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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읽어보고 싶.. 
너무 꼼꼼하게 리뷰를 올려주셔서 .. 
리뷰를 보아하니 책 내용도 너무나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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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선택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5-07-3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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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부자의 선택

신동일 저
매일경제신문사 | 2015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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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간 우리는 기존의 초강대국과, 동과 서의 역사가 통합되기 전 한쪽 반구의 정치군사적 패권, 문화, 경제적 주도권 그 모든 것을 지녔, 잠시 주춤했으나 지난 굴욕을 딛고 다시 패자(覇者)의 위치로 거듭나려는 다른 거인 사이에 벌어진, "전쟁"을 목격했습니다. 쑹홍빙이라는 이는 이를 두고 "화폐전쟁"이라는 타이틀 아래 네 권의 책을 잇달아 펴 내기도 해서, 진지한 독자와 그저 흥미만 추수하려는 독자 모두의 이목을 사로잡은 바 있습니다. "화폐전쟁"이란, 다름이 아닌, 누가 돈을 더 많이 찍어 내는가로 당장의 무역 수지를 개선하려는, 천박하고 유치한 치킨 게임이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힘이 강하다는 두 나라가, 눈 앞의 쌈짓돈 얼마에 눈이 멀어 체면이고 뭐고 다 집어 던진 채 골목 쟁패전을 벌인 것입니다. 강대국의 경솔한 행동을 비난하고 모럴이 땅에 떨어진 세태를 탄식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한편으로 국가가 추구해야 할 그 어떤 목표보다, 경제적 실리가 현 시점에서 우선이라는 냉엄한 진리를 반증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것뿐이면 괜찮았습니다. 미국은 2008년, 큰 사고를 쳤습니다. 방만하게 아무데나 빌려 준 주책 부문 대출을 회수하지 못 해, 여러 금융 기관이 부도를 낸 것입니다. 금융 기관이 부도를 내어 유력 은행가와 거액 예금 보유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던 재력가 소수의 피해로 그쳤다면 그나마 다행이었겠으나, 문제는 애꿎은 소액 예금자, 개미 투자자의 대규모 피해 양산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이건 문제죠. 일찌감치 경제학자들이 무한등비급수라는 수학의 원리로 밝혀 내었듯, 승수(multiplier) 효과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그들이 악몽처럼 기억하는 1929년 대공황처럼 대거 실직, 빈곤의 보편화로 직행하는 전조가 여러 곳에서 보였으니까요. 당시에는 공포의 R이라는 구절이 유행처럼 돌았습니다. recession이라는 말은 감히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말이 씨가 될까봐 무서워서였죠.


당국은 돈을 풀었습니다. 보수주의자 하딩이나 후버는 생각도 않던 처방이었습니다. 후버 시대의 집권층이 당시 내놓았던 건, 마치 아이들을 곱게 키우려면 호된 날씨와 거친 환경에 자주 노출시켜야 한다는 신조 하에, 감기 걸린 어린이를 한겨울에 옷을 벗겨 내모는, 미련하고 융통성 없는 억지 처방이었습니다. 이런 전철을 되풀이하다간 나라가 망한다는 걸 과거의 교훈을 통해 잘 배운 정책 당국자들은, "우리는 돈 푸는 일에 조금도 몸을 사리지 않음"을 과시라도 하듯, 관측자들의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위의 통화 증발을 단행했습니다. 미국(이후에는 메르켈의 독일)이 앞장선 통화 선심 덕에, 글로벌 경제는 일단 급한 불을 껏습니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해피한 진행이었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존 메어나드 케인즈도, 유동성 트랩에 걸렸을 때 돈을 풀라고 했을 뿐입니다. 트랩에 걸린 시스템은, 그 함정의 금속적 구조를 이완, 균열시킬 만큼 강한 악력을 갖지 못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죠(반대편 주장은, 아이를 강하게 키운다는 면에서 가만 놔두라는 요지였습니다. 황당하게도). 만약 트랩을 벗어난 상태라면 어떨까요? 여기에서 저자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겁니다. "어이없는 방만과 모럴 해저드로 빚어진 대공황 직전 위기를 타개한 것은 좋았다. 케인즈는 과연 여기까지 옳았던 셈이다. 문제는, 케인즈식 항생제가 지나치게 많이 처방되었다는 사실이다. 폐렴에서 회생한 것에 감지적지할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필요 이상으로 많이 투여되어 몸 속에 잔존한 항생제가 이제 어떤 말썽을 일으킬 것인지 신경 써야 할 시점이다."


저자의 논거는 상당한 설득력이 있습니다. 확실히 당국은 돈을 화끈하게 풀었고, 시장은 당일 바로 연준이 기대한 반응을 보였으나, 이후 2~3주가 지나선 정반대로 도는 기미마저 보였습니다. 그러나 금 시장의 동향은, 이른바 화폐전쟁이 한창일 때 이상 상승 기조를 내내 유지하다가, 이후에는 주춤하는 모습이었죠. 지금은 소강 상태입니다. 저자는 바로 지금이, 금 투자의 적기라는 것입니다. 확실히 투자의 일반 원칙에 의하면, 이 조언은 황금률(?)의 절묘한 적중처럼 보입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만약 이 주장이 그대로 예언내용을 실현하면, 아마 논자들로부터 두고두고 칭송될 것입니다. 밑도끝도 없는 한번 던지기식 예측(주로 방송에서 스타 애널리스트들이 보이는 행태)이 아니라, 그야말로 교과서적인 분석과 논거를 끌어대어, 모범적인 타이밍(책 외적인 의미에서)에 내놓은 체계적 예측이기 때문이죠(거기에 구체적 처방까지 따랐으니). 혹 빗나간다면? 책의 내용이 워낙 정연한 체계를 갖춘지라 최소한 학문적 읽을거리로 손색이 없습니다. 저술가의 입장에서는 이만한 꽃놀이패가 없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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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5-07-3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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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로 투 원

피터 틸,블레이크 매스터스 공저/이지연 역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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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발견"이 열풍처럼 통용되고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유행은 다소 가라앉았는지 모르지만, 어떤 이들은 이제 유행 차원을 넘어 아예 이 명제를 확립된 법칙으로 받아들이고도 있는 형편입니다.


카우프만의 이 책에서도 수시로 언급되는 말콤 글래드웰의 그 주장은, 주장 자체의 혁신성에 기대었다기보다는, 그의 현란하고 설득력 넘치는 언변에 의존한 바 컸다고도 보여집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사실 글래드웰의 순수 창의 소산도 아니고, 앤더스 에릭슨 박사의 실증 연구 결과 중 엑기스를 아름답게 추출하여 대중에 시연한 이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유하자면, 제품 자체의 탁월성보다는 마케팅 역량에 크게 힘입은 히트 상품에 유사하다고나 할까요. 1만 시간이란, 정상적으로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결코 적은 투자가 아닙니다. 단순 육체 노동으로 환산해도, 웬만한 사람에게는 막대한 기회비용을 발생시킬 자원입니다. 여간 재능이 부족하지 않고서야, 일만 시간을 투자해서 설사 달인까지는 될 수 없다고 해도, 상당한 결과가 나오지 않기란 그게 오히려 힘듭니다. 글래드웰의 그 법칙이 주는 매력은 1) 일단 누구나 공감하거나 이미 알고 있던, 그래서 기꺼이 동의를 보낼 수 있는 내용이고. 2) 누구에게나 공평히 주어진 시간만 일정하게 투자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그 "양적인 발상"에 혹할 만하며, 3) 설사 결과가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았다고 해도 "나는 그러나 최선을 다했어!"라는 일종의 도덕적 숭고감을 느끼게 하기엔 충분하기에, "사후 회환"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입니다. 책임질 사람도, 패배한 사람도 없다는 견지에서, 이 "법칙"은 그 수용자보다 차라리 주창자를 winner로 만드는 캐치프레이즈입니다.


카우프만은 이 책에서, 글래드웰의 그 언명과는 외관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이는 "처음 20시간의 법칙"을 이야기합니다. 무슨 뜻일까요? 눈치 빠른 분들은, "아, 1만 시간.. 하고는 뭔가 다른 입장인가 보다, 그와는 정반대되는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지레 가질 만도 한 컨셉입니다. 사실, "1만 시간"이라는 말에 선뜻 기운부터 솟는 이들은, 시간을 금쪽 같이 관리해서 써 본 적이 없는 무경험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1만 시간은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닙니다. 달인이 된다는 달콤한 결과 언급에 혹하지 않고, "여전히 힘들겠군.."이라며 고개를 흔드는 이들은, 오히려 이 책의 표제와 기조에 끌릴 가능성이 많습니다.


"당신은 지금 정반대로 말하는 것 아닌가? 1만 시간 정도 투자해야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는 말은 차라리 덜 유혹적이지만, 20시간으로 뭐가 바뀐다는 주장은 오히려 요행을 부추기는 분위기 아닌가?"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이런 가상의 질문에 대해 정면으로 답하기보다는, 저는 이 책의 내용 일부를 소개하는 것으로 간접 해명을 할까 합니다.


