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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세 예비초등 수학⑥ 매일매일 철저반복 100칸 문제집 3 | My Reviews & etc 2021-04-3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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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매일매일 철저반복 100칸 문제집 3

가게야마 히데오 저/고경옥 역
글송이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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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야마 대표의 100칸 연산법을 어느 정도 마스터한 후 이 문제집을 푸는 게 좋습니다. 제가 쓴 이 독후감(뺄셈편 https://blog.naver.com/gloria045/222320781237 ), 그리고 이 독후감(문제집 제1권 https://blog.naver.com/gloria045/222319470428 )을 참고해 주세요.

 

p5에서 저자는 "그간 100칸 연산법을 충분히 익힌 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계산력을 더욱 향상시키고 싶어하는 수많은 학생과 학부형들의 요청"에 따라 이 책을 출간한다고 밝힙니다. 이 문제집(문제집만 놓고 보면 세번째 권)에는 더 새로운 방법이 나와 있지는 않고, 기존의 100칸 연산 실력을 (반복 학습을 통해) 더 능숙하고 더 빠르게 단련하려는 의도입니다. 그러니 사칙 연산을 다룬 ①(덧셈), ②(뺄셈), ③(곱셈)을 먼저 다 푼 후에 이 책을 공부해야 합니다. 나눗셈 일부가 ③번 곱셈편에 조금 나오지만, 나눗셈"만"을 본격적으로 다룬 100칸 시리즈는 없는데 과연 앞으로 발매가 될지 기대가 되긴 합니다. 

 

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이 세번째 문제집(전체 권수로는 ⑥번)을, 꼭 앞의 첫째(④번 책), 둘째 문제집(⑤번 책)을 다 푼 후에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①②③만 마스터했으면, 바로 이 ⑥으로 넘어와도 될 듯합니다. 물론 난이도는 ④번, ⑤번 책보다 이 ⑥번이 더 높습니다. 이 세번째 문제집에는 모두 100칸 자리 문제만 있고, 10칸 짜리 문제 같은 건 없습니다. 그러니 아이가 진도를 나가기 좀 힘들어한다면 ④⑤⑥ 순으로 차근차근 시키는 게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난이도가 좀 높다 보니, 1일 분량에 문제 두 개를 한 세트로 다루고 있습니다. 표 한 개를 다 완성하는 시간은 2분 정도를 권장하는데, 이처럼 난이도가 높아진 문제를 (앞선 책들의 좀 낮은 난이도 문제들과 같게) 2분으로 설정한 건, 그만큼 실력이 늘었다는 걸 상정한 편제이겠습니다. 





 

배색 처리는 위의 가로줄 숫자들이 빨간색, 왼쪽 세로줄 숫자들이 파란색으로 처리되었습니다. 문제집 시리즈 앞 권들과 편집 태도를 맞춰서 아이들 편의를 도모하는 배려이겠습니다. 가로줄 숫자는 두 자리 수, 세로줄 숫자는 한 자리 수입니다. 아직 두 자리 수끼리의 연산은 이 책까지에서는 시도 안 합니다. 

 

pp.54~57에는 이제 100칸 상자가 없어지고 "세로셈"으로 포맷이 바뀌어서 문제가 출제됩니다. 그런데 보면, 갑자기 다섯 자리 숫자의 덧셈이 나와서 좀 당황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잘 들여다 보면 숫자 배열이 똑같은 것들끼리 연산을 시키기 때문에, 문제 푸는 아이 입장에서 큰 부담이 느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pp.58~61에는 곱셈과 나눗셈이 나옵니다. 곱셈은 두 자리 수와 한 자리 수 사이의 계산이며 별 부담이 안 됩니다. 나눗셈은 피제수가 무려 여덟 자리 수이지만(!), 제수가 한 자리 수, 그것도 2인 경우 하나밖에 안 나오기 때문에 큰 부담이 안 됩니다. 

 

100칸 연산에서 덧셈과 뺄셈의 경우, 세로줄 왼쪽의 숫자가 0이면 맨 윗줄 숫자에 변화가 없이 그대로 내려옵니다. 곱셈의 경우, 0이 곱해지면, 그 결과는 모두 0이 된다는 게 특이하죠. 어린 학생의 경우 왜 이렇게 되는지 여전히 이해를 못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곱셈 배울 때, 3 곱하기 1이 4가 되지 않고(ㅎㅎ) 그대로 3이 되는 것도 못 받아들여서 화를 내는 아이도 본 적 있습니다. 이럴 때 가르치는 어른도 같이 화를 내면 안 되며, 차근차근 그 이치를 설명해 주는 게 중요합니다. 안 그러면 구태여 이런 "친절한 책"을 교재로 삼는 보람이 없지요. 

 

동일 날짜 안에 해결해야 할 문제 세트에서, 두 자리 숫자들은 전부 같은 앞자리수, 예를 들어 33, 38, 36 등으로 구성됩니다. 다른 날짜 문제 세트에는 53, 58, 56, ... 하는 식입니다. 아무래도 숫자 구성이 비슷해야 아이들이 부담을 덜 느끼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100칸 연산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학부형들이 백 칸 문제 세트를 스스로 컴퓨터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으로 작성하여 아이들에게 출제도 하고 자체 점검을 해 보는 방식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때에는 두 자리 수를 좀 더 다양하게 배열 구성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튼 100칸 학습법의 이치는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고 그게 가장 큰 장점이니까요.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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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식사에는 감정이 있습니다 | My Reviews & etc 2021-04-29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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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의 식사에는 감정이 있습니다

박지현 저
에디토리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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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갖가지 장애가 다 있고, 우리는 그 중 몇을, 그 정도가 심하건 약하건 간에, 또 이를 의식을 하건 못 하건 간에, 몸과 마음에 계속 지니고 삽니다. 특히 요즘은 여성분들이 마른 몸에 대한 강박 때문에 식이장애로 고생한다는데, 사실 한국처럼 여성들이 몸매 관리를 열심히, 속된 말로 "빡세게", 이어가는 나라도 드물 것입니다. 어떤 드라마에는 "한국에서는 살찐 사람이 사람 대접 못 받는다"며 개탄하는 대사도 나오던데, 좀 과장이 섞이기는 했으나 아주 틀린 말도 아니지 싶습니다. 물론 이는 외모지상주의와 함께 대단히 우려스러운 풍조일 뿐입니다. 살은 그저 건강을 유지할 정도로만 빼는 게 좋겠죠.

 

저자는 이런 식이 장애를 가진 분들이 과거의 이런저런 아픈 경험으로부터 여러 트라우마를 가졌다고 진단합니다. 즉 이런 분들은 감정을 다친 상태이며, 이런 마음의 상처를 미리 낫우지 않고는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해 나갈 수 없다는 거죠. 다이어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내 몸을 건강하게 지켜 나가려면 먼저 마음가짐이 바로서야 한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완벽한 식단이 마련되었고, 또 이를 칼 같이 지켜 나간다고 해도, 마음의 상처가 치료되지 않는다면 오랜 시간 이를 지속하기가 어렵습니다. 

 

몸 따로 마음 따로인 다이어트를 설령 기계적으로 이어가도, 몸은 비록 날씬하게 유지될망정 마음이 지옥인 채 억지로 음식을 절제할 뿐이라면, 이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도 없을 것입니다. 반대로, 감정의 상처가 먼저 나으면, 폭식하려는(혹은 반대로 음식을 거부하려는) 충동 자체가 없어지니 자연스럽게 멋진 몸도 유지될 것입니다. 너무 뚱뚱하지도 너무 마르지도 않은 채 말이죠.

