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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모르는 아이 | 기본 카테고리 2022-02-2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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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생일을 모르는 아이

구로카와 쇼코 저/양지연 역
사계절 | 202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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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카와 쇼코 지음

쉽게 읽힐 줄 알았다. 제목부터 흥미가 당겨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책을 읽을 때 프롤로그부터 에필로그까지 꼼꼼히 읽는 편이라 버릇처럼 머리말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책이 내 마음을 이토록 힘들게 할지 몰랐다. 10장의 다소 긴 머리말이 낯설었다.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구로카와 쇼코 작가는 학대받은 아이들의 "그 후"에 관심을 가지고 파고들었다. 보통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하면 처참한 아이의 상태와 아이가 겪은 고통이 적나라하게 기사화된다.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사람들 기억에서 잊힌다.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궁금해하고 기억하는 것조차 학대받은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거라고 짐작했다. 그래서 사건 이름 앞에 붙은 아이의 이름이 때로는 지울 수 없는 작형의 상흔같이 느껴졌다.
아이가 살아있는 경우엔 그랬다. 이와 달리 고통 속에 끝내 생을 달리한 천사들은 기억해야 한다고 스스로 어이없는 기준을 세워둔 것도 이번에 깨달았다. 내가 틀렸다. 남겨진 아이들의 안녕에도 관심을 가졌어야 옳다.
책에는 5명의 학대받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학대받은 정황도 아이들의 상처도 각기 다르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따듯한 시선과 끝까지 아이들의 상처를 돌보려는 사랑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은 똑같다.

제1장은 벽이 된 아이, 미유에 관한 이야기다. 엄마에게 맞지 않으려고 숨어 그대로 벽이 되어버렸다. 아이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끔찍한 고통 앞에 미유는 스스로 세상을 끊어버렸다. 기억도 감정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환각 증세를 겪게 된다.
제2장에는 커튼 방, 마사토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표정을 잃어버리고 커튼 뒤에 숨어버리는 아이, 애착장애와 ADHD 진단을 받았다.
제3장은 어른이 된다는 건 괴로운 일이잖아, 다쿠미에 관한 이야기다.
열악한 보호시설에서 살아남기 위한 투쟁을 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아버렸다.
제4장은 노예가 되어도 좋으니 돌아가고 싶어, 아스카에 관한 이야기다.
위탁 부모 밑에서 제대로 된 삶을 겨우 꾸려가던 도중 "같이 살자"라는 생모의 한 마디에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지만 재차 버림을 받는다.
