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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읽은 책 정리합니다 | 책읽기 정리 2021-07-3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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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더운 7월이었습니다.

아직 더위는 한창이지만, 이 더위가 영원할 리는 없습니다. 조금만 더 참으면 될 겁니다.

 

7월 한 달 동안 읽은 책을 정리해봅니다.

한 달 동안 모두 23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초반에는 제 상황 때문에 조금 더뎠습니다만 그래도 열심히 책을 읽은 한 달이었습니다.

제목

지은이

출판사

일본의 굴레

태가트 머피

글항아리

동사의 맛

김정선

유유

황제 프리드리히 2세의 생애 ()

시오노 나나미

서울문화사

황제 프리드리히 2세의 생애 ()

시오노 나나미

서울문화사

바이러스 사회를 감염하다

남궁석

바이오스펙테이터

물은 H2O인가?

장하석

김영사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봄날의책

숲은 고요하지 않다

마들렌 치게

흐름출판

똑똑하게 생존하기

칼 벅스트롬, 제빈 웨스트

안드로메디안

미국이라는 나라 영어에 대하여

이창봉

사람in

인플레이션

하노 벡, 우르반 바허, 마르코 헤르만

다산북스

수학, 풀지 말고 실험해 봐

라이이웨이

미디어숲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

안인희

민음사

서양 중세 상징사

미셸 파스투로

오롯

컬러의 말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윌북

누워서 과학 먹기

신지은

페이스메이커

살인 현장의 구름 위

히가시노 게이고

재인

오해의 동물원

루시 쿡

곰출판

수학은 과학의 시다

세드리크 빌라니

궁리

코끼리의 여행

주제 사라마구

해냄

인류 모두의 적

스티븐 존슨

한국경제신문

당신이 인간인 이유

마티 조프슨

쌤앤파커스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홍성원

리드리드출판

 

가만히 보니 역사와 관련한 책을 꽤 읽은 것 같네요.

태가트 머피의 일본의 굴레, 시오노 나나미의 황제 프리드리히 2세의 생애(), (), 미셸 파스투로의 서양 중세 상징사,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의 컬러의 말, 스티븐 존슨의 인류 모두의 적이 그런 책들입니다.

하노 벡, 우르반 바허, 마르코 헤르만의 인플레이션은 경제 관련 책이지만 오히려 역사 관련한 내용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과학 관련한 책도 역시 몇 권 읽었습니다.

남궁석의 바이러스 사회를 감염하다, 장하석의 물은 H2O인가?, 마들렌 치게의 숲은 고요하지 않다, 칼 벅스트롬와 제빈 웨스트의 똑똑하게 생존하기, 라이이웨이의 수학, 풀지 말고 실험해 봐, 신지은의 누워서 과학 먹기, 루시 쿡의 오해의 동물원, 마티 조프슨의 당신이 인간인 이유가 과학과 관련한 책으로 묶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니 역시 과학 관련 책들을 가장 많이 읽었네요.

 

소설은 두 권 밖에 못 읽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살인 현장은 구름 위와 주제 사라마구의 코끼리의 여행

 

그냥 인문서라고 밖에 분류할 수 없는 책들이 있는데, 김정선의 동사의 맛, 아서 프랭크의 아픈 몸을 살다, 안인희의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와 같은 책들입니다.

 

그 밖에 이창봉의 미국이라는 나라 영어에 대하여홍성원의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과 같은 실용서(?)도 읽었습니다.

 

한 달 동안 읽은 책들에 대해 다른 달과 마찬가지로 다시 평점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제목

지은이

평점

일본의 굴레

태가트 머피

★★★★☆

동사의 맛

김정선

★★★★☆

황제 프리드리히 2세의 생애 ()

시오노 나나미

★★★★☆

황제 프리드리히 2세의 생애 ()

시오노 나나미

★★★★☆

바이러스 사회를 감염하다

남궁석

★★★★☆

물은 H2O인가?

