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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꼼꼼하게 리뷰를 올려주셔서 .. 
리뷰를 보아하니 책 내용도 너무나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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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핵심 정리 | My Reviews & etc 2018-08-3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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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청소년을 위한 금융·경제 핵심정리

매일경제 경제경영연구소 저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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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론과 실천 두 가지 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이론 면에서는, 앞서 적은 대로 종래의 인센티브 체계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매우 과감하고 대안적인 주장을 폅니다. 그가 들고 있는 비유는 이렇습니다. "며칠까지 마감을 준수하면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회사가 있다. 직원들은 이 인센티브를 얻기 위해 열심히 작업한다. 그런데 갑자기 마감기한을 준수하지 못할 사고가 생겼다. 이 때 a그룹은 <어쩔 수 없으니 포기하자>였고, b그룹은 <그래도 가능한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는데까지 해 보자>였다. 전자는 단지 동기부여만 되어 있었고, 후자는 몰입도가 높은 그룹이다. 동기는 일시적이고 변덕스럽지만, 몰입은 지속적이고 충성스럽다."


어떻습니까? 기존의 이론에 부분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분명 이 대목은 읽다 보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듯 신선한 충격을 받습니다. 과연 맞는 말 아닐까요? 아름답고 감동적이기까지 한 논리 전개입니다.


저자는 이런 말도 하고 있습니다. 이분은 소위 <몰입도의 전도사>라고 할 만해서, 각지에 이 주제를 가지고 강연을 다닙니다. 한 청중이 그의 강연을 듣고 나서, "와ㅡ 그거 좋네요! 우리 직원들한테도 몰입 좀 하라구 말해주세요!" 저자는 이 일을 소개한 후, "이런 식으로 직원을 몰입하게 할 수는 없다."며 불쾌한 듯 덧붙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이에요. 저 청중은 과연 저자의 열심 강연을 듣고도, 이해도가 떨어져서 그런 리액션을 보였을까요? 그보다는 "말은 좋다!" 같은, 일종의 비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죠. 동기부여는 일시적일 뿐입니다. 단물을 다 빼고 나면, 그 다음은 과감히 회사를 등질지 모릅니다. 반면 회사에 충성하는 직원은 거리에 휴지 하나 떨어진 걸 보지 못하고 자진하여 처리합니다. 그러나, 이는 어찌 보면 기술적인 실천 사항이 아닌, 도덕심 함양이나 제고의 차원이 아닐까요? 만약 그렇다면, 이는 경영 기법으로 다루기에는 조금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회사의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의 방법이 요구될 테니까요. 반면 인센티브란 회사의 여건 불문 어느 정도 공통적입니다.


몰입도 증진의 방법도 그렇습니다. 애사심을 갖는다. 인정한다, 칭찬해 준다. 다 좋죠. 하지만 이런 방법이 어디까지 효과를 유지할까요? "회장님, 말만 하지 마시고 돈을 주세요!" 나중에는 이런 직원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처음부터 몰입 경향이 낮지만 능력은 빼어난 직원이라면, 몰입 교육을 아무리 시켜 봐야 하는 척만 하고 말지 모릅니다. 이런 직원에게는 종래의 인센티브 제도를 유지하는 게 더 나을지 모릅니다.


존증은 말만으로 실현되지 않습니다. 보상에는 여전히 금전이 결부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직원 존중을 유도하고 생산성을 장려하다간, 직원이 아닌 거의 동업자 수준으로 대우를 향상해야 할지 모릅니다. 물론 좋은 일이죠. 하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사장님들이 이 방식에 선뜻 동의하고 나설까요?


저자는 고학력자답게 언어 사용에 있어 상당히 까다롭고 신중합니다. 심리학 용어인 <긍정적 강화, 부정적 강화>를 많은 사람들이 잘못 쓰고 있다고 합니다(예를 들어 84페이지, 현장에서 몰입 여건의 정의와 몰입 정의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불평). 그렇긴 합니다만, 본인이 예로 들고 있는 <엄마가 우는 아이를 안아 주는 일>이 과연 부정적 강화일까요? 안아 주는 일은 불쾌한 자극을 없앤다기 보다, 안아 준다는 유쾌한 자극을 제공하는 일입니다. 그러면 그건 긍정적 강화지요.


engagement가 이 책의 핵심 단어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는 <참여>라는 좋은 다른 뜻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 책에서 말하는 많은 경우 engagement는 <참여>의 뜻에 가깝습니다. <몰입>은 개인적인 열중만 말하는 것 같아서 부자연스럽습니다. <참여>라고 옮겼으면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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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왜 경계 밖에서 이루어지는가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8-08-3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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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혁신은 왜 경계 밖에서 이루어지는가

마크 W. 존슨 저/이진원 역
토네이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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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란 개념은 이미 지난세기 중반 석학 슘페터가 매우 정제된 형태로 이미 완성에 가까운 답을 내어놓은 바 있습니다. 슘페터의 논의는 평지돌출격으로 느닷 학계에 제시된 게 아니라, 당시까지도 사회의 기본 지형을 뒤흔들던 마르크스의 장엄한 종말론에 대한 일종의 화답으로 도출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화기애애한 화답이 아니라, 기본 품격을 지키되 상대의 기본 논지를 산산히 깨부수는 논파의 형식으로 말이지요.

21세기에 접어든 지금 대부분의 경영학자, 이름난 경영인들이 내어놓는 논의는 거의 예외 없이 "혁신"을 주제로 삼습니다. 지금 이 책 역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십 년 전부터 건강이 상당히 안 좋으시다고 들었는데 아직 사거 뉴스는 들리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교수의 논의를 주요 토픽으로 삼습니다만, 이런 거장의 논변 자체도 큰 가지에서 보면 슘페터의 스케이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아무리 치밀하고 "혁신"적인 연구를 내어놓아 봐야 거장의 오랜 성과의 틀을 결국 근본에서 극복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에 새삼 천재의 큼직한 발걸음이 얼마나 후대에까지 아득한 영향을 끼치는지 절감, 탄복하게 됩니다.

저자 마크 존슨이 특별히 이 책 여러 군데에서 크리스텐슨 교수를 크레딧하는 건, 그 자신이 바로 동 교수와 공동창업을 마친 한 컨설팅 그룹에서 여전히 공동 대표 노릇을 수행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여튼 현대의 거장 중 가장 심원한 경영 철학을, 현장의 논리와 통찰까지 가장 잘 반영하여 학계와 대중에게 전파하는(사실 크리스텐슨은 경력의 대부분을 순수 학문에만 몰입한 분이고, 대중서는 잘 출간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분을 지근거리에서 관찰하고, 개인적 교분까지 두터이 이룬 저자의 말이니만치, 크리스텐슨의 세계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이 책은 일독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대가가 아무리 쉽고 친절하게 내용을 전달해도, 예컨대 빛의 속도로 회사에서 짤린 늙수구레한 오탈이 같은 인간은, 뇌 대신 짝퉁 명품이 들어 있는 그 뇌의 극단적인 비효율, 아니 마이너스  효율 탓에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꼴에 고작 한다는 소리가 전직 모 국가대표 투수이자 모 팀 감독론인데, 오래 전에 네티즌 사이에서 저런 말이 떠돌긴 했으나 요즘은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의 수준이 너무 높아져서, 심지어 그를 비판하는 쪽에서도 금방 싫증내거나 근거 없는 한물간 타령이라고 무시당하기 일쑤입니다. 아무리 자부심 강한 모 씨라고 해도 그간(저런 이야기가 나온지 삼성 관둘 때 기준으로 십 년도 넘었죠) 팬들의 비판을 어디 귓등으로 들었겠으며, 본인 역시 커리어를 국내에서 계속 이어가려면 연구, 노력을 게을리했겠습니까? 몇 년 쉬었으니 활력 충전이라든가 종목을 보는 눈, 이론의 디테일도 그간 개선되었을 만하며, 썩어도 준치라고 그간 그처럼이나 남도 아니고 자기 팬으로부터 비판을 들었으니 장족의 발전이 있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문제가 있는 건, 깔 대상이 필요하니 계속 그 못난 상태에 머물러 주기를 바라는, 팬을 가장하고 사실은 악성의 트롤짓에 맛을 들인 찌질하고 비겁한 악플러입니다. 생전에 한 번도 변변한 자리에 머물거나 성과를 내거나 남의 칭송을 들어 본 적 없는 쓰레기가, 잘나가던 슈퍼스타가 발을 삐끗하니 그제서야 찌르가즘 느껴가며 광분하는 겁니다. 어려서부터 항상 가난에 찌들어 살았으나 망상만으로 명품 착용을 실현하고 산 정신 이상 부모의 영향을 받아 이런 토막민도 무슨 "빚을 내어서 명품을 걸친다느니" 뭐니 하는 정신 빠진 소리를 하고 사는 겁니다.

