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으로 과학하기 도서 리뷰 : 우리 주변에 널린 이야기들에게 왜 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생각정원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누구나 귀가 솔깃 할만한 흡혈귀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해서 독자들을 빠져들게 한다. 그래서 자주 듣기는 했지만 복잡해서 꺼려지는 인공지능까지 접근하도록 만든다.

흡혈귀에 대한 괴담이나 이야기는 수도 없이 들었다. 하지만 광견병과 연결시키는 이 책은 색다르게 느껴진다. 광견병에 관해서는 어릴 때 파스퇴르박사 전기를 읽을 때 처음 보았다. 침을 질질 흘리고 개에게 물리면 전염 된다는게 내가 아는 전부였다.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공포심이 이상하게 이 책을 읽으면서 가라앉았다. 그 후로도 계속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초등 고학년이 읽어도 이해가 잘 될 만큼 친숙하고 쉬운 단어로 전개된다. 우주 이야기에 가서야 아주 큰 숫자들이 나오고. 좀처럼 숫자나 단위 같은 전문적인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한자리 자연수를 벗어나면 골치가 아프다며 넘기는 경향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접근성이 좋다.

좀비 이야기도 좋다. 나는 좀비를 다루는 영화나 오락프로그램이 대유행하는 것을 보면서 누가 저런 상상물을 만들어 냈을까를 몹시도 궁금해했었는데 남아메리카에 대한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 과학자들이 아직도 실험을 한다는 것은 그냥 웃고 넘길 일은 아니다.

마녀사냥이라고 하면 중세 암흑기가 생각나는데 사실은 16세기 이후 근대 유럽에서 벌어진 역사다. 학생들은 이제 동화에 나오는 마귀할멈에서 벗어나야 함을 알아야 한다.

어린이들에게 귀신 이야기를 해 주면 무서워하면서도 귀를 쫑긋 세운다. 하지만 왜 유령은 하얗게 보일까를 궁금해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사람의 눈 세포 때문이라는 간단한 이유만 알아도 깜깜한 밤 시골길이 덜 무서울 것 같다.

은하에 대해 팽이를 예로 들어 설명하는데 감탄한다. 무거울수록 빠르게 돈다는 사실은 얼핏 생각하기에 맞지 않는 말 같지만 무거운 팽이일수록 회전을 유지하기 위해 속도가 빨라야 한다고 유추해 볼 수 있다.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깊게 파고들 것이다.
은하들 사이의 간격을 유지 시켜주는 힘이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이 철학으로 가는 출발선 즈음에 있다는 생각은 나만 드는 걸까? 우주의 모든 물질은 상호 작용이 있어야만 볼 수 있고 존재를 인식할 수 있다는 문장에서 나는 왜 철학적이라고 느끼는지 모르겠다.

챕터 마지막마다 더 알아보자와 퀴즈 코너가 있다. 작가가 현대 과학과 역사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화두로 던져져 있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 괴담이나 기이한 현상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에게 왜 그럴까를 의심하게 만들어 준다. 나는 이러한 사고 습관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된다고 믿는다. 그래야 인공지능 시대를 잘 이용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