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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비전과 마일스톤 | My Reviews & etc 2022-01-3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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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인생의 비전과 마일스톤

손영환 저
행복에너지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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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이란 무엇일까요? 사람이 여타의 동물과 차별되는 건, 현재의 생존에 급급하여 품위와 인격을 저버리는 선택을 하지 않고, 길다면 긴 인생의 전략을 설계하고 미래에 도달할 어떤 방향을 입체적으로, 가치를 부여해 가며 꿈 꿀 줄 안다는 것입니다. 비전이 있는 인생은 설령 현재가 고난으로 가득차도 신의 가호가 함께하며, 비전이 없는 인생은 제아무리 가멸찬 부가 주어져도 비천함과 저열함을 면할 수 없습니다. 

 

마일스톤이란 이정표를 뜻합니다. 어떤 애국자, 성공한 기업인, 학자, 독실한 크리스천의 위대한 삶이 빛나는 이유는 바로 그 자리자리마다에 새겨진 노력과 정성과 재능과 사명감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위대한 삶은 그 전체로도 위대하지만, 그 하나하나의 지나온 지점들 역시도 타의 모범과 사표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책을 읽고 성공이라는 것의 요체가 무엇인지, 어떤 경우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란 말이 통할 수 있는지 곰곰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자는 왕 앞에 선다"는 성경 구절은 미 건국의 아버지 중 하나인 벤자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에서도 인용됩니다. 이 책의 저자 손영환 박사님은 성실하고 모범적인 한국인의 표상이라 하며 또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이민자들의 모범입니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빌 클린턴, 아들인 조지 W 부시 등을 모두 만나는 영예를 가졌습니다. p147에는 당시(2013) 부통령직이었고 현재는 미 합중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과 골프장에서 조우하여 함께 찍은 사진도 나옵니다. 

 

오늘날 인천국제공항은 영종도에 첫삽을 뜰 때만 해도 그 성공 여부에 많은 이들이 회의적 시선을 보냈으나,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원활히 작동하는 글로벌 허브로 자리잡았는데 이 역시 저자인 손 회장의 크나큰 기여(p127 이하)가 있었습니다. 그는 충남 당진 출생이지만 타 지역의 학생들을 위해서도 많은 배려를 베풀었는데 이를테면 부산지역 소재 사립대학인 경성(慶星)대학교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p194)도 만들었습니다. 이 경성대학은 한자 표기에서 보듯 구 경성(京城)제국대학과는 당연히 무관하며 옛 명칭은 부산산업대학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손 대표는 몽골의 대학생들도 지원했는데(p203) 몽골 출신의 많은 젊은이들은 현재도 대(大)명문 사립인 숭실대 대학원 등에 적을 두고 졸음이 쏟아지는 눈을 비비며 가벼운 옷차림으로 열심히 학업에 몰두 중이죠. p277에 보면 저자의 영문 자서전이 이미 몽골어로 번역되었다고도 합니다. 

 

그는 이러한 성공과 영예로 가득한 삶의 성취를 오롯이 그가 믿는 신의 덕으로 돌립니다. 구약의 욥기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살던 장자 욥은 하루아침에 가장 저주받은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그러나 그는 역경의 극한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고, 그가 이룬 성취의 대부분을 하나님의 은혜로 간주했듯 그가 처한 비극의 근원을 자신 속에서 찾았을 뿐 신의 탓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랬기에 그는 지옥의 밑바닥에서 다시 건져올려질 수 있었는데, 독자인 제가 보기에 욥의 화신이 바로 저자 손 회장님입니다.

 

아무리 영광스럽고 풍요로운 현재를 구가하는 사람도 그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시련을 겪게 마련입니다. 손 회장이 겪은 고난은 오히려 남들보다 더 지독한 것이었습니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는 말이 있듯, 이런 가혹한 시험을 딛고 그가 오르게 된 산은 범인(凡人)들이 감히 쳐다볼 수 없을 만큼 까마득히 높은 것이었습니다. 

 

그가 거쳐온 마일스톤 10곳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pp. 284~285에 요약이 나옵니다)

 

1) 창조, 곧 데이비드 손(저자)의 탄생
2) 학문적 우월성
3) 육사 입학
4) 미 육군 통신학교에서 수학
5)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한 이들과의 만남
6) 약사 김목자님과 결혼 
7) 한국으로 귀국
8) 리더십, 매니지먼트 분야의 본격적 수련
9) 미국에서의 아메리칸 드림 성취
10) 라이프타임 비전의 완성

 

책 서두에는 거인들의 추천사가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만 특히 고상환 목사님의 진정성 가득한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역량, 인격, 영성"이라는 세 마디로 손 박사님의 생을 요약한 이 글만 읽어봐도 책의 대의 정도는 파악될 정도입니다. 글 중 "손목자 여사"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책 p79 이하에 나오듯 이분은 배우자이신 김목자 여사입니다. 다만 서양 관습에 따라 부부의 성을 남편의 것으로 일치시켰을 뿐입니다. 김 여사의 업적은 p279에도 나옵니다. p256에 잠시 언급되는 신경림(이경림) 부총장님의 표기 경우도 그 사정이 같습니다. 

 

독실한 크리스천에게 세상 모든 일이 신의 역사하심과 인도 아닌 것 없듯이, 독자인 저는 저자님의 성씨 영문 표기인 Sohn도 예사롭지 않게 보였습니다. 이 단어는 독일어로는 "아들"이란 뜻이죠. 훌륭한 인재는 훌륭한 부모님으로부터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으며 그 적정한 훈육의 결정체로 길러지듯, 이미 이 "Sohn"이라는 성씨에도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그의 정해진 운명이 암시된 것 아니겠습니까, 또 저자는 "요즘 말로 하면" 타이거 맘의 표상 중 하나라 일컬을 만한 어머님의 엄격한 지도에 따라 공부에만 전념했으며 이미 어렸을 때부터 고향에서 수재로 명성이 자자했다고 합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은 이런 경우에다 쓰는 것이지 싶습니다. 

 

이 당시 한국 육사는 지금과는 달라서 거의 서울대에 맞먹을 만큼 엘리트들이 지원하는 인재의 요람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p72)" 서울대나 연세대 진학을 포기하고 육사에 갔다고 하죠(유감스럽게도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육사에 진학해 국가의 장래를 책임질 동량으로서의 자질을 함양 받은 것도 크게 보아 신의 뜻이라 불려 부족함이 없습니다. 어찌 이 과정이 평탄하기만 했겠습니까? 그러나 인재는 본디 혹독한 담금질을 통해 그 잠재력을 활짝 꽃피우는 존재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두고 저자 손 대표는 "자유의지(p48)"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인간이, 그저 기본 욕구나 채우는 짐승이나, 출세욕과 재물욕에만 눈이 멀어 악행을 일삼는 악마 같은 분자들과 차이가 있다면 바로 이런 요소 때문인 것입니다. 자유의자가 있기에 인간은 더러운 외양간에서 뒹구는 아우게이아스나 뷔리당의 당나귀와 차별됩니다. 

 

손 대표의 학문적 역량이란 어렸을 때 한문박사로 통했듯 일찍부터 중국 고전을 연구한 그 소양과, 미국 학교에서 배운 여러 방면의 지식이 절묘히 결합된 것입니다. p131에서 그는 SWOT 분석과 손자병법의 교훈을 접목시켜 ICT 컨소시움의 장단점을 분석했던 경험을 술회합니다. 동서양의 배경이 공히 작용해야 결실될 수 있는 이런 업적이, 저자로 하여금 동과 서를 주유하게 했던 신의 역사하심이 없었던들 어찌 가능이나 했겠습니까? 

 

교만한 인간은 탑을 쌓아 올리며 만용을 부리다가 만국의 언어로 갈라지며 상쟁하는 저주를 받았습니다. 책 p242에는 "한국어를 비롯하여 만국어로 인류를 위한 계획을 땅끝까지 전파하라는 영감을 받았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는 마치 사도들에 주어졌던 방언의 은사를 연상케 합니다. 

 

우리는 왜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요? 저자 역시 서른이 될 때까지는 명확한 깨달음이 없었다고 합니다(p281). 우리는 어쩌면 이에 대해 명확한 비전이 생긴 후에야 생의 참 의미를 깨달으며, 또한 그때부터 조물주의 인도를 받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위대한 마일스톤은 그 이후에 우리가 신의 은총에 따라 만들어가는 것이겠고 말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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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크리스마스 | My Reviews & etc 2022-01-3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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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엄마의 크리스마스

쥬느비에브 브리삭 저/조현실 역
열림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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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원에서 나온 "프랑스 여성작가" 시리즈 세번째 권입니다. 20년 전인 02년에 이미 초판이 나왔었고 지금 나오는 이 책들은 표지도 산뜻하게 바뀐 개정판들입니다. 앞의 두 권, 즉 아니 에르노와 마리 르도네의 장편들은 물론 걸작들이긴 하지만 분위기가 둘 다 너무도 어두웠는데, 이 작품은 그나마 좀 명랑해서 읽기에 덜 부담스러웠습니다. 

 

역자 후기에 보면 주인공이자 화자인 도서관 사서 누크에 대해 "예술가로서의 끼를 억지로 누르고 사는(p274)" 싱글맘(사실상)이라는 말이 나옵니다만 사실 독자로서 저는 그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작중에 이런 말은 있습니다. "아무튼 누크 언니는 전에도 무슨 일에든 다 부정적이건 게 기억나네요(p220)." 저는 오히려 이 말이 누크의 개성을 가장 잘 요약하는 한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아주머니들도 워낙 감성들이 잘 계발되고 말솜씨들이 좋으셔서 수다를 듣다 보면 별의별 기발한 표현이 다 나오는데 이 소설 중의 누크보다 못할 바도 뭐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90년대 중반에 나왔으며 작중 배경도 대개 같아 보입니다. 브래드 피트도 언급되고.... 여튼 혹 그렇다면, 한국 중년 여성의 대략 40%(물론 근거는 없습니다) 정도는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예술가 기질이 다분한 이들이 아닐까 생각도 됩니다. 이분들에게 어떤 제도적(?) 지원이 베풀어지면 참 좋을 텐데...