아마 이런 소리를 하면 "아 이런 기본 베이스를 깔고 위화감 느껴지는 소리를 하니 나를 다들 대단하게 보겠거니" 라고 혼자 착각에 빠지는데, 그게 아니라 다들 "웃을" 뿐입니다. 완전히 정신이 돈 놈이라고, 혹은 추녀가 "나 차갑게 보이는 거 맞지?"라고 주위에 확인을 구하는 경우에서처럼 말입니다. 가만 있으면 중간은 갈 텐데 꼭 어디서 밑바닥이 김여사 주차하다가 된통 터지는 것처럼 씨도 안 먹힐 "베이스질"을 하다가 더 나락으로 떨어지는 거죠. 사람은 나이가 들면 주제파악을 누구나 하게 마련인데, 이 한심한 종자는 그 늙은 꼬락서니를 하고서도 여전히 인지부조화의 틀에 갇혀 삽니다. 가난한 건 이해를 하는데 사람이 실성했다는 소린 듣지 말아야죠.

왕년에 잘나가던 슈퍼스타를 까는 건 참 쉬운데, 부자 망해도 삼 년은 간다고 그 사람은 여전히 어디에서 자리가 들어올 뿐 아니라, 생애 처음으로 박수 갈채 대신 야유란 걸 들어봤으니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가려고 노력이라도 한다는 사실입니다. 허나 도시 빈민 출신 실업자(학벌도 실력도 아무것도 없이 책이라고 그저 평생 읽은 게 초딩들도 다 읽는 하루키뿐입니다. 하루키가 기분 나빠할 일이죠)는 지금까지도 노는 신세입니다. 하는 일이 있다면 신상에 대해 아무도 안 믿을 "독서모임" 타령뿐인데 뭔 놈의 직장이 일은 안 하고 줄창 독서만 하는 신의 직장인가 봅니다. 신의 직장은 고사하고 개의 직장에서도 이런 인간은 축출당합니다. 이런 사람도 "어떤 경계"를 넘어봤다면서도 또 있지도 않은 짝퉁 명품을 망상 속에서 자동 치환하여 헛소리를 떠드는데, 글쎄요, 대소변 가리던 시점이 간신히 기억이 날지 말지는 모르나, 그 외에 어떤 경계를 중딩(대소변 겨우 가린 시점ㅋ) 이후로 넘어봤겠습니까? 요런 말을 끝에 하나 삽입하면 앞에서 떠든 낙오자나 입에 올릴 법한 헛소리를 통해 자신의 정체가 들통나니 싸구려 잔머리를 굴려 페이크 베이스를 까는 건데, 이게 씨도 안 먹힐 코미디라는 걸 또 누가 모르겠습니까? 이러니 놈을 쫓아낸 회사에서 얼마나 놈을 두고두고 비웃을지 눈앞에 선히 그림이 그려질 겁니다. 오로지 놈만 이런 사정을 모릅니다.

혁신가는 기존의 모든 판도를 바꿉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혁신가라 부르며 그 의지를 본받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화이트 스페이스에 진출하지 않기로 한다는 건 어떤 CEO에게도 용납될 수 없는 선택이다." 마찬가지로, 어떤 오탈 실업자도 화이트 스페이스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없습니다. 혁신이라는 개념만큼 낙오자의 생리와 기질에 거슬리는 게 없기 때문이죠. 당신의 한계를 돌파하고 싶으십니까? 크리스텐슨의 영원한 지기였던 저자의 이 책을 읽어 보십시오. "혁신"은 벌써 당신의 혈관을 흐르는 생체 좌우명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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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은 경쟁하지 않는다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8-08-29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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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성공은 경쟁하지 않는다

조철선 저
전략시티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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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자본주의 경제 원리의 핵심 중 하나가 "경쟁"이라고 지적합니다. 물건을 파는 측이건, 사려 드는 측이건 간에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에서 최대한 낮은(높은) 가격을 부르기 때문에, 어느새 가격은 모두의 후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점에서 형성이 되고 자원 배분도 최대 효율을 달성한다는 뜻에서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뛰어들어 보면, 힘은 힘대로 들고 성과는 나지 않고, 그저 죽을 맛일 뿐입니다. 이런 걸 두고 "레드 오션"이라고 이미 많은 경영학자들이 개념 규정도 해 두었습니다. 경쟁이 있어야 자본주의가 생명력을 잃지 않고 운용되는데, 막상 경쟁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다 죽을 판이라는 건 지독한 역설입니다.

저자는 "한 번의 경쟁으로 일정한 성과를 차지할 수 있다면 경쟁은 최상의 결과를 낳으나, 과정이 끝도 없는 경쟁 자체로만 이어진다면 아무도 승자가 될 수 없으니 누가 노력을 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피터의 법칙도 소개되는데, "유능하다고 계속 승진시키면 결국 감당 못할 자리에까지 올라가게 되니 최상위 직급은 무능한 자들로만 채워진다"는 뜻입니다. 사실 이 말은 논리 구조에 모순도 있고 농담에 가까운 뉘앙스입니다만, 조직의 최상위 관리직에 오른 이들 중 상당수가 생각 밖으로 무능한 위인됨이라거나, 지식도 없고 그저 눈치만 살피는 졸렬한 스타일이란 사실은, 우리가 그리 드물지 않게 접하기도 합니다. 

요즘 나오는 경영서들은 상당수가 "당신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최대한 존중해 주라"는 주문을 합니다. 조직 내 언어폭력, 성차별을 엄금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도 어찌 보면 다 이런 트렌드의 반영인데, 경쟁을 통해 성과를 조장하는 것보다, 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짜 동기가 발휘되어 양질의 제품, 서비스가 생산되는 편이 훨씬 낫다는 공감대가 이미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일할 맛을 느껴 가며 일하는 직원"들로 회사가 채워져야 그 회사가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게 역설이라면 역설입니다. 저자는 "적절한 경쟁(과당경쟁은 말할 것도 없고)은 내적 동기보다 못하다"는 말로 이 이치를 요약합니다.

경쟁에서의 승리를 꼭 외적인 보상과 연결시킬 필요가 없고, 플레이어의 내적인 자긍심 충족으로 남는다면 이 역시 내적인 동기 강화 아닐까 하는 반론(p83)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일반적으로는 내적 동기로 연결되지 않고 스트레스로 남을 뿐"이란 결론을 내립니다. 물론 이 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도 있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볼 필요도 있겠습니다. 특히 저자는 올림픽 대회 등에서, "은메달"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푹 떨구는 선수들을 지적하며 "이건 아니지 않냐?"고 일침을 놓습니다. 1등 아니면 다 무의미하다는 성적 지상주의의 풍조가 이런 안타까운 모습을 낳았다면서 말입니다. 요즘 아시안게임도 진행되는 시즌인데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무모한 경쟁은 비정상적인 투기 열풍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경쟁이 다른 외적인 목표를 위해 열심히 벌어지는 게 아니라 오로지 경쟁 자체를 위한 경쟁에 지나지 않는다면, 이런 사회에서는 투기 역시 수익을 얻기 위한 투기, 투자가 아니라 그저 남이 하니 나도 한다는 식의 부화뇌동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자는 특히 최근의 비트코인 과열양상을 두고, "... 물론 블록체인 기술의 장래성을 무시하는 건 아니나, 5년 동안에 2만 배가 상승하는 움직임이 어디 정상이겠는가?"라고 반문합니다. 냉정하게 봐도 외국 시장에 비해 한국의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건 팩트에 가깝습니다. 

유명한 하버드 대 맥스 베이저만 교수의 실험은, 20달러 지폐의 경매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여러 번 실행하던 중) 어떤 게임에서는 20달러 지폐(그저 평범한 법정 화폐일 뿐인)가 204달러에 낙찰되었는데, 2등 가격을 부른 입찰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룰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합니다. 사실 이는 게임 참여자들 간의 이성적인 협업(암묵적인 것 포함)을 통해 이론상의 균형(앞을 내다보는 추론)을 도출할 수 있는데, 여튼 결론은 "경쟁하다가 다 죽는다"인 점은 변함 없습니다.

(축구) 프리미어 리그는 경쟁의 장일까요, 아니면 상생을 위한 협력이 낄 여지가 있는 영역일까요? 수익금은 비교적(완전은 아니고) 팀 사이에 균등하게 나눔으로써 하위팀도 다음 해 전력향상에 투자할 여지를 챙깁니다. 하위팀이 신경 써야 할 사항은, 너무 성적이 낮게 나와 2부 리그로 강등되는 위험 뿐입니다. 이뿐 아니라 만약 일류 선수를 놓고 제한 없이 몸값을 부르는 식으로 입찰이 이뤄진다면 리그 전체가 붕괴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프로 스포츠는 신인 영입에 있어 드래프트 제를 취합니다. 이 역시, 과도한 경쟁이 부르는 폐해를 방증하는 예입니다.

