 말했다. PhagoBurn의 중요한 장애물은 '화상을 겨냥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화상은 종종 복수의 세균감염을 수반하므로, 한 가지 세균만을 겨냥하는 파지 치료법의 효과를 테스트하기가 어려웠다. 그 임상시험은 220명의 환자를 등록할 예정이었지만, 결국에는 27명밖에 등록하지 못해 결과를 아직 출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에, UCSD에서 수행되는 임상시험은 한 가지 내성세균에 감염된 환자에 집중할 예정이이다"라고 스쿨리는 말했다. 그러나 그도 임상시험 설계의 어려움을 인정한다. 왜냐하면 다른 잠재적 치료법(예: 항생제)을 배제하고 파지만 사용하도록 임상시험을 설계하는 게 여간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스쿨리와 다른 연구자들은 파지가 궁극적으로 항생제와 병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IPATH의 연구진은 전통적 치료방법에 걸맞은 신약승인 시스템 때문에 애를 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지 칵테일은 종종 한 사람을 위해 맞춤형으로 설계되므로, 규제기관이 하나의 제품에 대해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FDA와 1차 협의를 마친 어댑티브 파지 세라퓨틱스의 CEO 그레그 메릴은 FDA가 유연성을 발휘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는 파지의 라이브러리 전체(하나의 세균당 약 100개)를 승인받은 후, 의사들이 한 환자에 대해 1~5가지 파지의 칵테일을 선택하여 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UCSD의 연구진은 FDA의 긴급경로(emergency pathway: 치료제가 없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는 경로)를 통해, 환자의 상태에 따라 건별로 파지들을 확보하는 기존의 방식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스트라스디와 스쿨리는 이미 일주일에 여러 번씩 환자와 가족들로부터 '약물내성 감염을 치료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우리는 수퍼버그에 감염된 환자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두 팔을 활짝 벌려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들은 지금 당장 갈 데가 없다"라고 스트라스디는 말했다.


전상자(戰傷者)들의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파지를 발견하여 조제한 경력이 있는 피르네는 UCSD 연구진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대중이 과도한 기대감을 품지 않도록 신중하게 행동하라. 당신들이 '모든 이들을 치료해 주겠다'고 공언하지 않더라도, 절망적인 환자들은 이미 당신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 참고문헌
1. https://www.motherjones.com/environment/2018/05/the-best-viral-news-youll-ever-read-antibiotic-resistance-phage-therapy-bacteriophage-virus/
2. http://science.sciencemag.org/content/352/6293/1506


※ 출처: Science  22 Jun 2018: Vol. 360, Issue 6395, pp. 1280-1281 http://www.sciencemag.org/news/2018/06/can-bacteria-slaying-viruses-defeat-antibiotic-resistant-infections-new-us-clin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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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은 성공, 환자는 사망 | 책을 읽으며 2018-06-2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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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 디트리치의 『환자 H.M.』에서 12<실험은 성공, 환자는 사망>은 책의 다른 부분과 떼어 놓고라도 꼭 읽어봐야 하는 글이다.

우선 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더하우강제수용소에서 벌어졌던 인체실험을 얘기한다. 인체에 대한 극단적인 진공 실험, 상처에 괴저조직을 주입하여 부패를 관찰하는 실험, 냉동 실험 등등. 지극히 비인간적인 실험이 그곳에서 행해졌다. ‘과학의학이란 이름으로. 그 내용을 진술한 파홀렉이란 사람은 진술 끝에 한 마디를 덧붙인다.

기억나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내가 작성한 거의 모든 서류에 이런 말이 붙었습니다. ‘실험은 성공, 환자는 사망’.”

 

이후 뉘른베르크 국제 군사재판소에서 이에 대한 단죄가 이뤄졌다. 검사는, “독일에서 의학은 타락할 대로 타락해서 그 의미를 정의하려면 새로운 단어들을 만들어야 할 지경이었다.”며 개탄해마지 않았다.