제5장은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나요, 사오리에 관한 이야기다.
학대 속에서 자란 사오리는 자신의 첫째 아이에게 대물림되는 학대가 자신의 손으로 자행된다는 데에 절망한다.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일본은 우리보다 위탁부모 제도가 더 촘촘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무 죄 없이 이 땅에 태어나 부모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끔찍한 폭력과 학대를 맨몸으로 겪고 있는 가여운 아이들을 사회라는 울타리로 끌어올려 방패막이 되어준다. 당장 배워야 한다.
나라를 떠나 어디에서나 이런 만행이 벌어지는 것은 사람이 최소한의 도덕과 사랑을 갖추지 못한다면 얼마나 잔인한 동물이 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자신이 낳은 아이의 손을 거침없이 가스 불속에 넣고는 뜨거워도 울지 말라며 협박을 하고 딸을 수년간 성폭행하고 발로 차며 머리채까지 쥐고 때린다. 비단 책에 나온 이야기일 뿐이 아니다. 어제도 오늘도 뉴스에는 학대받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보도되고 그 잔혹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람이 그것도 친부모가 정말 그럴 수가 있을까 싶은 마음을 보기 좋게 조롱하듯 아동 학대 사건은 그칠 줄 모르고 더 끔찍해지고 악랄해진다.
다행히 몸과 마음이 아픈 가여운 아이들을 감싸 안는 분들이 있다. 자신이 낳은 아이와 똑같이 마음 아파하며 아이들이 고통을 잊고 바로 서길 바라고 보듬어주는 그들 역시 사람이다.
5장의 사오리처럼 학대받은 경험이 있는 아이가 어른이 되어 어떻게 지내는지를 살펴보는 일은 여러모로 뜻깊다. 부모의 학대에서 벗어났다고 짓밟힌 꽃이 뿌리를 세워 다시 피기가 어찌 쉬울까?
자신의 모습에서 자기가 가장 증오한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고 자신의 아이가 자신처럼 꺾여가는 모습을 마주해야 하는 그들을 위한 온정을 거두지 말아야 한다.
구로카와 쇼코가 들려주는 그들의 이야기가 소설이라면 어쩌면 해피엔딩만을 바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이야기들은 수 년에 걸쳐 취재한 르포르타주.
겸허한 마음으로 아파도 눈 감지 말고 제대로 바라보려는 용기가 필요할 때다.
제2의 정인이와 민영이가 없기를 바란다. 마음이 병든 채 살아가야 하는 아이도 힘들었던 과거 때문에 미래 역시 어두운 길에서 헤매는 일이 더는 없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그들의 선생님이 아니더라고 이 세상의 어른이라면 누구나 관심 가지고 읽어보면 좋을 이야기다.
아파도 울지 못하고 학대의 고통 속에 결국 하늘나라에 간 천사의 웃는 얼굴을 누구든 한 번씩은 보지 않았나? 비겁하게 도망가지 말고 직면해서 머리를 맞대야 할 지금이다.
적어도 힘없는 아이들이 잔악무도한 어른들의 무력 앞에 고통받는 일만큼은 막을 수 있고 구한 생명들은 끝까지 온전하게 지킬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국민들에게 걷은 세금이 높은 양반들의 배를 불리고 땅을 넓히는 일이 아니라 이 불쌍한 아이들의 따듯한 옷을 사는데 쓰이기를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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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합니다! 실패할 권리 | 기본 카테고리 2022-02-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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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선물합니다! 실패할 권리

