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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잡 메이커 | My Reviews & etc 2023-08-3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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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퍼스널 잡 메이커

이현정 저
라온북 | 202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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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남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갖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자신, 바로 자기 자신의 열망과 적성, 소신, 체질 등에 어떤 직업이 잘 맞느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적성의 발견이나 취향의 정확한 분석이 중요시되는데... 저자 이현정 대표께서는 그보다 더 앞선 비전을 제시하십니다. 책 내용도 놀랍지만, 책만큼이나 놀라운 게 이 대표의 이력입니다. 이렇게 살아온 분이니까 이런 내용의 책을 쓰실 수 있었겠구나 싶습니다. 어떤 사람이 썼다는 책은,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을 그대로 대변할 수가 있어야 하며, 그게 최소한의 집필 자격이 생기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용도 대단히 혁신적이며, 이런혁신가들이 모이고 모여 미래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지는 것이겠습니다.


p30에서 저자는 INFINITE의 원리를 제시합니다. 처음에 저는 책의 주제를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 책이 단순히 자기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가라는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그 정도가 아니라, 직업을 내 레벨에서 무한생성해 가며 죽을 때까지 여러 자리를 거치면서 살라는 내용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내 자신이 주체가 되어야 하며, 어쩔 수 없이 이리저리로 떠밀리라는 뜻이 아닙니다. 이런 말을 하면 많은 이들이 나와는 무관한 이야기겠거니 치부하겠으나, 이미 세상은 투잡 쓰리잡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멀티잡이 결국 내 열정과 적성과 잘 맞는 일들이라면 페이와 무관하게 내 인생이 행복해지며, 그 행복감 때문에 건강이나 치료 목적 등 이런저런 지출이 적어진다면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INFINITE는 무한한 가능성, 창의성, 유연성, 진실성, 연결성, 개성, 기술활용, 지속적인교육 등 8개 요소의 약자입니다. 저자는 이 8개 요소가 무한 직업을 생성하기 위한 핵심이라고 주장합니다. 제 생각에 이 8대 요소는 평생직장을 지향하는 분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가치이자 직업 유지의 기반입니다. 하지만 이 8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특히 무한직업 생성에는 과연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할 것 같습니다. 8요소도 다른 상황에다 적용시킬 때(만약 적용을 시킨다면 말입니다)와, 이 무한직업 생성 프로세스에 적용할 때의 의미가 매우 달라지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퍼스낼리티를 추출할 수 있을까요? p71 이하에 그 구체적인 방법론이 나옵니다. 요즘 중년 시청자들에게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 s모 방송국이 론칭한 <나는 솔o>인데, 이 책에도 언급됩니다. 여기서 저자가 짚는 포인트는, "서로의 매력에 걷잡을 수 없이 끌렸다가도,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와 기대가 다르면, 생각을 재정비하고 대상을 변경하기도 한다."입니다. 8대 원리 중 특히 유연성과 연결성이 중시되는 상황이고 태도이기도 합니다. 서사시 <오뒷세이아>에도 다른 왕자, 구혼자 들이 주인공 헬레네만 바라보다 결국 빈손으로 돌아갔으나, 오뒷세우스만큼은 애초에 플랜B를 확실히 준비했었기에 차선책으로 여겼던 페넬로페를 얻어 귀향했고 나중에 결국 최고의 선택이었음이 판명되었습니다. 


무엇이 내 적성인지 쉽게 가릴 수 없다면, 반대로 내가 죽어도 못 견딜 상황과 직업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그러면 그 최악의 선택지부터 먼저 배제하면 되겠는데, 일종의 소거법(process of elimination)이겠습니다. 사실 내게 너무도 안 맞는 옵션이 무엇인지만 확실히 알고 인생에서 피해 나가도 큰 실수나 손해는 면할 수 있습니다. 택배 상하차 등 극한으로 여겨지는 일들을 기피한다고 요즘 MZ 세대들을 비판하지만, MZ세대의 특징은 매일매일의 성취가 없이 같은 일이 반복되는 직업이라고도 합니다. 의미와 목적을 찾겠다는데 그걸 딱히 나무랄 수도 없습니다.

3장부터 무한생성의 구체적 방법론이 설명됩니다.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브랜드로 만들 것인가? 저자는 이 대목에서도 다른 데서 좀처럼 못 듣던 말씀을 합니다. 트렌드를 무작정 따라갈 게 아니라 자신의 감정에 먼저 주목하고, 이를 "재활용"하라고 합니다. 재활용(renewal)이 처음에는 무슨 뜻인가 헸는데, 저자께서 설명하는 예는 직장에서 상사한테 깨지거나 했을 때 이걸 그냥 속으로 삭이기만 하면 스트레스 축적, 발암의 먼 원인만 될 뿐이지만, 이 경험담을 또래 친구들에게 자신만의 해설을 덧붙여 재미있게 풀어내면 인기를 얻을 수도 있고, 만약에 유x브 등에서 개인방송 컨텐츠로 삼는다면 의외의 대박이 터질 수도 있습니다. 이 가르침이 무엇보다 저자 자신의 생생한 체험에서 나왔기에 한 마디 한 마디가 더 절실하게 와 닿았습니다. 어쩌면 이 책 자체가 그런 혁신적인 리뉴얼의 산물일 수도 있습니다. 


4장은 저자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입니다. 앞부분도 혁신적인 교훈이지만 개인적으로 전 이 4장이 가장 재미있었는데, 역시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발상과 이론 체계는 치열하게 산 인생에서만 도출된다는 점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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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세상 제대로 알기① 부자 나라, 가난한 세계 | My Reviews & etc 2023-08-30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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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부자 나라, 가난한 세계

구정은,이지선 저
북카라반 | 202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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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잘사는 나라라고 해도 가난한 사람들이 성장의 그늘에서 그 과실을 누리지 못 하고 힘들게 사는 모습을 우리는 보곤 합니다. 인류 역시 전에 없던 수준의 풍요를 누리며 질병의 공포를 극복해 가는 중이지만, 지구 어느 곳에서는 가난한 나라에서 많은 이들이 고통스럽게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세상은 그 어느 지역이라도 공평한 곳이 드물지만, 세계적 규모로 시선을 돌려 보면 과연 이렇게 방치해도 될까 싶을 만큼 빈부의 차이가 심합니다.


