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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色)에 관하여, 혹은 색의 인식에 관하여 | 책을 읽다 2021-04-3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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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온 컬러

데이비드 스콧 카스탄,스티븐 파딩 저/홍한별 역
갈마바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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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색에 관한 책은 적지 않다. 미술에 관련된 책이야 당연히 색에 관해 전문적으로 다룰 것이고, 그 밖에도 대표적으로 색에 관한 역사와 인문적 성찰에 관한 미셸 파스투로의 책들도 있다. 검정색, 파랑색, 빨강색 등 특정 색에 관해서 자세히 다룬 책들도 있다. 그러니 색에 대한 책이라고 해서 그 자체로 독특하거나 의미를 갖는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영문학 및 문화학자인 데이비드 스콧 카스탄과 화가인 스티븐 파딩이 함께 쓴 온 컬러는 그런 책들 가운데서도 독특한 지점에 서 있는 책으로 보인다.

 

제목대로 색()에 대해서 쓰고 있다.

빨주노초파남보. 이른바 무지개의 색으로 인식하고 있는 색과 검은색, 흰색, 회색을 덧붙여 10가지 색에 대해 이야기한다(무지개의 식을 7개로 본 첫 인물을 뉴턴이다. 그는 성경의 천지창조와 관련된 숫자 7에 맞추기 위해 주황색과 남색을 보았다고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단순히 색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색을 인식하는 보편성과 문화적, 개인별 특수성에 대해서부터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 본격적인 개별 색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색 자체보다는 그 색이 가지는 이미지, 그 색에 대한 태도로 이야기를 확장시켜 나간다. 빨강색에 대해서는 붉은 장미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색의 실재성에 대해서 논의한다. 노란색에 대한 이야기의 중심이 인종이라는 것도 대단히 독특하면서 의미가 있다. 과거에는 동아시아인을 희다고 인식했던 서양인들이 자신들과는 다른 살색을 지닌 인종으로 인식해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누구나 살색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서양인 역시 유색인종임에도 불구하고, 백인종, 황인종, 흑인종이라는 구분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비판적으로 쓰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7이라는 숫자를 맞추기 위해 뉴턴이 억지로 인식하고 끼워넣었던 남색(indigo)에 관한 장에서는 그 색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된 노동을 강요당했던 노예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물론 화가와 함께 쓴 책이므로 여러 화가와 그림이 등장한다. 특히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린 인상파의 등장에 관한 얘기는 흥미롭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 얘기를 하는 장이 바로 보라색(violet)’에 관한 장이라는 점이다. 인상파의 색이 보라색이라는 것은 별로 생각지 않았었다.

 

그러니까 온 컬러는 기본적으로 색에 관한 이야기지만, 색 자체보다는 그 색에 관한 인식과 사용에 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생각하는 책이다. 이렇게 보면 색에 관한 이야기는 무궁무진해질 수 밖에 없다. 누구나 특정 색에 관해 특별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문화적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특수한 경험이나 인식은, 그게 보편적이기 때문에 또한 재미있으면서도 공감받는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꽤 높다. 서론의 제목대로 색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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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은 어디에 있는가? | 책을 읽으며 2021-04-3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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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은 어디에 있는가?

화학자는 색을 띤 물체의 미시물리적 속성에서 색을 찾으려 한다. 물리학자는 이 물체가 반사하는 전자에너지의 특정 주파수에서 색을 찾는다. 생리학자는 이 에너지를 감지하는 눈의 광수용체에 색이 있다고 한다. 신경생물학자는 이렇게 받아들인 정보를 뇌에서 처리한 것이 색이라고 한다.”

- 데이비드 스콧 카스탄, 스티븐 파딩, 온 컬러(16~17)

 

 

온 컬러

데이비드 스콧 카스탄,스티븐 파딩 저/홍한별 역
갈마바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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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마지막 문단 | 책을 읽으며 2021-04-30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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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닐지 모르지만 가장 유명한 부분은 마지막 페이지다. 많은 후대의 저자들이 이 마지막 부분을 인용해왔는데, 종의 기원을 다 읽으며 끝까지 와서 읽은 기분은 더욱 감동적이다.

