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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나다. 과학으로! | 책을 읽다 2021-01-3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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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빌 설리번 저/김성훈 역
브론스테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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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나는 누구인가? 나를 나로 만드는 것들은 무엇인가? 철학적 질문처럼 들리지만 여기서는 과학의 질문이다(하지만 이 과학의 질문들에 답을 해나가다 보면 결국엔 철학이 되어간다).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나’를 이루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크게 보면 나의 몸과 정신이 있다. 몸이야 물리적인 것이니까 논란이 있을 수 없고, 나의 정신은 과연 어떻게 구성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 정신이라는 걸 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가능할까, 싶지만 과학자들은 이미 그에 관해서 많은 답변들을 시도해 왔다. 빌 설리번의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은 바로 그 ‘나’를 이루는 것들에 대한 과학의 질문이자 답변이다. 과학으로 나를 만나는 시도다.

 

빌 설리번은 나의 입맛과 식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지, 내가 중독에 빠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나의 기분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인지, 나의 폭력적 성향은 무엇 때문인지, 내가 사랑에 빠지는 건 어떤 작용에 의한 것인지, 나의 뇌 속에 들어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특정한 신념을 가지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왜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들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우선 ‘나’는 유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전자의 작용, 혹은 이상으로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결정되고, 내가 아프고, 어떤 기분을 느끼고, 중독에 빠지는 것이 결정된다. 심지어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도 결정된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 있다. 유전자의 변화가 아니라 내가 놓인 환경(더 정확하게는 유전자가 놓인 환경)에 따라서 유전자가 켜지기도 하고, 꺼지기도 한다. 이 후성유전적 작용은 나한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아들, 딸, 심지어 손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미생물이 있다. 요즘은 미생물, 즉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없는 것처럼 여겨질 정도로 이 미생물의 분포와 종류에 따라서 많은 질병과 비만, 기분 등이 좌우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다. 이 유전자, 후성유전, 미생물이 바로 ‘나’를 결정한다.

 

그리고 환경이 있다. 이 환경은 후성유전을 통해 유전자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쥐 공원(rat park)’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행동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기도 한다(저자는 아이슬란드의 청소년을 예로 들기도 한다).

 

마치 빌 설리번은 우리의 모든 것이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듯이 쓰고 있지만, 사실 그것을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쓰고 있다. 그것을 알았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방향을 정할 수 있다. ‘나의 미래’에 대한 문제인데,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이러한 과학 지식을 토대로 유전자를 고치고,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을 관리하면서 질병을 고치고 있다. 환원주의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비판을 하곤 하지만 바로 그 환원주의적 지식은 ‘인간의 존엄을 갉아먹는 대신 고통을 완화하고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의 답은 과학에서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다른 존재가 아닌 바로 인간이기에 과학에 기대어 인간성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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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 한줄평 2021-01-3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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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나와 인간을 과학적으로 이해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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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공원(Rat Park) | 책을 읽으며 2021-01-3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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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 오늘 읽은 책 참여

1977Simon Fraser University의 심리학자 브루스 알렉산더(Bruce Alexander)는 환경이 약물 중독 극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중요한 실험을 했다.

 

그는 그동안 쥐를 이용한 약물 중독 연구가 그냥 있는쥐를 대상으로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쥐들을 자극이 풍부한 환경에 놓으면 어찌될 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는 쥐 공원(Rat Park)’를 만들었다. 말하자면 쥐들을 위한 파라다이스였다. 파라다이스에서 쥐들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었고,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이 많았다. 당연히 암컷과 수컷을 함께 들였고, 가족을 꾸릴 수 있도록 했다.

 

알렉산더는 일단 두 무리의 쥐를 모두 모르핀에 중독되도록 만들었다. 그러고는 한 무리의 쥐는 쥐 공원에, 또 한 무리의 쥐는 고립된 무서운 공간에 넣었다(실험이지만 세상은 불공평하다!). 중요한 점은 그 두 곳 모두에 일반 물과 함께 모르핀이 들어 있는 물도 함께 넣었다는 점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쥐 공원의 쥐들은 대부분 모르핀을 외면했다. 그 녀석들은 모르핀에서 일반 물로 갈아탔다. 반면 고립된 공간의 쥐들은 여전히 모르핀을 탐닉했다.

 

빌 설리번은 이 실험 결과를 이렇게 해석한다.

