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세계에서 살아남기』시리즈 3권은 아파트 분리수거함에서 습득한 학습만화이다. 앞서 1권의 리뷰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책을 가지고 올지 그대로 버려둘지에 대해서 잠깐 고심을 했다. 곤충의 세계는 나의 관심사가 아니었고, 더구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만화작품이다. 내가 읽을 가치가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던 것이다. 일단 1권을 읽고 결정하자는 생각으로 만나게 된 책이다. 그런 책을 3권까지 완독하고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곤충의 생태를 전해주는 유익한 책이다. 지금까지 많은 책을 읽었지만 곤충의 생태를 다룬 책은 처음 만났다. 곰곰이 생각하니 곤충을 소재로 한 책은 『꿀벌 마야의 모험』을 어린 시절에 잠깐 읽은 듯하다. 그때 완독을 하지는 못했다. 나의 취향이 아니었던 듯하다. 그러나 그 책도 꿀벌으 생태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니었다. 나로서는 곤충의 생태를 보여주는 책으로는 이 책이 첫 작품인 셈이다.
이 작품에서는 세 어린이(주노, 마리, 누리)가 숲속에서 곤충채집을 하다가 갑자기 키가 2cm 정도로 작아져서 겪는 모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과정에서 개미·거미·개미귀신·무당벌레·지렁이·쌍살벌·장수말벌 등을 비롯하여 물속에 사는 물방게·개야제비·물자라 등을 만나면서 갖가지 사연을 겪게 된다. 작가는 단순히 흥미 위주로 쓴 것이 대상 곤충들의 생태와 숲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성인인 나로서도 대부분 처음 대하는 세계인데, 어린이들은 어떻겠는가? 곤충을 중심으로 숲의 세계를 알게 해주는 유익한 책이었다.
둘째, 서바이벌 곤충상식이 좋았다. 이 책에는 작품의 사건과 별개로 ‘서바이벌 곤충상식’이라는 코너를 곳곳에 배치해서 해당 곤충과 숲의 세계에 대한 각종 상식을 전달하고 있다. 이 부분만 따로 읽어도 곤충과 숲에 대한 훌륭한 참고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들은 작품을 읽으면서 곤충과 자연에 대한 상식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될 것이다.
셋째, 아쉬운 점을 세 가지만 적어 보겠다. 책에 문제가 있어서 아쉬운 점이라기보다 개인적으로 느낀 점이다.
1) ‘찾아보기’가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 작품 속에 나오는 곤충들이 교과서에 실려서 학습에 도움이 되거나 일반 상식으로 찾아볼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3권으로 된 책 어디에 어떤 곤충이 있는지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1~3권 전체의 ‘찾아보기’를 덧붙이면 학생들의 학습이나 일반 독자의 상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2) 작품의 발단과 결말을 좀 더 과학적으로 구성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 작품은 곤충채집을 하러 숲에 간 세 어린이가 숲속에서 신비한 빛을 만나서 갑자기 키가 작아졌다가, 다시 그 빛을 만나서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빛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과학적이지는 않더라도 좀 더 문학적으로 구성할 수는 없을까 싶다. 일례로 ufo를 만나서 그들이 인류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 형식 등으로 구성했다면 좋았을 듯하다.
3) 저자들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었다. 이 책은 코믹컴이 글을 쓰고, 네모가 그림을 그린 것으로 되어 있다. 코믹컴은 출판사의 이름이다. 저자를 출판사로 할 것이 아니라 글을 구성한 대표 저자로 표기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그림을 그린 '네모'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작가나 출판사는 초등학교 어린이를 대상으로 펴낸 듯한데, 이 책에 실린 곤충에 대한 상식은 절대로 쉬운 내용이 아니다.
‘성인이라고 해도 이 책에 담긴 동식물이나 곤충 등에 대한 상식을 잘 알고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의 지식은 책속에 있는 막연한 상식이 아니라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도 많다. 학부모들도 자녀와 함께 읽는다면 새로운 내용을 알게 해주는 독서가 되리라고 본다.
1권의 리뷰에서 썼던 내용이다. 그때 느낀 인상도 지금도 그대로이기에 다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