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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읽어보고 싶.. 
너무 꼼꼼하게 리뷰를 올려주셔서 .. 
리뷰를 보아하니 책 내용도 너무나 궁.. 
이무것도 안 하는 직업이라는 책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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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속도를 늦춰라 | My Reviews & etc 2019-08-3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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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삶의 속도를 늦춰라

카이 롬하르트 저/송소민 역
황금비늘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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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는, 많은 경우 "품질 경영"과 상충하는 가치라고 인식되기 일쑤입니다. "빨리빨리"가 고도 성장기에는 높이 평가 받는 미덕일지 몰라도, 성장의 "질"과 "지속성"이 중시되는 구간, 국면에서는 부차적인 평가 항목일 뿐 아니라, 개인과 조직이 유지하기에 위험한 태도라고까지 경계되기도 합니다. 이뿐 아니라, "속도" 앞에는 보통 "졸(拙)"이라는 상서롭지 못한 수식까지 붙어, 일이 알차지 못하고 장기적으로 전체 과업에 해롭기까지 할 때 이를 두고 "졸속"이라는 비난성 개념까지 형성되죠. 최소한 속도를 위해 다른 가치가 희생된다면, 해당 기업이 책임 있는 경영 방침 아래에서 운영된다고는 쉽사리 진단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자, 그런데, 이와는 정반대의 충격적인 제안을 하는 곳이 있습니다. 기업주나 경영진, 관리자 급에서야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아랫사람들에게 채근을 한다 치죠. 아주 큰 기업은 아닐 가능성이 높지만, 기업의 사이즈가 어떻든 간에 외부에서 "훈수"를 두는 컨설팅 쪽에서는 결코 이런 태도에 좋은 점수를 안 줍니다(그 전에 자체 섹터에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면 좋겠습니다만). 다른 곳도 아니고 경영 자문을 전문으로 하는 외부 조직에서 "천만에, 속도가 최고의 목표죠!"라고 권한다면, 이 회사의 경영진 측에서도 "이게 무슨 소린가?"라며 의아해할 만합니다. 

"훈수꾼"들 입에서 나올 만한 충언하고는 대개 방향성 면에서 정반대라 할 만한, "의표를 찌르는 한 마디"거든요, 저게. 그런데, 터무니없이 그저 튀기 위해 지르는 한 마디와는 또 다릅니다. 주위에서 지적당할까봐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 했지만, 속으로 의구심을 품거나 뭔가 찜찜했던 가능성이 드디어 현실로 튀어나와 안정된 신념을 동요시키는 순간이기도 하니까요. "아니, 가만있어봐. 나도 그런 생각이 이전부터 좀 들긴 했다고." 같은, 일 열심히 하는 이들 사이에서 무언의 동조를 확산시키엔 충분한 설득력의 맹아가 자리하고는 있단 말이죠. 

LG가 가장 잘나갔을 때를 보통 야구단이 여러 차례 우승도 하고 큰 인기를 모으며 그룹 신인도 자체를 끌어올렸다 할 1990년대 초반으로 꼽습니다. 일개 야구단이 그룹의 흥기를 상승시켰다며 비약하는 게 아니라, 이때가 대규모 기업 집단으로서 한 계열사가 잘되면 나머지 법인들에까지 상서로운 기운, "신바람"이 전면 확산되던, 불가사의한 사운(社運)의 전염성이 극히 높았던 시기라는 뜻입니다. 여러 원인을 들 수 있겠으나 일단 CI 작업(당시만 해도 기업들 사이에 개념조차 안 잡혔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언론 매체나 일반 대중에게 최호평을 받고 모든 섹터로 그 효과가 확산되었던 덕분이 큽니다. 이 전반적인 과정에 "외부 훈수꾼"으로 큰 도움을 준 게 맥킨지이며, 저자 赤羽(아카바)雄二(유지) 씨가 한국 기업가(街)에 스타로 부상하던 계기이기도 합니다. 확실히 이때를 기점으로, "기업 외부 컨설팅"이라는 컨셉부터가 한국에 뿌리내렸다고 봅니다. 그전에는 그게 뭐하는 건지도 몰랐다는 게 중론이죠.

앞서 말했지만 스피드 경영이란 보통 한국 압축성장기에 톡톡히 제 기능을 발휘했을 뿐, 부작용이 간과된 과대평가 항목일 뿐이라며 경원시되었지요. 근데 다른 사람도 아닌, 많은 한국 기업이 한때 큰 신세를 진 이 초특급 컨설턴트(원래 공학도 출신입니다. 경영에 남들 못 갖춘 안목을 트는 데에 유리한 출발점이기도 하죠- 본인 적성에 따라 큰 차이가 나긴 하지만)는, "니들 원래 하던 대로 계속 하라"며, 마구 따르기엔 살짝 불안해지기도 하는 듣기 좋은 충고를 해 줍니다. "정말 스피드 하나면 다 되나요? 지금까지 제일 잘나갈때가 하긴 그쪽에 몰빵하던 시절이긴 하지만요." 이분은 이제 진지해진 청자(聽者)를 향해, 근거를 구체적으로 들어가며 본인의 의도와 발상의 태동 구조를 하나하나 짚습니다.

과업을 이루는 프로세스에서, 어떤 질적인 공정을 개선하기란, 마치 다 자란 성인의 입맛이나 습관을 바꾸는 것만큼 어렵습니다. 어느 빈틈을 파고들어야 그나마 연약한 지반이 나올지도 모르겠고, 한번 개선을 꾀한 방법론이 다른 업무에 얼마나 범용성 있게 흡착될지, 혹시 일시적인 요행은 아니었는지 담당자에게 불안요소로 계속 남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카바 선생께서는 "그냥 스피드가 처지는 포인트를 직접 집중 공략하라, 이 포인트가 개선되면 질(質)도 끌어올려지고, 링거링 팩터도 저절로 제거된다"고 하십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지연된 속도"는 비유컨대 병인(病因)의 집결지일 가능성이 매우매우 크다는 거죠. 그 자체가 원인은 아닌데(물론 아예 원인으로 기능할 수도 있고, 이러면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진단이 쉬워지니 고맙죠),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징후가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지점이라는 겁니다.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게 해당 기업의 보이지 않는 강점, 약점을 철저히 분석한 후에야 가능하고, 동시에 업무의 본질적 속성의 해부까지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렇게 일을 해서는 아무도 납기를 못 맞추죠. "느려지는 포인트를 찾아, 설사 대증요법이라도 확실히 투입하면, 일거에 모든 약점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장의 요지입니다. 원인을 연역적으로 파고들지 말고, 경험적으로 확률이 높은 시나리오를 좇아 집중 천공하라는 거죠. 이론이 아닌 경험적 지혜의 발동으로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온 전문가다운 혜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것이 조직뿐 아니라, 개인의 업무 태도 개선에 결정적인 도움을 줌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한번 스피드업을 쫙 적용해 보십시오. 속도만 빨라지는 게 아니라, 숨은 폐단까지 고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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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의 모든 것 NDK - 고현철, 정호철 저, 한빛미디어 | My Reviews & etc 2019-08-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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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안드로이드의 모든 것 NDK

고현철,전호철 공저
한빛미디어 | 201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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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세계의 두 축은 애플OS와 안드로이드입니다. 다만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이끄는 구글은 자체 생산 시스템을 갖지 않다 보니 다른 업체에 물리적 제조를 대행시켜 소비자를 만납니다. 물론 안드로이드 OS가 해당 기기의 소프트웨어 전부는 아니며, 상당 비중으로 각 하드웨어 메이커들이 개별 제품에의 최적화를 위해 별도 펌웨어를 만들어 적용합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는 여전히 폰의 대뇌이자 척수 노릇을 수행하며 갤럭시를 비롯한 여러 스마트폰은 이 생태계 안에서만 생존이 가능하죠. 따라서 안드로이드를 이해하는 건 모바일이 주도하는 가상세계 질서의 절반을 파악하는 것과 같습니다. 


p21을 보면 "구글은 자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SDK(software development kit)을 제공하고, C나 C++로 작성된 네이티브 라이브러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NDK를 제공한다"고 쓰였습니다. 그 뒷부분에도 서술되었지만 원래 구글 안드로이드 소스는 모두에게 공개되며 이 점에서 애플 OS나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와 다릅니다. 그런데 저 SDK나 NDK는 개발자에게 그 전체 소스 코드 중 필요한 부분만 잘 추려서 편의를 배려하여 제공한 것이죠. 아무튼 이렇게 해서 구글은 애플에 비해 후발주자인 점, fabless인 점을 만회하려는 의도이겠습니다.


