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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이후 멋지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 | My Reviews & etc 2021-07-3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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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흔 이후 멋지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

조은강 저
메이트북스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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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43가지 키워드에 대한 글들이 실려 있습니다. 읽어 보고 참 하나하나가 다 맞는 말씀이다 싶어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군요. 책제목은 저렇지만 나이 마흔이 아니라 아직 그보다 훨씬 나이 어린 분들, 또는 그보다 더 드신 분들이 읽고 깊은 뜻을 새겨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공격성, 누구에게나 문제가 됩니다(저자는 로버트 그린의 책을 인용하여 이 성향의 보편성을 언급합니다). 전혀 공격성이 없는 분이라면 세상 성인 군자이거나 아니면 거의 식물에 가까운 인간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처럼 소통 과정에 시비, 욕설, 목소리 일단 높이고 보기 등 천박한 스킬이 자주 개입하는 나라에서 공격성이 아주 없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걸 어떻게 조절하느냐, 또 받은 만큼만 적절히 돌려주느냐의 문제이겠는데... 저자는 악플, 뒷담화 문제와 이것을 연결시킵니다. 저자는 특히 뒷담화가 반드시 질 나쁜 비방으로 이어지는 인간 유형을 지적하고 이런 사람들과는 반드시 거리를 두라고 권합니다. 또 인생에 있어 좌절이 반복되더라도 이런 식으로 공격성 표현에 중독되지 말라고도 말합니다.

 

일이 잘 안 풀리거나 할 때 "짜증(p37)"도 문제가 됩니다. 이 역시 중독성이 적지 않죠. 저자는 특히 부모가 이런 습관을 보일 때 이게 그저 당사자의 습관이 아니라 "약자를 길들이는 기술"이라고도 말합니다. 학부형 입장에서 뜨끔해지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저자의 남편분께서는 아무리 아내가 약점을 짚으면서 성질을 건드려도 웃어넘기는데 이처럼 짜증 부릴 줄 모르는 사람이야말로 성인군자입니다. 

 

그런데 이런 성인군자도 어떤 느낌이 오는 사람한테나 잘해줘야 하고(예를 들어 작가님처럼 우리 남편은 정말 짜증을 모르는 사람이라 대단하다 라든가), 아예 그냥 호구로 보고 지속적으로 감정 착취를 하려 드는 썩은 인간도 있습니다. 이런 못된 인간한테는 짜증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서 못된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저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지레짐작(p65)" 이 이야기는 모파상의 단편 <목걸이>에서 시작합니다. 저자는 그게 진품이려니 하는 지레짐작으로 주인공의 그 모진 고생이 시작되었다고 하며, 또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범죄자들의 일견 순박해 보이는 외모에 "지레짐작으로 속는" 우리들의 안이한 태도를 지적합니다. 그러니 그냥 겉모습에 속지 말고, 합리적 논리적으로 판단하여 피해를 보지 말자는 건데요. 결론은 "섣부른 지레짐작으로, 소중하게 지켜야 할 것이 많은 마흔에는 더욱 조심하자"입니다. 여기에는 금전적인 것뿐 아니라 어떤 나만의 가치, 자존, 삶의 균형 같은 무형의 것도 포함될 듯합니다. 

 

저자는 욕심 대신 의욕으로 살라고 충고합니다. 특히 식탐은 마흔 이후 더 조심해야 하며 사실 몸매 관리나 건강 문제 모두 식단 조절 제대로 못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사이비 종교 추종자들 역시 따지고 보면 욕심을 조절 못 해 문제를 빚는 거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에너지는 억지로 쏟아붓는 게 아니라 쓰이고 싶은 걸 만나면 저절로 쓰이게 마련이었다.(p93)" 이때 발휘하는 의욕은 결코 욕심이 아니며, 우리가 마흔 이후에 좀 발휘해야 할 미덕이라고 합니다. 

 

선행을 해도 남이 보란 듯이 거창하게, 연극처럼, 위선적으로 가식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어떤 지인이, 그 의도가 누구 눈에도 보일 만큼 빤하게 행동하고 자랑하던 걸 떠올리면서 공연히 상대에게 반감을 부르던 걸 기억합니다. 이런 사람은 1) 자신의 영혼이 비어 있고, 2) 현재 자신이 행복하지 못함을 어쩌면 고백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이런 점을 알고 보면 그 사람이 짜증난다거나 부럽다기보다 "불쌍하게" 보이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저자는 누군가가 쉽게 눈물을 보이면 오히려 정색하게 된다고 합니다(p118). 사실 이성적으로 주장, 증명할 수 있는 일을 구태여 억지 감정을 폭발시키며 드러내는 걸 보면 역겹기까지 합니다. 감정 없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뿐 아니라 이런 감성팔이 역시 나쁜 의도가 끼어 있기 쉽고 위험하기도 합니다. 저자는 어차피 올바른 주장을 하는 중이라면 차분히 이성적으로, 쿨하게 진행하자고 합니다.

