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김진철을 기억하는 웹로그
https://blog.yes24.com/volop57
리스트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김진철
김진철의 웹로그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8·9·11·12기 책,경제경영/자기계발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2월 스타지수 : 별2,419
전체보기
서평
매달 독서 기록
서평이벤트
나의 리뷰
경제경영/자기계발
경제경영/자기계발 II
YES24 파블미션(舊)
YES리뷰어클럽 [나]조
My Reviews & etc
태그
다크머니 미국정치 코크형제 정치자금 서평이벤트 기쁨의발견 데스몬드투투 중국기서 지정학에관한모든것 파스칼보니파스
2022 / 0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월별보기
최근 댓글
우수리뷰에 선정되심을 축하드립니다! .. 
어렸을 적에 읽었던 베르테르는 너무나.. 
이주의 리뷰 선정 축하드립니다! 어릴.. 
우수리뷰 축하드립니다. 
우수 리뷰로 선정되심을 축하합니다. .. 
나의 친구
출판사들
파워블로그님

2022-04 의 전체보기
어제 울린 총소리 - 유재용 | 서평 2022-04-30 23:14
https://blog.yes24.com/document/1623913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ISBN 2005936000894

 

소설의 배경은, 전쟁의 참화를 딛고, 이미 풍족한 삶의 여건을 갖춘, 현대 한국 "서울"의 아파트촌입니다. 주인공 노인은 오전 9시 30분~10시 사이만 되면 단지에 울려펴지는 총소리를 듣습니다. 다른 시간대에는 들리지 않는데다 하루도 거르지 않는 이 소리에 노인은 불안감과 불쾌감을 느낍니다. 대체 누가 주거지에서 이런 짓을 하는 건가. 노인정에 들러 이런 느낌을 이야기하니 동료들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노인은 이미 사회적으로 기반을 잘 다진 아들 내외와 함께 사는데, 어느날 아들 내외는 "시중을 들어 줄 아주머니가 필요하실 것 같아서" 어느 여성 노인, 주인공과는 대략 십여 년 나이 차이가 나는 분을 모셔 옵니다. 시대 배경을 감안할 때 법적 혼인 관계까지는 알 수 없고 사실혼 배우자 겸 찬모 비슷한 스탠스인 듯합니다. 설령 법적 배우자라고 해도 거의 모든 재산이 이미 아들 앞으로 되어 있을 듯하므로 별 말썽은 생기지 않을 듯도 합니다. 단 이 시기가 민법 최종 개정 이전 시점이긴 하지만 후처의 상속지분은 지금과 큰 차이가 없으므로 혹 말썽이 생기려면 얼마든지 가능은 하겠습니다. 꼼꼼한 아들 내외(며느리가 특히)의 일처리 솜씨로 보아 그럴 일은 물론 없을 듯하지만.

 

새로 들인 아주머니, 또 노인정 친구들을 다 모아 놓고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작정을 하고 들어 봐도 그 총소리는 이 노인 외에는 들을 수 없는 그런 소리였습니다. 단지를 순찰하는 경비원한테 물어 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체 왜 남들이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나만 들을 수 있는 걸까? 노인은 생전 그런 특별한 능력을 지녀 본 적이 없고, 이제 생을 정리해 가야 할 단계에 접어들어 새삼 그런 능력이 생긴 것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노인은 소개를 통해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게 되고, 이 의사는 다시 어느 정신과 전문의를 소개해 줍니다. 정신과 의사는 다소 다그치는 듯한 말투로, 노인이 뭔가 숨기는 듯한 과거에 대해 눈치를 챈 후 모든 과거 사정을 자신에게 털어 놓아야만 이 이상한 소리를 더 이상 듣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에 노인은 오래 숨겨 온 과거를 하나씩 꺼내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책프 25기 12주차에 리뷰한 김상렬 작가의 <객사>에도 이 비슷한 설정이 있었습니다. 그 작품에서는 가족(정확하게는 처와 둘째 자식)을 북에 버리고 혼자 내려온 영감님 본인은 아무 죄의식이 없었으나 모친과 생이별을 하게 된 첫째 아들이 아버지에 대한 원망 때문에 정신적으로 큰 문제가 생겨 평생을 폐인으로 지내는 이야기였죠. 지금 이 작품에서 노인도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어!"라며 일생을 합리화해 왔지만 말년에 들어 이런 문제가 터진 것입니다. 또 여기에는, 아들 내외가 홀로된 아버지를 서울에 두고 이민을 가려는 결정을 이미 내린 사정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노인은 젊었을 때 지신이 저지른 잘못(가족을 버림)의 대가를, 이제 업보처럼 자신의 아들을 통해 고스란히 똑같은 방식으로 치르게 된다고 느낀 것입니다. 

 

사실 아들 내외는 노인이 그 생활에 불편함이 없게 모든 걸 준비하고 떠나는 것이므로 큰 잘못은 없습니다. 며느리가 약은 게, 아들이 "아버지가 정 싫으시면 저희는 안 떠날게요."라고 하자(물론 빈말입니다), 잽싸게 그 말을 받아 "아무 불편함이 없으시게..."라며 이미 확고한 결심이 선 이민 결정이 철회될 일이 없음을 분명히합니다. 저 무렵(1980년대 중반)에 실제로 한국에서 일부 중산층 중심으로 캐나다 이민 바람이 잠시 일기도 했습니다. 

 

아마 정신과라고 하면 (지금도 그렇지만) 미친 사람들이나 찾는 곳이라는 인식이 당시에는 팽배했겠고, 저렇게 자발적인 진술, 상담, 대화를 통해 병을 치료해 간다는 메써드(method)가 당시로서는 대중에게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을 겁니다. 유재용 작가에 대해서는 지난 24기 38주차에 잠시 언급했던 적 있습니다. 이 책은 1987년 동인문학상 수상작품집이기도 합니다. 요 당시에는 수상을 조선일보사에서 주관했습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2022 해커스 NCS 지역농협 6급 인적성 및 직무능력평가 | My Reviews & etc 2022-04-29 08:47
테마링
https://blog.yes24.com/document/1623242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해커스 NCS 지역농협 6급 통합 기본서 인적성 및 직무능력평가

해커스 취업교육연구소 저
해커스공기업 | 2022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지역농협 6급은 원칙적으로 연령, 학력, 학점 또는 어학점수의 제한이 없는(p18) 전형을 통해 선발됩니다. 그러나 일반관리직(영농지도)의 경우 농과계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2021 상반기 기준). 그러므로 일단 인적성과 직무능력평가만 잘 치르면 승부를 걸어볼 만합니다. 책에는 또한 2021년도부터 전국 동시채용 1회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대기업 공채가 거의 폐지된 지금 젊은 인재들에게 간신히 열린 또하나의 기회인 셈입니다. 


