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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감사.. 
저도 마찬가지네요. 다른 사람의 선행.. 
급당기는 작품이네요. 꼭 찾아보겠습니.. 
재밌는 작품 리뷰 정말 감사해요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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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공주 해적단 | 포스트 2020-07-3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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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서기 861년, 신라 장보고가 망하고 15년이 지난 시점.
어릴 때부터 장보고 무리에 끼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장사치들의 심부름을 하면서 제법 밑천을 모아둔 장희. 그러나 빈둥거리며 세월을 보내다가 모아놓은 재물이 바닥나고 이에 다시 재물을 모으기 위해 마을로 나가서 목이 좋은 공터에 자리를 잡은 후 깃발을 내걸었다. 
 
'행해만사行解萬思' 
 
즉 세상의 무슨 문제든 자기가 풀어주겠다는 것. 
변변한 손님도 없이 밤이 되어 깃발을 내리려는데, 한수생이 장희 앞으로 뛰어온다. 그러더니 대뜸 살려달라는 이 남자. 쫓기는 사연이나 외모를 보니 좋게 말하면 순수하고 나쁘게 말하면 어리숙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장희는 한수생의 은팔찌만 털어먹고 도망칠 작정이었는데, 막상 그의 순진함이 마음에 걸려 도와주기에 이른다. 
 
이로써 장희와 한수생은 말 그대로 한배를 탄 동지가 되고, 뒤쫓는 관리의 배를 피하기 위해 먼 바다로 나가게 된다. 그런데, 너무 나갔다. 그들 앞을 가로막는 것은 대포고래라고 불리는 흉포한 해적 일당으로서 두 사람은 당장 목이 달아날 판이다. 이때 '여餘'가 쓰여진 깃발을 달고 나타나는 또 다른 해적선. 그들은 백제 부흥의 꿈을 꾸며 기회를 노리는 자칭 백제의 후손들이다. 백제가 패망한지 2백이 지났건만 이건 또 무슨 말씀인가! 
 
자, 이제부터 장희의 모험은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한수생은 백제의 공주라고 불리는 여인의 눈에 들어 도위(공주의 남편)가 될 판이고, 장희는 그대로 물고기 밥이 되기 직전이다. 도위의 힘을 빌어 장희를 살려보려고 하는 한수생의 용기는 가상하나 아예 둘다 죽게 생겼다.  
 
그러나 천하의 여장부 장희가 누구인가?
장보고 수하에서 세계를 돌아다니며 산전수전 다 겪은 인물이 아닌가. 이 고비를 잘 넘긴 두 사람은 앞으로 더한 위기를 맞게 된다. 그때마다 장희의 기지가 빛을 뿜는다. 이 두 사람의 좌충우돌 해적 모험기는 어떻게 결말을 맺게 될까?
 


 


  
 
재기 발랄한 소설 한 편을 만났다. 해적이라는 소재와 영민하고 처세에 능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유쾌 상쾌 통쾌한 이야기다.
 
백제 해적단에서 해적질을 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노름빚과 술타령으로 가사를 탕진한 사람들, 흉년으로 먹고 살기가 어려워진 사람들이다. 원망을 쏟아낼 곳을 찾는 이들에게 접근해서 온갖 감언이설로 나라를 등지게 하는 탐욕자들과 해적의 제안을 거리낌없이 받아들이는 관료들을 꼬집으면서 인간의 탐욕과 탐관오리의 부정부패, 권선징악을 무겁지 않고 해학적으로 잘 버무려 놓았다.  
 
팝콘과 음료 한 잔을 놓고 오디오북으로 듣는다면 어드벤처 영화 한편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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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밤 | 리뷰 2020-07-30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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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라진 밤

할런 코벤 저/노진선 역
문학수첩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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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동생 리오가 그의 여자친구 다이애나와 기차 사고로 죽은지 15년이 지났지만 형사 냅은 그 사건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왔다. 어느날 관할 지역이 아닌 경찰이 15년 전 사라진 여자친구 모라의 지문이 발견됐음을 알려주고자 찾아온다. 그런데 경찰은 그 소식과 더불어 지문이 발견된 현장에서 고등학교 동창 렉스가 경찰 신분으로 총에 맞아 사망했음을 전한다. 때를 같이 해 얼마 후에는 조현병을 앓고 있는 고등학교 동창 행크가 실종된다. 15년만에 나타난 모라, 두 고등학교 동창의 죽음과 실종. 무슨 일이 다시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냅은 15년 전 쌍둥이 동생이 죽은 사건을 다시 조사하기 시작한다. 
 