 

그걸 떠나서 누크(뿐 아니라 그 친구분들)의 수다는 듣기에 즐겁습니다. 친구들(마틸다, 니콜, 클로틸드, 웬디 등)도 장난 아니라서, 소설을 읽다 보면 깜짝깜짝 놀라곤 했습니다(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직접 확인들 해 보시면....). 모전자전인지 엄마인 누크도 인정하고 들어가는 게 또 그 아들인 으제니오의 별난 감수성과 스타일입니다. 어느 나라나 택시 기사들의 언변은 못말리는 수준인데 그 중 한 분은 어린 으제니오한테 면박을 당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누크네는 그닥 형편이 넉넉해 보이지도 않는데 이동 수단으로 별나게 택시를 고집하는 게 조금은 의아했는데 아니나다를까 p126에 니콜이 누크에게 한소리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아들 버릇 잘못 들이는 거라고 말입니다. "우리나라(프랑스)의 대중 교통 수준은 세계적인데.." 저는 이 대목을 읽기 전에 "프랑스는 택시비가 싼가?" 라고 잠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 나라는 지구상에 없을 텐데. 

 

이 작품 속에는 적어도 한 마디는 하고 사라지는 택시 기사가 두 명인데 처음(p35 이하)에 나오는 사람이 꺼낸 보물 이야기는 아마도 누크에게 작업 거느라고 꺼낸 허풍이지 싶습니다(그러니, 으제니오가 눈치가 빨라서 그렇게 틈을 안 주고 받아친 거겠죠). 이렇게 수다스러운 사람, 심지어 처음 만나는 승객한테까지 경솔하게 보물 이야기를 하면서 주변에 누구한테 여태 안 했겠습니까. 

 

등장하는 여성들은 분명히 여성으로서 두터운 공감대를 형성하고 꽤 내밀한 사정까지 공유합니다. 책에 보면 "백마탄 왕자를 기다리지 않을 만큼 여성들은 이제 깨어났다" 어쩌구 하는 대목이 있긴 하나 그렇다고 남자를 병적으로 적대하지는 않고 여전히 많은 남자들이 이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원 또는 타원) 궤도를 도는 중입니다(타원은 초점이 두 개라는 점 잊지 마십시오). 심지어 이들 대부분이 전남편, 전남친, 현남친 등과 썩 성공적인 관계도 아니어 보이는데도 말입니다. 그들이 선사했거나 선사할 것으로 기대하는 쾌락에 대해서도 그녀들은 무척 솔직합니다. 하필 지독한 비호감의 상징으로("꼴보기 싫어 죽겠다") 국민배우 드빠르듀가 등장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살짝 짐작이 가능하기도 합니다(구체적으로는 이 독후감에 적지 않겠습니다).

 

우리들은 누구나 속물적이며, 알고 보면 남들도 다 하고 사는 걸 마치 자신만의 고귀하고 유니크한 취향인 양 착각 혹은 포장하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는 지나가는 듯 여러 애완, 아니 반려동물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들을 비꼬는 멘트가 많습니다. 상당수는 자신의 여유롭고 착한 마음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동물을 기른다는 건데 여기 언급되는 약간은 충격적인 사연들을 보면 언뜻 공감이 가기도 합니다. 직업인으로서 마땅히 알아야 할 지식을 모르는 이들이 있고, 정말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자칭 전문가보다 더 잘 아는 아마추어도 있고. 이런 모습 역시 요즘의 한국 사정과 닮은 데가 많습니다. 

 

여튼 등장인물들이 다들 솔직하고 유쾌해서 좋았습니다. 우리말 제목도 그렇지만 "엄마의 크리스마스"라는 게 마치 주인공 혹은 화자가 아들 으제니오일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고 엄마 누크(와 살짝 주접스러운 그 친구분들)가 계속 이야기를 끌어 갑니다. 이미 1990년도에 맞춤법이 바뀌었는데도 (그 이후에 출간된) 이 소설은 원작부터가 week-end라는 구식 철자를 쓰며, 한편으로 이미 영어가 세계어가 된 후라서인지 작품 중에도 영어 표현이 자주 나옵니다. 말만 그런 게 아니라 미국 대중 문화에 대한 언급이 많습니다. chase a la mere는 "엄마를 쫓아다님" 정도의 뜻이겠네요. 영어가 확실히 프랑스어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언어인 게, 영어에도 (give) chase to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건 저 chase a의 직역이나 마찬가지이니 말입니다. 

 

책에는 생의 이런저런 재미있는 진실, 혹은 그렇게 우리가 착각하는지도 모를 여러 믿음이 담겨 있어 또 좋았습니다. 예를 들어 누크는 "입이 큰 여자가 행복하다. 입의 크기에 자신의 복을 달고 태어난다"고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말도안되는 소리 같아도, 환하게 큰 입을 벌리고 웃는, 혹은 초승달 같은 입술 모양을 최대한 크게 만들면서 미소 짓는 여인을 보면 그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지고, 타인을 즐겁게 할 줄 아는 여인의 인생에 축복이 찾아오기 쉬운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인생의 철칙 같은 게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리 믿으면 현실에서 결국 이뤄지기도 하겠으니.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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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신의 오후 | My Reviews & etc 2022-01-29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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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목신의 오후

스테판 말라르메 저/앙리 마티스 그림/최윤경 역
문예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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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신의 오후>는 아마 니진스키의 발레 작품으로 가장 유명할 것입니다. 널리 알려진 대로 그 작품은 스테판 말라르메의 이 시집이라는 원작이 있었고, 이 책 기준으로는 p84부터 전개되는 <목신>이란 파트가 따로 있습니다. 

 

또 이 책은 그 유명한, 야수파의 기수 앙리 마티스가 직접 그린 단색화 여러 점이, 출판 당시의 모습대로 수록되었습니다. 터치가 매우 간략하기에 그 의도는 바로 짐작하기 어려우나, 말라르메의 특정 작품과 나란히 붙여 놓은 것들은 독자가 보고 곰곰히 생각해 볼 만합니다. 선이 워낙 간략하기에 그만큼 더 많은 해석의 여지를 남겨 재미있습니다. 어쩌면 말라르메의 시들도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사는 것도 악마처럼 살았고 시풍도 그러한 말라르메의 작품 중 "성 요한의 송가"가 있는 건 의외로 느껴집니다. 이 성 요한은 아마 존 더 뱁티스트, 즉 세례자 요한 같습니다. 시의 맨 마지막 행 "내 머리는 침례를 받고" 같은 구절 때문입니다. 

 

"불가사의한 정지 상태로 고양되었던 태양은 곧 다시 하강한다" 이 다음 행이 "이글이글 타오르면서"입니다. 이렇게 무섭게 타오르는 게 한때나마 정지 상태였다는 게 불가사의하며, 여전히 타오르는 게 이제는 내려온다는 게 역시 이해가 안 됩니다. 시인은 이를 두고, 그 뜨거운 정열을 주체 못 했던 세례자 요한이 마치 열기를 식히기라도 하려는 양 침례의 화신이 되었다고 표현하려는 것 같습니다. 

 

"낫의 칼날"은 그 서슬퍼렇던 예언자의 직언, 저주, 예언 등을 가리키는 것도 같고, 칼날 하에 잘려 쟁반에 담겨 요녀의 앞에 바쳐졌던 그의 머리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불꽃 같이 살다 불꽃 같이 져버린 위대한 예언자의 삶, 아마 말라르메는 광인과도 같았던(그러나 동시대인들로부터 외경의 대상이었던) 그의 삶을 보며 묘한 동질감도 느꼈던 것 같습니다. 

 

허나 세례자 요한은 모르긴 해도 대단히 금욕적인 위인이었겠고, 그런 자제와 절도로부터 단호하게 음녀(헤로디아)를 꾸짖는 힘이 나올 수 있었던 반면 말라르메는 적어도 성적인 면에선 남한테 그리 내세울 게 많지 않았습니다. 목신인 판 역시 왕성한 그것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이 대목에서 마티스의 간략한 단색 삽화도 빛(?)을 발합니다. 뭔가 나른하고, 그러면서도 욕구에 가득한.... 

 

"오 고요한 시칠리아 늪의 기슭, 태양을 질투하는 내 허영심이 너를 약탈..." 아마 이 구절에서 "약탈"은 원문에서 다른 뉘앙스를 갖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늪이니 태양이니 하는 단어들도 다른 심상을 자극하고요. 맞은편의 삽화 중에서 상당수의 인물들은 아마도 여인이지 싶고 그 짐작은 신체의 윤곽으로부터 가능합니다. 어떤 이는 엉덩이에 꼬리가 달린 듯도 하고 입에 긴 담배를 물고 있는 듯도 합니다. 부디 그것이 그저 담배이길 바랍니다. 

 

"할 수 없지! 다른 여자들이 내 이마의 뿔에 머리채를 감고 나를 행복으로 이끌어주리라" 바로 앞 페이지에는 어디가 상체미며 어디가 하체인지 모호한 어느 몸이 나옵니다. 언제나 음욕에 가득한 판은 이 순간 님프들에 이끌리는 수동적 존재입니다. 사실 욕망에 지배당하는 그는 단 한 번도 능동적인 적이 있었을까 싶은데 바로 이런 자신을 냉소하듯 "재능으로 길들인 속이 빈 갈대(p86)"란 말이 나오죠.

