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에는 기운이 차 올랐다가 어떤 날에도 한없이 기운이 떨어지는 날이 있어요.
아주 소박하게 바라던 일도 아무런 소식도 없고
기다려도 기다려도 답이 오지 않을 때,
서서히 내 자신이 무너지는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가 아무생각을 하지 않고 샤워기에 뜨거운 물을 가득 맞고서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다 잊어버릴 생각을 하지요.
그러면 몸도 마음도 한결 가뿐해지더라고요.
억지로 되지 않는 것에 마음을 많이 준 날은 힘이 빠지고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해지기도 하는데요.
그래도 마음을 다한 일은 단념하기도 조금은 수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아무런 미련이 없으려면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봐야 하는가 봅니다.
빠샤아저씨 이야기를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사람이 사는 것은 어찌보면 다 비슷한데
또 어찌보면 너무나 달라서 그 사람과의 간격은 생각보다 좁혀지지 않더라고요.
우연이라도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일이나 사람들도
냉정하게 느껴지고 혼자라는 생각에 빠져들 때
삶은 이다지도 쉽지 않고 힘겨운 것이구나 싶어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컴퓨터를 사용하지만, 저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면이 많은 사람이라
쉬운 일도 쉽게 해치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들여다보고 왜 그럴까 생각하는 시간이 좋더라고요.
오히려 복잡하고 오래 생각해야 하는 일은 좀 더 간단명료하게 하고 싶은 생각이 더 큰 것 같아요.
뺘샤 아저씨의 여행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천천히 발로 걸으며
마음으로 느끼고 생각하며 하는 여행을 언제가는 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그 여행은 나에게 어떤 삶의 의미를 가져다줄지 생각해보게 되고요.
자기계발이라는 의미보다는 내 자신을 어떻게 돌봐야 할지
나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준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