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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꼼꼼하게 리뷰를 올려주셔서 .. 
리뷰를 보아하니 책 내용도 너무나 궁.. 
이무것도 안 하는 직업이라는 책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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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비타민 건강법 | My Reviews & etc 2022-02-2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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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메가 비타민 건강법

후지카와 도쿠미 저/황명희 역
성안당 | 202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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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면역력의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는 요즘입니다. 비타민이 일반적으로 좋다는 말은 많이 듣습니다만 내 체질과 상황도 고려해 가며 섭취하는 게 맞겠고 가능하면 가성비도 고려되었으면 좋겠는데 이 책의 저자 후지카와 박사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동시에 챙기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단백질 과잉 섭취는 일어나지 않는다." 설령 과잉 섭취가 된다 해도 이는 몸 밖으로 바로 나오기 때문에, 단백질이 부족한 사람은 있어도 지나친 사람은 없다는 게 저자의 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프로틴 함유율이 70%인 1kg를 3일 동안에 다 먹는(p43) 속도라야 한다는 거죠. 뭐든 지나치면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그게 단백질에 한해서는 해당 사항이 없다는 말이라서 좀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지금 이 책에서 저자가 단백질을 권하는 이유는, 앞에 당질제한을 권하는 이론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하면 당은 과하게 섭취하면 안 된다는 거고, 이는 우리 모두가 상식으로 알고 있는 바입니다. 그 당질을 제한하는 만큼, 이를 단백질로 보충하라는 겁니다. 당질이 바로 제한되면 누구나 고통스러움을 느낍니다. 이것이 단백질로 바꿔지면, 그 고통이 최소화한다는 거죠. 

 

백내장은 노인층에게 흔한 질병이며 보통 간단한 수술로 해결된다고 하지만 부작용을 겪는 이들도 많습니다. 즉 사람에 따라 상황이 다 다르므로 "에이 뭐 나이 들어서 진척되면 수술로 해결하지" 같은 생각은 곤란하며, 인공 인구를 삽입하는 수술이니만치 가능하면 안 발생하는 편이 낫다는 겁니다. 이 백내장을 예방하는 방법이 고용량 비타민C 복용이라는 것이며(p91) 그 외 30여개의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비타민 E는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p128에 여러 효과가 제시되는데 이 정도면 만병통치약(물론 그런 건 없습니다만)이 아닐까 싶을 만큼 다양한 용도가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는 상당히 씁쓸한 이야기 하나를 전합니다. 그것은 일부 의료인들이 "특허 없이 섭취 가능한 물질로 예방이나 치료가 가능하면, 관계자들이 돈을 벌 수 없다"는 생각에 해당 효과를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내용입니다. 참 입맛이 씁쓸해지며, 물론 특허 제도라는 건 여태 인류의 진보와 풍요에 큰 기여를 한 게 맞습니다만 이처럼 명백한 진실이 순전히 "돈이 안 된다, 장사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만으로 은폐될 수도 있다는 게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그러고 보면 한때 비타민 무용론이 크게 유행했던 것도 이런 이유가 있지 않았나 의심도 듭니다. 

 

감염증, 혹은 체내 침투 바이러스 관련 어떤 비타민이 효과가 있을지는 지금 시국에 특별한 관심사입니다. 이이에 대해서는 p166에 자세한 정보가 나오는데 마그네슘, 아연, 셀레늄 같은 게 제시됩니다. 셀레늄은 특히 요즘 나오는 비타민제에 많이 포함된 것 같고, 마그네슘이나 아연은 그전부터도 많이 거론이 되었더랬습니다. 또 p168에 나오는 인터페론 이야기도 귀담아 들어볼 만합니다.

 

비타민은 과일이나 야채 등에 포함된 걸로 자연스럽게 먹는 게 좋다고들 하지만 요즘 같은 시국에는 인위적으로 섭취량을 증가할 필요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독자와 대중을 위한 정보 전달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저저자의 말씀이라서 더 집중하여 읽게도 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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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3 약속식당 | My Reviews & etc 2022-02-2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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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박현숙 저
특별한서재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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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야속한 건, 어차피 필멸의(mortal) 존재일 뿐인 우리가 죽어야 한다는 게 새삼스러워서가 아니라, 그간 간직해 왔던 기억과 애착을 다 털고 가야 한다는 그 사실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약 100년을 살아도, 어디 무인도 같은 데에서 아무리 호화로운 의식(衣食)을 소비하며 살았어도, 그 행복한 기억을 공유할 다른 상대가 없이 혼자 살았다면, 백 년 정도라면 그게 지겨워서라도 가야 할 때 별 미련이 남지 않을 것입니다. 주관적으로 미련이 남는다 해도 그건 그 사람의 사정일 뿐 남들이 딱히 공감을 해 줄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설이와 채우처럼, 어린 나이에 온갖 애틋한 감정을 다 쌓고 지냈다면 그 어린 나이에 이루지 못한 관계와 감정이 얼마나 안타깝습니까. 제3자가 보기에도 말입니다. 이렇게 아까운 나이에 죽는 것도 아깝지만 두 사람의 감정은 어디서 결실을 따로 맺어도 맺어야 마땅하겠는데.... 미국 영화 중에서도 로다쥬가 나오는 <알렉스 두 번 죽다(Chances are)>같은 게 이런 내용이죠. 한 사람은 전생의 기억을 갖고 다시 태어나며, 다른 사람은 그렇지 못한 비극... 혹은 이병헌 주연의 한국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도 크게 봐서 이 범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베스트셀러의 전작을 미처 읽지 못해서 처음에는 왜 주인공 이름이 남자 같은 채우일까(였을까) 생각했는데 남자였으니까 이름이 저런 게 당연했네요. 채우는 식당 아줌마로 다시 태어나고.... 그러나 설이는 아직 누구인지도 모릅니다. 기억은 (만호의 룰에 따르면) 갖고 태어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짜장면 열 그릇을 먹었다는 왕 원장(이 동네 남자 미용사)일까? (지금은) 키 160cm 정도에 70kg이 넘어 보이는 아줌마인 채우는, 이제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을 알기에 더욱 조급합니다. 

 

이 아주머니도 살아 온 세월이 있을 텐데 왜 하필 지금 자신이 전생에 채우였으며 이제 설이를 만나 "파감 로맨스"를 이뤄야 하는 미션이 있음을 새삼 깨달았을까요? 앞서 말한 영화 <알렉스...>는 어려서부터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으니 일생을 잘 조절해가며 전생에 못 이룬 사랑을 이룰지 안 이룰지 조절할 수 있었으나, 약속식당 아줌마는 그렇지 못합니다. 갑자기 아줌마가 되어서(채우의 영혼 입장에서는 그렇죠), 이제 얼마 안 남은 시간을 막 재면서 동시에 설이도 만나야 합니다.

 

제가 이 소설을 읽으며 (겉모습은 중년 아줌마지만 영혼의 나이는 어린) 채우가 기특했던 건, 설이가 지금 이 생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상관 없이 설이를 만나 "파감 로맨스"를 이루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지난 생은 고사하고 이번 생의 로맨스조차도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옳았을 아사코"를 만나 행여 (그녀가 아닌) 내 감정에 상처를 입을까 두려워 만나지를 않습니다. 내가 기대했던 설이, 아니 아사코가 아니면 (그녀가 아닌) 내가 얼마나 실망할까 그게 두려워서이죠. 그러나 채우는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얼마 되지도 않은 이 생의 내 자원을 다 써가며 그녀 설이를 기어이 만나려고 합니다. 

