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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읽은 책 | 책읽기 정리 2020-01-3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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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읽은 책들

 

2020년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이제 2020이라는 숫자에 겨우 적응해가는 형편이다.

1월 한 달 동안 읽은 책을 정리해본다.

 

한 달 동안 모두 19권 읽었다.

중간에 설 연휴가 끼어 있었는데, 그 기간에 책을 더 많이 읽지도, 더 적게 읽지도 않았다.

 

목록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제목

저자

출판사

모기

티모시 C. 와인가드

커넥팅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김영민

사회평론

난초 도둑

수잔 올린 (수전 올리언)

현대문학

참모로 산다는 것

신병주

매일경제신문사

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

앨리스 로버츠

푸른숲

진도 7 무엇이 생사를 갈랐나?

NHK 특별취재팀

황소자리

박물관의 뒤 풍경

케이트 앳킨슨

현대문학

살인의 역사

케이트 앳킨슨

노블마인

마시는 즐거움

마시즘

인물과사상사

왜 호모 사피엔스만 살아남았을까?

이한용

채륜서

바디: 우리 몸 안내서

빌 브라이슨

까치

미스터리 세계사

그레이엄 도널드

현대지성

익명의 소녀

그리어 헨드릭스, 세라 페카넨

인플루엔셜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

케이트 앳킨슨

문학사상

인간 크로케

케이트 앳킨슨

현대문학

디자인 원리로 그림 읽기

김지훈

영진닷컴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다산책방

사이언스?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엘리에저 스턴버그

다산사이언스


과학 관련 책으로 읽은 것은(분명한 것은),

이한용의 <왜 호모 사피엔스는 살아남았을까?>와 빌 브라이슨의 <바이: 우리 몸 안내서>, 엘리에저 스턴버그의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세 권뿐이지만, 앨리스 로버츠의 <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라든가, NHK 특별취재팀의 <진도 7 무엇이 생사를 갈랐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사이언스?>도 과학 쪽 책이라고 하더라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소설로 읽은 책은,

케이트 앳킨슨의 <박물관의 뒤 풍경>, <살인의 역사>,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 <인간 크로케>가 있고,

그리어 헨드릭스와 세라 페카넨의 <익명의 소녀>가 있다.

 

역사 관련 책으로는,

티모시 와인가드의 <모기>(난 처음에 과학 쪽 책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신병주의 <참모로 산다는 것>,

앨리스 로버츠의 <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아무래도 과학보다는 역사다),

그레이엄 도널드의 <미스터리 세계사> 정도를 읽었다.

 

에세이로 분류할 수 있는 책은 김영민의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줄리언 반스의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사이언스?> 정도이고, (아주 애매하게) ‘인문 일반이라고 분류해 놓은 책은, 수잔 올린(수전 올리언)<난초 도둑>과 마시즘의 <마시는 즐거움>이 있다.

 

, 김지훈의 <디자인 원리로 그림 읽기>와 줄리언 반스의 책은 또 함께 미술에 관한 책을 묶을 수 있겠다.

 

한 권의 책이 하나로만 분류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읽은 책들에 대해서 다시 평점을 매겨본다.


제목

저자

평점

모기

티모시 C. 와인가드

★★★★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김영민

★★★★☆

난초 도둑

수잔 올린 (수전 올리언)

★★★★☆

참모로 산다는 것

신병주

★★★★

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

앨리스 로버츠

★★★★☆

진도 7 무엇이 생사를 갈랐나?

NHK 특별취재팀

★★★★☆

박물관의 뒤 풍경

케이트 앳킨슨

★★★★☆

살인의 역사

케이트 앳킨슨

★★★★☆

마시는 즐거움

마시즘

★★★★☆

왜 호모 사피엔스만 살아남았을까?

