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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초고] 이웃 사람 2 | 나의 생각과 독서 2022-06-30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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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풀무문학회 또는 횡성문학회 문집에 실을 내용입니다.

갑자기 쓰려면 힘들 테니

이웃사람에 대한 이런저런 일화들을 정리한 뒤에

가을쯤에 소설로 꾸며보고 싶네요.

내용은 당연히 허구이고요.

----------------------------------------------

 

이웃사람 B에게 느끼는 고마움

 

나는 예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 성격은 협조적이었다.

나의 지지와 관계없이 나라를 위해서는

이명박 정권의 성공을 기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침과 저녁 기도를 할 때 나는 이런 문안을 포함시켰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000 대통령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어

그분이 굳센 의지와 바른 지혜로

국민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봉사하게 해주시고,

우리나라가 정의로운 방향으로 발전하게 하여주시옵소서."

 

000에는 그 당시의 대통령 이름이 들어간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나는 그를 위해서 기도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 이후로 그 기도를 포기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명박 씨는 노무현 대통령 죽음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고,

그것은 정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대통령 등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나는 현직 대통령을 위해서 기도하곤 했다.

대통령을 위한 기도가 중단된 적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박근혜 대통령 당선 때까지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탄핵 순간까지 나의 기도는 계속되었다.

즉, 이명박 씨는 내가 현직 대통령을 위한 기도를 할 때

제외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것이 있다.

그 이유는 그가 당선 이후 방송들이

마치 땡전뉴스 시대로 돌아간 듯 느꼈기 때문이다.

뉴스마다 이비어천가를 합창하고 있는 듯해서

뉴스는 물론 텔레비전 시청을 중단하게 된 것이다.

텔레비전을 안 보는 대신 그 시간에 책을 더 많이 읽게 되었으니,

이명박 씨로 인해 나의 독서 시간이 늘어났다고 할까.

지금 2천여 권의 리뷰를 쓰게 된 계기가

이명박 씨로 인한 것이니 그는 고마운 존재라고 할 것이다.

 

요즘 나는 이웃에 사는 B에게서

이명박 씨와 비슷한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나의 생사관은 좀 특이한 듯하다.

생명에 대한 집착이 없다고 할까?

중학 시절에 1년 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꿈에 나오셔서

어디론가 가자고 했을 때는 싫다고 거절했으나,

그 뒤로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오셨을 때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서 체념을 하고 따라갔다.

세월이 더 흐른 후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오셨을 때는

왜 가자고 안 그러시는지 오히려 의아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할까.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에 중학교에 가고,

이어서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 직장 생활을 하듯,

죽음도 그런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세상을 일찍 떠나는 사람은

이런저런 이유로 학업을 중단하거나

직장을 이직하는 경우와 다름이 없고,

더 오래 사는 사람은 정년이후에 재취업을 한 경우일 것이라는 것이

삶과 죽음에 대한 나의 시각이다.

 

나이가 들면서 삶에 대한 집착력이 더 사라졌다.

퇴직을 한 처지의 나로서는 재산을 더 늘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글을 잘 써서 문명을 떨칠 것 같지도 않다.

오히려 늙어가면서 여기저기 병만 생길 듯하다.

어쩌면 치매에 걸려서 가족에게 피해를 줄지도 모르겠다.

그럭저럭 할아버지나 아버지보다 더 많은 세월을 견디었고,

어느덧 노년의 삶에 접어들었다

그만하면 살 만큼 살지 않았겠나.

언제 떠나더라도 아쉬워하지 말자고 각오하고 있었다.

 

그러나 B와 갈등 이후에 생각이 바뀌었다.

만약 내가 잘못된다면 B는 통쾌하게 여길 것이다.

천벌을 받았다고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닐지도 모른다.

죽음이 두렵거나 아쉽지는 않지만,

B에게 그런 기쁨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B로 인해서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해졌다고 할까?