저자들이 가장 높이 평가하는 건 특히 Ant를 이용한 컴파일인데, 저작권 문제도 있고 가능하면 자바 코드를 쓰지 않으려는 게 최근의 추세입니다. PC 윈도 프로그램 설치파일은 대개 .exe 포맷이었습니다만 안드로이드에서는 이게 .apk 형식입니다. 저자들이 강조하는 건, 안드로이드 앱에서 구태여 무겁게 이클립스를 쓸 필요가 있겠으며, 따라서 apk 파일도 Ant를 이용해서 한번 짜 보자는 겁니다. 이후의 모든 과정은 예제를 통해 p41 이후에 나옵니다. 물론 Ant도 책에 나오듯이 기본적으로 자바로 만든 컴파일 도구입니다.

특히 제가 도움을 받은 부분은 p73에서 자바와 네이티브에서 사용되는 타입에 대해 설명한 대목입니다. 예를 들어 자바에서 float인 게 네이비트에서는 jfloat이며 타입 시그니처는 F입니다. 저자는 특히, JNI를 사용할 때에는 메서드 서명이 중요하기 때문에, 혹 작성시에 글자 하나가 잘못되면 자바가 해당 메서드를 찾지 못하게 되므로 특히 조심하라고 합니다.


자바코드를 수정하려면 먼저 NDK를 이용하는 부분을 별도의 클래스로 분리하라고 합니다(p105). 이때 먼저 클래스 생성창을 열고, Name에 plusForJNI를 입력한 후 새 클래스 파일이 생성되게 합니다. 이 과정이 화면캡처와 함께 자세히 설명되므로 그냥 따라만 해 봐도 어렵지 않게 과정이 습득됩니다. 한빛미디어 교재들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또 많은 이들이 어려워하는 게 라이브러리 의존성 문제(p116)입니다. 저자들의 말에 따르면 라이브러리 로딩, 참조 순서가 약간만 차이가 나도 아예 애플리케이션이 그냥 죽어버리곤 했다고 합니다. 수정 과정에서 약간 저리 바꿨을 뿐인데도 시작 자체가 안 되었다는 게 사실 하드웨어 구조를 잘 모르는 개발자들로서는 디버깅 과정에서 당황할 만합니다. 이 교재는 이처럼 개발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여러 시행 착오를 솔직하게 공유하며 독자 실력 향상에 결과적으로 기여하는 점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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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겉보기에 노력하고 있을 뿐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9-08-2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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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당신은 겉보기에 노력하고 있을 뿐

리샹룽 저/박주은 역
북플라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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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 달 전 자신에 대한 모든 기록을 여러 권의 책으로 엮으신 어느 분의 책을 읽고 서평을 여기 남긴 적 있습니다. 기록은 일단 자신의 삶의 궤적을 소중한 필치로 종이(비유적 의미)에 남긴 것이지만, 그 기록이란 게 자신의 기억에만 보조 도구 노릇을 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먼 후대에 이르러, 후손들이 지난시절 무슨 일이 있었는지 탐구하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려 노력할 때, 이 사소해 보이는 한 점의 기록이 중대한 역사상의 연구 노력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뮤얼 존슨이 자신과 자신의 시대에 대해 남긴 기록은, 일 개인의 기록이 역사와 인문의 발전에 얼마만큼이나 큰 공헌을 할 수 있는지 우리에게 여실히 보여 주는 예입니다. 반면 한국인들의 경우, 유독 기록에 무관심하거나 뭔가 기록으로 남는 걸 꺼린다고 할 만큼, 풍성한 기록 문화가 빈약하게 남은 편입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 같은 자랑스러운 유산이 있지 않냐고 되묻는다면 물론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않겠지요. 또 구백 차례가 넘는 외침(外侵)의 아픈 역사가 있었기에 많은 유산이 소실되었음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저자께서는 특히 직장인들에게, 지금부터라도 나 자신의 모든 기록을 소중히 가꾸고, 무엇인가를 뚜렷한 흔적으로 남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아니, 직무에 관련된 일지, 혹은 로그 기록은 누구나 작성하는 게 보통입니다. 혹 그걸 가리키는 거냐고 되묻는다면, 저자께서 지적하는 건 그런 류의 공식, 공적(公的) 기록이 아니라, 자기 개인에 관련된 비망록입니다. 개인적 기록을 왜 남겨야 하는가? 또, 그 기록이 과연 무슨 큰 도움이나 효용을 낳는단 말인가? 이런 의문이 누구에게나 드는 게 자연스럽고 솔직한 반응입니다. (시일이 한참 흐른 후 정년이나 퇴직을 맞이하여 혹 책이나 한 권 쓸 때에나 보조 자료 구실을 한다면 모르겠지만 말이죠) 

저자께서 강조하는 기록의 효용은, 일단 자기 점검입니다. 사람이 하루를 사는 목적이랄까 보람은, 어제의 서투르고 미숙했던 나를 조금이라도 반성하며, 어느 단계 무슨 방향에서건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 되어 간다는 그 향상과 진취에 달려 있습니다. 어제만 못 하고 퇴보하는 인간, 말로는 다짐이니 결심이니를 떠들면서 실제로는 옹색하고 비루하며 완강한 에고 속에 갇혀 한 발짝도 못 나가는 인간, 반성은 그저 "나도 반성을 할 줄은 아는 인간이다"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려 떠드는(따라서 남 보여 주기 위한 삶을 사는 유형이죠. 보여 줄 게 아무것도 없으면서 말입니다) 선전으로만 이용하는, 속셈이 아주 교활한(그러면서도 어리석은) 인간, 이런 사람이 입버릇처럼 올리는 구호는 기록도 아니고 반성도 점검도 뭣도 아닌, 더러운 기만에 불과합니다.

저자께서 강조하는 건 그런 엉터리 치장이 아니라, 정말로 손톱만큼이라도 나아지길 기약하고 발버둥치는, "이만하면 나 괜찮지 않나요?"를 자신에게 세뇌하지 않는, 발전과 도약을 위한 몸부림입니다. 저자는 이를 위해, 목표 관리, 건강 관리, 학습 관리 같은, 자신만을 위한 기록의 행진을 멈추지 않을 것을 조언합니다. 물론 직장인인만치, 마냥 개인적 기록으로 지면을 채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일정관리, 업무관리, 관계관리(이는 公과 私가 혼재된 포맷이겠습니다만)를 병용, 병행할 것을 충고합니다. 