무엇보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장래가 문제입니다. 지금이 당장 가난하다고 해서 그들의 미래마저 가난해야 한다는 법은 결코 없으며, 그들 중에는 인류의 앞날을 바꿔 놓을 만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들도 있을 수 있죠. 이들의 자아 실현이 혹 방해를 받는다면, 그건 그만큼 인류의 손해로 남습니다. 책에서는 이런 걸 두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표현합니다. 꼭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 아니라 해도, 지구촌 어딘가에서 아무 잘못도 없는 어린이들이 그렇게나 지독한 빈곤 속에서 신음한다면 우리의 양심이 어디 편할 수 있겠습니까. 

소아시아 반도 튀르키예(옛 터키)는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나라입니다. 이 나라는 예전에 한국을 도와 준 적 있는데, 1999년 큰 지진이 일어나고 한국에서 생각보다 적은 액수의 원조만 도달하자 정계에서 큰 논란이 인 적도 있습니다. 그랬던 튀르키예에 올해(2023) 2월에 또다시 진도 7.8의 강진이 발생했고(p47), 한국도 긴급구호대 파견을 비롯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책에서는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이런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어떤 국제기구들이 주로 활동하며, 꼭 UN 산하의 공식 단체가 아니라 해도 여러 민간 단체들이 자신들만의 노하우와 열성을 발휘하여 어떻게 효과적으로 재난 구호를 벌이는지 설명해 줍니다. 어린이들은 이른바 비정부기구, NGO에 대해 잘 모를 수 있으므로 이런 설명이 매우 유익할 듯합니다.


p54를 보면 덴마크의 유명한 활동가 요르겐 리스너는, 설령 아무리 의도가 좋다고 해도 가난한 여인, 어린이들의 비참한 모습을 여과없이 내보내어 사람들의 동정을 사 구호 목적을 달성하려는 풍조를 크게 비판했습니다. 이 역시 가난한 사람의 품위와 인격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또 책에서는 그들이 영원히, 남의 도움 없이는 그런 질곡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낙인을 찍을 수 있다는 근거를 들어 비판하기도 합니다. 구구절절 옳은 말입니다.

원조라는 게 그저 구호품이나 돈만 털썩 던져준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더 이상 남의 원조가 필요 없도록 자신의 힘으로 일어설 수 있게 근본적인 자립 기반을 마련해 주는 건전한 도움이 되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근간의 ODA는 MDGs를 지향하며(p194), 이는 돕는 나라나 도움을 받는 나라나 서로 혜택을 주고받는 대등한 협력 관계를 상정합니다. 이런 국제 원조는 그간 많은 이들의 우려를 산 어떤 부작용(p69) 같은 게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남아메리카에는 16세기에 스페인 사람들이 대거 침략하여 끔찍한 만행을 저지르고 많은 자원을 약탈했습니다. 그무렵 고착된 불평등 구조는 지금까지도 쉽사리 극복되지 않았으며 특히 더 오랜 시점부터 터잡고 살았던 원주민들은 수백 년 동안 차별 받고 가난하게 살아 왔습니다. 2006년 남미의 내륙국 볼리비아에서는 후안 에보 모랄레스라는 원주민 출신 활동가가 대통령에 당선되어 많은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이런 볼리비아에 북유럽의 부국 노르웨이가 가져다 준 도움은, 국제 원조의 바른 모습이 과연 어떠해야 하는지 많은 생각할 거리를 가져다 줍니다.


인도인들은 요즘 IT, 경제학, 통계학 등의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입니다. 경제학자 C K 프라할라드는 날카롭게도, 부유층을 상대로 해야만 이익을 창출하는 게 아니라 그 숫자가 많은 빈곤층, 이른바 피라미드의 밑바닥에서도 큰 부를 창출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 줬습니다(p158). 프랑스의 토마 피케티 역시 수 년 전에 불평등 문제를 학문적으로 재정립하여 이슈를 던졌습니다. 빈곤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국제 원조의 본질과 성격부터 근본적으로 건강하게 바뀌어야 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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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엄마 말대로 아이를 키우지 않겠습니다 | My Reviews & etc 2023-08-30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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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다른 엄마 말대로 아이를 키우지 않겠습니다

김화정 저
두드림미디어 | 202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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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정말 힘든 일 같습니다. 예전의 어머님들은 대체 그 가난하고 힘들던 시절, 정보도 지식도 충분치 않았는데 어떻게 애들을 키우셨는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고, 놀랍기만 합니다. 요즘 젊은 여성들이 독박육아라며 힘든 소리를 하는데, 사실 육아의 난이도를 고려하면 그게 엄살만은 아닙니다. 정말로 어려운 일이며, 그러기에 누군가가 꼭 옆에서 도와 줘야 하는 과업이기도 합니다.    


저자 김화정 선생님께서는 베테랑 엄마이시자 초등학교에서 다른 학부형의 자제들을 교육하시는 선생님이시기도 합니다. 아이들 훈육이라면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의 호칭이 걸맞으시겠으나, 이런 분마저도 아이들 기르는 일은 힘들다며 그 영역의 극악 난도를 평가하십니다. 세상사 모든 일은 남들 의견도 들어 가며 그 중 최상의 지혜를 취합해야 하겠으나, 육아는 그저 다른 엄마들이 이래야 한다더라는 식으로 주먹구구 식으로 해 나가서는 곤란한 면이 많을 듯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주로 청취하고 배워야 하며, 알짜 가르침과 노하우가 가득한 이런 책을 읽고, 바람직하며 정확한 지식과 지혜 위주로 머리 속을 채워야 하겠습니다.


요즘 젊은 부모님들이 다 그렇지만, 김화정 선생님께서도 아이들이 아직 어릴 때 이것도 해 줘야지 저것도 체험시켜야지 하며 욕심이 무척 많으셨습니다. 부군께서도 마찬가지셨던 듯합니다. 아이가 못 하는 것 없는 멋진 능력자로 자라나기를 원하는 건 모든 학부형 공통의 소망이겠습니다. 영어 DVD도 계속 틀어주어 세계 공통어에 대한 친숙도도 높이고 말도 척척 알아들었으면 좋겠고...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홀연 어떤 각성을 하십니다. "내 육아에 중심이 없었구나."  


집안 정리를 할 때에도 분명한 주제의식과 컨셉이 있으면, 방문자 입장에서 아 깔끔하구나 같은 노멀한 감탄 그 이상의 강한 인상을 받게 됩니다. 그 사람의 내면에 어떤 분명한 지향점과 비전 같은 게 엿보이고, 존경심까지도 드는 수가 있죠. 육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아이의 개성과 취향 같은 게, 물론 아직 아이가 어리다 보니 명확하게는 파악되지 않더라도, 무엇이 메인이고 서브인지는 분명히 구분되는 교육을 해 줘야 아이도 덜 혼란스럽고, 부모 입장에서도 투입한 노력과 자원이 효율을 내는, 보람 있는 육아가 될 테니 말입니다. 저자께서는 바로 이런, 중심이 분명히 잡힌 육아를 우리 독자들에게 가르칩니다.


