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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판매원 | My Reviews & etc 2023-03-3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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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색 판매원

호시 신이치 저/이영미 역
하빌리스 | 2023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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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란포가 극찬했을 만합니다.

과거 고전들을 보면 충분히 긴 길이, 호흡 속에 깊이 있는 사색의 흔적을 담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바쁜 현대에 들어서는 저런 작품들을 더 이상 넉넉한 마음으로 음미하기 어려워하는 독자들이 늘어난 데다, 때마침 외계인 소재의 가벼운 SF물이 유행하여, 호시 신이치 같은 천재가 이런 장르를 창안할 수 있었겠습니다. 실린 작품들이 대부분 기발한 트릭이나 돈강법을 사용하는데, 이 짧은 분량에 이 정도 레벨의 기교를 쓸 수 있을 작가가 극히 드물겠으므로 이후 쇼트쇼트 장르가 그리 번성하지는 못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표제작인 <사색 판매원>부터 리뷰하자면, 역시 이 책에 실린 작품들 중 가장 기발하고 혁신적이었습니다. 상대의 액션 허점을 파고들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반전을 펼치는 건 p172의 <서부에 사는 남자>의 플롯과도 비슷하며,  예전 작가 로베르 토마의 <Double Jeu>하고도 닮은 데가 있습니다.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모든 생각의 수고를 끝내 버리기 위한 생각 기계, 그리고 모든 외판원들을 퇴치해 버리는 기계를 팔러 다니는 외판원... p425의 <신용 있는...>을 보면 우리는 최강의 창과 최강의 방패가 만났을 때 더 이상 그 결과를 궁금해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p184의 <하늘로 가는 문>도 마찬가지입니다.

<디럭스 권총>을 보면 역시 날카롭게 빛나는 아이디어가 매력입니다. 이 아이디어는 이후 007의 영화판에서 여러 번 쓰였는데 아마도 호시 신이치의 이 작품이 더 먼저일 듯합니다. <약점>도, 예를 들면 숀 코너리 주연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에서 본드의 소변 샘플을 얼굴에 뿌리자 그 막강한 맷집의 거한이 바로 뻗어 버리는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사람만한 독극물은 없다는 결론 속에 호시 신이치 특유의 염세주의가 드러납니다.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불능이지만 그렇다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에너지를 쏟기는 뭔가 망설여지는 상황들이 있는데 p18의 <비>가 그런 당혹스러움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우주통신>은 생선회를 즐겨 먹는 일본인들 머리에서 나올 만한 작품이 분명합니다(생선회가 얼마나 잔인한 음식인가요, 알고보면). 소통이란 그래서 어려운 것이며 상대방은 내 메시지 중 생각지도 않던 지점에서 미칠 듯한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유토피아>에서 팰 행성의 주민들은 대단히 지혜로운데, 실제로 남태평양의 여러 섬들, 혹은 시칠리아, 실론 섬의 주민들이 지난 역사에서 무수한 고초를 겪은 것도 다 저러지 못했던 이유에서였습니다. p205의 <안개 별에서>도 낙원에의 침입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착상입니다.

p54의 <증인>은 이 책에 실린 다른 작품들과 분위기가 사뭇 다른데 이른바 "개돼지(영화 <내부자들>")로 요약되는 대중의 어리석음을 신랄히 꼬집습니다. 환자를 고치는 건 의사의 소명인데 너무 잘 고쳐 놓으면 바로 그 고쳐 준 은인 입장에서 어떤 부작용이 생기는지 난감해질 수 있음을 우습게 포착한 p67의 <환자>도 좋았습니다. 시골 사람들도 "사는 낙"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사실 과거 일본 역사에서도 억압된 하층민들의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지배층이 그들의 무서운 일탈을 주기적으로 허용하곤 했었고 그게 p72의 <낙(樂)>에 표현된 듯합니다. p100의 <불만>은 한참 뒤에 나온 영화 <혹성탈출>이라든가, 심지어 <300>에서 에피알테스의 배신도 생각나게 합니다.

p109의 <신들의 예법>은 p230의 <우호 사절>과 발상이 닮았습니다. p120 <멋진 천체>에서 느껴지는 무력감은 p322의 <통신판매>, p421 <식사 전 수업>과 느낌이 비슷합니다. 인간 사회에서 발생하는 대부분 문제는 과다 성욕을 통제하기 어려운 데서 터지기도 하는데 p130의 <섹스트라>가 이를 풍자합니다. p329의 <텔레비전 쇼>는 이런 문제가 과잉교정된 암울한 미래(성욕 부재로 후속 세대 재생산 불가능)를 그립니다.

지나치게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순수한 사람들은 도태되는 게 어쩌면 필연인데 p214의 <물소리>가 이 씁쓸한 주제를 잘 말하며, p237의 <반딧불>도 비슷합니다. p242의 <엇갈림>은 단편 분량인데 튜브(작품에서의 이름은 "슈터 서비스")를 통해 물품이 공급되는 건 조지 오웰의 <1984>에도 나옵니다. 이런 서비스는 튜브가 택배로 바뀌었다뿐 어느새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는 중인 편의라고 하겠습니다. 택배가 엇갈려서 소동이 나는 건 조여정, 클라라 주연 한국영화 <워킹걸(2015)>도 있죠.

<사랑의 열쇠>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동적인 엽편인데 이렇게 마음이 잘 통하는 연인들은 잘 맺어질 자격이 있는 거겠죠? p275의 <잃어버린 표정>도 좋았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여성분은 얼굴도 예쁘지만 표정이 참 다채롭고 다이내믹한 분인데, 사람 표정이 다양하다는 건 그만큼 감성이 풍부하다는 겁니다. 이 작품은 그런 여성들에게 바치는 최상의 찬사인데 사람 표정 만들어내는 기계까지 등장하면 반칙이라는 것이니 역으로 자연스럽게 그런 표정들이 지어지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이냐는 뜻이 되니 말입니다.    

p298의 <악을 저주하자>는, 그럼 그 끔찍한 저주(그런 인형을 effigy라고 하죠)는 아무 죄 없는 누군가가 대신 받았다는 소리니 제발 생사람 잡는 멍청한 짓을 하지 말자는 교훈도 됩니다. p352의 <복수>도 마찬가지인데 다만 복수의 쓸모없음을 암시하는 좀 다른 메시지도 함께 담습니다. 

p439의 <순교>는 사후세계의 메시지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썼는데 영화 <일루셔니스트>도 생각납니다. 죽음보다 죽음을 앞둔 공포가 더 무섭다는 게 p377의 <처형>인데 마지막 문장, 죽음이 마치 화려한 불꽃쇼처럼 표현된 대목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어떤 독자에게라도, 책을 읽다가 지루해서 잠들 일은 아마 전혀 없을 것 같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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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같은 소리 하네 | My Reviews & etc 2023-03-3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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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과학 같은 소리 하네

데이브 레비턴 저/이영아 역
더퀘스트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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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과학을 비판하는 내용이 아니라, 자격도 능력도 없으면서 과학을 잘못 입에 올리고 엉큼한 잇속을 챙기려 드는 못된 정치인들을 꼬집습니다. 즉 정치 비판 서적입니다. "과학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당신이 과학에 대해 뭘 안다고 이러니저러니 함부로 떠들어?" 저자는 과학 저널리즘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런저런 정치인들의 과학 관련 발언이 과연 참인지 거짓인지 검증하는 사이트도 운영하는 활동가입니다.