장하석

★★★★☆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

숲은 고요하지 않다

마들렌 치게

★★★★☆

똑똑하게 생존하기

칼 벅스트롬, 제빈 웨스트

★★★★☆

미국이라는 나라 영어에 대하여

이창봉

★★★★

인플레이션

하노 벡, 우르반 바허, 마르코 헤르만

★★★★☆

수학, 풀지 말고 실험해 봐

라이이웨이

★★★★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

안인희

★★★★☆

서양 중세 상징사

미셸 파스투로

★★★★★

컬러의 말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

누워서 과학 먹기

신지은

★★★★

살인 현장의 구름 위

히가시노 게이고

★★★★

오해의 동물원

루시 쿡

★★★★★

수학은 과학의 시다

세드리크 빌라니

★★★★

코끼리의 여행

주제 사라마구

★★★★☆

인류 모두의 적

스티븐 존슨

★★★★☆

당신이 인간인 이유

마티 조프슨

★★★★☆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홍성원

★★★★

 

많은 책들에 대해 별 넷 반을 주게 되네요. 꽤 괜찮은 책들을 많이 읽었다는 얘기일 겁니다.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을 골라보자면, 미셸 파스투로의 서양 중세 상징사와 루시 쿡의 오해의 동물원입니다.

 

서양 중세 상징사

미셸 파스투로 저/주나미 역
오롯 | 2021년 05월

 

오해의 동물원

루시 쿡 저/조은영 역
곰출판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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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를 | 추천 5        
AI 시대 생존법 | 책을 읽다 2021-07-3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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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홍성원 저
리드리드출판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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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카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통해서 인간이 IT 기계에 의존하면서 자신의 독자적인 사고 능력을 상실해가는 상황에 대해 경고했다. 벌써 10년 전 일인데, 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점점 더 그가 우려했던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 단편적인 지식, 그것도 거의 필터링을 거치지 않는 채 나도는 지식들을 소비하면서 그것을 정보라고, 자신이 더 똑똑해지고 있다고 여기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AI (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대와 함께 두려움은 커지고 있다. 몇 년 후에 어떤 직업들이 없어질 거라느니 하는 예측은 그나마 낫다. AI가 인간 세상을 뒤집어엎을 거라는 끔찍한 상상력도 심심찮게 나돌고 있다. 그런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사실 혜안을 가졌다고 하는 이들이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을 내놓는다. 책의 형태로, 방송에서, 유튜브에서 등등. 어떤 경우엔 공포심을 자극하기도 하고, 또 극단적인 경우엔 별 것 없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드물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그 사이 어디쯤에 있다. 홍성원의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도 그렇다.

 

생각하는 기계,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라는 제목 자체가 반어적이다. 생각하는 기계라는 것은 우리가 알파고로 친숙해진 AI를 일컫는 것이지만, 이는 또한 AI의 한계를 지적하기 위한 것이다. 기계는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하는 것처럼 보일 뿐. 그리고 생각하지 않는 인간도 마찬가지다. 니콜라스 카의 지적처럼 사람들은 점점 생각이라는 걸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AI 시대에 생존하는 방법은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생각하는 기계, 생각하지 않는 인간은 거꾸로 생각하지 않는 기계, 생각하는 기계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이다.

 

홍성원도 여러 저자들을 인용하며 지적하지만, AI로 인해서 사라지는 것은 직무이지 직업은 아니다. 하나의 직업을 생각했을 때 분명 기계와 AI가 대체할 수 있는 업무가 있다. 하지만 그 직업을 통해서 인간이 하는 일 모두를 기계와 AI가 대체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고 일자리가 감소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또 그 반면에 기술 혁신을 통하여 새로 생기는 일자리도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일자리의 숫자는 적어도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기도 하다. 다만 일자리가 이동할 뿐인 것이다. 그렇다면 답은 나온다. AI가 할 수 없는 일자리를 추구해야 하며, 지금의 일자리를 지킨다고 하더라도 AI가 할 수 없는 업무를 만들어내고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제시하는 것이 아날로그적 감성이다. 지금 시대에 디지털 능력을 향상시켜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고, 그런 조건 하에서 필요한 것이 역설적으로 아날로그로 살아남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생각을 숙성시키고, 책을 읽고, 익숙함에서 벗어나 낯선 생각을 즐기는 것이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그걸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런 변화에 잘 적응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또한 변하지 않고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게 오히려 변해가는 세상에서 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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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내가 인간이지! | 책을 읽다 2021-07-3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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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당신이 인간인 이유