 

온갖 종류와 많은 식물들로 덮여 있으며, 덤불 사이에서 새가 노래를 부르며, 다양한 곤충들이 휙휙 돌아다니며, 축축한 땅 표면을 기어다니는 벌레들로 복잡한 강둑을 바라보는 것은 흥미로우며, 또한 서로서로 너무나 다르며, 아주 복잡한 방식으로 서로서로 의존하고 있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유형들 모두가 우리 주변에서 작동하는 법칙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곰곰이 생각하는 것도 흥미롭다.”

처음에는 소수였던 유형이 단 하나였던 유형에 몇몇 능력들과 함께 생명의 기운이 불어넣어졌다는 견해에는 장엄함이 있다. 그리고 이 행성이 고정된 중력 법칙에 따라 자신만의 회전을 하고 있는 동안, 너무나 단순한 유형에서 시작한 가장 아름답고도 훌륭한 유형들이 끝도 없이 과거에도 물론이지만 현재에도 진화하고 있다.”

- 다윈(신현철 역주), 종의 기원 톺아보기에서

 

 

종의 기원

찰스 다윈 저/신현철 역
소명출판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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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다시 읽기 | 책을 읽다 2021-04-3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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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종의 기원

찰스 다윈 저/신현철 역
소명출판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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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은 과학사에서, 아니 지성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책이다. 인류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완전히 바꾼 책으로 첫째, 둘째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책이라는 평가도 많다. 이 책에 관한 에피소드도 적지 않다. 이미 자연선택의 원리를 정립했던 다윈이 오랫동안 책을 쓰지 않다(이미 요약본을 써서 몇몇 친한 과학자들에게 보이긴 했지만) 월리스의 편지를 받은 후 급하게 발표하고, 또 이 책을 썼다는 얘기는 식상할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방대한 책을 구상하고 있다 부랴부랴 쓴 짧은’(!) 책이 바로 종의 기원이다. 그렇지만 종의 기원은 결코 간단한 책이 아니다. 시대를 뛰어넘으며 읽히고 있지만, 지금도 읽기에 그리 녹록한 책도 아니다.

 

종의 기원은 그저 현대적인 어법으로 쓰인 책이 아니라서 읽기 쉽지 않은 책은 아니다. 다윈은 대단히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고, 바로 그 다양한 분야의 방대한 자료에 대해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에 이 책이 어렵다고 봐야 한다. , 독자가 다윈의 지적 수준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인 것이다. 그래서 종의 기원을 읽기 위해서는 인내심도 필요하고, 도움도 필요하다.

 

신현철 교수가 역주를 단 종의 기원 톺아보기가 의미가 있는 지점은 바로 그 지점이다. 다윈이 언급하고 있는 생물들과 지역 등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종의 기원이라는 책의 구조, 그리고 다윈의 의도를 해설하는 등 종의 기원을 통독하는 데 크게 도움을 준다. 사실 2,200여 개에 달하는 주석 중 모두가 이 책을 읽는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읽는 이마다 관심이 다르고, 또 수준도 다르다. 그래서 읽는 이마다 필요한 주석이 있고, 필요치 않는 주석도 있다. 물론 궁금한데 간혹 주석이 없는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신현철 교수의 주속은 최소공약수가 아니라 최소공배수 격이라 할 수 있다. 찾아보고, 해석한 노고에 감사할 수 밖에 없다.

 

종의 기원을 읽다보면 다윈이 자신의 이론, 자연선택설 혹은 변이를 동반한 친연관계에 대한 이론을 단순하게 주장만 한 게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다윈의 자연선택설을 헉슬리가 이렇게 간단한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자신의 머리를 쳤다고 했을 만큼 그 아이디어 자체는 복잡하지 않다. 하지만 그 이론을 정립하고도 수십 년 동안 발표하지 않고 타당성을 검증해왔다. 그런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이론의 발표에는 커다란 저항을 예상할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아주 정교하고도 방대한 증명이 필요했다. 종의 기원은 바로 그 정교하고도 방대한 증명의 기록이다.

