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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들이 알려주지 않는 마음의 비밀 | 마음에 드는 책 2018-11-3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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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심리학자들이 알려주지 않는 마음의 비밀

대니얼 리처드슨 저/박선령 역
예문아카이브 | 2018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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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들이 알려주지 않는 마음의 비밀

 

이 책은?

 

심리학으로 분류되는 책이다.

저자는 대니얼 리처드슨, 영국 런던 대학교 실험심리학 교수다.

저자 소개 중 특이한 점이 있다.

<심리학자로서는 이례적으로 영국의 코미디 프로그램에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박물관, 술집, 공연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음악 공연과 어우러진 라이브 심리 실험 쇼를 진행하며 괴짜 심리학자로 불린다. “상식은 심리학의 적이다라고 말하며 대중에게 사실로 증명되지 않은 일상 속 심리 현상을 과학적인 도구를 이용해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니까 단순한 책상물림은 아니라는 것, 그만큼 생활과 밀착한 심리학자로 생각할 수 있겠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 제목이 심리학자들이 알려주지 않는 마음의 비밀인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물론 원제는 Man Vs Mind니까 의미는 다르지만, 편집자가 한글 번역판 제목을 그렇게 잡은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저자 대니얼 리처드슨의 경력으로 보아, 평범한 여느 심리학자들처럼 평범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그게 확실하게 드러난다.

 

1장 생각은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2장 보이는 것, 그대로 믿을 것인가

3장 당신의 마음을 바꾸는 간단한 말

4장 아무도 같은 색을 볼 수 없다

5장 언어는 생각을 구속하지 않는다

6장 편견 없는 세상을 꿈꾸다

7장 나는 남들과 무엇이 다른가

8장 원래부터 그런 사람은 없다

9장 내가 만났던 유령은 진짜였을까

 

모든 항목이 기존의 학설에 반기를 드는 것들이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심리학에서 정설로 인정되고 있는 항목들을 다시 살펴보고 그런 것들이 과연 진실인가, 타당한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해서, 새롭게 알게 된다.

 

인지부조화에 대하여 몇 번 읽고 이해를 했지만, 이 책의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잘 된다.

바로 불협화음이란 개념을 들어 설명하기 때문이다.

 

사이비교에 빠진 사람을 예로 들어보자.

문제는 그들이 이런 믿음을 거부할 경우 불협화음이 커진다는 것이다.

인지부조화를 겪는(?) 사람들은 자신을 이성적이고 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제 와서 그런 사이비 종교를 거부한다면 시간과 돈을 아무 이유도 없이 낭비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 이러한 자신의 불협화음을 겪지 않도록, 그 사이비 종교를 인지부조화라는 것을 거치면서 유지한다는 것이다. (84)

 

무지개 색깔은 7개로 알고 있는데, 그것을 누가 맨 처음 주장했을까?

 

17세기 뉴턴이 무지개에는 7가지 색깔이 있다고 독단적으로 결정했다.

당시 뉴턴은 수비학에 골몰해 있었고, 또 음악의 색채 척도에는 일곱 개의 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무지개에도 일곱 가지 색이 있어야 한다고 결정했다., 한마디로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정한 것이다. (106)

 

강단에 서서 강의를 하기 시작한 저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한다.

 

<두려워하지 마, 교과서 내용을 전부 다 꿰뚫고 있을 필요도 전혀 없어. 학생들보다 진도가 두 페이지만 앞서 있으면, 학생들은 당신이 뭐든지 다 안다고 생각할 거야.>(210)

 

생각해보니, 일리가 전혀 없는 말은 아니다.

 

다시, 이 책은?

 

그럼 다시 이 책의 원제가 Man Vs Mind라는 것을 상기해 보자.

저자가 이 책의 제목을 그렇게 한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의 259쪽에서부터 262쪽에 이르기까지의 결론 부분에 그 이유가 나온다.

 

<그 답은 이 책의 모든 장에 숨겨져 있다. 심리학은 물리학이나 화학, 생물학과는 달리 강적을 가지고 있다. 뭔가를 시도하려고 할 때마다 진행을 방해하는 적, 바로 상식에 대처해야 했다.>(259)

 

<인간과 정신은 투쟁 그 자체다. 우리에게 들려줄 단순한 이야기의 매듭을 풀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중한 실험을 거쳐야한다. 상식이 심리학의 적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며, 이는 또한 내가 디너파티를 싫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262)

 

투쟁한다는 인간과 정신, 그래서 <인간 vs. 정신>이다.

 

저자가 싫어한다는 디너파티란 온갖 상식 진리에 터잡지 않은 들이 떠돌아다니는, 그래서 심리학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곳이다.

 

이 책은 그런 디너파티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은 진실과 정확성보다 의미를 추구한다>고 믿는 저자가 심리학에서도 신중한 실험을 거쳐 맛과 영양을 보장하며 독자에게 내어 놓은 진수성찬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심리학자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마음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인 믿음 가운데 일부가 심리학에 의해 사실로 증명되지 않았음을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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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뭐라고 | 마음에 드는 책 2018-11-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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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글쓰기가 뭐라고

강준만 저
인물과사상사 | 2018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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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뭐라고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글쓰기가 뭐라고인데, <강준만의 글쓰기 특강>이다.

글쓰기 관련 책이다.

 

저자 강준만에 대하여는 굳이 소개할 필요가 없겠다.

많은 글을 쓰고 책을 펴내는 분인데, 그가 글쓰기에 관한 글을 썼으니 글쓰기 노하우가 들어있을 것 같은, 그래서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글을 자주 쓰는 편이지만글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해서 이런 글쓰기 책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질 못한다. 한 쪽이라도 읽고 새겨볼 것이 있는지 살펴보곤 한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여느 글쓰기 책처럼 지나치지 못하고 그냥 몇 쪽 들춰보는 책이 아니라, 마음먹고 이 책에서 뭣 좀 건져보자, 하는 굳은 각오 하면서 펼쳐 든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3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 마음에 대하여

2... 태도에 대하여

3... 행위에 대하여

 

저자가 글쓰기에 대한 글을 쓰면서 이런 식으로 분류를 해 놓은 것을 보고, 처음에는 의아했었다. 마음, 태도, 행위? 이렇게 구분하는 이유가 뭘까?

