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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앙 평전 | My Reviews & etc 2017-06-3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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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소앙 평전

김삼웅 저
채륜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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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앙 선생은 책 첫머리에 나오듯 본명이 "용은"입니다. 김삼웅 저자께서는 "아호가 본명보다 더 유명한 경우"라고 규정하는데, 이런 경우가 한국에서 아주 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대체로는 독립 운동가들의 경우, 한 번의 의거로서 이름을 떨친 분들을 제외하면 "아호와 본명이 함께 유명한"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안창호 선생, 김구 주석 등에 대해 그 호를 함께 기억합니다. 오히려 "도산 안창호" 등으로 자주 부르지 이름만 거론하는 적이 더 드뭅니다. 심지어 독립 운동과는 매우 거리가 먼 어느 작가에 대해서도 "춘원 이광수"로 호칭하는 게 더 잦을 정도죠.

"조소앙"을 본명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도, 그 함자 앞에다 "삼균주의"를 마치 대명사나 수식어처럼 붙일 만큼, 그의 독창적인 이념은 유명합니다. 만약 "삼균주의"를 모르는 이가 있다면, 아마 "조소앙"에 대해서도 모를 가능성이 더 큽니다. 대개 김삼웅 작가님의 전작 평전들은 이처럼 인물 이름 앞에 아호를 붙인 제목으로들 나왔는데, 이 책만큼은 "소앙 조용은 평전"이란 문구가 어색했는지 보다시피 이런 제목입니다.

조소앙 선생의 일생과 그 의의를 새기자면 필수적인 전 단계라 할 것이, 대체 삼균주의가 무엇이며 그의 현대적 해석과 자리매김은 어떠한 것이 되어야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삼균주의가 오늘날에 와서 다시 재조명 받는 이유는, 남북이 서로 비생산적이고 파멸적인 대치를 이루는 지금, 양쪽 모두에서 큰 거부감 없이 수용하고, 상당한 공감을 형성할 만한 이념적 중간지대를 모색할 만한 사상이랄까 이데올로기가, 이 이른 시기에 조 선생이 마련해 놓은 것만큼 성숙하고 큰 체계를 지닌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조소앙 선생은 많은 이들이 착각하는 바와 달리, 38선 이남, 오늘날의 경기 파주(당시 지명 교하라고 책에 나옵니다. 물론 이 지명은 오늘날에도 행정 구획만 달리해서 살아 있습니다)에서 탄생했습니다. 김구와 이승만보다는 십여 년 아래 세대이며, 몽양 여운형 등과 비슷한 또래입니다. 독립 운동가들이 대개 출신 성분이 다양한데 경기 일대에서 부농 출신으로 생계에 큰 곤란이 없었으며 조부모로부터 정통 한학을 교육받았다는 내용 말고는 그의 가계에 대해 자세한 바가 밝혀지지 않은 듯합니다. 그가 중요 인물로 부상하게 된 건 대한 제국 체제 하에서 영재 소년들을 선발하는 과정에 그가 두각을 나타내어 어린 나이에 황실(고종 칭제 이후) 후원을 받아 엘리트 교육을 이수했으며, 이후 일본 명치 대학에 입학하여 서양식 현대 문명에 눈을 뜨게 되고부터입니다.

저자는 이를 두고 "전통 한학과 근대 문물에 대한 이해"에 고루 밝은, 균형 잡힌 지성을 갖춘 보기 드문 인재로서 그를 높이 평가합니다. 제가 파악하기로는 김삼웅 저자가 특히 소앙의 행적과 사상에 후한 점수를 주는 까닭이, 1) 중상층 부농 출신으로서 자신의 영달과 출세에 집착하기보다, 가진 것을 모두 내려놓고 오로지 민족의 앞날이 밝게 창달될 길이 무엇인지에 천착하고, 이를 실천할 방안을 연구한 점 2) 사상적으로는 오늘날의 시선으로도 급진 좌파에 가까운 혁신 노선이었다는 점 3) 방략가로서의 면모가 두드러진, 막연한 주의주장이 아닌 구체적 수치를 거론하며 방법론을 구상한 경세가였다는 점(대원칙뿐 아닌 디테일을 제시한 정책 전문가였다는 점) 등입니다.

2)와 관련해서는 특히 독자로서 제가 재미있게 본 게, 1929년 광주 학생 운동을 두고 소앙은 "광주 혁명"으로 규정했다는 사실입니다. 처음에는 "광주 혁명"이라고 해서 "웬 5.18 예언?"이란 생각도 잠시 스쳐갔는데, 그건 물론 아니고 당시 민중들이 일제의 폭압적 처사에 들고 일어난 의의를 그 정도로 높이 평가한 소이겠죠. "학생"을 굳이 뺀 이유는 소앙 본인부터가 학생 시절부터 열혈 혁명 분자로 활동해 온 동질감이 있기에, 어린 학생들이 구태여 "학생"으로 보이지는 않았던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물론 "그 학생"들보다야 자신이 3. 40년 가까이 선배지만, 영원한 학생으로서의 정체감이 그의 내면에 자리했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책을 좀 넘겨 가며 김이 약간 빠지는 게, 이분은 심지어 이하응의 집권마저 "혁명"으로 규정했다는 사실입니다. 이하응의 혁신 조치가, 종래의 구체제(심지어 자기 기득권마저 못 지킬 만큼 낙후하고 부패했던) 폐단을 일소한 면이 있긴 하나 오늘날의 어느 학자도 그의 집정을 "혁명"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이 용어가 그리 엄정한 기준에 따라 쓰이지는 않았구나 하는 다소의 실망이랄지. 이후 김옥균 등의 갑신정변도 그는 "귀족, 벌열 출신에 의한 혁명"으로 주저없이 명명합니다. 오히려 3. 1운동은 그의 시각에서 "실패"로 보였는지 혁명 범주에서 제외됩니다.

3. 1운동 실패의 원인을 그는 "평화적 수단"에서 찾을 만큼, 그의 성향이나 사상이 온건하다거나 절충, 유화적이라곤 도저히 볼 수 없습니다. 심지어 그는 이런 말도 합니다. "젊은이들이여, 오늘날 가장 유망하고 장래가 안정적일 직업은 바로 혁명가로서의 삶이다." 어느 혁명 노선에 가담하든, 혁명 자체를 어떤 관점에서 보든, 혁명가만큼 극도로 불안정한 삶이 없음은 자명할 텐데 정말 역설적인 표현이며, 이 한 마디가 그의 성품과 지향성을 그대로 대변하는 듯합니다. 그런가 하면 이념으로서의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그는 상당한 반대 의사 표명, 거부감을 드러냅니다. 하긴 확고한 반공 노선을 걸었던 백범 밑에서(국무령 시절) 외무부장을 지낸 분이기도 하니요.

책은 장덕수 암살 등 해방공간에서 그의 활동은 아주 자세히는 다루지 않습니다. 예전부터 야당 성향으로 유명한 성북구에서 소앙은 전국 최다 득표를 기록하며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그 이전 한독당과 결별하면서도 백범과는 연계를 유지하며, 백범과는 차별되는 노선으로 단정을 지지하기도 합니다. 저자는 한독당 분당이 어느 정도는 백범의 묵인 하에 이뤄졌으리라는 추측을 내어놓습니다. 하긴 이후 백범의 방북 행렬에 그도 김규식 등과 함께 수행했으니 말입니다. 단 책에서는 이 부분(남북 협상)에 대해 역시 그리 소상히는 저술하지 않습니다.