마티 조프슨 저/제효영 역
쌤앤파커스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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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어떤 존재일까? 그냥 보면 아는 그런 존재로서 인간이 아니라 어떻게 진화해온 존재이고, 어떤 생물학적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또 어떤 모순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인가? 사실 이런 것에 대해서 설명하는 학문 분야는 정말 많다. 생물학이 있을 것이고, 심리학도 있을 것이며, 사회학도 있다. 역사학도 빠질 수 없을 것이고, 의학도 그럴 것이다. 심지어 물리학이나 화학도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할 말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이를테면 인간이 경험하는 시간 감각의 본질이라든가, 인간이라는 존재의 화학적 구성 요소 같은 것은 분명 물리학이나 화학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양자생물학이라는 것도 있으니. 그러므로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모든 분야에서 인간이 알아낸 것들을 망라해야 한다. 물론 그렇더라도 인간에 대한 앎이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

 

마티 조프슨이 인간이 된다는 것(human being)’에 대해서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한 이 당신이 인간인 이유는 매우 흥미로운 정보들을 많이 담고 있다. 특히 최신의 연구 성과를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여실하다. 이를테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해서라든가(분면 이식을 포함해서), AI의 언어와 인간의 언어를 비교한 것 등을 보면 이 사람이 최신 연구 조류에 딱 붙어서 잘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그것을 잘 소화하고 있고, 그리고 잘 설명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에 대해서 많은 흥미로운 내용들을 다루고 있지만, 그중 내가 가장 재미있고, 신기하고 읽은 것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우선 <집중해야 한다면, 참아라>인데, 전 영국 총리 캐머런의 사례를 통해서 집중하는 것과 배뇨를 참는 것과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소변을 참으면 더 집중하게 된다는 것을 캐머런은 선배 정치가의 전략에서 배워 써먹었다는데, 어떤 연구자는 이에 관한 연구로 이그노벨상을 받기도 했다.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효과가 없지는 않다는 것인데 어느 정도까지는 소변을 참으면 정신 집중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는 불쾌한 계곡(uncanny valley)’에 대한 내용이다. 점점 더 가공의 이미지를 접하게 될 때가 많은데, 얼굴 이미지가 진짜 모습과 비슷할수록 쉽게 공감하는 반응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와 매우 근접하기는 하지만 완벽하게 똑같지는 않을 때, ‘인간은공감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현상이 있다. 바로 그게 불쾌한 계곡이다. , 어설프게 사람을 흉내 낸 애니메이션에서 역겨운 느낌이 나는 경우가 그렇다.

 

군중 속에서 살아남기라는 장 전체의 글은 인간의 행동 양식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흥미롭다. 군중의 이동 방식이 유체역학과는 다르다는 점(좁은 공간을 더 빨리 빠져나가는, 빠져나가게 하는 과학적팁이 나온다), 현수교가 위험을 느낄 정도로 흔들리는 이유, 줄을 섰을 때 왜 내가 선 줄만 느리게 줄어드는지에 대한 수학적 이유(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또 그걸 그렇게 이성적으로만 생각할 수는 없었다), 비행기를 빨리 타는 법(비행기에 빨리 타게 하는 것이 항공사에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지를 처음 알았다), 그리고 차도의 유령 정체에 관해서. 이런 것들은 인간의 생물학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없지만, 엄연히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그리고 다른 동물들과는 분명히 구분되는 특징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쓰면서 마티 조프슨은 생물학은 엉망진창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 큰 교훈이라고 했다. 그만큼 인간은 복잡하고 반() 직관적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더 흥미롭고, 매력이 있다. 나는 그렇게 복잡하고 반직관적인 인간에 관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새삼 느꼈다. 그래 내가 바로 인간이구나. 이런 생물학적 조건을 가지고 만들어졌고, 이렇게 살아왔고,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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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왕, 인류 모두의 적이 되다 | 책을 읽다 2021-07-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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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류 모두의 적