 

또한 종의 기원은 어떤 이론의 증명으로만 읽을 수 있는 책도 아니다. 다윈이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모든 방대한 예는 그것 자체로 흥미롭다. 스스로 자신을 자연사학자라 불렀던 다윈은 자연과 생물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잘 이해하고 있었고, 그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진화를 통하여 이루어진 생물의 다양성에 많은 사람들도 감탄하고 공감하기를 기대했다. 종의 기원을 읽는 것은 다윈의 논증을 따라가는 것임과 동시에 지구에서 만들어져 진화를 거듭하고, 현재의 생태계를 이룬 생물들에 대해 인식하고 감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아주 오래 전에 종의 기원을 읽었었다. 오래 전에 읽은 책들에 대해 그 내용이 어렴풋해지고 잊혀지는 것과는 달리 종의 기원은 그럴 수 없는 책이었다. 비록 종의 기원을 앞에 두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진화에 대한 강의도 했었고, 또 관련한 일도 했으니 그 품에서 지낸 것이었고, 또한 생물학을 연구하는 것은 어찌 되었든 종의 기원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이었다. 짧지 않은 시간을 두고 다시 읽으며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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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과 용불용설 | 책을 읽으며 2021-04-2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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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 오늘 읽은 책 참여

다윈은 유전의 원리를 알지 못했다(혹은 잘못 알았다). 멘델의 논문이 실린 잡지가 그의 서재에 꽂혀 있었다고도 하지만 그 논문을 읽었다는 흔적은 없다.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유전은 대체로 피가 섞이는 것과 비슷한 것이었다(지금도 흔히 비유적으로 말하듯).

 

이와 같은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만, 다윈이 용불용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점은 잘 언급되지 않는다. 다윈의 자연선택 원리는 라마르크의 용불용설과 비교해서 설명하는 것으로 유명한데(특히 기린의 목 진화와 관련해서),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용불용설을 언급하고 그에 기대어 진화를 설명하고 있는 것은, 지금 생각하기에 다소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우리가 사육하고 있는 동물들이 사용하는 어떤 부위는 강화되고 크게 만들어지거나 사용하지 않는 부위는 감소한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변형이 유전된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 다윈(신현철 역주), 종의 기원 톺아보기(187)

 

물론 다윈의 진화론에서 핵심은 자연선택이고, 자연선택에 관한 설명을 위해서 진화가 아닌 유전의 원리로서 용불용설을 끄집어냈다.

 

자신들의 부모와 자신 사이에서 나타나는 소소한 차이 하나하나에는 원인이 무엇이든, 하나하나에 하나의 원인이 반드시 있지만, 이런 차이들이 자연선택을 거치면서 개체에게 유리할 때에는 꾸준히 축적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는 구조에 좀 더 중요한 모든 변형들을 가져다주었으며, 지구상에 있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생명체가 서로서로 맞서 싸우도록 했으며, 가장 잘 적응한 생물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했다.”

- 다윈(신현철 역주), 종의 기원 톺아보기(231)

 

 

종의 기원

찰스 다윈 저/신현철 역
소명출판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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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들과 살아가기 위해 | 책을 읽다 2021-04-29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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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저/홍한별 역
민음사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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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을 탄 작가의 작품을 읽은 게 꽤 될 테지만, 노벨문학상을 타기 전에 수상작가의 작품을 먼저 읽은 경우는 단 한 경우다(적어도 지금까지는). 바로 가즈오 이시구로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파묻힌 거인2016년에 읽었고, 그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2017년의 일이었다.

 

클라라와 태양은 가즈오 이시구로가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작품이다. 인터뷰를 보면 스톡홀름에 가기 전에 이미 1/3 정도 쓰고 있었다고 한다. 그 얘기는 노벨문학상 수상이 이 작품의 주제 등에 큰 영향을 까치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노벨문학상이라는 무게를 스스로 느끼고 뭔가 거대한 주제를 다뤄야겠다는 의도를 갖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내가 느끼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세계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환상, 또는 몽환적. 이 정도일 것 같다. 그 스스로는 소설의 배경이라든가 인물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내가 읽기에는 상당히 불분명한 경우가 많으며, 사건의 전개 자체에 방점을 찍지 않는다. 소설을 어떤 구체성을 띤 흥미로운 이야기로 생각한다면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은 거기에 부합한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은 읽는 건 그리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바는 어느 정도 파악이 되지만 그 주제를 드러내는 방식은 친절하지 않다. 친절하지 않은 소설을 읽을 때의 반응은 다양할 수 있는데, 그런 경우 소설가에게 가장 바람직한 반응은 당연히 소설에 집중하는 것이다. 다행히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은 그런 경우가 많다. 미묘하게 반복되는 상황이지만 거기서 변화하는 심리를 읽어내기 위해 애를 쓰게 된다. 그렇게 그의 소설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읽힌다.