 

우리는 이 생에 나만의 설이를 갖고 살아갈까요? 아니면 이미 만났는데 서서히 감가상각을 해 가며 사는 걸까요? 이기적이고 동물적으로 원초적인 욕망과 이기심만 충족한 채 막상 "설이"가 없는 생이라면 당장 마감한다 해도 별반 가치 있는 생 같지 않습니다. 반대로 아줌마처럼 어느 순간(자의가 아니겠으나) 나의 설이가 있었음을 깨닫고 그 남은 시간 동안 만남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면 얼마 안 남은 생일망정 매 순간이 보석처럼 빛날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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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30분 회계 | 경제경영/자기계발 2022-02-2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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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스타트업 30분 회계

박순웅 저
라온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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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라고 해서 기술 요소에만 신경 쓸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기존 기업이 소홀히하기 쉬웠던 새로운 회계 문제에 주의의 눈길을 돌려야 하며, 또 회계를 통해 해당 스타트업의 문제를 개선할 수도 있습니다. 이 책에는 스타트업이 특히 유의해야 할 여러 "회계적인" 상황과 그에 대처하는 적절한 방법들이 나옵니다. 요즘은 상식으로도 회계 요령이 널리 알려져 있기에 일반적인 원칙 이야기는 별 도움이 안 됩니다. 정말로 스타트업 경영자, 창업자한테 도움이 될까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읽었는데 실제 맞닥뜨릴 만한 상황, 그에 대한 (현실적인) 해법이 많이 나와 있어서 좋았습니다. 

 

분명 물건을 팔았으나 아직 대금을 받지 못한 것을 매출채권이라고 합니다. 매출채권은 그게 실현만 되면 바로 현금과 같아지므로 이걸 자산으로 치는 건 당연합니다. 문제는 저 돈을 아직 받아내지 못한 채 긴 시간이 흐르고 그 거래 상대방은 형편이 어려워지거나, 다른 채권자가 먼저 변제를 받거나 해서 돈을 아주 떼일 염려가 커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럴 때 법정감사(p20)를 맡은 회계법인은 저 매출채권을 두고 "자산"이 아니라 비용으로 처리하라는 권고를 합니다. 이건 이미 자산 축에 끼지도 못하고, 그냥 떼인 돈 셈 치라는 거죠. 책에서는 회계 담당자가 업무 인수인계를 소홀히했거나 CEO가 무신경한 이유를 듭니다. 또 어쩌면 회사를 부실하게 보이지 않게 하려는 은근한 의도에서 이를 방치하고 있을 수 있다고도 합니다. 사실 이런 고민도 어느 정도 이상으로는 규모가 커서, 미처 CEO가 일일이 못 살필 정도나 되어야 할 수가 있겠죠.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는 대금 지불이 며칠만 늦어져도 당장 존립 여부를 걱정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더 막연한 건 투자자산입니다. 가능성 하나만 보고 일을 벌였지만 과연 어느 정도나 되는 시간 안에 얼마나 그 회수가 가능할까요? 그저 당해 연도에 비용으로 다 처리했어야 하는 게 아니었는지... 책에서는 캄보디아 현지에 투자한 예를 드는데 설상가상으로 이때 든 비용은 대부분이 차입금이기까지 한 상황입니다. 책에서는 이를 두고 "시한폭탄(p36)"으로까지 비유합니다. 이처럼 적정한 회계처리는 그저 외부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 줄 뿐 아니라 경영자에게 자신의 회사가 지금 어떤 형편인지 정확한 결정을 하게 돕는 자료 구실을 합니다. 

 

회사는 그 임직원에게 돈을 빌려 주는 역할도 가끔 합니다. 이를 "주임종단기대여금(p45)"이라 부르는데 "주임종"이란 주주, 임원, 종업원의 준말입니다. 특히 대표이사에게 대여했을 때에는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거래인지 먼저 살펴야 하며, 이 돈은 정해진 기간 안에 돌려받을 수 있을지도 정확히 평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가상의 예에서 회계법인(감사인)은 자산성이 없다고 평가했는데 대여금이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에 있는 이들에게 집중되었으며, 선급금 발생 내역을 알 수 있는 서류가 없었던 점 등을 근거로 듭니다. 그러니 꼭 법정 감사 같은 이유가 아니라 해도, 예를 들면 이런 사정이 파악될 시 CEO는 우리 회사의 자산 중에서 무엇이 가치가 없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지분 등의 소유를 통해 연결된 기업의 상황도 함께 꼼꼼히 살펴야 할 때가 많습니다. p57에 나오는 대로 어떤 자회사에 투자한 지분이 과연 회수 가능한지 심각한 의문이 생길 정도가 되면, 그 모회사의 재정 상태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 사례에서 모회사는 자회사의 부채에 대해 보증까지 선 상태였습니다. 그저 당기순손실이 났다는 점만으로는 바로 감사의견에 영향을 끼치지 않게 된다고 책에서 설명합니다(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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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뇌가 사랑을 의심할 때 | My Reviews & etc 2022-02-2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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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당신의 뇌가 사랑을 의심할 때

다니엘라 베른하르트 저/추미란 역
불광출판사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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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사랑에 빠진다는 건 혹 그 사랑이 잘못되었을 경우(그런 일이 행여 없어야 하겠지만)의 부작용도 부작용이지만 사랑을 한창 진행 중일 좋을 때도 문제입니다. 이 책 p26을 보면 신경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를 인용하여 "단기 뇌 손상 상태"라 규정하는 말도 나옵니다. 또 "사랑에 빠지다"는 뜻의 독일어 verliebt 역시 그 비분리전철인 ver-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뜻임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laufen은 역주에 나온 대로 길을 가다라는 뜻이지만, run, 즉 뛰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제목인 라 트라비아타("춘희")도 탈선한 여인이라는 뜻이 되죠. 여튼 무엇인가 강렬한 감정에 빠진다는 건 그게 당사자에게 아무리 쾌감을 주어도 일단 "상궤(常軌)"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사랑이 잘못 접어드는 단계라도 된다면, 당사자는 정말 조심해야만 하겠죠. 

 

보통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는 말을 쓰는데 이걸 두고 저자는 "상대를 미화했던 엔도르핀이라는 안개가 걷힌 상태에서 보이는 그 존재"는 이제 투박하기 짝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제 실체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 상대와는 그럼 과감히 관계를 접기라도 해야 마땅할까요? 또 그럴 수는 없습니다. 이 책은 아주 실용적인 관점에서 시작하고 최대한 상대나 나나 대미지를 줄이는 관계를 어떻게 만들지를 제시하는 내용입니다. 책에는 여러 리스트가 있습니다. "상대 비판" "자기 비판" "바람직한 관계" 이런 툴(tool)들은 그와 나와의 관계가 어디서 어떻게 손상되었는지, 어디서부터 살려볼 시도를 할 지점이 남았는지, 아니면 정말 당장 kill해야 할 만큼 망했는지(?)를 점검해 보게 합니다. 현 상태가 되돌이킬 수 없을 만큼 파괴되었는지 여부는 객관적으로 진단하여야 하며, 그저 감정적으로 판단하거나 괜한 미련으로 어떤 여지를 남기고 어쩌구 할 일이 아닙니다.

