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김진철을 기억하는 웹로그
https://blog.yes24.com/volop57
리스트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김진철
김진철의 웹로그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8·9·11·12기 책,경제경영/자기계발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6월 스타지수 : 별1,528
전체보기
서평
매달 독서 기록
서평이벤트
나의 리뷰
경제경영/자기계발
경제경영/자기계발 II
YES24 파블미션(舊)
YES리뷰어클럽 [나]조
My Reviews & etc
태그
다크머니 미국정치 코크형제 정치자금 서평이벤트 기쁨의발견 데스몬드투투 중국기서 지정학에관한모든것 파스칼보니파스
2018 / 09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월별보기
최근 댓글
책을 사서 읽고 싶을 정도로 굉장히 ..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읽어보고 싶.. 
너무 꼼꼼하게 리뷰를 올려주셔서 .. 
리뷰를 보아하니 책 내용도 너무나 궁.. 
이무것도 안 하는 직업이라는 책 제목.. 
나의 친구
출판사들
파워블로그님

2018-09 의 전체보기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 My Reviews & etc 2018-09-30 22:06
http://blog.yes24.com/document/1072001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매스커레이드 나이트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현대문학 | 2018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뭘 읽어도 즐겁고 신 납니다. 어떤 세계적으로 이름 난 작가(이름은 안 밝히겠습니다만)들의 경우, 정말 시장에서 잘 팔릴 만한 스타일과 프레스를 몇 개 정해 두고 조금씩만 바꿔서 찍어내는 듯 당혹스러움을 안길 때가 많지만, 이분의 작품은 통속적이면서도 그런 상업적 느낌을 받지 않게 됩니다. 최근 <나미야...>가 영화화하기도 했지만, 그의 작품 안에는 언제나 세상을 향한 긍정적인 시선, 또 그에 동참할 것을 독자에게 권하는 따스한 목소리가 스며 있는 덕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매스커레이드 시리즈"는 첫째 작품 "호텔"부터 계속 읽어 왔습니다. "대형 추리물"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스케일이 크긴 하지만 <질풍론도> 같은 다른 작품들에서도 보았듯 그는 꽤 자주 배경 규모를 크게 늘려서 이야기를 꾸리는 작가이며,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듯 제법 쫄깃한 스릴러를 잘 만들기도 하는 분이죠. 좀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도, 추리 장르가 이제 나올 게 다 나온 편이기도 한지라 (또 유독 그에게만) 너무 많은 걸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작가의 기본 소명은 "이야기"인데, 정말로 장르를 전혀 안 가리고 온갖 포맷에 다 도전하여 그만의 푸근하고 훈훈한 이야기를 빚어내는 노고에는 그저 감탄할 뿐입니다. 심지어 그는 추리물이나 스릴러에서도 인간미를 언제나 심어 두는데 이는 그의 천성이 아닐까,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관성이 있을까 싶습니다.

"매스커레이드"란 단어만큼, 여타의 허름한(dingy) 숙박업소와 달리 호텔이란 업소에 잘 어울리는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귀족들이나 신흥 부르주아의 키치 의식에선 "가면 무도회"가 긍러했듯, 20세기 들어서 성업하기 시작한 호화 대형 접객 업소에서는 각자가 이날만큼은 성장(盛裝)을 걸치고 다른 사람이 되어 꿈 혹은 망상을 실현하고자 애씁니다. "즐기는" 게 아니라 "애 쓴다"는 말이 맞을 만큼, 이런 데 와서 구태여 다른 사람이 되어 보겠다는 이들은 사실 내면이 외롭거나 버림 받은 처지에 가깝습니다. 이런 대형 접객 업소는 주로 미국에서 비롯한 건데, 그래서 이런 곳에서는 호텔 전속 "탐정"을 고용하여 행여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폭력은 물론 각종의 불륜 등)을 "어디까지나 호텔 안에서" 마무리짓고자 했습니다. 영어에 "What happens in Vegas, ....." 어쩌구 하는 관용구는, 따지고 보면 도박장과 호화 유흥업소가 밀집한 그 도시만 한정해서 해당하는 게 아니죠.

아마 1편에서 "알고 보니 좌표" 운운하던 그 트릭을, 이 작가분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잊지 못할 것입니다. 기발해서가 물론 아니라, 어쩜 ㅎㅎ 그렇게나 자주 장르물에서 아주 예전부터 쓰여 욌던 트릭을 또 쓰실까 하는 놀라움, 그러면서도 (다른 작가의 작품과는 달리) 별반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우리 독자 자신에 대한 의아함 때문이겠습니다. 진짜, 그의 작품 속에서는 어째 그토록 고색창연하고 낡은 갖가지 잔재주조차, 마치 "나미야 잡화점"의 마술이나 입은 듯, 새삼 신기하고 자못 설레는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우리 독자들은 그저, 그가 무슨 이야기를 들려 줘도 유쾌하고 가슴이 훈훈해지는 것일까요?

이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1권부터 계속 모아왔습니다. 히가시노 상의 작품들은 국내 번역 출판사가 다양(그래도 큰 곳 아니면 계약을 못하죠)하고 어떤 "고전"은 재판, 한정판, 기념판이 나오기도 해서 컬렉션 꾸리는 데 좀 애로가 있긴 합니다. 양윤옥 선생님의 마치 한국어 같은 자연스러운 문장에선, 히가시노 상 특유의 위트와 인간미가 그대로 묻어나서 더욱 좋습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철도 네트워크 제국 2 : 블랙 라이트 특급열차 | My Reviews & etc 2018-09-29 20:12
http://blog.yes24.com/document/1071592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철도 네트워크 제국 2 블랙 라이트 특급열차

필립 리브 글/서현정 역
가람어린이 | 2018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드디어 2편이 가람어린이에서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1편도 엄청 재미있게 읽었고, 멀찌감치 앞서 진도를 나간) 원서를 구해 읽으면 충분하지만, 서현정 역자님의 문장 스타일에 이미 맛을 들였고 또 필립 리브의 이 시리즈는 이 분위기로 쭉 가야겠다는 생각에 내내 자제하고 있었습니다. 또, 독자의 특권으로 "다음 사연이 이렇게 가지 않을까?" 같은 상상의 나래를 펴는 맛이 따로 있기도 하니, 그 기다리는 시간을 그런 식으로 잘 활용할 수도 있고 말입니다. 이 2편도 결코 실망시키지 않더군요.

저는 어렸을 때 <은하철도 999> 같은 애니를 보면서, 왜 일본 컨텐츠는 이렇게 암울한 상황을 구태여 미래로 잡았을까 하는 의문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사실 주인공 소년은 그 나이에 감당할 수 없는 비극을 겪고, 그 상처와 상실을 회복하기 위해 이후 펼쳐지는 모든 모험을, 결코 그 나이 또래가 지닐 수 없는 용기와 배짱으로 헤쳐 나가는 거죠. 애초에 그런 상처와 상실이 없었으면 그 고생을 할 필요가 없고, 어 이건 안 되는데, 뭔가 만회, 회복(, 나아가 정의의 실현)이 이뤄져야 하는데 하면서 어린 관객들도 그 긴 사연을 매주 조바심치면서 계속 이어 보게 되는 겁니다. 이런 부당하고도 길고 긴 사연이, 마치 물리적으로 길쭉한 모양새를 지닌 기차에 담겨 이어지고 또 이어지는 거죠.

세월이 지나도 기차는 여전히 낭만적 상상의 대상입니다. 이해가 안 되지만 시골 꼬마들은 (요즘 그렇다는 게 아니라 예전 이야기지만) 지나가는 기차에 돌을 던지는 못된 장난(을 넘어 범죄)을 치기도 했죠. 그런 행동은, 자신들이 이루거나 도달하지 못할 어떤 아련한 지점을 향해 쾌속 질주하는 물체, 혹은 그 위에 올라탄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서가 그 동기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왜 우리가 기록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열차 지붕에까지 새까맣게 올라타서(얼마나 위험합니까) 당장의 연명을 도모하는 피난민 행렬 같은 걸 떠올려 보십시오. "오리엔트 특급" 같은 낭만과 사치 외에도, 기차는 이처럼 뭔가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애환 같은 게 담긴 피사체였습니다. 거의 언제나.

