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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읽어보고 싶.. 
너무 꼼꼼하게 리뷰를 올려주셔서 .. 
리뷰를 보아하니 책 내용도 너무나 궁.. 
이무것도 안 하는 직업이라는 책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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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대비 세무대책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8-07-3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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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접대비세무대책

김진호 저
조세신보사 | 200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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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기업의 접대비를 두고 장부 계상 가액 그대로 인정해 주지 않는 취지는 이렇게들 설명합니다. "... 접대비는 자본성 지출이 아니라 소모성 경비이므로, 무한정 이를 경비로 인정하면 기업의 재무구조를 부실 조장할 수 있고 과소비와 향락 풍조를 부추길 우려가 있어 이의 손금 산입 범위를 규제한다...." 그러나 이 외에도 접대비 명목으로 이뤄지는 탈세, 비자금 조성 등을 막기 위한 목적이 매우 큽니다.

일단 기업 입장에서는 분명히 빠져나간 지출인데(물론, 쓰지도 않고 어디 꿍쳐 두었으면서 썼다고 허위로 기재하는 경우도 많죠), 왜 쓴 걸 안 썼다고 "부인"당해야 하는지 억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예를 들면, 사업 소득 말고 기타소득 같은 것도, 설령 간수, 관리를 잘 못해서 (예를 등들어 한 1억원 공돈이 생겼는데) 모조리 탕진하고 수중에 한 푼도 안 남았다 쳐도, 법에 정해진 소득세는 (일단 과세원이 포착된 이상) 납부를 해야 합니다. 소득은 내 손에 장기간 남아 있어서 그 여유를 보고 매겨지는 게 아니라, 일단 거주자가 획득한 이상 그에 대한 일정 부분을 납부할 의무가 원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법에서 접대비를 특히 한도를 정해 규제하는 건, 이런 쪽에다 가급적이면 지출을 하지 말라는 정책적 목적도 있는 셈입니다. 몇 년 전 수저 논란이 한창 일었습니다만, 고급 룸살롱에서 손님들한테 접대 같은 접대도 하지 않으면서 고액의 수입을 올리는 접대부들을 두고 "룸수저"라는 우스갯소리가 한때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저도 샐러리맨들 뼈빠지게 일해서 고작 매춘부들이나 그 포주들만 좋은 일 시키게 사회 구조가 대단히 잘못 짜여져 있는 게 아닌지 깊은 회의가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건 뭐 누가 쓰기를 강제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 남성들 스스로가 의식을 각성해서 그런 쓸데없는 데다 돈이 낭비되지 않게 조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법상의 손금불산입 예시에서는 "기부금처리"라는 항목도 있는데, 업무와 전혀 무관한 데다 지출되는 여러 비용을 그리 일괄합니다. 과거에는 증빙만 갖추면 접대비 지출을 비교적 광범위하게 인정해 왔습니다만 현재는 투명경영, 정경유착 근절이라는 취지에서 이를 철저히 규제해 나갑니다. 사실 우리는 미국이나 서유럽처럼 상식과 규칙에 맞는 거래 관행이 이뤄지는 게 아니라, 품질과 수익 향상, 매출과 무관하게 그저 좋은 장소(?)에서 접대만 잘하면 만사 오케이입니다. 이런 어리석고 바보스러운 관습은 정말 개탄스러운데, 원산지인 일본에서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며, 부정부패가 판을 친다는 중국도 이만큼이나 썩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접대비 지출이 많으면 많을수록 해당 기업만 손해라는 인식이 하루빨리 정착해야 마땅하겠습니다. 중국에서 이런 식으로 공무원 접대하다가 사람만 우습게 보이고 돈은 돈대로 날린 일이 허다합니다.

재미있는 건 접대비의 경우 "발생주의"를 채택합니다. 그래서 실제 지출행위가 뒤에 이뤄졌어도 접대라는 사건 자체가 발생한 시점에서 이를 (회계 사건으로) 인식한다는 겁니다. 거래는 공평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우리는 유독 친인척 회사, 개인 등 특수관계인과의 불투명한 거래가 자주 이뤄집니다. 서유럽의 경우 그토록 장구한 세월 동안 사업 거래 시스템이 정착하면서도 네포티즘이 비교적 덜 기승을 부렸는데, 유독 우리 동아시아만 혈연 위주의 못된 관행이 뿌리를 내려 탈세와 회계 부정이 마치 취미생활처럼 독버섯처럼 근절되지 못하는게 큰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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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푸조의 대부 | My Reviews & etc 2018-07-3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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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대부

마리오 푸조 저/이은정 역
늘봄출판사 | 200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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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영화의 원작소설인데 이제서야 완독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여태 책프에 참여하며 이분 작품을 읽기로는, 10기 33주차의 <더 패밀리>가 있었습니다. 같은 작가의 <마지막 대부>도 재미나게 읽었는데  책프 독후감으로는 기록을 남기지 않은 듯합니다. (찾아보니 안 나오네요)

영화가 워낙 작품성이 빼어나면, 영화 내적으로 줄거리를 세세히 알려주지 않아도 남겨진 그 여백을 관객이 스스로 채워 넣는 재미와 맛이 있습니다. 코폴라 감독의 <대부>도 제게는 그랬는데 막상 이 원작 소설을 세세히 읽어 보니 그냥 상상 속에서 즐기는 만도 못했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푸조의 이 작품은 물론 영화화에 앞서 소설로서도 미국 독자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더랬습니다.

영화에서 마이클을 밀착 경호하며 거물 바르지니를 암살하는 알 네리는 스크린에서 경찰로 위장하고 이 일을 완수하는 걸로 나오는데 소설에 설명된 배경으로는 본래부터가 경찰 출신이기도 하다고 그러네요. 그것도 딴에는 젊은 이상주의자였는데 현실과 환경에 크게 배신당하고는 엉뚱하게도 마피아에 가담하게 되었다는 사연입니다. 또 의외로 느껴진 건, 부패한 경찰서장 매클러스키 역시 어떤 선을 결코 넘지 않는 성실한 가장이자 모범적인 경찰로서의 초년생 시절이 있었다는 겁니다. 암살 당시에는 "우둔하고 동작이 꿈떠서 (마이클이) 죽이기에(= 암살하기에) 별 무리 없는" 위인으로 소설 중에는 나오는데, 영화를 보면 그렇지는 않고 나이에 비해 우아하게 늙은 편인데다 버질 솔로초 못지 않게 위협적인 거동이죠.

소설은 다소 씁쓸한 해피엔딩에 가깝습니다. 케이는 결국 집안 분위기에 적응하는 데다, 남편 마이클의 피치 못할 처지를 이해한다는 식으로 운명이 결정되지만, 영화에서는 1편도 뭔가 개운치 않고 안타까운 파멸을 짙게 암시하는데다, 2편에서는 낙태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결국 완전히 갈라섭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에서의 진행이 훨씬 나았다는 생각입니다. 소설 끝에서는 탐 헤이건이 "세상에 마이클이 결코 해치지 못할 세 사람이 있는데, 부인과 두 아드님입니다."라든가, "기관총을 들고 해치러 올 줄 알았다니 부인에 대해 이만저만 실망이 아니네요!"라고 짐짓 화를 내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런 건 영화에 전혀 없습니다. 이 역시 극의 분위기 통일성을 해치므로 영화에서 백 번 잘 뺐다는 생각이 듭니다.

케이가 여기서는 아들 둘을 낳고, 딸 메리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아들이 둘이 생기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지는데, 영화에서는 일찍부터 아들 하나 딸 하나로 확실히 방향을 결정짓습니다. 영화에서는 비토 코를레오네를 누가 죽였는지 소니가 바로 눈치로 알아챈다고 하는데, 소설에서는 통화 기록을 유심히 살펴 하필 일이 생길 때만 파울리 가또가 어디론가 공중전화를 건 사실로부터 단서를 잡았다고 합니다. 말은 이쪽이 더 말이 됩니다만 그래도 영화가 더 멋집니다. 영화 2편에서 젊은 비토가 돈 파누치를 죽이는 과정만큼은 소설에 아주 충실하게 잡았습니다. 영화에서는 시뇨르 로베르토가 두려움에 떤 나머지 집세를 더 인하하지만 소설에서는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더군요. 소설에서는 이 시뇨르 로베르토가 북부 이탈리아인이라서 남부 출신들을 멸시하고, 항만에 내린 이민자들을 트럭으로 실어 인력 시장에 팔아 넘긴다는 사정이 더 추가됩니다.