 

"돈을 엄청나게 많이 버는 일엔 대체로 살기가 동반된다." 역시 맞는 말 같습니다. 나아가 "인간다움을 넘어서는 광기가 필요하다(p143)"고도 합니다. 안타깝지만 현재 우리를 가장 매혹하는 건 돈이며, 많은 돈 버는 일치고 뭔가 문제가 안 따르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특히 저자는 마흔을 앞둔 이들이 마음이 조급하여 자칫 실수하기 쉬움을 지적하며 더 소중한 가치의 빛이 바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고 합니다. 

 

p165에서 저자는 로버트 그린의 책을 다시 인용합니다. 사람 고쳐 못 쓴다는 말이 있듯, 어떤 사람이 특별한 버릇이나 행동을 하면 그건 일회성이 아니라 반복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거죠. "저런 사람이 왜?" 그게 바로 강박입니다. 노력 여하에 따라 30대의 강박이 40대에는 조금 누그러질 수도, 그리하여 마침내 70대에는 그 강박으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도 있다는 말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네요. 고작 70에 자유를 찾아도 그건 성공이라니 말입니다. 

 

특히 저는 PART 6의 "어차피 내 것이 아닌 것들"에 수록된 내용이  좋았습니다. 물극필반이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일이 잘 안 될때에는 나쁜 상황이 끝도 없이 지속될 듯합니다. 그러나 변화의 흐름에 잘 편승하면 어느새 상황이 끝나 있을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자기 비하를 멈추고(특히 여성), 자기 연민은 그만 졸업하고, 젊음에 대한 부질없는 집착에서 자유로워지면 마흔 아니라 그 이후의 생도 멋지게 늙어갈 수 있음, 듣기만 해도 희망이 절로 생깁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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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부동산세법 해커스 공인중개사 출제예상문제집 | My Reviews & etc 2021-07-3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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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2021 해커스 공인중개사 출제예상문제집 2차 부동산세법

강성규,해커스 공인중개사시험 연구소 공편저
해커스 공인중개사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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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은 참 어렵죠. 세무사나 CPA 시험에서도 회계보다 세법이 훨씬 어렵습니다. 그러나 공인중개사 시험에 나오는 세법은 그 정도 난이도까지는 아니죠. 또 세법이 어려운 게, 다른 법령 과목은 암기로 커버하면 되는데, 세법은 암기할 것도 엄청 많지만 이해를 고도로 요구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험 임박해서 문제집도 질 공부해야 하지만 그 전에 기본서를 확실히 마스터해야 하며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인강을 듣거나 자신이 스스로 정보 검색도 해 보고 깊이 있는 책도 읽어 보면서 이해를 다져야 합니다. 능동적으로 공부를 해야 머리에도 오래 남습니다.

 

1편은 조세총론입니다. 어느 시험이라도 총론이 범위에 포함이 됩니다. 세법은 참 생긴 것부터가, 이처럼 처음 나오는 부분이 무슨 송달이다 국세심판이다 납세의무 성립이다 뭐다 해서 초장부터 정나미가 떨어지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런 총론 파트도, 성인이 되어 사회 활동을 하고 특히 자영업자들이라면 대번에 몸으로 겪는 일들입니다. 그러니 이게 책 속의 공부사항이 아니라 내가 밥 벌어먹고 사는 데 진짜 필요한 지식이라고 생각하면 책을 대하는 자세부터가 달라집니다. 물론 공인중개사 공부의 핵심 고비인 건 말할 필요도 없고요. 

 

그리고 공인중개사 시험에는, 세법의 진짜 난관인 법인세, 부가가치세, 이런 게 안 나오거나 비중이 극히 미미합니다. 또 소득세도 상당히 까다로운 파트인데, 중개사 시험에서 커버하는 부분은 그리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나 세법 자체가 워낙 어려우므로 이해 위주로 간다고 생각하고 머리를 써서 이해를 해야 합니다. 이해한 후에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또 암기도 따로 해야 되는 게 어렵지만, 그래도 딴 시험보다는 훨씬 수월하죠. 중개사 시험이라서 취득세, 등록면허세, 재산세 등이 나오는데 타 시험 수험생 중 내용은 잘 알면서도 정작 이게 지방세인 줄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공인중개사 수험생은 세법이 범위도 작거니와 이렇게 "지방세"라는 타이틀에 딱 분류를 해 놔서 모를 수가 없습니다.

 

이 책도 문제 위주로만 편성하지 않고, 문제가 물론 압도적으로 많지만 내용요약도 잘 해놓았습니다. 그러나 시험 최근 출제 경향이나 잘 헷갈리는 사항 위주일 뿐이고(문제집이니까 당연하죠), 세법은 그저 암기만으로 해결될 게 아니고 단편 이해로는 정복이 불가능하므로 기본서를 꼭 먼저 완벽하게 보고 접근해야 합니다. 부동산공법이 어렵다고 하나 독자인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과목은 그저 암기로 커버가 됩니다. 그러나 부등법, 지적법(현 공간정보 구축 및 관리법), 세법(소득세법 등)은 기본서 이론 위주로 해야 합니다.