 

책 p45에서는 직업적 번아웃이란 상태의 열두 단계를 제시합니다. 1) 자신을 증명해 보고 싶은 갈망을 느낀다... 에서 9) 주변 세상은 물론 자신에 대한 관심도 사라진다 10) 공허하다 11) 우울하다 12) 무너진다의 12단계가 나오는데, 공감이 가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직업적 번아웃이라고 하니까 무슨 직장에서 겪곤 하는 번아웃(이것도 물론 심각하고, 또 널리 퍼진 증상입니다만)으로 착각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 사람과 겪곤 하는 관계의 번아웃입니다. 매번 이런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에 "직업적"이란 수식어가 붙은 거죠. 이 책에서 강조하는 건, "사랑하는 대상에게 무엇을 열렬히 증명하려는 마음이, 역설적이게도 번아웃을 더 이른 시간 안에 가져온다"는 분석입니다. 

 

우리 인간은 여러 욕구를 가집니다. 많이 놀고 많이 먹고 많이 자는 욕구 말고도, 매슬로가 일찍이 간파했듯이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더 높은 랭크에 자리합니다. 문명 사회가 발전하는 이유는 바로 이 인정 욕구를 근본 동인으로 삼고 노력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조직 문화에 강한 정도로 동화되고 싶어하며 업적 숭배 전통이 강한 독일에서 번아웃 환자가 유독 많죠. 책에서는 또한 번아웃 잠재성을 가진 이들을 따로 구분합니다. 왠지 이 일이나 관계가 실패할 듯한 느낌이 들 때(사람인 이상 이런 느낌은 반드시 옵니다) 이런 사람들은 추가로 일을 더 떠맡습니다. 능력이 출중한 사람이라면 문제가 없으나, 그저 평균 정도인 능력자라면 추가로 맡은 이 일이 반드시 성공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이 경우 일의 좌절은 빠른 번아웃을 가져오고, 또 일을 맡는 과정에서 욕구의 추가 억압이 발생하였으므로 이것이 따로 문제가 됩니다. 

 

일단 관계를 더 알차게 가꿔 가고 싶다면 명심해야 할 게 있습니다. 첫째 충고를 삼가야 합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이유가 명쾌한데 "그 충고를 듣는 상대를 '작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둘째 원칙으로 싸우지 말아야 합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십 수 년 동안 살아 왔는데 각각의 원칙을 만들지 않고 살았을 리 없습니다. 이 원칙은 자신에게야 절대적이지만, 상대방에게 당연히 그럴 리는 없습니다. 물론 정말로 상대를 존중한다면 이런 원칙을 상대가 끄집어들기 전 먼저 존중해 주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상대가 그러지 않았다 해도, 지레 원칙을 끌고 나와 "왜 이것을 지키지 않냐?"며 따지는 건 그 관계보다 원칙을 더 중시한다는 선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럼 그 관계는 원칙 아래에 놓이고, 얼마 안 가 무너지지 않을까요.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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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전쟁 | My Reviews & etc 2022-02-2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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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국경 전쟁

클라우스 도즈 저/함규진 역
미래의창 | 202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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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24)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여러 방면에서 공격했다고 하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전쟁이 개시된 듯합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문제는 단순한 국경 분쟁은 아니고 여러 복잡한, 또 오랜 세월에 걸친 분쟁, 모순, 갈등의 산물이긴 합니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말살, 절멸시킬 속셈까지는 아닌 듯하니 국경분쟁의 범주에 넣어도 될 듯합니다. 


 

지금처럼 어떤 선(線)을 기준으로 삼는 국경은 서양에서 발전시킨 개념이며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선이 아닌 면으로 경계를 삼았습니다. 또 서구열강이 본격적으로 동점을 시작하기 전에는 부족, 민족 단위로 각자에게 주어진 자연 영역이 당연하게 여겨졌기에, 인위적으로 획정된 특정 국경 안의 국가, 그 시스템 주도권을 두고 내전을 벌이는 일도 없었고, 국가 내의(국가 자체가 없기도 했지만) 종족 분쟁 같은 것도 지금처럼 파멸적인 양상까지 치닫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 현재까지 이어지는 국경 분쟁이나 국가 내 분쟁은 서양 편의로 정해진 질서의 모순에 기인한 바 크며, 냉전 질서가 해체되고 이제 어떤 강압적 분위기가 해소되다 보니 그간 잠복했던 병통이 크게 터져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p57에서는 "국토의 완성"이란 (집단) 욕망을 저자가 지적합니다. 이는 비단 21세기에 들어 새로 부각한 게 아니고, 19세기의 이탈리아 이리덴타 같은 것처럼 어느 지역에서나 있어 왔던 보편적인 움직임에 가깝습니다. 책에서는 아르헨티나, 헝가리의 예를 드는데 아르헨티나의 경우 그들이 주장하는 코 앞의 영토 말비나스 같은 문제가 있죠. 이는 1980년대 당시 군부 독재 정권이 정략적으로 이용하다 큰코 다친 바 있습니다. 헝가리에서 요즘 비정상적인 민족주의에 기반한 포퓰리즘 독재가 기승을 부리는 것도 역시 "상처 입은 과거의 영광" 등을 자극하는 정치적 술책에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p65 이하에 상술되는 인도의 경우 20세기 초의 벵골 분리령 당시에는 전 인도인들이 종교를 떠나 협력하여 영국 제국주의에 대항했는데, 정작 2차 대전이 끝나고 독립을 얻자마자 힌두교와 이슬람 사이의 다툼이 벌어지고 동파키스탄이 인디아로부터 갈라져 나갔습니다. 방글라데시는 이후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하여 인도와 소강 상태이지만 파키스탄과 인도 사이에는 도통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2장에서는 우리 독자들이 쉽게 예측하기 힘든, 재미있는 팩터 하나가 소개됩니다. 만약 전근대 동양의 관습처럼 면 단위로 국경이 정해진다면 훨씬 유연성 있게 운용되었을 것을, 각박하게(?) 경도와 위도의 정확한 측량에 따라 정의되다 보니, 기후 환경이나 지형이 크게 변화할 때 국경이 "움직이는" 현상도 나타나는 것입니다. 책에 따르면 고지대, 빙하 지대 등에서 이런 일이 잦다고 합니다. 

 

한반도는 예로부터 지진이 적고 화산 활동의 피해로부터도 안전한데다 무엇보다 마시는 물을 별다른 처리 없이 그대로 얻을 수 있는 게 큰 장점이었습니다. 이웃한 중국만 해도 차(茶) 문화가 그처럼 발달한 게, 식수로 바로 이용할 수 없는 오염된 물이라는 요인이 크게 작용했죠. 그러던 것이 선 국경이 보편화되면서부터 자연 국경 중 강(江)이 기준이 되는 경우에는 이 강의 이용권을 누가 갖느냐를 놓고 큰 분쟁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책에서는 아이훈 조약, 베이징 조약 등이 등장하는데 과거 네르친스크 조약 체제에서는 스타노보이 산맥이 경계였던 걸 이제 우수리 강, 아무르 강 등이 러- 중 간의 경계로 부각되었던 거죠. 이 싸움은 심지어 1960년대, 두 나라가 같은 공산 진영에 속한 상황 하에서도 진행되었습니다. 