마이클이 시칠리아로 피신했을 때 타자라는 노인 한 사람을 더 알게 되어 그와 교분을 나누고, 아폴로니아와 진한 첫날밤을 보내는 장면이 더 세밀히 묘사되었습니다. 아버지를 죽인 파울리 가토가 마이클의 학교 동창이라는 점도 더 추가된 게 흥미롭고, 아폴로니아와 자신을 죽이려 든 게 사실은 돈 토마지노 암살 미수로 교묘히 덮어 씌우려 들었다는(그래야 바르지니가 의심을 안 받죠) 사정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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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민 유진오 평전 | My Reviews & etc 2018-07-2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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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현민 유진오 평전

김삼웅 저
채륜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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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민 유진오 선생은 현 대한민국 헌법을 기초한 법학자입니다. 물론 헌법의 최종 문언을 완성하는 데에는 권승렬의 안(案)도 참고되었습니다만 대다수의 한국인들(그나마 나이 드신 분들이지만)은 이 현민 유진오 박사를 헌법의 아버지로 알고들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민법, 형법까지 다 유 박사가 기초한 줄 아는데 그건 아무리 법학의 천재라 해도 불가능한 일이고요. 어느 나라가 진정으로 독립을 이루느냐 여부는 그 나라가 버젓한 헌법을 갖추고 이를 작동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으므로 이 이름은 진정 큰 울림을 갖습니다.

현민 유진오는 어려서부터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나 하인들의 수발을 듣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수재였고 당시 이름난 문사들이 다들 그러했던 것처럼 청년이 되어서는 소설 창작 등에 잠시 한 발을 담그기도 했습니다. 요즘 학생들이 배우는 문학 교과서 등에 안 나오기 때문에(안 나오는 줄로 압니다. 사실 저희가 배우던 교과서에도 안 나왔으니까요) 무슨 유진오 박사가 소설을 썼느냐고 대뜸 되묻는 게 보통의 반응일 겁니다(그 전에, 유진오라는 이름자나 알기나 하면 그나마 형편이 낫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저희 집에 비치되어 있던 <한국문학대계> 전집에 이분의 단편, 즉 이 책 p50 등에서 인용하는 <김 강사와 T 교수>, <창랑정기> 등을 싣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다 잠시 생각이 나서 그 작품들까지 간만에 들춰 보았는데, 지금 읽어 봐도 엘리트 특유의 담백하고 청아한 기풍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현민 유진오는 경성제국대학이 설립되고 얼마 안 될 무렵 전국 학생들을 상대로 한 예과 모의 입학 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한 천재였습니다. 이런 면모가 있었기에 그의 이름은 이후 무슨 행동을 해도 사람들 입에 널리 오르내렸고, 당시 수재들이 (정말 취미 삼아서라도 한 번 정도는 관심을 가졌던) 맑시즘에 심취했던 계기를 이곳에서 갖기도 했습니다. 부잣집 자제들의 호사하는 취미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오늘날까지도 맑시즘이 어딘가 대단히 이지적이고 신비한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에는 이런 과거의 트렌드가 끼친 영향이 매우 큽니다. 물론 근본 없는 상것은 심지어 이런 곁다리 사정조차 주워 듣지를 못해서 무슨 시대에 뒤떨어졌다느니 뭐니(정작 뒤떨어진 건 "무조건 노조를 만들어서 해결" 운운하는 경박한 생각의 먼 조상이 어딘지도 감 못 잡는 자신의 자가당착 무지몽매함과 비천한 밑바닥 출신이죠)를 떠드는 구제불능 졸혼 인생이겠습니다.

책에는 <맹자> 離婁上(정확하게는 離婁章句上)에서 인용한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고..."라는 유명한 구절이 나옵니다. 원문은 이렇습니다. 滄浪之水淸兮, 可以濯我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我足. 이 역시 현행 고등학교 국어, 문학 시간에 다들 배우는 것입니다. 이 구절은 <맹자>의 해당 대목에서 특정 저자의 솜씨로 인용하는 게 아니라 "有孺子歌曰"이란 설명이 앞에 붙어 있습니다. 또, 우리 한국인들이 더 친숙해할 출처로서 굴원의 어부사(두 인물의 생몰 연도, 활동 시기는 비슷합니다)에도 "어부"의 말 자격으로 기록되어 있고 말이죠. 많은 학자들은 이 구절을 춘추시대의 민요 정도로 추정합니다. 아무튼 이 말이 저자 김삼웅 선생에게나 우리 독자들에게 그토록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이후 큰 논란이 되었던 현민의 친일 훼절 관련하여 뭔가 시사하는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그저 취미삼아일지는 모르나" 공산주의에 잠시 관심을 보였던 현민의 문학적 성향이 잠시 언급되었습니다. 우리가 역시 국문학 시간에 배우곤 했던 개념 중에 "동반 작가"라는 게 있는데, 현민도 이 그룹의 일원으로 자주 거명됩니다. 동반 작가라 함은, 비록 공산주의자는 아니지만 그들의 이념에 공명하여 작품을 통해 지지의사를 드러낸 이들을 가리킵니다. 2015년 <녹색평론>(학생들이 주로 "녹평"이라고 약칭하는)에 보면 정태욱의 논문 중에 현민 유진오를 심도 있게 연구한 글이 실렸고, 이 책 역시 그 논문 중 상당 부분을 인용합니다.

"... 맑시즘의 공식 그 간단명료함에 찬탄을 금치 못하면서도, 그것이 옳고 그른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이... "(p87, 또 정태옥의 녹평 논문 재인용). 헌데 이 역시 현민의 정치경제학 이해라는 게 그리 깊은 수준이 못 되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하겠습니다. 간단명료한 게 그 자체로 찬탄의 대상이 될 수는 없고, 사회과학 이론이라면 현실 설명력이 있어야 무슨 평가의 가치가 존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당시만 해도 맑시즘의 예측은 상당 부분이 다 맞아떨어지는 국면이었죠. 물론 현재(또 저 시대의인접 구간 중 슘페터가 설명을 시도한 지점)에는 너무나 많은 시대적 격변이 있었기에, 꼭 맑스의 잘못이 아니라 이미 죽은지 백 삼십 년이 지난 그가 뭘 해명하고 어쩌구 할 판국이 아니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아울러, 진정한 승자는 "혁신"을 강조한 슘페터이기도 하고요. (요즘 경영학은 물론 어느 학문 분야에서도 혁신을 논하지 않는 곳이 과연 어디 있는지를 살핀다면....)

