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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꼼꼼하게 리뷰를 올려주셔서 .. 
리뷰를 보아하니 책 내용도 너무나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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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강항 선생 일대기 | My Reviews & etc 2020-03-3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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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은 강항 선생 일대기

강대의 저
홍인문화사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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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항은 실로 흥미로운 인물입니다. 그 명성과 업적, 유산에 비하면 연구가 그리 활발히 이뤄진다고 보기 힘든데 책도 일반 독자가 찾아 읽을 만한 게 많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이 책은 분량도 적절하고 내용도 깊이가 있으나 저자 명의가 명확지 않고 출판사 편집부로만 나온 게 다소 의아합니다. 여튼 깔끔하게 여러 정보가 잘 정리된 책입니다. 


강항 선생은 좌찬성 강희맹의 5대손입니다. 우리에게는 국어교과서에 나온 <스스로 터득한 지혜>란 글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금양잡록> 등이 국사 교과서에 나올 정도죠. 예전 드라마 신봉승 극본 <임진왜란>에서는 이 강희맹의 4세손, 또 강항의 부친인 강극검 역에 배우 박종관씨가 나오는데 독특한 인상과 어조 때문에 한번 보면 누구나 알 만한 중견 탤런트입니다. 


강항 선생은 장남이 아니었고 넷째 아들입니다. 저 드라마에도 보면 중간의 형들은 안 나오지만 이 집안의 장남인 강해(姜瀣)에 대해 적지만은 않은 분량이 있습니다. 瀣라는 글자가 꽤 어려운데 자전을 찾아 보면 "이슬 기운 해"라고 하는군요. 한자 검정 시험 같은 데서 나온다면 단연 특급일 듯합니다. 아무튼 이 강해라는 분이 옥사에 휘말려 억울한 죽음을 맞는 장면도 사극에서 다뤄지는데 당시 인식 수준에 비추어 꽤 드문 처리였을 듯합니다. 


책 제목에도 나오다시피 강항 선생의 아호는 수은(睡隱)입니다. 헷갈리지 않아야 할 게, 조선 말에 동학을 창시한 경주 출신의 선비 최제우는 그 아호가 수운(水雲)입니다. 한글 발음도 다르고 글자는 당연히 다르고요. 아무튼 수은이든 수운이든, 옛 선비들은 아호를 지어도 참 은은하게, 그 웅숭깊은 뜻이 야하지 않고 천박하지도 않게 풍긴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책은 쉬운 필치로, 깔끔하게 정리된 편제입니다. <간양록> 등을 읽기 전 예비 지식이 필요할 때 먼저 일독하면 유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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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플루트 명곡집 | My Reviews & etc 2020-03-3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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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화음악 플루트 명곡집

다라음악연구회 편저
다라 | 201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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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명곡들 중에는 앞 곡조만 잠시 들어도 아, 그 곡! 하고 반응이 나올 만한 걸작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걸 플룻 솔로로만 감상한다? 잘 어울리는 게 있고, 역시 빅밴드 버전으로 들어야 제격이다 싶은 게 있는가 하면, 플룻 아닌 다른 악기로 들어야 잘 어울린다, 최소한 더 분위기를 잘 자아낸다 싶은 곡들이 따로 있습니다. 물론 이건 듣는 이의 취향과 주관에 따라 결론이 갈릴 수 있지만, 그래도 많은 애호가들의 귀가 한 결론으로 모이는 곡도 있습니다.


이 책은 텍스트 위주가 아니라 플룻 악보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이하 독후감은 제 주관에 철저히 따라 작성합니다. 구성에서 하나 아쉬운 건, 설령 베테랑 연주자가 아니라 해도, 예컨대 아직 열심히 연습 중인 학생의 솜씨라고 해도, 실제로 플룻으로 연주했을 때 어떤 사운드가 날지 독자들을 좀 도와 주게끔 MP3 파일 등으로 지원을 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부록이 없다는 점입니다. 


연습생 솜씨라고 해도 꽤 들을 만한 게 있으며 그런 연주자한테 수고를 시킬 때 큰 비용이 들지는 않을 듯도 하고, 실제로 그런 경우도 있으니 말입니다. 책에 부록으로 넣지는 않더라도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다운을 받게끔 한다든가... 여러 방법이 있을 터입니다. 뭐 물정 모르는 독자의 과도한 요구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글쎄요).


<로미오와 줄리엣>의 유명한 그 테마는 장면에 따라 <왓 이즈 유스> 등 여러 다른 제목이 붙는데, 글렌 웨스턴의 약간 중성적이고 느끼한 목소리가 대뜸 연상되지만 플룻 연주로도 꽤 들을 만합니다(이 책 버전은 아니었습니다만). 특히 이 책에서는 원곡과 조성을 살짝 다르게 바꿨고 중간의 빠른 템포를 늦춘 게 눈에 띄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처음에 글렌 웨스턴의 그 해석이 조금 당혹스럽기도 했기에 (시대 감각의 차이) 더욱 그렇습니다. 무난한, 현대의 청자가 듣기에 무난한 편곡이(겠)다, 뭐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머리 속으로 상상해 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체험입니다. (아무리 상상을 해도, 실제 연주자 - 설령 서투를망정 - 의 그것을 듣고 느끼는 감흥에는 못 미치겠죠)


<닥터 지바고>에서 라라의 테마가 또 빠질 수 없죠. 이 곡은 본래 바이올린이면 바이올린, 피아노면 피아노(예전부터 피아노 버전을한국에서도 애들한테 많이 가르쳤습니다) 등 솔로 연주에 더 어울리는 곡입니다. 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이 책에 실린 중 아마 플룻에 가장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정>에서 "사랑은 아름다워라"가 나오는데 이 곡의 원제는 love is many splendored thing입니다. many splendored 를 우리말로 뭐라고 옮길지가 애매하지만 여튼 올드팬들(이제는 올드한 정도가 아니지만)은 저렇게들 알고 있죠. manha de carnaval은 <흑인 오르페>의 주제가격인데 엘리제치 카르도주의 보컬로 널리 알려졌죠. 구글에는 작곡가 루이스 본파가 "싱어"로 나오는데 참 기가 막힙니다. 언제쯤 좀 똑똑해질까요? 