 

그러나 이 장은 나치의 비인간적인 인체 실험을 고발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이 장에서 진짜 하고 싶은 얘기는 전범재판소에서 검사의, “그것이 어떤 행위인지 충분히 이해할 능력이 있고, 이들 대부분은 도덕적, 전문적 판단력을 갖출 조건이 아주 좋은 자들임에도 불구하고 대량 살상과 말할 수 없이 잔인한 고문들을 자행했다.”라는 말에 이어진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루크 디트리치는 이어서 기원전 300년 경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헤로필로스와 에라시스트라토스의 인간 해부술을 얘기한다. 기원전 1세기경 클레오파트라가 행한 일련의 생체 실험도 이야기한다. 그리고 1796년 지금 기준으로 보면 어이없을 정도로 과감한 에드워드 제너의 우두 실험도 이야기한다. 1845년 미국의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의사가 흑인소녀 열네 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도 이야기한다. 그 실험은 방광과 질이 어떤 이유로 연결되어 있어 치명적인 출산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방광 질루의 치료법을 위한 것이었다. 많은 시행착오와 죽음을 거쳐 효과적인 수술법을 찾아냈다고 한다. 나아가 1932년의 악명 높은 터스키지 매독실험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항생제만 투여해도 치료될 수 있었지만, 당국은 그저 지켜보았다. 아니, 병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면밀히 관찰했다.

 

그런 관점에서 역사상 가장 유명한 환자 중의 한 명인 H.M.과 많은 정신병 환자, 간질 환자에게 행해진 치료들을 얘기한다. 그런 치료를 통해 어떤 치료가 효과 없음을 알아냈다. 그런 수술을 통해서 기억의 장소를 발견했다.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의 희생은 가치가 있는 것이라 하고, 진보를 위해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해야할까?

 

나치의 의사들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건 쉬운 일이다. 연구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그걸 체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환자 H.M.

루크 디트리치 저/김한영 역
동녘사이언스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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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자리에 있는 어떤 것이 먼 과거의 기억을 촉발할 때, 그들은 그 현상을 에크포리(ecphory)라 부른다.”

- 루크 디트리치, 『환자 H.M. (188)

 

그런 경우가 많다.

아니, 기억이란 그런 것 아닌가?



환자 H.M.

루크 디트리치 저/김한영 역
동녘사이언스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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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과학과 믿음 사이 | 책을 읽다 2018-06-2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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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스푸크

메리 로취 저, 권루시안 역
파라북스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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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ok’. 처음 들어온 단어라 읽기 전에 찾아봤다.

 

spook

1. 유령, 귀신    

2. 스파이, 첩자          

3. (사람, 동물을) 겁먹게 하다; 겁먹다

 

당연히 첫번째 뜻일 거다. “과학으로 풀어보는 영혼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으니. 과학과는 별로 관련이 없는 듯 한데, 과학적 사고에는 익숙한 저자는 이른바 영혼이 존재한다는 여러 주장과 증거들을 검증하고자 한다. 바로 그 검증의 발걸음이 이 책이다.

 

영혼은 존재하는가, 라는 물음은 어쩌면 인류에게 있어 매우 중대한 질문이었다. 물론 지금도 중요한 질문이며, 또 논란거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메리 로취가 접근하는 방법은 그 질문의 중대성이나 논란에 대한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철학적이거나 역사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심지어 과학적이지도 않다. ‘과학으로 풀어보는 영혼'이라는 부제와 상충되는 것 같지만 그건 분명하다. ‘과학적인 태도로 이 질문에 접근하고는 있지만, 영혼의 문제에 과학을 깊게 들이대지는 않는다는 얘기다(그러니까 부제가 좀 과하거나, 혹은 좀 방향이 잘못되기는 했다). 그래서 진지하기도 하지만, 유머스럽기도 하고, 보편적이기도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이기도 한 것이 바로 메리 로취가 이 문제를 접근하고 서술하는 방식이다.

