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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 의해 역사의 흐름이 바뀌었다! | 책을 읽다 2020-02-2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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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웅, 그들이 만든 세계사

이내주 저
채륜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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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흐름이 한 순간에 바뀌어 버리는 계기가 있다. 예를 들면, 중국 국민당에 쫓겨 거의 궤멸 수준에 이르렀던 중국 공산당이 장쉐량이 장제스를 연금시키면서 일본과의 싸움에 먼저 나서라고 나서면서 살아나 결국은 중국 대륙을 석권하게 된 경우가 그렇다.

 

서서히 고조되던 위기감이 한방에 확 달아오르는 경우도 있다. 1차 세계대전의 방아쇠가 된 프린치프의 합스부르크제국 황태자 부부 암살 사건이 그렇다. 이미 전쟁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고, 그 사건 이후에는 주요 강국들의 지도자들의 무능(‘몽유병자들’!)이 전쟁의 블랙홀로 빠져들게 했지만, 그래도 그 암살 사건이 아니었다면 또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었을지 모른다.

 

또는 한 인물의 방향 전환이 국가, 혹은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러시아의 표토르 대제가 18개월이나 자리를 비우며 서유럽에 사절단으로 외유하고 돌아와 러시아의 근대화를 추진한 일이 그렇다. 더 멀리 보자면 로마제국의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그동안 박해해 오던 기독교를 공인한 사건이 그렇다.

 

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으로 파국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도 그렇고, 독소 불가침 조약을 맺은 소련을 향해 총구를 돌린 히틀러의 결정도 그렇다. 만약 그들이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 세계사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을까? 모를 일이다.

 

역사는 필연 같아 보이기도 하고, 우연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렇게 밖에 전개될 수 밖에 없는 여러 요인이 있으며, 누가 하더라도, 어떤 다른 요인이 존재하더라도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 것 같기도 하지만, 바로 그 시점에, 그 인물이, 바로 그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역사의 흐름이 바뀌었을 것 같기도 하다. 크게 보자면, 앞의 견해는 역사에 관한 민중주의적 시각이라면, 뒤의 견해는 영웅주의적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시각이 전혀 다른 것은 아니다. 두 시각을 모두 종합해야 역사를 제대로 조망할 수 있고, 또 그 역사에 비추어 현재와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고 본다.

 


이내주의 《영웅, 그들이 만든 세계사》는 서문에서부터 스스로 엘리트주의적 관점에서 책을 썼다고 한다. 한 개인이 역사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크게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읽다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명 한 개인이 방아쇠를 당긴 상황이 중심이기는 하지만, 그 상황에 이르기까지는 역사적 배경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까 역사의 흐름을 바꾼 배경과 그 배경 속에서 한 개인의 역할, 그리고 그 영향을 체계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사실 제목이 영웅이지만, 영웅이라고 할 수 없는 이들도 적지 않다).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라는 관점에서는 역사를 바라보는 엄중함이, 그 역사의 흐름을 개인이 바꿀 수도 있다는 관점에서는 역사에 관한 책임이 보인다.

 

비록 연재의 형식을 띠었던 글들이라 서로 연결되는 것을 의식하지 않았으나, 다 읽고 나면 세계사를 파노라마처럼 펼쳐놓았음을 깨닫게 된다. 거의 서양의 역사가 중심이지만, 그건 이미 저자가 서문에서 양해를 구했으니 그걸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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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교회와 그리스정교가 분열된 계기는? | 책을 읽으며 2020-02-2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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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캠페인 참여

이내주의 《영웅, 그들이 만든 세계사》에서:

 

로마교회와 비잔티움교회의 공식적인 분열은 1054년이었다. 긴 세월을 두고 갈등 관계가 점진적으로 누적되어 온 결과였으나, 동서교회가 서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도록 만든 결정적 계기는 바로 726년 레오 3세의 조치였다. (중략) 아마도 급진적인 종교정책을 통해 날로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던 교회에 대한 통제권을 재정비하고, 성상숭배를 빙자한 재산 증식으로 국가재정을 좀먹고 있던 수도원 세력을 견제하려는 속셈을 갖고 있었다.” (45~47)