 

클라라와 태양역시 시대적 배경부터 애매모호하다. 에이에프(AF, Artificial Friend)가 주인공이니만큼 어느 정도는 먼 미래인 것 같지만,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이나 상황은 오히려 지금보다도 과거처럼 여겨진다. 그들이 서로 연락하는 수단에서 휴대폰은 아예 등장하지 않고, 그들이 살아가는 도시나 마을 역시 미래는 커녕 현대적이라고 전혀 여겨지지 않는다. 미래 사회라기보다는 지금 세계를 이야기하기 위해 화자로서 AF를 등장시킨 것뿐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또 이런 생각도 해본다. 우리가 첨단의 기기를 가지게 되었음에도 그 의식은 과거에 머물러 그것들과 어울려서 살아가야 하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런 문명에 대한 반응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어느 시대나 새로운 것에 적응이 늦거나, 혹은 부조화를 이루는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 우리가 맞닥뜨려야 할 미래는 그런 부적응, 부조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또한 그 관계에 의해 사회적 위치가 결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 거기에 지금까지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원은 인간뿐이었던 세계에서, 이제는 반려동물이 그 자리에 들어오고 있고, 또 앞으로는 그 범주에 이런 인조인간(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든)을 포함시켜야 할 시대가 오고 말 것이라는 예상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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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경제학 | 책을 읽다 2021-04-1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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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크 선장의 보이지 않는 손

피터 T. 리슨 저/한복연 역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4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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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에 대한 인상은 어린 시절 매주 TV 애니메이션 <보물섬>과 커서 본 영화 <캐러비안의 해적>으로 결정되었다. 아마 대부분이 그러지 않을까?(물론 연령대마다 조금 다를 순 있겠지만) 난폭하며 제멋대로이지만, 어느 정도 낭만을 지닌 집단이 바로 해적에 대한 인상이다.

 

피터 리슨은 해적에 대한 인상을 확 바꾸어 놓는다. 어린 시절부터 해적에 푹 빠졌었다는 그가 만약에 역사학자라면 해적의 정체와 역사에 관해서 주로 썼겠지만, 그는 경제학자다. 그래서 해적을 경제학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본 해적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해적에 대한 생각을 확 바꾸어 놓고 있다.

 

일단 제목부터 그렇다. 우리말 제목 후크 선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나 원제 “The Invisible Hook” (보이지 않는 후크)는 모두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은유에서 가져온 말이다. 자본주의를 표현하는 이 은유를 썼듯이 해적의 경제를 자본주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해적에 대한 생각과 다른 점부터 보면, 우선 해적 선장을 해적들의 투표로 결정했다는 것부터 들 수 있다. 그것도 11표제에 기초했고, 선장이 해적들의 이익에 거슬렀다면 가차없이 그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권력 분산을 위해서 사무장까지 두었다(그 직위도 투표로 선출했다). 물론 그들이 민주적인 의식이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선원이었던 그들이 상선 선장에게 받았던 고통에 대한 반작용이 있었고, 또 해적이라는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범죄적인 이기심이 그런 해적선의 민주주의가 만들어졌다.

 

또한 해적선에는 나름의 규약이 있었다. 무법천지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분명히 가지고 있었고, 노략할 물건을 나누는 규정도 분명했다. 또한 놀랍게도 다쳤을 때, 어디를 다쳤는지에 따라 보상하는 원칙도 두고 있었다. 말하자면 사회안전망을 갖추고 있었다는 얘기다.