아니 기차에 인공지능이 달려 있고, 이것들이 이루는 네트워크가 그 자체로 생명력, 혹은 의사능력과 의지가 갖춰진 "재국"이라니, 이런 발상은 어렸을 때부터 철도와 기차를 동경의 대상으로 삼고 자라난 마인드가 아니고서야 도저히 떠올릴 수 없는 것입니다. 이 2편에서 캐릭터들은 더 다양한 경로를 틀고, 희한한 개성을 보여 주며, 독자의 상상이 미치기에 훨씬 먼 간격으로 "광활한 제국"의 영역을 넓혀 나갑니다. 참으로 쓸데없는 걱정이긴 하나 혹시 작가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 그런 걱정일랑 싹 접어도 되겠더군요. 간혹 예외도 있지만 기차는 그저 몸만 거기 실으면 나머지는 기차가 알아서 하지 않습니까. 필립 리브의 이 작도 그렇습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초협력자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8-09-28 20:41
http://blog.yes24.com/document/1071375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초협력자

마틴 노왁,로저 하이필드 공저/허준석 역
사이언스북스 | 2012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자본주의 사회에서 "안 싸우고" 돈을 버는 사업가는 오히려 의심의 눈초리를 받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생산자 사이의 무한 경쟁, 완전 경쟁(혹은, 그에 가까운 경쟁)이 빚은 효율로 인해 오늘의 번영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쟁을 피해가거나 독점을 통해 경쟁을 저해하는 모든 행위는, 사회주의가 아닌 자본주의의 기준, 잣대에 의해 "범죄"로 규정되며, 실제로도 사법, 공법이 아닌 제3의 영역인 "사회법(중 경제법)"에 의해 규율되고 있습니다.

어쨌든 사업가 입장에선, 가능하면 피 말리는 경쟁 없이 편하게 돈을 벌었으면 하는 마음이 당연히 듭니다. 앞으로 도래할 "제4차 산업혁명" 이후에는 어떻게 그 양상이 바뀔지 미지수이지만, 자본이란 본래 덩치를 키우면 키울수록 시장에서 이로운 위치를 점하며, 일제강점기에도 "물산 장려 운동"이 벌어진 배경이, 도대체 조선인 사업가들의 손에 종잣돈이 좀 모이게나 해 보자는 깨달음이었습니다. 덩치를 부풀린 자본은 개인의 사업 시작(소위 breakthrough) 단계에서만 요긴한 게 아니라, 이미 덩치를 키울 대로 키운 자본이 다른 경쟁자를 다 쫓아내고 독점 체제를 구축하는 데에 더 유용합니다. 가격에 의해 지배되지 않고, 반대로 가격을 나에게 가장 유리한 지점에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다면, 사업자 입장에선 그보다 더 좋은 상황이 없습니다. 반대로 소비자의 후생은 축소되며, 이 때문에 자본주의는 자체 생존을 위해 이런 독점 현상을 규제하며, 나아가 생산자들 간의 담합을 통해 이뤄지는 과점까지 제재합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주제는 그러나 이런 탈법, 초법, 예외적 현상이 아닙니다. 경쟁이 없어지니 사업가의 마음이 편한 것까지는 같은데, 덩치를 키워 경쟁자를 쫓아내거나 (언제 배신할 지 모르는) 경쟁자들과 뒷거래를 하는(그래서 소비자를 등치는) 게 전혀 아니라,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나만의 사업 영역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그 영역에서 나의 물건만 찾게 하자는 전략입니다. 다시 말해 "싸우고 싶어도 싸울 상대가 안 나타나, 오직 나 자신만이 경쟁 상대"인 블리스포인트를 가리킵니다. 이런 걸 가리켜 예전부터 블루 오션, 혹은 퍼플 오션 같은 말을 써 왔으나, 그런 용어들은 어찌보면 결과론으로서, 혹은 이미 형성되어 있는 그런 시장을 운 좋게 발견하는 사례에 가까웠습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은 그런 사례보다, 진취적이고 혁신 친화적인 기업가들이 어떻게 해서 그런 안온한 자신만의 시장을 만들었는지, 그 비결에 대한 것입니다.

저자가 지향하는 미래 이상적인 기업의 목표상은, 바로 강소기업입니다. "소"는 사이즈가 작아야(이게 앞서 언급된, 규모를 키워 독점의 장벽을 높이는 지지난 세기의 악폐와 대조됩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다는 함의이며, "강"은 경쟁력을 통해 다른 참여자의 위협을 멀찌감치 떨어뜨려 놓는다는 뜻이겠습니다. "강소기업"의 육성은 예전부터 대만 같은 신흥국에서 강조해 온 정책 목표이자 미덕이었는데, 개발 독재기의 한국은 정반대로 재벌 중심의 중후장대형 산업 구축에 몰두했습니다. 저자의 견해로는, 이제 아이디어 중심, 톡톡 튀는 창의력 위주로 수시의 혁신이 필요하며, 이런 환경적 변화에 맞는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하려면 강소기업 체제 외에 답이 없다는 결론입니다.

경영서를 쓰시는 저자들을 보면 1) 실무 최전선을 뛰다 나이 든 후 컨설팅 쪽으로 전환하신 분들 2) 처음부터 컨설팅 섹터가 주무대였던 분들 3) 학자 출신 세 부류로 대강 나눌 수 있는데, 이 저자님은 3)에 속합니다(컨설팅 쪽에서도 일정 경력 있음). 자신만의 파격적인 주장을 개진하신다기보다, 정평 있는 여러 다른 학자들의 견해를 촘촘히, 다양히 인용하시는 체제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본디 경영자나 통치자의 유형도, 자신만의 개성과 일관성을 이어가는 타입(멋있긴 하죠)보다 주변의 말을 경청하고 센스있게 취사선택 잘 하는 타입이 끝에 가서 더 성공하는 것처럼, 이 책은 균형 감각과 조화 있는 분별의 미덕이 잘 발휘된, 실무자들을 위한 개념 찬 요약서 같았습니다. 만약 "틈새시장(niche)", "블루 오션", "비경쟁 전략" 같은 주제들에 대해 여러 책들을 참고하는 수고 없이 단 한 권만 독파하고 최대한 실리를 찾고 싶다면 이 책이 최고의 참고서이겠습니다.

일단 그는 잘나가는 선두기업의 기본 전략이 뭔지를 정리합니다. 선두기업이란 우리가 잘 아는 필립 코틀러의 정의에 기반한 개념인데, 리더/챌린저/니처/팔로워 중 "리더"를 의미합니다. 시마구치 미츠아키는 코틀러의 개념과 정의를 다소 수정하여 1) 주변 수요 확대(치약의 예를 드는 저자의 재치가 돋보이더군요) 2) 동질화 전략(챌린저의 혁신을 무용지물화) 3) 비가격 대응 4) 최적 점유율 유지 등입니다. 4)는 지나치게 시장 점유를 확대하려 들면 역효과(법적 제재도 포함)가 난다는 상황 인식에 기초합니다.

