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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꼼꼼하게 리뷰를 올려주셔서 .. 
리뷰를 보아하니 책 내용도 너무나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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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 AFPK 실전모의고사 | 경제경영/자기계발 2022-03-3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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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해커스 AFPK 실전모의고사

해커스 금융아카데미 편저
해커스금융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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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설계사는 공부할 때 과목들이 꽤나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최신 출제 경향에 최대한 맞춘, 적중도 높고 완성도도 있는 실전문제집 풀이 과정이 꼭 필요하더라는 생각입니다. 이 문제집은 실제 시험장에서 맞게 되는 시험지와 그 판형도 같아서 실전 감각도 물씬 납니다(단, 왼쪽으로 넘기는 책형입니다). 그런데 문제를 실제 풀다 보면 그 문제의 질이 좋아서 기존의 뻔한 문제 pool을 푸는 것보다 훨씬 생산적으로 공부했다는 보람이 생깁니다. 특히 재무설계사는 문제의 양보다 질이 우선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번 이 교재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4지선다형입니다. 


 

모두 3회분 모의고사와 자세한 해설이 실려 있습니다. 문제 파트는 (실전 모의고사 형식이니까 당연히) 심플하게 모의고사만 딱 실려 있는데요. 그런데 뒤의 해설을 보면, 문항 해설 하나하나마다 페이지 수가 나오는데 이건 "한국 FPSB에서 발간한 기본서의 페이지수"라고 지면 상단 오른쪽에서 알려 줍니다. 그러니 문제를 풀고, 어렵게 해결했거나 아예 틀렸을 경우 기본서를 꼭 찾아서 모르는 점을 해결할 때 이런 표시가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수험생은 자신의 약점을 빨리 파악하고 "즉시" 교정, 보강해야 원하는 성적으로 합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자격 획득은 독학으로 가능한 건 아니고, 한국 FPSB가 지정한 교육기관에서 AFPK과정을 일단 수료해야 합니다. 이 점이 좀 불편할 수도 있으나 현재까지는 시스템이 그리되어 있으므로 어쩔 수가 없죠. 이것 관련 자세한 내용은 해커스 다른 AFPK 교재에도 나오고 지금 이 책에도 앞부분에 자세히 안내됩니다. 


 

모듈1의 과목은 재무설계(개론), 직업윤리, 은퇴설계, 부동산설계, 상속설계의 5개입니다(이 교재 p9). 과목만 보면 무척 어려워 보이지만 실제 시험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정기관 코스 선행 이수를 필수로 삼고 있는 거겠고요. 2교시 과목이 그나마 좀 더 어려운데 위험관리/보험설계, 투자설계, 세금설계 등 3개 과목입니다. 역시 난이도에는 어느 정도 실링이 있는 그런 시험입니다. 기타 부분합격 등 규정에 대해서도 교재에 어느 정도 나와 있고, 자세한 건 기관 홈피에서 확인해야 하겠습니다. 

 

1회 모듈1 은퇴설계(모두 30문항) 47번을 보면, 뒤의 해설 파트(p143)에서 보듯 700만원을 한도로 연금저축계좌와 퇴직연금계좌 납입액 합산을 공제받게 되어 있습니다. 납입액 전액이 아니라 700이 한도라는 점을 꼭 암기하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 공식만 알고 있으면 문제 해결은 그리 어렵지 않고, 이런 유형을 반복해서 풀면 나중에는 거의 자동으로 답이 나오다시피 합니다. 해설 파트에는 해커스 핵심요약집 페이지수도 함께 표시되었으니 시간 없는 분들은 잘 활용할 수 있겠네요. 


 

3회 모듈2 위험관리와보험설계를 보면 19번의 경우 재무설계사가 고객에게 할 수 있는 조언 중 적절치 못한 걸 고릅니다. 선지 ④가 답이며, 선지에는 "체감형 정기보험"이라고 나오지만 해설에는 갱신형이라고 나와서 조금 다르더군요. 답은 해설에 나오는 대로 "재가입형"이 맞습니다. 이 역시 기본서에 나오는 내용만 잘 숙지하면 어렵지 않게 해결이 가능합니다. 

 

책 끝에는 OMR시트도 있어서 현장마킹감각을 유지하게 도와 줍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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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낀 이야기, 스페이드의 여왕 | My Reviews & etc 2022-03-3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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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벨낀 이야기 스페이드의 여왕

알렉산드르 뿌쉬낀 저/백준현 역
작가와비평 | 202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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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쉬낀은 우리가 장편 소설 <대위의 딸>이라든가 주옥 같은 시 등으로 이미 그 이름을 잘 알고 있는 러시아의 대문호입니다. 사실 그는 제정 러시아에서 적잖게 차별을 받은 혼혈아 출신이기도 하고, 궁정의 총애를 받았지만 핍박 받는 기층 민중의 설움 등에 대해 관심을 많이 쏟기도 한, 시대를 앞서간 문인이기도 한지라 여전히 현대 독자들에게 주목과 사랑을 받는 작가라는 점도 독특합니다. 


