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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NOON세트] 어린 왕자 | 서평 2021-09-0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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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세트 : NOON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조지 오웰,어니스트 헤밍웨이 등저/황현산,박경서,이종인 등역
열린책들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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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NOON세트] 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원작) | 황현산(옮김) | 열린책들 (펴냄)

 

 

 

 

 

190. 참을성이 많아야 해. 처음엔 내게서 좀 떨어져 그렇게 풀 위에 앉아 있어. 내가 곁눈으로 널 볼테니 넌 아무 말도 하지마.말이란 잘못 생각하게 하는 바탕이니까. 그리고 날마다 조금씩 더 가까이 앉아도 돼.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로 어린 왕자를 다시 만났다. 역시, 이번에도 눈길을 끄는 곳은 이 부분이다. 처음 읽었던 사춘기 소녀 적 겉멋이 아닌 조금의 깨달음을 보태서.

 

아이에서 어른까지 폭넓은 독자층과 팬층이 두터운 "어린 왕자". 책을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거나 관계없이 누구나 어린 왕자를 한 번쯤은 읽어보았거나 그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어린 왕자와 여우와의 대화를 대부분 꼽을 것이라 짐작된다.

어린 왕자를 처음 읽었던 학창시절에는 "나를 길들여 줘"라는 여우의 대사가 왠지 소녀의 감성을 건드리는 것만 같았고 "네가 네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기뻐하기 시작할거야"란 말로 그 감성을 더 촉촉하게 적셨다.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하며 많은 인간관계를 가지면서 여우가 했던 이 말은 감상적이라기 보다는 내게 무서움을 주는 대사로 변해있었다. 친절해 보이지만 매번 네 시에 와서 길들여 달라는 얘기는 관계에 대한 중독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여우와 꽃이 어린 왕자에게 주는 의미와 사막에 비행기가 불시착한 화자에게 어린 왕자가 주는 의미를, 그리고 어린 왕자가 지구에 오기까지 거쳤던 여러 별들에서 만난 어른들의 대화는 아이들의 동화가 아닌 어른들의 심리철학서로 다가왔다. 짧지만 깊은 생각을 해보게 하는 문장들이 빛났다.

 

줄에 매어둔 양 그림을 통해 자녀를 혹은 내 주변의 누군가를 사랑이라는 착각에 빠져 구속과 집착으로 매어두진 않았는지 돌아본다.

어릴적의 나쁜 습관 하나가 모든걸 망쳐버릴 수 있는 시작임을 장미나무와 비슷한 바오밥 나무를 빗대어 얘기한다. 너무 늦기전에 뽑아버려야할 나의 바오밥 나무는 무얼까?

'임금님이 사는 별, 허영쟁이가 사는 별, 술주정뱅이가 사는 별, 장사꾼이 사는 별'에서 어린왕자가 만나는 어른들은 슬프게도 그리고 부끄럽게도 지금의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타인의 인정이 아닌 스스로가 세우는 권위, 자기 도취나 타인에게 강요하는 관심과 칭찬, 중독과 현실 회피, 물욕에 빠져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조차 없는 모습. 혹시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의 나의 모습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그저 남을 따라하고 남의 생각을 자신의 생각인 양 옮겨 떠들면서, 진심을 담은 진정한 대화를 나누어 본적은 언제였는지.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 사랑한다고 쉽게 얘기하면서 늘 요구하고 기대하는 사랑이 아닌 소중하게 들인 시간 만큼 참된 책임을 지는 사랑말이다. 어린 왕자가 장미에게 보여준 사랑, 그 참된 사랑에 대해 생각해본다.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상대방의 입장은 고려해보지 않고 밀어붙이기식으로 관계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적당한 거리(떨어져 앉아)를 두고 그 사람이 내게 관심(곁눈)을 가져줄 시간을 주고, 강요도 재촉도 하지 않는다(아무말도 하지마)면 쓸데없이 말로 불러일으키는 오해도 없을것이다. 날마다 조금씩 거리를 좁혀가도 된다는 심리적 허용,허락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배려와 여유가 필요하다.

119. "아저씨가 보는 별은 다른 사람들하곤 좀 다를 거야. 내가 그 별들 중의 어느 별에서 살고 있을 테니까. 그 별들 중의 어느 별에서 웃고 있을 테니까, 아저씨에겐 모든 별들이 웃고 있는 것으로 보일 거야. 아저씨는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가지게 되는 거지!"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고 나면 관계에서 시공간은 의미가 없는 듯 하다. 그럼에도 솟아나는 그리움만은 어쩔 수가 없겠지.