저자가 염두에 두는 "이상적인 기업"이 이런 선두 주자를 의미하지는 않음은 명백하죠. 이 책은 코틀러의 범주 중 니처를 염두에 두고 논의를 이어나갑니다. 작은 기업이 그 유리한 틈새 시장 안의 강자 지위를 유지하려면 여러 (변칙적으로 보이는) 지혜가 필요한데, 저자가 앞서 "선두기업의 전략"을 정리하고 넘어간 건 이유가 있습니다. 전략이란 나 혼자 멋지게 잘 짠다고 상대가 그 의도에 고분고분 응하는 게 아닙니다. 내가 좋은 전략이나 자원을 가지면 상대도 당연 그 점을 고려에 넣고 반응합니다. 저자는 그래서 "선두 기업- 대체로 규모가 크고 가용 자원 pool도 방대한 곳"이 내 시장에 못 들어오게 하려면, 1) 너무 이익률을 높이지 말고, 2) 너무 시장을 단기간에 키우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이익률이 높거나 시장이 갑자기 커지면 대기업 역시 전망을 좋게 보므로 곧바로 진입합니다. 이후 이 니처는 바로 약자가 되어 시장에서 퇴출되는 수순인데 남 좋은 일만 시키고 희생자가 되는 셈입니다. 시장을 빨리 키우면 투자자금이 빨리 회수되는 장점이 있지만, 이걸 보고 대기업들도 눈독을 들이므로 "그 이후"가 보장이 안 됩니다. 책에는 노래방 기기 시장, 의료용 가운 시장에서 실제로 일어난 재미있는 사례가 많이 나오는데, 이런 구체적인 예증 소개가 이 책의 최고 장점입니다.

특히 니처들은 기술니치(가장 이상적이지만 유지하기 어렵죠), 채널 니치(아주 좁은 경로만을 확보해 막고 있으면 대기업이 접근하기 어렵거나귀찮아서 간과합니다), 시공간 니치, 특수 니즈(수요) 니치 등의 전략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원도 적고 규모도 왜소한데 덩치 큰 대기업과 정면 맞대결을 하다간 자멸의 결과뿐입니다. 전환 비용 니치라는 전략도 있는데, 이 책에서는 캡슐 제조와 약품(펠릿 꼴) 투입을 전담하는 쿠오리커후스(퀄리캡스)社를 전형적인 예로 소개합니다. 이 사업은 첫째 이익률이 적정 수준이고, 둘째 정부의 인허가를 받기가 번거로우며, 셋째 기존의 니처가 쌓아온 평판이 확고한 데다 신규 사업자에 대해 소비자들(제약회사들)이 일일이 눈길을 주지 않고, 행여 작은 사고 한 번의 실수라도 바로 매장되므로 시장 진입을 감행하지 않는다는 거죠. 익숙한 건 그대로 몇 십 년이라도 같은 브랜드를 쓰는 예도 "전환 비용이 높은 예" 중이 하나로 드는데, 일본에서는 종이수첩인 "능률수첩"이 그런 브랜드 파워와 충성도를 유지하는가 봅니다.

선두기업이 강소기업에 빼내 들기 좋은 가장 좋은 전략은 "동질화"인데, 이는 쉽게 말해 "너희들이 갖고 있는 좋은 점은 (좀 치사하긴 해도- 자본주의는 원래 치사한 거죠) 우리가 바로 따라해서 없애 버리겠다"입니다. 여기에 강소기업(니처)가 응수할 수 있는 전략은 딜레마 전략인데, 2006년에 등장한 온라인 전용 보험사인 라이프넷의 사례가 그 좋은 모범입니다. 1) 영업사원을 통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가입하게 한다 2) 특약을 폐지하고 약관을 간이하게 한다 3) 원가 구조를 모두 공개하여 소비자에게 유리한 계약임을 분명히 밝힌다. 인데, 이걸 대기업에서 따라하다간 바로 타격이 옵니다(이른바, 자산이 부채로 바뀌어 버리는 결과). 그런데 제 생각엔 이 예는 일본의 실정에 제한된 것 같고, 실제로 삼성생명이나 동부화재 같은 경우 다이렉트 사업 부문도 바로 만들어서 이런 틈새시장까지 차지하려 드는 걸 볼 수 있고, 이들은 시장 규모를 천천히 키우는 전략을 전혀 고려할 필요가 없으므로 다이렉트 섹터가 더 이상 니치도 아님을 우리는 지금 보고 있습니다.

경쟁과 협력을 합친 新전략을 "코퍼티션"이라 부르는데, 저자가 이 책 중 원용하는 네일버프와 브랜든버거는 이미 이십여 년 전부터 게임 이론 분야에서 큰 업적을 쌓은 학자들입니다(당시 한 번역서에서 "나레버프"라고 표기한 걸 보고 당황했던 기억이 있네요). 이들의 연구를 재원용하자면 아메리칸 항공과 델타 항공이 경쟁 관계일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보완적 생산자 관계도 유지한다고 합니다. 이 역시 일반 대중들도, 삼성과 애플의 소송전이 격화되자 메모리 조달 계약을 해지하는 결과를 목격함으로써 역으로 이 둘이 그간 보완적 공생 관계도 이어왔음을 알 수 있었지요. 전적으로 특정 생태계에서 양자가 적대하기만도 오히려 어렵습니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게 마켓 메이커 전략인데, 저자께서는 라쿠텐 버스 서비스를 통해 이를 설명합니다. 우리 같으면 코버스 같은 버스 회사 연합(운송사업조합) 사이트에서 이를 전담하지만(만약 외주를 통하면 수익이 안 날 겁니다), 일본에서는 이 회사가 예매 업무를 대행하는데, 좌석의 쾌적도나 터미널 주변의 시설 정보도 제공하고, 혹 특정 노선이 수요가 초과되면 회사에 통보하여 증편할 수 있게 하는 등 부가 서비스를 통해 니처로서 입지를 굳힌 경우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부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으므로 이렇게까지 온라인 예매 패턴이 진화하기란 좀 시일이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사례 소개와 연구가 책 읽는 재미를 몇 배로 늘려 주는 유익한 경영서였네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목표가 독이다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8-09-27 21:03
http://blog.yes24.com/document/1071096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목표가 독이다

스티븐 M. 샤피로 저/마도경 역
중앙위즈 | 2015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정말 우리 모두는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으나, 아직 그 포텐이 터지지 않았을 뿐일까요? 이런 질문에 "그럼요!"라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 청소년 중에서라고 해도 매우 드뭅니다. 사회 구조가 고도로 정교화하고, 시스템 안에서 적정 보수를 받아가며 밥값을 하려면 예사 기능과 재주만 갖춰서 힘들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안 터진 포텐이 있다 해도, 그게 나 아닌 타인을 두루 만족시키기란 가망 없을 만큼 힘듭니다. 그래서 설사 애들이라고 해도, 자신의 장래에 대해 걱정을 가득 안고 살아가는 거죠. 일본에서 "사토리 세대"라고 할 때 이 단어의 의미는 "알아야 할 것을 (좀 일찍) 알아버린"이란 뜻이 스며 있습니다.

브라이언 트레이시처럼 청중, 독자에게 자계의 방법론을 실감 나게 가르치는 이들을 일컬어 특히 "동기부여자"라고도 합니다. 미국에서는 이게 거의 직업명으로 굳어서, 거의 자계서 저자와 동의어처럼 쓰이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강연을 겸직하는 이들에게 더 자주 쓰이죠. 이분이 이 책에서 특히 강조하는 건, 막연히 성공을 꿈꾸지 말고 목표를 구체화하여 실천에 옮기라는 점입니다. 의욕이 가득해도, 그리고 만만찮은 시간을 그 의욕의 실현에 투입해도, 성과가 막상 안 나오는 건 애초에 "자기가 무엇을 바라는지 자신이 모르고 있어서"라는 지적입니다.

