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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생활 1년의 기록, 나의 뉴욕 수업 | 기본 카테고리 2023-05-18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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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의 뉴욕 수업

곽아람 저
아트북스 | 202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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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처럼 살겠다 결심하고 뉴욕으로 떠나 호퍼처럼 산 이야기라는 작가님의 한마디 요약이 이 책을 설명해준다. 직장생활 중 주어진 1년간의 해외연수, 스스로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자신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겠다는 결심과 예전과는 다르게 살아보고 싶었다는 작가님은 나 자신으로 자연인으로 살면서 세상과 맞붙어보고 싶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더 잘 알게 될 것이라 믿으며 스스로를 교육하겠다 결심하고 뉴욕으로 떠난다.

 

- 사람들은 내게 물었다. 뉴욕에서 혼자 외롭지 않았느냐고. 그렇지 않았다. 나는 혼자가 아니었으니까. 나는 1년간 죽 나와 함께 있었다. 내가 짊어지고 있는 내가 너무나 크고 무거워서 종종 버겁기도 했지만, 그 덕에 나는 나를 좀 알게 되었다. 내가 나를 데리고 다닌 1년이었다. (p. 9)

 

- 여행자였을 때에는 참으로 신기하고 흥미로웠던 풍경들이 거주자가 되자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여행할 때는 새로운 것이 좋았지만, 거주하게 되니 익숙한 것이 좋아졌다. 사람 마음이란 그렇게도 간사하다. (p. 62)

 

2018년 출간 되었던 <결국 뉴요커는 되지 못했지만>을 다듬고, 새로 쓴 글을 추가한 개정보증판인 <나의 뉴욕 수업>은 시간이 흐를수록 뉴욕 생활에 드리웠던 호퍼의 영향이 뚜렷해져 호퍼의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추가해 고쳐 쓰셨다고 한다. 호퍼처럼 도시의 인물들, 풍경들, 순간을 포착하고 마음속에 담아두었다가 작가님 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해 기록한 글들은 난생처음 해외에서 살며 뉴욕이라는 거친 도시와 그리고 스스로와 한판 붙으며 겪은 좌충우돌 견문록이다.

 

- 나는 큰 키의 호퍼가 내가 늘 지나다니던 도서관 앞길을 걸어, 내가 즐겨 앉던 공원을 지나, 내가 무심히 스치던 건물 계단을 올라 머리가 천장에 닿지 않게 허리를 굽혀 집 현관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과연 익숙한 학교 근처 풍경이 다르게 보였다. (p. 71)

 

- 우리는 때때로 공부에도 때가 있다며 무언가를 배우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여기지만 이 강의실에는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조차 조심스러울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지만 두뇌만은 그 어떤 젊은이보다 바쁘게 움직이는, 지적 열망으로 가득찬 노인들이 앉아 있는 것이다. (p. 92)

 

책 속에는 낯선 곳에서의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해프닝, 20년 가까이 혼자 살아온 작가님이 셰어하우스에서 살며 룸메이트들과 겪었던 일들, 이방인이기에 겪었던 차별, 방문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미술사 과목 수업을 들으며 배우고 느꼈던 일, 아트 비즈니스의 세계 등 뉴욕에서 1년간 생활하며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이 담겨있다.

 

- 결국 한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는가의 여부는 거대한 시민정신이라기보다는 인간 개개인의 인격의 문제라는 것, 인간이란 어디서나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인격의 결함을 사회시스템으로 보완할 수밖에 없고, 그 시스템의 정교함이 한 사회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것 등을 깨닫게 되었다. 사람이 다른 게 아니었다. 시스템의 수준이 다른 거였다. (p. 152)

 

- 나처럼 살지 않기 위해 분투했던 뉴욕 생활에서 결국 얻은 깨달음은 어디에 있든 나는 나이며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나답게 살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인데, 그 역시 내면의 확장에 포함되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밤기차에 홀로 앉아 있었다. (p. 308)

 