가려는 곳이 너무 멀어서 몸을 가지고 갈 수 없다던 어린 왕자야, 잘 도착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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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 서평 2021-09-0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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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저/김남주 역
문학동네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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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펴냄)

수녀원에서 생활하던 에마는 연애소설을 접하게 된 뒤로 사랑에 대한 낭만적 환상을 키워온다. 집에 돌아와서도 무료한 생활에 권태를 느끼던 그녀는 왕진 온 샤를 보바리와 결혼하며 행복감을 느끼지만 낭만과 거리가 멀었던 샤를에게서 꿈꿔왔던 환상이 채워지지 않자 우울증에 빠져든다. 그녀가 원했뎐 건 사랑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랑에 대한 낭만적인 환상이었던 것 같다. 그런 그녀를 안았던 남자들 또한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해주진 않았다. 한때의 쾌락과 금기가 주는 전율로 그들도 일상의 권태를 벗어나고 싶었을 뿐이었는지 모르겠다.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들과 만나면서 조금의 주저함이나 가책이 없다.

여성으로서의 제약된 삶이 아닌 남자의 자유를 자식에게서 대리만족이라도 하고 싶었던 것인지, 아들을 낳고 싶었던 에마는 바램과 달리 아들을 낳지 못했다. 그래서 였을까? 딸 베르트에 대한 모성이 보이지 않는다.

그녀가 원했던 사랑은 표현하고 드러내는 사랑이었다. 그런 사랑이 남편인 샤를에게서 채워졌었다면 에마는 그토록 사랑에 목마른 여인이 되었을까. 그러나 현실의 의무와 책임을 접어둔채 사랑에만 집착한 그녀를 이해하기는 어렵다.

사랑의 도피를 하고 싶었던 애마와 달리 그럴 마음이 없었던 로돌프에게 버림받고 아파한 것도 잠시, 재회하게 된 레옹으로 갈아타는 그녀. 모성이라는 가장 숭고하고도 기본적인 사랑을 져버린 그녀를 어찌 가엾게 여겨줄까.

에마의 남편인 샤를 보바리. 그는 바람난 아내를 둔 불쌍한 피해자이기만 할까?

어려서는 지나치게 검소한 아버지 덕에 학교도 늦은 나이에 갔고, 의사가 된 것도 본인의 뜻은 아니었다. 나이 많은 과부와 재산 때문에 하게 된 첫 결혼에서도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보지 못했다.

에마와의 결혼 생활에서도 그녀의 내면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면 그런 비극은 피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소통없는 사랑은 비극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그를 통해 본다.

감당할 수 없는 빚과 그 동안의 사랑들이 모두 거짓임을 알게 된 에마는 스스로 삶을 버린다. 그녀는 마지막 가는 길마저도 철저하게 이기적이다. 아버지와 남편 샤를, 딸 베르트 중 자신의 실패한 사랑보다 값진 것은 없었나보다.

타인의 불행과 약점을 자신들의 기회로만 잡으려는 사람들은 그녀의 죽음마저도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운다. 인간의 비정함.

'대중적이고 종교적인 도덕과 미풍양속에 대한 위반'이라는 죄목으로 법정에 섰었다는 소설 <마담 보바리>. 미풍양속을 해친 작품이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당대의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낸 작품이었기에 더 치욕스럽고 아팠던 건 아닐까.

그 논란은 고전이라는 이름이 아니었다면 현재에도 그리 자유로워보이지는 않는다. 표현의 자유는 있어야 하지만 문학은 현실의 반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무조건 에마를 비난하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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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덴 대공세 1944 | 서평 2021-09-0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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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르덴 대공세 1944

앤터니 비버 저/이광준 역/권성욱 감수
글항아리 | 2021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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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덴 대공세 1944

앤터니 비버 (지음) | 이광준 (옮김) | 글항아리 (펴냄)

아르덴 전투는 미군에게는 승리의 영광을 영국에게는 정치적 타격을 주었고 독일에게는 히틀러의 야욕을 무너뜨리는 디딤돌이 되었다.

본문 중에서

세계사를 짚어보며 두번이나 치른 세계대전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세계대전에서 히틀러를 빼놓을 수 없다.