 

농협 하면 대뜸 NH은행을 떠올리겠으나 그곳 외에도 진로가 다양합니다. 하나로유통, 남해화학, 농협양곡, 농협물류 등 계열사가 무척 많습니다. 이 정도면 대기업 입사만큼이나 다양한 길이 열려 있고 실제로 농협은 기업서열을 매겨도 꽤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기업집단인데다 상대적으로 안정되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인적성이나 직무능력평가는 대개 비슷한 성격이지만 그래도 농협만의 특징이 어느 정도 뚜렷하므로 기출문제의 철저한 학습을 통해 대비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이 책은 1부 NCS 직무능력평가 파트에 의사소통능력, 수리능력, 문제해결능력, 자원관리능력, 조직이해능력 등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러므로 NCS 일반 기본서를 사서 공부하는 것보다, 6급 농협으로 특화된 이 교재로 대비하는 게 훨씬 능률적인 공부가 되겠습니다. 교재 2부는 인적성 대비 파트입니다. 여기까지만 따지면 p335 분량인데...


 

독특한 건 거의 절반에 가까운 분책(책 속의 책)이 6회분 모의고사를 실었으며 이것만 따로 227페이지 분량입니다. 그러므로 합하면 600페이지 정도이며, 해커스 교재가 대체로 그렇듯 해설분이 아주 자세합니다. 해설책만 따져도 100페이지 분량이며, 따라서 책의 총 페이지수는 700에 가깝습니다. 물론 수험생의 개별 형편에 따라 기본서 파트만 중점적으로 볼 수도 있으며, 반대로 모의고사만 신경 써서 풀 수도 있습니다. 

 

의사소통능력 파트에서는 NCS 공통의 다양한 내용을 정리하지만 특히 6급 기출인 유의, 반대 관계 어휘를 잘 설명해 둔다든가(p84), 혼동하기 쉬운 어휘(p77) 등 이 시험에 특화한 내용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기출 위주로만 공부하면 불의타를 맞을 수도 있으므로 NCS 일반의 내용도 알아 둬야 하죠. 책 옆면에 파트별 인덱스가 표시되었으므로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빨리 찾아 펴서 그것만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내용 설명 후에는 "예제"가 나오며, 단원 끝에는 기출동형 문제들이 유형에 따라(대개 5) 대략 40~50문제 등이 나옵니다. 예제는 바로 다음 페이지에 해설과 답이 따라오지만, 기출동형은 두번째 분책인 해설집을 따로 봐야만 합니다(답과 해설 모두). 언제나 해커스 교재를 리뷰할 때마다 느끼는 점인데, 해설집은 그저 답을 체크하는 용도라기보다 제2의 본문이라 생각하고 답을 맞혔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반드시 꼼꼼히 읽어 봐야 합니다. 


 

지역농협6급도 특히 문제해결능력 파트에서 논리학 관련 문제가 자주 나오는 편인데 직렬 불문하고 요즘 NCS의 공통 경향인 듯 보입니다. p200에 논리 오류 유형, p201에 불(Boole) 대수 관련 여러 개념이 정리됩니다. 이건 처음에 꼼꼼하게 공부를 해 두지 않으면 두고두고 사람 괴롭히므로 기본서 공부할 때 확실히 봐 놓아야 합니다. 

 

농협6급 시험의 특성상 인적성 파트는 (NCS에 비해) 분량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내용은 비록 적지만 소홀히하지 말고, 오히려 부담도 적은 만큼 꼼꼼하게 빠지는 내용 없이 잘 정리해 둘 필요가 있겠네요. 

 

NCS 모의고사를 풀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아무래도 실무에서 많이 쓰이다 보니 바코드 관련 문제가 참 자주 나오는 편입니다(예를 들면 별책 p70 2회 47번). 이건 지문을 통해 즉석에서 해결하기보다, 아예 모듈형 기본 이론이라고 여기고 바코드 구성을 평소에 공부해 두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물론 실전 문제에서는 일부 규약이 슬쩍 변형될 수도 있으므로 그냥 기존 지식에만 의존해서 문제를 풀면 곤란할 수도 있습니다. 

 

p87의 3회 10번은 "일매지게"라는 고유어의 사전적 의미를 묻습니다. 이 역시 어느 정도는 모듈화되어 있으므로 기본서의 착실한 학습이 선행되어야 풀이가 가능하겠으며, 조금 여유가 있는 수험생이라면 통합기본서에 나오는 더 풍부한 내용도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농협6급이다 보니 p164의 5회 21번 같은 걸 보면 아예 금융직무 중 마주칠 수 있는 실제상황을 방불케하는 지문을 보고 문제를 풀게 합니다. 실제로 금융기관(농협은 아니었고 다른 국책은행)에 전화를 해 질문을 해 보면 업무에 아주 밝은 여성직원분이 또렷또렷한 목소리로 명쾌한 해답을 짧은 시간 안에 척척 대답해 주는 걸 겪고 만족하다 못해 살짝 질리기까지 한 개인적 경험도 있습니다. 입사 단계에서부터 이처럼 업무에 밝은 인재들이다 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네요. 

 

이번에도 느낀 거지만 역시 교재가 딱 농협6급에 최적화된 내용이라서 시간이 참 절약된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좀 여유가 있다면 더 두꺼운 통합기본서로 내용을 보충할 필요도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금융투기의 역사 - 에드워드 챈슬러 | 경제경영/자기계발 2022-04-28 21:57
https://blog.yes24.com/document/1623089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금융투기의 역사

에드워드 챈슬 저/강남구 역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20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오늘날처럼 고도로 발달한 형태는 아닙니다만 고대 로마에서도 원시적인 꼴의 금융은 있었으며 금융이 있는 곳에 반드시 투자, 혹은 투기도 존재했습니다. 이 책은 고대 로마의 "투기" 사례까지 비교적 자세히 소개하는 점이 특이합니다. 

 

투기의 고전적인 형태는 물론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튤립 버블입니다. 네덜란드는 좁은 나라이며 국민 대다수가 고부가가치 산업, 심지어 농업이라고 해도 고가의 환금 작물을 재배하곤 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엄밀히 말해 플랑드르는 벨기에에 속하지만 소년 네로나 그의 이웃들처럼 고지식하게 농업 노동에 종사했던 이들이 네덜란드의 전형적인 국민상은 아니었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책에는 1690년대의 주식회사 설립 붐이 소개되는데 애초에 작은 돈만 출자해도 모험 사업의 이익 분배에 참여할 수 있게끔 하려는 게 그 의도였습니다. 와 그 예전에 주식회사가 존재했으며 주식, 증권이라는 게 있었다니 하고 놀랄 수 있지만 국민성 자체가 투자, 투기에 민감했기에 이런 게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주식회사라는 게 말만 번드르르하게 하고 실제로는 소액 투자자를 등쳐먹는 짓거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저 국민성이 투자를 좋아한다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고, 엄격한 공시 감독 시스템이 있건 없건 간에 사회적 신뢰가 존재해야 이런 제도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투자를 좋아해도, 그 사업으로부터 얻은 이익이 정직하게 분배가 안 된다면 무슨 믿음으로 출자를 하겠습니까? 사실 그래서 한국 주식이 외인 투자자들에게 저평가를 받는 겁니다. 배당을 잘 안 해 주니까요. 또 이런저런 지배구조상의 모순으로, 내가 투자한 사업회사의 이익이 그저 수상한 경로로 지주회사에 막 빨려들어간다는 의심이 해소가 되어야 합니다. 거버넌스라는 가치를 요즘 SK 회장이 막 강조하고 이러는 것(며칠 전 뉴스)도 외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의도가 큽니다. 