작가님의 이야기 그리고 그와 함께 떠오른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잘 어우러져 그림에 대한 설명과 느낌들이 잘 와 닿았다. 에드워드 호퍼에 대한 이야기와 그의 작품에 관한 이야기 그 외에 조지아 오키프, 알렉스 카츠 등 도시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작가의 작품들에 대한 내용은 책을 읽으며 작가님과 함께 배우는 느낌을 주었다. 멋지고 알찬 시간을 보낸 작가님의 1년이 부럽기도 하고, 작가님처럼 혼자 긴 시간을 외국에서 생활한 적은 없지만 이야기를 읽으며 작가님이 느꼈던 감정들이 어떤 것인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 아트북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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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행복 채집, 마음 방울 채집 | 기본 카테고리 2023-05-1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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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음 방울 채집 (윈터 에디션)

무운 저
밝은세상 | 202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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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몽글몽글 귀여운 <마음 방울 채집>은 우리 곁을 맴도는 100가지 행복의 순간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담아낸 그림에세이다. 천천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흰 토끼 이상,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갈색 토끼 보리, 자신을 용맹한 사자라고 생각하는 이삭과 보리의 반려 강아지 망두, 항상 함박웃음을 짓고 장난 끼가 가득한 개구리들 개구락찌가 꽃가람 마을을 배경으로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평범한 일상 속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삶의 가장 따뜻한 순간을 포착해 보여준다.

 

작은 마을 꽃가람 마을에서 지내며 도시에서는 가려져 있었던 마음 방울들을 볼 수 있게 해주고 소박하지만 온기 가득한 순간들이 웃음을 많아지게 하고 스스로를 좀 더 사랑하게 만들기도 하는 이삭과 보리의 일상은 우연히 바라 본 하늘의 푸르름, 차 한잔이 주는 따스한 행복함, 매일 다니는 길에 핀 꽃 한 송이가 주는 기쁨 등 행복이란 커다랗고 거창한 것이 아닌 우리의 일상 곳곳에 있다는 걸 쉬운 것 같지만 우리가 잊고 지내는 일상의 행복을 되돌아보고 찾아보게 한다.

 

- 우리는 행운이라는 커다란 행복만을 찾아 헤매지만 사실 한 발짝 물러서서 주변을 살펴보면, 이렇게나 많은 작은 행복에 둘러싸여 있다. (25. 우연히)

 

- 낯선 세상으로 훌쩍 떠나는 날.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으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설렌다. (50. 충전)

 

-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생각지 못한 걸림돌에 걸려 한순간에 무너져버릴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고개를 들면 보이는 나의 편들. (84. 장작)

 

무운 작가님의 귀여운 일러스트와 따뜻하고 공감 가는 글이 담긴 <마음 방울 채집>은 읽으면서 미소가 지어지는 책 이었다. 한 동안 잊고 지냈던 일상 속의 작지만 소소한 행복들을 채집해보는 시간을 갖게 해서 옆에 두고 일상의 행복을 잊어갈 때나 생각날 때마다 계절에 맞는 이야기들을 찾아 읽어 보고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 밝은세상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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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미술이야기, 어쨌든 미술은 재밌다 | 기본 카테고리 2023-05-08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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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쨌든 미술은 재밌다

박혜성 저
아날로그(글담) | 2023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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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몰라도 재미있고,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미술 세계로 안내해주는 <어쨌든 미술은 재밌다>는 화가이며 아트 스토리텔러로 활동하는 작가님이 들려주는 제목처럼 재미있는 미술 이야기이다. 2018년 첫 출간된 책의 기존 내용은 그대로 유지하고 더 재미있는 아트 스토리라는 7편의 내용을 추가하여 개정보증판으로 출간되었다.

 

미술 교양을 쌓고 싶은 사람, 그림이 좋긴 한데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 미술관에 혼자 가기 두려운 사람 등 전공자와 비전공자가 구분 없이 읽을 수 있는 미술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작가님의 바람을 담은 책은 화가에 대한 사소한 이야기부터 미술사를 바꾼 그림에 대한 이야기까지 재미있고 흥미롭지만 가볍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어 미술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싶은 독자에게 맞춤형인 책이다.