형제이자 절친이었던 리오가 죽고 사랑하던 여자 친구가 사라진 후 냅이 유일하게 의지하는 두 사람 엘리, 그리고 리오와 함께 죽은 리오의 여자친구 다이애나의 아버지이자 냅의 경찰 스승인 비오 아저씨. 냅은 이들에게 상황을 알리며 조언을 구하고, 엘리의 도움으로 고등학교 때 '음모 클럽'이 존재했으며 리오, 모라, 행크, 렉스, 베스가 멤버였고 그들이 마을의 폐쇄된 나이키 미사일 기지와 연관이 있음을 알아낸다. 군대가 철수하고 농업 관련한 연구가 진행했다고는 하지만 무언가 미심쩍다. 실종된 행크가 아침마다 산책한 길의 끝은 폐쇄된 기지였다. 행크는 어디에 있을까? 이제 냅은 리오와 다이애나가 자살이 아님을 안다. 그들은 살해 당했다. 
 
마침내 발견된 행크, 수소문해도 만날 수 없었던 모라의 어머니, 연락이 닿지 않았던 베스, 엘리가 15년 동안 숨겨왔던 사실, 행크가 데이비드에게 맡겨 놓았던 캠코더 테이프 등을 통해 냅은 점점 더 사건에 가까워지고 비오 아저씨의 비밀과 당시 미사일 기지의 사령관이었던 앤디 리브스를 추적하면서 차라리 진실을 모르는 게 낫다는 엘리의 말처럼 드러나는 진실과 짐작되는 사실에 냅은 괴로워한다. 
 
15년 전, 폐쇄된 기지에서 고등학생 패거리가 무언가를 촬영한 대가로 한 남학생과 여학생이 살해 당했다. 그렇다면 그때 함께 있었던 베스, 행크, 렉스는 왜 죽이지 않은 걸까? 그리고 왜 15년이 지나서야 그들을 살해하는 걸까? 또한 모라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도대체 그날 밤, 그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     ■     
 

사건의 결말 부분부터 이야기하자면 15년 전 리오와 다이애나가 죽은 일련의 과정은 예상치 못한 결론이며 렉스, 행크를 죽인 범인이 의외의 인물이라고 여길 수 있겠지만, 등장 인물의 대화를 꼼꼼하게 읽어보면 소설 중반 이후에 조금씩 짐작이 된다. 내용의 흐름으로 따져서는 사건의 진실과 범인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촘촘하게 짜여진 소설은 최근에 읽은 스릴러 중에서는 가장 밀도 있는 소설이었다. 

 
소설 후반부에서 엘리와 냅은 거짓과 사실에 대해 공방을 벌인다. 상대방을 배려해서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은 거짓일까?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친구를 속이는 꼴이 되어버린 배려는 진정한 우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상대방이 괴로워할 것을 알기에 혹은 위험에 처할 수 있기에 침묵을 선택한 것은 옳은 결정일까? 
 
살면서 가끔 겪는 일이기도 하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얼버무리면 그만이긴 하지만, 이렇듯 배려라는 이름으로 진실을 숨기는 것은 기만이 아닐런지...... . 어차피 진실은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대한 각자 고통의 몫은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닐까....... .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쓴 지극히 사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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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 리뷰 2020-07-1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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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켄 리우 저/장성주 편역
황금가지 | 2020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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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에 대한 믿음. 우리가 사는 방식에 대한 믿음. (뒤에 남은 사람들) 
  
 
[싱귤래리티 3부작]
자유와 모험을 원했던 리즈는 십대 시절 도전적으로 떠났던 배낭 여행에서 강간을 당한 후 육체의 한계를 느낀다. 이후 알고리즘 프로그램 개발회사에 취업한 그녀는 육체를 넘어선 새로운 정신을 창조하고자 하고, 뇌에 저장되어 있는 기억을 데이터화해 정신으로써 영생을 얻고자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육체를 스스로 소멸시킨다. 리즈의 언니 에이미는 육체로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영생에 회의적이다. 그녀는 홍옥의 신맛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죽은 후 누군가로부터 추모를 받을 수 있는 삶을 선택 할 것이다. 
 
