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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읽은 책들 | 책읽기 정리 2018-08-3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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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8월은 (19948월이 그러했듯이) 단순히 더웠다는 것만으로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이다.

이 폭염에 책을 읽는 행위가 과연 합리적인 것인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책은 읽었다.

세어보니 모두 17권이다. 의심이 든 것 치고는 많이 읽은 셈이다.

 

그 목록이다.


제목

저자

출판사

철이 금보다 비쌌을

알렉산드로 지로도

까치

천상의 컬렉션

KBS 천상의 컬렉션 제작팀

인플루엔셜

추사 김정희

유홍준

창비

모차르트, 사회적 초상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포노

13계단

다카노 가즈아키

황금가지

판데믹 히스토리

장항석

시대의창

다윈의

엠마 타운센드

북로드

서재를 떠나보내며

알베르토 망겔

더난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

김홍표

동아시아

스케일

제프리 웨스트

김영사

사물의 약속

루스 퀘벨

올댓북스

우아한 관찰주의자

에이미 허먼

청림출판

그리스인 이야기 2

시오노 나나미

살림

수학이 필요한 순간

김민형

인플루엔셜

백년전쟁 1337~1453

데즈먼드 수어드

미지북스

현대 유럽의 역사

앨버트 S. 린드먼

삼천리

지리의 복수

로버트 카플란

미지북스

 

이렇게 보니 다양하게 읽었다.

과학 관련 책으로는 <판데믹 히스토리>, <다윈의 개>,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 <스케일>, <수학이 필요한 순간> 정도(<스케일>은 과학과 다른 분야를 넘나든다).

 

<철이 금보다 비쌌을 때>, <그리스인 이야기 2>, <백년전쟁 1337-1453>, <현대 유럽의 역사>는 역사 관련 책들이다. <지리의 복수>도 지리에 관한 책이지만, 당연히 역사 얘기가 많이 나온다. <천상의 컬렉션>도 예술 쪽이면서 당연히 역사 얘기를 안 할 수 없는 책이다.

 

<추사 김정희><모차르트, 사회적 초상>은 인물 관련 책인데, 결은 많이 다르다.

 

그러고 보니 소설은 딱 한 권 읽었다. <13계단>. 그래도 알베르토 망겔의 <서재를 떠나보내며>도 문학 쪽 책이다.

 

<사물의 약속>은 인문 쪽이라고 분류하겠지만, <우아한 관찰주의자>는 정말 애매하다. 실용 서적인 것 같기도 한데, 정작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미술 작품을 관찰하는, 감상하는 태도다. 그래서 이 책을 예술 쪽의 책으로 분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사실 분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다시 평점을 매겨본다.


제목

저자

평점

철이 금보다 비쌌을

알렉산드로 지로도

★★★★

천상의 컬렉션

KBS 천상의 컬렉션 제작팀

★★★★☆

추사 김정희

유홍준

★★★★★

모차르트, 사회적 초상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

13계단

다카노 가즈아키

★★★★

판데믹 히스토리

장항석

★★★☆

다윈의

엠마 타운센드

★★★★

서재를 떠나보내며

알베르토 망겔

★★★★☆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

김홍표

★★★★☆

스케일

제프리 웨스트

★★★★★

사물의 약속

루스 퀘벨

★★★☆

우아한 관찰주의자

에이미 허먼

★★★★☆

그리스인 이야기 2

시오노 나나미

★★★★

수학이 필요한 순간

김민형

★★★★☆

백년전쟁 1337~1453

데즈먼드 수어드

★★★★☆

현대 유럽의 역사

앨버트 S. 린드먼

★★★★★

지리의 복수

로버트 카플란

★★★★

 

이렇게 보니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은, 제프리 웨스트의 <스케일>과 앨버트 린드먼의 <현대 유럽의 역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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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복수: 지리는 운명을 부여하지만, 그 운명은 우리가 집행한다 | 책을 읽다 2018-08-3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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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리의 복수

로버트 D. 카플란 저/이순호 역
미지북스 | 2017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지리는 국가와 개인에 운명을 부여한다. 이건 잔인한 명제다. 어디에 국가를 세우고, 어디서 태어났는지에 따라 국가와 개인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얘기니. 국가와 개인이 그 운명을 바꾸기 위한 노력은 부차적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와도 통한다. 물론 누구도 그걸 그렇게 결정론적으로 얘기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변하지 않는 운명이란 없으니 그냥 운명처럼 받아들이라는 조언을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 운명을 바꾸기 위해, 혹은 그 운명을 더욱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지리를 알아야 한다. 지리적 우위를 이용하고, 단점을 어떻게든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과 전술적 행동이 있어야 한다. 로버트 카플란이 얘기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고, 또 많은 지리학 관련 저술들이 모두 그 점을 이야기한다.

 

『지리의 복수』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지리학, 혹은 지정학(geopolitics)의 토대를 세운 인물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다소 이론적이면서도, 이 부분을 통해 지리에 대한 연구와 지정학에 대한 고려가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세계 정세를 파악할 때 더욱더 지리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 논의들을 통해서 납득시키려 하는데, 사실은 이렇게까지 하지 않더라도 일반인들은 지리, 지정학이 세계 정세에 중요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 논의는 다소 학구적이고, 어쩌면 대학 교양 교재에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자신이 이라크 침공을 찬성했던 데 대한 (좋게 말하면) 근거이고, (좀 비아냥거리면) 변명 같은 부분도 있다.