 

다이어트 문제로 고통을 겪은 이들 중 상당수는 대인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나의 노력 여하가 미치지 않는, 타인의 감정과 관련되어 있기에(p25)" 이 문제가 더욱 어렵다고 합니다. "타인의 애정이란 참 얄팍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얄팍한 것에 휘둘리다가 끝내 다이어트 감옥에 스스로 들어갑니다.(p28)" 참 맞는 말입니다. 살 쪘을 때는 다들 무관심하다가, 살이 좀 빠지고 미모가 살아나니까 다들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더라, 뭐 이런 경험을 한번 하면 절대 예전으로 못 돌아가고, 음식을 먹고 그 칼로리가 내 몸에 머문다는 상상만으로도 공포에 떨게 됩니다. 날씬한 체형 유지로 일단 안도하더라도, 이렇게 살아서는 내 가치 내 행복이 전적으로 타인의 반응에 의해 좌우되니 결코 올바른 상태가 못 됩니다.

 

그래서, 저자분과 같은 전문상담심리사를 찾아오는(=내담하는) 이들은 다이어트에 성공한 적 없는 경우가 아니라, 오히려 성공한 적이 있는 분들(p33)이라는 겁니다. 그냥 자포자기 상태로 지내는 이들은 (혹 다른 도움이 필요할 수는 있어도) 이런 식이장애를 겪지는 않겠지요. 다이어트에 일단 성공했다가 요요를 겪는다거나, 지금 성공한 상태라고 해도 도무지 정신적 안정이 안 찾아지는 분들이 더 큰 문제다, 뭐 이런 뜻인 듯합니다. 

 

사람에게는 유전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는 지방의 양이 있다고 합니다. 이것을 두고 "지방량의 세트 포인트"라고 부른다는데(p35), 이걸 무시하고 억지로 모델이나 가수처럼 변하려 하면 몸이고 마음이고 반드시 탈이 날 수밖에 없죠. 이런 분들 중에는 "씹고 뱉기(chewing and spitting)"라는 악습관 때문에 고생하는 이들도 많다고 합니다(p40). 고대 로마에서 귀족들이 양껏 먹은 후 토하는 풍속이 있었다고 하나 이는 식도락이 목적이므로 현대의 식이 장애로 고생하는 이들보다 오히려 처지가 나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식이장애로 고생하는 이들 중엔 먹방을 즐겨 보는 이들도 많은데, 진행자 중 상당수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타입"이 또 많다는군요. 그러면 시청자는 "먹고 싶어서 먹고, 그래서 살이 찌는, 저들과는 다른 나"에 대해 자괴감을 느끼게 되며, 이런 경험이 지속되면 또 트라우마가 생겨 식이장애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 하게 된다는 겁니다. 먹방을 안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데, 먹방을 보는 동기는 대개 "안 먹으면서 대리만족을 하기 위함"이라니, "먹방을 보면서 나도 함께 먹는 게 목적"이라고 생각한 게 큰 착각인 줄 새삼 알게 되었네요.

 

결국은 내 뇌가 안정을 찾아야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 놓인다고 합니다. 이걸 위해서는 "내가 가장 편안해하는 사람과 포만감 있는 식사를 함께 하기"를,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시도해 보라고 합니다. 또 체중은 고정된 수치가 아니라 "범주"로 인식할 필요도 있다고 합니다. "나를 믿으세요. 제일 정확한 기준은 내 몸의 감각입니다(p72)." 저자의 말입니다.

 

폭싱을 하는 사람은 왜 그렇게 하는가? 저자는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고, 부정적인 감정을 잘 표현 못 하는 사람, 특히 그런 여성(p83)"에게서 이런 어려움이 자주 나타난다고 합니다. "신체적 배고픔이 문제가 아니라 그저 부정적 감정을 달래기 위해서 음식을 먹는 건 결코 좋은 식사가 아니(같은 페이지) "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가짜 배고픔과 진짜 배고픔을 잘 구별해야 하듯, 잘못된 죄책감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게, 식사를 대하는 올바른 감정을 세팅하는 첫걸음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p133). 죄책감은 대개 3~5세 사이에 발달하는데, 보통은 자신의 죄책감에 대해 가장 숭고하고 정직한 영역이라 여기므로, 적어도 스스로가 죄책감이 드는 행위라면 마땅히 자제해야 한다고들 생각하게 되죠. 문제는 이 중 일부 감정은 진짜가 아니라 가짜라는 데 있습니다. 진짜 죄책감이라면 나의 슈퍼에고로서 존중해야겠으나 그렇지 않은 가짜라면 내 몸과 마음을 망쳐가면서까지 복종할 이유가 없습니다.

 

어떤 분은 남을 챙기는 게 나 자신을 챙기는 것보다 더 쉽다고 합니다. 이는 물론 대단히 숭고한 일임에 틀림 없죠. 그런데 이런 분들 중 일부는 "가정 내에서 충족되지 못한 사랑과 인정의 욕구를 대신 채워주도록 (남을) 돌보는 자아"가 형성된 결과(p161)라고 합니다. "나는 못 돌보고 남만 돌보는 구멍난 가슴을 한 채 웃으며 살아가는(같은 페이지)" 삶이 되어서는, 비록 남을 돌보는 일이 아무리 보람 있어도 어떤 시점에서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겠죠. 

 

"거식증과 폭식증은 결국 당사자가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다루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p198)"고 합니다. 사람에게는 생존을 위한 활력을 얻는 원천, 즉 생존자원(p216)이 필요한데 이 생존자원 중에는 외적(혹은 내적) 긍정자원이라는 게 있다는군요. 이런 자원들을 주변에 많이 확보해 두는 게, 내 감정의 치유와 음식에 대한 태도를 개선하는 데 유용하다고 합니다.

"생각이 아닌, 감정에 집중하라(p231)." 많은 이들에게 직접 목표는 날씬한 몸을 위해 음식을 자제하는 것이며 이것이 동시에 최종 목표가 되는 게 흔하겠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몸보다 마음이 먼저"라고 하며, 그 중에서도 이런저런 감정, 특히 부정적 감정을 마음에 쌓아 두지 말고 생산적으로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다이어트나 식이장애 외에 우리가 고생하는 여러 다른 문제도 결국 해결책의 시작이 이 지점 아닐지요.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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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 | My Reviews & etc 2021-04-2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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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

류미야 저
서울셀렉션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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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류시화 시인 겸 번역가의 책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고 인생의 풍파를 두루 겪으면, 젊었을 때에는 채 알지 못하던 삶의 지혜가 어느덧 정신의 한 구석에 살포시 내려와 자리를 잡습니다. 파우스트는 늙어서 궁극의 지식에 도달하다시피 했지만 그래도 싱그러운 젊음에 대한 미련과 회오를 극복하지 못하고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 소중한 영혼을 팔기까지 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건 왜 늦게 도착하곤 할까요? 음... 반대로,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는 "왜 절정의 아름다움을, 아무것도 모를 인생의 초반기에만 신은 허용하는 것인가?"라며 한탄한 적 있습니다(공교롭게도 p78에는 "레미제라블"이란 제목의 시가 나오네요). 이런 경우는 아름다운 게 지나치게 일찍 도착했다가 일찍 떠나서 문제겠습니다만, 여튼 우리들에겐 "이 좋은 게, 좀 내 곁에 일찍 나타나 주었더라면..."라는 아쉬움이 언제나, 그것도 좀 늦은 나이에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무료하고 무의미했습니다만(?), 이 류미야 시인의 시집에 실린 열아홉번째 시 <몽상가 류보 씨의 일일>은 고독하고도 번잡하며, 답답하지만 치열한 분위기입니다. 몽상가들은 대개 집 밖을 안 나가는 게 보통입니다만 이 작품에서 시적 화자는 저 어디 건대입구 정도는 붐비는 어떤 대로를 걷는 듯합니다. 아니면 그 근방 어느 원룸 창을 통해 구경을 하는 중일 수도 있습니다. 