김영아 저
지식과감성#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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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아 에세이

작가는 20년 동안 직업재활사이자 장애인 재활상담사로 근무 중이다. 스스로를 좋은 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옳은 일 하는 사람이라 얘기하며 자신은 발달장애인들의 조력자이고 그들과 함께 하며 동반 성장한 이야기를 책으로 썼노라 들려준다.

발달장애인.
티브이에서나 간혹 사연을 접할까, 사실 그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잘 모른다. 작가는 발달장애인들의 자립을 돕는다. 생활 습관부터 취업까지 모두 학습시키고 돌본다. 이분들의 도움으로 발달장애인들의 생활연령과 학습연령의 간극이 줄어드는 것이다. 나의 일처럼 그들을 대신해서 업체에 사정을 하고 따져 묻기도 해야 하는 자리, 쉬울 리 없다.
하지만 그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살을 부대끼며 지내는 날들이 쌓여가며 울고 웃는 시간들을 함께 보내다 보면 알게 된다. 그들도 우리랑 다를 바가 없다고.
첫 월급을 타면 함께 직업훈련을 받던 친구들을 위해 박카스와 초코파이 정도는 사들고 방문하도록 가르쳐주고 발달장애 근로인의 옆자리 동료분께 잘 도와주십사 인사를 드리는 일도 직업재활사분의 일이다. 무조건 도와주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발달장애인들 역시 실패할 권리가 있다. 도움을 거절하고 되려 도움을 주고 싶어 할 수도 있다. 이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너무 모르고 산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지만 의미 없는 기념식과 번잡한 행사로 예산이 낭비되고 소위 높으신 분들의 보여주기식 잔치가 된다니 정말 화가 치솟는다. 대체 언제쯤 이런 탁상행정과 겉보기만 번지르르한 그들만의 공식행사는 사라질 것인가. 아직도 국민이 무지해만 보이는가. '장애인의 날'은 그날의 주인공이 높으신 분들을 빛나게 하는 날이라니 대관절 무슨 이런 경우가 있나. 이런 썩어빠진 관행을 바로잡을 청렴결백한 높은 분은 정녕 없는가 말이다.
현장에서 두 발로 뛰고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호흡하는 김영아 작가님 같은 분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장애인 복지 행정 업무 전반에 반영되어야 한다. 백날 입으로 머리로만 떠들고 계산하니까 그들의 최저임금마저 보호받지 못하는 정책들만 쏟아낸 것 아닌가. 장애인 취업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질적 보장이 이루어지고 장애인이라도 자유롭게 지원하고 채용되며 중증 장애인의 최저임금이 보장되는 사회가 도래해서 할 일이 없어진다면 웃으며 물러나겠다며 작가는 책을 맺었다.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사회지만 아직 갈 길이 먼 이야기다. 장애인을 자식으로 둔 부모라도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고 개인이 어려움을 모두 떠안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올 그날을 위해 많은 분들이 성심을 다해 애쓰고 계신다는 사실이 고맙고 다행스럽다. 계속 현장의 이야기들이 가감 없이 들려와야 하고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져야 한다.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살기 좋은 사회가 비장애인들에게도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두 편으로 나뉘어 싸워 쟁취해야 하는 사안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행복하고 도우며 사는 세상, 서로를 위해 고민하고 정책을 보완하며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사회가 어서 빨리 왔으면 좋겠다.
김영아 직업재활사님 덕에 발달장애인분들의 전혀 알지 못하던 어려움들에 대해 알게 되고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지게 되어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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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가 올까요? | 기본 카테고리 2022-02-07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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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늘은 비가 올까요?

최진형 글/최하임 그림
바른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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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진형/ 그림 최하임

나는 그림책을 유독 좋아하고 아낀다. 벌써 중학생이 된 아들이 읽던 동화책도 모두 물려주거나 처분하지 못하고 여전히 꽤 많이 가지고 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문제만 빼면 어느때고 꺼내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라니 얼마나 좋은가. 요즘은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어른들 자신을 위해 그림책을 읽거나 소장하는 경우도 많다. 그도 그럴것이 어쩌면 그림책은 아이보다 어른이 읽어야 더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우도록 만들어졌기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신 최진형 작가는 딸을 둔 신인 작가라고 한다.
분명 그 따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글이 되어 나왔을 것이다.
그림은 최하임 작가가 그리셨는데 작가소개에 '얼룩진 붓들의 친구'라고 적으신 부분이 재미있다.

볼이 발갛고 탐스러운 검은 머리의 꼬마 제이는 멋진 파란 장화를 가지고 있다.
비오는 날 이 장화를 신는다면 얼마나 멋질까!
꼬마 제이는 비가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린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으로 엄마가 만들어주신 토스트를 먹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신이 난 제이는 엄마가 신발장에서 꺼내주신 파란 장화를 신고 밖으로 나온다.
물웅덩이를 첨벙대며 건너다 문득 학교에 늦게될까 걱정하는 제이.
그때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서 보이는 노란 장화는 제이의 책가방을 들고 온 엄마!
꼬마 제이는 엄마 손을 잡고 신나게 학교에 간다.

화선지에 그린 수묵화처럼 그림 전체가 비에 젖은 듯 물을 머금고 있다.
먹구름을 연상케도 하는 수묵 담채화가 떠오른다.
그 속에서도 꼬마 제이의 두 볼은 붉고 제이의 장화는 파랗고 엄마의 장화는 노랗다.
그림의 다른 부분들은 모두 먹색이라 이 셋은 더 또렷하게 부각된다.

꼬마 제이의 상기된 표정에 관해서 물웅덩이를 지나치지 못하고 첨벙대는 즐거움에 대해서도 아이들과 나눌 이야기가 많겠다.

사실 그림책은 쓰여있는 글보다 읽을 거리가 더 많은 책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터.