 


“(이베리아) 반도를 평정한 이슬람 기병대의 일부 병력이 피레네 산맥을 넘어 갈리아 남서부 아키텐 공작령에 출몰했다. 이후로도 약탈 성격의 기습공격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마침내 732년 여름 코르도바의 이슬람 통치자 압둘 알 라흐만이 지휘하는 2만여 면의 기병대가 피레네 산맥을 넘어와 갈리아 남부를 휩쓸기 시작했다. 이에 다급해진 아키텐 공국의 오도 대공이 프랑크 왕국의 실권자였던 카를 마르텔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56~57)


 로마카톨릭교회와 그리스정교(동방정교)가 그 즈음(동로마 시대)에 갈라진 것은 알게 되었으나 그 계기가 된 게 레오 3세의 성상파괴령이라는 것, 이베리아 반드를 점령했던 이슬람 세력이 더 위쪽의 대륙까지 진출하려 했으나 그것을 저지한 것이 프랑크 왕국의 카를 마르텔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에게서 로마 이후 유럽을 제패한 최초의 왕국을 만든 프랑크 왕국의 카롤링거 왕조가 나왔다는 것. 처음 알았다. 모르는 게 많다.


영웅, 그들이 만든 세계사

이내주 저
채륜 | 2020년 02월


아침 7시 30분까지, 73쪽까지 읽다.


예스블로그 독서습관 캠페인' 참여하며 작성한 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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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와 관한 희망과 현실 | 책을 읽다 2020-02-2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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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면역항암제를 이해하려면 알아야 할 최소한의 것들

도준상 저
바이오스펙테이터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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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도준상 교수에 대해서.

의아한 것이 이 분의 전공이다. 공대 교수, 그것도 화학생명공학 이런 쪽도 아니고 재료공학이 전공이다. 재료공학과 교수가 면역학을? 잘 연결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감사의 글>을 보면 대충 이해가 된다. 박사후 연구원 시절의 교수가 201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앨리슨 교수의 제자이고, 박사 학위 과정 초반부터 면역학과 공학을 융합하는 연구를 해오고 있다니. 책의 마지막 단락에 다음과 같은 쓰고 있는데, “지금까지 면역항암 치료 분야 발달에 생명과학과 의학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공학의 역할이 점점 커질 것을 기대한다.” 자신 전공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면역항암제에 대해.

나의 면역학 지식은 최근까지만 해도 1990년대 초반에 머물러 있었다. 면역학이란 자기(self)-비자기(nonself)의 구분에 관한 학문, 그 정도였다. 그러니 암세포를 면역의 관점에서 보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 동안 눈부시게 발달해온 면역학에는 깜깜했던 셈이다. 그런 보잘 것 없는 면역학 지식(또는 면역학의 발달에 관한 지식)을 조금이나마 늘리게 된 것은 대니얼 데이비스의 《나만의 유전자》과 《뷰티풀 큐어》가 역할을 했다. 그리고 면역항암제에 대한 것은 이 책과 같은 출판사(바이오스펙테이터)에서 나온 남궁석의 《암정복 연대기》를 통해서였다(《뷰티풀 큐어》도 이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암 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 주로 T세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이 T세포를 많이 만들어내거나, T 세포를 억제하는 세포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암을 치료하는 게 면역항암제다. 오랜 시간 동안 암흑기를 거친 이 방법은 2010년대에 이르러 여보이라는 약이 나오면서 갑자기 대세가 되었고, 급기야 2018년 면역항암제, 그 중에서도 면역관문역제 개발에 선구적으로 나섰던 제임스 앨리슨과 혼조 다스쿠가 노벨상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바로 그 면역항암제에 대한 해설서다.

 

책의 수준에 대해.

그런데 어렵다. 책 제목은 분명 최소한의 것이라고 했는데, 그 최소한의 것이 너무 많고 깊다. 남궁석의 《암정복 연대기》에서 세 가지 새로운 항암제에 대해 쓰면서 한 가지가 이 면역항암제였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 대학 교양 생물학 수준의 책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수준을 뛰어넘는다. 아마 대학원 수준은 되어야, 그것도 그쪽 전공 비스무리한 것은 해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을 완전히이해할 필요는 없다. 핵심과 관심이 가는 분야 정도만 가져가더라도 충분이 의미 있는 책이다. 그래도 최소한의 것은 아니다.