이한용

★★★★☆

바디: 우리 몸 안내서

빌 브라이슨

★★★★★

미스터리 세계사

그레이엄 도널드

★★★★

익명의 소녀

그리어 헨드릭스, 세라 페카넨

★★★★☆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

케이트 앳킨슨

★★★★★

인간 크로케

케이트 앳킨슨

★★★★

디자인 원리로 그림 읽기

김지훈

★★★★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

사이언스?

히가시노 게이고

★★★★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엘리에저 스턴버그

★★★★★


1월에 읽은 책들 중 인상에 남는 것은 빌 브라이슨의 <바이: 우리 몸 안내서>와 엘리에저 스턴버그의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케이트 앳킨슨의 네 권의 소설도 인상 깊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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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우리의 세계를 지어낸다 | 책을 읽다 2020-01-3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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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엘리에저 스턴버그 저/조성숙 역
다산사이언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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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관한 책도 많고, 그중에 재미있고, 잘 쓴 책도 많다(물론 쓰레기 같은 책도 있다). 그런데 뇌에 관해서 얘기하는 책들도 서로 접근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이다. 현상을 주로 설명하는 저자도 있는가 하면, 그 현상의 메커니즘을 애써 설명하려는 저자도 있다. 또 환자를 중심으로 쓰는 저자가 있는가 하면, 정상적인 이에게서 벌어지는 일을 중심으로 쓰는 저자도 있다(물론 정상인에게서 벌어지는 일을 알아내는 데는 환자에서 일어나는 일이 바탕이 되어 왔다). 특별한 한 현상에 대해서 쓰는 저자도 있는가 하면, 다양한 뇌의 역할에 대해서 쓰는 저자도 있다. 아무튼 다양하고, 그래서 비슷한 내용 같아 보이는 경우에도 질리지 않게 읽게 된다.

 

엘리에저 스턴버그의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다름 아닌 저자의 약력이다. 17세에 첫 책을 출간했고, 22세에 이미 뇌에 관한 책을 썼다. 지금 나이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기껏해야 30대 초반 정도 되지 않을까 싶고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약력을 건너뛰고 책을 읽게 된다면 그 사실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것 같다는 점이다. 분명히 이 책 전체를 감싸고 있는 분위기는 열정인데, 그 열정이 분명한 근거와 경험,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이 분야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몸 담아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니까 연륜 자체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책은 분명하게 보여주는 셈이다.

 

스턴버그는 현역 의사로서 다양한 환자의 증상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여기서 이야기라는 것도 중요하다. 이 책은 어쩌면 이야기 책인지도 모른다).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이면서 시각적으로 꿈을 꾸는 이의 이야기, 좀비처럼 자다 일어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무자비한 살인을 저지른 사내 이야기, 전혀 없던 일을 마치 정말로 있었던 것처럼 믿으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이의 이야기,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고 정말로 믿는 선생님 이야기, 환청을 듣는 조현병 환자 이야기, 최면에 의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은행 강도 이야기, 다중 인격을 지닌 환자 이야기 등등. 이런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그 기저에 놓인 뇌의 신비를 풀어나간다.

 

그 뇌의 신비라는 것은 대체로 의식계와 무의식계의 상호 작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무의식계를 자주 언급한다. 이 무의식이야말로 우리의 이야기에서 빈 틈을 찾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주인공이다. 그래서 꿈을 꾸고, 몽유병에 시달리고, 최면에 걸리고(물론 이 경우는 의식이 주인공이긴 하다), 수면마비 상태를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고 굳게 믿기도 하며, 자신 내면의 목소리(소리는 나지 않지만 실제로 근육을 쓴다고 한다)FBI 요원이 자신의 귀에 마이크를 심어 놓았다고 믿도록 한다. 뇌가 우리의 세계를 지어내는 것이다. 뇌는 능력자이다.