 

우리 국민들은 요즘 동학개미운동이다 뭐다 해서 주식에 투자를 많이 합니다만, 1990년대 일본인들이 무조건 남는다면서 부동산 투자를 하다 버블이 꺼지는 바람에 엄청난 부를 날린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최근 옵터머스 사태도 굉장히 불길한 조짐일 수 있습니다(사기하고 버블 붕괴는 생각보다 차이가 적을 수 있습니다). 같은 버블이라고 해도 1840년대 미국 철도 버블은 그나마 피해자가 적었습니다. 우리는 철도 부설 당시 소농들이 억울하게 토지를 수용당한 사례만 떠올리지만 수상한 경로로 폭탄돌리기를 당한 소액 투자자들의 피해도 잊어서는 안 되겠죠.

 

최근 짐 로저스라는 투자자가 한국의 버블을 경계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유명한 누군가가 무슨 말을 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투자에 대해 1도 모르면서 번 돈을 함부로 써 대는 게 위험합니다. 무슨 노름이나 장난을 하듯이 눈감고 주식 투자(...)를 하는 모습을 보면 기가 찹니다. 공부 없이 요행으로 거금이 벌리는 경우가 과연 있겠습니까?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해커스 공기업 기출 일반상식 2022 최신판 | My Reviews & etc 2022-04-27 22:18
테마링
https://blog.yes24.com/document/16226907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해커스 한 권으로 끝내는 공기업 기출 일반상식

김태형,김동민,송영욱,윤종혁,최수지,해커스 취업교육연구소 저
해커스공기업 | 2022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공기업 입사 준비에서 의외로 수험생 발목을 잡기도 하는 과목이 일반상식입니다. 사회가 아주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디어에서 쓰는 용어도 낯선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산업계에서 쓰이는 기술도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며 일반 대중 수준에서도 알아 둬야 하는 것들이 급속도로 늘어납니다. 시험에 출제되는 용어의 수준도 예전하고는 비교가 안 되니만큼 적어도 기출에 어떤 항목이 여태 출제되었는지 정도는 확실하게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 교재는 사이즈도 그렇고, 종이 질이라든가 편집 형태 같은 것이 마치 중고교 VOCA 교재와 몹시 비슷합니다. 그래서 수험생 입장에서는 더 친근하고, 수회독을 하면서 특히 잘 잊어버리는 항목, 이해하기 어려운 항목을 나중에 다시 체크하기 좋습니다. 뜻만 알려 주는 게 아니라 비슷한 말, 반대말(이 역시도 출제 범위 안에 들어갑니다), 실제로 이 말이 어떤 맥락에서 쓰이는지까지 잘 알려 줍니다. 이 책은 "기출"에 포커스를 두었으므로 실제 출제되었을 때 어떤 형태의 문제였는지도 항목 밑에 함께 나옵니다(출제 기관도 함께 표기). 한마디로, 혹 따분하게 공부하다가 질리지 않도록 수험생을 최대한 배려한 편집이 돋보입니다. 

 

시사용어에는 비슷비슷한 용어들이 무척 많습니다. 예를 들어 p150의 낙수효과를 보면, 일종의 반의어랄까 "분수 효과"에 대한 설명이 같이 나옵니다. 낙수 효과는 대기업의 실적이 저소득층에까지 두루 혜택을 준다는 뜻이지만 분수효과는 반대로(?) 서민층의 활발한 경제활동이 기업 레벨에까지 올라가 긍정적 효과를 끼친다는 뜻입니다. 둘 다 어느 하나가 맞고 다른 게 그른 게 아니라 경제의 구체적 활동 국면에 따라 타당할 때가 있고 그렇지 못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여튼 이 두 개를 같은 페이지에서 설명하면 수험생 입장에서 잘 헷갈리지 않고 함께 차이점을 대조하며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은 특이한 점이 "최신 상식 100선"을 따로 모아서 올컬러 편집으로 책 맨앞 48페이지까지를 채우고 있는 것입니다. 일반상식책은 책마다, 혹은 연도마다 내용이 비슷비슷한 게 많습니다. 그래서 아예 최근에 새롭게 등장한 용어(이전판에 안 나오던 것)들을 따로 묶어 기억이 잘 되도록 컬러로 제시한 듯 보이네요. 읽어 보면 물론 미디어에서 많이 거론해서 익숙한 것도 있지만 여튼 기존 교재에서는 못 보던 게 많습니다. 오커스, 파이브 아이즈, 시세션(shecession), 고스팅, 네온스완(스완 시리즈가 여기까지 왔네요), 국가수사본부, 2개의 100년 등이 아마 가장 최근에 등장한 용어들일 것입니다. "문센족"도 있던데 문센은 이전부터 아줌마들이 쓰는 말이라서 여기에도 끼나? 싶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 파트는 올컬러라서 관련 사진도 함께 나오거나 한 덕에 공부하기가 더 편했습니다. 시세션은 뜻에 따르자면 "쉬"세션이 되어야 할 것 같지만 국어원의 규범 표기법에 따르자면 저리 되는가 봅니다. 

 

삼부요인(p55)에서 3부는 행정 입법 사법이므로 혹시 행정부 요인이 대통령이 아닐까 착각할 수 있으나 여시기서는 국무총리를 꼽습니다. 이런 것도 그냥 말로만 알려 주는 게 아니라 시각적으로 더 잘 들어오도록 표를 만들어서 그 안에서 항목 설명을 해 줍니다. p71중에서 설명되는 "추가경정예산"의 경우 자체 뜻이 설명될 뿐 아니라 본예산, 수정예산, 준예산 등 세 개의 비슷한 개념이 함께 설명되는데 이 역시 표 안에 들어 있습니다. 


 

맨앞에 "최신"상식 항목이 나오고 난 뒤에는 일반상식 1180항목이 이어집니다. 이 항목들은 다시 정치/경제경영/사회/국제/역사/스포츠 등 여러 분야로 나뉘어집니다. 항목 하나하나에는 고유 번호가 붙어 있고 페이지수와는 별개입니다. p446 이하에는 가나다순 인덱스가 있는데 이때 나오는 숫자들은 페이지수입니다. 

 

내가 하는 일은 항상 꼬인다고 여기는 "머피의 법칙"은 30년전부터 잘 알려진 내용이긴 한데 이게 한국보훈복지공단 입사시험에 실제 출제되었다고 합니다(p158). 비슷한 용어(그 뜻은 반대)로 샐리의 법칙, 줄리의 법칙도 있는데 역시 항목 밑에 나란히 소개되기 때문에 함께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p176의 "놈코어" 같은 것도 저는 낯설었는데 이게 몇 년 전 신조어였던 한국말 "꾸안꾸"와도 뜻이 통한다고 하겠습니다. 과거에는 칼라(collar) 종류가 블루/화이트 두 가지였으나 그레이, 골드, 뉴, 퍼플, 핑크, 다이아몬드, 레인보우 등이 다 나오는데(pp. 186~187) 이 역시 겉모습들이 비슷하므로 함께 외워 둬야 하겠네요. 

