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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책읽기 정리 | 책읽기 정리 2019-08-3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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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책읽기 정리

 

8월도 다 지나간다.

느낌일 뿐이지만 무척 길었다. 뭐랄까다양한 일을 해서 그런가?

그 와중에도 책 읽을 시간은 충분했다.

 

8월 한 달 동안 모두 19권 읽었다.

 

제목

저자

출판사

레오나르도 다빈치

월터 아이작슨

아르테

프리모 레비의

프리모 레비, 조반니 테시오

마음산책

아담과 이브의 모든

스티븐 그린블랫

까치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세계사

신상목

뿌리와이파리

다시, 책으로

매리언 울프

어크로스

우리는 잠을 자야 할까

매슈 워커

열린책들

사랑 마지막 의식

이언 매큐언

한겨레출판

이노센트

이언 매큐언

문학동네

체실 비치에서

이언 매큐언

문학동네

솔라

이언 매큐언

문학동네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오후

동아시아

병리학 이야기: 알아두면 전혀 무서울 없는

나카노 토오루

영진닷컴

이게 경제다

최배근

쌤앤파커스

다윈에 대한 오해

파트리크 토르

글항아리

검은

이언 매큐언

문학동네

기도의 막이 내릴

히가시노 게이고

재인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오후

웨일북

아무튼,

김혼비

제철소

이런 사랑

이언 매큐언

Media2.0

 

목록을 봐서 알 수 있지만 8월의 내 독서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이언 매큐언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었다는 것이다.

《첫 사랑, 마지막 의식》, 《이노센트》, 《체실 비치에서》, 《솔라》, 《검은 개》, 《이런 사랑》. 모두 여섯 권인데, 이전에 읽었던 《암스테르담》, 《토요일》, 《칠드런 액트》, 《속죄》까지 이언 매큐언의 작품은 전부 10권이 되었다. 이언 매큐언은 특히 문장 때문에 읽는 것 같다.

 

소설로는 이언 매큐언의 것 외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하는 《기도의 막이 내릴 때》를 읽었다.

 

이언 매큐언 외에 오후의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와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를 읽었는데, 오후는 8월의 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은 어떤 책을 낼까 벌써 기대된다.

 

오후의 책 외에 과학 관련된 책으로는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병리학 이야기》, 《다윈에 대한 오해》 정도다.

 

8월에 읽은 책들에 대해 다시 평점을 매겨본다.

 

제목

저자

평점

레오나르도 다빈치

월터 아이작슨

★★★★★

프리모 레비의

프리모 레비, 조반니 테시오

★★★★

아담과 이브의 모든

스티븐 그린블랫

★★★★★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세계사

신상목

★★★★☆

다시, 책으로

매리언 울프

★★★☆

우리는 잠을 자야 할까

매슈 워커

★★★★☆

사랑 마지막 의식

이언 매큐언

★★★☆

이노센트

이언 매큐언

★★★★★

체실 비치에서

이언 매큐언

★★★★

솔라

이언 매큐언

★★★★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오후

★★★★☆

병리학 이야기: 알아두면 전혀 무서울 없는

나카노 토오루

★★★★☆

이게 경제다

최배근

★★★★☆

다윈에 대한 오해

파트리크 토르

★★★☆

검은

이언 매큐언

★★★★

기도의 막이 내릴

히가시노 게이고

★★★★☆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오후

★★★★★

아무튼,

김혼비

★★★★

이런 사랑

이언 매큐언

★★★★☆

 

평점으로 별 다섯을 주게 되는 책들이 많다. 8월에는 좋은 책을 많이 읽었다는 얘기일 거다.

 

제일 기억에 남을 책을 꼽는다면, 월터 아이작슨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오후의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이다. 물론 이언 매큐언의 작품들을 하나로 생각하면 당연히 이언 매큐언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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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거나 사랑하고 있다고 믿거나 | 책을 읽다 2019-08-3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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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런 사랑

이언 매큐언 저/황정아 역
미디어2.0(media2.0) | 200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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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드 클레랑보 신드롬를 소재로 이언 매큐언은 사랑하는 연인 사이의 신뢰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여기의 사건과 이 신드롬은 실재하는 것일까?)

그는 독자에게 그냥 툭 던지지 않는다. 아주 정성 들여 다듬은 질문이다. 단어를 애써 고르고, 문장을 다듬고, 전체적인 구성을 공들여 꾸며내며 만든 질문이다.