 

현재는 우리가 뉴스에서 자주 접하듯, 티벳 고원에서 발원하는 여러 강들의 이용권을 두고 중국이 독점적 권한을 행사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인도나 동남아시아 국가 들과 분쟁이 잦습니다. 이런 분쟁은 딱히 합리적인 기준이나 대안이 쉽게 마련되기 어려우므로 분쟁의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이 문제가 대수층(帶水層)을 둘러싼 분쟁으로까지 이어진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대양의 식민지화, "푸른 가속화(p158)" 등의 이슈에까지 이르면 정말 머리가 아파집니다. 싸움이란, 어떤 식으로든 해결이라는 지점을 맞이해야 하는데 과연 이 싸움에 어떤 합리적 절충점이 있겠으며, 혹 힘에 의해 해결된다면 그 결과가 과연 누구한테만 이익이겠냐는 거죠. 

 

기후 온난화에 따라 섬들은 이제 서서히 바다 밑으로 가라앉기까지 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일부 섬나라들의 경우 그 존립이 걱정되는 상황이죠. 이런 나라들에 과연 어디까지 배타적 경제수역을 인정하여 정당한 이익을 보장할 수 있을까요? 애초에 이런 문제를 겪지 않는 나라들조차도 서로 접하는 이웃 국가가 어떠한지에 따라 EEZ는 크게 조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EEZ 같은 게 문제가 아니라 아예 영해가 불안정해지기도 합니다. 

 

남극과 같은 무인지대는 어떠한가? 강대국은 종종 절실한 이해관계가 걸리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도 이른바 "힘의 투사(p211)"를 위해 실력 행사 또는 어깃장을 놓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북극해 등 전통적인 현지 강국들이 맞보고 있는 지역에서조차 러시아 등이 과도한 권리 주장을 하기도 하죠. 무인지대가 아닌 곳에서도 분쟁은 벌어지는데 근래 들어 대만으로서의 정체성을 의식하기 시작한 타이페이 정부와 그 국민들이 중국 본토와 진행 중인 신경전이 그것입니다. 이 분쟁 역시 여차하면 열전(hot war)으로 비화할 수 있습니다.

 

솅겐 조약은 EU에 가입한 모든 나라가 국경을 여는 의무를 부과하는데 여기에 동의할 수 없었던 영국이 탈퇴하여 2016년에 큰 소란이 있었습니다. 꼭 EU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이제는 월경자들을 심사하며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데 저자는 이를 두고 "스마트 국경(의 문제)"로 규정합니다. 이것이 만약 해킹이라도 되면, 국경 자체의 기능이 침해될 뿐 아니라 개인정보의 완결성이 문제되는 등 그 여파가 큽니다. 

 

책에서는 국경의 우주로의 확장, 또 팬데믹 시대에 질병 관리 문제와 연결하여 국경을 입체적으로 고찰하고 통찰합니다. 어떤 제도, 시스템이건 간에 시대가 지나면 그 효용이 다하거나 더 이상 온전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됩니다. 많은 이들이 새로운 지혜를 안출하여, 시스템이 인간의 살을 돕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장애물로 행세하는 끔찍한 결과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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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우주를 건너는 너에게 | My Reviews & etc 2022-02-2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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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삶이라는 우주를 건너는 너에게

김민형 저/황근하 역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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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멋진 답을 찾아보렴." 우리가 선현의 가르침이 담긴 책을 읽고 과거의 지식을 배우는 것도 뜻깊은 활동이지만, 문제를 스스로 설정하고 그 답을 스스로 찾아나서는 것도 멋있는 모습입니다. 동화 <피터 팬>의 결말부에 "젖은 미소"라는 표현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 뜻은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감정을 뜻한다고 합니다. 지금 이 책은 저자 김민형 교수님이 그 아들 오신 군에게 쓴 편지 형식으로, 벌써 그때로부터 15년이 지나 개정한 내용이라고 하는군요. 그래서인지 IBM에서 만든 인공지능 컴퓨터 "딥 블루"에 대한 언급도 있고 여러 모로 시대상이 반영된 대목이 있습니다. 


 

여튼 저자는 여기서 "목적 없이 유식하기만 한 것, 뛰어난 성능으로 계산을 해 내는 것"이 무슨 의미를 지니겠는지 아들에게, 혹은 자신에게 반문합니다. 저자는 영국에 체류하면서 크리스토퍼 말로의 희곡 <포스터스 박사의...>의 연극판을 관람(p39)합니다. 물론 다 아는 대로 이 작품은 한참 뒤 괴테가 극시로 확대 창작한 <파우스트>의 원전이기도 하죠. 이 이야기에서 포스터스 박사, 혹은 파우스트는 대체 왜 악마한테 영혼을 팔았을까? 결국 그가 얻어낸 건 하찮은 잔재주일 뿐 아닌가?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근본이 되는 지혜, 삶의 궁극의 비의에는 여전히 눈이 먼 채, 국소적인 디테일 몇을 알았다고 그것이 거대한 성취가 못 됨을 제발 잊지 말고 살자는 취지이겠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디테일을 모르고 기초도 채 마련되지 못한 거대담론의 허상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고 결국 삶의 개별 진실을 판판이 놓치는 것 또한 어리석은 오류임은 마찬가지입니다. 의사이기도 했던 예전 말레이시아의 총리 마하티르는 "과학은 어떻게만 가르쳐 주지, 왜는 가르쳐 주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그 대답이 낡아빠진(때로 해롭기까지 한) 종교 담론에서 낱낱이 찾아지는 것도 물론 아닙니다. 

 

p67에서 저자는 <포스터스 박사> 이야기를 다시 꺼냅니다. 연극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입니다. 이 이야기를 자꾸 꺼내는 건 독자인 제 생각에는, 지금 수학이라는 학문 분야의 첨단에서 세계 최고의 지성인들과 대화하며 업적을 공유하는 저자이지만, 문득 그 모든 디테일에 대한 천착이 다 무슨 소용인가, 어떤 지적인 성장이 과연 영혼의 성장과 비례하는가(p47)에 대한 끝없는 회의를 떨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해석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아드님에게 말합니다. "때로는 시 읽는 기쁨을 느껴 보렴."

 

"모든 이야기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예컨대 기독교의 구약에 나오는 거인 골리앗을 위시로 한 블레셋(필리스틴) 사람들은, 실제로는 "집을 잃어버린 미케네 인, 트로이 원정 등으로 주인이 집을 비운 새에 탈출한 도리아의 노예 등이 패를 이뤄 떠돌다 가나안에 들어온(p29)" 것이라고 학자들이 추정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저자는 이 이야기, 즉 일견 아무 관련도 없어 보이는 그리스 설화와 유대인들의 전설이 절묘한 교차점을 찾는 이 사연이 너무도 매혹적이지 않냐고 합니다. 아마 저자는, 일견 모두 파편화되어 아무 연관점이 없어 보이는 수학 각 분야의 지식, 혹은 물리학 각 분야의 지식들이 언젠가는 거대한 합일점을 찾아 하나의 맥락에서 그 모든 의문들을 풀어 주는 날이 오지 않겠냐는 어떤 기대를 갖지 않나 생각됩니다. 아닐까요? 

 

p121에는 화가 윌리엄 블레이크가 논의되는데 저자는 그의 광범위한 사상 중 "공장에서 부품으로 노예처럼 노동하기보다 전원에서 사는 삶이 더 낫다"는 대목을 꺼냅니다. p122에 나온 그의 그림 세 점 중 첫번째 것은 폴 데이비스의 <God and new...>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죠(구판). 윌리엄 블레이크는 토머스 해리스가 쓴 스릴러 장편 <레드 드래곤>에서 핵심 테마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많은 고뇌를 갖고 산 사람의 작품은 그 고뇌의 흔적이 작품에 그대로 배어 있기에 후세 사람들에게도 끝없는 생각의 소재를 던져 주기도 하죠. 천주교에서 첫째로 꼽는 "교사" 바울로와, 신교의 토대를 놓은 마르틴 루터에 대한 (균형 잡힌) 언급도 흥미롭습니다. 