 

- 그림을 알아간다는 것은 곧 내 삶을 돌아보는 것 입니다. 그림을 많이 접하다 보면 저절로 친해지고 나아가 그 의미를 알게 되지요. 그러면 그림 보는 안목과 재미가 생기고 삶이 풍요로워 집니다. 인생이 담긴 그림을 보고 삶의 방향을 잡아간다면 그것 또한 멋진 일일 거예요. (p. 7)

 

하루 5분이면 한 편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여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제작된 <어쨌든 미술은 재밌다>에는 작가님이 세계 곳곳의 미술관을 직접 발로 다니며 느낀 경험과 독서를 통한 간접 경험이 어우러진 글들이 담겨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가 이탈리아가 아닌 프랑스에 있는 이유, 스페인을 대표하는 두 예술가 가우디와 피카소의 대립,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화에 대한 내용 등 흥미로운 그림이나 화가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미술에 관한 궁금했던 것들과 미술사에 대한 간략하지만 핵심적인 정리까지 함께 알아볼 수 있어서 유익하고, 미술을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방향을 잡아주는 책 이었다.

 

* 아날로그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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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맨의 활약이 돋보이는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 기본 카테고리 2023-05-06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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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히가시노 게이고 저/최고은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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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으로 한국에서 제일 처음 공개되는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는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에 이은 블랙 쇼맨 시리즈로 도쿄의 후미진 골목 제대로 된 간판도 없이 운영되는 작은 바 트랩 핸드의 마스터이자 과거 잘나가는 마술사였던 가미오 다케시는 고객들의 사연에 맞추어 칵테일을 만들어주며 그들이 털어놓는 고민과 이야기를 들어주는 예리한 눈썰미와 능수능란한 말솜씨를 가진 인물이다.

 

- “트랩핸드· ·· ·· ·함정의 손이라. 비밀 기지 같은 곳이네요. (p. 129)

 

- 그저 거짓말을 꿰뚫어 보는 능력엔 다소 자신이 있습니다. 마술사란 사람을 속이는 데는 전문가니까요. 그렇게 말하는 가미오의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번졌다. (p. 190)

 

건축사 마오는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한 여성의 고가의 맨션 리모델링을 맡게 되지만 어딘가 비밀이 많아 보이는 고객에게 의아함을 갖는다. 삼촌 다케시의 트릭과 추리로 그녀의 진실을 알아가게 되는 <맨션의 여자>

 

트랩 핸드에서 첫 데이트를 하는 남녀 그들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알아채고 진실을 알아내는 다케시의 추리가 돋보이는 <위기의 여자>

 

죽은 연인을 잊지 못한 한 여성 그리고 그의 또 다른 모습을 알게 되는 <환상의 여자>

 

- 자신을 기준으로 생각해야 할 일과, 외부에서 부감해 생각해야 할 일이 있으며 그걸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p. 215)

 

- 무엇이 행복이라 여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죠. 가미오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단언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손안에 있는 것입니다. (p. 228)

 

세 편의 단편이 수록 된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는 속임수에는 속임수로 갚아주며 수수께끼를 해결하고 마치 마술쇼를 보는 듯한 쇼맨십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결말을 바꿔 상대를 혼란에 빠뜨려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다케시의 활약은 속도감 있는 전개로 단숨에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타인의 사정에는 관심 없는 듯 하면서도 어느새 그들의 고민을 알아채고 귀 기울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손님들을 위로하는 모습은 일본드라마 심야식당을 생각나게 했다. 이야기 속에 코로나 이후의 현실 모습들이 담겨 있기도 하고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을 읽지 않았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새로운 시리즈 블랙 쇼맨 다케시와의 다음 만남은 어떤 모습일지 다음 블랙 쇼맨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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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목소리로 듣는 이야기, 우주를 듣는 소년 | 기본 카테고리 2023-05-0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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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주를 듣는 소년

루스 오제키 저/정해영 역
인플루엔셜 | 202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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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 주위의 사물들이 말을 걸어온다면 어떨까? 무척 소란하고 혼란스러운 하루하루가 될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말 소리들에 시끄럽고 어질어질한 상황이 그려지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알 수 없었던 사물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어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