 

그런데 하나씩 읽어가면서,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마음을 세심하게 썼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글을 잘 쓰는 전문가를 위한 책이 아닌 것이다. 저자의 목표는 초심자들이 글쓰기에 주눅들지 말라는 것이다. 제대로 걸음마도 못하는 아이에게 마라톤 할 때 주의할 점을 가르쳐서야 되겠는가? 해서 저자는 초심자들에게 마음에 대하여, 태도에 대하여, 행위에 대하여, 하는 식으로 차근차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그 중 몇 가지만 발췌 소개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접속사(98)의 문제

 

<거의 모든 글쓰기 책이 접속사를 쓰지 말라거나 자제하라고 주문하지만, 예외적으로 글의 흐름을 명확히 보여주려면 접속사를 사용하라고 주문하는 이도 있다. 접속사는 언어 세계의 신호등이기 때문에 글의 흐름을 좀더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

그러나가 없어도 의미가 통하면 그러나를 빼는 게 간결한 글을 만드는 데에 중요하다지만, ‘그러나가 있으면 독자가 훨씬 더 쉽고 빨리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 간결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일까?

글쓰기는 소통이다. 동료 집단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도 있지만, 글의 주제에 대해 문외한인 보통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도 있다.>(98)

 

접속사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는 책을 몇 권 읽었다.

그런 책을 읽고 난후 글을 쓸 때마다 접속사를 쓸 경우에, 내 손끝은 흔들린다.

, 말어, , 말어, 하는 망설임의 시간이 길어진다.

 

어떤 때는 과감히 그런 가르침 몰라라 하고 써버리는데, 또 다른 글쓰기 책에서 그런 가르침 만나면 나도 모르게 그전 썼던 글들이 후회의 대상이 되어버리고, 또 글을 쓸 때 고민이 시작되는데, 이 책 이 부분 읽으니 시원한 마음이 든다. 까짓것, 내가 작가도 아닌데, 접속사 쓰면 어때서?

 

그렇게 마음을 먹고 이 책을 계속 읽어보니, 저자도 접속사 자주 쓰는 것은 아니지만 사용은 한다. 다음은 그 사례들.

 

108 하지만/ 109그러면서, 그런데, 하지만, 하지만

110그러나 / 112그런데 / 118하지만,

126그런데 / 127그런데 / 128하지만

131그래서 / 136 그러나/ 138 그런데

139 하지만, 그러니/ 143 그런데

 

간결하게 쓰라는데, 과연?

 

말이든 글이든 간결하게 쓰라는 말은 물론이거니와, 뭘 모르는 사람이 길게 말하고 쓴다, 는 말이 있으니, 간결하게 쓰는 것이 참으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참에 저자의 다음과 같은 발언은 간결에 강박증이 될 정도로 대해 들었던 사람에게 복음과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간결이 꼭 미덕일 수도 없으며, 어설프게 흉내냈다간 오히려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특히 초심자들은 글쓰기 자체가 어려운 사람들인데, 그들에게 간결하게 써야 한다고 강조하는 건 괜한 겁주기는 아닐까?> (99)

 

저자의 가르침, 밑줄 긋고 새겨야  - 이런 것도 알아두자  

 

지식의 저주 (curse of knowledge)

지식의 저주는 어떤 일이나 주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아예 모르거나 적게 알고 있는 사람의 처지를 헤아리는 데에 무능하기 때문에 소통에 큰 어려움을 겪는 현상을 말한다. 주로 전문가들이 그러기 때문에 전문가의 저주라고도 한다. (42)

 

개념 없는 관점은 맹목적이며 관점없는 개념은 공허하다 (159)

 

장점의 단점 법칙 (176쪽)

그 어떤 것이든 장점은 반드시 그에 상응한 단점이 수반되기 마련이라는 법칙이다.

이런 경향은 인간의 성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순발력 있는 사람은 성격이 급하고, 차분히 생각해서 행동하는 사람은 느려 터진 면이 있고, 신념이 강한 사람은 완고한 면이 있고, 즉흥적이어서 분위기를 잘 살리는 사람은 예측 불가능성이 있어 우리를 짜증나게 만들 수 있다.

 

추상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급적 사람을 넣어서 질문해야 하며, 질문은 제한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170)

 

스토리텔링 기사를 중시하는 캐나다 신문 데일리글리너(The Daily Gleaner)의 편집 회의실엔 이런 캐치 프레이즈가 걸려있다.

모든 사실을 인물 구조로 바라보라. 당신의 기사를 더 생생하고 풍부하게 독자에게 전하고 싶다면 모든 주제를 인물을 통해서 드러나게 하라.”(124)

 

다시, 이 책은?

 

이 책 읽고 나니, 문득 글쓰기에 대한 어떤 강박관념이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다음과 같은 말에 힘이 나기도 한다.

 

<전문작가들이 말하는 글쓰기의 이유글쓰기의 고통에 부화뇌동한 나머지 글쓰기를 너무 근엄하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 (126)

 

저자는 말한다. "전문가처럼 할 욕심을 내지 말라" 한다. (132)

 

목줄에 메인 개처럼 글을 쓸 때 항상 나를 뒤로 잡아당기는 줄이 있었는데. 이 책 읽고 나니, 그게 풀린 듯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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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슬리(Aldous Huxley)의 멋진 신세계 | - 셰익스피어 클래식 2018-11-2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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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슬리(Aldous Huxley)의 멋진 신세계 (1932 년)

 

헉슬리(Aldous Huxley)의 멋진 신세계에서는 어느 누구도 불행하지 않다. 굶주림과 실업, 가난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질병도 없고, 전쟁도 없으며, 어디서든 청결하고 위생적이다. 예상 수명은 높고, 늙어도 표가 나지 않는다. 누구도 고독하거나 절망을 느끼지 않고 불안해하지도 않는다. 모든 것이 즐겁고, 모두는 행복하며, 누구와도 서로 섹스를 하며, 모든 사람들은 모든 가능한 것들을 소비한다. 그밖에 할 일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약간의 우울함이 느껴지면 '소마(Soma)'라는 마약을 삼킨다. 이 약은 기분을 흥분시킬 뿐 아니라 마음을 안정시키고 편안한 환각 상태를 유발한다.

이런 멋진 신세계는 2540년의 세계다.

1908년, 자동차 회사 헨리 포드의 유명한 T 모델 자동차가 세계 최초의 컨베이어 시설에서 생산되어 미국적 소비사회로의 길을 열었던 때로부터 632년이 지난 시점이다. 이 연도는 의미심장하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소비로 이루어진 완전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포드는 현대 소비사회의 중요한 창시자 중 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그의 기업 정책은 서구의 경제를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다. 포드는 컨베이어 시스템을 생산 과정에 도입했다. 그래서 가장 단시간에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렇게 생산된 것이 '작은 남자'를 위한 최초의 자동차인, 전설적인 T 모델 자동차였다. 동시에 포드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최저생계비 이상으로 인상했고, 이를 통해 노동자들을 동시에 자신의 구매자들로 만들었다. 헉슬리의 소설에서는 '포드'가 신이다. 사람들은 성호를 긋지 않고 (T 모델에서 나온) 'T'를 그린다. 그리고 "맙소사" 또는 "오, 주여(Lord)" 대신에 "오, 포드(Ford)"라고 말한다.