저자는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기록이 경쟁력이다" 인간이 이만큼이나 문명과 의식의 진화를 달성한 건, 선조들의 성과와 시행 착오를 온전히 기록으로 간직하여, 후세 사람들이 그를 참고하고 보감으로 선용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대히 면면히 이어지는 문명사 속에서만이 아니라, 개인도 하나의 작은 우주이자 자기만의 사연을 지닌 연속체입니다. 기록은 그 개체의 "품질, 충실도, 순정성"을 담보하는 하나의 발판이자 증거물입니다. 우리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가장 확실하고 손쉬운 길을 왜 애써 외면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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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법 - 정재완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9-08-2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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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2015 관세법

정재완 저
무역경영사 | 201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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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10장에 걸친 편제로, 관세법 해설을 수험생 니즈에 맞춰 펴낸 책입니다. 


p4에 나오듯 관세법은 절차법일 뿐 아니라 동시에 실체법적 성격도 갖습니다. 통관절차를 규정하는 법이니 절차법인 것은 당연하며, 권리행사 또는 분쟁 해결을 위한 규준이 비로소 근거를 마련하니 실체법적 성격도 가집니다. 사실 관세법뿐 아니라 모든 법이 실체법/절차법 성격을 동시에 가지며, 민법에도 절차법 규정이 있고 부동산등기법이라고 해도 일부 실체법 규정을 보유합니다.

독점대리인, 독점 유통업자, 독점영업권자 등의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바로 특수관계자(관세평가 목적)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고, 관세법시행령 제252조에 명시된 여러 항목들 중 하나에 속해야만 이를 특수관계자라고 할 수 있다는 설명이 p233에 나옵니다. 사실상, 피부에 와 닿는 한 마디 설명으로 요약하자면 "친족"인데 이 친족 개념은 국세기본법의 개념을 적용한다고 나옵니다. 그런데 이 대목이 좀 석연치 않게 다가올 독자들도 있을 것을 예상했는지, 각주에서 아주 길게 WCO(World Customs Organization) 1998년 수정채택 의견을 소개합니다. 이런 부분은 대학교 정식 교과서나 다름없는 엄정한 태도입니다. 


무역실무 과목에서도 그렇지만 비용을, 혹은 파손멸실책임을 구매자(수입)와 판매자(수출) 둘 중 누구에게 귀속, 부담시킬지 문제는 언제나 핫이슈입니다. p246 이하에 보면 판매가격에서 공제할 금액이 설명되는데 수수료, 이윤 및 일반경비, 수입항 도착 후에 발생한 운임, 보험료, 기타 관련 비용, 조세 및 기타 공과금 등이 설명됩니다. 이 역시 각주로 그 구체적인 전거가 일일이 명시되어서, 설령 수험에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해도 수험생 입장에서 신뢰를 더하는 배려라고 평가됩니다.

세무사나 공인회계사 공부를 해 본 분들은 알겠지만 납세의무자 개념이 어느 교재에서도 처음에 규정이 되고 시작을 하죠. p325에도 그 개념이 나오는데 영역이 관세법이니 만큼 관세법에 맞게 상당히 그 내용이 다릅니다. 화주(貨主)라고 단적으로 나옵니다. 관세법이 아니라면 어디서 이 비슷한 단어나 문구가 나오겠습니까. 실질소유와 형식명의가 서로 다를 때 무엇을 표준으로 삼을지에 대해 수입신고시 민법상의 소유권을 가진 자가 화주라고 서술됩니다. 이게 주로 관세법 위반으로 범칙금을 물 때 실화주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수입업체 등이 이런 주장을 한다고 나옵니다. 허위신고를 해서 포워더(forwarder)와 실화주가 차이 나는 경우가 현실에서 아주 많습니다. 씁쓸하게도요.


수입물품에 대해 과세가격 조정에 따라 과세표준과 세액 모두가 결정, 혹은 경정처분이 될 때가 있습니다. 이것은 세관장의 통지(p357)라는 형식을 거치는데, 30일 내에 기재부장관에게 정상가격, 과세가격 사이의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고 나옵니다. 마지막 줄의 "중앙행정기관장을 고려하여"는 "중앙행정기관장임을 고려하여"의 오타라고 생각됩니다. 


p383에 세분화된 입항 전 수입신고제도 표가 나옵니다. 출항전, 입항전, 보세구역 도착 전 신고 등 세 가지를 구별하여 보기 좋게 정리되었습니다. 수입신고의무자 역시 화주라는 점 다시 강조됩니다. p401에는 단순가공물품에 대한 원산지 불인정이 언제 행해지는지 설명이 있는데 여러 협약이나 조약, 법규에 흩어져 있는 걸 한 곳에 잘 취합되어 공부할 수 있게 배려했습니다. 깔끔한 수험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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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행정부의 한국 및 대아시아 무역 경제 정책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9-08-2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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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트럼프행정부의 한국 및 대아시아 무역 경제 정책

Charles Freeman,Guy Sorman 공저
세계경제연구원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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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국은 언제나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왔습니다. 소련과의 패권 경쟁이 한창일 때, 레이건의 공화당 행정부는 가능한 한 최대한 동맹국들의 체면과 이익을 챙겨 주는 듯한 제스처를 폈으나, 의회는 그때에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었죠. 이 당시 민주당은 가장 강한 보호무역정책을 펴서, 이른바 슈퍼 301조의 발동으로, 우리 같은 개발도상국들을 몹시도 괴롭혔습니다. 일반특혜관세(GSP)가 폐지된 것도 그 즈음의 일입니다. 1980년대의 실정이 이랬고, 1970년대에는 닉슨이 달러 금 태환을 정지하는 초유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언제나 미국은 좀스러울 만큼 미국 우선주의를 관철해 왔던 셈입니다.

저 당시만 해도 민주당이 국수주의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상황이 바뀐 느낌입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TPP를 강력히 추진하면서, "아시아 태평양의 미래와 이니셔티브를 결코 중국 같은 나라에게 넘겨줄 수 없다"며, 당장 미국이 좀 손해를 보더라도 먼 장래를 내다본 안정된 시스템 하나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 역시 광의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임에 틀림없으나, 여튼 타국의 이익도 단기간(미국 측의 전망대로라면)일망정 기대는 할 수 있었던 셈입니다. 그러던 게 오히려 공화당 정부 들어서서, 이제 안면몰수하고 몇 푼의 동전까지 보이는 대로 갈무리하고 나서겠다는 식으로 나오는 거죠. 어떤 나라가 자기 나라 이익을 우선시하겠다는 걸 막거나 반대할 이유, 수단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만, 미국이 더 이상 먼 장래를 내다볼 여유가 없다는 사실만이 확인된다고 봐야죠. 반면, 안타깝게도 중국은, 허황될 만큼 몇 십 년 단위를 바라보고 장기 투자 설계에 골몰합니다. 싫건 좋건 이게 객관적 현실이므로 우리는 명백한 팩트를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튼 이 책은, 이제 목전의 소소한 이익까지 번거롭게 챙기겠다는, 보다 구차해진 미국의 정책 변화가 앞으로 세계 경제, 미국 국내 사정, 그리고 소규모 개방경제의 전형이라 할 한국의 상황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내용입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을 때, 오바마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미국이 언제 위대하지 않은 적 있었던가?" 이는 마치 YS 정부가 "역사바로세우기"를 들고 나왔을 때, 보수 진영에서 "역사가 언제 비뚜루 눕기라도 했었나?"로 퉁명스레 대꾸한 양상이나 비슷합니다.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게 고작 치사한 이삭줍기, 보호무역 강화, 시장에의 무분별한 개입 등이 그 수단이라니, 다시 위대해지는 게 아니라 더욱 좀스러워지는 꼼수라고밖에 안 보입니다. 반면, 잘못된 정책으로 국세가 기울어갈 뿐 아니라 본인 자신이 중국에서 치욕적인 푸대접을 받고 돌아와서도 "언제나 미국은 위대했음"을 강변하는 오바마도, 고작 정신승리에 파묻히려는 구차한 모습만 드러냈을 뿐입니다. 하나 확실해진 건 "더 이상 안 위대한 미국이 뭔가 몸부림을 쳐서 주변을 불안하게 만들겠다"는 전망 정도입니다. 현실은 그대로 인정해야 바른 전략이 짜지며, 적실하고 정확한 미래 대응 방법이 강구될 수 있습니다. 