아웃사이더라고 하면 낙오자, 괴퍅한 성격 등 부정적 이미지만 떠오르는 게 사실입니다(p135). 그러나 현재는 이런 아웃사이더들의 반란으로 새로운 경제 영역이 창출되는 게 사실이며, (수가 드물긴 하겠으나) 어떤 아웃사이더들은 경쟁 없이 자신이 창조해낸 필드에서 마음껏 제 역량을 발휘하여 일인 독식의 양상을 이룹니다. 이러한 예로는 스티브 잡스, 다이슨의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 조앤 K 롤링 등을 꼽습니다. 물론 아웃사이더라고 해서 최소한의 창의성이나 지식, 전문 분야를 갖춘 후에야 그게 성공할 여지가 있는 아웃사이더이지, 오래 전에 한물간 낡아빠진 남의 구절만 몇 개 외워놓았다가 경우에 맞지도 않는 데에 써먹는 흉내쟁이는 그저 쓰레기 같은 낙오자에 불과합니다. 

이 책에서는 제임스 다이슨의 좋은 예를 드는데, 그는 본디 전기기술자가 아니라 사용자의 사용편익에 우선 관심을 둔 "일개" 디자이너에 불과했다는 식입니다. 그러나 디자이너라고한들, 아무 창의성이나 영감 없이 그저 돈지X이나 하고 남들한테 과시하기 위해 컬렉션이나 쓸데없이 방안에 쌓아놓는, 일종의 부적응 오타쿠를 놓고 이런 범주에 넣지는 않습니다. 뭐 파격적인 주장을 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남들이 관심 쏟는 분야에 일시적으로 부화뇌동하다 트렌드가 바뀌면 까맣게 잊고 몇 달 후엔 정반대의 정치적 주장을 일삼는, 그저 뇌 없는 관종에 불과한 인간을 제임스 다이슨의 범주에 넣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재미가 없는 게 아니라 뇌가 없는 겁니다. 이런 놈들이 꼭 일이 잘못되면 여자한테 비겁하게 책임을 떠넘기던데, 어디 누가 더 잘못한 건지 가려 보면 알겠지요^^ 아웃사이더는 자발적으로 자기 이상을 키우기 위해 그리 된 거지만, 부적응 왕따는 남들 사이에 끼려고 열심히 개발에 땀나듯 뛰는데도 그모양인, 진퉁 부적응자이므로 혼동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특히나 이런 사람들은, 겉으로는 개성적인 척해도(그래서 남들보다 일시 뒤처졌다는 식으로 핑계 마련) 실상을 알고 보면 아주 졸렬하게 남 뒤나 쫓아가며 과장된 반응을 일삼는, 배짱이나 독창성이라고는 쥐뿔도 없는 3류에 지나지 않습니다. 멀쩡히 답이 B인데도 일부러 오답인 C를 다중에게 말하게 하곤, 실제로 답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실험하니 다들 생각 없이 C를 고르더라는, 이른바 "애쉬 효과(p199)"에 아주 전형적으로 해당하는 케이스입니다. 일시적으로 이런 사람들도 우연히 운 좋게 유리한 흐름을 탈 수 있으나, 무모하고 근본 없이 마구 판을 벌이는 습성 때문에 결국은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그 사실(사실은 자신이 무능함)을 잊기 위해 계속 무리수를 두는데, 지금도 그렇고 가까운 장래에 그 응보를 맞습니다.

책의 결론은 "그래도 자신의 길을 가라"인데, 물론 맞는 말입니다. 남들 다 뛰어든 경쟁의 장에서 건지면 뭘 얼마나 건지겠습니까? 그럴 바엔 차라리 과감히, 남들 안 해 본 필드에서 새 씨를 뿌리고 밭을 일구는 게 현명한 선택입니다. 그러나 그저 과단성, 무모함만 가지고 절로 블루 오션이 이뤄지는 건 아닙니다. 싸구려 저질 문화의 홍수 속에서 과연 얼마나 소신을 갖고 자신의 영감과 창의성을 계발해 왔는지, 적어도 자신에게는 정직하게 살아 온 정신이라야 이 책에서 거론하는 혁신과 성과의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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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재판 - 권영법 | My Reviews & etc 2018-08-2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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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공정한 재판

권영법 저
세창출판사 | 201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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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을 받을 권리"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보장되는 기본권입니다. 재판을 받긴 받되, 경찰력에 의해 구금된 채로 기약도 없이 무한정 지연된다면 설령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소중한 시간을 창살 뒤에서 허비한 후일 뿐입니다.(본래 결백했으나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하다, 나중에서야 재심 청구 등으로 신원이 된 경우 등은 아예 논외로 하고라도) 그래서 우리 헌법(형사소송법 이전에)은 27조 4항에서 이미 이런 법적 근거를 마련합니다.

자신을 잡아 가둔 경찰관이나 검사, 혹은 삼권 분립이 이뤄지지 않은 체제의 행정 관리, 혹은 막연한 여론 따위가 아니라, 정식으로 훈련을 받고 적절한 소양, 자격을 갖춘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 역시 국민의 기본권 중 하나로 보장됩니다. 한편 그를 기소하는 소송당사자도, 역시 무슨 흥분한 다중이라든가 경찰관 등이 아니라, 이른바 "공익의 대변자"인 법률 전문가인 검사입니다. 물론 미국 같은 경우 기소에 앞서 대배심(시민으로 구성된)이 열립니다만 이 과정에서 검사가 주도적 역할을 하는 건 같습니다.

얼마 전 성범죄 사건에 한해서 "피고인이 자신이 무죄라는 입증 책임을 지게 하자"라는 어떤 경찰 출신 변호사의 주장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법치국가에서 어떤 피의자, 피고인의 혐의라도 그 범죄 사실은 검사(국가)가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큰 위험의 소지가 있습니다. 민사소송에서 공해의 피해 같은 건 피해자가 아닌 회사, 공장 등에게 입증 책임을 지우는(전환하는) 경우가 예외적으로 있긴 합니다만 엄연히 형사 소송과 민사 소송 절차란 그 본질이 다릅니다. 성범죄라 해도 얼마든지 국가 권력 등에 악용되어 반대 세력을 매장시키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법원은 설사 아무리 극악무도한 범죄사실을 인지했다 하더라도, 검사의 정당한 기소를 거친 사건에 한해서만 심리한 후 판결을 내릴 수 있습니다. 법원은 결코 주도적으로 피의자를 문초할 수 없으며, 죄상을 밝혀내는 일은 어디까지나 검사에게 맡겨야 합니다. 법관이 검사의 역할을 겸하는 재판은 원칙적으로 무효이며, 마치 전근대 마녀사냥이나 종교 재판 따위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법관이 검사를 겸해서는 안 된다는 말은, 검사가 법관을 겸해서 안 된다는 말과도 서로 통합니다.

법원이 검사의 위치에서 피의자를 문초하는 방식을 "규문주의"라고 하는데, 이런 시스템이라면 피의자에게는 "방어권" 따위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그저 법관의 자비나 현명함에만 기대어, 억울한 피의자가 그 누명을 벗을 뿐입니다. 보물선의 허황된 꿈에 눈이 멀어 범죄자들의 수족 노릇을 한 잡법은 이런 체제 하에서라면 이미 치도곤을 맞고 목숨을 잃었을 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형사소송법은 "증거재판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데, 요즘 영장실질 심사나 본안재판에서 "합리적 의심" 운운하는 건 다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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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스튜어트 최신 미적분학 - 제임스 스튜어트 | My Reviews & etc 2018-08-2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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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최신 미적분학

제임스 스튜어트 저/수학교재편찬위원회 역
경문사 | 201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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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국 학부생 대부분이 입문서로 삼을 만큼 정평이 난 교재입니다. 수학 전문 출판사인 경문사에서 이렇게 번역서도 내었지만, 사실 그 훨씬 이전부터 한국 대학가에서도 당연하다는 듯 원서를 교과서로 삼고 공부했죠. 물리학도 아니고 수학인 만큼 사실 영어 실력은 큰 필요가 없으며, 어디까지나 수학적 센스가 있고 없고에 관건이 놓였을 뿐입니다.