영화 <카지노>의 "해뜨는 집"이라는 곡이 있는데 출처를 구태여 1996년작 로버트 드 니로 주연작으로 잡아서 그렇지 우리가 아는 그 곡 맞습니다. <카지노>에서 그 곡이 나오기는 하나 궁금할 수도 있는데 나오긴 나오고 1996년 당시 정발 OST에도 맨 마지막 트랙에 수록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곡이 플룻 솔로와 가장 안 어울린다고 봅니다만 뭐 의견과 느낌이야 각자 다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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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꿰뚫는 중동과 이슬람 상식도감 | My Reviews & etc 2020-03-29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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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도로 읽는다 한눈에 꿰뚫는 중동과 이슬람 상식도감

미야자키 마사카츠 저/안혜은 역
이다미디어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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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다미디어의 책을 예전부터 즐겨 읽었습니다. 중국에서 펴낸 대중서, 자계서도 여럿 있었고, 일본인 저자들이 그야말로 독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펴낸 깔끔한 책, "이다미디어"하면 저는 대강 이런 이미지가 생각납니다. 


저자 미야자키 마사카츠 씨의 책들도 이 출판사에서 번역된 게 많습니다. 그 중에 상당수는 "도감"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데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깔끔한 편집 위에 온갖 유익한 정보를 다 담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슬람 세계는 국제 분쟁의 한복판에 위치했으며, 동시에 산업 사회가 돌아가는 핵심 자원인 석유의 매장지이기도 해서 더욱 중요합니다. 


미국이 제재를 가하는 중이지만, 이란 같은 곳은 이슬람 혁명 이전부터 한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강남 한복판에 테헤란로가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테헤란에도 한국인 사업가를 맞이하는 호텔을 운영하는 여성 사장님이 계십니다. 한국인들도 채 상상 못 할 만큼, 이슬람과 한국의 관계는 돈독합니다. 이런 이슬람에 대해, 그저 막연히 "두건을 쓴 광신도들의 집단 거주지" 정도로 편견을 가지면, 우리만 손해일 뿐입니다. 그들에 대해 잘 알고, 마음을 열고 다가서야 사업상의 이익을 얻고, 우리의 일상 편의도 더 단단히 다질 수 있습니다. 당장 일본만 해도 (트럼프가 그렇게 압력을 넣어도) 이란과 대번에 관계를 끊지 않기에 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 받을 수 있습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상대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신기하게도 현재의 이슬람 세계는 세계 문명의 발상지를 둘이나 품습니다. 하나는 이집트고, 하나는 메소포타미아, 지금의 이라크 일대입니다. 물론 문명이 사막 한복판에서 자랄 수는 없습니다. 이집트나 이라크 역시 사막이 국토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문명이 태동한 곳은 강 유역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지구 곳곳에 큰 강이 많이 소재하는데도 유독 사막을 같이 낀 지역에서 이처럼 문명이 발생했다는 건 놀라운 일이죠.


중동이 곧 이슬람은 아닙니다. 아득한 옛날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나 다신교를 믿었습니다. 우리가 책에서 보듯 라니, 이시스니 하는 다채로운 이름을 지닌 신들이 나오는 게 이집트 신화 체계입니다. 또 바빌론 제국, 페르시아 제국 역시 현재의 이슬람과는 너무도 다른 종교를 숭상했습니다. 이러던 게 (문명사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비교적 최근인) 7세기에서야 비로소 유일신을 믿는 이슬람으로 신앙이 통일된 것입니다. 기독교 문화권은 현재 형식화, 공허화한 지 오래입니다만 이슬람 신자들은 꼬박꼬박 의식과 의무를 지켜가며 자신들의 신앙을 유지합니다. 이 역시 놀랍고, 이런 그들을 이해 못 하면 애초에 소통이 될 리 없습니다. 


기독교 문화권과 이슬람은 언제나 대립해 왔습니다만 7세기 전만 해도 로마 제국이 지중해 전반에 두루 패권을 행사했습니다. 그 제국의 서반부는 결국 게르만의 침공 등쌀을 못 이겨 동부로 이동했지만, 오히려 이 덕에 지중해를 더 효율적으로 다스릴 수 있었고, 동로마가 결국 사산 조 페르시아를 멸했기에 로마 제국의 권위는 한층 높아졌습니다. 이러던 게, 사막 한복판에서 느닷 예언자라는 마호멧이 출현하여 그야말로 세계 역사의 판도가 바뀐 것입니다. 


이 책에는 매 챕터의 끝마다 저자의 "칼럼"이 있습니다. 저자는 제가 이전부터 그의 책들을 여럿 읽었기에 성향? 스타일 등이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선생님답게 관점이 표준적이고, 온건하며 무난하고 어느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은 편이죠. 여튼 이슬람 상인들을 분석한 그의 시각은 공정하고 바람직하기에 대부분의 독자가 그의 상식을 표준으로 받아들여도 될 듯합니다.


이처럼 7~8세기에는 이슬람 유일신 신앙으로 무장한 아랍인들이 놀라운 열정과 역량으로 지중해는 물론 아시아에까지 널리 침투했습니다. 오늘날 인도가 종교 때문에 바람 잘 날이 없지만 원래는 그들 토속 신앙으로 잘 살고 있던 것을 들쑤셔 놓은 게 바로 11세기 무렵의 이슬람 세력 침투였습니다. 이 세력은 널리 중국에까지 뻗었고, 우리 역시 고려와 그 이전 신라가 이 영향을 미미하나마 받은 바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 토착 아랍인들이 주춤해지고 초원, 사막의 유목 민족이 득세하는데 주루 튀르크 인들이 활약했습니다, 우리도 잘 알듯 돌궐린인들은 이곳 동아시아에서 활약한 종족인데 당나라의 공격, 부(富)의 흐름이 중앙아로 이동하는 추세 등에 힘입어 널리 서쪽으로 옮겼고 이것이 셀주크 제국, 오스만 제국 등을 낳았습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무서울 게 없었던 튀르크의 위세도 잦아들어, 세상은 유럽 백인들이 좌지우지하게 되었습니다. 산업 혁명 이후 가장 효율적인 연료가 석유임이 판명되었는데, 얄궂게도 석유는 석탄과 달리 한 지역, 중동 인근에 편중되어 매장된 자원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기술이 발전하여 더 많은 부존지가 확인되고 경제성도 함께 담보합니다만). 


중동도 민주화할까요? 대략 십 년 전에 자스민 혁명이다 뭐다 해서 많은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만 아직 모릅니다. 러시아는 옐친이 공산주의를 엎을 때만 해도 민주화될 줄 알았지만 현재 푸틴이란 독재자가 종신 집권을 꿈꿉니다. 아랍도 한 독재자가 물러나니 다른 독재 세력이 발호하며, 국부 케말 파샤가 기반을 잘 닦아 놓은 터키에서는 현재 시대착오적인 독재자 에르도안이란 자가 나타나 세계 정세를 암울하게 물들입니다. 이럴수록 아는 게 힘이며, 우리는 중동에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접근을 통해 개인과 국가의 이익을 극대화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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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 | 경제경영/자기계발 2020-03-28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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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사이드 아웃

강성춘 저
21세기북스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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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책입니다. 