현재 트럼프의 경제정책을 가늠하려면, 측근 중 누가 짤렸다 사퇴했다 갈등을 빚었다, 진영을 옮겼다 등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측근 라인업 중에서, 최소한 자기 세력 확보나 영역 확장에는 아무 잡음이 안 들리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행보를 지켜 보면 정확합니다. 책에서는 "그의 경제팀이 월가를 점령했다"고 평가하는데, 이기적이고 약삭빠르게 대세를 파악하고 거시 경제의 향방을 점치는 데에, 이 트럼프와 "그의 오랜 친구들"만큼 촉 좋은 이들이 없습니다. 사실 냉정히 따지고 보면 지금 짤리거나 좌천당한 이들은 나중에 합류한 축이고, 트럼프가 한창 리조트 개발로 떼돈 벌고 세계를 누빌 시절에 알던 친구들은 건재하게 자기 자리를 지킵니다. 단기의 미미한 변수와 상수를 구별할 줄 아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정확히 점치는 길입니다. 

책에서는 또하나의 재미있는 전망을 내놓습니다. 특히 공화당은 오랜 전통적 정책 중 하나가 반(反) 러시아 자세인데, 이번에는 정반대가 되어 민주당에서 러시아 내통 의혹을 들고 나왔고, 공화당이 이를 무마하려는 태세였습니다(지난 선거는 참 여러 면에서 기상천외한 풍경이 벌어지는 난장판이었죠). 그간 저는 그 사위 쿠슈너의 개인적 인맥 때문에 장인인 트럼프 역시 사업상 음으로 양으로 엮인(다른 말로 코가 꿴) 게 많아서 저처럼 러시아 관련 이슈에서 궁지에 몰리는가 보다 짐작했는데, 이 책에서는 백인우월주의, 극우파의 정치적 코드로 보다 거대담론적인 접근을 시도합니다. 제가 참 우습게 본 게, 소련 망하고 나서 러시아 젊은이들을 바로 사로잡은 게 네오나치 트렌드였다는 겁니다. 러시아는 우리가 다 잘 알듯, 2차대전 당시 가공할 만한 위력의 나치 침공을 숱한 인명, 물자 희생을 치르고 막아내어 자국의 독립과 위신, 세계 평화를 지킨 나라인데, 그 후손들이 그런 행태를 보인다는 게.. 마치 한국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이고 다카모리 숭배 열풍이 분다고 가정하면 이에 비길 수 있을지요. 

얼마 전 버지니아 샬로츠빌에서 대규모 극우파 시위가 있었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트럼프는 처음 모호한 태도를 취하다가 마지못해 한 마디를 한 후, 다시 골수지지층을 의식한 "트윗"으로 지지층 달래기에 나섰지요. 독일에서도 1차 대전 직후 경제가 최악일 때 극우 세력이 부상했던 과거를 감안하면, 사실 이런 동향은 심상치가 않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트럼프는 지금 가장 불리한 환경에서, 가장 시원찮은 수단으로, 미국 패권주의를 다시 세우겠다고 나선 겁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말했듯 "점점 외연을 확장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고립되어 가는" 그에게, 이는 너무 벅찬 과제처럼 보입니다.

엉뚱하게도 민주당 행정부의 빌 클린턴은, 금융 섹터의 건전한 운용을 저해할 수 있었던, 저축은행과 투자은행의 엄정한 준별을 규정한 글래스- 스티겔 법을 폐지하면서, 그로부터 십 년 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재앙을 부를 단초를 마련했습니다. 이런 건 본래 공화당 우파들이 좋아할 만한 정책이었는데, 뭔 생각이었는지 그는 탈규제, 자유주의를 내세우며 대단히 위험한 선 하나를 과감히도 넘었죠. 하긴 이는 영국이라고 사정이 다르지도 않아서, 이른바 "빅뱅"으로 불리는 대규모 규제 철폐를 그 오랜 보수주의의 아성에서 그 무렵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여겨 본 대목은, 불과 몇 년 전에 그토록 뜨거운 맛을 보고서도 다시 도드 - 프랭크 법을 폐지하여 금융계의 기강 해이, 모럴 해저드를 유발할 만한 위험을 키우려는 현 행정부의 정책입니다. 제 생각에는 다른 어떤 변수나 정책 변경보다, 이 점에 주목해서 향후 미 행정부의 동태를 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계 지도자들의 현명한 타협 덕분에, 전세계는 간신히 대공황의 위기를 넘겼고, 중국은 타이밍이 지금이다 싶어 "기축통화 이슈"를 들고 나오며 혼란을 틈타 패권국으로 부상하려 들었으나 실패했죠. 월가의 단기 이익보다 자국 전체 국민의 장래를 중시해야 올바른 선택일 텐데, 여러 모로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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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에서 구글 주식을 사고 두바이 원유를 판다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9-08-2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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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집에서 구글 주식을 사고 두바이 원유를 판다

이석진 저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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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지식기반 산업이다, 나아가 4차산업혁명이다를 운위해도, 아직 인류가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자유롭게 이상과 꿈을 일일이 물리계에 실현하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너무 멉니다. 당장 1980년대에만 해도, 21세기가 되면 당연히 "달나라 여행"이 가능들 할 줄 알았죠. 


과학 기술이 한계를 모르고 발전하던 시절에, 대중들은 터무니없는 기대와 공상으로 스스로의 입맛을 너무 나쁘게 버릇들였는지도 모릅니다. 레이 커즈와일을 비롯해서 많은 학자, 논객, 전문가들이 점친 바는, 먼 미래에는 기어코 실현되고 말 것들입니다. 씨쓰리피오, 알투디투 등도 언젠가는 곁에 두고 말벗처럼 청소부처럼 비서처럼 부리고 소통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거기까지 가야 할 길은 아직 너무도 멀고, 우리 인류는 당연하다는 듯 거창한 근미래상을 마케팅 구호로 마구 지어내도 될 만큼 충분한 인식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야 풍요를 누릴 수 있는 겁니다. 숙제를 덜 했으면, 딱 그만큼 대접받을 각오를 해야 하죠. 눈높이만 터무니없이 높은 사람은 있어 보이는 게 아니라 반대로 참 초라합니다. 


인간이 물리계의 한계를 아직 못 벗어났기에, 소재가 중요하고 소재의 가공과 개량이 중요하며, 그 소재의 바탕이 되는 자원과 원자재가 더욱 소중해지는 겁니다. 소재 공학이 발달하니, 리튬 같은, 전에는 이용할 생각도 못했던 저(低) 원자량(原子量) 물질에도 눈을 돌리게 되었죠. 이게 예전이나 지금이나 토양 속에 그리 풍성하지 않게 분포되었던 건 다를 바 없지만, 거의 없던 쓸모가 갑자기 늘어난 나머지 근래에 들어 값이 폭등하고 보유국들이 큰소리를 치게 된 것입니다. 희토류 수출을 중단한다는 중국의 압력 앞에 당시 일본 총리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책은 먼저 첫 장에서 원유에 대해 다룹니다. 예전 어르신들이 배우던 교과서에는 앞으로 매장량이 몇십 년치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이 자원이 다 고갈되는 날이 곧 다가오면 세계가 큰 혼란에 빠질 것처럼 설명하곤 했습니다. 환경 보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문제는 학생들에게 정확한 진실을 전달하고 설득해야 한다는 거죠. 현재 원유 채굴 기술은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여, 전에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되어 포기했던 유정까지도 일일이 주목하여 개발하는 게 현실입니다. 예전 교과서대로라면 지금쯤 석유가 바닥 나, 세계는 무장 투쟁과 약육강식의 아비규환 디스토피아가 벌써 펼쳐졌어야 했죠. 뭐 방심하고 무작정 탄소 원료에만 의존하다간 환경이 다 파괴되고 악몽이 현실로 더 빨리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요.