조와 클라리나의 관계를 어정쩡한 상태로 끝맺으면서 이 질문은 현실적인 것이 되고, 그래서 결국 질문은 난해한 것이 되고 만다(‘사랑이라는 감정 자체가 난해한 것인지 모른다).

 

소설은 시작점을 짚어 내는 건 쉽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이내 그 시작점은 무척이나 자의적인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만다.

모든 상황에는 원인이 있지만, 그 원인을 짚어내는 것은 사람마다 주관적이다.

몇 주 전 비가 몹시 오던 날, 내가 출근길에 미끄러져 손이 까였다. 그 원인을 뭐라 할까? 바로 넘어지기 바로 직전의 부주의? 지하철까지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가기로 한 결심? 아니 굳이 출근하지 않았어도 됨에도 출근하기로 마음먹은 선택? 혹은 한반도에 기상 상황을 만들어낸 어떤 한 나비의 날개짓?

시작점을 짚어 내는 게 쉬운 것은 누구도 그 시작점을 짚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소설의 시작점은 헬륨 풍선 사건이었지만, 사실은 그 이전부터 존재해 왔던 조와 클라리사 사이의 관계였는지도 모른다.

서로를 무척 사랑하지만, 그건 어쩌면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의무, 혹은 다짐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사랑한다고 믿는 것인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서로를 못미더워하거나, 상대를 절실히 원할 때 그에 관해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은 올 수 밖에 없었는지 모르는 것이다.

운명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핑계를 대는 것은 쉬운 일이다. 무엇이든 핑계가 될 수 있으니까.

그것을 인정하거나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다투고, 갈라서거나 화해한다.

사랑을 화학물질, 즉 호르몬의 작용이라고 보는 관점에서 보면, 그 호르몬이 역할을 다한 후에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사실 의리가 아니라 견딤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소설의 원제가 바로 “Enduring Love”.)

 

이 밖에 이 소설을 읽는 재미로 덧붙이자면, 진화생물학, 심리학, 양자역학과 같은 과학 얘기가 꽤 전문적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시 평론가이자 대학 교수인 클라리사는 시인 키츠 전문가인데, 키츠 얘기는 별로 흥미가 가지 않는다. 당연히!). 조가 바로 과학 칼럼니스트여서 그런데, 이언 매큐언의 다른 소설에서처럼 그는 무척 꼼꼼하게 관련 분야를 조사하기도 하거니와 애초에 박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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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클레랑보 신드롬’ | 책을 읽으며 2019-08-3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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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클레랑보 신드롬

 

궁전은 버킹엄 궁전, 왕은 조지 5, 궁정 밖의 여자는 프랑스 인, 때는 1차 세계 대전 직후였다. 그녀는 수차례 영국에 와서, 사모하는 왕을 얼핏이라도 보기만을 바라며 궁 문 밖에 서 있었다.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원하는 게 없었다. 그녀는 왕을 만난 적도 없었고 또 그 이후로도 만날 수 없었지만 그래도 깨어 있는 매 순간 왕을 생각했다.

그 여자는 런던 사교계 전체가 자신과 왕의 불륜에 대해 떠들고 있고 그래서 왕의 심기가 몹시 불편하다고 확고히 믿고 있었다. 한번은 그녀가 영국에서 호텔 방을 구할 수 없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왕이 영향력을 행사해서 자기를 런던에 머물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확신하는 것은 오로지 왕이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이었다. 그에 답하여 그녀도 왕을 사랑했지만 동시에 그에게 심하게 분개하고 있었다. 왕은 그녀를 내쫓으면서도 계속해서 희망을 주는 존재였다. 그는 그녀만이 알 수 있는 신호를 보냈다. 아무리 불편하고 아무리 당혹스럽고 부적절하더라도 자신은 그녀를 사랑하며 앞으로도 언제나 그러리란 걸 그녀에게 알려 주었다. 왕은 버킹엄 궁전의 창문에 달린 커튼을 이용하여 그녀와 의사소통을 했다. 그녀는 평생을 이런 미망의 감옥 같은 암흑 속에서 살았다. 버림받은 울분으로 가득 찬 그녀의 사랑은 그녀를 치료한 프랑스 정신과 의사에 의해 하나의 증후군으로 분류되었고, 그 의사는 그녀의 병적 열정에 자신의 이름을 붙였다. 드 클레랑보 신드롬.”