 

스턴버그는 이렇게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뇌에 관해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가끔 올리버 색스가 생각났다). 그 결과는 매혹적인 책 한 권이고, 신나는 책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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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읽다]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 책을 읽으며 2020-01-3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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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캠페인 참여

"신경과 의사는 관자엽 뇌전증을 앓는 환자들이 겪는 증상을 '과종교증(hyperreligionsity)'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 예를 들어 빈센트 반 고흐도 관자엽 뇌전증 증상을 많이 보였고,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등 여러 번 종교적 환상에 빠졌다. 마이클 가자니가는 모세, 마호메트, 부처 등 종교적 상징 인물도 그들의 행동으로 판단하건대 같은 질병을 앓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기억한다고 굳게 믿고 있는 이유, 외계인에게 납치당했다고 믿는 이유, 종교적 체험과 임사 체험이 비슷한 이유. 


뇌는 부지런히 일을 한다.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고, 겪지도 않은 일을 지어내면서까지. 우리의 생각에는 빈틈이 없어야 하니까. 


저녁 8시부터 10시 30분까지 126쪽부터 242쪽까지 읽었다.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엘리에저 스턴버그 저/조성숙 역
다산사이언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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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독서]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 책을 읽으며 2020-01-30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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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엘리에저 스턴버그 저/조성숙 역
다산사이언스 | 2019년 12월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꿈을 꿀 수 있는 이유. 뇌가 제 할 일을 열심히 하기 때문, 혹은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착각하기 때문. 


프로이트의 '꿈' 이론은 더이상 과학이 아닌 문학이라는 걸 다시금 확신한다. 


- 아침 7시 30분부터 8시 15분까지 26쪽부터 76쪽까지 읽다. 


 * 예스블로그 독서습관 캠페인' 참여하며 작성한 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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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과학에 대해서 | 책을 읽다 2020-01-2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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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이언스?

히가시노 게이고 저/김은모 역
현대문학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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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처음 읽을 때쯤, 가장 크게 의식했던 부분은 그가 공대 출신에 엔지니어로 일했었다는 이력이었다. 가장 먼저 읽었던 《용의자 X의 헌신》에서도 그런 이력을 알아차릴 수 있었고, 단편소설 중 갈릴레오 시리즈는 그런 이력이 아니라면 쉽게 쓰지 못할 소설이었다. 물론 요즘 나오는 소설들은 그런 요소가 많이 줄었지만, 《라플라스의 마녀》라든가 《마력의 태동》 등에도 히가시노 게이고가 아니면 자신 있게 다루지 못하는 과학이 들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사람 냄새 나는 추리물을 쓰지만, 또 그만큼 과학 냄새도 많은 들어간 추리물을 쓴다.

 

그런 그가 사이언스라는 제목을 단 에세이집을 냈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놀랍지는 않지만, 궁금하기는 했다. 어떤 이야기를 할까?

그런데, 띠지에는 과학책이 아닙니다.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라는 편집자의 언급이 앙큼하게 적혀 있다. 기대를 많이 낮추라는 얘기인지, 아니면 그만큼 재미가 있다는 얘기인지… (그래서 사이언스에 물음표를 넣었나?)

 

결론적으로 과학에 관한 기대는 많이 충족되지 않았고, 또 많이 재밌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형편 없다는 건 아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값에 비하면 좀 헐겁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소설가라서, 또 내가 수십 권이나 읽은 소설가라서 그만큼 기대감이 높았다는 것도 이유라면 이유일 것이다. 또 하나 아쉬운 것은 이 책이 200년대 초반에 쓴 글을 묶은 것이라 이미 시류에서 벗어난 이야기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그 시기에 그가 당연히 했을 법한 우려는, 이미 해결이 되었거나, 혹은 시대적으로 많이 뒤떨어진 생각이 되어버린 것이 있다. 특히 인터넷 관련한 것이 그렇다. 오히려 히가시노 게이고의 생각이 반()과학적인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지금 생각이 궁금하다.