 

미국식 과학 교양 서적의 일반적인 서술 방식처럼 이 책도 해당 분야의 역사를 일별하고, 일화(逸話)를 찾아내고, 해당 인물을 인터뷰하거나, 직접 경험하고, 또 다시 돌아와 그 문제를 생각하는 방식을 취한다. 저자가 다루는 것은, 환생에 대한 보고, 영혼의 무게를 측정했다고 한 사람들, 엑토플라즘이라는 희한한 유행, 다른 이의 영혼과 대화한다는 영매(저자는 영매학교에 등록하기도 한다), 죽은 자와의 통신, 유령이 나타난다는 기사에 대한 조사, 임사 체험 같은 것들이다. 이렇게 보면 알 수 있지만, 영혼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영혼이 존재한다거나, 그 영혼을 느끼거나 보거나 들을 수 있다는 보고에 대한 탐구다. 그 기저에는 과학적회의주의가 자리잡고 있고.

 

메리 로취는 영혼을 보거나, 느끼거나, 무게를 재거나, 듣거나 하는 것들이 그렇게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끊임 없이 지적한다. 특히 영혼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자 하였던, 그리고 지금도 시도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연구에 굉장히 자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을 자주 언급한다. 말하자면, 과학자들이 이 분야에서는 과학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서 증거를 과대평가하고, 부당한 해석을 함으로써 믿음을 증거로 바꾸어 버리는 것이다. 과학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을 과학으로 증명하고자 하는 망상 같은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도 끝에는 이제 나는 삶을 살아가는 동안 마주치는 모든 것을 과학이라는 절서정연한 책꽂이에 가지런히 정리해 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믿는 것 같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책에서 다루는 영혼의 존재에 관한 여러 주장들을 믿는 게 아니라 그렇게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식믿음의 차이인 셈인데, 그 차이를 인정하게 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과학 쪽에서도 이뤄져야 하지만, 그 반대편에서도 이뤄져야 한다. ‘믿음지식으로, ‘과학으로 포장하려 할 때, ()과학이 생기고, 과학과 믿음이 함께 혼란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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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로치, 또는 메리 로취 | 책 모음 2018-06-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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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추천을 받아서 메리 로취(Mary Roach인데, 어떤 책은 메리 로취로, 어떤 책은 메리 로치로 번역되어 있다. YES24의 작가 소개도 따로 되어 있다)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름이 낯설었는데 검색해보니 4년 전의 그녀의 책으로 『꿀꺽, 한 입의 과학』이란 책을 읽었었다(http://blog.yes24.com/document/8276057). 그리고 최근에는 『전쟁에서 살아남기』란 책이 번역되어 나와 있었다(제목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머지 책들은 대부분 절판이거나 품절이다. 메리 로취란 이름으로 번역되어 나온 『스티프』, 『스푸크』, 『봉크』란 제목의 책들인데, 내용을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제목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은 아닌가 싶다.

 

『스티프』를 제외하고 모두 구해놓고, 먼저 읽기 시작한 것은 과학으로 풀어보는 영혼이란 부제가 붙은 『스푸크』다.




 

스푸크

메리 로취 저, 권루시안 역
파라북스 | 2005년 10월

 

전쟁에서 살아남기

메리 로치 저/이한음 역
열린책들 | 2017년 08월

 

우주다큐

메리 로치 저/김혜원 역
세계사 | 2012년 07월

 

인체 재활용

메리 로치 저/권루시안 역
세계사 | 2010년 04월

 

BONK 봉크

메리 로취 저/권 루시안 역
파라북스 | 2008년 07월

 

꿀꺽, 한 입의 과학

메리 로치 저/최가영 역
을유문화사 | 2014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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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春園) 이광수’와 ‘가야마 미츠로(香山光郞)’의 간극 | 책을 읽다 2018-06-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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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광수, 일본을 만나다