여기서 저자의 말 중 재밌는 게, 반드시 자신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난 뒤 그 목표를 종이 위에 적어야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적어 보라고 하면 못 적거나 항목을 채우는 게 오래 걸린다는 겁니다. 왜 그런가? 구체적으로 적어 보라고 하니 현존하는 직종 중 뭘 수행하는 지 뚜렷이 알고 있는 분야를 적어야 하는데, 아주 뻔한 직업 말고는 생각나는 것부터가 그리 많지 않더라는 거죠. 본인의 능력이 어차피 제한되어 있으니 먼 곳(멀게 보이는 곳)의 과실을 넘보지 않고, 아주 좁은 분야에만 시선을 한정하다 보니 결국 그 좁은 타겟에서 뭐가 빗나가기라도 하면 그 좌절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더라, 뭐 대강 이런 논리입니다. 결국, 꿈을 막연하게 갖는 건 그걸 실현할 생각과 의도가 별로 없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저자가 하는 말 중 아마 독자에게 큰 희망을 주는 대목이 바로 여기일 겁니다. "당신이 품을 수 있는 희망의 종류와 범위에는 아무 제한이 없다." 이런 전제 아래에서, 무엇을 구체적으로(이 말이 중요하죠) 성취할 수 있는지 구상해 보라고 하면 훨씬 더 많은 목표들을 떠올릴 수 있겠죠. 이렇게 목표의 pool이 처음부터 넓게 설정되면, 그 중에 하나가 적중될 확률이야 사물논리상 당연하게도 더 높아질 뿐입니다. 영어 속담 중에 픙랙티스 메익스 퍼펙트라는 게 있는데, 저자는 여기서 기대 수준을 조금 낮춰, 퍼펙트보다는 해빗, 즉 올바른 습관을 만들기를 먼저 권합니다. 성공을 내 것으로 만들려면, 그 성공에 근접한 모든 우호적 요소를 먼저 자기 것으로 해야죠. "퍼펙트"도 개별화한 내용이 아니면 그게 의미가 없는 겁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2        
자기통찰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8-09-26 21:00
http://blog.yes24.com/document/1070784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자기통찰

타샤 유리크 저/김미정 역
저스트북스(justBooks) | 2018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예전에는 "프레임"을 만들어서 나와 의견을 같이하는 이들을 늘리라는 주문이 유행하곤 했는데, 요즘은 상대방의 공격을 무마하는 항변 수단으로 "그것은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하다" 같은 말이 자주 쓰이곤 합니다. 벌써 대중들 사이에서도 이 단어가 가진 부정적 의미가 확산되었기에, 감춰진 의도를 미화하는 게 더 이상 잘 통하지 않으리라는 인식이 자리한 탓이죠. 대의와 명분이 올바로 섰으면 그를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 게 정도이지, 구태여 어떤 술책을 부린다는 건 스스로의 정당성 기반이 부실함을 자백함이나 마찬가지라고 하겠습니다. 저는 <나의 투쟁>이 이해가 안 되는 게, 선동의 기법을 가르친다면서 정작 그 책을 읽는 독자들도 속해 있을 대중을 대단히 어리석게 보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2차 대전에서 설령 이겼다손 쳐도, 히틀러 체제가 결국 오래가지 못했을 것임은 이것만으로도 자명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아무튼 사물과 현상의 이면에 감춰져 있을 진상을 꿰뚫어 보는, 이른바 "통찰"의 중요성은 요즘처럼 겉발림의 술수, 기만, 과거 왜곡, 미숙한 자기 기만, 얼토당토않은 사기, 자격 사칭, 더러운 욕망 등이 판치는 세상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특히 일시적이든 장기적으로 가는 팀이든 간에 프로젝트를 짜서 타인들과 일을 해 본 사람이라야만, 허울이 씌워진 그 정확한 내막을 정확히 알아챌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이 한 건을 통쾌하게 완수해 내어서 평판과 물질적 성과를 얻어 내겠다." 같은 의욕에 들뜨기도 하지만, 반대로 "구태여 대세를 거스르는 튀는 의견을 냈다가, 일이 잘못되기라도 했을 때 찾아오는 후폭풍"이 꽤나 신경쓰이기도 합니다. 팀 단위로 일해 볼 때라야 남들의 이런 기질, 성향이 정확히 드러나고, 반대로 쉼 없이 갈등하는 자신을 스스로가 목격하고는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찾기도 합니다(못 찾고 본래의 자신에 계속 머무르면 퇴직이죠).

이때, 남들과 비슷한 인식에 도달(가끔은 이런 것도 능력입니다. 사전에 남들 의견을 감 잡을 계기가 없었는데도, 이심전심이라고 막상 까 보니 결국 대세에 수렴했다든가)하는 게 보통 무난한 귀결입니다만(나도 편하고 남도 편합니다), 간혹 기가 막힌 통찰을 척 내놓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주 어린 친구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하고(사실은 우연의 소산일 가능성이 큽니다만), 역시 해당 분야에서 굴러 본 구력이 있어서 남들 못 본 걸 찾아내는 능력일 수도 있습니다. 이 중, 통찰은 보통 후자를 가리킵니다. 전자의 경우 한 번이면 이쁘게 봐 줍니다만, 계속 그러면서 능력이 드러나면 조직에서 찍힐 수도 있으니 상사한테 적절히 공을 양보하며 오히려 "빚"을 지우고 약점을 잡는 게 현명한 처신입니다만 그건 지금 토픽에서는 여담에 불과하니 잠시 미루고요.

여튼 통찰은, 인문적으로야 아무리 고상한 의미를 가져도, 조직의 현실 속에서는 "남들 못 본 걸 정확히 짚어 내는" 바로 그 능력입니다. 파트너 기업과의 협상에서도 그렇고, 숨어 있는 시장의 진짜 지스팟을 찔러 내는 마케팅상의 혜안도 그렇습니다. 마케팅 능력이 따로 있고 협상술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모든 영역에서 일관되이 중요 팩터로 작용하는 건 바로 이 "통찰력"일 뿐입니다. 저는 영화 흥행과 선거의 승리가 이 비슷한 구조라고 보는데, 특히 시의원이나 국회의원 단위 선거에서 참으로 전술을 잘 짜는 머리가 있습니다. 잡지나 신문, 방송 따위에서 "뭐가 문제"라는 식으로 아젠다를 던집니다만, 대개는 진정 하나마나한 소리이거나, 속내를 감추고 그저 듣기 좋은 구호를 포장(그것도 능력이긴 합니다만)하는 기선 제압에 지나지 않습니다.

진짜 중요한 능력은, 시장(市場)이나 선거구에서 데모그래픽 스트럭처가 어떤 색깔인지 정확히 알아채고, 그들 자신도 모르는 그들의 욕구를 미리 파악하여 그들에게 일깨우는 능력입니다. 간혹 보면 이런 중소 규모의 선거구(혹은 시장)에서 무패의 경력을 자랑하는 이가 있는데, 몇몇 우연이나 행운의 사례를 제거한다면 그들이야말로 "통찰력의 대가"였기에 이게 가능했던 겁니다. 자기가 떠든 헛소리에 자신이 속는 게 낙오자들이며(정작 속아야 할 남은 콧방귀를 뀝니다), 헛소리는 남들용으로 남겨 두고 자신은 진짜 정보를 챙기는 이가 승자인 거죠.

그래서 회사건 어디건 간에, 진짜 전체를 살리는 능력은 "통찰력"입니다.  예전에 "기발한 아이디어는 IQ나 다른 능력에 무관하게, 정말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행운이다"란 말을, 자계서 저자도 아니고 이름난 수학자가 한 적이 있는데(그래서 기억에 오래 남고 믿음도 더 가나 봅니다), 문제는 그 문득 찾아 온 아이디어를 잘 살려 나만의 성취로 가꿔 나간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저자는 이를 두고 "나만의 '아하'를 경험하라"고 부르는데, 이게 생각보다 꽤 중요합니다. 사람의 두뇌는 기이하게도, 학습한 정보의 총체나 민활한 연산의 결과 그 이상의 것을, 간혹 도약하듯 이뤄내고 얻어냅니다. 그런데 "아하의 쾌감"을 겪고 내적인 자산으로 편입한 사람은 이게 자주 되고, 안 그런 사람은 반대로 더 루틴 반복의 수렁에 빠집니다. 그 정도면 차라리 나은데, 자신이 안 된다고 남들까지 다 안 되어야 정상이라고 우긴다거나, 자신의 내면에 숨어 있는(아니, 이미 다 드러난) 말할 수 없이 구질구질한 근성을 타인에게도 전파, 일반화하려는 물귀신 작전까지 펼치는 퇴행분자도 있습니다.