 

"오늘날 과학의 최대 수수께끼는 큰 대상의 이론을 어떻게 하면 작은 대상의 이론과 정확히 접목할 것이냐 하는 거야. 다시 말하면 중력이 어떻게 양자역학과 접목되어서 양자중력 이론을 만들어내는지를 이해하고 싶은 거지(p163)." 그러게 말입니다. 양자역학의 역설은 현재 많은 이들에 의해, 그저 역설만은 아님이 점점 밝혀지고 있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정작 완강한 신비에 싸인 영역은 중력이겠죠. 접목은 고사하고 중력 자체의 본질도 명쾌히 해명이 못 되었으니 말입니다. 수학적 매개 이론이 먼저 밝혀지고 그 신비를 말로 풀어내는 과정이 이후에 이어질까요, 아니면 말로 먼저 (어렴풋하게나마) 감을 잡고 그 다음에 수학적 정당화가 따라갈까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수학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수 속에 깃든 오묘한 조화를 음표로도 표현할 수 있는 쇼팽 같은 천재의 작품도 같이 사랑하게 되나 봅니다. 야상곡에 대한 별난 애정을 숨기지 못하고 스페인 마요르카에 남은 그의 흔적을 거론하자 독일인들이 그런 사연도 있나며 신기해하는 모습을 들려 줍니다. 한국에서는 마요르카 하면 바로 쇼팽을 떠올릴 정도(p177)인데도 정작 유럽인들이 이를 모르다니... 예전에 배철수씨가 미국에 가서 왕년의 컨트리 락 밴드 CCR을 거론하자 "그게 누구요?"라며 되묻던 미국인들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네요. 배철수씨한테는 거의 신앙의 대상과도 같은데 본토에서 정작 인지도가 낮다니 말입니다. 동남아의 한류 팬이 한국까지 와서 어떤 젊은이에게 1970년대 산울림을 묻자 어리둥절해하는 격이라고나 할지. 


 

가곡이라고 해도 어떤 연주자가 부르냐에 따라 느낌은 사뭇 달라집니다. p245에는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의 CD가 언급되는데 아마 CD라는 매체가 갓 나와 세계의 음악팬들을 처음 찾을 무렵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CD의 세상은 사실 십 년 남짓 지속되었을 뿐이고 1999년에 이미 mp3 포맷이 나오는 통에 기대보다 오래가지를 못했지요. 슈베르트의 가곡 <인 뎀 프륄링>에서 어떤 느낌이 나는지에 대한 저자의 설명을 들으면 학창 시절 설레는 마음으로 친구들과 함께 큰 소리로 부르던 여러 명곡들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이 좋고 벅찬 느낌을 자신의 분신인 아들과 고스란히 나누고 싶은 부정(父情), 우리 독자들도 공유할 수 있죠.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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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당신에게 | My Reviews & etc 2022-02-2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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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당신에게

일자 샌드 저/정지현 역
타인의사유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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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인인 저자 일자 샌드는 심리치료사, 상담 전문가, 목사, 교수 등 다채로운 경력을 지닌 분이고 과학 저널인 <뇌와 행동>에 실린 논문으로 극찬을 받았다고 책날개에 나옵니다. 신학과 심리학, 뇌과학 등의 분야를 두루 넘나드는 저자는 드물게 보는 것 같아서 평소보다 더 집중해서 읽게 되었네요. 


 

책의 주제는 "과도한 죄책감을 갖지 말라"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이란, 죄책감이 없다면 그건 사람이 아닙니다. 만약 죄책감이 없는 사람과 과한 사람, 둘 중 하나를 조직에서 골라야 한다면 당연 후자라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나친 죄책감은 그 사람 자신을 망가뜨릴 뿐 아니라 조직에서도 그 직원의 효용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겠으므로 손해가 됩니다. 또 신상필벌이 확실해야 조직이 잘 돌아가니만큼 엉뚱한 사람이 책임을 뒤집어쓴다면 이는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겠습니다. 

 

저자는 "당신이 영향(력)을 끼칠 수 없는 결과에 대해, 왜 당신이 죄책감을 갖는가?"라고 묻습니다. 또 저자는 "한 국가의 사법 시스템도 이와 같은 관점에서 운영된다(p50)"고 덧붙입니다. 인과관계도 선명하게 따져야 할 뿐 아니라, 그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법정은 그에게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없습니다. 저자는 "어려서 겪은 문제 때문에 현재까지 괴로워하는 엄마"라든가 "갑자기 불어온 폭풍우" 같은 걸로 죄책감을 느끼지 말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우리가 죄책감을 좀 느껴야 할 상황도 있을 것입니다. 독자인 저는 지금 우연히 이 책과, 원로 소설가 최일남 선생의 <마(馬)>라는 작품을 함께 읽는 중인데, 작중에서 주인공 길중은 그 처 춘자를 제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결국 폭풍우 속에 길에서 죽게 만듭니다. 이런 경우는 남편으로서 임신 중인 아내에 대해 보호 의무를 충분히 다하지 않았기에 그런 끔찍한 결과가 벌어졌으므로, 폭풍우나 도로 교통 사정의 열악함과는 별개로 그의 귀책 사유가 분명하므로, 평생 죄책감을 느껴야 마땅하겠습니다. 그런데 정작 죄책감을 좀 느껴야 할 인간들은 뻔뻔스럽게 일상을 잘 사는 수가 많더군요. 


 

이 책에는 딸의 난독증(dyslexia)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리는 어느 어머니의 내담 사례가 나옵니다. 저자는 일단 딸의 병을 고치는 게 가장 급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일시적이든 항구적이든 간에 딸의 난독증에 엄마 소피가 얼마나 원인을 제공했는지부터 분석합니다. 딸의 난독증이 다 나아 책 같은 걸 문제 없이 읽게 되더라도, 엄마는 그 죄책감의 후유증으로 한동안 고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사랑과 전쟁>의 어느 에피소드를 보면, 어려서 자칫 폐병으로 딸을 죽게 할 뻔한 어머니가 그 죄책감 때문에 헬리콥터맘이 되어 과잉보호를 벌여서 딸을 다른 방법으로 망치게 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녀의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해도 그 부모의 죄책감은 별개의 증상으로 보고 그 원인을 따로 파악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양심의 가책, 혹은 죄책감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거의 모든 심리학자가 동의하는 사항이라면서 인간 감정의 구성요소를 넷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1) 분노 2) 두려움 3) 슬픔 4) 행복. 사람의 어떤 감정도 이 네 가지 기본 요소가 합하여(혹은 단독으로) 작용되며, 저 네 가지는 더 잘게 쪼개기 힘듭니다. 이 중에서 "슬픔"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드물다고 합니다(p29). 우리 상식으로는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슬픔이 큰 문제들의 원인일 듯한데 말이죠. 정작 큰 문제를 일으키는 건 "분노"라고 합니다. 