원유는 매장량과 보유량, 산출량 같은 물적 지표로만 세계 경제, 나아가 정치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닙니다. 이미 대세는 금융 섹터가 깊숙이 개입하여, 미래 수요와 가격 동향을 예측, 감안한 헷징과 스페큘레이팅 전략의 싸움으로 변한 지 오래입니다. 산유국들도 무식하게 그저 기름통을 감싸 안고 파니 안 파니로만 신경전을 벌이는 게 아니라, 세계의 플레이어들이 지금 원유에 대한 전망을 긍정/부정 어느 편에 놓고 의사결정을 하는지 꼼꼼히 주시한 후, 전략적 결정을 내리는 습관을 들인 지 오래되었습니다. 


게임이 이처럼 치열하고 두뇌 싸움으로 변했기 때문에, 유가의 중단기 예측은 거의 올림피아드 난제 풀이 수준으로 변했습니다(그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으면 어려워졌을 뿐). 이제 돈 벌려면 정말 수학 공부 열심히 해서 금융 섹터로 빠져야 합니다. 귀하신 몸은 서로 모셔가려 들며, 인공지능이다 뭐다 해도 적실한 예측 프로그램을 짜서 다른 사람 이용 못하게 자기만 알짜 수익을 챙기는 두뇌는 따로 있습니다. 아무나 다 한 대씩 사서 집에서 굴릴 것 같으면 누가 거액을 들여 투자하겠습니까? PC 보급 보편화된지 30년이 지났습니다만, 다들 집에서 코딩하고 부업으로 일러스트 납품하고 CAD건축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돌대가리한테 칩만 심어 주면 다 아인슈타인 되는 세상은 결코 오지 않습니다. 성형 수술 보편화되어도 누구나 다 미인이 되어 거리를 활보하는 게 아니듯 말입니다.


"금은 원자재인가, 아니면 금융상품인가?" 사실 이건 대답할 필요가 없는 우문입니다. 당신이 오늘 지출한 생활비는, 그게 대체소득 증가분을 소비한 건가, 아니면 소득효과 증가분이 그 원천인가를 따지는 것만큼이나 무의미합니다. 혹은, 오늘 조깅 하면서 흘린 땀방울이, 밥 한 공기 섭취분의 연소인지, 아니면 닭가슴살 스테이크 한 조각이 제공한 건지를 따지는 것만큼이나 실익이 없습니다. 모든 (경제적 가치 있는) 원자재는 (이제) 금융상품이고, 금융상품 중 핵심 종목들이 원자재입니다. 어떤 이는 금 보유 전략을 짜며 과연 어느 편이 유리한지를 놓고 질문도 하는데, 역시 그 사람의 보유 총자산, 재력 규모가 얼마이며, 어느 정도까지나 돈을 묻어 놓고 버틸 수 있는지에 따라 답은 천차만별로 갈립니다. 


비철금속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전보다 기업하기가 훨씬 어려워진 환경이라면, 이처럼 원자재 하나하나가 모두 금융상품화하여, 그 자원에 보다 눈독을 들이고 더 관심을 쏟아 온 투자자(당연하지만, 꼭 기업가일 필요가 없습니다)가 그 가격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기업하는 분들은 일정 기간 안정된 가격에 원자재를 공급받겠거니 기대하는데, 이처럼 뭐가 날이면 날마다 이슈도 없이 가격이 들쑥날쑥(투기꾼들의 장난질에 의해)이니 이전 마인드에 젖은 분들은 죽을 지경이죠. 어쩔 수 없구요, 세상의 룰이 바뀌었으니 기업가들이 적응을 해야 합니다. 참고로, "이슈가 없는 듯 보여도" 배후를 캐고 보면 그렇게 널뛰기가 벌어지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걸 안 놓치는 사람이 돈 벌고 미래를 내다 보는 거고요.


"풍요 속의 빈곤"이란 말은 이제 전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 곡물 역시 고도로 종목화된 금융 상품 속에 낱낱이 편입되는 주요 소재이기에, 곡물이 그저 곡물이고 작황의 풍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줄 아는 분들은 이제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고 여기면 됩니다. 다음 제5장을 보면, "현재 가격으로 미래에 살 것인가, 반대로 미래 가격으로 현재에 살 것인가?"라는 소절이 나오는데, 이 테마는 원자재 뿐 아니라 모든, 말 그대로 세상에 거래되는 모든 물건에 적용되는 이치입니다. 이건 앞으로 망하겠다 싶은 사람은, 지금은 당장 괜찮으니 갖고 있다가 나중에 비싼 가격에 팔 것을 약정하면 되고(계약이므로,  시세 폭락 여부에 무관하게, 사기로 한 사람은 그 가격에 사야만 합니다), 앞으로 귀해지겠거니 전망이 선 사람은 자신이 적당히 여기게 제시된 품목을 골라 미리 살 것을 약속하면 되죠. 파는 사람은 "이런 걸 놓고 왜 그런 비싼 가격에 살것을 약속하는지" 몰라하는 사람이라야 거래가 성립될 겁니다. 사실 파는 사람 사는 사람 모두 전망이 반대 방향으로 일치하기에 성립하는 거래이므로 누가 억울하고 말고 할 것도 없습니다. 


책은 "원자재 전쟁"이라고 제목이 달렸으나, 결국 책에서 설명하는 이치는 원자재 뿐 아니라,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상품, 종목에 다 해당되는 이치입니다. 전망이 일치하면 선물 거래란 성립될 여지가 없습니다. 각자가 미래에 대해 낙관/비관으로 전망이 갈리기에, 이런 파생 상품의 거래가 성립될 기반이 생기는 거죠. 문제는, 내 전망이 어떻냐는 것보다, 남들, 특히 돈을 가진 이들이 어떤 전망을 갖고 어떻게 플레이하느냐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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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불교와 국왕의 나라 - 조흥국 | My Reviews & etc 2019-08-2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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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태국

조흥국 저
소나무 | 200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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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한국의 스포츠 팬들이 큰 충격을 받았을 만한 하루였습니다. 오전에 열린 양키스 - 다저스 매치(인터리그 일정으로서, 좀처럼 보기 힘든 경기)에서 홈 선발로 등장한 류현진이 만루 홈런 포함 총 7실점을 허용하는 부진을 보였는가 하면, 낮에 한국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여자 배구 선수권 대회 준결승에서 한 수 아래로 보았던 일본 대표팀에게 1-3으로 패배하는, 엄청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중계진도 15초 가까이 말을 못 잇고 현장 관중들도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은 듯 침통한 분위기던데, 더군다나 현재 시국이 또 이렇다 보니 그 여파가 몇 배는 더 커진 것 같습니다.


현실에 안주하는 인생은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어떤 대처를 못 하고 당황하다 도태될 수 있습니다. 스포츠에서 피지컬이나 파워 같은 것이 우월하면 확실히 경기에 임할 때 기본으로 먹고 들어가는 이점이 있긴 합니다만, 머리를 쓰지 않고 무지하게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방식은 반드시 (적에 의해서) 그 파훼법이 발견되기 마련입니다. 조선 중기, 3류의 적이었던 여진족만 상대하며 그저 "우라 돌격(나중에 나온 말이긴 하나)"식으로 전투에 임하던 조선 군병은, 백 년 넘는 기간 동안 내전을 벌이며 온갖 잔꾀와 전법, 임기응변술을 갖추게 된 왜군에 밀려 임진왜란 당시 초전에 연전연패했습니다. 창피한 점은, 때때로 수적으로 우세했던 상황에서조차 요령과 지혜가 부족하여 홈그라운드에서 패주하고야 말았던 몇몇 전투에서의 안타까운(을 넘어 한심한) 양상이었습니다. 어제 배구 경기를 보면서도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키도 작고 경험도 힘도 부족한 상대에게 어쩜 이렇게 판판이 당할 수 있는지 참.