 

p180에 보면 고득점 유형이 나옵니다. 법령 암기에서 특히 기한의 경우 5년인지 10년인지를 묻는 유형이, 특히 이 해커스 예상문제집에는 참 자주 나오는 듯합니다. 이 문제에서 답이 ⑤인 것은 선지의 "5년" 부분이 10년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출제 유형에 따라 문제를 다양하게 실어 놓았다는 것입니다. 막판에 너무 시간이 없으면 예상문제집은 생략하기도 하지만, 특히 과거에 세법에서 과락이 나왔다거나 해서 실패를 맛본 분들은 기본서 이해를 먼저 철저히 다지고, 다음으로 이런 예상문제집을 반복해 풀어서 무엇이 부족한지 점겅하고 보완해야 하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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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穡: 인물로 보는 한국사 15 | My Reviews & etc 2021-07-3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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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색

정목일 글/김순자 감수
파랑새어린이 | 200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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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말 3은이라고 하면 목은 이색, 포은 정몽주, 야은 길재를 보통 꼽습니다. 혹은 도은 이숭인을 대신 꼽기도 합니다. 그런데 도은이 1347년생, 포은이 1338년생, 야은이 1353년생인 반면 목은은 1328년생이며 따라서 다른 세 분과 나이 차가 제법 납니다. 실제로 목은은 저 세 분을 학문적으로 가르친 스승이며 같이 거론될 연배, 지위가 아니긴 합니다. 

 

그 출생지별로 보면 목은은 영덕, 도은은 성주, 포은은 영천, 야은은 구미로서 네 분 모두 경북지방 태생이라는 게 또 특기할 만합니다. 영덕과 영천은 동쪽에 치우쳐 있으며 성주와 구미는 서쪽이라 서로 거리가 멀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이 중 목은이 가장 사랑한 제자로서 매우 총명했다고 일컬어지는 도은은 이인임의 일가이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용의 눈물>을 보면 도은이 말 뒤에 묶여 질질 끌려가며 아주 비참한 죽음을 맞았다고 표현되지만 실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장형이 집행되었다고 기록에는 나옵니다. 

 

<용의 눈물>에서 목은은 독을 탄 어주를 마시고 유명을 달리하는 걸로 나오는데 이미 목은은 태조 앞에서 대등한 예로 일관하며 아호인 "송헌"으로 호칭하는가 하면 퇴궐할 때 등을 보이는 등의 처신으로 미운 털이 박힌 상태였습니다. 벌써 죽음을 각오한 걸로 묘사되지만 이 죽음이 태조가 직접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는 식입니다. 실제로는 유배 중에 숨을 거두셨다고만 기록에 나옵니다.  

 

이 한반도에는 정말로 수재, 천재, 대학자 등 문(文)의 동량이 너무도 많이 배출됩니다. 목은은 역대 중국에서 실시된 과거 급제자 중 최상위 합격자였습니다. 그러니 고려 조정에서건 새로 창건된 조선의 정부에서건 존중되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그렇게 머리가 우수하니 제자들 중에서도 수재급들이 얼마나 많이 찾아왔겠습니까. 

 

목은, 도은, 또 가장 유명한 포은은 모두 그들의 지조를 지키기 위해 의도된 죽음을 맞았지만(혹은 그리 추정되지만) 야은 길재는 출사를 거부하기는 했으나 천수를 다 누리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여튼 충신으로서 후세의 존경을 받은 인물임에는 변함이 없고 이런 인물들을 모두 키워낸 스승이 바로 목은이라는 점에서 그의 인간적 위대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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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제국의 후예들 - 이주엽 | My Reviews & etc 2021-07-3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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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몽골제국의 후예들

이주엽 저
책과함께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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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은 한때 세계를 제패하였으나 그 지배체제가 오래 계속되지는 못하고 현지 정세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여러 칸국으로 분립되었으며, 그마저도 각각이 영속하지 못했습니다. 

 

책에서는 몽골 계승을 표방한, 중앙아시아의 여러 나라들 중 차가다이계라 볼 수 있는 여러 나라를 1부에서 분석합니다. 이에는 티무르 제국, 무굴 제국 등이 포함됩니다. 칭기즈칸의 후예임을 내세우면 권위와 명분이 갖춰질 수는 있겠으나, 이들이 생물학적으로 칭기즈칸에 어느 정도 친연 관계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2부에서는 바그다드에서 대학살을 일으키고 페르시아 일대를 지배했던 일 한국의 후예들을 개관합니다. 초기 오스만은 투르크계이지만 일 한국의 제후국이었으므로 이의 후계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이른바 "잊힌 왕조"로서 잘라이르 왕국을 조명합니다. 잘라이르 왕국은 일 한국의 직계라 할 만합니다.

 

3부에서는 킵차크 한국의 후예를 다룹니다. 보르테는 메르키드 족에 납치되었고 테무진은 아내를 찾아오지만 임신을 한 상태였습니다. 보르테는 출산을 하는데 이 첫아이가 주치였습니다. 이처럼 장자가 정작 출신이 불분명하게 되었으므로 이후 상당히 골치 아픈 집안 분란이 생깁니다. 마치 KBS 드라마 <무인시대>에서 이의민의 장남 지순이 그 동생들에게 배척 받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주치의 아들 바투는 몽골을 멀리 떠나 현재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일대에 나라를 세웠는데 이것이 킵차크 한국이었습니다. 

