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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그리고 당신, 우리의 이야기 | 리뷰쓰기 2015-04-28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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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술 마시고 우리가 하는 말

한유석 저
달 | 201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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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술 마시고 우리가 하는 말> 이처럼 매력적이고 눈길을 끄는 제목이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이 두 가지나 들어가 있다. 술, 그리고 말. 술을 좋아한다. 그리고 잘 마시기도 한다.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듣는 것도 좋아한다. 읽기 전부터 꽤나 기대했던, 그런 책이다.

 

<맹물처럼 입안에 빙빙 돌지 않고, 술술 넘어가서 술이라고 한다.>

 

첫 문장이다. 술술 넘어가서 술이란다. 술은 술술 넘어가는데 이 책은 생각보다 술술 읽히질 않는다.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침을 꼴깍 삼킨다. 지금 책을 읽는 건지, 술을 마시는 건지 알 길이 없다.

함께 술 한 잔 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그리고 함께 나누는 대화 속에서 깊은 생각에 빠지게 했다.

그래서 더 천천히, 음미하듯이 읽어나갔다.

 

<하루의 끝, 한번에 와인 한 병을 비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통 세 번에 나누어 마시는데

좋아지든 나빠지든 마실 때마다 맛의 변화가 좋다. 보관의 문제도 있겠지만

같은 와인이 공기와 만나 다른 표정을 짓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같은 사람이지만 이십대, 삼십대, 사십대 각각 다른 표정을 짓는다. P.30>

 

이십대의 나는 쌀쌀맞고 신경질적인 표정이었다면

삼십대의 나는 조금은 부드러워지고 유해진 표정이 되어가는 것 같다.

사십대에는 좀 더 따뜻하고 여유로운 표정을 짓는 사람이고 싶다.

 

<서른을 넘게 되면 자신의 삶이 지겨워지게 된다. 취미생활,

또는 일상의 일탈로 자신을 위로하는 것이 약발이 안 먹히게 되는 순간이 종종 온다.

“벗어나고 싶어, 벗어나고 싶어. 무거워, 무거워.”를 온종일 되뇌게 되는 날이 생긴다.

그럴 때는 스스로를 가볍게 할 술로 임시처방을 하고, 만반의 준비를 해 좀 길게 떠나자.

길게 떠난 자는 많은 것을 잊고 가벼워져 올 것이다.

일상에 매몰되지 않고 살아가게 하는 비밀 몇 가지를 챙겨 올 것이다.

일상이 지겨울 때, 몰래 펴볼 수 있는 마음의 기억을 많이 챙겨 올 것이다.

술과 여행은 지평선을 닮아가는 일상에 지지 않는 힘이 되었고,

지치지 않고 오래 회사를 다닐 수 있었던 비밀이자 비법이다. p.49>

 

긴 여행을 할 수 없으니 임시처방으로 참 오래 버텼다.

즐거울 때도, 행복할 대도, 슬플 때도, 우울할 때도 늘 술이 함께였다.

그 시간이 좋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훌쩍, 갑자기 떠나기도 했었다.

삶이라는 게 바로 그 기억을 붙들고 임시처방으로 달래며 그렇게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떠날 때는 아일랜드에 가고 싶다.

원없이 기네스를 마시러 다던 작가처럼 원없이 기네스를 마시고

데미안 라이스의 목소리에 취해 아일랜드의 하늘을 보고 싶다.

 

<순간이 아닌 내내 설레게 하는 것은 같은 궤도를 도는 사람이다.

자라난 환경이나 일의 같음이 아니다.

삶의 방향과 희로애락의 같음, 지구와 달처럼 궤도를 공유하는 연결이다. p.95>

 

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술 마시고 우리 하는 말이다.

그러니 술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겠지.

함께 술을 마신다는 것. 그리고 그 자리가 좋다는 것. 나는 그게 참 좋다.

우리의 궤도 안에 술이 있었으면 좋겠다.

술을 음미하고 즐길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좋다.

 

술 생각나게 하는 책일줄만 알았지.