 

종래 뿌쉬낀의 이름난 개별 작품을 다 읽고 나서 역자 후기라도 읽어 보면, 항상 평론 속에서 제목이 언급되던 게 <벨낀의 이야기>라든가 <스페이드의 여왕> 같은 작품들입니다. 이 작품들은 그 중요성에 비해 지금까지 국내에 완역본이 많이 나오지 않았기에 우리 한국 독자 입장에서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이번에 작가와비평에서 이렇게 뿌쉬낀의 중요 작품들에 대해 완역본이 나왔기에, 아 그 이름만 들어 보던 작품들이 실제로는 이런 내용이었구나 하며 목마른 부분을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았네요. 


 

<벨낀의 이야기>는 이 책에 잘 나오는 대로 연작 소설입니다. "발행인의 말"까지 서두에 모두 번역되었고, 남겨둔 한 발, 눈보라, 장의사, 역참지기, 귀족 아가씨-시골처녀 등 전편이 이 책에 다 실려 있습니다. 특히 넷째 작품인 "역참지기"는 계X사 아동명작 등에 실려 있기도 했기에 아마 어렸을 때 읽어 본 독자들이 많을 것입니다. 

 

성인이 되어 읽어 보니 그 느낌이 또 달랐으며, 어쩜 세상의 모든 딸들은 이처럼 늙은 아버지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건전치 못한 불량배들한테 쉽게도 마음을 빼앗기곤 하는지, 많은 안타까운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그 유명한 단편 "역참지기"가 이처럼 <벨낀의 이야기> 연작 중 한 구성부분임을 다시 확인하며, 동시에 다른 작품들 사이에서 어떤 맥락(?)을 더해 읽는 재미가 어떤지 한번 시도해 볼만합니다. 


 

책의 나머지는 <스페이드의 여왕>이 채웁니다. 이 작품 역시 그간 이름만 들어 오던 작품이었는데, 명불허전 뿌쉬낀의 간결하면서도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걸작이라서 읽고 난 느낌이 뿌듯합니다. 원래 뿌쉬낀의 필체가 어느 독자한테나 술술 잘 읽히고 내용 자체도 재미있긴 하지만, 특히 이 책은 백준현 상명대 교수님의 빼어난 문장력 덕분에 특히나 흥미롭고 편하게 읽혔습니다. "블라지미르" 등 러시아의 연음(soft consonant)와 실제 발음을 잘 살린 인명 지명 표기("뿌쉬낀" 같은 것도 한 예죠. 러시아어에 밝은 교수님들은 현 독재자 이름도 꼬박꼬박 "뿌찐"이라고 정확히 발음합니다)도 돋보여서 간만에 러시아의 풍취를 물씬 느껴 가며 읽어낸 흐뭇한 고전 독서였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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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지식의 힘 | 경제경영/자기계발 2022-03-2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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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제 지식의 힘

박유연 저
청림출판 | 200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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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언제나 정직합니다. 돈을 거머쥐려는 사람이 정직하지 못할 뿐이죠. 신문 기사를 읽거나 각 분야 전문가라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봐도, 경제 분야의 아티클이나 스페셜리스트들이 그나마 가장 현실에 입각한 말들을 하고 있음을 요즘 절감합니다. 물론 교묘히 검은 속내를 감추거나, 노골적으로 스폰서의 주장을 전달하는 사기꾼들도 많습니다만, 이런 말들은 듣는 사람, 읽는 사람이 지혜를 발휘하여 걸러내면 그만입니다. 그나마 측정이 객관적이고 결과가 명확히 나오며 취향, 관점의 지배를 덜 받는 영역이 돈의 스피어이며 경제의 분야입니다. 

 

이 책을 보니 당시 키코 사태가 어지간히 시끄러웠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옵티머스와 라임이 문제지만 말입니다. 이 무렵에는 사람들이 "펀드"에 대해 과도한 환상을 아직 가질 무렵이고, "펀드 매니저"란 직업이 실상에 비해 지나치게 미화될 시절입니다. 지금은 뭐 일반인들이 금융 분야 종사자들보다 더 똑똑하게 구니 어설픈 미사여구가 통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경제적 지대"라고 할 때 지대는 地代를 뜻합니다. 그럼 토지 이용의 대가(代價)만 가리키냐면 그런 건 아니고, 공급이 비탄력적이거나 희소한 까닭에 더 받게 되는 수입을 가리키죠. 영어에서 rent라고 하면 (그 어원을 제외하고는) 딱히 "땅"이란 뉘앙스와 관계가 없습니다. 이는 초창기 경제학 용어 번역의 여러 아쉬웠던 사정에 기인합니다. 

