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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정도의 양말 ]


 

양말이 가득했다. 부드럽고 따뜻해서 잘 때 신으면 좋은 그런 양말 말이다. 이젠 거의 안 남았는데 나도 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문 열고 나가면 와 있는 계절처럼

 

볼 때마다 네가 양말을 줘서

 

얼른 집에 가고 싶었다. 그건 양말의 비밀이다. 발가락 사이에 하옇게 거품이 일도록 씻은 후 양말을 신어보는 것. 양손으로 두 발을 쥐고 코가 닿을 것처럼 양말을 보는 것. 나한테 양말은 그 정도였고


 

지금은 없어진 양말을

 

다시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보고 있다. 겨울이 가기 전에 방법을 찾고 싶고 이런 건 어떨지 모르겠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양말 얘기는 꺼내지 않으면서 다니다가

 

양말 하나는 손에 들고 집에 오는 것. 그렇게 양말이 많아져서 그 정도의 양말이면 뭐든 해볼 수 있겠다 싶을 때까지

 

해보는 것 말이다.

 

...  소/라/향/기  ...

나는 겨울로 왔고 너는 여름에 있었다

임승유 저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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