이렇게 가슴 두근거리게 할 줄은 몰랐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혼자 있는 시간.

함께 하는 시간.

서러운 마음.

사랑하는 사람들

잊혀진 사람들.

 

술을 들여다 봤더니 거기에 지난 날의 내가 있었다.

행복했던 나도, 상처받은 나도, 절망 속의 나도, 즐거웠던 나도 모두 보인다.

그리고 앞으로 나도 그리게 된다.

 

<술자리의 내다버리고 싶은 기억도 많지만, 땅거미가 지는 밤,

그래도 술그늘을 찾는 것은

음식그늘, 사람그늘이 함께 빚어내는 아름다운 순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p.308>

 

수많은 술이 나오지만 그 중에서 마시고 싶었던 것은

가본 적 없는 숲속으로 데려간다는 잔향이 긴 ‘쥬브레 샹베르땡 비에이유 비네’다.

몸이 오래오래 그 향을 기억한다는 와인. 그 향을 가득 머금고 취하고 싶은 밤이다.

음식그늘과 사람그늘이 함께 빚어내는 아름다운 순간을 놓치지 말고 마음에 담아두고 싶다.

오래도록,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술은 인생을 거스르는 마법이다.

술로 지금의 내가 이전으로 돌아가 그때의 나를 만나고 위로한다.

돌아오지 않을 시간으로 거슬러가, 그 시절에 쓰러져 있는 나를 일으켜 세운다.

문 밖의 나를 문 안으로 들인다.

서러워 울었던 눈물 자국을 닦아주고, 서성이다 지쳐버린 발을 씻어준다.

마음의 중심이 커지면 제대로 길을 가는 것이고,

중심이 작아지면 틀린 길을 가는 것이라 일러준다.

지는 일에 축 처진 뒷모습에 “지면 또 어때”라고 토닥인다.

이전의 고단한 내가 웃어준다. 지금의 내가 웃어준다. 말간 아침이 기다리고 있다. p.379

 

 

옷도, 음식도, 사람도 복원의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만큼 기다려주면 오래갈 수 있다.

존재하는 것은 각자로 존재하게 해야 한다.

가지려 하기에, 집착하기에, 편애하기에 괴롭다.

남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라 나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가지지 않아도 때가 되어 함께이면 된다. 함께이지 못해도 잊지 않으면 된다.

마음을 주었다면, 소중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해야 한다.

어쩌면 그것이 세상에서 온전히, 행복하게, 사람과 만나는 길이다. p.384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은 눈과 눈이 만나는 일이다.

눈을 본다는 것은 그 눈 속에 비친 나를 동시에 보는 것이기에 마음이 일어나는 일이고,

관계가 생겨나는 일이고, 사라질 수는 있어도 잊혀지지 않을 빛을 만드는 일이다.

그렇기에 가장 차가운 사람은 눈을 보지 않는 사람이고,

가장 슬픈 사람은 눈을 볼 수 없는 사람이고,

헤어진다는 것은 마음에는 머물 수 있어도

그 눈 속에 더 이상 담길 수 없다는 것이다. p.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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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떠나야겠다! | 리뷰쓰기 2015-04-15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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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

이원근 저
벨라루나 | 201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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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 _ 이원근

 

책을 읽기도 전에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태백 구와우 마을, 비바람에 쓰러진 해바라기가 가득했던 그 곳이다.

그리고 해바라기를 따라 걸으며 보았던 야생화의 이름을 들려주던 이원근 팀장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게 바로 작년 여름의 일이다.

비오는 여행길이었지만 빗물로 선명해진 초록의 숲이 어찌나 아름다웠는지

아직도 그 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여행사를 통해 가는 국내여행은 처음이었던 그 때 그를 보면서

‘이 사람은 진짜 이 곳을 좋아하는구나! 좋아서 하는 여행이구나’ 란 생각을 잠시 했었다.

(책은 강원도가 대부분이고, 강원도를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 그가 책을 냈다.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 라며.