 

"32. 보험사와 고객 간의 팽팽한 줄타기 - 도덕적 해이"와 "05. 월가 CEO들은 왜 고액연봉을 받고 기업을 도산시켰나 - 주인 대리인의 문제"는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이슈들이며 실제 내용을 읽어 봐도 많이 닮았는데 책에서는 멀리 떨어져 배치되었네요. "21. 영화 <괴물>은 어떻게 1,300만 명의 관객을 집어삼켰나 - 영화 마케팅 전략"은 아무리 소프트한 지향성을 가져도 구태여 경제학 책에 넣을 필요가 없다고도 생각됩니다. 이 무렵만 해도 봉준호 감독이 이렇게 출세할 거라고는 저자 포함 다들 예상치 못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4. 통화 스와프로 잠시 안도 - 스와프"를 다시 살펴 보면 국가 간 신뢰가 확실히 전제되지 않고는 이런 협정이 맺어지기 어렵겠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느 한 국가는 일방적으로 손해를 십상이거나, 그게 아니라면 스와프 협정 실행의 실익이 없지 않겠습니까(두 국가 다 고생한다는 뜻이므로). 한편으로 일본과의 스와프 협정은 이제 분위기상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네요.

 

"47. 독점기업이 손가락질 받는 이유 - 독점의 폐해, 자중손실" 에서 유익한 지적이 물론 많으나 독점기업이란 이처럼 도덕적 잣대로 잴 이슈는 아닙니다. "자연적 독점"의 경우도 있겠고 말이죠. 한편 이 책이 나오기 수 년 전, 일반적으로는 자영업자로 인식되던 화물차 운송업자들이 파업을 벌였는데 이 책에서는 "55. 화물연대 파업은 진짜 파업일까? - 무임승차"로 다룹니다. 이 사건과 무임승차 토픽을 연결시킨다는 게 좀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쉽게 쓰여진 책이 항상 유용, 타당하다고는 볼 수 없다는 말을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제 지도교수님께 들었는데 이런 책을 보면 여러 생각이 드네요. 한편으로, 어떤 책에서건 독자는 종전에 모르던 바를 몇이라도 건질 수 있습니다. 어려운 내용을 최대한 쉽게 전달하려고 애 쓰는 저자들이 줄 서서 책을 쓰는 요즘 같은 세상에, 또 거의 전 국민이 주식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 경제 지식 면에서 남들보다 뒤떨어지면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겠다는 생각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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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명작선 1 - 김소진 외 | My Reviews & etc 2022-03-2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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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국문학 명작선 1

김소진 등저/한국언어문화연구원 편
한우리북스 | 2008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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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살림출판사에서 나온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시리즈를 읽은 적 있는데 물론 그 작품들을 이문열씨가 다 옮긴 건 아니고 세종대 강자모 교수 등 여러 전문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책들이었습니다. 뜬금없이 그 책들이 생각난 건, 이 책 역시 (대상이 한국문학이긴 하지만) 주제별로 나뉘어져 권별로 엮인 편제라는 점이 닮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유년시절의 경험을 통한 성숙", "순수한 사랑의 설렘과 아픔", "가족 간의 갈등과 그리움", "자기 성찰과 내면의 성숙" "연민에서 인간의 이해로" 등의 다섯 주제에 의해 분류되었고 또 그 각각의 주제에 맞는 작품들이 선정되어 실렸습니다. 주로 수능을 준비하는 어린 학생들을 위해 기획되었겠지만, 성인 독자들이 읽어도 무방하며, 그들이 어렸을 때 읽었던 작품 pool과 차이가 꽤나 나는 선별이기 때문에 읽는 재미가 오히려 남다를수 있습니다. 

 

24기 34주차에 리뷰한 김유정의 <봄봄>도 있고, 전상국(1980년대 많은 화제작을 쓴 분)의 <우상의 눈물>이라든가, 전영택의 <화수분>,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 등이 눈에 익지만, 임철우(1988년 <붉은 방>으로 이상문학상 공동 수상)의 <사평역> 같은 건 개인적으로 낯설었습니다. 이 중 제가 특히 재미있게 읽은 건 우한용 서울대 교수의 <꽃자리>였습니다. 주인공이 체육 교사라는 점이 다르긴 하나 상당 부분 작가 자신의 페르소나인 듯도 보였습니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여성 후배와 짙은 교감을 형성한다든가 대학 은사분의 지도편달이라든가 어린 여학생 제자와의 골치아픈 사연이라든가 하는 게 말입니다. 극중 주인공의 나이도, 이 작품 창작당시의 작가분 나이와 비슷하겠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내용은 꽤나 통속적입니다. 어떤 카페를 운영하는 마담의 딸인 여학생은 "엄마와 동성동본(그 자신의 표현)"이라는 점이 언제나 불만인 반항아입니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가 1초 정도 생각했는데 이후에 사정이 나오듯 "아빠가 누구인지 알 수 없어서" 그런 말이 나왔겠습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분이라고 해서 항상 남자관계가 복잡하라는 법은 당연히 없으나 이 시골에서 하나뿐인 다방을 경영하는 저분의 경우는 그런가 봅니다. 사실 요즘이야 여성에게 널리 성적 자기결정권이 인정되니 혹 수십 명의 연분이 있어도 아 인기가 좋구나 혹은 능력자구나 하는 정도로 그치겠지만 이 작품이 나온 1980년대에는 평가가 매우 달랐겠습니다. 