평균적으로 보면 우리의 행동 또한 이 실험에 참여한 쥐들과 그리 다르지 않다. 사람이 다행스럽게도 도파민 보상 반응을 자연적으로 자극해주는 환경에 살게 되면 대부분은 부자연스러운 자극 방법을 추구하지 않는다.” (142)

 

물론 환경이 전부는 아니다(빌 설리번도 강조한다). 자극이 풍부한 환경을 만들어주면 마약 문제가 사라질까? 그렇지 않다. 이는 보편적인 원리이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그건 중독과 관련한 생물학, 생화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빌 설리번 저/김성훈 역
브론스테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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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대학살, 소설로 '기억의 위기'에 저항한다 | 책을 읽다 2021-01-3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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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간

홋타 요시에 저/박현덕 역
글항아리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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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로 이 소설을 내 독서 목록에 넣었는지 잊은 채로 책 무더기 속에서 골라 읽기 시작했다. 몇 장을 읽고 전율했다. ! 이런 소설이구나!

 

난징대학살을 다룬 소설. 그 처참한 상황을 다룬 소설이라는 점만으로 그 전율을 설명할 수 없다. 작가가 일본인이라는 것도 부분적이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주인공이 중국인이라는 점이다. 가해자인 일본 작가가 중국인의 관점에서 이 학살을 바라보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게 가능한 것일까 싶었다. 이에 대해서는 책 말미에 헨미 요의 해설이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소설이 발표된 1955년 즈음에는 일제는 중국을 침략하지 않았다‘, ’난징대학살은 환상이고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았다라는 식의 주장을 드러내놓고 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이 작품이 별다른 논쟁 없이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그게 1990년대 들어 그런 인식을 자학사관이라고 하면서 난징대학살, 일본군 위안부(사실은 성노예) 등을 국제적 음모라 내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나오기 힘든 소설이 그 당시에는 나올 수 있었다는 얘기다. 헨미 요는 기억의 위기라는 표현을 하고 있다. 홋타 요시에의 시간은 바로 그 기억의 위기에 대항하는 소중한 자산일 수 밖에 없다.

 

수십 만이 살해당했다는 난징 대학살. 살해라는 표현만으로는 그 참혹함을 드러낼 수가 없다고 한다. 소설은 그 한 가운데서 임신 중이던 아내와 다섯 살 난 아들을 비참하게 잃고(아내는 강간당한 후 살해당하고, 아들은 살아남았었지만 혼란의 와중에 밟혀 죽는다), 사촌 여동생을 잃어버린 후(사촌 여동생은 나중에 돌아오지만 강간당하고, 매독에 헤로인 중독에 빠진 지경이었다) 집단 살육의 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주인공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탈출하고도 일본군이 관사로 사용하는 자신 집의 집사로 들어가 첩보원 활동을 하는 주인공은 전쟁과 삶과 인간에 대해 깊이깊이 성찰한다. 그런데 그 성찰이라는 것이 언제나 인간의 가장 밑바닥까지 보고, 겪은 이후의 것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가까스로 삶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나도 수십 만이 살육당했다고 했는데, 사실 이렇게 죽음을 숫자로 표현하는 것은 우리를 무감각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행동경제학이라든가 심리학, 혹은 마이클 센델의 정의론 등에서도 이야기한다). 이에 대해 홋타 요시에는 이렇게 쓴다.

숫자는 관념을 지워버리는 건지도 모른다. ... 죽은 사람은, 그리고 앞으로 계속해서 죽을 사람은, 수만 명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죽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죽음이 수만에 이른 것이다.”

 

소설이 가치가 있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숫자로 기록되는 커다란 덩어리의 비극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죽음이 가지는 비극이 보다 우리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더 공감하게 하고, 더 분노하게 한다. “많은 사람 사이에 끼어서 앞사람을 밀고 뒷사람에게 밀리는 것만으로 충분히 냉혹해지고 비정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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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푸드를 먹으면 생기는 일들 | 책을 읽으며 2021-01-3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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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 오늘 읽은 책 참여

식이섬유가 들어가면 그에 반응해서 Akkermansia muciniphila라는 세균 숫자가 치솟는다. 아커만시아균은 날씬한 사람에게서 더 자주 보이고, 비만, 2형 당뇨, 염증상장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 빌 설리번,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111)