예전, 1980년대에도 예컨대 삼성은 "최고의 인재를 모아 우대하는 기업"으로 회사 방침을 정했더랬습니다. LG(당시에는 럭키금성)은 "국토는 세계 79위, 부존 자원은 거의 없는 나라이기에 우리는 사람을 중시합니다. 인재가 귀한 줄 알겠습니다." 같은 슬로건을 잡지 광고 지면에다 실었습니다. 이 두 기업이 지금까지도 그런 원칙을 지켜 나가는지는 잘 알 수 없습니다만 HR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강조되는 요즘입니다. 직원 기를 못 살리는 회사는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게 요즘 트렌드입니다. 


요즘 경영서는 많은 기업을 탐방하고 설문 조사를 돌린 끝에 실증 결과를 내놓는 형식이 많습니다. 이 책도 그런 형식인데, 다른 점이 있다면 여느 책들이 그저 설문, 실험 결과의 나열만 늘어놓고 그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이 책은 뚜렷한 결론이 있습니다. 또, 어떤 책은 실험과 설문, 그리고 결론 사이에 논리적 비약이 있는 반면 이 책은 그런 결론을 도출하기까지의 징검다리가 촘촘합니다. 아무리 결론이 좋아도 그 결론이 나오는 과정이 다소 비약이다 싶으면 그 책은 큰 신뢰도를 갖지 못합니다. 이 책은 저자 강 교수님의 촘촘한 논증과, 그 사이에 독자가 생각할 여백까지 있어서 마치 우리 독자가 읽으면서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업사이드 다운, 인사이드 아웃" 이 구절은 미국 유행가 가사 구절로도 쓰이며 문맥에 따라 여러 의미를 담을 수 있습니다. 보통은 "속속들이 파헤친다"거나, "기존의 생각을 뒤집는 역발상" 등을 뜻합니다. 그런데 저자 강 교수님의 함의는 다릅니다. "인사이드"는 기업 내부의 인적 자원 역량을 가리키며, "아웃"은 그런 HR 자원을 철저히 분석하고 계발한 결과, 아웃풋을 말합니다. 


우리 회사에 어떤 훌륭한 인적 자원이 있는지 먼저 그 포텐을 100%, 아니 1000% 발휘하게 하라, 그러고 나서 눈부신 성과를 노려라, 뭐 이 정도로 거칠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어떤 정치인이 "사람이 먼저다"라고 한 적 있는데, 이 책이야말로 사람, 우리 회사 사람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그로부터 뽑아낼 수 있는 창의적 역량을 최대화할 것을 주문합니다. 직원이 중요하다, 기 살려라 같은 주문은 여태 있었지만 아예 HR의 토대 위에서 모든 걸 결정하라는 식의 충고는 처음 보는 듯합니다. 


사장님 입장에서 쓴 책은 직원들이 꼭 읽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덕목은 "역지사지"입니다. 서로가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사실 분쟁이 일어날 여지도 없습니다. 물론 "역지사지"란 좋은 말이 가장 타락항 의미로 쓰일 때는 "너, 나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봐!(본인은 전혀 그럴 생각 없음)"라며 당치도 않은 어떤 강요를 하고 들 때입니다. 애초에 저런 모자란 인간과는 상종을 하지 말아야 현명하겠습니다만 세상사가 그리 뜻대로 되지는 않죠. 


여튼, 반대로, 경영자들 역시 "직원을 소중히 다루길 주장하는 책"을 좀 꼭 읽어봐야 합니다. 과거 오스만 투르크의 술탄은 해군을 이끄는 제독에게 생명을 위협하는 등 사지로 몰아넣어 창의적 전술을 강제로 이끌어냈다고 하지만 지금은 16세기가 아닙니다. 부하 직원에게 CEO의 범죄 사실을 대신 뒤집어쓰게 하거나, 억지로 기획안을 짜내게 하는 식으로는 기업이 바르게 운영될 턱이 없습니다. 


혁신이란 무엇입니까? 과거의 방법이 더 이상 변화한 환경에서 통하지 않기에, 특히 크리스텐슨 교수(명복을 빕니다)의 제언처럼 "기존의 모든 것을 들어엎고 새로이 창조하는" 파괴적 혁신을 도모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제도"입니다. 직원들이 최대한의 창의를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당한 성과가 나오며, 그 성과는 다시 제도의 혁신을 부르는 선순환. 이것이야말로 인사이드아웃의 정신을 구현하는 21세기형 기업의 정신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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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미 에브리싱 | My Reviews & etc 2020-03-27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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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유 미 에브리싱

캐서린 아이작 저/노진선 역
마시멜로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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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엄마와 아빠가 함께해야 세상에 태어나는 존재입니다. 우리들도 다 마찬가지지요. 사정이 있어서 엄마나 아빠 두 분 중 한 부모에 의해 양육되는 경우가 간혹 있어도, 여튼 태어날 때는 두 분이 모두 계셔야 합니다. 그래서 부모의 헤어짐은 성장기의 아이에게 큰 상처가 됩니다. 책임 있는 부모, 아니 제3자라고 해도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걸 방치할 사람은 없습니다. 남이라고 해도, 본래 이어져야 할 관계의 이음은 누구나 도우려고 합니다.


어제 반가운 뉴스가 하나 나왔습니다. 모든 세포를 (여태 겪어온 노화를 리셋하여) 어린이의 단계로 되돌리는 기술이 나왔다는 거죠. 세상에 나쁜 사람, 극악무도한 인간들도 많지만 아름다운 사람들은 오래오래 젊은 모습 그대로 건강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누구나 가집니다. 안타깝게도 엄마 제스는 돌이킬 수 없는 병에 걸려 아들과 함께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국과 서양은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관념이 서로 많이 다릅니다. 우리 상식으론 납득이 안 되는 일이 많이 벌어지기도 하죠. "저렇게 아이를 방치하는 걸 보니 아주 비정한, 나쁜 부모인가 보다." 싶은 경우도 많습니다. 윌리엄의 아빠 애덤을 향헤서도 전 처음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뭣 때문에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쌩뚱맞지만 전 <사랑과 전쟁>의 어느 에피소드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엄마가 자신이 오래 못 살 걸 알고 아이를 위해 유학자금을 마련해 주고, 남편도 혹 정년퇴직 후 먹고살 거리가 막연할 까봐 상가 하나를 주선해 주는 등 죽기 전에 온갖 채비를 다 하는 과정을 다루죠(뒤에 상당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이 소설에 반전 같은 건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예상하던 대로, 잔잔히 마무리를 향해 달려갑니다(아니, 천천히 걸어간다고 해야...) 