 

"제 몸 사라지는 꿈을 뜬눈으로 꾸면서 대로를 질주하는 닳아지는 살들이 백주의 교차로에서 연신 긋는 십자 성호(p32)"

 

보통 이런 풍경에 누가 참여하는 게 아니라 뭐 진짜 엿보기라도 하는 중이라면 대체로 네온사인이 명멸하는 늦은 밤이기 쉬운데 여튼 또 "백주"라고 시간을 밝히고 있습니다. "닳아지는 살들"은 고 이호철 소설가의 작품 제목이라고 각주에 설명도 나옵니다. 만약 밤이었으면 욕망의 지침을 따라 부나비처럼 배회하는가 보다 여길 수도 있는데 낮이라고 하니 이는 각자의 사업에 골몰하여 어디로 부지런히 다니는 중이겠습니다. 그런데 성호를 연신 긋는다... 그게 진짜 사업이라고 해도 우리는 운수와 우연에 그 성패를 맡기는 경우가 또한 얼마나 많습니까. 냉혹한 계산을 마치고 의기양양하게 시나리오를 그려도, 마음 속으로는 한없이 약한 게 우리들입니다. 이러니 나중에는 "불면의 밤이 올(p33)" 수밖에요. 밤에 대한 멋진 시상은 저 뒤 p76 <그들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 뭐가 과연 더 아름다운지는 예전 가수 코나한테 물어봐야 할 거 같습니다. 

 

매력점은 빼지 않고 없는 걸 일부러 붙이고도 다닌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평가가 갈리는 "눈물점"은 여러 가지로 애매합니다. "누구는 빼라 하고 누구는 오른쪽 왼쪽 뜻도 다르다 한다"는데, 같은 사람에게서도 누구는 천치를 보고 누구는 죄인을 본다 하지만, 시인은 눈물을 예비해야 참된 생이라 여기는지 그대로 두려 합니다. 모반(母斑)은, 억지로 없애러 들면 그게 이미 모반(謀反)이 됩니다. 한 번 사는 생, 지상에 작은 기여라도 남기고 떠날 생각은 못할망정 순리, 천리에 대한 역심(p26)을 품어서야 어디 되겠습니까. 또, 눈물은 갈증에 대한 (정당한) 반역(같은 페이지)이기도 합니다. 

 

한국인들은 대체로 머리를 매일 감죠. 더 긴 머리를 관리해야 하는 여성들의 경우 이는 "새벽의 의식(儀式.p13"이라 할 만합니다. "시리다"는 게 새벽이 시린 건지, 아니면 물을 끼얹고 때를 빼고 헹구는 그 과정이 시린 건지, 그도 아니면 가끔 눈에 들어가곤 하는 샴푸가 눈에 시린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행간 걸림?). 

 

"너에게 세례를 주노니 (아아 그러나) 잘 더럽히는 나여(같은 페이지)"

 

매일처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날 태어나게 하는 건 거창하게 메시아를 초빙할 필요까지는 없으니 다행입니다. 그러나 그런 행운이, 보람이 참 쉽게도 사라지죠. (내가 날) 잘 더렵혀서요. 

 

누구는 "강철 같은 무지개"를 논했지만, 거친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고작 여리여리한 날개만 부여 받은 게 우리들입니다. "강철 돛을 매달기(p19)"란 언감생심입니다. 

 

"사랑 속에 죽겠네, 이것은 나의 방식
그림자 죄 다 지우고
꿈속이듯 아니듯,(p19)"

 

마지막에서 두번째의 행 "죄 다"는 부사 "죄다"인지, 아니면 "죄(罪)(를) 다(entirely)"인지 모르겠습니다(띄어쓰기는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행의 "아니듯" 뒤에는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가 찍혀 있는데 저는 처음에 눈이 침침해서, 혹은 저의 잠이 덜 깨서 잘못 본 줄 알았습니다. 이 시집에는 사실 마침표가 하나도 안 나오고, 아주 간혹 저렇게 쉼표가 보일 뿐입니다. 여튼 이 역시 감상자에겐 호접지몽의 경지(...라기엔 풋)

 

"불가촉의 기억 속으로 떠나버린
인도사과
사과가 사라지면서
어제도 다, 사라졌다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인도가
난 그립다 (p55. <인도사과는 모두 어디로 갔는가> 전편)

 

여기서 기억은 뭐 불가촉이라곤 했어도 그저 멀어서 아득해서 (문자 그대로) 터치가 안 된다는 거지 보통 그 뒤에 살벌하게 따라붙는 "천민"의 뉘앙스와는 아무 관계 없을 겁니다(제 생각에는요). 그런데 우리는 왜, 자주 먹는 품종의 사과에다가 이웃 열도의 후지산 이름을 착각하여 갖다붙이곤 하는 걸까요? 괜히 입맛 찜찜해지게 말입니다. 후지사과와 부사산은 그야말로 전생에 아무 연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보무도 당당하게 전장으로 나아가
하루의 바닥을 기다 녹초로 돌아온다
뒤집고 뒤집었지만
혁명은 어려웠다 (p63. <양말> 전편)"

 

막줄에서 "혁명은 어려웠다"고 내뱉는 양말의 말에서 대단한 오기와 허세가 느껴집니다. 정말 얘만큼 "잘 뒤집는, 뒤집히는" 팔자를 갖기도 어려운데, 그저 뒤집는(revolution) 게 혁명이라면 레닌이고 체 게바라고 간에 얘 앞에서 감히 발냄새도 풍길 수 없겠습니다. 

 

"너를 말하기로는 이것이 좋겠네
무혈의 전사, 혹은
그림 없는 데칼코마니" (p89. <나비에게> 일부)

 

이 시를 읽고 저는 걸그룹 마마무가 떠올랐습니다. 뭐 저로 말할 것 같으면 말이죠.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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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즐거운 일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 My Reviews & etc 2021-04-2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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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이 들면 즐거운 일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전윤정 저
세이지(世利知)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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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영생을 혹 절대자가 준다고 해도 그리 반갑지 않을 거라 말합니다. 늙고 병든 육신으로 백이십년 혹은 그 이상을 살아도 별 의미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파우스트 박사도 그 엄청난 지적 성취를 이루고 나서도 영혼을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 팔아 청춘을 되찾으려 했는지도 모릅니다. 확실히 크림 오브 더 유스, 혹은 베스트 이어즈 오브 마이 라이프, 다시 안 올 청춘을 행복하고 보람 있게, 혹은 원 없이 즐겨 봐야 회한이 안 남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젊은 시절을 (저런 두려움 때문에) 아무 계획 없이 낭비하며 흥청망청 보내는 것도 무책임하고 우스운 일입니다.

 

앞으로 남은 생이 그저 나이 들고 무거워진 육신만 끌고 가야 할 뿐이라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어차피 정신의 평온에 의해 모든 기분이 좌우되며, 카리브해 호화 리조트에서 미녀들에 둘러싸여 환락을 즐긴다 해도 (무슨 이유에서건) 마음이 열등감과 좌절감, 피해의식, 불안에 지배된다면 그걸 두고 무슨 기쁨이나 호강을 누린다 평가할 수 없습니다. 나이 들면 젊은이와는 또 다른 계기와 노력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고, 오히려 이것이 젊었을 때 누리는 말초적 쾌락보다 더 근원적인 보람의 확인 지점인지도 모릅니다.