보통 백범의 사망 당시 "서거"라든가 심지어 "시역'이라는 말을 쓰는 이들도 있었는데, 소앙은 진술에서 담담히 "김구의 피살"이란 표현에 그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여러 성명서와 저술 속에서 "...향후로는 명망가 중심의 결사체가 아니라, 이념과 노선 중심으로 정당이 만들어지고 활동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같은, 시대를 근 반 세기는 앞서간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적은 대로 그는 1950년 5월 30일 치러진 2대(代)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전국 최다 득표로 당선되었는데, 저자의 분석에 의하면 새로 원 구성이 될 때 국회의장 피선이 유력했다고 합니다. 이러던 게 느닷 6. 25가 터지고, 그는 납북 인사 대열에 끼고 만 불운을 맞이했음은 우리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죠. 책에서는 최신 연구 결과로 러시아측 보고서를 인용하며 "김일성의 노선에 협조 않던 그가 자살을 선택했음"을 강력히 시사합니다. "계획 경제를 통해 머리와 꼬리가 함께 번영해야 국가가 일어설 수 있음"을 일관되게 주장한 그의 노력 덕에, 사실 우리 현행 헌법도 제헌 당시부터 사회적 시장경제 이념을 지향한다 봐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그의 지조와 소신 때문에 김일성이도 끝내 그를 포섭, 회유하는 데 실패했던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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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Death - Jonathan Kellerman | YES24 파블미션(舊) 2017-06-2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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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양서]Dr. Death

Jonathan Kellerman
Ballantine Books | 200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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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과연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있을지. 한국에서도 엄격한 요건이 갖춰질 때 소극적 안락사가 아주 제한적으로 허용이 됩니다. 미국도 안락사를 금하는 건 큰 틀에서 마찬가지인데, 일부에서는 의사가 가망 없는 환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도와 줄" 권리에 대해 적극적으로 인정하자는 쪽입니다. 이와는 조금 논의의 차원이 다른데, 이른바 연명 치료를 환자의 보호자 측에서 적극적으로 거부한 나머지 의사가 퇴원을 허락해 준 사건에서, 법원이 "부작위에 의한 살인"을 인정한 적이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 이는 환자 본인의 존엄하게 죽을 권리와는 조금 거리가 있긴 하죠. 환자에게 그런 권리가 있다 쳐도, 이에 개입하는 의사(醫師)의 행위가 어디까지 허용되고 정당화되어야 하는지는 아주 복잡한 문제입니다.

때로는 환자 본인의 의사(意思)와는 무관하게, 극히 일부의 어떤 비뚤어진 의료진들은 살생과 가학의 쾌감을 즐기려고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탈행위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이 소설의 중심에 배치된 화제이자 "주검"이었던 닥터 엘던 메이트는, 과연 이 사람이 손을 더럽히고 부당한 비판을 들어가면서까지 불운한 환자에게 선행과 자비를 베푸는 인물인지, 그렇지 않고 사람 목숨을 뺏는 데서 즐거움을 찾고 타락한 유명세를 노리는 "미디어 호어"인지 논란의 대상입니다. 여튼 좋은 의미로건(작중에선 일부 층에서 자신도 반드시 때가 되면 저분 도움을 받겠다며 열광하는 이들이 생겼다고 합니다) 나쁜 의미로건(나치 치하의 닥터 멩겔레에나 비길 법한 죽음의 천사) 캘리포니아뿐 아니라 전국에 걸쳐 유명해졌던 이 엘던 메이트 박사가, 바로 자신의 "시술소"에서 끔찍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시신에 새긴 문구(아마도 살인자의 소행)로 보아, 평소 그의 행적을 끔찍히 저주하고 이를 단죄하려던 자의 행위로 판단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우리의 주인공 알렉스 델라웨어 박사가 낄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만, 이 죽음의 천사님께서 생전에 시술을 베푸셨던(이분한테 영업소 용도로 건물이 허가날 리 없으므로, 모텔이나 닥터 자신이 끌고 다니는 밴 같은 곳이 말하자면 시술소입니다) 어느 여성, 두 아이의 엄마 조앤이란 분이 있었는데(누가 이분 환자라면 결국 죽었다는 소리죠), 이분의 죽음이 일각에서 여전히 논란이 됩니다. 안락사도 아니고 숫제 살인이었다는 소립니다. 안락사 자체도 합법과 불법의 영역을 오가는데, 안락사를 빙자해 아주 청부 살인이라도 저지르는 것 아닌가 하는 혐의가 생전 닥터 메이트를 향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 조앤이란 여성에게 어린 자식 둘이 있었는데, 사건의 진상을 향한 유력한 단서 구실을 합니다. 그 조앤 사건도 사건이지만, 사건을 파다 보니 닥터 메이트 본인의 피살 사건에까지 연결되었네요.

엄마의 죽음을 가까이에서 목도한 어린 아이들은 당연히 그 트라우마가 오래 남습니다. 알렉스 델라웨어 박사는 여기서 그만의 전문 테크닉을 발휘할 여지가 생기고요. 여기에 또 그의 친구(물론 어디까지나 친구 사이)인 게이 형사 마일로 사일러스가 두 사건을 한 군데에서 볼 지점을 찾아 델라웨어 박사의 머리를 아프게 만듭니다. 항상 미친 박사들이 그렇기 마련이지만, 죽은 닥터 메이트 역시 믿을 수 없을 만큼 천재적인 두뇌였다고 수사관들 모두가 인정합니다.

Alice Zoghbie stared at him. “Dr. Mate was one of the great minds of our generation.”

뿐만 아니라 자신과 주변을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냉정히 본질을 꿰뚫었던 인물로도 평가됩니다. 이분보다 머리가 나쁜 대부분의 평범한 인간들은, 현실과 주관적 희망, 착각이 구별 안 되기에 하루하루가 불행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And unlike most people, he wasn’t blinded by personal circumstance.

작가 켈러먼은 비정상의 특이 유형을 예찬하는 게 아니라, 그 반대로 평범한 인간들의 한계와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지만 어리석어서 방치하는) 약점을 지적하려는 의도입니다. 상처와 수렁에서 빠져 나올 수 있게 자신을 도울 자는 결국 자신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이 "죽음의 천사"는, 그런 무가치한 번민에서 스스로 벗어날 줄 모르는 인간은 더이상 삶을 영위할 이유가 없고, 용기가 없다면 자신이 곁에서 돕겠다는 지극히 합리적인(!) 확신을 가졌었는지도 모릅니다.

Irony can be a rich dessert, so when the contents of the van were publicized, some people gorged. The ones who’d believed Eldon H. Mate to be the Angel of Death.

Those who’d considered him Mercy Personified grieved.

I viewed it through a different lens, had my own worries.

죽음의 천사가 죽음을 당했으니 이보다 더한 아이러니가 없겠고, 알렉 자신 역시 상황에 따라선 남들 보던 대로 저 닥터를 보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솔직한 고백입니다. 조건이 바뀌면 인격과 일관성이란 간데없이 표변하는 어리석은 대중은 과연 저 미친 닥터보다 얼마나 더 인간적일까요? 흠.


포털 재게시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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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쫌 하는 어린이③ 꿈꾸는 현대미술 | My Reviews & etc 2017-06-2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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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꿈꾸는 현대 미술

세바스티안 치호츠키 글/알렉산드라 미지엘린스카,다니엘 미지엘린스키 그림/이지원 역
풀빛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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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책은 어린이들이 보는 책이라야 한다는 신념에 많은 이들이 동의할 것 같습니다. 또, 어린이들이 보는 책은 어른들도 봐서 많은 걸 배우고 종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는, 그런 교육적인 효과를 낳는 책들이 되어야 한다는 말도 맞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이 책은 최근 몇 달 동안 읽은 중 최고의 책이 제겐 되었습니다.

현대 미술은 많은 이들에게 쉽사리 접근할 수 없는 분야로 꼽힙니다. 실제로 전시장에 방문해 보아도 그렇거니와, 대상을 어떤 시각으로 어떤 자세로 파악해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지 대다수가 망설입니다. 그런데 여기 하나의 대답이 있습니다. "어린이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생각하고, 느끼라는 것." 이런 명쾌한 해답은 아마, 여기 소개된 천재적인 예술가들이 실제로 그런 식으로 상상하고 체험하고 창조하는 이들이라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목은 "예술 쫌 하는 어린이"입니다만, 정말 어린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현대미술에 대한 확실한 관점이 잡힌다면 그 어린이는 커서 "예술을 쫌 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아주 큰 사람이 될 것만 같습니다. 현대미술뿐 아니라 그 이전의 사조를 대변하는 명작에 대해서도, 선이나 색, 명암과 구도, 소재 배경에 깔린 방대한 인문적 배경에 대해 막히지 않고 설명할 수 있는 "어른, 성인"은 손으로 꼽을 만큼 적습니다. 어린이들이 읽기에 매우 편한 형식, 설명, 디자인이지만, 책 내용이 너무 좋아서 "어른들도 쫌 읽고 교양을 쫌 갖출 수 있는" 멋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채만식의 단편 중에도 "레디메이드 인생"이란 게 있습니다만, 미국에서 재능을 자랑한 마르셀 뒤샹은 "레디메이즈" 즉 기성품(평범한 공산품)을 갖고 기발하게 활용하여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천재 예술가였습니다. 그의 대표작 "분수"는 그저 평범한 변기 하나로 대 이슈를 유발한 문제작인데요. 아상블라쥬를 아예 새로운 예술 조류로 떠오르게 한 그의 재기 넘치는, 발칙한 행보는 이후 많은 후배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책에는 뒤샹이 여자로 변장한 모습, 체스에 몰두하며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얻은 명예를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는 듯 쿨한 태도를 보인 그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일러스트가 여러 컷 담겨 있습니다. 변기 하나라고 해도 그 뒤에 숨은 예술적 동기는 일반인이 쉽게 동감하기가 어려운데, 이런 재미있고 친근하게 그려진 일러스트 덕분에, 뒤샹의 장난기가 어린 독자들에게도 쉽게 다가올 것 같아요.