 

흥미로운 것은 그의 글에서 그의 소설을 언뜻언뜻 떠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찜찜한 예감>에서는 《미등록자》를, <알려라, 그리고 선택하게 하라>에서는 《천공의 벌》을, <멸종한 것은 멸종한 그대로>에서는 《몽환화》를 떠올렸다. <두 가지 매뉴얼>에서는 《부르투스의 심장》이 생각났다. 《몽환화》는 대놓고(제목은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그런 글을 연재한다고 했지만, 다른 소설은 그냥 소재나 주제 차원에서 떠올린 것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어떤 생각이 소설로 이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건, 야구에 관한 글이 두 꼭지나, 거기에 올림픽에서 메달에 관한 글도 있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선 스티븐 제이 굴드가 떠올랐는데, 물론 스티븐 제이 굴드의 전문성(?)에는 한참 못 미친다(스티븐 제이 굴드의 나머지 책은 언제 번역되어 나오려나?). 어쨌든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양한 모습을 봤다. 과학만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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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사이언스? | 한줄평 2020-01-2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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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과학을 담은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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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눈으로 그림을 읽다 | 책을 읽다 2020-01-2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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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저/공진호 역
다산책방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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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줄리언 반스의 작품을 나는 에세이로부터 시작했다(《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물론 《시대의 소음》이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연애의 기억》《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와 같은 소설들 모두 잔상이 짙게 남지만장르를 뭐라고 해야 할지 애매한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도 기억에 뚜렷이 남아 있다그가 미술혹은 화가에 대해 썼다(정확히는 미술과 화가에 대해 쓴 글을 묶었다). 그가 미술에 조예가 깊다는 것은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에서 언뜻 봤다(이 책의 옮긴이의 글은 그가 미술 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인 안목으로 가지고다양한 분야의 글을 쓴다는 것을 알려준다《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에서 알아챘어야 하나?).

 

읽으며 사적(私的)’이라는 제목에 붙은 말을 자꾸 생각했다물론 번역본에 붙은 제목이지만그래도 이 책의 제목이니 작지 않은 의미를 지녔으리라. ‘사적인 것의 반대말은 공적(公的)’이려나공적인 글이란 어떤 선언문이나공고문 같은 것일 텐데 그렇다면 공적인 미술 산책은 어떤 것일까잘 떠오르지 않는다미술 작품을 보고서 그에 대해서 쓰는 글은 모두 사적인 게 아닐까그렇다면 이 사적인 미술 산책이란 표현은 사족과 같은 것이겠지만느낌상 전혀 그렇지 않다미술 비평의 정형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았다는 의미일 것이다그리고 그것은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남들(대체로는 전문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고거기에 미술 작품이나 화가별로 서로 다른 시선으로자유로이 보고읽고쓴다는 의미일 것이다이를테면세잔의 그림을 보는 방식과 쿠르베의 그림을 보는 방식은 다르다는 것이며그리고 우리가 이 책을 읽는 것은 또한 세잔이나 쿠르베보다는 줄리언 반스를 읽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줄리언 반스는 뷔야르에 대한 글에서 그가 한 말을 인용한다(솔직히 나는 뷔야르를 처음 알았다). “나를 보지 말고내가 보는 것을 보라.” 비슷한 말이 있다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데 달이 아니라 손가락만 본다는 말화가의 개인적 인격이라든가삶의 궤적이라든가 하는 것보다 그 화가가 그린 그림 자체를 가지고 무언가를 느끼고평가해야 한다는 얘기다줄리언 반스는 그런 관점을 여러 차례 내비친다. “작품을 신뢰하되 화가는 신뢰하지 말라이야기를 신뢰하되 이야기하는 사람은 신뢰하지 말라작품은 기억력이 있지만 화가는 기억력이 없다.”는 말도 비슷한 뜻이다화가가 아니라 그림을 보고느끼고평가하라물론 그림에 대한 평가가 화가의 삶이 알려지고 바뀌는 경우도 지적한다삶이 지저분한데 그림이 고귀할 수 있을까역시 이에 대해서도 줄리언 반스는 여러 차례 언급한다그러나 역시 줄리언 반스는 그림으로 돌아온다별로 고귀하지 못한 화가의 삶에 대해서 언급은 하지만 평가는 자꾸 미룬다.