스티븐 존슨 저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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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인류 모두의 적이라는 제목을 보고 대충의 내용을 알게 되었을 때의 당혹감에 대해서 먼저 얘기해야겠다. 스티븐 존슨은 17세기 말 해적 선장이었던 헨리 에브리에 대한 얘기를 쓰고 인류 모두의 적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 제목은 당시 영국 정부가 그에 대한 수배령을 내리면서 규정한 호스티스 후마니 제네리스(Hostis humani generis)’, 인류 모두의 적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그 순간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일개 해적 선장이, 그것도 엄청나게 오랫동안 활약한 것도 아니고, 몇 개의 배를 노략한 것이 전부인 그에게 인류 모두의 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까? 그 정도로 중요한 인물이었다면 이 책을 읽기 전에 그 이름을 들어본 기억이 전혀 없을 리 없는데... 해적이라고 하면 <캐러비안의 해적> 시리즈 정도로 접했고, 드레이크라는 전설적인 해적왕(해적과 영국 해군 조력자의 중간 정도라고 할 수 있을까?) 정도 밖에 기억나지 않는데 말이다. 그게 그가 활약했던 시기에서 300년도 더 지났으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당시의 조선의 어떤 누구도 그런 인물을 자신들의 적이라고, 아니 그런 존재가 있다고 알았을 리 만무하다. ‘인류 모두의 적이라는 표현은 당시 세계로 뻗어가는 영국의 자기중심적인 표현인 셈이다. 자신들의 적은 모든 인류의 적이라는 생각. 어찌 보면 상당히 뻔뻔한.

 

그런데 헨리 에브리와 함께 활동했던 일부의 해적을 잡아서 (궐석이긴 하지만) 헨리 에브리와 함께 기소하면서 검사가 그 이유로 내세운 것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측면이 없지 않다. , 해적 활동이란, 물론 영국의 입장이긴 하지만, 세계 무역을 파괴하는 활동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결국엔 인류 모두에게 해를 입히는 것이다. 그러니 인류 모두의 적이라는 표현은, 단지 헨리 에브리라는 특정 인물에게 쓴 표현이긴 하지만, 해적 활동, 나아가 현대로 치면 세계 무역 활동을 방해하는 모든 활동에 적용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티븐 존슨은 이 헨리 에브리라고 하는 인물이 벌인 무굴제국의 배를 노략질한 것이 세계사에 커다란 변곡점이 되었다는 시각으로 쓰고 있다. 그건 또 무엇일까? 시기적으로 보면 영국이(정확히는 영국의 동인도회사가) 인도를 점령한 것은 그로부터 100년은 지난 시점인데 말이다. 그건 이렇다. 헨리 에브리가 무굴제국 황제의 손녀(신분은 확실치 않지만 고귀한 신분인 건 맞다)를 태운, 메카에 순례 여행을 다녀오는 배를 털어버리고, 또 강간 등의 만행을 저질렀다. 그런데 무굴제국은 그런 행위가 영국(동인도회사)의 비호 아래 벌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더 중요하게는 인도 민중들이 강력하게 항의하고), 직원들을 역류하고, 무역까지도 금지할 태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한 대치 상태가 한참 지난 후 어느 정도 상황이 풀리자 동인도회사(의 직원 애니슬리)는 오히려 무굴제국의 무역선을 동인도회사가 무력으로 보호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운다. 무굴제국은 그것을 받아들이는데, 그 결정이 나중에 영국의 인도 점령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것이 바로 스티븐 존슨의 시각인 셈이다(“동인도회사에게 존립의 위기로 여겨졌던 상황이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제국을 잉태하는 첫 용틀임이 되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인류 모두의 적인 헨리 에브리가 정작 영국 민중들에게는 적으로 비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천한 신분으로 태어나 모험을 통해 부를 일구고 홀연히 사라진 헨리 에브리라는 인물에 자신들의 이상을 투영시켰던 것이다. 사실 나도 그들의 재판에 대한 얘기를 읽으면서 첫 재판에서 배심원들이 무죄를 선고하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지만, 두 번째 억지 재판에서도 무죄가 나오길 응원하고 있는 걸 느끼게 된다. 물론 그들은 범죄자였으며, 그런 사실은 그 당시에 더욱 극명한 사실이었지만 말이다. “해적들은 일반 대중에게 영웅이었고, 더 공정하고 민주적인 사회를 추구한 선구자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티븐 존슨은 다시 잘라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살인자였고, 성폭행범이었으며 도둑이었다. , 인류 모두의 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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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인류 모두의 적 | 한줄평 2021-07-3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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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해적왕 헨리 에브리와 세계 질서. 스티븐 존슨이 아니면 이렇게 재밌게 쓸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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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테러 | 책을 읽으며 2021-07-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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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서 테러(terrorism)’라는 단어는 1795년 당시 프랑스 주재 미국 대사이던 제임스 먼로가 토머스 제퍼슨에게 보낸 편지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 스티븐 존슨, 인류 모두의 적(42)