".. 지드가 보기에 소련의 가장 큰 결함은 획일주의, 비개성화, 인간성의 무시였던 것이다... " 참 희한한 게, 기존 체제의 온갖 결함을 통렬히, 통쾌하게 비판하여 집권에 성공하고 전세계 민중과 지식인의 성원을 등에 입은 공산주의 체제가, 이후에는 태세를 싹 바꿔 오히려 비판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유일 가치 선호, 숭배로 치달았다는 사실입니다. 앙드레 지드는 물론 <좁은 문> 등으로 한국에서도 폭 넓은 독자층을 한때 확보했던 프랑스의 대표 작가 중 한 분이죠. 아무튼 이 지드의 <소련 방문기>를 읽고 현민 역시 결정적으로 공산주의를 외면하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그 외면의 대상이 "공산주의"에 한정되었으면 좋았을 걸, 이족의 압제 하에 시달리던 민족 전체의 참상이기까지 했다는 것입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 국민은... " 시작이 꽤 박력 있고 심오한 정신을 담은 게 이 헌법 전문(9차의 개정을 거쳤지만 여전히 지금도 저 문구 등 포함에서 상당 부분이 그대로입니다)인데, 이 역시 현민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근데 원래 현민이 쓴 어휘는 "국민"이 아니라 "인민"이요, 바로 뒤에 나오는 "3. 1 운동" 역시 "3. 1 혁명"이 원안이었다고 하는군요. 물론 "인민"이란 본디 특정 정치 이념을 담은 용어가 (특히나 현민의 활동기에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후대인의 눈으로 보면 역시 진보적 색채가 물씬 배어나는 말임에 틀림없고, "3. 1 운동"을 "혁명"으로 표현한 데에서는 뭐 더 생각하고 말고 할 여지도 없습니다. 1980년대까지도 예컨대 이현희 교수 같은 이(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었으니 당연히 보수 인사입니다)는 "동학 혁명"이라는 용어가 맞다고 주장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책에는 또 조봉암 선생(당시 국회의원 신분)이, "대한"의 "대(大)"는 그저 봉건적 자존비타심의 발상이요, 궁극적으로는 사대주의 표현이다"라고 통렬히 비판하는 대목이 나옵니다(p116). 여기 영향을 받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고 리영희 선생의 어느 글을 봐도 "쬐끄만 나라가 무슨 대 자를 붙여 대한민국인가. 이는 대청제국, 중화민국 하는 것의 모방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 대목이 있습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김삼웅 선생의 책을 보면 이처럼 어떤 부대사정에 대해서도 지식이 늘고, 상황을 그저 뼈대만 앙상하게(이런 건 대부분 진실의 왜곡이며, 밑바닥들이 지네들 머리 아프니까 그저 결론만 요구하는 비천한 심리의 산물 이상이 아닙니다) 추려 놓은 엉터리 책과는 크게 대조되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이 책을 보면 1966년 유 박사가 고대 총장직에서 물러나 쉬고 있을 때 민중당에 영입되어 대통령 후보로 추대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민중당은 윤보선, 장택상, 박순천 등 당시 야당의 거물들이 결집한 정치 결사였으나, 이후 강온파의 분당이 이뤄져 강경파는 신한당을 만들어서 나가고, 남은 온건파 중심 민중당의 대통령 후보였다는 뜻입니다. "단일화"가 무슨 김영삼 김대중 양김씨 시절이나, 문재인 안철수 때에만 유행한 말이 아니라, 벌써 이 무렵에도 공화당의 박정희 후보에 대항하여 야당 단일 대오를 짜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었으며 결국 윤보선 전 대통령에게 후보직을 몰아주었기에 우리는 "유진오 후보"가 대선에서 몇 표나 획득했는지는 영원히 알 수 없습니다(출마 자체가 결국은 없었으니).

박정희 대통령이 초기에는 경제 건설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국민들의 성원이 좋았으나(1967년 선거에서 윤 후보는 참패했습니다. 4년 전 선거[군사정변 직후]에서는 불과 15만표 차이였지만[당시 인구 수 기준으로도 초 근접전]), 이후 3선 개헌을 추진하는 과정이 상당히 좋지 않았습니다. 여당인 공화당 안에서도 정구영 당 의장 같은 분은 끝까지 반대를 하고 나섰지요. 정치색이 없는 국민들도 "왜 최고 지도자가 말을 바꾸느냐?"를 두고 적잖은 실망을 한 게 엄연한 사실입니다. 어떤 치우친 이념(그나마 이념을 올바로 이해할 능력도 없는)에 찌든 사람들의 획일적인 불평은 곧이들을 게 없겠으나, 이처럼 소박하고 정직한 백성들의 소리에마저 귀를 닫는다면 그런 정치인의 처신에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아무튼 이 무렵 민의를 바로 읽었는지 현민은 바로 야당 당수직을 맡아 올곧은 비판을 하며 지식인의 도리를 다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현실적으로 (소위)꿀보직 제의를 마다하고 자청해서 가시밭길을 걸은 이 무렵의 현민이 가장 멋진 행보를 보였던 듯합니다.

삼인출판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회고록 등 여러 책을 낸 곳인데, 딱 그 무렵 이문영 선생의 <겁 많은 자의 용기>라는 책도 여기서 나온 듯합니다. 이무튼 김삼웅 저자는 그 책을 인용하며, 이문영 선생이 "전두환의 국정자문위원을 지낸 자가 고려대학에 빈소를 마련할 수 없다!"며 분연히 저항한 일화를 소개합니다. 말년에 정신이 혼미해져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에도 명확한 인식이 없을 수 있었던 현민의 행적에까지 너무 가혹한 비판의 잣대를 들이댈 필요는 없겠으나, 여튼 이문영 선생의 저런 의기는 정말(그때야말로 남산에서 나와 어디로 끌고 가 고문을 해 댈지 모르던 무서운 시절이죠. 지금이야 아무나 아무 말을 다 해대는 시절이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저런 분이야말로 현민의 진짜 제자라 불릴 자격이 있지 않겠습니까. 최고의 역사 관련 출판사인 채륜에서 낸, 최고의 평전 저자인 김삼웅 선생의 책은 이번에도 결코 실망스럽지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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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중국의 역사다 제2권 | My Reviews & etc 2018-07-2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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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것이 중국의 역사다 2

홍이 저/정우석 역/김진우 감수
애플북스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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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시대의 중국이 과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알려면 역시 중국이란 나라의 지난 역사를 훑어 보는 방법이 (설령 돌아기는 길이라 쳐도) 가장 빠른 경로일 수 있습니다. 이 2권은 북송 시대부터 그 머나먼 자취의 첫걸음을 삼는군요.

5대 10국의 분열기 동안 중국은 그 핵심 영토의 일부를 거란족에게 상납하는 등 적잖은 치욕을 겪었습니다. 1권의 후반부에서 잘 보았듯 통일 후 그들은 반드시 옛 숙적에게 복수를 하려 드는 습성이 있는데, 수, 당 제국기에는 고구려가 그 대상이었습니다. 고구려가 망한 지 삼백 년이 지났으므로 이번에는 거란이 타깃이었죠. 거란 역시 요서 일대에서 대대적인 흥기를 탄지 불과 몇십년 되지도 않았으므로 둘의 일합이 참으로 볼만했겠는데, 천하에 이름 높던 조광윤(아마, 무모하게 병력을 일으킨 수 양제보다 개인적 역량이 훨씬 뛰어났을)이라도 이 거란족의 승세가 워낙 욱일승천이라 별 방법이 없었나 봅니다.

송 태종 조광의는 창업주의 동생이었는데, 거란의 새 주인이 나이가 어리다는 소문을 듣고 함부로 이를 쳤다가 큰 망신을 당하고 제 자리로 주저앉습니다. 이보다 700년 가까이 뒤, 강희제가 새로 황좌에 올랐을 때 이 어린 임금(대략 이 시기의 요 성종과 나이가 비슷합니다)의 속을 떠보는 의도에서 "번왕의 자리를 물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겠습니다"라는 주청을 올리죠. 놀랍게도 어린 왕은 "전혀 사양치 않을 테니 그리 하라"라는 말로 비답을 내립니다. 유목 민족의 어린 군주는 나이보다 훨씬 영특하고 자기 자리를 지킬 줄 아는 성향이 어린 시절부터 일찍 계발되어 있는 수가 많습니다. 오스만 제국의 메메드 2세도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했을 때 불과 스무 살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나잇값도 못하고 노망에 가까운 SF질을 하고 있는, 결혼과 육아, 인생에 모두 실패한 열등감과 망상의 결집체인 닭대가리의 한심한 막장짓을 보면 이건 뭐...