소설을 다 읽고 여러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아일랜드 남성 노감독이 만든 <로지(2018)>가 바로 떠올랐는데 영화 속의 로지나 이 소설 속의 제스나 조금 처지가 비슷합니다. 로지는 경제적인 면에선 제스보다 훨씬 열악하지만 대신 제스처럼 건강이 안 좋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제스는 윌리엄 하나만 돌보면 되지만 로지는... 또 제스는 여튼 제 앞가림은 하는(저는 끝까지 이해가 안 되었지만...) 남편이 있고, 로지는 전혀 그렇지를 못하죠. 여튼 부모로서의 삶, 특히나 엄마의 삶은 "여성으로서의 삶"과 더불어 남자들이 상상 안 되는 어떤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건, 모성애, 책임감 등을 넘어선 어떤 그 무엇이죠. 


작가는 기자 출신이라고 합니다. 기자란 남의 삶을 자주 들여다볼 위치에 놓이는 직업이죠. 내가 어차피 살 날도 많이 남지 않았는데, 다른 이(아무리 남편, 자식이라고 해도)들의 남겨진 삶을 위해 저렇게까지 많은 신경을 써야 할까? 이런 의문은, 의문만 가진다고 그에 대한 답이 절로 나오지 않습니다. 정말로 그 처지에 놓여 봐야 (무려 소설 한 권 분량의) 이런 답이 나오기 마련인데, 작가 역량으로 이런 이야기를 꾸며 내는 게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감상적이지 않을까, 최루성 진행 아닐까 지레 선입견 갖지 마시고, 적어도 "가족이 있는 분"이라면 주저 없이 펼쳐 읽어 보십시오. 아, 가족과 사이가 안 좋으시다고요? 그럼 정말로 읽어 봐야 합니다. 언제까지 그렇게 방치할 생각이십니까? 언제가 되었든 마무리는 지어야 할 문제 맞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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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새로운 제조업의 시대 | 경제경영/자기계발 2020-03-26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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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4차 산업혁명, 새로운 제조업의 시대

박한구,송형권,장원중,이순열,임채성 공저
호이테북스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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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1980년대부터 제조업 강국의 위상을 세계에 각인시켰던 당찬 국가였으나, 90년대 후반부터는 IT 분야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여 현재와 같은 확고한 무역대국의 입지를 다진 바 있습니다. 현재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선진국 중심으로 거세게 일며 글로벌 경제구조 자체의 변혁을 꾀하는 중이지만, 이에 대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정부 차원의 조지적 대응 움직임은 대단히 미약합니다.

연구가 발전함에 따라 인지(cognitive) 컴퓨팅, 기계 지능 등으로 분야가 더 세분화하고, 그간 선견지명 있는 여러 전문가들이 지적했듯 기계의 (그 동기를 알 수 없는) 결과 산출에 무작정 의존할 게 아니라, 훈련된 신경망이 내린 결정에 대해 설명이 가능하도록 하는 XAI(=익스플레인 AI) 연구에 초점이 맞춰지는(p40) 게 현재 미국 정부 섹터의 최신 동향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이상하게도 그 근본 원리를 이해도 못 한 채 앙상한 결론만 뽑아내어 사이비 종교 교리 선전하듯 목청만 높여 떠드는 천박하고 혐오스러운 움직임이 있는데, 이처럼 정체 불명 근거 부재의 맹신적 폭주는 과학의 본질을 이해 못하는 지적 열등자가 남들보다 나은 대접만은 악착같이 챙기고 싶어하는 비뚤어진 욕구와 뒤틀린 인성의 산물이라고 하겠습니다. 3류에도 못 끼는 암기형 낙오자가 그저 남들 하는 시늉만 내며 어설프게 전문가 범주에 날림으로 끼어 보려는 시도는,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철저히 그 부실과 허위가 폭로될 것입니다.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구글도 에너지 효율에 대해서는 일일이 언론과 비평가 그룹에 해명하며 시시콜콜히 단계별 개선 사항을 홍보하는 모습인데 뭔가 그들도 신경이 어지간히 쓰이기는 하는가 봅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최소 열량 소모로 고효율을 달성하는 인체 신경망 구조가 놀라울 뿐인데, 책에서도 "더 적은 데이터와 더 작은 사이즈를 갖는 학습 시스템"이라든가, "시뮬레이션 환경" 등의 아젠다를 중요 항목으로 강조합니다. 단, "학습과 추론에 적합한 하드웨어"나 "기억을 가지는 신경망" 등은 아직 (특히 한국의 산-학 연계 구조에선) 매우 갈 길이 먼 과제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 분야에서도 근래 불순한 의도를 가진 세력에서 여러 보안 침훼, 저해 시도를 펼치고 있습니다만, 인공지능은 이 영역에서도 이른바 compromised된 데이타를 체계적으로 적발해 내는, anti-fraud 기능을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자율 주행 분야에서도 보다 진보된 신경망을 통해 움직임과 이동성을 개선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모든 좌절과 실패를 남탓 환경탓 시스템 탓으로 돌리는 퇴행적이고 범죄적인 사고에만 능통한 원 트랙(해프 트랙?ㅋ) 원시 신경망을 가진 자가 뉴런이 어떻고 시냅스가 어떻고를 떠드는 것만큼이나 희극적인 꼴도 없는데, 이른바 "생성적 적대 신경망(자족적 고립적 폐쇄적 AI가 아니라, 경쟁적 환경에서 진취적 진화를 달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뜻합니다)"의 응용, 도입은 특히 이 자율 주행 분야에서 큰 효능을 산출하지 싶습니다. 

전기차의 배터리 기능에 대해서도, 재생 에너지의 저장과 생산 기능 제고는 물론, 독립되고 분산된 에너지 네트워크의 창출을 언급(81)함으로써, 그저 환경 보존과 자원 고갈 대비라는 일차원적 목적, 대증(對症)적 어프로치가 아니라 산업 구조와 인간 경제 활동 구조의 근원적 혁신을 지향합니다. 한 가지 난제가 (방법론적으로도 바람직하게) 개선되면, 이에서 파생된 지혜가 도미노처럼 인접 혹은 원거리 영역에 두루 외부 효과를 끼치는 점이 그저 놀랍고, 역시 미래는 긍정적이고 낙관적 퍼스펙티브에서 통찰할 필요가 있음을 재확인하게 됩니다. 