모든 것이 '행복하라!'는 명령법의 지배를 받고 있는 '멋진 신세계'는 실제로는 축복이라는 미명으로 나타나는 악몽이다. 헉슬리의 소설 제목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는 오래 전부터 반유토피아를 보여주는 공포 비전의 대명사가 되었다. 완전한 미래는 그곳에 살고 싶다는 소망을 일깨우기보다는 오히려 등줄기를 오싹하게 만든다.

『멋진 신세계』란 제목은 셰익스피어에서 인용한 것인데, 다름 아닌 셰익스피어의 작품 『템페스트』에서 나온 것이다. 그곳에 등장하는 소녀 미란다는 외딴 섬에서 자라나서 자신의 아버지 프로스페로 외에는 어떤 인간도 대면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녀가 난파한 배에 타고 있던 일단의 유럽인들을 보자 소리를 지른다. "오, 멋진 신세계여. 저런 사람들이 살고 있다니!"라고.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보러 온 관객들은 이미 알고 있다시피, 유럽인들 가운데는 극도로 부패한 예들을 찾을 수 있었다. 이미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멋지고 새로운 구세계(유럽)에 대한 미란다의 외침은 흘려들을 수 없을 정도로 뚜렷이 문명비판적인 어조를 지니고 있다.

헉슬리의 유토피아에서 놀랍고 늘 행복한 인간들은 유전자와 정신의 조작으로 얻은 결과다. 런던의 부화와 조건반사 센터의 34층에 있는 수정() 담당부서에서는 소독되고 서늘한 공기에서 시험관 태아들이 행복하게 만들어진 삶으로 태어날 준비가 이루어진다. 멋진 신세계의 미래의 주민들은 이미 태어나기 전부터 그들의 삶의 형태가 결정된다. 즉 장래에 광부들과 철강공들로 결정된 태아들은 열기에 익숙해지게 만든다. 그들이 나중에 그들의 일을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이런 준비는 개인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국가의 안정성을 보증한다. 누구도 자신의 운명을 거스르겠다는 생각을 감히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든 태아들이 이런 식으로 장래의 사회적 역할에 길들여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목적에서 다섯 종류의 상자들이 마련된다. 가장 상위의 것은 알파의 상자다. 이 상자들은 최상의 지성을 갖추게 하는데, 나중에 이들은 지도층의 지위를 맡게 된다. 가장 하위에는 엡실론의 상자들이 있다. 그들의 지성은 제거된다. 그래야만 나중에 그들은 하수를 처리하는 일꾼들로 살더라도 행복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운명은 실험실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출생의 자리에 '코르크를 뽑는 일'이 있게 된다. 그후에 아기들은 조건반사실로 옮겨진다. 여기서는 아기들에게 특정한 불안과 거부감들이 주입된다. 그래서 그들은 아기들에게 꽃과 책들을 보여주고, 그리고 그 직후에 바로 끔찍한 파열음과 전기충격을 아기들에게 가한다. 이렇게 해서 아기들은 이후 평생 장미와 문학에 대한 즐거움을 상실해버리고 만다. 이것이 멋진 신세계의 이념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다. 즉 독서란 시간 낭비이고, 자연으로 소풍을 가는 주민은 소비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이런 암울한 이야기의 소재는 헉슬리의 상상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다. 1920년대 행동주의의 창시자인 미국인 J. B. 왓슨(John Broadus Watson)은 실제로 아기들에게 전기충격을 가했다. 그는 이를 통해 인간의 불안이란 외적인 자극을 통해 익숙하게 될 수 있음을 증명하려고 했다. 왓슨은 현대 심리학의 연구 초점이 인간의 내면―인간의 생각과 감정―에 집중되는 것은 완전히 난센스라는 관점을 대표했다. 왓슨에게 인간은 자극에 반응하는 생물적 기계와 다름없었다. 그는 인간의 정신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어차피 우리들은 한 사람의 내면에서 일어난 일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 대신에 그는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특정한 상황에 있는 한 인간의 행동이 그것이었다. 왓슨의 견해는 인간의 모든 행동은 습득된 것이라는 점이다. 그는 단호하게 공언하기를 "나에게 건강한 아이들 여럿을 주시오. 그러면 나는 보증하건대, 그들 중 아무나 골라서도 의사나 변호사, 경영자, 예술가를 만들 수 있으며, 심지어 도둑이나 거지들로도 만들 수 있을 겁니다"라고 했다.

어린아이들이 왓슨의 프로그램을 마쳤다면, 그후에는 수년 동안 수면 중에 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듣게 된다. 즉 최면 교육을 받게 되는데, 아이들은 밤마다 150번씩 연달아 12년 동안 "오늘날은 모두가 행복하다"라는 문장을 반복해서 듣게 된다.

그밖에도 헉슬리의 신세계에서는 가족이란 단위가 없어진다. 누구도 '부모'라는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임신에 대한 생각은 외설적으로 여겨진다. 어떤 것도 한 여자를 임신시키는 것보다 더 나락에 빠뜨릴 수가 없지만 포드 덕택에 그런 일을 막을 수 있다고 여긴다. '어머니'라는 말은 아예 발음하지 않는다. '68세대'의 생활공동체에서처럼 문란한 성생활이 지배하고 있다. 누구든지 서로 꺼리지 않고 잠자리를 한다. 사랑은 즐거운 놀이일 뿐, 깊은 감정적 교감은 보이지 않는다. 누구든지 자신의 명성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한 파트너와 너무 오랫동안 함께 지내지 않는 것이 낫다. 이 소설의 여주인공인 레니나는 그녀의 가치관에 심각한 의문을 품게 만든다. 그녀는 이미 4개월 전부터 한 명의 같은 남자와만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멋진 신세계에서 나온 모든 유선형 인간들과 반대되는 인물은 '야만인' 존 새비지(John Savage)다('savage'는 영어로 야만인을 뜻한다). 그는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성장했다. 그곳은 고압 전류가 흐르는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는 지역으로, 그 주민들은 미개하고 더러운 생활을 영위한다. 하지만 존 새비지는 책을 읽었다―정확히 말하자면 셰익스피어를 읽었다. 존은 지금도 (여전히) 망각에 묻혀 있는, 엘리자베스 시대의 시인이 쓴 위대한 희곡들을 인용한다. 멋진 신세계의 주민들은 셰익스피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존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낭독하자 청중은 배를 잡고 웃는다.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야! 사랑 때문에 고통을 당한다고! 그건 엄청난 바보짓이야!" 하는 식으로.