아무데나 간다니!! 얼마나 자유롭고 두근거리는 말인지 모르겠다.

17년간 국내여행만을 했던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 기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어릴 때 해외여행만을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기회가 된다면 가보고 싶은 나라들이 많다. 국내는 언제든 갈 수 있기에.

그러나 삶의 대부분을 국내여행으로만 다녔던 저자의 책을 보니 참 안일한 생각이었다 싶다.

어떤 페이지를 펴더라도 너무나 아름다운 곳,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움이 전해지지만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곳을 보여주고 있었다.

듣는 것만으로도 설렌다는 동강, 고개의 형상이 새가 날아가는 모습이라 붙여진 새비령,

비경의 호수와 아홉가지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라는 비수구미,

골짜기를 뜻하는 강원도 말인 고라데이,

수레를 타고 넘었다는 수레너미재, 꽃이 많아 꽃꺼기재, 야생화의 천국인 곰배령.

이름만 들어도 그 아름다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곳은 모두 이 책에 모여 있다.

‘우리가 가고 싶었던 우리나라 오지 마을’이라는 부제에 맞게 정말 오지마을만을 소개하고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처음 듣는 곳이 너무 많아 한 곳, 한 곳 여행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오지마을이기 때문에 교통편과 식사, 숙박이 쉽지 않다.

쉽게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니 그 곳이 더 궁금하고 찾아갔을 때의 기쁨은 더욱 크지 않을까 싶다.

내 생애 이 곳들을 전부 볼 수 있을까.

이 아름다운 곳이 훼손되지 않길 바랐던 저자와 아버지의 바람처럼

언젠가 내가 그 곳을 찾아갔을 때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길 바래본다.

일단 가장 가까운 보곡마을로 떠나야겠다.

아무데나 가라고 떠밀지 않아도 나는 가야겠다.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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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준에 대하여 | 리뷰쓰기 2015-04-15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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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하다

김종원 저
넥서스BOOKS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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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톤도라는 곳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필리핀하면 마닐라, 세부 정도? 관광지, 휴양지로만 알고 있었던 필리핀.

그런 그 곳에 행복을 가득 품은 ‘톤도’ 도시가 있었다. 톤도는 세계 3대 빈민촌이다.

엄청난 쓰레기더미 속에 무너질 듯한 판자촌에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과연 이런 곳에서,

악취가 몇 주간 잊히질 않는다는 그 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삶일까?

톤도라는 곳에 대한 설명만 들어도 불행할 것 같은데 톤도의 아이들이 그렇게 행복하다니 도대체 어떤 곳일지 너무나도 궁금해졌다.

신발이 없어 맨발로 다녀야 하는 아이, 통을 들고 있다. 길가에 뾰족한 나무조각이나 쇳조각을 주워 담는다고 했다.

그리고 기도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다치지 않게 해달라고.

아이를 어찌 예쁘다 하지 않을 수 있을까?

톤도에는 교육센터가 있다. 그 곳에서 교육받은 아이들이 커서 좋은 대학에 가게 된다고 한다.

우리와 같이 대기업, 좋은 직장에 취직하길 바라기보다 다시 톤도에 돌아와(충분히 취직할 수 있음에도) 교육센터에서 교육봉사를 하고 있다.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쓰레기가득한 동네에서 벗어나고 싶을 거란 생각은 오산이다. 그들은 다시 돌아와서 아이들을 위해 봉사한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너희는 충분히 좋은 기업에 취직해서 지긋지긋한 빈민가를 벗어날 수 있었을 텐데, 왜 이런 선택을 한 거니?”

그러자 그들이 이렇게 답했다.

“나만의 희망을 키우는 것보다 세상을 위한 희망을 키우는 일을 하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 아닐까요?”

그들은 높은 연봉이 아니라 자기와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이 희망을 갖고 성장하길 바라고 있었다.