 
'싱귤래리티'가 도래한 후 대다수 사람들은 죽음을 택했다. 불치병에 걸린 돈 많은 노인들로부터 시작한 인간 정신 데이터화. 파괴적인 스캔 과정을 거친 두뇌가 피투성이 곤죽이 된 채로 생명을 잃지만 정신은 영원하다. 그 데이터는 인공지능인가? 인간인가? '나'는 시물레이션 세상에서 가족을 지키고자 한다. 이미 정신을 데이타화 한 누나는 자신과 가족을 회유하지만, 아내와 딸 루시는 자기의 신념을 잘 따라주었다. 루시의 졸업식. 잭과 댄스 파트너가 된 루시는 다녀오겠다는 인사 대신 작별의 뉘앙스가 담긴 인사를 건네고, '나'가 알아차렸을 때에는 이미 늦었다. 스스로 한 선택이라고, 자신을 놓아달라고 말하는 루시. 세상에 남은 시간은 이제 모두 부부의 것이다. 
 
207.
현실 세계를 포기하고 시뮬레이션이 되기를 선택하는 순간, 그 사람들은 죽어. 죄악이 존재하는 한 죽음도 존재해야 해. 삶이 의미를 얻는 수단이 바로 죽음이니까. (뒤에 남은 사람들)  
 
220.
저마다에게 주어진 제한된 시간이 우리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우리는 죽음으로써 우리 아이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우리 아이들을 통해 우리 안의 일부가 계속 살아간다고. 그것만이 유일한 형태의 진정한 불멸이라고. (뒤에 남은 사람들)

 
 
어린 의식이 새롭게 탄생하는 과정은 알고리즘들이 여러 루틴을 재결합하고 재배치한 결과다. 부모는 열 명일 수도, 더 이상일 수도 있다. 이제 출산의 고통이나 생명 탄생의 경이는 없다. 르네의 엄마는 싱귤래리티 이전의 사람, 고대인으로 업로드를 하기 전에 육체를 지닌 채 26년을 살았다. 엄마는 영원히 우주로 떠나기 전 르네에게 함께 여행할 것을 제안하고 르네는 이를 받아들여 45년간 여행을 한다. 그녀가 엄마와 함께 본 세상, 엄마가 26년간 고대인으로 살았던 그 세상. 르네는 엄마와 함께 본 그 세상을 잊지 못할 것이다.
 
258.
순록 떼, 금빛 들판, 텅 비어가는 도시들, 비, 그치지 않고 쏟아지는 비, 버려진 세상의 껍데기를 어루만지는 비.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호弧]
열여섯 살에 임신을 했고 자신의 삶을 바꿔줄 줄 알았던 남자친구는 유학을 떠났다. 생후 1년도 안된 아이를 부모님 집 앞에 버리고 도망친 레나는 집시처럼 떠돌다 먹고 살 길을 찾아 인간박제를 만드는 보디워크스에 취직한다. 솜씨가 좋아 승승장구 하던 레나는 사주의 아들 존 월러를 만나고 그로부터 불노장생의 신약 개발에 대해 듣는다. 존의 권유로 그녀는 영원히 삼십 대의 젊음과 영생을 누릴 수 있는 특권을 얻음과 동시에 존과 결혼한다. 그러나 존의 유전적 결손으로 인해 재생 시술은 오히려 그의 노화를 촉진하고 암을 유발시켰다. 남편은 죽고 그가 생전에 냉동 보존했던 정자를 이용해 레나는 딸을 낳는다. 임신한 상태에서 그녀가 수십 년 전에 낳은 아들, 이미 육십이 넘어 외모상으로는 레나의 아버지처럼 보이는 늙어가는 아들을 만났다. 그녀는 인생의 긴 여정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되었음을 안다. 
 