주자(朱子)도 그 비슷한 말을 했지만, 여태 봐 오던 사물을 좀 다른 각도에서,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15도 다른 각도에서 볼 줄도 알아야" 합니다. 너무 튀면 그건 시장의 대세를 비껴가는 엉뚱한 패착이 될 수 있습니다. 예전 대중 음악계에서는 서양의 대세를 참조하되, 대중의 기호보다 단 반 발짝만 앞서가라는 주문이 유행했죠(쉽게 말해, 남의 걸 베껴도 무작정 베낄 게 아니라 티 안 나게 하면서 기존의 관행을 존중하라는 거죠. 그러다가 요즘 같은 개명천지엔 그런 구린 베끼기 관행이 다 들통나기도 하는 건데). 지금은 뭐 한류가 세계적 트렌드 세터의 일원이므로 큰 의미는 없습니다만.

저자는 "절망을 창의적 몰입으로 바꾸라"고 하시는데, 이때의 절망이란 야심차게 추진한 일이 말짱 실패로 끝나거나 하는 참담한 체험을 가리키겠죠. 이럴 때 현실에 집중 못 하는 건 사람인 이상 어쩔 수 없겠는데, 이걸 오히려 기회로 삼아 (앞에서 말한 것처럼) 전에 안 그러던(못 그러던), 15도만 바꾸는 방식으로 사물을 관찰하라는 겁니다. 일이 잘 되고 있으면 사람은 매번 익숙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외부를 관찰합니다. 요즘 같이 혁신을 강조하는 시대에 이는 대단히 위험한 습관일 수 있습니다. 한 번 정도는 큰 좌절을 겪어 봐야, 여태 안 떠오르던 생각도 떠오르고 패러다임의 건전한 수정이 가능한 겁니다. 이러다가 전혀 새로운 관점과 성과가 나타나면, 바로 그것이 "창의적 몰입"이 되는 거고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NCS를 반영한 관리회계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8-09-25 17:04
http://blog.yes24.com/document/1070533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관리회계

구순서,양승권 공저
형설출판사 | 2017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어떤 재료가 항상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만 머무는 게 아니라, 일정 시점부터는 더 이상 재료가 아닌 가공품의 일부로 편입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원료로부터 가공품의 일부로 성질, 본성이 변하는 기준 시기를 "분리점"이라고 부릅니다.

연산품이란 용어를 낯설어하는 이들도 있는데, 한자로 "連産品"이라고 쓰면 더 뜻이 명확해질 겁니다. 말 그대로 두 가지 이상의 생산품들이 동일한 공정(제조 과정)에서 제조되는 걸 뜻합니다. 단 이 두 제조물 사이에, 어떤 주종(主從) 관계 같은 게 없어야 합니다. 만약 한 연산품이 다른 연산품의 부속 등으로 쓰인다면, 이미 그 시점부터는 더 이상 연산품으로 부를 수 없습니다. 연탄 같이 지저분한 얼굴을 하고 날이면 날마다 넋두리를 읊는 늙은 인생이라 해도, 이 연산품 재공품의 자그마한 부속으로나마 쓰여 남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여지가 있었을 텐데, 그마저도 없는 업 덩어리 인생이라면 세상에 태어난 보람이 아예 없다고 해야겠습니다.

여튼 연산품이다 재공품이다를 따지는 이유는,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가를 과연 어디에 얼마만큼 배분하느냐의 매우 까다로운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한 시기에 통째로 발생한 원가는 그걸 "몇 원어치는 이 제품, 몇 원어치는 저 제품" 하는 식으로 인위적으로 배분하기가 매우 까다롭고, 까다롭다기보다는 자의적이기 쉽습니다. 자의적이든 뭐든 자신만의 장부(늙은 광인의 넋두리 일기가 아닌)에 적는 이상 자신만의 기준대로 적으면 될 터이나, 자기 기업에 어떤 원가가 얼마만큼 발생하며 기업의 이윤에 어느 정도 기여(또는 손해)를 끼치는지는 정확히, 또 객관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부산품의 경우, 대체로는 상대적 판매가치법, 생산 기준법 등을 적용하곤 합니다. 이론으로는 후자가 우수하지만, 실무에서는 대개 전자가 쓰이죠.

결론적으로, 실무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는 판매가치법에 의하면, 예를 들어 A와 B라는 상품에 각각 1만원, 2만원의 원가가 배분된다 쳐도, A라는 상품이 팔리지를 않았다면 1만원의 원가는 "인식"이 안 된 채로 내내 남아 있는 겁니다. 반면, 생산 기준법에서는 판매 여부에 무관하게 발생이 된 이상 인식을 하는 거고, 단 (당연히) 주산물이 아니라 부산품의 원가로 배분합니다. 판매가치법은 (판매 시점에서 비로소) 주산품의 원가로 인식되는 거고 말이죠.

이런 골치 아픈 과정을 왜 거치느냐? 어떤 상품의 "원가"가 높이 책정되면, 그 상품은 기업의 이익에 기여하는 바가 적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어느 기업의 어떤 상품이 기업 이윤 창출에 진정으로 기여하는지를 알아내려면 원가의 측정, 또 이익률의 측정이 정확해야 하기 때문이죠. 결국 모든 논의는, 최고 경영자의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병원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 My Reviews & etc 2018-09-24 22:52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0704168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병원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신재원,이진한 공저
리더스북 | 2012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어느 나라이건 그 국민이 큰 걱정 없이, 또 부담 없이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배려하는 게, 현대 복지 국가에서는 정부의 기본 책무로까지 여겨집니다. 그렇다고 개인 책임 원칙이 침해된다면 (이미 실패한 것으로 판명이 된) 공산주의에 접근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오해를 살 수도 있습니다. 현재 미국은 바로 전임 대통령인 오바마가 심혈을 기울여 이뤄 놓은 이른바 "오바마 케어"를, 현 대통령인 트럼프가 다시 근본에서부터 손을 대려고 벼르는 중입니다.

제약이건 의료기술이건 개인의 자발적인 창의가 십분 발휘되어야만 혁신적인 제품이 나올 수 있고, 또 그 제품이 수요와 공급 원리에 의해 적정가, 적정량으로 산출될 수 있습니다. 너무 공익성, 공공재적 성격만 강조하면 창의가 침체되어 국민의 후생이 저하되는 결과가 생깁니다. 그렇다고 의료 섹터를 전적으로 시장에만 맡긴다면, 이는 이른바 의료의 영리화를 초래하여 소수의 가진 자를 제외한 모든 이가 보건의 한계영역에 내팽개져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겉으로만 위선을 떨고 속으로는 남을 해코지할 더러운 욕망만 가득한 폐품 같은 늙은 인생은 공연히 국민의 세금을 좀먹을 게 아니라 폐기 처분되어도 애석할 게 없겠습니다만.

정부는 이미 이십여년 전부터 일반 의약품의 공급가를 낮추려는 노력을 이어 왔습니다. 이에 대해 국가가 시장에 부당하게 개입한다며 제약업계의 원성이 이어져 왔고, 자본을 축적해야 신기술 신약 개발 투자에 쓸 여력이 생긴다는 항변도 들립니다. 오고가는 논리가 마치 통신업계의 요금 인하를 유도하는 최근의 공방과도 그 구조가 유사합니다. 여기에 대해 정부측이 내어 놓는 반박은, 첫째 복제약의 안이한 생산에만 기대다 보니 신약 연구 출시를 통한 혁신 노력에의 유인(인센티브)이 없고, 혁신보다는 그저 "영업을 잘하는" 회사가 승자가 되는 부작용이 속출했다는  것입니다. 듣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논리죠. 이는 공공성 vs 효율성의 해묵은 논쟁 레벨이 아니라, 오히려 자본주의가 자본주의답게 작동하게 하려는 원칙 회귀로도 들립니다.