어떤 사람이 나중에 성공하고, 남들에게 사랑 받고 존경 받으며, 호의적인 평판이 자자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저자께서는 자신의 자녀들을 거의 성년이 될 때까지 성공적으로 키우셨을 뿐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수없이 많은 남의 자녀들도 교육하신 분입니다. 이런 전문가께서 들려 주는 말씀은, 똑똑하고 일 잘하는 인재가 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타인의 아픔에 공감을 잘 하고, 책임감이 투철하며, 다른 팀원들과 협업을 매끄럽게 진행하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라야, 대기업에서 우선적으로 선발하며, 이후 사회에서 널리 환영 받는 인재가 된다는 점입니다. 공부도 좋지만 먼저 사람이 되라는 뜻입니다.


아이한테 화를 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엄마 입장에서는 큰일을 겪을 뻔했으니 일단 엄마 본인도 놀라셨을 테며, 아이가 다시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않게끔 단단히 경각심을 심어 줄 필요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커서 행복하고 안 행복하고는 바로 이 시기, 얼마나 상처를 안 받고 자랐냐가 무척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97%는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p101)." 엄마의 괜한 호들갑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아이의 감성과 정서적 안정에 행여 악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저자님의 말씀을 깊이 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p184에 보면 저자께서 특히 둘째 자녀분께, 자녀 본인의 기질과 성향에 따른 정확한 목표를 설정하여 교육하시는 중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아이도 신 나고, 아니 배움이 신 난다는 말 자체가 얼마나 놀랍습니까. 이전 세대에게 공부란 그저 노동 같은 고역이 아니었습니까. 저자께서 특히 강조하시는 건, 시행착오가 크게 줄었다는 점입니다. 저자께서 누구보다 잘 아시겠지만, 한국 입시 교육이란 특정 중요 영역을 싹둑 자르고 제한된 목표만을 추구하지 않습니까. 그 와중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불행해집니까.   


제가 받은 책은 저자 친필 사인본입니다. 글자체는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 담으신 메시지도 핵심의 울림이 깊을 뿐 아니라, 필체가 참으로 반듯반듯합니다. 올곧은 인품으로부터 올곧은 가르침이 나오기 마련이며, 미래 세대도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인성과 능력이 조화롭게 배양된 성인들이, 평화롭고 희망 가득한 사회를 꾸려가는 아름다운 미래를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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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향기로운 날들 | My Reviews & etc 2023-08-29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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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꽃보다 향기로운 날들

김영미 저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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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께서는 사람을 살리는 의료인, 즉 간호사 일을 하시다 플로리스트로 전직한 분입니다. 사람의 건강을 돌보는 직분이나, 식물이 그 꽃을 아름답게 피우기를 돕는 직분이나, 어찌보면 서로 크게 닮은 데가 있습니다. 한 인생에서 이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 본 분이라야 이 상황의 묘미와 고충을 정확히 논할 수 있으실 텐데, 이 책이 과연 그러했습니다. 문장마다 깨달음의 흔적이 흘렀고, 곳곳에 삽입된 사진도 산뜻하고 청정한 저자의 내면을 그대로 반영한 듯했습니다. 



나리의 경제사정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자영업 폐업 퇴출이 일상처럼 되었습니다. 한번 성의껏 차린 가게가 내내 번창하여 고객과 사장님이 알콩달콩 한 동네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힘듭니다. 그러나 저자께서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흔들림 없이 깊이가 있고 감성을 지닌 꽃집을 오래 하고 싶다(p44)."고 하십니다. 모든 가게에는 무릇 자신만의 사연이 있기 마련이며, 샵에는 사장님만의 철학과 소신, 인간적인 향취가 배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동네, 어느 거리라도 이처럼 사연이 자리한 샵이 있어야 개성과 품격이 형성될 수 있지요.


저자께서는 남편과 사별하는 아픔을 겪으셨습니다. 사람은 이런 극한의 고통을 겪고서야 비로소 신에 대해 깊이 있게 사색하게 되며, 종교에 귀의할 마음도 먹습니다. "이 고통 속에서 나는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p75)" 아무리 기도를 하고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해도 "슬픔의 늪에서 나를 건져올릴 수 없었다"고 저자는 솔직히 고백합니다. 인간의 아픔이란 아무리 작은 한 길짜리 속에서 생성되었다 해도 그 깊이를 측량할 수 없으며,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 때로 세계 전체를 집어삼키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슬픔은 더욱 그러합니다. 


p90을 보면 저자께서 문호 톨스토이가 지은 단편 중 하나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해 평해 놓으신 대목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다리가 불편한 애들도 있고 대체로 가난하지만, 정성스러운 부모의 돌봄을 받고 무척 행복하게 자라납니다. 과연 친부모가 죽은 후 누가 저 불쌍한 아이들을 돌볼까 생각했었으나, 지금 만나니 그간 아이들은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의 원대한 힘이 작용이라도 했는지 저처럼이나 잘 크고 있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가 작품 속에서 내린 답은 그러했습니다. 예수도 까마귀를 가리켜 심지도 거두지도 않지만 하나님께서 알아서 기르신다고 했습니다(누 12:24). 


저자는 p122에서 전문가의 식견으로, 식물이 꽃을 제대로 피우기 위해 필요한 네 가지 조건을 거명하십니다. 이 네 가지 조건은 자연이 제공하는 토양, 빛, 바람, 물이며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논한 4원소와도 비슷합니다(정확하게는 불이 빛 대신에 들어가지만). 그런데 저자께서는 이에 다섯번째 요소가 더 가해져야만 식물이 아름답게 자랄 수 있다고 하십니다. 그것은 바로 기르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비닐하우스에서 작물을 기르시며 어언 결혼 50주년을 맞은 노부부의 마음(p128)이 이를테면 가장 모범적인 예 아니겠습니까.


p168에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꽃들의 꽃말이 나옵니다. 흔히 접한다고 말씀하시지만, 사실 이 페이지에 소개된 꽃들이야말로 우리 사람들에게 가장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꽃들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죠. 그 꽃들에 부여된 꽃말들도 하나같이 사랑스럽고 소중한 가치를 대변합니다. 저자께서 운영하시는 사랑꽃농원의 상징 같은 하트 구조물(p174l에도 그런 소중한 가치와 사람들의 추억이 배어 있습니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야, 이런 의연한 다짐(p193)으로 굳세게 일어서는 저자님의 다짐을 들으며 우리들도 인생에서 어떤 시련이 닥쳐도 저 들꽃처럼 다시 피어날 것을 다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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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사과 | My Reviews & etc 2023-08-2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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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늑대의 사과

최인 저
글여울 | 202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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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부 유럽에서 토마토를 전통적으로 "늑대의 사과"라 불러왔다는 사실은, 최인 작가님의 이 신작 소설 머리말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을 보면 그 서두에 고래에 대한 온갖 인용문을 다 갖춰 놓고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이 소설의 시작도 그와 닮아 보입니다. 최인 작가님의 전작을 읽은 독자들은 잘 알겠지만, 동서 고금의 숱한 명문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고 그 출처까지 명기하는 게 작가님의 스타일이며, 이 신작도 예외가 아닙니다. 