43.
죽음은 평등의 수호자로 위세가 대단했지만, 이제 그마저도 부자들은 피해 가는 모앙이었다. 세상에 분노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것도 당연했다. (호弧) 
 
52.
혹시 지금 내 아들이 자식을 버린 여자를 똑같은 짓을 한 남자보다 훨씬 더 가혹하게 비난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물었지만, 이제 그 질문이 얼마나 편파적인지 깨달았다. (호弧) 
 
59.
세계 곳곳에서 삶이 영원히 이어졌지만, 사람들은 전보다 더 행복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함께 나이 들지 않았다. 함께 성숙하지도 않았다. 아내와 남편은 결혼식 때 한 선서를 지키지 않았고, 이제 그들을 갈라놓는 것은 죽음이 아니었다. 권태였다. (호弧)  
 
62.
나의 기록은 죽음을 향한 인체의 여정을 유례없이 철저하게 담은 기록물이 될 것이다. 실존의 적나라한 진실에 덧씌워진 환상을 오랫동안 천천히 벗겨 가는 과정을. 그것은 낭만적이지 않다. 보기에 흐뭇하지도 않다. 때로는 고통스럽고, 자주 지루하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삶이고, 그것이 진실이다. (호弧)   

 
 
 
[매듭 묶기]
어느날 난족 마을에 찾아온 미국인 이방인. 그는 난족의 매듭 문자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신과 함께 미국으로 가 일을 도와준다면 신품종 벼를 구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이에 응한 촌장 소보에. 이방인 토무는 단백질을 이용한 신약 개발을 주업무로 하는 연구자로서 난족의 매듭 문자에서 아미노산 사슬의 영감을 얻어 소보에를 미국 연구소까지 데려온 것이다. 그러나 품종 저작권과 특허 사용료, 그리고 비싼 비용에 대해서 아는 바 없었던 토무는 소보에와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된다. 그는 이와 같은 상황을 소보에에게 사실대로 털어놓지 않고, 싹이 나지 않는 볍씨를 주어서 돌려보낸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소보에, 그러나 무언가를 조치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 반면 소보에의 기술을 토대로 알고리즘을 완성한 토무. 그는 다음 여행을 계획한다. 부탄이 어떨까? 
 
133.
나는 토무와 나눈 대화를 매듭 책으로 만들었다. 어쩌면 그 책이 나중을 위한 경고가 될지도 모른다. 후손들은 나처럼 생각이 짧고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도록.

 
  
 
[모든 맛을 한 그릇에]
골드러시가 한창인 서부 개척 시대. 가게를 운영하는 릴리의 옆집에 세를 얻어 살고 있는 중국인 남자들은 강에서 금을 채취한다. 그들의 언어는 거칠고 시끄러우며 무엇보다 작은 셋집에서 스물일곱 명이 잠을 잔다. 또한 남자들끼리 해먹는 음식에서는 알 수 없는 기름지고 진한 냄새가 난다. 이들에게 호기심을 보이는 릴리. 그들의 감칠맛 나는 음식, 식물을 이용한 약재, 그리고 무엇보다 로건이 해주는 중국의 관우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백인 강도들과의 다툼으로 법정에 서게 된 로건으로부터 그가 미국으로 이민오게 된 사연을 들은 릴리와 마을 사람들은 중국인들을 받아들이지만, 1882년 중국인 배제법으로 당시 미국에 머물렀던 중국인들은 배제법 폐지를 보지 못하고 삶을 마감했다. 
 
289.
'인종과 종교, 국적, 특정 사회 집단의 구성원인 신분, 정치적 견해 등'이 사유인 건 아니지요.' (...) 세상은 참혹한 이야기로 가득하지만, 법은 그중 일부만 들을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기더군요. (모든 맛을 한그릇에)




■  ■  ■  



인간적인 삶이란 무엇일까?

열두 편의 단편 소설이 실린 이 책에서는 시종일관 '인간적'에 대해서 고민하게 한다.
젊음과 영생 그리고 죽음이 인간에게 주는 의미, 자연에 순응하며 지구에 속한 한 존재로써 살아가는 소수민족을 경제 순환 논리에 끌어들여 착취하는 문명인. 인간의 두뇌를 능가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유일한 특성인 '사고'능력까지 기계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오히려 사고의 단순화로 인해 퇴화하는 인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발전을 외치며 스스로 사고하는 인공지능을 만들겠다며 얼마든지 제어가 가능하다고 자신하는 개발자들.   
 