 

그러면, 이 책의 주제인 "죄책감"은 저 네 가지 기본 감정 중 어떤 것에 의해 생길까요? 이건 사람마다 다 다르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책에서는 두려움이 70%, (내 안으로 향한) 분노 20%, 슬픔 8%, 행복감 2%인 죄책감이 나옵니다. 사람에 따라서도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어떤 경우에 드는 죄책감이냐에 따라 저 구성비는 달라진다는 거죠. 구성 성분 중에 심지어 (비록 그 비중이 적다고는 하나) "행복"도 있다는 게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나를 지치게 하는 건 "나 자신을 향한 분노"입니다. 물론 내가 정말로 잘못했다면 이런 분노의 대상이 되어야 마땅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 비생산적이고 "사람 잡는" 감정의 희생양으로 나를 계속 방치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책에서 권하는 방법은, 마틴이라는 내담자의 예(p60)를 통해, 주치의 선생, 직장(의 상사), 부모님, 여자친구 등에게 편지를 쓰게 하는 것입니다. "왜 선생님은 더 효과적인 방법을 내게 찾아주지 못하시나요?" "부장님은 부하직원을 그런 식으로밖에 다루지 못하십니까?" 이런 건 확실히, 실제 그 편지를 당사자에게 보내지는 않더라도 한 번 정도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혼자서 중얼중얼하는 게 나쁜 버릇이냐?"고 묻던데, 남들 보는 앞에서 그러면 안 되겠지만 그 사람이 뭔가 마음에 쌓인 게 많아서 그런 식으로라도 풀어서 속이 시원해진다면 그것 역시 정신에 병이 들지 않게 하는 하나의 방법일 듯합니다. 

 

이 책에서는 과도한 피해의식으로 인해 오히려 남에게 폐를 끼치면서도 자신은 피해자라고 생각하면서 그 "덫"에서 벗어날 줄 모르는 사람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제6장에서 이런 유형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책이 하이라이트는 오히려 이 후반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주제는 "나의 죄책감"인데 왜 이런 유형이 분석되는 걸까요? 조직이든 어떤 공간이든 간에, 과도한 죄책감으로 자신을 좀먹는 사람 옆에는, 반드시 이런 가짜 피해자가 도사리면서 자신의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유형이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이런 가짜 피해자한테 제 정신을 차리게 해 줘야 엉뚱한 사람이 죄책감 때문에 고생을 않게 된다는 게 책의 주장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책의 이런 처방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일종의 "반전"이었습니다. 

 

피해의식에 가득한 사람들 중에는, 정말로 가짜 피해의식에 자신이 속아 빠져나오지 못하는, 크게 보아 그들도 일종의 피해자이기는 한 사람도 있으나, 피해의식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서는 남들로부터 부당한 이익을 가로채며, 남을 자신의 이익에 맞게 조종하려는 끔찍한 의도를 가진 인간도 있습니다. 이런 유형은 각자가 알아서 특별히 경계하면서 천천히 "손절"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런데 책에서는 첫번째 유형, 즉 의도는 아니지만 어쩌다 피해의식을 갖게 되어 남에게 폐를 끼치고, 자신도 스스로 위축된 불행한 삶을 사는 경우에 더 초점을 맞춥니다. 

 

이 책에서는 좋은 퇴행과 나쁜 퇴행을 나눕니다. 퇴행은 어른답지 못하고 아이와도 같은 무책임한 행동을 가리키지만, 정말 내 감정이 슬픔에 북받쳐 감당이 안 될 때는 아이처럼 체면 던져 버리고 목놓아 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겁니다. 이와는 달리 나쁜 퇴행은 자신이 그 정도까지 힘들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남의 도움을 별 필요도 없이 계속 바라는 상태입니다. 피해의식에 가득한 사람이 엄청난 민폐를 끼칠 때 그 주변 사람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저자는 그렇게 하는 사람의 감정이 "분노"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는 점을 빨리 인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들어 주는 사람 입장에서 더 이상 미안함을 안 느끼고, 아 이 이상은 들어줄 필요가 없다며 알아서 선을 긋게 된다고 합니다. 

 

끝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게 뭔가, 또 실제로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게 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만약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면 이는 빨리 포기해야 합니다.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 남아 있다면, 우리의 제한된 역량이나마 그것에 집중하여 조금이라도 내 생을 행복하고 더 낫게 개선할 수 있게 되죠. 이 정도로도 우리는 자신을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수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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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영단어 | My Reviews & etc 2022-02-2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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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영단어

박빛나 글그림/현상길 감수
유앤북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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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쉽게 주제를 설명해서 애들한테 인기 높은 "바로 알고 바로 쓰는" 시리즈는 그림도 예쁘고 내용도 잼있어서 어른들도 한번 펴면 몰입하게 됩니다. 일곱번째 책인 이 영단어 편도 박빛나 작가님이 계속 이어가며 내용감수는 현상길 전 교장선생님이 하셨다고 나옵니다. 


 

캐릭터들 생긴 모습들은 전작과 비슷합니다만 이번에는 반 친구들로 다들 세팅된 것 같습니다. 항상 보면 초자연적인 존재가 하나 등장해서, 아직 나이가 어린 통에 문제를 해결 못 해 고생 중인 친구들을 돕곤 합니다. 이번에는 "잠깐 양호 선생님인 척을 하는(p22)" 헬퍼 유령이 나옵니다. 

 

아무래도 학교 안에 평화가 깃들지 않고 자꾸 어떤 소동이 생기는 건, 평화의 상징이 사라져 버린 탓이라고 헬퍼 유령은 말합니다(p25). 그래서, 밤만쥬 모양을 하고 있는 "쥬리"는 그 평화의 상징(뭔지는 아직 모릅니다)을 찾아 낸 후 이 학교의 정신사나운 유령들을 모두 쫓아내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재미있는 건, 상황에 맞게 영어 단어를 말하면 학교 안에서 배회하는 유령들이 마법의 주문을 맞은 듯 사라진다는 겁니다. 공격을 해 오는 유령들을 피하기만 해서는 안 되고, 적극적으로 그들을 퇴치하기 위해 공격을 해야 한다(p76)는 말은 마치 "최선의 수비는 바로 공격"이라는 오랜 금언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이 말도 밤만쥬 모양을 한 쥬리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적절한 공격을 하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p117의 점토인형 유령은 덩치도 매우 큽니다. 덩치가 "크다"는 점에 유의하여 아이들은 divide라는 영단어를 말합니다. 큰 덩치는 조각조각 나뉘어서 마침내 무력해집니다. 이걸로는 불충분합니다. 쥬리는 "점토가 딱딱하게 마르면(dry) 부서지기 쉽다는 점에 착안하여 break라는 단어까지 함께 말합니다. 점토 유령은 이제 완전히 굴복했습니다. 

 

유령 퇴치와는 직접 관계가 없으나 p124에서 주인공들은 갖가지 꽃말 이름을 외우면서 공부도 열심히 합니다. 해바라기, 장미, 백합, 나팔꽃... 그런데 여기서 주인공들은 충격적인 경험을 하는데 교장선생님이 알고보니 모양만 그렇게 꾸민 가짜였고 그 정체는 유령이었으며 자신도 영단어를 자유자재로 외우며 드디어 주인공들을 위험으로 몰고간다는 거죠. 그러나 역시 주인공들은 지혜를 발휘하여 이것도 극복하고 쓰러져 있던 진짜 교장선생님도 돕고 "평화의 상징"인 화살표도 찾습니다. 이제 최종 목적인 평화의 상징만 구하면 됩니다. 

