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릴 때 한번쯤은 해봤을 풋풋한 첫사랑의 설렘으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좋네요 14년만에 만난 실제 첫사랑과 소중히 간직해온 이미지가 달라서 첫사랑에 대한 추억이 변색되는 것 같다고 한 말이 기억에 남네요. 어릴때의 순진무구하고 천진한 마음으로 바라봤던 첫사랑과 어른이 되서 사회에 물든 눈으로 바라본 첫사랑은 다를 수 밖에 없겠죠. 그 사람도 달라졌고 나도 달라지고... 그래서 첫사랑은 추억으로만 남겨야 아름다운 거라는 말이 있나 보네요. 초반에 주인공들이 만나는 장면에서 어릴때의 첫사랑도 떠올라서 여운이 많이 남네요
내용이 전체적으로 잔잔한 분위기와 힐링 위주로 흘러가지만 남주와 여주 모두 사람에게 상처받아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남주는 결벽증을, 여주는 가정폭력으로 인해 남자를 부서워하는 상처를 가지고 있죠. 서로의 첫사랑으로 어른이 되어 그때의 설렘을 이어 사랑으로 변해가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내용이 흐뭇해져서 재밌게 봤습니다. 잔잔한 힐링물이라 악역이 나오기는 하지만 읽는 것만으로도 열불나고 격정적이고 막장스토리 같은 악역은 아니라서 큰 스트레스 받지 않고 읽게 됐어요.
더욱이 남주도 여주를 사랑하며 결벽증을 이겨내고, 여주 역시 둘째오빠로부터 받았던 상처를 이겨내려 행동하는 모습이 흐뭇했어요. 상처를 준 사람은 별일 아닌 것처럼 잊어버리고 상처 받은 사람만이 평생을 갖고 가게 된다는데 이 책에서도 폭력을 휘둘렀던 둘째오빠가 어른이 되어서도 똑같이 협박하고 아무거리낌없이 상처를 주는 모습에 화도 났지만 여주, 정아가 자신의 상처를 이겨내기위해 결혼식에 오지 말라고 말하며 상처받았던 마음을 말하는게 멋있었어요. 그런 말들을 꺼내는 것 자체도 힘들었을텐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응원하게 되네요. 어른이 되어 동생의 상처를 듣고나서야 자신이 한 일이 얼마나 크고 무섭고 나쁜 일인지를 알게 된 둘째오빠도 변화하기를 바라게 되네요.
"당신이 있음으로써 세상 모든 두려움들이 견딜 만해진다고..." - 책 中 -
마지막에 남겨진 글귀가 이 책의 모든 줄거리를 함축 시켜 놓은 것 같아요. 신희와 정아 둘 모두에게 서로가 있음으로써 상처를 이겨내고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었고, 서로가 있어서 미래를 꿈꾸고 행복을 찾아간 것처럼 당신이 있음으로써 세상 모든 두려움들이 견딜 만해진다는 말처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 재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