그러나 정말 그럴 수 있을까? (그러기 쉽지 않다는 것은 브라크에 대한 글에서 분명해진다그는 브라크의 인격과 피카소의 인격을 비교한다피카소의 천재성은 인정하지만그는 브라크와 브라크의 그림에 더 이끌린다.)

 

줄리언 반스는 소설가의 눈으로 미술을 이해하려 한다어쩌면 화가나 미술비평가들은 보지 못하는 것도 보았을 지 모른다(물론 나는 그게 어떤 건지 구분할 수 없다). 분석보다는 직관에 더 의존한다우리가 그렇다아니 그래야 한다유명한 그림을 앞에 두고그것에 대한 숱한 평가들을 기억하고그에 맞추어 그림을 보는 것은 개인적으로’ 의미가 없는 일이다어쩌면 그 그림을 보기 위해 달려간 시간과 돈이 아까워진다나에게 다가오는 그 순간그 느낌을 소중히 여겨야 그 그림은 나의 것이 된다그렇게 생각한다(물론 분석할 수 있으면서그림의 역사를 알면서의미를 알면서 다시 나의 느낌으로 돌아오는 것은 더 의미가 깊겠지만우리 아마추어에게 우선은 나의 느낌이다).

 

가장 인상 깊은 글은 마네의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에 관한 것이다동일한 제목의 세 작품을 분석한다(줄리언 반스는 3가지 버전을 이야기하는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4가지 버전이 있다고 한다). 이 분석은 그야말로 분석적이기도 하지만느낌에 기초한 것이다이게 상상에 기초한 것이란 걸 비로소 알았다(이미 읽었을른지도 모르지만). 화가가 동일한 소재를 여러 차례 그릴 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지고그런 글이 어디 있나 찾고 싶어진다그리고 가장 인상 깊은 그림은 발로통의 <거짓말>(발로통도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거짓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줄리언 반스는 영국의 소설가이지만여기에 등장시킨 화가들은 대부분 프랑스 출신이거나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한 화가들이다프랑스 애호가로서의 줄리언 반스의 면모가 드러나기도 하지만그만큼 영국의 화가가 빈약하다는 것도 보여준다만약에 넣었다면 터너 정도였을 거라 생각하지만그도 이 목록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은 줄리언 반스가 터너에게서 그다지 큰 인상은 받지 못했다는 의미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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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디자인의 원리 | 책을 읽다 2020-01-28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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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알고 보면 더 재밌는 디자인 원리로 그림 읽기