 

저자께서는 각별히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그 큰 지분은 아마 외할머니에 빚지셨나 봅니다. 드라마 <사랑과 전쟁>을 보면 근거 없는 피해의식에 젖어 남의 행복한 가정을 파탄 내고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만 채우려 드는 나쁜 여자가 등장하는데, 이런 사람이 이런 삶을 사는 것도 (본인 말로) 어려서 사랑을 못 받고 자라 그렇다고 합니다. 사람이 자신의 상처, 분노, 열등감 따위를 자신의 내면에서 삭이거나 잘 다루지 못하고 엉뚱한 남에게 분풀이하는 것만큼 한심하고 못난 짓이 없습니다. 

 

"능력 있는 산파". 사실 전근대의 기술을 다룰 뿐인 인력이 아무리 유능해 봐야 뭐 어느 정도일까 여겨도, 이 책에 나오는 저자분의 외조모 같은 분을 보면 놀랍기 짝이 없습니다. "(지금 거꾸로 앉아 있긴 해도) 제가 알아서 자리를 잘 잡으려고 하는 거다." 참 놀랍지 않습니까? 사람을 대하는 진정성의 효율과 마력이 이 정도까지나 멀리 뻗칠 수 있습니다. 작가분은 외조모님이 가진 분유를 몰래 먹을 때 일종의 "길티 플레저"를 느꼈다고 하지만 독자인 저는 그 외조모님의 정성, 성실함, 타인(특히 임산부)를 대하는 진심과 정성 등이 심지어 그 보유한 분유에까지 스며든 효과가 아닐까 하고, 물리학적, 약리학적(혹은 그 무엇이든)으로는 전적으로 불가능한 (허구의) 인과과정까지 머리 속에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영화 <인터스텔라>애도 나오듯, 사랑의 힘은 심지어 시공간의 장벽마저도 초월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중년 이상의 연령층은 갱년기를 겪으며 각별히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져 조금만 덥거나 추워도 큰 불편함을 느끼며, 그 와중에 여성은 월경이 중단되기도 하는데 또래 사이에서 여전히 그 주기를 지킨다는 선언이 부러움을 사기도 하나 봅니다. 작가분은 "지성 피부라서 로션 하나로 평생을 살아 왔으나 갈수록 피부가 건조해져 영양 크림을 꼭 바른다"고도 하십니다. 중년이 지나며 겪게 되는 설움과 불안감의 크기와 색깔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갑니다. 흐린 날씨에는 온종일 우울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는데, 그러나 이런 건 여성이면 심지어 10대때라고 해도 사람에 따라 찾아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여튼 여성분들의 경우 이렇게 월경을 멈추는 걸 "완경"이라 부르는 듯한데, 저자분의 말씀은 이렇습니다. "월경을 완주(完走)한 우리가 다시 한 번 뛰어갈 새로운 트랙을 대해. 눈부신 시작에 대해." 참 멋진 말입니다. 또 폐경은 폐경(閉經)이 아니라 "경계를 허무는" 폐경(廢境)으로 새겨야 한다는 홍이현숙씨의 말도 인용되네요.

 

제 주변에도 최근 간 질환 때문에 결국 타계하신 어르신이 있는데, 이 간 관계 병질은 갑작스럽게 악화되고 안타까운 죽음도 예기치 않게 당사자를 찾는 경향이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할 듯합니다. 저자께서 물론 효녀이셨으리라 사료되지만 어떤 자녀라 해도 부모의 죽음에 임해서는 "자신이 잘못한 일만 생각나기 마련(p149)"이라서 더 이처럼 극진한 슬픔을 표현하게도 됩니다. 특히 어르신 수발 할 때는 용변의 처리 등에 있어 마음 안 상하시도록 주의해야 할 듯합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도 있으나 그렇게 안타깝게 가시면 남은 생 동안 후회와 자괴감은 모두 자식의 몫 아니겠습니까. 

 

어떤 자는 빚을 내서라도 명품을 사서 걸쳐야 한다고도 떠드는데, 정작 명품의 본고장 중 하나인 프랑스에서는 "분수에 맞지 않게 과시적 소비를 하는 풍조를 몹시 경멸"한다는 게 작가분 지인의 관찰 결과라고 합니다. 사람이 보잘것없는데 어울리지 않게 명품을 걸쳐 봐야 무슨 폼이 나겠으며, 물질뿐 아니라 정신까지 빈곤하니 저런 말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목청 높여 내뱉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이들이 일탈행위도 서슴지 않으며 명품을 탐내는 것도 나잇값 못하는 어른들의 나쁜 본을 받은 결과이겠으나, 한편으로 학교에서 야무지게 공부하며 커리어를 잘 가꿔 나가는 젊은이들도 많으니 지나치게 메리토크라시의 큰 병폐를 지적할 건 또 아닐 듯도 합니다. 

 

전자사전, 나아가 앱을 이용한 영어 공부보다, 고색 창연한 종이사전을 옆에 끼고 공부하던 시절의 낭만을 아는 게 또 중년 세대이기도 합니다.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이며, 젊은이보다 더 세심하고 더 부지런하게, 생의 소소한 기쁨과 보람을 찾아 나가는 인생이 있다면 한창 싱싱하게 피어나는 청춘이 구태여 부럽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 서 있는 이 순간이 내가 가장 젊은 지점이라는 점 잊지 않고, 카르페 디엠, 지금 이 순간의 찬란하고 생생한 기쁨을 놓치지 않고 나꿔채는 열정과 정성이 중요한 줄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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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의 오해와 진실 | 경제경영/자기계발 2021-04-26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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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부동산 투자의 오해와 진실

김현영 저
하움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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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요즘 각종 투자의 바람이 크게 부는 상황입니다. 암호화폐, 주식, 선물, 부동산...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니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으나, 이런 돈이 투자 섹터로 몰려 그나마 다행이지 만약 다른 실물로 흘렀다면 생필품 등의 인플레이션 때문에 크게 고생했을 수도 있었겠습니다. 

 

아무튼 이런 풍부한 유동성이 아니었다고 해도, 원래부터가 한국은 부동산 불패의 신화가 통하는 나라였습니다. 그러니 부동산 투자에 대해, 근거 없는 오해, 잘못되었을 뿐 아니라 거시경제에 해롭기까지 한 착각, 이런 것들이 한데 어울려 가계와 개인의 피해를 부르고 국민 경제를 좀먹어 왔던 게 사실입니다. 요즘처럼 수도권, 혹은 일부 지방의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를 때에는 더욱 그 투자 속성에 대해 정확한 정보와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 책은 부동산 투자 전문가의 노련하고 예리한 시각으로 독자의 그런 필요를 잘 충족시켜 주는 듯합니다.

 

한국에서는 아파트의 소유와 거주가, 어느 정도 중산층 소속 여부를 밝히는 지표 구실을 합니다. 책에도 나오지만 한국에서 가장 비싼 가격을 형성하는 주택 집단도 무슨무슨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아파트 브랜드가 대부분인데, 일반 주택이 아닌 아파트군이 이런 지위를 차지하는 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습니다. 책 p30에는 아파트의 원조라 할 만한 고대 로마 제국의 "인슐라"가 나오는데, 이런 아파트는 가난한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동 주택의 전형에 불과했습니다. 책에도 나오듯이 부유층은, 오늘날 우리가 서초동 등에서 볼 수 있는 단독주택형인 "도므스(도무스)"가 주된 거주 형태였죠. 몇 년 전 한국에서도 정발되어 큰 인기를 끈 콜린 매컬로 여사의 소설 <로마의 일인자> 시리즈를 읽어 봐도 이런 사정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인슐라"는 원래 "섬"이란 뜻입니다. 슬럼 등이 현대 도시에서도 "섬" 취급을 받으며 경원시되는 건 사정이 그때나 같습니다. 