또한 건강보험재정은 언제나 그 지속가능성에 대해 회의를 야기해 왔습니다. 이는 일단 건보공단 자체의 반성과 개혁도 요구되는 부분이 있겠으나, 무엇보다 타국 대비 카피약 등의 약가가 도에 넘을 만큼 높이 책정되었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없지만은 않은 것입니다. 또한, 우리 보건산업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인 "리베이트 수수 관행"이야말로 약가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이겠는데, 결국은 의사, 약사 등 현장에서 뛰는 보건의료인들이 자발적인 공감과 실천에 나선 후에라야 이 모든 갈등이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네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애프터 ①치명적인 남자 - 안나 토드 | My Reviews & etc 2018-09-23 21:50
http://blog.yes24.com/document/1070232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AFTER 애프터 1

안나 토드 저/강효준 역
콤마 | 2018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철벽녀"와 "나쁜남자"의 로맨스는 언제 읽어도 흥미가 당깁니다. 어쩌면 세상에서 이뤄지는 모든 사랑이란 이 원형의 변종에 가까우며, 남녀 이성 어느쪽이라도 자신을 저 기본 스탠스 중 하나에 대입하여 사랑이란 전쟁을 이끌고 싶은 게 또한 공통된 심리 중 하나이겠기 때문입니다. 이런 장르물을 읽은 건 지금으로부터 4년 전쯤이 마지막이었는데, 모처럼 다시 접하니 기시감도 느껴지면서 동시에 감정이 정화되는 듯 상쾌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미국도 십여 년 전부터 학력 인플레가 불기 시작해서 무자격 부실 대학이 간판만 차려 놓고 학위를 공장에서처럼 찍어내다 어느날 자취를 감추는 비리를 저지르기도 해 큰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 무렵 "사커 맘" 이라든가 "타이거 맘" 같은 새로운 교육 풍조가 일기도 했는데, 이는 모르긴 해도 한국이라든가(전세계 어디서도 따라올 나라가 없죠) 동양계의 풍습이 놀랍게도 미국의 평범한 학부모들에게까지 영향을 준 흔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긴 무지하고 거칠며 무능한 자들이 이상한 방향으로 발전의 김을 빼고드는 풍조가 우려스럽지,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추구하려는 발버둥이 뭐가 나쁘겠습니까. 이런 교육열이 있었기에 우수한 인재가 그간 배출되었고 1980년대, 1990년대의 호황을 이끈 것입니다. 멍청한 지도자가 다 말아먹어서 문제였을 뿐이죠. 이후 삼성 등 대기업의 도약도 어디 최고경영자 한 사람의 자질과 용단에만 힘입은 결과이겠습니까. 세계 최고 수준인 이공계 엔지니어들이 창의력을 발휘한 덕택이 클 뿐입니다.

여튼 우리 테사, 예의 철벽녀이자 범생이이기도 하며 아직은 자신감이 좀 부족한 그녀("하긴 저런 애가 나한테 관심이 있을 리가 없지."라는 말에서 짐작 가능)는, 열성인 어머니 덕택에(머리가 그리 좋지는 않은 듯하니, 어머니 덕이 아닐지 생각해 봤습니다) 명문대에 입학하게 됩니다. 자녀를 명문대에 넣고 가장 뿌듯한 첫 순간이 바로 (기숙사에까지 당첨되어) 문을 열고 짐을 꾸려 주는 바로 그 시간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엄마도 딸 테사의 손을 잡고 자랑스럽게 입주를 합니다. 명문대이니만치 다 자기 딸 같은 범생이만 있을 줄 알았으나, 첫날부터 웬 끔찍한 날라리를 마주하고서 큰 충격을 받게 되는데요...

장르물에는 언제나 공통적으로 따르곤 하는 공식이 있습니다. 소설뿐 아니라 영화까지 비슷한데, 명문대에 입학한 예쁜, 그리고 실력도 좋고 성실하고 똑똑하고 야무진 여학생에게는 항상 고향에서 거름내 풍겨가며 묵묵히 그녀를 기다리는 갑돌이가 있기 마련이죠. 여기서는 그게 아니라(또 테사의 고향도 그런 깡촌이 아니라), 테사에게 여러 모로 격이 맞는, 또 오래 전부터 알아온 공인(?) 교제 이성이기도 한 노아라는 애가, 동시에 합격하여(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당사자뿐 아니라 그 양가 부모님들이 더 기뻐할 만하죠) 같은 학교에 지금 들어왔고, 기숙사 다른 동에까지 입주를 한 상태죠. 아마 딸에 대해 마음이 안 놓인(그럴 이유가 물론 전혀 없습니다만) 그 엄마가, 노아에게까지 닦달을 해 가며 성적이 딸리면 채근까지 해 가며 입학에 공을 세우지 않았겠습니까. 딸을 성공(일차 관문 통과)시킨 후에도 얼마나 이모저모로 걱정이 많이 되겠습니까. 웬 거렁뱅이 변태 늙은이나 만나 욕을 당할까 우려스럽기도 하고 말이죠.

개인적으로 저는 이런 열성인 엄마(대부분 자기 희생, 헌신의 열정이 강한 분들입니다)들은 무조건 응원하고 싶어집니다. 아무리 한때 이런 유형이 한국 교육계와 사회를 우려 속에 접어들게 했다쳐도 말입니다. 아니 자기 자식 교육 잘 시키겠다는 게 무슨 범죄도 아니고, 그렇게 할 자신도 능력도 성의도 없는, 어디서 쓸데없는 정치 물만 든 건성 부모들이 한심한 사람들이지 열심히 사는 이들이 뭔 죄랍니까. 미국에서도 "우리가 저런 거 보고 좀 배워야 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거더군요. 자신들이 너무 이기적으로 사는 것 아니냐면서요.

여튼 저는 조금 실수를 한 게, 엉뚱하게도 이 테사 엄마한테 너무 감정 이입을 하며 책을 읽은 나머지 정작 청년 하딘과 여주 테사의 짜릿한 연애담에 상대적으로 덜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소설은 여성 작가의 필치라서인지 테사보다는 철저히 남주, 즉 나쁜 남자 하딘의 군살 하나 없는 매끈한 몸매를 보고 테사 마음 속에 이는 반응, 오로지 등만 빼고 온 몸이 타투로 덥힌 외양을 보고 경악하는 그 엄마의 태도, 몸에 타월만 두른 채 방을 나온 테사를 보고 어디가 불룩해졌다는 누구의 상황 묘사 등 이런 장르물에서 독자들이 신경을 집중해야 할 대목은 따로 있지만 말입니다.

하딘은 분명 나쁜 남자의 전형인데다, 또 평범한 미국 여자들이 뻑가곤 하는 "영국 억양"까지 말투에 묻어 있는 그야말로 테리우스형 캐릭터이며, 소설 중반부부터 바로 드러나듯 "출생의 비밀"까지 간직했다고 하니 이건 원... 헌데 앞에서 "왠지 자신감이 살짝 부족한..."이라고 했던 테사지만, 저 하딘이 "어째서 너 같은 애가 아직 처녀인지 모르겠다"라고 한 걸로 보아 그냥 범생이에 그치는 타입이 전~~~~~혀 아님은 또 눈치챌 수 있습니다. 이런 녀석이 설령 작업의 귀신이라고 한들 아무한테나 빈말을 늘어놓지는 않지 않겠습니까. 또 솔직한 게 요런 영혼들의 공통점인데, 그 바탕에는 자신감이라는 게 깔려 있다고 해야죠. 학점 관리를 잘해서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아야 할 테사인데, 그간 저런 엄마한테 휘둘리고 관리, 간수당한 세월의 회한과 한창 때의 욕구가 결합한데다 이런 녀석까지 눈앞에 나타났으니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불을 보듯 뻔하고, 다만 게임의 균형추가 너무 남자쪽으로기울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2권이 더 기대되네요.

p123에 "본 이베어" 같은 우리 시대 셀럽들이 언급되어 더 친근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본 아이버"라고 오버하기도 하던데 이 사람들은 프랑스계라서 이리 읽어 주는 게 맞죠. 책에도 그리 나와 있고요. 영어에서 하이버네이션이라고 할 때 그 단어와 어근이 같습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잔혹한 약탈자, 스틸러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8-09-22 21:20
http://blog.yes24.com/document/10700547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스틸러

김상철 저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자본주의 체제의 가장 큰 장점은 경쟁을 통해 최적화와 효율이 보장된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체제의 약점을, 이미 백 년도 전에 마르크스나 힐퍼딩, 바란 같은 학자들이 지적한 바 있는데 그 토픽이 바로 독점입니다. 자본주의는 결국 승자독식의 구조 속에서 독점자본의 구축으로 귀결하고, 이를 과연 염두에 두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미래를 암울하게 그린 SF 영화들 중 상당수는 "거대한 회사가 냉혈히 지배하는 세상"을 배경으로 삼은 게 많습니다.