 

진짜 몽골의 후예는 당연히 몽골 초원 일대를 실제 다스린 종족이나 국가이겠습니다. 에센 칸은 대칸이긴 하나 황금씨족이 아니고 오이라트계라는 게 약점이었습니다. 그는 여튼 큰 인물이어서 명나라의 정통제 영종이 환관 왕진의 꾐에 넘어가 친정(親征)을 온 것을 제대로 공격하여 토목보에서 사로잡는 엄청난 공을 세웁니다. 다만 명나라의 관료제와 행정 시스템이 의외로 견고하여, 황제가 사로잡히고 이후에는 내부 반목까지 노린 생환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제국은 붕괴하지 않았습니다. 에센 칸이나 영종이나 진짜 적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었다는 게 아이러니입니다. 

 

비교적 정통파라 불릴 수 있는 다얀 칸은 몽골 족을 크게 좌우현으로 구분하고 6투멘으로 재편했습니다. 좌현은 차하르, 할하, 우량하이(Uriankhai)이며, 우현은 오르도스(Ordos), 융셰부(Yongshiyebu), 투메드(Tumed)입니다. 융셰부는 Yunshebu라고도 표기합니다. 

 

좌현의 차하르는 오늘날의 네이멍구 자치구와 거의 같으며, 할하는 현재의 몽골 공화국과 비슷한 강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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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노동운동사 - 헬가 그레빙 | My Reviews & etc 2021-07-31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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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독일 노동운동사

헬가 그레빙 저/이진일 역
길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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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사에 대한 저술도 어떤 자격이 필요하다면 이 저자야말로 그런 자격을 모두 갖춘 분 아닐까 생각합니다.

 

독일에도 어떤 혁명 같은 게 있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또 체계화한 사민주의를 정당 이념과 정강정책으로까지 발전시킨 건 독일 사민당이 원조이니 세상 어느 나라의 진보정당도 독일 문명에 빚지지 않은 경우가 없겠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부 극단적인 진영은 제외하고 말이죠.

 

저자의 결론은 몹시 충격적입니다. "일반적 의미에서의 노동 운동에 대한 이해는 이제 종말을 고했으며, 21세기를 맞아 노동자 계급이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끼지 말합니다. 놀랍습니다. 저자의 개인적 성장 배경이나 학문적 바탕을 염두에 둔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면 기존의 노동계급에 대한 여러 명제, 철칙, 이념적 지표, 심지어 현재까지의 성과는 모두 부정당해야 마땅할까요? 다른 사람고 아니고 이 저자에게서 그런 결론이 나올 리가 만무합니다. 특히 사민당과 노조 중심의 정치, 사회 운동은 여전히 존립을 지속할 정당한 근거가 있으며, 오히려 역사적 책무까지를 지닌다고 말합니다. 특히 저자는 "디지털 사회"로 본격 이행한 작금의 현실에서, 노동운동은 부단한 변모를 거듭하되 더 각별한 고유의 소명이 주어졌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저자는 나치 집권 직전기에 노동 운동이 완전한 파국을 맞은 것에 대해 큰 반성을 표현합니다. 물론 원흉은 나치와 히틀러이지만 노동 운동 진영의 구태의연함, 기득권화, 타락, 분열에도 큰 책임이 있다는 거죠. 독일 노동운동이 대중으로부터 소외되기는커녕 여전히 대중으로부터 지지를 얻고 생활밀착형으로 진화하는 건 이런 진영 자체의 건전함과 자기 반성 기제에 크게 기대는 바 있습니다. 

 

독일과 같은 이런 나라에서는 국민이 알아서 진보 정당 기반을 만들어 나갑니다. 또 이런 풍조가 있으니 진보정당이 수권정당, 국정책임정당으로서의 면모를 오히려 보수정당보다 더 다지는 거죠. 보수정당이 현재 독일에서 장기집권하는 건 (진보정당으로부터의 자극으로 인한) 경쟁과 자체 혁신의 결과이지 진보정당이 지리멸렬해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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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린이를 위한 코인의 모든 것 | 경제경영/자기계발 2021-07-3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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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MK에디션 코린이를 위한 코인의 모든 것

매경이코노미 편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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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원 잡으로는 장래가 크게 걱정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만약 투잡을 못 갖는다면 투자라도 해야 하는데, 몇 년 전만 해도 신세 망칠 투기 수단으로만 여겨지던 코인이 지금은 필수가 되어 갑니다. 남들 다 하는 코인이니 나도 해야겠고, 무작정 따라하자니 겁이 나고... 그래서 믿을 만한 가이드가 이 코인 분야만큼 절실히 필요한 곳도 또 없습니다. 가상 자산 관련해서는 이제 발상의 전환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며 책에서는 특히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의 이름이 p111에서 거론되기도 하네요. 


 

이 책은 상당히 독특합니다. 매경에서 나와서 그런지, 책 편집이 마치 신문기사 스크랩처럼 되어 있습니다. 헤드라인, 부제목, 풍부한 그래픽, 신문기사 길이 정도의 간결한 아티클... 그러면서도 다른 코인 책보다 더 깊이 있는 분석... 정말 코린이들이 읽어도 부담 없이 기초부터 쌓아가다 어느새 달인이 될 듯한 느낌입니다.