살아야 할 이유를 알려준 존재인 B는

어쩌면 희미해져 가는 의지를 굳게 하기 위해서

신이나 조상들이 보낸 선물인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업을 쌓으면서까지 내게 의욕을 주고 있으니

B의 존재가 어찌 고맙지 않을까.

 

* 나와 B를 주인공으로 해서 갈등 상황을 꾸미고,

  전개되는 과정을 소설로 꾸미기 위한 초고입니다.

  작중 화자인 '나'에게서 목연을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을 수도 있으나,

  이런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생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측면입니다.

  제가 가장 잘 아는 것은 '나' 자신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내용 자체는 저의 창작으로 구성한 허구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쓴 작품인 「피리 부는 사나이」, 「은비령의 시간」,

 「내 친구 백옥란」, 「향숙이의 미투」 등이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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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초고] 이웃 사람 1 | 나의 생각과 독서 2022-06-30 23:16
https://blog.yes24.com/document/1649860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올해 풀무문학회 또는 횡성문학회 문집에 실을 내용입니다.

갑자기 쓰려면 힘들 테니

이웃사람에 대한 이런저런 일화들을 정리한 뒤에

가을쯤에 소설로 꾸며보고 싶네요.

내용은 당연히 허구이고요.

----------------------------------------------

A 교감선생과 이웃사람 B

 

읍에 나갔다가 대학 후배인 A 선생을 만났다.

그는 지금 읍내 여고의 교감으로 근무하는 중이다.

15년 전에 같은 학교에서 가깝게 지냈기에 전화를 했더니,

점심이나 함께 하자고 해서 만난 것이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우리 동리 B가 화제에 올랐다.

"그 친구는 잘 있어요?"

 

A와 B는 중학 동창이라고 한다.

A 선생은 아마 지나가는 말로 물었겠지만, 가슴에 파도가 일었다.

B와는 갈등 중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 말도 꺼내지 말게. 생각하기도 싫으니……."

"왜요? 무슨 일이 있어요?"

 

나는 B와의 갈등 상황을 대강 들려준 뒤에

이런 말을 덧붙였다.

 

"살면서 그런 사람은 처음 봐.

지금까지 다른 사람과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안 맞으면 대개 서로 말을 하지 않는 정도에서 멈췄거든.

그러다가 시일이 지나는 사이에 적당히 화해를 하면서

다시 어울리곤 했는데…….

 

그런데 B는 나와 다른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마치 남 말을 하듯 비아냥거리더라고.

그것도 세 번이나 연이어…….

전혀 근거도 없는 말을 가지고."

 

"저런,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처음 두 번은 못 들은 척했지.

그전까지는 사이가 좋았기에 좀 당황스럽더라고.

할 말이 있으면 내게 직접 와서 대화를 하면 되는 것이지,

왜 저러나 싶기도 하고.

저러다 그치겠지 싶었는데.

세 번을 연이어 그러니 안 되겠더라고."

 

"그래서요?"

 

"나도 목청을 높였지.

B 씨, 그게 무슨 말이요?

당신 그러면 안 돼.

지금까지 친하게 지낸 것을 생각해도 그렇고,

내가 당신에게 큰 형님 뻘이요.

경우로 봐도 그러면 안 되는 거지.

어디서 그런 수작을 하는 거요?"

 

"야! 선배님이 그렇게까지……!

그러니까 B가 뭐라고 그래요?"

 

"B도 놀란 모양이야.

내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처음 봤을 테니까.

그 이전까지는 B를 만나면

'00아빠'라고 친근하게 불렀거든.

B 씨라고 호칭을 한 것도 충격이었을 테고…….

 

바로 꼬리를 내리더라고,

말문이 막히니 다른 얘기를 중언부언하면서

그냥 자기 말만 말이라고 하더구먼.

뭐, 나의 말을 녹음을 했다나.

그걸 가지고 와 보라니까 말을 돌리고…….

내가 안 듣는 데서는 어떤 소리를 해도 자유겠지만

내 앞에서 다시는 헛소리 말라니까 알았다면서

지금까지는 나를 존경했는데,

이제 안 하겠다나."