특이하게도 이번 소설은 탈북 청년이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대체로 최인 작가님 소설 주인공들이 치밀한 사색가이며 빼어난 지적 능력을 지녔으나 현실의 모순을 겪고 고민하는 특징이었는데, 이 소설도 그 궤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또 남자 주인공은 그에게 매혹된 여성들과 농도 짙은 로맨스를 즐기는데, 이 소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묘사는 대단히 노골적으로 흐르기도 하며, 다만 전작들에서는 묵직하고 심도 있는 사고의 흐름을 독자가 좇느라 성애적 서술이 살짝 묻히기도 했다면, 이 신작은 그런 대목도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난다는 점이 다릅니다.

p31에서 신문기사에 등장하는 병호라는 젊은이는 지나치게 학교 성적에만 집착하는 모친 때문에 매우 잔인한 성정으로 자라납니다. <문명, 그 화려한 역설>에서 주인공 모제가 그 모친과 갈등을 겪는 설정과 닮았습니다. 


휘는 OLED 스크린(p81)은 한때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약간 인기가 시들해진 홈시어터 아이템입니다. 페시와 함께 커플시네마의 어느 객실에 들어선 주인공은 클로이 모레츠가 주연한 뱀파이어 영화 <렛미인>을 관람합니다. 이 특이한 상황에서 영화 속 매혹적인 흡혈귀가 빨간 입을 하고서 희생자의 피를 빠는 장면은 그에게 묘한 자극을 가합니다. 무엇인가에 탐닉하여 현실의 부적응 상태로부터 도피할 필요가 있었던 그에게 이 장면의 시청은 일종의 전기가 됩니다. 때마침 그가 투자했던 유니드코리아(가상)라는 종목이 상장폐지되자 그는 재무적으로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입습니다.

구 공산주의 국가들에서는 이른바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라는 게 유일한 창작의 기조이자 방침이었습니다. p124에 나오듯 북한에서는 당성, 사상성만이 예술가의 작품을 평가하는 잣대인 반면, 남한에서는 오로지 시장성만이 모든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작품은 그저 쓰레기에 불과한데, 아마 문학사 전체를 통틀어 이처럼 저속한 대중의 기호만으로 작품성을 평가했던 공간은 없을 듯합니다. 허먼 멜빌의 그 장대한 우주도 21세기 한국에서라면 그저 지루하다고 쓰레기 취급이나 받았을 것입니다.


전작 <문명, 그 화려한...>에서도 주인공들이 묘한 업소에 들어가서 기이한 환락 체험을 한 후 궁극의 허무를 맛 보는 장면이 있는데 이 소설에서도 p109 이하에 팔루스 카페라는 희한한 곳에 입장하여 겪는 일들이 서술됩니다. 팔루스라는 단어의 뜻을 생각해 보면 이후에 벌어질 사건도 어느 정도는 짐작이 되죠. 공교롭게도 고양이박쥐가면 역시 부친이 실향민이라서 키즈와 접점 하나가 생깁니다. 그녀의 본명은 "미소"였으며 출판사 사장의 딸인 덕에 남한 출판계의 생리를 훤히 꿰고 있습니다.    

"남조가 교회에 불을 질렀다고?(p162)" 표기는 피를 빠는 느낌이 생생하게 서술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런 엽기 행각에 빠졌는데, 마치 예술지상주의를 표방했던 김동인의 작품들(<광화사>, <광염 소나타>)에 나오는 화가나 음악가들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벽한 작품들을 남기기 위해 그들은 방화와 살인도 서슴지 않았고 결국 인간적 파멸을 겪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원래 선했던 주인공들을 극단적인 범죄자로 몰아가는 원인은 (김동인 작품들에서와는 달리) 한국 자본주의의 지독한 천민성이라는 게 큰 차이점인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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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번째 공룡 이야기 | My Reviews & etc 2023-08-2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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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의 첫 번째 공룡 이야기

에린 워터스 글/아날리사 두란데,마리나 두란테 그림/박은진 역
미래주니어 | 202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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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같은 거대한 생물이 한때 지표를 누비고 다녔다는 사실도 놀랍고, 그 엄청난 강자들이 현재 모조리 멸종하여 화석만 남았다는 사실도 충격적입니다. 어렸을 때에는 누구나 공룡에 대해 열광하며, 영어도 못 하면서 그 기다란 학명을 줄줄 꿰고 다닙니다. 대상에 대한 열정이 충만하면 어떤 난관도, 심지어 어렸을 때에조차 극복할 수 있다는 방증입니다. 아무튼 어려서 어떤 공룡책을 처음 접하느냐에 따라, 어린이의 정서가 안정적으로 발달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꿀리지 않고 정확한 지식을 뽐내며 자신감 가득하게 성장할 수도 있다고 독자인 제가 말한다면 좀 과장일까요? 어린이에게 영상 매체나 예쁘고 정확한 그림책이, 바람직한 공룡 정보를 전달해 준다면 분명 그 아이의 유년은 행복하게 채워집니다. 


p1에는 공룡이라는 말의 뜻이 과연 무엇인지부터가 설명됩니다. 공룡은 쥐라기, 백악기 이후에는 모두 멸종하였고, 종류가 무척 많고 다양하다고 가르칩니다. 이렇게나 종류가 많았는데 그 중 하나도 사람과 같은 활동기를 공유하지 못하고 사라졌다는 게 아이들 입장에서는 신기하고 서운할 만합니다. p2에는 육식동물부터 소개되는데, 영어로 carnivores라고 정확하게 대표 복수 용법으로 표기합니다. 어떤 어린이에게는 육식, 초식이 무엇인지, 우리 인간은 어느 부류(잡식)에 속하는지부터 차분하게 알려 줘야 할 듯합니다. 다음 페이지에는 herbivores라고 초식 동물이 소개됩니다.