 

내용에 대해.

사실 책의 수준 자체는 별로 문제 삼을 필요가 없다. 이 정도의 책도 나와야 한다. 아마 바이오스펙테이터라는 출판사는 (나오고 있는 책들을 보면) 상당한 수준의 과학 교양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렇게 수준을 높여주는 것도 국내 과학 교양 서적의 다양화를 위해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좀 너무 딱딱하다. 이 책이 전공 서적이 아니라 교양 서적이라고 이해하는데,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비슷비슷한 세포와 분자 이름들이 열거되고, 그것들이 이렇게 반응하고, 이렇게 억제하고, 그래서 이런 현상이 나오기도 하고, 저런 현상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약을 어떤 암에 썼더니 이랬고, 다른 약은 저랬다. 이렇게 이어진다. 마치 전공 서적, 아니 전문 저널의 긴 리뷰를 읽는 느낌이다. 말하자면 연구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땀이든, 그들의 삶이든, 그들의 싸움이든 그런 것들이 있다면 좀 쉬면서 분자 이름들을 따라갈 수 있을 텐데

 

그래도 이 책은 암과의 싸움에서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근거와 그래도 쉽지 않다는 현실을 깨우치게 한다. 연구자들은 지금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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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면역항암제를 이해하려면 알아야 할 최소한의 것들 | 한줄평 2020-02-2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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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이제 대세가 되고 있는 면역항암제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책이지만, 너무 의욕 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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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화의 책읽기를 읽다 | 책을 읽다 2020-02-2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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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양기화의 BooK 소리

양기화 저
이담북스(이담Books)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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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화 선생은 무척이나 친근한 분입니다뵌 적은 딱 한 번뿐이지만 너무나도 익숙하죠양기화 선생과의 인연은 지금은 사라진 중앙일보의 블로그 joins.com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온라인 상으로 알고 지냈는데어느 순간 둘 다 yes24의 블로그로 옮겨 와 있었습니다아마도 거의 비슷한 시기였을 겁니다따지자면 관심사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지만블로그 환경 내의 친구들 사이에서는 매우 가까운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고 느낄 것도 같습니다어쨌든 헤아려보니 10년이 넘는 인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상으로 개인적인 문의를 드렸던 적도 있어서 신세를 지고 있지만그런 희미한 인연과는 별도로 깊이 감사하고 있는 일도 있습니다이 책의 바탕글이 되고 있는 게 인터넷 의학 신문인 <라포르시안>인데초기에 양기화 선생은 <라포르시안>에 칼럼을 게재하면서 댓글을 달면 책을 보내준다는 공고를 냈었습니다제가 2012년 한 해 동안 <라포르시안>, 실질적으로는 양기화 선생으로부터 받은 책은 모두 일곱 권이나 되었습니다(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지금 기록으로 남아 있는 건 그렇네요). 이 책에도 소개되고 있는 맥스웰 그렉 블록의 《히포크라테스는 모른다》타이먼 스크리치의 《에도의 몸을 열다》빌 헤이스의 《해부학자》이브 파칼레의 《신은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와 같은 책이었습니다특히 《에도의 몸을 열다》를 통해서는 《해체신서》를 알게 되었고난학(欄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였고《해부학자》를 통해서는 빌 헤이스를 알게 되고그의 책들을 추가로 찾게 되었습니다그 밖에도 블로그에서 소개하는 책도 적지 않게 찾아 읽게 되었으니 책 읽기에 관해서는 선생님까지는 아닐지라도 선배 소리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가웠습니다그 동안 쓴 리뷰는 쌓이고 또 쌓였을 텐데그것을 묶어 책으로 낸다는 얘기는 이미 들었었습니다이미 읽은 글이 적지 않겠지만그걸 그냥 모니터를 통해 읽는 것과종이에 잉크로 찍힌 것을 읽는 것은 의미가 많이 다릅니다그래서 다시 읽더라도 새로운 느낌이리라 확신했습니다그런데 새로운 느낌이 아니라 분명히 새로운 글들이었습니다서문에도 밝히고 있지만여러 가지 사정으로 다시 쓰다시피 하였다는 것을 실감할 수가 있었습니다비록 2011년에서 2014년에 이르는 글들만을 모은 아쉬움(조금 시일이 지났다는 점에서 그렇고), <라포르시안>에 연재한 글들만을 모은 아쉬움(YES24 블로그에 올린 많은 글들이 빠진 점)이 있지만 말이죠여기에서 다루고 있는 책들 중 저도 읽은 책이 적지 않기에(양기화 선생이 읽은 책의 수도 그렇고 내가 읽은 책의 수도 적지 않으니 그 교집합이 분명 적지 않게 존재하리라는 것은 상식일 수 밖에 없습니다나의 감상과 비교하기도 하고혹은 다시 기억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양기화 선생의 책 읽기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우선 늘 진중합니다우스개소리 같은 게 별로 없죠그 진중함에 꼰대 같은 느낌은 없습니다다만 진지하게 세상을 읽는 것입니다그리고 소리를 높이지 않습니다그러나 소리를 높이지 않는다는 게 의견이 흐물흐물하다는 것은 아닙니다분명한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그 견해가 저랑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그러나 견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게 양기화 선생의 글을 읽는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독서라는 게 대개 확증편향에 기울 가능성이 높은데 이렇게 가까이 조금은 다른 견해를 가진 이의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행운입니다(물론 적지 않은 부분에서는 비슷한 견해이긴 하지만 말이죠). 또한 여기의 글(과 다른 글들 모두를 보더라도)을 보면 양기화 선생은 의학에 대해 매우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아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잘 연결이 되지 않는 부분에서도 의학 쪽으로 깨달음을 가져갑니다자칫하면 아전인수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그런 염려보다는 자신의 분야에 대한 사랑으로 여겨지는 쪽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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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의 뼈와 유전자, 그들은 우리 속에 있다 | 책을 읽다 2020-02-2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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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는 모두 2% 네안데르탈인이다

