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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꼼꼼하게 리뷰를 올려주셔서 .. 
리뷰를 보아하니 책 내용도 너무나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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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완전히 충전됐습니까?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5-09-3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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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당신은 완전히 충전됐습니까?

톰 래스 저/엄성수 역
위너스북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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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청장년기에 찾아오는 것도 치명적 위험으로 간주되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화학-물리적 항암치료를 거쳐도 완치가 어렵고, 아예 서양의학의 접근에 근본적 문제가 있다며 이를 꺼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끔찍한 질환을, 10대의 어린 나이에 만나게 된다면 그 어린 영혼의 삶이 얼마나 나쁜 모습으로 망가지겠습니까. 설령 병이 완치된다 한들, 이 고통스러운 투쟁의 흔적이 얼마나 짙은 그림자를 그에게 드리우겠습니까. 생각만 해도 딱한 일입니다.

헌데 이 책의 저자 톰 래스는, 그런 핸디캡을 자기만의 강점으로 변환시킨 무서운 의욕, 그리고 충만한 에너지의 소유자입니다. 그의 저서를 안 읽어 본 사람은 많아도, "암 투병 끝에 다른 인생으로 거듭난 자계서 작가"라고 하면 들어 본 적 있다는 이가 제법 많습니다. 암에 걸리면 그저 생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모두 접고 자포자기에 빠지는 게 당연한 듯 여기는 분위기에서, "어린 나이에 암 걸리고도 살아선 오히려 그 경험을 독자적 자산으로 삼은 작가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라며 패기 있게 외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저자 톰 래스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남들 잘 안 걸리는 암의 마수에 어려서부터 사로잡힌 불운한 인생이 아니라, 오히려 오히려 얻기 힘든 드문 체험으로 승화시킨 "선택받은 작가"로 거듭날 줄 알았던 것입니다.

암에 걸려 목숨을 잃을 뻔 했던 그는, 이제 그 암을 극복하고 떨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성공 인생 노하우를 정립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부터 그만의 남다른 점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보통 "남들 다 누리고 사는 걸 왜 나에게만 주어지지 못하고 바라봐야 하는 걸까?" 라며 아주 미숙하고 치기 어린 불만에 사로잡혀 소중한 인생을 낭비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반대로, "남들 다 누리는 것? 그런 건 의미 없다. 남들이 누리는 것 열심히 쫓아가서 손에 넣어 봐야 이미 2등, 혹은 뒤처져 도달한 목표일 뿐이다."라고 단언합니다. 미국 독립 선언문에도 나와 있는 "행복 추구"를 두고도, 그는 그닥 가치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참 대담합니다.

자 그럼 그가 노리는, 혹은 우리에게 권유하는 참다운 삶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그건 다름 아닌,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처한 모든 곤경이, 이후, 혹은 지금 당장, 당신에게 각별한 축복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며 살라"는 겁니다. 이런 자세라면 1) 미래의 복리를 위해 현재의 기쁨을 유예할 필요가 없고, 2) 현재 손에 넣은 모든 목표와 가치가, 대체 불가능의 자산이 되기 때문에, 먼 미래의 불확실한 가치를 두고 안달복달하는 인생보다 더 큰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겁니다. 천 리 밖에 놓인 성배를 구하는 인생과(그나마 가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 지금 걷는 지점지점에서 작은 이삭이나마 내 것으로 거둬 가는 인생 중, 누가 더 성취감을 느끼며 행복하고, 또 최종 잔고의 우위를 점하겠습니까? 이 책은 어쩌면, 자명하고 당연한 이치를, 우리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설명하고 설득하고 있다는 점에서 탁월한 빛을 독자적으로 발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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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 펜슬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5-09-3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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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젠펜슬 Zen Pencils

개빈 아웅 탄 글,그림/김영수 역
인간희극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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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수천 년을 이어온 불교(특히 대승불교)에서, 왜 최종적으로 승리한, 혹은 더 큰 교세와 공감을 얻은 쪽은 교종이 아닌 선종일까?" 경전과 교의의 엄격한 탐구 과정을 거쳐 얻은 깨달음이 오히려 더 진정성 높은 경지일 것 같기도 한데 말입니다. 그러나 선 불교는 심지어 바다 건너 피부색과 머리털 빛 모두 다른 외국인들에게조차 큰 동의와 추종을 얻고 있습니다. 이 선(禪)을 일본식으로 읽은 게 "젠"이며, 다소 안타깝지만 일본식으로 변형된 원리가 전체 선 불교를 대변하다시피하는 게 현재의 실정입니다.

이 작고 귀여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진짜 선 불교의 탐구는 아니구요^^ 유명 인사들이 남긴 멋진 말들을 두고, 마치 고승이 내려 준 화두, 법어를 탐구하듯 풀어 보자는 의도입니다. 물론 말을 말로 푸는 게 아니라, 함축 깊은 말을 "그림으로" 풀고, 그것을 우리 삶에 구체적으로 응용해 보며 자기계발을 이루자는 "착한" 의도라 하겠습니다.

일러스트는 개빈 아웅 탄, 요즘 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카투니스트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너무 소략하기만 한 그림체가 싫어서, 이분의 선처럼 보기에 덜 허전한 작품들을 좋아라 하는 편인데요. 특히 미국 신문 만화의 주류를 이루는 스타일에 매우 근접해 있어서, 그쪽 미디어를 자주 접하는 처지로서 아주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버마(미얀마)계 인사입니다. 버마가 불교 국가라는 사실은 물론 우리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불교색채를 강하게 띠고 있겠거니 하는 선입견은 가질 필요 없을 것 같네요. 내용은 종교 같은 것과는 거리가 아주 머니까요.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시간적 범위, 인물의 폭은 매우 넓습니다. 고대의 인물들부터 우리 동시대의 베스트셀러 자계서 저자까지, 서양과 동양을 막론하게 다양한 출전에서 명언들을 뽑아 내고, 이를 구상화, 스토리화하여 아웅 탄 그만의 멋진 그림으로 독자에게 다가섭니다. 확실히, 우리 시대는 텍스트보다는 비주얼 언어를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성현과 석학의 가르침을 묵묵히 수용하고 내면화하려는 이들에게는 일단 텍스트만으로 충분할지 모르지만, 자신의 메시지를 타인과 함께 공유하고 설득하려는 이들이라면, 그저 텍스트에 의존한 시도나 방법론만으로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미국 아마존에서는 이미 제2권도 출간되어 있습니다. 이 책이 국내 독자들에게도 인기를 얻어 그 속편도 함께 출간되었으면 좋겠네요. 이 작가의 최신 컨텐츠가 보고 싶은 분들은 gavinaungthan.com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철자 중 h에 유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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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없는 번영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5-09-30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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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성장 없는 번영