실도 메이렐레스는 브라질 인들의 민속 설화를 이해하는 이들에게만 보이는, (혹은, 마음이 착한 이들에게만 보이는?) 자그마한(그 크기에 대해서도 관람객들은 아무 정보가 없답니다) 예술품(1969~70)으로 만인의 화제에 올랐던 분입니다. 한 변의 길이가 1cm도 되지 않는 작은 주사위 하나가 전부인데요. 그나마 박물관 바닥까지 엎드려 시선을 이리저리 돌려야 겨우 찾을 수 있었다고 하죠. 제목은 "남십자성"인데, 아무것도 아닌 듯하나 두 조각의 나무가 맞닿아 불꽃을 일으키는 감사한 섭리를 오랜 세월 원주민들이 품어 왔고, 작은 주사위는 그런 신비와 겸허한 마음을 그 조그마한 몸체에 상징한다고 합니다. 전시관은 사방이 그저 햐얗기만 한 벽면인데, 관람객더러는 그 흰 벽면까지를 함께 제시하며 예술가와의 공감을 유도하는 거죠. 이런 설명을 들어도 어른들은 납득이 잘 안 되겠지만, 예술가처럼 마음이 깨끗한 어린이들이라면 오히려 더 잘 소통할 것 같기도 해요.

90페이지에 보면 "UR집"이라는 작품이 나옵니다. 그레고르 슈나이더의 작품인데, 수리인지 새로운 탐색인지 모를 만큼 여기저기를 고치고 이어붙이고 덧대며 그가 열여섯 살 꼬마 때 "지은" 집이라고 합니다. 이 집은 어디가 중심인지, 어디서부터 입구를 삼고 들어가며 전체를 둘러볼 수 있을지 난해한데, 제 생각으로는 에셔의 철학, 미학 세계와도 한 맥이 닿아 있지 않나 여겨지네요. 책에는 그런 설명이 없으나, 독일어 접두사 ur-는 원(原), 바탕 같은 뜻입니다. 집 이전의 어떤 구조물에 대해 그 해체에 가까운 탐색을 함으로써, 집이 인간에게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파악하려 든 거겠죠. 작가가 어린이들과 비슷한 나이 또래에 만든 작품아라 더 호기심이 생길 만합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는 꽤 오래 전부터 유대인들이 많이 살았지요. 요안나 라이코프스카(p146)가 바르샤바 시내에 만든 "야자수"는 사실 지중해를 바라보는 팔레스타인, 레바논 일대에서나 자라는 식물인데, 에술가의 창의로 꽤 싸늘한 편인 동유럽 중위도에서 만나게 되었네요. 어느 지방이든 고향을 떠나 살아온 이들에게, 고향을 대뜸 떠올리게 하는 풍광을 자신이 현재 사는 장소에 재현시키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다만 이 "야자수"가 독특한 건, 유대인들에게는 "아우슈비츠"라는 끔찍한 아픈 역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바른 예술은 바른 역사 인식과도 뗄레야 뗄 수 없는 과제이고 영역이기도 합니다.

일종의 업사이클링 정신일까요, 아님 구조의 해체를 통해 감춰진 본질을 찾으려는 필사적인 노력일까요? p190의 가브리엘 오로스코는 멀쩡한 시트로엥을 해체시켜, 가운데를 잘라내고는 다시 좌우를 이어 붙였습니다. 저는 작품 자체보다 이 "작품"에 대한 저자님(세바스티안 치호스키)의 설명이 더 재미있었는데요. "마치 다이어트를 한 몇십 kg한 후의 모습 같지만, 너무 모습이 심하게 바뀌어 더 이상은 못 달려요."가 그것입니다! 오로스코는 해변에서 169개의 고래뼈를 모아 "움직이는 매트릭스"를 만들었는데, 이에 대해서도 작가는 " 그 전시된 작품 밑에서 책을 읽기라도 하는 관람객은, 졸면서 서늘한 파도가 머리 위를 넘실대는 꿈을 꿀 거에요."라고 하십니다. 예술가의 창의력을 능가하는, 유쾌하고 신선한 "해석'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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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불변의 법칙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7-06-27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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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케팅 불변의 법칙

알 리스,잭 트라우트 저/이수정 역/정지혜 감수
비즈니스맵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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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에 불변의 법칙이란 과연 존재할까 하는 의문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더군다나 변화무쌍한 시장과 소비자의 심리를 대상으로 삼는다면 더욱 그렇죠. 마케팅의 생명은 급변하는 여건과 변덕스런 기호의 충동 그 급변하는 추이를 어떻게 따라잡아 효과적인 전략을 수립하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리석은 인간은 항상 나무 밑둥 근처에 대기하며 자신보다 더 어리석은 토끼가 죽음을 자초하며 달려오기만을 요행으로 기다릴 뿐입니다. 어제 옳았던 것이 내일은커녕 오늘 옳으리라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책 저자들은, 심지어 마케팅의 세계에도 변치 않는 전략이 있고, 그것도 22개나 있다고 가르치는군요.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대목은 이 중에서 라인 확장의 법칙, 그리고 집중의 법칙이었습니다만, 그 외에도 많은 CEO들이 기존 상식에 어긋난다 판단할 만한... (작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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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자고 결혼했을까 | 경제경영/자기계발 II 2017-06-2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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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쩌자고 결혼했을까

오카다 다카시 저/유미진 역
와이즈베리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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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쉬운 건 하나도 없습니다. 학생 시절 공부할 때는 공부가 가장 어렵습니다("공부가 가장 쉽다"고 하는 분은 특별한 분이겠고요). 사회로 나와 조직에 몸 담고 일할 때는 일하는 게 가장 어렵습니다. 공부를 수월하게 한 사람도 반드시 직장 생활 성공적으로 해 나간다는 보장 없습니다. 공부하는 머리와 일하는 머리가 다르기 때문이죠. 여기 대해서는 학창 시절 공부깨나 한 사람이건 아니건, 직장에서만 유독 고전하는 사람이건 반대로 비로소 늦게 제 물 만난 사람이건, 다 동의합니다. 여태 개인적으로 만난 이들 모두가 다 그러더군요.

그런데 우리에게는 제3의 과제랄까, 만만치 않은 영역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가정 생활, 부부 생활"이라고나 해야겠는데요. 참고로 저는 아직 미혼입니다만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을 주며, 밖에서 모질게 시달린 마음을 달래고 치유하는 곳은 가정이 아닐까?" 물론 이 질문에 대해선 여전히, 쾌히 긍정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다행스럽게도요). 저도 그런 줄로만 알았고, 나 역시 그런 장래를 갖겠거니 낙관했더랬습니다. 헌데 이 책을 읽어 보니(이런 책은 특히나 대강 볼 수가 없더군요), 저자분이 그간 상담하고 겪은 21가지 사례(아마도 몇몇은 둘 이상의 사례가 융합되기도 했을 겁니다)들은, 뭐랄까 TV 드라마 <사랑과 전쟁>에서나 볼 법한, 각각 희한한 방식으로 불행한 부부들의 이야기였습니다. 드라마와 차이가 있다면, 저자께서는 "왜 그들이 불행할 수밖에 없는지, 대체 성장 과정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를, 심리학 이론을 동원하여 쉽고도 적실한 분석을 행한다는 데에 있습니다(드라마는 남의 불행을 보고 즐기고 안도하는 거지 교훈, 발전을 못 챙기죠).