 

"채굴"은 그저 무식한 노동처럼 여겨지지만 이 책에서는 채굴의 의의를 아주 명쾌하게 설명합니다. 채굴의 핵심은 "거래 내역 증명"입니다. 이 고달프고 지루한 작업을 해 준 대가로 유저는 새 코인을 얻는 거죠. 저자들은 이 작업의 의의를 "은행이 할 일을 대신 해 줌(p50)"으로 요약합니다. 지극히 맞는 말입니다. 은행 역시 본질적으로는 같은 일을 하고 사회적 신뢰(와 그 수수료)를 얻으니 말입니다. 


 

p51에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인포그래픽이,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의 생태계에 대해 또 명쾌한 설명을 제공합니다. 사실 주변에 워낙 코인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 어느 정도는 감 잡고 들어가는 사항이지만, 이 그래픽만큼 해당 정보를 알기 쉽게 정리해 주는 건 저 개인적으로는 처음 보는 듯합니다. 


 

백 년 전 미국 경제 대공황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땅을 파고 돈을 묻은 후 그것을 다시 파 내게 하는 노동이라도 하는 게 낫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것이 뉴딜의 시초인데, p53에는 무료 이벤트로 뿌리는 코인이란 뜻으로 "에어드롭"이란 말이 나옵니다. 현재는 이런 이벤트가 많이 줄었고, 대신 퀴즈를 풀게 시키거나 해서 채굴과 무료지급을 겸한 경우가 많죠. p101에 여러 "김치 코인들"을 설명해 주는데 설문 조사 응대, 노래 부르기(!) 등 다양한 방법이 나와서 놀랍습니다. 역시 사람의 아이디어에는 끝이 없는 듯합니다. 


 

비트토렌트는 예전부터 인기를 끌던 P2P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의 약점은 책 p88에도 나오지만 유저가 받을 파일을 다 받고 나면 꺼버리거나 시드 유지가 안 되는 것이었죠. 현재는 이걸 무료 코인 지급으로 보충한다는데 시대의 트렌드를 잘 맞춘 선택 같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코인 거래소는 사기꾼 집합소 같은 느낌을 주었고 실제로도 대놓고 사기를 친다는 혐의가 짙었습니다. 요즘은 심사를 통해 양질의 거래소를 걸러내는 정책이 시행 중이므로(이른바 특금법) 가망 없는 코인은 상폐(삭제) 시킨다거나 해서 여러 자정 노력이 이뤄집니다. 책에서는 다만 거래소들 중에는 여전히 위험하다거나 생존 전망이 불투명한 곳이 많으므로 주의할 것을 당부합니다. p133에서는 중국의 "후오비" 같은 거래소를 유망하다고 소개합니다. 


 

가상화폐가 인기를 쓰는 건 이른바 "중앙화의 리스크"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인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됩니다. 그런데 거래소는 이와 달리 중앙집권적이니 이러면 가상화폐의 장점 하나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탈중앙화 거래소가 등장(p134)하여 각광을 받습니다. 이 부분 책의 설명은 탈중앙화 거래소의 장점(과 단점)이 잘 설명될 뿐 아니라, 기존 중앙화 거래소의 장점, 단점까지 한번에 이해가 잘 됩니다. 이런 점만 봐도 이 책이 기존 다른 코인 관련 서적에 비해 설명력 자체가 월등하다는 게 확인되네요. p182에 난립하는 거래소들 중 어떤 걸 조심하고 걸러야 하는지에 대해 좋은 팁이 많이 나옵니다. 

 

코인 투자시에는 이른바 사기 코인으로 피해를 입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p141에 "가격 비교가 어려운 코인은 쳐다보지도 말라"는 제목 하에 아주 유익한 조언이 많습니다. 유명 유튜버들이 들려 주는 실전 위주의 좋은 조언들이 많으므로 우리 독자들이 잘 읽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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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항해 - 진 리스 | My Reviews & etc 2021-07-3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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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둠속의 항해

진 리스 저/최선령 역
창비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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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심연>은 참 많은 작품들에 영향을 끼친 고전 같습니다. 지금 이 작품은 트리컨티넨털리즘, 페미니즘 등의 (잘 알려지지 않은) 선구자 중 한 사람으로 재평가 중인 진 리스의 소설입니다만, 이 작품 역시 조셉 콘래드의 그 고전에 지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논의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과연 그런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제목에 "어둠"이 등장한다거나 배경에 해양이 일부 채용되었다거나 하는 피상적인 이유 말고도 말입니다. 

 

페미니즘 역시 끝도 없이 이런 멋진 작품을 생산하게 하는 우리 시대의 (아직도 진행 중인) 사조인데, 읽다 보면 기분이 암울해지는 게 하나의 단점이긴 합니다만 어쩌겠습니까. 이 역시 동시대인들이 안고 가야 할 하나의 반성의 지점이자 무거운 십자가가 아닐지. 

 

누가 읽어도 대번에 눈치챌 수 있겠지만 이 소설은 작가 진 리스의 자전적 성격이 매우 강합니다. 그래서인지 소설 속에 (적어도 초반에는) 도미니카라는 지명이 과연 등장하지 않더군요. 뭐 창피하다거나 해서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보편적 공감의 지평을 넓히고자 한 시도이겠습니다. 