독점의 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병폐는, 우월 위치에 놓인 자가 열위 경쟁자의 창의, 기술을 도둑질하는 짓입니다. 자본주의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새로 출발하는 사업가들도 자신의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무기 삼아 시장에 느닷 강자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 점이 말살된다면 체제는 출발점에서부터 질식하는 셈입니다. 한국에선 현재 재벌 그룹에 의한 스타트업 죽이기가 도를 넘어, 신기술 도둑질하기, 기술진 빼내오기 등이 기승을 부립니다. 한편 해외로 눈길을 돌려 보면, 굴지의 한국 기업들이 보유한 소중한 기술들이 여러 경로로 중국 등 외국에 의해 도둑질당하고 있습니다. 본래 기술은 훔치는 거라며 일본이 예전에 기술 이전 요구를 했던 우리에게 비웃듯 말한 적 있는데, 그 충고를 그대로 실천(?)이라도 하듯, 우리 역시 일본 기업으로부터 기술을 적잖이 훔쳐 온 게 사실이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애써 일군 기술 기반을 남에게 아무 보람도 없이 내어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일본 역시 한때 잘나가던 시절의 시스템에만 기대고 발전, 혁신이란 걸 잊고 살다 "잃어버린 20년"의 침체기를 맞았습니다. 매너리즘이란 그래서 무서운 것이며, 누구든 잘나갈 때를 더욱 조심하고 경계 삼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 입장에서 더 무서운 건, 그런 일본이 현재 아베 신조라는(우리 입장에서는 결코 반갑지 않은) 지도자를 만나 현재 재기의 기반을 차근차근 다져 나간다는 점입니다. 그뿐 아니라 한국이 적잖이 호구 노릇을 해 준 중국 역시, 이제는 추격자, 모방자가 아닌 선도자(퍼스트 무버) 노릇을 하며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한다는 점을 또 눈여겨 봐야 합니다. 베트남은 최근 십년기에 다소의 좌절을 겪었으나, 좋은 입지 조건과 풍성한 노동 자원 덕에 여전히 세계 경제의 엔진 노릇을 해 줄 게 기대됩니다. 경제 용어로 "넛크래커"라는 게 있는데, 자원은 후발 주자에게 뒤처진 조건이고 기술은 여전히 선진국을 넘볼 수 없어 둘 사이에 끼어 이도저도 못 된 채 경쟁력을 잃어가는 한국 같은 신세를 두고 이르는 말입니다.

저자는 생산성도 없고 모두가 패자가 되는 경쟁을 배제하고, 각 재벌 기업이 업종전문화를 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치킨 게임을 벌이는 풍토를 지양하지 않으면, 결국은 모두가 공멸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선택과 집중"이야말로 현 시점의 한국 산업계가 가장 명심해야 할 원칙과 덕목이라는 뜻이겠습니다. 또 저자는 "스타트업이야말로 우리 경제에 있어 활력을 불어넣고 혁신의 맥박을 가동시킬 원천"이라고 주장합니다. 한때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이 세계가 본받을 모토라고 지적하는 움직임이 있었지요. 청년창업을 격려하는 사회 분위기야말로 혁신을 양산하고 그 과실을 따먹을 자격을 갖췄다고나 할 것입니다.

"블루오션"이라고 해 봐야 한때의 블루오션이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이 역시 피냄새 어린 경쟁의 장이 되기 마련입니다. 지속적으로 바뀌는 블루오션의 지점을 정확히 포착하지 못하여, 아까운 자원과 시간을 낭비하는 게 가장 안타까운 결과라 하겠습니다. 중국은 현재 내부적으로는 성장의 정체를 맞이하고 있으며, 계획 경제의 한계와 부실로 부실 투자의 악영향을 온몸으로 떠안는 등 여러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미국도 거의 중국 수준으로 일부 산업에 장벽을 치는 등 "미러링 대응"을 펴 나가는 통에 기간 산업이 도산하는 위기를 겪고도 있습니다. 저자는 바로 이런, "기우뚱거리는 중국"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남의 불행을 내 호기로 잽싸게 전환시킬 수 있는 기민함이말로 이 험난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소중한 자질이라 하겠습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8-09-21 20:37
http://blog.yes24.com/document/1069870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

마이클 포터 저/미래경제연구소 역
프로제 | 2018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위대한 경영사상가들의 업적과 이론은 학문적 영역에서만 제 기능을 발휘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비즈니스맨들에게 경영 지침을 제공해 줍니다. 흔히 경영인이라면 "탁월한 감"으로 기업을 이끌어간다고도 하지만, 또 그런 직감적 요소를 특정 국면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지만, 막연한 감만으로 큰 조직체(작은 사업체라도 마찬가지입니다)를 경영할 수는 없습니다. 관리와 시장 개척에는 체계적인 준비와 실행 과정, 그리고 피드백이 마련되어야 하며, 이 모든 과정을 즉흥적으로 밀어붙일 수는 없습니다. 하다못해 룸살롱 사장도 낮에는 도서관에서 필요한 학문적 정보를 검토한다며 자랑하던데, 얼마나 그 정수를 새로 깨닫고 자기것으로 소화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론 없는 실천이 엄청난 맹목임은 두 번 강조할 필요가 없습니다. CEO 선까지 갈 것도 없이, 일반인이 자신의 인생을 "경영"할 때에도 어떤 비전과 철학에 기반해야만, 실패와 좌절을 가능한 한 적게 겪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마이클 포터의 정립된 이론 그 핵심 중, 경영인은 물론 일반인들도 요긴하게 참고할 수 있는 유익한 명제만 모아 쉽게 설명한 책입니다. 제가 삼 주 전쯤 피터 코틀러의 이론 중 중요한 부분을 풀어 주거나, 동아시아의 현실에 맞게 잘 개량해서 학계와 일반에 제시한 어느 일본인의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필립 코틀러나 마이클 포터나 사실 일반 독자가 읽고 바로 무리 없이 소화할 수준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론에 정통한 다른 학자가 이 큰 간극을 요령 있게, 솜씨 좋게 메워 줄 필요가 있습니다. 한 권으로 읽는 피터 드러커도 누구를 위해서건 필요하듯, 마이클 포터도 시간에 쫓기는 여러 수요층을 위해 이제는 나올 때가 되었지요. 요약본이 나와도 되도록이면 학문적 권위를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는 분의 솜씨면 더 좋겠죠.