글 모르는 어린 아이와 그림만 보면서도 한참을 이야기할 수 있다.
비가 오길 기다리는 꼬마 제이의 마음을 짐작해보기란 어렵지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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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안에는 제이가 살아요 | 기본 카테고리 2022-02-06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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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쓰레기통 안에는 제이가 살아요

최진형 글/최하임 그림
바른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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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진형/ 그림 최하임

<오늘은 비가 올까요?>를 그리고 쓰신 두 작가 분들의 두 번째 콜라보다.

이 책속의 아이 이름도 '제이'다.
짧은 머리에 귀여운 얼굴의 제이는 한 여자 아이의 방에 놓인 쓰레기통에서 산다.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아 심심한 제이.
그러나 곧 쓰레기통 안으로 몽당연필이 한 자루 들어오고 신이 난 제이는 그림을 그린다.
이내 뚜껑이 다시 열리더니 이번엔 크레파스가 들어왔다.
제이는 몽당연필로 그린 꽃과 나무를 색칠하다가 까무룩 잠이 든다.
작은 솜털 뭉치를 덮고 잠든 까만 밤,
쓰레기통 안으로 노랗고 예쁜 빛이 새어 들어오고 무당벌레 한 마리도 열린 뚜껑 틈 사이로 날아 들어온다.
무당벌레의 등에 올라타고 뚜껑 위까지 날아와 앉아서 무당벌레가 보여주는 달님과 별님을 본 제이는 종이 위에 달과 별들을 그리고 달빛을 덮고 잠이 든다.

최하임 작가의 그림은 단순하지만 정이 담뿍 담겨있다. 제이는 까까머리 남자 아이로 보이는데 귀가 크고 얼굴엔 코와 입이 그려져 있지 않다. 그렇다고 제이가 기괴해보이는 것은 아니다. 되려 더 귀엽고 사람이 아닌 요정처럼 보인다.
색연필이나 두꺼운 연필로 그려진 듯한 제이는 화려하진 않지만 더 많은 이야기를 지닌 아이다. 다양한 색으로 무수히 덧칠될 수 있고 이야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하얀 백지 같은 제이.

제이는 왜 쓰레기통에 살까?
제이는 매일 기대하며 기다릴 것이다. 오늘 나의 심심함을 어떤 것으로 풀어낼까? 어떤 날은 연필이 되고 어떤 날은 크레파스가 된다. 쓰레기통 안에 들어오는 여러 친구들과 지루하지 않을 제이의 하루가 매일 다르게 그려질 것이다.

태산보다 큰 아이들의 상상력은 어른의 논리로 막지 못한다.
방구석에 놓인 쓰레기통을 보면서 아이들은 저마다의 제이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캄캄하고 깊어 보이는 쓰레기통이 무섭다고 생각했던 아이라도 이제 쓰레기통은 친구 제이가 사는 집이라 여겨질 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을 거꾸로 볼 수 있는 힘이 담겨서
따듯한 감성이 배로 커지도록 돕는 달콤한 물약 같은 동화가 더 많이 읽히면 좋겠다.
나이가 들면 다시 아이가 된다더니 예쁜 그림을 만끽하며 고운 동화를 읽는 일이 이렇게 기쁨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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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매와 남아공 서바이벌 | 기본 카테고리 2022-02-0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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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삼남매와 남아공 서바이벌

최주선 저
생각수레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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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선 지음