저자는 송나라의 초기 역사에 대해 다소 낭만적인 평가를 내립니다. 송 태종이 자신의 형에 대해 도끼를 휘두른 그림자가 비쳤다는 루머, 황태후와 조보가 조광의와 뜻을 함께 모아 사실상 황위의 찬탈을 완수했다는 불편한 시각 등이 모두 분명한 기록이 없어 신비한 수수께끼에 싸였다는 건데, 어디 이것이 송나라의 초기 역사에만 한정된 사정이겠습니까.

문단 중에는 다소 황당한 서술도 보입니다. 즉 왜국(倭國)에서 아름다운 용모를 한 처자를 선발하여 송나라 사람들의 씨를 받아갔다는 건데, 이를 두고 이차대전 후 일부 여성들의 반(半) 매춘 행위와 비견하며 "인종 개량"의 의도가 다분했다는 해석입니다. 이런 건 근거가 뚜렷하지 않을 뿐 아니라, 비뚤어진 나치 식의 자국중심 사고가 내비춰져 우려감마저 자아냅니다. 과연 같은 쌀밥을 먹고자란 동아시아인들 사이에서 무슨 인종상의 우월요소(그런 건 애시당초 누구에게도 없습니다)를 배양받겠다고 그런 일을 벌였겠습니까. 단지 일본 특유의 미개한 족외혼 풍습이 일부 잔존한 해프닝이었겠죠. 이런 사고가 확장되면 과거 한반도 왕조의 공녀 상신이라든가 하는 쪽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일본놈들이 니네 반도에서는 이러지 않지 않았느냐(당시는 고려 시대)"는 식으로 나오면 참 답이 없어집니다.

저자는 교묘하게 "송나라 시절이 중국에서 (오히려) 가장 매력적인 시대였다"는 외국 학자의 말을 인용하며, 역사상 유례가 없을 만큼 이민족에게 처참히 농락당한 이 시기마저도 중국의 긍지를 잃지 않았다는 식으로 논지를 전개합니다(또, 그래서 일본 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인종 개량 작업"에 나섰다는 식으로 맥락을 연결합니다). 우선 GDP가 사상 최고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농산물의 생산성, 화약의 발명 등 경제의 활력이 미증유의 수준이었다는 점을 거론합니다. 확실히, 민생 안정에 성공한 시절이 그 어떤 군사상의 성과보다도 더 전면에 내세울 만한 긍지요 자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단 이것이 중국이라는 체제, 중앙 정부의 미덕으로 돌려야 할 일인지, 아니면 약체 정부 하에서 오히려 민간이 덜 간섭 받고 덜 착취 당한 덕에 여태 없던 창의와 의욕을 불러일으킨 산물인지는 더 생각이 필요합니다. 싱가포르라든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화교 등이 어째서 남방 이민 후에야 거대한 상업, 무역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고 전에 없던 부를 향유할 수 있었는지 생각해 보면 답은 자명합니다.

다만 저자가, 원대에 이어 명나라 시절의 대 호황을 거론하며 더글라스 노스의 말을 인용한 의도는 참으로 의미심장합니다. "창의성, 자본 축적, 교육 등은 경제성장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는 아니다. 문제는 효율적인 경제 조직이다..(p181)" 14세기 랭커스터 왕조에서 잉글랜드는 거의 3000명에 달하는 법대생을 보유했는데, 저자는 이 사실과 리우종징(유종경)의 말 "법적 권한을 지니고 부를 못 지닌 자는 둘 다를 결국 손에 쥘 수 있지만, 반대인 자는 결국 가졌던 부마저 잃을 수 있다"를 나란히 놓고, 역사의 발전이 결국 어떤 제도적 기반에서 출발해야 하는지에 대해 그 나름 심오한 결론을 내립니다.

18세기의 기업가 에이브러햄 다비의 경우 초창기에는 온갖 갈취와 부담에 시달렸지만 영국 역사가 결국 산업 자본가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자 그로 대표되는 신흥 부유층이 크게 활기를 얻어 결국 대영제국의 전성기에 돌입합니다. 반면 명 제국 소주(쉬저우)의 거부 심만삼은 아무 제도적 보장이 없는 사회에서 위태한 경로를 밟다 비참하게 몰락합니다. 이것이 바로 미개한 사회와 그렇지 않은 시스템 위주의 문명 간 결정적인 차이점입니다. 저자가 거론한 대로, 송나라 역시 개인의 창의와 불꽃 같은 혁신 의지 덕분에 유례 없는 번영을 누리던 체제였습니다. 왜 이런 멋진 번영의 상서로운 흐름이 이후 연속되지 못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답은 뻔합니다.

현대의 중국 역시 의욕과 능력 있는 산업 자본가를 마구 육성해 댈 때에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경제성장의 풍성한 과실을 마음껏 누렸습니다. 지금은 벌써 "뉴 노멀"을 걱정하며, 아직도 여전히 취약한 산업 기반이 그예 미국의 관세 공세 약간에 벌써 핵심 분야가 붕괴되기 직전입니다. 정치가 경제를 앞서나가면 결국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만 낳습니다. 개개인의 자발적 의욕과 창의가 모여 이루는 결실은 그 어떤 엘리트의 계획 경제 시스템으로도 능가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중국의 지난 오천년 역사가 이 진리를 여실히 증명해 준다고 하겠습니다. 유익한 독서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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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 20대기업 인적성 검사 최신기출유형+실전문제 2018 하반기, 대기업 직무적성검사 | My Reviews & etc 2018-07-27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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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2018 하반기 해커스 20대기업 인적성 검사

해커스 취업교육연구소 저
챔프스터디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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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수험생들이 곤란을 겪는 게 인적성검사입니다. 과거처럼 영단어 실력을 묻거나 공인영어 점수를 요구하거나 OPIC처럼 회화 능력을 검증하는 건 어떤 분명한 척도가 있어서 그나마 낫습니다. 그런데 인적성검사는 시사상식, 조직에서의 바른 판단(다른 의미의 상식, commom sense), 혹은 경영학 조직론 중 일부 사항에 대한 이해, 통계 등 자료 파악 능력 등 여러 분야에 두루 걸친 소양을 묻는 게 보통입니다. 따라서 점수화할 수도 있고, 인적성 고득점자가 분명 훌륭한 인재이기도 하겠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어떻게 대비를 해야할지가 다소 막막한 게 현실입니다.

마치 예전, 수능 언어(현 국어) 영역을 대비하는 기본서로 <언어의 기술> 같은 책이 있어서 어떤 이론 바탕을 깔아 주면 대단히 편리할 듯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이론서는 개발된 게 없고, 수험생 입장에서는 기출문제 pool과 우수한 연구진이 고안해 낸 예상 문제를 부지런히 풀고서 어떤 "감, 응용 능력"을 익히는 외에 다른 뾰족한 수가 없을 듯합니다. 그나마 응시자 입장에서 믿고 의존할 수 있는 교재가 해커스에서 나온 시리즈입니다.

시중에 나온 많은 교재들 중 어떤 책은 작년까지의 pool을 그대로 쓰는 것도 많습니다. 그런데 다른 어떤 시험보다 인적성은 새로운 문제 유형, 단 한 군데라도 새롭게 개발된 유형이 있으면 한시라도 빨리 적응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또 채용은 상반기가 지나면 그 시험에 출제된 유형이 한 문제라도 빨리 추가되어, 그 응용과 시사점이 뭔지 한시바삐 파악이 되어야 합니다. 이 하반기 대비용 교재를 보고 느낀  건 1) 기출문제의 출제 의도를 확실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속시원한 해설이 담겼다는 점 2) 역시 연구진 실력이 탁월해서인지 예상, 응용 문제의 질이 뛰어나다는 점 등입니다. 특히 취약 유형 극복 100제 파트가, 평소 내가 이 부분이 약하다 느낀 수험생들에게 아주 든든한 의지가 될 듯합니다.