팀 잭슨 저/전광철 역
착한책가게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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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간 우리는 기존의 초강대국과, 동과 서의 역사가 통합되기 전 한쪽 반구의 정치군사적 패권, 문화, 경제적 주도권 그 모든 것을 지녔, 잠시 주춤했으나 지난 굴욕을 딛고 다시 패자(覇者)의 위치로 거듭나려는 다른 거인 사이에 벌어진, "전쟁"을 목격했습니다. 쑹홍빙이라는 이는 이를 두고 "화폐전쟁"이라는 타이틀 아래 네 권의 책을 잇달아 펴 내기도 해서, 진지한 독자와 그저 흥미만 추수하려는 독자 모두의 이목을 사로잡은 바 있습니다. "화폐전쟁"이란, 다름이 아닌, 누가 돈을 더 많이 찍어 내는가로 당장의 무역 수지를 개선하려는, 천박하고 유치한 치킨 게임이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힘이 강하다는 두 나라가, 눈 앞의 쌈짓돈 얼마에 눈이 멀어 체면이고 뭐고 다 집어 던진 채 골목 쟁패전을 벌인 것입니다. 강대국의 경솔한 행동을 비난하고 모럴이 땅에 떨어진 세태를 탄식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한편으로 국가가 추구해야 할 그 어떤 목표보다, 경제적 실리가 현 시점에서 우선이라는 냉엄한 진리를 반증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것뿐이면 괜찮았습니다. 미국은 2008년, 큰 사고를 쳤습니다. 방만하게 아무데나 빌려 준 주책 부문 대출을 회수하지 못 해, 여러 금융 기관이 부도를 낸 것입니다. 금융 기관이 부도를 내어 유력 은행가와 거액 예금 보유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던 재력가 소수의 피해로 그쳤다면 그나마 다행이었겠으나, 문제는 애꿎은 소액 예금자, 개미 투자자의 대규모 피해 양산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이건 문제죠. 일찌감치 경제학자들이 무한등비급수라는 수학의 원리로 밝혀 내었듯, 승수(multiplier) 효과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그들이 악몽처럼 기억하는 1929년 대공황처럼 대거 실직, 빈곤의 보편화로 직행하는 전조가 여러 곳에서 보였으니까요. 당시에는 공포의 R이라는 구절이 유행처럼 돌았습니다. recession이라는 말은 감히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말이 씨가 될까봐 무서워서였죠.


당국은 돈을 풀었습니다. 보수주의자 하딩이나 후버는 생각도 않던 처방이었습니다. 후버 시대의 집권층이 당시 내놓았던 건, 마치 아이들을 곱게 키우려면 호된 날씨와 거친 환경에 자주 노출시켜야 한다는 신조 하에, 감기 걸린 어린이를 한겨울에 옷을 벗겨 내모는, 미련하고 융통성 없는 억지 처방이었습니다. 이런 전철을 되풀이하다간 나라가 망한다는 걸 과거의 교훈을 통해 잘 배운 정책 당국자들은, "우리는 돈 푸는 일에 조금도 몸을 사리지 않음"을 과시라도 하듯, 관측자들의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위의 통화 증발을 단행했습니다. 미국(이후에는 메르켈의 독일)이 앞장선 통화 선심 덕에, 글로벌 경제는 일단 급한 불을 껏습니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해피한 진행이었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존 메어나드 케인즈도, 유동성 트랩에 걸렸을 때 돈을 풀라고 했을 뿐입니다. 트랩에 걸린 시스템은, 그 함정의 금속적 구조를 이완, 균열시킬 만큼 강한 악력을 갖지 못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죠(반대편 주장은, 아이를 강하게 키운다는 면에서 가만 놔두라는 요지였습니다. 황당하게도). 만약 트랩을 벗어난 상태라면 어떨까요? 여기에서 저자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겁니다. "어이없는 방만과 모럴 해저드로 빚어진 대공황 직전 위기를 타개한 것은 좋았다. 케인즈는 과연 여기까지 옳았던 셈이다. 문제는, 케인즈식 항생제가 지나치게 많이 처방되었다는 사실이다. 폐렴에서 회생한 것에 감지적지할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필요 이상으로 많이 투여되어 몸 속에 잔존한 항생제가 이제 어떤 말썽을 일으킬 것인지 신경 써야 할 시점이다."


저자의 논거는 상당한 설득력이 있습니다. 확실히 당국은 돈을 화끈하게 풀었고, 시장은 당일 바로 연준이 기대한 반응을 보였으나, 이후 2~3주가 지나선 정반대로 도는 기미마저 보였습니다. 그러나 금 시장의 동향은, 이른바 화폐전쟁이 한창일 때 이상 상승 기조를 내내 유지하다가, 이후에는 주춤하는 모습이었죠. 지금은 소강 상태입니다. 저자는 바로 지금이, 금 투자의 적기라는 것입니다. 확실히 투자의 일반 원칙에 의하면, 이 조언은 황금률(?)의 절묘한 적중처럼 보입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만약 이 주장이 그대로 예언내용을 실현하면, 아마 논자들로부터 두고두고 칭송될 것입니다. 밑도끝도 없는 한번 던지기식 예측(주로 방송에서 스타 애널리스트들이 보이는 행태)이 아니라, 그야말로 교과서적인 분석과 논거를 끌어대어, 모범적인 타이밍(책 외적인 의미에서)에 내놓은 체계적 예측이기 때문이죠(거기에 구체적 처방까지 따랐으니). 혹 빗나간다면? 책의 내용이 워낙 정연한 체계를 갖춘지라 최소한 학문적 읽을거리로 손색이 없습니다. 저술가의 입장에서는 이만한 꽃놀이패가 없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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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령이 힘이다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5-09-30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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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요령이 힘이다

노자와 다쿠오 저/박주희 역
청림출판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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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구나 아는 성공의 비결이지만, 다들 실천을 하지 않기에 성(盛)과 패(敗)가 갈린다.