아르덴 대공세가 세계대전과 히틀러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 전투였기에 책의 제목이 되기까지 했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답답증을 일으킨 인물 몽고메리. 개인의 자존심과 명예욕은 신중하고 신중해야 할 상황 판단과 결정을 흐리게 했다. 세계 평화라는 대의 명분을 위해 나선 전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때로는 지나치게 드러내놓고 자국과 개인의 이기심을 보이며 또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었는데도 서로 공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 속 아군들의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전쟁이었다.

전쟁은 소모전이다. 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오래 버틸 힘이 있는 쪽이 이기는 소모전인 것이다.

학교에서 단 몇줄로 배우게 되는 전쟁사의 속 깊은 내용은 밀고 미리는 전투의 반복이다.

전사자를 메우기 위해 보충된 신병의 평균 생존기간은 일주일 정도였다. 6.25때의 어린 학도병들이 너무 쉽게 죽었던 그 참혹함이 떠오른다.

독일군 병사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말라 있었기 때문에 미군에 비해 수술이 한결 쉬웠다는 사실은 서글프기까지 하다. 잘 먹지 못했던 것이 생사를 가를 수도 있는 전쟁부상에서는 수술과 회복에서 더 나았다는 것이.

경쟁하듯 설치한 지뢰와 대응 지뢰, 인계철선 등으로 발목이 잘려나가는 부상이 흔했고, 보충병들을 훈련시킬 고참병은 부족했다. 의미없이 버려지는 죽음이 그래서 더 많아지지 않았을까.

전쟁의 승패는 정보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정보는 중요하다.

대공세를 위한 준비는 비밀리에 진행되었다. 연합군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대공세 전날 몽고메리는 병력과 장비, 보급품이 부족해서 독일이 공격을 감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옹졸하고 능력없는 인물이 어떻게 그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는지가 의문이다.

전쟁에서 여성들의 고통과 죽음은 빠지지 않는 이야기다.

분명히 전쟁에 나서기 전에는 선량했을지도 모를 그들을 무엇이 혹은 누가 이토록 잔인한 비인간성의 무엇으로 탈바꿈하도록 만든 것일까? 군인 대 군인이 아닌 민간인을 상대로 벌이는 범죄와 학살. 그것이 전쟁이 만들어내는 가장 큰 비극일 수도 있겠다.

'포로는 해치지 않는다'는 규약은 무용지물이었다. 이런 일을 무용담처럼 떠들어대는 18세의 소년병. 전쟁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그가 전쟁이라는 물을 만난걸까?

춥고 굶주린 독일군들은 마지막 총력전을 펼쳤다. 미군을 환영했던 시민들은 친위보안대 요원들에게 심문 당하고 살해되었다.

진격하는 독일군에게서 도망치던 미군들을 만난 벨기에의 한 마을에서 민간인들이 보여준 선의는 그 선의를 받은 미군 당사자에게도 오랜 시간이 지나 활자로 사연을 접하는 내게도 깊은 울림과 감동을 준다.

어쩌면 목숨이 위험해질수도 있는 선의가 총과 위협이 도처에 널린 전쟁 상황에 쉽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전투기들이 지상의 목표물들을 공격할 때에 종종 아군이나 피난하는 민간인을 오폭하기도 했다. 폭격 도중에 오폭임을 깨닫고 중지하는 일도 있었지만 오인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해 전멸시킨 일도 없지는 않았으리라 여겨진다. 혹한의 눈 위에 있는 사람들이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그저 하나의 까만 점이었을텐데, 무엇을 폭격했는지 그들이 과연 전부를 다 알 수 있었을까? 무고한 죽음이 얼마나 많았을까? 전쟁이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혹독한 추위로 보병들은 고생을 했다. 군인들이 싸워야할 상대는 적군들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농업과 산림에 의존하던 아르덴의 경제는 치명타를 입었다. 아르덴 전투는 다른 어떤 전투보다도 야만스런 수준의 전투였다. 미군 포로들이 학살당한 사건을 비난했던 미군들 역시 같은 짓을 저질렀다. 반면 영웅들도 있었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 자신이 속한 중대나 대대를 구하는 숭고한 희생도 있었다. 전쟁은 인간성과 비인간성을 모두 보여주는 현장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내전과 전쟁은 끊이지 않고있다. 인류의 역사가 지속되는 한 전쟁의 역사도 함께이어야만 하는가? 승리로 환호하는 승자안에서도 패전국만큼이나 많은 피와 눈물을 흘린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전쟁자체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고민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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