영화로도 소개되어 어린이들에게 매우 친숙한 메갈로돈이 p7에 소개되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그 몸집을 놓고 "소방차 두 대가 마주 보는 만큼 어마어마하다"고 가르쳐 줍니다. 상어 한 마리가 소방차 두 대 만한 크기라면 정말 엄청나겠죠. 왼쪽 페이지 그림에 나온 동물은 헤노두스인데 거북이를 닮았습니다. 이빨이 하나라서 그리스어로 이름이 저렇게(hen+odus) 붙었다고 합니다. 


요즘 책이라서 저희 때와 달리 바르게 고쳐진 부분이 있습니다. 저희는 익룡이 날개 달린 공룡이라고 배웠는데, 공룡에는 속하지 않고 그저 닮은 파충류라고 책에서 가르치네요. 영화 <쥬라기 공원>의 원작 소설을 쓴 마이클 크라이튼(고인이 되었습니다)은 당시에 이미 "사실 공룡은 파충류에서 조류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일 수 있다"는 말을 이미 했었습니다. 책에서는 콘푸키우소르니스, 미크로랍토르 등도 언급해 줍니다. 후자는 책에서 "날개 달린 작은 공룡"이라고 규정합니다.


공룡이라고 모두 큰 것만 있지는 않고, 영화에도 나온 징그러운 프로콤프소그나티드도 있고, 이 책 p14에 소개되는 무스사우루스도 있습니다. 무스라는 말이 영어의 mouse와도 닮았고, 쥐라는 뜻에서 이름이 그리 붙었다고 합니다. 프로콤프소그나투스는 무리지어 피식자를 잔인하게 사냥하는 육식이지만 얘는 초식이며 다 자라면 "픽업트럭 크기"가 된다고 책에 나옵니다.


p18에 카일레스티벤투스가 나옵니다. caelesti 부분이 하늘이라는 뜻이며 ventus가 바람이란 의미입니다. 이 대목에서 "화석"이라는 개념 설명이 비로소 나오는데, 특히 이 공룡은 뼈가 워낙 약한 편이라 화석으로 연구하기가 어렵다는 설명도 나옵니다. 산 시기는 트라이아스 후기입니다. 또 "사막에서 살던 최초의 익룡"이라는 의의도 있습니다. p10의 코엘로피시스(Coelophysis)와도 이름이 비슷한데, 이 이름은 비어 있다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 κο?λο?에서 유래했습니다. 위의 caelesti-는 라틴어이고요.


어린이들에게 인지도가 높고 인기가 좋은 공룡 중 하나인 브라키오사우루스가 나옵니다. 브라키오는 "팔"이라는 뜻입니다. 이 책에는 미국의 유타 지방에서 발견된 화석 덕에 우리가 알게 된 공룡이 무척 많이 나오는데 그 대표가 p45의 유타랍토르입니다. rator가 "약탈자(p47)"라는 뜻인데 p9에 미크로랍토르도 나왔더랬습니다. 이처럼 공룡 이름을 하나하나 알다 보면 영어 중 라틴어, 고대 그리스어 관련 어원 공부도 약간 될 듯합니다. 디자이너 에린 워터스, 그 외 두 분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한 미국 책이 원서(세 저자 모두 여성)이며 용어 설명도 잘 되어 있어 아이들이 친근감 갖고 읽을 수 있을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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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 My Reviews & etc 2023-08-2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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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에디스 위더 저/김보영 역
타인의사유 | 202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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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深海), 즉 깊은 바다는 아직도 우리에게 미지의 영역입니다. 어떤 생물이 그 깊은 곳에서 어떤 방법으로 사는지 여전히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문학가 괴테는 죽기 직전 "더 많은 빛을(Mehr Licht)!"이라 외쳤다는데, 그저 캄캄할 것만 같은 깊은 바다에도 스스로 빛을 내뿜는 해양생물들이 그렇게나 많았다는 데서 학자들은 충격을 받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빛은 질서이며, 어둠은 혼돈이다(p33)." 우리 생명체의 아득한 기원이기도 한 바다에 대해, 직접 들어가 보지는 못한다 해도 책을 통해서나마 이렇게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합니다.


비단 해양생태계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 분야 학자들이 특히 곤란을 겪는 이유는 각 생물들이 고립되어 살지 않고,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의존하기에, 몇 마리만 골라 실험실에 고립시켜 놓고 연구하기가 무척 힘들기 때문입니다. 수학의 조합(combination)으로 단순 계산해 봐도, 고려에 넣어야 할 모든 종의 수와, 그 중 초점을 맞춰 연구해야 할 종의 수가 각각 하나씩만 늘어나도 경우의 수는 크게 증가합니다. 고립이 아닌 상호의존과 협력이, 생태계 작동의 본질이라는 점 다시 확인하게도 됩니다.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지각하기로 선택하는가에 따라, 우리 존재의 모습이 결정된다(p44)." 외계에 대한 인식의 뱡향과 기준을 우리가 정하면, 그에 따라 우리도 비로소 결정이 된다는 뜻인데, 인식(perception)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절대적 실재가 있고 그에 따라 우리가 생각, 행동한다는 우리의 믿음과는 배치됩니다. 사실 우리는 우리의 생존에 필요한 만큼만 받아들이고 생각할 뿐입니다. "동물의 시각적 신호가 어떠한지 알려면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보아야 한다. 즉 그들이 사는 세상을 상상할 줄 알아야 한다.(p79)" 인간이 지독하게 우리 인간 중심적인 시각에서 탈피할 줄 알아야 동물과 자연에 대해서도 비로소 정확하게 배울 수 있다는 말이겠습니다.


특정 깊이의 바다에 특정 파장의 빛만 잡히겠거니 짐작했는데 전혀 예상 못한 빛이 감지되었을 때의 그 놀라움이란(p131). 생명체가 스스로 발하는 빛은 그 생명체가 살아 있으면서 열심히 대사 활동을 한다는 뜻도 되고, 포식자의 공격으로부터 피식자들이 떼를 지어 방어 활동 중이라는 뜻도 됩니다. 영어 격언 "United we stand, divided we fall."도 생각납니다.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개체의 노력에서는 어떤 비장한 아름다움마저 느껴집니다.


올해 6월 타이타닉 잠수정 참사처럼, 바다에서는 일정 깊이 이상으로만 들어갔다 하면 반드시 안전 문제를 신경써야 합니다. 이 책 전반부에서 거진 주인공 위치인 와스프 호의 역할이라는 게 자주 부각되었는데, 과학자는 이처럼 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자기 분야 외에도 장비 조작 기술을 필수로 숙지해야 함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팀에는 이에 능숙한 전문가, 기술자가 합류합니다만 과학자 역시 자기 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반드시 정해져야만 전체 프로젝트가 지체 없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p226에서는 앨빈 호도 잠시 언급됩니다.