과학에 대해 정확히 모르면서 경솔히 정치적 입장을 표현하는 것도 큰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교묘히 사실과 허위를 섞어 대중을 호도하고 의도적, 계획적으로 선동을 일삼는 행태입니다. 미국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오류와 우행을 저질렀는지 이 책을 통해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과연 시사 이슈들에 대해 얼마나 팩트에 기반하여 정확히들 알고 있는지 자체 점검도 해 볼 기회가 되겠습니다.

"아첨과 깎아내리기 전략"이라는 게 있습니다(p67). 이걸 영어 원 표현으로는 "butter-up and undercut"이라고 하더군요.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국가 기관 중 하나인 NASA를 테드 크루즈 텍사스 주 상원의원(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도, 지금 시점에서도)이 어떻게 길들이려 했는지입니다. 처음부터 NASA의 특정 프로젝트를 깎아내리면 대중에게 신뢰를 못 얻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열렬히 호의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그러다가 나중에서야 알아차린 듯, 아니 우리의 나사가 왜 이런 일까지 하려들지?라며 그때부터 비판을 시작합니다. 처음에 호의적이었던 저 사람마저 태도가 바뀐 걸 보고 대중도 서서히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합니다. "나사가 우주 탐사 같은 핵심 임무(core mission)에만 집중해야지, 왜 기후 변화 같은 데 역량을 낭비하려 드나?" 테드 크루즈 의원이 이처럼 교묘하게 해당 프로젝트를 방해했다는 건데, ㅎㅎ 다만 이는 이 책 저자의 관점이 그러하다는 것이고, 미국 국민 사이에서는 또 의견이 갈릴 수 있습니다.

백신 반대 운동도 아주 긴 시간 동안 반지성주의, 반과학주의와 엮여 자주 거론됩니다. p84에는 그 결과로 한때나마 홍역(완전 퇴치된 듯 여겨진)이 퍼져 사회를 당혹하게 했던 현상이 지적되네요. 저자는 모 브룩스의 반 이민자 캠페인을 비판하는데, 장내바이러스 D68이 이민자를 통해 미국에 전파되어 많은 아이들이 죽었다는 그의 주장이 과학적 근거를 결여했거나, 교묘하게 왜곡되었다는 것입니다. 모 브룩스는 저 당시 미 연방하원의원(앨라배마 주 대표)이었습니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는 언제나 어디서나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 자유를 바탕으로 우리는 이 정도까지 문명화하고 정의로운 사회와 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었죠. 발언권, 비판권을 언론기관에 독점시키지 않고 모든 사람이 제각각의 주장을 힘 닿는 데까지 퍼뜨리고 그 나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건 인터넷의 힘이 큽니다. 그러나 대신 가짜뉴스, 선동, 여론조작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큰데, 책에서는 게리 파머 하원의원(이 사람도 앨러배마 주 대표이며 현역입니다)의 예를 듭니다.

이 사람은 정부(당시 오바마 행정부)가 자료를 조작하여 기후변화 정책을 밀어붙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근거라고 인용한 건 "보도"가 아니라 어느 블로거의 일방적인 주장이었습니다. 물론 언론사, 출판사나 작가 중에도 때로는 일개 블로거만도 못한 저질, 무자격자, 광신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추가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publish되는 개인 블로그 아티클이란 건, 책임 있는 정치인이 함부로 의지할 건 못 되죠. 키가 190cm이 넘는 거한 릭 샌토럼의 실수도 p107에서 거론됩니다. 이 사람은당시(2017)에도 "전(前)" 상원의원이었네요.

연방상원의원(켄터키 주)랜드 폴은 내과의사이기도 한 정치인입니다. 이런 분이 스콧 플레처 교수가 주도한 초파리(드로소필라) 연구를 국가 예산 낭비라며 맹비난했을 때 아무래도 일단은 신뢰성이 (그저 일개 정치인이 제기했을 때보다야) 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걸 저자는 조롱과 묵살(p130) 전략이라 부르는데 원어로는 ridicule and dismiss라고 합니다. 얼핏 보아 우스꽝스럽지만 초파리 연구는 인류 문명의 진보에 지대한 공헌을 해 왔습니다. 이걸 그렇게 가볍게 다뤘다는 건 해당 정치인이 호된 비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때로는 철지난 정보를 들먹이며 사태를 왜곡하기도 합니다. 이걸 원어로는 blind eye to follow-up이라고 하는군요(그 다음이 어떻게 되었는지에는 눈 질끈 감기). 도대체 정치인들은 왜 이런 짓을 하는 걸까요? 그저 무지해서일까요, 아님 가공할 만한 음침한 의도를 갖고 치밀한 계획 하에 뭔가를 저지르는 걸까요? 중요한 건 우리 시민들이 두 눈 부릅뜨고 팩트체크를 해서 누군가의 얄팍한 술수에 쉽게 놀아나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근거나 의제가 과학 관련일 경우에는 말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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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from Paris | My Reviews & etc 2023-03-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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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피에스 프롬 파리 P.S. From Paris

마르크 레비 저/이원희 역
소담출판사 | 201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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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바턴이라는 미국 작가와 미아 그린버그라는 영국 배우 사이의, 믿어지지 않는(p96) 로맨스와, 후반부의 놀라운 반전이 매력 포인트인 소설입니다. p389의 역자 후기에도 나오지만 약간 식상할 수도 있었던 로맨틱 코미디가 후반에 들어 그야말로 예측 불능으로 치닫는 게... 참고로 저는 폴과 미아 사이의 티키타카도 재미있었으며 작품 곳곳에 스민 프렌치 무드도 하나하나 음미하면서 읽었습니다.

미아는 반려자였던 다비드 밥킨스와 아주 좋지 않게 헤어지고 뭔가 힐링이 필요했지만 그렇다고 자신이데이팅 사이트에 가입해서 누굴 찾을 줄은 몰랐습니다. 이건 친구 다이지의 부추김이 크게 작용했는데, 한편 미아가 누군지 전혀 몰랐던(연예인한테도 관심 없던) 작가 폴은 친구 아서와 로렌의 장난으로(라기보다 차라리 운명의 장난으로) 멋진 레스트랑에서 미아와 만나게 됩니다.

폴은 고국인 미국에서도 성공하지는 못했고 재능 있는 출판업자인 크리스토넬리를 만나 간신히 프랑스에서 데뷔하는데 이 역시 엉뚱하게도 지구반대편인 한국에서만 히트를 칩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꿈에 부풀어 있는데 한국 시장에서 일단 성공하면 중, 일, 나아가 유럽과 미국에서도 주목 받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폴은 한국인 번역가 "경"을 알게 되고 그녀와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합니다만 사실 독자는 잘 이해가 가진 않았습니다. 여튼 이 "경"의 존재(p42, p176)가, 폴이 미아하고 바로 잘 풀리는 데에 긴장, 방해 요인으로 계속 남습니다.