2. 어떤 비결은 99%가 아예 모르고 있기에, 실천에도 옮길 수 없어서 실패하게 된다.

여러 비결들을 상세하게 정리해 둔 이 책은, 특히 직장인들에게 있어 많은 공감과 울림을 준 멋진 핸드북이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총 86가지의 비결은, 책 뒤표지에 실린 대로 "내가 1년차 일 때도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절로 들 만큼, 주옥 같은 내용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습니다. 1년차일 때는 물론, 지금도 모르고 있었던 요령이 있었는가 하면, 1년차일 때도 알긴 했지만 그 내용을 불명확히 인식했거나 채  실천에 옮기지 못한 것들도 있었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물이라는 말처럼, 산만하게 흩어진 지식은 그 지식의 담지자에게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한 권의 콤팩트한 책에 잘 정리된 모습을 보고, 비로소 그 많은 요령들의 진가를 알아 보고, 바로 실천에 옮길 마음이 들게 되더군요. 동경대 문학부를 졸업하고, 유수의 광고 대행사를 거쳐 ,IBM 재팬에서 중역을 맡아 많은 업적을 남긴 저자의 깔끔한 핸드북에서, 과연 회사에서 살아 남아 멋진 커리어로 인생을 마무리하려면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는 지 근본적으로 검토하게 해 준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1. 프레젠테이션의 요령

물 흐르는 듯 유려하게 이어지는 설명과 그렇지 않은 설명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저자의 말에 따르면, 매끄럽지 않고 툭툭 끊어지는 설명은, 전체적으로, 또 결론적으로 올바른 말을 하고 있어도, 사소한 데서 결점을 노출하기 때문에 결국 성공적인 시연이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숲 → 나무 →숲 의 순서로 전체의 구성을 잡을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먼저 듣는 분들(임원, 상사, 동료)에게 아웃라인을 분명히 잡아 전달합니다. 이 과정에서 정확성의 미덕이 다소 생략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내가 지금 어떤 이야기를 하는 중인지"를 분명히 인식시키고, 이 PT를 계속 들어야 할 이유를 각인시키는 게 이 단계에서 할 일입니다.

다음으로, 내가 애써 준비한 내용을, 상세한 논거와 함께 발표합니다. 이 과정에서 내가 어느 정도 성실히 준비를 했는지, 그 성의와 능력이 드러나는 거겠죠. 문제는, 이 두번째 단계, "가지"의 시연이 아무리 섬세하고 정연하더라도, 바로 앞 단계 "숲의 윤곽 잡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면, 그건 별 효과를 낳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 단계, 숲 → 나무에까지 이르는 과정이 깔끔했다면, 이제 마무리에서 다시 "숲"의 윤곽을 분명히 집처 줘야 합니다. 이번에는 그 "숲"의 모습이, 앞선 디테일의 힘을 입어 보다 뚜렷하게, 듣는 이들의 눈 앞에 그려져야 하겠습니다. 저도 귀가 따갑게 들은 이야기지만, 이런 "만점짜리 회사인"이 하시는 말은. 뭐랄까 그 쓰는 어법과 분위기, 구성 면에서 와 닿는 무게가 다르더군요.


2. 대화에서 특히 지켜야 할 매너

이 문제는 매너의 차원일 수도 있고, 효율적인 소통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일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일본인이므로 "일본어는 문장의 끝에 긍정/부정을 판가름하는 성분이 따라온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말도 크게 다르지 않죠. 우리도 일상에서 흔히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결국, 대화의 중간에 끼어들면, 그 말을 이어나가던 사람이 기분을 크게 해칠 뿐 아니라,. 그 사람이 하고자 하던 말도 채 이해를 못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조직에서, 타 성원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도 대단히 신경 써야 할 덕목입니다. 그런데, 의사 소통 과정의 장애로 인해 업무 효율이 저해될 지경이라면, 이는 단순히 감정적 문제를 넘어, 조직 메커니즘에의 심각한 손실을 끼치는 행위가 될 것입니다.

남의 말을 끝까지 들어 보고 자신의 의견을 내놓든지 하자! 나이를 먹고 직급이 오를수록 소홀히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명심하고 또 명심할 일입니다.


3. 자료는 디지털 형태로 보관하자

이런 온건한 표현이 아니라, 저자는 아예, "모든 종이 자료를 폐기하고, 전부 디지털로 변환하여 하드에 보관하라!"까지 말합니다. 보관 비용도 장난이 아니며, 종이 자료를 대체 필요한 부분만 검색할 수나 있겠느냐는 거죠. 시간이 없으면 PDF로 처리를 하라는 겁니다. 온당한 말씀이나, 근래 보안 문제가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분위기도 감안해야겠습니다. 이 문제는 개인의 재량이 아니고, 자신이 소속된 회사의 방침에 따를 필요가 있겠습니다. 또한 국가의 실정법 규율 문제도 고려를 해야 합니다. 다만 저자가 방점을 준 디지털화의 중요성은 물론 명심해야겠죠.


4. 요점 정리의 중요성

아무리 잘 된 보고서라도, 너무 길어서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모르겠다거나, 설사 많은 정보를 요령껏 전달했다고 해도 상사가 일일이 읽어볼 수는 없습니다(물론, 일류 기업의 유능한 상사는 쉼표와 마침표의 오타까지 지적합니다만). 그래서 "세 줄 요약"이 중요합니다. 한국에서는 시시한 잡담을 늘어 놓는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유행한 적이 있어서 이 주장이 다소 희화적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만, "결국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이오?"라는 질문에 "네! 이것, 이것, 이것입니다."하고 요약할 수 있다는 건 자기의 능력을 증명하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소개된 이토추 상사의 세지마 류조 씨는, 사실 한국의 현대사에서 한일 간의 가교로 지대한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기도 합니다(긍/부정, 호/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습니다만). 아무튼, "세 줄 정리"의 시초가 이 사람이었다는 점은 역사적 관심에서도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5. 회의시 좌석 배치 하나에도 배려 혹은 전략이 필요하다