우선 제목이 풍기는 인상과는 달리, 그리고 책 서두와 중간중간에 글래드웰을 자주도 언급하고 있지만, 저자 카우프만은 결코 "1만 시간의 법칙"과 그 주창자를 "디스diss"하지 않습니다. 그렇기는커녕, 속마음이야 어찌 되었든 그는 "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해 어느 정도는 경의를 표하는 듯한 인상마저 줍니다. 다만 이 와중에 슬쩍 그가 강조하는 포인트가 두엇 있습니다.


"우리들은 과연 독하게 1만 시간을 투자할 각오가 되어있는가?"

"1만 시간을 투자하여 달인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 어느 정도 진정성이 갖추었는가?"

"1만 시간씩이나 투자하고서 소정의 결과가 안 나왔을 경우, 그 보상은 정신적 위안 외에 어떤 것을 스스로 준비하고 있는가?"


카우프만은 "1만 시간..."을 부정하거나 폄하하는 게 아니라, "그 좋다는 1만 시간 스케줄"이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지를 먼저 묻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1만 시간을 투자해서 달인이 되었다 해도, 알고 보니 이 분야에서 달인까지는 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면(개인적 만족 면으로나 사회에서의 상품적 수요 면에서나), 사실 이 투자는 성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달인까지나 되지 않고, 그저 내가 적당히 만족하고 증기기 위해, 어지간히 재주에 능해서 남과 나를 만족시키는 레벨만 성취하고 싶다면, 1만 시간이 아닌 그보다 훨씬 적은 시간 투자만으로 가능하다는 취지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격 대비 고성능"이란 미덕과도 통합니다. 고통스럽고 기회 비용도 엄청난 1만 시간을 쏟을 게 아니라, 약게약게 잠시만(상대적으로) 집중한 후, 최대한의 성과를 내는 게, 나 자신과 시간한테 모두 덜 미안한 길이라는 거죠. 이런 의견에 누가 동의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취지는 좋습니다. 이제 그럼,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들어갈 차례입니다. "대체 어떻게 20시간을 보내야 최대한의 효용을 뽑을 수 있을까?" 소설가도 장편보다 단편에서 승부 내기가 더 힘들다는 말처럼, 카우프만은 차라리 더 모험적인 승부수를 독자에게 던졌는지도 모릅니다. 그가 진정성과 자신감을 충분히 갖추지 않은 이상, 말에 대한 책임은 쉽사리 지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만...


대체로 글래드웰의 문장이 "나-저자-와 당신-독자-를 구별하는 스타일이라면, 이 카우프만은 1 인칭 복수 대명사 "우리" 안에 모든 주제를 포함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런 모습은, "내가 직접 해서 안 되는 것이면 독자들에게도 강변하지 않겠다."는 겸손과 실천 중시의 태도를 풍깁니다. 자계서의 생명은 "실천과 실용성"인데, 이를 만족 못 하는 책이라면 제아무리 멋진 말로 겉을 포장한다고 해도 별 소용이 없다는 점에서, 그의 말에선 일단 강한 신뢰감이 풍깁니다.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듯, 이 책의 후반부는 그가 직접 시도해 본 "20시간 실전 적용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책의 제 2장에서 그는 이른바 10원칙을 제시합니다(구체적인 내용은 책을 찾아 보시구요). 일반 이론은 이 2장에서 그가 제시한 것이 다입니다. 그런데, 일반론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다시 강조하지만) 실천이 문제입니다. 저자는 그래서, 어떤 실험군이나 연구 대상 집단이 아닌 자신이 직접 실천에 옮겨 본 요가, 우쿨렐레, 윈드서핑, 바둑에의 "도전기"를 자세히 풀어 주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특히 바둑은, 서양인에게는 아마 마법의 게임과도 같은, 상당한 난이도가 있는 오락(두뇌 스포츠에 가까운)일 것 같습니다. 그는 "체스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복잡하고, 체스보다 훨씬 고급의 두뇌작용과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이 바둑이란 게임에서, 자신이 이뤄낸 성취(우리 동양권 독자가 보기에는 별 것 아니지만)를 대단히 뿌듯해합니다.  아마 그는 이 정도의 결과만으로도 충분히 책 한 권을 쓸 자신감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의 성인 남성이라면 아마 군 복무 중에 담배와 함께 배우는 필수 취미 정도겠지만 말이죠.


결론은 그것입니다. 달인이 되고 싶으면 1만 시간을 투자하되, 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잘하고 싶으면 20시간을 똘똘하게 투자하라! 이 두 요청은 알고 보면 서로 배치되는 것도 아닙니다.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관계라고나 할까요? 양과 질이 서로 상충관계라고 보는 분도 있겠지만(지나친 몰입으로 예컨대 1만 시간을 유지하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시간을 영리하게, 그리고 즐겁게 쓰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 못 할 바는 전혀 없습니다. 이 책에는 권두 부록으로, 예쁜 노란색 바탕의 시간 계획표가 첨부되어 있습니다. 실용성 면에서 참 큰 도움이 되었다는 평을 남기고 싶네요.


경영학은 모든 학문으로부터 자양과 지류를 흡수하는 강과 같습니다. 그렇다고 경영학이 모든 학문의 궁극적 귀결이라든가, 최종의 목적이라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그렇기는커녕, 아직도 많은 非경영학도들은 경영학을 두고 "받기만 하지 주지를 않는 학문"이라고 비웃기도 하죠. 여기서 주지 않는다는 건, 경영학이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럴 리가요. 그저 다른 학문이 <경영학>이라는 셈물에서 직접 길어 올릴 것이 부족하다는 뜻일 뿐이겠죠.


다른 말로 하면, 경영학을 공부하면 많은 다른 학문(꼭 인접 분야도 아닙니다)에 대해서도 유식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심리학, 사회학, 수학, 통계학, .... 특히 요즘 각광 받는 인적자원관리(HR-예전에는 인사관리라고 불렀죠)는, 직접적으로 심리학과 통계학의 영향, 수혜를 입은 학문입니다. 이 분야를 공부하다 보면, 심리학의 여러 이론에 대해 제법 밝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아주 심층적인 최신 성과는 아직 반영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만. 어쨌든 요즘 <통섭>이다 뭐다 해서 새로운 학제간 연구, 융합의 바람이 불고 있는 현실이지만요, 경영학은 처음부터 복합 과학의 성격이 컸던 덕에 통섭 이전부터 통섭을 알고 있었던 듯합니다.


이 책은 인간관계론에서 그간 초미의 관심사였던 인센티브를 통한 동기부여 이론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이론을 전개한 책입니다. 제목만 보면 무슨 인상을 받으시나요? "직원들을 당신의 가족처럼 여기고, 사랑하고, 감싸 줘라. 그럼 그들이 성과로 보답할 것이다." 물론 그런 내용도 있습니다. 그런 정도가 아니라, 5장부터 11장까지는 그런 추상적이면서도 듣기만 해도 가슴 뿌듯해지는 화제로 가득 차 있습니다. 마지막 12장은 이 모든 덕목을 어떻게 실천에 옮길까 하는 내용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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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핵심 정리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5-07-3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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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제·경영 핵심 정리

매일경제 경제경영연구소 저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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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론과 실천 두 가지 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이론 면에서는, 앞서 적은 대로 종래의 인센티브 체계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매우 과감하고 대안적인 주장을 폅니다. 그가 들고 있는 비유는 이렇습니다. "며칠까지 마감을 준수하면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회사가 있다. 직원들은 이 인센티브를 얻기 위해 열심히 작업한다. 그런데 갑자기 마감기한을 준수하지 못할 사고가 생겼다. 이 때 a그룹은 <어쩔 수 없으니 포기하자>였고, b그룹은 <그래도 가능한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는데까지 해 보자>였다. 전자는 단지 동기부여만 되어 있었고, 후자는 몰입도가 높은 그룹이다. 동기는 일시적이고 변덕스럽지만, 몰입은 지속적이고 충성스럽다."


어떻습니까? 기존의 이론에 부분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분명 이 대목은 읽다 보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듯 신선한 충격을 받습니다. 과연 맞는 말 아닐까요? 아름답고 감동적이기까지 한 논리 전개입니다.


저자는 이런 말도 하고 있습니다. 이분은 소위 <몰입도의 전도사>라고 할 만해서, 각지에 이 주제를 가지고 강연을 다닙니다. 한 청중이 그의 강연을 듣고 나서, "와ㅡ 그거 좋네요! 우리 직원들한테도 몰입 좀 하라구 말해주세요!" 저자는 이 일을 소개한 후, "이런 식으로 직원을 몰입하게 할 수는 없다."며 불쾌한 듯 덧붙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이에요. 저 청중은 과연 저자의 열심 강연을 듣고도, 이해도가 떨어져서 그런 리액션을 보였을까요? 그보다는 "말은 좋다!" 같은, 일종의 비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죠. 동기부여는 일시적일 뿐입니다. 단물을 다 빼고 나면, 그 다음은 과감히 회사를 등질지 모릅니다. 반면 회사에 충성하는 직원은 거리에 휴지 하나 떨어진 걸 보지 못하고 자진하여 처리합니다. 그러나, 이는 어찌 보면 기술적인 실천 사항이 아닌, 도덕심 함양이나 제고의 차원이 아닐까요? 만약 그렇다면, 이는 경영 기법으로 다루기에는 조금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회사의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의 방법이 요구될 테니까요. 반면 인센티브란 회사의 여건 불문 어느 정도 공통적입니다.