 

어느날 여학생은 한 남자 손님과 자신의 어머니가 중절 여부를 놓고 심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고 참을성을 완전히 잃어 버립니다. 이때 그 손님이 하던 말 중, 여학생이 남몰래, 아니 대놓고 연모하던 체육 선생님이 혹시 지금 포태 중인 애 아버지가 아니냐는 공박을 듣고 더욱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체육 선생은 해당 카페에 자주 들를망정 마담과 그렇고그런 사이는 아니었던 듯 보이며 게다가 애초에 선생이라면 학부모와 그런 관계를 갖는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소리입니다(예나 지금이나). 편집자의 의도대로, 이 작품은 확실히 "자기 성찰과 내면의 성숙"이라는 주제를 잘 구현하기는 하지만 제가 앞에서 언급한 대로 저 개인적으로는 다분히 통속적인 전개입니다. 

 

이 작품은 MBC에서 베스트셀러극장 중 한 회차로 1980년대 말에 극화된 적이 있습니다. 드라마는 소설 원작과 달리 남교사의 후배인 여교사의 시선 위주로 전개되는 게 특징입니다. 그러나 사건의 중심은 여전히 여학생에 놓여 있으며 다른 인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다는 자체가 무리입니다. 여교사 역에 당시 신인배우였을 옥소리씨가 나오며 말 안 듣는 여학생 역에는 아역배우로 유명했던 주희씨가 나오는데 두 사람의 나이 차는 3년 정도라서 극 설정과 잘 어울립니다. 리즈 시절 옥소리의 미모가 매우 인상적이기는 하나 연기력은 극악이라고 봐야 하겠습니다. 반면 주희씨는 열심히 연기하지만 아역배우로서의 매너리즘에 여전히 꼭 갇혀 있습니다. 그녀가 이후 성인 배우로서 큰 경력을 이어가지 못한 이유가 어디 있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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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떨어지지 않는다 | My Reviews & etc 2022-03-2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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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과는 떨어지지 않는다

리안 모리아티 저/김소정 역
마시멜로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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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은 어떤 결과를 낳아야 할 때가 따로 있는 듯합니다. 때가 되었는데도 그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이건 뭔가 큰 문제가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떨어져야 할 때가 넘은 사과"가 아직도 떨어지지 않는다든가 말입니다. 

 

리안 모리아티 작가님의 소설은 여태 계속 마시멜로(한경)에서 김소정 번역가님의 솜씨로만 접한 것 같습니다. 원어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싶어 <커져버린...>은 원서로도 따로 읽어 봤는데 역시나 싶었습니다. 이번 이 작품도 일단 받아보고 나서 그 엄청난 두께에 놀랐는데 모리아티 여사의 작품은 일단 단행본들도 이렇게 다 두꺼운 편이기도 합니다. 

 

<켜져버린...>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모리아티 여사의 작품들은 그 뼈대가 되는 줄거리가 일단 재미있으면서도, 곁가지로 소소하게 퍼지는 이야기들도 재미있으며, 개성 강한(성격도 보통 아닐 것 같은)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들도 정말 재미있습니다. 전작들이 그렇게나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그에 못지 않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또 히트 치게끔 빚어내려면 그 부담감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그런데도 매번 이렇게 이야기가 밀도 있으며서도 디테일도 다 살아 있고, 그런가하면 본연의 이야기도 묵직합니다. 두께 이야기를 괜히 꺼내게 되는 게 아닙니다. 게다가 지금 이 신작은 전혀 새로운 세계관에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펼치는 스토리입니다. 

 

누구나 선망하는 바가 따로 있기도 하고, 또 누구나 남들의 선망을 받는 인생이 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그런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인생은 또 극소수입니다. 꿈을 현실에서 이뤘다고 해도 이에 만족하거나 행복해하는지 여부는 또 별개입니다. 조이와 스탠은 사실 특별한 노력을 통했다기보다 나면서부터 유전자의 힘으로 모든 걸 거의 거저 얻은 케이스가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노력도 할 만해야 하는 것이므로 그 역시 타고난 축복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조이 쪽이, 스탠보다 더 멋진 면과 유리한 점들을 타고난 것 아닐까 싶었지만 둘 다 뭐 막상막하라고 봐야겠습니다. 