 

해적선의 깃발은 고도의 신호 전달의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고, 그들이 행했다는 고문도 실제보다 과장해서 알려지게 함으로써 공포를 브랜드화하여 자신들의 이익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흔히 포획한 상선의 선원을 강제로 징집하여 해적화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자원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게 훨씬(100?) 이익이 되기 때문이었다. 다만 붙잡혔을 경우 유죄 판결이 나면 사형당하기 때문에 그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강제징집되었다는 소문을 내고, 또 광고까지 냈다. 그러니까 강제로 해적에 편입시켰다는 인식은 오히려 해적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는 얘기다.

 

또 놀라운 것 중 하나는 해적 중에 흑인들이 적지 않았고, 당시 노예 시대였음에도 노예가 아니라 자유인으로 활약을 한 경우가 훨씬 많았다는 점이다. 물론 그들이 노예 제도에 관하여 전향적인 의식을 지닌 진보주의자여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비용은 집중되고 편익은 분산되는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어려운 말이지만, 간단히 얘기하자면 흑인들을 노예로 부리기보다 자유인으로 함께 활약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해적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매우 다른 조직이었고, 그렇게 운용된 이유는 그들이 그 시대의 사람들과는 매우 다른 사람들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경제적 법칙에 의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해적은 매우 모순적인 존재였다. 평화주의자였지만 사디스트적 면모가 다분했다. 보물을 찾아 해매는 사회주의자였고, 해골과 뼈다귀의 깃발로 자신을 알리지만 또한 자신의 존재를 감추어야 했다. 구성원들을 강제로 징집하는 형식을 취했던 자유주의자들이었고, 정부가 없는 사회에서 엄격한 규약을 지키며 살아가는 존재였다. 피터 리슨은 그런 모순의 존재인 해적을 이해하기 위해 경제학의 눈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제학의 눈을 빌리면서 해적의 낭만을 제거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런 분석이 오히려 해적으로 더 낭만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해적을 바라보는 시각, 혹은 우리가 역사적으로 과장되게, 혹은 오해하고 있는 집단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느 하나일 수는 없다. 그 하나의 시각이 바로 경제학의 시각인데, 독특하다는 것을 넘어서서 흥미롭고, 또 생각할 거리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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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기(Jolly Roger)의 효용 | 책을 읽으며 2021-04-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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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의 저항과 그에 따르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적들은 악명 높은 깃발, 즉 해적기(Jolly Roger)를 개발했다. ‘졸리 로저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논란이 있긴 하지만, 오랫동안 악마의 별명이었던 ‘Old Roger’에서 나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 이름이 원래 프랑스 버커니어의 빨간 깃발을 의미하는 ‘jollie rouge’(pretty red)에서 유래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그의미와는 달리, 해적기는 피에 굶주린 해적들을 상징하기보다 폭력적인 싸움을 피하려는 해적들의 강한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 피터 리슨, 후크 선장의 보이지 않는 손(148~149)

 

해적들이 무조건 싸움을 즐기는 이들이었다는 선입견과는 달리, 아주 합리적인 이유로(주로는 경제적인 이유) 그들은 싸움을 꺼렸다. 대신 상선이 자신들을 두려워해서 항복하기를 원했다. 그 수단이 바로 자신들의 호전성을 나타내줄 상징이었고, 그게 바로 해골과 뼈를 교차시킨 깃발, Jolly Roger였다.

 


 

후크 선장의 보이지 않는 손

피터 T. 리슨 저/한복연 역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4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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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의 뇌질환 | 책을 읽다 2021-04-1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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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계사를 바꾼 21인의 위험한 뇌