서문을 보면 재미있는 구절이 있습니다. " ... 어떤 학생들은 숙제로 주어진 연습문제를 먼저 풀려고 하다가 막히는 경우에만 본문 내용을 읽으려고 한다...." 이건 이유가 있죠. 대개 명문대의 수학, 혹은 자연과학이나 공학 관련 학과에 진학한 학생들은, 이 책에서 다루는 개념 정도는 고교 과정에서 일찌감치 다 마스터했기에, 또 뭘 번거롭게 일일이 본문을 들여다 볼 생각을 먹지 않는 게 보통이기 때문입니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도 마찬가지라서, 이런 책은 그냥 예쁜 팬시상품처럼 책꽂이에 꽂아 놓을뿐 누가 대학생까지 되어서 이런 기초적인 새삼 복습을 하러 들겠나 하는, 약간의 자만과 허세가 다들 마음 속에 끼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처럼 수학 베이스를 높게 요구하고 다들 난다긴다 하는 고수들이 즐비한 나라에선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제책진에서도 역시 이런 풍조를 아셨는지(원서는 역시 미국 대학 교재 전문 출판사인 톰슨입니다- 이름이 잠시 생각 안 나 책장을 보고 왔네요), "... 그렇지 않다. 수학은 역시 개념의 탄탄한 정립이 최우선 과제이며, 많은 경우 개념만 제대로 잡히고 나서는 해결 못 할 문제가 없다. 못 푸는 문제는 결국 개념이 부실하게 정리된 탓이 가장 크다."며, 본문을 꼼꼼히 읽고 선명하게 개념을 다질 것을 권합니다.

수학실력이 빼어난 영재들은 대개 그 머리에 개념을 꼼꼼히 담아 두고, 식사할 때나 잠결에나 머리 속에 계속 이리저리 굴리면서 그 의미를 탐구합니다. 이러니 어려운 문제를 만나도, 어 평소에 내가 생각하던 게 나왔네? 라며 반가워하거나, 아니 이건 (평소에 그토록 생각을 많이 하던) 나도 미처 못 생각한 건데 어디 한번 붙어 보자 라며 호기심과 도전정신을 불태우는 것입니다. 반면 수학 실력이 크게 부족한 오탈이는, 그저 필요 최소한도로 구색만 갖추고 딴짓을 하자는 망상에만 사로잡혀, 공부가 안 되고 머리가 이해를 못 했는데도 "했다고치고 넘어가자."라는 자기기만에만 몰두하니 가뜩이나 나쁜 머리가 더더욱 오작동을 하다 알량한 직장마저 잃고 마는 것입니다.

"점근선"이란 개념은 사실 초등학교에서도 배웁니다. x와 y가 반비례 관계를 이루는 쌍곡선은, 무한히 x축과 y축에 접근(接近)하지만 결코 만나지는 않습니다. 이런 선을 두고 점근(漸近)선이라 부릅니다. 점근선은 저처럼 가장 기초적인 분수함수 그래프에도 나오고, 로그함수에서도, 또 그의 역함수인 지수함수에도 나옵니다. 이런 초월(transcendental)함수는 물론, 갖가지 형태의 무리함수, 분수함수에도 등장하는 게 점근선이죠. 우리는 무한(infinite)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구성할 수 없기에 아예 없는 셈치자는 무리한 추론에까지 다다르기도 하지만, 지금 평면좌표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엄연히 물리계에서 그 흔적 일부를 목격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정체가 드러난다면, 과연 "0으로 나누는 것"의 진정한 뜻이 뭔지도 어렴풋이나마 추적할 수 있을까요? 이런 즐거운 상상, 영감(inspiration)을 부르는 게 바로 이 책의 본문 그 품격이고, 흉칙한 낙오 범죄자 따위나 품음직한 보물선의 망상 따위가 함부로 설 자리가 없는 논리와 법칙의 낙원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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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마지막 날들 | My Reviews & etc 2018-08-2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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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밤의 마지막 날들

그레이엄 무어 저/강주헌 역
교보문고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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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제 전반에 몰아치는 메가트렌드를 일러 "4차 산업혁명"이라고들 합니다. 그럼 앞서 1~3차의 파고도 이미 지나갔다는 뜻인데, 그 중 "2차"의 거대 물결을 특징짓는 요소는 바로 "전기의 발명(과 철도의 건설)"입니다. 예전 분들은 어린 시절 발명가나 과학자가 되어야 한다며 이 분야의 많은 위인전기를 (강제로) 읽은 기억이 있을 만한데, 강제건 자발이건 위대한 사람의 생을 반추, 공부하는 체험 자체는 나쁠 게 하나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어렸을 적 오리의 알을 품어 부화시키려 든" 토마스 앨버 에디슨이야말로 아동용 전기의 쳄피언격 소재였습니다. 하도 많이 읽어서 "앨버"라는 다소 드문 그 미들네임까지 덩달아 유명해질 정도입니다.

헌데 이 토머스 에디슨, 즉 불요불굴의 발명의지를 갖고 인류의 일상에 장애가 되어 온 모든 불편을 걷어내려, 수천 수만 번의 실험과 실패와 시행착오를 마다하지 않았던 거인 역시, 그 인격에 어두운 면까지 함께 갖춘 영혼이었습니다. 위인전에는 그의 가정이 그저 평범한 농가 정도로 묘사되었으나 사실 먼 내력을 파고들어가면 꽤 이른 시기에 식민 아메리카에 터잡은 명문가 출신인 그는, 천재가 흔히 그렇듯 아랫사람의 실수에 너그럽지 못하고 경쟁 상대를 파멸시키려 집요히 시도하는 등 타의 모범이 되기에 결격인 점도 많았습니다. 이 소설은 그런 토머스 에디슨의 생을 소재로, 예나 지금이나 섬뜩할 만큼 승부욕을 불태우는 의지, 살인적인 두뇌 싸움이 펼쳐지는 장(場)인 법정을 무대로, 한 초보 변호사가 가망 없어 보이는 의뢰인을 돕는 사연을 담았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감독한 영화 <프레스티지>를 보면, 두 직업 마술사가 자존심과 명예를 걸고(돈은 두 사람 모두에게 결국 의미가 없어집니다) 벌이는 일생의 대결, 혹은 그레이트 게임이 묘사됩니다. 말 그대로 그레이트 게임이라 이 미친 대결 과정에서 한 사람은 다리 한쪽을 못 쓰는 불구가 되고 한 사람은 감옥에 갇혀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죠. 그런데 이 무익한, 아무 소용 없을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한 사람은 지상 최고의 전기 공학자(를 넘어 거의 마법사에 가까운 아우라)인 니콜라 테슬라를 찾아갑니다. 돈은 얼마든지 줄 수 있으니 "순간 이동 기계"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청부)인데, 직업 오락인 마술이 "과학, 기술"을 넘어 아예 "마법"의 영역으로 접어드는 순간이라고 해야겠죠. 여튼 이 니콜라 테슬라 역은 2년 전에 타계한 글램락의 창시자인 가수 데이빗 보위가 맡았는데, 연기가 과연 좋았는지는 의문이나 여튼 뭔가 수수께끼 같은 분위기만큼은 잘 자아내었더랬습니다.

니콜라 테슬라는 발칸 반도에서 이주해 온 당대 이민자 출신이고, 마치 저 먼 러시아(같은 슬라브 족)의 드미트리 멘델레예프처럼이나 괴이할 만큼의 천재성을 지닌 기인이었습니다. 이런 사람이 (2차) 산업혁명 파고 한복판에서 산업계에 몸 담으며 그처럼이나 많은 업적을 내고, 실력이 아닌 "정치"에서 밀려 은둔자 신세가 되었기에 그의 삶을 둘러싸고 온갖 설왕설래가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죽고 나서 그의 연구 업적이나 원고를 미국 정부에서 나와 다 쓸어갔다는둥, 그의 이론대로 시도해 보다 정말 (자기장의 이상 작용으로) 순간이동이 일어나 수병(水兵)들의 신체가 철제 기둥에 떡처럼 들러붙었다는 둥 온갖 확인 안 된 루머가 다 나돌았습니다. 대개 천재는 남들이 A, B, C 를 하나하나 밟아나갈 때 혼자서 Z, 아니 아득한 외계의 표징으로 도약하는 정신이므로, 그가 정말 근거가 있어서 내뱉은 예언인지 아니면 그 광활한 정신 세계에 떠돌던 수많은 영감 중 하나인지는 앞으로 억겁의 세월이 흘러도 과연 판명이 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미국 대중문학 장르가 가장 멋지게 발전시킨 장르가 바로 법정물입니다. 한국은 그저 판사 개인의 편견이나 정치적 동기, 여론몰이에 의해 결과가 좌우되는 수가 많지만, 미국 법정은 심지어 18세기 것을 읽어봐도 바늘 하나 꽂을 틈 없는 치밀한 논리의 대결이 펼쳐지며, 판사의 판결 역시 솔로몬의 재림 같은 현명한 진리의 재확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재판은 어쩌면 미국인들에게 있어 일상의 스포츠와도 같이 친숙하며, 개인 간의 분쟁이 이처럼 치밀하고도 합당한 절차를 통해 해결되는 나라이기에 오늘날과 같은 선진 시스템을 마련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나라, 이런 풍조에서라면 허황된 보물선 사기나 바라보며 저질 범죄에 가담하는 자폐증 환자 따위가 설 땅이 없는 게 당연합니다.