"안전줄에 의존하지 않고, 칵테일 셰이커처럼 요동치지 않아(p131)" 인간 없이 해양생명체 자신들끼리만 있을 때 어느 정도의 발광(發光)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측정할 수 있게, 새로운 장비인 딥 로버를 채택하였을 때 자자 에디스 위더 박사님을 비롯 팀원들 전체가 설레는 마음이었겠음은 책을 통해서도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저 뒤 p199에 보면 007처럼 스케일 큰 대작 영화에 기여했던 기술진이 이 과학 연구에도 힘을 보태는 과정이 서술되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p154에도 나오듯 사실 인류는 우리가 짐작한 것보다 고대 이래 훨씬 많은 지식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직도 현대인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저 예전에 저런 공작이나 축조가 가능했었는지 모르는 이른바 ooparts라는 것이 호기심을 자극하죠. 저자는 이누이트 족이 눈[雪]을 읽을 줄 알았고, 고대 항해인들은 그들만의 신성한 항해술 비법을 알았으나 직업상, 혹은 종교적 이유로 후대에까지 전승이 안 된 점을 무척 안타까워합니다. 태평양 그 먼 곳 한복판까지 사람이 건너가 사는 걸 봐도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책 7장에서는 이 놀라운 신비에 저자가 초점을 맞추는데, 미 해군 기밀 프로젝트에까지 화제가 연결되어 매우 흥미진진합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바는, 과학에서 영원한 진실은 없다는 것입니다(p198). 한 시대에 철석같이 진실이라 믿고 있던 내용도 다른 반증이 발견되어 뒤집어지기도 하고, 아인슈타인처럼 혁명적인 두뇌가 나타나 패러다임 자체를 뒤집어 놓기도 합니다. 그래서 과학자는 비판에 오픈되어야 하고, 쏟아지는 정보 중에서 무엇이 가짜이고 무엇이 이론에 포섭되어야 할 진실인지 세밀하게 섬세하게 분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심해에서 특정 발광 현상이 감지되고 안 되고는 그저 해양생물의 생태에 대한 기술적 연구에 그치는 게 아닙니다. p285를 보면 중성미자(neutrino) 탐지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심해 생활에 독특하게 적응한" 세균들이 입자 부착 상태로 발하는 빛에서 이 특이현상의 효과적인 관찰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곧, 첨단 물리학의 성과로까지 이어진다는 뜻) . 데드폴, 웨일 폴 같은 치열한 생존 경쟁의 장에서도 과학자들은 새로운 성과를 칮으려 두 눈을 부릅뜹니다.

책의 마지막 장은 훔볼트오징어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 동물의 이름은 알렉산더 폰 훔볼트를 기려 지어졌는데, 그는 19세기의 만능 과학자이자 탐사가였고, 저도 책좋사 이벤트에서 2014년에 그의 저서를 당첨 받아 독후감을 쓴 적 있습니다. 이 세상은 지적 호기심(p16)으로 가득하고 앎에 대한 열정으로 충만한 과학자들, 용감한 모험가들에 의해 더 살 만한 곳으로 나날이 바뀌는 중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도중에 어떤 시련(p40)이 끼어들더라도 말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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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 열림원 세계문학 ① | My Reviews & etc 2023-08-26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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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데미안

헤르만 헤세 저/김연신 역
열림원 | 202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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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청소년기를 겪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 청소년기를 어떻게 무사히 넘기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 전체 빛깔이 결정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무렵은 생각도 의지도 부족하고, 감정도 너무나 불안정합니다. 이럴 때 데미안처럼 성숙하고 유능하며 안정된 친구 겸 멘토가 있어서, 내가 혹 나쁜 길을 걷지 않게 잘 이끌어 주었으면 좋겠는데, 그렇다고 이런 신적(神的)인 친구에게만 지나치게 기대어도 온전한 성인으로 자라는 데 문제가 생깁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직접 이겨내야 할 시련이라는 게 인생에서 찾아오는데, 대개는 그걸 자기 혼자 힘으로 극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른의 시선, 우월하고 꿰뚫어보는 사람의 시선(p62)." 솔직히 말하면, 청소년기의 느낌은 믿을 게 못 됩니다. 조금 키가 커도, 옷만 잘 차려 입어도 동년배가 한없이 우월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함부로 볼 사람이 아닌데 우연한 동작 실수나 침체된 표정 때문에 그를 깔보고 들 때도 있죠. 하지만 이 대목에서 싱클레어가 본 데미안의 범상치 않은 풍채는 아마 진짜였겠습니다. 물론 우리 독자들은 여기가 싱클레어가 불량배 크로머를 만나 협박을 받은 직후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겠습니다.


어린 싱클레어에게 데미안이 한없이 큰 존재였듯, 크로머 역시 내 힘으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악마와도 같은 압제자가 아니었겠나 싶습니다. 이런 걸 어렸을 때 만나면 애의 내면에 패배의식과 큰 그늘이 지는 게 보통입니다. 물론 세상은 본래 거친 곳이니 이 역시 본인이 넘어야 할 하나의 장벽입니다. 그건그렇고 싱클레어에게 누이를 데려오라고 강요하는 크로머 녀석의 언행을 보니, 어른도 혀를 내두를 만한 악당 녀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니, 데려오면 지가 뭘 어쩌려는 걸까요? 이런 놈은 어려서부터 정신이 쏙 들도록 혼을 내 줘야 커서 괴물이 안 될 텐데 말입니다.


고전인 이 책을 어설프게든 꼼꼼하게든 이미 읽은 이들이 많기에, 데미안과 그 모친이 뭔가 예사롭지 않게 애증이 교차하는 긴장된 관계라는 점도 우리는 압니다. p96에 나오듯 "잠시 작아진 눈을 하고" 데미안은 생각에 잠깁니다. 꼭 크로머 건이 아니었다고 해도, 싱클레어는 그 나름대로 여기저기서 삶이 만만치 읺다는 걸 구태여 회피하지 않고 고민하며 수용하는 중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종교에 기댈 만도 했건만, 싱클레어 특유의 유약하면서도 고집 센 기질은 또 종교까지 슬쩍슬쩍 밀어내는 듯합니다. 그 종교의 빈틈을 데미안이 파고들어왔다... 이렇게까지 말하면 과장이겠지만 여튼 데미안만의 그 독특한 정신세계가 여린 싱클레어 영혼의 큰 부분을 한껏 장악했음은 분명합니다.