 

제임스 존슨은 해적 행위가 요새의 테러 개념이 사람들의 상상력이나 법적인 정의 측면에서 많이 닮았다고 쓰고 있지만, 처음에 테러라는 단어가 쓰일 때는 지금과는 아주 많이 다른 개념이었다. Terrorism이라는 단어를 맨 처음 쓴 것으로 알려진 1795년은 공포정치의 로베스피에르가 단두대에서 처형된지 1년 후, 즉 프랑스대혁명 와중이었다.

 

“‘공포정치를 뜻하는 단어로 사용된 테러라는 용어는 그 후로 미국 정치계에서 급속히 확산된 듯하다. 실제로 그로부터 수 주 후에 존 퀸시 애덤스가 쓴 편지에 로베스피에르의 통치를 열렬히 지지하던 자들을 암시하며 테러리스트(terrorist)’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

 

그런데 그때의 테러는 그 폭력을 행사하는 주체의 측면에서 지금과는 완전히 다르다. 테러를 지칭한 공포정치라는 게 당시 공안위원회라는 프랑스 혁명정부의 통치기구의 행위였다. 그러니까 테러는 국가기구에서 시행하는 정치 전술이었던 셈이다. 20세기 들어서야 테러가 반정부적인 색채를 띠게 되었다고 한다.

 

 

인류 모두의 적

스티븐 존슨 저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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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에서 빈까지 여행한 코끼리 | 책을 읽다 2021-07-28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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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코끼리의 여행

주제 사라마구 저/정영목 역
해냄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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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을 읽기 위해 책을 펴들면서는 긴 호흡을 하고 긴장을 해야 한다. 수 페이지에 걸쳐 문단을 나누지 않고, 대화와 지문을, 그리고 상황 설명과 저자의 생각을 구분하지 않는 방식 때문에 그렇다. 수십 페이지를 읽다보면 이제 익숙해지지만, 결국 어느 부분에 가서는 다시 쩔쩔매기도 한다. 코끼리의 여행은 리스본에서 빈까지 여행한 코끼리 이야기라는 간략한 설명 때문인지 그나마 덜 긴장한 채로 시작할 수 있다. 그래도 주제 사라마구이니 그냥 코끼리가 아닐 것이고, 그냥 여행은 아닐 테지만, 그래도 좀 낫지 않겠는가?

 

16세기 포르투갈의 동 주앙 3세가 스페인 섭정으로 바야돌리드에 와 있는 사촌인 오스트리아의 대공 막시밀리안에게 코끼리를 선물하기로 마음먹는다. 인도로부터 어떻게 들여왔는지 모를 코끼리가 당시에는 꽤나 신기한 동물이었을 것이다. 그로부터 솔로몬, 혹은 술래이만이라 불리는 코끼리는 리스본에서 바야돌리드로, 제네바로, 알프스 산맥을 넘고, 오스트리아의 빈까지 이르는 대장정에 돌입하게 된다(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그 길에서 겪는 사건과 만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이 소설을 이룬다.

 

당연히 당시 세태와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다. 코끼리 솔로몬과 그 솔로몬을 보살피는 마호우트 수브흐로(혹은 프리츠)의 눈에 비친 세상은 지금의 세상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별 것 아닌 것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고, 거짓 기적으로 사람들을 기만한다. 코끼리와 수브흐로는 그런 광경들에 저항하지도 않고, 순응해가며 그 먼 길을 함께 한다.