이 소설엔 유난히 코리안 코드가 자주 나오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에서처럼 처음에는 그냥 한국 독자들을 의식한 양념이나 유머인 줄 알았습니다. p98의 서울국제도서전 언급(p184에서도)은 큰 비중이 없는, 지나가는 소리 같았는데 후반에 진짜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p197에서 "다음 책은 정찬부와 계약" 운운이라든가(정찬부는 ㅎㅎ 어디서 딴 이름인지), p35의  사이먼앤슈스터 언급(한국인들도 대학교재 원서 때문에 잘 아는 이름), p185의 "출판계에서 악수는 계약이나 다름없다" 같은 말들이 재미있었습니다. 무슨 프랭크 시나트라의 악수도 아니고.

p302에서 조선일보, KBS, 한겨레신문 등이 언급되고 특히 한겨레의 대북 스탠스 같은 게 설명될 때만 해도 이 프랑스 작가님(폴 바턴 말고 마르크 레비)이 한국에 대해 참 많이 안다 싶기만 했는데... 더 이상은 스포일러이므로 생략하겠습니다. p232, p316에선 일본인보다 한국인들이 더 사랑하는 것 같은 작가 하루키도 언급됩니다.

폴은 앞에서 말했듯 미국인인데 프랑스에서 성공하고 싶어하는 작가입니다. p101에서 능글맞은 크리스토넬리가 "선지자는 고향에서 존경 받지 못한다" 같은 성경 구절을 인용할 때 무척 우스웠습니다. p195에서도 "나는 프랑스 거류 외국인입니다"라고 할 때 폴의 어정쩡한 주변인 처지가 또 드러납니다. 여튼p140에서 미아더러 "배우이신가요? 말할 때 표정이 풍성해요."라고 할 때 그의 센스는 돋보입니다. 미아가 p159에서 "유명세라는 게 별건줄 알아요? 다음날 그 신문지는 피쉬앤칩스를 싸는 데 쓰일 뿐이에요."라고 할 때 그녀는 배우로서의 자신 위상과 영국식 맛 없는 요리를 동시에 냉소하며 자학개그를 합니다.

p164에서 "그 여자 감싸는 거 보니 마음에 들었네"라고 할 때 아서는 저 미아 친구 다이지만큼이나 눈치가 빠릅니다. 다이지는 p86에서, 또 p167에서 케이트 블란쳇을 언급하는데 폴의 핸드폰 벨소리인 글로리아 게이너의 I will survive를 갖고 드립을 치는 장면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p40, p168, p259에서 비스트로가, p104에서 사부아 산 치즈가,  p56에서 브라스리가 언급되는데 브라스리에 대해선 모르는 독자가 있을까봐 역자가 각주도 달아 놓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프랑스 곳곳에서 브라스리와 비스트로 사이의 차이가 여전히 애매합니다. p189의 팔레 가르니에 대모험(?)도 이 소설에서 재미있는 부분인데 중이층(中二層)은 entresol이죠. 미국에서는 저걸 메자닌 석이라고 부릅니다. p239의 un ange passe 같은 표현은 상식으로라도 알아 놓으면 좋겠습니다. p65의 루 드 카스티글리온 언급도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이 소설 제목이 P.S. from Paris인데 p116, p183, p346 등에서 ps라는 단어는 세 번 등장합니다. p121에 한국어 추신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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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IC INCOME, 21세기 기본소득 | My Reviews & etc 2023-03-2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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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21세기 기본소득

필리프 판 파레이스 ,야니크 판데르보흐트 공저/홍기빈 역
흐름출판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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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유력 정치인이 의제화한 후 일반에 널리 알려지고 열띤 토론의 주제가 된 기본소득. 그러나 정작 그 정확한 의미는 기본소득에 찬성하는 진영 안에서도 완전히 합의된 바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혹 한국 사회에 전면적으로, 전향적으로 이 제도가 도입된다 해도 어떤 모습으로 시행될지는 정해진 바가 없고, 각자가 각자의 생각과 기대대로 여러 가지 논변을 펼 뿐입니다. 지금 이 책도 두 분 벨기에 학자의 주장을 주로 담은 내용이지만(그 중에서도 판 파레이스 박사), 한국에 출간된 책들 중에서는 아직까지도 가장 포괄적으로 여러 입장들을 두루 소개하고 분석하며, 기본소득의 여러 얼굴과 미래상, 다양한 가능성을 대중에게 소개한 책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640여 페이지로 그 분량도 무척 많습니다.

p30을 보면 브라질의 기본소득 운동가 에두아르도 수플리시의 말이 인용됩니다. "밖으로 나가고 싶을 때는 문으로 나가면 된다." 이 말은, 한 국가의 빈곤이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방식이라는 뜻입니다. 한 사회가 미래에 번영하고 안하고는 그 젊은 세대의 잠재력을 얼마나 발휘하느냐에 달렸겠는데, 사회의 질 높은 일자리가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젊은 자원에게 돌아가야지, 그렇지 않고 그저 그 부모가 부유해서 지원을 많이 해 준 이들이 차지할 뿐이라면 그 사회는 발전 가능성이 서서히 닫혀 간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사실 이 점까지는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엇인가에 특화한 2년제 전문대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지고, 학교를 나와서 바로 사회에 투입되는 인력이 더 큰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여성의 경우 비교적 쉽게 준비할 수 있는 간호조무사직, 미용직, 경리직 등도 사회에서 지금처럼 비하, 조롱, 폄하하는 분위기가 해소되어야 합니다. 이게 안 나아지면 결국은 젊은 여성들이 다들 얼굴 꾸미고 술 따르는 일에나 몰려들 것이며 뭐 실제 그렇게 되어 가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이른바 3D 업종을 아무도 지원하지 않아 결국 동남아시아인, 중국인들에 의해 일자리가 채워지는 건데, 젊은이들도 보수가 조금만 향상되고 작업 여건만 개선된다면 배달보다야 그 일을 하려고 들 것입니다. 하다못해 사회적 편견이라도 개선되면 좋을 텐데 그게 제일 힘들죠. 이 작은 나라에서 대체 왜 그렇게들 위아래를 나누려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마약 연예인, 혹은 국제대회에 나갔다 하면 광탈하여 나라 망신시키는 한심한 직업운동선수 따위보다 사회에 훨씬 더 필요한 일들인데도 말입니다.

저자는 부유층 자제의 경우 이미 그 부모로부터 "기본소득"을 받고 있기에 자신을계발할 기회가 생기니, 그렇지 못한 젊은이들에게도 기본소득을 주자고 합니다. 이 역시 두루 동의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당장 한국의 보수 단체장 하에서도 청년 지원 방안은 실행이 현재 되고 있으니 말입니다(서울시). 