몰입도 증진의 방법도 그렇습니다. 애사심을 갖는다. 인정한다, 칭찬해 준다. 다 좋죠. 하지만 이런 방법이 어디까지 효과를 유지할까요? "회장님, 말만 하지 마시고 돈을 주세요!" 나중에는 이런 직원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처음부터 몰입 경향이 낮지만 능력은 빼어난 직원이라면, 몰입 교육을 아무리 시켜 봐야 하는 척만 하고 말지 모릅니다. 이런 직원에게는 종래의 인센티브 제도를 유지하는 게 더 나을지 모릅니다.


존증은 말만으로 실현되지 않습니다. 보상에는 여전히 금전이 결부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직원 존중을 유도하고 생산성을 장려하다간, 직원이 아닌 거의 동업자 수준으로 대우를 향상해야 할지 모릅니다. 물론 좋은 일이죠. 하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사장님들이 이 방식에 선뜻 동의하고 나설까요?


저자는 고학력자답게 언어 사용에 있어 상당히 까다롭고 신중합니다. 심리학 용어인 <긍정적 강화, 부정적 강화>를 많은 사람들이 잘못 쓰고 있다고 합니다(예를 들어 84페이지, 현장에서 몰입 여건의 정의와 몰입 정의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불평). 그렇긴 합니다만, 본인이 예로 들고 있는 <엄마가 우는 아이를 안아 주는 일>이 과연 부정적 강화일까요? 안아 주는 일은 불쾌한 자극을 없앤다기 보다, 안아 준다는 유쾌한 자극을 제공하는 일입니다. 그러면 그건 긍정적 강화지요.


engagement가 이 책의 핵심 단어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는 <참여>라는 좋은 다른 뜻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 책에서 말하는 많은 경우 engagement는 <참여>의 뜻에 가깝습니다. <몰입>은 개인적인 열중만 말하는 것 같아서 부자연스럽습니다. <참여>라고 옮겼으면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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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의 90%는 가격 결정이 좌우한다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5-07-3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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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익의 90%는 가격 결정이 좌우한다

니시다 준세이 저/황선종 역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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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았을 때 대체 무슨 내용을 말하고자 하는 책인지 참 궁금했습니다. 필요, 속도, 탐욕이라... 어떤 연결 고리가 이 세 키워드를 이어 주는 걸까요? 영어 원서의 제목은 <Need, Speed, Greed> 더군요. 그제서야 "아, 라임을 맞추기 위한 의도가 있겠구나."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과연 이 세 추상개념어의 기묘하고 정교한 삼위일체를 만족시키고 있었을까요? 다 읽고 난 후의 개인적 느낌을 말하라면, 고개를 가로젓고 싶네요. 제목은 그저 제목일 뿐, 내용과는 별 상관 없었다는 게 제 솔직한 감상입니다. <필요, 속도, 탐욕>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아마 저것과 정반대되는 내용, 예를 들어 월든 식의 "인간과 윤리를 소외시키는 혁신일랑 걷어치우고,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내용도 충분히 저술해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설사 그렇다고 결론을 내더라도, 책 내용은 단연 최고였습니다. 정말 좋은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 자주 인용하는 크리스텐슨(혁신 전문가이자 전도사죠. 최근 건강이 안 좋다는)의 책도 읽었지만, 이 책은 보다 넓고 유연한 시야를 유지하고 있어서, 그 책 못지 않게 유익했습니다. <혁신>의 각론도 그 퀄리티에 관계 없이, 너무 깊이 파고들면 읽는 입장에서 좀 피곤합니다. 눈이 피로해지면 뒷산에 올라가서 먼 광경을 보는 게 좋듯, 공부와 일에 지친 머리는 이처럼 넓은 비전을 제시해 주는 책을 읽고 달래 주는 편이 좋습니다. 아카데미즘이 아닌 저널리즘 종사자만이 가질 수 있는 멋진 스타일로, 이 책은 혁신의 핵심 개념과 구조, 실례에 대해 잘 소개해 주고 있었습니다.


내용 소개는 인터넷서점의 상품 설명란에 잘 제시되어 있을 테니, 저는 제 주관적인 느낌만 간단히 이야기하겠습니다. 우선 그 전에, 이 책의 저자 바이테스워런이 어느 쪽 출신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바이테스워런이라는 이름만 보면 예전 얼 워런이라는 미국 대법원장(순도 100%의 와스프죠)이 생각나기도 하고, 덴마크나 스웨덴 쪽 인물일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름 <비제이>가 심상치 않죠? 네, 이 사람은 인도 출신입니다. 이코노미스트를 죽 구독해서 읽으시는 분들도, 고정필자 바이테스워런이 인도 출신인 걸 모르는 분들이 있더라구요. 저렇게 한글로 <~워런>이라고 쓰면 더하죠. 로마자 표기는 waran이라고 해서 Warren 따위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실제 발음도 <~와란>에 가깝습니다.


이 이야기를 길게 하는 이유는, 책의 논지와 경향은 그 사람의 출신지와 분리하여 생각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현실 때문입니다. 이는 인종적 편견이라기보다 오히려 엄연한 현실이며, 또 어떤 책의 논지를 바르게 이해하는 데에도 어느 정도 필요한 선행 작업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혁신을 이야기하는 많은 책들은 상당수가 냉혹한 효율성의 관점에서 주장을 펴고, 또 그들 중 적지 않은 수는 리버럴들이 그토록 혐오하는 신자유주의의 전도사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바이테스워런은? 이코노미스트의 독자라면 알겠지만, 기본적으로 그는 보수 성향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출신지의 영혼을 진하게 감싸 안는 길을 선택한 그로서는(아닌 사람도 많습니다), 과격한 효율론(과 그 배후에 은근히 깔린 인종차별주의)을 무작정 옹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구의 혁신론자들에게 "아시아의 부상(浮上)이 반드시 서구의 손해로 이어지는 게 아니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동아시아의 독자인 우리도 이에 전혀 주저없이 동의하고, 동의 이전에 열렬한 옹호를 보내지요. 그렇지만 왠지 이 부분 주장에서 그가 제기하고 있는 근거(다양한 실례를 좀 들어줬었으면 좋았을 텐데요)는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물론 우리야 처음부터 그 생각을 공유하는 집단이니, 근거 따위는 제공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만, 항상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게 또 우리 동양 군자의 미덕 아니겠습니까?


책 내용은 정말 명쾌하고, 한 구절 한 구절을 메모해 가며 행동 원칙으로 삼을 만합니다. 경영자나 임원이 아니라도, 장차 그런 꿈을 꾸는 직원이라면 새기고 또 새겨야 할 좋은 말들로 가득합니다. 바이테스워런은 이 모든 내용을, 자신의 스타일로 잘 조립해서 독자에게 설명해 주고 있기까지 합니다. 그가 들어 주는 숱한 역사적 실례들은 꼭 경영학과 연결 짓지 않아도, 그 자체로 멋진 역사 뒷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몇몇 대목에서는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예컨대 그는 "사업체 인가 하나를 내 주는 데 19일이 걸리는 독일"을 비판하며, 그나마 일본(23일)보다는 나은 수준이라고 비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례가 과연 관료주의, 레드탭, 혹은 만달리니즘의 폐해로 거론되어야 할 만큼 나쁜 예였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장 이번 그리스 사태만 해도, 독일의 적절한 개입과 조치, 혹은 <튕김>이 없었다면, 사태가 어떻게 악화되었을지 모릅니다. 이번 그 급박한 국면에 처해서, 다른 나라들은 모두 손 놓고 독일이 과연 쌈지를 여는지 여부에만 기대를 걸고 있었습니다. 이토록 심한 글로벌 경기 침체 와중에서도, 유독 독일만은 별다른 고생 없이 순항을 하고 있습니다. 혁신은 모든 것에 우선하는 만능의 미덕일까요? 물론 환골탈태의 관점만 중시한다면, 독일(그리고 일본)은 관전자로 하여금 큰 답답함을 자아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특히 독일의 경우 내부 구성원의 만족이나, 객관적 지표 어느 면에서도 여느 외국에 뒤처지거나 부족할 바 없다는 사실입니다. 나쁜 예를 들었으면, 그 나쁜 예가 어떤 나쁜 결과를 맞이했는지의 실증이 뒤따라야 하는데, 바에테스워런은 처음부터 잘못된(들지 말았어야 할) 예를 든 탓에, 책 서술에 있어 이런 구조의 허점을 드러내고 만 거죠.