 

- 내가 목소리에 귀를 맞추는 법을 배운 건지, 아니면 사물들이 내가 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 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 아마 둘 다일 거다. 아마 우리가 서로를 훈련시켰을 거다. 그리고 그러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p. 98)

 

- 책은 첫 문장이 제일 중요하다. 첫 조우의 순간, 독자가 첫 페이지를 펼쳐서 시작하는 문구를 읽을 때, 그건 마치 누군가와 처음 눈이 마주치거나 처음 손을 잡는 것과 같다. 우리도 그것을 느낀다. 책은 눈이나 손이 없다. 사실이다. 그러나 책과 독자가 서로를 위한 존재라면, 둘 다 그것을 안다. (p. 125)

 

<우주를 듣는 소년>은 갑작스러운 아빠의 죽음 후 사물들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하는 열네 살 소년 베니, 저장강박증으로 집안에 온갖 물건을 쌓아두고 버리거나 정리하지 못하는 엄마 애너벨의 이야기다. 갑작스러운 이별과 상실로 아픔과 각자 문제를 겪게 되는 두 사람의 치유와 회복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 그는 서가 사이를 정처 없이 돌아다니며 책 제목이 자신의 눈길을 사로잡게 하고 책들이 자신의 품 안으로 굴러들어 오게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책에게도 마음이 있으며 그가 책을 선택하는 것 못지않게 책 또한 그를 선택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p. 189~190)

 

- 사물들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사람들이 듣지 않지. 그래서 답답해하는 걸세. 당연히 답답할 수밖에! 누구도 자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기분이 어떻겠나? (p. 355)

 

간략한 내용과 표지에 책에 둘러싸여 있는 인물의 모습을 보고 사물의 목소리를 듣는 소년 베니가 도서관에서 만난 책들을 통해 알게 되는 다양한 세상에 대한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라고 큰 오해를 했다. 막상 읽게 된 <우주를 듣는 소년>은 환경문제, 현대 소비문화를 비롯해 철학적, 인문학적, 불교적인 주제가 담긴 내용까지 철학과 예술을 넘나들며 다양한 이야기와 페이지수로 여러모로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야기였다.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작가는 혼혈아로 어린 시절 괴롭힘을 당해 정신적 문제를 겪고 소아정신과 병동에 입원하기도 했고 이후 선불교 승려가 된 이력을 보면 책의 내용과 인물들의 모습에 개인적인 경험이 녹아 있음을 알 수 있다.

 

- 모든 독자는 고유하기 때문에, 지면에 뭐라고 쓰여 있건 당신들은 각자 우리가 다른 의미를 갖도록 만든다. 그래서 똑같은 책도 서로 다른 사람들에 의해 읽힐 때 전혀 다른 책이 되고, 파도처럼 인간의 의식을 관통해 흐르는, 끊임없이 변하는 책들의 집합체가 된다. 읽는 사람의 역량에 따라 모든 책은 저마다의 운명이 있다. (p. 618)

 

- 질문은 던졌으니, 네가 답을 찾도록 돕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야. 그래, 맞아. 우린 네 책이야, 베니. 하지만 이건 너의 이야기야. 우린 널 도울 수 있지만, 결국 네 삶을 살 수 있는 건 너뿐이야. 네 엄마를 도울 수 있는 것도 너뿐이야. (p. 664)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읽는 동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답답한 부분도 있었는데, 베니의 엄마 애너벨이 남편의 죽음 후 의욕을 잃고 자신은 물론 집을 방치하거나 하는 부분은 그럴 수 있겠다 싶었지만 상황을 더 나빠지게 만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읽는 동안 한숨이 나오는 답답한 부분이었다. 책 속의 책이 등장하는 독특한 구성과 이야기의 서술자로 책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이 흥미로웠는데, 인생 자체가 큰 이야기이고 결국 이야기를 묶은 것이 책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것 같았고 700페이지의 벽돌책이지만 책이 담고 있는 심오한 내용은 읽는 사람의 역량에 따라 저마다 어떻게 운명 지어질지 궁금하다.      

 

* 인플루엔셜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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