 

이 작품은 생각보다 서사가 꽤 깁니다. 시리즈의 앞 작품들보다 모험이 더 어려워졌고 퀘스트도 복잡합니다. 상대해야 할 적은 더 까다롭고 강합니다. 아마 영어가 (앞 주제들보다) 공부하기 더 어려운 과목이라서일까요? 그래서인지 결말은 더 통쾌합니다. 아이들 힘만으로만 본래 이길 수 없는 초자연적 존재들을, 어떤 조력자를 통해 결국은 무찌르고 평화를 되찾는 설정은 앞 작품들과 같습니다. 영단어들도 공부하고 해피 엔딩 덕분에 기분도 좋아지기에 더욱 보람 있는 독서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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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학부모가 입학 전 학부모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90 | My Reviews & etc 2022-02-2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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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초등학교 입학 전 학부모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90

안상현 저
메이트북스 | 202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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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올바른 성장, 학교 적응 등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가장 절실한 사람은 그 누구보다도 학부모이겠지만 그렇다고 그 모든 질문들에 대해 올바른 답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부모님 품을 이제 벗어나서 학교에 막 적응해 가는 아이들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분들은 아마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일 것입니다. 이 책은 어떤 번거로운 개인적 회상이나 느낌은 최소로 줄이고 책 펴자마자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부터 단도직입으로 알려 주고 있습니다. 


 

예비소집은 꼭 가야하는가? 사실 어떤 부모님이 예비소집을 빠지겠습니까만 이게 꼭 필요한 것인지는 의문이 들 때도 있고 간혹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불참해야 하는 부모님들도 있을 것입니다. 예비 소집이 5단계로 진행된다는 말은 이 책을 통해 개인적으로 처음 알았습니다. 예사로 봤는데 확실히 기술적으로는 이런 면이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모범 답안을 알려 주면서도 "현실적으로" 학부형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부분은 그것만 딱 짚어서 또 알려 준다는 겁니다. 5단계 중 진짜 알아야 하는 건 3단계부터이니 정 시간이 없는 부모님들은 거기서부터 읽으면 된다고 하는데 책이 편집도 이쁘게 되어 있어서 3단계를 찾아가기도(?) 쉽습니다. 핵심은, 혹 못 가시는 분들은 학교에 미리 전화를 해 주라는 것입니다. 이런 예비소집을 시행하는 건 우리 모두가 짐작할 만한 그런 이유(가정 폭력 등)가 있습니다. 

 

한글은 꼭 떼어야 하는가? 정규 교과 과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다 배려가 되지 않겠나 싶지만 남들 다 하는 걸 혼자만 못하면 애가 따돌림 당할 수 있다는 부모님의 우려는 너무도 당연합니다. 선생님은 참 모범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답을 해 줍니다. 우선 7~80% 정도는 한글을 이해하고 들어오지만 아주 능숙한 편도 아니라는 겁니다. 또 1-1학기에는 받아쓰기, 일기 같은 걸 안 시킨다고 합니다. 아이들한테 부담을 안 주기 위해서라는 거죠. 그러니 혹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가 입학이 임박했는데 한글을 모른다 해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1-1 여름방학 기간이 있으니 말입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고 "나는 1-1때 과연 받아쓰기, 일기쓰기를 했던가?"를 되돌아 보았습니다. 1-1이 너무 오래전이라 생각이 안 나더군요(그 이후에는 엄청 빡세게 하긴 했습니다만).


 

이 책엔 참 별의별 질문이 다 있습니다. 그 중에는 "내년에는 저 친구와 같은 반을 떼고 싶은데 방법이 있나요?" 같은 것도 나오네요. 이 질문뿐 아니라 친구 관계라는 게 아무래도 부모님 입장에서는 민감한 문제라서인지 아이의 친구관계에 대한 질문만 거의 한 챕터를 차지합니다. 내가 어떤 의문을 가졌을 때 그게 꼭 해결되리라는 기대를 사실 갖기는 어려운데, 이 책은 그걸 넘어 생전 품어보지도 못한 질문에 대한 답들도 아주 충실하게 나옵니다. 알차고 유익한 책이란 이런 책을 가리키지 않나 싶습니다. 여튼 위 질문에 대한 답은 네 가지 상황으로 저자가 분류를 해 놓았습니다. 읽어 보니, 반드시 떨어뜨려 놓아야겠다 싶은 것도 있고, 정반대로 이 경우는 둘을 꼭 붙여놔야겠구나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부형들이 각각 읽어 보시고 상식선에서 해답을 찾아야겠구나 싶더군요. 이미 비슷한 경우가 몇 십년 동안 축적되었으므로 의외로 내게 큰 도움이 되는 해결책이 있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예전에는 "소풍"이라고 부르던 걸 요즘은 "현장체험학습"이라고 더 적절한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줄여서 "현체"라고 하죠. 소풍은 그저 김밥 싸들고 놀러가는 거였는데 요즘의 현체는 다른가. p303을 보면 그저 이르름만 달라진 게 아니라 내용 또한 적지않게 바뀌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저희 때에도 수련활동이란 게 있었고 사실 재수 없는 학급이 하나 걸려들어 귀찮게 야외활동을 하고 오는 식어었으나 현재는 꽤 다르더군요. 수학여행의 정확한 성격에 대해서도 이 책은 잘 설명해 줍니다. 바람직한 학부형이란 자신의 자녀뿐 아니라, 각종 제도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고 담임교사와도 적절한 소통을 하는 분들입니다. 그런 이유에서 이런 대목을 잘 읽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각 챕터에는 QR코드가 붙어 있습니다. 스캔하면 저자의 동영상 강의로 이어집니다. 챕터 시작에만 붙어 있는 게 아니라 목차에도 따로 쫙 정리가 되어 있어서 독자가 이용하기 편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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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공기업 쉽게 끝내는 법학 기본서 이론+기출동형문제 | My Reviews & etc 2022-02-19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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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해커스공기업 쉽게 끝내는 법학 기본서 이론+기출동형문제(통합·단일 전공 대비)

송상원 저
챔프스터디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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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p10에 나오듯이 "직무능력평가를 전공시험으로 대체"하는 공기업이 늘어나고 있으며 그 중 1) 단일전공으로 시험을 보는 경우와 2) 통합전공으로 여러 전공에 대해 시험을 보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런 공기업 사무직 계열에서 법학, 경제학 등 여러 과목 시험을 전형 과정에서 포함시키는 추세라서, 설령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이들이라고 해도 취업을 위해 법학을 공부할 필요가 있게 됩니다. 법학은 매우 방대한 분야라서 단시간에 실력을 쌓기가 무척 힘들지만, 출제 경향에 정확히 맞추어서 필요한 부분만 잘 정리해 둔 교재를 통해 합격을 기할 수 있겠습니다. 