 

Akkermansia균은 익숙하다. 바로 경희대 배진우 교수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로 비만과 관련한 세균으로 찾아낸 것이기 때문이다. Akkermansia균은 장에서 점막층의 회전률을 높인다. 점막층은 자주 떨어져 나가는데 회전률이 높아야 튼튼하고 각종 염증에 대한 방어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점막층에 문제가 생기면 위장관에서 내용물이 빠져나가고 염증이 생긴다. 그리고 체중이 증가한다. 지방을 섭취하면 Akkermansia균이 줄어들고, 식이섬유를 먹으면 Akkermansia가 늘어나서 체질량 대비 지방 비율을 줄이고, 염증 줄이고, 인슐린 저항성도 줄인다.

 

세균이 우리의 건강과 무척 관련이 깊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세균이 우리의 식욕을 어떻게 조작하는지에 대해서는 두 단계로 설명한다.

 

첫째, 세균이 만드는 화학물질이 뇌로 들어가 세균의 성장에 필요한 음식에 식탐을 느끼게 만든다. 둘째, 세균이 만드는 화학물질은 세균에게 필요한 음식을 먹을 때까지 우리를 기분 나쁘게 만든다.” (112)

 

그래서 빌 설리번은, “세균이 우리의 지배자로 군림하면서 식욕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기분도 흔들어놓을 수 있다고 쓰고 있다.

 

물론 비만은 개인적인 의지 문제가 아니다. 유전적인 원인이 있으며, 태아였을 때, 아니 아빠의 정자 형성시에 어떤 원인에 의해서 비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일종의 질병이긴 한데,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는 그 질병으로부터 빠져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정크푸드를 먹으면 운동을 하겠다는 동기가 극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 건강이 이중으로 타격을 입는 것이다. ... 비만인 사람이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이유가 꼭 게으르거나 자제력이 없어서라기보다 정크푸드가 그들의 기분과 행동을 바꾸었기 때문” (116)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빌 설리번 저/김성훈 역
브론스테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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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스가 입체적으로 그린 아우구스투스 | 책을 읽다 2021-01-2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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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우구스투스

존 윌리엄스 저/조영학 역
구픽 | 201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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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스의 4편의 발표 소설 중 마지막 작품 아우구스투스를 읽으며 안도했다. 편지와 회고록 들을 촘촘히 엮어 놓아 독자들에게 친절한 듯 보이지만, 이 소설은 절대 친절하지 않다. 소설을 구성하는 많은 편지와 회고록 들은 사건이 벌어지기 전, 벌어진 후의 일과 감상을 얘기할 뿐 정작 사건의 진행은 생략되어 있다. 이미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 시기의 역사에 익숙하지 않다면 접근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시오노 나나미, 콜린 매컬로, 로버트 해리스 같은 이들의 작품에 감사해야 했다.

 

그 약간의 불친절만 넘어서면 이 소설은 독특한 매력을 준다. 거의 모두 작가 스스로 날조한 편지와 회고록, 일기들이지만 그것들을 통해서 존 윌리엄스는 공적으로 기록된 역사와는 별도로 그 역사 속의 인물들 마음 속으로 들어가고자 했다.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서 역사를 그리고자 하는 작가들은 당연히 그런 의도를 갖겠지만, 특히 구체적인 사건의 진행을 생략한 채 그 주변을 그리는 수법은 작가의 의도를 더 분명하게 드러낸다. 사건의 흐름보다 그 사건의 흐름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이 읽힌다.

 