존은―그는 사람들을 구출하는 주인공과 같은 면모라기보다는 오히려 미친 망상가의 모습을 보여준다―반란을 꾀하지만 그것은 보잘것없이 실패한다. 그는 세계를 통제하는 지배자와 대화하는 중에 불편함을 느끼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다. "나는 신을 원하고 문학도 원해요. 진정한 위험에 처해보는 것도 원하지요. 내가 원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선도 원하지만 죄도 원하지요." 이 말에 세계의 지배자가 대답한다. "당신은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는군. 늙고 추하고 생식불능이 되는 권리는 말할 필요도 없고, 성병과 암에 걸릴 권리, 먹을 것이 없거나 이들이 들끓을 권리, 매일 자신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를 권리, 장티푸스에 걸릴 권리, 고문을 당할 권리도 원한다는 말인가?" "예, 난 그런 권리를 원해요." 존 새비지가 아주 오랜 침묵 후에 대답한 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멋진 신세계』 (사람이 읽어야 할 모든 것 - 책, 2010. 3. 26., 도서출판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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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이 안 망했다? 흥미로운 상상이 부른 엄청난 결과 | - 조선시대 2018-11-2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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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이 안 망했다? 흥미로운 상상이 부른 엄청난 결과

[사극으로 역사읽기] SBS <황후의 품격>이 보여주는 상상의 구한말

김종성(qqqkim2000)

 

 

장나라 주연의 SBS 수목 드라마 <황후의 품격>은 대한제국이 1910년에 망하지 않고 현재까지 존속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는 드라마다. 1897년 대한제국 선포 이래로 121년째 대한제국이 유지되고 있다는 상상 하에 스토리를 전개한다.
 
'그때 이랬다면, 저랬다면?'라고 가정해봐도, 흘러간 역사를 바꿀 길은 없다. 하지만, 역사의 가정을 해보다 보면, 그때 그 순간에 역사변화를 추동한 원동력들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역사를 바라보는 안목이 늘게 된다.

'대한제국이 안 망했다면?'라는 가정을 세우다 보면, '어떤 일이 벌어졌어야 대한제국이 안 망할 수 있을까?'를 탐구하게 돼서, 역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에 대한 통찰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황후의 품격>은 그런 사고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4회분이 방영된 현재까지, 이 드라마에서는 대한제국이 어떤 조건에서 안 망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아무 단서도 제공하지 않았다. 그냥, 대한제국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가정을 보여줄 뿐이다.

하지만, 대한제국이 망하지 않을 수 있었을 가능성을 추적하다 보면, 이것이 20세기 세계사 특히 공산주의 혁명의 성패에도 영향을 줄 만한 일이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래서 '만약에 대한제국이 안 망했다면?'라는 가정은 흥미로운 추리 작업이 될 것이다.

대한제국은 전쟁으로 망한 나라가 아니다. 외교적 역학구도가 불리하게 형성된 결과로 망한 나라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제국이 안 망했다면 그 뒤 어떻게 됐을까?'를 상상하려면, 대한제국을 멸망시킨 외교적 역학구도를 뒤집어 생각하는 일로부터 추리가 시작돼야 한다. 그런 역학구도가 생기지 않았다면 그 뒤 어떻게 됐을까를 추리하는 방식이다.
 
1880년대에 고종 임금은 아버지 흥선대원군의 외교정책을 뒤엎고 문호개방 정책을 본격화했다. 세계열강을 조선에 끌어들인 뒤 이들을 상호 경쟁시켜 힘을 빼는 방법으로 조선의 독립을 유지하겠다는 게 고종의 의도였다. 처음부터 비현실적인 전략이기는 했지만, 고종은 이 전략에 따라 청나라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미국·영국·독일·러시아 등과 순차적으로 국교를 체결했다.
 
이런 가운데, 조선 무대에서 두각을 보인 세 나라는 일본·청나라·러시아다. 이들은 고종의 의도를 벗어나, 조선을 자기 수중에 둘 목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전개했다. 이 경쟁은 1894년 청일전쟁, 1904년 러일전쟁으로 결판났다. 두 전쟁에서 일본이 모두 승리함에 따라, 청나라와 러시아는 조선 무대에서 자연스레 탈락했다. 대한제국은 일본이 승승장구하는 이런 분위기에 눌려 1905년 외교권을 빼앗기고 1910년 국권마저 빼앗겼다.
 
대한제국이 멸망한 국제적 요인은 일본의 청일전쟁·러일전쟁 연승이었다. 일본은 청일전쟁 승리로 막대한 배상금을 받아낸 뒤, 여세를 몰아 러일전쟁을 일으켰다. 그리고 러일전쟁 승리의 여세를 몰아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강탈했다(을사늑약·을사보호조약). 그렇기 때문에 두 전쟁이 발발하지 않았다면, 일본이 대한제국을 삼키는 일도 발생하기 힘들었다.
 
전쟁이 발발했더라도 러시아나 청나라가 최종 승자가 됐다면, 이 경우에도 대한제국이 멸망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당시 러시아는 극동아시아에 식민지를 둘 여력이 없었다. 또 러시아와 더불어 세계 최강을 형성하는 영국이 러시아의 조선 진출을 극도로 견제했다. 러시아가 동아시아와 태평양 쪽으로 남진하는 것을 경계했던 것이다.
 
1885년에 영국군이 거문도를 점령한 것은, 전년도인 1884년에 조선과 러시아가 국교를 체결한 데 대한 견제 조치였다.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 만한 여력도 없었을 뿐 아니라 영국이 전력적으로 견제했기 때문에, 러시아가 러일전쟁에 승리했다 해도 그 여세를 몰아 조선을 삼키기는 쉽지 않았다.
 
청나라가 청일전쟁에서 승리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청나라가 승리했다면, 조선 무대에서 일본이 당연히 탈락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청나라가 조선 무대에서 최종 승자로 남는 것은 아니었다. 러시아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당시 청나라 국력으로는 세계 최강 러시아를 이길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청나라가 청일전쟁의 승자가 됐다면, 청나라와 러시아가 조선 무대에서 경쟁하는 양상이 오랫동안 유지됐을 것이다. 청러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낮았기 때문에, 그런 균형 상태가 꽤 길게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청일전쟁·러일전쟁이 아예 발발하지 않았거나 일본이 어느 전쟁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면, 대한제국의 멸망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렇기 때문에, 대한제국이 2018년까지 유지된다는 <황후의 품격>의 가정은, 두 전쟁이 발발하지 않았거나 일본이 모두 승리하지 못했을 것을 전제로 한다.
 
청나라와 러시아는 일본과의 전쟁에서 패한 뒤 쇠퇴했다. 청나라는 1912년 망했고, 러시아는 1917년 망했다. 일본과의 전쟁에 패하지 않았다면, 두 나라는 당연히 좀더 오래 존속됐을 것이다.
 