 

모든 작품들이, 마치 백아와 종자기처럼 서로를 이해했던 벗인 마티스의 기묘한 삽화 덕에 그 의미를 더 풍성히 갖는 듯합니다. 이 에디션을 읽기 전 우리는 결코 말라르메를 올바로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하겠네요.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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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해커스공기업 NCS 모듈형 통합 기본서 이론+실전모의고사 | My Reviews & etc 2022-01-2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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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해커스공기업 NCS 모듈형 통합 기본서 이론+실전모의고사

해커스 취업교육연구소 저
해커스공기업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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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시행하는 상당수의 자격증 시험들은 산업인력공단에서 주관합니다. 자격증 시험을 응시할 때 많은 경우 이곳 사이트에 접속하여 절차를 진행해 보셨을 겁니다. 여기서 최근에 개정된 직업기초능력 가이드북, 즉 NCS 모듈이론이 적어도 2022년 공기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는 새로운 지침이 되고 있습니다. 해커스는 수 년째 공기업 수험서와 연계 강의를 만들어 왔으나 올해(2022)부터는 이 새 가이드북 내용을 대폭 반영한 체제로 독자들과 다시 만나는 듯합니다. 


 

수험생들 중에는 소위 "고인물"들도 있고,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하여 모든 게 서투른 이들도 있습니다. 이 책뿐 아니라 해커스는 다른 교재들에서도 수험생들의 다양한 처지를 고려하여 각각 다른 학습 플랜들을 책 앞머리에 제공합니다. 보통 책 한 권을 3회독(回讀)한 후 응시한다고 가정하여, 초보자에게는 3회독 플랜을, 그 중간 단계 분들에게는 2회독을, 이미 충분히 공부가 진행되어 내용을 잘 아는 수험생들에게는 1회독 플랜을 제공합니다. 

 

책은 두 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는 기초이론과 유형 학습인데 사실상 이 책의 본체입니다. 2부는 실전모의고사인데 7회분이며(본 교재에 수록된 것 6회분+온라인 모의고사 응시권으로 1회분), 특히 그 중 3회분은 고난도 문제로 이뤄졌습니다. 실전 NCS 문제가 솔직히 아주 어려운 문제들은 아니지만, 시중에 나온 대부분의 교재들에서 문제들이 너무 쉽지 않냐는 게 수험생들의 일부 불만이기도 한 점을 고려하여 이처럼 고난도 문항을 서비스한 것 같습니다. 종전의 교재들 중 이 부분이 아쉬웠던 수험생들에게는 가려운 데를 어느 정도는 긁어 주는 느낌입니다. 

 

이 후기에서는 주로 1부와 2부의 고난도 문항들 그 실제 풀이를 중심으로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문서이해능력 파트에서 아무래도 수험생들을 가장 크게 괴롭히는 건 한글맞춤법, 띄어쓰기 관련 내용일 것입니다. 이 부분은 NCS가 딱히 어려운 게 아니라 원래 내용 자체가 난해하며, NCS 수험생뿐 아니라 국가직, 지방직 공무원 수험생들도 마찬가지이며 훨씬 높기까지 한 난도로 고생 중입니다. 이 책은 NCS 출제 경향에 걸맞게, 실제 출제 빈도가 높은 부분만 짚어 적절히 기존 문항들을 배치, 혹은 예측되는 문항을 출제하여 수험생들의 준비를 돕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파트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온전히 띄어쓰기만을, 또 맞춤법만을 묻는 내용은 잘 출제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이 책 저 뒤 p525의 03번을 보면, ①③의 경우 띄어쓰기 선지이며, ⑤는 맞춤법 관련입니다. ②와 ④는 문맥에 맞는 어구로 수정하는 게 맞는지에 관련된 선지입니다. 이처럼 각 문항은 다른 이슈까지 두루 물으면서 구성되는 게 보통입니다. 사실 NCS는 이 문항에서 보듯 (타 시험과 비교할 때) 그리 고난도라 할 수 없는 수준을 묻는 정도입니다. 그러니 수험생들은 혹 공시 등을 염두에 두고서 너무 위축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6회분량 모의고사 중 맞춤법/띄어쓰기 이슈 관련은 이 문항뿐입니다. 


 

p62의 07번을 보면 ★★★로 난이도가 높습니다. 그러나 사자성어 관련 한자만 읽을 줄 알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제 주변 어느 지인은 선지 ④를 보고 이 "괄목상대"는 왜 안 되냐고 하던데, 지문 중 취준생 민수가 가정 형편이 어렵다고만 했지 종전 실력이 나쁘다고 한 부분은 없습니다. 만약 다른 수험생 철수가 등장하기라도 해서 "원래 학업 성적이 매우 부진하였으나 노력을 통해..."라고 했다면 ④가 답이 될 수 있었겠습니다. 


 

1부의 기출공략문제들은 모두 그 난이도 표시와 함깨, 이 문제가 실제 어느 시험에서 출제되었는지 하나하나 밝히고 있습니다. 아까 07번의 경우 한국환경공단, 도로교통공단에서 낸 문제입니다. 

 

1부의 2장은 수리능력입니다. 사실 NCS에 출제되는 수리 능력 측정 문항의 경우 중학교 수준의 원리만 알아도 풀이 가능한 것들이 많습니다. p87의 경우 "응용계산" 유형에서 자주 소용되는 여러 공식이 정리되어 있는데 공식도 물론 알아야 하지만 관련 유형을 여러 개 풀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공식만 암기해서는 실전에 임해서 당황하거나 풀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p88 중간쯤을 보면 두 부등식이 있을 때 그들 각각의 덧셈과 뺄셈이 어떻게 되는지 결과를 정리했습니다. 수험생들이 주의해야 할 대목은, 덧셈은 그저 두 부등식을 순서대로 더한 꼴이지만, 뺄셈은 순서가 바뀌어 있습니다. 이는 책에서 오타가 나거나 한 게 아니라, 본래 내용이 그렇습니다. 잘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이긴 하나, 여튼 내용이 쉽다고 그냥 끄덕끄덕 하고 넘어가다가 어? 하고 당황할 수 있으므로 정확히 알아 두어야 하겠습니다. 참고로, 이 책에는 없지만(산업공단 가이드북에도 없습니다) 곱셈의 경우 ac<xy<bd이며, 나눗셈의 경우 a/d < x/y < b/c 입니다. 나눗셈이 뺄셈과 비슷한 결과라는 점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p89의 합집합 원소의 개수 공식은 포제의 원리라고도 부르지만 NCS 기출 고난도(특히 이 페이지의 5-② 공식)에 자주 나왔었습니다. 실전 문제에서는 몇 가지 다른 제약 조건을 붙여 빨리 계산해 낼 수 있느냐를 묻곤 합니다. 

 

수학의 기초가 다소 부족한 수험생들은 확률, 통계 부분이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이 파트는 고2 수학과정에서 대체로 커버되는 내용이지만, 해당 과정이 잘 기억 안 난다면 낭패입니다. 이 내용은 기초가 안 되어 있는 수험생의 경우 독학으로 해결하기 힘드므로, 이 교재 연계 인강을 반드시 들어서 최단기간에 이해를 마쳐야만 하겠습니다. 안 그러면 손도 못 댑니다. 특히 p95의 조건부 확률, 즉 대학 학부과정에서 베이지언 타입이라 부르는 것들은, 보기에는 간단해 보여도 꽤 어렵습니다. p95 맨 마지막의 공식 한 줄이 전부이지만, 이 쉬워 보이는 공식의 실제 적용이 참 어렵습니다. 많은 수험생들은 분모를 고려하지 않고 분자까지만 딱 계산하고 말거나, 아예 어떤 문제가 베이지언인지 보통 유형인지도 구별 못 합니다. 

 

이것 관련, 2부의 실전 모의고사를 보면 p502(1회)의 10번 같은 게 있습니다. 두 종목에서 모두 우승할 확률을 묻고 있으므로, 100m에서 우승할 확률 100% - 40% = 60%와, 400m에서 우승할 확률 50%을 곱하면 답은 30%입니다. 곱의 법칙 적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114의 07번 같은 게 NCS 수리에서는 최고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가 겉으로 쉬워 보여도, 절대 다수의 수험생들은 P(B│A)를 구하는 게 아니라 P(B∩A)를 구하고 맙니다. 즉, 
1) "파손된 상품을 받았을 때, 그것이 립스틱일 확률"을 구하는 게 아니라,
2) "파손된 립스틱을 받을 확률"을 구하고 만다는 거죠. 이 둘은 엄연히 다른 것입니다. 


 

1)은 파손 자체는 이미 확정이 된 것이고, 그것이 립스틱이겠냐 미니어처 향수냐의 두 가지를 따지지만, 2)는 파손 립스틱, 파손 미니어처, 정상 립스틱, 정상 미니어처 이 네 가지 경우를 모두 고려한 결과입니다. 문제가 묻는 것은 1)이지 2)가 아니므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 문제를 보다 간단히 푸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즉 파손이 이미 된 상품 행(row)만 선택하여 이를 분모로 잡고, 그 중 문제에서 묻는 파손 립스틱 항만 골라 이를 분자로 삼고 계산하는 것입니다. 첫째 열(column)은 합이 30%가 되어야 하며, 둘째 열은 합이 70%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네 칸에 들어갈 수를 아주 빨리, 간단히 구할 수 있습니다. 

 

p108의 01번 문제는, p88 하단 4-③의 첫째 항목에서 설명하는 등차 계차수열입니다. 뭐 이런 명칭이 중요한 게 아니고 답만 잘 계산해 내면 되며, IQ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가 나오는 분들은 어차피 패턴 분석이므로 따로 공부할 필요도 없지만, 그게 아니고 잘 모르겠다 싶은 분들은 인강을 찾아 듣고 원리를 꼭 익혀 둬야 합니다. 