소설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에서는 옥타비우스가 아우구스투스가 되기까지를 다룬다. 카이사르의 암살 소식을 들은 순간부터 시작해서 안토니우스를 격파하여 로마의 황제(끝까지 황제라는 칭호를 거부하고 프린켑스의 위치에서 아우구스투스라 불렸다)가 되기까지의 성공 이야기다. 두 번째 부분의 주인공은 아우수스투스의 딸 율리아다. 율리아는 아버지인 아우구스투스가 자신의 후계자로 점찍었던 마르켈루스와 결혼했다, 그가 죽자 아그리파와, 그리고 또 그가 죽자 (진짜로 다음 황제 자리를 이어받은) 티베리우스와 결혼한다. 달리 설명할 수 없는 정략 결혼이었다.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한 최고 권력자의 딸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그녀는 지금 표현으로라면 타락한다. 그러다 반역 음모에 연루되자 아우구스투스는 간통법으로 율리아를 유폐시킨다. 유폐된 판다테리아 섬에서 기록한(실제로는 존 윌리엄스가 상상한) 일기는 공()을 위하여 희생된 사()의 비극를 보여준다. 묘한 대비이며, 역사 소설을 쓰면서 존 윌리엄스가 무엇을 의도했는지 짐작케 한다. 전혀 닮지도 않았다고 생각한 소설 스토너가 연상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거의 대부분은 차지하는 첫 번째와 두 번째 부분 이야기에서 아우구스투스의 글과 목소리는 없다. 마지막에야 죽음을 앞둔 아우구스투스의 편지가 등장한다. 아우구스투스의 회상은 첫 번째와 두 번째 부분에서 주변 인물들의 기억과 느낌과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우구스투스가 자신의 생각을 숨기고 교묘하게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켰던 통치술의 대가라는 것을 연상케 하기도 하지만, 또한 공적으로 기록된 역사와는 다른(‘틀린이 아닌) 또 다른 역사적, 개인적 진실이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대니얼 멘델슨의 해설에서도 인용해서 놀랐지만,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여기며 밑줄을 그은 대목도 다음과 같은 아우구스투스의 독백이다.

내가 그 책을 읽고 내 글을 적다 보니, 문득 이름은 내가 맞는데 나도 잘 모르는 남자 얘기를 하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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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음식 - 뜨거운 음료 - 술 - 스릴 | 책을 읽으며 2021-01-28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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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 오늘 읽은 책 참여

흔히 매운 것을 뜨겁다고 표현하는데, 이것 자체가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다.

 

매운 맛을 내는 화학 물질이 캡사이신(capsaicin)이라는 것은 다들 잘 안다. 이 캡사이신은 TRPV1 수용체와 결합하는데, TRPV1이라고 하는 유전자는 세포 표면에서 감지되는 열에 의해 활성화되는 단백질 수용체를 만든다. 열에 의해서 이 수용체의 일부가 녹고, 이 신호가 뇌로 이어져 앗 뜨거!’라는 의식을 하게 한다. 캡사이신이 이 열 감지 수용체와 결합한다는 얘기는 캡사이신이 TRPV1을 활성화시키면 마치 열이 뇌에 주는 메시지와 동일한 메시지를 준다는 말이다. 그래서 매운 음식을 먹으면 진짜로 뜨겁다고 느끼고 외분비선에서 땀이 흐르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뜨거운 고데기에 데일 때나 매운 고추를 씹을 때나 똑같은 메시지를 받기 때문에 말 그대로 뜨거운 느낌을 받는다.”

- 빌 설리번의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63)

 

그런데 이 TRPV1을 활성화시키는 물질이 또 있다. 바로 알코올! 그러므로 독한 술을 들이키면 화끈거리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TRPV1 수용체에 유전적 변이가 있어 캡사이신에 대한 결합력이 떨어지고 그래서 매운 맛을 잘 견딜 수가 있다. 그 매운 맛을 잘 견디는 사람은 뜨거운 음료도 잘 마시고, 술도 잘 마실 가능성이 높다.

 

한 가지 더.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스릴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걸 양성 피학증(benign masochism)’(이렇게 쓰니 마치 병처럼 여겨지기도 한다)이라고 하는데,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효과로 따지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빌 설리번 저/김성훈 역
브론스테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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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과 고독. 이제는 돌아갈 수 없다 | 책을 읽다 2021-01-2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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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직 밤뿐인

존 윌리엄스 저/정세윤 역
구픽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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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의 작가 존 윌리엄스는 평생 네 편의 소설을 발표했다. 그중 첫 작품이 오직 밤뿐인이다. 2차 세계대전에 공군으로 참전했다 비행기 사고로 부상당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작품을 구상하고 썼다고 한다. 스물 네 살의 고독한 청년이 주인공인 이 소설을 전쟁터의 텐트 속에서 스물 두 살의 청년이 썼다는 얘기다.