다음으로, 저자는 장년층 이상의 경우에도 기본소득이 지급되면 그 사람이 현재의 직장 업무에만 매몰되다 일정 연령이 지난 후 퇴물로 폐기되는 일을 막고 꾸준히 자신의 적성을 계발하여 노년에까지 일정 쓰임새를 갖는 사회 자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장년기부터 남는 시간에 자신의 다른 재능을 계발할 수 있겠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는 하나의 이상적 상황만을 가정한 결론이 아닐까 싶네요. 아무튼 바람직하게 제도 보완만 이뤄진다면, 혹 (기본소득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장려되어야 할 방향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공리주의의 근대적 종합자, 제창자로 알고 있는 제레미 벤담의 경우 "소유가 없는 개인들은 스스로를 자기 노동으로 부양하는 계급에서 빠져나와, 다른 사람들의 노동으로 부양 받는 계급으로 들어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나태라는 건, 현재는 유한 계급에 국한된 풍조지만, 금세 다른 계급으로까지 확산되어마침내 타인을 위해 노동할 사람이 하나도 남지 않는 상태까지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p150)고 합니다. 이 책은 비록 대중서에 가깝지만 현재 기본소득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학자의 저작답게 방대한 주석들이 달려 있어서 추가 독서를 원하는 이들에게 편리합니다(이 부분 출전은 본문에도 있고, p170의 챕터 후주에도 다시 나옵니다). 여튼 이 대목을 읽으면 후기 조선 사화가 왜 그토록 비생산적이고 무기력했는지와 연결되는 상념이 생기네요.

당시 벤담은 빈곤층에게 기초 생활 물자를 제공하는 대신, 그들의 자녀들이 강제로 끌려나와 대가를 노역으로 갚을 수 있는 industry houses의 설치를 제안했다고도 합니다. ㅎㅎ 물론 옛날 이야기이며, 이 책 p66에 나오듯 기본소득의 본질 중 하나는 "무조건성"입니다. 다만 어떤 경제사상이든 간에 평지돌출은 없으며 이러이러한 변형, 발전 과정을 거쳐 여기에 이르렀음을 확인할 필요는 있습니다. 벤담 개인뿐 아니라 당시 잉글랜드의 사회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주장입니다. 사실 21세기인 지금도 많은 이들이 은연중에 지지를 보낼 만한 제안이며, 남은 죽자살자 일하는데 누구는 놀고먹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반발은 그것대로 충분히 수긍이 됩니다.

프랑스는 두 차례의 혁명, 즉 부르주아의 왕정 폐지와 도버 해협 건너로부터 밀려온 산업 혁명을 겪으며 사회 구조적 모순이 유발한 빈곤 이슈를 맞닥뜨립니다. 그전에는 귀족의 자선과, 방대한 자산을 지녔던 교회(구교)의 본연 기능에 의존했었는데 이제 그 둘이 모두 없어졌으니 말입니다. 이 영향으로 새로운 유형의 사조가 대두했는데 이후 칼 마르크스가 "공상적 사회주의"라 비판한 생시몽, 푸리에, 오웬이 그들입니다. 존 스튜어트 밀은 푸리에의 아이디어 일부를 받아들여 기본소득 사상의 원형이 될 만한 논의를 내놓았는데 이 역시 현대적 시선으로 재고찰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한국의 어떤 논자들은 기본소득제에 필연적으로 마이너스 소득세 개념이 들어가는 줄로만 알지만 이 책 p34에 나오듯이 반드시 그런 건 아닙니다. 부(負)의 소득세 아이디어는 미시경제학 교과서에도 나올 정도로 잘 알려졌지만(특히 이준구 著 등) 이처럼 세련되게, 또 치밀하게 다듬어진 건 이 책 p202에 나오듯이 밀턴 프리드먼의 공입니다. 이분은 주지하는 대로 시카고 보이즈이니 말입니다^^ 뛰어난 인사이트를 지닌 천재는 반대진영에 미리, 선제적으로 무거운 짐을 두고두고 지우는 재능을 뽐냅니다.


무상급여는 논리적으로 노동 공급 부족을 야기합니다. 이는, 그 정도와 범위에서 차이가 있을 뿐 주장 자체는 누구로부터도 수긍되는 것입니다. 당장 코로나19 사태 때에도 미국에서 2000달러씩 보편 지급이 이뤄지자 트럭 운전수들이 일선에 나오지 않아 물류비용이 수직상승, 물류 자체가 스톱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또 현재 우리가 겪는 고금리, 물가상승의 고역도 상당 부분이 그 부작용입니다. 기본소득론자들은 응당 예상되는 이 주장에 대해 재원 마련 등 치밀한 반론 체계,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 책에서 가장 볼만한 파트가 이 대목입니다. 특히 저자들은 계량경제학적 논거(반론 포함)도 여럿 제시합니다.

우리가 기본소득 하면 대번에 떠올리는 게 핀란드입니다. 중국이 한반도 정치 단위에 대해 "핀란드화"를 대놓고 제안한 적도 있었지만, 우리는 왜 겨울전쟁 같은 영웅적 항쟁을 벌인 핀란드인들이 전후 "중성화 조치"를 그렇게 무기력하게 받아들였는지에 대해 가끔 의문이 듭니다. 하나의 답은 p434 이하에 잘 나오듯 그 나름 뿌리가 깊은 핀란드의 진보 정치 진영의 영향을 들 수 있습니다. 그들이 결국 세계에서 가장 앞선 템포로 기본소득제 역시도 수용, 집행, 전파하는 것입니다. 결국 핀란드인들은 그들의 지정학적 위치,산업여건 등을 감안하여 생존의 지혜를 발휘, 우리처럼 분단을 겪지 않고 단합을 유지했던 거죠. 이게 반드시 옳다는 게 아니라, 그건 그것대로 그들이 찾은 답이란 뜻입니다.

한 나라에서 기본소득제를 전면실시하면 두뇌 유출과 (거꾸로)빈민 유입, 즉 선택적 이민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p513). 이 책은 그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합니다. 책을 읽으며 여태 이처럼 많은 논의가 있었구나 하는 놀라움이 들었으며 특히 피에터 쿠이스트라라는 20세기 어느 예술가의 삶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알게 되었던 건 가외의 소득입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역자 홍기빈 소장의 저술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으며 이 책이 관련 주제 웬만한 세미나에서 교재로 쓰이기 좋게 만들어 준 데 대해서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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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싱가포르 | My Reviews & etc 2023-03-2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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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프렌즈 싱가포르

박진주 저
중앙북스(books) | 202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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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서는 역시 프렌즈 시리즈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개정판도 꾸준히 나오는데다 그 개정사항이 독자 눈에도 분명히 보일 정도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게 좀 아쉽다" 싶으면 다음 개정판에는 얼추 그게 반영이 되어 있어서 마음을 들킨 느낌이랄지. 요즘 정보는 인터넷에 얼마든지 있는데 뭐하러 책을 보냐는 사람도 있는데, 여행 계획 체계적으로 세우는 사람은 대충 인터넷 보고 플랜을 짜지 않습니다. 잘된 여행서는 알찬 여행의 핵심, 뼈대가 될 만한 정보가 들어 있기 때문이죠.