우은진,정충원,조혜란 공저
뿌리와이파리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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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2% 네안데르탈인이다라는 제목은 물론 우리 유전체에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2% 가량 존재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의미한다. 엄밀하게 말해 이 책의 제목은 틀렸다! 저자들이 이 책을 쓸 즈음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약 4%가량, 혹은 더 많게도 보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제목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은 아니고, 우리의 과학이 얼마나 빨리 변하고 있는지, 그리고 새로운 연구 결과는 오히려 저자들이 쓰고 있는 이 책의 내용을 더 지지하고 있다. 2%, 4%니 하는 게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 유전체에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의미다. 그 의미는 우리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이들의 학명도 호모 사피엔스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과 공존하던 시대가 있었고, 그들의 유전자 덕을 본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근거를 가지고 추측하는 것은 피부와 관련된 유전자라든가 케라틴 섬유와 관련된 유전자들이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온 경우가 많은 것을 볼 때 현생 인류가 유라시아로 이동할 때 기후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리라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이 그런 유전자 얘기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의 세 저자들의 특기는 . 뼈의 모양을 보고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한 고인류의 생김새와 생활을 연구하고, 그들의 건강 상태를 추론한다. (주로 뼈로부터 분리한) 유전자를 분석해서 사람들의 역사를 추적한다. 그래서 이 책은 주로 네안데르탈인의 뼈와 유전자에 대한 얘기를 한다. 참 신기한 것은, 우리는 한번도 네안데르탈인을 보지 못했지만 상당한 확실성을 가지고 그들의 모습과 생활상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아마도 말을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고, 정교한 도구를 제작하여 사냥을 했다. (물론 식인의 풍습이 없었던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아프거나 다친 동료들을 돌보고, 죽은 이들에 대해 꽃을 갖다 놓는 등 추모의 마음까지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거기다 그들은 우리에게 유전자의 일부를 전달한 조상이기도 하다.