개인 무인 항공기 보유 개념으로 "1가구 1드론" 시대가 머지 않아 열리라는 전망은, 설령 이 분야에 관심이 적었던 이들도 은근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책에서는 토머스 프레이의 말을 인용하여 "유동성 미디어 플랫폼으로 드론을 활용한"(p155에 이 언급이 나오는데, 기술의 진보와 사회 현상을 이처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통찰하는 실력이 진정 놀랍지 않습니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성은 단순 암기 사항의 카피 낭독이나 말꼬리 잡고 늘어지며 획일화니 어쩌니 소모적인 시비를 거는 게 아니라, 이처럼 일찍이 없던 개념을 결합, 총괄하여 제시, 정리, 예측하는 능력입니다) 새로운 직업군의 창출을 예견하는데, 바로 이런 전망과 구체적 패러다임화야말로 "마스터 플랜 백서"의 본연적 기능입니다. 

인접국에 비해(단 중국은 개별 기술은 우릴 앞서가는 분야가 있어도, 총괄적 컨셉으로는 재래식 제조업에 비교우위를 갖는 나라라서 "4차 산업혁명"을 단위로 파악하면 여전히 뒤처진 면이 있습니다) 매우 그 동력과 성취상이 미진하지만, 여튼 가까운 장래에 전면적이고 불가파한 현실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므로, 우리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집행과 실천과 지속적 전진이 가능한 과제를 설정하고 현장에서 독려해야 합니다. 책에서는 참 멋진 표현을 구사하며 독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 윗선에 상신, 혹은 보고하는 문건은 무릇 이 정도가 되어야 성의와 실력을 인정받게 마련이죠(뭐 이 책이야 최고 석학들의 솜씨이니만치 당연하지만). 붐업, 점프업, 스트롱업, 글로벌 파워업의 4단계를 추진하자는 제언인데, 이 설계에 따르면 점프업은 2020년까지는 완결되어야 하고, 나머지 후속 두 단계도 거의 동시에 진행되어 2022년까지는 의미 있는 경제적 과실이 국내 산업계 전반에 파급되어야 한다는 거죠. 

특히 중요한 건, 어느 단계의 "혁명"에서도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자원인 "인재의 발견과 양성"입니다. 쭉정이와 알곡을 준별하는 기준은 첫째 창의성, 둘째가 업무와 과제에 임하는 진정성입니다. 변명과 합리화와 왜곡이 버릇처럼 취미처럼 몸에 밴 자는 어느 조직에서건 퇴출되게 마련이고, 직장 동료들은 물론 가족, 부모로부터도 관계 소외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거센 도전은 오히려 우리에게 전인적 인재로 거듭날 것을 촉구하는 진화에의 동력으로 받아들일 때, 미래의 직장은 지루하고 고된 먼데인(mundane) 업무의 반복이 아니라 희열과 쾌감의 놀이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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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 그것이 정말 알고 싶다! - 이경기 | My Reviews & etc 2020-03-2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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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화 음악, 그것이 정말 알고 싶다!

이경기 저
BOOKK(부크크)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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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한시적인 영상을, 시간을 초월하는 영원의 존재로 만들어 준다.” 사실 저는 이 말에 100% 동의는 못 하겠지만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겠습니다. 적어도 영화의 주제음악은, 그 주된 곡조를 흥얼대면서 관람자가 당시에 느꼈던 감흥, 정서, 추억, 혹은 그 옆에 함께했던 동반자 등을 상기하게 돕는 노릇을 톡톡히 합니다. 


영상이라고  꼭 한시적이지는 않습니다. 머리가 특별히 좋거나, 꼭 그렇지는 않아도 그 영상에 특별히 "필이 꽂혔다"거나 하면 내내 그 영상을 눈 감고 반복 재생하면서 자신만의 흥취를 즐길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보통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고, 주제음악 한 곡조에 영상을 압축 하여 과거를 달콤히 되새기곤 하죠. 영화음악은 분명 음악의 이런 기능을 가장 성공적으로, 또 상업적으로 잘 수행하는 장르일 것입니다.


<빅 컨트리>는 그레고리 펙과 진 시몬즈, 찰턴 헤스턴이 주연한 고전인데 여기서 헤스턴이 찌질이로 나옵니다(^^). 이 외 다른 작에서는 언제나 근엄한 성자, 바른생활 사나이인데 말입니다. 이 작의 주제음악을 작곡한 분은 이 곡 외에는 뚜렷한 수상 내역이 없습니다. 영화 내용과 딱히 잘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으나 어느 영화에 삽입해도 주제가 구실을 할 만큼 선율이 아름답습니다. 


<석양의 건맨> <석양의 무법자>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명곡들이죠. 아직도 생존해 있는 엔니오 모리코네는 "영화 음악이라는 장르"가 분명 따로 존재할 이유가 있음을 증명해 보인 천재입니다. <OK 목장의 결투>는 (경음악이 아니라) 프랭키 레인의 보컬과 반드시 같이 들어야 그 참맛이 느껴집니다. "경음악"이란 일본식 용례는 사실 잘못이지만 "가사 없는 음악"이란 대중적 통념에 따라 그냥 썼습니다. 반면 프랜시스 레 작곡 <러브 스토리>는 앤디 윌리엄스 등의 보컬이 있건 없건 무척 감미롭습니다. <포세이돈 어드벤처>는 모린 맥거번이 부른 "모닝 애프터"가 참 멋진 가락이죠. 개인적으로 모린 맥거번 버전 외에는 좀 별로였습니다.


007 시리즈는 전편이 다 수록되어 있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폴 매카트니의 <리브 앤 렛 다이>가 제일 마음에 안 들고, <골드 핑거>가 신났던 편이고, <나를 사랑한 스파이>가 달달했으며, 듀란듀란이 부른 <뷰 투 어 킬>이 흥겹고 좋았습니다. 인트로의 그 쿵쿵하는 퍼커션만 들으면 지금도 절로 몸이 들썩거리네요. 