 

p109의 02번 문제는 초등학교 수학 수준입니다. p110의 03번도 중 2 수준에서 바로 해결 가능합니다. p111의 04번 로그, 지수가 헷갈리는 분들은 고2 교과서(문과 수준입니다)를 다시 읽고 개념만 다지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문제해결능력 파트에서 p151의 내용을 잘 알아 두어야 합니다. 명제는 조건부와 결론부를 서로 바꾸거나 혹은 각각을 부정하여, 역, 이, 대우 등 세 가지의 파생형을 따로 만들 수 있습니다. 원 명제가 참(혹은 거짓)임을 알고 있을 때, 역과 이는 참일까요 거짓일까요? 답은 "알 수 없다"입니다. 이 점이 p151의 표에 잘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 명제의 "대우"는, 언제나 원래 명제의 진릿값과 일치합니다. 

 

p153의 04-①이 다소 어렵습니다.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은 과학과 체육을 좋아한다"의 부정은 무엇일까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은 과학과 체육을 좋아하지 않는다"이겠으나, 그렇지 않습니다. 이 문장은 수학 좋아하는 사람이 과학 체육 둘 다 안 좋아한다는 뜻이지만, 원 명제의 부정은 "수학 좋아하는 사람이 과학도 체육도 둘 다 좋아하라는 법은 없다"가 되어야 하므로, 결론부가 "과학 체육 둘 중 하나는 싫어할 수도 있다"가 되어야 합니다. 이 말에는 "둘 다 싫어한다"도 포함됩니다. 원래 or는 and를 포함하니 말이입니다. 


 

이를 논리함수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p: 수학 좋아한다 q: 과학 좋아한다 r: 체육 좋아한다)

 

~{p→(q∧r)} = ~{~p∨(q∧r)} =  p∧~(q∧r) = p∧(~q∨~r) = (p∧~q)∨(p∧~r) 

 

위의 네번째인 p∧(~q∨~r)는 곧바로 "수학 좋아하는 사람이, 과학을 싫어하거나 체육을 싫어할 수도 있다"로 해석됩니다. 다섯번째인 (p∧~q)∨(p∧~r)는 "수학 좋아하고 과학을 싫어하거나, 수학 좋아하고 체육을 싫어할 수 있다"로 해석되죠. 이 둘은 같은 뜻입니다. 

 

p164의 03도 같은 유형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일일이 명제함수로 변형하기보다, ①②③④⑤를 일일이 체크하여 참거짓을 판단하는 게 훨씬 빠르겠습니다. 

 

p180의 14번도 같은 유형입니다. 이 문제도, 지문에 나온 두 명제만 가지고도 쉽게 알 수 있고, 별책인 해설집 p14 왼쪽 중간쯤에 보면 같은 취지로 해설하고 있네요. 

 

한참 뒤 정보능력 파트에서 p355의 10번을 보면 논리게이트가 나오는데 문제해결능력 파트의 명제 진릿값 내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연계해서 알아야 합니다. 또 같이 공부해야 두 가지 유형이 다 함께 더 쉽게 이해되죠. p151 하단의 "연결어" 내용과 p355의 저 문제가 어떻게 관련이 되겠는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교재에서 OR, AND 진릿값 표를 함께 정리해 주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 봤습니다. 공단 가이드북엔 안 나오지만 어차피 고난도 문항 대비하려면 알아야 할 내용이기 때문이죠. 

 

p170의 09번은 같은 문제해결능력 파트이긴 하나 위의 것들과 성향이 전혀 다릅니다. 일단 학부 레벨에서 경영학 개론 정도에 나오는 SWOT 분석이 무엇인지 알아 둘 필요가 있죠. ㉠에서 W는 맞지만 T가 과연 맞을지가 의문이 날 수 있는데 T에서 "안전"을 빼고 "경쟁 심화"에만 초점을 맞추면 수긍할 수 있습니다. 

 

자기개발능력에서 사실 난도가 특히 높은 대목은 없습니다. p187에 제시된 마인드맵을 보고, 지나치게 세부적인 각론의 문구에 매달리기보다는 전체 구조를 살피며 큰 그림을 분명히 파악하는 공부가 효과적입니다. 자원관리능력 파트에서 pp. 271~273에 나오는, 주어진 자료를 통해 상황에 최적화한 결정을 고르는 문제는 서두르지 말고 어디까지나 문제의 조건에서 제시된 사항만 고려하여 답을 골라야 하겠습니다. 

 

대인관계능력에서 허쉬와 블랜차드 리더십 모형은 특히 이번 가이드북 개정에서 비중이 종전보다 더 높아졌으므로 내용을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경영학 전공자라면 학부 과정에서 2학년 쯤 조직론 공부할 때 많이들 다뤘던 내용이죠. 

 

정보능력 파트에서 기술적으로 좀 세심하게 살필 대목은 운영체계, 워드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엑셀 등)의 여러 기능, 또 단축기 같은 것들입니다. 이 역시 평소에 컴을 다뤄 온 사람이라면 상식으로라도 다들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p351의 06번 같은 것도 옉셀 예제로서 많이들 접했을 익숙한 유형입니다. 

 

p354의 09번은 특정 수(십진수)를 이진법으로 변형하는 문제입니다. 십진수를 이진수로 바꾸려면 아래 해설에 나오듯 2로 계속 나눠가며 생기는 나머지를 아래에서부터 올라가며 일렬로 배열하면 됩니다. 그냥 쓰면 이게 십진법인지 이진법인지 알 수 없으므로 작은 글씨로 괄호 안에 (2)라고 붙여 씁니다. 이진수를 십진수로 바꾸는 과정은 훨씬 간단합니다. 이들 역시 사실은 중1수학 과정에서 배우는 내용이죠. 

 

pp. 382~383을 보면 지식재산권에 대한 여러 내용이 설명됩니다. 이들 상당수는 암기를 요하므로 관련 문제가 나왔을 때 헷갈리지 않게 확실히 해 둬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p396을 보면 고난도 ★★★인데도, 암기가 꼭 필요하지는 않은, 어찌보면 기술능력이라기보다 자료해석 능력 파트 문제 같은 유형입니다. 

 

제9장 조직이해능력도 조직론 파트의 발췌 응용에 가깝습니다. 출제빈도가 높아 알아둬야 할 대목은 pp. 424~425의 여러 표에 정리된 용어들인데 어차피 취준생이라면 다른 과정을 통해서도 눈에 익은 용어들입니다. p436의 PERT나 책임분석표도 어렵긴 하지만 빈도는 낮으며 오히려 타 자격증 시험에서 자주 출제되는 내용이죠. 여튼 출제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기본서 공부할 때는 플러스 알파까지 봐 준다는 기분으로 해야 합니다. 

 

실전모의고사는 1~2가 영역분리, 3~4가 순차통합, 5~6이 영역혼합입니다, 영역분리는 10개 능력이 딱딱 분리가 되면서 문제가 나오며, 순차통합은 과목 분리 표시는 없지만 결국 순서대로, 또 내용면에서 구분이 되는 문제 형식이고, 영역혼합은 수험생 입장에서 가장 부담되는 포맷입니다. 이 통합기본서 신판의 가장 큰 장점은, 기출문제 중 영역혼합 문항들을 일일이 분석하여 본문 설명 중에 10개 파트로 나누어 모두 흡수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도 5~6회(신규 문제)가 영역혼합형으로 출제되어 실전에 대비할 수 있게 했으니 짱입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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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공포 탈출 솔루션 | My Reviews & etc 2022-01-27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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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발표공포 탈출 솔루션

이진식 저
청년정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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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남들 앞에서 멋지게 발표하고 싶어합니다. 특히 직장에서 프레젠테이션(혹은 브리핑)을 할 때면 이는 승진 내지 생존을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질인데, 이게 결정적인 순간마다 울렁증이 생겨 잘 안 되는 이들이 많습니다. 발표 공포증을 탈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전문가의 도움이나 약물치료가 혹 따로 필요하다면 어떤 게 있는지 이 책이 많은 정보를 싣고 있습니다. 

 

NLP라는 게 있다고 합니다. "신경-언어프로그래밍"의 약자인데, "인간행동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법을 종합해 놓은 지식체계의 명칭(p29)"이라고 하네요. 리처드 밴들러의 설명에 따르면 "한마디로, 두뇌를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방법"이라고도 합니다. 방법이라는 단어가 두 번 들어갔으며, "방법을 가르치는 방법"이란 어구에 주목하게도 됩니다. 이는 이론적 측면보다 구체적으로 행동에 옮기고, 그 유효성을 더 중시하는 데서 이런 정의가 나왔다고 이 책 저자는 설명합니다. 

 

울렁증 같은 건 어떻게 보면 집중력, 주의력의 결여에 기인합니다. 주의를 집중하여 대중 앞에서 그 목적만을 딱 달성하고 나오면 될 것을 자꾸 잡념이 끼어들어 매번 행동조절에 실패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첫째 명상을 통해 잡념을 제거하고, 둘째 사물의 시각화를 통해 잡념을 제거하며, 셋째 자기최면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저자도 스스로 밝혔듯이 NLP는 이론적 체계성이나 정합성을 중시하는 게 아니라, 사례자가 실제로 여러 방법을 실행해 보고 효과를 보면 되는 것이므로 이 책에서 제안하는 다양한 방법을 실제로 적용해 보고, 그 중 하나라도 자신에게 잘 맞으면 괜찮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울렁증이라는 게 결국은 주의력 결핍과 관계 있다는 지적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싶었습니다. 