고나가야 마사아키 저/서수지 역/박경일 감수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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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것들이 참 많다.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다. 카오스 이론에 의하면 베이징에서 나비 날개짓이 뉴욕에 폭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고 하니 무엇이든 역사 속에서 바로 그런 일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다른 경로를 탔다면 역사의 경로 역시 바뀌었을 것이다. 다만 과거는 이미 결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으니, 역사에 만약에라는 가정이 필요 없다고 할 뿐이다. 하지만 역사 속에서 어떤 가르침을 받고자 한다면 다른 상황을 가정해보는 것은 가능한 일일뿐더러, 오히려 그래봐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세계사를 바꾼(사실 더 정확한 표현은 세계사를 바꿀 뻔한이 아닐까 싶다) 것들에서 이번에는 유명인의 뇌질환 얘기다. 또 생각해보면 이것 역시 당연한 이야기이긴 하다. 인간의 사고가 이뤄지는 게 뇌이니만큼, 세계사에 영향을 미쳤던, 미칠 수 있었던 유명인의 뇌질환이야말로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또 누구든 어느 정도의 질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만큼 뇌질환 역시 그리 드문 것이 아니었을 것이니 유명인의 뇌질환은 역사의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뇌과학 책이 매우 유행을 타고 있고, 뇌질환에 대해 쓴 (좋은) 책도 적지 않다. 그런데 신경내과학을 전공한 일본인 저자인 고나가야 마사아키의 이 책이 그런 책들과 다른 점은, 뇌질환의 역사에 대해서 다루기보다(그러면서 유명인의 뇌질환이 언급되는 게 아니라) 역사 속 유명인의 행적을 이야기하면서 뇌질환을 다룬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좀 더 역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역사 속의 그 인물이 가졌던 뇌질환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부터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 어떤 유명인이 어떤 뇌질환을 앓았을까? 그건 다음과 같다.

 

잔 다르크와 도스토옙스키의 측두엽뇌전증(흔히 간질이라 불렸던 뇌질환)

로마 황제 막시미누스의 뇌하수체 거인증과 말단 비대증

클레오파트라가 죽음의 방식으로 택했던 코브라의 독이 일으키는 중증근무력증

남북전쟁 당시 북군 총사령관이었던 그랜트 장군의 편두통(남군의 항복하는 시점에 묘하게 편두통이 사라지면서 아주 관대한 결정을 내렸다)

나치와 히틀러의 집권으로 이어진 바이마르 공화국의 힌덴부르크 대통령의 치매와 히틀러의 파킨슨병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해군 총사령관이었던 더들리 파운드의 뇌종양

2차 세계대전의 종전 당시 소련의 의도에 말려들게 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고혈압뇌출혈

중국 마오쩌둥의 흔히 루게릭병이라고 하는 근위축측삭경화증

소련의 붕괴에 방아쇠를 당긴 소련 서기장 브레즈네프의 혈관치매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의 펀치드렁크 증후군

시인 보들레르의 창작열을 지피고, 마피아 알 카포네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던 매독

미국 포크송의 대가 우디 거스리의 헌팅턴병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감방에 붙여져 있던 사진의 주인공 리타 헤이워스의 알츠하이머병

미국 스리마일섬과 소련 체르노벨의 비극을 가져온 수면무호흡 증후군

천재 골퍼로 추앙받아 바비 존스를 추락시킨 척수공동증

페라리사의 후계자를 요절하게 만든 근위축증

 

이렇게 보면 꼭 세계사를 바꾸었을까 싶은 꼭지도 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이 애처롭게 불쌍해보이지, 위험하게 여겨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뇌질환이 그들의 삶을 급격하게 바꾸었고, 그렇게 급격하게 바뀐 한 사람의 운명이 역사의 물길을 완전히 뒤바꾸거나, 혹은 조금이라고 경로를 바꾸게 한 것만은 부인할 수가 없다.

 

이 질병 중에는 아직도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질병이 적지 않다. 이를테면 헌팅턴병은 그 유전적 원인이 최초로 밝혀진 병임에도 치료할 수 없고, 근위축측삭경화증(루게릭병) 역시 많은 기기들로 예전보다 생활할 수 있는 여지가 늘었을 뿐 치료할 수 없다. 알츠하이머병도 초기에 발견한 경우에 진행을 늦추는 방법이 제시되었을 뿐이다. 그러고 보면 완전한 치료법이 발견된 경우가 드물다.

이건 또 무엇을 말할까? 앞으로도 뇌질환으로 역사의 경로가 수도 없이 바뀔 것이란 얘기인가? 그러나 그렇게 바뀐 역사의 경로가 실제로는 결정된 과거로서 우리가 겪는 역사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게 더 맞다. 다만 여러 지도자의 경우에서 보듯이 질환을 가지고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는 경우 국가적 비극을 가져왔다. 어떤 지도자를 가질 것인가는 국민이 할 바이다. 유명인의 뇌질환에 대해서 읽는 게 그저 흥밋거리만이 아닌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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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균과 홍종우, 그들의 엇갈린 삶 | 책을 읽다 2021-04-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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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

정명섭 저
추수밭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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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신정변의 풍운아 김옥균. 그 김옥균을 저격한 홍종우.