117쪽에 보면 스티븐 핑커를 재인용하면서 "....그럼에도 불구, 그 피해인구(사상자)의 비율로 보면, 20세기는 그 어느 앞선 시대보다도 문명화, 인간화된 시기였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그 결론에야 동의하지만, 주장의 근거가 잘못되었습니다. 어떻게, 20세기의 사상자가 총 인구 대비(무엇을 대비하건 간에)로 적은 수치일 수가 있나요? 분명 20세기는 여태의 그 어떤 재앙보다도 절대 수준으로나 인구비로나 많은 생명이 희생된 시기입니다. 이는 분명한 숫자가 증명을 하고 있습니다. 20세기가 문명화되었다는 말은, 우리가 이런 참혹한 결과에 대해 반성을 하고 있다는 그 사실에 근거합니다. 그 전에는 사람을 죽이고도 종교, 도덕, 인종적 광신으로 이를 합리화했을 뿐 반성이라는 게 없었습니다. 기술이 부족해서 사람을 못 죽였다 뿐이지, 그 잔인한 심성에 만일 20세기의 첨단 기술을 쥐어 줬으면 벌써 인류는 절멸했을 것입니다.


여튼 이런 점들은 이 멋지고 유익한 책에서 몇 안 되는 극히 사소한 단점에 불과합니다. 112페이지에는 할 배리언이라는 구글 수석 임원이 나오는데요, 이 사람은 미시경제학 교과서 저자로 세계적 명성을 날린 학자입니다(저는 학부 시절 이 사람 책으로 공부했기에 이름을 잊을 수가 없죠). 워낙 다양한 자료들로부터 근거를 구하고 있는 저자라, 뜻하지 않게 유명인사의 근황까지 독자에게 알려 주고 있는 가외의 헤택을 베풀기까지 합니다.


이 책의 멋진 점은 안진환씨의 멋진 번역입니다. 106쪽에는  "...10년 단위의 기간 중 단 한 번의 10년을 제외하고는.." 이라는 매끄러운 문장이 있습니다. 보통 다른 번역자들은 영어의 decade를 문자 그대로 옮겨 놓습니다. 우리말에는 없는 이 '십년기'라는 단어를 그대로 방치하니 문장이 제대로 읽힐 리가 없죠. 이 외에도 안진환씨는 생소하다 싶은 개념에 일일이 역주를 달아, 그것만으로도 독자에게 공부가 되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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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상품 끌리는 브랜드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5-07-3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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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팔리는 상품 끌리는 브랜드

김동헌 저
매일경제신문사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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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분량이지만, 내용은 하나도 버릴 수 없는 알찬 지침으로 가득했습니다. 물론 상당수는 실제 기업의 경영 사례입니다만, 사례 중에서도 타 상황에 교훈으로 적용할 수 있는, 꽉 찬 사례가 따로 있기 마련입니다. 그 사례로부터 추출하는 명제 역시, 익히 들어왔던 것이지만 맥락 속에서 또다른 의미를 지닌 것들이 많아서, 밑줄 쳐 가면서 읽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브랜드"란, 소모품과 동반자 사이를 가르는 기준입니다. 쥐틀, 철못 따위를 사면서 브랜드를 따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지난 세기만 해도,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제품에는 소모품이 브랜드품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허나 지금은 대중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이에 따른 욕구 수준도 높아졌으며,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까닭에, 기업은 "판매"의 본질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고(再考)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만들고 나서 팔리기를 기대하는 게 아니라, 시장이 무엇을 소비하고 기대하는지 미리 예상하고, 타 기업에 앞서 시장을 선점하고, 선점에 앞서 아예 시장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케팅의 본질은 바로 이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브랜드 하면 바로 이것이 떠오를 만큼, 컨셉과 개성, 스토리를 모두 갖춘 브랜드를 개발하는 게, 기업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성공하는 브랜드, 로컬을 넘어 글로벌 스케이프에서 선전하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수 사례를 통한 개발상의 중요 포인트를 잘 짚어 주고 있습니다. 흔히, "내가 브랜드를 만들 것도 아닌데 뭐하러 그런 고민을?"이라고 하는데, 직장인이라면 회사(나아가 CEO)와 고민, 그에 따르는 전략 개발에 동조 동감할 줄 알아야 제 할 일을 다하는 거죠.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도, 이 시대 기업의 화두 "브랜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우선 저자는 "우수한 브랜드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낸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이에는 더 이상 강조가 식상할 만큼 유명한 사례로서 애플이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좀 신기한 건, 1990년대 말만 해도 애플은 "고립적 브랜드. 타 제품과 호환이 안 되는 소수 마니아(이게 중요하죠)만을 위한 제품"으로 학계와 언론계에서 찍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은 보시다시피 성공을 위한 모범으로 아예 공인되고, "소수 마니마 운운"은, 시대를 앞서간 하위 세그멘테이션 전략이 지구를 제패한 대성공 모범"으로 180도 바뀌어 있습니다. 경영의 세계에서는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비자발적 관심 유발은 아무 소용이 없는가?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기도 하지만, 캘빈 클라인의 유명한 광고("CK와 나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가 잘 말해 주듯, 효과적으로 소비자의 머리에 각인된 이미지는 언젠가 제 역할을 해 줄 때가 있습니다. 중요한 건 선명한 이미지입니다. 추상적이어도 괜찮고("코크는 언제나 당신과 함께" 같은 건 아무 효용도 주지 않습니다만, 대단히 성공한 카피입니다), 기능적이어도 좋습니다. 중요한 건 일관성입니다.

 

일관성이 얼마나 중요하냐면, 이 책 2장에 나오는 에스티 로더의 브랜드 "오리진스"이 사례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에스티 로더는 처음에 "오리진스"를 백화점 매장에서 다른 고급 브랜드와 경쟁하는 강력한 하위 브랜드로 포지셔닝할 생각이었습니다. 이 전략은 좀 엉뚱하게도 "friendly fire"를 맞게 되는데, 시청자(따라서 소비자)에게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오프라 윈프리가 자기 쇼에서 "나는 욕실에서 '오리진스'를 쓴다"고 발언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지도 않은 "지원"은 업계에서 큰 행운으로 여겨지지만, 에스티 로더 측은 오히려 당혹해했습니다. 그들이 지향한 브랜드 이미지는 고급품 레벨에다 다양한 기능성의 스펙트럼을 지닌 제품군이었지만, 오프라의 저 발언은 "아로마 제품" 정도로 이 브랜드의 컨셉을 훼손(나아가 오염)시킬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죠. 이처럼 브랜드 전략이란, 일관성과 선명한 이미지의 각인이 그 핵심입니다. 일시적 판매 증가에 일희일비할 게 결코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미지가 선명하다는 건, 다른 말로 하면 차별화 전략입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 비슷비슷한 표준적 제품의 제조가 성공의 비결이었다면, 현대의 시장이 지난 시절과 확고한 선을 긋는 부분이 비로 이 대목입니다. 그런데, 무작정 차별을 한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무엇을 위한 차별이냐, 또 어떻게 수행하는 차별화인가가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먼저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라고 하는군요.
"당신이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그리고 그 다음 질문은
"그게 시장(하위 세그먼트)에서 중요한가?"
"당신이 비교하는 대상(경쟁 상대)은 누구인가?"
라고 합니다. 참 정곡을 찌르는 사항이 아닐 수 없습니다. 포지셔닝에 대한 백 가지 정의, 천 가지 사례 열거보다 이 질문이 가르쳐 주는 바가 더 많습니다.

 

그런 고민을 통해 창출된 브랜드의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되는가? 여기에 대해서 여러 논의와 주장이 있지만, 이 책에서는 정평 있는 "인터브랜드 방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분야는 전통적으로, "추상적이고 구름 잡는 논의"라며 일부 기술만능론자에게 비판 받아 왔지만(현재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 동안 이론적 발전이 워낙 현저했기 때문이죠), 예컨대 회계학에서도 영업권 같은 것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합니다. 인터브랜드 시스템은 "브랜드가 창출하는 이익"과 "브랜드의 강도"를 곱해서 종합 가치를 측정합니다. "이익"을 산출할 때에는, 과연 창출된 소득의 몇 퍼센트 정도가 브랜드의 기여인지를 염두에 둡니다.

 

향수는 95%, 호텔은 30% 정도가 해당 산업의 평균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강도"의 측정에 있어서는, 이익(현재, 잠재)과 위험을 동시에 낮추는 게 그 핵심 지표이자 지향점입니다. 보통 수익과 위험은 트레이드 오프 관계인데, 브랜드 젼략은 이런 "상식에 반하는" 결과를 안겨 준다는 점에서 기업의 관심사가 됩니다.