 

책에는 과연 부동산 전문가의 내공이 잘 배어나는지라 한국에서 최초로 등장한 아파트가 무엇이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아파트가 서민, 중산층의 선망 대상이 되었는지가 재미있게 잘 설명됩니다. 현재 부동산 관련 책이 시중에 여러 권 나와 있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이렇게 독자가 논의 대상의 지난 연혁까지 잘 파악할 수 있게끔 근본 있게(?) 설명해 주는 방식이 좋더라구요.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아파트가 주거의 주류로 부상하는 건 꼭 이례적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2000년대 이후 초고속 인터넷망이 새로 등장했고, 이런 인프라(사설이건 공영이건 간에)는 대단지 아파트에서 특히 효용이 높으리라는 점은 전에 미처 예측할 수 없었던 현상이었습니다. 한국은 가뜩이나 아파트의 비중이 높았기에 이 점이 폭발적 시너지를 내게 되었죠. 한때 IT 강국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건 아파트 중심의 주거 구조가 한몫을 한 게 또한 사실입니다.

 

이처럼 아파트 위주의 주거 문화가 사실은 보편적 패턴과는 거리가 먼 한국 고유의 현상이기도 하기에, 책에서는 여러 비판적 시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에게 한국의 대단지 아파트 사진을 보여 주면, (남북의 군사적 대치라는 선입견 때문에) 이것이 군사시설이 아니냐는 오해 가득한 답도 돌아온다고 합니다. 사실 내국인이 봐도, 예를 들어 가도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목동, 분당 수내동 등의 아파트단지는 특히 밤에 보면 약간 무섭기까지 합니다(그나마 수내동이 좀 낫지만). 

 

이어서 책에서는 위정자들의 잘못된, 혹은 정직하지 못한 정책으로 인해 그들이 올려 온 부당한 이득, 또 이와 동전의 앞뒤를 이룬다 할 서민들의 피해에 대해 논합니다. 또 아파트는 미등기 전매 등의 방법으로 탈세의 수단 노릇을 하기도 하는데, 탈세가 워낙 만연하다 보니 정직하게 세금 내는 서민들에게 부과되는 세율이 또 높아지게 되는 부작용마저 있다고 합니다. 

 

부동산, 특히 아파트에 대한 왜곡된 인식 때문에, 사용가치가 교환가치보다 훨씬 떨어져도 조용히 묵인하는 풍조마저 있습니다. 일례로 최근에 건축, 분양된 몇몇 아파트의 경우 부실 하자가 심각한데도 주민들이 "아파트 값이 떨어질까 무서워" 쉬쉬한다는 건 이미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왜 당당히 하자 보수를 청구하지 않으며, 시공 분양사도 배째라 식으로 나오는 건, 이런 말못할 사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폭탄돌리기 패턴이 되풀이되며 피해를 끝에 가서 입는 건 실거주자들입니다.

 

저자는 "진짜 고소득자는 세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기회비용을 따져 보면 낼 걸 다 내는 게 오히려 유리하며, 얄팍한 탈세 시도는 다음 번에 반드시 발목을 잡게 되어 있으므로, 투자가 가져다 줄 적극적 이익에 더 주목합니다. 

 

또 "진정한 투자자는 (전국) 지도를 가까이한다"고 합니다. "지도는 많은 정보가 숨어 있는 보고(寶庫)"이며, 확실히 노련한 부동산 투자자는 지도를 끼고 살며 아예 머리 안에 맵 하나를 그려 놓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국토 종합 계획도", "수도권 정비 계획도" 등입니다. 사실 정말로 체계적인 부동산 투자를 위해 전략적으로 임하려면, 건축법 등 관련 강행법규에서 토지와 건물 규제를 어떻게 하는지도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책 pp.138~146(제9장)에 공유수면매립법, p221 이하에 농지(제15장) 등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습니다. 

 

주식 투자와 부동산 투자는 닮은 데가 있으면서도 매우 다르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우선 주식 투자는 큰 욕심 안 부리고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격언이 널리 통합니다. 만약 발바닥에서 사려 들면 결국 매수 시점을 놓치거나 아니면 하락세로 치닫는 종목에 물리기나 쉽습니다. 머리에서 팔려 들면 이 역시 매도 시점을 놓치고 큰 손해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또 주식은 수시로 매수매도가 이뤄지지만, 부동산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주식은 사이클에 따라 가격이 한없이 추락했다가 오르지만, 그래도 부동산은 (적어도 한국의 경우) 일단 사면 가격이 잘 내리지 않습니다(그런 구간도 있었습니다만). 주식이나 부동산이나 "사이비 전문가들"의 마수에 속지 않게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충고도 덧붙입니다. 

 

현재까지 한국에서 아파트는 불패 신화를 뽐내 왔으나(특히 지금처럼 아파트 값이 최고점에 달한 판이면...) 앞으로는 자연 경관 등 여려 입지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투자해야, 향후 불의의 손해를 보지 않으리라고 저자는 예측합니다. 사면 무조건 오르던 시대는 이제 서서히 저물어간다는 거죠. 또 타운하우스 등 외국에서 고가 주택 포맷으로 자리잡은 곳도 눈여겨 보라고 합니다. 

 

특정 시점에서 절대 진리로 통하던 바가 앞으로도 계속 유효성을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지식이건 간에 "원칙론"이 중요합니다. 한국적 현실, 또 어떤 특정 시대의 제약 조건 때문에 예외적으로 나타난 현상이, 앞으로 세계적 보편에 수렴되면 더 이상 과거처럼 지배적 트렌드가 될 수는 없죠. 책에서는 이런 "원칙"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접할 수 있어 좋았고 앞으로 투자시에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할지 점검할 수도 있었네요.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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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블로거에서 미디어제국 CEO까지 | 경제경영/자기계발 2021-04-25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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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인 블로거에서 미디어제국 CEO까지