160.
우리가 단지 하루하루 어떤 알고리즘을 따르는 것뿐이라면? 우리 뇌세포가 단지 어떤 신호를 받아서 다른 신호를 찾을 뿐이라면? 우리가 생각이란 것 자체를 안 한다면? 내가 지금 당신한테 들려주는 이야기가 만약 단지 미리 정해진 반응일 뿐이라면, 의식이 개입되지 않은 물리 법칙의 결과라면? (사랑의 알고리즘)  

 
 

육체의 감각을 포기한 정신, 영혼의 자유는 진정한 자유일까? 냄새를 맡고, 맛을 보며, 때로는 고통일지라도 그 감각으로 인해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의 희열. 그것을 놓친다면 삶에서 어떤 맛을 즐길 수 있을까? 그것 뿐이랴. 사람과 사람의 관계, 그리고 주고 받는 마음까지 시물레이션을 통해 이룬다. 그것으로 최소한의 책임감과 죄책감을 상쇄하면서.  
 
238.
그러나 로봇은 이 일을 하도록 이미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당신은 그냥 조종 스틱을 엄지손가락으로 이리저리 움직이고 스크린에 지시가 뜰 때 핸들을 주기만 하면 된다. 나머지는 원격 조종 장치들이 다 알아서 하니까. 당신이 어머니께 효도를 한다는 환상에 빠져 있는 동안 안전장치 루틴은 당신이 어머니를 다치게 하지 않도록 보장한다. 원격 조종 머니플레이터가 어머니의 손 한쪽을 들어 올리는 광경을 지켜보며, 당신은 상상한다. 어머니의 살갗이 얼마나 서늘할지, 류머티즘에 걸린 관절을 둘러싼 바짝 마른 근육과 살갗이 얼마나 가벼울지를. (...) 이 로봇은 죄책감을 덜어 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너무 멀리 살고 핑계거리도 너무 많은 이들을 위하여. 어머니 곁의 당신이 본질적으로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신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곁) 

 
  
 
인간의 가치는 누가 정하는 것인가?
피부 색깔, 문화, 관습, 그리고 돈이 인간의 가치를 결정할 기준이 되어서는 안될 것임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러나 아주 오래 전에도 그랬던 것 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종교가 다르고, 문화가 낯설고, 돈이 없다는 이유를 앞세워 그들의 가치를 재단하며 받아들이기를 꺼리고 있다. 
 
진정한 동화는 상대의 것을 무시하고 우리의 것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교와 문화, 가치를 수용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이렇게 다채로운 인류가 '인간적'으로 살 수 있는 길은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생태계의 한 부분임을 인정하고, 타인.타민족과 진정한 동화를 이루는 것이다. 
 
작가는 가족과 인류애, 개인의 삶을 바탕으로  SF요소를 빌어와 도래할 미래가 아닌 우리가 살고있는 현재를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그의 작품이 출간될 때 마다 찾아 읽는 이유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쓴 지극히 사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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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야기 | 리뷰 2020-07-1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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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무 이야기

케빈 홉스,데이비드 웨스트 공저/김효정 역
한스미디어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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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뜨거운 태양과 온 몸에 달라붙는 끈적한 모래를 싫어해서ㅡ찬바람과 거친 파도를 감상할 수 있는 한겨울 바다를 제외ㅡ바다라면 도리질을 치기 일쑤다. 반면 산은 언제가도 좋다. 산이라기보다 나무가 많은 산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재미삼아 친구들끼리 '다시 태어나면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나무라고 할 만큼 유독 나무를 좋아하는 나는 숲 혹은 나무에 관련한 책은 틈날 때 마다 찾아 읽는 편이다. 
 
일단 제목이 마음에 들고, 소박하게 그린 삽화가 정감있다. 세밀화 도감처럼 나무에 대한 상식과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그 나무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현재의 환경까지 서술하고 있어 이야기 책을 읽는 듯한 재미까지 맛볼 수 있다. 
 
 



 
네안데르탈인이 쓴 흔적이 있는 회양목, 신석기 시대부터 이용된 우산소나무, 호모에렉투스보다 70만년 앞서 존재한 복숭아나무, 신석기인들이 재배했다고 보여지는 호두나무처럼 원시시대부터 존재 했던 나무들부터 이집트인들의 미라 제조용과 그리스인의 와인 재료로 사용된 알레포소나무, 투탕카멘 관의 재료이자 고대 그리스의 죽은 병사의 유해를 담은 항아리 재료였던 사이프러스 등 고대시대부터 이용되어 왔던 나무들. 
 