 

코끼리가 주인공이자, 또 풍자라고 했지만 그다지 무겁지는 않다. 가톨릭 구교와 프로테스탄트의 갈등도 첨예하지만 격렬하게 충돌하지 않는다. 아마도 인생의 황혼기에 이른 대가가 세상에 대해 가지게 된, 좀 모가 깎여진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이 작품은 주제 사라마구의 마지막에서 두 번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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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시(詩) | 책을 읽다 2021-07-2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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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학은 과학의 시다

세드리크 빌라니 저/권지현 역
궁리출판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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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영혼을 가지지 않는다면 수학자가 될 수 없다고 위대한 수학자 소파야 코발렘스카야가 말했다지만, 수학과 시()는 좀처럼 인정하기 어려운 관계다. 하지만 필즈상까지 수상한 수학자가 얘기하는 수학과 시의 관계를 읽으면서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가장 멀리 떨어져서 서로 관망만 할 것 같은 이 둘의 관계가 영감이라든가, 창의성이라든가 하는 단어들에서 서로 만나고 있는 것이다.

 

세드리크 빌라니는 수학과 시가 가지는 공통점을 몇 가지(씩이나) 제시하고 있다.

만약 수학이 문학 장르라면 어떨까? 그렇다면 수학은 분명히 시일 것이다. ... 시적 요소는 낯설고 예기치 않은 요소들의 출현에서 비롯될 수 있다.” (<수학, 과학 그리고 시>, 27)

시와 수학의 중요한 공통점은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나는 제약과 창의성이 불가분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제약과 창의성>, 33)

수학과 시의 관계를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은 또 있다. 그것은 바로 영감이다. 수학 개념은 시적인 예술 작품에 영감을 줄 수 있다.” (<영감의 원천>, 41)

이처럼 서로 다른 요소가 갖는 관계야말로 수많은 수학 방법론의 기본이다. 그것은 시의 핵심이기도 하다. 시인도 두 개의 대상, 사물과 일상의 현상을 예로 들면 이미지, 알레고리, 표상, 온갖 종류의 유추를 통해 연결한다.” (<관계 만들기>, 48)

수학적 방법론이 시의 방법론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또 있다. 그것은 세계를 재창조하겠다는 야망이라는 공통점이다.” (<휴대 가능한 세계>, 51)

수학자는 무엇보다 창의력이 있는 사람, 창조하는 사람이다. ... 시인이 평범한 것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보고 그것을 우리에게 이미지와 말로 설명하듯이 말이다.” (<선견지명>, 61)

 

이렇다면 절대로 시는 수학에 다가갈 수 없고, 수학자는 시인의 마음을 가지지 않는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처럼 수학과 시, 수학자와 시인은 가장 멀리 떨어진 분야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고, 생각하고 있다. 비록 시인이 수학자가 될 수 없고, 수학자가 시인이 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서로 연결되는 통로가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수학과 시의 거리를 좁힌 이 뛰어난 수학자의 짧은 글 모음(모두 10편의 짧은 글이고, 모두 합해봐야 100쪽를 넘어가지 않는다. 부록으로 넣은 앙리 푸엥카레의 글까지 포함해봐야 120쪽을 겨우 넘어간다)을 읽으면서 수학의 성격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또한 수학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것인지, 우리의 문명에 수학이 어떤 기여를 해왔고, 하고 있는지, 혹은 수학적 사고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등과 같은 다른 수학 관련 교양도서의 메시지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그 다름이 이 책의 핵심이다. 수학의 쓰임보다는 수학이라는 언어가 가지는 의미를 파고들고 있고, 그러다보니 수학의 언어가 시의 언어와 닮아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10편의 글 중에서 가장 인상 깊게 박히는 글은, 정작 시에 관한 얘기를 가장 적게 하는 <불완전함에 대한 찬가>라는 글이다. 위대한 수학자인 앙리 푸엥카레의 삼체문제에 대한 실수를 이야기하면서 바로 그 실수가 있었기에(실수에도 불구하고 아니라) 푸엥카레는 위대한 수학자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20세기 초엽의 물리학의 상황에서도 완벽하지 않은 그 상황이 원소의 방사성 변환,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과 같은 대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음악도 매우 수학적이지만(그것을 알아낸 것은 무려 피타고라스 시대, 혹은 그 이전이다),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완벽한 음계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한다. 2의 거듭제곱과 3의 거듭제곱과 절대 같아질 수 없다는 수학적 이유 때문이다(고 세드리크 빌라니가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음계를 구축하기 위해 속임수를 써야 한다. 바로 음악은 그런 불완전함을 구성 요소로 삼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그 불완전함을 통해 풍요롭고, 친숙하며, 가능성을 가득한 음악을 만나고 있다. 생물의 진화도, 언어의 발전도 완벽하지 않다는 데서 이뤄진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통해 세드리크 빌라니는 위대한 진보는 불완전함에서 나옵니다라고 쓰고 있다. 불완전함. 그것은 수학의 속성이 될 수 없다고 여기겠지만, 정작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가 불완전함 속에서 살아가듯이 수학도 완벽을 지향하지만, 결국은 불완전함을 토대로 이뤄지는 과학이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괜히 수학이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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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오해하는 동물들 | 책을 읽다 2021-07-2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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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해의 동물원