 

왜 주의가 산만해지는가? 여기에는 무의식에 저장된 트라우마가 또 한몫할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p60). 과거에 발표를 하다가 크게 실패했다거나, 담임 선생에게 지적을 당하여 부끄러워했다거나 하는 과거의 체험이 이후로도 계속 발목을 잡는 거죠. 이걸 극복하려면 자신의 인생 전체를 담은 필름(영화)과도 같은 시간선을 마음에 떠올려 보라고 합니다. 이는 미국의 태드 제임스 박사가 개발한, 특허를 받은 치료법이기도 하기 때문에 TM 마크가 그 뒤에 붙는다고도 하네요. 

 

"뇌는 실제와 현실을 분간 못 해서 상상을 실감나게 할수록 이를 실제라 느끼며 착각을 한다(p77)." 그런 까닭에 괜한 주의 분산으로 발표 공포를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정신을 잘 추스리면 이를 극복하여 발표를 멋지게 마칠 수도 있습니다. 특별히 무대 위에서 강하다고 보이는 사람들은, 아마 이처럼 뇌에서 긍정적인 기우운을 잘 발휘할 줄 알기에 그처럼 신들린 듯한 매너로 임무를 완수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p90이하에는 어렸을 때 친구들이 심하게 놀린 기억이 있는 내담자가 이를 상담자와 함께 극복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이런 걸 보면 어떤 절대적인 무대 공포증 같은 건 없고, 본인이 얼마나 긍정적인 기운을 잘 발휘하여 자신의 감정과 주의력을 잘 통제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p109에는 감각양식과 허위감각양식 사이의 관계를 보여 주는 표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소리의 높이, 크기, 어조 등을 세밀하게 조절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겠네요. 우리는 적절히 어떤 환상 같은 걸 떠올리며 자신의 감정을 무대에서 자신 있게 발표하는 데 최상의 수준으로 조절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무대에서 감정을 넣어 가며 멋진 표현력을 보여 주는 가수들은 어쩌면 이 원리를 자연스럽게 터득하여 그리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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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상수록 - 이항로 | My Reviews & etc 2022-01-26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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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계상수록

이항로 저
문사철 | 201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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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로 선생은 우리나라 위정척사학파의 거두이며, 특히 흥선대원군 집정기에 양이(洋夷)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주장하여 전국 유림의 큰 공감과 지지를 얻었습니다. 그의 학설이 주리론(主理論), 이원론 계열이기에 혹시 퇴계나 남명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을까 착각하는 이들도 있으나 엄연히 노론계입니다. 그의 근거지도 경기지방이었기에 기호학파의 큰 맥을 따르는 분으로서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남인이라고 해서 다 천주교를 신봉한 건 아니었으나 이항로의 당색은 노론이었기에 남인세력과 상당 부분 연계된 천주학 세력에 대해 그가 유독 단호한 태도를 취했던 건 그의 입장에서 보아 당연한 스탠스입니다. 

 

역자 강필선 박사는 특히 이 화서 이항로의 학문 세계를 중점적으로 연구한 분으로서 이 분야 최고 권위자라 할 만합니다. 특히 저자는 이항로의 모화사상, 명분론을 그저 맹목적으로 사대(事大)하는 무리들의 시대에 뒤떨어진 입장과는 크게 차이난다고 규명하였으며, 우리가 구한말 유림 유생이라고 하면 변화하는 세태에 무작정 눈을 감고 청나라를 숭배하며 서양 문명을 배척하는 꽉 막힌 무리들이라 여기는 선입견에 대해 정면 도전하는 입장입니다. 

 

한국의 성리학은 조선 중기부터 크게 퇴계의 주리론 이원론 계열과 율곡의 주기론 일원론 계열로 나뉩니다. 리(理)와 기(氣)가 서로 분별되며, 따라서 군주와 신하의 법도가 근본적으로 다른 면이 있으며 신하는 군주에 대해 절대적으로 충성해야 한다는 게 대체로 조선 주리론 계열의 결론입니다. "근본적으로 둘이 다른 면이 있기에" 리와 기를 많이 구별한다는 점에서 이원론입니다. 반면 율곡 계열은 기(氣)를 보다 중시하며 유학이 불가 등과 근본적으로 차이 나는 점이 바로 여기에 있으며 만약 지나치게 리를 중시하면 결국 불가 등과 차이가 없는, 주관적 관념론으로 흐르게 된다는 게 주된 입장입니다. 율곡이 기호학파를 이끌었으며 퇴계는 나중에 남인이 주가 되는 영남학파 계열입니다. 

 

양측이 이런 입장이었기에 현종 때 벌어진 예송에서 송시열 등은 임금의 도와 사대부의 예가 다를 바 없다 하여 기년복(1차 기해), 대공복(2차 갑인)을 각각 주장했고, 남인 측은 참최복과 기년복을 각각 주장하여 공방을 주고받았습니다. 또 회니시비가 숙종 연간에 일어나며, 나중에 나오 인물성동이론 논쟁 역시 비록 노론 내부에서 분화된 다툼이긴 하나 근원적으로는 이원론과 일원론 사이의 대립입니다. 조선 유학의 막을 내리게 되는 중요한 시기에 화서 같은 천재, 거인이 나타나 학문적으로 뚜렷한 입장을 남기고 간 건 어찌 보면 대단한 행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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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운에 맡기지 마라 | My Reviews & etc 2022-01-25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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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생을 운에 맡기지 마라

애니 듀크 저/신유희 역
청림출판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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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애니 듀크는 모티베이터, 컨설턴트, 기업체 대표, 저술가이기도 하지만 직업 포커 플레이어이기도 하다고 나옵니다. 포커처럼 운에 크게 좌우되는 게임에서 "직업 선수"로 뛰었다는 건 실력이 그야말로 탁월하다는 건데, 저자 스스로는 "매 순간 결정이 필요할 때마다 가장 합리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해 온 결과"라고 합니다. 포커 플레이어가 아니라 해도 우리들은 인생에서 매번 이것인지 저것인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그 선택의 결과가 성공적일 때가 많았다면 그 인생 자체가 성공에 가까워지는 거고, 그렇지 않다면 실패자가 되어 가는 거겠죠. 이렇다면, 인생의 성패(成敗)는 결국 "의사 결정을 하는 능력"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처음에 이 책을 펴 들었을 때는 나이 지긋한 남성 저자 같은 분이 자신의 인생 역정을 회고하며 이리이리 살아왔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들어 있을 줄 알았습니다. 일단 예상보다 두께도 두꺼웠을 뿐 아니라, 거의 모든 내용이 사례들의 분석과 논증에 기반하여, 독자의 사고 방식을 체계적으로 개조해 주는 내용에 가까웠습니다. 일종의 정신적 PT를 받는 느낌이라 할지. 아무튼 수필 읽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꼼꼼한 스케줄에 따라 어떤 빡센 실습을 하고 나온 듯한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인생에서 올바른 판단을 막는 여러 가지 편향이 있는데 책 p64 이하에서는 "사후 확신 편향"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내가 코인에 투자해서 결과가 좋았으니 당신도 해 보라고 막무가내로 권합니다. 그러나 전혀 다른 과정을 통해 비슷한 지점에서 마주친 두 사람에게, 방법만 우연히 같았다고 해서 그 결과까지 같으란 법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사람들은 결론을 그저 자신에게 편할 대로 끼워맞추며 자신뿐 아니라 남의 판단까지 왜곡하고 방해하려 듭니다. 한두 번 정도면 모르겠으나 매번 이렇게 비합리적이고 부정확한 생각으로 일관하면 설령 금수저로 태어난 인생이라 해도 언젠가는 파산, 파멸에 이를 것입니다. 

 

내가 그 시점에 이러이러한 선택을 했으면 지금과는 다른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까?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적어도 직관적으로 바로 도출되는 답은 틀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차피 그 선택 여부가 결정적인 변수가 아니었기에 결국 똑같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그 선택이 아니라 인접한 다른 상황의 변화에 영향을 끼치기에 결국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걸 분명히 알아내려면 p99에서처럼 의사결정 나무 그림(樹形圖)을 그려 보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가지에 가지를 치는 상황의 변화 추적을 통해 단지 그 시점에서의 결과 분포뿐 아니라 다른 상황으로의 변화 가능성도 체크할 수 있습니다. 

 

나무그림에 그치자 말고, p107 이하에 나오듯 결정과 그 결과를 상상을 통해 계속 자세히 써 내려가는 것도 좋습니다. 이걸 책에서는 반사실적 사고라고 부르는데 꼬리에 꼬리를 무는 if의 연쇄 속에서 나의 진로가 어떻게 변할 수 있었겠는지 구체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책에서는 필립 K 딕의 <높은 성의 사나이> 같은 대체역사 소설을 그 예로 듭니다. 이는 역사를 소재로 삼은 소설일 뿐이지만 (PKD의 플롯 설계처럼) 치밀한 방법을 통해 자기 인생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참 멋진 일이겠습니다. 