그렇게 됐다면, 레닌이 1917년에 혁명을 일으켜 러시아제국을 무너트리고 소비에트연방을 세우는 일에도 당연히 차질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레닌이란 인물이 역사에 등장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한민족과 중국 한족의 공산당 활동에도 지장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김일성과 모택동(마오쩌둥)의 인생에도 큰 변화가 생겼을 수 있다. 영웅이 시대를 만들기보다는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 측면이 훨씬 강하므로, 20세기를 풍미했던 공산권 영웅들의 면면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 수 없게 됐을 것이다.
 
청나라는 청일전쟁 패배에 이어 1910년 대한제국 멸망으로 또 한번 타격을 입었다. 전통적 동맹국이 무너지면서 청나라의 안보가 더 위태해졌고, 이에 따라 청나라는 1912년에 한족들의 도전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렇기 때문에 청일전쟁과 대한제국 멸망이 없었다면, 청나라의 수명은 당연히 연장될 수밖에 없었다.
 
청나라가 오래 살아남아 <황후의 품격> 속의 대한제국처럼 2018년까지도 유지되고 있다면, 중국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은 지금의 중국어뿐 아니라 만주어도 어느 정도는 익혀야 할 것이다. 청나라 때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언어는 중국어지만, 청나라의 제1언어는 지배층의 언어인 만주어였다. 공문서도 만주어로 기록된 다음에 중국어로 번역되는 일이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을 상대하는 외교관이나 기업인들은 중국어와 함께 만주어도 함께 익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을 것이다.
 
또 청나라가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면, 중국 정치상황이 꽤 불안정해졌을 것이다. 1860년대 이후 중국에서는 피지배층이자 다수민족인 한족의 입지가 높아졌다. 이들이 정치나 행정은 물론이고 산업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이런 역량이 모아져 1912년에 한족이 신해혁명을 일으켜 만주족 황실을 무너트렸던 것이다.
 
만약 청나라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면, 청나라는 한족 반정부 세력의 도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다. 티베트나 신장위구르 소수민족 때문에 겪는 곤란보다 훨씬 더 큰 곤란에 노출됐을 것이다. 티베트나 신장위구르처럼 서쪽에 있는 소수민족도 아니고 중국 전역에 가장 많이 분포한 한족이 반정부 활동을 벌인다면, 중국을 여행하는 일이 지금의 중동을 여행하는 일만큼이나 위험한 일이 됐을지도 모른다. 
 

 

<황후의 품격> 속의 대한제국 황제 이혁(신성록 분).ⓒ SBS

  
대한제국도 1910년에 망하지 않고 청나라도 1912년에 망하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이로부터 도출될 수 있는 흥미로운 결론은 이 외에도 한둘이 아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일본에 관한 것이다.
 
조선과 청나라가 건재했을 경우, 20세기 초반에 있었던 일본의 대륙 침략, 아시아 침략은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 됐을 것이다. 일본은 대마도를 편입한 데 이어 오키나와·타이완을 흡수하고 이 여세를 몰아 청나라와 러시아를 격파한 뒤 조선을 강점했다. 그런 다음, 중국과 아시아 각지로 침략 범위를 넓혔다. 조선과 청나라가 국권을 지켰다면, 일본이 중국 및 아시아 각지로 팽창하는 일도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됐다면 일본의 전쟁 범죄도 당연히 일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다. 위안부 강제동원이나 강제징용·강제징집 같은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수 있다. 또 태평양전쟁이 발발하기 힘들었을 것이므로, 일본이 원자폭탄 두 방을 맞고 맥아더에게 항복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일본은 그저 그런 보통 국가로 남아 있게 됐을 것이다.

일본이 그런 나라가 돼 있다면, 군사 대국화를 꿈꾸는 아베 신조 같은 극우파는 정치권에서 역할을 찾기 어려워, 세상 한쪽 구석에서 불평불만을 늘어놓다가 인생을 마쳤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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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셰익스피어 ‘햄릿’ 주석서 펴낸 84살 언어학자 | - 햄릿을 위한 에필로그 2018-11-2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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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범 교수 올 초부터 7개월 집필
영어 원문에 300쪽 넘는 주석 달아
퇴임 뒤 ‘라틴어 입문’ 등 13권 출간

 

 

<주석과 함께 읽는 햄릿>(한국문화사 펴냄), 올해 84살인 전상범 서울대 명예교수(사진)가 최근 펴낸 책이다.

 

“셰익스피어(1564~1616) 4대 비극(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에 자세한 주석을 달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했어요. 먼저 <햄릿> 편을 내기로 하고 지난 1월 1일부터 매일 오전 3시간씩 하루도 쉬지 않고 7개월 동안 썼죠. 눈이 좋지 않아 3시간 이상은 할 수 없었어요. 그 이상 하면 글자가 겹쳐 보이거든요.” 지난 25일 전자우편으로 만난 저자의 말이다.


<햄릿> 영어 원문을 먼저 싣고 그 뒤에 300쪽 이상의 한국어 주석을 달았다. 한국어 번역문은 따로 없다. <햄릿>을 원문으로 공부하는 영문과 학생이나 한국어 번역본을 읽으면서 원문의 맛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주석은 원작의 뜻을 파악하는 데 보탬이 되는 단어나 문구 풀이에 초점을 뒀다. 이 책은 영어학 전공자인 전 교수의 정년 퇴임 뒤 13번째 저술이다. 10년 전에는 퇴임 뒤 독학한 라틴어 학습서(<라틴어 입문>)를 손녀와 함께 내기도 했다.


왜 첫 주석서가 <햄릿>이었을까? “셰익스피어 희곡 36편 중 하나를 고른다면 당연히 <햄릿>이죠. 셰익스피어가 한창 물이 올랐을 때 작품이고, 따라서 완성도가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이야깃거리도 가장 많이 제공해주죠.” 그는 <햄릿>의 교훈을 이렇게 말했다. “셰익스피어는 모든 비극은 성격에서 나온다고 해요. 비평가들이 셰익스피어의 철학을 말하면서 ‘성격이 두 번째 운명이다(Character is the second destiny)’고 규정하는 이유이죠.


<맥베스>는 권력욕, <오셀로>는 의심(정확히는 의처증), <리어왕>은 사람을 볼 줄 모르는 무지의 비극이죠. <햄릿>은 보통 ‘지성의 비극’이라고 하죠. 행동과 사고 사이에는 여러 패턴이 있는데 햄릿은 생각하고 나서도 행동하지 않아요. 흔히 지성인들 사이에서 볼 수 있는 유형입니다. 왕인 삼촌이 참회의 기도를 하는 중에 죽이면 삼촌이 천당에 갈 것이라는 생각에 복수를 미루다 애인은 미치고 자신도 죽는 비극을 맞이하죠.”