대체로 집안이 가난하다거나 하면 화목을 못 찾고 내내 표류하기가 쉽습니다(아, 물론 안 그런 훌륭한 분들도 많으시죠. 혹 오해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부부의 직업도 번듯하고 외견상 아무 문제 없는 환경에서 자란 분들이, 뭐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파탄지경인 결혼 생활을 마지못해 이어가는 딱한 경우가, 이 책에 소개된 대로 이처럼이나 많다는 게 현대인들에게는 충격입니다. 이건 남들의 사례를 봐도 충격인데, 이렇게 말하면 "너의 일이 아니고 남 일인데 니가 충격 받을 게 뭐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 답은 책을 읽은 이들이라면 주저없이 나올 겁니다. "나도 혹시 결혼하면 이렇게 되는 것 아닐까?" 혹은, "문제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새 우리 부부도 저런 결과로 치닫는 중 아닐까?" 좋지 못한 남 일이 얼마든지 내 일이 될 수 있다는 각성이 올 때, 누구라도 충격을 받는 게 당연하죠.

저자는 이런 위기의 부부들을 분석하며, 우선 애착 유형을 두 가지로 분류하며 논의를 시작합니다. 아마 이 용어(좀 뒤에 나올 개념들도 그렇고)는 요즘 자계서(꼭 부부 관계 주제가 아니라도)에 많이들 나오기 때문에 귀에들 익을 겁니다. 가장 바람직한 게 성장과정에서 무난하게 애저을 받고, 받은 만큼 남에게 베풀 줄도 아는 "안정형 애착 유형"입니다. 옥시토신이 생애 전 구간에 걸쳐 내내 고르게 분비되는 게 그 본체적 특성이죠.



문제는 바로 불안정형 애착 유형입니다. 여기서 용어를 좀 유의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요. 이 유형이 둘로 갈립니다. ①회피형, ②불안형. 후자는 그 상위개념인 "불안정형"과 무슨 차이가 있냐고 물을 수 있는데요. 다릅니다. 확실히요. ②는 말 그대로 자신의 감정과 위상과 미래와 관계에 대해 불안해서 못 견디는 유형입니다. 그래서 쉴새없이 남들에게 들이대고 안기도 애정과 인정을 받아내려 몸부림칩니다. 반면 ①은 겉보기에 쿨해서 절대 남에게 폐 안끼칩니다. 그럼 ①은 무슨 문제인가? 자신이 진짜 책임을 지고 진득하니 보살펴야 하는 관계에까지 무책임하고 소홀하다는 겁니다. ②와는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결국 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타인과의 관계뿐 아니라 자신의 내면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은 파탄에 이른다는 거죠. 그래서 ①과 ②는 서로 반대, 모순처럼 보여도 그 상위개념인 "불안정형 애착 유형"에 다 포함되는 겁니다. 결귀결점이 같으니까요.



이 책의 사례들 중 대체로는 고생하는 쪽이 아내들입니다. 남편들은 분명 자신이 문제가 있는데도 이를 인정하려 들지 않고, 왜 내 아내는 저렇게 반응, 행동하냐며 책임을 다 씌우려 드는 게 보통이더군요. 한국 같으면 어떨까요? 뭐 아직도 전근대적이고 무책임하며 강압적인 남편, 아버지들이 많긴 합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이 책에 나온 사례들처럼 여성들이 일방적으로 고생하는 구조는 아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 책도, 성장과정에서 문제가 있거나 해서 여성들이 남편들을 지옥으로 몰고가는 경우도 보입니다. 다만 그런 경우, 여성들은 일단 자신을 한번 반성하는 기제를 갖긴 합니다. "내가 뭘 잘못해서가 아닐까?"

저자는 위의 분석틀, 즉 애착유형에 따른 분류와 그 하위 범주 회피형/불안형의 기준을 사례 하나하나에 철저히 적용합니다. 저자는 이런 저술 태도라야 독자가 신뢰를 할 수 있는데, 서투른 이들은 앞에서 잔뜩 늘어놓은 총론이나 전제가, 뒤의 각론에서 전혀 안 먹히거나 흐지부지, 혹은 전혀 다른 소리를 늘어놓기도 합니다. 그런 책은 그냥 잡담에 지나지 않죠. 반면 이 책은 저자가 최초에 내세운 대전제와 이론에 끝까지 충실합니다. 이러니 책을 다 읽고 나도 내용이 오래 기억에 남고, 동시에 저자의 논지에 설득이 되는 겁니다.

요즘은 정기적으로 건강 진단을 대부분 받습니다. 혹 초기 단계의 종양이 발견되기라도 한다면, 무작정 무시하고 지금껏 살던 패턴을 계속해야 할까요? 아니면 그저 비탄에 빠져 의욕을 상실한 채 죽을 날만 기다려야 할까요? 제 생각엔 이 역시 ①회피형, ②불안형 두 범주에 넣어 분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저 두 반응 중 어떤 것도 옳지 않으며 말할 수 없이 어리석은 대처임을 잘 압니다. 헌데 정작 자신의 부부생활(혹은 연인관계라든가)에는 이를 적용시키지 않으려 합니다.



이 책을 읽고 속으로 엄청 뜨끔해하는 독자들이 많을 겁니다. ②에서 자신과 공통점을 많이 발견한 분들은, 이거 큰일났다며 종전보다 더 배우자나 연인을 들볶고 괴롭힐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 문제없는(사실은 그저 "안정적 애착 유형"인) 분들도, 해당되는 부분이 많다며 지레 걱정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허나 사람인 이상, 이런 극단적인 사례자와 조금이라도 겹치는 부분이 없을 수는 없죠. 너무 걱정하지 말고, 경계심을 갖고, 자신이 좀 위험할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한 후, 약점을 고쳐 나가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나는 전혀 해당 사항 없어!" 이렇게 장담하는 분들은 오히려 ①에 된통으로 적용되는지도 모릅니다(아니라면 그건 이미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 부처님 공자님입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고 고쳐나가는 게 인간이고, 또 바람직한 남편이고 아내입니다. 방심하다가 이 책 21유형 중 하나에 빠질 수 있음을 명심하고, 배우자에게 속을 트고 약점을 인정하며 아껴 주고 사는 게 우리들 유한한 인생의 가장 소중하고 빛나는 보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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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 | 경제경영/자기계발 II 2017-06-2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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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

그레그 제너 저/서정아 역
와이즈베리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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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대왕, 칭기즈칸, 나폴레옹 등이 언제 어디서 대단한 위업을 쌓고 유방백세의 이름을 남겼는지는 우리들 모두가 학교에서 사회, 역사 시간에 열심히 배워 왔더랬습니다. 위대한 선인들이 남긴 업적은 오늘날까지도 그 후손들인 우리가 풍족하고 편리한 생활을 누리는 데 큰 기여를 하는 중이니, 학창 시절 골머리를 싸매며 배운 노고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헌데 위인들의 거창한 위업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우리들 평범한 소시민들이 매번 일상에서 접하는 지극히 평범한 하루 24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사업상의 약속을 정확히 지키거나 연인과 함께 달콤한 추억을 만드는 일, 혹은 지친 몸의 활력을 목욕, 샤워를 통해 회복하는 일, 배고플 때 단돈 얼마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편익 등이, 정확히 언제부터 가능했고 "일상"이 되다시피했는지 역시 중요한 의의를 갖습니다. 하지만 이 소소하고도 고마운 혜택이 누구 덕분에 처음 가능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사회 제도의 일부로 자리잡았는지는 교과서에서 배운 바도 없고, 어디 가서 알아봐야 하는지조차 우리가 모릅니다. 위인들의 업적에 기대는 건 우리 인생의 지극히 중요한 몇몇 순간뿐이지만, 의식주의 편리를 누리고 용변의 생리를 해결하는 건 매일매일 우리가 입은 혜택인데도 말입니다. 양쪽을 놓고 무게를 가늠하면 과연 저울 추가 어디로 기울지, 아무도 장담 못 합니다. 일상의 소소한 편의를 모조리 거부하고 살기란, 당장, 지금부터, 불가능해지기 때문이죠.