레이첼 홀리스 저/황보윤 역
이다미디어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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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시련을 겪습니다. 현재 버젓하게 성공한 기업체를 일구며 남보다 풍족하게 사는 기업가라고 해도, 아무 밑천도 신용도 안면도 인맥도 없이 거리를 뛰며 외롭게 발품을 팔던 시절이 분명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이런 시련의 시간을 보내며, 끊임 없이 자신을 무장하고 가꾸며 실력을 향상시키는 인재가 있고, 반면 남탓과 비관주의에 빠져 시간을 허송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레이첼 홀리스는 전자에 속하는 분이겠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당신이 지식이 부족한가? 그렇다면 이는 부족한 지식을 더 채울 기회가 당신에게 주어졌다는 뜻이다. 당신이 혹 뚱뚱한가? 그렇다면 전보다 아름답게 변모할 기회가 당신에게 주어졌다는 뜻이다.(p64)" 이런 말은 말이야 누구나 할 수 있겠지만, 그 말이 어떤 태도로 얼마나 확신을 가진 채 나오느냐가 중요하겠습니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말을 알려 주고 하라고 해도 쉽게 입에서 나오지 않을 듯합니다. 주어진 나쁜 조건을 그 즉시 "기회일 뿐이다"라며 낙관적으로 해석하고 전의를 불태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저자처럼, 인생의 우여곡절을 모두 극복하고 어느 순간 커다란 각성을 하며 성공을 해 본 사람이라야 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지 않을까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일에 열중하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때로는 이렇게 자신의 일을 할 뿐인데도, 남들이 공연히 질시하는 태도로 나오고, 눈총을 주고, 뒤에서 험담을 퍼부을 때도 있습니다. 참 안타깝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일부 부족한 인격을 가진 이들도 언제나 있기 마련이니, 그런 상황에 잘 대응하는 지혜를 터득하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특히 저자는 아이들을 키우는 워킹맘으로서, 여튼 나의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 일정한 부분을 반드시 할애하여 어머니로서 나중에 후회될 바를 남기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여자의 야망은 아릅답다" 그렇습니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도 있는데, 여성이 한때 소극적이고 방어적으로 세상을 살다가, 어떤 큰 계기를 거쳐 전투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탈바꿈하고, 이 저자분처럼 홀리스컴퍼니그룹의 회장에까지 올랐다, 아 이런 스토리만큼, 또 그 여주인공만큼, 매력적인 이야기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여성의 야망은 그래서 아름답고, 그 실현된 야망의 채도와 깊이 또한 만인의 찬탄 대상이 됩니다. 

 

비단 여성에 한정한 이야기가 아니라, 성공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인격과 개성과 매력에 잘 부합할 만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비슷한 성공 인생끼리 어울리면 더 유익한 정보도 교환할 수 있을 터이며, 성공 비결을 두루 공유하면 아마 세상에 쓸데없이 남 험담이나 하는 부류가 줄어들고 더 생산적인 대화와 관계로 채워지는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성공한 여성이 자신 있게 털어 놓는 비결은 그래서 흥미롭고, 아름다우며, 통쾌하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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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개인주의자가 된다 | My Reviews & etc 2021-04-25 22:50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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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누구나 개인주의자가 된다

박상용 저
추수밭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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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란 참 어려운 개념입니다. 만약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들이 모두 파편화하여 공동체의 목표에는 전혀 관심도 쏟지 않고 가장 원초적인 개인, 가정의 이익에만 골몰한다면 이는 문명이 아니라 야만 상태에 가까우며, 이런 사회에서는 부정부패가 판을 칠 겁니다. 물론 이런 건 개인주의의 개념에 포섭되지 않고, 오히려 극복, 지양되어야 할 단계에 속합니다. 

 

반대로 사회의 기율은 잘 지키고 일사분란하게들 움직이지만 개인의 판단 재량이나 자유가 없고 어떤 명령에만 복종하는 식이라면, 이 역시 미개의 소치입니다. 이런 사회는 전체주의라 불려 마땅한데 상황이 이렇다면 일응 능률적인 외양을 갖추어도 결국 참된 진보가 이뤄지기 어려울 겁니다. 현재의 북한이나 러시아, 혹은 아마도 조선 시대 농촌 공동체 역시 이 비슷한 모습이었을지 모릅니다. 

 

과거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어린 시절 일부를 독일에서 보냈다고 하는데, 영국이나 미국에 비해 아주 획일적이고 자율성이 부족한 사회 풍조를 겪으며 "후진적"이라는 느낌을 가졌다고 합니다. 이처럼 개인의 재량이 상대적으로 덜 용인되고 개성의 발현이 억제되는는 사회는 "선진적"이란 느낌을 잘 주지 못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도 회사나 각종 조직에서 개별 성원의 목소리가 존중되어야 그게 정상으로 여겨지며, 자격도 없는 자가 뭘 가르치겠답시고 혼자 목소리를 크게 낸다면 이미 삼류 사류 조직으로 평가절하당해 마땅하다고들 여깁니다.

 

이미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시절부터 "개인과 시민의 자율성"은 존중되어 마땅하다고들 여겼습니다. 서양의 문화가 이처럼 자유롭고 창의를 존중하는 아테네 도시 문명을 고전으로 삼고 발전했기에,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시민 문화가 이 정도씩이나 꽃을 피울 수 있었으리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그들이라고 해도) 시민과 인간이 (누구에게서 어떤 권한을 부여 받지 않고) 그 자체로 자유로운 존재라는 점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p66)."고 말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천부인권, 불가양의 권리 등은 근대 계몽주의가 싹튼 이후에나 공유하게 된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주의, 민주주의, 휴머니즘"은 런던 왕립학회가 확립한 체계에 따르면 "삼위일체"로서 존재한다고 합니다(p64). 삼위일체는 그저 수식어구나 클리셰로 흔히 쓰는 어구가 아니라,. 신학에서 쓰이는 개념 그대로 "셋은 하나요, 하나는 곧 셋이며, 어느 하나 없이는 나머지 둘도 존립할 수 없다."란 뜻으로 이해해야 하겠습니다. 휴머니즘 역시 민주주의 없이는 현대 국가에서 현실화하기 힘들며, 이 모든 것은 개인주의를 출발점, 기초로 삼습니다.

 

근대적인 개인의 탄생은 아무래도 (시대를 앞서간) 문학 작품들 속에서 찾아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문학은 아득한 고대에도 이미 여러 형태로 존재했으나, 돈키호테, 햄릿, 로빈슨 크루소 처럼 어떤 정형과 천편일률에서 벗어난, 입체적이고 개성 뚜렷한 개인들은 근대 이후의 우수한 문학 고전에서부터 등장하죠. 저자는 밀란 쿤데라 역시 개인을 논했음을 환기하는데, 쿤데라의 경우 오랜 동안 전체주의 사회의 획일적인 억압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살아온 작가라서 그 논의가 더욱 실감납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많은 예술가들은 그저 예술가이기만 했던 게 아니라 과학자, 기술자, 군사전략가이기도 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특히 만능인이고 르네상스인의 전형으로 꼽힙니다만, 저자는 이를 놓고서도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개인상"을 처음으로, 또 자신의 일생을 통해 직접적으로 증명해 보인 예라는 점에서 "개인주의의 시조"로 꼽습니다. 이들 개인은 공동체의 후원이나 편입이 아니라도 자립할 수있었고, 군주의 은혜에 의해 존재하는 상태가 아니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군주가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게 강력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추적 역할을 보였습니다. 

 

트렌드. 우리는 적든 크든 트렌드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는 편입니다. 트렌드는 젊은 세대들만 민감해하는 게 아니라, 나이 든 사람들도 그들 그룹 안에서 세련되고 멋있게 보이려고 온갖 유행을 참고합니다. 이런 트렌드도, 무엇이 아름다움이고 또 그것의 표준인지 정하는 문화권력에 의해 인위적으로 결정되는 바 다분히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일찍이 사회학자 뒤르켐은 "집단성의 또다른 이름"이라 규정한 바 있다고 합니다(p179). 예전에 왜 머리를 빨간색으로 염색하냐고 묻자 "개성 있잖아요?"라고 대답한 어느 X세대 소녀가 있었는데, 머리를 그리 물들이는 것 역시 또래 집단 안의 유행에 불과했던 걸 그리 포장해서 말하는 게 우습기도 했죠. 참된 개성은 트렌드, 혹은 일체의 집단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난 후에 발현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저자는 이를 두고 "경제의 민주화", "바람직한 민주사회의 기초"로까지 논의릃 확장(p216)시킵니다. 본시 개인주의는 이천 수백년 전의 소크라테스(회의주의를 극복한 진취적 합리적 개인주의의 제창)에서 "익명의 택배기사들(p11)"에 이르기까지 그 맥이 이어진다고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들을 일상에서 혹은 구조(독점 자본의 그것 포함)에서 억압하는 모든 사회적 병폐와 모순 역시, 레닌이나 스탈린식의 작위적이고 폭압적인 기제가 아니라, 개인개인의 가식 없고 자연스러운 각성과 의견 표명(의 자유)을 통해 이뤄질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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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달라지는 순간 | 경제경영/자기계발 2021-04-2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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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든 것이 달라지는 순간

리타 맥그래스 저/김원호 역
청림출판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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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화두는 누가 뭐라고 해도 "혁신"입니다.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은 그게 무엇이든 썩고, 망가지고,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집니다. 그래서 기존에 잘 되던 방식도 바꾸어야 하고, 잘 안 되던 방식은 더더군다나 바꿔야 한다고들 강조하는 것입니다. 