표지 속 세 아이의 표정과 포즈에 웃음이 절로 난다. 이 고운 세 아이들의 엄마이자 이 책의 저자인 최주선 작가는 2018년 남편과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선교 사역을 나왔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배움에 목이 말랐던 친정어머니 덕에 어려서부터 다양한 경험을 하고 여러 분야를 배우고 접했지만 늘 끝까지 배우지 못했다. 하지만 늘 배움의 기쁨을 누리시던 친정어머니의 모습은 작가도 모르는 사이 가르침이 되어 가슴에 머리에 그대로 남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지도에서 남아공을 찾아본 적이 있다. 남편이 몇 년 전 해외출장차 "남아공"에 다녀오게 되었다고 했을 때 대체 그곳이 얼마나 먼 곳에 박힌 곳인지 정확히 알고 싶어졌기 때문이었다.
아이 방 벽에 붙은 A3 크기의 세계지도에서 찾은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에 위치해 있었다. 물리적 거리도 마음으로도 멀고도 먼 나라였다. 수도가 세 군데인 나라라고 수업 시간에 배운 기억도 얼핏 나지만 남편의 입으로 다시 듣기 전까진 기억에 없는 나라였다.
전기와 물이 예고 없이 끊기고 한국의 19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그 먼 곳으로의 이주를 어린아이 셋을 데리고도 과감히 결정한 부부, 종교의 힘이었을까? 작가의 말대로 살고 싶다고 살아지는 곳이 아니니 말이다.
씩씩하게 도전하며 살아가는 남아공의 매일, 하지만 이곳도 결국 사람 사는 곳.
음식에도 적응하고 날씨에도 맞춰가며 가족만의 우여곡절 추억 쌓기는 계속된다.
때로는 위험한 순간에 놓이기도 하지만 그 모든 순간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남아공 생활, 언뜻 드넓은 자연이 펼쳐진 외국에서의 생활이라니 부러운 마음도 들지만 가볍게 여행 다녀오듯 즐겁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무섭게 번지고 있는 코로나가 남아공이라고 남의 일일 리가 있나. 내 나라가 아닌 타국에서의 병치레는 몇 배는 더 힘든 일.
학교도 못 가고 답답한 생활이 그곳에서도 펼쳐진다. 아이 셋을 데리고 감금에 가까운 생활을 해야 하는 일은 생각보다 더 힘에 부치는 일이다. 하지만 작가는 새로운 기회들을 향하여 자신을 돌려세우고 도전한다. 친정어머니께 알게 모르게 배워온 '배움의 정신'이 발휘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시 그런 엄마를 아이 셋이 보고 배우고 있으니 대를 이어 전해지는 '배움에 대한 열정'은 그 자체로 숭고한 가족의 유산이며 전통이 된다. 남아공 생활에 대한 에피소드와 가족 여행기일 것이라 생각하며 재미있게 읽다가 그녀의 도전에 관한 챕터를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이 책은 비단 남아공 기행문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팔아보고 글을 잘 쓰고 싶어 강의를 들으며 매일 글을 쓰고 드로잉에도 입문했다. 그녀가 힘들게 낸 용기는 두근거리는 멋진 기회들을 그녀 앞에 물어다 주었다. 날개를 단 듯 그녀는 두려움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꾸준함을 무기로 삼아 우직하게 실행해나갔다. 이런 걸음들이 모여 그녀를 작가로 이모티콘 크리에이터로 디지털 드로잉 튜터로 만들어 주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통해 엄마가 되었다고 꿈을 내려놓거나 마음에만 품고 살지 말라고 독려한다. 계속 도전한다면 끝까지 실패가 아니라고 말한다. 고민만 하느라 시작조차 두려워 망설이는 것이 안타깝다고 진심으로 전한다. 마음에만 품지 말고 일단 그냥 해보라며 해보기 전까지는 잘하는지 못하는지 누가 알 수 있겠냐고 반문한다. 진취적인 자세로 자신의 삶을 재단해나가고 있는 최주선 작가는 마음에 품은 영어 번역가와 영어 소리 코치의 꿈도 꼭 이뤄내고 말 것 같다. 멈추지 않는 열정과 꾸준함의 힘이 만나 이루지 못할 것은 없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작가가 전하는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재차 읽어본다.

"뭐든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이것이 이번에 얻은 교훈이다. 지금도 시행착오를 겪어가는 중이다. 앞으로도 수정, 보완해야 할 게 많고, 더 나은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서 공부하고 연습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이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면 일단 도전해 보는 거다. 가보지 않은 길은 모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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