그것이 더 행복한 삶이라며 희생이 아닌 스스로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늘 행복은 물질로만 이루어질 수 없으며 부와 명예, 그런 것들이 행복을 결정짓지 못한다고 믿고 있고 그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게 삶이라며, 환경을 무시할 수 없다며 자기합리화를 시키곤 했다. 일단 그래도 어느 정도의 돈이 있어야 하잖아.

내가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을 가졌을 때 행복해지는 거니까, 라며 스스로에게 합당한 이유를 부여했다.

톤도의 아이들을 보며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르겠다. 내 생각이 얼마나 안일하고 이중적인지도 알았다.

마음으론 행복의 조건을 알고 있으면서도 껍데기역시 포기하지 못하는 나였다. 내가 가진 것이 많다는 것,

그럼에도 더 갖고 싶어하는 것, 넘쳐나는 풍요 속에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 오로지 나의 행복만을 바랐던 것.

그러면서 나는 행복하다고 착각했던 것이다.

“행복이 뭐 별건가요? 내가 행복해지고 싶은 만큼, 그 마음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해 주면 되는 거죠.

그 마음은 다시 제게 행복이 되어 돌아올 거예요. 저는 지금 정말 행복해요. 아버지가 행복하시니까요!”

“혼자 먹으면 혼자만 행복하잖아요. 이렇게 많은 친구가 있는데, 혼자만 행복하다면 그건 진짜 행복이 아니죠.

나눌 수 없다는 것은 불행이니까요. 우리 모두가 함께했으니 저는 조금만 먹어도 행복해요.”

상대에게 행복을 전하는 것, 상대가 행복하다는 것이 나의 행복이 되는 것. 이런 단순한 진리는 톤도의 아이들은 알고 있었다.

행복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에도 세상살이 힘들다며 한탄하기도 하고, 우울해하는 친구에게 행복을 나누지도 못했던 것만 같다.

왜 나는 나의 행복에만 만족했는지 가슴이 뻐근해진다.

“제 꿈은 선생님이예요. 배우고 싶어도 돈이 없어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요. 그 모습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터질 것처럼 두근거려요.

하루라도 빨리 꿈을 이루고 싶어요. 분명 그렇게 될 거예요. 제 꿈은 혼자만 애태우는 짝사랑 같은 것이 아니예요.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있죠.

그래서 저는 매일 머릿속에, 가슴속에 제 꿈을 그려요.”

내 꿈도 선생님이었다. 학교에서는 아니지만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으니 꿈을 이루긴 했다.

어릴 때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곳에서 봉사하는 것도 꿈꿨었다.

그런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살기에 바쁘다는 핑계로. 저 아이처럼 꿈과 서로 사랑하지 못했나보다.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일인지, 하고 싶었던 꿈이 맞는지조차 모르겠다.

그런 나에게 이 아이가 진정한 꿈에 대해 알려주었다.

내가 사랑하는 꿈, 매일 매일 그리는 꿈. 다시 꿈 꾸고 내 꿈을 사랑해야겠다.

유난히 자학적인 리뷰가 되었는데, 그만큼 톤도의 아이들이 해맑은 미소와 행복한 모습. 행복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이 참 와닿았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어요."

그렇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다. 불평, 한탄, 후회보다는 지금 내 앞의 작은 행복과 사랑을 발견해야겠다. 움켜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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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기! | 리뷰쓰기 2015-04-12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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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답게 사는 건 가능합니까

임재훈,전진우 공저
달 | 201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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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사는 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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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팍팍하다는 ‘요즘 젊은이들’이 과연 대한민국에서 나답게 사는 건 가능하냐고 서른 살 청년 두 명이 묻는다. <청춘철학 : 서른 살 옹알이> 이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단다. 팟캐스트를 듣지도 않거나와 청춘타령을 많은 들어온 터라 살짝 거부감이 있었다. 게다가 난 청춘도 아니라고 생각했으니. 청춘은 이십대지! 그런데 읽기시작한지 몇 분만에 이런 글귀가 나오더라.