저자 조언 마그레타는 현재 하버드 경영대 소속의 Senior Associate이며, 역시 현직으로 HBR의 편집자 위치입니다. 저자는 특이하게도 서문에서 "왜 (이런 성격의 책에, 그리고 마이클 포터 같은 세계적 권위자의 업적을 요약하는 작업에) 내가 집필자로 나서야 하는가?"를 두어 단락 정도 분량으로 따로 설명합니다. 그녀는 HBR의 핵심 필진 중 (당연히, 그리고 여전히) 한 명인 마이클 포터와 오랜 시간 동안 필자와 에디터 사이의 관계로 교감했으며, 본인 자신이 이 분야 이론에 정통한, 전미 범위에서 손에 꼽을 만큼 빼어난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특히 그녀는 마이클 포터의 독보적 업적이 구축된 영역인 "경쟁"과 "전략"이라는 주제에 대해, 포터의 본령에 충실하면서도 실천적 의의가 훼손되지 않게, 최대한 쉽고 최대한 실제 적용에 도움이 되게끔, 평이한 언어와 풍부한 실례를 들어 서술합니다. 학문적 자격과 독자의 이해 편의,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을 만한 역량을 갖춘 저자가 확실히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이론이건 개념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잡지 않고서는 출발조차 할 수 없습니다. 조언 마그레타, 그리고 마이클 포터는 이 점에서 실용적인 태도를 취하며, "전략"에 대해 매우 간명한 정의를 내립니다. "전략은 곧 탁월한 성과를 내는 방법이다." 실제로 이 정의는 마그레타 편집장만의 의견이 아니라, 그 세련되고 주도면밀한 이론 전개가 정신의 특질을 이루는 포터 교수 본인이 직접 마련한 문장입니다. 다시 말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전략은 이미 전략도 아니라는 뜻이죠.

여기서 우리는 책의 편제를 다시 주의깊게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책은 두 파트로 나뉘었는데, 1부의 주제가 "경쟁", 2부는 "전략"입니다. 그런데 위 문단에 소개한 "전략"의 정의는, 2부가 아닌 이 1부에 벌써부터 등장합니다. 왜일까요? 책의 목적도 실용에 있고 경영이론을 공부하는 것도 현실에서 성과를 내기 위함인데, 책의 내용을 전개할 때 구태여 형식에 얽매일 건 없죠. 이처럼이나 실용적으로 "전략의 정의를 경쟁 논의에서 벌써 내세우는" 이유는, 경쟁에 대한 논의부터가 전략을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전략 없는 경쟁은 토대 없는 건축이며, 이런 이유에서 저자(들)은 전략이 무엇인지부터 독자에게 제시하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명제가 또 하나 등장합니다. 경쟁은 반드시, 라이벌들을 제압하고 경쟁력을 상실시켜야 승자, 최고가 될 수 있는 걸까요? 마이클 포터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경쟁은 결국 성과를 내기 위한 과정이지, 라이벌의 제압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가 대뜸 "성과"를 전면에 내세운 "전략의 실용적이고 간단한 정의"를 이처럼 책의 앞부분부터 가르치는 것도 다 이런 고려가 작용해서입니다.

자 그러면, 포터 교수와 마그레타 여사가 대안으로 제시하는 "보다 현명한, 그리고 실용적인 경쟁"은 무엇으로 내용이 채워져야 한다는 걸까요? 이건 문제 제기 단계에서 암시된 바와는 달리 그리 달달한 컬러는 아니고, 오히려 더 살벌한 제안입니다. 혹 실망할 분들이 있을까봐 미리 밝히는 건데요, 이분들이 제시하는 "성과를 내는 경쟁"은 결국 객관적, 절대적(다른 업체와 비교할 게 아닌)인 경쟁력 강화에 중점이 놓여 있네요. 고객, 소비자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기업은 백날 "경쟁"을 해 봐야 손해이며, 설령 시장에서 선두 주자라 한들 허울뿐인 점유율만 높을 뿐, 수익, 성과가 안 납니다.

여기서 저자들은 (좀 진부한 감이 없지 않으나) 애플의 예를 들며, (전통적 경제학 용어를 빌리면) "독점적 경쟁 시장에서 대체되기 어려운 상품, 서비스를 생산하라"고 합니다. 이 역시 제가 저 위에 잠시 언급한 어느 일본분의 책에서 주장하는 바와 상통합니다. 라이벌을 제압하기보다, 라이벌이 아예 존재하지 않을 만큼 경쟁력을 키우라는 뜻입니다.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충성을 바치는 탑 독이 되라는, 더 독한 충고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이 역시, 라이벌에 대한 (소모적 구태를 통하지 않은, 진정한 선제적, 본원적) 제압임도 우리는 다 눈치챌 수 있죠. "도전의 불씨"마저 근절해 버리겠다는 단호한 의지와 지혜가 요구됩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무조건 생산 단계에서 후려치기만 하면(내부 공정이건 외부 하청이건) 다 되는 걸까요? 이번 갤럭시노트 7 사태에서도 새삼 이 점이 주목 대상이 된 적 있죠. 마이클 포터는 이런 비용 절감 문제에 대해 근시안적으로 보지 말고, 오히려 어떤 과정에서 소모되는 비용이, 최종 생산되는 상품에 어떤 가치를 추가하는지를 잘 살피라고 합니다. 책에 나오지는 않으나, 이 점은 경영학보다 순수(협의의) 회계학에서도 중요한 논의의 대상이 되는 이슈입니다. 특정 이벤트를 비용으로 계상(計上)할 것인가, 아니면 거꾸로 자산(의 일부)에의 평가를 할 것인가는 매우 까다로운 논의를 거치는 딜레마입니다. 물론 가치 평가를 허술히하면 기본적으로 보수성이 지배하는 회계 원칙이 훼손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이클 포터는 좀스럽게 "절약"에만 매달리는 기업가가 혁신을 이뤄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합니다. 제4장이 제2부("전략" 논의의 본격 전개) 처음에 자리하면서 "가치는 모든 전략의 시발점"으로 부각되는 건 마그리타 여사의 탁월한 센스입니다.

연속성은 장기 전략에 생명을 불어넣는 중요한 미덕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흔히 전략의 유연성을 강조하며, 최초의 프레임을 너무 고집하면 이미 전략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고도 하죠. 저자는 이에 대해 반대합니다. 디테일에 변화를 주되 그 뼈대마저 교체되는 전략은, 이 전략을 접하는 외부(고객 혹은 라이벌)에 혼란을 주며, 끝내는 전략의 설계와 집행의 주체인 조직에게마저 타격을 입힌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시어즈(미국의 유명한 백화점)의 예를 들며, 실제로 저는 삼전의 최근 15년을 보면 마케팅 부문에서 뭔가 큰 혼란이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특히 전략의 연속성은, 지금 그 조직이 무엇을 내세우고자 하는지, 그 "핵심 가치"의 설정에서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회사, 조직의)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분명한 합의가 유지되는 한, 가치의 전달 방법은 보다 유연한 모습을 띨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고, 단기 목표에 지나치게 집중하다 대세를 그르치기가 참 쉽습니다. "방법 이슈"가 아니라 온존해야 할 핵심 가치의 침훼(侵毁)에 이르는 실패가, 어느 기업에서건 비일비재한 게 현실입니다.

이렇게 전략의 얼개를, 그리고 특징들을 제시하면 "아 이건 마케팅에 관한 논의구나"하고 받아들이는 이들이(특히 현장에서 치열하게 뛰면 뛸수록)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오해를 막기 위해, 포터 교수는 "전략은 마케팅보다 (개념상, 그리고 실제 적용상) 고차원의 개념"임을 강조합니다. 이런 차별점을 분명히 부각하기 위해, "전략"을 논의하는 파트에서 "(핵심)가치"의 중요성을 그렇게나 강조한 것입니다. 조직이 생산하고 창조하는 가치가 과연 무엇이어야 하는지는, 기업의 생존 전략에서 중핵에 놓여야만 하며, 마케팅 섹터란 이에 비하면 그저 지엽말단의 비중이고, 위에 쓰인 용어를 다시 끌어들이자면 "전달 방법"의 variation에 지나지 않습니다.

책은 말미에 포터 교수와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특히 일반 독자에게 난해했던 개념과 이론 구조에 대해 본인의 명료한 육성으로, 다소나마 친절하게 "전달, 소통"이 이뤄져서 그를 존경해 온 독자들에게 특히 도움이 됩니다. 권말부록으로는 용어 해설, 그리고 (에디터다운 꼼꼼한 마무리가 돋보이는) 참고 문헌 목록이 실려 있습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4        
1 2 3
진행중인 이벤트
새로운 글
오늘 41 | 전체 443838
2011-08-29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