 

2부는 1부의 이론을 통한 실전이다. 세계를 크게 나눈다. 유럽, 러시아, 중국, 인도, 이란, 구 오스만제국(터키). 물론 그 나라들만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와 지역들을 고려해야만 한다. 한반도에 대한 얘기도 중국 편에서 등장한다. 물론 이 책이 쓰인 시점이 핵 위협이 점점 상승하던 차였으니, 그 어투는 짐작할 만한 것이었다. 각 지역들이 놓은 지리적 요건의 장점과 단점을 이야기하고, 역사적으로 그 장점과 단점이 어떻게 작용하였는지를 살핀 다음, 예상한다. 어떻게 될 것인지를 예상하지 않는다면 지정학이 아닌 셈이다(잠깐 한반도에 대한 예상을 들어보면, “60년 전 미군을 한반도의 지배적 지위에 남겨놓고 끝난 전쟁의 결과물인 남북 분단도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한반도에 대한 예상처럼) 매우 역동적인 변화가 있을 거란 얘기다. 어쩌면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할 지 모르지만, 세계 정세가 아주 변화무쌍하며 지정학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게 이 책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의 2부에는 빠진 게 있다.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한 장(chapter)만으로 이루어진 제3부에 결론 격으로 다루고 있다. 맞다. 이 책은 다른 국가의 독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니다. 바로 미국과 미국 국민, 그리고 미국 정책 입안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다. 그래서 2부에서 세계의 주요 지역의 지리적 여건과 그게 그 지역과 세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면서도 끈질기게 얘기하는 것은 미국에 대한 영향과 미국의 역할이다. 그래서 (한국 독자의 입장에서) 어쩌면 조금은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미국의 입장을 읽으면서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야하는지를 감()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다. 다소는 보수적인 입장(저자가 몸담고 있는 신미국안보센터가 그런 보수적 기관이다)이라, 역시 세계 각국에 대해 긍정적이지만은 시각을 볼 수 있고, 그것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도 궁리할 수 있는 것이다.

 

지리는 우리에게 운명을 부여했다. 그러나 그 운명은 그저 존재하는 것일 뿐이다. 그 운명을 집행할 수 있는 것은 인간뿐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리에 대한 이런 책도 소용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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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지리의 복수 | 한줄평 2018-08-30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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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적으로 미국의 입장에서 본 지리와 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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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l phone이라 부르는 이유 | 끄적이다 2018-08-3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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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항생제들도 합치면 ‘약’? | Science 2018-08-2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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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sciencetimes.co.kr/

실패한 항생제들도 합치면 ‘약’?

의약계 병합요법 유행… 돈과 시간 절약 가능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가진 세균이 증가하면서 인류는 새로운 재앙을 맞이하고 있다.

더 이상 항생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과거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50년에는 세균 감염으로 인한 전 세계의 사망자수가 매년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 같은 재앙이 닥치기 전에 인류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노력의 우선순위로는 내성이 생기지 않는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는 것이 첫 손에 꼽히지만, 과거에 이미 만들었다 실패했던 약물을 재활용 하는 방법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관련 기사 링크)


과거 항생제 사용한 병합요법으로 성과 거둬

항생제 개발도 유행을 타던 시절이 있었다. 지난 1980년대의 제약시장이 대표적인 경우로서, 10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16개의 항생제가 미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 선을 보였다.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들이 하나 둘 등장하면서 과거와 같이 개발만 하면 일정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던 상황이 사라지게 된 것.

특히 전문가들은 살모넬라균이나 티푸스균 등이 포함되는 ‘그람음성균(Gram-Negative)’에 대한 항생제 개발이 더디게 진행됐던 점을 세균이 다시 득세하게 된 원인으로 꼽는다. 그때까지 항생제에 대해 열세를 보였던 세균이 내성을 얻을 시간을 벌었다고 보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다시 역전시키고자 인류는 돈과 시간을 투자해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고 있다.

문제는 신약 개발이 만만치 않은 과정이라는 점이다. 후보 물질을 선별하는 단계부터 까다로운 임상시험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돈과 시간을 소모해야만 한다.

이에 최근 의약계는 이미 과거에 개발됐던 항생제에 대해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약효가 미미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에서 밀려났던 항생제를 다시 한 번 재기시켜 신약처럼 활용한다는 취지다.


이 같은 방법을 시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의료기관으로는 이스라엘의 ‘여전도병원(BIDMC)’이 꼽힌다. 이 병원의 연구진은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20여 종의 세균을 대상으로 콜리스틴(colistin)을 중심으로 한 병합 요법을 연구하고 있다.

콜리스틴은 얼마 전 까지만 하더라도 ‘항생제 최후의 보루’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뛰어난 약효를 자랑했던 항생제다. 하지만 콜리스틴 역시 내성을 가진 세균이 발견되면서, 단독 사용만으로는 원하는 치료효과를 얻지 못하게 됐다.