[ 청춘은 어느 나이 대부터 어느 나이 대까지 기간을 정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는 시기라면 누구나 다 청춘이라고. (다치바나 다카시) p.13 ]

그래. 나 아직 청춘이라구나. 내가 생각하는 청춘은 사회에서 만들어놓은 사회초년생일거라고 지레 짐작만 했던거다. (그렇다고 많은 나이는 아니니 건방지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책을 읽자마자 뒷통수 한 대 맞고 시작한다. 어느새 스며든 별로일지도 모른다는 선입견을 배제하고 청춘의 마음으로 읽어봐야지. 그렇다면 과연 나답게 사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나답게 살아가고 있나? 이런 생각들로 인해 책을 빨리 읽기는 좀 어려웠다. 조금씩 읽다보면 나는 어떤지, 내 삶의 모습을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내가 처음 4년제 대학에 갔던 건 4년제라는 타이틀 때문이었다. 전문대에 가길 바랬던 부모님의 생각을 무시한 채 그렇게 대학에 들어갔다. (4년제가 뭐 대단한 거라고) 나는 그렇게 사회가 정해놓은 순서대로, 사회의 시선에 맞춰서 성인의 첫 걸음을 시작했던 것이다. 학과의 영향도 있었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4년제라는 사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을 가고 대학을 졸업하면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무조건 따라야 하는 정답이자 길인 줄 알고 그렇게 걸어갔다. 그렇게 차근차근 하라는대로 하면서 걷다보니 사회에 나가야했고 처음으로 일하기로 했던 곳이 무산되고 말았다. 갑자기 나는 사회 미아가 되었다. 그 때 내가 이 책을 읽었다면 조금은 달라졌을까?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백수인 것을 참지 못했고 조급함에 나의 미래에 대한 고민보다 당장의 일자리에 급급해 취직을 했다. 사회 안에선 당연히 취직을 해야 했다고, 타인에게 백수로 보일 수 없다고, 타인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그럴 순 없다라며 급하게 일을 시작해버렸다. 내가 가장 후회하는 순간을 꼽자면 바로 그 순간이다. 나는 왜 첫 시작을 그렇게 급하게 해버렸는지, 그래서 두고두고 후회할 선택을 한건지 여전히 속상한 일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여전히 떠밀리고 압박받으며 나 자신의 삶이 아닌 사회가 정해준 삶을 살아가는 청춘이 많다.

[ 끊임없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나 자신’의 말을 들어주기만 한다면 행복이라는 것도 그리 멀리 있지 않을 거야. p.27 ] 라고 저자들이 말했던 것처럼 ‘나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는 청소년, 청년들이 얼마나 될까? 정해진대로 하기만 해도 바쁜 세상 안에서 ‘나 자신’의 이야기는 쓸데없이 일로 치부되기 일쑤이다.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을 찾기보다 일단 성적과 스펙을 쌓는 것에 더 급급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생이 되어도 직장인이 되어도 힘들어지는 게 아닌지.

[ 노력의 시간들이란, 성공하면 가치 있고, 실패하면 무용하다고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 p.40 ]

실패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도록 그것이 무용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어른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찾아보는 시간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 일단 내가 스스로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다른 사람의 평가에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은 채, 묵묵히 나의 길을 만들어나가는 것. 그 일 자체를 정말 좋아한다면 가장 쉽고도 행복하게 일을 하는 방법일 수 있을 거야. p.36 ]

나는 삼십대인데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고, 직장을 옮긴 지 이제 두 달 되었다(독서논술강사이다). 타인이 보기엔 왜 아직도 결혼을? 그 일해서 어떻게 먹고 살려고? 라고 말할 수도 있다. 실제로 엄마는 안정적인 직장을 하는 게 어떻겠냐며 이직을 원하기도 하셨다. 그러나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안다. 내가 사무실에서 사무를 볼 수도 있고 선을 보고 시집을 갈 수도 있지만 나는 그 일이, 결혼이 지금 나에겐 필요하지가 않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매번 마주치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보다는, 나 자신에게 얼마나 맞는 것인지를 신경써야 해. 조금은 외로울 수도 있고, 생각보다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진정한 행복에 다다를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해. P.51 ]

굉장히 공감하면서 읽었고 하루 종일 이 책만 읽었다. 타인에게 휩쓸렸다면 나는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안다.