위대한 선각자 혹은 친일 모험가라는 양극단의 평가를 받아온 김옥균과는 달리, 홍종우는 삶의 궤적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출세를 위해 민씨 일파의 사주를 받은 수구파로 낙인찍혀 있다. 사실 김옥균에 대한 평가도 극과 극 사이를 오가는 것도 그의 행적이 그리 명료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력 집안에서 태어난 명민했던 청년은 정변을 일으켰다 실패했고, 또 한 청년은 그를 쏘았다. 그들의 삶은 어디서 엇갈렸을까? 그 둘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어느 정도나 타당한 것일까?

 

정명섭은 두 풍운아의 삶을 엇갈리면서 그려내고 있지만, 더 오래 살아남았다는 이유와 함께 지금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이유, 그리고 너무 편향적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이유로 홍종우에 다소 방점을 두고 있다. 홍종우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몰락한 양반 가문에 태어난 홍종우가 일본을 거쳐 프랑스에 발을 딛은 최초의 조선인이라는 것부터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이다. 그를 수구파와 개화파 중 굳이 어느 한쪽에 세운다면 개화파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김옥균을 중심으로 한 급진 개화파가 아니었고, 이른바 왕당파였다. 임금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한 인물이었다. 비록 출세에 대한 생각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자신의 출세만을 위했다면 신조 없이 이쪽저쪽을 왔다 갔다 했겠지만 그의 행동에는 어느 정도 일관성이 있었다. 말하자면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정명섭이 평가하기를, 그가 김옥균을 저격한 이유도 그가 꾸었던 조선의 미래가 김옥균과는 달랐기 때문이었다.

 

홍종우에 대한 정명섭의 인식을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그를 오로지 김옥균을 암살한 순간의 인물만으로 인식하고, 김옥균을 암살하기 전과 암살한 이후의 삶을 지워버리는 것은 구한말의 파란만장한 역사의 많은 부분을 지워버리는 것과 같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김옥균을 암살하기 전 프랑스에서는 춘향전심청전을 번역해서 소개하였고, 김옥균을 암살한 이후, 조선 정부로부터 환영을 받았고(아니 그렇겠는가. 당시 조정의 입장에선 김옥균이 대역죄인이었으니) 고종의 측근으로서 활동하면서 적지 않은 활동을 한 것이 바로 홍종우였다. 친러파로 시선을 받기도 했고, 황국협회를 이끌며 독립협회가 격렬히 대립하기도 했다.

 

시대에 따라 김옥균과 홍종우에 대한 평가는 극명히 달라져 왔다. 김옥균은 대역죄인이었다. 그를 따랐거나 관계가 있던 많은 인물들이 처형당했다(살아남아 망명의 길을 떠났던 인물들은 오히려 갑신정변의 중심인물들이었고, 그들 중 몇몇은 금위환향하기도 했다). 갑신정변 10년 후 상하이에서 김옥균을 암살한 홍종우는 조선 정부의 충신이었고, 고종을 최측근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러일 전쟁 이후 일본의 한반도 지배가 확실해지면서 김옥균은 선각자로 평가받기 시작했다(김옥균의 죽음에는 일본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음에도. 일본 정부는 김옥균 살해 정보를 입수했음에도 김옥균에게 알리지 않았다). 홍종우는 그런 선각자를 죽인 출세주의자이자 수구파로 전락해버렸다. 오랜 동안 그런 평가가 이어졌지만, 다시 시대가 변하면서 김옥균을 친일파로서 바라보는 이들도 생겼다.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바라보는 것은 어쩔 수 없이 편향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그들 삶의 궤도, 의도를 모두 파악할 수 없을뿐더러, 그것을 알더라도 그것을 평가하는 시각도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다만 두 풍운아의 삶과 비켜나가면서, 어느 시도도 성공하지 못하고 결국은 나라가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다. 아니다. 겨우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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