이에 연구진은 콜리스틴과 기존의 19종 항생제를 더하는 병합 요법을 사용해 내성을 가진 세균에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콜리스틴만을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와 비교해 병합 요법이 세균의 90% 정도를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BIDMC의 테아 브레넌 크론(Thea Brennan Krohn) 박사는 “항생제에 대한 내성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과거에 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심해서 사용하지 않았던 약물까지 다시 항생제의 후보 물질로 거론되고 있다”라고 전하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성을 가진 세균을 없애기 위한 인류의 총동원령으로 이해해 달라”라고 설명했다.

잊혀진 항생제를 오늘날의 여건에 맞게 재조명

과거에 개발됐던 항생제를 오늘 날에 이르러 재활용하는 방법은 국내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그 선두주자로 꼽히는 인물이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의 김의석 교수다.

김 교수는 지난봄에 개최됐던 대한화학요법학회의 춘계학술대회에서 ‘오래된 항생제의 부활(Revival of old drug)’이라는 주제로 항생제 재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가는 항생제의 내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신약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간과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사라지거나 잊혀졌던 항생제들을 오늘날의 여건에 맞게 재조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특정한 감염 사례 중에서 과거의 항생제를 중심으로 사용했을 때 2차 피해(collateral damage)가 생길 가능성을 낮추거나, 항생제에 대한 내성률이 낮아진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예를 들어 포스포마이신(fosfomycin) 같은 과거 항생제의 경우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CRE)을 포함한 내성 세균에 감염됐을 때 다른 항생제와 함께 사용하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포마이신의 경우 그동안 많이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성을 가진 세균이 거의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도태됐던 사실이 있는 만큼, 한계점도 있다.

새로 개발되는 항생제에 비해 과거의 항생제는 PK(Pharmacokinetics)나 PD (Pharmacodynamics)연구가 전체적으로 부족하며, 상업성이 떨어짐에 따라 구할 수 없는 약들이 많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PK는 시간경과에 따른 체내 항균물질의 농도를 말하며, PD는 이들 농도와 항균효과의 관계를 가리킨다.

따라서 과거의 항생제와 새로운 항생제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문제는 자금. 이 때문에 대규모 연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그러나 효과가 검증되고 있는 만큼 정부와 산업계가 힘을 합쳐 추가 연구에 대한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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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기 파워문화블로거 8월 활동 정리 | 책읽기 정리 2018-08-2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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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기 파워문화블로거 8월 활동 정리

 

위대한 과학, 위대한 유산

http://blog.yes24.com/document/10572482

 

철이 금보다 비쌌던 이유

http://blog.yes24.com/document/10575584

 

우리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우리의 문화재, '천상의 컬렉션'

http://blog.yes24.com/document/10578300 

 

추사 김정희, 산은 높고 바다는 깊네(山崇海深)

http://blog.yes24.com/document/10582822 

 

모차르트, 천재에 대한 사회적 고찰

http://blog.yes24.com/document/10585404 

 

13계단을 오르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권리는 과연 옳은가?

http://blog.yes24.com/document/10588269

 

인류 문명 질병 이야기

http://blog.yes24.com/document/10590279 

 

다윈의

http://blog.yes24.com/document/10591511

 

책읽기가 끝난 곳에서 다시 책읽기가 시작된다

http://blog.yes24.com/document/10594069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에 대해 알아볼까요?

http://blog.yes24.com/document/10616228

 

물건과 함께 살아간다

http://blog.yes24.com/document/10617625 

 

생명, 도시, 기업: 성장과 죽음의 법칙

http://blog.yes24.com/document/10617802

 

관찰이 세상을 바꿀 있다

http://blog.yes24.com/document/10620417 

 

민주주의의 그림자가 아니라 '그' 민주주의의 그림자

http://blog.yes24.com/document/10624284 

 

수학은 언제 필요한가

http://blog.yes24.com/document/10625612 

 

백년전쟁, 유럽의 역사를 만들다

http://blog.yes24.com/document/10633051

 

유럽 현대사, 혹은 혁명의 신비

http://blog.yes24.com/document/10638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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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카플란의 『지리의 복수』에서 | 책을 읽으며 2018-08-2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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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카플란의 『지리의 복수』에서:

 

자연은 부과하고 인간은 실행한다.” (영국의 지리학자 W. 고든 이스트)

지리는 결정하지 않고 정보를 주는 존재” (로버트 카플란)

지리는 주장하지 않고, 다만 존재할 뿐이다.” (니컬러스 J. 스파이크먼)



지리의 복수

로버트 D. 카플란 저/이순호 역
미지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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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현대사, 혹은 혁명의 신비 | 책을 읽다 2018-08-2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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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현대 유럽의 역사

앨버트 S. 린드먼 저/장문석 역
삼천리 | 2017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벽돌의 두께에 딱딱하기 이를 데 없는 제목.

그런데, 이 책 의외로 재미있다(그런 면에서 이 책을 먼저 읽고 리뷰를 쓰신 Gypsy님께 감사드린다. http://blog.yes24.com/document/10575539).