 

네안데르탈인을 연구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데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하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먹고 싸는 것 이외에 얼마나 많은, 의미 있는 일을 하는지를 생각해보자. 미술품을 감상하고, 음악을 즐기고, 소설을 읽고, 시를 읊는 일. 그런 일들이 얼마나 우리의 정신을 고양시키는지. 우리의 조상의 삶, 아니 조상이 아니더라도 과거에 우리의 행성을 채웠던 존재들의 모습을 알아내는 것. 그것 역시 우리의 정신과 삶에 분명 영향을 준다.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정신의 고양을 생각해보면 분명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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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汎)유행병 되려나? 코로나바이러스, 위험한 새 국면에 진입할 조짐 | Science 2020-02-2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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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범(汎)유행병 되려나? 코로나바이러스, 위험한 새 국면에 진입할 조짐

번역 by 양병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조만간 막을 수 없는(unstoppable)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 중국 밖에서 발생하는 집단발병의 수(數)와 규모가 신속히 급증하는 것을 우려한 과학자들은 말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심지어 'p'로 시작되는 단어, 즉 범유행병(pandemic)을 들먹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900명 이상이 감염되었는데, 그중 상당수는 대구의 집단감염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최근 며칠 동안 이탈리아 북부에서 300여 명이 감염되어 약 10명이 사망하자,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혼비백산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이란의 집단감염에서 최소한 15명이 사망했으며, 숫자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중동의 다른 나라에 이미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것이다.


최근의 갑작스러운 감염자 급증?이중 상당수는 중국과 무관한 게 분명하고, 일부는 몇 주 동안 탐지되지 않고 진행되었다?현상은, COVID-19을 초래한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게 더 이상 불가능함을 의미할 수 있다.


"특히 이란과 이탈리아에서(그리고 한국에서) 기존에 인식되지 않은 감염이 확인되었다는 것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게 진짜로 불가능할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라고 홍콩 대학교의 벤 카울링(감염병역학)은 말했다.


작금의 사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신을 막기 위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그런 전략에는, 중국 밖에서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s)을 제한하기 위한 훨씬 더 광범위한 조치, 이를테면 휴교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그런 조치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시행하려면, 연구자들은 집단발병에 대한 핵심의문을 해결해야 한다. 그중 하나는 '어린이들이 어른만큼 바이러스를 널리 퍼뜨릴 수 있는가'이며, 또 하나는 '어린이들이 감염에 취약한가'이다.


범유행병의 가능성

「범(汎)유행병」은 '여러 지역에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감염'으로 대략적으로 정의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당국자들은 2월 24일, 글로벌 코로나바이러스 집단발병은 아직 범유행병으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바이러스가 범유행병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을까? 그렇다. 그런데 우리가 그런 단계에 진입했을까? 우리의 평가에 따르면, 아직 아니다"라고 WHO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말했다. WHO는 이탈리아와 이란에 전문가팀을 파견하여, 집단발병의 통제를 돕고 있다.


그러나 다른 과학자들은 세계적 감염사례의 급증을 지적하며, 그것은 이미 두 달째 계속되고 있는 집단발병의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WHO가 뭐라고 말하든, 나는 범유행병의 역학적 조건이 충족되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하버드 의대의 마크 립스티치(감염병역학)는 말했다. "거의 모든 합리적인 정의에 따르면, 현재 범유행병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가 포착되고 있다."


"예컨대, 미국에서 지역사회 확산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라고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당국자는 2월 25일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문제는 '미국에서 지역사회 확산이 과연 일어날 것인가?'가 아니라, '언제 일어날 것인가?'다"라고 CDC 산하 국립 예방접종 및 호흡기질환센터(NCIRD: National Center for Immunization and Respiratory Diseases)의 낸시 메소니어 소장은 말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이란에서 발생한 사망이 특히 골칫거리라고 한다. "만약 첫 번째 사례가 치명적인 것으로 확인된다면, 그건 감염이 이미 몇 주 동안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라고 카울링은 말했다.