이 책에는 빠져 있지만 탐 행크스(코로나에서 빨리 낫길), 메그 라이언 주연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OST도 전곡 추천합니다. 어떤 고마운 분이 제게 사 주신 건데 최근 십 몇 년 간 연락을 못 했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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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강항 평전 - 강대석 | My Reviews & etc 2020-03-2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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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은강항 평전

강대석 저
도서출판사람들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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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봉승 극본의 엣 사극 <임진왜란>을 보면 <간양록>의 저자 강항에 대해 매우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물론 강항은 이름 높은 유학자이며 그 드라마틱한 생애 덕분에 현대에 들어 재조명될 여지도 더 커지는 중입니다만 저 드라마가 방영될 당시에는 아마 그리 인지도가 높지 않았을 겁니다. 배우도 당시 남성 탤런트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유명한 분인데 이로써 극에서 강항이라는 인물에 쏟은 정성의 밀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는 네 살 때 시를 지었다고 하는데 해당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脚到萬里心敎脚


옮겨 보면 "다리 (가는 길이) 만 리에 달하지만, 다리를 가르치는 건 마음이다." 정도겠습니다. 여기서 다리는 물론 교각이 아니라 사람의 다리입니다. 하드웨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를 부리는 머리, 정신의 힘이 근본이라는 교의는 유교, 성리학의 오랜 뿌리에 가깝습니다. 이런 이치를 네 살 때 터득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저런 우아한 표현으로 그 뜻을 말에 담는 능력, 즉 표현력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사극 <임진왜란>은 강항 본인뿐 아니라 강항에게 가르침을 받은 후지와라 세이카에 대해서도 (아직 강항이 왜군에 납치되기 전인데) 언급합니다(내레이션은 젊은 시절의 성우 양지운씨입니다). 제가 지난주 책프 리뷰에서 말했지만, 이 드라마는 왜인들 이름을 한결같이 한국식 한자음으로 읽습니다. 그래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풍신수길, 이시다 미쓰나리는 석전삼성 하는 식입니다. 후지와라 세이카는 그래서 藤原惺窩, 등원성와로 소개됩니다. 


저 사극에서는 또한 강항의 저서 <성재기>와 <시상와기>까지 언급합니다. 드라마를 제가 졸면서 시청한 탓에 "시립..."으로 잘못 알아들었으나 이 책을 읽고 비로소 책 제목이 저러했던 줄 확인하였습니다. 아무튼 TV 사극에서 저런 디테일이 언급되어 시청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건 요즘 컨텐츠에선 보기 드문 태도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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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11 시즌 9 | My Reviews & etc 2020-03-2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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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11 SEASON 9

이해국 등저
동아엠앤비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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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에 대처하는 한국 의료진의 노력이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19세기, 20세기에 강대국으로 세계를 군림했던 나라들 대부분은 자연과학 분야에서 독보적 업적을 이룬 곳들이었습니다. 우리도 1970년대부터 과학 입국을 내세우며 뛰어난 인재들을 양성한 덕분에 오늘날 이 정도로 선전하는 게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과학은 그런 의미에서 일반 시민들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주어야 할 부문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 과학동아라는 잡지를 정기 구독했는데요. 성인이 되고 나서 다소 관심이 뜸했다가 마침 좋은 읽을거리가 눈에 띄어 집중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최신 이슈를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독자로 하여금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하는 알찬 내용이었습니다. 


현재 코로나의 확산 때문에 도쿄 올림픽 연기가 논의되지만 이는 일본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어느 나라나 환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으니까요. 그런데 후쿠시마의 방사능 오염수 배출 문제는 일본 때문에 주변국이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볼 수 있어서 우려를 낳습니다. 하라다 요시아키 전(前) 일본 환경상은 "눈 딱 감고 바다에 버리는 수밖에 없다(p51)"고 해서 국내외의 지탄을 받았습니다. 


이런 오염수도 "다핵종 제거 설비"를 거치면 오염 인자 상당 부분은 없어진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그러나 방사성 삼중수소의 경우 이 과정을 거쳐도 여전히 남는다고 하네요. 이 방사성 삼중수소의 양은 얼마나 될까요? 지구 전체에 존재하는 방사성 삼중수소의 0.0014%라는 건데, 저자도 말씀하시지만 이 역시 결코 작은 양이 아닙니다. 한 지역에서 집중 방류되는 물이 지구 표면의 몇 %나 되겠습니까? 그 안에 저만큼의 물질이 담겼으니.... 다만 이런 수치를 보면, 우리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갖는 공포감과 우려는 다소 과장된 감이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여전히 우려할 만한 일입니다. 


중국에서 변종 폐렴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 자축하는 분위기라고 하지만 세계는 여전히 걱정이 가득합니다. 중국 당국에서 발표하는 수치를 곧이곧대로 못 믿기 때문이죠. 저자는 같은 논리를 여기에도 적용하네요. 과연 일본은 각종 발표를 할 때 정확하고 솔직한 태도로 임할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의심의 눈길이 갑니다. 


국내에서 잡히는 수산물은 믿고 먹어도 될까요? 일본은 크게 동해 쪽에 면한 부분이 있고, 멀리 태평양에 면한 부분이 있는데 후쿠시마 오염수는 저쪽 태평양으로 배출됩니다. 이게 돌고 돌아 한국의 동해, 남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다소 낮습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경각심을 갖되, 지나친 패닉에 빠지진 말자."는 겁니다(독자인 제가 이해한 바이므로 저자의 취지와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런 말도 합니다. "갑상샘 암 환자가 치료 도중 피폭된 방사선 양이, 후쿠시마 사고 후 한국에 증가한 방사선 양의 1000배이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의 사정에 대해 눈 감자는 건 아니죠. 다만 우리가 각종 이슈에 대해 보이는 반응이란, 과학적 사고에 기초하여 내려진 위험도, 딱 그만큼만, 그에 비례하여 호들갑스러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코로나 사태 이전 작년 늦여름, 가을에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 때문에 세계가 시끄러웠습니다. 대부분 기억 못 하시겠지만 라디오나 TV 방송에도 자막으로 이 병 관련 대처 오령을 계몽하는 안내가 여러 번 나왔고 특히 스포츠 중계 자주 듣는 분들은 귀에 익을 겁니다. 이 사태 때문에 중국에서는 돼지고기 값이 급등하여 서민들이 큰 피해를 보기도 했었는데 코로나 사태 때문에 빨리 잊혀진 감이 있습니다. 


우리도 구제역 따위가 번지면 불쌍한 동물들이 도살되는데 작년 돼지열병 사태 때문에 혈액 응고, 혈전을 막는 특효 물질인 헤파린 생산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고 합니다.(p33) 저도 돼지고기를 각별히 좋아합니다만 기호식품으로 먹는 건 값이 비싸다거나 사정이 불리하게 된다, 뭐 그럼 안 먹으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아픈 분들, 특히 유전병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기존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처방받던 것을) 갑자기 고가로 지불하게 되면 얼마나 타격이 크겠습니까. 이처럼 유행병(인수 불문하고)은 뜻하지 않은 부작용과 비극을 낳게 됩니다. 