이 책은 기존 마케팅 교과서에서 많이 강조한 개념들이 충실히 잘 정리되고 소개되었다는 점에서 정통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편입니다. "브랜드 확장", " 마케팅 믹스  4P" 등등... 그런 중에서도 최신의 사례를 소개하고, 이를 실감나는 서술과 유기적인 설명을 통해 독자의 머리에 오래 남게 하는 게 두드러진 장점입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호텔 종합 체인인 메리엇 그룹의 사례에서 처음 들어보거나 배우는 게 많았습니다. 서울 강터에도 있는 JW 브랜드가 그런 전략적 지향점을 지니는 줄은 처음 알았고요. 시계로 유명한 불가리 브랜드가 벌써 이 기업에 넘어간 사실도 처음 접했습니다. 여러 모로 유익했지만. 다만 다소 혼란스러운 부분도 발견되는데요, 이를테면 P&G의 사례에서, 지나치게 많은 컨셉의 창출로 인해 오히려 총 점유율이 줄어든 결과를 지적합니다만, 과연 어디까지가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며 어디부터가 그 초과인지에 대한 분명한 기준 설명은 없습니다(그저 결과론이죠). 또한, 21세기 폭스 사의 사명 변경은 오히려 브랜드 고수 전략의 예로 들어져야 맞습니다. 이름이 바뀐 건 루퍼트 머독이 새로 만든 모회사이며(따라서, "바뀌었다"고도 할 수 없죠), 영화 제작사는 아직 "20세기 폭스" 그대로입니다. 고민고민 끝에 원 명칭을 유지한 경우인데, 사실 모회사의 작명이 더 비판 받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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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회의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5-07-3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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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30분 회의

정찬우 저
라온북 | 201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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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조직 속에서 자기 가치를 증명하고 자아를 실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애써 입사한 직장에서 "월급루팡" 같은 소리나 들으며 자신과 타인의 속을 썩일 게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업무에 임하고 동료, 상사, 그리고 조직과 융화할 줄 알아야 합니다. 사실 요즘 번듯한 직장에선 너무도 업무 농도가 과중하여, 40대 중반에 별을 달아야지 하는 포부조차 갖기 빠듯합니다. 매일같이 주어지는 프로젝트, 기안 작성이나 효과적으로 잘 마무리지어, 윗선으로부터 깨지는 일이나 없었으면 하는 게 평범한 많은 직장인들의 바람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평범한 수준에서 모범적으로 잘 해내는 일조차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조직 생활은 알고 보면 일종의 곡예이자 예술입니다. 기능적 업무만 잘한다고 전부가 아니며, 그렇다고 소위 "정치질"에만 치중하면 모두로부터 낙인이 찍힙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결국 이런 모든 시련과 담금질을 잘 치러내야 한 인간으로서도 올바른 인격이 완성되고, 덤으로 돈까지 따라온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게임, 상황을 즐길 줄 알아야 그게 일등 직장인입니다.

이 책은, 여러 모로 우리 사회와 참 닮은 점이 많은 일본 기업 풍토에서, 그야말로 "직장의 신"이라 할 저자 사토 후미오 씨가 저술한 "직장 백과 사전"이라 불릴 만한 핸드북입니다. 모두 78가지의 요령과 지침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군 생활도 그렇고 학교 생활도 그렇고, 뭘 좀 알고 이제부터 잘 하겠다 싶으면 벌써 끝나가는 게 조직 생활입니다. 그러나 회사는, 그 사람이 대과만 없으면 늦은 나이까지 머물러 있을 수 있고, 잘만 하면 남들이 우러러보고 대외적으로도 인정 받는 관리직에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어느 전환점을 맞아 "처음에는 몰랐지만 어느 정도 잔뼈가 굵으면 아 그거구나"하고 깨달음이 올 만한, 귀중한 정석 같은 가르침이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저도 직장 생활의 일정 고비에 서서,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새기고 싶었던 내용을 보며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네요.

쑬모 없는 업무란 없다. 일본에서는 특히 이런 원칙이 잘 통할 것 같습니다. 이 책에도 나오듯 높은 분이 직접 쓰레기통을 비운다든가... 하지만 우리네 실정에선, 오히려 잔무, 잡무를 붙들고 오래 늘어지면 지적을 받는 수도 있죠. 제 생각에 부서나 팀의 막내로서 커피, 복사 같은 잔일을 많이 배당받는 직원이, "내 재능이 이런 일로..." 같은 불만을 가질 때, 한번 새겨보면 좋은 원칙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여직원들에게 좋은 시사가 될 수 있습니다.

배려와 아첨도 잘 구별해야 합니다. 사실 이것은 진심이 어느 정도 매너에 배어 나오느냐의 문제입니다. 저자는 "상사나 유력자들에게만 베푸는 배려는 분명 남이 보기에 아첨"이라고 합니다. 명쾌하죠. 진정 조직에 융화하고 분위기의 핵심을 꿰뚫어 보는 사람은, 아첨을 하면서도 배려처럼 인상을 남기더라구요. 중요한 건 진심임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민감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과연 인사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잘 유지할 필요가 있는가? 이는 한국이라면 중소 규모의 기업에서 더 절실합니다. 저자는 잘라 말하길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한번 형성된 인맥은 끊어지지 않게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모든 인맥에 있어 당연한 것 같지만, 인사부는 특히 개인적으로 일부러 챙기지 않으면 자기 업무 진행상 따로 볼 일이 없고, 무슨 일만 있으면 그때만 얼굴 비추는 사람으로 찍히면 오히려 더 해롭기 때문에, 이 조언은 실감이 나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공사를 잘 구별하여, 회사 기밀을 캐고 다니는 인상을 동료나 타 상급자들에게 주지 않게 조심하라고 합니다. 모든 건 정도와 균형 감각으로 귀결하네요.

행동계획은 세밀하게. 시행 착오의 모든 발단은 "막연함"과 "추상성"입니다. 이 계획이 사내에서 나 개인의 각오나 포부, 비전이건, 할당 업무의 로드맵이건 무관합니다.
중 요한 건 종이를 꺼내 그 세부적인 사항을 일일이 적고 눈으로 확인하는 작업이라는 거죠. 주로 일본에서 자주 하는 이야기입니다. 꼭 종이에다 하지 않아도, 요즘은 이걸 도와 주는 앱이나 소프트웨어가 많이 나와 있습니다. 중요한 건 정신적으로 얼마나 절실히 자각하느냐는 거죠. 일단 확실한 각성이 들면, 방법론은 누가 안 가르쳐 줘도 몸이 벌써 시행하고 있습니다. 알아서 하는 사람이 조직의 보물 소리를 듣습니다.

글로벌 대응력- 저자는 주로 보는 시야를 넓힐 것을 권합니다. 그냥 시키는 일만 할 게 아니라, 해외 출장 같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사소한 것도 놓치지 말고 자기 시야를 넓히는 소스로 삼으라는 겁니다. 여기에 실무 스킬로서 중요한 건 바로 외국어실력입니다. 외국어가 늘고 이를 수단으로 (요즘같이 좋은 세상에) 외국 신문도 보고 뉴스도 체크하면 글로벌 마인드는 자연스럽게 배양됩니다. 다 의지와 노력의 문제입니다.

협상력을 높여라. 이에는 논리력과 설득력 두 가지 요소가 기능합니다. 아무래도 협상이란 자기 이해를 관철하려고 벌이는 거지, 남의 말을 일방적으로 들으려고 하는 게 아니죠. 자기 주장을 실현하려면, 공적 석상에서 정연한 논리로 타인을 압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게 첫째 요건이며, 다만 일방적 연설이 안 되려면 타인의 계산과 속셈이 지금 어느 단계인지 정확히 읽고, 이를 바탕으로 섬세한 설득을 하라는 거죠. 저는 업무 파악의 몰입도가 결국 이 문제도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외모를 깔끔히 하라. 일본에게는 남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게 우선이라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 단계를 넘어 외모에서 어디 책잡힐 구석을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여성의 경우 특히 "야함"과 "꾸밈"의 경계를 잘 살피는 게 중요한 센스입니다. 외모의 문제는 특히 직장인의 자기 관리 문제와 연결되어, 우리 풍토에서는 아주 중요한 비중으로 자리합니다.

저자는, 성공적인 직장인이 되기 위해 이런 외적인 미덕 뿐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잘 성찰하는 여유를 가져야 그 화룡점정이라고 지적합니다. 어찌 들으면 따스한 조언입니다. 그 일환으로, "자신만의 취미를 가지라."고 저자는 조언하는군요. 취미가 있으면 내면이 안정되고, 이는 사람을 드러나는 매너에도 표현되어 결국 접대역을 능숙하게 하는 한 비결이 되기 때문이겠죠.