수학 문제도, 아무리 천재라도 일단은 개념서를 보고 개념을 먼저 잡아야 문제를 풉니다. 물론 진짜 천재는 문제 몇 개 풀어 보고 자기가 공통 원리를 추출해 내겠지만 이런 사람은 극히 드물죠. 여행도 일단 자기가 몇 번 가 보고 시행 착오 거친 후에 프로 여행러가 되기도 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돈도 손해 보고, 더 신날 수 있었던 추억을 그저그런 상태로만 만족하는 게 보통입니다. 그래서 후회를 안 남기려면 책 한 권을 보고 모범 코스를 그대로 따라하거나, 일단 바른 개념을 잡은 후에 나만의 살과 장식을 붙이는 게 현명한 선택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싱가폴처럼 이런저런 인프라가 잘 갖춰진 나라를 찾는다고 해도 어디서나 와이파이가 잘 터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통신 두절 상태를 대비해서 오프라인 레퍼런스 한 권 정도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 잘 쓰인 여행서는 한 권의 인문서와도 같으므로(여행 자체가 몸으로 배우는 인문 코스입니다) 이런 책은 여행 떠나기 전 예습하는 용도로 꼼꼼히 읽어 두면 더 좋습니다. 지식은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참조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나의 내면에 아예 굳은 자리를 마련케 하는 편이 더 좋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 자체가 목적지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p32에 나오는 대로 몰디브, 발리 등으로 가기 위한 경유지로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몰디브와 발리는 싱가포르에서 보면 서로 정반대 방향이죠. 이런 스톱오버 케이스를 위해 책에서는 1박 2일 코스를 짜서 독자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코스는 과거 김정은이 택했던 그 코스 같기도 한데 여튼 당시에 그 사람도 싱가포르 고관들에게 극진히 대접받았던 사례이므로 이대로 따라하면 알짜만 골라서 즐길 수 있을 듯합니다. p23을 보면 바로 붙어 있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로 점프할 때 필요할 팁도 나옵니다. 발리도 인도네시아이지만 발리는 자바 섬 최동단이므로 거리가 멀고 저기서 말하는 인도네시아는 주로 수마트라 섬 서부입니다. p346 이하에 빈탄 등 자세한 명소가 나옵니다.


서울도 번화한 도시답게 야경이 멋있지만 싱가포르는 게다가 천혜의 조건까지 더하여 야경의 운치가 기가 먹히며 이런 시티뷰가 잘 나오는 장소들을 책 p78 이하에서 여섯 군데가 추천됩니다. 이 중에 제가 실제로 가 본 곳은 멀라이언 파크 옆입니다. 나머지 다섯 군데도 꼭 한 번 가 보고 싶어지네요. 보통 한국인끼리는 머라이언이라고 하는데 이 책은 발음 촌스럽지 않게 이런 것도 멀라이언이라고 표기하네요. 


p91에 잘 나오듯 싱가포르는 $100이상의 쇼핑을 할 때 부가세를 환급해 주는 샵들이 많습니다. 환급 절차가 그리 어렵지 않으므로 책을 보고 따라하거나, 정 이해가 안 되면 인터넷에 많은 정보가 있으므로 미리 캡처해 놓으면 좋습니다. 일일이 현지에서 데이터를 쓸 게 아니라 빤하게 거쳐야 한다 싶은 장소들은 미리 집에서 폰으로 지도를 캡처해 놓는 게 돈도 아끼고 현지에서 우왕좌왕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또 2023년부터 싱가포르 부가세율이 7%에서 8%로 올랐으므로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p398 이하의 정보도 면세점 관련이므로 참고하면 좋겠네요.

p122에는 싱가포르의 명물 오차드 로드가 소개됩니다. 오차드는 말 그대로 과수원인데 이게 그냥 작은 과수원이 아니라 과거 영국 식민지 시절(말레이시아의 일부) 플랜테이션이 있었던 자리라서 그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 남동부에 있는 건 오차드 "스트리트"이므로 헷갈리지 말아야겠죠.

다 영국 식민지 출신이라서인지 홍콩과 여기가 닮은 점이 꽤 있는데 구도심과 신도심이 별개로 발달한 특징도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p158 이하에 구도심(Old City)에 대한 설명이 자세합니다. 책에 나오듯이 구도심은 콜로니얼 스타일의 건물이 즐비하여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국부 이광요(리콴유) 수상은 딱히 종교가 없었지만 구도심에는 "성당"이 많다고 책에 나오는데 이게 구도심이므로 식민지 시절 영국인들이 에피스코펄 예배를 드리던 흔적이니 이럴 수밖에 없죠.

싱가포르 강은 한강하고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작으므로 사실 강이라 부르기에도 애매한데 여튼 리버뷰가 뽑히므로 이 일대에 유흥가가 널리 분포합니다. 리버사이드(지구)의 명물은 책에 나오는 대로 클락 키, 보트 키, 로버슨 키 등이 3대 키(quay)입니다. 로버슨 키에는 명물인 인터콘티넨탈 싱가포르가 있는데 숙소로 관심 있으면 이 책 p368을 보면 됩니다. 마리나 베이에 흘러들어오는 강이 두 개인데 하나는 좀 미미한 싱가포르 강이고, 다른 하나는 길고 뚜렷하게 뻗은 칼랑 강입니다. 마리나 베이에 대해서는 p14, p202에 설명이 나옵니다. 여기가 참 볼만한데 책에 다양한 각도로 분석한 지도가 여러 개 나오므로 꼭! 참고하고 여행 계획을 짜야 하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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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읽는 영국 역사 | My Reviews & etc 2023-03-2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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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화로 읽는 영국 역사

나카노 교코 저/조사연 글미
한경arte | 202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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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오늘날의 영국, 그 국가 체제 토대를 만들었다고 여겨지는 튜더 왕조 시기를 중심으로 그 이후까지, 여러 거장들의 명화(名畵)들을 해석, 분석하여 독자들과 소통하는 내용입니다.

p58에는 아이작 올리버가 그린 엘리자베스 1세의 초상화가 있습니다. 엘리자베스라는 저 군주의 이름에 "1세"라는 한정어가 붙은 건 20세기 중반 들어서이며 그전에는 왕이라고 할 때 저 이름으로부터 오직 이 여걸만 떠올렸겠습니다. 올리버의 저 그림 왼편에 보면 ...on sine Sole Iris라는 문구가 희미하게 보입니다. 온전한 문장은 non sine sole iris이며, 도치 구문입니다(라틴어에 정해진 어순은 없지만). "태양 없이는 무지개도 없다"라는 뜻이죠. sine가 "~없이"라는 뜻의 탈격 지배 전치사이며 불어의 sans과 같습니다. 겉으로 아름답게 보이는 일체의 번영은, 그 뒤를 받치고 있는 어떤 강력한 힘의 원천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유럽 왕실은 아무리 사랑받았던 총희의 자식이라도, 아무리 우수한 아이라 해도, 서출로밖에 인정하지 않는다.(p64)" 이게 동아시아나 아랍과는 구별되는, 기독교 일부일처제 문화권만의 특징입니다. 게르만 귀족 관행과도 직접 관계는 없습니다. 한반도에서도 고려 왕조는 모계까지 귀족이라야 적통을 인정받았는데 조선 중기를 넘어서 성리학 영향으로 남존여비 풍조가 고착되면서 천모출신 여부를 따지지 않게 되었죠. 아무튼 앤 불린이 서인으로 강등되고 죽은 후 엘리자베스 역시 그 위치가 몹시 취약해졌습니다.