"나 자신을 향한 향수가 눈뜨는 순간이었다(p124)." 이 작품이 비범한 성장소설인 이유는, 그 압도적이면서도 선한 영향력을 지닌 데미안이란 존재 앞에 그저 순종하거나 흡수되지 않고, 초라하면 초라한 대로, 덜 예쁘면 덜 예쁜 대로, 싱클레어는 결국 자신만의 길을 힘들게나마 자신의 두 발로 걸어나가는 쪽을 꿋꿋하게 선택했는 과정을 그렸기 때문입니다. 그가 극복해야 할 장애물은 사실 크로머 같은 악(惡)의 찌질한 구현체가 아니라, 오히려 데미안 같은 올바르면서도 강력한 힘을 지닌 신적 존재였는지도 모릅니다.

기이한 음악가 피스토리우스에게 아브락사스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이제 싱클레어는 야곱의 싸움이라는 화두에 사로잡힙니다. "우리의 신은 아브락사스입니다! 그는 신이자 악마이며, 밝고 어두운 세계를 다 자기 속에 갖고 있죠(p174)." 이 대목은 매우 의미심장한데, 기독교 구약의 야곱은 원래 장자가 아니어서 큰 축복을 받을 신분이 아니었고 곁다리 인생으로 그칠 운명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을 기발한 꾀를 써서 장자의 몫을 가로채었고 나중에는 브니엘에서 신(천사라고도 합니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씨름을 하여 이겨, 운명에서 정해 준 바까지 변경하게 됩니다. 사람은 이처럼 악착 같은 면이 있어야 인생에서 어떤 성공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 세계가 아직도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었다는 걸 난 몰랐었다. 나는 내면에 잠적하여 살아가는 데 익숙해 있었다.(p220)" 싱클레어가 아주 어렸을 때 보고 느꼈던 그 아름답고 희망에 가득했던 세상은, 크로머 같은 추악한 괴물을 접하면서 그 본연의 모습을 싱클레어 앞에서 감추었습니다. 그래서 싱클레어 역시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감추었던 건데... 사실 세상은 주관적으로 싱클레어가 어찌 느끼든 무관하게 항상 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세상의 선한 점과 악한 점을 있는 그대로 가려 가며 대할 줄 알게 된 싱클레어는 이제 비로소 어른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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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 열림원 세계문학 ② | My Reviews & etc 2023-08-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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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저/김석희 역
열림원 | 202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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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스콧 피츠제럴드는 아내 젤다와 함께 엄청난 사치 행각과 화제성 있는 언동으로 20세기 초 미국 사교계에서 단연 주목받는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이 소설을 읽어 보면, 사람의 운수가 길하거나 불길하게 흐르는 게 참으로 무상하게 돌아갈 뿐인 듯합니다. 한때 좋은 사업운을 만나 벼락출세를 한 개츠비, 하지만 비천한 과거를 숨길 방법은 없고 어설픈 사칭 연극을 벌이는데, 극중 상류층 인사 눈에는 물론 심지어 독자한테도 그 얕은 술수가 빤히 보입니다. 고가 아이템 목록을 줄줄 꿰는 건 어디서 주워 듣고 흉내내는 게 가능할지 모르지만, 배움이 얕은 건 차마 위장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애 쓰는 개츠비에 대해 경멸감이나 분노가 솟기보다, 왠지 측은한 감정이 먼저 드는 게 또 보통의 반응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언니에 그 동생이라고 머틀 읠슨의 동생 캐서린의 외양을 묘사한 p57의 여러 문장이 인상적입니다. 머틀(Myrtle)도 돈 많은 남자들한테 꼬리나 치다가 팔자나 고치려는 유형이고 캐서린도 다를 바 하나 없습니다. 눈썹을 다 뽑아 버리고 새로운 자리에 문신을 해 넣었지만 "원 위치를 찾아가려는 자연의 노력 때문에 얼굴이 지저분해 보였다"는 게 작품 속의 서술(1인칭의 닉 캐러웨이 목소리)입니다. 21세기 한국의 특정 부류 여성들 역시, 이 문장이 비꼬는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시술은 원래 유지 비용이 더 들게 마련이니 말입니다.

닉 캐러웨이는 탄탄한 환경에서 자란 인물답게 제법 냉철하고 절제력도 강한 인물입니다. p56을 보면 그는 평생 두 번밖에 술에 취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닉의 사촌 데이지 뷰캐넌도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나 사람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으며 살아온 축복받은 인생이지만, 성격이 가식적이고 내면이 텅 비었습니다. p35를 보면 "도저히 참을 수 없었어요!"라는 그녀의 말을 두고 "억지로 지어낸 쾌활한 목소리"라 평가를 받는 대목이 있는데,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런 코멘트는 형식상 1인칭 화자인 닉 캐러웨이 입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비슷한 출신 배경을 지닌 사촌 눈에도 이런 인간적 허점과 내면의 부실함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데이지. 그 백지장처럼 얇디얇은 인격의 깊이란.


p109를 보면 닉과 개츠비의 세번째 만남이 서술됩니다. 개츠비의 많이 못 배운 입에서 (이 작품 전체를 통해) 버릇처럼 나오는 말이 "형씨"인데, 원어로는 old sport라고 합니다. 어렸을 때 이 작품을 원서로 읽을 때에도 대체 저 말이 무슨 느낌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요. 제가 더 이해가 안 갔던 건, 이런 저렴한 말씨를 쓰면서도 자신의 배경이 위장 가능하다고 여전히 믿는 개츠비의 대책없는 낙천성입니다. 두 페이지 넘기면(p111) 개츠비가 자신이 옥스포드 졸업자라고 밝히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런 수작에 넘어갈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사실 이 유명한 대목에서 제가 더 이해가 안 갔던 건, 가짜를 한눈에 알아 볼 만한 위치에 있는 닉 캐러웨이 같은 사람이, 구태여 조던 베이커가 뭐라고 단정했었느니 어쩌니 하며 남의 생각에 근거를 두는 기색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조던 베이커가 무슨 판단을 갖든 그게 뭐가 중요한가요? 본인이 직접 보면 모른다는 말입니까? 저는 이 대목에서, 닉의 내면이 개츠비에 대한 동정, 혹은 공감으로 가득하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소설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서두를 꼽자면 톨스토이의 <안나 까레니나>, 하디의 <테스>와 바로 이 작품이 거론되는데, 거기서 닉이 괜히 자신의 아버지가 남긴 말을 회상하는 게 아닙니다. 나는 개츠비가 불쌍해 죽겠다는 소리죠. 20여년 뒤에 나온 로버트 워런의 소설 <올 더 킹스 맨>에서 젊은 기자 버든이 타락해가는 윌리 스탁을 졸졸 따라다니는 심리와 약간 비슷한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해가 안 가지만 한편으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합니다.