이 책의 대단원은 "매사에 감사하라"입니다. 나를 낳아 준 부모님, 나를 키워 준 상사와 회사, 그 모든 환경에 감사할 줄 아는 긍정적인 마인드라야 타인을 흡입하고 승복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이는, 한 인간으로서 자기 자신을 완성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성공적인 직장인이 되는 길과, 사회적 인간으로서 완성되는 길은 둘이 아님을 이 책은 잘 보여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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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오더 | My Reviews & etc 2015-07-30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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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킬 오더

제임스 대시너 저/공보경 역
문학수첩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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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스코치 트라이얼>이 곧 개봉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 프리퀄 <킬 오더>를 포함해서 모든 "메이즈 러너" 시리즈 영화에 대응하는 원작 소설들이 이미 출간 되어 있습니다. 저도 몰랐는데, 책 사이에 낀 리플렛에 인쇄된 사진을 보니 구매 충동이 일더군요. 내용 전개도 상당히 스피디해서, 운 좋게도 데모 필름을 미리 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 프리퀄에선 "지구가 왜 그꼴이 되었는지"에 대한 배경 설명이 나옵니다. 사실 프리퀄이란, 작품 내적으로야 기 출간작들보다 앞선 시간대의 사건을 다루지만, 최소한 대외적 발표는 이후에 이뤄집니다. 따라서 작가가 성실하고 꼼꼼하게 준비하지 않은 이상, 보통은 어딘가 억지스러운 구석이 나온다든가 설정 충돌을 빚기가 쉽습니다(상업적 성공을 노리고 무리하게 구상, 출간한다든지). 이 <킬 오더>는 그렇지 않아서, 등장 인물이나 배경의 차림에 있어, 전작(내용적으론 이후)과 아귀가 대체로 잘 맞는다는 게 특징입니다.

바이러스가 묻은 화살을 쏘아, 그 맞은 이의 두뇌 부분에 이상을 일으키게 해서 인류의 절멸을 꾀한다는 설정은 독자의 공포를 절로 불러일으킵니다. 1) 본 디 화살이란 무기는 서양인들이 능숙히 잘 다루는 무기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듯, 활과 화살을 잘 다루는 종족은 동아시아쪽 유목 부족이며,  그 중에서도 몽골인들이어서, 먼 곳으로부터 거리를 두고서도 목표를 백발백중하는 솜씨는 상대를 공포에 떨게 했죠. 이 소설에서도, "화살을 주무기로 쓰는 외계 종족(?)"에 대한 설정은, 대체로 이 화살이 타자화한(나아가 적대적인) 영역에 속한 걸로 여겨 왔던 저들 백인종의 원초적 공포감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몇 안 되는 예외 중 하나가 색슨 족의 로빈 훗 설화라든가, 상업 영화 <람보 2>에서의 마지막 장면 같은 것입니다.

지 구는 분명 인간에 친화적인 환경이기에 우리 종이 이처럼이나 우아하고 강력한 모습으로 진화하게 도와 주었습니다. 하지만 지구라 해도 원 상태 자체가 낙원은 아닙니다. 한 예로 보다 자연에 밀착하여 살아가는 정글의 동물들도, 한시만 딴눈을 팔면 포식자에게 죽음을 맞이하거나, 피식자를 먹이로 확보하지 못하여 굶주리게 됩니다. 이런 까닭에 2) 인류는 자신의 생리에 조화롭게 구축된 문명권 안에 터잡고 사는 걸 최상(最上)의 이상(理想)으로 여겨 왔으며, 외부로부터의 침략으로 그 기반이 붕괴되는 시나리오가 가장 끔찍한 악몽 중 하나였습니다. H G 웰즈의 <우주 전쟁> 이래, 모든 재난 SF,  판타지 장르가 비슷한 구조를 취하는 것도, 이런 독자의 오랜 감성 반응기제나 무의식에 의존하는 바 큽니다.

네 살 먹은 소녀 디디의 표현처럼, "화살을 맞고 머리를 감싸 쥐며 무섭게 죽어가는" 방식으로 최후를 겪는 인간들... 한때 자연의 정복자로 자칭했건만 지금은 개체의 생존조차 담보하지 못하고, 비열하게도 멀쩡히 잘 사는다른 동족을 해적처럼 습격해야 하루의 연명이 가능한 모습. 사실 다른 어떤 재난상의 묘사보다, 인간끼리 동족 상잔을 벌이는 이 질서의 붕괴를 그린 대목이 독자에게 끔찍하고 불쾌한 인상을 남깁니다. 최악의 막장이란 언제나 진영 내 자체 분열상이 아니겠습니까. 이 디디 같은 상징적 장치는, 영화 <에일리언 2>에서도 꼬마 뉴트 같은 배역(Carrie Henn 분)으로 나오곤 했습니다.

뭐 그렇다 해도 상관 없습니다. 강도(칼만 안 들었지 바로 강도죠) 셋 정도는 너끈히 맨손으로 처리하는, (자신이 누누이 강조하듯) 전직 군인 출신 알렉이 마크와 트리나 들의 안위를 책임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독자들은 예상하겠지만, 이들 주인공 crew는 원래 그들이 목적했던 곳에 무사히 모두 도달하지 못합니다. 동료들 중 일부, 상당수는 반드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게 되어 있고, 프리퀄이니만치 진짜 그 핵심은 생존이 보장되어 있긴 합니다만(안 그러면 설정 충돌 발생- 프랜차이즈 단절), 여튼 우리는 이들이 처한 상황이 워낙 극한이다 보니 보는 내내 마음을 졸입니다.

알렉은 자신의 표현대로 "정글의 냉혹한 야수가 씹다 버린 것 같은" 인간이지만, 인간으로서 끝까지 지켜야 할 존엄은 포기하지 않으면서, 자신과 전 대원의 안위를 자키려 분투합니다. 그와 같은 부대 소속인 라나 역시, 경력에 어울리는 냉철한 현실 판단으로(더 이상은 스포일러라 언급 자제) 아직은 미숙하고 어린 다른 대원(주인공들)을 이끌어 나갑니다. 이 시리즈의 두드러진 특징은, 극단적인 문명 절멸 상황 속에서,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주인공들이 환경적 곤궁, 외부의 적들과 사투를 벌이며 종(種)의 재생을 모색하는 모습인데요. 아무래도 재(再)번식의 주도는 어린 개체가 맡아야 그 건강성이 담보되겠지만, 문명의 재건 과업꺼지도 경험이 부족한 이들 어린 주인공들이 맡기엔 다소 버겁다는 점에서 독자에게 색다른 긴장감을 자아냅니다. 이 시리즈가 주로 어린 독자, 관객(영 애덜트)을 타깃으로 삼긴 했어도, 성인들에게까지 폭 넓은 공감을 안기는 건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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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 다이어 | My Reviews & etc 2015-07-3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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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라 다이어

미셸 호드킨 저/이혜선 역
한스미디어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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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설의 흔한 패턴은 1) 완벽한 남자 주인공이 더 완벽한 집안 배경과 함께 느닷 나타나서 2) 당돌하고 유니크한 매력은 있지만 왠지 남주에겐 좀 부족한 듯한 여자 주인공에게 벼락처럼 사랑에 빠지며 3) 둘은 밀당을 벌이다(여자 쪽이 더 튕김) 결국 서로의 거짓 없는 마음을 이해하고 결합에 성공한다는 식입니다. 이 책 역시 중간까지만 읽으면 이런 영 애덜트 공식에서 별로 벗어나는 것 같지 않다고 독자는 착각할 수 있습니다. 설사 그렇게 착각한 후 딱 거기까지만 읽고 책을 덮는다 해도 별 실망은 하지 않을 겁니다. 왜냐면 이야기가 워낙 재미있으니까 말입니다. 1) 일단 여고생 마라 다이어의 입담, 특유의 블랙 유머와 반어법이 듣기만 해도 유쾌합니다. 2) 그런데 이 여고생이 그냥 걱정 없이 사는 애가 아닙니다. 물론 집안이야 물질적으로 유복한 편이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악몽에 시달리고, 끔찍한 사고를 겪은 후 일종의 PTSD를 앓고 있죠. 이런 애가 "곧이라도 미쳐 버릴 것 같지만 여튼 현재까진 난 아무렇지도 않아."라고나 하듯, 천연스레 농담 반 독설 반 현실과 악몽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1인칭 시점에서 풀고 있습니다. 가끔 "이상한 체험"에 대해 말하는데, 아직 어리고 여자애니까 신경과민이려니 하며 독자는 이해하고 넘어갑니다.

그런데 중반을 확실히 넘기고 나면, 그렇게 안이하게 판단했던 독자는, 슬슬 부인할 수 없을 만큼 확실히 드러나는 진상을 목격해 가며, 자신이 확실하게 착각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 아이, 마라 다이어라는 아이는 뭔가 초자연적 현상의 한복판에 놓여 있어, 여태 벌어졌던 불가사의한 사건들을 자신도 모르게 유발한 원인이었던 겁니다! 독자는 그제서야 "어, 어, 이거 봐라....?" 하며 긴장의 끈을 확 당기며, '로설이 다 그렇지 뭐' 하던 심드렁함에서 후다닥 각성하게 되는 거죠. 작가가 제법 큰 이야기 꾸러미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으며, 독자는 비로소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여고생이라 심사가 복잡하고 감성이 예민해서 저리 말이 많았나 보다 싶었어도, 이제부터는 '처음부터 특별한 아이라서 무심결에 흘리는 말 같았던 게 사실은 심각했었구나' 정도로 인식이 바뀌게 됩니다.