 

도미니카 연방(커먼웰스)은 우리에게 좀 더 친숙한 도미니카 공화국(리퍼블릭)과는 다른 나라입니다. 전자는 대안틸리스 제도 소속이며, 후자는 소(小)안틸리스제도에 낍니다. 소 안틸리스 제도에는 프랑스령 마르티니크가 또 있는데 이곳 출신의 운동가 겸 저술가로 프란츠 파뇽이 있죠. 한국에서도 아주 유명한 분입니다. 

 

후자(즉 작가 진 리스의 고향)는 대체로 스페인이나 프랑스의 야만적인 지배를 받았던 다른 카리브해 국가들과는 달리 더 풍요롭고 역사의 상흔이 덜 아프게 남은 나라이지만, 이 소설 속에서 묘사되듯 유색인종, 특히 피부가 검은 이들에게는 그리 호의적인 환경은 아니었지요. 사실 진 리스는 출생 성분으로만 따지면 비교적 축복 받은 편이었습니다만 본토에 오서부터가 문제였습니다. 요즘이라면(더군다나 도미니카 연방이라면) 이런 일이 아마,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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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어떻게 인류를 변화시켰을까? | My Reviews & etc 2021-07-3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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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숫자는 어떻게 인류를 변화시켰을까?

칼렙 에버레트 저
동아엠앤비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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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국인들은 워낙 어려서부터 열성적인 교육을 받는 환경(부모님, 학교, 각종 사교육...)에서 자라나서인지 숫자가 얼마나 추상적(p177)이고 고차원적 개념인지 실감을 못합니다. 에디슨이 어렸을 때 헷갈렸다던 빵 2개의 2와, 사람 눈 개수의 2, 하늘을 나는 참새 두 마리의 2 등으로부터 공통의 개념을 추출할 수 있고부터 인류의 문명은 새로운 레벨을 향해 도약했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책 p32에 인용되는 언어학자 하이케 비제 같은 분은 다음과 같이 잘라 말합니다.

 

1) 숫자는 본래 존재하는 관념에 붙인 이름에 불과하다.
2) 숫자는 관념을 추론하기 위해 사용하는 게 아니다.

 

어떤 책이 정말로 균형 잡힌 관점을 전달하거나, 시간을 내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아닌지는 이런 구절을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독후감 맨첫머리에 제가 쓴 내용은, 우리가 중학교 입학하면 받아들곤 하는수학 교과서 머리말에 보통 나오는 이야기들입니다. 그런 보편적 상식에 저 비제처럼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의견도 있고, 그런 의견들의 건설적인 대립 속에 새로운 관념이 싹트고 정설이 태동하는 것입니다. 물론 저자는 비제의 의견에 반대하며, 우리에게 익숙한 정론에 더 찬동하는 입장에서 이 책을 쓰고 있습니다. 


 

요즘은 융합, 통섭의 시대라고 합니다. 이 책의 가장 뛰어난 점은, p35에도 나오듯 인류학, 언어학, 심리학을 두루 원용하며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그러니 이 책의 진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수학 자체보다 수학을 뒷받침하는 철학과 수학관에 조금은 기초 소양이 있는 독자라야 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책을 즐겨 읽어 온 독자라면, 고고학, 인류학적 논거를 널리 자유자재로 원용하는 저자의 필치에 다소 놀랄 수 있습니다만 차분히 읽어 가다 보면 "그래, 이런 시도가 필요했었는데 여태 없었어" 정도의 느낌이 들 것입니다. 수학 안에서만 수학을 논하지 말고, 그 밖에서도 근거를 끌어올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 동아시아인은 한자를 널리 쓰고, 한자의 용법인 육서 중 하나는 지사입니다. 하나, 둘, 셋 같은 숫자를 일상에서 고유한 문자로 기록하는 건 인류 문명의 아주 오래된 전통 중 하나죠. 이 책의 2장에서는 그런 기수법의 역사를, 정말 광범위한 전거를 통해 정리합니다. 대중서 중 이런 시도를 하는 책은 적어도 저 개인적으로는 그리 자주 접하지 못했습니다. 


 

"수량을 10 단위로 세는 걸 우리가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은 아니다(p59)." 그래서 우리는 무려 중1때 십진법이 아닌 기수법도 배웁니다. 오진법, 이진법... 사실 중학생에게 가르치기에는 (아주 솜씨 좋은 선생님이 있다면 모를까) n진법이란 결코 쉬운 개념이 아닙니다. 물론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한 기계적 테크닉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큰 수를 세기 위해, 또 계산하기 위해 진법 같은 걸 고안해 내었다니 인류의 지혜란 얼마나 놀랍습니까? 그런 걸 일상에 도입 않고 어떻게 일상이 가능했을까를 생각하면 그저 아찔하기만 합니다. 