이런 얄팍한 술수가 오래갈 리 없고 운수가 다한(여태 버틴 게 용한) 개츠비는 이제 파멸이 지근거리에 다가왔음을 알게 됩니다. 아니 이것도 닉이 알려줘야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닉은 개츠비에게 애틀랜틱시티 등으로 피신할 것을 권하는데 책의 각주(p245)에도 나오듯 뉴저지에 있죠. 영화 <대부 3>(1990)의 헬기 무차별 충격 씬에서도 나오듯 카지노로 유명한 곳입니다. p63에도 몬테카를로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열림원에서 앞으로 계속 나올 세계문학 시리즈 둘째 권입니다. 어렸을 때 참 잘 안 읽히던 작품이었는데 왜 이리 술술 읽히는지 그동안 나의 내공이 늘었나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번역자가 김석희씨인 걸 다 읽고 나서 확인했습니다. 어쩐지!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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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이겨내는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 My Reviews & etc 2023-08-2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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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암을 이겨내는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이병욱 저
비타북스(VITABOOKS) | 202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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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아직도 현대의학이 그 정복 방법을 찾지 못한 난치병입니다. 저자 이병욱 박사님은 환자의 몸에서 암세포를 제거하실 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수술하시는 인술(仁術)의 실천자입니다. 암은 바람직하지 못한 식습관, 생활상의 버릇, 나쁜 환경에서도 비롯하지만, 당사자의 부정적인 마음과 스트레스 취약성에도 상당 부분 기인합니다. 그러므로 환자에게는 적절한 화학적 치료, 표적 치료, 면역력 증가 등의 요법뿐 아니라, 그 마음을 안정시켜 주고 환경적 원인을 제거하려는 인간적, 감정적 케어 역시 중요합니다. 저자께서는 이 땅의 모든 암환자들에게 그저 기술적 정보만 전달하지 않고, 근원적으로 마음을 잘 다스리는 방법까지 알려 주며 마음의 치유까지 시도하십니다.


"암환자는 반드시 마음의 평화를 유지해야 합니다(p17)." 저자께서는 만약 어떤 이가 암에 걸렸다면, 이는 당사자가 그동안 자신의 몸을 너무 함부로 다뤘으며, 이제는 좀 소중하게 자신을 다시 돌보고 추스를 것을 권장하는 자연의 명령일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암(癌)이라는 한자를 들여다보면, "잘못된 입이 산처럼 많이 쌓여 생긴 병"이라는 뜻으로 새길 수 있다고 하십니다. 과식, 폭음, 탄 것, 짠 것, 불규칙 식사, 심지어 나쁜 말 같은 것도 다 나쁜 입에 해당한다고 하십니다. "분노, 슬픔, 긴장 등 스트레스를 계속 받다가, 더 이상 몸의 세포가 견디지를 못하고 탐욕적으로 변한 게 암세포(p17)." 저자의 진단입니다. 그러니 암의 치유는 물론, 암의 예방읊 위해서도 우리는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우리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감싸지 않고, 스트레스에 함부로 노출시키고 막 다룰 때, 암세포는 우리 몸 속에서 마구 자라나 내 몸을 갉아먹기 시작합니다. 암세포 역시, 외부에서 침투해 들어온 어떤 괴이쩍인 병원체가 아니라, 내 몸의 정상적인 세포였던 녀석입니다. 나였던 것, 나의 소중한 일부가 내게 적대적인 그 무엇이 되어 나를 공격하고 내 몸을 돌덩이처럼 만든다는 게 섬뜩합니다. 여태 얼마나 내가 나를 소홀히 다뤘으면 이런 게 내 몸 안에 똬리를 틀었겠습니까.


저자는 말합니다. "암 재발을 막을 비법이나 특효약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가능성이 크다(p31)." 결국 미래에 아무리 의학이 발전한다 해도, 어떤 의학적 처치로 이 병이 확 정복될 확룰이 낮다는 뜻도 되기 때문에, 권위자의 이런 전망에 독자의 마음은 많이 어두워집니다. 그렇다면 암 앞에 그대로 무릎을 꿇어야 하는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암이 근원적으로 내 몸에 자리잡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마음을 편하게 먹어야 합니다.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고, 단단한 평화를 내 마음에 들였는데, 내 몸의 세포가 갑자기 암세포로 바뀔 이유가 없습니다. "스스로 존귀해질 때 암세포로부터 멀어집니다."

아무래도 암의 치료에는 환자, 의사, 보호자, 이 세 당사자의 노력의 합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환자와 보호자는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할 의사의 처방와 태도에 더 기대려는 경향이 크므로, 혹 의사가 건성이리든가 나몰라라 하는 태도로 나온다면 의욕도 잃고 자포자기 상태가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병이 나을 가망이 줄어듭니다. 무엇보다 의사는 긍정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하여 환자의 사기가 꺾이지 않게 만전의 노력을 기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큰 병원에서 치료할 때, 검사는 검사대로 행해지지만 이게 치료에 즉시 반영이 안 될 때도 있다고 합니다. 모든 의사와 간호사가 최선을 다해도, 행정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자기 자리에서 각자 애쓰는 이들의 노고가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습니까. 환자 역시, 검사 결과가 바로 반영이 되도록 의료진과 긴밀히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씀하십니다.   

"암은 반드시 사연을 깔고 들어온다." 어떤 사람이 주변과 관계도 좋고 만사 형통인데 갑자기 암에 걸린다거나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분명 누군가와 극심한 불화를 빚거나, 상황과 비생산적인 싸움을 벌이다가 내 몸에 암을 들이게 됩니다. 숙면을 잘 취하고, 근육을 자꾸 움직여 체력에 맞는 운동을 하고, 생강, 양배추, 마늘, 토마토 등 얌을 억제하는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예술 작품을 가까이하며, 가족이나 지인 등의 천연항암제를 가까이하여 큰 소리로 웃으며 암을 떠나보내는 습관을 들이라고 합니다. 의사는 항상 환자, 보호자를 내 가족이라 생각하고 진심으로 대하며, 혹 피치못하게 떠나보내야 할 때라면 최대한 인격적인 죽음을 채비하게 도우라고 합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암환자나 그 가족들에게 큰 치유가 될 말씀들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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