다들 아는 것처럼 미국의 국가 표준 방식을 둘러싸고 직류냐 교류냐 하는 싸움으로 한때 온 나라가 시끄러웠습니다. 에디슨 측은 직류를 내세우며, 교류는 자칫하면 큰 사고를 부를 수 있다고 야비한 선전을 했지만 결국 진리가 이기는 법이라서 당시의 미국, 또 대부분의 문명 국가는 (니콜라 테슬라 등이 옹호했던) 교류 방식을 채택하여 오늘에 이릅니다. 아동용 위인전에서는 이 점(억지로 우기다 패배한 에디슨의 망신)을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혼란스럽지 않게 전달할 수 있을지 하는 고민 끝에 여러 무리수를 두기도 합니다만, 오히려 이 소설에서는 (미국 대중 문학이 가장 찬란하게 발전시킨) 법정물, 또 이 장르가 가장 애정하는 "세상 물정 모르고 정의감에만 불타는" 신참 변호사를 등장시켜, 더운 여름 청량제가 필요한 우리 독자들을 즐겁게 해 줍    니다. 그 신비한 베일을 아마도 영원히 벗지 않을 테슬라라는 소재와 함께, 우리 독자를 들었다놨다 하는 빼어난 스토리텔링으로 본전은 충분히 뽑은 멋진 읽을거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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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탐정 | My Reviews & etc 2018-08-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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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단어 탐정

존 심프슨 저/정지현 역
지식너머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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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라는 신비한 종(種)의 실체를 알아내려면 오직 지구상에서 이 동물만이 부지런히 생성하고 발화하며 소비하는 "언어"의 정체를 집요히 추적하는 게 그 지름길일 수 있습니다.

"단어 탐정"이란 말이 다소 생소할 수 있습니다만 영어로 word detective라고 부르면 비교적 그 뜻이 분명히 다가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한국어의 먼 어원이 궁금해질 때 국립국어원 등 여러 사이트를 들어가 보고, 관련 논문도 찾아보곤 합니다만 시원한 답을 얻을 수 없을 때가 많았습니다. 예컨대 접미사 "~님"의 경우, 혹시 중국어 닌(您. 중국어에서 "[높임의] 당신"이란 뜻이며, 한국식 한자 발음으로는 니, 임 등으로 읽습니다)과 어떤 관계가 있을지 궁금했으나, 아무 답을 얻을 수 없었고 그런 쪽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해당 전공자, 종사자 중에서도 없는 듯했습니다. "누리집, 누리꾼" 같은 억지스러운 순화어 고안 같은 것보다, 우리말의 참된 뿌리, 기원을 캐고 들어가는 데 더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일 듯한데도 말입니다. "며칠/몇일"의 논쟁 역시, 가장 오래된 표기 기록인 용비어천가의 태도가 분명치 않아 결국 이 사람은 이 말, 저 사람은 저 말 하는 식으로 흐지부지되고 마는 게 안타까운 실태이듯, 무엇보다 남아 있는 기록 자체가 미비하다는 우리 특유의 제약, 한계를 감안해도 학계의 이런 미온적인(혹은 무능한) 태도는 여전히 뭔가 아쉽습니다.

반면, 영미권의 현황을 두고 가장 부러운 건, 그 형태가 알쏭달쏭한 단어를 두고 어원을 캐고 들어가면, 일반인도 그 결론을 바로 편하게 열람할 수 있게 학자들의 연구 성과가 일목요연히 정리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논문 검색, 접근이 어려운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아예 연구의 공백지대, 불모지대가 너무도 많습니다. 물론 영미권의 저작, 성과를 들춰 봐도 "정답"이 그대로 제시된 건 아닙니다. 여전히 학자들 간에 논쟁이 치열하고, 십 년 전에 정설로 여겨지던 것이 그 반대증거가 구성되는 바람에 흔적도 없이 논파, 폐기처분되기도 합니다. 천박한 유행을 따르는 게 아니라, 살인적으로 치열한 논쟁과 갑론을박을 거쳐 "현 시점에서 가장 진리에 가까운 답"이 일반 대중에게 게시되는 겁니다. 물론 대안이 복수이면 그 모두가 공평하게 알려지는데, 학자 개인의 공명심이나 정치적 동기보다 진리에 다가서려는 한없이 공평하고 올곧은 마음이 우선하기에 이런 장관이 펼쳐지는 게 가능합니다.

이 책의 저자 존 심프슨은, 바로 옥스퍼드 영어 사전 편집장을 역임한 분입니다. 개인적으로 그토록 궁금했던 사항들, 지적 호기심 해소의 상당 부분을 바로 이분께 빚지고 있었다는 점을 알면서 너무도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 나갔습니다. 기대치를 높이고 읽으면 필연적으로 많은 대목에서 실망할 수밖에 없는데, 이 책은 오히려 정반대로, "당신은 여태 더 많은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더 많은 의문을 품었어야 옳았다"고 깨우치기나 하듯, 공부가 덜 되고 사려가 부족한 독자를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책의 논의 중 상당한 대목은 영어, 혹은 언어학 자체에 그닥 관심이 없던 독자에게 좀 어렵게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그런 독자를 배려한 듯, 저자께서는 근 몇 년 사이 뜨거운 이슈로 대두했던 "동성 결혼" 논쟁을 다분히 염두에 두고 marriage라는 영단어에 대한 사연을 자세히, 자상하게 풀어 줍니다. 이 이슈는 우리하고도 그리 먼 거리를 둔 사정이 아닌데, 2018년 1월 제7판을 발간한 이와나미서점(일본을 대표할 만한 출판사입니다)의 広辞苑 일본어사전이, LGBT라는 항목에서 다소의 편견이 비춰질 만한 설명을 하자, 사용자들 중 일각에서 이에 항의를 하고 들었으며, 출판사에서도 이의 정정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입장을 밝힌 일이 있었습니다. 교양 있는 일반인 중에서도 이런 사전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은데, 여기 인터넷 서점에도 해당 사전의 제7판에 대해 자세한 리뷰를 올린 분이 있습니다. 링크는 하지 않겠으나 廣辭苑 7판 상품 페이지로 가 보시든지, "스오 오시마, 고지엔, 코지엔, 광사원" 등의 키워드로 검색해 보시면 그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전쟁이란 비극은 역설적이게도 많은 실용적, 혹은 실존적 통찰과 지혜를 이끌어내는 온상,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영어도 전쟁 관련한 신조어, 표현 등을 여럿 보유한 언어인데, 책에서는 "thin red line"을 그 한 예로 듭니다. 이 어구는 아마 테렌스 맬릭 감독, 조지 클루니, 존 쿠색, 닉 놀티, 우디 해럴슨, 존 트라볼타, 숀 펜, 에이드리언 브로디, (나중에 그리스도 역을 맡아 유명해진) 짐 카비젤 등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여 유명한, 1998년의 대형 흥행작 때문에 한국인들도 잘 알 듯합니다. 당시 거의 모든 영화 잡지에서, 이 기묘한 어구가 무슨 뜻이며 어떤 어원(사연)을 지녔는지 열심히 설명했었거든요. 이제 저는 "그 모든 궁금했던 의문을 처음에 풀어 주신 분"이 누구였는지 이 책을 읽고서 알게 되었습니다.

언어학은 결코 가치 중립적인 학문이 아닙니다. 모든 학문은 그렇게 되고 싶어하거나, 적어도 대외적으로 그런 태도를 표방하여 권위를 얻길 원합니다. 하지만 저 위의 "marriage" 항목에서 보았듯, 어떤 개념, 어떤 단어도 그 안에 중화, 무미건조, 중립, 공평함, 보편 타당성을 온전히 구현할 수 없습니다. 온화하고 자상하며 가능한 한 많은 이들에게 동의와 수긍을 얻고 싶어하는 저자(책을 읽으면서 그런 자상한 성품, 인품이 느껴졌습니다)께서는 자신이 몸 담은 분야의 이런 난점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 아마도 이 책(아니면, 이보다 훨씬 전, 자신이 큰 공헌을 남긴 옥스퍼드 사전)을 읽으며(이용하며) 뜻하지 않은 당혹감이나 불편함을 느꼈을(느끼고 있을) 이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한다는 듯, 조곤조곤 "단어 탐정의 때로는 유쾌하지 못할 직분"에 대해 들려 주고 있습니다.