 

이렇게 잘난 분들이 결합을 이루면, 주변에서는 아 그 2세가 얼마나 또 멋진 아이들이 태어나겠으며 인생에서 얼마나 멋진 성취를 이룰까 기대하며 입방아를 찧습니다. 만약 아니라면? 그건 그것대로 또 지독하게 큰 화젯거리가 됩니다. 이 커플은 금슬이 좋았는지 아이가 넷이나 되며 다 멋지게 성장도 했지만 주위의 기대에는 약간 못 미치는 듯도 합니다. 현실에서 사실 가장 높은 빈도로 볼 수 있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던 가정에 어느날 평지풍파가 일어나니.... 어떤 낯선 사람(사실은 아닌)이 아무 문제 없던(그렇게 보이던) 가정에 느닷없이 찾아온다. 다음 갑자기 실종되거나 죽거나 한다, 이런 전개 자체는 영화나 소설에서 많이 보던 것이긴 합니다. 그런데 모리아티의 이 작품에서는 완전히 예상 밖의 사태가 펼쳐집니다. "와 이런 말도 안 되는..." 예상을 벗어난다는 건 그만큼 당하면서도 뭔가 통쾌한 체험입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이야기가 재미있어지려면 자녀의 수가 꼭 넷이어야 할까?"라는 생각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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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미와 효심 - 김원 | My Reviews & etc 2022-03-26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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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김사미와 효심

김원 저
아라 | 201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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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나타난 어떤 인명을 보면 대체 무슨 뜻인지 감도 못 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후삼국 시대 궁예의 충신이었던 은부의 경우 은이라는 글자가 올 래(來) 변에 개 견 자를 쓰는, 개짖을 은 자를 쓰는데 사람 이름에 이런 글자가 쓰일 리가 없습니다. 아마도 사관이, 그 평가에 부정이 깃들어 마땅하다고 여길 때 의도적으로 이런 글자를 쓰는 게 아닐까 싶고, 혹여 한글 발음이 비슷한 다른 성씨와 혼동할 우려를 거의 0으로 줄여 준다는 점에서 순기능이 확실히 하나 있기는 합니다. 

 

시대를 한참 밑으로 내려와 12~13세기 농민, 천민 반란이 전국을 휩쓸었을 무렵, 예컨대 운문(현재의 청도), 초전(울산- 작품에서는 배냇골로 표기됩니다) 등에서 반란을 일으킨 김사미, 효심 같은 인물은, 대체 왜 그런 이름을 쓰게 되었을까요? 김사미의 경우, 많은 학자들이 그가 사미승 출신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럼 울산의 효심은 효심이 지극한 게 작명의 유래일까요? 모를 일입니다. 정말로 주변 인물들이 그를 효심이라 불렀는지, 설령 그렇다 해도 사관은 반란을 일으킨 부정적 인물의 경우 좋은 한자를 써 주지 않는 게 보통인데도 말입니다. 

 

이 소설은 고려 중후반을 휩쓸었던 신분 해방 운동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아무래도 실제 역사 기록이 미비할 때는 이처럼 작가의 상상이 개입하여 그 간극을 메우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을 듯도 합니다만 역사와 문학은 준별할 필요가 있겠죠. 앞서 말했듯 후삼국 시대와, 이 소설이 배경으로 삼는 농민 반란기(초기 무인 집권기)는 간격이 매우 큰데도 견훤이나 경순왕 등의 인물 설화를 대담하게 끼워 넣는 등 작가는 역사 전체를 통해 신분 해방과 민중 주도적 움직임을 관철시키려는 듯한 의도를 드러냅니다. 그런가 하면 "문수산의 불운한 선비" 화소도 삽입하여 마치 조선 시대 잔반 출신 최제우를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까지 등장시킵니다. 

 

고려 중기 상당한 경제적, 문화적 번영을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한번 지배 질서가 모순과 동요의 조짐이 보이자 이처럼 기층 민중이 거센 반항의 몸짓을 드러냈습니다. 반면 이후 왕조인 조선은 두 차례의 외침(外侵)을 겪었음에도, 양반층 내부의 대립 외에는 딱히 체제 전복의 움직임이 밑으로부터 일지 않다가 19세기 들어서야 뚜렷한 항쟁의 기운이 일기 시작했죠. 달리 말하면 19세기 이전의 조선은 (적어도 고려에 비해) 신분 질서가 안정적이었다는 뜻입니다. 이는 객관적 관념론으로 무장한 조선의 유림이 향촌 질서를 더 효율적으로 잡아 나갔다는 뜻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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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 송 무 譯 | My Reviews & etc 2022-03-25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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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달과 6펜스