소소한 일상의 자그마한 편리함이 언제부터 가능했는지를 아는 건, 그저 호기심 해소에 그치는 게 아닙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게 결코 당연하지 않았으며, 이처럼이나 많은 이들(그 중 상당수는 우리가 이름도 모릅니다)의 지혜와 공헌이 쌓이고 쌓여 비로소 가능했음을 아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마음이 숙연해지고 일상의 고마움에 대해 절감하게 됩니다. 소소한 일상의 고마움과 (알고보니) 매우 깊은 저 먼 연원을 깨닫게 되면, 위생과 기초 생존 욕구의 원활한 해결(남는 에너지로 다른 고차원적인 작업과 상념에 몰두할 수 있습니다)이 우리 생을 몇 배로 행복하게 해 줌을 알고, 나 자신의 마음부터를 평안히 다스릴 수 있습니다. 불과 몇십 년 전, 혹은 한 세기 전만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사람 사는 게 짐승이나 다름없었을 생각하면 아찔해지죠.

책은 여태 몸을 숨긴 채 눈에 띄지 않았던 정말로 소소한 일상의 역사를 자세히 다룹니다, 위인의 행적과 굵직굵직한 정치사는 권위 있는 문헌이 공인 과정을 거쳐 출간되었기에(역사가 최초 기록된 시점부터 이미), 정확한 분석과 탐구가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허나 소소한 생활사는 파편적으로 흩어진 기록을 일일이 조사, 취합해야 하고, 기록자들이 농담, 여담처럼 남긴 흔적에서도 단서를 얻어야 하므로 너무도 어려운 과제일 수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과업을 수행하면서도, 그 결과물은 재미있는 농담처럼 들려 주는 저자의 내공과 박학다식함에 독자로서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시간이 오늘날처럼 12시간 60분 12개월 단위법으로 정착하여 널리 쓰이게 된 건 어떤 절대적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었음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특히 재미있는 건 프랑스 혁명 이후 지도층이 그저 정치적 세력 교체만을 이룬 게 아니라, 전근대성을 몰아내고 근대성, 합리주의 사상을 국가 지도 이념으로 정착시키려 든 노력이 자세히 소개되었다는 점입니다. 앙시엥 레짐의 진정한 붕괴는 비합리적인 제도의 전복과 대체에서 비롯했음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미터법 등 표준단위의 계산, 측정이 10진법에 기인하기에, 12월 체제인 역법도 10개월 단위로 바꾸는 등의 개혁을 시도한 건, 사회와 민중의 호응을 전혀 얻지 못했기에 실패했음을 저자는 지적합니다. 이 정보를 전하는 톤과 분위기가 대단히 유머러스하기에, 인간의 관습과 제도가 절대적인 듯 보여도 실제로는 사소한 우연들이 겹치듯 끼어든 결과인 점, 우리는 허탈하게 절감합니다. 저자는 그저 우리에게 쉽게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이런 캐주얼한 화법을 쓰는 게 아니라, 세상의 거대한 이치 배후에 어떤 필연성이 도도히 흐르는 것만은 아님을 소탈한 말투 속에서도 전달하는 거죠.



독자들은 특히, 일광절약 시간제라 부르는 서머타임 제도가 어떤 과정을 거쳐 미국과 서유럽에 정착했는지, 저자의 너무나도 재미난 설명을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책 전체를 통틀어 저는 이 대목이 가장 신나게 읽힌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국도 1988 서울 올림픽 전후로 이 시스템이 도입되었다가 현재는 거의 언급도 안 되는데, NBC사와의 방송 중계권 협상 과정에서 그리 되었다는 재미있는(좀 창피한) 일화가 있죠. 저자 그레그 제너 님께 이 사실을 알려주면 아마 귀를 쫑긋 세우고 들을 것 같습니다.

인류는 체내에서 동화 이화 작용을 반복하며 생명을 유지하는 개체이기에, 이 부분 한정해서 여타의 하등 동물과 운명이 다를 바 없습니다. 문제는 정착하여 군집 시스템을 일구고 사는 처지이기에, 적 아닌 동료 거주자들의 "배설물"을 어떻게 처리할 지의 문제가 실로 난감하다는 거죠(아니, 자기 자신의 것이라도요). 감정적인 불쾌감도 불쾌감이지만, 위생상의 문제가 더욱 절실합니다. 폼페이우스 마그누스의 부친 스트라보 장군도 이 문제 때문에 전황을 크게 그르칠 뻔했다는 역사가 전할 정도이니 배설 이슈는 더 이상 "소소"하지도 않은 셈입니다. 여기 대해서는 많은 대중서들이 이미 재미있는 정보로 독자들과 만난 바 있지만, 제가 여태 읽은 중에서는 이 그레그 제너의 책이 가장 재미있으면서도 포괄적이었습니다. 조선에서도 시비법이 고안된 후 수확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했지만, 유럽 역시 강물을 더럽히는 수세식이 아닌 저장식으로 농사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때 더 우세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합니다. 6.25 당시 파병되고 이후에도 주둔한 미군들이, 논밭에 배설물을 비료로 주는 우리 농촌의 관행을 보고 몸서리를 쳤다는데, 이 책을 읽으면 그들 역시 소위 "문명"의 관점, 기준이 바뀐 지 그리 오래지 않다는 점을 알고 부끄러워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속옷 파트 역시 독자가 한번 펼쳐들면 끝까지 읽어내야 직성이 풀릴 만큼 재미있습니다. 원더브라가 이미 고대에도 그 원형이 존재했다는데, 속옷(특히 기능성)의 착용이야말로 우아한 현대인의 표징이라 알아 온 우리들로서는 맥이 빠지기까지 합니다. 한편으로, 이미 신석기 시대부터 문자 기호의 아득한 원형이 존재했으며, 표음 문자가 진일보한 수단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오히려 현대에 들어 픽토그램이 다시 널리 쓰인다거나, 메신저 등에서 애용하는 이모티콘, 스티커 등의 인기는 우리에게 사물과 현상을 다른 각도에서 관찰할 필요가 있음을 깨우칩니다. 한자(漢字)만 해도 전산화 시대에 대체 어떻게 활용하겠냐며 중국을 두고 불쌍하다는 시선으로 본 게 몇십 년 전인데, 지금은 다양한 입력 방식을 지원하는 앱의 개발로 중국인들도 무리 없이 의사소통을 합니다. 당연한 상식이 반드시 절대적 타당성을 갖고 받아들여져야 할 이유는 없음을 저자는 여러 고찰을 통해 깨우칩니다.

미국 대중 문화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저자의 상큼하고 기발한 비유가 매우 재밌게 와 닿을 것입니다(정작 저자는 영국 분인데). 표준 시간제 도입을 설명하며 저자는 "돌리 파튼의 나인 투 파이브가 혹여 '밤9시부터 새벽 5시'로 이해될 뻔했다"며, 대중들의 생활 습관에 맞지 않는 무리한 기준의 도입이 얼마나 우스운 결과를 낳을 뻔했는지 실감시켜 줍니다. 그런가 하면 만약 에디슨이 "헬로"라는 통화상의 표준 인삿말을 "어호이(ahoy)" 등으로 고안했다면, 라이오넬 리치의 대 히트곡 "헬로"도 "어호이"가 그 제목, 가사 후크가 되었겠다며 독자의 웃음을 유도합니다. 이뿐 아니라 브래지어(혹은 비키니 탑)의 유래를 설명하는 중, <공룡 백만년>의 여우주연 라켈 웰치(이 포스터가 너무 유명해서 사회학 서적에도 도판으로 실릴 정도죠)가 "원시인 브라"를 입는 모습은 결코 영화 속에서의 과장이 아니었음을 증명하여 독자를 놀라게 합니다(아마 반 세기 전 영화 제작자들도 몰랐을 듯요).



번역도 참 깔끔한데요. 마치 한국 저자가 처음부터 한국어로 책을 쓴 것처럼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역주(본문 중 삽입)도 많이 달려 있어서 저자가 어떤 대목에서 위트, 말장난(pun)을 시도했는지 우리는 놓치지 않고 웃으며 감탄할 수 있는데, 이런 대중서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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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레퀴엠 | My Reviews & etc 2017-06-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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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L.A. 레퀴엠

로버트 크레이스 저/윤철희 역
오픈하우스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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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만큼, 생전 자기 직분에 성실했던 이의 장례식. 애도하는 조문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동료들의 죄책감은 한결 덜어집니다. 운집하여 고인의 넋을 기리는 이들이 도열한 모습을 두고 어떤 이는 "보기 좋았다"고까지 말하네요. 물론 그 짧은 코멘트 속엔 무수히 많은 감회와 상념과 결의가 교차할 것입니다.