영어에는 이상하게도, 무슨 말인지 감을 잡기 어렵거나(non native의 관점으로 - 따라서 이건 이미 이상한 게 아니며 정상입니다), 더 나아가 영어의 감각, 관점에서 이상한 말들이 꽤 됩니다. 이 책에서는 p193에서 word of mouth를 그 예로 드는데, 이 표현이 영어 원어민, 아니 세계 최고의 영어 전문가의 관점에서도 "확실히 이상하다"는 걸 (고맙게도)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라틴어 성구 verbum oris를 직역해서 그렇다는군요. 라틴어 verbum은 영어의 word, 혹은 (동사라는 뜻의) verb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주로 문서에 적어 넣는 격식 있는 단어, 구절을 뜻하는데, 한국어의 "시쳇말" 정도와 대조하면 좋을 듯합니다. 다시 말해 verbum이란 본디 os(소유격인 oris의 원형입니다)와 연이 좀 멀다는 점잖은(혹은 젠체하는) 뉘앙스입니다. os는 명사 중에서도 제3유형 변화를 하는 명사이므로 소유격이 저런 꼴입니다.

p304에 보면, 우리(영어 원어민뿐 아니라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우리 한국인들도 포함해야 한다고 봅니다)에게 아주 익숙한 모양이면서도 그 뜻이 전혀 이상하게 정해진 예를 듭니다. bugbear은 누구라도 그 뜻을 알지만, 왜 그런 뜻이 되었는지는 또 아무도 모르는 묘한 단어입니다. 벌레와 곰은 근심과 골칫거리를 우리에게 안겨다 주는 존재라서일까요? 우리말도 그렇지만, 어휘는 세월이 지나면서 원 모습을 잃고 기존에 있던 다른 단어와 혼동되어 형태를 바꾸기도 합니다. 이때 이른바 "민간어원설"이 끼어들기도 하는데, 우리말에서는 "황소, 소나기" 같은 게 그 좋은 예입니다. 이 책에는 안 나옵니다만 독자로서 제가 다른 예를 들자면, blue moon이 왜 한 달(양력 기준)에 두 번 뜨는 보름달인지 저 모습만 봐선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유럽의 천년 고도 이스탄불은 원래 비잔티움, 콘스탄티노플 등으로 불렸으나 오스만 제국에 정복당한 후 "이슬람"을 수용하며(?) 그리 이름이 바뀌었다고 잘못 여기는 이들도 많은데, 실제로 현지인들 중에서도 이런 오해가 꽤 널리 퍼졌다고 합니다. 사정을 알고 보면 철저한 그리스어 어원(이슬람이란 종교가 창시되기 수백 년도 전에 자리잡힌)일 뿐입니다.

옥스퍼드와 맹렬한 경쟁을 펼치는 여러 유수의 다른 사전 메이커 중 하나인 맥밀란社에서 2001년경에 그 실무자들을 방한시킨 적 있습니다(판촉 등 여러 이유). 이때 어느 기자가 "박사님은 그 사전에 나온 단어 중 얼마 정도나 암기하고 계신가요?" 라는 질문을 던졌다던데, 사실 이런 태도는 톰 크루즈 방한시 "실제로 보니 키가 참 작네요?" 같은 언사만큼이나 부적절하고 무례합니다. 이 책의 저자 존 심프슨 역시, 혹 TEPS 같은 공인 어학 시험이라도 치면 아마 한국인 고수보다도 점수가 낮을지 모릅니다(라고 말은 하지만 말이 그렇다는 거고 아마 최상위권에 드실 겁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이런 분의 위대함(혹은 이분이 제작에 기여한 그 사전의 위대함)은, 그런 기술적인 잔재주에 좌우되는 게 아닙니다. 탐정(지저분한 사생활 추적자가 아니라 고전에 나오는 진짜 탐정)이 꼬이고 꼬인 진상을 마침내 발견해 내어 정의(justice)를 회복하듯, 이런 언어학자들도 오리무중인 어휘의 지난 내력을 바르게 추적하여 그 정의(definition)을 우리 언중에게, 기술적(descriptive)으로, 또 규범적(normative)으로 표준적인 화법, 문법을 가르쳐 주는 겁니다. 스승 중의 스승은 이런 분을 두고 이름이 아닐지요.우리가 우리 존재의 먼 근원을 알려면, 무엇보다 인간 고유의 특질을 강하게 구성하는(노엄 촘스키의 주장입니다) 언어에의 이해가 필수라는 이유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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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재무제표 사용설명서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8-08-2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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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 권으로 끝내는 재무제표 사용설명서

홍성수,김성민 공저
새로운제안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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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느 직장이든 업무 강도가 높아져서 소속 부서가 어디이든 기본적인 회계 지식을 갖추어야만 적응에 무리가 없습니다. 한 십오년 전만 해도 CPA의 전유 지식 정도로나 여겨졌던 회계 분야를, 지금은 당연하다는 듯 유관 사항으로 기본 베이스를 깔고 들어가야 동료들과 말도 통하고 일도 제대로 해 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뿐 아니라, 평생 직장 신화가 일찌감치 깨진 요즘은 다방면으로 자신의 미래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주식 투자(널리 채권, 선물 등 포함)을 안 하는 이들이 또 드뭅니다. 어리석은 소문에 휘둘리다 범죄자 신세가 되기 일쑤인 못난 투자를 하지 않으려면, 적어도 기업의 재무제표 정도는 읽을 줄 알아야 이 험한 세상에서 최소한의 자기 방어가 가능합니다.

힘들게 공부를 하고 소양을 갖추고 자질을 향상시켜도 어떤 큰 성과나 혜택이 따르는 게 아니라 그저 평균을 맞춰 나갈 뿐이라는 현실이 다소 답답하기도 하지만, 여튼 공부해서 남 주는 법 없다고 애써 익힌 기예와 지식은 다 내 것이 되는 셈 아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노련한 회계사분들이 단 한 권으로 잘 정리한, "한 권으로 끝내는", 재무제표 사용설명서는, 제목이 말해 주듯 그저 수동적으로 정확히 읽어 내는 데에 그치는 게 아니라,읽어낸 내용을 바탕으로 어떻게 "창의적으로 사용해 낼지"의 고민에까지 그 효용이 미치는, 'a splendid little book' 입니다.

남의 돈을 한 푼도 안 빌리고 살면 어디서 붉은 차업(압류) 딱지 날아올 걱정은 없겠으나 (이른바 레버리지 효과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어떤 고수익의 큰 사업을 벌일 기회 역시 함께 줄어듭니다. 그렇다고 반대로, 약 20년 전에 그룹 해체가 되어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어느 대기업처럼 도대체 자기 밑천은 하나도 없이 남에게 꾼 돈만 굴리면서 곡예를 펼치는 경우도 대단히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재무재표를 볼 때에는, 이 기업이 남(은행이 보통이지만 제2금융권, 사채업자 등도 있겠죠)으로부터 얼마나 돈을 빌리고 사업을 운용하는지 그 적정 수준을 먼저 체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책에서는 p75 등에서 "금융비용부담률" 등의 개념을, 먼저 친절히 설명합니다. 이는 매출액에서 금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키는데, 쉽게 말해서 "금융비용/매출액"의 공식에 따릅니다. 이는 "부채비율"과는 구별되어야 하는데, 부채비율은 "타인자본(부채)/자기자본(협의의 자본)"이므로 당연히 그 값이 2(즉 200%)가 넘어가는 게 보통입니다(혹은, 그래야 재무구조가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러나 금융비용부담률은, 이 책에서 드는 예에서도 그렇고, 대개 3~4%를 오르내려야 정상으로 여겨집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매출액"이란 항목이 워낙 큰 양의 분모이기 때문이죠(작다면, 그런 기업이란 벌써....).

금융비용부담률과, "순(純)"금융비용부담률은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후자는, 은행에서 빌린 돈 그 자체로부터 일정 수익이 났을 때, 그를 빼고 난 나머지 금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것입니다. 만약 이 수익이 (운이든 실력이든) 예상 외로 컸다면 이 비율은 마이너스(陰)가 될 수도 있습니다(실제로는 드물겠습니다만). 저자들은 "금융비용이란 대개 고정비 성격이 강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설립 초기의 기업들(아직 정상 궤도에 못 오른)은 대개 이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고, 초기 고정비의 압박을 잘 관리해야 살아남고 성공하는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아, 물론, 우리 같은 외부 투자자의 입장에선 이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파악하는 한 유력 지표로 활용할 수 있겠고요.