루시 쿡 저/조은영 역
곰출판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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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동물들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얼마나 정확한 것일까? 지저분한 동물이라고, 탐욕스런 동물이라고, 혹은 매우 귀엽고 깨끗한 동물이라고 여기는 것들이 정작은 정반대의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는 그때마다 놀라움과 배신감 같은 것을 느끼지만, 그렇더라도 애초에 가졌던 그 동물에 대한 인상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이를테면 박쥐가 그렇다. 지금은 박쥐가 온갖 바이러스의 온상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지만, 애초부터 악마적 성질을 가진 동물로 취급받아왔다. 실은 그렇지 않으며 흡혈박쥐라는 것도 아주 일부(3개종)에 지나지 않으며, 또 흡혈이라는 것도 이빨을 목에 찔러 넣고 피를 빠는 게 아니라 그냥 핥아먹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더라도 박쥐가 내 머리 위를 날아간다면 움찔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을 것 같다. 동물에 대한 인상은 유구하다.

 

오해의 동물원에서 저자 루시 쿡이 쓰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런 동물에 대한 온갖 오해에 대한 것들이다. 그녀가 다루고 있는 동물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한 가지는 하마, 판다, 펭귄과 같이 인간들로부터 사랑받는 동물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은 나머지 동물들이다.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동물들의 실체를 고발하고 있고, 가지고 있는 이미지로 사람들로부터 불신과 오해의 수모를 당해왔던 동물들에 대해서는 그 억울함을 풀어주고 있는 것이 이 책이 하고 있는 일이다.

 

우선 사랑받는 동물들에 대해서 보자면, 디즈니 영화의 스타 중 하나인 하마는 사실 아프리카에서 위험한 정도로 1순위에 꼽히는 동물이며, 귀여움의 대명사인 판다는 성적인 면에서 무관심이 정도를 넘어선 동물로 알려져 있지만 대단한 정력을 지니고 있으며, 역시 뒤뚱거리는 모습으로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펭귄은 그 실체를 알게 된 이가 출판을 하지 못했을 만큼 난잡한 성생활을 즐기는 동물이다.

 

반대로 게으름의 대명사인 나무늘보는 하등한 동물로 경멸해왔지만, 실은 대단히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는 동물이며, 비버는 자신의 불알을 사냥꾼에게 넘겨주어 도망가는 동물이라는 아주 우스꽝스런 동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은 그렇지 않으며, 하이에나의 경우엔 썩은 짐승의 고기나 먹는, 노동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자웅동체의 짐승으로 알려져 있으나(이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실은 공동 사냥을 통해서 먹이를 획득하는 경우가 더 많으며(사자가 그 먹이를 주워 먹는 경우도 더 많다고 한다), 자웅동체도 사실이 아니다. 말코손바닥사슴은 술에 취한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CNN을 장식하기도 했지만, 실은 사과산과다증에 걸려 생긴 일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그 밖의 오해도 있다. 황새가 철새라는 걸 몰랐을 때 겨울 동안 사람으로 변신한다든가, 달로 갔다가 돌아온다고 한다든가 하는 게 거의 정설처럼 여겨지기도 했었다. 하마의 피부에서 나오는 붉은 액체를 피로 오인하여 생긴 하마에 대한 오해도 있었다. 개구리나 지렁이와 관련해서는 자연발생설과 관련한 잘못되었지만, 지독히도 없어지지 않는 오해도 있다.