이 소설 속엔 장례식 장면이 두어 번 나옵니다. 하나는 연쇄 살인범의 소행인지, 아니면 암살자의 짓인지 모를, 여튼 무고한 희생자임에는 틀림없는 어느 이혼녀의 죽음 때문이었습니다. 죽은 여성은 이 소설의 두 주인공 중 하나인 조 파이크의 전 여자친구이자, LA 시정 전체를 좌우하는 거물 사업가(틴에이저 시절 갱단 멤버였다가 또띠야 체인점으로 떼돈을 벌고 시의원 몇을 수중에 넣어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어린 시절 같은 갱단 소속이었던 민완 변호사를 친구로 둔, 라틴 아메리카 혈통의 미국 시민권자) 프랭크 가르시아의 딸이기도 합니다. 다른 하나는 매우 유능하고 정의감 넘치는 어떤 수사관의 죽음 때문이었는데 위 첫 문단의 서술은 사실 그녀의 안타까운 최후에 더 초점을 둔 것이었습니다.

소설은 안타까운 죽음 여럿, 수수께끼에 싸인 죽음 몇, 그리고 최후의 결전에서 죽을 줄 알았던 어떤 이의 기사회생(이분은 꼬마 시절부터 해서 진짜 죽을 고비를 여러 번도 맞이하더군요), 개인적 증오와 복수심에 눈이 멀어 어처구니없는 짓을 벌인 자의 죽을 뻔한 소동 등 "죽음" 근방에서 맴도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인간쓰레기이건 정신이상자건 거짓말쟁이이건 관심 중독자건 모두에게는 그 나름의 레퀴엠이 필요할 것입니다. 로렌스 블록의 장편 <800만 가지 죽는 법>이 대서양에 면한 뉴욕을 배경으로 삼은, 스릴러의 외관을 쓴 대서사시였다면 이 작품은 그 정반대방향 태평양에 면한 (제목 그대로) LA를 무대로 한 살육과 증오와 설육과 사랑을 테마로 삼은 폭풍 같은 에픽입니다.

이 소설은 기묘한 방향으로 엇나간 몇 편의 사랑을 숨겨 놓듯 깔아 놓은 작가의 선택 때문에 읽고 난 감상이 더 아련해지는 듯합니다. 우선 피도 눈물도 없는 목석 같은 사내이며, 언제 어디서 연쇄살인마로 돌변한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조 파이크는, 이런 사람이 과연 어느 여성에게 연정을 품을 수 있을지(혹은, 어떤 여자가 저런 사내를 사랑할 수 있을지) 누가 봐도 고개가 갸웃해질 겁니다. 그런데 심성이 진국이고 약자를 돌볼 줄 알며 제 신상에 위해가 갈망정 인간된 도의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 "진짜 남자"는, 정말 괜찮은 여성들이 먼저 알아보나 봅니다. 그 증거로 카렌 가르시아 같은, 진짜 심성도 외모도 멋진 여성이 그를 선택했습니다. 최악의 환경에서 성장했을망정 자신의 인격을 보석 같이 가꿀 줄 안 파이크 역시, 카렌 같은 멋진 여성에게 마음을 안 줄 리 없고 세상사 쓴맛 단맛 다 본 대 사업가 프랭크 역시 "이 친구 괜찮네" 하며 자기 딸을 주려 합니다. 딸과 잘 안 된 후에도 조 파이크를 곁에 두며 "친구"로 연을 이어가려는 게 조금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진짜 안타까운 건, 조와 카렌 두 사람이 서로 순도 높은 사랑을 하며, 조의 선배인 (역시 조처럼 정의감에 불타고 진실된 성격이지만 안타깝게도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워즈니악 역시 그 부인 폴렛과 금슬이 좋지만, 못된 운명의 장난은 조와 폴렛 두 사람을 서로 엮어 버립니다. 어쩌겠습니까. 조는 폴렛을 보는 순간 (그 차디찬 강철 같은 심성의 사내가) 태어난 이래 처음 겪는 감정의 격동을 체험했고, 폴렛 역시 주변의 지구가 정지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소설 후반부에 다 드러나지만, "플라토닉 러브"란 이들의 관계를 두고 이르는 말이라 할 만큼, 조 파이크는 "모텔에서의 그 사고" 이후 철저한 거리를 폴렛으로부터 유지해 왔습니다. "십 년도 지났는데, 그새 더 아름다워지신 것 같아요." 이 한 마디 속에 천 가닥의 사연과 번뇌와 위대한 절제가 들어 있습니다. 조 파이크란 인간 병기의 개성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절제"입니다. 마지막의 "그놈"도 그의 절제를 깨뜨리려 이 모든 추악한 살인극을 벌였고, "그놈"보다 더 추하고 한심한, 비열한 낙오자 역시 그의 평정심을 깨뜨리기 위해 자해에 가까운 미친 소동을 벌입니다.

소설은 물론, 거의 십 년 넘게 이어진 수수께끼의 연쇄 살인극이 과연 누구의 손에 의해 저질러졌는지, 범인이 "암살자"인지 "연쇄살인마"인지 가려내는 본격 미스테리 장르물입니다(작중 화자의 분류에 따르면 "암살자"는 일관된 계획과 특정인에 대한 구체적 살의를 갖고 사람들을 죽여나가는 자이며, "연쇄살인마"는 무작위로 희생자를 고르는 유형이라고 하네요). 일단 독자는 범인이 "누구"인지보다, 무슨 동기로 이런 짓을 저지르는지 범인의 유형(위 분류에 따른)을 주인공들과 함께 알아내는 재미에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만, 앞서 적은 대로, 이 소설은 (외견상 전혀 안 그럴 것 같은) 등장인물들 사이의 끈끈한 우정, 위대한 사랑, 극악무도한 적의와 복수심 등이 놀랍도록 생기 넘치게, 때로는 오싹하면서도 감동적이기까지 한 필치에 실려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게 놀랍습니다. 처음에는 엄청 하드보일드 풍으로 달리지 않을까 짐작했는데, 예상 외로 감정선을 묵직히, 섬세히 건드리는 진행이더군요.

조 파이크, 악마 같은 냉혹함과 (그와 도저히 양립할 수 없을 듯한) 거의 신적인 정의감의 소유자인 그를 주인공으로 봐야겠지만, 그와 동업 관계(개인 탐정업)인 엘비스 콜 역시 이야기를 떠받드는 양축의 하나인 매혹적인 남성입니다. 성장 배경은 잘 알 수 없지만, 이름값 하느라고 여자들이 엄청 따르나 봅니다. 결국 준 주인공 레벨로 올라서던 변호사 겸 방송인인 루시, LAPD의 여걸 돌런, 어느 사장님 여비서였던 홀리("저기, 여친 업그레이드할 생각 있으면 꼭 연락해요!"라던 멘트가 안 잊혀질 듯합니다. 다만 이걸 실제 써먹기란 뭐), 베트남 음식점 사장님 딸까지 해서 진정 여복을 타고난 사람인데, 완력이나 두뇌 회전, 생존 능력 같은 건 파이크에 현저히 못 미치지만 역시 변치 않는 의리와 균형 잡힌 윤리의식 등이, 이 장편 속에서 그를 파이크 못지 않게 신뢰의 무게중심에 배치하는 듯합니다.

범인은 글쎄 뜻밖의 사람이라 볼 수도 있고, 의외의 반칙성 출현으로 여길 수도 있는데 과연 동기가 충분히 설명되었는지는 좀 의문으로 남습니다. 매우 다양한 개성을 지닌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긴 하나 그리 경제적으로 배치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칼날 같은 구성의 묘미에 지적으로 압도되기보다는, 끈적하고 깊이 있는 인간 영혼, 정신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 혹은 비관과 희망이 교차하는 그윽하면서도 강렬한 문학적 풍미에 더 강점을 가진 장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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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이벤트_[다크 머니] 자본은 어떻게 정치를 장악하는가 | 서평이벤트 2017-06-2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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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책담지기입니다.