확실히 공감가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는 그 사람을 공격하기가 거북합니다.
요즘 여러 분야에서 자주 원용되는 심리학상의 원칙으로, 바로 옆의 사람에게는 이유를 모를 동지의식이 작용한다고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과 굳이 대결을 피해야 할 상황에서는, 그 사람의 옆에 가서 앉는 요령이 필요하다는 거죠. 반대로, 그 사람의 옆 좌석에 앉아서 구태여 공격을 펼친다면, 공격 받은 사람은 정도 이상의 적대의식을 품게 되어, 이후 돌이킬 수 없는 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실 이미 회의석상에 들어서기 전부터 대단한 앙숙이었거나, 사사건건 대결하는 사이였다면, 이런 전술은 이미 소용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중립적인 분위기, 신사도가 아직은 지배하는 조직이라면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총 86가지의 팁입니다. 저자가 스스로 강조한 바를 실천이라도 하듯, 장황하지 않고 간결,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말을 할 때는 결론부터 하라 같은 건, 끝까지 들어 봐야 아는 일본어나 한국어를 쓰지 않는 미국에서도 의사 소통의 기본 규칙으로 쓰고 있죠. 전체 회신 메일을 사용할 때는, 숨은 참조 기능을 적극 활용해서 일부 성원이 감정 상하는 일 없도록 하자, 같은 팁도, 사실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우리네 기업에서는 상식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어쨌든, 들고 다니면서 수시로 참고할 수 있는 이런 멋진 책에, 알짜 팁이 다 정리된 모습은 참 유용하고 보기에도 좋았습니다. 상위 1%의 성공 대열에 오르는 그날까지, 반드시 곁에 두고 수시로 참고해야 할 멋진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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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속고 있는 28가지 재테크의 비밀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5-09-30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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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당신이 속고 있는 28가지 재테크의 비밀

박창모 저
알키 | 201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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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월급 250만원, 이 정도라면 1인이 살기에도 팍팍한 수준 아닐까 합니다. 제가 며칠 전 은행에 들렀을 때, 어느 여성분이 대출 상담을 받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연봉 7천 정도이시라면..." 까지 말이 나오자, 여성분이 황급히 팔을 내저으며 "어휴, 그 정도는 안 되는 걸요."라며 쑥스러워 하더군요. 중산층보다 서민이 수적으로 많고, 심지어 주관적 인식으로도 "나는 서민"이라 규정하는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월수입을 늘릴 방법도 마땅치 않습니다. 늘리기는커녕, 현재 몸담은 직장에서 탈 없이 그 위치를 보전하기에도 쉽지 않은 형편... 이렇다면, 답은 현재의 수입 범위 안에서 알뜰하게 쓰고,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는 게 답입니다.

짠돌이카페(정식명칭:대왕소금의 짠돌이 http://cafe.daum.net/mmnix/)에서 79만여 회원에게 큰 도음을 주고 열렬한 지지를 받은 9분의 회원이, 드디어 그 소중한 노하우를 엮어 한 권의 책으로 내었습니다. 250만원으로도 충분히 저축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가운데 나만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물론 저자들의 경험이 담뿍 묻어나는 구체적인 실천론도 가득합니다.



저자분들은 신용카드를 "악마의 족쇄"라고까지 표현합니다. 당장 수중에 현금이 없어도, 카드만 있으면 "긋는 재미"에 "지르는 맛"에 청구서 무서운 줄 모르고 마구 써 버리는 습관이 몸에 뱁니다. 그러나 낭비적 소비를 어떻게 "기교적으로" 줄이느냐로 자신의 인생 가치 한 단면을 규정짓기까지하는 이분들은, 일단 신용카드를 자르고 체크카드 우선으로 소비의 전면을 재구성하자는 제안을 내놓습니다. 해피펌프님의 글솜씨는 익히 카페 안에서도 유명했습니다만, 카드 돌려막기의 무모함을 이렇게까지 실감나게 표현하시는 그 능력에 다시 놀라게 되었어요.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실감을 넣어 공감을 많이 유도하는지가 소통의 핵심이긴 하더군요. 우리가 보통 간과하기 쉬운 "신용 공여 기간"에 대한 설명 역시 유익했습니다.



확실히 맞벌이 부부에게는 아이 교육이 가장 어렵고 무거운 과제입니다. 요즘은 이런 워킹맘들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슈퍼파더"의 등장이 요청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만, 여전히 엄마 선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 줘야 하는 미션이 있기 마련이죠. 금동은동맘님은 철저히 엄마의 눈눂이에서, 그리고 젊은 직장 여성의 니즈에 초점을 두고, 현장감이 팍팍 느껴지는 절약 요령을 설명해 주고 계십니다. 특히 요즘 대세인 중고쇼핑을 어떻게 하면 현명히 수행할지, 특히 조심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많은 경험을 쌓고 이 경험으로부터 소중한 교훈을 자기 것으로 만든 분이 아니면 알기 힘든 지식을 잘 가르쳐 주시고 있습니다. 유모차는 특히 중고로 사는 게 현명하다는 조언에도 눈이 갔어요.

대출금 상환 문제 역시 가볍게 볼 게 아닙니다. 대출 내역때문에 신용카드 발급을 거절당하기도 하고, 이자 상환 부담 때문에 여러 재테크 플랜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도 흔합니다. 저자는 일단 "대출은 일단 빨리 갚는 게 상책"이라고 합니다(톳토로님). 그리고 제안하는 방법은 바로 "통장 쪼개기"입니다. 통장을 여럿 두되, 용도별로 각각 정해진 대로만 사용하여, 가계부 대용으로도 확인하고, 내가 어느 분야에 얼마만큼 지출하며 향후 조정은 어떤 방향으로 할 것인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개인 기록보다 은행에서 마치 인스트럭트라도 해 주듯 인자되어 나오는 숫자를 보면 더욱 경각심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고도 합니다. 현명한 경제생활의 요체는 당장의 어려움을 어떻게 하면 잘 참아 넘기고, 앞으로의 알찬 소비 생활에 예비하느냐의 문제입니다. 28살에 1억을 모으기란, 만약 그가 정말 250만원대 소득자라면 지극히 힘든 일입니다. 이분이 털어놓는 요령이란 정말 지독합니다. 넣던 펀드(친디아 펀드)를 심지어 군대에서도 계속 넣었다고 하시는군요.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마침 이 펀드의 수익률이 대단히 양호하여(25%), 원금이 300 조금 넘을 무렵 이자만 100만원이 붙을 정도였다고 하십니다. 대학생 시절에도 장학금 물색에 쓰리잡에 안 해 본 게 없다는 그의 자랑스러운 무용담을 들으면서, 여러 면에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당장 연봉 높은 게 자랑이 아니라, 이처럼 좋지 않은 여건에서도 열심히 사는 삶이 진정 아름다운 것이니까요.