"최근 몇 주 동안 레바논, 이란, 그리고 (이란에서 확산된) 그 밖의 나라에서 많은 사례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심히 우려스럽다"라고 영국 사우스햄튼 대학교의 앤드루 테이텀(지리학)는 말했다. 테이텀이 이끄는 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의 글로벌 확산을 모델링하고 있다. "대부분의 이란인들은 해외여행을 하지 않는데, 이는 이란에 수많은 미확인사례가 존재하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오랫동안 유포되어 왔음을 시사한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란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현재 보고되고 있는 것은 최악의 사례이기 때문이다"라고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의 데비 스리다르(공중보건 연구자)는 말했다.


방역망의 구멍

범유행병의 자격이 있든 없든, 립스티치와 다른 과학자들은 "지난 1개월여 동안 중국 밖에서 집단발병이 증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것으로 보이는) 억제수단들이, 조만간 실행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노력들 중에는, 감염자와 밀접접촉자(close contact) 들을 신속히 확인하여, 더 이상의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 격리하는 방법이 포함되어 있었다. "일부 감염자들이 방역망에서 빠져나가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켰지만, 기존의 방역망은 그들을 확인하지 못했다. 내 생각에는 대부분의 나라와 지역사회 들이 충분한 자원을 보유하지 않아, 그들을 추적하지 못했던 것 같다"라고 립스티치는 말했다.


글로벌 집단감염을 '범유행병'으로 지정하는 것을 연기하기로 한 WHO의 결정은 부분적으로, '중국에서의 감염이 1월 23일 ~ 2월 2일에 정점을 찍었다'는 데이터에 기반한다. 그리고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우한을 비롯한 도시들의 부분적 봉쇄와 같은 통제수단이 주효하여, 새로운 사례의 발생을 방지했다는 점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카울링에 따르면, 그런 수단들은 보다 큰 범위와 규모에서 먹혀들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봉쇄는 고작해야 몇 주 동안 효과를 발휘하며, 완화된 격리로 인해 감염된 사람들이 도시를 빠져나감에 따라 새로운 집단발병의 씨앗을 파종할 위험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도시를 완전히 봉쇄하거나 사람들의 이동을 중단시키지 않고 전염을 감소시킨다'는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수단을 신중히 모색해야 한다"라고 카울링은 말했다.


어린이들의 역할

카울링이 말하는 '지속가능한 수단'에는 사회적 거리 유지(social distancing)가 포함된다. '사회적 거리 유지'란 사람들이 서로 만날 평균적 기회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내 생각에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조속한 시일 내에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거리 유지'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그것은 '감염된 사람이 누구인지'에 의존하지 않는다"라고 립스티치는 말한다.


"예컨대, 1918년에 일어난 인플루엔자 범유행병(일명 '스페인독감')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참고 1), "초기에 학교·교회·극장과 같은 공공장소를 폐쇄한 도시들은, 뒤늦게 그런 조치를 취한 도시들보다 감염률과 사망률이 낮았다"고 한다.


그러나 역학자들에 따르면, 현재의 집단발병과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지식이 워낙 빈약하여, 그런 사회적 거리 유지 수단을 효과적으로 실시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 조치를 시행할 적기(適期)를 결정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카울링은 말했다. 가장 흔한 수단 중 하나인 휴교는, '어린이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학을 수행한다'는 과학적 증거가 확보될 경우에만 시도할 가치가 있다. 일부 보고에 의하면, 어린이들은 감염될 경우 심각한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낮다고 하지만, 연구자들은 '어린이가 어른보다 감염에 취약한지'나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쉽게 퍼뜨릴 수 있는지' 여부를 알지 못한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의문 중 하나는 바로 그것이다"라고 카울링은 말한다. "계절성 및 범유행성 인플루엔자의 경우, 어린이들이 확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라고 립스티치는 말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내가 아는 범위에서 그것은 미지수다."


"어린이가 COVID-19의 확산과정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결정하는 최선의 방법은," 립스티치는 말한다. "긴밀히 연관된 사례들을 분석하는 것이다. 예컨대, 하나의 가정을 대상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된 과정'과 '어린이가 제일 먼저 감염되어 다른 구성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면역력의 문제

만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보편화되어 지역사회에서 널리 전파된다면,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면역력을 획득하는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싶어 할 것이다. "연구자들은 '감염된 사람들은 「특정한 기간 동안의 재감염」에 대한 면역력을 획득한다'고 가정한다"고 립스티치는 말한다. "그러나 그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는 불투명하다. 보통감기(common cold)를 초래하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후의 면역력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따라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에도 면역력의 지속기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는 방법은, 감염에서 회복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간경과에 따라 항체의 수준을 검사하는 것이다.