<뉴욕타임스> 선정 2016 올해의 베스트북!

<워싱턴포스트> 선정 2016 올해의 주목할 책!

2016 전미 베스트셀러!


이렇게 어마무시한(?) 타이틀을 갖고 있는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다크 머니> 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뒤에 있던 '코크 형제'의 자본력..

미국의 정치 자금 '다크 머니'와, 그 자금이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미국의 정치 현실을 폭로한 책입니다.


출간 직후 <한겨레>, <국민일보>, <서울신문> 등 여러 곳에서 주목한 책이기도 합니다.


<다크 머니> 소개를 읽어보시고,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를 댓글로 받습니다.^^


도서의 두께가 상당합니다.(무려 700페이지..ㅎㅎ)

꼭 읽고, 서평을 써주실 수 있는 분의 신청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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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머니


- 자본은 어떻게 정치를 장악하는가-




제인 메이어 지음우진하 옮김


152*224700| 201761일 발행


28,000사회과학 일반ISBN 979-11-7028-155-9 (03300)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는 미국 이익단체들의 오랜 숙원 중 하나

오바마가 백악관에 입성했을 때 그가 실패하기를 바랐던 엄청나게 부유한 이익단체 한 곳을 꼽자면 화석연료 산업계를 빼놓을 수 없다. 미국 민주주의 체제를 흔드는 그들의 응집된 금권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정부의 관여를 지체시킨 일이다. 최근 전 세계의 비난을 샀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선언은 이러한 연장선에서 이미 예견된 일이다.

처럼 정부의 기후변화에 대한 조치를 극렬하게 반대한 대표적인 기업은 코크 인더스트리즈였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책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그들의 사업과 이윤에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수위원회에서 환경보호청 관련 업무를 맡았던 마이런 에벨은 기후변화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거침없이 밝혀온 인물로서 코크 가문의 자금을 후원받았던 사람이다. 트럼프는 특별한 이익단체들의 오랜 숙원들 중 상당수를 해결해 줄 그런 인물로 본색을 드러낸 셈인데, 에너지 사업에 대한 규제를 반대하는 코크 형제의 숙원도 포함되어 있었다. 코크 형제는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2016년 미국 출판계의 화제작이자 베스트셀러, 다크 머니

다크 머니 현재 미국 최대의 문제인 경제 불평등과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의 그늘에 대부호들의 오랜 책략이 있음을 강조하는, 2016년 미국 출판계의 화제작이자 베스트셀러다. 저자 제인 메이어는 5년이란 시간 동안 코크 가문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주요 인사들을 포함해 수백 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났고 개인 기록이며 법적 문서들을 참고해 이 책을 탄생시켰다. 메이어는 간결하면서도 확신에 가득 찬 설명을 통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복마전과 같은 다크 머니의 흐름을 추적해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으며 미국의 새로운 과두 지배 체제를 이끄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리처드 멜론 스카이프와 존 M. 올린, 브래들리 형제들과 같은 오랜 자산가들을 소개하지만 누구보다 눈에 띄는 활동을 해온 코크 형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급진 우파의 출현 뒤에 숨은 억만장자들의 어두운 역사를 꼼꼼한 자료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밝혀낸다.

다크 머니란 미국 재계의 이른바 큰손(Big donors)’들이 각종비영리 단체들과 민간 정치자금 모금단체인 슈퍼팩(Super Pac, 특별정치활동위원회)’을 통해 비영리 시민단체들과 무역 및 경제협회들에 기부하는 정체불명의 정치자금으로, 특정 정당 후보의 정책을 지지하고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선거 광고 형식으로 간접 활용되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자금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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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한 도서 소개는 아래 도서 DB를 참고해주세요.


#서평단 응모 방법

- 개인 블로그에 이 게시글을 스크랩 한 후 URL을 댓글에 남겨주세요.

- 더하여 읽고 싶은 이유를 적어주세요.


#응모 마감 

- 6월 25일(일)

#당첨자 발표 

- 6월 26일(월) / 인원 총 5분


* 서평은 7월 16일(일)까지 부탁드립니다. 

 (필수: YES블로그 / 선택: 개인블로그 및 기타 사이트)


* 앞으로도 책담의 이벤트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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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과의례 | YES24 파블미션(舊) 2017-06-24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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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통과의례

장인수 저
성수클럽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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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수 선생님은 노량진 대성학원에서 25년 동안 대입준비생들에게 사회탐구영역 강의를 하신 분이라고 하네요. 예전에는 수능에 선택과목이 많지 않고 모든 응시생들에게 동일한 필수 과목을 공부하게 했기 때문에 사회과 강사분이라 해도 어느 정도는 고른 수입이 보장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그렇지 못할 텐데, 여튼 한 분야에서 많은 소비자,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아 대성(大成. 말 그대로군요)한 분이시라면 어떤 철학(더군다나 전문 분야이시라고 하니)을 갖고 계실지 육성을 들어 보고 싶어졌습니다. 선생의 다른 저서 <나날이 새롭고 새로워져라>는 아직 제가 읽어 보지 못했지만, 출판사 소개에 나온 대로 청소년, 시니어 독자 가릴 것 없이 큰 호응을 얻은 베스트셀러였다고 하니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현재는 선물(先物. future)- 옵션 투자에서 오래 쌓아온 비법과 내공을 전수하며 칼럼까지 쓰신다 하니 정말 대단한 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강사로서 성공하시면서 젊은 시절부터 투자에 관심을 쏟다 보니 어언 달인이 되신 것 아니겠습니까.

"문턱을 넘어서라". 영어로는 이 문턱이 threshold라고 하죠. 생각해 보면 동양이나 서양이나 문턱을 정말 높다랗게 만드는 가옥 구조는 없습니다. 문턱에 걸려 넘어지는 건 고작해야 유아(幼兒)들뿐인데, 그나마 요즘 애들은 영리해서 잘 넘어지지도 않더군요ㅎ. 근데 우리나 서양인들이나 사람의 발전 성장 단계를 거론하며 항상 비유, 매개 관념으로 거론하는 게 이 "문턱"입니다. 아마도 성인이 되면, 즉 일정 단계를 다 거치고 넘어서면 아무렇지도 않게 뒤돌아볼 수 있지만, 처음 못 넘을 때는 한없이 높고 거칠게 보이는 게 저 "문턱"이라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른, 노인이 되어서도 못 넘는 건 이미 "문턱"이 아니라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 혹은 만리장성이라고나 불러야 합니다. 또, 일정 연령대를 지나고서도 못 넘는 건, 아마 남은 생의 어느 기회에도 못 넘고 말 영원한 자신의 한계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저자는 "문턱을 넘으라"는 주장을 크게 두 가지 의미에서 펼치시는 듯합니다. 하나는 (책에 나온 표현대로) 문이란 세계와 세계 사이의 경계인데, 두 세계 중 하나는 자신의 내부입니다. 마음이 크고 넓은 사람, 이미 젊은 시절부터 경험을 많이 쌓고 성숙한 각성을 이룬 이들은 내면에 머물러도 됩니다. 내면이 이미 밖의 우주를 통째 옮겨심은 듯 우활하고 넉넉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마음이 옹색하고 생각이 짧으며 에고 속에 갇혀 사는 딱한 인생은, 갱년기를 넘어 황혼에 접어든 그 생을 이미 정리해 나가야 할 단계에서도 여전히 매사에 미숙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게 바로 문턱을 넘고 못 넘은 인간의 차이입니다.

문턱을 넘어서려면 젊은 시절부터 씨앗을 든든히 뿌려 두어야 합니다. 차분하면서도 간곡하고 성실한 마음으로 심은 나무가 어언 일정 시점에서는 아름드리 큰 나무로 자라 무엇에건 의지가 되는 버팀목이 되는 게 또한 당연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젊은 시절부터의 장기 투자, 긴 안목으로 바라본 미래 설계가 중요하다는 거죠. 이때 자신만의 독단에 치우치지 않고 보편적 가치를 바라볼 수 있는 인격을 키우기 위해서는 남들로부터 받는 피드백이 중요합니다. 피드백 받기를 거부하는 인간은 커서 아주 옹색하고 과격하거나, 그야말로 남의 잘못에는 돌팔매질을 일삼고 자신의 잘못에는 눈을 감는 이중인격자가 되기 십상입니다. 이런 사람도 남을 비난할 때는 오히려 자신이 무슨 피해자인 양 거꾸로 뒤집어진 논리를 펴는 것도 우습기 짝이 없더군요.