한국사, 또 이와 맥락이 연동된 세계사 파트는 사실 어렵고 꼬이게 내려면 한도 끝도 없는 난이도이며 구조입니다. 아무래도 그간 공무원 수험서에서 특별한 노하우를 축적한 해커스라서, 이 부분 요약 정리가 시각적으로 매우 편하게 잘 된 것 같았습니다. 인적성 대비뿐 아니라 자소서와 면접 대비를 위한 연계 동영상 강의도 꼭 챙겨 봐야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듯합니다. 대기업 직원이 된 멋진 미래상을 떠올리면서 수험생들이 이 더운 여름에도 지치지 않고 열공하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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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보이스 키싱 | My Reviews & etc 2018-07-2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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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투 보이스 키싱 TWO BOYS KISSING

데이비드 리바이선 저/김태령 역
책이있는마을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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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알아 주지 않고 심지어 경멸, 적대시, 단죄까지 하려 들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관계와 가치를 꿋꿋이 지켜 나가겠다는 어린 소년들의 생각이란 기특한 면마저 있습니다. 물론 곁에서 지켜 보는 어른들로서는 말리고 싶지만 말입니다.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입니다. 키스 기네스 기록을 세우기 위해 서른 두 시간이나 키스를 이어나가는 두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사랑에 빠진(게다가 남보기에 전혀 손가락질 받을 구석 없는) 정상적인 청춘 남녀 사이라고 해도 이런 장시간 동안, 설령 그저 껴안고만 있으라고 해도 신물이 날 텐데, 하물며 키스라니. 농담 아니라 아무리 버닝하는 기간이라 해도 이 정도 스탠스를 버티려면 신물, 염증, 구역질이 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개방적인 사회라고 해도, 어느 문명권이든 헤테로 연애가 절대 다수 성향이며, 요즘 미국 영어에서 gay라는 단어가 그대로 욕처럼 쓰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이런 종류의 사랑은 결코 환영 받지 못합니다. 어린 나이라서 그저 본능과 순정에만 충실하여 이런 과감한 행각을 벌일 수도 있겠지만, 이들의 장래가 결국 안타까운 국면을 맞이할 줄 뻔히 미래가 보이는 입장에서, 아무리 그 순수함이 극적인 이벤트로 증명된다 해도 여전히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게이라고 해서 일편단심 같은 상대하고만 연을 이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해리와 크레이그는 현재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서로 ex-인 관계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미친 짓"을 감행한 건, 같은 학교 티리크가 아무 이유 없이 부당한 폭행을 당한 사실에 대한 의분이 주된 동기이기도 했습니다. 즉, 미친 짓인 줄은 본인들도 잘 알고 있으며, 현재 사귀는 관계도 아니지만, 더 미친 선입견과 부당한 폭력을 당연시하는 기성 사회에 대한 반항의 이벤트, 혹은 마니페스토로 그들은 이 무모한 도전을 벌인 것입니다.

그 주변에서 공인한 이성 관계라고 해도 공개 키스는 여전히 뭔가 뻘쭘한 게 사실입니다. 하물며... 여튼 정의롭지 못한 폭력, 사적 영역 침해는 단호하게 비판 받아야 마땅하며, 양심과 순정에 기반한 용기 있는 소년들의 결단은 따뜻한 격려를 받아야 그게 의당 취해야 할 사회의 시선이고 자세입니다. 실화라고 하니 이들의 결단과 (어려웠을) 행보가 그 의기 꺾이지 않고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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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觀點) - 쑹훙빙 | 경제경영/자기계발 II 2018-07-2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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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점

쑹훙빙 저/차혜정 역
와이즈베리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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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이 달라지면 보이지 않던 게 보이기도 합니다. 올바른 관점이 자리잡히면 여태 잘못 봐 왔던 현상과 사물이 비로소 바른 실체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국제 정세와 경제는 너무도 많은 당사자가 참여하는 거대한 게임이며, 이 복잡다단한 현상 중에 무엇이 우리의 생존에 의미심장한 영향을 끼치는지, 무엇이 그저 맥거핀에 지나지 않는지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올바른 "관점"의 장착은 이런 이유에서 너무도 중요하며, 믿을 만한 저자(혹은 팟 캐스터)의 관점은 적어도 진지한 참고 대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 쑹훙빙은 십여 년 전 <화폐전쟁>을 저술하여 중국 본토는 물론 한국에서도 큰 화제를 모으며 많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 유명인입니다. 중국에서는 재치 있는 표현과 독특한 프레임으로 많은 고정 독자를 몰고 다니는 지식인들이 여럿 있으나, 쑹훙빙처럼 그 유명세와 영향력의 범위가 한국에까지 두루 미치는 경우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듭니다. 경제경영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물론, 세계 곳곳을 휘어잡는 이면의 트렌드를 날카롭게 포착하는 관점, 그 관점의 독창성이야말로 많은 구독자들이 그의 컨텐츠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전작 <화폐전쟁>이 상당 부분 미국과 유럽의 정치사에 치중했다면(물론 대개는 유대자본의 헤게모니 성립 과정을 다루는 내용이었으나, 특히 이 신저와 비교하면 정치사회 섹터 서술에 더 많이 치중했었음이 두드러집니다), 이 책은 에너지 자원 확보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치열한 막후 쟁투에 보다 초점을 두었다고 하겠습니다. 세월이 십 년 가까이 지났으니 그간 급변한 국제 정세도 쑹훙빙의 독특한 "관점"에 의해 업데이트 된 부분이 많고, 무엇보다 자원 확보라는 글로벌 경쟁의 다양한 국면을 세세히 기술한 점이 돋보입니다.

쑹훙빙의 책은, 그의 책을 집어 든 독자가 기존에 어떤 관점을 가졌든 무관하게, 재미있게 술술 잘 읽힌다는 게 최고의 장점입니다. 이 책 역시 분명 다소 무거운 주제를 잡고 심각한 국제 정세의 각축을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책이나 읽는 듯 흥미롭게 책장이 넘어갑니다. 에너지 자원의 집중 분포는 지구상 어디에 이뤄져 있을까요? 초등학생도 무리 없이 대답할 수 있을 만큼, 화석 에너지 자원이란 바로 중동 땅에 묻혀 있는데, 이곳 사람들이 세계 어느 민족, 인종보다도 독실히 믿고 있는 종교가 바로 이슬람교입니다. 이뿐 아니라 그들은 종족, 부족의 공감대에 기반한 자부심이 매우 강합니다. 따라서 향후 에너지 자원을 둘러싼 쟁투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를 에측하려면 바로 이들의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능한 자기계발서 저자, 모티베이터, 강연가 들은 뻔하고 익숙한 이야기도 새로운 재미를 불어 넣으며 청중, 독자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쑹훙빙은 중국 현지에서 엄청난 수의 구독자를 거느린 크리에이터이기도 한데, 그는 이 책 중에서 자신의 능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며, 꼬일 대로 꼬여 있는 서남아시아 일대의 역사를 최대한 간략하고 흥미롭게, 맥락을 잡아 가며 쉬운 말로 풀어 줍니다. 이 책은 당초의 의도가 에너지 자원 쟁탈의 국제 구도를 설명하는 데 놓였겠으나, 이슬람과 서남 아시아의 정치, 문화사를 이해하는 개론서로 쓰여도 될 만큼 포괄적이고도 쉬운 필치로 까다로운 주제가 잘 소화되어 있습니다.

저자 쑹훙빙은 수시로, 피와 살을 갖춘 실존 인물로서 이 책 중에 등장합니다. "내가 특별히 연구하고 수십 권의 책을 읽어 본 결과..."라든가, "이스라엘 여행을 준비하던 내게, 대체 어떻게 알았는지 이스라엘 당국에서 내게 연락을 취해 와 이런저런 주의 사항이나 팁을 알려 주었다" 같은 대목이 특히 그렇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십여 년 전 <화폐전쟁>이 대 히트를 쳤을 때 많은 네티즌들이 "쑹훙빙은 실존 인물이 아니며 중국 당국에서 자신의 프로파간다를 퍼뜨리기 위해 세팅한 가공의 저자 명의에 불과하다"란 주장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의 실체를 의심하는 이들이 없지만(강연, 팟캐스트 등을 실제로 보았기에), 그로서는 이런 루머들이 적잖이 부담스러웠었는지 책 곳곳에 이런 흔적을 남겨 두었더군요.