 

"봉변을 당하셨네요.

B가 학교 다닐 때도 그랬어요.

어수룩한 듯 보이면서도 꽁하는 성격이라.

무언가로 어긋나기 시작하면 경우가 없더라고요."

 

A 교감과 헤어져서 집에 온 뒤에 생각하니

공연한 말을 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A 교감과 B는 동창이니

내가 한 말이 돌고 돌아서 B의 귀에도 들어 갈지도 모르겠다.

후회가 되면서도 다른 면에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까지 B는 만나는 사람마다

내 욕을 하고 다녔을 것이다.

내 앞에서도 그럴 정도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그랬을까.

 

하긴 나도 몇몇 사람들에게 B의 언행을 말하기도 했다.

누군가 B의 말을 전하기에 그와의 관계를 들려준 것이다.

B를 비방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제삼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기 위해서다.

그냥 참기만 한다면 B의 말이 진실처럼 될 것이 아닌가.

나와 B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나름의 생각을 하면서

어떤 평가를 내릴 것이고,

자신들의 언행에 대해서도 생각할 것이다.

 

* 나와 B를 주인공으로 해서 갈등 상황을 꾸미고,

  전개되는 과정을 소설로 꾸밀 생각입니다.

  완성이 되면 풀무문학회나 횡성문학회 문집에 낼까 하네요.

  갈등이 전개 상황은 대강 정리가 되었는데,

  결말을 어떻게 맺을지가 정해지지 않았으니

  어쩌면 올해 내에 완성이 힘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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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순 시인의 감정리 | 나의 리뷰 2022-06-3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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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감정리

최현순 저
시와소금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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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계간 「창조문학」으로 등단한 최현순 시인은 지금까지 세 권의 시집을 발간하였다.

 

-2004년 4월 15일 두미리 가는 길

-2014년 1월 28일 아버지의 만보기

-2020년 5월 20일 감정리

 

이 세 권을 모두 지니고 있는 나는 최현순 시인을 잘 안다고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꼭 시인의 시집을 읽었다고 잘 아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시인은 강원도의 시골에서 성장하여 춘천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긴 공직 생활을 거친 뒤에 지금은 전원에서 자연을 벗 삼아 시를 읊고 있다. 그 사이에 풀무문학회 회장, 춘천 문협 회장, 김유정 사업회 이사로 춘천과 강원 문단 활동도 열심히 했다. 문단 활동이야 내가 따라갈 수 없지만, 지연과 학연 등으로 많은 곳에서 스친 바 있다. 서로 교류는 없었지만 시인의 삶을 상당 부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의미이다.

 

한국인이라면 노래를 못해도 판소리는 알아들을 수 있고, 대중가요는 흥얼거리면서 추임새를 넣거나 어깨춤을 출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의 시를 볼 때마다 그것을 느꼈다. 그가 가는 팔봉산 자락을 지나 홍천강을 거슬러 가는 「두미리 가는 길」은 내 고향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고, 유품을 정리하다 나왔다는 「아버지의 만보기」는 나의 아버지의 정서일 수도 있다. 시인이 열두 번이나 읊을 만큼 꿈에 그리는 감정리는 지명만 바꾸면 내 고향에 대한 향수일 수도 있다.

 

나는 시를 잘 모른다. 교단에서 수십 년 동안 시를 가르쳤지만, 참고서가 없으면 진도를 나가지 못할 정도로 이해력이 떨어진다고 할까? 그런 수준이니 이육사의 「청포도」에 나오는 손님이,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 나오는 님이 조국이나 광복일 수 있다는 것을 참고서가 없다면 어찌 알겠는가? 그렇게 시적 정서가 떨어지는 능력임에도 불구하고 시인의 시는 거의 이해할 수 있었다. 내 고향과 학창 시절과 지금까지 삶 등이 담긴 일기장을 보는 듯한데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감정리』에 담긴 작품 중에서 「친구여! 우리 바람같이」가 특히 인상에 남았다.