시골구석에서 극히 제한된 인간들만 만나고 살며 자신만의 옹벽을 쌓고  살아온 인간이 세상사를 구차한 언어로 논한다는 자체가 우습습니다. 사람은 너른 대처로 나와 다양한 인생을 접하며, 광할한 세상이 어떤 원리에 의해 작동하여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변했는지 그 숨은 이치를 꿰뚫을 수 있어야 합니다. 개는 그저 잘 짖어대는 게 본분이라고, 얼뜬 사람이 제 주제에도 맞지 않는 문자를 읊어대거나, 알면 얼마나 안다고 컴퓨터 작동 원리에 대한 어설픈 가르침을 거론하는 그 모습이 우스울 뿐입니다.

링컨은 나이 사십이면 제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가르쳤습니다. 말로는 온갖 감언이설을 일삼으며, 내면에는 원한에 사무친 악귀가 들어앉아 영혼이 비틀린 저주를 뿜어댄다면, 나이 들어 그 풍신이나 짓는 표정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웬 전과자인가?" 하는 공포감을 자아내기에 족할 뿐입니다. 저자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는군요. "하고 싶은 말을 안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마음에 격한 풍랑이 치면 반드시 내뱉어야, 짖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러고도 한순간 정도는 제 못난 꼴이 인식이 되는지 잠잠해지기도 하다, 금세 성정을 못 누르고 종래의 패턴을 반복합니다. 관상이란, 풍모란 그래서 그 사람의 인격에 대해 너무도 많은 정보를 알려 주는 셈입니다. 구불이선폐위량이라고 하던데, 반대로 악폐가 인(仁)을 담보할 수 없음은 구태여 말로 표현할 필요도 없이 자명한 이치입니다. 생긴 대로 그 말도 나오기 마련이니.


"만일 놓아야 할 때에 붙잡으려고만 하는 사람에게는 통과해야 할 문이 보이지 않는다. " 울림이 깊은 이 말씀은, 우리 인생사에 두루 적용되는 고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실패자는 반드시, 놓아야 할 때 잡고 버티며 반대로 잡아야 할 때는 마음을 허술히 가집니다. 자신이 들어야 할 말을 남에게 하는 어설픈 망집이 사라질 때 옹색한 속에도 작은 평화가 깃들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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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 Prey - John Sandford | YES24 파블미션(舊) 2017-06-23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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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양서]Golden Prey

John Sandford
G.P. Putnam's Sons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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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스 데이븐포트는 알렉스 델라웨어보다 몇 년 늦게 태어난, 역시 지금까지도 속편이 이어지는 장기 시리즈의 주인공입니다. 알렉스 델라웨어는 대변하는 성 담론 면에서나(본인 자신은 노멀이지만) 주전공을 통해 드러나는 사회적, 정치적 메시지 면에서나 특이한 편에 속하지만, 루카스 데이븐포트는 정통파, 보수 성향의 미국 시민을 그대로 대변하는 캐릭터입니다. 다만 사람만 놓고 보면 똑똑하긴 한데 다혈질이고, 무리한 수단도 사양치 않고, 한번 정의라고 판단한 건 끝까지 관철시키고 마는 위험한 면이 다분하지만 말입니다(알렉스 델라웨어 박사는 지성인답게, 저런 구석은 전혀 없죠). 그래서 많은 이들은 이 캐릭터와 "더티 해리"를 연결시킵니다.

이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그간 띄엄띄엄 읽었는데 이 최신작까지 오는 동안 루카스가 조직의 명예, 체면, 혹은 상관들과의 개인적 의리 때문에 엄청 많은 포스트를 거치다가 드디어 연방 집행관 자리까지 떠맡게 된 데서 이야기가 시작하는 건 알겠네요. 그는 본래 강력반 형사였지만 예의 그 물불 안 가리는 성격과 무모한 업무 스타일 때문에 조직 내 승진이 안 되는 케이스였습니다. 어느 영화에서의 잔 매클레인과도 비슷한데, 사실 이런 카우보이 타입을 미국인들이 워낙 좋아하다 보니 다양한 작가들에 의해 조금씩 개성이나 조건만 바꿔서 여러 캐릭터가 생산되는 겁니다. 다만 루카스 데이븐포트 시리즈의 경우 버리고 가는 이야기나 괜한 연막을 쳐 독자를 헛걸음치게 하는 저단수 술수가 드물고, 그야말로 꽉 찬 느낌으로 팬들과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편입니다. 읽고 나서 손해봤다, 속았다, 이런 느낌이 잘 안 듭니다.

"프레이"란, 먹이를 의미하는데 미국 장르 작가들 중에는 이보다 더 까다롭고 기막힌 키워드를 갖고선 모든 연작에 제목으로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실제 구체적인 내용에까지 다 주제 은유로 일일이 형상화시키는 이도 있는데, 그에 비하면 사실 존 샌퍼드가 하는 이런 명명은 애들 장난에 불과합니다. 먹잇감을 한번 찍었다 하면 집요하게 추적하고 허점을 찾아 반드시 굴복시키는 주인공의 개성을 상징하겠으나 사실 탐정물에서 또 이런 모습 안 보이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여튼 여기서는 "골든 프레이"고, 루카스가 지금까지와는 달리 큰 물에서 노는 엄청난 강적들을 만났다는 뜻도 됩니다.

미국은 참 마약 때문에 큰일난 나라입니다. 남부 일대 일부는 여전히 주류 사회의 가치관, 보편적 사고를 수용하길 거부하고 지역색만 고집하는 완고한 무리들이 있고, 이런 반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치안이나 질서의 부재를 틈타 엉뚱하게도 범죄자들까지 기어들어오는 형국이죠. 대략 반 세기 전에는 밀주업자들이 판을 쳤고(대체로는 지역 불량배들이 시시한 규모로 용돈을 버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당국의 눈을 속여 마약 카르텔의 아지트까지 하나 둘 생겨나는 추세입니다. 막대한 돈이 벌리는 원천이고 그 수요가 끊이질 않으니(젊은이들부터 단호하게,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를 멀리해야 하는데 참) 갈수록 대담하고 교활한 범죄자들이 몰려 들어 이 "골든 프레이"를 확보하고 뜯어먹으려는 형국이라고나 해야겠죠.

마약 관련 자금 은닉처나 기타 중요 시설이 누구에 의해서건 공격, 피습되면, 조직은 위신을 지키기 위해서 반드시 응징에 나서야 합니다. 안 그러면 사업을 지속하거나 이 험악한 판에서 버텨낼 수가 없습니다. 조직이 이런 경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용하는 히트맨은 가장 솜씨가 좋고 몸서리쳐지는 악질들입니다. 헌데, 당국도 (마약 범죄 조직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가 물론 아니라) 잔혹한 범죄가 발생하고 큰 말썽이 이어 빚어질 조짐이니 "대체 누가 그랬는지" 찾아내어 검거하기 위해, 범죄자들 못지 않게 "아주 쎈 녀석"을 데려와 진상 규명 레이스에 나서야 합니다. 그래서 이 낯선 고장으로 차출된 게 우리의 루카스 데이븐포트란 소리죠. 루카스나 마약 카르텔이나, 혹은 미지의 그자나 제대로 임자를 만난 셈입니다.

작가 존 샌퍼드는 아이오와 토박이로서 학위도 거기서 마치고 현재의 부인도 만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엊그제 트럼프가 지지유세를 가진 곳이 바로 그의 고향 시더 래피즈인데, 사실 이 시리즈의 주인공도 한 군청 소재지와 이름이 같기까지 합니다. 다만 루카스 데이븐포트가 미네소타(더 한랭한 바로 인접한 북쪽이죠. 정치적으로는 더 민주당 성향이 강한 곳입니다)에서 경력을 시작한 건, 시리즈 탄생 즈음 작가가 그곳으로 근거지를 옮긴 사실과 관련 있습니다. 시더 래피즈 포함 아이오와 전체가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스윙 스테이트인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주인공 데이븐포트의 행보도 어쩌면 그런 풍토의 산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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