 

말 그대로 현대 유럽의 역사를 통사의 형식으로 개괄적으로 다룬다. 하지만 일관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고, 저자의 독자적인 해석을 사양하지 않고 있으며, 세부적인 일화(逸話)도 풍부하다. ()을 길지 않게 나눠 놓은 것도 이 책을 지루하게, 그리고 딱딱하게만 읽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 중 하나다. 현대 유럽의 역사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들어봤던 것도 있고, 그러면서도 잘 알지 못했던 것도 있기에 책을 읽는 재미가 더 생기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유럽의 현대 1815년부터 잡고 있다. 1815년은 나풀레옹 전쟁이 끝나고 빈회의가 개최된 해이다. 프랑스 혁명 이후, 나폴레옹에게 농락에 가까운 지배를 받다가 가까스로 물리친 국가의 지도자들이 모여 유럽(그 당시까지만 해도 그들은 거의 세계 전부라 생각)의 새로운 질서(빈체제)를 만들어간 모임이 빈회의였다. 저자가 바로 이 시점을 유럽 현대의 시작점으로 잡은 것 자체가 저자의 독자적인 시각이 들어간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잡지 않기 때문이다. 19세기 말이나 제1차 세계대전 언저리가 현대의 시작점인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현대의 문제가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다고 보았다. 저자는 그 문제(대문자로 시작하는 Questions)를 여섯 가지로 정리한다. ‘독일 문제, 유대인 문제, 아일랜드 문제, 사회문제, 여성 문제, 동방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이 문제들이 19세기 이후 유럽의 정체성을 규정짓고, 국가와 사회 세력 간에 갈등과 나아가 전쟁에 이르게 한 문제들이라 보고 있으며,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 유럽 현대의 역사라 본다. 따라서 저자는 긴장감을 놓치 않고, 각 사건들을 이야기하면서 끝까지 이 문제들을 언급한다.

 

2세기에 걸친 유럽 현대사에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많았다. 프랑스 대혁명과 나폴레옹의 시대가 있었고(물론 현대를 그 이후로 상정하지만, 현대를 이야기하기 위해 이 사건과 시대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빈회의 이후 유럽의 재편, 산업 혁명, 각종 이데올로기의 대두와 혼란, 벨 에포크 이후 제1차 세계대전, 러시아 혁명, 1930년대의 대공황,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등장(나치즘과 파시즘), 스탈린의 러시아, 2차 세계대전, 다시 새로운 세계질서의 재편, 냉전, 1960년대 새로운 세대의 등장, 그리고 냉전 종식과 소련의 붕괴. 이 거대한 흐름을 저자는 숨막히게 전개시키고 있다. 역동적이라 아니할 수 없는 역사이고, 그 역사에 대한 역동적인 서술인 셈이다.

 

옮긴이인 장문석 교수가 지적하고 있듯이,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구절은 모든 것은 신비적인 것으로 시작되고 정치적인 것으로 끝난다.”는 문장이다. 장문석 교수는 이 말을 “’혁명의 신비가 모든 사람을 한순간 사로잡았다가 결국 환멸과 구토가 이어지고 현실 정치로 수습된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말하자면 저자 앨버트 린드먼은 혁명의 이상을 그리 믿지 않는다는 얘기다. 오히려 현실 정치가 더 믿을 만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생각은 (유럽의 현대를 낳게 한) 프랑스 대혁명 이후 혁명에 대한 기대가 양 극단으로흘러 나치즘과 스탈린주의를 낳게 했다는 해석에서 나온다. ‘혁명의 신비’, 즉 이상에 대한 추구가 가져온 폐해에 대해서 심각하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다른 책들보다 히틀러의 나치보다 스탈린의 공산주의가 죽인 사람의 숫자를 강조하고, 그 사회가 더 숨막히는 사회였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상기시킨다(어쩌면 히틀러의 독일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얘기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나는 그게 히틀러의 독일, 나치즘에 대한 변명 같아 보여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 그런 해석은 68혁명에 대한 조롱 비슷한 것으로도 이어지기도 한다.

 

저자의 모든 해석에 동의하지 못하더라도 이 책을 읽는 재미는 줄어들지 않는다. 토니 주트의 『포스트 워』를 읽으면서 느꼈던, 유럽과 세계의 역사에 대한 포괄적인 개괄을 통한 시야의 확대를 또 한번 느꼈다. 그걸 지루하지 않게 느꼈다면 더 할 나위 없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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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인플루엔자 팬데믹 이야기 2.] 1918년 팬데믹을 연구하게 되기까지 | Science 2018-08-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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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인플루엔자 팬데믹 이야기 2.] 

1918년 팬데믹을 연구하게 되기까지

- 김택중(인제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연재 첫 원고 기고 후 어느새 석 달여가 흘러 버렸다. 공백이 너무 길었다. 굳이 변명하자면 여러 가지 사정이 겹친 탓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이 상식적인 수순일 터이나 곤란한 문제가 하나 생겼다. 지난 첫 연재 글의 마지막을 하필 개인적인 이야기에서부터 하나씩 천천히 풀어나가 보겠다는 문장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다소 후회스럽긴 하지만 공언(公言)을 공언(空言)으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본론에 앞서 부득이 개인적인 이야기로써 우회로를 거치게 되는 점, 먼저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구한다.