태국 사람들은 근성 강하기로 이름난 민족입니다. 서구의 제국주의가 사정 없이 몰아닥치던 19세기에도 용케 자존과 독립을 유지했으며, 동남아시아 일대가 본디 성정 사납고 끈덕진 종족만 모여 사는 고장인데도 끝끝내 지역 패권국 자리를 유지한 사실만 봐도 이 점이 확인됩니다. 태국 사람이라고 해도 생김새가 꽤나 다른데, 예를 들어 한국 배구 팬들이 "플룸짓"이라 알고 있는 Pleumjit Thinkaow 같은 이를 보면 그 외관이 완연한 동아시아인입니다. 180cm의 신장에 나이도 삼십대 중반인데 여전히 태국 대표팀에서 주전이고, 후배들을 잘 이끌며 요긴한 활약을 해 줍니다. 오늘 중국과 결승에서 맞붙는데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태국 사람들 중 이처럼 동아시아인의 특징을 두루 갖춘 이들은 대개 윈난성 일대에서 남하했으리라는 추정이지만 그 경위가 확실치는 않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윈난성 사람들은 독립된 문화, 역사를 일구고 살아 왔으나 5대 10국 초기부터 큰 동요를 겪었고, 송이 망한 후 몽골의 원이 남하했을 무렵부터 결정적으로 중화 제국에 편입되어 오늘에 이릅니다. 왜 저기 나관중의 삼국연의를 보면 제갈량이 맹획이를 칠종칠금했다는 고사가 있는데, 그게 베트남이 아니라 윈난성 일대를 가리킵니다. 그 정도로 기후와 풍토, 문화, 풍속이 중국과는 현저히 달랐다는 거죠. 


한반도는 서세동점의 격변기에 현명하지 못한 외교 스탠스를 잡은 탓에 후진 제국주의 열강에 불과했던 일본에게 국권을 뺏기고 국민들이 무수한 고초를 겪었습니다. 카이로 선언에도 "... 한국인들의 노예 상태에 주목한다..."라는 문구가 있었을 정도지요. 반면 19세기 태국은 영국, 프랑스 등등 훨씬 강성한 세력이, 그 풍요한 자원과 광활한 국토(일본 전체에다 북한을 합친 것과 맞먹습니다), 많은 인구 등을 탐내 치열한 각축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을 지켰기에, 이후 벌어진 2차 대전 당시에도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을 뿐 아니라 인접국들이 혹독한 시련을 겪던 20세기 후반(베트남 등은 공산 내전, 버마[현 미얀마]는 군사 독재)에도 상대적으로 안정된 정치를 펼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정치적으로 양 진영이 국시를 둘러싸고 날카롭게 대립 중인데 이 점은 한국과 닮은 면이 있습니다. 그나마 국민들이 자국 역사와 전통에 자긍심이 강한 편이라 극한 상황은 아슬아슬하게 면하는 듯한데, 뭐 지켜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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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희의 유대인경제사 10 | 경제경영/자기계발 2019-08-2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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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홍익희의 유대인경제사 10

홍익희 저
한스미디어 | 2017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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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책의 민족(people of the book)이니 침략하거나 불화하지 말라." 이 말은 "최후의 예언자" 마호멧이 다른 종족도 아닌 유대인을 가리켜 이른 언명입니다. 따라서 만약 무슬림이 명분 없이 유대인에 해를 끼치면, 이는 존엄한 율법의 가르침을 스스로 어기는 셈입니다. 물론 여기서 "책"이라 함은 그 상당 부분을 자신들의 경전과 공유하는 종교 텍스트를 일컫는 뜻이지만, 여튼 오랜 시간 개념의 변천을 거쳐 현재는 "책과 일상을 언제나 함께하는 민족" 정도로 새롭게 그 뜻이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평균적 무슬림이 문맹률도 낮지 않은 편이고 대체로 코란만 끼고사는 성향이 강하다면, 유대인은 토라나 탈무드 외에도 실로 많은 책을 읽으면서 산다는 점입니다. 

이상민 저자님의 이 책은, "왜 유대인은 그토록 강한 정신적 저력을 지녔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하여, 그 해답을 각별히 풍성한 그들만의 독서 이력에서 찾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생각에 잠기며 마침내 자신만의 결론을 도출해 내는 그 도정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창의력과 생산력을 지닌 민족을 만들어 내었다는 뜻입니다. 

우선 그들은 같은 사막의 셈 족 출신인 아랍인과 달리, 고정된 경전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 없이 "책의 여백을 새로 써 나가는" 훌륭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탈무드"란 책 제목을 안 들어 본 사람은 없겠으나, 시중에 파는 책들을 구입해서 들여다 보면 책마다 담은 내용이 다 다릅니다. 이는 물론 해당 도서의 편집, 편역자가 자신들의 상술을 담아 원전에 충실하지 않은 태도를 취한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탈무드란 책의 내용이 워낙에 방대하고, 심지어 지금 이 시점에서조차 새로이 채워져 나가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고정된 도그마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그들의 전통 때문에, 이 민족을 부르는 별명이 "루프트멘슈"입니다. 공간을 마음껏 순환하는 대기와도 같은 인간, 굳은 토양의 대지에 발목 잡히지 않고 지상에 펼쳐진 어느 터전에서나 제 터전을 새로 잡고 살 수 있는 인간, 이 "루프트멘슈"라는 말 자체가 독일어에 기원한 이디시 랭기지라는 점도 의미심장하죠. 그러면서도 현대 이스라엘은 기원 무렵의 히브리어를 재구(再構)하여  법정 공용어로, 그리고 일상어로 다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일단 죽었던 말을 다시 살려 입말로 널리 활용한다는 건 유례도 없을 뿐더러 한두 사람도 아닌 수백만 겨레가 도대체 합의를 이룰 수가 없는 일입니다. 그처럼이나 개성과 생각이 제각각인 그들의 성향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울 뿐이고요.

유대인의 강의실은 언제나 시끄럽다? 이런 선입견이 생긴 이유는 학부생들부터가 그들의 스승에게 정해진 가르침을 고정적으로 수용하는 버릇이 안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소위 "후츠파" 정신으로, 학생들마다 어려서 가꿔 온 창의력 마인드를 기본으로 별의별 기상천외한 생각들을 쏟아 냅니다. 이런 창의력은 부모님이 아이들의 어린 시절부터 세심하게 길러 준 정신적 자질의 산물이라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낙오자들의 초라한 변명거리나 근본 없는 돌출 사고 같은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이 책은 흔히 유대인의 끈질긴 생명력이나 독특한 상(商) 문화와 비견하여 나란히 거론되기도 하는 한국인의 민족성이나 기질에 대해서도 겸허한 반성을 시도합니다. 왜 한국인은 아이비리그 중퇴율이 네 배나 높은가? 혼자 힘으로 생각을 하지 못하고, 무턱대고 일단 그럴싸해 보이는 묵은 텍스트의 한 구절 한 구절에 우상숭배나 하듯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게 고작이기 때문입니다. 유대인을 대조군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민망합니다. 사실 유대인은 아이비리그의 객(客)이 아니라 터줏대감들이나 마찬가지인 위상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능숙하게 혁신을 이룰 인재로 자라날 수 있을까요. 첫째 치우친 생각을 하지 말고, 다양한 텍스트를 접하며 사고의 모험을 이뤄야 합니다. 아이템 없는 사람일수록 "있어 보이기 위해" 과거의 도그마를 끄집어 내어 과격한 주장으로 허세를 부립니다. 주장의 과격성이 지성을 비례 대변한다고 착각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풍토에서는 모든 혁신의 싹이 압살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으로 뿌리 없는 공리공담에 정력을 낭비하거나 현실 도피를 시도할 게 아니라 실업(實業)의 가치를 받들어야 합니다. 왜 유대인은 그토록 리스키한 창업에 목을 매고 실패와 성공을 반복할까요? 남들이 다져 놓은 텃밭에 발을 들이미는 사람이 을(乙)의  서러움을 면할 수는 없습니다. 입장을 바꾸어, 내가 기업의 오너라도 내가 애써 가꾼 기업에 당연히 나와 철학, 기질을 공유하는 내 핏줄을 요직에 앉히려 들지 않겠습니까? 대담한 자립 정신과 독립성이야말로 청년 재벌, 약관 혁신가를 배출하는 그들만의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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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피치 엣센셜 | My Reviews & etc 2019-08-23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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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트럼프 스피치 엣센셜