그는 <고대영어>나 <중세영어>와 같은 책을 쓴 영어사 전공자다. “셰익스피어는 중세에서 현대 영어로 넘어오는 시대의 작가입니다. 그가 활동한 시대는 영어 철자법 통일이 되기 한참 전이었고 영어 문법도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어요. 셰익스피어는 과도기 언어가 갖는 유연성을 최대한 이용한 언어의 마술사입니다.” 덧붙였다. “일본의 대표적인 언어학자인 이치카와 산키는 영어학 전공학자이면서 셰익스피어의 거의 전 작품에 주석을 달았어요. 저도 주석 작업을 계속하고 싶지만 지금의 건강 상태로는 희망 사항에 그칠 가능성이 커요. 책 원고를 늘 웃는 낯으로 받아주는 출판사 사장님에게 미안해서 더는 책을 쓸 용기가 나지 않아요.”

 

전 교수는 오전에 집필하고 오후엔 쉬운 소설을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외국어 공부를 하지만 그보다는 더 많은 시간을 잠을 자는 데 쓴다면서 이런 말을 했다. “펄 벅의 <대지>를 보면 주인공인 왕룽이 나이가 들면서 잠을 많이 자는 대목이 나옵니다. 앞으로 맞이할 오랜 잠의 예행연습이 아닐는지요.”

 

셰익스피어는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언어유희(pun)에 능했다. 전 교수는 한국어 번역이나 영화로는 이런 재미를 제대로 즐기기 어렵다면서 <햄릿>의 대표적인 펀을 소개했다.


(a) of the chameleon’s dish. I eat the air, promise-cramm’d.

표면적인 뜻: “카멜레온의 모이를 먹습니다. 약속으로 가득찬 공기말입니다”

 

또 다른 뜻: “실속 없는 상속자(heir=air)라는 말만 듣고 삽니다.”

 


(b) I am too much in the sun.

표면적인 뜻: “햇볕은 충분히 쏘이고 있습니다.”

또 다른 뜻: “그놈의 아들(son=sun)이란 말에 신물이 납니다.”


(c) Let her not walk i’ the sun.

Conception is a blessing, but not as your daughter may conceive.

“햇볕을 쬐게 하면 안 됩니다. 세상에 대한 상식(conception)이 느는 것은 다행이지만 잘못해서 따님이 임신(conceive)하는 일이 생기면 안 되니까요.” 이 문장 역시 sun을 son과 등치해 ‘따님의 임신’과 연결했음.)

 

*출처 : 셰익스피어 ‘햄릿’ 주석서 펴낸 84살 언어학자

 

주석과 함께 읽는 햄릿

전상범 저
한국문화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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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 알려드립니다. 2018-11-27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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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저/이선종 편역
미래타임즈 | 2018년 12월

신청 기간 : 124 24:00

서평단 모집 인원 : 5

발표 :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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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의 원제목은 Commedia 즉 ‘희곡’ 또는 ‘희극’이다. 참으로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내용을 다루고 있는 [지옥 편]에 비해 [연옥 편]과 [천국 편]은 매우 쾌적하고 행복한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슬픈 시작’에서 ‘행복한 결말’에 이른다 하여 이 같은 제목이 붙여진 것이다. 그런데 보카치오가 다시 이 제목에 형용사 Divina를 덧붙임으로써 단순한 희곡 차원을 넘어 숭고하고 성스러운 뜻을 가진 Divina Commedia(신성한 희곡)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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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질 수 없어 | 마음에 드는 책 2018-11-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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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떨어질 수 없어

마르 파봉 글/마리아지롱 그림/고양이수염 역/유지현 해설
이마주 | 2018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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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질 수 없어

 

이 책은?

 

이 책은 아동용 그림책이다. 철학을 담은 그림책이다.

 

표지에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그림, 예쁜 신을 신고 있는 여자 아이 다리가 전면에 나와 있다.

마치 아이들 소꿉장난에서 여자아이에게 신을 신기고, 양말을 신기는 그런 놀이 같다.

 

저자는, 글을 마르 피봉이 쓰고, 그림은 마리아 지롱이 그렸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세상에서 서로 떼어놓으면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뭐 멀리 갈 것 없다. 이 책의 표지 그림에 나오는 신과 양말이 있다.

신은 우리 사람들은 두 다리가, 두 개의 발이 있으니 당연히 한 켤레, 즉 두 개의 신이 있어야 한다. 양말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것들은 서로 떨어져서는 아무 짝에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여기 화자는 그래서 신, 운동화다.

운동화가 말한다. <우리는 하나로 태어났어요.> 복수로 자신을 부른다.

그런 신을 신고 소녀는 거울에도 비춰보고, 스카이싱싱을 타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논다.

그러던 어느 날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나무를 타고 놀다가 그만 한 짝이 못쓰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그 소녀의 신못쓰게 된 짝과 온전한 짝- 을 함께 버리고 만다.

 

<어쩌니 클라라

한 짝만 신을 수는 없잖아.

두 짝 모두 버려야겠다. >

 

그 결과 신발 한 켤레 온전한 한 짝조차도 는 못쓰게 되어 버려지게 되어, 쓰레기통에서 굴러다닐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할아버지가 그것을 주워 깨끗하게 빨아 말린 다음에, 누구에겐가 선물을 한다.

 

그것을 받은 아이는 리타, 그 소녀는 그것을 받고 뛸 듯이 좋아한다.

그러나 이 글의 화자는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이미 자기는 우리가 아닌, 신 한 켤레가 아니라 한 짝뿐이므로.

 

그런데도 그 소녀, 리타는 왜 그렇게 좋아하는 것일까?

과연 그 신 한 짝의 운명은 어찌 될 것인가?

 

여기 철학이 있다.

 

이 그림책은 무엇을 말하는가?

놀랍게도 장자의 <무용의 용 쓸모없음의 쓸모>를 이야기 하고 있다.

 

물론 해설자는 장자를 거론하지 않고 있지만, <완전함과 쓸모의 의미를 찾아서>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작가는 떨어질 수 없는것들을 떨어뜨려 놓음으로서 짝으로 존재해야 완전하거나 쓸모 있다는 우리의 편견을 뒤집습니다. 부족하기 때문에 더 큰 가능성을 지닌 불완전함의 가치를 역설적으로 보여주지요.>

 

다시, 이 책은?

 

아무래도 이런 철학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이해시키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양말, 신 들을 교재로 삼아 신이나 양말이 한 짝 버려지거나 쓸모없게 될 때를 가정해보면서 설명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하리라.

 

특히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특정한 신과 양말이 있을 것이므로, 그것을 가지고 설명해준다면?