김지훈 저
영진닷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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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누가, 어떤 의미로 그린 그림이며, 어떤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지식 없이 그림을 보게 될 때 어떤 그림은 매우 아름다워 보이며, 안정되게 여겨지는 데 반해, 어떤 그림은 매우 불안정해서 뭔가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게 구도의 문제일 수도 있고, 색감의 문제일 수도 있고, 혹은 어떤 분명한 이유 없는 개인의 감정적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김지훈의 《디자인 원리로 그림 읽기》를 보면 그렇게 느껴지는 이유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컴퓨터 그래픽 아티스트로 근무하고 있다는 저자는 그림을 디자인의 요소로 분석하여, 어떤 그림은 생동감이 넘치며, 어떤 그림은 안정적이며, 어떤 그림은 집중하게 하며, 어떤 그림은 멀리 볼 수 있도록 하며, 또 어떤 그림은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하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다양한 디자인의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흐름과 정지, 비주얼과 색감의 밸런스, 시선의 흐름, 좌우, 상하 대칭의 단순성, 동적인 디자인과 정적 디자인의 비교, 나이에 따라서 무게감과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가의 문제, 공감의 깊이를 나타내는 방법, 디테일을 주어야 할 부분이 어디인지에 대한 감각 등등. 과연 화가들이 이런 것들을 이론적으로 의식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 있지만, 화가들이 의식적이지 않더라도, 감각적으로 선택한 구도와 색감, 그리고 배치 등등이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는 것인지에 대해서, 그림을 해석하는 관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아름다운 그림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김지훈은 그림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장 적은 공통점으로 일관성 있는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쓰고 있다. 상당히 많은 원리를 제시하고 있으면서 가장 적은 공통점운운하는 것이 어쩌면 모순되어 보이지만, 이 제안에서 더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라고 생각된다. 그림을 보는 일관성은 그림을 보는 우리가 각자 가져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어떤 관점일 수 있는가는 배워야 한다. 그것은 집중해야 할 부분을 집중시키는 방법, 나이에 따라서 묘사하는 방법, 움직임과 정지를 나타내는 방법 등등에 관통하는 요소가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가장 적은 공통점이라는 게 말이 된다. , 적지 않은 그림의 디자인적 요소를 얘기하고 있지만 결국은 그것들은 몇 개의 핵심 요소로 귀결된다는 것이고, 그림을 보는 감상자는 최소한 그것만이라도 염두에 둔다면 그림을 잘 읽을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은 그림을 읽는 법모두를 포괄하고 있지는 않다. 그림을 읽을 때 화가의 개인적 역사라든가, 시대적 배경이라든가,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에 대한 사전 지식이라든가, 나의 마음 상태라든가, 그 그림을 보는 시기와 상황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모두 종합되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라고 그것을 모르는 바는 아닐 것이다. 그래도 가장 기초는 그림을 분석하여 어떤 그림이 더 좋게, 아름답게 보이는지부터 아는 것이다. 이 책은 그걸 충분히 친절하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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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케임브리지 살인 사건》) | 책을 읽다 2020-01-2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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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케임브리지 살인사건

케이트 앳킨슨 저/임정희 역
문학사상 | 2015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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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 살인 사건》이 《살인의 역사》와 같은 책인 줄 알았으니, 《케임브리지 살인 사건》를 읽을 필요도, 이유도 없을 뿐더러 읽은 소감을 적을 이유도 사실은 없다. 그래도 《케임브리지 살인 사건》에 대한 느낌도 남길 필요는 조금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옮긴다(그래도 조금 고쳤다).


세 가지 사건이 소개된다

한 집안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막내는 3살 무렵 언니와 함께 집 마당 텐트에서 자다 한밤 중에 감쪽같이 사라진다그러고 30여년의 시간이 지난다

대학 입학을 앞둔 예쁘고 사랑스러운 소녀는 아빠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끔찍하게 살해되고 만다범인은 잡히지 않고, 10년의 세월이 지난다