[ 스스로 걸음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외부의 도움을 받겠지만 결국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걸야 한다. 그것이 나답게 살아가는 인생이다. P.62 ]

저자들이 말하길 내 인생은 스스로의 힘으로 걸어가는 거라고 했다. 평생 부모나 멘토, 친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결국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글을 보면 영웅 영화에 대한 얘기가 많은데 그 중에서 <베트맨 비긴즈>에 관한 얘기가 제일 공감이 간다. [ “나를 정의 내리는 건 나의 내면이 아니라 나의 행동이지.” ] 라고 베트맨이 말했다. (가볍게 봤던 영웅영화에도 이런 멋진 말이 나오는구나) 내면에 있는 것을 행동으로 해내는 것이 바로 스스로 해야할 일이라고, 나답게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제일 기억에 남았던 글은 ‘안테나’에 대한 이야기였다.

[ 내가 종종 하는 이야기 중에 ‘안테나’ 이야기가 있다. 나는 그동안 안테나를 바깥으로만 돌리고 살았던 것 같다는 이야기다. 늘 남들에게 비치는 내 모습을 신경쓰고, 그들의 평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살았었다. 그래서 이제는 그 안테나를 내 쪽으로 다시 돌리려고 한다. 남들에게 비춰지는 모습보다는 내가 스스로 느끼는 내 모습에 신경을 쓰고, 남들의 평가보다는 나 자신의 평가에 더 많은 무게를 실으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 어떤 일이든 혼자가 아닐 때는 제대로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모두 끊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산으로 들어가 혼자 살아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관계의 중심을 ‘나’로 놓는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때로는 광장에 나가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다가도 다시 나의 방으로 돌아와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P.105 ]

나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늘 안테나가 내 쪽으로만 있는 것은 아니다. 타인의 시선에 유난히 민감한 편이라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예민하고 상처를 달고 살았던 터라 안테나 고정이 아직도 어려운 일이다. 안테나 이야기를 보면서 다른 사람도 그렇게 살았었구나란 생각에 조금 위로을 얻기도 했다. 그리고 혼자 있는 것도 나의 안테나에 집중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지내도 되겠구나 싶었다. 내 안테나는 내가 지켜야지!!

[ 독립된 시간을 사는 사람은 당연히 ‘나이’에도 둔감하게 된다. 나이가 삶의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나이를 잊은 사람에게는 시간도 천천히 흐르는 것 같다. 우리가 원하는 자유로운 삶이란 그런 것 아닐까? 나의 속도대로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 설령 세상의 시간에 다소 내가 늦게 쫓아가더라도 너무 자책하지는 않는 것. 정작 질책받아야 할 것은 세상의 시간에 쫓아가지 못했을 때가 아니라, 나의 시간을 충분히 살아내지 못했을 때이다. P.289 ]

빠르기만을 강조하는 세상 속에서 자기 자신의 시간으로 천천히 살아가는 것이 뒤처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천천히 걸으며 주위를 둘러보고 지금 이 순간, 나의 시간대로 살아가고 싶다. 유치원때부터 학원과 공부에 시달리고 살고 어른이 되어서는 취업에 시달려야 하는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도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처럼 위로받고 사회가 원하는 방식만이 정상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는 똑같은 사람이 아니라 각자 다른 색깔을 가진 사람이라고, 누가 정해준 것이 아닌 나답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 우리는 외로운 것이 아니라 나의 도구를 쓰는 연습을 해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혼자만의 공간에서 묵묵히 나만의 도구를 갈고닦고 있을 모든 청춘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P.155 ]

저자가 응원한 것처럼.

(각각의 챕터마다 도움이 될만한 책과 음악, 영화가 소개되어 있다. 함께 읽어보면 좋을 듯.)

책읽는 하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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