 

이런 방법을 "의사결정 다중우주 탐험하기(p125)"라 부를 수도 있겠는데 이 과정에서 유의할 건 사람마다 우선시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의사결정의 분기점마다 다른 선택들이 생기고 트리의 모양도 크게 달라지며 결과 세트(p128) 안의 상승잠재력, 하강잠재력 등의 값도 다 다른 계산이 나오겠죠. 용어가 좀 어려운 것 같아도 실제 책을 읽어 보면 아주 쉽게 풀어서 설명합니다. 이런 내용이 어렵게 서술이 되면 말이 안 되는 거고(어떻게 따라하겠습니까?), 다만 독자 입장에서는 눈으로만 훑고 넘어가지 말고 펜을 쥐고 실제 칸을 채워가며 따라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이론은 이론 자체보다 실제로 내가, 내 인생이 바뀌는 그 결과, 그 실천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제목도 그렇지만, 책을 읽으면서 가장 핵심적으로 체화해야 할 내용은 "대충 찍지 말라"는 겁니다. 아무리 처한 상황이 복잡해도 문제는 가능한 한, 풀이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분석하고 풀어야 하며 그 풀이는 합리적인 근거를 갖춘 풀이어야 하죠. 읽으면서 계속 뜨끔했던 게, 나는 여태 참 대충 감에 의존하며 대충도 살았구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이 책 저자는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이 책에서 설명하는 대로 하나하나 포인트를 짚으며 경우의 수를 나누고 확률을 계산하여 자신이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이 가장 큰 쪽을 고른 것입니다. 학교 다닐 때 계산 방법을 힘들여 가며 배운 이유는 바로 내 인생의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지 않겠습니까. "대충 짐작해야지 뭐." 이렇게 상황을 모면하는 태도는 인생을 그저 운에 되는 대로 맡기는, 아주 무책임한 방식입니다. 이렇게 살았으면서 과연 결과가 좋기를 기대할 자격이 있겠습니까. 

 

사실 대충 찍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살아온 데에도 이유가 없는 건 아닙니다. 책에서는 1) 일단 우리에게 주어진 정보는 너무 적다 2) 그 정보조차도 오류가 없으란 법이 없고, 잘못된 정보 투성이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러니 아마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써서 계산을 해 봐야 결과는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가능성이 제법 높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나의 소중한, 한 번뿐인 인생을 대충 찍으면서 살아서야 되겠습니까? 찍어도 계산을 조금이라도 진행한 후에 찍어야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그걸 떠나서, 내 인생의 중요한 문제를 그저 운에 맡긴다는 자체가 불성실하고 부끄러운 태도입니다. 

 

하물며, 이 두꺼운 책에 제시된, 여러 문제 해결 도구들은 쳬계적이고 합리적이며 유용하기까지 합니다. 이미 오랜 세월 많은 사례에 적용해 가며 그 타당성이 어느 정도는 검증되었으니, 아무래도 그냥 찍는 것보다는 그 결과가 더 유리할 것입니다. 이렇게 체계적인 도구를 쓸 때에도 주의해야 할 점은, 언어, 특히 일상언어에는 모호한 점이 많으며 최대한 모호성을 제거한 후 적용해야 그래도 가장 만족스러울 결과가 나오겠다는 점입니다. 


 

왜 나한테만 이런 이상한 사람들이 걸려들까? 나는 왜 항상 운이 없을까? 많은 이들이 이런 불만을 품거나 좌절감을 안고 삽니다. 머피의 법칙이니 뭐니 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평균보다 훨씬 나쁜 결과가 자주 생긴다면 이는 내 자신에 그런 요인이 내재해서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도 그 원인을 바로 제거할 생각을 않는다는 건, "내부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외부로부터의 시각(p205)" 사이에 너무 갭이 커서입니다. 물론 책에서 강조하는 건 후자, 즉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으로의 전환입니다. 이를 다른 말로 자기객관화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각자의 방안을 도출하고 때로는치열한 논쟁을 벌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우리는 "문제 해결"이라는 당초의 목표를 잊고 자기 의사 관철이라는 샛길로 빠져 불필요한 집착을 하거나 감정싸움을 벌입니다. "다른 사람이 좋은 의도로 내 의견에 반대할 때는 오히려 그 친절에 감사해야 한다(p229)." 그렇지 않고 설령 그가 나쁜 의도라고 해도 그 결과가 여튼 해답 도출에 도움이 되었다면 속으로나마 쾌재를 부를 일입니다. 구태여 그 작자에게 감사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대충 사는 사람의 공통된 특징은 오늘의 이익을 위해 내일을 희생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시간에 따른 이익의 할인이라든가 저축의 계산 같은 개념이 아예 들어서질 않습니다. 그러니 미래를 위한 장기 전략이 서질 않고 그저 당장의 위험만 모면하거나 순간의 쾌감을 노리고 모든 걸 희생합니다. 극단적인 경우 마약 등 파멸적인 유혹에 자신을 맡기는데 가뜩이나 부실한 두뇌가 더 망가질 수밖에 없죠. 

 

인생에 정답은 없다지만 이 책에 제시된 여러 전술을 다양한 상황에 응용하다 보면 사실 그 자체가 재미도 있을 뿐더러 매번 발생하는 이런저런 손실을 줄이다 보면 결국은 내 손에 남는 이익이 커집니다. 책은 데이비드 카너만 등의 행동경제학 이론에서 많은 도움을 얻었으며, 합리적으로 계산하고 이익을 기대하는 방식이 체질화, 내면화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보람, 쾌감이 생각 외로 크다는 점도 확인시켜 줍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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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2022 EBS 공인중개사 1문제 더 올인원 1차 부동산학개론

이종호 저
랜드하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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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인중개사 시험에서 부동산학개론 과목 난도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므로 수험생들은 기본서를 통해 확실히 이론을 알고 시험에 임할 필요가 더 절실해집니다. 그런데 물론, 기본서의 충실한 학습만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재시생(재수생)이라면 다른 그 무엇이 더 필요한데 정확히 수험생의 그 수요를 이 책이 충족하고 있습니다. 

 

랜드하나에서 나온 기본서(예를 들어 ISBN 9791190811422 같은 것)들은 기초서나 심화 말고, 정확히 기본서 공부 단계에서 수험생들이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재시 이상보다는 초시생을 더 배려했었으며, 수록 내용은 철저히 최근 출제 트렌드만을 염두에 두고 편집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수험생에게는 시간이 돈인 만큼 이런 태도가 고마울 뿐입니다.

 

그럼 재시생들은 부족한 2%를 어떻게 채워 넣어야 할까요? 이 책 표지를 보면 "합격생과 재수생은 1문제 차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 1문제 때문에 떨어진 이들에게는 1문제 정도만 더 보충하면 될 것 같고 제 생각에는 이 책이 딱 좋다 싶었습니다. 

 

너무 문제 위주로만 된 건 아니고 이론 요약, 정리도 나와 있습니다. 이 역시 기본서에서 약간은 수험생들이 잊고 지나치기 쉬웠던 토픽 위주입니다. 문제 pool이 아주 충실히 채워졌는데 "대표 문제 - 대표 기출 - 예상 문제" 순입니다. 대표문제는 난도가 좀 낮지만 여튼 이 단원에서 모르면 안 되는 사항을 안 잊었는지 체크하며, "대표 기출"은 역대 정답률이 낮았던, 유명한 기출들이 소개됩니다. 이 책의 꽃이라 할 만한 건 "예상 문제"들이며 이 부분이 과연 "그 한 문제 때문에 떨어졌을 법한" 문제들로 구성되었기에 공부하면서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며 내 부족한 구석을 메워 주고 있더군요. 여튼 "올인원"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습니다. 

 

물론 어떤 사람은 "그 한 문제" 찾으려는 건데 양이 많지 않냐고 할 수도 있습니댜.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는 단계에서는 처음에 채우는 대로 족족 들어가기 때문에 어렵지 않습니다. 대략 80~85%이 만들어지면 그때부터 완성이 어려워지는데 이게 사실은 여러 문제가 아니라 단 한 문제입니다. 1000피스 퍼즐에서 마지막 한 조각과는 다르죠. 내가 지난번에 놓친 마지막 한 문제를 찾으려면(사실은 내가 이번에도 또 놓칠 것 같은 마지막 한 문제를 찾으려면) 미리 진을 치고 꼼꼼히 준비해야 하는데 이게 더 어렵습니다. 또 그 난도도 당연히 더 높을 테니 말입니다. 쉬운 문제 하나 틀리는 바람에 떨어지는 사람은 거의 없죠. 여튼 그래서 이런 "올인원" 시리즈 같은 게 재시생한테는 필요합니다. 

 

p65을 보면 시장균형가격을 묻는, 우리 수험생들에겐 아주 익숙한 유형입니다. 중2 때 배우는 이원일차 방정식만 풀 줄 알면 설령 시장균형가격 같은 경제학 이론을 전혀 몰라도 1분 안에 풀 수 있습니다. 아마 이 한 문제 때문에 지난번 시험에 떨어진 사람은 거의 없겠으나 그래도 혹 모를 일이니 꼼꼼히 체크는 해야겠습니다. 이 단원 한정으로는 이게 난도가 가장 높습니다. 

 

다만 균형가격, 균형량 자체를 구하는 것보다 완전탄력, 단위탄력, 비탄력 같은, 가격에 반응하는 그래프의 성격을 묻는 걸 더 어려워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p64의 01번 같은 걸 풀어 보고 과연 "탄력적"이란 말의 뜻이 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하겠습니다. 제 주변의 어떤 이들은 이걸 정확히 반대로 알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완전탄력의 내용이 나오면 그걸 "비탄력"이나 "단위탄력"으로 바로 답해 버립니다. 확신을 갖고서. 그러니 명칭과 정의를 올바로 알아야, 문제를 다 풀고 정작 답을 잘못 쓰는 실수를 피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래서인지 이 책도 "탄력성" 이슈 관련 문제들을 훨씬 많이 배치해 놓았습니다. A의 B탄력성이라고 하면 (A의 변화율)/(B의 변화율)인데 이걸 반대로 알거나, 아예 "변화율"이 뭔지 모르는 이들도 많습니다. 랜드하나 교재들은 이런 걸 헷갈리는 수험생들을 위해, 기본서 안에서도 그랬었고, 이런 책에서도 일일이 케이스별로 하나하나 풀어주는 경향이 있던데 끝까지 헷갈리는 이들은 이렇게 해서라도 보고 익혀야 합니다. 편집이 약간은 고지식해 보여도 뭐 오히려 좋았습니다. 