이런 사람일수록 일단 권좌에 앉게 되면 그동안의 시련을 보상이라도 받겠다는 양 조급해지거나 폭압적으로 변하기 쉬운데 엘리자베스 여왕은 그렇지 않았고 이런 인격적 자질이 그녀의 성공 비결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반면 메리 스튜어트는 혈통이 고귀했고, 아직도 로마 가톨릭의 영향이 강했던 유럽에서 동정과 지지를 받았고 책 p68에 나오듯 시인 실러, 작곡가 도니체티(<사랑의 묘약> 등)가 소재로 삼아 일종의 역사왜곡을 행했습니다. 사실은 비운의 젊은 여성과 음침한 노파 관계까지는 아니고, 두 사람의 나이 차는 열 살 남짓이었죠.


책에서 잘 규정(p71)하는 것처럼 그녀는 해적 여왕이었습니다. 보통 절대군주 왕실의 특징은 상비군과 관료제를 드는데 엘리자베스 여왕은 동시대 펠리페 2세가 무적함대를 갖춘 데 비해 해군력이 미미했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수완으로 드레이크 같은 해적을 구워삶아 사략권을 부여하여 이 악조건을 보기 좋게 극복하고 전세를 역전시키는데 이 역시 군주의 역량이며 총체적 국력의 증명입니다.

책에도 잘 나오듯 우리가 엘리자베스 1세라고 할 때 대뜸 떠올리는 아르마다 초상화는 배경에 아르마다(당시에 패퇴했던)가 그려져서 그리 불립니다. 이 역시 누가 그렸는지 확실치 않으며 공식적으로는 조지 가워가 그렸다고 발표되었을 뿐입니다. 재미있는 건, 일본인 저자가 쓴 이 책 본문 중에 삽입된 역주에서, 사실 기상악화로 인해 자멸하다시피한 아르마다의 운명을, 마치 13세기 여몽연합군을 잡아먹은 소위 카미카제에 빗댄 서술이 있다는 것입니다. 적절한 비유입니다.

사실 그토록 능력도 좋고 그 이상으로 자의식도 (지나치게) 강했다고 여겨지는 헨리 8세 역시 적통이 아니었으며 재위 기간 유별나게도 굴었던 그의 기행도 어쩌면 열등감의 소산이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p26에 나온 한스 홀바인 더 영거의 그림은 책을 확 펼쳐 보면 왼쪽 사람 말고도 저 오른쪽 구석에 한 사람이 더 있는데 이 두 사람 모두 (보통 착각하지만) 헨리 8세가 아닙니다. 이 책 1장 제목이 말해주듯 두 사람 모두 영국의 궁정에 파견된 (프랑스의) 대사들이며 홀바인의 이 그림 때문에 후대에 필요 이상으로 유명해진 장 드 딘테빌과 조르주 드 셀브입니다. 복식이 군주 버금가게 화려한 건, 원래 ambassador라는 게 요즘 느낌과 달리 초고위직이며 두 사람 모두 프랑스 세력가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재미있게도, 청교도 혁명 체제가 전복되고 다시 왕정복고를 통해 복벽된 찰스 2세를 놓고 저자는 외조부 앙리 4세를 닮았다고 평합니다. 그럴 만한 게, 두 사람 모두 대체로 관용의 정책을 펴 구태여 피의 복수를 하려 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당시 국운, 정세가 그걸 원했고 이 사람들은 그 시대정신을 충실히 따랐습니다. p119 장 라벨의 그림은 앙리 3세(나바라 왕국 기준)을 담았는데 센스 있게 눈웃음을 치는 품이 해당 인물의 개성과 삶의 궤적을 너무도 잘 표현하여 한참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금 태조 아골타의 능글맞은 미소와도 닮았다는 게 저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p147에는 고드프리 넬러가 그린 로버트 월폴의 초상이 나옵니다. "버블이 터진 후 시대를 막론하고 그 나쁜 영향은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가는 법이다(p146)." 먼 데 갈 것 없이 1990년대 일본 부동산 버블이 터진 후 지금 일본이 어떻게 되었는지 보십시오. 조지 1세 치세 초기도 그러했으나 저 월폴의 훌륭한 손씀으로 영국은 침체를 일찍 벗어났습니다. 비록 이중턱이 보이지만 총명하고 큰 눈이 인상적이며, p137에 나오는 같은 화가가 그린 조지 1세는 다소 긴장하면서도 심중에 통찰을 위한 여유 한 자락을 놓지 않는 어떤 기품이 돋보입니다.


p189에는 조지 헤이터가 그린 빅토리아 여왕의 대관식 그림이 나옵니다. 역시 젊었을 때라서 엄청난 미모가 두드러지는데 이때로부터 60년 후 프랑스 만평가 앙리 마이어가 그린 <중국의 瓜分>에서 풍자적으로 추하게 그려진 여왕과 대조해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앞에서도 그 비슷한 언급이 있었지만 저자는 빅토리아 치세 후기 호주로 이주해 가는 서민 부부의 초라한 모습을 담은 포드 매덕스 브라운의 그림을 특별히 소개하며, 그저 칭송 일색이기 쉬운 19세기 하노버 왕조의 전성기를 만든 빅토리아 대에 대해 냉정한 비판을 가합니다. 백성 다수가 궁핍해지고 나라만 융성하다는 게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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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급수한자 7급 따라쓰기 | My Reviews & etc 2023-03-25 00:15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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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스스로 급수한자 따라쓰기 7급

컨텐츠연구소 수(秀) 기획
스쿨존에듀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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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급수 7급이라면 어떤 수준의 글자를 알아야 할까요? 이 교재 앞표지를 넘기면 모두 50글자가 표를 통해 제시되는데 어른이라면 그래도 눈에 꽤 익은 글자들입니다.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당수는 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 어린이들, 학생들에게는 책이나 신문, TV 등을 통해 한자에 노출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한자 실력이 늘려면 이런 자기주도형 교재를 통해 따로 공부하게끔 잘 지도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한자는 그림 그리기가 아니기 때문에 정해진 필순에 따라 써야만 정확한 자형이 나오고 글자에 담긴 정신까지 온전히 표현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p4에 나오듯 가운데 획을 먼저 긋고(내리고), 삐침은 나중에 씁니다. 삐침이라는 건 좌우의 사선을 가리킵니다. 또 꿰뚫는 획은 나중에 쓴다고 가르칩니다. 가운데 중(中)은 입 구를 먼저 쓰고 획을 내립니다. 어머니 모(母)도 가운데 가로 획을 맨나중에 긋는 점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두 점을 먼저 찍고, 최후에 획을 긋는 게 핵심입니다.