철학은 멀리 있지 않다. 항상 가까운 데에서 배울 것이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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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서는 '피사의 사탑'? "17년간 4cm 바로 서" | - 셰익스피어 클래식 2018-11-2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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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서는 '피사의 사탑'? "17년간 4cm 바로 서"

[JTBC] 입력 2018-11-23 09:54

 

앵커]

보면 꼭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게 되는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이죠. 계속 기울다보면 붕괴가 또 될 수 있으니까 지반을 강화하는 작업이 이뤄졌었는데, 4cm 바로 섰습니다. 최소 200년은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피사의 사탑은 높이 56.6m, 무게 1만 4500t의 대리석 건축물입니다.

한쪽으로 계속 쓰러져간 이유는 불균형한 지반의 영향 때문입니다.

이탈리아 언론은 사탑이 지난 17년간 4cm 가량 바로 섰다고 보도했습니다.

탑의 안정성을 조사한 연구팀은 "지반을 안정화한 덕분"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울기가 계속 줄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최소 200년 동안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습니다.

피사의 사탑은 800여년 전인 12세기 말 현재 위치인 이탈리아 토스카나주에서 착공됐습니다.

애초 기운 탑으로 지으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매년 0.5mm씩 기울기 시작했고 결국 탑의 경사 거리는 4.5m에 이르게 됐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1990년, 붕괴를 우려해 관광객 입장을 전면 금지하고 보강 공사에 돌입했습니다.

강철 케이블로 탑을 고정시키고 기울어진 반대편의 흙을 파내는 식으로 2001년, 그 경사 거리를 4.1m로 약 40cm를 줄였습니다.

이후 17년간 탑을 관찰한 결과 추가로 4cm 더 바로 세워진 것입니다.

연구팀 살바토레 세티스 교수는 "탑이 기울어진 반대쪽 흙을 제거하면서 탑 자체의 무게로 빈 공간을 눌러 조금씩 메워지게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CNN은 "피사의 사탑이 서서히 바로 서면서 기울어진 탑이라는 이름을 거스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배장근·이창환)

 

http://news.jtbc.joins.com/html/451/NB117324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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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99%을 | 마음에 드는 책 2018-11-2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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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탈출, 99%을

신창용 저
스틱(STICKPUB)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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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99%

 

 

이 소설 문제작이다.

이 소설이 문제라는 것을 저자는 분명히 인식하고, 그것을 밝히고 있다.

 

<이 소설은 그 재료든 그것을 드러내는 방식이든 한국에서의 소설의 전형에 따르지 않는다.> (251)

 

그러니, 저자는 이 소설이 우리나라에서 통할 것(?) 같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셈인데, 이 소설을 읽은 독자로서는 이 책이 비록 상업적으로 통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그래서 베스트셀러 반열에는 오르지 못할지라도, 문제적 작품인 것은 분명하다고 본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소설은 과감하게 기존의 금기를 깨고 거기에 항거한다.

 

문학의 현실도 어차피 상행위에 체포된 마당이니, 이름 없는 자의 소설에 비단옷을 입혀줄 평론가는 물론 없다.”(251) 고 저자는 밝히고 있는데, 맞다. 어떤 평론가가 이 작품에 금테를 둘러주겠는가? 아마 대부분의 평론가는 짐짓 모른 채 할 게 분명하다.

 

그러나 나로서는 다르다. 내가 평론가가 아닌 것이 유감이지만, 이 소설은 우리 사회를 극명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회를 보여주고 독자로 하여금 무언가 뜨끔하게 느끼게 하는 게 있다면, 그게 소설 아닌가? 소설 중에서도 문제작이 바로 그런 것이지 않는가?

 

둘째, 이 소설에는 정치, 경제의 썰이 충만하다. 그래서 문제작이다.

이 책에도 소설화에 친하지 않은 정치, 경제의 썰이 즐비하니, ‘뭔 소리를 하는 거야!’라는 불만과 질책이 있을 것이다.”(250) 라면서 저자는 불만과 질책을 걱정하지만, 나로서는 아니다. 불만과 질책은커녕, 그런 문제 제기가 고맙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M과 파비안, 캐스린. 3인방이 만들어내는 보고서는 값진 보석과 다를바 없다. 그런 보고서 읽을 때마다, 우리나라 현실에 눈뜨게 되기 때문이다.

 

그 보고서들 따로 모아 읽어도 좋을 듯하다.

 

<케이지 식 닭 사육과 인권>

<최저 임금의 인상과 인권>

<국회의 특활비>

<대기업의 편의점 사업의 확산>

<경찰수사권 독립>

<공무집행방해죄의 오용>

<친인척이 출연하는 텔레비젼 예능프로>

<서점의 책 전시의 상황>

<성범죄에 대한 처벌의 상황> 

<담뱃값 인상과 흡연자의 처우상황> 

 

그런 보고서의 형식이 저자답다.

저자는 그 보고서의 요건을 다음과 같이 규정해 놓고 있다.

보고서는 논리성이 있되 일반의 보고서와는 달리 수필의 형식이어야 하고, 표현은 반드시 분노, 울분, 비난의 방식이 적절히 침윤되어 있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37)

 

보라, 저자의 치밀한 지혜를.

저자는 보고서를 행정서식으로 몰아 구겨 넣지 않는다. 그런 행정서식으로 감싼 보고서를 어느 독자가 읽으려 하겠는가? 그래서 그는 보고서의 형식을 수필식으로 꾸미게 한다.

 

, 그 내용의 분위기를 미리 알린다. ‘분노, 울분, 비난의 방식이 적절히 침윤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 보고서에 들어있는 내용이 우리나라의 현실일진대, 그런 내용들이 결코 분노 없이는, 울분 없이는, 비난의 기조를 띄지 않고서는 말할 수 없다는 뜻이리라. 그런 문제 제기, 오히려 고맙다.

 

더하여 정확한 문제 분석이 따르니, 우리 사회를 제대로 보게 만든다.

보고서 중 일부를 인용해 본다. 최저임금인상에 관한 것이다. 

 

<...영세 사업자들이 힘들어하거나 .... 폐업하게 만드는 원인은 최저임금과 같은 인건비가 아니다. 그 원흉은 처음부터 그 자체에 횟수가 불가능한 시설비를 포함해, 임대료나 체인 본사에 지급하는 돈에 있다.>(12쪽) 

 

그런 이유로 나는 이 소설이 문제작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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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마을 남쪽 사람들 | 마음에 드는 책 2018-11-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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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옥마을 남쪽 사람들

권행백 저
온하루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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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마을 남쪽 사람들

 

이 책은?

 

이 책은 소설이다. 연작소설집.

전주의 한옥마을 남쪽에 사는 사람들을 소재로 하여, 사람 사는 이야기를 엮어냈다.

 

저자는 권행백. 전주에서 자랐다. , 이 곳 출신이다.