 
입냅새를 제거하는 시트론, 항균작용이 뛰어나 마리오족이 약재로 이용한 토타라, 만병통치약으로 통했던 자이언트흑백나무, 잎을 반창고 대신 쓸 수 있는 흑단, 구강 위생과 아로마 테라피로 의약과 치료에 쓰인 님나무 외에도 치료와 회복에 쓰인 나무들이 많이 있다. 
 
그런가 하면 히로시마 원폭에서 62그루가 되살아난 은행나무, 오염에 강한 키라야사포닌처럼 생명력이 강한 나무와 망고나무, 미국풍나무, 호주 반얀, 자카란다, 손수건나무, 버냐소나무처럼 녹음이 풍성하거나 색깔이 독특한 나무도 보인다. 
 
  
 
견고함으로 무장해 배와 가구의 재로인 티크, 현악기의 재료로써 최고로 칭송받는 캄페스트단풍나무처럼 직접적인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경제적(제국주의)으로 무차별하게 이용당하거나 베어지는 나무들도 있다. 원유 다음으로 세계적으로 경제적 가치가 높다는 커피나무, 카카오, 나무의 단단함이 제국국의 배의 재료로 사용되었다는 로부르참나무, 농지확보와 도시 개발을 위한 다우림 파괴로 현재는 멸종 위기에 처한 마카다미아나무 등이다. 
 

여러 상징적 의미를 부여받은 나무들도 있다.
모든 나무를 통틀어 종교적으로 가장 신성하다는 보리수, 마술과 미신의 유물이라는 이유로 영국 내전 중 파괴되었던 글래스턴베리가시나무, 시에라리온ㅡ노예의 자유를 상징하는 케이폭(세이바), 노동자 계층이 사랑하는 술의 재료로써 어머니의 술이라고 불이는 두송, 최근 이탈리아에서 여성 연대를 상징하는 은엽아카시아 등은 종교와 이념 등을 대변한다. 
 



 
재미있는 사연을 가진 나무들도 있는데 고약한 냄새 때문에 가로수로써는 빵점인 가죽나무, 페루 안데스 고산지대에서 숨어 있다가 2017년이 되어서di 공식적으로 세상에 나온 잉카에서나무 등이다. 메타세콰이어와 자작나무에 대해서 읽을 때는 우리나라의 6월 녹음이 푸르른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과 한겨울 눈에 덮인 인제의 자작나무 숲이 그립기도 했다. 
  
 
내가 언급한 나무들은 조족지혈이다. 책에는 100가지 나무가 등장하고 나무마다 얽힌 사연은 하나하나 다 흥미롭다. 인류의 역사에 비할 바가 아닌 나무의 역사. 인간이 말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질러도 묵묵히 감내하고 버티는 나무와 숲 앞에 설 때면 자연스럽게 숙연해지고 뭉클해질 수 밖에 없다. 나무가, 숲이, 세상을 지켜왔듯 인간도 그 지킴에 동참해야 한다. 옴니버스 초단편 소설을 읽듯 나무의 사연에 빨려들어 읽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199.
인간처럼 나무도 행복하고 건강하면 병을 물리칠 수 있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쓴 지극히 사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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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피플 | 리뷰 2020-07-1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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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디 아더 피플

C. J. 튜더 저/이은선 역
다산책방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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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른 해가 있으면 갚되 생명은 생명으로,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출애굽기 21:23~25) 
 
 
게이브
퇴근길 고속도로에서 달리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유난스럽고 낡은 차에 딸이 타고 있다. 집에서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아내 곁에서 TV를 시청해야 할 아이가! 뒤를 쫓았으나 놓쳐버렸고 급하게 찾아들어간 휴게소의 공중전화로 집에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기 너머에서는 낯선 경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내와 딸이 죽은지 3년이 지났고, 게이브는 딸을 목격했다고 믿는 고속도로의 휴게소들을 전전하면서 딸의 실종 전단지를 사람들에게 건넨다. 그때 시신 확인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감. 딸이 살아있는 한 죽을 수도 없다.  
 
프랜
아버지를 위해 한 일이었다. 그 대가로 딸을 잃을 줄은 몰랐다. 이제 그 아이만큼은 지켜야 하는데, 그들은 프랜과 앨리스를 잡기 위해 포위망을 점점 좁혀온다. 어디로 가야하나? 
 