복부인님은 스스로를 "철없던 주부"리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이분은 4년 동안, 많지도 않은 수입을 알토란같이 모아 내 집 장만에 성공합니다. 이제는 어언 보유 채수가 세 채에 달한다고 하시네요. 이분이 하시는 말은 "저평가된 지역"을 눈여겨 보고 투자하라는 겁니다. 실제로 과연 무엇이 저평가되고 무엇이 과대평가되었는지를 판단하는 게 어렵다는 점에서, 복부인님이야말로 타고난 투자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분이 보는 포인트는 학군과 교통입니다. 이 때가 대전 지역이 당시 막 상승세를 타기 시작할 무렵이므로, 복부인님 같은 신화적 성공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짐작합니다.

셀프 등기에 대한 조언도 귀담아 들어야겠습니다. 부동산 중개사가 국민 자격증으로까지 불리는 요즘, 기본 물권 등기 요령은 어쩌면 운전 면허에 필요한 지식만큼이나 상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법무사를 통하면 거의 십만 원 가까이가 지출되기도 합니다. 고작(?) 소유 절차를 밟는 데에 이같은 지출이 발생한다는 것은, 짠돌이 짠순이에게는 참을 수 없는 고문일 수도 있죠! 잘만 알아보면 사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요.

투자라는 게 비교적 리스크가 따르는 일이라면, 역시 안전하면서도 보장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단이 저축입니다. 저는 또또와님의 차분한 저축 예찬론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요즘 보험 쪽에 주목하여 재테크 개념을 다시 짜자는 주장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만, 또또와님 역시 보험 지출의 타당성을 근본에서부터 다시 검토하여, 현명한 설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시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처럼, 서민이라고 불려도 이상할 게 없는 평범한 시민들의 진솛한 고백을 통해, 누구나 선망하는 부자의 길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도와 준다는 탁월한 점이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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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상사 생존 보고서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5-09-3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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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직장상사 생존보고서

최병권,강진구,김현기,한상엽 공저
위즈덤하우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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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회적 동물인 이상, 직장을 가지고 조직의 일원으로 경제 활동을 영위하는 게 정상입니다. 회사는, 사회라는 거친 정글과 맞대면을 할 수 없는 개인을 보호해 주는 최소한의 바람막이입니다(자영업이라는 수단을 택해 직접 사회라는 해역을 헤쳐 나가는 이들은, 그만큼 더 큰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해야겠죠). 그런데 문제는, 이 고마운 회사라는 틀 안에서, 성질 나쁜 상사와 시기심 가득한 동료들, 이들과 끊임 없이 마찰을 빚는 나의 피곤한 모습을, 출근, 그리고 퇴근할 때마다 곱씹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조직 내 대인관계 때문에 오는 스트레스가, 회사 고마운 줄 까맣게 잊게 만든다는 바로 그 점이 문제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상사와의 원만한 관계 형성은,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더 절실하고 더 심각한 문제로 다가옵니다. 부하의 입장에서, 까다로운 상사, 가학적인 상사, 나한테만 못되게 구는 상사 아닌 상사는 발견하기 힘들죠. 어쩌면 모든 상사가, 상사라는 체면과 위신을 유지하기 위해, 위악(僞惡)적인 모습을 애써서 유지하는 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당장 내가 그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가 또 문제네요.

"린 씽킹"은 슬림하고 agile한 조직을 지향하는 경영혁신론입니다. 저자로서, 그리고 컨설턴트로서 리처드 마운은 이 "린 씽킹"을 신조로 가지는 쪽입니다. 이 책에서 그는 이런 경영상의 전제를 출발점으로 해서, 부하직원은 상사의 특성(강점, 약점)을 정확히 파악해서, 그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기회, 그가 나에게 끼칠 수 있는 위협 요인을 미리 가늠한 후, 상사를 중심 축으로 한 환경의 변화에 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론을 자세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결국, "상사"는 하나의 핑계이자 도구에 불과할 뿐, 책이 진짜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직장이란 작은 정글에서 성공적으로 살아 남아, 사회라는 큰 정글에서 잘 먹고 잘 살기" 정도로 요약이 가능합니다.

장황하고 방대한 내용이 담겼다기보다, 이름난 강사이기도 한 저자의 재미있는 내러티브가 독자를 웃기기도 하고, 요리조리 잘 리드해 나간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한국어 번역자도 "울트라킹왕짱" 같은 시쳇말을 구석구석 넣으면서, 저자가 주장하고 풀어내는 이야기의 분위기를 잘 살리려 애쓰고 있습니다(독자에 따라서는 약간 경망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불이 났을 때 살기 위해, 가장 아끼던 물건이자 고가품인 그랜드피아노를 짊어지고 대피할 것인가? 생존을 위해서는 최소의 키트만 챙겨야 한다!" 이것이 저자가 바라보는, 당신이 회사에서 처한 상황 인식 출발점입니다.

이 책의 핵심은 상사 유형 분류론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직장인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타입 구분이 인기를 끌며 입에 오르내린 적이 있는데, 저자의 시도 역시 대단히 재미있습니다. 아래 뒤표지의 사진을 보십시오.