 

이 책의 내용은? - 저자가 기록한 사람들, 사연들,

 

저자는 실제 3년간 틈틈이 고향이야기를 써두었다가 책으로 엮어냈다.

저자가 <지은이의 말>에서 소설이 나의 내적 갈등을 담기에 적당한 그릇이라는 게 참으로 다행스럽다. 날이 갈수록 밥벌이와 멀어지는 문학이 제 몫을 한번 해주기를 기대하며 나는 화자로 변신한다고 밝혔지 않은가?

그것을 작품 속 화자인 경서씨를 통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연들이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거친 초고 형태로 내 노트북 컴퓨터에 저장되었다.>(244)

 

화자는 경서 (이름이 272쪽에서야 나온다.)  (   ) 속 숫자는 쪽수.

수정 - 여동생, 전주에서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한다.

남편 구서방

미야 9년 전에 한국으로 시집온 필리핀인

양사장(24) - 양두식

복덕방 박씨(24)

성자(33) 감나무 카페 주인

영빈(45) - 본명 구석, 아이돌 스타

봉수영감(67) - 파월 노무자, 베트남에 아들이 있다.

오영자(122) - 어린이집 원장

순옥(123)

동학(123)- 순옥의 아들

책방여자 (134)

 

이렇게 정리를 하면서 읽고 있는데 아니, 이게 웬일? 저자는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 나도 스타플레이어를 만들자. 등장인물의 비중에 따라 순서를 붙여보았다.

미야, 성자, 순옥, 동학, 봉수, 두식, 양순, 진식, 춘화, 호규, 그리고 송갑석과 책방여자, 한복여자, 만만찮은 인물들이 한꺼번에 덤벼들었다.> (279)

 

이 사람 꼭 알아야 한다.

 

<실인즉 성자씨의 얼굴에 뜬금없이 폰 메크 부인이 겹쳐진 날이 있었다.>(109)

 

폰 메크 부인이 누구?

누군지 모르니 별 수 없이 검색의 힘을 빌릴 수밖에.

 

<1874년에는 차이콥스키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피아노 협주곡 제1B단조"를 작곡하였다. 이후 러시아 철도왕의 미망인 나데즈다 폰 메크 부인의 후원을 받게 되면서 교수직을 사임하고 작곡에만 전념하게 된다. 그러다가 1890년에 폰 메크 부인은 파산을 이유로 더 이상 차이콥스키를 후원할 수 없다고 통보하게되고 차이콥스키는 극심한 괴로움에 휩싸이게 되었고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었다. 여기에 원치않는 결혼과 3개월만의 결별로 결국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 그는 신경쇠약으로 이어진 후 유럽으로 도피성 요양여행을 떠났고, 이탈리아에 이르러서야 겨우 심신을 회복할 수 있었다.>

 

폰 메크 부인은 차이콥스키를 물질적으로 후원한 사람이다.

그러니, 화자가 성자씨를 영화 제작에 후원을 해주지 않을까, 하는 사람으로 생각했다는 말이다.

이 인물, 폰 메크 부인 꼭 기억해두자. 이 소설에서 화자와 성자씨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하여 알아야 할, 필요한 인물이다.

 

여기서 잠깐, 전주 한옥마을은?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전주한옥마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잠시 인터넷 자료를 읽어보자.

 

<전주에서 한옥마을은 2000년대에 들어와 극적으로 변모되었다. 전주가 2002년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세계인의 축제를 앞두고 전통문화도시 전주의 면모를 내외에 알리자는 계획에 따라 전주 한옥마을이 전통문화 특구로 지정되었으며 이후 지속적인 재정 투입을 통해 한옥을 정비하고 관광객들을 위한 문화시설들을 구축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2010년 전주는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도시형 국제슬로시티로 선정되었고, 2016년 재지정되었다. 또한 2016년 론리플래닛이 선정한 ‘1년 안에 가봐야 할 아시아 10대 명소3위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전주 한옥마을은 국제적인 문화관광의 명소가 되어 한 해 천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전주 한옥마을을 다녀가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 국제적인 문화관광 명소가 되었다.>

 

이 소설의 이해를 위하여 전주 한옥마을 지리를 부분이나마 그려볼 필요가 있겠다.

 

 

저자가 말한 곳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찾아보자

 

동학혁명기념관(14) / 전동성당(15) / 경기전(15)/ 싸전다리(23)

/ 초록바위(23)/ 전주교대(116) 남천교(178)/ 청연루(178)

 

이런 표현 재밌다.

 

부러움은 뒤로 숨고 질투는 쏘다니는 법. (51)

배려가 길어지면 다들 권리인줄 알지 (111)

덜 떨어진 놈일수록 제가 태어난 가지에 집착한다. (141)  

더 이상 신을 원망하지 않을 거예요.

신을 원망하는 동안은 마음속에 신을 모셔야 하니까요.(144)

 

형태가 존재를 지배하는 법, 형태를 갖추지 못한 사랑은 사랑일 수 없었고 행동으로 진화하지 못한 사랑은 무용했다, (273)

 

작가란 단순히 글 쓰는 사람을 뜻하는 게 아니었다, 좋은 글을 써야한다는 강박증에 늘 시달리는 사람을 말한다. (278)

 

이런 것도 알게 된다 - 도슨트

 

<일주일 내내 전시관을 지키고 어설픈 지식으로 도슨트까지 해야 하는 따분한 일이었습니다.>(212)

<큐레이터나 도슨트를 따로 고용할 수도 없는 형편에 내가 제일 만만했던 것입니다.>(214)

도슨트 [docent]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

 

다시, 이 책은?

 

이 소설의 화자는 남의 이야기를 열심히 수집하고 있었다. 어디 좋은 시나리오감이 없나 하고. 그런데 그렇게 이야기가 끝나서야 어디 재미가 있겠는가? 남의 이야기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소설을 마무리한다.

이제 본인의 이야기를 써보세요.”

화자가 한 때 차이콥스키의 폰 메크 부인처럼 생각했던 성자씨의 말이다.

 

그래서 결론은 이렇게 된다.

<한옥 마을 남쪽 사람들을 내 주변에 배치해 보았다, 조연과 단역으로 손색이 없었다.

그들의 사연들은 나의 귀향 스토리에 엮어 넣을 색색의 씨줄과 날줄이었다.>(287)

 

소설의 성패는 저자가 만든 인물들에게 얼마나 정감이 가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등장인물에 대하여 감정이입 정도는 되지 않더라도, 인물들에 마음이 가고, 그 인물들의 다음 행적이 기다려질 때 소설은 성공한 것이다. 이 소설, 작가부터 화자를 비롯하여 모든 인물들, 소설 속 인물들에 정감이 간다.

특히나 화자와 성자씨의 그 다음 이야기는 기다려진다. 소설적으로 흥미가 가는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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