 

그의 부인과의 인터뷰를 보면 존 윌리엄스는 이 작품을 멀리했다고 한다. 미숙한 시기의 미숙한 작품이라 생각했을까? 그럴 수도 있겠다. 평생을 단 네 편의 소설을 발표할 정도라면 대체로 완벽주의에 가까웠을 것 같다. 심지어 영문학 교수라면. 이제 겨우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는 나이에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이후 세상에 대한 생각과 그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진 못했지만, 그래도 멀리 떨어져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세상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때의 자신이 세상에 대해 던진 질문과 답이 조금은 부끄러울 수 있을 것이다(작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누군들 그러지 않겠는가?).

 

오직 밤뿐인은 우울하다. 어느 도시의 호텔에 머물며 직업도 없이 아버지가 보내주는 수표로 살아가는 청년 아서 맥슬리는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 그는 환상에 시달린다. 겨우 만 하루 동안의 이야기지만 그 사이에도 그의 감정은 극단을 달린다. 그런 우울이 어디서 왔는지는 짐작할 수 있다. 어머니의 부재다. 어머니가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지만 분명 충격적인 사건이었으며 그때부터 아버지로부터도, 그리고 세상으로부터도 도피를 선택하게 된다. 무슨 과정을 거쳐서 그렇게 되었는지는 알려주지 않지만, 그것을 알려주지 안기에 그 계기가 무엇이든 지금 외롭고, 닿지 않는 사랑을 갈구하는 정신 자체가 있을 뿐이다. 전쟁에서 전우는 죽고, 자신은 살아남아 그들의 인식표를 회수하러 가는 일을 맡게 된 것과 같이.

 

읽으면서도 모호하고 우울했다. 다 읽었을 때 사위가 어두어지고 있었다.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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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의 존 윌리엄스, 다른 작품들 | 책을 읽으며 2021-01-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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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를 읽었던 게 20161월이었다(http://blog.yes24.com/document/8388759). 읽고 쓴 글에도 밝혔지만 상당히 감동을 준 소설이었다. 출판 당시에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던 소설이 그가 죽고서야, 그것도 10년이 지나서야 재출판되면서 입소문을 타게 된 사연 자체도 그 감동에 한 몫 했다. 저자 자신처럼 영문과 교수를 주인공을 내세운 사연도 궁금했다(과연 그의 삶과 소설 속 주인공 스토너의 삶과는 어떤 접점이 있었을까?).

 

그 소설이 전부인 줄 알았다. 특별히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라, 다른 소설에 대해서는 별로 의식하지 않았다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최근에 그의 소설이 모두 네 편이란 걸 알았다.

1948년에 발표한 첫 소설 오직 밤뿐인,

1960년에 발표한 도살자의 건널목,

세 번째에 발표한 소설이 바로 1965년에 출판되었던 스토너였고,

마지막 소설은 1972년도의 아우구스투스.

 

아우구스투스는 이미 2016년에 번역 출판되었고, 오직 밤뿐인2020년에 번역되었다. 오직 밤뿐인의 책날개를 보니 도살자의 건널목도 출간 예정이다.

 

 

스토너

존 윌리엄스 저/김승욱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01월

 

 

오직 밤뿐인

존 윌리엄스 저/정세윤 역
구픽 | 2020년 02월

 

 

아우구스투스

존 윌리엄스 저/조영학 역
구픽 | 201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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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게 태어난 사람, 부자로 태어난 사람 | 책을 읽으며 2021-01-2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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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 오늘 읽은 책 참여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아동은 성인이 되서서 건강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 2012년 한 연구에서 캐나다 맥길대학교의 유전학자 모셰 스지프(Moshe Szyf)는 어린 시절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성인이 어린 시절에 잘 살았던 성인과 비교했을 때 서로 다른 유전자군이 메틸화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위가 낮게 태어난 원숭이와 지위가 높게 태어난 원숭이를 비교했을 때도 유사한 DNA 메틸화의 차이가 발견됐다." (37)

 

여기서 메틸화(methylation)란 DNA를 구성하는 뉴클레오타이드에 메틸기 (methyl group)이 부착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그 유전자는 읽히지 않는다(, 발현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유전자의 염기서열 자체는 변하지 않으면서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 그리고 그것을 연구하는 분야를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라고 한다

 

태어나는 것으로 정해진다는 게 그냥 어떤 유전자를 받는지도 관건이지만, 태어날 때 어떤 환경에 놓이는지도 관건이라는 얘기다. 좀 허탈하기는 하지만, 얘기는 여기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빌 설리번 저/김성훈 역
브론스테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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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9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