코로나도 백신만 개발되면 아마 사람들은 "왜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지?"라며 까맣게 잊어갈 겁니다. 그런데 왜 백신 개발이 그렇게 늦어질까요? 임상 실험 과정이 까다로워서 그렇다고들 아는데 물론 맞지만 돼지열병의 경우는 좀 다른 이유가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돼지열병 병원체(얘도 박테리아가 아니라 바이러스입니다)는 타 전염병에 비해 크기가 크고, 염색체 쌍도 많다고 합니다. 크면 오히려 타깃으로 삼기 좋을 것 같은데 학자들은 아니라는군요. 큰 만큼 단백질이 여기저기서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만큼 모두 처리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이런 처리를 두고 "불활성화"라고 하는데, 이 불활성화도 어렵지만 돼지열병 바이러스는 면역 체계를 직접 공격해서 안 그래도 어려운 과정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하네요. 


한때 최악의 불치병으로 불렸던 AIDS가 무서운 이유는 바로 인체의 면역 시스템을 직접 공격하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마치 당뇨병처럼 완치는 안 되더라도 곁에 두고 잘 관리하는 식으로 그냥 버틴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이 돼지열병도 "약독화 백신"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낫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약독화란,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배양하되 독성을 제거(p41)하여, 이것을 채내에 넣어 면역력을 키우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항암보다 해암"이란 말이 널리 유행하는데, 돼지열병 백신도 결국 같은 이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나하나 잡아내어 사지를 절단(?)하기보다, 같이 놀면서 부작용이나 독소를 제거하고 같이 노는(!) 식이라고나 할지.


작년 말, 올해 초에 코오롱 직원 여러 명이 소환, 기소되는 일이 벌어져 일반인들은 물론 주식 투자자들이 큰 충격을 받았죠. 인보사 인보사 말은 많은데, 인보사가 대체 뭘까요? 어떤 분들은 이걸 한자로 알고도 있던데(ㅎㅎ) Invossa입니다. 병을 약으로 치료하기보다, 유전자 차원에서 다루는 것이고, 저 코오롱의 제품은 관절염에 특효가 있다고 해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본래 신약은 무슨 신약이라고 해도 개발에 성공하면 팔자를 고치는 큰 업적인데, 유전자 레벨에서, 더군다나 크리스퍼 기술을 이용했다고 하니 주목을 당연히 받았지요. 


노인들이 가장 고생하는 게 관절염입니다. 연골이란 게 무한정이 아니어서 많이 쓰면 닳아 없어지는 게 당연한데, 재생도 안되고 이미 없어진 연골 때문에 뼈가 직접 맞닿으니 얼마나 아프시겠습니까. 프롤로 치료가 특효라고도 하나 저희 어머니한테 물어 보니 별로라고도 하고 사람마다 다 다른가 봅니다. 그러나 유전자 레벨에서 건드리는 치료라면 이건 얘기가 다르죠. 


인보사의 주 성분은 1액과 2액이 있다고 하는데(p93), "액"은 주사액이라고 할 때의 그 액입니다. 특히 2액이 중요한데, 형질전환 세포와 연골세포를 1:3으로 혼합한 것이라고 하네요. 이걸로 이미 닳아 없어관절을 살려 낸다는 건데.... 문제는 이게 종양을 유발한다는 게 뒤늦게 밝혀졌다는 사실입니다. 개발 과정에서 세포가 뒤바뀌었다는 거죠. 


본래 코오롱그룹은 선경그룹(현 SK)와 어깨를 나란히하던 큰 기업이었으나 현재는 사세가 줄어들었죠. 이런 코오롱이 이미 20년 전부터 눈여겨 보던 분야가 바이오였고, 코오롱의 인보사는 그만큼이나 혁신적인 제품이었는데 이처럼 개발 과정에서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파국을 낳고 말았습니다. GP2-293은 신장세포인데, 이것이 종양 유발 위험이 있다는 게 이미 일찍부터 알려졌는데도 2액에 이게 들어가고 만 거죠. 이게 어떻게 들어갔는가, 이걸 배양한 바이러스만 2액에 들어가고 GP2-293는 걸려졌어야 했는데 그게 안 된 것입니다. 여기서도 바이러스가 또 문제이군요. 책에서는 "결국 개인 맞춤형 치료"로 가야 하며, 만인에게 두루 통하는 약의 개발은 그만큼이나 어렵다"는 말로 마무리합니다.


어느 시사프로에서 의사분들이 나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코로나 때문에 모두가 고생이고 보도 채널에 여러 의사들이 출연하여 여러 유용한 발언과 정보를 전달하지만 대개는 일반론이고 상식 수준의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비교적 나이가 젊거나, 현역이고 관리직인데도 최신 지식을 꾸준히 습득한 분들은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짚어 주는 정보의 깊이가 다릅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배운 지식 중 상당수는 이미 out-of-date되어 현장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게 많습니다. 이 책은 우수한 연구자들이 최신의 시사와 첨단 연구 성과를 결합하여 독자에게 전달하는 내용이므로, 과학에 관심 있는 아마츄어들, 혹은 전공자이면서도 그간 자신의 전공 분야가 어떤발전을 보았는지 확인하고 싶을 때 가장 쉽고 캐주얼하게 펼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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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데이 | My Reviews & etc 2020-03-2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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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탈리아 데이

전혜진,윤도영,박기남 공저
테라(TERRA)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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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때문에 당분간은 여행도 갈 수 없고 갈 마음도 안 나는 게 사실이지만 병이 인류를 절멸시킨 적은 없습니다(없기에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살아 있는 거고요). 이 병도 언젠가는 잦아들 것이며 백신과 효과적인 치료제, 병의 기전과 특성도 속속 규명될 것입니다. 그런 후에 우리는 다시 세계의 각종 신기한 풍광을 찾아 즐겁게 여행을 떠나겠으며, 그때 첫손에 꼽힐 만한 여행지라면 누가 뭐래도 이탈리아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탈리아는 전에 한 번 다녀온 적 있는데 북부와 중부, 남부의 문화와 풍광이 워낙 달라서 한 번 여행으로는 견문을 채웠다고 도저히 말을 못 합니다. 넓이는 한반도에다가 다시 남한 정도의 넓이를 하나 더 붙인 정도이고, 인구는 육천만이 넘는데다, 역사가 뿌리 깊고 그 발달시켜 온 문화가 풍성합니다. 그래서 독일의 문호인 괴테도 이탈리아 기행을 통해 그 시야와 비전, 원대한 문학관을 완성한 바 있습니다. 한국인들을 비롯 동아시아인들도 무척 선호하는 여행지입니다. 그래서 이탈리아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정말 책 한 권은 "뗀 후에" 갖다오든지 해야 그 참맛을 알 수 있겠네요.