케이트
아버지가 사고로 죽고 언니는 집을 나갔다. 케이트는 이혼 후 고속도로 휴게소 카페에서 일하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알콜 중독자 엄마가 아닌 아버지가 살아만 있다면, 그래서 자매들의 울타리가 되어줬다면, 삶은 달라졌을까? 케이트는 휴게소 주차장에 캠핑카를 주차해 놓고 살고 있는 키 크고 비쩍 마른 그 남자가 자꾸 신경이 쓰인다. 
 


 
 
게이브는 갓 십대 티를 벗어던진 젊은 시절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열네 살 소녀를 차로 치었고, 소녀는 식물인간이 되었다. 동승했던 친구들은 모두 도망갔으나 그는 구급차가 올 때 까지 소녀의 곁을 지켰고 가해 인정을 했으며 피해자 가족에게 사죄했음과 평소 생활이 모범적이었던 것이 정상 참작이 되어 집행유예와 벌금 처분을 받았다. 피해자 어머니 샬럿은 그를 용서했다. 몇 가지 조건을 달아서. 그 조건으로 게이브는 창살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가족을 잃고 자살을 시도한 게이브 앞에 나타난 자칭 사마리아인. 게이브의 사정을 듣고는 종종 도움을 주는데, 어느날 게이브가 찾아 다녔던 차량을 그가 찾아낸다. 저수지에 가라앉았던 그 우스꽝스러운 차는 가뭄으로 드러나고 트렁크에는 남자 시신 한 구가 들어있다. 죽은 남자가 딸을 납치한 것인지, 그렇다면 딸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그리고 이 차를 버린 사람은 누구인지, 알 길이 없다.
 
차량을 발견한 후 딸 이지가 납치됐음을 확신한 게이브는 장인을 찾아가고, 상황을 설명하지만 당시 시신을 확인했던 장인은 사진을 한 장 건네며 손녀가 죽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게이브는 그 사진 덕분에 죽은 아이가 딸이 아님을 재확인 한다. 장인은 무엇 때문에 이지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시신을 확인하는 그날, 자신은 왜 느닷없이 구토를 동반한 실신을 했던 것일까? 혹시 샬럿이 복수심으로 가족을 죽이려 했던 것일까? 그렇다면 장인은 더더욱 거짓말을 할 리가 없다. 더구나 샬럿은 식물인간인 딸 이사벨라를 자신에게 맡겨놓은 채 이지가 태어나기도 전에 죽었다. 
 게이브의 가족을 죽이고, 그를 가족 살해범으로 덮어씌우려는 사람은 누구일까? 
 
401.
당신 가족을 죽이고 싶어 했을 만큼 당신을 증오한 사람이 누굴까요?

 
  
 
 □    □     □ 
 
 
든든한 울타리였던 아버지가 열여덟 소년의 치기로 구타당한 후 사망했고, 가해 소년은 아무렇지도 않게 폭행 살해 후 파티장으로 갔다. 비록 고용인과 피고용인 관계였지만 수십 년을 진심을 다해 아이를 보살피며 엄마인 고용인보다 더 헌신했다. 그러나 샬럿의 유언장에 언급된 자신의 몫은 미미하기만 하다. 지난 일을 반성하며 앞으로는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한 열여덟 살 아들이 교도소에서 살해당했다. 그것도 자살로 위장당한 채로. 사랑하는 사람을 억울하게 잃은 이들 앞에 자연스럽게 나타나 명함 한 장을 건네는 사람들.  
 
'디 아더 피플 The Other People'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줄 수 없는 죄의 댓가를 대신 응징한다. 금전 거래는 없다. 다만 그들이 답례를 요구할 때 응해야만 된다. 거부하면 최대한 빨리, 최대한 멀리 도망가야한다. 다단계 살인청부업자. 당신이라면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겠는가? 
 
 


 
 
게이브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사마리아인'의 입장,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살인을 의뢰했지만 도덕적으로 살해 가담을 할 수 없었던 프랜, 손녀를 살리기 위해 사위에게 '너'의 딸이 죽었다고 말해야 하는 해리, 식물인간이 된 딸의 복수를 위해 한 남자의 인생에 종신형을 선고한 샬럿. 그들의 입장과 감정을 납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다른 선택을 할 수는 없었을까? 
 
 충분히 탄탄한 스토리와 쫀쫀한 긴장감은 소설 시작부터 끝까지 유지가 된다. <초크맨>의 기운을 느끼고 싶은 독자라면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쓴 지극히 사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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