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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미 연재 소설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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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미 연재 소설 『테이블』. 매주 월/목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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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연재를 시작하며 | 다른 이야기 2016-03-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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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인 응팔이 끝난 지 두 달이 되었지만 저는 최근에 응팔 다시보기를 마쳤습니다. 개인적으로 응칠, 응사보다(솔직하게 말하자면 두 편은 끝까지 보지 못했습니다) 응팔에 푹 빠져 허우적거렸습니다. 


사실 소설가가 된 뒤로 줄곧 1988년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다른 이야기들을 먼저 쓰느라 계속 미뤄 두었습니다. 그래서 응팔을 보며 앗, 헉, 하며 놀랐고 궁금증이 더 커졌습니다. 한편으로는 게을러서 선수를 뺏기다니, 원통하다, 대략 이런 심정이었지요. 하지만 언젠가 저만의 88년 이야기를 쓸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응팔에 홀딱 빠진 건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는데 하나는 1988년이 제 기억 속에 특별한 해로 남아있어서일 겁니다. 그때 중학교 2학년이었던 저는(이렇게 옛날 사람임을 인증하게 되는 군요) 가벼운 사춘기를 통과하고 있었는데 새벽까지 라디오와 음악을 들으며 연재하듯 일기와 편지를 썼습니다. 가끔은 그 밤의 음악과 감정, 서툰 문장들이 여전히 혈관 속을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 새벽에 펜을 타고 흘러내리던 어떤 마음이 낡은 책상과 작은 방을 채웠을 때 저를 감싸던 충만함 때문에 소설가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라디오 키드여서 응팔의 주인공들이 이문세의 별밤을 들으며 엽서를 쓰고 별밤 잼 콘서트에 열광할 때도 공감했습니다. 그 시절에 즐겨 듣고 사랑했던 노래가 잘 어울리는 장면에서 흘러나올 때는 팔뚝에 돋아난 소름을 쓸어내리며 남몰래 환호했습니다.


응팔에 빠질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응팔이 그동안의 시리즈와 달리 남편 찾기에만 집중한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시선을 돌렸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마음속에 있는 골목길과 가족, 유사 가족, 붙어 다니는 친구들(패거리)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충족시켜줬다는 면에서 보편성을 획득한 점도 눈여겨볼 만 했습니다.


응팔의 이야기는 덕선의 남편이 누구인지 알게 되고 보라가 선우와 결혼하는 것으로 끝을 맺지만, 제가 앞으로 예스24에 연재하려는 소설은 사랑해서 결혼했고 사랑하며 살았지만 결국 헤어지게 되는 두 남녀의 이야기입니다. 이별의 얘기에는 특별히 기대할 만한 것도 없고 심쿵할 내용은 더더욱 없지만 저는 오래 전부터 이별이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어쩌면 사랑에 대해 쓰고 싶어서,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들의 뒷모습에 대해 쓰고 싶어서 이별이라는 소재를 택했는지도 모릅니다. 


연인을 가장 연인답게 만드는 공간이 어디일까요? 침실은 가장 친밀하면서 비밀스러운 공간이지만 많은 이야기와 가능성과 감정을 담고 있는 곳은 역시 테이블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연인들은 그곳에 마주 앉거나 나란히 앉아서 같이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겠지요.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이 같이 시간을 보내던 테이블이 헤어짐을 준비하는 두 사람이 마주 앉는 곳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려보려고 합니다. 이별에 관한 이야기는 태생적으로 슬프고 마음 아프고 어둡기 마련입니다만, 현실적인 감정 선을 유지하면서 우울의 늪에 빠지지 않게 쓰려고 합니다.


물론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는 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금(장편소설을 몇 편 더 써 본 뒤라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이 얘기를 쓰는 게 좋을까 많이 망설였고 구상할 때부터 이야기가 좀처럼 진전이 되지 않았습니다. 첫 문장도 지독하게 안 써졌고요. 하지만 써 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인터넷에 연재를 하면서 쌓아둔 원고도 없이 시작합니다. 아마도 매일 매일 이야기를 만들고 문장으로 풀어서 담당자 분에게 보내야할 것 같습니다. 


월요일과 목요일에 업데이트 되는 소설, 함께 읽어주신다면 이별에 대해 쓰는 봄날이 덜 외로울 것 같습니다. 그럼 목요일에 만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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