그리고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겪거나 지인이 겪은 상사와의 경험담을, 이 4가지 유형 속에 넣어 재미있게, 우습게 이야기해 주기도 합니다. 어느 부하직원에게나 열심히 씹혀야 하는 게 그들의 운명이기라도 한지, 또 서로 전혀 모를 그들끼리 이상할 만큼 서로 닮아 있는 게 차라리 사회의 법칙이기라도 한지, 읽다 보면 완전 내 얘기다 싶은 분들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제가 하나 느낀 건, 저자는 이 대목에서 정밀하게 유형 분류를 시도했다기보다, 독자의 카타르시스를 위해 해학적인 묘사를 하고, 이를 통해 독자의 공감을 유도한 것 아니었을까 하는 점입니다. 재미는 있는데, 왠지 저는 악어형과 사자형이(저자에 따르면 차이는 비호전적이냐 호전적이냐에 있다는데요) 잘 구별이 되지 않았습니다. 선하게 보이지만 "고자질" 등으로 나에게 적잖은 위험을 주는 미어캣 형은 그나마 확실하게 모습이 그려지지만, 저자가 예를 들고 있는 실화에서는 정작 4분류론이 분석적으로 잘 통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재미는 있습니다. 그리고 각 유형에 따른 대처 방법도, 어느 정도는 우리들이 실전에서 이미 채용하고 있는 터라, 공감도 많이 갔습니다. 중요한 건, 상사, 혹은 상사로 대변, 대표되는 조직에,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로 적응은 하되, 조직에 전적으로 매몰되는 식으로 나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똘똘하게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진화하는 나(저자는 "진화"에 독특한 의미를 이 책 내내 부여하고 있습니다)"의 참된 의미입니다. 인생이란 결코 따분한 게 아닌데, 바로 이처럼 매순간이 생존을 위한 게임이라는 점에서입니다. 혹 실직을 하더라도, "직업을 잃었다"처럼 자기에게 책임을 과하게 돌리는 표현을 쓰지 마십시오. 당신은 "직업을 그들에게 빼앗겼을" 뿐입니다. 이렇게 생각해야만, 어느 역경에서도 굴하지 않는 파닥파닥 뛰는 심장을, 당신은 일생을 통해 간직하고 자연이 순리에 의해 당신의 활력을 거두어 가는 그 순간까지 즐거운 생을 영위핳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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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속에 숨은 광고 이야기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5-09-3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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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제 속에 숨은 광고이야기

플랑크 코쉠바 글/야요 가와루마 그림/강수돌 옮김
초록개구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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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생각, 의지의 주인이 아니라고 어느 순간 판단이 된다면, 사실 그것만큼 무서운 일도 없을 듯합니다. 명 백하게 외부의 강요에 의한 상황이야, 그를 벗어난 후 취소를 하면 그만입니다. 반면, 내가 TV룰 시청하고, 영화를 관람하고, 쇼핑을 하면서 내리는 결단, 선택이, 알고 보니 교활한 상인, 영리한 기업의 농간에 놀아난 것이었다면? 불쾌감을 넘어 불안까지 생깁니다. 별 필요도 없는 곳에 돈을 지출했다는 자책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나의 기호, 나의 취향이, 고작 외부적, 혹은 생리적(이 역시 외부에 의해 조작된) 자극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면, 대체 나(최소한 "나"의 일부)는 누구이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정한 자아의 소산인지 근본적인 회의가 닥치는 것도 당연합니다.


 "뇌" ,"인간 심리", 그리고 "구체적인 구매 결정" 사이의 연관 관계를 파헤치는 "뉴로마케팅"에 탁월한 업적을 남기고 있는 분입니다. 뉴로마케팅을 주제로 한 책은 요즘 여럿 나오지만, 이 책은 1) 현재 최신의 연구 성과가 빠짐 없이 제시되어 있다. 2) 광고에 관한 그 최초라 할 시기에 대해서까지 다루고 있다. 3) 다루는 주제의 무게에 비해 재미있게 적혀 있다. 이 세 가지 점에서 뼈어납니다. 이런 좋은 점을 두루 갖출 수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저자가 이 분야 최고의 권위자란 사실이 크게 작용했을 겁니다.


광고의 정의는 무엇인가? 서양인들은 어느 분야에서건 흔히 "이성"의 중요성만을 강조한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한국 전 당시 맥아더를 만난 눈물을 펑펑 쏟았다는 모 인사의 모습을 두고 "한국인들(나아가 동양인들)은 터무니없이 감정적이다."라며 비웃었다는 이야기가 있죠. 그런데 광고란, 대중의 감성에 특히 호소해야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먼저 발견한 것도 이들입니다. "광고란, 종이에 인쇄된 세일즈맨십이다!" 저자의 표현대로, 오늘날 당연하게만 여겨지는 이 사실을, 그리 당연하다고 여겨지 않았던 전 시대의 통념은 그럼 무엇이었을까요? "광고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사실적으로, 정직하게 전달하는 작업이다. 소비자의 이성에 호소하기만 하면, 광고는 그 할 일을 다한 것이다."


어찌 보면 사고의 퇴보, 도덕의 타락처럼 들리기도 하는 시대의 변천(이라기보다 그에 대한 뒤늦은 깨달음 내지 환멸)입니다. 정직한 말보다 달콤한 사탕발림이 우선이라는 암시도 되니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선택 중 대체 얼마 정도가 사탕발림에 혹한 결과이며, 어느 정도가 이성적 판단, 독립된 나 자산의 선택인지 아는 건 중요합니다. 1) "파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라는  이 시대의 모토처럼, 생존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이며, 2) 나 자신만이라도 외부의 자극이 아닌, 이성적으로 나 자신만을 위한 소비를 하는 데에 필요한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우리에게는 뇌가 두 가지 있다."고 말합니다(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을 받은 게 이 진술이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아는, 머리에 자리잡은 그 뇌요. 다른 하나는 장 부위에 자리한 신경계입니다. 우리는 머리가 시키는 대로도 반응하지만, 장이 시키는 대로도 따라서 한다는 말입니다.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거나, 기대가 배신 당했을 때 속이 쓰리다거나 한 건  "유령 감각"처럼 착각의 소산이 아닙니다. 실제로 "거기에서" 무언가를 두고 감각과 의사의 중추로 작용하는 "또 하나의 뇌"가 느끼는 것입니다. 식욕을 절제 못하고 쉽게 먹어서 살이 찌는 사람은. 비유적 의미가 아니라 실제로 배와 뇌가 싸워서 배가 이기는 횟수가 더 많은 사람입니다.