 

1장은 법학의 기초 이론입니다. 학부에서 법학통론이라는 이름으로도 배우는 내용인데, 이런 부분에서 뭐가 출제될까 싶기도 하지만 교재 p19에 나오듯 경기신용보증재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9개 공기업이 이 단원에서 실제 문제를 내었다고 나옵니다. 그러니 수험생들은 실제 내가 지원하려는 어느 공기업이 법학 과목 중 어느 단원에서 출제를 하는지 꼼꼼히 살펴서 최대한 효율적인 방법으로 공부를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엄청난 분량을 책 한 권에 요약하다 보니 아무래도 요약에 관한 한 전문가의 요령이 필요합니다. 총론 파트에서 그나마 출제 빈도가 높은 건 "법의 해석(의 종류)"일 텐데 p38 같은 곳을 보면 마치 방주처럼 편집하여 예를 들어 친절히 설명합니다. 확장해석의 예로, "식기에 방뇨한 건 재물의 손괴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판례가 나옵니다. 물리적으로 파손한 것만 손괴로 보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 이영준 교수님의 저서를 보면 또 재미있는 예로 든 것이 "법학도가 휴대하며 읽는 법전에 '낙방거사'라 낙서"한 것도 손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 있으며, 저 방뇨 관련도 이미 저 판례가 나오기 전에 예시한 대목이 있죠. 

 

유추해석도 확장해석과 조금은 비슷한데 p38에 나오는대로 "권리 능력 없는 사단"의 경우 법률상 규정이 없으므로 사단법인 규정을 유추적용한다고 "해석"하는 게 그 예라고 설명합니다. 그 외에도 이 코너에 재미있는 설명이 많습니다. 

 

한국중부발전에서 출제한, p50의 14번을 보면 난이도가 ★★★입니다. 그러나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으며 본디 총론 파트에서 어려운 문제가 잘 나오지 않죠. 성질상, 대통령령 내부에 아무리 "법률에 우선한다"는 규정을 두어도 명령이 법률에 우선할 수 없습니다. 헌법을 개정하여 대통령 임기를 늘릴 수 없게 한 조항을 삭제해도 그게 무효인 이치와 마찬가지입니다. 

 

p75 같은 곳을 보면 이론 파트 중에도 군데군데 문제를 배치해 놓습니다. "시험문제 미리보기" 코너가 그것인데 답은 같은 코너 안에 해설과 함께 나와 있듯이 ②입니다. "법문의 명확성"은 죄형법정주의 같은 데서나 나올 법하죠. 그저 명확하기만 하다고 해서 기본권 제한이 정당화되는 건 아닙니다. 불명확해서 문제가 되는 건 아마 "방법의 적정성" 안에 포함될 것입니다. 저 세 요건은 해설에 나와 있듯 판례를 통해 저리 정해진 것이죠.


 

의결 정족수는 헌법 조문에 명시된 것도 있고 개별 법률에 정해진 것도 있으며 일반 정족수 등 두루 통용되는 것도 있습니다. p87의 표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헌법 단원만 해도 정말 방대한데 공기업 시험에서 잘 출제되는 것만 정말 요령껏 잘 정리된 듯하며 이것만 잘 외워도 큰 지장이 없어 보이네요. 단원이 끝나면 "출제예상문제"가 나오는데 기출도 있고 기출변형도 있습니다. 모든 문제 옆에는 "대표출제기업"이 표기됩니다. 답과 해설은 바로 이어붙여 놓았습니다. 


 

행정법은 양이 방대하기는 하나 암기 위주이므로 수험생에게 큰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p155에는 "부관(附款)"이 나오는데 뒤에 17조라고 붙은 건 행정기본법을 가리킵니다. 이 행정법 단원에도 이론 설명 본문 중간중간에 p156 같이 "시험문제 미리보기" 코너 같은 게 있어서 내용 이해도 체크하고 실전 유형에도 미리 익숙해지게 돕습니다. 

 

행정쟁송에는 여러 유형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유형을 막론하고 "행정심판전치주의"라 하여 반드시 행정심판을 먼저 거친 후 법원에 소송하게 하였으나 1998년부터는 개별 법률에 특별히 관련 조항이 있는 경우(조세, 노동, 토지수용, 공무원 징계 등)를 제외하고는 바로 법원에 소송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 이 교재에도 관련 언급이 없는데 공기업 전공 시험에서 출제 빈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민법도 양이 매우 많습니다. 총칙과 물권만 봐도 엄청 양이 많은데 책에서는 공기업 시험에서 실제 출제될 만한 파트만 잘 추려 놓았다는 생각이 새삼 드네요. 담보물권 같은 것도 거의 책 한 권 분량이지만 이 책에서는 p220에 한 장으로, 유치권, 질권, 저당권에 대한 개념 설명으로 줄여 놓았습니다. 

 

p259를 보면 이 교재의 장점 하나가 잘 드러나는데 출제예상문제(대체로 난이도는 별 두 개★★☆입니다)끝에 답과 해설이 바로 이어집니다. "오답노트"라고 해서 왜 이 선지들이 오답이 되는지 설명도 자세합니다. 보통 법학과목 공기업 교재에서 해설이 이 정도로 자세하지는 않은데 이 점이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법학을 처음 공부하는 수험생은 그 말이 그 말 같아서 잘 정리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민법 채권 파트에서는 전형계약의 특징이나 명칭 정도를 묻거나, 취소와 해제의 차이가 뭐냐는 등 평이한 문제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의외로 허를 찔리지 않게, 적어도 이 교재에 나오는 정도라도 꼼꼼하게 봐 놓아야 하겠습니다. 

 

상법에서 법규 적용 순서는 상사자치법이 가장 우선입니다. 그런데 이 논리가 상법 제1조에서 바로 나오는 건 아니고 상행위 등의 본질에서 나오는 해석일 뿐입니다. p312의 01번을 보면 이 상사자치법이 "정관"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표기됩니다. 두 말이 같으므로 당황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출제된 기출문제라고 합니다. 


 

출제빈도가 높지는 않으나 총칙에 나오는 경업피지의무 같은 건 우리가 사회 생활을 하며 유의해야 할 사항 중 하나입니다. 회사법 역시 큰 교과서는 20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지만 이 교재에서는 정말 시험에 출제될 만한 내용만 잘 요약되었네요. 출제빈도가 낮기는 하나 p293의 합자회사는 p286의 합자조합과 구별되니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공기업 전공시험인데 형법이 왜 출제범위일까 고개가 갸웃해지기도 했었으나 p380 같은 데를 보면 출제기관이 예를 들어 대구도시철도공사(재산범죄- 사기), 한국남부발전(사기, 횡령)이 표기되는데 아 그래서 그렇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문제에 다 기출 출처가 나오는 건 아닌데(기출 아닌 것도 있으므로) 그만큼 시험에 형법이 출제 빈도가 낮어서가 아닐까 짐작합니다. 교재에서는 p328에서 총론과 각론 출제 비중이 6:4라고 합니다. 

 

오히려 민사소송법 지식 같은 게 경우에 따라 크게 요구될 수도 있겠는데 여튼 출제 빈도는 매우 낮습니다. p410 같은 곳을 보면 보훈복지의료공단에서 소송능력을 묻고 있었으며, 웜자력환경공단, 농어촌공사도 비슷합니다. 다른 단원도 문제화되기는 하였으나 아직 출제된 적이 없는지 출처표기가 안 나옵니다. 형사소송법도 사정이 비슷하네요. 

 

사회법은 위 둘에 비해서는 출제 비중이 큽니다. 부산신용보증재단, 대구도시공사, 한전, 금융감독원 등에서 꾸준히 출제하는 걸로 나옵니다. 노동법, 사회보장기본법 등이 내용이니 그럴 만합니다. 

 

3회분 기출동형 모의고사가 실려 있고 마지막 3회차는 고난도라고 나오지만 제가 풀어 보니까 그리 큰 차이는 없습니다. 해커스 사이트에서 pdf 자료집도 배포한다고 하니 가서 꼭 챙겨놓아야 하겠네요.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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