서머싯 몸 저/송무 역
민음사 | 200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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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 때 읽던 이 작품의 역자 서문 같은 데에는 거의 항상 "몸(=모옴. Maugham)의 작품은 그의 시대에 통속 문학이라고 비판을 받았으나..." 같은 평가가 끼어 있었습니다. 세계 명작 고전이라고 즐비하게 늘어선 다른 걸작들에 비하면 (계산된 재미와 다소 작위적인 감동은 있을지 모르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어렸을 시절이라 그런 가치 평가를 주관적으로 해 내거나 소화하기는 힘들었고 그저 정보로서 머리에 간직했을 뿐이었으며, 같이 서 있는 다른 걸작들과 비슷한 무게로 받아들이곤 했습니다. 설령 통속 문학이라 쳐도, 몸의 문장은 매우 문법적으로 정확하고 표현이 명징하기 때문에 영어 공부용으로 매우 좋습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그간 소중히 여겨 오던 가치와 경력을 한순간에 버리고 은둔하며 자신의 가치를 추구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현대 한국에서도 판검사, 의사 등의 직분을 갖고 있는 이들 중 상당수는 본연의 적성이 따로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단지 공부 잘하는 적성과 능력을 살려 (그의 부모님, 선생님 등이 성원했던) 사회적 지위를 선택했고, 진정한 적성을 기회비용으로 날렸을 뿐이죠. 제가 몇 주 전에 읽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심판>에서는 바로 그랬다는 이유로 주인공이 호된 심판을 받았어야 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도 이른바 달란트의 비유에서 이를 죄 비슷하게 단정하는 대목이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에 대해 도덕적 비난을 가하기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어떤 사람이 책임감도 없고, 능력도 부족하고, (정말로 최악인 건)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회성조차도 결핍되어 있습니다. 물론 실속도 못 챙기면서 그저 무분별하게 엉겨 붙는 특성을 두고 사회성이라 미화할 수는 없고요. 사회성이든 뭐든 관계라는 건 그로부터 얻는 소득이 뭐라도 있어야 합니다. 안 그런 사람은 결국 벌이는 장사, 사업마다 일일이 말아먹을 수밖에 없죠. 손에 쥔 것도 없이 "그래도 나는 사회성이 좋아"라고 위안해 봐야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아무 능력도 없으면서 심지어 사회성까지 결핍된 사람이, 사실은 주변으로부터 강제로 소외된 건데 마치 이 소설의 스트릭랜드처럼 "재능의 추구를 위해 자발적으로 사회에서 퇴장"한 듯 미화한다면 그 얼마나 꼴사나운 일이겠습니까. 이런 사람을 위해 루신은 <아Q정전>을 창작한 거겠죠. 무능해도 좋고 왕따여도 좋은데 거짓말쟁이, 나아가 정신병자가 되어선 곤란하죠.

 

소설의 모델이 된 고갱은 결코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었고, 캐릭터 스트릭랜드 역시 퇴사, "퇴장" 직전까지 그가 속한 직장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던 인재였습니다. 고갱은 타히티에 은거할 시절에조차 그의 그림의 가치를 평가해 줄 인맥을 확보하고 있었으니 사실상 비즈니스맨이었다고 불러도 됩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었)다고도 하지만, 고갱이든 스트릭랜드건 간에 일단 뭐 포기할 건덕지라도 있었다는 점에서 그들은 행복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문제는,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지만 진짜 행복을 찾기 위해 가짜(그들의 관점에서) 행복을 포기할 가치가 있느냐는 겁니다. 사람이 그의 영혼을 잃어선 안 된다고도 하지만, 정말로 끝까지 지켜야 할 건 자신의 재능(가진 사람에게만 해당됩니다)입니다. 재능이란 잔혹한 주인이어서, 가진다고 그게 꼭 축복은 아닙니다. 재능은 그 잠재력이 터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스트릭랜드의 재능(과 그의 선택)이 이해 안 되는 사람은, 혹시 야구를 좋아한다면 해마다 얼마나 많은 젊은 루키들이 끝내 자신의 포텐을 터뜨리지 못하고 쓸쓸이 방출되는지 살펴 보면 됩니다.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혹독한 스승도 없고, 주변의 유혹도 많습니다. 한창 때의 혈기에다 (건장한 체격 등의 팩터가 유발하는) 이성의 접근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걸 다 참고 운동에만 전념해도 잘 안 되는 게 재능의 꽃피움이죠. 

 

재능은 대체 무엇 때문에 꽃피워야 하나요? 막대한 경제적 수입? 스트릭랜드는 이미 이를 젊은 시절에 손에 넣은 사람입니다. 주변으로부터의 평가? 마찬가지입니다. 아무 이유가 없고, 그 재능의 실현과 완성이, 그 자체로서 하나의 목적이기 때문이죠. 그 사람에게는 자신보다 훨씬 못한 동시대 대중의 평가 따위가 아무 의미 없습니다. 신(그런 게 있다면)과 자신이 정직하게 내리는 판단이 그에게는 전부입니다. 그는 이미 그 순간, 득도를 이룬 붓다가 부럽지 않습니다. 그가 곧 부처이며 예수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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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이야기 - 안톤 체호프 | My Reviews & etc 2022-03-2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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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루한 이야기

안똔 체호프 저/석영중 역
창비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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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책프 13기 33주차에 박형규 교수 번역본 <체호프 단편선>을 리뷰한 적 있습니다. 아직 그 독후감이 책좋사에 남아 있습니다만 네이버 카페 플랫폼 개편 때문에 책의 서지사항이 지워져서 보이질 않네요. 제 기억이 맞다면 학원사 刊 한권의책 시리즈 중에 포함된 책이고, 전 아직도 문장의 아름다움이나 번역의 정확성 면에서 그 책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2016. 8. 21에 남긴 그 독후감에는 묘하게도 <지루한 이야기>에 대한 소감이 빠져 있는데 4년 정도가 지난 지금 다른 역본을 읽고 나서 이 독후감 속에 이런저런 느낌을 털어 놓을 수 있어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지루한 이야기>는 어쩌면 제목 그대로, 체호프의 다른 단편이 보여 주는 교과서적 깔끔한 형식미와 미학적 충격과는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그렇다고 체호프 자신의 자전적 회고로도 보이지 않는, 어느 노교수를 1인칭 작중 화자로 삼아 펼쳐지는 "지루한 이야기"입니다.