"COVID-19에 대응한다는 것은, '억제'나 '완화'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런던 위생 열대의학대학원(London School of Hygiene and Tropical Medicine)의 데이비드 헤이먼(역학)은 말한다. "이탈리아나 한국과 같은 나라들은 가능한 한 감염을 억제하고 전파자를 추적하려고 노력하는 한편, 완화조치를 준비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당장의 실적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 같다. 이런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집단발병의 성격과 대처방안을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 참고문헌
1. Hatchett, R. J., Mecher, C. E. & Lipsitch, M. Proc. Natl Acad. Sci. USA 104, 7582?7587 (2007); https://doi.org/10.1073%2Fpnas.0610941104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0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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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계몽주의 발견하기 | 책을 읽다 2020-02-2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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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근대 세계의 창조

로이 포터 저/최파일 역
교유서가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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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주의라고 하면, 쉽게 떠오르는 것은 대부분 프랑스의 사상가들이다. 1700년대 그들은 무지에 대해 투쟁하였고, 그들의 투쟁은 끝내 프랑스 혁명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계몽주의는 그야말로 인류사에 빛이 된 역사로 남아 있다. 그런데, 이 프랑스 계몽주의의 선구자이자 대표주자라 할 볼테르는 프랑스에서 쫓겨나 영국으로 가서 보고 들은 것에 대해 영국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는다. 어쩌면 영국에 대한 동경이 프랑스 계몽주의로 이어졌다고도 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영국의 계몽주의에 대해서는 별로 말이 없다. 기록된 영국의 계몽주의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존 로크이다. 그밖에도 데이비드 흄이니, 애덤 스미스 같은 인물들은 계몽주의자가 아니라 할 수 없는 인물들이다. 심지어 철학사나 경제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인물들이다. 그렇지만 쉽게 영국의 계몽주의란 로말은 잘 꺼내질 않는다. 영국에 계몽주의자는 있었지만 하나의 흐름으로서 계몽주의는 없었다는 듯이. 과연 그럴까?

 

로이 포터의 대답은 분명하다. 영국에 계몽주의는 분명히 존재했다. 존재했을 뿐만 아니라 그 영국의 계몽주의는 근대 정신의 탄생에 결정적이었고, 너무 시기적으로 일렀다는 것이다. 그런 대답을 실증하기 위해 그는 17세기 말부터 18세기에 이르는 영국 사회 전반, 특히 엘리트 집단에서 벌어졌던 온갖 흐름을 조망하고 있다. 거기에는 앞에 말한 대표적 계몽주의자뿐만 아니라 홉스, 이래즈머스 다윈(찰스 다윈의 할아버지), 웨지우드, 토머스 멜서스, 조지프 프리스틀리, 벤담과 같은 잘 알려진 인물들, 그밖에도 전문가들이나 들어봤음직한 수많은 인물들을 동원하면서, 종교, 과학, 사상, 도덕, (), 출판, 빈부의 문제, 행복에 대한 생각, 자연, 진보, 개혁, 정치 등등 온갖 분야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있다.