 

국제 외교 용어도 어려운데 페르소나 논 그라타 같은 것은 대략 20년 전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큰 사달이 나서 일반 대중 사이에도 널리 퍼진 적 있습니다. 모두스 비벤디, 투키디데스 함정, 아그레망 등의 용어도 있고, 종속 이론 같은, 1980년대 운동권 학생들 사이에서 통할 법한 아주 오래된 용어도 있습니다. 근대사에서 천주교 박해 같은 건 해의 간지가 비슷하게 들려 구별하며 외우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p248에 잘 구별해서 정리되었습니다. 


 

중고교 보카책도 그렇지만 단원이 끝나면 내가 이걸 얼마나 잘 이해하거나 기억하는지 스스로 테스트를 해 봐야 합니다. 이 교재도 마치 어휘책처럼 단원마다 자체 테스트를 제공합니다. 이게 꼭 필요한 건 아니겠으나 공부 과정의 지루함을 더는 데에 도움이 되긴 합니다. 책이 다 끝나면 기출동형 모의고사가 3회분 제공되며, 책 말미에는 틈새상식이라고 하여 24절기, 필수속담, 잘 틀리는 맞춤법, 한국문학사(史) 등이 깔끔하게 나와서 상식의 빈틈을 촘촘하게 메워 줍니다. 진짜 이 책 한 권으로 일반상식은 다 커버될 것 같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프랑스와 중국의 위험한 관계 | My Reviews & etc 2022-04-26 23:20
https://blog.yes24.com/document/1622367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프랑스와 중국의 위험한 관계

앙투안 이장바르 저/박효은 역
미디어워치 | 2022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현재 프랑스 대선 개표 완료가 몇 시간 지난 시점에서 극우 스탠스의 마린 르펜이 거의 40%에 가까운 지지를 얻었다는 보도를 보면 놀라운 감이 있습니다. "우파"도 아니고 "극우" 단일 진영의 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미있는 건 오늘날 프랑스의 극우 진영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 자유진영에 대립하는 독재 체제 국가들에 대해 오히려 연대감을 표방한다는 점입니다. 이와 관련, 이 책은 프랑스의 좌파가 아니라 오히려 우파 진영에 친중 정치인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제기합니다. 프랑스가 오랜 세월 동안 일정한 영향력을 지녀 온 아프리카에 중국이 공격적으로 진출함으로써 국익이 크게 침해되었다는 건 주지의 사실임을 감안하면 이는 대단히 흥미로운 주장이기도 합니다. 사실 저 개인적으로는 마린 르펜 지지세를 "극우"로 분류하는 기준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고 보지만. 


 

중국 통신 기업 화웨이가 이익을 추구하는 순수 민간 기업이 아니라 중국 군부와 강하게 연계된 조직이라는 의혹은 여러 소스로부터 그간 꾸준히 제기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특히 p39 이하에서, 화웨이가 프랑스 고위직이나 중요 기업인들을 타겟으로 삼아 효과적인 로비를 펼쳐 온 끝에, 어떻게 프랑스 대표 통신 기업 중 하나인 알카텔을 "넉다운"시켰는지에 대해 자세한 분석이 나옵니다. 책을 읽어 보면 프랑스처럼 기본이 튼튼한 나라도 타국으로부터의 로비라든가 스파이행위를 대처하는 방법이 허술하기 짝이 없으며, 이런 방식으로 핵심적인 국익을 침해당하거나 극비 정보를 넘겨 주는 일이 비일비재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항공기 제조사 중 보잉은 북미를 대표하고, 에어버스는 유럽을 대표한다는 게 수십 년 전부터 이어져 온 공식입니다. 중국이 언필칭 G2의 하나로 떠오른 지금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기업 하나쯤은 중국 본토에 세워져 있을까요? 그렇기는커녕 이 부문 관련하여 중국이 뉴스에 오를 일이 있었다면 그건 바로 (p56에 나오는 대로) 벌써 2013년 4만여명을 동원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유력한 주체가 바로 중국군 측이라는 보도입니다. 사이버 공격은 그저 자기만족을 위한 허세의 제스처가 아니라 "기술 탈취"라는 분명한 목적을 지닌 전략적 생동이었습니다. 프랑스는 지난 20년 동안 몇 차례나 중국의 눈밖에 나서 공개적으로 무역 보복을 당하기도 했고, 이처럼 암암리에 재산권을 침해당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르몽드紙는 잘 아는 대로 프랑스 지성의 한 상징이자 진보진영의 오랜 정론지이기도 합니다. 이 오랜 언론의 PDF판을 위조해서 해커들은 재경부 공무원들로부터 정보를 탈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본문 중 소제목이 마치 르몽드가 중국에 부역이라도 한 듯 착시를 부르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처럼 해킹을 손쉽게 당한다는 건 해당 공무원들의 방심과 무신경, 직무태만의 소지도 큽니다. 이런 문제점은 비단 프랑스뿐 아니라 기강이 상대적으로 해이한 자유 민주 진영 공통의 문제입니다. 

 

미인계를 통해 요인들을 매수하여 중요 정보를 빼내는 건 역사 어느 시대에나 있었습니다. 브르타뉴는 프랑스 역사상 주류 문화에 가장 늦게 동화된 지역에 속하며, 따라서 주류로부터 따돌림, 비웃음의 대상이 되어 온 편입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이, 미인계를 동원한 전대미문의 스파이 사건과도 관계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사건에서 중심이 되었다는 리리황(Li Li Whuang)은 마치 몇 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 또 이번 중국 남부 여객기 추락 사고의 희생자였다는 루머가 도는 팡팡(方方)과도 매우 닮은 패턴의 행적을 보입니다. 