내가 1918년 인플루엔자 팬데믹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거슬러 올라가면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2004년 무렵이다. 시내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미국의 과학 저널리스트 지나 콜라타(Gina Kolata)의 저서인 『독감 Flu』의 번역서를 구입한 것이 그 직접적인 출발이었다.1) 이 책에는 1918년 인플루엔자 팬데믹의 원인과 기원을 추적하는 내용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저널리스트의 저서답게 추리소설의 방식을 차용하여 마치 주인공들과 함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게 서술한 까닭에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기억이 지금도 남아 있다.


왜 서점의 많고 많은 책들 중 이 책에 끌려 구입까지 했는지 그 이유는 지금도 딱 잘라 한 마디로 설명하기 힘들다. 하지만 표면적인 이유 하나를 들라면 이 책이 제법 괜찮은 번역서였다는 사실이다. 좋은 번역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편하게 읽힌다. 매끄러운 번역과 이에 따른 높은 가독성(可讀性)이 책의 구입에 한몫했던 것이 분명하다. 물론 역자가 ‘인플루엔자’ 또는 ‘플루’의 번역어로 ‘독감’을 택한 것에 대한 사람들의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인플루엔자는 그저 증상이 독하기만 한 감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중에 다시 살펴보겠지만 ‘독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용어이다. 따라서 역자가 인플루엔자 또는 플루 대신 독감이라는 번역어를 택했다 해서 나무랄 일은 못 된다. 기실 ‘인플루엔자’라는 용어도 서구인들이 관행적으로 쓰다 보니 굳어진 용어일 뿐 그 어원은 우리가 지향하는 과학과는 거리가 먼 점성술에서 유래한 것이다.


다음으로, 책을 구입하게 된 좀 덜 표면적인 이유도 언급을 하는 편이 좋을 성싶은데 그것은 나의 전공 분야와 관련이 있다. 나는 학부에서 미생물학과 의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부전공까지는 아니지만 순전히 개인 관심사로 사학과 학생들만 수강하는 전공과목들을 부지런히 수강한 적이 있다. 그 결과, 한때는 내가 속했던 학과의 교수들보다 사학과 교수 한 분과 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역사학에 대한 이러한 관심 이상의 관심은 미생물학을 전공하면서는 과학사학(history of science)으로, 의학을 전공하면서는 의사학(history of medicine)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결국 의사학자(醫史學者)라는 지금의 직업 정체성을 갖게 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2004년 무렵의 나는 일종의 모라토리엄 인간으로서 여전히 그것도 아주 열심히 갈지자 행보 중에 있었다. 그 와중에도 관심의 끈을 놓기 싫었던 것이 부지불식간 지나 콜라타의 책을 구입하게 된 실존적 배경이었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나는 지나 콜라타의 책과 만나기 전까지―워낙 과문했던 탓도 있겠지만―1918년 인플루엔자 팬데믹에 대한 이야기를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지나 콜라타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학부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했지만 저서의 서문에서도 밝혀 놓았듯 집필에 착수할 마음을 품게 되었을 무렵에야 비로소 1918년 인플루엔자라는 존재의 역사적 무게를 깨닫게 되었던 듯하다. 이는 달리 생각하면 그만큼 1918년 인플루엔자 팬데믹이 20세기의 역사에서, 그리고 20세기 역사학자들의 뇌리에서 철저히 잊힌 사건이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런 연유에서 나는 번역서의 앞표지에 부제 형태로 기재되어 있던 “전 세계 2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1918년 독감 대유행의 미스터리”라는 문구를 처음 접했을 때 판촉을 위한 출판사 측의 과장이 도를 넘은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그래 봤자 기껏 독감 아닌가? 아무리 20세기 초라지만 독감 유행으로 2,000만 명이나 사망을 하다니!


훗날 호기심에 미국에서 출간된 원서의 앞표지를 한번 확인해 본 적이 있다. 안타깝게도 원서 표지에는 위에 언급한 번역서의 문구가 들어 있지 않았다. 도발적인 문구로라도 독자의 구매욕을 자극하고자 한 국내 출판사의 얄팍하면서도 한편으론 불가피한 전략과 더불어 열악한 국내 출판 시장의 실상을 잠시나마 엿보았던 순간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역시 나중에 다시 살펴보겠지만 2,000만 명이라는 사망자 수는 출판사 입장에서는 유감스럽게도 가장 보수적인 통계 결과에 해당한다. 가장 낮게 산정한 수치인 것이다. 더욱이 이를 1918년 당시 세계 추정 인구 18억 명이라는 전체상에 놓고 비율로 환산하면 약 1.1%라는 한 자리 단위로까지 급감해 버린다. 겨우 1.1% 사망? 지구상에 인류가 출현한 이래 악성 유행병을 뜻하는 역병(疫病)의 창궐이 수시로 인류에게 끼친 그 도도한 역사의 흐름에 비추어 보았을 때 1.1%란 혹여 대수롭지 않은 수치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1.1%에 해당하는 2,000만 명 대부분이 1918년 8월부터 불과 6개월여의 단기간 동안 우리가 별 것 아닌 듯 여기는 바로 그 ‘기껏 독감’으로 희생된 것이라면?