하나하나 그들의 생각들이 드러난 말과 글 들을 모두 언급하고 비교할 수는 없지만, 로이 포터가 이렇게 방대하게 인용하면서 탐구한 결과는 몇 가지로 요약할 수는 있다. 우선은 17, 8세기의 영국 계몽주의가 하나의 단일한 이데올로기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어떤 이들은 과격할 만큼 진보적이었던 데 반해서, 다른 이들은 체제 수호에 열심이기도 했으며, 사회의 발전을 위한 방안도 서로 어긋나는 것들이 많았다. 계몽이, 사람들의 무지를 일깨워 앎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때, 어떤 방향이든 자신들의 생각을 드러내고 사람들을 일깨우려고 했던 노력들은 모두 계몽주의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다양한 생각들이 펼쳐질 수 있었던 것은 1688년 명예혁명 이후 출판의 자유가 보장되면서라고 할 수 있다. , 영국의 계몽주의가 나타날 수 있었던 계기는 바로 그 무혈 혁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영국 계몽주의의 가장 큰 특징, 혹은 결과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영국의 계몽주의는 혁명과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몇몇 계몽주의자들이 프랑스 대혁명에 환호했지만, 그들의 환호는 영국에 대한 혁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혁명으로 이어지지 못한 계몽주의는 계몽주의일까? 하는 의구심도 드는 것이다. 그래서 영국에 계몽주의자는 있었을른지 몰라도 계몽주의라고 하는 일련의 도도한 흐름은 없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영국 계몽주의가 그러한 혁명 없는, 또는 혁명에 대한 예방 주사로서 기능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의 대표적인 특징이 바로 개인주의에 있었다고 본다. 다양한 생각과 주장 속에 공동체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영국의 계몽주의자들은 개인을 강조했고, 사적인 삶을 보장하고자 했으며, 그래서 자유방임주의가 나왔다. 이렇게 쓰고 있다.

로크는 통치자에 맞서 개인적 권리들을 역설했다. 흄은 시민적 덕성보다 사적인 삶을 더 소중히 여겼다. 스미스는 자유로운 시장에서의 개인 행위자를 옹호했다. 벤담은 모두가 평등하며 각자는 자신의 이해관계를 가장 잘 판단한다고 주장한 한편, 고드윈은 체계적인 아나키즘을 정식화했다.” (725)

 

비록 한 나라의 한 시기의 사상사를 자세히 들여다본 것이긴 하지만, 그 나라가 영국이라는 것은 의미가 깊다. 영국은 그 당시 이미 세계적인 제국을 건설하고 있었고, 그로부터 한동안 세계의 표준이었다. 읽다 보면 그 당시의 사상과 아이디어가 현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지금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자주 느낄 수 있다. 과거를 읽는 것은 현재를 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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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근대 세계의 창조 | 한줄평 2020-02-2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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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계몽주의의 계몽주의는 숨겨졌지, 없었던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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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의 네 단계 시대 구분 | 책을 읽으며 2020-02-25 14:16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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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로이 포터의 《근대 세계의 창조》에서 읽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류 역사를 여러 시대로 구분해 왔다.

보이지 않는 손의 주인공, 자유방임주의, 정치경제학의 태두 애덤 스미스도 그렇게 시대를 구분했다는 것은 몰랐는데, 사실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사상가들은, 사상가이고자 하는 이들까지 포함해서, 역사를 자신의 기준에 따라 구분하고자 한다. 애덤 스미스도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역사를 네 단계로 구분한다.

사냥꾼의 시대 ? 양치기의 시대 ? 농부의 시대 ? 상업 시대

그 시대의 대표적 직업으로 구분한, 아주 직관적인 시대 구분이다.

 

“’가장 낮고 가장 조잡한 사회 상태는 사냥꾼의 시대였다. 그 생산 양식에서는 재산이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그러한 부재는 동시에 의존성을 배제했다.

두 번째, 양치기의 시대는 불평등의 증대를 야기했고, 그와 더불어 예속이 생겨났다.

(중략) 세 번째 시대, 농부의 시대도 대체로 마찬가지였다. 유목민 군사 지도자가 우두머리 양치기인 것처럼, 세 번째 시대에도 권력은 가장 많은 땅을 소유한 지주한테 있었다.” 


스미스의 목표는 당연히 네 번째 시대, 당시의 현대였던 상업 시대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네 번째상업 시대는 분기점을 이루었다마침내 거래하고 사고팔고 교환하는’ 자연스러운 성향이 자유롭게 발휘되어 상호 의존성의 유익한 네트워크를 수립하게 된다. (중략풍요와 자유사치와 문명 간의 이 결합의 비밀을 탐구하면서 스미스는 봉건 영주들의 몰락에 눈길을 돌렸다.” (593)



근대 세계의 창조

로이 포터 저/최파일 역
교유서가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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