또 다른 집에서는 갓난애 엄마가 남편을 도끼로 살해한다그리고 그 갓난애의 행방은 묘연해진다

처음에는 이 사건들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 

이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사건을 소개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사라진 아이가 지니고 있던 장난감이 죽은 아버지의 서재 서랍에서 발견되면서 사건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뚱뚱보 변호사 아버지는 일도 관두고 10년 동안 거의 폐인처럼 지내면서 여전히 사건을 추적하고 있다. 여전히 갓난애의 행방은 묘연하다. 여기에 사립탐정 잭슨이 등장한다그에게 사람들은 그에게 사건을 맡기고잭슨은 요란스럽지 않게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이렇게만 보면 소설은 미스터리 같아 보이지만사건을 쫓는 잭슨의 행보는 전혀 활력이 없어 보인다알고 보면 그에게도 깊은 상처가 있다누나가 직장에서 돌아오다 성폭행을 당하고 무참하게 살해당하고형은 그 누나를 배웅나가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자살했다(이 사연은 소설 끝머리에 가서야 알 수 있다)그리고 지금은 아내와 헤어졌고여덟 살 짜리 딸마저 그를 영원히 떠나갈 위기에 처했다소설은 사건들에 집중하지 못하고그 사건들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현재에 조명을 비추고 있으며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데 집중한다살아남은 사람들은 죽거나 사라진 사람들의 무덤과 기억 위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잊지도 못하고그러니 소설은 명백히 미스터리물이 아닌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결국 밝혀지는 사건의 전말을 보면 이 소설은 여전히 미스터리에 관한 소설이다사건의 해결이 극적이지 않은 만큼 (무슨 심각하고 정교한 추리나아주 활력 넘치는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니다사건의 전말은 한방으로 충격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하지만책을 덮고 그 사건들에 대해 생각해보면 점점 더 충격의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근친상간에편애에 따른 질투일방적인 사랑언니에게 뒤집어 씌운 도끼만행살해사건!!! 사라졌던 갓난쟁이는 거리의 소녀가 되어 있었고그 소녀는 살해당한 딸을 잊지 못하는 다른 아빠를 만나고사건은 개별적이었고서로 연관성이 없었지만결국은 서로 연결되고사람들은 그렇게 살아간다모든 것이 치유된 것이 아니지만치유될 수도 없지만치유되지 않았음에도 살아갈 수 있어서 살아간다.

 

결국 이 소설은 살인에 관한 얘기가 아니라어떻게든 살아가는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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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 살인 사건》= 《살인의 역사》 | 책을 읽으며 2020-01-2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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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앳킨슨의 작품들을 왜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는지는 모르겠다(아마도 블로그에서 누군가의 글을 읽고나서였을 건 분명하지만). 그녀의 첫 출세작인 《박물관의 뒤 풍경》을 먼저 읽었고, 다 읽어보자고 마음 먹었다.  검색 결과 '다섯' 권이 국내에 번역 출판되어 있었다. 


《살인의 역사》을 읽었고,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 《인간 크로케》를 읽었다. 케이트 앳킨슨의 작품 세계가 어느 정도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마지막 《케임브리지 살인 사건》을 읽기 위해 책장을 펼쳤다. 《살인의 역사》이 떠올라서, 이 작가는 케임브리지를 무척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까지 했다. 그런데 딱 한 문장을 읽고서 《케임브리지 살인 사건》이 《살인의 풍경》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Case Histories》라는 작품을 《살인의 역사》이라는 제목으로 노블마인에서 번역 출판한 게 2007년이고, 이 작품은 다시 문학사상에서 《케임브리지 살인 사건》라는 제목으로 2015년에 재출판했다. 


뭐랄까... 속은 느낌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당한 느낌? 

그래서 제목에 대해서라도 생각해보는데, 《살인의 역사》이라는 제목으로 된 책만 읽고 드는 느낌은(둘다 읽으나, 하나만 읽으나 그게 그거지만, 번역가도 같은 이름으로 되어 있으나 번역이 달라지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하며), 그래도 "살인의 역사"이라는 제목이 더 '음산한' 분위기를 잘 나타내지 않았다 싶다. "케임브리지 살인 사건"은 너무 설명적이다. 


이제 수정한다. 국내에 번역 출판된 케이트 앳킨슨의 작품은 '네' 권이다. 


인간 크로케

케이트 앳킨슨 저/이정미 역
현대문학 | 2017년 09월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

케이트 앳킨슨 저/임정희 역
문학사상 | 2014년 11월

 

케임브리지 살인사건

케이트 앳킨슨 저/임정희 역
문학사상 | 2015년 08월

 

박물관의 뒤 풍경

케이트 앳킨슨 저/이정미 역
현대문학 | 2016년 03월

 

살인의 역사

케이트 앳킨슨 저/임정희 역
노블마인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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