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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 ○ 그니 리뷰 2021-09-1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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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김용택 저
문학과지성사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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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멀리 가면 돌아올 수 없다 ]


 

이슬 내린 풀밭을 걷다 뒤돌아보았다 이슬길이 나 있다

내 발등이 어제보다 무거워졌다

내가 디딘 발자국을 가만가만 되찾아 디뎌야 집에 닿을 수 있다

 

 

[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

 

잘 왔다

어제와 이어진


이 길 위에

검은 바위, 어린나무만이 나비를

숨겨준다

해야 바람아 흰 구름 떼야

내 자리를 찾아온 여러 날이 오늘이다

알 수는 없지만

어느, 고요에서 태어난 바람이 온다면

가벼이 날아오를 수 있다

기다려라 마음이 간 곳으로 손이 간다

검은 바위, 어린나무만이 나비를

숨겨둔다

 

[ 내 눈에 보이는 것들 ]


 

누구도 불행하게 하지 않을 마른 낙엽 같은 슬픔

 

누구를 미워한 적이 없었을 것 같은 새들의 얼굴에 고요

 

누구의 행복도 깔보지 않았을, 강물을 건너가는 한 줄기 바람

 

한 번쯤은 강물의 끝까지 따라가봤을 저 무료한 강가의 검은 바위들

 

모은 생각들을 내다 버리고 서쪽 산에 걸린 뜬구름

 

그것들이 오늘 내 눈에 보이던 날이었다


 

[ 눈 오는 강에 나가 서는 날에는 ]

 

눈보라 속에

나무들이 서 있다

등에 눈이 쌓인다

강물 속에 앉아 있는 바위들은 눈을 받아 머리에 쌓고

흰 도화지 같은 눈보라 속을 찾아온 새들이

눈 위로 나온 마른 풀대에 모여들어 풀씨를 쪼아대다 눈 속에 빠진다

그것은 모두 배고픈 하얀 그림

새들을 불러야 할까 말까 주머니 속

쌀을 만지작거리다가
 

눈 속에 발등을 묻으며 눈 오는 강에 가면

눈 날리는 강에 나가 서는 날에는

나는 그것이 번민이어서

휘어지는 등에는 눈이 쌓이고

그것은 또 사랑이어서

눈 오는 강에 나가 서 있는 날에는

그런 날 밤에는

내가 자는 방 처마 끝에서

고드름들이 길어지고

마루에 쌓인 눈에는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을

찾아온 새들의 희미한 발자국들이

어지러웠다

 

 

[ 일어설 수 있는 길 ]


 

오래된 길들은 외로움을 견디는 법을 알고 있다

그것은 지금 내가 꿈꾸는 모습

아버지와 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녔던 발자국이

햇살 속 바위에 벽화처럼 짐의 무게로 희게 남아 있다

돌들은 자국을 쉽게 지우지 않는다

아버지의 길은 나의 현실이 되어간다

홀로 걷는 산길, 아버지의 외로운 발걸음은 지금 보아도 외수가 없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지나다니는 족제비와 바위 굴 속 다람쥐

낙엽이 쌓여 썩은 바위틈이나 나무 밑동, 바람이 지나가고

햇살이 들었다가 금새 사라지고, 빗물이 고였다가 마르고,

눈이 쌓여 있다가 녹던 곳


마른 나뭇잎 뒤 축축한 곳이 발 많은 곤충들의 집이다

새들이 날아가는 나뭇가지 사이,

별들이 바스락거리며 지나다니는 그곳

내가 꿈을 꾸는 곳, 보행자의 길

거센 바람에 휘어졌다가 일어서는

힘으로 이기고 선 눈 매운 나뭇가지들처럼

눈을 씻고 다음 발길을 옮긴다

잊은 다음을 잊어야 다음이다

토끼와 노루와 수꿩이 앞서 지나간 길

보폭이 보인다

쓰러진 풀잎을 뛰어넘고 어린나무들 비켜 돌아간 긍정의 길

나뭇가지에 얹혔다가 자유를 누리며 다시 떨어지는 수긍의 눈송이들, 그것은

제자리로 돌아가는 내가 꿈꾸는 모습


다람쥐가 바위를 딛고 다음 바위를 딛는 믿음

작은 벌레들이 마른 참나무 잎을 넘어가는 소리

돌들이 없다면 어둠은 어디서 오고

물고기들은 어디다가 정든 집을 지을까

나는 아버지의 아들이 되어간다

 

 

...  소/라/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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