 

지대(rent)는 요즘 정치인들이 자주 언급해서 더 신경쓰이는 출제 이슈입니다. 책에서는 친절하게 리카도와 마르크스의 입장을 대별하여 두 설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한눈에 보기 좋게 정리합니다. p107을 보면 튀넨과 마샬의 입장까지 추가하여 문제화하였으나 역시 난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지대 문제도 그리 안 보이지만 경제학 이슈이며 학자로서 과거의 리카도(나 마르크스)가 나왔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버제스의 동심원 구조 이론 등 지리학 토픽으로 넘어갑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부동산정책인데 이 중 몇몇은 2차 과목 일부(공법)와도 내용이 겹치므로 한 번에 확실히 공부해 둬야 하겠습니다. 또 p168의 조세정책 파트도 2차 과목의 세법과 조금은 겹치죠. 여튼 1차 할 때 이 정도는 확실히 체크를 해야 나중에 또 고생을 하지 않습니다. 그 다음에는 투자론인데 어떤 사람은 비체계적 위험과 체계적 위험을 맨날 헷갈리기도 합니다. "피할 수 없는 게" 체계적 위험이며 분산투자를 통해 같은 수익률로 세팅할 수 있는, 아직은 덜 최적화한 게 "비(非. non-)"체계적 위험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염두에 뒀는지 표가 자세합니다. 

 

p208에 현가계수를 이용해 현재가치를 구하는 문제는 구조가 매우 단순하지만 또 꾸준히도 출제되며 틀리는  사람은 매번 틀립니다. 반대로 투자론에 대해 전혀 이해를 못하는 사람도 이 유형 하나는 귀신같이 풀어내기도 합니다. 여튼 내 약점이 솔직히 이쪽이다 싶으면 자기기만을 할 게 아니라 그 부분을 집중 보안해야 합니다. 거기에 "놓친 한 문제"가 있었다면 차라리 다행이죠. 


 

여튼 이 교재는 여러 테마로 나눠 놓고 일일이 출제 연도와 빈도를 다 적어 놓고 수험생들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런 걸 대충 넘어가고 본문 위주로 공부하는 분들도 있고 뭐 그런 태도도 좋으나 일단 자기가 어떤 부분이 약한지는 체크를 해야 하고 객관적 팩트 위주로 전략을 짜야 합니다. p229를 보면 (어림셉법에서) 역시 표에다가 숭수법과 수익률법이 어떻게 서로 다른지 표에다가 일일이 대조를 시켜 놓았는데 이게 이 랜드마크 시리즈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추상적인 말로 깔끔히(?) 정리하는 게 아니라 잘 모르는 수험생들을 위해 일일이 노가다처럼(?) 이해를 시켜 주는...


 

감정평가 파트도 꽤 어렵습니다. 이쪽 테마에서 유독 펑크가 잘 나는 분들도 있겠습니다. p347의 예상 문제 같은 건 기본 내용만 잘 익혀도 풀 수 있겠으나, 감정평가 단원에서는 내용 이해 자체가 사실 쉽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원가법에 의한 적산가액 계산이, 계산 자체도 까다로울 뿐 아니라 까딱 잘못하면 식을 잘못 적용할 수도 있고 어떤 이들은 이런 유형만 봐도 지레 기죽기도 합니다. 재시라면, 어떤 단원을 통째 포기하고 들어갈 게 아니라 정직하게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부실하게 공부된 부분을 꼼꼼히 보완해야 하겠죠. 


 

책 말미에 재미있게 요약된 여러 이론 파트도 좋았습니다. 사람 이름 같은 건 헷갈리기 쉬운데 재미있는 말투 덕에 머리 속에 잘 남았던 것 같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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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 글로벌 인재들의 예의 바른 비즈니스 영어 | My Reviews & etc 2022-01-23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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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예의 바른 비즈니스 영어

Hyogo Okada 저
베이직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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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손짓 발짓 섞어가며 문법에 맞지도 않은, 단어만 간신히 이어붙인 걸 영어랍시고 해도 상대방이 애써 이해해 주곤 했습니다. 그러나 예를 들어 이 책 p5, 6에 나오는 것처럼, 마이크로소프트나 딜로이트 같은 일류 조직에서 그런 식으로 소통을 시도하다간 어떤 결과를 맞는지 이 책 저자가 잘 알려 주고 있네요. "회화는 문제가 없었는데..."  사실 회화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본인이 그걸 몰랐고 상대방이 너그로운 마음으로 (참아 주고) 이해를 여태 해 줬다는 것뿐입니다. 

 

우리도 외국인들이 엉터리 한국말을 해도 다 너그러이 받아 주지 않습니까. 이런 게 격식을 갖춰야 할 자리에서는 전혀 안 통한다는 것뿐이며, 그런 자리에 가야 할 필요가 있는 이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영어를 구사할 필요가 있겠죠. 물론 본인이 탁월한 아이템을 갖추었다면 상대방을 이쪽 기준에 맞추게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기보다 차라리 고급 영어를 새로 배우는 편이 쉬울 것입니다.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을 경우"에는 이 책 p8에 (바람직하지 못한 예시로) 나오는 대로 Once more, please?라고 했다간 상대방의 표정이 안 좋을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please 역시 결국에는 명령에 섞는 말이므로 이 경우 큰 효과를 못 내겠으나, 더 큰 문제는 Once more에 있을 듯합니다. 이건 명백히 명령투이니 말입니다. Sorry?도 사실 발화자의 표정이 나쁘면 무례하게 들리긴 마찬가지입니다. 

 

저자는 첫째 활용 가능한 구문을 많이 알아 두고 사용할 것, 둘째 상대를 배려하고 정중히 대하는 표현을 주로 쓸 것을 우리 독자들에게 권유합니다. 우리말도 존대 표현이 그렇게나 발달한 게 결국은 처음 보는 상대, 혹은 공적인 일로 만나는 이들을 정중하게 대하려는 고려에서 비롯했겠죠. 저자가 강조하는 이 원칙들만 마음에 잘 새겨도 학습의 능률이 크게 오르고 실전에서도 효과릃 톡톡히 볼 듯합니다. 

 

우리말에만 경어 표현이 잘 발달되었다고 착각하기 쉬우나, 영어야말로 어휘 사용을 통해 세심하게 상황에 따른 표현을 하는 영어이므로 함부로 경우에 맞지도 않은 말을 쓰다가 큰코다치기 쉽습니다. 우리말은 어휘도 어휘이지만 문법이나 어미, 접사의 기능이 크지만 영어는 어휘의 뉘앙스가 그 구실을 다 대신하다시피하므로 네이티브라고 해도 자라온 환경이 나쁘면 이걸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지인 기준으로 나는 이게 통하던데 이렇게 구는 게 너무나도 위험합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고 생각하고 겸손하게 배워야 합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에조차 (한국 식으로)  우물쭈물하고 소극적으로 구는 건 또 안 됩니다. 그러면 결국 자신만 손해 볼 뿐이죠. 

 

"네이티브에게는 조금 과하다 싶은 표현도 외국인이 하면 잘 통하는 수가 있다.(p9)" 어떤 책 저자를 보면 "이런 튀는 표현을 써 봐야 '이 사람은 직업이 코미디언인가?' 같은 냉소적 반응이나 얻는다"고도 합니다. 저는 그 말에 반대하고, 실제로 이렇게 해 보고 주변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본 이 책 저자님처럼, 너무 판에 박힌 말만 할 게 아니라 긍정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다채로운 표현(p47)을 쓰는 게 맞다고 봅니다. 설령 좀 과해도, 말하는 사람이 우리 외국인이니만치 너그럽게 봐 주지들 않을까요? 

 

"상대방이 뭔가를 묻는다면, 같은 질문을 나한테도 해 달라는 신호일 수 있다(p65)." 우리도 사실 이런 이치는 마찬가지인데, 우리는 보면 친한 사람끼리는 별의별 소리를 다 하다 선을 넘고 싸우기도 하지만, 모르는 사람하고는 아예 말을 안 하니 이게 잊기 쉬운 원칙이 아닐까 싶습니다. "Any great news?" 같은 표현은 상대에게 뭘 묻거나 할 때 꺼내기 좋은 말이라고 합니다. 이걸 딱딱하게 "Do you have some....?" 같은 딱딱하고 어색한, 번역기에 돌린 듯한 콩글리시보다 훨씬 좋을 것 같아요. 또 우리는 news라고 하면 TV나 신문에서 보는 아티클 같은 것만 생각하는데 훨씬 쓰는 범위가 넓습니다. 

 

"Could you clarify your...?" 이런 표현은 확실히, 우리가 이른바 "회화"니 "생활영어"니 하는 교재들에서는 드물게 배우는 표현입니다, 더 격식을 갖추자면 amplify도 쓸 수 있겠죠. 그러나 상황이 상황일 때에는 이런 말도 쓸 줄 알아야 하며, 이것이 이른바 1950년대 슈사인보이 잉글리시와는 차별화되는 지점이기도 하겠지요. 예전에 제가 전철역에서 어느 젊은 여성분(모르는 사람)이 외국인과 통화하는 걸 들었는데 여성분이 "The data is manipulated."라고 하자 상대방 원어민이 What?하고 흥분하여 대꾸하더군요. 이게 아마 그 여성분 직급에서 그리 단정하듯 말할 수 없는 성격이라고 (상급자인 듯한) 그분은 생각했었겠죠. 제 생각에는 "I think"나 "In my opinion"를 먼저 붙인 후 "compromised"나 "fixed" 같은 표현을 썼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물론 저도 구체적인 상황을 모르는 입장이긴 했지만... 