 

p101 이하 챕터4부터가 이 책의 진짜 본론이 전개되는 부분입니다. 사르코지라는 단신의 전직 기업인이 당시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저때로부터 4여년 전 지금 코비드19와 비슷한 호흡기 전염병인 사스(Sars)가 대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상하게도 (이 책 전반부에서 자세히 기술된 대로) 프랑스는 가뜩이나 중국측으로부터 피해를 입어 가는 편이었고 전통적으로 중국 견제론이 팽배했던 나라였음에도 불구하고(한국은 이 시기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정체 불명의 중국 대세론이 휩쓸며 근거 불비의 친중론이 횡횅했습니다. 반중 여론은 최근에서야 형성된 거고), 사르코지 대통령이 국방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정보를 자진해서 중국 측에 제공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고 이 책은 주장합니다. 이미 당시에도 이런 정보를 이용해서 중국 측이 생화학무기를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우파 대세 전환의 원조 격이 된 자크 시라크 전 파리 시장, 전 대통령 시절부터 미국과의 균열 조짐은 있었습니다. 아니 아득히 거슬러올라가자면 샤를 드골부터 따져야 하겠지만. 이라크 개전을 둘러싸고 미 네오콘 측과 시라크는 격렬히 대립했는데 어쩌면 이때부터 미국과 프랑스 사이에는 돌이킬 수 없는 대립의 골이 생겼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p122에 보면 로랑 파비위스 총리가 나오는데 이 사람은 21세기뿐 아니라 이미 1980년대에 미테랑 대통령 때에도 총리를 지낸 거물입니다. 누드 모델을 부업으로 삼는 젊은 정치인이 총리직에 올랐다고 해서 당시에도 크게 화제가 되었죠. 당시에는 대통령은 좌파 사회당인 미테랑, 총리는 우파 파비위스가 되었기에 이른바 "동거(코아비타숑)" 정부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르코지 행정부에서도 친중 일변의 움직임만 있었던 건 아니고 베르나르 바졸레(p150)처럼 중국을 적극적으로 경계하는 인사가 있기도 했습니다. 올랑드 좌파 정부를 거쳐 현 마크롱 대통령도 기본 노선은 우파에 가까우나 대중 노선은 내내 불명확했고 심지어 대통령 자신이 "나는 친중"이라고 공언하는 등 이분은 대체 기본 지향점이 뭔지가 의심스러운 편입니다. AUKUS 결성 당시 대통령이 직접 나서 호주 측의 계약 파기(?)를 지탄하는 등 누가 봐도 중국 측에 도움을 주는 입장입니다. 국익에 도움이 되면 중국 아니라 누구하고도 손을 못 잡겠습니까만 이미 기 소르망 같은 석학은 20년 전부터 중국과 프랑스 사이의 근본적 이해 상충을 경고한 적 있습니다. 

 

이 책 후반부에 나오는 대로 전통적 파트너십 관계였던 아프리카에서 프랑스는 속속 밀려납니다. 19세기 식민지배의 끔찍한 역사가 있었다고는 하나 그 속죄(?)를 이런 방식으로 하는 건 또 아니죠. 중국은 기본적으로 상대국에 호혜를 제공하기 위한 게 아니라 이상한 복수심, 설욕의 마음가짐을 갖고 나중에 뒤통수를 크게 치려는 목적이 모든 행동의 뒷배에 깔려 있습니다. 전체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자체 이견이라는 게 있을 수 없어 타국 입장에서는 더욱 위험합니다. 이란의 경우 공화당 정부에서는 좀 피곤해지지만 지금처럼 민주당 정권일 때는 우호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미국은 상대하기가 편한 겁니다. 하지만 중국에 야당이라는 게 어디 있습니까? 프랑스가 불과 6주만에 히틀러에 무릎을 꿇었기 때문에 1940년대 세계 평화가 근본에서 흔들렸고 같은 나라가 또다시 단기적인 이익에 눈이 멀어 또다시 세계 정세를 파란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그냥 좋은 장면은 없다 - 신승윤 | My Reviews & etc 2022-04-25 21:59
https://blog.yes24.com/document/1621974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그냥 좋은 장면은 없다

신승윤 저
효형출판 | 2016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미국 영화는 우리 한국 관객들의 경우 자막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결국 국산 컨텐츠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제가 아는 어떤 형님은 자막 붙은 영화만 보면 5분 안에 주무시곤 하는데 이건 사실 시장에서 큰 단점입니다. 예전에 강 모 평론가는 "결국 헐리웃 물은 어느 나라 어느 시장에서건 그 나라 토종 컨텐츠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당시에는 아무도 안 믿었으나 결국 지금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자막이 싫어도 영화는 사실 장면만으로 즐길 수 있으며 또 감독들 대부분이 사진 작가에서 한 걸음 더 나간 형태이니만큼 장면의 의미를 모르면 그게 영화를 온전히 감상했다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탱고는 실수할 게 없다" 이 대사는 <여인의 향기>에 나오는데 알 파치노가 (이 영화 속에서 단역이지만 아주 인상 깊은) 젊은 여성 가브리엘 앤워에게 해 주는 말입니다. 아가씨는 탱고를 배워 본 적이 없어 수줍어하는데 남자라면 완전 사람 미치게 하는 순수한 아름다움을 이 장면에서 풍기죠. 실수를 해도 거기서 다시 원래 이런 것이었다는 양 새 스텝을 밟으면 되니 탱고는 그래서 실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상승하는 수직선" <미션>에는 사실 상승과 하강이 다 나오는데 영화 시작할 때 과라니 족이 선교사를 십자가에 묶어 폭포에서 떨어뜨리는 장면이 "하강"입니다. "상승"은 대표적으로 로버트 드 니로가 자신이 노예 사냥꾼으로서 저지른 죄를 씻고자 낭떠러지를 짐 지고 오르는 장면인데 롤랑 조페 감독이 찍기도 잘 찍었습니다만 여기서 드 니로의 연기가 진짜 일품이죠. 어쩌면 저럴 수가 있을까 싶게.

 

관계, 거리... <아메리칸 뷰티>는 관계의 전면 리셋, 파괴, 건설에 관한 이야기인데 기존의 환상이 완전히 무너져내리는 데서 오는 카라타르시스가 일품입니다. 옆집 청년에게 마리화나를 건네받고 몰래 주차장 뒤에서 피우며 아내를 피하는 씬이 거리두기의 미학을 압축적으로 보여 줍니다. 

 

리듬... "도니에게 전화 오면 전해줘. 난 좋았다고." 뭐가 좋았다는 소리일까요? 이상하게도 신참 형사 피스톤은 언더커버로 깡패들 잡으러 잠입하고서는, 퇴물 깡패 한 명에게 완전히 꽂혀 버립니다. 그는 거의 그를 아버지로 모시게 되는데 그렇다고 마냥 고분고분하거나 존경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 여기서 이 중늙은이가 보여 주는 모습은 그저 무능하고 어리석은 편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나이도 어린 써니한테 무시당하고 밀리고 숙청되기 직전까지 가는 거죠. 여튼 도니, 아니 조셉 피스톤은 이상하게도 이 퇴물에게 감정이입합니다. 나중에서야 도니가 FBI 요원임을 알게 된 그(알 파치노 분)는 그래도 도니가 진심으로 자신을 위했다는 점 역시 납득하면서 저 대사를 치는 겁니다. 사실 써니도 끝까지 도니의 위장을 안 믿는데 정말 조셉 피스톤이 진심이었기 때문이죠. 이 자들도 어디 바보라서 속은 거겠습니까.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치문 2 - 원순 | My Reviews & etc 2022-04-24 22:26
https://blog.yes24.com/document/16216208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치문 2

원순 저
법공양 | 2009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인간의 생은 초로와 같습니다. 사람의 배포는 마치 천하를 다 내 것으로 만들 양 하늘을 찌르지만, 왕성한 활력을 발휘하며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시간은 기껏해야 칠십 년 정도입니다. 배우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 조언 폰테인, 또 커크 더글라스 등은 백 년에 가까운 수명을 누렸습니다만 이는 예외적인 사례일 뿐입니다. 이처럼 유한한 삶을 사는 우리들이기에, 내세와 영원의 아득한 지점에 대해 끝없이 상념에 빠지며 영혼을 바로하고 도덕을 염두에 두는 것입니다.