여고생 마라 다이어가 새로 전학 온 학교에서 겪게 되는 소동도, 뻔한 듯하면서도 사실 심각한 사건들로 빽빽이 채워져 있습니다. 마라를 찍은 학교 최고의 킹카이자 명문가 출신의 황태자인 노아 쇼 때문에, 그녀는 교내 모든 여학생의 질시를 한몸에 받게 되고, 사실상 일진이나 마찬가지인 안나 패거리의 집요한 공작으로 여러 번 곤경에 몰립니다. 스페인어 교사 모랄레스는 개인적 감정으로 그녀에게 심히 불공정한 처분을 일삼는데(후반에 가서 결국 큰 사건이 터집니다), 부호의 자제들이 다니는 명문 고등학교(짬짬이 언급되는 내용을 보니 교과 과정이 매우 수준 높더군요)에 이런 사람이 어떻게 교사로 재직할 수 있나 싶기도 했습니다(이름과 인격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마라는 수학이 타 과목에 비해 약한 편인데, 제이미라는 흑인 동급생(나이는 어리지만 두뇌가 우수하여 월반)이 여러 모로 도와 줘서 그럭저럭 성적을 올립니다. 이 제이미가, 예의 킹카인 노아에 대해 나쁜 선입견을 심어 주는 바람에 마라가 괜한 갈등을 겪지만, 결국은 셋 사이의 오해만큼은 이 1부의 끝에서 다 해결됩니다. 제이미가 마라와 노아에게 필요 이상으로 동조해 주다 자신의 인생을 망치는 결과가 생기긴 하지만 말입니다(사실 노아 쇼도 이 여친 마라 때문에, 귀한 몸에 위협이나 상처가 남을 뻔한 게 여러 번이더군요. 하지만 사랑이란 본디...).

이 책은 전체 3부작 중 첫째 권입니다. 아직 엄청난 이야기가 갓 시작되려 자세만 잡았을 뿐이고, 마지막 장면 충격적인 총격 사건의 발생 때문에 독자는 깜짝 놀란 가슴을 겨우 진정시키고 다음 권에 이어질 사연을 기다리게 됩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건, 순결한 도덕성을 간직한 여고생 주인공 마라 다이어가, 자신이 책임지거나 통제할 수 없는(없었던) 일련의 비극에 대해 지나치게 자책하다가, 정말 다른 사람(인격체)이 되어 버리거나 미치는 것 아닌지 하는 거에요(바꿔 말하면, 아직까지는 그 부모와 오빠의 우려완 달리 정신이 말짱하다는 거죠). 그리고 이제 그녀와 "치명적인" 사랑에 빠진 노아 쇼라는 남고생(우수한 두뇌, 우월한 혈통, 강인한 체력, 퍼펙트 외모를 모두 갖춘)의 장래와 영혼마저도 이 마라의 그것과 연동하여 움직이는 형편이라, 이 기괴한 사연이 어떤 방향으로 튈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내가 정말 데쓰노트 같은 수단을 가지고 있어서, 물리적 개입, 실행 없이도 타인의 생명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면, 나의 귀책은 어디까지 인정될 수 있을까요? 법학에서 밝혀낸 바로는, 어떤 행위는 결과에 대해 그 원인으로서의 자격이 부인되거나, 대단히 약한 정도로만 인과에 기여한 걸로 판정됩니다. 마라는 이 복잡미묘한 연쇄 작용에 대해, 지나칠 만큼 자기 부죄(負罪)를 시도하고 있어서, 이를 지켜 보는 우리 독자들을 안타깝게 합니다. 법률 전문가인 부친 다이어 씨에게 자문하면 명쾌한 답이 나올 테지만, 이런 이야기를 대체 누구더러 믿으라고, 그 이치와 논리의 세계에 사는 분에게 꺼낼 수나 있겠습니까.

"마라, 그들은 그런 꼴이 되게 자초한 거라구."

우리도 이 노아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아무튼 여고생 마라는 죄의식과는 별개로, 자신이 과연 무슨 운명을 타고난 것인지 심각한 공포에 빠지는데, 이를 도와 줄 수 있는 이도 "운명의 남친" 노아 쇼밖에 없습니다. 사랑에 빠져 눈이 먼 남자 외에, 누가 이런 미친 사연을 곧이 들어 주겠습니까.

노아 쇼의 의붓어머니(그리고 죽은 친어머니)가 가담한 "동물 해방 전선"은, 공교롭게도 바로 며칠 전 밍크를 대량 방사했다고 해서 뉴스를 탄 바로 그 단체입니다. 소설에서의 설명대로, 이 단체의 이런 행동은 이제 일종의 테러로서, 실정법상 엄한 처벌을 받습니다. p288:14의 문장 주어 "제이미가"는 "노아가"로 바뀌어야 문맥이 통합니다. 한스미디어의 책들이 언제나 그렇지만, 번역이 너무도 자연스러워서 외국 소설을 읽는다는 느낌을 전혀 못 받았습니다. 뮤지컬 <애니>와 영화 <스타워즈>에서 사용된 맥락 원용에 대해 친절한 역주가 적절히 삽입된 점도 독자로서 고마운 부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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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은행에는 이자가 없다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5-07-2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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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슬람 은행에는 이자가 없다

해리스 이르판 저/강찬구 역
처음북스(CheomBooks)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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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을 비롯 모든 금융제도는 채무자에게 대여한 자금 원본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자의 수취를 기반으로 유지됩니다. 이자를 받지 않고 수요자에게 돈을 빌려 주는 시스템은, "자선 사업"이라 불릴 수는 있을망정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본격 산업이 되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슬람권의 은행은 그렇지가 않다고 하네요?

최근 최경환 부총리가 주택구입자금 대출 요건(DTI 비율 등)을 다시 강화하고, 거치 기간을 대폭 축소한 후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모색한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빚을 내어 집 사라고 부추길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확정 금리의 이익까지 줄이겠다는 건가." 같은 반발이 거셌는데요. 사실 자본 차입의 시간기반 기회비용인 이자는, 많은 경우 경제적 약자로 시작한 이들의 입지를 더욱 취약하게 만드는 핵심 팩터 중 하나입니다. 이는 동서를 막론하고 어느 지역에서건, 문명이 발달한 곳에서라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었습니다.

이슬람 율법(샤리아)는 이미 고대부터, 무슬림 사이에 수수되는 이자를 전면 금지했습니다. 예언자 모하마드의 가르침을 따르고 유일신 알라의 권능에 대한 복종을 맹세한 이는 피부색과 혈통을 막론하고 모두 형제라는 공감대에 따라, 인간 대 인간의 교류와 소통을 막는, 오로지 시간의 경과라는 자연적 현상에 의거한 이자 발생에 대해, 원천적 정당성을 부인하고 든 것입니다.

부자가 가난한 이들에게 고리를 수취하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는 빈부의 차이가 없어지고 풍요의 혜택을 고루 나눠 가지는 사회가 도래할까요? 예언자 무함마드는 그런 이상향을 꿈꾸었을지 모르지만, 현실의 이슬람 사회는 그렇지 못하며, 오히려 다른 문명권보다 더 나쁜 구시대적 한계에 봉착한 면마저 있습니다. 이자 제도의 부인만으로는 사해평등 만민형제의 이념 실현에 아무래도 미흡한 바 있나 봅니다.

이 책의 저자가 진짜 하려는 말은 지금부터입니다. 저자는 비 이슬람권 일반인이 듣기에 대단히 충격적인 사실을 소개하고, 그 사실 이면에 어떤 원리와 비결이 작동하는지를  책 전체를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읽으면서 세상에 이런 방식으로 "돈"의 수요와 공급 섹터 사이에 이해의 조율, 혹은 win - win 을 시도할 수도 있구나 하는 놀라움을 경험했습니다.

우선 이슬람권에서 이자를 부인하는 건, 반드시 샤리아의 강제에 따른다는 배경 없이도, 세속적 합의를 어느 정도 이루고 있는 비교적 오랜 관습이라는 겁니다. 1950년대 이집트에서 일종의 투자은행(1990년대 후반까지 미국 등에서 엄격한 틀을 유지하던 그 투자은행 포맷과 대단히 유사합니다)으로, 수에즈 국유화 단행 이후 나세르 정권에서 시행되었던 시스템은, 역시 이자를 일절 금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럼 채권자는 무슨 동기에서 사업에 참여하는가? 자신이 돈을 투자한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배분 받습니다.

여기까지 말하면 "결국 이자가 다른 이름으로 탈바꿈만 한 것이군." 혹은 "교묘하게 율법의 규제를 우회하는 수법인데?" 같은 반응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 역시 아주 틀린 시각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렇게만 보고 마는 사람들은, 중요한  포인트 하나를 놓치고 마는 겁니다.