 

모른다고 했을 때 I don't know라고 하면 너무 잘라서 말하는 투라고 합니다(p209). not sure 같은 표현이 낫다고 하며, guess나 assume 등 조금이라도 뒤에 뭘 붙여서 설명할 수 있는 동사를 쓰라는 게 저자의 권유입니다. 물론 이것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정말로 모르겠거든 I don't have the slightest idea 같이 분명히 나의 무지를 상대에게 밝혀 줘야겠죠. 중요한 건 내 의사나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려는 노력이겠습니다. 

 

저도 의외로 참 자주 만나는 표현이, authorize라는 동사였습니다. 이 책 p238에서 이야기하듯, I'm not authorized to 동사원형이라고 하면 "저는 그렇게 할 권한이 없습니다."라는 뜻이 되죠. 물론 나뿐 아니라 상대를 책망할 때도 이걸 쓸 수 있습니다. "당신이 무슨 권한으로 ...를 합니까?" 같은... 이게 예의는 없지만 상항이 이 정도까지 가면 예의를 고려할 환경 자체가 아니겠죠. 그리고 p266에도 나오지만 영어권에서는 직장의 상급자나 아이의 부모가 "I am proud of you."라는 표현을 상황에 따라 참 적절히 씁니다. 책에선 이게 최고의 칭찬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렇습니다. 책에선 하급자도 상급자에게 쓸 수 있다고 하는데 뜻을 생각해 보면 정말 그렇죠. p286에 나오듯 let, have, get, make 등이 미묘하게 다르므로 잘 모르겠거든 have를 쓰라고 합니다. 

 

영어 역시 어떤 기계처럼 내 의견을 전달해 주는 장치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담긴 언어입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만 제대로 갖추어도 큰 실수는 면하겠습니다. 또 이 책을 읽고 느낀 건 결국 영어는 어휘력에 달려 있으므로 꾸준히 익히는 게 첫째 방법이며 구문을 잘 익혀 쉴새없이 응용하고 발휘해 보는 게 최고라는 점이었습니다. 구문이 다양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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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 | My Reviews & etc 2022-01-22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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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

박지우 저
추수밭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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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여러 나라들의 놀라운 복지 수준은 그간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개발 독재 시대에는 한국도 어서 노력해서 저런 공동체의 본을 받아야 한다고들 했다고 하죠. 그런데 그 실상을 알고 보면, 반드시 훌륭한 모범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저런 유형의 사회로 전면 이행한다고 할 때 한국인들의 전폭적 동의가 과연 가능할까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문제는 앞으로 많은 숙고와 토의가 뒤따라야 할 그런 이슈 같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올바른 근로 윤리를 지닌 이들조차 시간이 흘러 고복지 체계에 익숙해지면 도덕적 해이에 바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p56)." 도덕적 해이도 물론 문제이겠거니와, 사람의 능력은 그것을 계발하고자 하는 절박한 의지가 있을 때 제 모습을 (힘들게) 찾곤 합니다. 오히려 여유가 있을 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적성이 잘 다듬어진다는 반론도 가능하나, 사람은 자신이 잘 하지 못하는 일도 그저 부러운 마음이나 허영심, 잘못된 자아상, 착각 등 때문에 시도하다 결국 실패하곤 하는데 이런 비용도 사회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면 그것도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감독, 뮤지션, 프로야구 1군 선수 등은 대한민국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 번 정도는 되어 보고 싶어하는데 과연 이런 일을 직업으로 해낼 만한 자질을 타고나는 이들이 오천만 중 몇이나 될까요. 2군에서 고생고생하는 이들도 청소년기에 다 천재 소리를 들었으나 성인이 되어 정규 리그에 올라오면(그 전에, 구단에 지명되는 일 자체가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공에 손 한 번 못 대어 볼 만큼 기량 차가 큽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그간 노력을 게을리했겠습니까, 그렇다고 절실함이 부족했겠습니까. 안 되는 걸 어쩌겠습니까. 

 

"복지 수혜자의 입장에서는 무임승차가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경제학에서 밝혀낸 여러 역설 중 하나이며, 시장이 만능이고 효율적이라는 가정에 대한 가장 유력한 반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하물며 제도로서 복지 배분을 기본으로 깔고 들어간다면 그 부작용은 상상이 안 될 정도이겠죠. 이어서 책은 핀란드에서 최근 시행된 기본소득제에 대한 비판을 가합니다. 모든 곳이 다 그렇지는 않으나, 적어도 핀란드의 경우 그간 시행되던 복지제도가 모두 폐지된 후 기본소득이 시행되었는데 이것이 과연 바람직할지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고 책은 말합니다. 찬반을 떠나서 기본소득제를 한국에서 시행하려면 그 준비 작업이 상상을 초월하리라는 점 다시 생각해 봅니다. 

 

스웨덴의 어느 젊은이는 교환학생으로 한국 모 명문대에 다녀왔던 기억을 떠올리며 "열심히 노력하는 자에 대해 우호적인 시선을 주던" 사회 분위기에 대해 행복해했다고 합니다. 바꿔 말하면 스웨덴은 그렇지 않다는 거죠. 스웨덴은 지형이나 기후 등의 조건이, 그 나라가 처음부터 보유한 자원과 산업 구조에 의해 유지되는 나라이며 이런 나라에서는 각자가 각자의 능력과 적성에 따라 일하기보다 그저 주어진 역할에 "남들만큼만" 충실한 게 훨씬 바람직합니다. 동유럽과 소련의 공산주의가 모두 망한 지금 오히려 스칸디나비아 인근 3국만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중인지도 모르겠는데, 이들 나라가 냉전 체제 당시 큰 말썽 없이 살아남은 것도 어쩌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겠습니다. 애초부터 사회 분위기 자체가 공산주의와 근본적인 차이는 없었던 거죠.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에서는 de 같은 접두어가 성 앞에 붙는다고 해서 과연 그 사람의 출신이 귀족인지 바로 신뢰할 수 없다고도 합니다. 한국도 현재 본관이나 족보 없는 사람이 없지만 과연 액면대로 누구나 양반가의 혈통인지는 여러 모로 의심스럽죠. 스웨덴은 귀족 아닌 사람이 귀족 성싸를 쓰는 게 법으로 금지되었으며, 귀족은 귀족만의 거주지에 확고한 장벽을 치다시피하고 살며 평민들과의 삶이 완전히 구별됩니다. 한국도 물론 비슷한 면이 있으나 이런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몰락하는 것도 어찌보면 한순간이며 자신의 부가 그 직계혈족에 바로 세습되거나 법으로 보장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 다릅니다. 상속세율도 엄청나며 바로 자녀 대에 서민으로 떨어지는 게 부지기수죠. 

 

이와 관련 책 저 뒤 p207 이하에 보면 스웨덴 기업은 아예 상속세라는 게 없기에 총수가 탈세로 구속되고 사회적 지탄을 받고 할 여지도 없습니다. "착한 기업" 역시 허상에 가깝다는 게 저자의 비판이나 단 저자는 이 대목에서 마냥 한국의 재벌에 온갖 규제 철폐 등 특혜를 주자는 주장에도 역시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한국의 재벌은 구조적으로 역사적으로 다른 문제점이나 특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죠. 

 

한국에서는 스웨덴 등의 복지체계를 주로 진보진영에서 지지하는 편이나, 스웨덴 등에서 자국에 노동이민을 온 소수자에 대한 차별상은 실로 목불인견이라 할 만합니다. 물론 전통적으로 스웨덴 등에서 존중해 온 가치는 관용과 타협, 평등 등입니다만 이민자의 수가 늘고 이들의 가치관이 스웨덴 전통의 관념과 충돌하기 시작하자 스웨덴인들 사이에서 극우정당 등이 새로이 발호할 여지가 생긴 것입니다. 물론 차별적 구호와 혐오 선동은 주로 극우정당의 소행입니다. 그러나 극우정당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일반 대중 사이에 이런 뚜렷한 움직임이 있었기에 극우정당도 없던 게 새로 생긴 거죠. 이는 결국 기존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못 한 소치입니다. 

 

한국의 문화와 우수한 제품이 세계를 휩쓰는 시대이지만 스웨덴인들은 아직도 Korea라고 하면 대뜸 북한을 떠올리기에 현지 거주 한인들의 우편물이 북으로 발송되는 촌극도 있다고 합니다. 이는 아직도 스웨덴인들이 세계화의 추세에 뒤떨어지는 면이 크다는 방증입니다. 한국인 등 이민자들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종사해야 하는 직업이 따로 있는" 엄연한 차별이 지배합니다. 스웨덴이 자랑하는 "평등사회"와는 너무도 거리가 멀죠. 이민자는 이민자대로, 스웨덴 토종 백인들은 (일부이기는 하나) 그들대로 불만이 팽배한 것입니다. 

 

책에는 "무상의료국가에서 코로나 사망률이 더 높았던 이유"를 조목조목 짚습니다. 물론 무상의료하고는 하늘과 땅만큼 거리가 먼 미국도 마찬가지이긴 합니다만 의료 서비스만큼은 남다른 줄 알았던 스웨덴에서 그토록 부실한 대처에 머물렀던 건 충격입니다. 사실 스웨덴은 놀랍게도 "자연면역"을 추구하여 당국이 초기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도 하나의 원인입니다. 지금 보면 미친 짓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는데 이 역시 그 사회의 특성 중 하나입니다. 

 

어느 사회건 단점도 있고 배워야 할 점도 있습니다. 가장 위험한 건, 무엇 하나를 절대선으로 보고 무작정 따라하려는 무모한 시도입니다. 배워야 할 건 당연히 두려워말고 배워야 하겠으며 그것이 지난 세월 동안 우리 나라가 남다른 번영을 누릴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그러나 우리 고유의 장점을 그 와중에서 잃는다면 이는 애초에 시도 안 함만 같지 못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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