좀 더 실감나게 1918년의 상황을 100년 후인 2018년 현재의 상황에 단순 대입해 보자. 2018년 현재 전 세계 인구는 76억 4천만여 명으로 100년 전에 비해 무려 4배 이상 늘어났다.2) 그런데 이 76억 4천만여 명의 1.1%에 해당하는 8,400만여 명이 인플루엔자 유행으로 최근 6개월 사이 1918년 당시와 마찬가지로 부국과 빈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곳곳에서 갑자기 죽어 나갔다면? 아마 글자 그대로 지구상에 종말론적 지옥도가 펼쳐졌을 것이다. 지난 2009년의 이른바 ‘신종 플루’ 팬데믹으로 인해 발생했던 사회적 혼란상을 떠올려 보면 이를 단순한 억측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21세기 들어 첫 인플루엔자 팬데믹으로 기록된 2009년 팬데믹은 동년 4월 멕시코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퍼져나가 2010년 8월 WHO가 공식적인 종식 선언을 할 때까지 16개월간 지속되었다. 하지만 유행 첫 12개월간의 전체 추정 사망자 수는 28만 4천여 명으로 1918년 팬데믹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적었다.3) 사실 이 정도의 사망자 수는 매년 겨울철마다 주기적으로 유행하는 일반적인 계절 인플루엔자(seasonal influenza)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9년 팬데믹이 던진 사회심리적 파장은 만만치 않았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때 나는 남들보다 한참 늦은 나이로 한 종합병원에서 수련의 근무를 하고 있었다.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는 사자성어도 있듯 어설픈 앎은 도리어 화근으로 작용하는 법이다. 당시 언론 등을 통해 신종 플루의 원인 바이러스가 인플루엔자 A형 H1N1 바이러스라는 사실을 접하고 나는 곧바로 정신이 아득해지는 경험을 하였다. 다름 아닌 1918년 팬데믹을 일으킨 바로 그 바이러스와 동일한 아형이었기 때문이다. 그간 잊고 있던 지나 콜라타의 책, 그리고 예의 그 2,000만이라는 숫자와 함께 최악의 시나리오가 머릿속에 그려졌고 나는 곧 죽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조만간 병원으로 밀려들 수많은 독감 환자들과 시체들에 둘러싸이게 될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착잡한 심정이 된 나는 어떻게든 감염을 피해 볼 요량으로 의료용 방역 마스크를 개인 구매해서 착용도 해 봤다. 하지만 불안은 쉬이 가시지 않았다. 그러던 2009년 8월 15일 마침내 한국에도 신종 플루로 인한 첫 번째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혼란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내가 근무하던 병원도 마찬가지였지만 시내의 정부 지정 거점병원들은 신종 플루 또는 유사 증상의 환자들로 장사진을 쳤다. 이제 나보다 더 심한 불안에 휩싸이게 된 사람들은 열과 기침이 조금만 나도 놀라서 바로 병원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신종 플루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겠다며 확진검사를 신청하였다. 온종일 이들과 씨름하느라 녹초가 된 전공의 선생들을 저녁에 병원식당에서 만나면 당일 자신이 수행한 검사 건수와 더불어 이런저런 무용담을 씁쓸히 늘어놓곤 했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상황은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대략 2개월여 정도 지속되다가 조금씩 평상시 모습을 회복해 갔던 것 같다. 그 사이 마스크 생산 업체들은 대박이 났을 것이고, 치료제 타미플루(TamifluⓇ)의 특허권을 가지고 있던 스위스 다국적 제약기업 로슈(Roche)의 주식은 당연하게도 폭등하여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리고 나는 박봉의 수련의 주제에 주식 시장이 아닌 지나 콜라타의 책으로 다시 눈을 돌려 이를 한 번 더 들여다보는 무리수를 범하였다. 망각된 100년 전의 역사적 사실에서 비롯된 두려움과 더불어 한껏 고조된 나의 종말론적 상상력은 묘하게도 역병이 초래한 과거의 묵시록적 참화들에 대한 도착적인 연구욕으로 이어졌다가 연말이 되면서 평균적인 계절 인플루엔자 수준으로 사그라진 신종 플루와 함께 거품처럼 꺼져 버렸다. 어느새 수련의 생활도 막바지에 이르렀고 나는 또 다시 그 이후의 삶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놓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듬해인 2010년 8월 말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플루로 759,678명이 확진판정을 받았고 이 가운데 270명이 사망한 것으로 최종 집계했다.4) 환산하면 치사율 0.04%로 사회에 미친 파장에 비하면 실로 미미한 역학(疫學)적 결과였다. 그러나 이와는 상관없이, 사망한 270명을 잃은 슬픔을 치유하는 과제는 언제나 그러했듯 사회가 아닌 오롯이 그 가족과 개개인의 몫으로 돌아갔다.5) 차가운 통계 수치로 정리된 채 간결히 표현될 뿐인 역학 연구 결과의 이면에는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아픔이 감추어져 있기 일쑤다. 내 전공 분야인 역사학을 포함한 통칭 인문학과 과학의 차이가 이 지점에서 불가피하게 드러난다. 기본적으로 인문학은 물리적 세계가 아니라 사람 및 사람의 활동 결과를 그 탐구 대상으로 한다. 달리 말해 사람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어원상으로도 인문학의 인문(人文)이란 곧 ‘사람(人)의 무늬(文)’ 혹은 ‘사람(人)의 결(文)’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문학이란 결국 ‘사람이 그리는 무늬를 탐구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6) 곰곰 생각해 보면 인문학의 대표 분야라 불리는 문학, 사학, 철학이 모두 그러하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물론 나는 여기서 인문학이 과학보다 우위에 있다는 주장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과학이 비인간적인 학문이라거나 인간과 상관없는 학문이라는 주장을 하려는 것도 아니며, 해묵은 이과-문과 논쟁을 다시금 거론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인문학이 사람과 그 삶에 대한 학문임을 새삼 환기시키려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구색을 제대로 갖춘 인문학적 연구 결과는 연구자 자신을 포함하여 인간에 대한 숙고 없이는 나오기 어려우며, 급조된 정부 정책연구과제 집행하듯이 어느 순간 뚝딱 만들어져 나오지도 않는다. 내가 1918년 인플루엔자 팬데믹과 관련한 역사 논문을 발표한 것은 지나 콜라타의 저서를 접한 지 13년이 흐른 2017년 2월의 일이었다.7) 내 논문이 무슨 구색을 제대로 갖춘 우수한 연구라는 언어도단의 주장을 하고자 함이 아니다.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나의 이 연구가 나의 과거사, 곧 내가 그린 무늬인 인문(人文)과 긴밀히 연결된 결과라는 것이다. 요컨대 학문은 삶과 분리되지 않는다. 이번 연재에서 1918년 인플루엔자 팬데믹을 연구하게 되기까지의 관련 여정을 사소한 부분까지 장황하게 늘어놓은 진짜 이유이다.