 

노교수는 젊어서 명철한 지성을 자랑하던, 인품도 빠질 데 없는 명사였으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심사가 꼬여가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이 대목은 호주의 소설가 콜린 매컬로의 <로마의 1인자> 1부에서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뇌에 이상이 생긴 후 성격이 괴팍히 변해 가는 과정과도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두 거인 모두 한때는 자신에게 타인에게나 공명정대하기 이를 데 없는 잣대를 유지할 줄 알던, 수양의 정점에 달한 사람들이었기에 더욱 안타까울 뿐이죠.

 

"선생님께서는 요즘 무섭게 늙으셨습니다."

 

무섭게라는 부사가, 늙은 모습이 무섭다는 뜻인지, 아니면 노화의 속도가 급작스럽다는 뜻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둘 다일 수도 있겠죠. 교수는 특히, 자신의 마음에 차지 않는 후배, 사위 등을 신랄하게 비꼬고 조롱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는데, 그의 슈퍼에고는 이런 1차원적 반응에 대해 준엄한 꾸짖음을 내립니다. 중편에 가까운 긴 분량 속에서, 우리들 일상인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예외적인 캐릭터의 잔잔한 내면 속 전쟁을 다룬 이 소설은 현대의 관점에서도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기에 더욱 흥미롭습니다.

 

<검은 옷의 수도사>는 아마도 니콜라이 고골의 영향을 짙게 받았음직한 신비적 분위기가 두드러지며,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은 한국에서 안 읽은 독자가 거의 없을 법한 명단편입니다. 석영중 교수의 이 새로운 번역으로 즐기는 맛이 또 별미였다고나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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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투타의 전설 - 배정섭 | My Reviews & etc 2022-03-23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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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프로야구 투타의 전설

배정섭 저/하일 감수
새로운사람들 | 201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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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한국프로야구에 큰 족적을 남긴 레전드급 선수들에 대한 재미있는 서술이 실려 있습니다. 1장은 명타자들, 2장은 투수들, 3장은 앞 챕터와 일부 중복이 있기는 하나 라이벌들에 대한 회고, 4장은 팀별 라이벌 구도에 대한 역사적 분석을 담습니다. 구성도 야구팬이면 공감할 수 있게 재미있게 짜였습니다. 

 

경기 수도 적고 야구 수준이 낮았다고는 하나 여튼 한 시즌 내내 타율을 4할, 정확하게는 4할 1푼대를 유지했다는 건 경이적인 기록입니다. 경기 수가 늘고 나서는 LG의 노찬엽, 4년 뒤 이종범, 몇 년 전 서건창 등이 이 놀라운 기록에 일시나마 접근한 적 있습니다. 물론 이 기록의 주인공은 백인천씨인데 현재는 몸이 많이 불편하시다고 들었습니다. 빠른 쾌차를 기원합니다. 

 

장효조 선수는 몇 년 전 비운의 죽음을 맞기도 해서 더욱 깊이 야구팬들의 뇌리에 남았습니다. 이분은 커리어 내내 통산 타율 .331을 기록했는데 어찌보면 한국야구사에 이쪽이 더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양준혁의 기록은 (역시 레전드 중 하나로 남을) 박용택에 의해 몇 개가 깨어지기도 했으니 더욱 그렇죠. 

 

장종훈은 이 책에서 특히 1991년, 92년의 모습을 다뤘는데 연습생 신화를 일군 인물이라 더욱 뜻깊습니다. 이 무렵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에는 투수 한용덕이 또 연습생 출신으로서 좋은 성적을 올렸습니다. 한용덕은 작년까지 이글스의 감독을 지냈고 가을야구도 한 번 한 적 있습니다. 

 

장명부는 최초로 30승을 거두었는데 이 기록은 깨어지기 어려울 뿐 아니라 다시 나와서도 안 될 만한, 끔찍한 혹사의 산물입니다. 장명부 선수는 말년이 매우 쓸쓸했는데 순진하게 야구 하나밖에 모르던 사람을 주변에서 너무 부당하게 대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라이벌 구도로는 최동원 v 선동열이 가장 유명하겠으나 사실 부당한 비교입니다. 예전 프로그램 중 어느 분이 "선 선수는 연투 능력면에서는 최동원에 뒤떨어지고..." 같은 멘트를 하는 걸 봤는데 사실 연투능력이란 현대 야구에서 더 이상 높이 평가되어서는 곤란한 면도 있고, 이 점에서 최동원 선수는 불운한 편입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기록 관리는 또 못 받았기 때문이죠. 참고로 저 멘트는 선동렬 선수가 아직 커리어 초기였을 때 나왔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하겠습니다. 최동원의 연투 능력은 사실 불가사의한 초인적 성격마저 있습니다. 선동렬은 선동렬대로 완성형 투수이며 그만큼 리그를 모든 면에서 지배하는 투수는 앞으로 나오기 힘들 것입니다. 