"이자 보상 배율"은 신문이나 TV에서 자주 언급하는 지표이므로 알게모르게 그 성격이 일반인에게도 친숙합니다. 구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해서, 영업이익(매출액이 아닙니다!)을 그저 이자비용으로 나누기만 하면 됩니다. 1(즉 100%)라면, 남한테 1억씩 갚아 나가면서 그 동안 딱 1억 벌었다는 소립니다. 책에서 예를 드는 삼성의 경우 이 비율이 81.8인데, 저자들은 이 수치를 두고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82번이나 갚을 수 있다는 뜻"으로 좀더 실감나게 설명(해석)합니다. 삼전 같은 우량기업은 원체가 이익을 높이 올릴 뿐 아니라,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비용을 조달할 필요가 없겠으므로 이런 극단적인 수치가 나올 수 있겠습니다. 책 저 뒤 p339에서는 "이자 보상 배율이 높으면 상환 능력이 좋다"고 단적으로 이 지표의 활용 방향을 알려 줍니다.

이익을 내었으면 1) 사외 유출을 할 것인지, 혹은 2) 사내 유보를 할 것인지, 딱 두 가지 길이 있을 뿐이라고 책 p90에서는 설명합니다. 사실 "유보"라고 하면 괜히 어렵게 느껴지는데, 어차피 번 돈은 주주에게 나눠주거나(배당), 세금을 내거나(법인세) 하는 게 사외 유츌이고, 그 반대로 사내에 남겨 두는 게 사내유보입니다. 이렇게 보면 매우 간단하죠. 용어 개별에 집착하지 않고 먼저 큰 그림을 그려 준 후 각론과 디테일로 들어가며 독자의 부담을 줄이는 게 이 책의 가장 멋진 점 중 하나입니다.

어떤 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너무 사내에 쌓아 두기만 해도 (주주 입장에서는) 매력적이지 못합니다(당연한 게, 명색이 주주인데 내 손에 들어오는 게 뭐 있어야죠). 반대로, 너무 주주에게 퍼 주기만 해도 (당장은 좋을지 모르나) 장래의 성장을 위한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뜻이므로, 투자자들은 이 주식의 가치를 낮게 평가한 나머지 보유하지 않고 팔아치우려 들 수 있습니다. 일러면 주가가 내려가고, 내가 모르는 사이에(사실 모를 수는 없지만) 생돈을 날리는 셈입니다. 그러니 유출/유보 비율은 적정 수준이라야 합니다. (앞에서 본 몇몇 지표는 아무리 높거나 낮아도 괜찮지만)

"이익"은 이를 "처분"한다고 하며, "손실"은 "처리"한다는 표현을 씁니다(p95). 재무제표 많이 본 분들도 이런 미묘한 용어의 구분은 역시 정통으로 공부하고 자격을 갖춘 회계사의 언어 감각을 못 따라가기가 쉽습니다.

기업에는 유동자산이 있고 비유동자산이 있습니다. 1년 기준으로 얼마나 빨리 현금화가 가능한지를 두고 가르는데, 이들을 깇초로 한 지표인, 유동비율과 비유동비율은 구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먼저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 부채로 나눈 비율입니다. 반면, 비유동비율은 비유동자산을, 분모를 달리하여 자기자본으로 나눕니다. 분모가 비유동부채가 아니라, 자기자본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책에서는 연관 개념을 바로 이어서 설명하는데, 비유동자산을 "비유동부채+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은 "비유동 장기 적합률"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비유동 장기 적합률은 언제나 비유동비율보다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책에서는 "유동비율과 비유동 장기 적합률은 언제나 반비례한다"고 설명(p136)합니다. 사실 반비례라기보다는, 두 비율의 합이 언제나 2(즉 200%)이므로, 어느 하나가 늘어나면 다른 하나가 산술적으로 줄어드는 정도입니다(반비례는 두 변수의 합이 아니라 곱이 일정한 관계이니까요). 이어서 저자들은 독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하나가 100%를 초과하면 다른 하나는 100% 미만으로 줄어든다고 일러 줍니다. 왜 이런 결과가 항상 성립할까요? 그것은 자산= 부채(유동+비유동) + 자기자본의 등식을 전제로 삼고 이 모든 논의가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지나치게 이자 지불 압박에 시달리지도 않아야 하고, 여차직하면 바로 비용을 조달할 수 있게 유동성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 외부적 지표에 지나지 않으며, 기업의 진짜 내실을 정확히 재려면, 이 기업이 자본 일정액을 투입함에 따라 얼마나 많은 수익을 더불어 내는지 그 "생산성"을 가늠해 봐야 합니다. 어쩌면 학자들 사이에 그토록 논의가 분분한 "내재가치"와도 직접 연관을 맺을 수 있는 수치입니다. 책에서는 이를 두고 "자본생산성"으로 표현하며, 특히 그 중에서도 "총 자본 투자 효율"이란 지표를 강조하는데, "부가가치 산출량/총 자본 투입량"으로 계산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그래도 각종 지표가 뭘 말하는지 한눈에 잘 이해가 안 되는 독자들을 위해, "A라는 지표가 좋다는 건 회사의 어느어느 부문이 좋다는 뜻이다"라고, 마치 수험서처럼 결론만 딱딱 요약해 놓은(예컨대 pp323~327 등) 부분입니다. 일단 여기부터 먼저 읽고 결론을 정리한 후, 어째서 그렇게 되는지 다시 앞으로 돌아가 차근차근 되새겨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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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 : 하다 - 조승연 | 경제경영/자기계발 II 2018-08-2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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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크 : 하다

조승연 저
와이즈베리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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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 땐 부모님들이 "얘가 다 클 무렵엔 추석이니 설이니 하는 전통 풍습이 다 사라지고 없을 거야." 같은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이제 추석을 고작 몇 주 남긴 시점이고,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 같은 게 한반도의 늦여름, 초가을 분위기를 몇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 다를 바 없이 풍기긴 합니다. 그러나 현대 한국 대다수 사회인들은, 여튼 어떤 전통적 방식 같은 걸 서서히 잊거나 자진해서 버려 가는 중이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근래는 옷 입는 스타일이나 먹거리 등의 취향, 몸 담는 회사 조직 등의 구조뿐 아니라, 유머의 개성이나 대인 관계 등의 패턴(겉으로 드러나는 게 아니라, 그 DNA의 특질에 밀접히 기대고 의존할, 어떤 정신 심층의 개성)도 미국인들의 그것을 너무도 닮아가는 추세가 확연합니다.

조승연 작가는 프랑스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이 신간에서는 "프랑스식 삶"의 짙고 독특한, 그러면서도 어쩌면 전세계가 선망의 눈길로 볼지도 모르는 "모두스 비벤디"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합니다. 그가 프랑스인들의 모두스 비벤디에 대해 규정한 한 마디 키워드는 "시크:하다"입니다. 잘 아는 주제일 듯하지만, 날카로운 지성, 유독 교육에 열성이었던(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한국 중산층 평균을 감안하더라도) 집안 분위기, 작가 특유의 사회 계층 구조에 대한 관심, 통찰 등을 우리 독자들이 익히 알고 있으므로 책에 대한 기대를 좀 높이고 읽어 나갔습니다.

프랑스인들의 "시크한 삶"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잘 압니다. 정말 뭘 잘 안다기보다는 그들 민족이 오래 전부터 잘 가꿔 온 (어찌보면 대외용 같기도 한) 자유롭고 우아하며 세계 동시대의 트렌드를 멀찌감치 앞서가는 그 독특한 스타일에 대해, 우리는 정작 실체와 내력과 구체적인 양상을 이해도 별반 못하면서 지레 찬사부터 베풀고 드는 건지도 모릅니다. 프랑스다운 게 뭔지도 모르고 솔직히 뭐가 "시크"한 건지도 모르면서, 여튼 프랑스인들은 시크하다고 "인정"부터 하고 봅니다. 자기 관점 뚜렷하고 실제 오랜 기간 현지에서 살아도 봤으며 똑똑한 한국인이기까지 한 저자의 설명과 논평이라면 한번 따라가 볼 만하죠.

요즘은 우리도 "나는 자유연애주의자"란 표방을 주위에서 아주 드물지는 않게 듣습니다. 부모님이 정혼해 준 상대방과 맺어져야만 한다는 관념과 반대인 "연애결혼" 등을 뜻하는 게 아니고요. 애초에 결혼도 안 하고, 사귄다고 공인된 상대와 만나는 중에도 다른 상대가 나타나면 거리낌 없이 잠자리도 함께하는 풍조를 그리 부른다고 하는군요. 아직 중매결혼이 대세였던 세대 어르신들이 버젓이 살아계신 현대 한국에 대놓고 이런 풍조가 생긴다는 게 좀 충격이기도 합니다. 헌데 이 책에서, 조승연 작가는 "아주 오래전부터 자유연애주의자들이었던" 프랑스인들의 시크함을 좀 길게, 또 작가 자신의 독특한 관점을 곁들여 우리 독자에게 소개합니다.