 

본디 중국에도 제자백가의 사상이 꽃핀 적이 있습니다만 중국인들의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은 건 유가뿐이었습니다. 공연히 괴력난신과 사후구원을 논하지 말고 현세에 충실하자는 취지이겠는데, 그 정도로는 그러나 중생의 갈증이 달래지지 않았는지 남북조 시대 이민족과의 접촉과 교류가 잦아지며 인도의 불교, 그 중에서도 대승불교가 대거 유입되었습니다. 삼국도 중국을 통해 불교를 수입했고,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직접 천축까지 찾아가 법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 중에는 양걸이라는 사람이 나오는데, 그는 송나라 때 과거에 급제하여 관료로서의 영달도 누리던 인재였습니다. 말년에 불교에 귀이하여 그 지극한 깨달음의 경지를 자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람은 고려 문종 때 대각국사 의천이 송나라를 방문했을 당시 직접 접대역을 맡은 사람이기도 합니다. 

 

1980년대 말에 MBC에서 제작, 방영한 사극 <한중록>을 보면 남양 홍문의 일가인 홍봉한이 간절히 아들을 기대했으나 끝내 딸을 낳고서는 그 서운함을 달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뒤에 두른 병풍에 보면 

 

邂逅南軒須水? 名言間發蘭桂芬
道義相投有餘樂 賓主交照無繁文
忠臣寤寐在北闕 古風歌詠追南薰
出關不覺行役苦 ?頭時見孤飛雲

 

이란 시가 등장합니다. 이 시의 제목은 和謝判官宴南樓(화사판관연남루)인데, 이 시의 작자(作者)가 바로 양걸입니다. 참 독특하다는 느낌이 드라마를 보며 들었는데, 이 작품은 한국인들이 사실 잘 접하기 어려운 것이라서 어떻게 저 내용이 방송사 소품 병풍으로 들어갔을까 보는 내내 의아하고 흥미로웠습니다. 

 

돌이켜보면 이 현세의 부귀영화란 모두 뜬구름과 같습니다.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돈이 많이 쌓일수록 더 마음을 비우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큰 실수를 피하고 널리 인심을 얻어 더 궁극적인 성취가 가능한 법이 아닐까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지빠귀 둥지 속의 뻐꾸기 - 전상국 | My Reviews & etc 2022-04-23 22:26
https://blog.yes24.com/document/1621315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지빠귀 둥지속의 뻐꾸기

전상국 저
세계사 | 1989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1988년에 발표된, 중견 작가(그 당시에도) 전상국씨의 중편소설이며 당시 작가의 경향과는 다소 차이가 나는 게, 길이상으로도 일단 중편이며 주제도 현실고발풍으로 묵직합니다. 윤정모의 장편 <고삐>가 약간 떠오르기도 하는 진행입니다. 씨의 기존 작품들이 보편적인 세팅을 깔고 무색무취의 세태 풍자를 기해 온 것과 달리 이 중편은 한국사의 특정 국면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정면으로 현실 고발에 나선다는 점에서 특이합니다. 1987년 민주화 바람을 정면으로 받고 새로운 작풍을 시도한 듯도 보입니다. 

 

여주인공은 빈곤과 여성 차별이라는 이중의 시대 모순에 시달리는, 다소의 전형성을 갖춘 캐릭터입니다. 간호 장교 출신이라면 여타의 기지촌 여성과 처지가 달라 보이는 듯도 하지만 월남전 당시 현지 파견 간호장교라면 지금 우리가 떠올리곤 하는 해당 직종의 상황과는 크게 달랐나 봅니다. 소설 속에서도 주인공은 고달픈 현실에 대한 일종의 출구로 그 길을 택했다는 듯 암시됩니다. 

 

여기서 그녀는 미군 백인 군의관을 만나 깊은 정분을 쌓습니다만 본인의 과실이 다소 개입하여 밀수품을 다루게 되어 치안당국의 조사를 받습니다. 억울한 면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구태여 그런 일이 엮일 필요가 있었을까 싶게, 장교 신분으로 경솔했다는 비판을 들을 소지가 많아 보입니다(독자인 제게는). 이 일 때문만은 아니지만 사실혼 관계를 맺어 온 백인 군의관은 갑자기 본국으로 소환되는데, 그렇다고 마음이 떠났다든가 하는 사정은 (독자가 걱정하게 되는 것과는 달리) 전혀 아닙니다. 

 

이별 통고가 아니었기 때문에 주인공은 그저 참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약점을 잡고 당국에 고발한다는 등 협박을 받고 질 나쁜 흑인 병사 등에게 성폭행을 당하여(윤간 상황이었습니다) 급기야 흑인 아기를 출산하게 됩니다. 사실 작가의 작중 포인트도 은근 여기 있습니다만 이 여성은 불행과 고난을 결정적인 순간마다 자초하는 나쁜 버릇이 있습니다. 물론 성폭횅을 가한 놈들이 나쁜 건 당연합니다만 이 상황은 구태여 그 단계까지 가기 전에 방지할 수도 있었습니다. 

 

조금 힘든 고비가 다가오면 이 여성은 선제(?) 자폭을 해 버리는 이상한 선택을 합니다. 시대상을 감안하더라도, 설령 당국에 신고하는 과감한(쉽지는 않았겠지만) 결단을 내리기까지는 않더라 해도, 거주지를 옮기거나 최소한의 자기 방어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텐데도 그녀는 마치 이웃 기지촌 여성과 똑같은, 수시로 성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자포자기 신세로 스스로를 떨어뜨립니다. 이 단계에서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겠으나) 그 군의관에게 절연당한 처지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뭔 이유인지 이런 선택을 하고 난 후에는 기지촌 여성들에게 공개리에 모욕을 당하는 등 아예 사회적으로 낙인이 찍혀 버립니다. 

 

이 다음이 더 놀라운데 본국에 송환된 군의관은 아예 초청장을 보내어 정식으로 혼인관계를 맺을 것을 제안합니다. 정말 놀라운 건 이 사람이 주인공의 흑인 영아 출산 사실도 알고 있고, 주인공이 도미를 한사코 거절하자 취학연령에 도달한(그래서 한국 현지 학교에서 몹쓸 짓을 당하기도 한) 그 사생아만이라도 미국으로 보내라고 한 것입니다. 

 

"내 외할머니가 흑백 혼혈이라서, 나한테서 흑인 자녀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음."