 

저자 리타 라그레스는 "변곡점을 알아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변곡점이라는 건 곡선의 패턴이 변화하는 징조를 처음 드러내는 점을 가리킵니다. 수학적으로는 두 번 미분을 하면 이 변곡점이 되는 좌표가 방정식으로 도출됩니다. 한 번 미분을 하면 증가에서 감소, 혹은 감소에서 증가로 바뀌는 점이 나오죠. 그런데 이걸로는 불충분하며, 실제로 증감의 양상이 수치적으로 바뀐 시점에서 대응을 하면 이미 늦습니다. 그래서, 증가와 감소의 패턴이 추세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대응을 해야 합니다., 이래야만 선제적, 선취적 대응이 가능합니다. 

 

지난 시기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이자 창립자인 저커버그야말로 혁신과 창의의 대명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아마 이렇게 고평가를 받던 시기가 십 년은 지속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미 페이스북의 쇠락 징조가 보인다고 말합니다. 최고경영진 중 일부가 회사를 떠났고(p60), "아첨꾼들에 둘러싸였다"는 평가가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하며, 광고 플랫폼으로서의 매력도 예전같지 않다는 진단도 많습니다. 벌써 SNS의 중요 지분 중 일부를 인스타그램 같은 다른 매체에 내어주기 시작한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렇게 "변곡점"처럼 보이는 현상이 목격된다고 해서, 바로 페이스북 주식을 나스닥에서 매도하는 결단을 내리기란 쉽지 않겠지만, 변화의 징후는 남보다 먼저 캐치해야 의미가 커지는 법입니다. 

 

전략적 결정에 대한 "자유도와 신호강도는 반비례한다(p95)." 어떤 상황이건 간에, "의미있는(significant)" 정보가 있고, 그렇지 않은 정보, 이 책에서 "노이즈"라고 표현되는 정보가 있습니다. 유의미한 정보만을 걸러내어 전략 형성의 토대로 삼는 작업이 중요한데, 이제 누가 봐도 상황이 대세를 바꾸었다 싶으면 그때는 내갸 내 사업체의 전략을 바꿔봤자 결과가 달라질 게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아직 이건지 저건지 뭔가 불확실할 때, 영리한 CEO는 재빨리 대세를 감 잡고 타이밍을 포착하여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지금 펼쳐지는 미디어 전쟁에서 넷플릭스는 이미 승자이며, 앞으로 기존의 미디어 거인이나 대규모 극장 등을 다 밀어내고 최종의 패권을 차지할 듯합니다. 그래서 프랑스의 칸 집행부나 미국의 영화 아카데미 등 기존의 영화 관련 기득권층이 거세게 반발하는 것이겠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 넷플릭스가 시장을 지배하기 이전에도 이미 "블록버스터"라는 스타트업이 이런 종류의 사업을 구상한 적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왜 넷플릭스에 앞서 승자가 되지 못했는가? 저자는 "진입 시점이 너무 빨랐다"고 진단합니다. 변곡점은 그것이 변곡점인지 확실히(그러나 시장의 평균판단보다는 훨씬 흐릿한, 이른 시점에서) 알았을 때 판단해야지, 무작정 일찍만 들어간다고 능사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신호강도가 너무 낮으면, 자유도가 그저 높아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파국적인 결과를 맞을 만큼 상황이 유동적으로 바뀐다는 뜻이죠.

 

지난 시대에는 테드 터너라는 걸출한 사업가가 시대의 변화를 미리 읽고 CNN을 창업했지만, 우리 시대에는 냇 터너와 재크 와인버그라는 청년들이 플랫아이언헬스라는 기업을 만들었습니다(p185). 광고라고 하는 건 참 추상적이면서도 미묘한 영역인데, 대체 특정 기획이나 상품의 성공 지분 중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광고의 덕분이라고 평가해야 할지가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처럼 모바일과 온라인이 발전한 시대에는, 어느 미디어에 광고를 집행해야 할지가 몹시도 결정이 어렵습니다. 이 청년들은 "광고 거래소"라는 개념을 구체화하려는 의도였는데, 모두 실패했었다고 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애초에 광고라는 행위와 결과물 자체가 그 모호한 규정, 범주를 탈피하기 어려우니 말입니다. 

 

이후에도 저 두 사람은 "초창기 우리의 컨셉은 완전히 엉터리였다"고 정직하게 술회합니다. 광고 에이전시를 플랫폼에 참여시키는 방식인데 사실 지금은 이 모델이 최종 승자로 굳었습니다. 우리가 유튜브나 구글, 혹은 구글에서 광고를 받는 여타의 사이트에서 어떤 광고를 보면, 이것이 대부분은 저 두 사람이 만든 비드매니저 모델에 기반합니다. 

 

예를 들어 나무위키나 엠엘비파크 같은 데를 들어가도 광고가 뜨는데, 이걸 보기 싫으면 구글에서 메시지가 뜨며 사유를 묻습니다. 이 모델을 냇 터너와 재크 와인버그가 만들고 구글에 판 것입니다. 이런 모델이 정착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으며 두 사람은 거의 파산지경까지 갔었고 죽다 살아난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너무 유행만 좇는다"는 비판을 들었으나, 만약 두 사람이 초기 생각만 고집했다면 비드매니저 유형은 아마 다른 사람(들)이 먼저 발견하고 다른 이름이 붙은 채 다른 사람에게 떼돈을 안겨 주고 끝났을 것입니다. 

 

어느 비즈니스 영역이건 영원한 승자는 없습니다. 스티븐 발머가 마이크로소프트의 CEO로 재임할 때, 그는 새로운 시대가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리라는 걸 필요한 만큼 실감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의 시대에 MS는 2류로 전락했으며, 평론가들(책에서는 잡지 <뉴요커>를 예로 드네요)은 "새 경영자는 누가 되었든 발머와는 크게 달라야 한다"고까지 꼬집었습니다. 한때 <타임>등으로부터 그렇게나 찬사를 받았던 그였건만 말입니다. 

