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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감사.. 
저도 마찬가지네요. 다른 사람의 선행.. 
급당기는 작품이네요. 꼭 찾아보겠습니.. 
재밌는 작품 리뷰 정말 감사해요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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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길 _ 그라치아 델레다 | 리뷰 2023-03-1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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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악의 길

그라치아 델레다 저/이현경 역
휴머니스트 | 202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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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에 쓰여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만큼 소설은 심리스릴러를 방불케 하는 쫀쫀함으로 독자의 긴장감을 조여 쥔 채 이야기를 끌고 간다. 또한 소설의 마지막은 어느 현대소설보다 세련됐다.   


사랑과 질투, 배신과 복수심이 엇갈리며 등장하는 인물들은 마치 서로에게 화살을 겨누듯 육욕과 열망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허우적거린다. 두 주인공 마리아와 피에트로의 감정선을 따라가다보면 독자가 힘에 부칠 지경이다. 

 


마리아의 심리 상태는 그야말로 뒤죽박죽이다. 처음에는 피에트로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이더니 키스 한 번에 홀랑 넘어간 뒤로는 허영심 때문에 연인 관계를 주변에 숨기고, 급기야 몰래 결혼까지 감행하면서 한때 연인이었던 남자의 복수에 대한 두려움과 한편으로는 그가 자신을 무심하게 대하는 듯한 태도에 실망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리아는 자신의 경솔하고 변덕스러웠던 행동들을 부끄러워하지만, 젊은 시절에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핑계로 후회나 반성은 하지 않는다. 


후반부에 마리아가 짧은 시간 동안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며 격렬하게 갈등하는 장면이 대여섯 장에 걸쳐 서술된다. 이 장면을 통해 마리아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는데, 자책은 하지만 원인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모습은 어떤 면에서 보편적인 우리네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소설의 중반부를 넘어서면 식상하더라도 한 번쯤 묻게 되는 질문. 마리아를 향한 피에트로의 감정은 사랑이냐, 집착이냐, 그의 자존심이냐. 무엇일까?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제각각일터다. 사랑하는 이의 안온함을 위해 박수를 쳐주며 보내주는 이가 있는가하면, 모든 장벽을 극복하거나 타인의 희생쯤은 나몰라라 하며 쟁취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마 피에트로는 스스로 마리아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믿었을 터다. 마리아가 진작에 피에트로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그녀의 진심에 대해 진솔하게 말했다면, 소설에서 보여지는 피에트로의 성향을 봤을 때 이렇게까지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마리아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피에트로의 말은 희생과 사랑이 아니라 욕망과 탐욕이었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정작 본인이 모르는 억울함이 무엇인지를 궁금해하며 답답함을 안은 채 교도소에서 남은 생을 살아야하는 연진이나 폐쇄된 공간에서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이 쥐도 새도 모르게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공포에 떨어야 하는 죄수 '3724'처럼, 마리아야말로 남은 생이 지옥 아닌 지옥이 될 것이고, 죽음에 이르러서야 해방될 것이다. 


애초에 니콜라가 피에트로를 채용하지 않았다면, 피에트로가 로사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면, 훔친 고기 한 점을 먹지 않았더라면, 마리아가 다시 돌아온 피에트로를 외면했다면 그들의 인생 행로는 달라졌을까. 쓸데없는 가정이다만.  


ㅡ 


포도를 수확하고, 포도주를 만드는 과정, 마리아와 프란체스코의 결혼식 장면 등은 샤르데냐 섬의 서정성과 문화를 충분히 드러냈고, 무척 아름답게 그려졌다. 5월 목초지에서 보내는 마리아 부부의 일상도 경험해보고 싶은 삶의 모습이다. 생계를 위한 혹은 필요에 의한 노동이 아닌 노동은 얼마나 한가롭고 낭만적으로 보이는지.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피에트로가 마리아에게 다짐했던 "당신에게 해를 입히지 않겠다"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사비나도, 피에트로도 사랑했던 사람에게 해를 입히지는 않았다. 거만함과 위악이 마치 부러 쓴 가면인 양 허세를 부리며 양심적인 듯 괴로워하지만 결국 제 이기심과 자기합리화로 무장한, 그래서 세상이 늘 자기 편이라고 자만해 타인의 감정 따위는 모르쇠로 일관했던 마리아, 당신이야말로 가장 큰 유죄. 그리고 어리석고 또 어리석은 욕망과 사랑에 스스로를 던져 악의 길을 선택한 피에트로 역시 유죄. 이 난장판같은 복수극에서 진정한 승리자는 연적에게 지옥을 선사한 사비나일지도... .

 


351.

어떤 의사도 그들의 질병을 고칠 수 없듯이 어떤 판사도 그들에게 이미 내려진 형벌보다 더 큰 형벌을 선고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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