쑹훙빙의 "관점"은 지나치게 중국에 치우친 게 아닌지 예전부터 우려를 나타내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런 비판도 의식했는지, 곳곳에서 "중국"을 "조국"이 아닌 게임의 당사자 중 하나로 설정한 듯한 말투, 분석이 눈에 띕니다. 물론 그렇다고 완전한 관점의 중립화, 객관화가 이뤄진 건 아닙니다. 여튼 한국 독자 관점에선, 이런 견해가 현재 표준적이고 유력한 "중국 여론 지도층"의 스탠스를 분명히 대변한다고 보고, 꼼꼼히 읽고 숙려를 거듭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쑹훙빙은 그저 자신이 스스로 설정한 스토리, 프레임, 관점의 전달과 교조화에만 몰두하는 저자가 아닙니다. 이 점은 그가 지나가듯 흘리는 단어 속에서 오히려 확인 가능했는데, 예컨대 앞에서 잠시 언급한 "이스라엘 당국에서 어찌 알고..." 같은 에피소드에서도 그렇습니다. 저자는 "...아마도 인공지능을 활용해, 인터넷에 오가는 사소한 정보를 통해서도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사건에 대한 대비를 미리 하는 듯 보였다" 같은 분석 중에, 그가 단지 시사경제 분석가에 그치는 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정보 당국이 기술적으로 어떤 수단과 시스템에 의존하는지 메타적으로 부지런히 파악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이스라엘이 AI를 활용하는 방식도 놀랍지만, 무심히 흘려 보내지 않고 이런 사소한 경험을 통해서도 각국 정보 당국의 활동 방식 이면을 추측하는 그의 내공 역시 놀라운 면이 있습니다.

이 신저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 서남아시아 일대에서 에너지 수출입의 주요 허브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암투과 각축전을 상세히 설명한 대목들입니다. 특히 파키스탄의 서남쪽 발루치스탄의 과다르 항은 중국이 일찍부터 눈독을 들이고 많은 자본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개입 때문에 번번히 좌절을 맛보다가 근래 들어서야 중국 손에 경영권이 넘어온 경우입니다. 책에서는 애초부터 적임자에 관할이 넘어왔어야 할 항구가 미국의 방해 때문에 헛돌고 있었던 듯 서술하지만, 사실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국제 무대에서 책략을 부리는 건 마찬가지이며, 결국 승자가 중국이 된 과정만 봐도 사정이 짐작 가능하다고 봅니다.

책에서는 또한 중국의 외환 보유고 규모, 4차 산업혁명에 대처하는 중국의 자세 등을 냉철히 살피고도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사실 타국에서는 우리처럼 그리 자주 쓰이는 어휘는 아닙니다. 이 책은 그에 해당하는 말로 "공업 4.0"이란 개념이 주로 인용됩니다. 이 말은 독일에서 신 산업 플랫폼으로 자리해 가는 "Industrie 4.0"의 번역어로 보입니다. 이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에 대한 설명(적어도 중국 측의  "관점")이 아주 소상하지는 않아 그 부분이 다소 아쉬웠지만, 다른 대목이 워낙 재미있어 그리 큰 단점으로 여겨지지는 않았습니다.

책의 원제는 "鴻觀"인데, 이는 저자 쑹훙빙의 팟캐스트 타이틀이기도 합니다. 그의 이름 중 한 글자를 딴 브랜드이기도 하고, 혹은 "燕雀安知(연작안지) 鴻鵠之志哉(홍곡지지재)"를 출전으로 삼은 캐치프레이즈이기도 합니다. 관점도 범용한 관점이 있고, 탁월하여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관점도 있습니다. 이처럼이나 세계가 급격한 변화의 흐름을 타는 지금, 과연 우리만의 관점이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 볼 국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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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별로 풀어 본 법인세 실무 - 경영정보사 편집부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8-07-24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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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례별로 풀어 본 법인세 실무

편집부 편
경영정보사 | 2017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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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스스로 얼마얼마가 소득이라고 신고했을 때, 평소에 기업해 오던 장부상의 수치와 일치하면 원칙적으로 아무런 추가 수고가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결과는 현실에서 거의 일어나지 않고, 반드시 무엇을 빼든, 더하든, 수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것을 소득처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소득처분 행위, 즉 "더 벌어들인 만큼을 원 소득에 보태라"고 하건, 반대로 "이만큼은 빼라"고 하건 간에, 이 소득처분이 있음으로 해서 비로소 납세 의무가  생기는지(반대로 없어지는지), 그렇지 않고 처음으로 소급해서 경제 활동 시점 당시부터 생기고 생기지 않고를 결정하는지는 다툼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회사 A가 국세청에 백억원을 6년 전에 벌었다고 신고했는데 이후 국세청에서(혹은 A가 고용한 회계사가) 20억원만큼을 소득으로 추가했다면, 이 20억원은 6년 전에 번 것인지, 아님 지금 고치는 시점에서 새로 생긴 걸로 간주할지에 관한 다툼입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세금을 매길 수 있는 기간이 5년 이내이기 때문이죠. 6년 전에 벌어들인 걸로 보자면, 비록 나중에 발견했다고 해도 벌써 5년이 지났으므로 세금을 부과할 수 없습니다. 개인 간의 채무는 소멸시효가 적용되는데, 이런 건 적절히 독촉만 하고 그 증거만 남기면 원칙적으로 (십 년을 넘어) 무한정 연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세행위는 소멸시효가 아니라 제척기간을 따지므로 적절한 시점에 "집행(재판을 걸어 공매처분을 한다든가)"을 하지 않으면 다 없어집니다.

만약에, 살펴 보니 이만큼 더 벌었네? 라면서 플러스 금액을 발견한다면 이런 건 "유보"라고 합니다. 반대로, 요만큼은 번 데서 빼야 한다고 마이너스 처리를 하면, 이걸 "△유보"라고 합니다. 저 세모 표시 같은 게 마이너스라는 뜻입니다. 책에 보면 "...이런 유보, 혹은 △유보는, 이후의 사업연도에서 다른 세무조정에 상쇄되는 게 보통이다..."라고 합니다. 즉 이번 연도에 "유보"가 있었다면, 다음 혹은 그 다음 연도에 꼭 △유보가 한 번은 발생하여, 없던 결과나 마찬가지로 간다는 거죠.

그럼 뭐하러 번거롭게 뺐다 넣었다를 반복하느냐, 세금은 대개 1년을 단위로, 누진제를 적용합니다. 그래서 특정 연도에 소득이 많이 신고되면, 일정 부분이 다음 해로 미뤄지는 것보다 세금을 더 낼 수 있습니다. 5년 혹은 10년 단위로 총액이 같아도, 매 년 고르게 분포되는 게 기업으로서는 유리할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플러스 유보 처리가 되었을 때, 다음 해에 마이너스 처리가 되니 결국 손해가 없을 듯해도 실제로는 (여러 이유 때문에) 덜어져 봐야 별반 좋을 게 없는 경우가 또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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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배우는 미적분 - 히사시 요코타 | My Reviews & etc 2018-07-2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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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누구나 쉽게 배우는 미적분

히사시 요코타 저/박재현 역/박구연 감수
Gbrain(지브레인) | 201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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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히사시 요코타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 3D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자연스런 움직임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미적분이 필요하게 되었다. 수학의 한 부분이 과학, 경제, 문화의 보다 앞선 기술과 일상생활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사실 수학이 일상을 지배하게 된 건 이미 수백 년(적게 잡아도)이 지났습니다. 또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파고 때문에, 그 부모들은 모르고 아이들이 새로 갖게 될 직업은, 이 수학을 일상에서 갖고놀다시피해야 할 직종이 거의 대부분일 것입니다. 어찌보면 저 "3D 영화나 애니메이션" 역시, 대략 15년 정도 앞서서 도착한 미래형 산업, 직종일 수 있습니다. (단, 심지어 지금까지도, 저들 창의적 엔지니어들에 대한 대우가 합당히 이뤄지지 못한다는 게....)