일단 책을 펼치면 놀라게 되는 게, 책 앞에 붙은 지도가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몇 장 사진을 찍어서 이 독후감에 첨부하고 싶지만(보여 드리고 싶지만) 저작권 문제를 떠나 이렇게 정성들여 만든 작품을 함부로 찍는 자체가 망설여졌습니다. 지도는 요즘 앱이나 인터넷 이미지 파일로 얼마든지 있지 않냐고 한다면 대단히 틀린 생각입니다. 표준적인 축척도는 물론 차고 넘치지만 여행자들을 위한 맞춤형 목적도, 주제도는 매우 드물죠. 정말 여행, 그것도 이탈리아 여행에 환장한 분들이라야 이런 지도를 만들겠다 싶었습니다.


p54에 일정표가 나오는데 이런 스케줄은 물론 사람에 따라 다 달리 정해집니다만 알찬 여행이 되려면 계획이 이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이 표만 봐도 "전에 내가 다녀온 여행이 얼마나 부실했는지"가 절로 반성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일정표는, 이 책 중의 다른 페이지를 refer하여, 꼼꼼하게 검토해야 할 바를 두 번 세 번 챙기게 도와 줍니다. 


구경도 구경이지만 가능하면 알뜰하게 여행을 하는 편이 낫습니다. 만약 법제를 잘 알아서 아낄 수 있는 돈이라면 칼 같이 챙겨야 마음이 더 후련하죠. 책 p40에는 세금 환급 받는 방법이 나오는데, 유럽은 여러 나라로 이뤄졌지만 크게는 EU의 일부입니다. 그래서 괜히 이탈리아 떠날 때 우왕좌왕할 게 아니라 "마지막으로 머무는 EU 국가"에서 절차를 밟으라고 합니다. 물론 이탈리아에만 다녀오는 여행이라면 이탈리아 안에서 해결해야겠죠. "세금 환급 신청 전에 무심결에 출국 절차를 마쳤으면 이후 환급을 받을 방법이 없다"는 점, 꼭 유념해야겠습니다. 


외국 갔다 오신 분들은 (그게 유럽이라고 해도) 한결같이 IT 부문의 불편함을 투덜대는데 이건 한국이 관련 인프라가 워낙 잘된 탓이라서 어쩔 수 없습니다. 책에서는 (꼭 이탈리아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지만) 로밍 서비스시 주의할 점, 유심 카드를 현지에서 살 때 신경 쓸 점(가격은 국내가 조금 싸다고 합니다), 특히 이탈리아 한정으로 "도둑이 많다"는 점도 유의하라고 합니다. 


p124에 보면 로마에서 이탈리아 각 도시로 가는 데까지 시간이 나오는데 이런 거 하나도 참 보기 좋고 이쁘게 꾸며 놓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구글에다 치면 몇 시간 걸리는지 교통편이 어떻게 되는지 다 나오지만 여러 옵션을 염두에 둔 사람한테 이렇게 한눈에 보여 주는 건 편의의 깊이가 다릅니다. 


p153에는 콜로세움 소개가 나옵니다. 물론 소개가 없어도 여길 모르는 사람은 (초등학생 포함해서) 한 명도 없겠지만 이 책은 페이지에 여백도 없이 빽빽하게 정보를 실어 놓았습니다. 그런데도 편집이 깔끔하고, 독자가 뭘 챙기고 신경 써야 할지 온갖 친절한 팁이 다 나옵니다. 이탈리아 여행 안 가도 책 보는 자체가 그저 즐겁습니다. 관람 순서, 패스(입장권) 구입시 어떤 옵션이 있는지 참 자세하기도 하네요. 콜로세움은 현지어로 "콜로세오"라는 것도 다시 상기시켜 줍니다.


비너스는 밀로의 비너스만 있는 게 아니라(그리스가 아닌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있죠), 책 p167에 나오듯 카피톨리노의 비너스도 있습니다. 로마는 고대 로마 제국 시기 "세계(서방에 한정되나)의 수도"였으므로 온갖 진귀한 기념물들이 다 있죠. 카피톨리노 자체가 수도를 뜻합니다. 로마에 특이하게 "베네치아 광장"도 있고,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를 기념하는 조형물도 있는데 이는 1871년 드디어 사보이아 왕가가 반도 전역을 거의 다 통일한 사실을 기리기 위함입니다. 그토록 유구한 역사의 이탈리아이지만 정작 통일 국가가 된 건 채 150년 정도가 될 뿐이니 아이러니컬합니다. 


민박은 한국에서도 큰 문제가 되는 이슈입니다. 저 경기도 외곽으로 가면 온갖 이름으로 민박집들이 영업하는데 이 중 상당수가 불법이고 청소년 탈선의 온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는 이탈리아, 그 중에서도 로마라고 해서 예외가 아닌가 봅니다. 책은 정말 여행자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잘 풀어 주는데, p250 오른쪽에 이 점이 자세하게 나옵니다. 여행자 입장에서 이런 정보가 참 요긴할 수밖에 없습니다. 


p371. 좀 위로 올라가면 피렌체, 플로렌스가 나오는데 이곳 역시 도시국가로서 화려한 문화를 꽃피운 고장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창녀인데 전승에 의하면 예수 사후 사막에서 금욕 생활을 했다고 책에 나오네요. 바로 도나텔로의 유명한 조각상을 두고 붙은 설명입니다. 이처럼 이 책은 인문적 설명이 생각 외로 자세해서 인문 공부가 저절로 될 만큼입니다. 이 사막의 회개한 창녀 컨셉은 이후 아나톨 프랑스의 단편 <타이스>에 쓰였고 마스네가 이를 바탕으로 작곡한 게 그 유명한 <명상곡>입니다. 


한국의 여행자들이 잘 모르는 장소도 있는데 저 피렌체로부터 3시간 정도의 거리에 "친퀘테레"가 있습니다. 친퀘가 5이며 테레는 땅인데 책 p447에 "다섯 개의 마을"이라는 설명이 잘 나옵니다. "여행자가 평소 꿈꾸던 유럽의 작은 마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는 게 책의 한 줄 요약입니다. 영화 <대부>에도 잘 나오지만 유럽의 작은 마을은 그들이 살아온 개성, 자취가 잘 드러나는 아담하고 예쁜 풍광이 있으면서도 관광객을 위한 배려도 같이 갖춰져 있습니다. 한국은 물론 오랜 역사를 지닌 나라이지만 근세 전란을 많이 겪었고 급속한 경제 발전을 거치다 보니 오히려 평화로운 전원 풍경이 더 드뭅니다.그래서 아마 "잃어버린 영혼, 삶의 여유"를 찾으러 이런 유럽의 전원을 더 그리워하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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