 

우리는 중학생 때 어느 원주민 부족의 수 체계가 "하나, 둘, 많다"로 이뤄졌다는 지식을 접한 적 있습니다. 물론 오늘날 이런 생각은 특정 종족에 대한 편견을 부른다는 이유 때문에 꺼려지기도 합니다. 이 책 저자는 p73에 자신이 직접 연구하여 정리한 카리티아나 수 용어를 제시합니다. 수의 이름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예를 들면 11은 "우리의 발가락 한 개를 가져라"입니다.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고등학교 때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문을 배웁니다. 그 유명한 연설문의 첫 시작은 four score and seven...인데요. 여기서 20을 한 묶음으로 여기는 수사가 score임도 배웁니다. 이 책 p81에서 구태여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십진법의 사용이 생래적으로, 또 논리적으로 자명하다거나 타당한 근거를 가진 게 아님을 밝히기 위함입니다. 사실 링컨의 시대에도 무슨 score 등의 비 십진법 사용이 일반적이지는 (당연히) 않았겠죠. 연설문에서나 쓰이는 문어투였을 뿐입니다. 아마 우리 세대도, 대략 이십 년 정도 지나면 사흘, 나흘 하는 말들이 우리말 퀴즈대회 정도에서나 나오는 사어(死語)가 될지도 모릅니다. 


 

사실 하나, 둘, 셋, 하는 구어 체계와, 일, 이, 삼, 하는 보다 문어적 체계가 왜 따로 분화했는지는(상당수의 언어에서 그렇죠) 확실히 알려진 바가 없죠. 이 책에서 논하는 가장 흥미로운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단순히 두 개의 체계가 병존한다 정도가 아니라(그래야 할 필연적 이유가 없습니다), 하나는 생활의 편의를 위해 그저 쓰던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산과 특별한 기억 보존을 위해 감성을 배제하고 기술적 수단으로 만들어 낸 것입니다. 

 

"문법적 수가 전 세계 언어에서 대부분 존재한다는 걸 확인하였다.(p122)"

 

그렇다면, 만약 이런 수를 나타내는 단어가 모조리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제부터가 이 책의 가장 흥미진진한 논의의 시작인 셈입니다. 어떤 부족은 "숫자 없이 사는 편이 훨씬 행복하다"고 오래 전에 결단을 내렸는지 아예 관련 어휘가 없다고 합니다. 또 책에서는 귀가 안 들리는 분들의 예를 들기도 합니다. 저자가 p156에서 내리는 잠정 결론은 "숫자가 없다면 우리는 우리가 타고난 모든 능력을 완벽하게 발휘할 수 없(었)을 것이다."입니다. 

 

다음에는 (수에 대한) 영아 인지 개념이 나옵니다. 아무래도 이 영역은 사회적 환경에 의해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고 저자도 (주류 학설을 따라) 그런 의견입니다. 저자는 이 논의 과정을 통해, (한때 영아였던) 우리들이 지금처럼 수를 정밀한 방식으로 인지하는 건 철저히 누적적이고 단계적이며 또 귀납적임을 증명합니다. "이러한 전통과 기술은 궁극적으로 숫자단어에 의존한다(p181)." 여기서도 저자는 언어 속에 포섭된 숫자 단어가 그 개념의 인지 기능에 절대적 구실을 한다는 입장이죠. 


 

7장에는 동물들이 생각하는 수량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데 동물인지전문가라며 박준구라는 분(의 공동연구)이 잠시 소개됩니다. 이분은 유매스 교수로 재직중이고 한국에까지 그 명성이 알려진 자랑스러운 분이죠. 주전공은 뉴로사이언스입니다. p254에는 "기호 혁신의 중핵에 선 숫자"라는 성격 규정이 등장합니다. 책을 통해 전개되는 저자의 논지로 보아 필연적인 결론입니다.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죠. 저 명언에 영향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저자 역시 "사람이 숫자를 만들었고, 숫자가 (현재까지도) 사람(의 정신)을 만들고 있다"란 말로 책을 마무리짓습니다. 여태 인류(중 최고의 두뇌)가 수를 만들고 발전시켜 온 과정도 놀랍지만, 그 과정에 대해 이처럼 인지적, 반성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능력 또한 경이롭다고 생각합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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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유혹 | My Reviews & etc 2021-07-29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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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터키의 유혹

강용수 글, 사진
유토피아 | 200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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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특히 오스만 부족이 아나톨리아 일대에 자리잡은 이래 주변 세력을 빠른 속도로 제압하고 지중해 세계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했습니다. 셀주크 투르크가 아나톨리아 일대를 차지한 건 만지케르트 전투에서 승리하고부터인데 이때도 마치 금 제국이 북송 영토를 지배할 때 맹안모극제로 간신히 통치 시스템을 유지했듯 "룸 술탄국"을 따로 만들어 현지인을 지배했을 뿐입니다. "룸"이란 국명에서도 알 수 있듯 그때까지만 해도 로마의 남은 권위를 무시할 수 없었죠. 이랬던 것이 수백 년 지배를 거치면서 오스만 제국에 이르러서는 당당히 현지의 지배자를 칭하기에 이릅니다. 

 

19세기 들어 투르크가 완전한 말기적 증상을 노정할 때 영국은 이 지역에 빚어질 혼란을 우려하여 명목만 남은 제국의 체면을 세워주는 데 오히려 골몰할 지경이었습니다. 결국 20세기 들어 제국은 슬라브 족 등 피지배 민족들의 독립을 막을 역량을 도저히 갖추지 못한 데다, 1차 대전 당시 줄을 잘 못 서서 완전히 국망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케말 파샤의 활약이 아니었으면 이 나라는 당시 형체도 없이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이 책의 저자 강용수씨는 "현지인들도 따기 힘들다는 터키 가이드 자격증을 한국인으로는 두번째로 취득"했다고 합니다. 현지에서 그만큼 오래 산 분인데, 그래서인지 이 책은 두께도 두껍고 정보가 참 많이 들어 있습니다. "터키는 그리스 신화의 발상지"라는 서술이 있는데, 적어도 아나톨리아 반도 해안 지대 일대는 분명 그리스 문명권이었습니다. 물론 오늘날 우리가 아는 그리스 신화의 주 무대는 펠로폰네소스 반도나 발칸이긴 합니다만. 