"역삼각함수"는 거꾸로 된 삼각형 안에서 사인 코사인 값을 구한다는 게 아니라(그건 아무 의미 없습니다), x를 sin x로 보내는 것 등이 삼각함수라면, 거꾸로 sinx 값을 x로 보내는 것 등을 말합니다. 이는 sin의 인버스(inverse) 꼴로도 표시하고, 혹은 arcsin x 처럼 쓰기도 합니다. 그래프의 개형(대략의 꼴)은 인터넷에 찾아봐도 수없이 나옵니다만 그래도 재미삼아 공학용 계산기에 돌려 보니 다음과 같습니다.


sin 그래프는 무한히 계속되는데 저건 어째 생긴 게 좀 심심합니다. 이 이유는 원칙적으로 사인 함수의 경우도 그 역함수를 도출할 수가 없어서입니다. x값이 달라지면 y값도 달라져야만 하는데 알다시피 0에서 2π(대략 6.28)까지 나오는 -1에서 1 사이의 값이 계속 반복이 되죠. 뿐만 아니라, 정확하게는 0과 π/2 (대략 1.57) 사이의 값에서만 서로 중복되는 게 없으므로, 0과 2π 사이가 아니라 0과 π/2 사이에서만 함숫값을 설정해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뭔가 그리다 만 것처럼 그래프 모양이 저렇지요. 하지만 매우 정직한 모습입니다.

과학도서 서평 이벤트로 책좋사 회원님들께도 잘 알려진 사이언스올 사이트( http://www.scienceall.com/%ec%97%ad%ec%82%bc%ea%b0%81%ed%95%a8%ec%88%98inverse-trigonometric-function/ )에는 이런 이미지가 게시되어 있습니다(일부 캡쳐).


이 그래프는 뭔가 생긴 것만 봐도 신뢰가 가는데, 사실은 대뜸 처음부터 저렇게 나오는 게 아니라 구간을 잘라서 이어붙여야만 가능합니다. 하나의 x값에 벌써 여러 개의 y값이 대응하는데, 이런 건 중1 수준의 수학에서 "함수가 못 됨"으로 판정받습니다. 허나 그렇게 협소하게 함수가 정의되어서야 무슨 이론이 전개될 수가 없죠(중1이 대2더러 옳다 그르다를 판정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중등 저학년 단계에 이건 된다 저건 안 된다 한계부터 미리 긋는 내용보다, 상상력을 키워 주는 내용으로 커리를 설정해야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 그래프를 한번 좌우대칭시키고, 다시 오른쪽으로 90도 회전시키면 사인함수 그래프가 나옵니다. 혹은, 1사분면을 반분하는 45도 직선을 그은 후 거기다가 대칭을 시켜도 결과가 같습니다. 이는 삼각함수- 역함수 경우 뿐 아니라 모든 함수에 있어서 공통되는 이치이며 이것이 안 되면 애초에 역함수 관계가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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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은 기회와 타이밍이다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8-07-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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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창업은 기회와 타이밍이다

위민훙 저/정유희 역
새로운제안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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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창업은 기회와 타이밍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인) 독자인 제 생각으로, 창업뿐 아니라 모든 경제활동의 키 팩터는 바로 타이밍이 아닐까 하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어느 특정 지역의 부동산가가 오른다 내린다, 주식이 이게 유망하다 아니다 등은 일반론으로는 아무 의미 없습니다. 거시적으로 "이제 부동산은 끝났다, 비트코인은 위험하다" 같은 진단을, 아무리 많은 근거를 들어 내려봐야, 현실에서 당장 오늘도 어제도 큰 재미를 봤다는 사람이 속출하는데 어쩌겠습니까. 그저 운이 좋아서다? 수익을 올린 이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은 해당 분야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그 앞에 가서, 어디서 어설프게 주워들은 지식으로 이게 끝났네 저거 못 믿네 떠들어봐야 상대도 안 해 줄 뿐더러, "돈도 없는 게 사고방식도 꼴통이구나" 하고 아예 사람 취급도 못 받습니다.

공부한다고 다 성공한다는 게 아니라, 해당 분야에 대해 공부를 통해 소양을 쌓는 게 필요조건이라는 뜻입니다. 그 필요조건을 충분조건으로 좁혀 나가는 건 바로 타이밍의 정확한 포착이고, 타이밍이란 뭘 위한 타이밍이냐 하면 바로 (순식간에 내 앞을 스쳐지나가는)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부 안 하는 사람한테는 이 기회와 타이밍 자체가 오지를 않습니다. 얼토당토 않은 자기 합리화 타령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저능한 실업자한테야 말할 것도 없죠.

저자 위민훙(한국식으로 한자를 읽어도 꽤 발음이 비슷한 "위민홍"이니다)은 처음에 학원 강사로 주요 커리어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중국이나 우리나 (일본이나) 자녀 교육 시키는 걸 무척 중시하는 풍조라서, 신흥 개발 도상국으로 막 발돋움할 무렵(혹은 전후 복구 시기)에는 자녀 교육 섹터에 무척 돈이 많이 쏠리나 봅니다. 한국 같은 경우 더 이상 계층 이동이 가능하지 않은 단계로 사회가 이행하다 보니 자녀 교육 투자에도 열기가 시들해지는 분위기가 없지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교육 바람은 잦아들지 않습니다. 다만 승자 독식 현상이 두드러져서 경쟁력 없는 학원들은 점차 문을 닫는 추세인데, 애초에 안이하게 특정 지역 건물에 입주만 하면 알아서 학생이 모이겠지 하는 생각으로 일을 벌이니 이렇게 되는 거죠.

저자 위 회장의 경우 처음에 (인기) 학원 강사와 페이 협의가 잘 되지 않으면 아예 나가라고 배짱을 부렸다고 합니다. 만약 수업이 비면 자기가 알아서 채웠는데, 본인 자신이 실력이 있다 보니 운영에 아무 문제가 없더라는 거죠. 이처럼, 경영자란 사실 유능한 사람을 부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 부리는 사람들의 재주를 어느 정도는 본인이 장착을 하고 모범, 시범을 보일 수가 있어야 합니다. 아니면 촉한의 소열제처럼 인덕이 무한해서 웬만한 잡놈 도둑놈들도 다 인격으로 감복을 시킬 수 있든지 말입니다. 그런데 이 역시 하늘이 허락한 자질이라야 한다는 게....

이분도 이과 출신이다 보니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에 묘사된 앨런  튜링의 사연에 큰 흥미를 보이는 대목이 책에 나옵니다. 튜링의 이론 중 정작 핵심이 되는 대목은 전혀 이해를 못 한 채, 몇 개 중에 몇 개만 통과하면 인공지능으로 볼 수 있다는 이른바 "튜링 테스트"만 사골뼈처럼 울궈먹으며 사기를 치는 어느 사이비하고는 큰 차이가 나죠.

위 회장이 책 서두에서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자칫하면 사회에서 사장될 뻔한 젊은 인재를 후원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 영화를 보고 새삼 깨달...은 건 아니고, 그전부터 후원 사업을 해 왔지만 그 영화를 보고 새삼 동기를 더 굳혔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위 회장은 이 말을 하는 중, "애플의 로고에 베어먹힌 사과가 들어간 이유가 이 때문이라는 루머"라고 하며 다소 배경 사연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데, 이 이야기가 한 이십 년 전에는 대학가나 인터넷에서 아주 인기 있기 떠돌았으나 현재 해당 회사 측에서는 공식적으로 부인하기 때문입니다. 과학적 지식과 이치를 정확히 이해하기보다 아침드라마 막장 사연 같은 뒷공론거리에만 열을 올리는 사이비 풍조는 지양되어야 마땅하죠.