광고란 바로, 이 불가사의한 생리작용, 감성적 반응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배"를 공략하는 작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식역하 광고"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실까요? 식역이라는 말은 한자로 識閾이라 쓰며, 우리의 인식 범위를 지칭합니다(역치 이상의 자극이라고 할 때 그 "역'입니다). 이것을 벗어나는 부위를 자극해도, 우리는 그것을 알아차린다는 결과가, 여러 연구, 그리고 직관을 통해 이미 알려져 있었습니다. 1957년 제임스 비케리는 사람들이 채 알아챌 수 없는 짧은 간격으로 스크린(영화가 상영되고 있는)에 여러 번 "코카콜라", "팝콘" 같은 메시지를 쏘아서, 이를 본(볼 수 없었으나 어떤 경로에서인지 "본") 이들에게 해당 상품을 구매하도록 "조작"한, 당시로서나 지금이나 혁신적인(그리고 충격적인) 광고(과연 광고라고 할 수 있다면요) 기법을 공개하여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공공의 적이 된 그는 잠적했다가 몇 년 뒤 돌아와서는, "식역하 광고란 유명세를 타 보려고 거짓을 과장했을 뿐이었다. 그런 개념은 존재할 수 없다."며 고백 반 발뺌 반의 의사표명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지식 수준이 일천했던 그가 그 위험성, 위력을 제대로 이해했건 그렇지 않았건 무관하게, 식역하 자극이란 실재하는 개념이고 실체"라고 확언합니다. subliminal에서 limin-라는 어근은, 저 위에 적은 閾과 의미가 같습니다. 한자나 영어(라틴어 어근)나 모두 "문지방"이라는 뜻입니다.


인간의 감성적 결정을 관장하고 구체화하는 부분은, 현재는 감각시상(sensory thalamus)과 섬피질(insular cortex, 더 흔히 쓰는 lobe라는 용어를 적용하면 뇌섬엽이라고도 합니다. "섬"은 한자가 아니라 우리말 섬 그것입니다)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간의 뇌는,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슈퍼컴퓨터보다 강력합니다. 슈퍼컴보다 더 많고 효과적인 연산을 할 수 있고, 슈퍼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의 연료를 소비합니다. 수백만 년 사이에 걸쳐 실로 신비하게도 진화해 온 뇌에 대해, 그것을 쓰는 우리 자신도 아직 작동 기제의 실체나 구조를 모르고 있습니다. " 모른다"는 의미는, 이성의 존엄한 본질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이고, 이성과는 전혀 별개의 영역에서 거의 반대 성향의 게릴라전을 효과적으로 펼치는 "감정, 생리, 욕구"의 부분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분명한 건, 과거에 성공한 광고의 사례는 이 영역을 아주 효과적으로 공략했었기에 성공했고, 그렇지 못한 건 그 "숨겨진 뇌"를 제대로 파고들지 못해서 실패했다는 사실입니다. 과거 슈퍼볼 결승전에서 광고한 애플 매킨토시의 경우, 경 영진은 한결 같이 "1984의 모티브를 채용한 새 광고"에 대해, 소기의 전달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낙제점을 주고 기각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없고 괜히 광고비를 날릴 위험에 처하자 그대로 집행했는데, 이것이 사상 초유의 대박을 치고 오늘까지 전설적 사례로 남았습니다. 광고의 본질은, 가장 물건을 팔아야 할 필요가 절박한 판매자조차 확실히 판단할 수 없는 곳에서 그 성패를 좌우하는 것입니다.


이 책에는 카너먼의 행동 경제학 원리부터 해서, 뉴로마케팅에 대해 거의 담을 수 있는 이야기는 다 담고 있습니다. 과거로부터의 사례가 풍부하며, 정보의 나열이 아닌 권위자의 진단, 스토리가 뚜렷하므로 독자가 어떻게 읽어도 배울 게 있습니다. 한 권만 읽어야 한다면 이 책을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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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의 수수께끼 | My Reviews & etc 2015-09-2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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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청색의 수수께끼

아베 요이치 등저/김수현 역
황금가지 | 200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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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 다섯이 실려 있는데, 딱 봐도 알 수 있지만 책의 두께가 장난 아닙니다. 에도가와 란포 상 수상 이력에 빛나는 저력 있는 작가들의 최근작들이 실려 있는데, 공교롭게도 시대 배경이 뚜렷이 드러나는 어구가 자주 나와서 더더욱 "최근작"임이 쉽게 눈에 뜨이기도 합니다. 표지 소개에는 "단편선"이라 되어 있는데, 각 편이 길이가 만만치 않음을 독자들은 사전에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아베 요이치의 <푸른 침묵>은 친구의 뜻하지 않은 죽음을 통해, 사회의 어두운 구석과 무서운 비위, 나아가 (쌩뚱맞게도) 자기 자신의 진정한 적성까지를 깨닫게 되는 어느 평범한 (외모, 시원찮은 직장을 가진) 아가씨의 이야기입니다. 첫 장면이, 가부키초에서 몸을 파는 청년 호스트가 무지막지하게 구타당하는 소동으로 시작하는데, 독자의 이목을 확 끌기는 하지만 작품 전체에 끼치는 영향은 별로 없습니다. 최근 제가 읽은 앤서니 호로비츠의 어느 작품과 비슷한 소재인데, 요즘 이런 설정을 자주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그닥 큰 감흥이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이 작품이 시간적으로는 더 먼저 나왔습니다)

후지와라 이오리의 <다나에>는 미술품에 대해 수수께끼 같은 테러를 저지르고, 이어 더 큰 규모의 범행을 예고, 협박하면서도 정작 금품 등 대가는 요구하지 않는 어느 여고생(추정)과, 피해자(?)인 중년 화가의 대결(...)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주인공들의 침착하고 쿨한 개성이 독자의 의표를 찌르는 전개인데, 결국 극한 상황에서 누구에게나 해법이 될 수 있는 건 가식과 계산을 벗어 던진 진정 어린 소통이라는 교훈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사실 진상은 익히 이런 장르에 나오던 사연이라 그 대충은 다 예측이 가능합니다. 내러티브에서 분명히 드러나지는 않아도, 결국 장인과 사위(나중에)가 제3의 여성을 공유했다는 일종의 네토라레(헉!) 모티브 아닌가 추측합니다.