 

"친구여!

우리 바람같이 살자.

 

안데스를 넘는 앨버트로스처럼

구만리를 날아가는 붕새처럼

 

또 다른 삶을 꿈꾸는

도전이고 용기이고 자유이다.

 

광활한 평원에 솟아오르는 붉은 해

고원 높은 빙산의 서늘함을 바라보고

드넓고 푸른 저 태평양을 펼쳐보면서

걸었던 걸음걸음은 또 다른 삶이었다.

 

우리는

시인 네루다였고

자유인 조르바였고

혁명가 체 게바라였다.

 

시와 모험과 자유

또 하나의 삶을 내딛는 여정은

시작이다, 모든 것은 끝나지 않았다.

 

삶은,

빠른 여울처럼 흘러갔고 또 흘러가지만

대지에서,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혼과 몸은 영원이라는 불멸의 선물이다.

 

'죽은 자들의 날'을 위해 축제를 즐기는

인디오들은 오늘을 영원으로 살고 있다.

 

우리도 그들처럼

무언가를 추억하고, 누군가를 기억하자

그 누군가 기억하는 한 우리는 영원이자 자유다.

 

자, 오늘 또 하나의 기억과

우리의 소중한 삶을 위하여!

 

친구여!

바람같이 살자.(『감정리 』 52~54쪽)"

 

시인이 벗(조종갑)의 남미 5개국 자유 여행기 출판 기념회를 축하하는 마음으로 쓴 시라고 한다. 나는 남미에 간 적이 없고, 조종갑 여행가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남미의 여행이나 인생의 여정이나 다를 바가 무엇일까? 긴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하나의 마침표(또는 쉼표)를 찍는 벗에게 보내는 이 시는 나를 포함한 독자들을 향한 축하일 수도 있을 것이다. 시를 읽는 내내 가슴이 뛰었다. 비슷한 시공을 함께 겪은 벗끼리의 격려에 동참하는 듯 뿌듯했다.

 

인의 격려대로 바람같이 살고 싶었다. 부디 시인도 바람같이 살면서 '또 하나의 기억과 소중한 삶'을 담은 제4시집을 발간하기를 기다린다. 아마 그 작품도 내 서재에 자리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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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원명 작가의 내 마음의 보석상자 | 현대문학의 향기 2022-06-3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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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뉴스에 가시면 글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http://www.hsgnews.net/default/index_view_page.php?part_idx=4780&idx=29528

 

현원명 작가가 횡성뉴스 '내 마음의 보석'에 기고하고 있는 글 중에 한 편인

『삶의 기적은 끈기에 있다』의 일부입니다.

 

충효예실천운동 횡성군지부장, 횡성 향교 교육원장 등의 이력이 말해주듯

현 작가는 “충효예를 기본으로 하는 전통 미풍양속을 발전시키고,

청소년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면서,

그런 정신을 글로 표현하면서

올바른 삶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계시지요.

 

도덕적인 내용은 지루하기 쉬운데 비하여

현 작가의 글은 쉬우면서도

다양한 예시를 통해 독자를 몰입시키면서

설득력이 있는 문장으로 공감을 이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교육자로서 교단을 지키면서

지행일치를 실천한 삶이

독자의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저력이 아닌가 싶고요.

 

횡성군 둔내면 출신인 현원명 작가는

춘천고, 강원대 영어교육학과, 상지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고,

도교육연수원 장학사와 삼척 가곡고를 거친 후에

고향인 횡성에서 우천중과 횡성중의 교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횡성문인협회 회원으로 좋은 글을 쓰시는 한편,

횡성향교 교육원장과 횡성문화원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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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시인의 스키 | 현대문학의 향기 2022-06-3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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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예술 겨울호에 실린 「스키」는

어른인 나의 시선으로 보면 그저 그런 밋밋한 작품 *^^*

 

스키장은 눈으로 덮였으니 하얗게 수놓은 산이 맞고,

스키복은 대부분 원색의 아름다운 색으로 꾸며져 있으니

멀리서 보면 갖가지 점으로 보일 것이며,

씽씽 내달리는 스키들은

훨훨 날아다니는 고운 점으로 보이겠지요.