좌우에 삐침이 있을 때는 왼쪽을 먼저 쓴다고 책에 나옵니다. 그런데 저 아비 부(父)의 예에서 보듯이, 일단 윗부분 삐침을 완성한 후에는 아래로 내려와서, 방금 끝난 오른쪽 삐침에 이어지는 부분을 먼저 그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왼, 오른, 오른, 왼쪽의 순서입니다.

땅 지(地)의 경우 우리 어른들은 하도 자주 봐서 눈에 익지만 어린이들은 꽤 어려운 글자일 것 같습니다. 흙 토 변에 어조사 야(也)를 쓰는 글자인데 土를 줄여서 살짝 기울여쓴다거나 也 자체를 쓰는 것도 어렵습니다. 땅 지!라고 소리내어 읽으면서 여러 번 손으로 쓰는 방법뿐입니다. 주야장천(晝夜長川)이라는 흔히 쓰는 표현도 이렇게 한자로만 쓴 걸 보니 새롭습니다. 낮 주(晝)와 그림 화(畵)자가 서로 비슷하니 헷갈리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그림 화畵는 참고로 6급입니다.


p19에 나오는 수(數)도 일상에서 자주 쓰긴 하지만 막상 써 보라고 하면 성인들이라도 과연 몇 명이나 술술 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 교재는 서로 관계 있는 한자들을 묶어서 연상이 빨리 되도록 배려한 게 하나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또 백방(百方) 같은 종속 합성어도 함께 공부합니다. p45를 보면 숫자(數字)라는 단어도 배우는데, 이 단어가 한자끼리의 합성어 중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몇 가지 예외 중 하나라는 점도 함께 익히게 해야겠습니다.

p28에서 색(色)이란 글자를 배웁니다. 정색(正色)의 뜻을 "장난기 없이 진지함"으로 풀어줍니다. 밑에 남중일색이란 성어도 나오는데 한자를 함께 쓰니 무슨 뜻인지는 알겠지만 저런 사자성어가 따로 있었던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p35의 명중(命中)도 이렇게 보니 새롭습니다. 命에 표적이라는 뜻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的과도 비슷합니다.


기를 육(育) 자와 함께, 교육이라든가 육림(育林), 또 바로 옆에서 식목일 같은 단어를 한자와 같이 배웁니다. 역시 한자는 손으로 자꾸 써 봐야 실력이 느는 것 같습니다. 

p63을 보면 모양이 서로 닮아서 헷갈리는 글자들을 한 데 모아 익히게 합니다. p66에는 반대어가 될 글자들을 둘씩 짝지어 놓았습니다. 이런 다양한 포맷으로 복습을 해 봐야 진짜 자기주도학습이 이뤄질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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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마음이 말해요 | My Reviews & etc 2023-03-2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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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두근두근 마음이 말해요

박윤경 글/박연옥 그림
키즈프렌즈 | 202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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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사이도 그렇지만 아이들끼리도 소통의 바른 방법은 무척 중요합니다. 이 책에는 모두 두 편의 이야기가 실렸는데, 아이들이 학교에서 얼마든지 실제 겪을 수 있는 일일 뿐 아니라, 어른들 역시 대화와 관계에서 반드시 명심해야 할 교훈이 담겼네요.

첫째 이야기는 <호루라기를 불어요>입니다. 개인적으로 호루라기 소리가 시끄러워서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모든 게 아직 신기한 아이들에겐 여전히 귀하고 재미있는 물건이 될 수도 있나 봅니다. 등장인물은 최민수, 박진성, 유채아, 진성이 엄마, 담임 선생님 등 다섯 명입니다. 최민수는 제멋대로 스타일이고 거짓말을 잘하며 친구들을 괴롭히고 놀리기를 좋아합니다. 주인공은 박진성이라고 봐야 하겠는데 마음은 착하지만 성질이 다소 급하다는 게 흠입니다. 진성이는 반에서 "화르르"라는 별명이 붙은 게 민수의 프레이밍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p13),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성격이 좀 급한 게 맞습니다.

주인공 진성이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사실 이야기의 큰 교훈은 채아를 통해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채아는 남한테 싫은 소리를 잘 안 하고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웃어 주고 좋은 말로 답해 줍니다. 진성이는 그런 채아가 좋을 뿐 아니라 존경하는(?) 마음까지 생기는데 자신 같으면 그렇게 못 할 것 같아서입니다.

"나라면 엄청 화냈을 것 같은데, 채아는 그렇지 않네(p31)."

그런데 채아도 마냥 자기 생각을 억누르는 건 아닙니다. p43에서 채아는 선생님이 사태의 진상을 오해하자 지금까지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해명, 고발(...)을 시도하며, 뜻밖에도 조금 지나간 일까지 거론하며 민수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 일은 앞 p34에 나오는, 주인인 채아 허락 없이 공룡 연필을 민수가 가져간 것입니다. 부당한 일은 그 상대가 말썽꾸러기 친구이건 선생님이건 간에 딱부러지게 그자리에서 지적을 해야 하며 괜히 마음에만 담아둘 필요가 없다는 거죠.

그리고 민수는 애가 끝까지 참 못됐네요. 사과를 하려면 확실히 해야지 모기소리처럼 중얼거리는 것도 참 마음에 안 듭니다.

이야기의 교훈에 대해 p48에서 따로 좀 더 자세히 설명되며, 어린 독자들의 독후활동으로 p50 이하에 질문에 답하기, 그림으로 그려 표현하기 등이 제시됩니다. 


둘째 이야기는 <우리들의 덩크슛>입니다. 장서은, 진성호, 지수(성을 모르겠습니다) 세 명이 나오는데 서은이는 키가 커서 슬픈 소녀입니다. 원래는 명랑하고 얘기도 잘하는 앤데, 유치원 친구들이 놀린 적이 있었고, 초등학교 입학해서는 옆에 앉은 은아한테 "웃을 때 바보같다"는 말까지 들은 후 마음을 닫고 표정도 무뚝뚝한 아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지수하고만 유독 말이 잘 통했는데 얘가 아빠 따라 미국에 가게 되어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진성호를 알게 되어 농구를 배우는데 이게 자신의 적성에 맞다는 걸 알게 되며 다시 자신감이 생깁니다.

키가 큰 성인 여성이 의외로 키 컴플렉스를 가진 경우를 종종 봅니다. 하지만 서은이처럼 어린 나이에는 반대로 자신감의 원천이 되는 게 보통인데 서은이는 애가 너무 착해서 남들이 부러워서 시비 거는 걸 두고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줄 착각한 듯합니다. 아이 때에는 성격 바뀌는 게 한순간이라서 행여 위축되거나 자기 세계에 갇힌 아이가 되지 않도록 어른들의 세심한 지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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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만에 바로 끝내는 TORFL 1단계 쓰기•말하기 | My Reviews & etc 2023-03-23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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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TORFL 1단계 쓰기·말하기

최수진,시원스쿨어학연구소 저
시원스쿨닷컴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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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플 영역 중에 가장 어려운 게 이 쓰기와 말하기인 것 같습니다. 영어 TOEFL에서도 많은 이들이 에세이를 어려워 하듯, 또 OPIC의 여러 문항들을 막막해하듯 말입니다. 그러나 이 최수진 쌤 교재에서 많은 모범 답안, 혹은 템플릿이 제공되고 있으며 문제들이 최신 경향을 반영하기 때문에 그런 불안감은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14에 잘 나오듯이, 쓰기 영역에는 대체로 네 가지 유형 문제들이 나오는 듯합니다. 첫째, 지문을 읽고 질문에 답을 쓰기, 둘째, 상황에 따라 메모 작성하기. 특히 둘째 유형에 대해 초보자들이 궁금해할 수 있는데, 약속 변경 사유, 지각 이유 설명 쓰기 같은 게 많이 나온다고 하네요. 셋째 유형은 신청서 작성하기, 넷째 유형은 제시된 주제에 맞는 편지쓰기라고 나옵니다(p15). 토르플 시험이 다 그렇듯 사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게 특이합니다. 