- 이언 매큐언, 《이런 사랑》에서

 

이 낯선 명칭의 정신 질환은 흔히 스토킹이라 불리는 행위를 포함하는 듯 하다.


이런 사랑

이언 매큐언 저/황정아 역
미디어2.0(media2.0) | 200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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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를 | 추천 3        
8월 파워문화블로거 미션 정리 | 책읽기 정리 2019-08-2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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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파워문화블로거 미션 정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의 모든 것을 담다

http://blog.yes24.com/document/11516870

 

아우슈비츠의 생존자, 프리모 레비, 그와의 마지막 인터뷰

http://blog.yes24.com/document/11518493

 

아담과 이브의 모든

http://blog.yes24.com/document/11522465

 

일본, 유럽을 만나다

http://blog.yes24.com/document/11525109


 

읽지 않는 시대를 향한 편지

http://blog.yes24.com/document/11529381

 

잠의 과학

http://blog.yes24.com/document/11554596

 

젊은 이언 매큐언, 낯설지만 그래도 이언 매큐언

http://blog.yes24.com/document/11555296

 

이언 매큐언의 『이노센트』, 젊은 날의 사랑과 엇갈림

http://blog.yes24.com/document/11556351

 

사랑에는 인내가 필요하다?

http://blog.yes24.com/document/11556676

 

『솔라』, 이언 매큐언의 블랙코미디

http://blog.yes24.com/document/11557345

 

우리가 마약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

http://blog.yes24.com/document/11558834

 

병리학을 알면 무엇이 달라질까?

http://blog.yes24.com/document/11562441

 

경제, 무엇이 문제이고,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http://blog.yes24.com/document/11565476

 

다윈에 대한 오해를 풀다

http://blog.yes24.com/document/11569440

 

'검은 개' 과연 악의 화신인가?

http://blog.yes24.com/document/11570185

 

《기도의 막이 내릴 때》, '가가 형사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

http://blog.yes24.com/document/11573908

 

농담 아닌 과학!

http://blog.yes24.com/document/11578049

 

발랄하게 마시는

http://blog.yes24.com/document/1158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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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병목 효과(bottleneck effect) | 책을 읽으며 2019-08-2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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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혼비의 《아무튼, 술》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글은 <소주 오르골>이란 제목의 글이다. 이 글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는 것은 다소 의외인데, 술 마시고 실수한 얘기도 아니고, 술에 관한 은밀한 상식 같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소주 오르골이라는 제목만으로 내용을 상상하기도 쉽지는 않은데, 제목만 보고는 소주병에 남아 있는 소주의 양을 달리 해서 숟가락을 두드려 뭘 연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당연히 소리에 관한 얘기이기는 한데, 여기서는 소주를 따를 때 나는 소리를 오르골이라고 표현했다. 아무 때나 나는 소리가 아니라 첫 잔을 따를 때 나는 소리!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좋아하는 소리는 소주병을 따로 첫 잔을 따를 때 나는 소리다. 똘똘똘똘과 꼴꼴꼴꼴 사이 어디쯤에 있는, 초미니 서브 우퍼로 약간의 울림을 더한 것 같은 이 청아한 소리는 들을 때마다 마음까지 맑아진다.” (33)

 

김혼비는 친구와 술을 마시다 이 좋아하는 소리를 더 듣고자 소주 두 병을 더 땄던 일화를 소개한다. 그러다 천재(?) 같은 발상을 하는데

 

먼저 한 병을 따서 첫 잔을 따랐다. 다른 병을 따서 또 첫 잔을 따랐다. 똘똘똘똘 소리가 두 번 연속 스쳐 갔다. 나는 잔을 얼른 비운 다음 나의 소주병 A의 술을 친구의 소주병 B에 부어 원래대로 채워 넣었다. 그렇게 꽉 채워진 소주병 B를 기울여 나의 잔에 따랐고

똘똘똘똘똘똘똘똘.”

 

말하자면 병목 효과(bottleneck effect)’.

이 의미를 다른 분야에서는 은유적으로 사용하지만, 여기서는 말 그대로다.

나도 그 소리를 좋아하는데(저자 만큼은 아닌 것 같지만), 한번 해 봐야겠다.  