도날드 트럼프,배이직 컨텐츠 하우스 공저
삼지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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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국은 언제나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왔습니다. 소련과의 패권 경쟁이 한창일 때, 레이건의 공화당 행정부는 가능한 한 최대한 동맹국들의 체면과 이익을 챙겨 주는 듯한 제스처를 폈으나, 의회는 그때에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었죠. 이 당시 민주당은 가장 강한 보호무역정책을 펴서, 이른바 슈퍼 301조의 발동으로, 우리 같은 개발도상국들을 몹시도 괴롭혔습니다. 일반특혜관세(GSP)가 폐지된 것도 그 즈음의 일입니다. 1980년대의 실정이 이랬고, 1970년대에는 닉슨이 달러 금 태환을 정지하는 초유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언제나 미국은 좀스러울 만큼 미국 우선주의를 관철해 왔던 셈입니다.

저 당시만 해도 민주당이 국수주의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상황이 바뀐 느낌입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TPP를 강력히 추진하면서, "아시아 태평양의 미래와 이니셔티브를 결코 중국 같은 나라에게 넘겨줄 수 없다"며, 당장 미국이 좀 손해를 보더라도 먼 장래를 내다본 안정된 시스템 하나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 역시 광의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임에 틀림없으나, 여튼 타국의 이익도 단기간(미국 측의 전망대로라면)일망정 기대는 할 수 있었던 셈입니다. 그러던 게 오히려 공화당 정부 들어서서, 이제 안면몰수하고 몇 푼의 동전까지 보이는 대로 갈무리하고 나서겠다는 식으로 나오는 거죠. 어떤 나라가 자기 나라 이익을 우선시하겠다는 걸 막거나 반대할 이유, 수단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만, 미국이 더 이상 먼 장래를 내다볼 여유가 없다는 사실만이 확인된다고 봐야죠. 반면, 안타깝게도 중국은, 허황될 만큼 몇 십 년 단위를 바라보고 장기 투자 설계에 골몰합니다. 싫건 좋건 이게 객관적 현실이므로 우리는 명백한 팩트를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튼 이 책은, 이제 목전의 소소한 이익까지 번거롭게 챙기겠다는, 보다 구차해진 미국의 정책 변화가 앞으로 세계 경제, 미국 국내 사정, 그리고 소규모 개방경제의 전형이라 할 한국의 상황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내용입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을 때, 오바마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미국이 언제 위대하지 않은 적 있었던가?" 이는 마치 YS 정부가 "역사바로세우기"를 들고 나왔을 때, 보수 진영에서 "역사가 언제 비뚜루 눕기라도 했었나?"로 퉁명스레 대꾸한 양상이나 비슷합니다.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게 고작 치사한 이삭줍기, 보호무역 강화, 시장에의 무분별한 개입 등이 그 수단이라니, 다시 위대해지는 게 아니라 더욱 좀스러워지는 꼼수라고밖에 안 보입니다. 반면, 잘못된 정책으로 국세가 기울어갈 뿐 아니라 본인 자신이 중국에서 치욕적인 푸대접을 받고 돌아와서도 "언제나 미국은 위대했음"을 강변하는 오바마도, 고작 정신승리에 파묻히려는 구차한 모습만 드러냈을 뿐입니다. 하나 확실해진 건 "더 이상 안 위대한 미국이 뭔가 몸부림을 쳐서 주변을 불안하게 만들겠다"는 전망 정도입니다. 현실은 그대로 인정해야 바른 전략이 짜지며, 적실하고 정확한 미래 대응 방법이 강구될 수 있습니다. 

현재 트럼프의 경제정책을 가늠하려면, 측근 중 누가 짤렸다 사퇴했다 갈등을 빚었다, 진영을 옮겼다 등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측근 라인업 중에서, 최소한 자기 세력 확보나 영역 확장에는 아무 잡음이 안 들리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행보를 지켜 보면 정확합니다. 책에서는 "그의 경제팀이 월가를 점령했다"고 평가하는데, 이기적이고 약삭빠르게 대세를 파악하고 거시 경제의 향방을 점치는 데에, 이 트럼프와 "그의 오랜 친구들"만큼 촉 좋은 이들이 없습니다. 사실 냉정히 따지고 보면 지금 짤리거나 좌천당한 이들은 나중에 합류한 축이고, 트럼프가 한창 리조트 개발로 떼돈 벌고 세계를 누빌 시절에 알던 친구들은 건재하게 자기 자리를 지킵니다. 단기의 미미한 변수와 상수를 구별할 줄 아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정확히 점치는 길입니다. 

책에서는 또하나의 재미있는 전망을 내놓습니다. 특히 공화당은 오랜 전통적 정책 중 하나가 반(反) 러시아 자세인데, 이번에는 정반대가 되어 민주당에서 러시아 내통 의혹을 들고 나왔고, 공화당이 이를 무마하려는 태세였습니다(지난 선거는 참 여러 면에서 기상천외한 풍경이 벌어지는 난장판이었죠). 그간 저는 그 사위 쿠슈너의 개인적 인맥 때문에 장인인 트럼프 역시 사업상 음으로 양으로 엮인(다른 말로 코가 꿴) 게 많아서 저처럼 러시아 관련 이슈에서 궁지에 몰리는가 보다 짐작했는데, 이 책에서는 백인우월주의, 극우파의 정치적 코드로 보다 거대담론적인 접근을 시도합니다. 제가 참 우습게 본 게, 소련 망하고 나서 러시아 젊은이들을 바로 사로잡은 게 네오나치 트렌드였다는 겁니다. 러시아는 우리가 다 잘 알듯, 2차대전 당시 가공할 만한 위력의 나치 침공을 숱한 인명, 물자 희생을 치르고 막아내어 자국의 독립과 위신, 세계 평화를 지킨 나라인데, 그 후손들이 그런 행태를 보인다는 게.. 마치 한국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이고 다카모리 숭배 열풍이 분다고 가정하면 이에 비길 수 있을지요. 

얼마 전 버지니아 샬로츠빌에서 대규모 극우파 시위가 있었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트럼프는 처음 모호한 태도를 취하다가 마지못해 한 마디를 한 후, 다시 골수지지층을 의식한 "트윗"으로 지지층 달래기에 나섰지요. 독일에서도 1차 대전 직후 경제가 최악일 때 극우 세력이 부상했던 과거를 감안하면, 사실 이런 동향은 심상치가 않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트럼프는 지금 가장 불리한 환경에서, 가장 시원찮은 수단으로, 미국 패권주의를 다시 세우겠다고 나선 겁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말했듯 "점점 외연을 확장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고립되어 가는" 그에게, 이는 너무 벅찬 과제처럼 보입니다.