 

사실 한국에서는 관련 학과로 진학하여 해당 언어를 전공하지 않으면 터키어를 제대로 배우기가 무척 어렵긴 합니다. 일단 여행 등의 목적을 위해 간단한 회화 정도를 배우려면 이 책에도 적지만은 않은 정보가 나와  있습니다. 

 

책에서는 서부 지중해, 동부 지중해 등으로 나눠 여러 곳을 소개하는데 이때 동부/서부의 구별은 지중해 전체를 기준으로 한 게 아니라 터키 영토만을 준거로 삼았습니다(터키 책이니까). 많은 전화를 겪고 피폐해진 면도 있지만 인류 역사의 중요한 국면이 여러 차례 이 지역을 무대로 삼았으므로 엄청난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여러 가지 이유로 정정이 불안하고, 예전 아타튀르크의 시대와는 달리 사회 지배 세력이 대거 교체되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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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 산업안전 기사·산업기사 필기 | My Reviews & etc 2021-07-2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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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2021 해커스 산업안전 기사·산업기사 필기

이성찬 저
챔프스터디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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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졸업자들이 하나쯤 따 두었으면 하는 자격증이 기사/산업기사 자격증입니다. 대체로 자격 요건 때문에 관련 학과 졸업자 중 4년제는 기사, 2년제는 산업기사 자격증 시험에 많이들 응시합니다. 교재는 이 책처럼 기사 자격 시험을 공부하는 이들을 위해 아주아주 두꺼운 책으로 나온 것도 있고, 산업기사"만"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약간은 슬림하게 나온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으로는, 산업기사만을 준비하는 분들도 책, 더군다나 기본서는 이런 기사 기본서를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내용이 너무 간단하게 되어 있으면 책을 봐도 이해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업 시간에 평소 교수님께 아주 충실히 배운 분들이야 예외겠지만 말입니다. 여튼 그래서 이 책도 "기사"라고만 되어 있지 않고 "기사/산업기사"라고 표지에 나오는 거죠.

 

또 기사 자격증, (그보다 하위 레벨의) 산업기사 자격증 준비하는 경우는 졸업 학과에 따라 종류, 분야가 아주 다양합니다. 국가에서 그처럼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놓고 있는 겁니다. "토목"이라든가, "건축"이라든가... 또 지금 이 책처럼, "산업안전"이라든가 말이죠... 그래서 책 제목이 "산업안전, 기사, 산업기사"라고 되어 있는 건, "산업안전"이라는 분야에서, 기사나 산업기사 자격증을 따려는 이들이 보는 책이라는 뜻입니다.

 

산업안전 직렬뿐 아니라 모든 기사/산업기사 자격증은 필기와 실기 두 번의 시험을 합격해야 합니다. 그 중 필기는 객관식 위주입니다. 이 책은 필기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교채입니다.

 

p58에 보면 재해사례 분석 절차가 나옵니다. 이런 내용은 특히나 이 산업안전 분야 과목의 정체성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p81을 보면 용어의 정의가 나오는데 추락방지대, 안전블록, 죔줄 등 다양한 도구가 그림과 함께 나옵니다. 기사/산업기사 시험은 대체로 기출 반복이 많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매년 시험에 배리에이션이 있습니다. 너무 기출만 보면 고득점이 안 나올 뿐 아니라 자칫하면 과락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 책처럼 기본 내용을 빼먹은 것 없이 충실히 다루는, "두꺼운" 책을 보고 공부해야 그런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런 부분이 해커스 교재의 가장 큰 장점을 보여 줍니다. 

 

p391을 보면 역시 해커스 교재의 진면목이 등장하는데, 해설이 참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기사 책은 지금 이 해커스라든가 S사의 책(여기는 분책이 잘 되어서 좋더라구요. 다 사려면 값이 살짝 더 비싼 게 아쉽지만)을 좋아하는데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설명이 잘 되어 있고 대충 얼버무리면서 넘어가는 게 없습니다. 작은 학원에서 종이만 그저 빤드르르한 백상지에다 인쇄한 책들을 보면  읽다가 너무 놀랍니다. 해설이 부실하고 불친절하거나 심지어 엉터리인 것도 있으니 말입니다. 특히 이공계 기사/산업기사 책은 큰 학원, 오래되어 공신력 있는 출판사의 교재를 사야 합니다.

 

p651에 파열판 및 안전밸브 특징을 두 개 딱딱 비교해서 박스로 쳐서 설명해 놨습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헷갈리던 부분이었는데 이거 보고 한 번에 이해가 바로 되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공신력 있는 곳에서 낸 교재는 이처럼 편집도 성의 있고 수험생의 가독성도 배려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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