 

이러한 오해들의 원천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비롯되기도 하고, 4세기에 편찬된 퓌시올로구스라는 책을 시점으로 최근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근대에 뷔퐁과 같은 대단히 존경받던 자연과학자가 가졌던 잘못된 생각이 그대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그밖에도 제대로 관찰하지도 않고 들은 것을 나름대로 발전시켜 오해를 증폭시킨 많은 저자들이 있었다. 오해라는 것이 어느 한 사람의 일방적인 주입에 의해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동물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합심해서 그런 괴상한 오해들을 만들어 온 것이다.

 

루시 쿡은 오랫동안 진실처럼 여겨져 왔던 동물들에 대한 오해를 추적하는 것과 동시에 진실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있다. 그런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노력은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고, 또 연구하고 있는 연구자들과 함께 하고 있다. 그들의 작업은 대체로 쉽지 않은 과정이고, 또 대단히 스폿라이트를 받는 작업도 아니다. 그러나 그런 이들이 없다면 우리는 여전히 하이에나 암컷이 음경으로 새끼를 낳는다고 알고 있을 것이며, 비버가 댐을 짓는 이유를 모르고 있을 것이며, 박쥐들이 피를 빨아먹기 위해 인간을 찾아다닌다고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이 엄청나게 중요한 것은 아닐지 모른다. 그런데 그걸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비교해보자. 세상이 똑같을까?

 

루시 쿡은 동물을 인간과 동일시하려는 자석 같은 충동이야말로 실패와 실수의 가장 큰 요인이자 진실을 호도한 원천이라고 쓰고 있다. , 동물을 동물로 보지 않고 인간이라는 창에 비추어 해석함으로써 온갖 오해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인간인 관계로 인간을 중심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것은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그 본능을 극복할 수 있다. 우리가 인간의 관점으로 동물을 도덕적으로 판단한다면 그건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능력을 저버리는 것일 수 있다. 무엇을 알아가는 것, 그것을 체화하는 것의 의미는 바로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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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뱀장어가 대서양 한가운데에서 번식하는 이유 | 책을 읽으며 2021-07-2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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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쿡의 오해의 동물원에서 맨 먼저 다루는 동물은 뱀장어다. 우리가 별 달리 생각하지 않는 (유럽)뱀장어가 어디서 산란하는지를 한참 동안 알아내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흥미를 자아낸다. 20세기 초 덴마크의 요하네스 슈미트가 대서양의 사르가소해가 바로 뱀장어의 서식지라는 것을 알아냈는데, 문제는 이 사르가소해가 북대서양 한복판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뱀장어는 이 먼 바다까지 나와서 알을 낳게 되었을까?

 

루시 쿡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을 붙이고 있다.

숨이 막힐 정도로 깊은 이곳은 최대 깊이가 7킬로미터에 달할 뿐 아니라 대륙붕에 깊은 해저 협곡을 형성한다. 4,000만 년 이전에 진화한 고대 유럽뱀장어는 유럽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이 지질학적으로 훨씬 가까웠을 때 이 해구에서 처음 번식을 시작했다고 여겨진다. 그러다 두 대륙이 서로 멀어짐에 따라 뱀장어 역시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점점 더 멀리 이동하게 됐다는 것이다.” (45)

 

자신의 번식지를 잊지 못하고, 점점 멀어져간 바다에서 알을 낳고, 그 알은 부화해서 유럽 대륙까지 먼 여행을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와 같은 얘기를 이미 들어본 바가 있다. 바로 바다거북 이야기다.

 

2012년 엣지의 질문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심오하고 우아하고 아름다운 설명은 무엇인가?”라는 대답으로 대니얼 대닛은 (당연하게도) ‘자연선택을 선택했다. 짧은 글에서 그 예로 든 것이 바로 바다거북 이야기였다. 상황은 유럽뱀장어와 똑같다.

http://blog.yes24.com/document/9120727

 

 

오해의 동물원

루시 쿡 저/조은영 역
곰출판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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