아무튼, 술

김혼비 저
제철소 | 201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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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 | 이벤트 관련 2019-08-2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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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

헬렌 M. 로즈와도스키 저/오수원 역
현대지성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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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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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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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하게 술 마시는 법 | 책을 읽다 2019-08-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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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무튼, 술

김혼비 저
제철소 | 201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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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혼비(이 이름이 필명이라는 걸 이 책 끝부분에 가서야 알았다. 첫 작품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먼저 읽었으면 알았을 것이지만, 그리고 그러려고 했지만 이러저런 사정으로 이 책부터 읽었다)라는 마흔쯤 먹은 술꾼의 술 얘기다.

 

3 백일주에서 시작해서 술 마시지 않은 날보다 술 마신 날이 월등히 많은 그녀의 술에 관한 얘기, 아니 정확히 말해서는 술을 마신 이야기 자체가 그렇게 관심이 가는 건 아니다. 나는 고3 백일주보다는 아주 조금 늦게 술을 마시기 시작했지만, 그녀 못지 않게 술을 마신 적도 있었고, 아마 술의 양도 훨씬 많았으리라 짐작 간다. 그러니 술에 관한 얘깃거리도 적지 않을 터이다. 술을 마시는 이들, 이른바 술꾼들은 술을 마시느라 책을 쓰지 못할 뿐 이 책의 분량보다 더 많은 얘깃거리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이 책은 뭐냐, 바로 술꾼이 술 마실 시간을 줄여 책을 썼다는 게 키 포인트인 셈이다.

사실 술에 관한 책도 많을 뿐더러, (술꾼들이 술 마시느라 책을 쓰지 못한다고는 했지만) 작가들이 자신이 술을 마셔온 역사에 관해 구구절절이 고백하는 책도 적지 않다. 이 책도 그런 부류가 아니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런 책들과 다른 점이라면, 술을 마시면서 철학을 깊게 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이 책의 매력인데, 분명 마이너한 소재임에 분명하지만 마이너한 감성이 별로 없다. 술을 마시면서 감성적이 되기 쉽고, 자신이 철학자인 양, 세상의 고민을 다 껴안은 양 되기 싶다. 그래서 술을 마셔온 역사를 얘기하면 그런 감성이 끼어들기 마련인데, 이 책에는 그런 게 많이 없어 좋다.

말하자면 발랄함이다.

술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게, 기분 좋게 마셔야 좋다. 나도 그렇게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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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아닌 과학! | 책을 읽다 2019-08-2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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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오후 저
웨일북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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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른스트 페터 피셔의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바로 과학이 현대의 교양이라는 점을 내세운다는 것이었다. 플라톤과 셰익스피어를 얘기하는 것만이 교양이 아니라, 열역학 제2법칙과 진화론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양이라는 얘기는 교양의 정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이제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저자를 만났다. 바로 오후! (여태 나는 이 이름이 본명인지 필명인지 모르고 있다.)

 

그의 첫 번째 저서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도 재미있고, 유익했지만(마약 얘기를 다루는 책을 유익했다고 하니 오해할 지도 모르겠다), 이 책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은 그보다 한 열 배쯤 재미있고, 유익하다. 문과 출신으로서 과학에 대해 다루는 것부터 특이하지만, 이과 출신으로, 더군다나 과학을 업으로 삼고 있는 나에게도 수준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깊게 다루기도 했고, 아주 적절하게 유머를 섞고 있으며, 또 그러면서도 진지한 얘기를 전하고 있기도 하다(사실 문과, 이과 구분은 없어져야 한다는 게 내 소신이다. 물론 수능 과목을 덜어내는 수순의 문이과 통합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떠오르는 작가가 있다. 바로 빌 브라이슨. 아니나 다를까 책 뒷 표지에 빌 브라이슨을 언급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런 언급이 없더라도 그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떠올릴 수 밖에 없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범위는 빌 브라이슨의 그 책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빌 브라이슨이 이미 상당히 유명한 여행 작가로서 입지를 쌓았다는 점과 동아시아 구석의 작가가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다양하고도 유명한 과학자들을 직접 만나러 다릴 수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빌 브라이슨의 깊이와 넓이에 다가가지 못한다는 게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참 선택과 집중을 잘 했다고 본다. 스스로 모든 과학에 정통하지도 않고, 또 그것을 잘 다룰 수도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이 잘 알 수 있는 것을 공부했고, 또 생각해서 글로 옮겼다. 그리고 그는 과학에 대한 얘기, 즉 과학 역사만을 다루는 게 아니라 거기서 사회로 나아갔다.