사업의 수익 일부를 배분 받는 시스템이다 보니, 채권자 역시 자신의 돈이 쓰이는 사업의 구조와 내실을 꼼꼼히 살피고, 공동 운명체로서의 절박함이 있다 보니 그저 빚 독촉에 그치지 않고 아이디어나 기술적 기여를 함께 진행하게 됩니다. 채무자는 일단 눈 먼 돈 빌려 쓰고 보자는 식의 모럴 해저드가 줄어들고, 중개 기관 역시 그저 기계적 중개인으로서 형식적 계약 의무만 이행하고 끝이라는 식의 무책임함이 줄어듭니다. 신용의 심사나 사업 타당성의 실사가 다분히 내실을 기하게 된다는 점에서, 개별 프로젝트의 성공적 진행 확률이 그만큼 높아집니다.

이는 단지 사태의 긍정적 측면만 부각하려는 일방적 주장이 아닙니다. 2009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금융 산업은 전 세계 규모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유일한 예외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이슬람 금융으로, 타 권역의 추세와는 정반대로 오히려 높은 수익률을 기록, 많은 관측자들로부터 대안으로서의 기대까지 품게 만들었습니다. 위에 적은 대로, 이는 이슬람 금융의 구조를 보면 간단히 해명이 되는 현상입니다. 경기 활황- 기준 금리 인하 같은 일률적, 외부적 상황이 아니라, 사업자가 추진하는 개별 건수의 전망에 따르는 금융이니, 신용 경색이나 연쇄 도산의 여파를 맞을 확률이 낮은 게 사실입니다.

대출금 원본 상환 보장을 위한 제도적 수단은, 서구에서 발전한 근대 민사법상의 저당권 제도와도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만, 원본(원금) 변제의 큰 비중을 담보물 환매수로 해결한다는 데에서 차이가 납니다. 이걸 구태여 우리 식으로 따지면 소위 "강한 의미의 양도담보"와도 유사한데, 일단 채권자에게 확정적 소유권이 넘어간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 은행이 대출 희망자에게 무조건 소유 부동산에 저당권부터 설정할 것을 강요하고 보는 천편일률적 관행과는 다르더군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게 이슬람 율법의 정신을 꼭 반영하는 취지도 아니라는 게 더 놀랍습니다. 오히려 성공적인 투자 은행의 활동을 위해선 이슬람 색채를 애써 내세우지 않으려 한다는 건데요. 특정 종교의 원리주의 명분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개별 프로젝트에서 채권-채무자 간의 협업이 더 강조되기 위함임을, 그들은 외부에 표명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1970년대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파키스탄의 지아 울 하크 대통령은, 무리하게 "무이자 계정 전환"을 통해 금융기관의 샤리아식 통제를 강요함으로써, 그나마 잘 돌아가던 경제를 경색시키기도 했습니다. "이자 없는 은행"이란 착상은, 물론 종교적 명분의 도움을 거부하진 않지만, 종교색을 벗을 때 더 높은 실용성을 갖추게 된다는 겁니다.

저자의 통찰은 인류 문명사 3000년에 두루 미치고 있어서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 대도시에서, 고리대 때문에 저소득층은 지속적으로 노예 계급의 창출원 노릇을 했고(디폴트 시 노예로 떨어짐), 이 때문에 인간 이하의 처지로 떨어져 심각한 사회 부조리의 근원을 만들거나, 반대로 노예 상태에서 탈출, 외부에서 힘을 키워 무력 침입, 문명 파괴를 통해 오히려 신 지배계급으로 대두하기도 하는 악순환이 이뤄졌다는 겁니다. 따지고 보면 그 어지러운 문명사의 흥망 부침에, 가혹한 이자 수취 제도가 원인으로 기능했기에, 율법이 이를 금지했을 뿐 그 반대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신약성서에도 나오는 예수의 일갈, "너희가 내 아버지의 집에서 더러운 돈놀이를 하느냐?"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바가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자고 저자는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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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 교수가 제자들에게 주는 쓴소리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5-07-2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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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쿄대 교수가 제자들에게 주는 쓴소리

이토 모토시게 저/전선영 역
갤리온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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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소리"라는 건 나와 별 관계 없는 이, 혹은 권력 서열상 내가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한 이가, 얼핏 들어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할 때, 공교롭게도 그 말이 핵심을 지적하고 나의 아픈 점을 제대로 짚고 있을 때를 두고 보통은 이르는 거죠, 따라서 만인의 스승이 될 만한 자격을 갖춘 분이 입 밖에 내시는 "쓴소리"는 이미 쓴소리가 아니라, 달게 보약으로 섭취해야 할 가르침입니다. 동경대생들에게 가장 존경 받는 사표로 꼽히는 이토 모토시게 교수가 마치 강연 녹취록처럼 저술한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모든 사람이 귀기울여야 할 고언과 충언으로 가득합니다.

같은 최고 명문대를 졸업했는데, 왜 어떤 사람은 자기  분야에서 승승장구하고, 다른 사람은 그 자리에서 헤어나질 못하는가? 사실 일본뿐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 이런 문제는 더 실감나는 방식으로, 많은 이들을 열등감과 자괴감에 떨게 만들 것 같습니다. 특히 "쟤나 나나 무슨 차이가 있다고?" 같은 평등주의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풍조가 강한 우리 나라의 사정은 더 심각하죠. 유난히 자살률이 높은 것도 "출발점이 같았으나 현재가 달라진 모습"을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인지부조화 심리가 끼치는 영향이 큽니다.

이토 교수는 동경대생(졸업생)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이 이슈에 대해, "자기 계발과 냉정한 현실 인식"의 차이가 가장 결정적 변수였다고 지적합니다. 어떤 이는 자기 재능만 믿은 나머지 후천적 연마를 게을리하고, 어떤 이는 아예 노력 자체를 아낍니다. 이유는 "어차피 모든 노력이 보상을 받는 것도 아닌데 확실한 전망이 보이면 그때서야 전력 투구" 같은, 제 꾀에 제가 넘어가는 도쿄대생 특유의 몸사림이라는 거죠. 오랜 세월 일본 최고의 엘리트들을 숱하게 다뤄 온 분 답게, 그 심리를 훤히 꿰고 계신 소이입니다. (무조건 남탓 세상 탓을 하며 허송세월하는 썩은 백수는 물론 동경대에 적을 둘 가능성조차 없으므로 아예 논외입니다만)

이토 교수는 "나이 서른 다섯까지는 모든 노력이 자신의 기초 체질을 강화하는 의의가 있는 만큼, 단기 효과에 연연하지 말고 무조건 투자하고 보라"고 합니다. 이는 마치 여름에 먹는 보양식이, 신체 기관 어느 부위를 특별히 좋아지게 한다거나, 특정 질병을 완치하는 효과가 있는 게 아님에도 누구나 그 섭취를 선호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노력이건, 생각하는 방식과 세계관을 다듬고 개선하는 데에 투자된 것은, 반드시 보답으로 돌아오며, 특히 인생에서 수시로 닥치는 위기를 효과적으로 넘기는 데에 큰 기여를 한다는 게 이토 교수님의 주장입니다.

사실 이토 교수는 대다수의 동경대 출신/재직 학자들과는 컬러가 좀 다른 분입니다. 일본뿐 아니라 세계에서 손 꼽는 학문의 전당인 동경대에서 교수 노릇을 하려면, 어려서부터 천재이거나 학창 시절 내내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이라야 이런 경력 축적이 가능합니다. 헌데 이토 교수는, 다른 동료들과는 달리 학문적으로 승승장구하는 타입이 아니었고, 많은 노력을 통해 자신의 단점을 극복해 온 스타일이었습니다. 아직도 천재, 수재들만 모여 드는 동경대에서, 실력이 시원찮아 제자들의 미심쩍어하는 시선이나 비웃음을 받기라도 하면, 교수 된 입장에서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죠. 그러나 이토 교수는 후천적 노력을 통해 이를 극복한 드문 타입. 아마도 그래서 제자들에게 더욱 존경을 받으시나 봅니다.

이런 교수님도, 자신의 고향 시즈오카에는 자신보다 더, 공부에 뜻이 없던 둔재형 친구가 있었다며, 아마도 강연 실시간에 웃음깨나 유발했을 법한 사연도 책 속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튼 비결은 공부, 쉼 없는 공부, 끝이 없는 공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는 공부, 어떤 구체적 효용을 바라지 않고 인식의 지평을 넓혀 주는 모든 공부를, 마치 보약처럼 정신에 축적하는 길만이 진정한 자기계발이라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틀에 박힌 공부가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가 형성될 수 있는 공부를 해 오신 분이기에, 남들이 못 보던 사각을 캐치하고 창의적 관점으로 능란히 전환하는 면을 여러 상황에서 보이시기도 합니다. 한 예로, 편의점에서 부분 금융업무 수납을 대행하는 아이디어에, 소위 전문가들은 코웃음을 쳤으나, 작금의 핀테크 열풍은 기존의 경계를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있음은 지금 우리가 보는 대로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이토 교수가 말하는 "인생 공부"란 곧 창의요 혁신의 발판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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