유형이 이렇다 보니 답안 작성에 자주 쓰이는 표현 유형을 먼저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본문에 ~라고 나온다"는 아마 이 유형 문항 답변의 뼈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27에 나오는 Текст рассказывает о том, что... 에서, рассказывает는 ~라고 말하다(3인칭 단수 현재)라는 뜻입니다. 미완료상으로 바꿔 주는 접사도 붙어 있네요. о том, что...는 저 세 단어를 하나의 chunk로, "~에 대하여"라고 새기면 되겠습니다. в는 뒤에 전치격을 따라오게 하며 тексте는 그래서 текст의 전치격입니다. рассказывается는 끝에 -ся가 붙어 수동문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해진다).


по는 뒤에 여격이 올 때 "~에 의하면"이란 뜻이 있습니다. мнению(므네니유. 의견)는 그래서 여격입니다. 누구의 의견이냐면 저자의 의견이므로 автора(아프토라. 저자. 생격)가 왔습니다. с는 생격을 지배할 때 "~로부터", моей는 "나의(생격)", точка зрения(토치카 이례니야)가 관점(생격)이므로 "내 의견으로는"이란 뜻이 됩니다.

p38의 06강을 보면 먼저 문제 6개부터 제시합니다. 생태계학이란 무엇인가? 누가(кто) 왜(почему) 문화를 보존하고(сохранять), 보호해(защищать)야 하는가(должен. 돌젠)? 등 여섯 개 질문이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문화 보존"에 대한 긴 지문이 나오며, 다음 07강에서 다시 (같은) 여섯 개 질문이 제시됩니다. 모범 답안 여섯 개는 뒤 p120에 나오는데 대체로 본문을 그대로 따르면 되지만 по мнению автора(저자의 의견에 따르면) 같은 어구를 적절히 넣어 주어야 하겠습니다.


말하기 영역은 p70에 잘 설명되듯 우선 "간단한 질문에 즉시 대답하기" 유형이 있는데 이런 건 어느 정도 예상이 되므로 이 교재에 나오는 모범 답안과 템플릿을 빠짐없이 외우다시피해야겠습니다. 시원스쿨 러시아어 강좌 사이트에 가서 총 33Mb 정도(압축 해제 후)의 음원을 다운받습니다. 말하기 영역이니까 응시자 본인이 물론 말하는 거지만 그래도 원어민이 또박또박 말하는 문장을 듣고 특유의 억양과 강세를 따라해야 하겠습니다.  2강 задание(자다니예. 연습문제)에 보면 이반(남)과 마샤(여) 두 사람이 대화하는데 이반이 질문하고 우리가 마샤 입장에서 답을 합니다. 01강과 02강은 따로 뒤에 스크립트 한국어 해석이 안 나왔습니다. 와이파이를 [바이파이]라 발음하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토르플 시험의 목적상, 여행 상품에 대한 광고를 짧게 만들어 본다거나(10강), 인터뷰 요청을 받고 자신에 대한 소개나 학교 생활 이야기를 간단히 한다거나(12강), 행인에게 은행의 위치를 묻는다든가(05강) 하는 질문을 한다거나처럼, 실용적인 문장들을 정확하게 말하는 능력을 테스트합니다. 교재 안에, 출제 가능한 거의 모든 답안이 들어 있으므로 열심히 반복 연습하는 게 원하는 등급 획득의 지름길 같네요.

*시원스쿨에서 제공한 교재를 실제 공부해 보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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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만에 끝장내는 시원스쿨 태국어 OPI | My Reviews & etc 2023-03-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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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원스쿨 태국어 OPI

파나사 토트한 저
시원스쿨닷컴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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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어가 생각 외로 훨씬 어렵더군요. 처음에 대체 뭘 해야할지 감이 안 올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가능하면 속성으로 점수를 따고 싶어서 이 책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책을 다 보고 나도 여전히 어렵긴 합니다만 OPI 대비용으로는 처음의 막막함이 사라져서 좋긴 합니다. 불필요한 내용을 싹 걷어내고 시험 출제 경향에만 초점을 둔 교재라서 시험에 뭔가 자신감이 생기는 것도 같습니다. 실제로 시험을 몇 달 후에 쳐 보고, 그 결과를 지금 이 후기에 업데이트해 놓겠습니다(인증 약속).


제 생각으로(뭐 다른 어학 교재도 마찬가지지만) 이 책은 부록으로 제공하는 음원을 시원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다운 받고 모든 문장과 단어를 mp3파일에 맞춰서 공부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실력이 안 늡니다. 우리 한국말을 배울 때 외국인 학습자가 진리, 독립 같은 단어를 글자만 보고 공부하면, 실제 한국인들이 왜 [질리], [동닙]으로 발음하는지 모르고, 혹 듣는다고 해도 못 알아듣지 않겠습니까? 태국어도 그런 게 많아서 텍스트 위주로만 공부하는 게 뭐 절대 불가능합니다. 무조건 음원하고 함께해야 하며, 그래도 안되는 분들은 이 책 저자인 파나사 토트한 쌤 강의를 찾아서 들어야 하겠습니다. 현실적으로 한국인이 태국어 쌩짜로 독학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음원을 다운 받는 건 무료입니다. 교재 앞표지에 QR코드가 있긴 한데 꼭 그 경로로 갈 필욘 없고 그냥 시원웹사이트 찾아가서 파나사 토트한 쌤 태국어 강좌 코너에서 보면 됩니다. 무료이긴 한데 회원가입 후 로그인 상태라야 합니다. 회원가입시 아마 본인인증 요구할 겁니다. 저는 예전에 가입해서 그 절차가 없었는데 이번에 보니 계정이 휴면전환되어서 새로 본인인증을 해야 했습니다. 음원은 260Mb 정도 용량이고 pdf 교재도 하나 받을 수 있습니다.




 



영어 말하기 능력 시험 오픽 같은 것처럼 이 시험도 집 주변 묘사(p93)라든가 교통 경로 설명(p134) 등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원하는 점수(최소한 IL)를 얻습니다. 다들 IH나 AL 등을 목표로 하실 텐데 갈 길이 멀지만 최선을 다해 봐야 하겠습니다. 교재에 나온 여러 템플릿들에도 든든하니 신뢰가 가네요.

*시원스쿨에서 무료로 제공한 교재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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