엉뚱하게도 민주당 행정부의 빌 클린턴은, 금융 섹터의 건전한 운용을 저해할 수 있었던, 저축은행과 투자은행의 엄정한 준별을 규정한 글래스- 스티겔 법을 폐지하면서, 그로부터 십 년 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재앙을 부를 단초를 마련했습니다. 이런 건 본래 공화당 우파들이 좋아할 만한 정책이었는데, 뭔 생각이었는지 그는 탈규제, 자유주의를 내세우며 대단히 위험한 선 하나를 과감히도 넘었죠. 하긴 이는 영국이라고 사정이 다르지도 않아서, 이른바 "빅뱅"으로 불리는 대규모 규제 철폐를 그 오랜 보수주의의 아성에서 그 무렵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여겨 본 대목은, 불과 몇 년 전에 그토록 뜨거운 맛을 보고서도 다시 도드 - 프랭크 법을 폐지하여 금융계의 기강 해이, 모럴 해저드를 유발할 만한 위험을 키우려는 현 행정부의 정책입니다. 제 생각에는 다른 어떤 변수나 정책 변경보다, 이 점에 주목해서 향후 미 행정부의 동태를 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계 지도자들의 현명한 타협 덕분에, 전세계는 간신히 대공황의 위기를 넘겼고, 중국은 타이밍이 지금이다 싶어 "기축통화 이슈"를 들고 나오며 혼란을 틈타 패권국으로 부상하려 들었으나 실패했죠. 월가의 단기 이익보다 자국 전체 국민의 장래를 중시해야 올바른 선택일 텐데, 여러 모로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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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발명왕 28 | My Reviews & etc 2019-08-2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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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일은 발명왕 28

곰돌이 co. 글/홍종현 그림
미래엔아이세움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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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스티븐슨은 증기기관차를 발명한 분이죠. 증기기관 자체를 발명한 분은 제임스 와트고요. "한번 시작한 일은 끝장을 봐야 한다" 이런 끈끈한 근성은 발명왕 토머스 앨버 에디슨의 인생과 성공담에서도 발견되는데요. 서양 과학과 기술의 발달사는 얼핏 보아 깔끔하게, 이론과 정제된 실험 속에서 순수 연역적 방법으로만 결론이 도출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무수한 "삽질"과 "헛발질"의 연속, 그 실패를 자양으로 삼아 고난 끝에 얻어낸 귀납적 결실입니다. 이 두 분, 아니 세 분 다 앵글로색슨의 혈통이라는 데에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입니다. 몸소 실패도 겪어 보고, 다양한 시행 착오를 일일이 체크하지 않고선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형체를 띤 성과가 나오기 힘든 법입니다. 그렇지 않고 순수 사유의 힘만으로 세계를 바꿔 놓은 과학자라면 갈릴레오 갈릴레이, 아인슈타인 등을 들 수 있겠죠. 후자가 더 힘들고 근본적인 성격의 업적이지만, 이런 건 평범한 사람이 흉내낼 수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노력이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에선 다르죠.

페니실린의 발견은 "실수가 큰 업적으로 이어진 드라마틱한 사례"로 인구에 널리, 그리고 길이 회자됩니다. 초등 국어 교과서에도 나오듯(저희 때에는 그랬습니다). 이른바 페니실륨노타튬(끝말잇기 게임에 왓다죠 - 이름이 하도 특이해서 지금까지 안 잊혀지네요)을 발견한 건 사실 항생제의 합성이 본래의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실수를 통해 위대한 성취로 이어지는 건 그저 행운의 산물이 아니라, 인류와 과학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라도 헌신하고 말겠다는 치밀하고 성실한 집념이 따라주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행운이란 결국 자격 있고 준비된 이에게 찾아 주는 법이니 말입니다. 다만 처칠과의 일화는, 그 역사성이 확실히 검증된 게 아니며, 많은 사가들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최초의 휴대폰 창시자라면 꽤 우리 시대와 가깝겠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마틴 쿠퍼는 2차 대전에도 참전했던 노인입니다. 이런 분이 아직 생존해 계신 것도 놀라울 정도죠. 오래오래 사셔서 모바일 기기가 어디까지 진화하는지 웬만한 phase는 다 보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저도 며칠 전에 백화점에서 새 폰을 사서 지금 만지느라 정신이 없는데, 이처럼 휴대폰이란 예컨대 증권 시세를 쫓는 등 생업의 도구, 긴급한 연락을 취하는 생활 필수품 외에도 삶의 잔잔한 기쁨을 소유자에게 안겨 주는 고마운 존재죠. 며칠 전 어떤 영화를 보는데 "난 아직도 무선 통신이 최고라고 생각해. 지구가 멸망해도 전파는 여전히 돌아다니지 않겠어?"라는 대사가 귀에 들어오더군요. 백 번 맞는 말이긴 하나 우리 인간이 유한한 생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자아실현은 문명의 바탕 위에서 꿈꾸거나 손 안에 넣는 것들입니다. 마틴 쿠퍼의 일생은 현대인이 모범으로 삼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나는 내가 본 것의 절반도 다 말하지 못했다." 마르코 폴로의 시절이라면 서유럽과 중국 사이의 문명 격차가 너무나 클 때라, 어지간히 교육을 받은(자신의 성장 환경에서 가능한 수준의) 그로서도 지금 눈 앞에 무엇이 펼쳐지고 있는지 정확한 인지가 어려웠을 겁니다. 야만인에게 문명을 갑자기 노출시켜도, 그 혜택을 누리기는커녕 그 제한된 두뇌의 프레임에 무엇을 수용하는 작업조차 벅찰 뿐이니 말입니다. 본 것의 절반도 말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존재하던 것의 절반도 채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런 마르코 폴로에게 다만 중국인들, 몽골인 정복자들이 감탄한 건, 그 열악한 장비로 오로지 모험심, 이윤 추구욕 하나에 기대어 먼 동방까지 항해와 육상로로 찾아올 마음을 먹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근 6백년이 지나 청말의 어느 황제도 말했듯, "짐이 다스리는 땅에는 안 나는 물산이 없도다"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표현이었죠. 하지만 정말 한 푼어치의 추가 수요도, 그들 서양 상인들이 유발하지 않았겠습니까? 현실이 비록 풍족하다 해도(평민들에겐 해당 사항 없죠) 그 자리에 혁신 없이 안주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수치스럽게도 그대로 증명해 보인 셈이었습니다. 마르코 폴로는 이런 의미에서, 아득한 예전 모험심이 개인에 가져다 줄 수 있는 이익과 자부심이 어느 수준까지 달할 수 있는지 잘 보여 준 위인이라고 하겠습니다. 산강장팔의 <덕천가강>에도 "남만인을 우습게 보아서는 안 된다. 그 먼 곳에서 목숨을 걸고 배로 찾아온 게 어디인가?'란 대사가 나오죠. 아, 하긴 마르코 폴로는 이탈리아 출신이긴 하나 저 북유럽의 먼 혈통이 좀 섞인 베네치아인이므로 남만인(ㅋ)의 범주에는 넣기 힘들지도 모르겠군요. 

루 게릭은 베이브 루스와는 달리 버젓한 중산층 출신이고, 대학까지 나온 당시로서는 보기 힘든 엘리트의 배경을 지닌 야구선수였습니다. 루 게릭이 근육 소실증에 걸려 달리지도 못하고, 그 강타자가 배트에 힘도 못 싣고 툭 떨어지는 플라이볼을 치는 걸 보며 팬들은 수근대었지만, 그가 마지막 발걸음을 내딛으며 그라운드를 돌 때 사람들은 비로소 진정한 인간 승리의 드라마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죠. 이처럼 평소의 인격이 성실하고 모범적이어야 순도 높은 명예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운동에서의 성취와 실제의 인격이 조화로운 곡선으로 그라운드에 공명을 일으킨 위대한 플레이어, 이런 사람을 보고서 꼬마 팬들도 스포츠의 치열한 승부 그 이상의 영감과 감흥을 어린 정신에 새기고 성장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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