 

사람은 고정형 사고방식과 성장형 사고방식이 있다고 합니다(p218). 전자는 자신을 승자, 리더로 인식시키기 위해 많은 시간을 자기 계발에 투자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미 변화한 상황에 적응하지 못해 시대에 뒤떨어지고 맙니다. 후자는 어떤 고정된 목표에 집착하지 않고, 상황이 바뀌면 바뀌는 대로 유연하게 자신을 상황에 적응시켜 나갑니다. 아마 책에서 말하는 전자 유형은 스티브 발머 같은 이이겠으며, 후자의 예는 후임 CEO였던 사티아 나델라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후자 같은 리더라야, 정확한 변곡점이 어디이며 언제인지 늦지도 이르지도 않게 짚어낼 수 있다는 뜻이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가 얼마나 빨리 변화하는지부터 먼저 절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화는 너무 늦게 포착하면 이미 전략 변화를 기할 만큼 여유를 못 잡는 수가 많습니다. 주위에서 너도 나도 대세가 바뀌었음을 눈치챌 때는 이미 늦습니다. 극점이 아니라 변곡점을 잡아채기 위해, 시대와 상황의 변화를 예민하게 느끼고 부지런한 공부를 통해 이를 내면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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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비하지 않는 기도 | My Reviews & etc 2021-04-25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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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낭비하지 않는 기도

정기원 저
샘솟는기쁨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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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비"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성경에 보면 "너에게 주어진 탈란트를 낭비하지 말라"는 말이 나옵니다. 사람이 그저 겸양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만 하는 것도 때로는 죄이며, 신이 그에게 부여한 재능이 있다면 그것대로 온전히 발휘하고 사용해야 올바르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기도는 어떻게 해야, 그것이 과연 "낭비되지 않는" 기도일까요? 이에 대한 답은 여럿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 책을 다 읽고 난 저의 결론은, 일단 "사단에 의해 방해 받지 않는 기도(p11)"입니다. 하긴 기도하는 사람 본인의 신심이 깊다면, 어떻게 사단이 함부롷 끼어들어 나와 주님의 소통을 가로막겠습니까? "기도는 아버지와의 인격적인 관계에서 이뤄지는 것이지 무당에게 비는 것이 아니다(p22)." 그렇습니다. 아마도 가장 한심하고 "낭비되는" 기도는, 제 스스로 해야 할 일을 두고선, 주님께 함부로 이뤄달라고 빌며, 나아가 주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그러한 기도일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기도는 낭비된 기도일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죄악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이 어차피 안 바뀌니, 바꾸어야 할 것은 나 자신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했는데, 그 결과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이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서 저자는 말합니다. "하나님을 바꿀까, 아니면 내가 바뀔까?(p43) 그렇습니다. 어찌 내가 먼저 회개하고 깨끗해지기 전에, 다른 역사가 이뤄지길 기대하겠습니까? 어떤 경우에도 주님 앞에서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내 자신입니다.

 

그렇다고 일체의 신상에 대한 기도가 죄가 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오늘의 안전, 가정의 평화, 긴급한 도움, 모두 구해야 합니다." 얼마든지 구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도 나오는 말씀이죠. "구하라, 그러면...." 그런데 저자는 여기서 말을 덧붙입니다. 그냥 구하지만 말고, 당신이 먼저 변해야 합니다(p44)."

 

훌륭한 성도들은 그저 나에 대한 기도만 하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세상에 평화를 찾게 해 주소서. 미얀마에서 죄 없이 죽는 이들을 도와 주소서. 시리아나 예멘에서 값 없이 죽는 불쌍한 이들을 도우소서." 그런데 이렇게 착한 성도가, 정작 자신의 가족과 지인들을 위해서는 "그들 자신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냉정한 시선으로 본다면, 이 역시 주님이 원하시는 바가 못 될 것입니다. 우리는 가족 귀한 줄을 알아야 합니다(p123). 내 가족을 살뜰히 챙기지 못하는 자가 어찌 이웃을 사랑할 줄 안다고 하겠습니까?

 

"신앙에는 진전이 있을 뿐 퇴보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p166)" 그렇습니다. 우리는 종종 초심을 잃고, 한때 깨끗했던 마음가짐을 더럽히거나 게을리한 채 어제보다 못한 오늘을 보내곤 합니다. 주님께서 안타까이 여기시는 건 무엇보다 이런 행태일 것입니다. 우리는 어제 못지 않게 오늘을 착하게 지내야 하며, 되도록이면 어제보다 더 깨끗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야 마땅합니다. 주님께선 미약하나마 한 발짝이라도 더 걷는 우리를 원하실 터이니 말입니다. 

 

"신앙 생활은 절대 혼자 하는 게 아닙니다.(p194)." 그래서 사도 바울도 공동체 안에서 하나되는 성도의 삶을 누누이 강조했습니다. 혼자서는 결코 깨끗해지거나, 선한 마음을 회복하고 회개하거나, 낭비하지 않고 알찬 기도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때로는 성도가 거주하는 나라가 위태로워지기도 하고, 사회에 커다란 불안이 닥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어찌 혼자된 개인이, 유효하고 유익하며 낭비되지 않는 기도를 올릴 수 있겠습니까? 교회 안에서 거듭나며, 매 순간 올리는 기도가 알차고 성스러운 것이 되기 위해, 이 책에는 매 챕터 끝마다 노트할 공간을 마련합니다. 우리 모두 착하고 거짓 없으며 주님 안에서 그의 자녀가 되는 삶을 살기 위해, 낭비 없는 올곧은 기도를 올릴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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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다르게 살기로 했다 | My Reviews & etc 2021-04-2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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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늘부터 다르게 살기로 했다

제이크 듀시 저/하창수 역
연금술사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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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누구나 동기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급박하고 필요하며 도덕적인 일이라 해도 동기가 당장 마련되지 않으면 실행에 옮길 엄두가 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이런 우리에게 동기를 마련해 주는 분들이, 이 책 저자 제이크 듀시 같은 분들입니다. 힘찬 어조와 확신에 찬 눈빛은 청중으로 하여금 나도 지금과 다른 길을 앞으로 얼마든지 걸을 수 있다는 하나의 확신을 갖게 돕곤 하죠. 

영화배우 캐서린 햅번은 이렇게 말한 적 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은 바뀌지 않으며, 변해야 하는 건 결국 나 자신뿐이었다." 그렇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바와 세상이 생각하는 게 다르면, 설령 내가 옳다 쳐도 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세상과 대립한 채 시간을 보낼 수도 없으니, 내가 세상에 맞추는 것 말고는 과연 답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원칙도 지조도 없이 무작정 세상에만 맞추면 그게 올바르고 맞는 삶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세상이 어떤 방식에 의해 운용되는지 정확히 분석하되, 이를 내면화하는 건 오로지 나 자신의 몫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내가 누구인지,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 가장 고도로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 내가 일생을 마칠 때까지 헌신할 수 있는 길은 어느 방향인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강화해야 합니다, 이게 우선되어야 그 다음 단계로서 세상의 올바른 진로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끊임없이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를 묻습니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 채 세상을 아무리 열심히 살아 본들, 그저 의미 없는 소모품으로 전락하기 쉽습니다. 그래서는 삶에 진전도 이룰 수 없고, 나 자신이 사회와 타인에게 의미 있는 기여도 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갖고 이뤄져야 할 일은 나 자신이 누구인지 파악하는 일입니다. 

실베스터 스탤론은 넘치는 재능과 창의력이 있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돈도 부족했고, 타고난 훌륭한 체격 조건이라든가 빼어난 외모 같은 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주어진 여건에 절망하지 않고, 남들이 눈여겨 보지 않던 사회상과 자신의 처지를 잘 결합하여 하층민 출신이 멋지게 기회의 사다리를 타 성공에 이르는 <록키>라는 영화를 만들어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습니다. 훌륭한 사람은 이처럼 자신의 현실을 정확히 포착하면서도 비전을 그 속에서 캐치해 냅니다.

우리는 과연 무슨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며 일상을 꾸려 나갑니까? 아무 의미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도는 식의 루틴에 자아를 좀먹히지는 않습니까? 이 책은 무멋보다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현재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일구어 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우리에게 잘 가르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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