 

믿어지지 않을 만큼 고매한 인격적 처신을 보인 덕분에 아이는 미국으로 건너가 잘 성장합니다. 그러나 편지도 곧잘 쓰고 나중에 한국을 재방문하기까지 한 그녀는 생모에게 매몰차게 대합니다. 이 대목을 읽는 독자들은 딸의 저런 태도에 이상하게도 분개하거나 비판할 마음을 품지 않게 됩니다. 그녀는 단지 자신의 출신을 부끄러워하는 게 아니라, 생모의 비합리적인 자기 파괴 행태, 한 술 더 떠 이를 대물림까지 하려는 이상 심리 기제를 꾸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생아가 딸이라는 점에도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여기서 작가는 (당시 기준) 한국 여성들의 무의식 속에 유전되는 체념적이고 비관적인 세계관 자체를 고발하려는 의도이며(누가 봐도 분명합니다), 이는 비단 이 작가뿐 아니라 이규태 같은 관찰자들에 의해서도 지적된 바 있습니다. 원초적 가해자야 물론 당대의 야만적인 남성들과 그들이 만들어낸 체제였겠습니다만, 정말로 대를 이어 내려온 듯한 이 이상심리와 적대감, 얼마든지 당대에서 끊어버릴 수 있었던 피해의식이나 르상티망 등이 이제 궤를 달리 틀어 새로운 국면의 성 대결 양상으로 발전한 게 아닌지 우려되는 면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기지촌 학교에서 별난 동정심으로 사생아를 보호해 온 교사가 현지 토호와 대립하다 치안 당국에 끌려가 고초를 겪고 공개 분신 자살을 하는 등 비극적인 에피소드가 매우 풍성하여 작가의 기존 스타일과는 몹시도 차별됩니다. 이 작품은 MBC에서 단막극으로 제작, 방영도 되었는데(1989) 주인공 역에 놀랍게도 윤여정씨가 나옵니다. 작년(2021) 이분의 수상에 대해 뭔가 마뜩지 않은 듯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행여 그녀의 필모그래피 중 지금 이 대목에 시선이 이르기라도 한다면 미 영화아카데미의 깊은 배려에 경의를 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해당 단체의 선택에 그렇게나 깊은 뜻이 있었다고는 뭐 전혀 생각되지 않습니다만(이 작품을 누가 알아서).  

 

사족으로 한 마디만 덧붙이자면, 작품 자체의 완성도와 성취, 절절한 서사와는 별개로, 제목이 과연 작품 내용에 적실하게 붙었는지는 개인적으로 약간 의문입니다. 뻐꾸기의 그러한 습성은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고 작품 중에도 설명이 나오기까지 하지만.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사평역 - 임철우 | My Reviews & etc 2022-04-22 20:24
https://blog.yes24.com/document/1620997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사평역

임철우 저/권일경 편
사피엔스21 | 2012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한자로 모래 사라고 할 때는 두 가지 글자가 있는데 하나는 물 수변의 沙이며 다른 하나는 돌 석변의 砂입니다. 두 글자 다 윈도에서 지원하며 뜻도 (여러 개 중에) "모래"가 첫머리에 옵니다. 9호선 고터역 다음에 소재한 곳은 후자를 쓰며, 전라남도 화순군 소재의 한 면에 붙은 이름에는 전자를 씁니다(평은 平으로 같습니다). 

 

이 소설에서 배경으로 삼은 곳은 물론 전남 화순군 사평면입니다. 서울의 해당 지역에는 이 소설 창작 당시 전철역 같은 건 생기지도 않았고, 소설에는 먼 남도의 향토색이 물씬 배어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소설의 화자는 인심 좋은 역장님인데, 늦은 밤 이곳을 지나치는 열차를 기다리는 객들은 추운 겨울 날씨에 벌벌 떨며 각자의 애잔한 사연을 속으로 삭이거나 조용히 이웃과 공유합니다.

 

사평역이라는 곳이 역사적으로 실재했는지는 (개인적으로) 모르겠습니다. 다만 버스 노선이나 기타 대중 교통 인프라가 완비되지도 않았고 개인 소유 차량이 많지도 않았을 과거에는 삼등얼차가 지방 곳곳을 다녔겠고, 이 소설 중에서 자주 나오는 묘사대로 "급행열차(보통은 새마을호)를 먼저 보내는 이유로" 지방의 작은 역에 열차가 자주 서는 건 흔한 일이었습니다. 이 소설 중에는 사평역뿐 아니라, 인접한 학구역, 또 임촌역이 언급되는데 이들 모두 실존했었으므로 아마 철도역으로서의 사평역도 거의 틀림 없이 있었으리라 짐작합니다. 

 

독특한 건 이 소설 중에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가 길게 인용된다는 점입니다. 아마 해당 시로부터 어떤 영감을 얻어 이 소설을 임철우 소설가가 창작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래 전이 배경이다 보니 역사 안에서도 객들은 벌벌 떨며 고작 톱밥으로 온기를 뿜는 난로 곁에 모여 고생들을 하는데, 역사 구석에는 어떤 여인이 굽은 자세로 잠을 자는 중입니다. "세상에, 이렇게 추운 곳에서 사람이 잠을 잘 수 있다니..."

 

대학교를 다니다가 현실에 절망하여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아우슈비츠를 탄식하는" 이상주의자 청년도 있고, 집에는 화장품 회사를 다닌다고 속였지만 사실은 술집에서 몸을 파는 젊은 여인도 있으며, 가게에서 돈을 훔쳐 도망친 동생을 잡으러 이 먼 곳까지 내려온 뚱뚱한 서울 사모님도 있습니다. 그녀는 마치 주변 사람들과는 자신이 완전히 다른 부류라도 된다는 양 거만한 분위기지만, 그런 표현이 효과를 내기까지 들여야 하는 노력이 꽤나 버거워 보입니다. 사실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고민과 삶의 무게에 치인 통에, 옆의 대단하신 누군가가 무슨 말을 하려 드는지에 신경 쓸 여유마저도 없습니다. 

 

각자의 애달픈 사연이 독자에게 하나씩 소화되고 나서 드디어 기다리던 기차가 역에 도달합니다. 기차에 올라타면 당장의 추위도 면하고, 또 이 차를 막상 놓쳤을 시 그들이 겪어야 하는 불편과 손해 따위는 일단 피하게 된 셈입니다. 그러나 목적지에 내리고 난 후 이들의 인생 길목에서 기다리는 또다른 장애와 과제는 여전한 무게로 남아 있겠으며, 이들이 그런 지점을 어떻게 맞을지는 자신들을 포함해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오로지 세월의 진행을 한 자리에서 오래 지켜 본, 마치 역사 건물만큼이나 늙은 역장만큼은 어떤 그림이 그려진다는 듯 희미한 미소를 띱니다. 