질소에 대한 얘기에서 식량 문제와 함께 과학자의 책임에 대해서 나아갔고,

단위에 대한 얘기로 국제어의 미래로 나아갔고,

플라스틱 얘기를 통해 환경으로 나아갔고,

트렌스젠더 얘기로 성평등으로 나아갔고,

() 소련과 미국의 우주 개발 경쟁으로부터 과학 노동자의 처우와 현재의 우주과학의 현실로 나아갔고,

빅데이터의 어마어마한 힘을 얘기하면서 그 데이터를 생산하는 이와 소유하는 이의 괴리에 대해 생각하고 있고,

날씨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우리가 과연 날씨를 조작해도 되는지, 그 영향의 위험성과 국가주의의 음험함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말하자면, 과학에 대해서 쓰고 있지만, 과학 자체를 이해하고 외우기 위한 게 아니라 현대 사회를 잘, 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방도로서 과학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농담이라고 제목을 달고 있지만, 절대 이 책은 농담이 아니다. 철학 없는 과학은 위험하고, 과학 없는 철학은 무식하다.

 

이 책이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가장 훌륭한 책이라고는 할 수 없을 지 모르지만, 여러 훌륭한 책 중의 하나임에는 분명하다. 누구에게든 추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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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고(papago)의 뜻 | 끄적이다 2019-08-2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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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파파고(Papago)를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참고용이지만, 구글 번역기와 번갈아 가면서 쓰는데, 때에 따라서 마음에 드는 게 달라진다.

그런데 이 ‘Papago’알파고에서 따온 말이겠니 정도만 짐작하고 있었지, 어디서 온 말인지는 방금 전에야 알았다.

오후의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에서다.

바로 에스페란토로 앵무새라는 뜻이란다.

번역기의 이름으로 에스페란토를 쓴 것도 의미가 있어 보이고, 그 뜻이 앵무새라는 것도 그럴 듯하다.

 

그런데 반전. 아직 파파고에서는 에스페란토가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오후 저
웨일북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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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막이 내릴 때》, '가가 형사 시리즈' 그 마지막 이야기 | 책을 읽다 2019-08-2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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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도의 막이 내릴 때

히가시노 게이고 저/김난주 역
재인 | 2019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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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거의 40권 가까이 읽었는데(헤아려 보니 그렇다), 가장 인상에 깊은 것은 아무래도 가가 형사 시리즈다. 가가 형사 시리즈와는 서로 등지고 있는 듯한 갈릴레오 시리즈도 인상 깊다. 하지만 과학적 추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갈릴레오 시리즈는 시원하지만 딱딱한 느낌인데 반해, 가가 형사 시리즈는 따뜻하다. 가가 형사 개인이 가진 미스터리한 과거와 추리력과 더불어, 그의 인성은 미스터리 소설을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졸업》에서 시작해서, 《붉은 손가락》, 《기린의 날개》가 그랬고, 《신참자》가 그랬다. 


《신참자》에서 니혼바시에 집착하는 형사 가가 교이치로가 그려졌었다. 그런데 그가 왜 니혼바시로 들어와 구석구석을 파헤치고 다니는지, 그 이유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었다. 《기도의 막이 내릴 때》에서 드디어 그 비밀이 밝혀진다(물론 이전 작품들을 읽지 않더라도 이 소설을 읽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야기는 여러 인물들의 삶을 교차시키면서 하나로 모아진다. 수십 년 전의 아픔과 범죄가 우연한 계기에 밝혀지고, 그것은 다시 살인으로 이어진다. 그 사건에는 가가 교이치로의 아픈 가정사가 연관되어 있었다. 가가 형사와 그의 사촌 동생이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은 그 과거를 향해 가는 것이었다. 한 여배우 출신 연출가의 과거, 그녀가 감추어야 했던 비밀, 가가 어머니의 삶

 

사건은 해결되었다.

그러나 사건이 해결되었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여전히 살아가야 하고, 그들은 과거를 품고 있다. 이제 어머니에 관한 많은 비밀을 풀어낸 가가 형사는 어떤 삶을 살아갈지 궁금하다. 《기도의 막이 내릴 때》가 가가 형사 시리즈의 대미(大尾)라고도 하는데, 과연 그럴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건 아무래도 가가 형사라는 인물에 대한 애정이 깊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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