사진 설명: 2009년 ‘신종 플루’ 팬데믹의 기억이 반영된 영화 두 편. 팬데믹 종식 1년 후인 2011년에 먼저 개봉한 미국 영화 「컨테이젼 Contagion」은 화려한 캐스팅과 달리 사실적 묘사에 치중한 진지한 영화이다. 극영화임에도 마치 다큐멘터리 같아서 의대생 교육용으로도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2년 후인 2013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 「감기 The Flu」는 180도 다른 영화로 과장이 심하고 매우 자극적이다. 연출 자체가 비현실적이다 보니 나름 그로 인한 영화적 재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말 제목을 왜 굳이 ‘감기’로 붙였는지는 지금도 의문이다.


※ 주
1) 지나 콜라타(1999), 『독감』, 안정희(역), 서울: 사이언스북스, 2003.
2) http://www.worldometers.info/world-population/
3) https://www.ncbi.nlm.nih.gov/pubmed/22738893
4) http://www.dailian.co.kr/news/view/222077
5) http://www.newsen.com/news_view.php?uid=200911151546071001
6) 최진석(2013), 『인간이 그리는 무늬』, 고양: 소나무, pp. 56-72.
7) 김택중(2017), 「1918년 독감과 조선총독부 방역정책」, 『인문논총』, 제74권, 제1호, pp. 163-214.



독감

지나 콜라타 저/안정희 역
사이언스북스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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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인플루엔자 팬데믹 이야기 1.] 프롤로그: 100년 전의 세상 | Science 2018-08-2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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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인플루엔자 팬데믹 이야기 1.] 프롤로그: 100년 전의 세상
김택중 (인제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2018-05-10 11:40)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의 세상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그 시대는 거칠게 묘사하면 세상이 온통 제국들과 그 식민지들로 양분되어 있던 때였다. 한국 역시 시대의 흐름에 뒤질세라 지금으로부터 121년 전인 1897년 국호를 급히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바꾸고 청국(淸國)과 동등한 황제국임을 세상에 알렸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대로 이 제국은 오직 국호로만 제국의 명맥을 유지하다 제국 선포 불과 13년만인 1910년 다른 비서구 제국 중 하나였던 일본제국(이하 일제)에게 멸망당하고 그 식민지로 전락하였다. 그리고 다시 8년의 시간이 흘러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8년, 피지배자 처지가 된 식민지 조선의 한국인들은 강력한 헌병경찰제도를 핵심으로 한 일제의 무단정치 하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일제를 포함한 근대 제국들의 식민 지배는 식민주의의 역사라는 측면에서 보면 예외라고 해도 무방할 만한 독특한 성격을 가진다. 즉, 그것은 식민 지배자의 종족 우월성과 문화적 배타성을 기반으로 피지배자의 “사회 전체가 자체의 역사 발전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타인에 의해 조종되며, 식민 (지배)자의 필요에,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필요와 이해관계에 종속되는 관계”에 놓임을 의미했다.1)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의지에 한 번이라도 억지로 지배당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역사적 관계가 피지배자들의 삶을 행복과는 거리가 먼 쪽으로 내몰았을 것이라는 점을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 제국들의 식민주의가 가지는 이러한 폐해를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외면하거나 무시할 수 있는 이들을 필자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세 부류로 집약하곤 한다. 

첫째, 노골적인 제국 예찬론자들. 저서 『로마인 이야기』가 번역 소개되면서 한때 많은 한국인들이 현자로 칭송했으나 그간 일련의 발언들을 통해 정치적 극우임이 드러난 일본의 역사소설가 시오노 나나미 같은 이가 대표적이다.2) 놀랍게도 근래 나나미는 서구인들이 민주주의의 효시라 찬양해 마지않는 고대 그리스인들에 대한 연작을 집필하였다! 위대한 우리 고대 제국의 허구적 영광을 현재의 열등감과 맞바꾸려는 민족주의 쇼비니스트들은 또 어떠한가?