 

이 책에는 1988년 임철우 작가가 한승원씨의 <해변의 길손>과 이상문학상을 공동으로 받았던 <붉은 방>도 함께 실려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책프 25기 11주차 리뷰에서 이 작품 "사평역"에 대해 짧게 언급한 적 있고, 24기 36주차 리뷰에서도 임철우 작가를 거론한 적 있습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 My Reviews & etc 2022-04-21 22:32
테마링
https://blog.yes24.com/document/1620765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 서양 편

한영준 저
21세기북스 | 2022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역사를 공부할 때, 혹은 그저 재미로 읽어나간다고 해도, 지도를 보고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 어느 지형에서 이러이러한 세계사적 사건이 일어났다면서 입체적으로 이해를 해야 그게 올바른 지식으로 머리에 자리하는 듯합니다. 역사는 추상적인 수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호 뭉치의 암기, 텍스트 위주의 억지 스토리 추종은 독자에게 아무런 교훈이나 각성을 남기지 못합니다. 심지어 역사를 그저 글로만 배운 사람은 극단적으로 왜곡된 어떤 도그마만을 찌꺼기처럼 추출하고 나머지는 모두 버리기까지 합니다. 역사에서 진실을 찾는 노력에 지도가 동반되지 않으면 어떤 위험한 결과가 나올지 모릅니다. 

 

서남아시아, 중동이라고 하면 끝없이 펼쳐지는 사막만 떠올리는 게 보통이지만 책 p24에는 젖과 꿀이 흐르는 듯한 땅 레반트에 대해 설명합니다.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아랍어의 마쉬리크라는 단어로 이곳을 지칭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라틴어 레반트와 같은 뜻이라고 합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치열한 대립이 전개되는 요르단 강 서안과 가자 지구는 사실 지리적으로 떨어진 곳들입니다. 지도를 통해 이런 사정을 정확히 알지 않으면 왜 그토록 격렬한 갈등상이 벌어져야 하는지 정확히 알기가 어렵습니다. 


 

이란도 석유가 많이 나는 사막지대뿐 아니라 험준한 산악지형, 고원 지방이 큰 비중인데 책에서는 이란 영토에서 산악지형의 비율이 가장 높다고까지 합니다. 한국도 사정이 비슷하죠(고원이나 사막은 거의 없지만).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용맹한 전투종족이 이 지역의 패권을 일단 차지한 후에는 그 주변으로까지 패권을 확장할 수 있었겠습니다. 책에서는 "이란은 중동으로 함께 묶이지만 아랍으로는 엮이지 않음"을 가르치며 이 나라가 오랜 역사에 걸쳐 어떻게 독자적인 정체성을 다졌는지 독자에게 알려 줍니다. 이란이라는 국호 자체가 "아리아"에서 유래했으며 나치가 지어낸 아리아인의 고대 활동상의 실황이 어떠했는지와는 무관하게 적어도 아리아인이라는 종족이 실재했던 것만은 사실이겠습니다. p51에서는 미국 컨텐츠에서 어떻게 묘사되는지에 무관하게, 페르시아라는 문명권은 동시대 그리스보다 더 관대한 편이었다는 평가를 합니다. 

 

발칸반도가 유럽의 화약고로 불린 건 꼭 1차 대전 직전 시기만의 사정은 아닙니다. 공산권이 붕괴하면서 지역의 안정을 책임질 권위도 함께 실종되자 발칸 서부 일대는 세르비아 패권주의가 갑자기 부상하며 "인종 청소"라는 무서운 단어를 전세계에 각인시켰습니다. 당시 NATO는 즉각 개입하여 반인도적 만행을 일단 중단시켰지만 "남슬라브인이라는 일체감보다는 종족 간의 적대감이 훨씬 강한(p88)" 정치적 대립상은 현재까지도 종식되지 않았습니다. 세르비아와 매번 붙어다니다가 최근에서야 갈라선 몬테네그로에 대해서도 책은 간단하면서도 핵심을 짚으며 그 정체성에 대해 가르쳐 줍니다. p84의 간략한 지도는 직관적으로 발칸 각 지역의 정체성을 가르칩니다, 

 

유럽은 원래 남부 지역이 역사 발전을 주도했고 더 풍요로우며 문명화한 삶을 누려 왔습니다. 그러던 게 중세 이후 서서히 북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는데 책에서는 "(그 이유를) 자연지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p102). 남유럽은 본디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고, 다만 중동으로부터 더 빨리 선진문명을 전달 받을 수 있었던 이점에 기대었다고 합니다. "꼭 하나가 아니어도 좋은 이유"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유럽은 구태여 하나됨을 강요하지 않고 각자가 자신의 정체성과 강점을 지키며 발전해 왔습니다. 다만 대립이 너무 날카롭게 진행되면 이제는 모두가 생존이 힘들어지는 만큼 EU 같은 체제로 수렴점을 형성하는 거겠죠. p106의 지도들은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지적처럼 "만성적 분열"과 "만성적 통일"을 전개시킨 두 지역의 개성이 지형에 맞게 발달해 온 이유를 통찰하게 돕습니다. 

 

미국은 보통 축복받은 땅이라고 말합니다. 광대한 농업 지역, 유전(油田), 쾌적한 주거지, 사막, 산악 지형 등이 골고루 분포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원주민들이 수백 년 동안 살아오면서도 저 북미지역에서는 그닥 발달된 문명권을 일구지 못했습니다. 하나의 나라로 통합하면서 전에 없던 경제적 번영을 이루고 많은 인구를 부양하는 지역으로 거듭나게 한 건 확실히 초기 유럽 이주민들, 그 중에서도 북부인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그러나 책에서는 원주민들의 고통과 19세기 이후 미국이 걷게 된 제국주의적 행보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고찰합니다. p156의 지도는 현대 미국을 인문적으로 구분하여 독자로 하여금 개념을 잡게 해 줍니다. 델라웨어와 메릴랜드를 남부 대서양권에 묶어서 그 위의 중부대서양권, 뉴잉글랜드와 구별 지은 태도가 눈에 띕니다. 

 

남미는 크게 포르투갈어권과 스페인어권으로 나뉘며, 후자 중에서도 여러 그룹으로 나뉘는데 여기에는 자연지리적 분단 요인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p176의 심플한 지도가 그 이유를 큰 범위에서 알아 보게 돕습니다. p189의 지도는 식민지배를 벗어나기 전과 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남미 대륙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한눈에 알아 보게 합니다. 이베리아 반도의 두 나라는 남미 식민지에서 수탈한 부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낭비했다는 말이 있는데(p190), 인플레만 고스란히 떠안고 재화와 자본은 유럽의 나머지 지역이 고스란히 챙긴다는 게 역사의 아이러니죠. 

 

인류는 모두 아프리카에서 유래한 종족들입니다. p207의 지도는 아프리카 대륙이 얼마나 큰지 비교를 통해 독자에게 알려 줍니다. 아프리카에는 비슷한 모습의 흑인들만 사는 줄 알지만 사실 언어도 다르고 신체적 특징도 지역에 따라, 혹은 같은 지역 안에서도, 현격히 차이가 납니다. 앞으로 한국이 아프리카에 본격 진출하여 현지인들과 공존공영을 도모하려면 이곳에 대한 지리적, 인문적 지식도 늘릴 필요가 있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1 2 3
진행중인 이벤트
새로운 글
오늘 18 | 전체 480593
2011-08-29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