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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숨결 | 마뇨의 마법서 2021-09-2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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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달콤한 숨결

유즈키 유코 저/민경욱 역
비채 | 2021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달콤한 숨결에선 새로운 감각의 향이 나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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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처럼 아름다운 너. 그 말에 현기증 같은 유혹을 느꼈다. 살을 빼고 꾸미면 정말 그 무렵의 나를 되찾을 수 있을까.

 

 

<고독한 늑대의 피>를 읽으면서 제목의 느낌이 온전히 녹아있는 이야기의 느낌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

작가 이름은 기억 못 하면서 책 제목은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 <달콤한 숨결>의 작가가 고독한 늑대의 피의 작가라는 사실을 알고서 설레었다.

 

결혼 후 두 아이를 키우며 해리성 장애를 겪고 있는 평범한 주부 후미에.

그녀에게도 빛나던 시절이 있었고,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동창생을 만나게 된다.

가나코는 후미에에게 자신의 얼굴 상처를 보여주며 자기 대신 화장품 사업의 얼굴마담 역할을 맡아주길 간절하게 요청한다.

후미에는 왠지 다단계 느낌이 나서 꺼렸지만 가나코가 준 화장품을 써보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아름다웠던 시절, 빛나던 시절, 그 시절의 후미에는 모든 사람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한적한 별장 지역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여형사와 짝이 된 하타는 단서가 별로 없는 피해자의 행적을 쫓기 위해 발품을 판다.

하지만 피해자는 어디에도 연결고리가 없고, 별장 주변에서 목격된 선글라스 여인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과연 하타는 이 살인사건의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동창생이 던진 미끼를 물지 말지 고민하는 후미에의 이야기와 살인사건의 단서를 추적하는 하타의 이야기가 번갈아 이어진다.

해리성 장애를 앓고 있는 후미에는 가나코를 만나고 나서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거의 예전의 모습을 찾아간다.

자신감과 더불어 경력단절의 여성에서 다시 사회로 복귀해가는 후미에는 자신감을 되찾으며 생활에도 활력이 생긴다.

 

무뚝뚝하지만 형사의 기본에 충실한 하타.

하타는 여성 동료와 짝이 되어 사건을 수사하게 되었다.

일본 경찰의 경직된 구조 안에서 여형사의 위치란 것은 상당히 미비하다.

그래서 나쓰키의 등장은 그동안 일본 경찰 소설에서 다루어졌던 여형사와 조금 결이 다르다.

 

<달콤한 숨결>에선 새로운 감각의 향이 나풀거린다.

얼마 전 읽은 <버터>에서도 느꼈지만 일본 여성작가들의 목소리는 경직되고 답답한 일본 사회에 일침을 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들이 그려내는 여성상은 사회에서 부여한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사회적 압박을 극복해 내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이야기 속 그녀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관심을 끌고, 응원하게 되고, 지지해 주고 싶어진다.

그들이 범죄자라 해도 말이다.

 

새로운 탄생을 위해서는 기존의 세상을 깨고 나와야 하는 알 속의 아기 새가 되어야 한다.

 

이 사건의 뒤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뭔가가 있다.

오랫동안 갈고 닦인 형사의 감이 하타에게 그렇게 알리고 있었다.

 

 

끈질김.

형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끈질김이다.

윗선에선 손쉽게 눈에 띄는 용의자를 검거하고 사건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하타에겐 무언가 미심쩍은 '촉'이 있었다.

뭔가 가려져서 보이진 않지만 어딘가에 존재하는 '악'

그것을 위해 발품을 팔고, 단서를 찾고, 조금씩 조금씩 본질에 다가가는 하타의 모습은 독자에게 무한한 신뢰를 준다.

 

<달콤한 숨결>

원제는 네펜테스라는 식물 이름이다.

항아리 같은 모양의 자루에 달콤한 꿀을 담아 놓고 그 향기에 이끌려 들어온 벌레들을 잡아먹는 식충식물.

 

거저 내게 오는 것은 없다.

커다란 행운마저도...

뭔가를 얻으면 그에 상응하는 것을 내어 놓아야 하는 것이 인간사다.

달콤한 숨결은 그것을 아주 잘 보여주는 이야기다.

외롭고, 슬픈 영혼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마음에 신뢰를 심어 놓고 단물을 쫘~악 들이키고 난 다음 가차 없이 사라져 버리는 '악'

덫인 줄 알면서도

타들어갈 것을 알면서도

불만 보면 날아오는 불나방 같은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한 범죄 이야기이자

나쓰키를 통해 편견으로 가득한 사회에서 자립해가는 씩씩한 여성상을 함께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다.

 

모든 완벽함도 긴장감이 사라지면 우쭐하게 마련이고

우쭐하다 보면 실수하게 마련이고

실수조차도 실수라고 생각하지 못하게 되면 완벽함의 끝에 서게 되는 것이다.

범인은 긴장감을 풀어버리는 동시에 잡히게 마련이다.

 

갑자기 살갑게 다가오는 사람을 경계할 것.

기억도 안 나는 동창이 나를 너무 잘 기억한다면 경계할 것.

너무 큰 행운을 동반한 사람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 것.

 

달콤한 숨결을 읽으며 다짐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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