 

아마 나는 이런 시를 절대로 쓰지 않을 것입니다.

스키장의 평범한 일상에서

이런 감흥을 떠올리지는 않을 테니까요.

나의 눈길은 어쩌면

스키를 타는 청춘의 아름다움을 찾을지도 모르지요.

비호같이 설원을 가르는 남성 스키어,

제비같이 매혹적으로 하늘로 오르는 여성 스키어

그런 모습을 원고지에 옮겼을 수도 있겠고요.

 

하지만 동심으로 바라본다면

스키장은 이 작품 속의 풍경이 아닐까요?

아이들은 노랑점, 파랑점, 빨강점이 곱게 보일 것이고,

달리는 스키의 모습에서

하늘을 나는 새들을 연상하겠지요.

 

스키장을 다녀온 아이들은

시인의 시에 공감을 하리라고 봅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이 작품은

동시로서 성공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횡성에서 태어나신 이경희 시인은

1996년 아동문학평론에 동요로 당선되었고,

1996년에 월간문학 신인상에 당선되었으며,

1999년에는 동시집 『달이 된 엄마 얼굴』.

2020년에는 동시집 『바라만 보아도 좋아』를 출간하였습니다.

 

시인의 선친인 이연승 시인은 작고하시기 전까지

교단에 근무하셨던 초등학교 선생님이셨지요.

1980~1990년까지

초등학교 4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동시 「해를 파는 가게」가 이연승 시인의 작품이고요.

부녀 분이 대를 이어서 동시 작가가 되었네요.

 

안타깝게도 너무 이른 나이에 떠나신 선친이

미처 펼치지 못한 문학의 꿈을

따님이 갈고닦으며 오늘에 이르렀군요.

그 깊은 인연에 숙연한 마음이 들었지요.

 

기억을 더듬어서 「해를 파는 가게」를 찾아보았습니다.

 

"거울 가게에는

거울 수 만큼

하늘이 있습니다

 

날마다

하늘을 파랗게 닦아놓고

해를 팝니다

 

손님들은

하늘 속에 비친

얼굴을 보고

 

해가 담긴

거울을

사가지고 갑니다"

 

거울 가게에는 거울 수만큼 거울이 있다는 1연에서

금강경에 나오는 구절이 떠올랐고요.

 

"千江有水千江月(천강유수천강월)

萬里無雲萬里天(만리무운만리천)

 

천강에 강마다 물이 있더니

천강에 강마다 달을 품었네

만리에 끝없이 구름 없으니

만리가 끝없이 하늘이어라"

 

날마다 거울을 닦는 것은 맑은 하늘과 세상을 보기 위함일 테고,

그것은 쉬지 않고 마음을 닦으면서

진리를 품으려는 구도자의 자세와도 통하겠지요.

 

그렇게 깨끗한 하늘 속에 비친 얼굴은

삶의 진실을 깨달은 성자의 마음이기도 할 테고요.

해가 담긴 거울을 사는 손님의 마음은

늘 몸과 마음을 닦아야 하는 삶의 자세에 대한

깨우침이 아닐까 싶습니다.

 

금강경에 담긴 부처의 깨우침과

「해를 파는 가게」에 담긴 시인의 마음…….

시대가 다르고 지역도 같지 않은데

어찌 이리도 같은 울림을 전하고 있을까요?

진리는 통한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습니다.

 

동시라는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이연승-이경희 부녀 시인을 생각하면서

숙연한 마음에 옷깃을 여미게 되네요.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경희 시인의 동시집 『바라만 보아도 좋아』입니다.

언젠가 이 책에 대한 리뷰도 써야겠지요.

 

바라만 보아도 좋아

이경희 글/윤지경 그림
고래책빵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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