 

1990년대 중반 서울 두 팀의 라이벌 구도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김상진 v 이상훈의 이야기도 흥미롭겠습니다. 최고 승률 통합우승은 1985년 삼성의 업적이며, 1987년에는 우승은 못했으나 이 팀은 박영길 감독 하에서 팀타율 3할을 기록도 했습니다. 책에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무장한 1999년 한화 이글스"란 글이 있고 실제로 이해 우승도 했었으나, 오리지널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1991~92년이었다고 봐야겠습니다. 단 저때는 모기업이 한화가 아닌 빙그레였지요(?). 

 

"최초로 준PO-PO-한국시리즈를 석권한 1992년 롯데 자이언츠"란 글이 있는데 그 이전 1990년에 삼성이 4위부터 시작해서 한국시리즈까지 간 적 있습니다. 우승은 못했지만 말입니다. 참고로 가전 라이벌이었던 LG와의 대결에서 무기력하게 지자 이건희 구단주가 정동진 감독을 해임했다는 설이 유력한데 정 감독도 지도자로서 참 운이 안 따른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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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산책 - 이헌재 | My Reviews & etc 2022-03-2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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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빠와 함께 하는 야구장 산책

이헌재 저
MSD미디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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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실제 사람을 만나고 사실을 목도해 온 취재자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저자는 비교적 젊은 세대인 기자분이기는 하나 이 책은 2006년에 저술되었으니 현재까지 많이 바뀐 사정과 다소 이질감이 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야구의 종주국은 영국일까요 아님 미국일까요? 많은 이들이 상식으로 "야구가 크리켓으로부터 발전되었음"을 알고 있으나, 연구자에 따라서는 두 스포츠의 기본 원리가 서로 큰 차이가 남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크리켓과 야구가 의외로 잘 안 통한다고 여기며, 실제로 인도 같은 데서 야구가 전혀 인기 없는 것만 봐도 어느 정도 방증이 됩니다. 야구는 "아메리칸 패스타임"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 그저 미국의 스포츠이며, "야구는 야구일 뿐"이지 않나 생각하네요. 

 

예전에 신인 김기태가 갓 데뷔했을 때 쌍방울 레이더스 구단 관계자가 구태여 빙그레 이글스(당시 명칭) 프런트에 대고 "모든 면에서 우리 기태가 유리하다"고 자랑한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도 "야구를 왜 왼손잡이를 위한 스포츠라고 하나요"라는 꼭지가 한 챕터를 이룹니다. 그런데 당사자 김기태는 당시 "종훈이 형은 신이에요"라고 한 적도 있습니다. 김기태씨는 이후 지도자로서 커리어를 상당히 키웠고 현재는 일본에 있는데, 장종훈은 기어이 코치에서 저렇게 머물고 마는 건지 아쉬움도 듭니다. 

 

"야구에는 축구 월드컵과 같은 국제적인 대회가 없나요?" 이 질문은, 이 책이 출간된 시점과 현재 사이에 아주 중요한 변화가 생겼기에 내용이 꽤 바뀌어야 할 듯합니다. 우리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초대 WBC 대회에서 일본을 여러 차례 이기는 등 선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15 프리미어 12에서 적진 한복판인 도쿄를 무대로 일본을 꺾는 등 쾌거를 이뤘습니다. 당시 물론 대곡상평을 상대로는 졸전했지만 투수 교체 후 결국 이기긴 했으니 말입니다. 21기 48주차 리뷰에서 잠시 말한 것처럼 1982년에는 서울에서 세계 야구 선수권을 차지하기도 했고, 2008년에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이런 국제대회 성과가 있었기에 야구가 아직까지도 국내 최고 스포츠의 위상인 겁니다. 반면 2019년에는 프리미어 12에서 결국 일본에 패퇴했는데 이런 식이면 KBO리그의 미래가 어두울 겁니다. 

 

"베이브 루스 아저씨의 홈런 기록을 깬 선수는 누구였는지 궁금해요"에 대한 답은 행크 애론이며, 이분은 1982년에 한국을 찾기도 했습니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를 이끌고 MBC 청룡, OB 베어스(모두 그 당시 명칭), 삼성 라이온스 등과 친선경기도 가졌었죠. 

 

"타구를 얼마나 멀리 쳐야 홈런이 되나요"에 대한 답은 과거 해태 타이거즈의 용병이었던 숀 헤어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2020) 한국시리즈에서는 NC 양의지의 타구가 고척 돔 천장을 맞히는 통에 비디오 판정이 있기도 했는데 그새 세상이 많이 바뀐 만큼 이런 로컬 룰 디테일까지 내용 보강을 하면 더 재미있는 책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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