"신둥팡은 그야말로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이다." 일개 학원 원장님으로 시작하여 오늘날 거대 자금을 떡 주무르듯 주무르는 위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법인체에 대해 이 같은 자부심을 드러냅니다. 그런데 저 말에서 포인트가 놓인 곳은, "거대한"이란 형용사도 형용사이지만 그보다는 "플랫폼"입니다. 플랫폼이란, 자신이 깔아주는 거대한 장터에, 제각각의 재주를 보유한 다양한 인재들이 몰려와 저마다의 좌판을 벌이고 흥겹게 생업을 이어가는 광경을 연상하면 되겠습니다. 아니면, 우리가 거의 매일 같이 보는 폰 속의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같은 걸 연상하면 됩니다. 플랫폼이 지나친 갑질을 일삼아도 문제지만, 애초에 플랫폼이 없었으면 갈데도 없었을 사람들이,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갈 때 마음이 다르다는 식으로 룰을 무작정 무시하고 드는 풍조도 곤란할 것입니다.

위 회장은 말합니다. "지금은 자기의 재능과 개성을 과시해야만 살안남는 시대이다." 물론 아무 재능도 없이 남의 말이나 베끼면서 사기를 강박적으로 치고 다니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위 회장이 여기서 경계하는 건, 맨날 신세 타령 남 탓이나 하고 억울하다는 소리나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은, 요즘 같은 세상에 남까지 해롭게 하므로 당장에 퇴출시켜야 한다는 뜻입니다. "지금도 자신이 부당한 대우나 강요를 받고 있다고 여긴다면, 그는 자신의 위치를 잘못 설정했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같은 학원인 출신인데도 어쩜 이렇게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칭화 대학 재학 중에 외모가 나보다도 형편 없으면서 인기 듀오 가수로 활동 중인 슈이무옌화 이야기를 해 보겠다(p194)." 참고로 위 회장은 북경대 출신입니다. 위 회장의 버전으로 이 책에서 설명되는 저 듀오의 사연이란, 칭화대 재학 중 가뜩이나 적은 여학생 수(공과대 계열이 어느 나라나 사정이 비슷하죠)였던 데다, 외모까지 저러니 어디서 청춘 사업을 벌일 여지도 못 찾던 불쌍한 형편이었다는 겁니다. 그러던 울적한 소회를 노래로 풀어대던 게 느닷 대박이 나서 오늘날 연예인으로 입지를 굳혔다는 건데.. 여튼 위 회장은 이렇게 설명한다는 거고요. 얘기의 결론은 "능력이란, 그 사람만이 지닌 내적인 자격이다."입니다.

위 회장은 비단 여기서뿐 아니라 책 저 앞에서도 유독 외모 거론(?)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면 p134에서 자신이 지금 재무담당으로 거느리는 CFO 셰둥잉(謝東螢. 사동형. 아마 중국어 원서에는 간자로 萤이라 인쇄되었을 텐데 출판사에서 용케 정자체로 고쳐 주셨네요. 이런 성의를 봐서라도 책에 별 다섯 개를 주고 싶습니다) 얘기를 꺼내는데, 지독하게 못생겼지만 머리 하나는 기막히게 좋다며(세상은 이래야 공평한 건데 이것저것 아무것도 안되는 오탈이는... ㅠ), "나를 1년만 딱 고용해 주면 신둥팡을 보란 듯이 상장시켜 주고 나가겠다."고 호언장담하던 시절을 회상합니다. "1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안 나가고 버틴다"며 지레 불평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너무 고마워서 계속 있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행간에서 다 배어납니다(반어법). 이처럼 지도자(경영자)는 냉혈한처럼 머리만 좋아서 되는 게 아니라 푸근한 인간적인 매력이 배어나는 타입이라야 합니다.

영어에서 자기부정(self-denial)이란 말을 종종 하는데, 사실은 이게 우리 동양인들에게도 아주 눈에 익은(오히려 더 친숙한) 개념입니다.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에서 손 감독이 낙오자들을 이끌고 무인도에서 지옥 훈련 하는 걸 떠올리면 됩니다. 요즘은 이런 게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경원시되기도 하지만, 사람이 극한의 고행으로 자신을 스스스로 몰고가 다른 존재로 거듭나는 건 차라리 감동작이기까지 합니다(이런 걸 아주 싫어하여 퇴행을 거듭하면 뭐 지금 저 바보오탈이처럼 되는 거죠).

위 회장은 자기 지인 중 한 사람이 완전 초보였는데 감옥에 4년 수감되었을 때 영어 공부 하나만 파서, 나올 때에는 전문가가 된 사례를 소개합니다. 이와 바로 비교할 건 아니지만 좀 비슷한 예로, 한국에도 수감 기간 중 영어 공부만 들입다 파서는 텝스 만점 받은 사례가 있다는데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위 회장이 여기서 또 드는 다른 예는, 투르게네프의 단편 <도박>입니다. 위 회장은 아마 제목이 기억 안 났는지 "투르게네프의 어느 작품"이라고만 하는데 저도 고등학생 때 이 작품을 매우 감명깊게 읽어서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서평 중에도 종종 인용합니다ㅋ). 못난 오탈이도 도박을 참 좋아하지만 인생에 접목시키는 패턴의 방향성은 서로 극과 극이라고 봐야죠.

대학 졸업장이 과연 중요한가? 위 회장은 이 책 곳곳에서 저 칭화대 출신 가수 슈이무옌화 이야기라든가, p54에서 빌 게이츠, 잡스, 저커버그 등 모두 대졸자가 아니라면서 능력 앞에 졸업장이란 아무 소용 없다는 말까지 합니다. p194에서는 "무능자가 자기 무능을 가리는 수단이 바로 대학 졸업장"이라고까지 극언합니다(졸업장마저도 시원찮은 오탈이는 어쩌라고). 그러나 제 생각에는, 능력은 능력대로 개발하더라도 졸업장은 챙겨야 이후 사회에서 쓸데없는 일을 안 겪는다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에는 실력이 좋으니 고액과외만 하며 돈 펑펑 벌고 아무 부족한 것 없이 살다가 정작 학교로 돌아와보니 적성에도 안 맞는 전공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서(그렇다고 돈 많겠다 취업 필요도 못 느끼겠고) 졸업을 아예 포기한 케이스가 많은데, 이 역시 곤란한 겁니다.

한국에서도 요즘은 사교육 병폐를 거론하는 일이 좀 줄어들었는데, 위 회장은 "온라인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가 교육의 보편화"라고 지적합니다. 쉽게 말해서, 양질의 인강이 널리 싼 가격에 보급되다 보니 예전처럼 기회의 불균등은 그닥 심각하게 인식되지 않는다는 거죠. 여튼 위 회장은 이걸로 떼돈을 벌어 청년 창업(그 중에는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도 많을 겁니다)을 지원하는 엔젤투자가(angel investor)로까지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위 회장은 앞으로 자신의 신둥팡을 잘게 쪼개어 개별 벤처 기업으로 다 독립시키고 심지어 일부는 지분까지 다 처분하는 통큰 경영을 하겠다고 말합니다. 한국 재벌사도 일부 이런 패턴이 눈에 보이지만 이 레벨까지 가려면 멀었는데 북경대 출신 엘리트 답게 참 막힌 데 없이 호탕하다는 생각입니다.

p181에선 마윈 회장을 잠시 거론하는데 마윈은 학원 하다가 다 말아먹었지만 자신은 여기서 벌써 성공했었다며 은근 자신감을 드러내네요. ㅋ 그런데 다음에서 바로 이런 말도 합니다. "나도 마윈처럼 실패했었다면, 다른 시장으로 곧바로 옮아가서 또다시 도전하고, 마침내 성공했을 것이다." 지금 이 책을 위 회장이 쓴 취지는, 남의 돈을 지원 받으려는 청년이라면 이 정도 자질을 갖춰야 한다는 어떤 사업가상을 밝히기 위해서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단 한 마디로, 아무리 실패해도 바로 일어설 패기와 근성이 있는 "바로 위 회장 자신 같은 타입"을 원한다고 이 책 결론(bottom line)을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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