둘째, 정치적 뉴라이트와 연계된 한국의 식민지 근대화론자들. 이들은 식민 지배자들이 남긴 데이터를 수량화한 통계라는 수학 무기를 내세워 일제의 식민 지배가 이후 한국 근대화의 실체적 기반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일제가 남긴 데이터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서구식 근대화(modernization)를 소위 역사 발전 단계의 필수 조건으로 본다는 점에서 이들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은 그 대척점에 서 있는 내재적 발전론자들과 마찬가지로 강박적인 모더니스트들이라 할 만하다. 

셋째, 절대적 포스트모더니스트들. 이들은 과거에 실제로 있었던 사실(fact of the past)까지 무시해 가면서 이야기 만들기에 골몰하고, 따라서 역사학의 기본인 사료적 사실과 역사적 해석 사이의 조심스러운 균형 잡기에도 관심이 없다. 압도적인 역사적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담론 우위의 입장에 서서 나치의 홀로코스트와 유대인들이 겪은 끔찍한 고통을 아예 부인하는 이들이 아마도 이러한 부류에 속할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이들은 그저 몰역사적 반달족이거나 비겁한 음모론자들에 불과하다.

이렇듯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근대 제국들의 식민주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 실질적인 서곡이 된 사건이 바로 1918년 당시 한창 진행 중이던 제1차 세계대전이었다. 참전국 중 하나였던 영국인들이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전까지 단순히 대전(Great War)이라 불렀던 이 전쟁은 1914년 7월 28일 시작되어 1918년 11월 11일 11시까지 유럽 전선을 주 무대로 만 4년여 간 이어졌다. 식민지에서의 전쟁이 아닌 식민 본국인 서구 제국들 간의, 그것도 본국 영토 내에서의 본격적인 격돌 결과, 패전한 제국들은 해체되었고 승전한 제국들 또한 예전의 영광을 누리지 못한 채 쇠망과 해체의 길로 접어들게 됨으로써 기존 질서가 완전히 무너졌다. 

그 가운데 식민 지배 하의 많은 약소민족들이 이른바 민족자결주의에 입각하여 정치적 독립의 희망을 품게 되었고, 종전 후 실제로 일부 민족국가의 독립이 성사되었지만 승전국의 식민지들은 기본적으로 예외였다. 대전 기간 동안 승전국 편에 섰던 일제의 식민지 한국 역시 그러했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이듬해인 1919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식민지 조선 전역에서 일어난 한국인의 만세독립운동은 따라서 헌병경찰을 동원한 일제의 무력진압이 아니었더라도 처음부터 성공하기 어려운 운명에 처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정치적 사건들을 골격으로 한 이상의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역사적 서술은, 19세기에 이르러 역사학이 서구 대학의 학과로서 전문화되고 역사가들이 전문직화되면서 정치사 중심으로 재편된 학문적 전통에 따른 것이다. 즉, 근대 역사학이란 기본적으로 “국민국가 및 그 국가와 다른 나라의 관계를 다루는 정치사”였다.3) 그러나 오늘날 역사학은 이러한 정치사 전통을 뛰어넘은 지 오래이다. 그리고 주변 학문들의 지식과 방법론을 차용하여 그 외연을 끝없이 넓혀가는 중이다. 따라서 현대의 역사학자 중 정치사가임을 자처하는 이를 찾기란 오히려 쉽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점에서 제1차 세계대전이나 3·1 운동과 같은 정치적 사건에 대해 전혀 다른 역사적 접근 및 서술이 가능하다. 필자는 이를 필자의 전공 분야인 의사학(醫史學, History of Medicine)의 시선으로써 재구성해 보려 한다. 그리고 그 잊힌 역사적 연결고리이자 소재로서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년 전인 1918년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루엔자 팬데믹에 주목하고자 한다. 앞서 ‘잊힌’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까닭은, 필자가 아는 한 정치사를 중심으로 한 일반적인 역사학 교과서의 제1차 세계대전사 서술들 어디에서도 20세기 최초의 전 지구적 역병인 이 인플루엔자 팬데믹에 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명 스페인 독감(Spanish flu)이라 불리는 1918년 인플루엔자 팬데믹은 여러 연구자들이 지적하듯이 단일 원인으로 발생한 20세기 최초이자 최악의 인구학적 재난이었다. 1914년부터 1918년까지 4년여에 걸쳐 진행된 제1차 세계대전이 900만~1,000만 명의 전사자를 낳았다면, 1918년 봄부터 1919년 봄까지 단 1년여 동안 범유행한 인플루엔자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적게는 2,000만 명 이상, 많게는 1억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만한 규모의 자연 재해가 세계대전이라는 큰 전쟁의 향방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단정하는 것이 더 이상하고 무책임한 일 아닌가? 왜 사람들의 기억에서, 역사학자들의 책상머리에서 1918년 인플루엔자는 그만 잊힌 역병이 되어 버렸던 것일까? 이를 개인적인 이야기에서부터 하나씩 천천히 풀어나가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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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9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