하타노 세츠코 저/최주한 역
푸른역사 | 201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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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를 좀 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 제목을 만나는 순간, 내가 이광수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는 걸 알았다. 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건, 그 이름이 언급되는 걸 많이 봐 왔다는 얘기일 뿐, 구체적인 내용도, 체계적인 지식도 아닌 셈이었다. 『무정(無情)』이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소설로 평가 받는 작품을 통해 한국 근대문학의 선구자라는 국어 과목의 지식과 일제 시기 친일 행적으로 대표적인 친일 문학가라는 역사적 지식이 그의 이름과 함께 내게 각인되어 있을 뿐이었다.

 

『무정』은 고등학교 시절 읽었으니 아주 어렴풋하나마 기억에 남아 있다. 왜 이 소설이 대단한지 그때 잘 몰랐다. 물론 희미해진 기억 속에서 지금도 그 의미를 잘 파악할 수 없다. 더군다나 그가 친일 행적에 대해서는 확신하지만, 이전의 행적(이를 테면 2.8독립선언서 작성, 상해 임시정부 참여와 같은 독립 운동)에서 왜 그렇게 변절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친일 행적을 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다시 말하자면, 나는(나아가 많은 사람들은) 이광수가 어떤 인물인지 잘 모른다. ‘춘원(春園) 이광수가야마 미츠로(香山光郞)’의 간극을 우리는 잘 모른다.

 

이광수가 어떤 인물인지, 왜 그런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 일본인의 시각에서 보는 것은 흥미롭다. 먼저 일본인(대학생)들을 위한 책으로 쓰인 것을 번역하면서 다시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해 고친 모양이다. 그래서 일본인의 시각이라는 것을 감안할 수 있으면서도,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뭐니뭐니 해도 인상 깊은 것은, 이광수의 삶이다. 평안도 시골에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그것도 부모가 일찍 돌아가시고 고아로서 친척집을 전전하면서 구차스럽게 살다 인생의 여러 차례의 우연적 계기를 통해 조선의 최고 문사(文士)가 된 게 바로 이광수다. 그에게 격동하는 조선, 대한제국의 상황은 어쩌면 기회였을 것이다. 만약 안정스런 사회였으면 그의 삶은 그렇게 올라서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그런 극적인 삶을 살았을 때 보이는 어떤 속물적인 경향이 그에겐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에게는 분명 민족의식이라는 게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성격 상 적극적인 독립운동을 할 수 없었을 것이고, 안창호 등의 자강 운동에 더 많이 경도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민족개조론도 그 연장선이고. 그러나 안창호가 끝까지 독립운동가로 삶을 마감할 수 있었다면, 이광수는 이른바 대일협력의 길로 들어섰다. 어쩌면 일본을 만나는 과정 자체가 그에게 그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결과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에게는 조선을 위한 한 방도로써 대일협력이었을 뿐이었겠지만(그래서 그는 해방 이후에도 스스로 친일파라고 여기지 않았다고 한다. ‘친일파에 대한 용서를 주장하는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런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에서 나온 것이었다), 분명한 친일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솔직하게 민족을 위한 친일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그런 생각에 호응을 한 이도 있었을 것이고, 지금도 그걸 인정하는 이도 있는 모양이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하는 일이 민족을 위한 일이라 믿었는데, ‘대일협력을 하기로 한 이상 흉내만 내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도, 이광수라는 인물을 평가하는 데 아이러니한 점을 제공하는 게 아닌가 싶다.

 

 춘원(春園) 이광수가야마 미츠로(香山光郞)’의 간극은 조금은 가까워졌다. 그러나 그의 공과(功過)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무정』이 발표된(1916) 100년이 더 지났음에도, 해방이 70년도 더 지났음에도, 우리의 문학도, 우리의 역사도 평가할 것이 아직도 많다는 걸 의미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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