와타나베 요코의 <터닝 포인트>도, 보안요원(일본에서는 보안사라고 부르나 봅니다)으로 빼어난 능력을 보이는 여성 "나(이름은 '야기'입니다)"의 이야기입니다. 시점은 1인칭 주인공인데, 진취적이고 총명한 젊은 여성의 사고와 행보가 잘 묘사되어 있어 독자들의 시야를 시원시원히 이끌고 나갑니다. 척 보기만 해도 절도범 특유의 개성과 심리가 눈에 환히 들어오는 탁월한 감각의 소유자인 그녀는, 알고 보면 이런 위험한 직종에 걸맞지 않은 가문, 혈통, 경력(명문대 졸업에 고급 공무원 채용 시험 합격, 증권회사 직원)을 가졌더군요. 제가 자주 가는 농협에 근무하는 어느 청원경찰분이 연상되어 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마무리도 아주 통쾌합니다. 개인적으론, 이 책에 수록된 다섯 편 중 두번째로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사이버 라디오>는 어느 전직 증권맨이 사기꾼으로 전락해서 간간히 걸려드는 껀수를 뜯어 먹고 생계를 유지한다는 내용인데, 그에게는 (제목 그대로) 머리 속에서만 작동하는 "사이버 라디오"가 있어, 실시간으로 타인의 (절박한) 외침이 안테나에 잡히는 초자연적 능력이 있다고 하네요. 아주 빈약한 단서 하나만으로 거대한 음모를 적발하여, 마침내 본업대로 거액을 뜯어 내는 데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세상에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또 있기 마련. 과연 우리의 주인공은 어떻게 될는지요.

시라누이 고스케의 <온천 잠입>은 아주 독특한 소재와 기발한 상상, 미칠 듯한 폭소를 자아내는 전개가 일품입니다. 삼류 여배우로 장신이라는 점 말고는 별 매력이 없는 치구사, 약간 모자란 전과자에 덩치만 큰 모키치, 처가에 빌붙어 사는 여관 지배인 에이타로 등이, 전혀 서로를 모르는(끝까지) 상황 속에서 기막힌 비극, 그리고 희극을 연출합니다. 이 책에 수록된 다섯 편 중 가장 참신했으며, 언제 한 번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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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파블미션 | 서평이벤트 2015-09-30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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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용이 있다 | My Reviews & etc 2015-09-27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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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기 용이 있다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저/김유경 역
소담출판사 | 2015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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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유명한 어구를 <시학>으로부터 인용하는 걸로 시작됩니다. "때때로 사건들은 가능성의 바깥에 존재한다." 얼핏 들어 큰 모순을 품고 있는 언명 같지만, 그 내포의 심오한 타당성 또한 우리 모두가 마음으로 인정해 마지 않는 바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가능성의 정규분포 안에 존재하는 그 모든 일상과 상식이란, 우리 속물적 인간들이 비루하다며 경멸해 마지 않는 괜한 희생양들입니다. 그 위에 두 발을 디디고 살 수 있는 고마움도 깨끗이 잊은 채, 우리 필멸의 인간들은 가능성 밖의 세계를 "영원"이라는 허명을 씌워 부질없이 갈구합니다. 그리고 유한하여 고귀한 시간을 낭비하고, 죄의 긴 목록을 다시 늘리죠.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는 재기 넘치고 아련한 비전을 제시하는 극작가로 잘 알려진 우리의 동시대인입니다. 그가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똑같이 "가능성 너머"를 추구하고 응시하되, "경계 이편"의 뻔함과 옹색함에다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의미"란, 상식 너머의 찬란함, (가공의) 영원성과, 생각지도 않았던 연속성을 이룬다는 이유에서 경건하기까지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그리도 흔히 마주치고 부대끼고 웃어 주고 발길로 걷어 차 왔던 일상이, 알고 보니 갤러해드의 성배요 도연명의 무릉에 이르는 길잡이였다는 거죠.

"지식은 위험 표지판이 세워진 경계에서부터 시작한다." 여기서의 지식은 인간이, 그 유한한 일생의 장벽에 부딪히지 않고, 제 존재를 궁극의 영역에까지 확장하는 데에 향도가 되어 주는 그런 지침을 말할 것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개체는 용감한 녀석도 있고, 나약하며 잘 포기하는 녀석도 있습니다. 무리의 운명이란 그 중 극소수를 이루는 배짱 좋은 예외에 의해, 단속적으로 종래의 평형을 깨며 신기원을 마련합니다. 장벽 너머를 응시하였으나 미처 그 몸이 울타리를 넘지 못한 자는, 제 이웃 혹은 제 피붙이에게, 육신과 영혼이 넘나본 저편의 실황을 기술적, 혹은 시적 언어로 전수합니다. 일부는 항해도, 일부는 나침반, 일부는 튼튼한 돛과 닻, 그리고 일부는 구전의 계시가 되어, 다음 번 탐사대의 소중한 길라잡이 노릇을 합니다. 결국 백 년도 못 사는 초라한 개체 인간은, 이로써 일관된 종의 거대한 역대기를 완성하는데, 그 비결이란 이처럼 장벽 건너를 초롱초롱 응시할 수 있는 슬기와 대담함입니다.

다만 작가 데 아라노아의 재기와 영감 가득한 서술, 잠언의 가치는 오히려 그가 초탈이 아닌 일상 이편을 직시하고, 그 친숙한 모양새 한 구석구석마다 애정과 의미를 부여했다는 데에 있습니다. 플라톤은 하늘 위를 가리키며 존재의 진상은 형이상에 있음을 가르쳤지만,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쳐 이제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은 그 모든 진리와 꿈, 초탈이 바로 우리 발 밑에 딩굴고 어깨 위에 내려앉다 지척의 진공을 배회하는 파랑새임을, 여러 단상과 통찰을 통해 일러 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개체라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자신만 간직하고 품어야 할 "지식(그런 것도 있을 겁니다. 분명)을 자랑하고 누설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립니다. 갈대 숲에 두고 외친 "용이 여기 있다!"는, 어느 새 주민 모두가 공유하는 비밀 아닌 비밀이 되어 버렸습니다. 데 아라노아 같은 "입싼" 요나, 엘리야, 탈리에신 들이, 결국은 구원 받을 자격 없는 나머지 간사하고 미미한 개체인 우리 모두를, 낭창낭창 손을 잡고 영원으로 이끌고 있네요.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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