조승연 작가의 책 장점 중 하나는, 어느 한 가지 주제를 벼락치기로 공부하여 그야말로 책 쓰기 책 내기를 위한 단발성 주제를 얕은 지식으로 (짜깁기 포함) 논하는 게 아니라, 비교적 긴 숙고를 거치고, 사실(fact)를 깊이 공부한(=직접 체험한) 후, 여러 다른 논자들의 견해를 충분히 공부한 후에 한 마디를 꺼내어도 꺼내는 데에 있습니다. 성(性)에 대해 프랑스인들은 언제나 관대했는데, 그 배경을 저자는 풍요로운 삶, 경제 여건 등에서 찾습니다.

본래 유럽은 여러 작은 소국, 공령 따위의 모임이었습니다. 독일만 해도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듯 무려 300개가 넘는 작은 정치 단위들이 모인 영방(領邦)체였고, 이탈리아 반도에 십 수개의 공국, 공화국, 자치도시 등이 모여 옥신각신해 온 내역은 천 수백 년이 넘습니다. 스페인? "두 가톨릭 군주"의 치세 수십 년을 제외하면 각 주(州)가 내내 분열에 가까운 자치를 누려 왔으며, 그 극단적 취약상이 20세기 전반에 노정되었고, 지금도 까딸루냐가 독립해 나간다고 아우성입니다. 영국은 18세기 초에서야 스코틀랜드와의 물적 통합이 간신히 완료되었지만 다시 심각한 분열을 마주합니다. 오스트리아 제국은 그저 한 유서 깊은 가문의 개인 영지에 불과했습니다. 영토, 인구 면에서 그나마 큰 덩치를 이루고 통합 국가 단위를 오랜 동안 일궈 온 나라는 서유럽에서 프랑스가 거의 유일합니다.

이런 프랑스였기에, 산업 혁명 이후 간신히 일정한 경제적 풍요를 이루고 생경한 성 윤리를 정립한(그나마 오래 가지도 못한), 예컨대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사회 같은 (급조된 엄숙, 경건) 분위기를 프랑스인들은 아주 우습게 봅니다. "졸부의 호들갑" 정도로 폄하하는 겁니다. 과연 그런 통찰이 옳았는지, 영국 사회는 이른바 "서프라지" 운동 등을 계기로 여권의 범위 획정을 두고 큰 내홍을 겪었으나 프랑스는 상대적으로 이 이슈에 대한 갈등이 덜했습니다. 프랑스는 1968년 이른바 "5월 위기(이것은 보수 매체에서 부르던 명칭이고, 현대 프랑스인들은 자랑스럽게 "68혁명"을 논합니다)"를 통해 사회 구조의 적폐를 꽤 큰 폭으로 떨궈 내었는데, 이때 이 거대한 "실험장"에서 시도된 건 정치 형태뿐 아니라 전통적인 가정의 족쇄를 포함하여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의심과 부정, 회의였습니다. 작가는 베르톨루치 감독의 <몽상가들>을 잠시 인용하는데, 여기서 다뤄진 "남매 간 연애"는 그저 감독 개인의 추잡한 소재 터치가 아니라 실제로 근친 상간의 금기에 도전한 "68세대의 미친 모험"을 실사(實寫)한 의도였다고 합니다.

p80에서 저자는 폴 클로델의 시 한 편을 인용합니다. "와인은 세 가지 성찬식이다..." 태양과 땅이 결혼하여 낳은 아이인 와인(이하 이 단락 대부분의 특이 표현은 모두 이 책 pp.80~81에서 인용한 것입니다)은, 유독 프랑스가 세계에 높이 자랑하는 특산물인데(물론 다른 나라 와인도 좋은 게 많고 우리 한국인들도 슬슬맛을 들여가지만요), 이 중에서 '코미뇽"에 대해 저자는 그 어원을 거론하며 성찬식 외에 "하나됨"의 뜻이 있다고 합니다. 영어에서도 가톨릭을 신앙 배경으로 삼는 이들(미국 이민자들 중)은, "퍼스트 커뮤니언"을 매우 중시하는데 한국말로 옮기면 "첫영성체"입니다. 어디 성찬식뿐이겠습니까? 공산주의를 뜻하는 "커뮤니즘", 공동체인 "커뮤니티" 등 이 계열의 어휘 대부분이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축복받은 대지를 일구고 자라난 프랑스인들이 음식 문화에 각별히 긍지를 가지는 건 사실 당연합니다. 식재 혹은 메뉴 간의 조화, 궁합을 뜻하는 "마리아주(mariage. 영어와는 철자 하나가 다른)" 역시 본래는 결혼이란 뜻이며, 바로 위 문단 인용 "태양이 땅이 결혼하여 낳은 아이...." 같은 표현에서 그 연유와 맥락이 너무도 잘 이해됩니다.

남들이 인정하는 기준에 맞춰 자신을 적응시켜 살아가는 삶이 한편으로는 성실하고 올곧고 질박하며 도덕적인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너무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특히나 한국처럼 인간 관계에서 큰 스트레스를 주고받는 사회에서는 종종 "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행복해지는 대로 살면 안 될까?" 같은 의문이 들 때가 많습니다. 프랑스인들의 삶은 물론 우리네 한국인들의 전통적 삶의 방식과 큰 차이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 방향, 기계적 성과 수치만 추종하는 미국식 자본주의 의 한 대척, 대안이기도 해서 새삼 우리들의 주목을 끕니다. 명절도 다가오는 이 시점에, 한 번 살다 가는 인생 과연 이대로도 괜찮은지 이 책을 읽고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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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이란 무엇인가 - 안상운 | My Reviews & etc 2018-08-2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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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예훼손이란 무엇인가

안상운 저
살림출판사 | 201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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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모든 국민에게 보장하고 있습니다. 허나 헌법 조문 37조 2항에서도 이미 일정 요건 하에, 국회에서 제정한 형식적 의미의 법률로 이를 제한할 수 있음을 예비, 명정합니다. 범죄적 성향이 강하고 무지한 계층 출신은, 어떤 텍스트 하나를 놓고서도 최대한으로 아전인수식 해석을 합니다. "아 여기 이렇게 나와 있으니 맞는 거 아닌가요?" 근거라는 게 학자, 전문가들이 오랜 세월을 두고 연구한 해석이 아니라 그저 천박한 자기 느낌입니다.


혹은, 애초에 죄의식 같은 게 없습니다. 비천한 환경과 자질 부족 탓에, 자신이 터무니없이 키워 놓은 눈높이와 그 현실이 전혀 매칭을 못 이루니, 타고나기를 못되게 타고난 심뽀가 더욱 뒤틀려 분노를 자연스럽게 키웁니다.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도, "아 내가 이렇게 화가 나서 한 행동인데 무슨 잘못이냐?"라든가, "남들 다 하길래 나도 따라서 했다"는 식으로 나옵니다. 어찌 보면, 이렇게까지 사고 능력이 부족하고 인성이 결핍되어 있으니, 장애인, 심신상실자, 주취자에 준하여 책임 조각, 무죄 판결을 내려야 마땅하지 않나 생각도 듭니다. ㅎㅎ

소셜 미디어에서의 명예훼손 양상은 생각 외로 심각합니다. 더군다나 한국 법원은 종래 "전파성 이론"을 채택하고 있으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이 이런 경우를 특별법 자격으로 규율하고 있으므로 인터넷에 글 하나 올릴 때에는 각별한 조심이 필요합니다. 어떤 몰지각한 사람은 자이 남의 명예를 훼손해 놓고, 그 상대방을 두고 "악플러"라며 자신이 이용 가능한 모든 채널을 통해 명예훼손을 상습, 지속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근데 이 정도로, 상식과 판단 능력이 몹시 부족한 사람의 행태를 두고서도, 어떤 밑바닥은 마치 중고생들이 연예인 공방 뛰듯 매우 부러워 보였나 봅니다. 그래서 그런 명예 훼손 행태를 마치 제록스 카피나 하듯 그대로 따라하면서 엄청 뿌듯해하기도 합니다. 웬만큼 상식이 있다면 남의 말을 그저 따라 옮기기만 해도 그에 상응한 처벌을 받는 법현실을 알 법도 한데, 부족해도 너무 많이 부족한 인간이 도대체 자신이 어떤 운명에 처할지를 까맣게 잊고 그저 자신만의 환각 속에서 아주 거품을 물고 날뜁니다.

이 범죄에서 그 보호법익이 "외적 명예"라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자(전혀 관련 전문성, 경력, 지능, 소양을 못 갖춘 사이비)에게 "너는 IT 전문가가 아니다."라고 평가를 내려도, 그것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는데다 "IT 전문가"라는 게 순전히 자신의 망상 속에서만 규정하는 정체성이자 범주인 이상 조금도 명예가 훼손되지 않습니다. 대체 "명예"라는 게 있기나 해야 무슨 훼손 여부를 따질 것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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